인조 14년 (1636년). 조선은 임진왜란 이후 전 국토가 피폐해졌다. 중국은 명청 교체기의 혼란했던 시기이고, 일본은 에도 시대로 접어들며 고도의 성장기를 맞이하고 있던 시절이다. 북쪽의 청나라는 계속해서 국경을 위협하며 언제든지 쳐들어와도 이상하지 않을 긴장감을 형성하고 있었다.
사회 전반에 걸쳐서 큰 변화가 있던 시기에, 우리 에밀리와 유진이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때는 인조 9년, 청나라의 기세가 날로 흉흉해지고 있을때, 함경도의 경원 부사 김춘길이 장계를 올렸다. 1월 초 두만강을 건너 야인 300인이 투항을 하였다고 한다. 그들의 주장에 의하면 그들은 이전에 몽골의 포로였으며 청과의 전쟁을 치르며 청에 억류되어 노예로 생활하고 있었으나 최근 청나라의 정세가 어수선해지자 훈춘의 고위 관료들을 죽이고 조선에 투항하고자 하였다는 장계였다. 대부분이 노란 머리에 파란 코를 가진 서양인었다고 한다.
영의정 김류가 인조에게 말하니, 이는 천하의 기회입니다. 청나라의 야인들이 도를 거스르고 명을 압박하니 하늘이 노하사 민심 또한 달아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들 서양인은 특이한 기술을 알고 있고, 북방 지리에도 능통할 것이니 모두 병졸로 역을 살게 하여 청과의 전쟁에 대비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좌의정 박현은 김류의 말을 한탄하며 말하니, 청은 날로 기세가 등등해지고 많은 야인들이 복속하고 있는데 어찌 관료를 죽이고 투항할 수 있겠습니까. 설사 그들이 실제로 도망쳐 나왔다 한들 청의 첩자가 아닐지 두렵습니다. 후환이 무서우니 그들을 다시 돌려 보내어 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후에 있을 환을 없에는 것이 마땅한 줄 아뢰옵니다.
인조는 박현을 크게 꾸짖으며 말했다. 청이 천명을 거스르자 민심이 흉흉하여 조선으로 넘어오는 것인데 어찌 그들을 내칠 수 있단 말인가. 들어보니 서양인들이 짐승같이 힘이 쎄고 희한한 잡술을 부리는 줄 아느니, 그들을 병졸로 삼아 북방을 튼튼히 함이 옳을 것이다. 인조가 말하자 모든 대신들이 고개를 조아렸다.
그리고 우리의 에밀리는 청에서 넘어온 300인 중 한 사람이었다. 그녀의 부모는 서쪽 저 멀리 말을 타고 다니던 북방민족이었다. 지금으로 치면 카자흐스탄 일대에 살던 유목민족이었을 것이다. 에밀리는 어렸을때 조선으로 넘어와 조선의 문물에 크게 감동했다. 우선 기후도 따뜻했고 사람들도 정이 넘쳤다. 옷감은 질기고 단단해 편했고 한옥 또한 북방에서 생활하던 것보다 훨씬 아늑하고 좋았다. 에밀리는 금방 조선의 풍습과 문화에 푹 빠지고 말았다.
하지만 노란 머리에 푸른 눈의 아가씨가 천진난만하게 돌아다니기에 조선은 폐쇄적인 사회였다. 마을 사람들은 처음 보는 양인에, 마치 도깨비를 바라본듯 크게 놀라 도망갔고, 대부분 배척하고 싫어했다. 조선을 사랑하는 마음이 넘치는 에밀리는 단지 외견 때문에 편견을 받으며 살아야 했다.
유진이의 아버지 이윤서는 함경도 북병사다. 병마절도사는 한 도의 최고 사령관을 의미한다. 어느 정도로 높냐면 지금 한국의 중장급 정도의 직책이다. 당연히 상위 0.1%에 드는 최고의 엘리트이자 최상위층에 속한다. 게다가 유진이의 가문은 임진왜란에서 나라를 지킨 성웅의 방계 가문이다. 돈, 권력, 명성이 모두 조선 최상위층에 속해있다.
이윤서의 나이가 50이 넘었으니 유진이는 늦둥이라고 할 수 있다. 위로 오빠가 셋, 누이가 다섯이며, 막내로서 어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았으나 아버지는 강경한 무인으로 언제나 엄하게 대했다. 원래 한양에서 태어나 한양에서 자랐지만 5년전 북방의 상황이 험해져 아버지가 북병사로 임명되자 아버지를 따라 함경도로 왔다. 사실 이것은 조선에서 굉장히 특이한 경우로, 보통 지방의 수령이나 무관으로 임명되면 가족을 한양이나 고향에 두고 홀로 떠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부분의 조선 관료들은 기러기 아빠였다. 하지만, 이윤서는 가족을 대부분 다 대리고 왔다. 이윤서의 결연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유진의 아버지는 병마절도사, 그리고 에밀리의 아버지는 국경을 지키는 병졸이다. 신분의 차이가 하늘과 땅과 같은데, 어찌하여 둘의 인연이 이어질 수 있었을까?
신분의 차이 뿐만 아니라, 조선은 예로부터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 심했다. 외국인들은 같은 평민이라고 해도 관아에 속한 노비처럼 낮은 취급을 받았다. 허나 유진의 아버지는 그들을 평민 이상으로 대우해 주었다. 일반적이 유학자들과 달리 그는 국경 최전선에서 현장 지휘관을 했었기 때문에, 조선 내에서도 청과 여진족들의 전술에 대해서 그나마 깨어있는 편이었다. 유진의 아버지는 청에서 투항해온 양인들을 편견없이 대했고, 각별히 신경을 써준 편이었다. 그들의 기술과 경험, 그리고 적진의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유진도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지, 그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갔다. 유진은 원래가 감수성이 풍부하고 성격도 활발해서 평민이나 노비들에게도 친근하게 다가갔던 말괄량이였다. 노란 머리의 도깨비 같은 사람들이 왔으니, 그 호기심이 어딜 가겠는가. 그들이 투항했던 날부터 그들 사이에서 뛰놀며 자랐다. 물론 같은 또래인 에밀리와도 교류가 있었다.
그녀들이 처음 만났던 날, 물을 길러 걸어가는 에밀리에게 유진이 대뜸 말을 걸었다.
유진 "얘! 물 길러 가니? 좀 도와줄까?"
사치스럽지는 않지만 나름 색을 입힌 색동저고리를 입은 여자아이가 에밀리에게 다가갔다. 사실 양반이. 그것도 권세가 있는 집의 막내딸이 이런 언행을 하다니, 한양에 있었으면 당장 소문이 퍼져 아버지의 추상같은 불호령이 떨어졌을 일이다.
하지만 이 곳은 북쪽 변방의 군사 요충지였다. 양반도 드물었을 뿐만 아니라 한양과 같이 소문이 빨리 퍼지는 곳도 아니었다. 이런 환경 때문에 유진은 고삐를 풀어놓은 말처럼 마구 마을을 해집고 다녔다.
에밀리 "오오... 안녕... 합니까? 마님~" 꾸벅
에밀리는 서투른 조선말로 제법 예의바르게 인사를 했다. 하지만 큰 실수를 했다. 마님은 결혼을 한, 한 양반 집안의 웃어른을 일컫는 말이었다. 보통의 양반같으면 크게 꾸짖었을태지만, 유진은 깔깔대며 말했다.
유진이와 에밀리는 노란 들꽃이 피어있는 동산에서 꽃향기를 맡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다.
유진 "은물이는 어느 나라에서 왔어?"
에밀리 "모르겠어요. 너무 어려서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버지께서는 늘 우리에게 말했어요. 카자흐인의 긍지를 잊지 말자고요"
유진 "들어본 적 없는걸?"
에밀리 "예전에는 말을 타고 벌판을 뛰며 다녔대요. 얼마나 큰지 사흘 밤낮을 달려도 똑같은 벌판이 나왔다고 해요"
유진 "그렇구나~"
에밀리의 가족들을 포함한 새로운 이민자들은 조선 관원들이 원하는 포 기술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몽골의 서쪽, 지금의 카자흐스탄 일대에는 서양과 동양의 혼혈인이 많이 살고 있다. 과학기술이 급격하게 발달한 서유럽인과 달리 동유럽의 끝 부분에 살고 있던 민족들은 외견은 서양인이지만 생활하는 모습은 몽골로이드의 유목민족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포 기술은 고사하고 발달된 행정 체제도 없었기 때문에, 소규모 지역 중심의 유목정이 많이 발달했다. 고도의 행정과 법, 외교 시스템이 작동했던 조선에서 수교할리도 없었고, 포 제작과 같은 고도의 화학제조 기술 또한 가지고 있을리가 없었다. 에밀리의 가족 또한 그런 조그만 부족 중 하나였을 것이다. 아직 러시아의 시베리아 개발도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라 그녀들의 집단은 그저 지극히 평범한 만주족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유진 "나도 가고 싶어라"
에밀리 "그렇습니까요?"
유진 "응! 아직 조선 땅도 다 가보지 못했는걸"
여행은 고사하고 조정 최고의 0.01%의 관료들도 중국 땅도 밞아보지 않은 사람이 대부분이다. 해외여행은 국제상인이 아니고서야 가능할리가 없었다. 그럼에도 유진이는 그당시 여성으로서는 엄청나게 위험한 생각을 품고 있었다.
유진 "언젠가 가볼 수 있을까? 은물이네 고향 말이야"
에밀리 "응... 언젠가는 꼭 갈 수 있을 겁니다요"
유진 "헤헤... 아버님께서 혼내실거야. 저번에 나귀의 등에 올라탔다가 크게 혼났지 뭐야"
전생에 케이트였던 붙들이 역시 북방민족 출신이었다. 에밀리와는 다른 계열의, 말하자면 연해주 동북 끝에서 이주해온 이주민이었다. 유진네가 경원에 발령받아 이사오고 나서, 지역 유지의 추천으로 새로이 몸종이 된 인물이었다. 말은 어수룩하지만 나름 지역 정보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이윤서 대감은 자초지종을 물었다. 유진이가 케이트의 저고리를 땡기며 신호를 주었지만 케이트는 명랑하게 있던 그대로의 일을 말했다.
이윤서 "허어... 그게 사실이더냐?"
유진 "그치만... 은물이는 착한 아이인데..."
이윤서 "이놈! 그 야인들의 마을에는 가지 말라고 했지 않았더냐!"
유진 "왜 그래야 해요? 똑같은 사람이잖아요"
이윤서 "허허... 맹랑한 녀석, 꼭 이유를 말해야 가지 않겠느냐"
유진 "네!"
케이트 "아이고오..."
이윤서 "예로부터 이방인들은 조선 풍토에 익숙치가 않아 쉽게 병에 걸리고 옮긴단다. 시경의 구절에도 나와있지 않더냐. 북방의 적인들은 성심이 고약하고 풍토와 맞지 않아 역질을 몰고 다니니 각별히 조심해야 하느리라. 저번 여진족들의 마을에 관원이 갔다가 염병에 걸려 죽을 뻔 했던 것이 기억나지 않느냐"
유진 "건강해 보이던데..."
이윤서 "겉모습만 보고 판단해서는 아니된다. 특히 어린 자들은 역질에 취약하니 근처 10리도 가면 안되는 것을!"
52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먼저 에밀리부터 살펴 보겠습니다.
조선은 신분제 사회였죠? 신분에 따라 사는 모습도 천차만별이었습니다.
>+3 까지
1. 양반
2. 평민
3. 노비
그렇다면 유진이의 신분은 무엇일까요?
>+3 까지
1. 양반
2. 평민
3. 노비
조선 시대는 500년 이상 지속되었다. 각 시대별로 사람들의 생활상도 크게 다르곤 했다.
여기에 이국적인 평민 에밀리와, 양반집 자제인 말괄량이 유진이가 있다. 이들은 어느 시대의 사람들일까?
>+3까지
1. 조선 전기
2. 조선 중기
3. 조선 후기
인조 14년 (1636년). 조선은 임진왜란 이후 전 국토가 피폐해졌다. 중국은 명청 교체기의 혼란했던 시기이고, 일본은 에도 시대로 접어들며 고도의 성장기를 맞이하고 있던 시절이다. 북쪽의 청나라는 계속해서 국경을 위협하며 언제든지 쳐들어와도 이상하지 않을 긴장감을 형성하고 있었다.
사회 전반에 걸쳐서 큰 변화가 있던 시기에, 우리 에밀리와 유진이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에밀리 스튜어트 부터 살펴보자. 그녀는...
>+3 까지
1. 표류해서 조선에 억류되어 살아가고 있는 네덜란드 상인의 딸
2. 두만강 상류 국경지대에서 생활하고 있는 북방민족계 혼혈인의 딸
영의정 김류가 인조에게 말하니, 이는 천하의 기회입니다. 청나라의 야인들이 도를 거스르고 명을 압박하니 하늘이 노하사 민심 또한 달아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들 서양인은 특이한 기술을 알고 있고, 북방 지리에도 능통할 것이니 모두 병졸로 역을 살게 하여 청과의 전쟁에 대비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좌의정 박현은 김류의 말을 한탄하며 말하니, 청은 날로 기세가 등등해지고 많은 야인들이 복속하고 있는데 어찌 관료를 죽이고 투항할 수 있겠습니까. 설사 그들이 실제로 도망쳐 나왔다 한들 청의 첩자가 아닐지 두렵습니다. 후환이 무서우니 그들을 다시 돌려 보내어 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후에 있을 환을 없에는 것이 마땅한 줄 아뢰옵니다.
>+1
1. 영의정의 말이 옳다
2. 좌의정의 말이 옳다
그리고 우리의 에밀리는 청에서 넘어온 300인 중 한 사람이었다. 그녀의 부모는 서쪽 저 멀리 말을 타고 다니던 북방민족이었다. 지금으로 치면 카자흐스탄 일대에 살던 유목민족이었을 것이다. 에밀리는 어렸을때 조선으로 넘어와 조선의 문물에 크게 감동했다. 우선 기후도 따뜻했고 사람들도 정이 넘쳤다. 옷감은 질기고 단단해 편했고 한옥 또한 북방에서 생활하던 것보다 훨씬 아늑하고 좋았다. 에밀리는 금방 조선의 풍습과 문화에 푹 빠지고 말았다.
하지만 노란 머리에 푸른 눈의 아가씨가 천진난만하게 돌아다니기에 조선은 폐쇄적인 사회였다. 마을 사람들은 처음 보는 양인에, 마치 도깨비를 바라본듯 크게 놀라 도망갔고, 대부분 배척하고 싫어했다. 조선을 사랑하는 마음이 넘치는 에밀리는 단지 외견 때문에 편견을 받으며 살아야 했다.
그리고 우리의 유진이는...
>+3까지
1. 함경도 일대의 최고 사령관의 자제
2. 최고 사령관은 아니지만 고위급 무장에 속했던 양반의 자제
3. 관아에 돈을 주고 양반을 산 상인의 자제
이윤서의 나이가 50이 넘었으니 유진이는 늦둥이라고 할 수 있다. 위로 오빠가 셋, 누이가 다섯이며, 막내로서 어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았으나 아버지는 강경한 무인으로 언제나 엄하게 대했다. 원래 한양에서 태어나 한양에서 자랐지만 5년전 북방의 상황이 험해져 아버지가 북병사로 임명되자 아버지를 따라 함경도로 왔다. 사실 이것은 조선에서 굉장히 특이한 경우로, 보통 지방의 수령이나 무관으로 임명되면 가족을 한양이나 고향에 두고 홀로 떠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부분의 조선 관료들은 기러기 아빠였다. 하지만, 이윤서는 가족을 대부분 다 대리고 왔다. 이윤서의 결연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유진의 아버지는 병마절도사, 그리고 에밀리의 아버지는 국경을 지키는 병졸이다. 신분의 차이가 하늘과 땅과 같은데, 어찌하여 둘의 인연이 이어질 수 있었을까?
>+3 까지
1. 둘은 친구 사이. 신분의 벽을 뛰어넘고 서로 막역하게 지내고 있다.
2. 둘은 상하 관계, 에밀리는 유진의 아버지 집에서 하인처럼 일하고 있다.
3. 자유롭게
유진도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지, 그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갔다. 유진은 원래가 감수성이 풍부하고 성격도 활발해서 평민이나 노비들에게도 친근하게 다가갔던 말괄량이였다. 노란 머리의 도깨비 같은 사람들이 왔으니, 그 호기심이 어딜 가겠는가. 그들이 투항했던 날부터 그들 사이에서 뛰놀며 자랐다. 물론 같은 또래인 에밀리와도 교류가 있었다.
그녀들이 처음 만났던 날, 물을 길러 걸어가는 에밀리에게 유진이 대뜸 말을 걸었다.
유진 "얘! 물 길러 가니? 좀 도와줄까?"
사치스럽지는 않지만 나름 색을 입힌 색동저고리를 입은 여자아이가 에밀리에게 다가갔다. 사실 양반이. 그것도 권세가 있는 집의 막내딸이 이런 언행을 하다니, 한양에 있었으면 당장 소문이 퍼져 아버지의 추상같은 불호령이 떨어졌을 일이다.
하지만 이 곳은 북쪽 변방의 군사 요충지였다. 양반도 드물었을 뿐만 아니라 한양과 같이 소문이 빨리 퍼지는 곳도 아니었다. 이런 환경 때문에 유진은 고삐를 풀어놓은 말처럼 마구 마을을 해집고 다녔다.
에밀리 "오오... 안녕... 합니까? 마님~" 꾸벅
에밀리는 서투른 조선말로 제법 예의바르게 인사를 했다. 하지만 큰 실수를 했다. 마님은 결혼을 한, 한 양반 집안의 웃어른을 일컫는 말이었다. 보통의 양반같으면 크게 꾸짖었을태지만, 유진은 깔깔대며 말했다.
유진 "우와? 벌써 우리 말을 배웠어? 신기해라"
에밀리 "우리말... 배웠지요... 평안하시옵니까?"
유진 "아하하! 재밌어~ 얘~ 같이 놀러 가지 않을래?"
에밀리 "말씀은 감사하옵니다만, 목구멍이 포도청입니다"
유진은 아에 배를 잡고 박장대소를 하였다.
>+2 까지, 자유롭게. 두 소녀의 대화
(감자를 내민다)
유진 "너 혼자 일하는 거니? 이거라도 먹을래?"
에밀리 "이게 뭐에요?"
유진 "쌀을 쪄서 만든 떡이야. 하나 먹어봐"
에밀리가 떡을 받아서 먹자 맛있는지 허겁지겁 먹어치웠다.
유진 "그렇게 급하게 먹으면 목이 맥혀. 물도 좀 먹어"
에밀리 "우물우물... 우와아 정말로 맛이가 있습니다" 반짝반짝
유진 "너 이름이 뭐니?"
에밀리 "에밀리어요"
유진 "애민이?"
에밀리 "으음... 관청에서는... 은물이라고 했어요"
유진 "으응, 그렇구나! 나는 병마절도사 나리의 막내딸이야!"
그렇게 5년전 처음으로 은물이(?)랑 유진의 만남이 시작되었다.
>+3 까지, 5년이 지날동안 그녀들의 에피소드. 자유롭게
유진 "은물이는 어느 나라에서 왔어?"
에밀리 "모르겠어요. 너무 어려서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버지께서는 늘 우리에게 말했어요. 카자흐인의 긍지를 잊지 말자고요"
유진 "들어본 적 없는걸?"
에밀리 "예전에는 말을 타고 벌판을 뛰며 다녔대요. 얼마나 큰지 사흘 밤낮을 달려도 똑같은 벌판이 나왔다고 해요"
유진 "그렇구나~"
에밀리의 가족들을 포함한 새로운 이민자들은 조선 관원들이 원하는 포 기술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몽골의 서쪽, 지금의 카자흐스탄 일대에는 서양과 동양의 혼혈인이 많이 살고 있다. 과학기술이 급격하게 발달한 서유럽인과 달리 동유럽의 끝 부분에 살고 있던 민족들은 외견은 서양인이지만 생활하는 모습은 몽골로이드의 유목민족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포 기술은 고사하고 발달된 행정 체제도 없었기 때문에, 소규모 지역 중심의 유목정이 많이 발달했다. 고도의 행정과 법, 외교 시스템이 작동했던 조선에서 수교할리도 없었고, 포 제작과 같은 고도의 화학제조 기술 또한 가지고 있을리가 없었다. 에밀리의 가족 또한 그런 조그만 부족 중 하나였을 것이다. 아직 러시아의 시베리아 개발도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라 그녀들의 집단은 그저 지극히 평범한 만주족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유진 "나도 가고 싶어라"
에밀리 "그렇습니까요?"
유진 "응! 아직 조선 땅도 다 가보지 못했는걸"
여행은 고사하고 조정 최고의 0.01%의 관료들도 중국 땅도 밞아보지 않은 사람이 대부분이다. 해외여행은 국제상인이 아니고서야 가능할리가 없었다. 그럼에도 유진이는 그당시 여성으로서는 엄청나게 위험한 생각을 품고 있었다.
유진 "언젠가 가볼 수 있을까? 은물이네 고향 말이야"
에밀리 "응... 언젠가는 꼭 갈 수 있을 겁니다요"
유진 "헤헤... 아버님께서 혼내실거야. 저번에 나귀의 등에 올라탔다가 크게 혼났지 뭐야"
>+1
유진 "저기 구릉을 넘어 20리를 가면 마을이 하나 있어. 거기에 사는 사람들은 야인들이라고 돌쇠가 그랬어"
유진이네 노비인 돌쇠가 말한 마을은 여진인들이 단체로 사는 마을이었다. 북방 국경 지역이기 때문에 두만강 위쪽에서 내려와 정착해온 여진족들이 많이 있었다. 조선 사람은 그들을 벌판에서 헐벗고 산다고 하여 야인이라고 부르며 멸시했다.
18세기 후반에 이르러 청나라에서도 다른 인종들이 용병이나 상인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조선에서도 외국인이 들어와 살았지만, 그 이전에는 외국인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고작 포로 300명이 내려왔는데 인조와 고관대신들이 갑론을박을 했던 것을 기억하시라.
에밀리와 유진이는 그 이후로도 자주 만나서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놀았다.
>+1
유진 "이름? 안 돼~ 그런데 가까이 가면 아마 붙들이네가 혼낼 거야~"
에밀리 "붙들이네요?"
유진 "우리집 몸종 이름이야"
에밀리 "왜 그 마을에 가면 안 되여요?"
유진 "으음.... 몰라? 아무튼 야인에게 가까이 가지 말라고 했어"
에밀리는 잘은 모르지만, 조선인이 에밀리네를 야인이라고 부르고 있다고 알고 있었다.
에밀리 "후아앗? 그렇다면 저도 멀리 달아나야 할 것 같아요"
유진 "갑자기 왜?"
에밀리 "저희도 가까이 가면 안되는 거 아닌가요...?"
유진 "아하하! 괜찮아 괜찮아~ 어차피 모를 거야!"
에밀리 "우웅... 그렇네요!"
유진 "그것보다 이 꽃 좀 봐~ 수선화라고 아니?"
에밀리 "몰랐습니다" 절래절래
유진 "그래? 남쪽에서 자라는 꽃이니까 모를 수도 있겠다"
에밀리 "호오~"
유진 "이렇게 예쁜데, 잎에 독이 있어서 함부로 먹으면 큰일나!"
에밀리 "독이 뭡니까?"
유진 "먹으면 머리가 어지럽고 배가 살살 아픈 것이, 몸에 해롭다고 하더라~"
에밀리 "오오"
에밀리는 모든 것이 신기한지 눈이 초롱초롱하게 빛나며 그것들을 바라보았다. 유진은 어쩐지 동생이 생긴 것 같아 몹시 기뻤다. 유진은 에밀리와 함께 노란 꽃밭에서 잠시 뛰놀다가 헤어져 다시 댁으로 돌아갔다. 돌아왔더니 붙들이네가 유진이를 맞는다.
"아이고! 아기씨 오셨습니까"
>+1 유진이네 몸종인 붙들이네
>+2 붙들이네는 뭐라고 할까?
케이트 "아기씨 다녀오신 하쉽뉘까?" 꾸벅
유진 "네! 아버지는요?"
케이트 "아직 관아서 돌아온 않았습뉘다"
유진 "좀 더 놀다 올 걸~"
케이트 "그런뒈, 또 그 노란머리 야인들네에 갔다 왔습니꽈?"
유진 "에에? 어떻게 알았어?!"
케이트 "그럴수과! 거긴 가지 말라구우 어르신께서 말씀하셨지 않았나요우?"
유진 "그... 그건..."
케이트 "그냥 넘아갈 수 없습네요우!"
>+1 케이트의 처분
유진 "그렇지 않아! 다 순박한 사람들인걸..."
케이트 "아무툰 어르신의 말씀을 거역했우니, 벌을 받아야 햅씁니다!"
유진 "한 번만 봐주세요..."
케이트 "안됩니다. 주인 어르신이 올때까지 이 먹을 가세요우!"
"왠 소란이냐"
유진의 아버지, 함경북변사 이윤서가 헛기침을 하며 들어왔다. 관아에서 막 돌아온 모양이다.
케이트 "아이고 어르신" 꾸벅
>+2 까지, 유진과 케이트는?
이윤서 "허어... 그게 사실이더냐?"
유진 "그치만... 은물이는 착한 아이인데..."
이윤서 "이놈! 그 야인들의 마을에는 가지 말라고 했지 않았더냐!"
유진 "왜 그래야 해요? 똑같은 사람이잖아요"
이윤서 "허허... 맹랑한 녀석, 꼭 이유를 말해야 가지 않겠느냐"
유진 "네!"
케이트 "아이고오..."
이윤서 "예로부터 이방인들은 조선 풍토에 익숙치가 않아 쉽게 병에 걸리고 옮긴단다. 시경의 구절에도 나와있지 않더냐. 북방의 적인들은 성심이 고약하고 풍토와 맞지 않아 역질을 몰고 다니니 각별히 조심해야 하느리라. 저번 여진족들의 마을에 관원이 갔다가 염병에 걸려 죽을 뻔 했던 것이 기억나지 않느냐"
유진 "건강해 보이던데..."
이윤서 "겉모습만 보고 판단해서는 아니된다. 특히 어린 자들은 역질에 취약하니 근처 10리도 가면 안되는 것을!"
전염병에 걸릴까 걱정하는 이윤서, 유진의 생각은?
>+2 까지, 자유롭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