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여행을 하는 이유? 처음 도쿄에서 프로듀서를 상대로 몰래카메라를 진행했었지. 그리고 프로듀서는 갑자기 혹한기 캠프라며 팀원을 구해오라고 시켰지. 그게 어찌저찌 하다보니 14명이나 불어났고, 어느새 러시아에 도착해 있었다. 그리고 또, 기차를 타고 이동하다가... 여기까지 흘러왔다.
우즈키는 꺼진 핸드폰 화면 너머로 비치는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카네의 밝은 표정과는 달리 어딘가 어두운 모습이었다. 검은 화면이기 때문일까?
아냐에게 좀 더 자세한 정보를 물어보자. 아카네와 우즈키는 머리를 쥐어짜내어 아냐에게 질문 공세를 시작했다.
우즈키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바젬스키라는 곳에 있다는 거야? 거기가 어딘지 알 수 있을까?"
"미안해요 우즈키. 아냐도 사실은 시베리아에 있는 기차는 타본 적이 없어요"
아카네는 아에 영상통화로 전환해서 이곳 저곳을 둘러 보여주었다.
"으음... 아냐의 생각에는 다차(дача)들이 많이 보이는 것 같아요~"
아카네 "다차가 뭡니까?"
"시골 별장 같은 곳이에요.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이 겨울철이나 여름철에 시골로 내려가서 잠시 생활하는 그런 곳이에요"
우즈키 "응... 내가 보기에도 그냥 시골 마을 같아"
"아마 근처에 중국인들도 많을 거 같아요. 시베리아 열차는 국경선과 가깝다고 아버지께 들었어요"
우즈키 "주,중국인...?"
요약하자면, 현재 우즈키와 아카네가 있는 곳은 바젬스키라는 마을로,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중요 거점역인 블라디보스토크와 하바롭스크의 중간 역 중 하나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그 길이도 엄청나기 때문에 중간중간에 이런 소규모의 작은 도시들이 굉장히 많다. 위치는 대략적으로 중국의 동북단 끝의 국경선과 마주보는 지역쯤 될 것이다.
하늘은 푸르고, 두 소녀의 걸음도 경쾌하게 흘러간다. 울퉁불퉁한 콘트리트 도로를 따라서, 오로지 아카네의 동물적 감각만 이용해서 걸어간다. 이 한적한 마을은 사람들도 차도 보이지 않는다. 오로지 이 세계에 단 둘이 남겨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 길의 끝이 어디로 향하는지는 모르지만, 언젠가는 중국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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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잉~ 찬 바람이 우즈키를 스친다.
우즈키 "......" 멍
우즈키 "프로듀서님...? 얘들아...?"
우즈키는 식은땀이 온몸에 흘렀다. 열차가 사라졌다.
우즈키 "아...! 아카네쨩! 아카네쨩~!!"
혼자라는 생각에 덜컥 겁이 났다. 우선 아카네쨩이 어떻게 됐는지 살펴야 한다.
우즈키 "아카네쨩!!" 덜컥
아카네 "히잇?! 무... 무슨 일입니까?" 깜짝
서둘러 화장실에 들어가보니 다행히도 몸이 괜찮아 졌는지 아카네는 볼일을 끝마치고 손을 씻고 있었다.
우즈키 "그,그게...! 그러니까! 열차가 사라졌어!"
아카네 "?"
우즈키 "아이참!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진짜 큰일이라니까!"
아카네 "큰일입니까?"
우-웅
때마침 우즈키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프로듀서였다.
우즈키 "프로듀서? 프로듀서님!!"
"우즈키, 너 어디야?"
우즈키 "후에... 그러니까... 몰라요... 여기 어디에요?" 울먹
"뭐라고?"
우즈키 "그... 그러니까... 화장실... 아카네쨩이... 아파보여서... 어... 인터뷰는..." 혼란
"우즈키!"
우즈키 "네에?!" 깜짝
"정신 차려. 주변에 누가 있어?"
우즈키 "어... 어... 아카네쨩이요..."
"또?"
우즈키 "네? 어... 없는데..."
"VJ 감독님은 없어? 작가님이나 다른 PD님이나!"
우즈키 "어..."
>+2 까지, 다른 어른은 아에 없는가? 주사위
1~50 : 아무도 없다
50~100 : 다행히도 누군가 따라 내렸다 (인원, 누군지 자유롭게)
당연히 그럴 것이다. 아무리 촬영중이라도 화장실 같은 사적인 용무까지 촬영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아카네가 갑자기 배가 아팠던 돌발 상황이었기 때문에 다른 스탭들이 따라올 경황이 없었다.
"우즈키, 진정해! 괜찮아. 내가 있잖아? 자, 날 따라서 심호읍을 해보자. 흐흡~ 하아~"
우즈키 "네에... 흐유우우... 하유우우..."
길게 심호흡을 내밷는 우즈키.
"그러니까, 지금 우즈키는 방금 전 역에서 아카네랑 같이 열차에서 내린 거지?"
우즈키 "네"
"다행히 핸드폰은 가지고 있었구나. 지갑은 있니?"
우즈키 "...잠시만요"
우즈키 "우우... 없어요"
"다른 거 가지고 있는 건 없어? 아카네에게도 물어봐"
다른 소지품은 없었다. 옷도 얇은 옷에 주머니는 텅텅 비어있었다. 우즈키는 아카네에게도 물어보았지만, 아카네는 핸드폰조차 가지고 있지 않았다.
"우선 내 말 잘 들어"
우즈키 "네!"
"이제 와서 우리가 열차에서 내릴 수는 없어. 그리고 우리도 정해진 일정을 늦출 수도 없어. 다른 아이들도 있으니까. 여행 중에 일어난 돌발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너희들만 따로 픽업할 수도 없어. 이것도 여행의 일부라고 생각해"
우즈키는 두 귀를 의심했다.
"알아서 와. 다음 열차가 올때까지 기다리는 게 제일 좋겠지만, 혹시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서 올 수 있으면 적극적으로 이용해서 다음 목적지인 하바롭스크 역까지 올 수 있도록 해"
우즈키 "네에?"
"물론 너희 둘만 홀로 두게 두진 않아.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서 다음 역에서 제작진이 몇명 내려서 그 곳으로 갈거야. 시간은 최대한 빨리 간다고 해도 2시간 정도 걸릴 것 같아"
우즈키 "그럼..."
"제작진이 올때까지는 가만히 그 곳에 있어. 그리고 제작진이 오면... 그때부턴 우즈키랑 아카네가 알아서 목적지까지 찾아오는 걸로 해. 알겠지?"
우즈키 "돈은요? 저희 돈 한푼도 없어요"
"빌려줄 순 있는데... 미션을 깨야 해"
이 상황에서도 미션을 깨야 돈을 준다고?
>+2 까지. 우즈키와 아카네의 말, 자유롭게. 이후 P와의 통화는 끊김.
우즈키가 전화를 받고 있는데, 아카네가 옆에서 가방을 뒤지더니, 뭔가 이상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우즈키 "왜 그래?"
아카네 "이거... 제 가방 안에 이런 것이 있었네요?"
아카네의 가방 속에 셀카봉과 충전기, 그리고 여분의 용돈이 담겨 있었다.
우즈키 "아카네쨩이 가져온 거 아니야?"
아카네 "아닙니다. 여기 들어있는 것은 휴지랑 화장품 같은 것 뿐이었는데... 이 밑에 숨겨져 있었습니다"
작은 가방 밑에서 발견한 아이템들, 혹시 프로듀서가 넣어둔 걸까?
우즈키 "프로듀서씨, 아카네쨩의 가방에 셀카봉이랑 용돈이 들어있어요! 혹시 저희가 내릴 줄 알았던 거예요?"
"아...! 그러고보니 출발 전에 넣어두었지"
프로듀서의 얘기를 들어보니,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차에 타기 전, 용돈을 나눠주었을때 팀별로 한 명씩 비상 용품들을 따로 챙겨서 넣어주었다고 한다. 아카네가 그동안 까먹고 들고 다녔던 것 뿐이다..
아카네 "네! 맞아요! 이제 기억 났습니다!"
"역시 준비하길 잘했네. 혹시나 무슨 일이 일어나면 필요할까 싶어서 넣어두었지"
우즈키 "아... 그랬군요"
"응, 뭐 잘 됬네. 제작진들이 오기 전까지, 그걸 이용해서 촬영하고 있으면 되겠다"
우즈키 "혹시 저희를... 일부러 떨어뜨린 건 아니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어보았지만, 프로듀서는 황당한 듯 이야기를 했다.
"내가? 내가 왜? 가뜩이나 일정도 빡빡한데, 너희 둘만 위험하게 떨어뜨릴 이유가 없지. 그리고 너희 둘 스스로 생각해서 나간 것 아니야?"
우즈키 "......그,그렇긴 하죠. 죄송해요. 제 잘못이에요... 제가 당황하지만 않았어도..."
"이미 떠난 열차를 후회해서 뭣 하나,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있어"
우즈키 "알겠습니다. 아 그런데..."
"응. 얘기해"
우즈키 "으음... 아! 저희 미션은 무엇인가요? 아까 용돈 주신다고 했잖아요"
"음... 솔직히 지금 기차 안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라서 미리 준비는 못했는데... 즉석으로 해도 괜찮지?"
우즈키 "...너무 이상한 것은 그만 했으면 좋겠어요..."
"하하하"
프로듀서는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우즈키랑 아카네는, 왜 여행을 하고 있어?"
우즈키 "네? 왜냐니... 그건..."
그거야 당연히 방송 때문에?...
"그거에 대한 답을... 그 셀카봉으로 담겨 놓으면, 평가해서 적절한 용돈을 주도록 하지"
우즈키 "그게 다에요?"
"응, 판정을 하는 것은 2시간 이후에 스탭들이 도착하면 판정하도록 할게"
우즈키 "으음..."
여행에 대한 이유? 그런 것이 있을까요?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연락하고, 위험한 사람, 모르는 사람 따라가면 안 돼. 초콜릿 준다고 해도 따라가면 안된다. 알겠지?"
우즈키 "초등학생 아니거든요!"
"그럼 아카네도 잘 챙겨줘~"
뚝
우즈키 "......"
프로듀서의 목소리를 들으니 조금 안심이 되었지만, 다시 전화가 끊기니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막막하다.
아카네 "저기... 우즈키쨩... 이제 저희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
아카네가 조심스럽게 우즈키에게 물어봤다. 그러고보니 아카네가 아까부터 좀 얌전한 것 같은데? '봄바!'라고 외치며 뛰어다닐 줄 알았는데 말이지?
우즈키 "으음... 이제부터 말이죠..."
>+2 까지, 무엇을 할까?
주먹을 꽉 쥐고, 날렵하게 셀카봉을 펼친다. 비록 생판 모르는 이역만리에 단 둘이서 떨어졌지만, 카메라 앞에 있으면 아이돌인 것은 도쿄에서나 시베리아에서나 똑같다! 는 것이 우즈키의 아이돌 철학.
우즈키 "자! 안녕하세요~ 시마무라 우즈키에요! 여기는 무려 러시아에요!"
아카네 "와아..."
우즈키 "아, 저희는 지금 본대에서 떨어져서 어느 이름모를 역에 떨어지고 말았는데요. 아무 것도 모르지만 그래도 열심히 할께요!" 피스
아카네 "......"
우즈키 "그럼 말이죠. 이 곳을 둘러보기로 해요~ 짜잔! 보시는 것 같이..."
우즈키는 빙그르 돌며 역안을 촬영했다. 아무 것도 없다. 정말 아무 것도, 사람도, 뭣도 없다. 작은 건물 안에는 화장실과 매표소가 있다. 그게 전부다.
우즈키 "아무 것도 없습니다~"
아카네 "와아..."
우즈키 "그래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아카네 "......"
우즈키 "하아아아아..." 추욱
시작한지 1분도 안되서 방전한 우즈키.
우즈키 "그,그래요! 마을로 나간다면, 뭐라도 있겠죠! 아무리 그래도! 뭐라도 있겠죠? 그죠?"
아카네 "와아"
우즈키 "자! 갑시다 가!"
이름 모를 러시아 역 앞의 풍경.
우즈키 "우와! 역 앞에는 무려 아저씨 동상이 있습니다~" 피스
아카네 "와아"
우즈키 "야~~!! 아까부터 '와아' 밖에 안하고 있잖아! 방송이 장난이야!!"
아카네 "네? 저는 그냥..."
우즈키 "무슨 말이라도 하라고! 선배의 눈에서 레이저 나가는 거 보고 싶어?!"
아카네 "아,알겠습니다! 무슨 말이라도 해보겠습니다!"
우즈키 "아,아하하~ 시청자 여러분, 잠시 소란이 있었어요~ 그럼 아카네쨩이랑 같이 얘기를 나눠볼까요? 아카네쨩~ 준비 됐지?(아드득)"
아카네 "네! 저 질문이 있습니다!"
우즈키 "네~"
아카네 "저 콧수염 난 아저씨는 누굴까요?"
우즈키 "......"
>+2 까지, 자유롭게 한적한 마을의 역을 탐방해보자.
아카네 "좋은 느낌인 것 같아요!"
우즈키 "좋은 느낌은 개뿔! 푸시킨 박물관은 여기서 몇천키로미터나 떨어져 있는 곳이라구요!!"
아카네 "그렇습니까?"
우즈키 "하아... 배고파... 그러고보니 아까 게다리 조금 먹은 게 전부잖아... 그건 그렇고 아카네쨩은 어떻게 러시아어를 아는 거야?"
아카네 "전혀 몰라요"
우즈키 "그치만 콧수염 아저씨 어쩌구 했잖아?"
아카네는 동상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카네 "저거 보면 누구라도 콧수염 아저씨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우즈키 "......하아"
우즈키는 카메라를 끄고, 역 앞에 계단에 걸터앉아 한숨을 푹 쉬었다.
우즈키 "하아... 하나도 소개할 게 없잖아... 인터뷰도 내 맘대로 안되고, 모두랑은 떨어져버렸고, 여긴 어딘지도 모르고... 맘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어..."
푸시킨 박물관도 갈 수 없다. 음식도 마음대로 먹지 못한다. 돈은 어찌저찌 있다고 쳐도, 러시아어를 할 수 없으니까. 이때 갑자기 아카네가 숨겨진 러시아어 능력자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마저도 아니다.
아카네 "......"
우즈키 "이럴 거면 우리, 여행은 왜 하고 있는 걸까...?"
아카네는 물끄러미 우즈키를 바라보더니, 그녀의 옆에 같이 걸터앉았다. 해가 밝게 빛나는 한낮에, 이런 한적한 시골 마을에는 어울리지 않는 화려한 두 소녀가 가만히 쭈그리고 앉아있다.
아카네 "죄송합니다... 괜히 저 때문에, 우즈키쨩까지 말려들게 했어요"
우즈키 "으,응? 아,아니야! 그런 뜻이 아니였어"
아카네는 고개를 젓고, 밝게 웃으며 말했다.
아카네 "아닙니다! 우즈키쨩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정말 큰일이 났을 거예요"
우즈키 "그,그래...? 그거 참 다행이다아..."
아카네 "네! 저는 덤벙대고 침착하지 못하니까요. 우즈키쨩이나 다른 사람들이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을 겁니다"
우즈키 "아카네쨩...?"
아카네 "우즈키쨩이 옆에 있어줘서 참 다행이에요! 감사합니다"
우즈키 "......"
우즈키의 타는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카네는 싱글벙글 웃으며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카네 "한적한 곳이네요~ 이런 곳은 오랜만이에요. 저는 쭉 도시에서만 자랐으니까요"
우즈키 "으응... 나도 마찬가지야... 나도 도쿄에서만 살았으니까(아카네의 출신지는...)"
아카네 "그렇습니까?"
우즈키 "으응... 그냥 평범한 시골 마을이네..."
아카네 "그렇습니까? 저는 이곳이 처음입니다만..."
우즈키 "응? 나,나도 당연히 처음이지! 이런 곳에 올리가 없잖아. 이름도 모르고 아무 것도 없는데..."
아카네 "그래요? 저는 처음 보는 곳이라 신기합니다"
우즈키 "뭐가? 그냥 건물에 아스팔트에 나무에... 신기한 건 아무 것도 없잖아?"
아카네 "헤에~ 그렇습니까? 저는 건물도 신기하고 아스팔트도 신기하고 나무도 신기합니다!"
우즈키 "왜?"
아카네 "모르겠습니다!"
당당하게 모르겠다고 말하는 아카네, 또다시 우즈키의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비친다. 그럼 그렇지.
아카네 "그냥 신기합니다. 하늘도 구름도 참 예쁩니다. 공기도 맑고, 한바탕 뛰고 싶은 그런 기분입니다!"
우즈키 "그래...? 그것 참 다행이다..."
아카네는 언제나 그렇지 않을까? 심지어 사무소 내에서도 그럴 것 같아.
아카네 "우즈키쨩은 그렇지 않습니까?"
우즈키 "으응... 그냥 이런 거 뻔하잖아? 일본에서도 조금만 시내를 벗어나면 볼 수 있는 풍경인걸"
아카네 "오오. 그렇습니까? 하지만 여긴 일본이 아니지 않습니까"
우즈키 "으,으응...(설명하기 귀찮아...)"
아카네 "아쉽습니다... 저한테는 예뻐보이는데... 우즈키쨩도 같이 느끼면 즐거울텐데 말이에요"
우즈키 "......"
아카네에게 보이고, 우즈키에게는 보이지 않는 예쁨?
왜 똑같은 걸 보고, 똑같은 장소에 똑같은 경험을 하고 있는데, 왜 아카네는 즐겁고 우즈키는 즐겁지 않은 걸까?
우즈키 "저기... 아카네쨩? 아까 프로듀서씨가 미션을 주셨는데..."
아카네 "미션이요? 뭔가요? 우즈키쨩을 위해서라면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즈키 "응... 고마워... 그게 그러니까... 우리가 여행하는 이유를... 카메라에 담아오라고 했어"
아카네 "여행하는 이유요?"
우즈키 "응, 여행하는 이유... 아카네쨩은 왜 여행을 하고 있어?"
아카네 "으음......"
한참을 고민하더니, 밝게 웃으며 대답하는 아카네.
아카네 "모르겠습니다! 헤헷..."
우즈키 "하아아아......"
아카네 "그러면 우즈키쨩은 왜 여행을 하고 있습니까?"
우즈키 "나? 그거야 당연히 프로듀서씨가 시켜서..."
우리가 여행을 하는 이유? 처음 도쿄에서 프로듀서를 상대로 몰래카메라를 진행했었지. 그리고 프로듀서는 갑자기 혹한기 캠프라며 팀원을 구해오라고 시켰지. 그게 어찌저찌 하다보니 14명이나 불어났고, 어느새 러시아에 도착해 있었다. 그리고 또, 기차를 타고 이동하다가... 여기까지 흘러왔다.
우즈키는 꺼진 핸드폰 화면 너머로 비치는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카네의 밝은 표정과는 달리 어딘가 어두운 모습이었다. 검은 화면이기 때문일까?
아카네 "네?"
우즈키가 여행을 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 당신이 여행하는 이유
따지고보면 기가막힐 노릇이다. 이틀 전만 하더라도 도쿄의 기숙사에서 레슨을 받고 있었는데, 지금은 허허벌판에 고립무원이다.
아카네 "두 분, 사이가 안 좋으셨나요?!"
우즈키 "그런 건 아니야! 그러니까... 난 린쨩이 싫지 않아. 그냥 뭔가... 서운한 게 있었던 것 같아"
아카네 "서운한 거요?"
우즈키 "뭐랄까... 말로 뭐라 하기 좀 어려워. 린쨩이랑 나랑... 같은 풍경을 바라보고 있지 않다고 할까나...? 혹시나 그러면 난 어떻게 해야 할까?... 같은 마음? 으음... 미안해, 좀 어려웠지?"
아카네 "으음... 마치 지금 저희랑 같네요?"
우즈키 "응? 우리?"
아카네 "네"
아카네는 야무지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카네 "좋은 경치라고 생각해요~ 팟! 하고 튀어나가고 싶고, 화앗! 하고 달리면서 마음껏 숨을 쉬고 싶은 그런 곳이라고 생각해요"
아카네 "하지만... 우즈키쨩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니까..."
같은 하늘 아래, 같은 풍경을 바라보지만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지금 우즈키와 아카네도 마찬가지다. 왜 그럴까?
우즈키 "......"
아카네 "뭔가 제가 도움이 될만한 것이 있을까요?"
아카네는 양팔로 무릎을 조금 더 끌어당기고, 옆에 앉아있는 우즈키에게 조금 더 다가갔다.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우즈키와 시선을 마주치기 위해 약간 고개를 숙이고, 걱정되는 눈망울로 우즈키를 빤히 바라보고 있다. 린쨩이 떠오르는 이유는 기분 탓일까?
>+ 같은 풍경속에 있는 두 사람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럼 지금 눈 앞에 보이는 이 풍경은, 실제로는 어떤 걸까? 아카네의 마음에 투영된 것이 옳을까? 우즈키의 마음에 투영된 것이 옳을까? 하지만 지금 우즈키에게 중요한 것은 실제 어떤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우즈키 "부탁이 생각났어!"
아카네 "네? 무엇입니까?"
우즈키 "나를 포지티브 패션에 넣어줘! 그럼 나에게도 아카네쨩 같은 기분이 들지도 몰라!"
아카네 "포지티브 패션이요? 좋습니다! 당장 가입시켜 드리겠습니다!"
우즈키 "그렇게 간단한 거였어?"
아카네 "네!"
우즈키 "정말로? 정말 아카네쨩이 허락하면 그냥 들어가도 되는 거야?"
아카네 "으음... 아마도요? 아...! 잘 모르니까... 그 사람에게 물어보면 될 것 같아요!"
>+1 누구에게 물어볼까?
미오의 밝은 목소리가 스피커 너머로 흘러들어왔다. 서늘한 러시아의 날씨에 얼어붙었던 마음도 절로 따뜻해진다.
우즈키 "으응! 미오쨩은 잘 지내?"
"바빠! 너희 둘이 없으니까 이곳 저곳 불려다니고 있잖아! 빨리 돌아와~~"
아카네 "저도 있습니다!"
"아카네쨩도 있네! 뭐야뭐야? 단둘이서 뭐 하는거야? 데이트?"
우즈키 "아, 그게 아니라..."
우즈키는 이런저런 일에 대해서 미오에게 설명해 주었다.
우즈키 "그래서 말인데~ 포지티브 패션에 내가 들어가도 될까?"
"물론이지! 포지패는 언제나 여러분들에게 열려있다구? 특히나 시마무라면 더!"
우즈키 "정말? 그럼 이제 나도..."
"허나! 이 미오쨩이랑 꼭 붙어있고 싶어서가 아니라, 시부린 때문이라면... 시부린에게 물어봐야지!"
우즈키 "린쨩? 아,아니...? 갑자기 왜..."
"흐흥, 날 속이려면 한참은 멀었어. 보나마나 여행가서도 또 싸웠겠지! 정말! 사람 싸움은 그만 하라니까"
우즈키 "아,아니! 안싸웠어어~"
"거봐, 싸웠네~ 아카네쨩?"
아카네 "린쨩에게 서운하다고 했습니다"
우즈키는 고개를 홱 돌려 아카네를 쳐다보았다.
우즈키 "야~!"
"으이구~! 안 봐도 뻔해! 이 현명한 미오쨩이 봤을때에는..."
>+
1. 린에게 허락을 받고 오시오!
2. 포지패는 여러분들의 마음속까지 해결해주지 않아요~
3. 자유롭게
우즈키 "그건 관계 없잖아. 뉴제네나 핑첵을 떠나는 게 아니라구. 그냥 갑자기 포지패도 들어가고 싶어서..."
"어허... 숱한 여자들을 울리는 시마무... 나쁜 여자일세! 여기 들어와서 누굴 또 울리려고!"
우즈키 "누가 누굴 울려! 나 진지하거든? 그리고 쿄코쨩은 제대로 사과했지만, 린쨩은 달라! 내가 왜 사과해야해?"
"어허, 오늘은 잔뜩 독이 오르셨네요"
우즈키 "됐어! 별로 포지패 들어가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자,잠깐만 시마무- 그런 게 아니라구!"
우즈키 "그럼 뭔데?"
"그러니까- 모처럼만에 여행이잖아. 우리 몫까지 제대로 즐겨주지 않으면 곤란해"
우즈키 "그게 뭐야... 우린 고생만 하고 있다고..."
"어허! 또 우는 소리만 한다. 찡찡대는 벌로 앞으로 10회간 전방에 큰 웃음 발사!"
우즈키 "안해"
"아 잠시만... 네! 지금 갈게요~ 시마무, 지금은 바쁘니까 나중에 연락해~ 이렇게 우린 고생하는데, 우리 몫까지 제대로 여행 즐기는 거다! 알았지?"
"여행가고싶어!"
"바이바이~"
뚝. 하고 끊겼다. 뭐야, 우리 몫까지 즐기라니. 이건 여행이 아니라 고행이라고!
아카네 "합격했습니까?"
우즈키 "아니"
아카네 "그럼 이제 어떡할까요? 어떻게 도와주면 되겠습니까?"
우즈키 "아무것도"
아카네 "네! 알겠습니다"
아카네는 눈을 꼭 감고 아무 것도 안하기 시작했다.
우즈키 "......"
>+
1. 누군가에게 전화를 계속 하자 (린,쿄코 혹은 그 외)
2. 같이 아무것도 하지 말자
3. 그보다 미션은!
4. 자유롭게
아카네 "......" 가만히
우즈키 "아카네쨩! 일어나아~ 지금 우리 이럴때가 아니라구!"
아카네 "네엣? 저, 가만히 있으면 안되는 겁니까?"
우즈키 "응!"
아카네 "네! 그럼 이제 뭘 할까요?"
우즈키 "이제부터 미션을 할 거야. 미션은 알고 있지?"
아카네 "까먹었습니다. 뭔가요?"
우즈키 "...그러니까, 으음... 내가 여행을 하고 있는 이유를 영상에 담는 게 미션이야"
아카네 "그건 간단하네요!"
아카네는 일어서더니 달리는 포즈를 취했다.
아카네 "어떻습니까? 이 상태로 사진을 찍으면 되겠습니까?"
우즈키 "으,으응..."
아카네 "우즈키쨩은 어떤 영상을 찍을 겁니까?"
우즈키 "나? 나는..."
조금은 고민이 된다. 사실 린쨩과 화해하고는 싶지만... 우즈키의 마음은 조금 더 복잡하다.
아카네 "시원하게 말해보십시오! 제대로 찍어드리겠습니다"
우즈키 "저,저는!"
>+ 우즈키가 찍고 싶은 영상은? 댓글은 첫 번째 댓글에 이어서 이야기를 붙여주세요.
'린, 내가 잘못했어.'
우즈키 "됐어?"
아카네 "네! 준비 OK입니다!"
...
작은 화면에 우즈키의 모습이 꽉 들어찼다. 우즈키는 가슴을 부여잡고 수줍게 말했다.
우즈키 "어... 음... 저는 린에게, 사과하고 싶어요. 린쨩! 내가 잘못했어"
떨리는 목소리에 떨리는 눈동자가 그녀의 진심을 말해주고 있을까? 그녀는 갑자기 말을 이어가다 말고 잠시 말을 끊고, 살짝 옆을 돌아보았다. 무엇인가 망설이고 있는 듯, 입술을 앙 물었다가 이내 다시 마음을 굳히고 다시 카메라를 쳐다보며 말한다.
우즈키 "힝! 속았지?☆" 피스
끝
...
아카네 "????"
우즈키는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꼼짝도 않고 있다.
우즈키 "......"
아카네 "우즈키쨩, 이제 끝난 겁니까?"
우즈키 "......몰라"
뭘 모른다는 걸까?
아카네 "뭘 모른다는 겁니까?"
우즈키 "모른다구! 날 그냥 내버려 둬!"
제작진이 올때까지 약 1시간 반 정도가 남았다.
>+ 자유롭게, 공백의 시간을 즐겨보아라.
우즈키 "무,물어보지 말랬잖아!"
우즈키의 양 볼이 새빨게졌다.
우즈키 "하아... 여기 어딘지도 모르겠고, 어딘지 알면 카페나 관광지라도 둘러볼텐데"
아카네 "으음..."
아카네 "!"
아카네 "그렇군요. 우즈키쨩은 린쨩에게 사과하기 부끄러웠던 것입니다!"
우즈키 "대~단한 추리시네요"
아카네 "아닙니까?"
우즈키 "대충 넘어가! 후우..."
아카네 "좋은 생각이 있어요!"
우즈키 "뭔데"
아카네 "어디든 뛰어가는 겁니다!"
우즈키 "참 대단한 생각이네요. 우린 여기가 어딘지도 몰라! 길이라도 잃으면 어쩔려구?"
아카네 "그럼요!"
>+1 아카네 찬스.
1. 저기 역 앞에 졸고 계시는 할머니에게 물어봐요!
2. 일단 앞에 있는 건물에 들어가봐요!
3. 똑똑한 사람에게 전화를 해서 물어봐요!(누군지 제시)
우즈키 "글쎄, 우리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을까? 난 없다고 보는데~"
아카네 "그럼 아냐쨩은 어때요? 아냐쨩은 추운데 사니까 잘 알 것 같아요!"
우즈키 "......"
우즈키 "어라? 현지인이네?"
아카네 "현지인이 뭐에요?"
우즈키 "잠깐잠깐! 당장 아냐짱에게 전화해!!!"
당장 아냐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우즈키 "아냐쨩!!! 후어어어엉... 바로 근처에 구세주가 있었어!"
아카네 "두새주가 멉니까?"
"구새지가 멉니까?"
우즈키 "아냐쨩 지금 어디야? 우리 도와줄 수 있어?" 무시
"DA! 무엇이든 말씀만 하세요"
우즈키 "우웅! 역시 착해! 아냐쨩 밖에 없다구우!"
>+1 하지만 질문은 단 한 개
여기가 어디야?
우즈키 "Вя́земский라고 쓰여있어. 이거 뭐라고 읽어?"
"...뱌젬스키"
우즈키 "바재므스키?"
"아냐도 처음 들어봐요. 몰라요"
우즈키 "아냐가 모르면 누가 알아?"
"몰라요. 제가 태어난 러씨아는... 너무 넓어서... 그런 작은 도시는 잘 몰...릅니다"
우즈키 "......"
"도움... 이 안되서... 죄송합니다..."
세상 참 맘대로 되는 게 없다.
우즈키 "하아..."
아카네 "저도 질문 하나 하고 싶습니다!"
>+1 아카네의 질문
우즈키 "응?!"
우즈키가 깜짝 놀라서 뒤를 돌아보자, 바로 뒤에 아냐가 있었다. 순간 우즈키는 너무 놀라 몸이 굳어버려 멍하니 입을 벌리고 아냐를 바라볼 뿐이다.
우즈키 "헤에...? 아냐쨩이 여기 왜 있어...?"
아냐 "Здравстувуйте... 안녕하세요? 우즈키쨩, 아카네쨩...?"
우즈키 "......헤에...?" 꿈뻑
아냐는 편안한 복장에 짐이 가득찬 가방을 메고 있었다.
우즈키 "뭐야....? 뭐야,뭐야! 어떻게 여긴 알고 찾아온 거야? 유령이야 뭐야?"
>+1
1. 라고 믿었지만 사실 신기루
2. 때마침 근처에 있었던 것
3. 물론 프로듀서의 계획 중 일부
우즈키가 반가운 나머지 눈물까지 흘리며 아냐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 순간, 아냐는 먼지처럼 사라지고 그 곳엔 아무 것도 없었다.
우즈키 "에에...?"
우즈키가 눈을 비비고 다시 주변을 바라보았지만, 아냐는 온대간대 없었다. 우즈키는 허탈한 마음에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우즈키 "역시... 그럴리가 없지... 이름도 모르는 곳에 있을리가 없잖아..."
아카네 "그... 그럴수가... 분명히 아냐쨩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추욱
두 사람 모두 허탈감에 빠져 추욱 늘어졌다. 영문을 모르는 아냐는 갑자기 사라진 아카네를 찾는다.
"무슨 일이세요? 여보세요?"
우즈키 "우웅..."
>+1
1. 아냐에게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얻어내자
2. 프로듀서에게 항의 전화를 하자
3. 자유롭게
우즈키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바젬스키라는 곳에 있다는 거야? 거기가 어딘지 알 수 있을까?"
"미안해요 우즈키. 아냐도 사실은 시베리아에 있는 기차는 타본 적이 없어요"
아카네는 아에 영상통화로 전환해서 이곳 저곳을 둘러 보여주었다.
"으음... 아냐의 생각에는 다차(дача)들이 많이 보이는 것 같아요~"
아카네 "다차가 뭡니까?"
"시골 별장 같은 곳이에요.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이 겨울철이나 여름철에 시골로 내려가서 잠시 생활하는 그런 곳이에요"
우즈키 "응... 내가 보기에도 그냥 시골 마을 같아"
"아마 근처에 중국인들도 많을 거 같아요. 시베리아 열차는 국경선과 가깝다고 아버지께 들었어요"
우즈키 "주,중국인...?"
요약하자면, 현재 우즈키와 아카네가 있는 곳은 바젬스키라는 마을로,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중요 거점역인 블라디보스토크와 하바롭스크의 중간 역 중 하나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그 길이도 엄청나기 때문에 중간중간에 이런 소규모의 작은 도시들이 굉장히 많다. 위치는 대략적으로 중국의 동북단 끝의 국경선과 마주보는 지역쯤 될 것이다.
아냐에게서 얻을 정보는 이정도 뿐일까?
>+1
1. 잠자코 스탭들을 기다리자
2. 사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아카네식 돌격!
3. 자유롭게.
(안되면 2번으로)
아카네 "왜요?"
우즈키 "짜증나잖아! 갑자기 생판 모르는 곳에 떨어져서 이게 무슨 고생이야!! 기왕 이렇게 된 거, 여행이고 뭐고 중국에 갈래!"
아카네 "......"
>+1
1. 말린다
2. 우와! 좋은 생각이에요! 지구 끝까지 달리고 싶습니다!
우즈키는 이제 허리에 양 손을 올리고, 뭔가 이상한 연기톤으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우즈키 "좋아. 아카네쨩! 이제 어디로 가면 되지?"
아카네 "제가 냄새로 길을 찾아보겠습니다!"
우즈키 "흠...! 처음부터 시련이구만...! 이 몸은 택시를 타고 싶은데 말이죠!"
아카네 "걸어가는 게 몸에 좋습니다!"
>+1
1. 우즈키의 말이 옳군! 어서 콜택시를 부르자
2. 걸어서 삼만리
우즈키 "나도 이제 모르겠어~! 걷다보면 답이 나오겠죠? 그쵸?"
아카네 "네...! 저도 몸을 움직이니까 이제 좀 살 것 같아요!"
하늘은 푸르고, 두 소녀의 걸음도 경쾌하게 흘러간다. 울퉁불퉁한 콘트리트 도로를 따라서, 오로지 아카네의 동물적 감각만 이용해서 걸어간다. 이 한적한 마을은 사람들도 차도 보이지 않는다. 오로지 이 세계에 단 둘이 남겨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 길의 끝이 어디로 향하는지는 모르지만, 언젠가는 중국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30분 후
>+2 까지, 주사위
1~33 두 사람 모두 탈진
34~66 체력은 괜찮지만 원하는 곳에 도착하지는 못했다. 여기 어디?
67~100 기적적으로 도착?
우즈키가 헥헥거리다 결국 길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아무리 러시아라고 해도 대낮에 햇빛을 그대로 받으면서 걸으니 금방 지치는 것이다.
우즈키 "헥헥, 아카네쨔~앙... 나 더 못 걷겠어. 좀만 쉬자... 응?"
우즈키가 당연히 앞서나가겠거니 앞을 보며 아카네를 불렀다. 그런데, 아카네가 보이지 않는다?
우즈키 "어라? 벌써 저만치 가버렸나?"
우즈키가 이마에 손을 올리고 저 멀리 건너편을 확인해본다. 아무도 없는데? 그때 뒤에서 끙끙 앓는 소리가 들려온다. 우즈키가 놀라 뒤를 돌아보니, 아카네가 배를 잡고 웅크리고 앉아있었다.
우즈키 "어라? 아카네쨩? 왜 그래?"
가까이서 다가가니, 아카네가 식은땀을 흘리며 배를 부여잡고 가늘게 떨고 있다.
우즈키 "어...? 왜, 왜 그러는 거야?"
아카네 "저어... 그게... 배가 좀 아파서..."
우즈키 "배?"
그러고보니 아카네는 아침에도 제일 먼저 화장실에 갔었고, 애초에 이 곳에 낙오된 이유도 아카네가 배가 아프다고 해서 그런 것 아니었나? 그런데 또 배가 아프다니, 확실히 오늘 아카네가 조금 이상하다.
>+2 까지 주사위, 아카네의 상태는?
1~33 아무래도 병원에 가야할 정도
34~66 아프긴한데... 그 배가 아니라, 여자에게 민감한 그 부분
67~100 그냥 살짝 컨디션이 안좋은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