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까지라면 나를 불쌍하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궁상맞게 지낼거면 왜 회사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면서까지 연차를 썼겠는가. 이번 크리스마스는 분명 꼭 해야할 일이 있었다. 그래. 난 사실 치히로씨를 좋아한다. 서로 툭툭거리고 일부로 쌀쌀맞게 굴었지만, 사실 그건 좋아하는 여성 앞에서 괜히 심술이 나는 것 뿐이었다.
회사에서 지원해 준 집, 바로 옆집에 치히로가 살지 않는가! 어차피 밤은 길다. 케리어 가방을 이끌고 치히로와 놀자고 하자. 그렇게 생각한 나는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띵동~
답이 없다. 두세번 눌렀는데도 대답이 없다. 치히로씨는 집에 없는 것일까? 일부러 퇴근한 것까지 확인을 했건만, 어디로 가버린거지?
치히로 : 프로듀서님은 산타할아버지를 믿으시나요?
P : 어릴 때는 믿었었는데, 자라고 나니 현실을 깨달아서 그런가 요즘은 허무맹랑한 소리로 느껴지네요
치히로 : 저도 그래요. 이제 그런 얘기를 순수하게 받아들이기엔 너무 커버린 나이죠
치히로 : 그런데, 오늘 제가 받은 선물을 보니까 산타할아버지를 다시 믿고 싶어지네요
그렇게 둘은 말없이 한참동안 서로의 눈을 마주보고있다가 둘 다 얼굴이 빨개지고 결국 견디다 못한 치히로가 먼저 입을 열었다.
치히로 "이렇게 서로 눈을 마주보고 있으니까 좀... 많이... 부끄럽네요." ///
P "크흠! 저, 저도.../// 그나저나 치히로 씨, 오늘 하루 정말 고마웠어요."
치히로 "뭐가요?"
P "저는 그저 휴가동안 잠시 어울려줄 사람이 필요한 거 뿐이었는데 휴가 첫날 치히로 씨가 선뜻 응해주신 것도 그렇고, 연말이라 바쁜 몸인데도 불구하고 치히로씨가 과감히 휴가를 써서 저랑 시간을 보내주신 것도 그렇고."
P "무엇보다, 오늘 치히로 씨가 치히로 씨의 마음이라는 이렇게 큰 선물을 저한테 주실 줄은 몰랐어요. 미안해요 그리고 고마워요."
치히로 "정말이지, P씨도 참..." ///
크리스마스가 지나가고 346에 한 쌍의 커플이 탄생한 지 일주일이 지난 12월 31일 화요일.
P "#$%@%^@#%!!!"
치히로 "#@%!#@$%^$@#!!!"
미오 "저 커플은 오늘도 싸우네. 이번에는 또 뭘로 싸우는거야?"
타케P "P씨가 센카와 씨한테 남자친구니까 드링 가격 좀 할인해달라고 요청했다가 센카와 씨가 사랑과 일은 분리해야 된다면서 칼같이 거절해 저러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미오 "저 두 사람, 휴가 끝나자마자 우리 사귄다고 동네방네 자랑하던게 엊그제 아냐?"
린 "맞지. 그런데 신기하게도 저 두 사람, 저렇게 싸우다가도 나중에 보면 귀신같이 화해하고 같이 붙어지낸다? 맨날 치고박고 싸우더라도 천생연분은 천생연분인가봐."
우즈키 "맞아요, 린쨩! 마마가 말씀하시길 커플은 싸우면서 사랑을 키워간다고 그랬어요!"
미오 "저 커플, 우리가 안 말려도 괜찮은거 맞지?"
우즈키 "괜찮아요, 미오쨩! 저 사람들은 서로가 없이는 죽고 못 사는 커플이니까요."
린 "저렇게 싸워도 좋으니까 나도 남자친구 한번 사귀고 싶은데... 프로듀서,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지?" 찡긋
타케P "크흠! 시부야 씨가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
마유 "내일이면 새해가 밝아오는데 P씨도 마유랑 같이 커플 안 하실래요오?"
마유P "히이이익!!"
107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치히로 "올해 연차가 아직도 남아있어요?"
P "...올해 2월에 쓴 병가가 제 마지막 휴가였어요"
치히로 "어머, 미리 좀 쓰시지 그랬어요~"
치히로 본인도 알 것이다. 아이돌 프로듀서는 휴가를 가고 싶다고 갈수 없다는 것을.
치히로 "저번에 말씀드렸잖아요? 크리스마스 전후에는 스케쥴이 많으니까 되도록 미리 연차를 쓰라고요... 부장님이나 전무님이 뭐라 하셔도 저는 몰라요?"
꼭 말을 해도 그렇게 깜찍하게 말한다니까. 그렇지 않아도 부장님에게 한 소리 듣고 온 길이다. 하지만 그 누가 뭐래도 나를 막을 수 없다. 올해 크리스마스는 무조건 쉰다. 언제까지고 사축으로 살 수 있을까보냐. 어서 휴가계나 올려라 이 악마야.
...
12월 23일 월요일 오전 11:58.
나는 회사 밖으로 나와 따사로운 햇살을 맞으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도대체 대낮에 이렇게 아무 일도 없이 걸어다니는 것이 얼마만인가. 그동안 회사의 가축으로 살아온 지난 날들이 후회스럽다.
업무 전화는 오지 않을 것이다. 모든 업무를 오늘 휴가 일정에 맞춰 마무리했다. 인수인계도 물론 완벽하다. 오늘부터... 이번주 목요일까지 총 4일간의 휴일이다.
12월 23일 ~ 26일 (총 4일) 연차.
P "나는 자유다아아아~!!!!"
>+1~3 가장 높은 값. 이제 뭐부터 할까?
'꺄~ 프,프로듀서님?? 어째서 이런 곳에...? 빠,빤히 보지 말아주세요//'
혹시 이런 럭키한 일이 벌어질 줄 누가 아는가... 쿠헤헤헤...
...
"아이고 허리야... 에고고..."
P "......."
온천이고 나발이고, 목욕탕에는 어르신 몇명 빼놓고는 한산했다. 그도 그럴게 평일 낮 12시에 누가 목욕탕에 오겠는가...
12월 23일 월요일 오후 14:08.
물장구도 지겨워져서 그만 나외버렸다. 몸은 뜨거운 물로 깨끗이 씻어 상쾌하고 가벼웠다.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1~2 가장 높은 값, 이제 뭐할까?
거리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가게마다 화려한 전구들과 트리들이 꾸며져 있었다. 여전히 피곤하지만 집에 가기는 싫었다. 어딘가 가서 잠이나 푹 자고 싶었다.
...
치히로 "아니, 좋다고 나갈때는 언제고 왜 또 돌아오셨어요?"
P "분명한 것은 치히로씨를 만나러 온건 아니에요"
숙직실은 거의 매번 비어있다. 어차피 난 휴가중이니까 아무래도 상관 없지 않는가. 숙직실의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끄고 잠을 청했다.
>+1 주사위 굴림, 얼마나 잘 것인가
문을 잠궈두긴 했지만... 혹시 또 아는가. 어여쁜 아이돌이 어느 틈에 들어와 나를 살며시 깨워줄 줄...
...
12월 23일 월요일 오후 20:03
일어나보니 벌써 8시였다. 피곤했는지 낮잠만 5시간을 자버렸다. 물론 문은 굳게 닫혀있는 채로...
회사는 대부분 퇴근했는지 어두컴컴했다. 혹시라도 누군가 볼까 괜히 조심하며 몰래 회사를 빠져나왔다. 밤 공기가 매우 차다.
>+1~2 높은값, 이제 슬슬 뭔가를 하고 싶다.
회사에서 지원해 준 집, 바로 옆집에 치히로가 살지 않는가! 어차피 밤은 길다. 케리어 가방을 이끌고 치히로와 놀자고 하자. 그렇게 생각한 나는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띵동~
답이 없다. 두세번 눌렀는데도 대답이 없다. 치히로씨는 집에 없는 것일까? 일부러 퇴근한 것까지 확인을 했건만, 어디로 가버린거지?
>+1~2 치히로씨는 집에 없다, 다음 행동 높은값 채택
어느새 등뒤에서 치히로가 기다리고 있었다.
P "아...! 어,언제 오셨어요?"
치히로 "? 지금 왔죠?'
P "저어... 그게..."
치히로 "?"
P "저랑... 같이 놀지... 않으실래요...?"
치히로 "......설마 저 기다렸어요?"
P "네..."
치히로 "하아... 또 저 놀리시는 거죠? 전 내일도, 내일 모래도 출근해야 해서 피곤하거든요~ 프로듀서님은 휴가니까 좋으시겠죠~ 그럼 저 들어가도 되죠? 짐이 좀 많아서요"
치히로는 캐리어를 무겁게 끌어당겼다. 무슨 짐이지?
P "......"
>+1~2 주사위 높은값
P "......" 시무룩
치히로 "아! 잠깐만요. 프로듀서님"
P "네? 내일도 내일 모래도 일하시는 바쁜 커리어 우먼 치히로씨?"
치히로 "꼭 말을 그렇게 해야 해요?"
P "내가 뭘요"
치히로 "하아... 아무튼... 휴가라고 너무 술 많이 마시면 안 돼요"
P "네?"
치히로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덜컥
치히로는 서둘러 문을 닫고 얼굴을 붉혔다.
치히로 (뭐야... 술마시면 안된다니... 내가 무슨 여자친구도 아니고...)
치히로 (그런데... 저 인간이 갑자기 왜 적극적이지? 후훗)
치히로는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
P "뭐야, 술 좋아하지도 않는데... 자기가 무슨 엄마라도 돼? 바쁜 척 하기는"
울적하다. 마지막 남은 희망도 사라진 기분이다. 자기가 바쁘면 얼마나 바쁘다고 그래. 그냥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 뿐인데.
12월 23일 월요일 오후 21:22
치히로는 들어가 버렸고... 이제 뭐하지?
>+1~2 높은값
......이참에 오랫만에 부모님 안부도 물어볼 겸 목소리라도 들어볼까
메세지 0건
P "이야... 대단해? 평소에는 그렇게 날 시달리게 하더니, 막상 휴가니까 아무도 연락이 없네?"
연락처를 뒤적이지만 나올리가 없지. 뻔한 사람들 뿐이다. 오랜만에 부모님에게 전화라도 걸어볼까.
P "어, 엄마"
"왜"
P "아니 그냥... 나 휴가야"
"휴가면 여자나 만날 것이지 왜"
P "아니... 아니 됐다. 관두자..."
"너 또 집구석에서 잠만 퍼질러 잤지?"
P "아!! 됐다구!!"
남들은 휴가나왔으면 집에 들르라고 할텐데, 꼭 사람의 마음을 후벼판다. 서둘러 전화를 끊고, 뒤숭숭한 마음에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린다.
12월 23일 월요일 오후 23:51
P "뭐야... 벌써 11시잖아... 아무것도 안했는데 하루가 끝났다고...?" 허탈
>+1
1. 내일을 위해 자자
2. 불타는 월요일이다 뭐라도 하자
포기는 없다! 치히로네 flex!
P "치히로씨!! 역시 안되겠어!! 문 좀 열어봐아!!" 탕탕탕
아랫집 아저씨 "야 임마!! 잠 좀 자자!!"
P "아 죄송합니다. 하지만 멈출 수 없습니다! 치히로씨이!!" 쾅쾅쾅
치히로 "......" 끼이익
치히로가 살짝 문을 열었다.
P "아! 치히로씨, 아직 오늘은 끝나지 않았다구요! 불타는 월요일을 즐기자구요!!"
치히로 "......야"
P "......야?"
치히로 "너 지금 몇신줄 알아? 12시야!!"
P "......그게 뭐가 어때서..."
치히로 "내일 6시에 일어나서 출근해야 한다구요옷!!" 쭈우욱
P "아아! 아퍼!!"
...
치히로씨에게 양 볼을 뜯겨버렸다. 아직도 얼굴이 얼얼하다.
P "나는 도대체 뭐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훌쩍
TV에는 크리스마스 특선 영화가 방영되고 있었다. 나홀로 집에라는 영화다.
P "질겅질겅... 만사가 귀찮다" 벅벅
P "아... 치히로씨도 놀아주지 않고... 뭐하지"
12월 24일 화요일 오전 01:44
>+1~2 높은값, 새벽까지 불태우자
P "우하하! 우하하하! 깔깔깔! 쏘 Funny!"
뭐가 잘못된지도 모르는채 새벽까지 특선 영화를 보고 말았다.
다음날 프로듀서가 일어난 시각은...
>+1 주사위
P "여...여보세요..."
"잘 주무셨어요?"
P "치히로씨...? 아... 아직도 볼이 아픈데..."
"오늘 몇시에 만날까요?"
P "몇시... 무슨 소리에요...?"
"어머, 기억 안나세요? 어제 저랑 놀고싶다고 하셨잖아요. 저도 휴가 써버렸어요~"
P "정말입니까?" 벌떡
"후훗, 뭘 그렇게 놀라세요"
P "어어... 이게 꿈인지 뭔지..." 부비적
갑자기 왜? 어제까지만 해도 나를 꼬집고 괴롭혔던 여자가...?
나는 상당히 혼란스럽기 시작했다. 잠을 제대로 못자서 피곤했는데, 머리까지 지끈지끈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침대에 누워서 잘떄가 아니라는 생각만은 분명했다.
"여보세요?"
P "아아... 치히로씨! 그러니까...
>+1~2 구체적인 계획, 주사위 높은 값
"......"
P "흐읍...?!"
나도 모르게 본심을 말해버렸다. 너무 흥분했을까? 선을 넘어버렸을까?
P "치,치히로씨...?"
"변태에요?"
P "그,그,그런, 변태라니! 무례하네! 그런거 아니에요!"
"그럼 뭐에요?"
P "그... 그게... 그러니까... 요즘 날도 쌀쌀하고... 아! 어제도 피곤해 하셨잖아요. 그래요! 건강 여행이죠! 이야~ 지친 피로도 풀고 몸도 마음도 깨끗해지는..."
"하아......"
끝이다. 이제 회사에 어떤 얼굴로 출근해야 하는거지? 매일 아침 치히로씨를 보며 무슨 인사를 해야 하는데? 아이돌들에게도 분명 변태 프로듀서라고 소문이 날거야. 치히로는 한참을 망설이다 이내 말을 꺼냈다.
"괜찮은 곳이라도 있어요?"
P "엥?"
"뭐가 '엥'이에요... 알아봐둔 곳은 있냐구요"
P "......어딜요?" 멍
"어디긴 어디야! 온천이죠!!" 버럭
...
이른 아침, 치히로씨는 캐리어를 들고 프로듀서의 집을 찾아왔다.
P "아앗! 치히로씨, 좋은 아침... 입니다?"
치히로 "아직도 짐을 싸고 계셨어요?"
P "저기... 사복이시네요?"
치히로씨가 사복을 입은 것은 처음 보는 것 같았다. 물론 가끔가다 보긴 했겠지만, 기억이 나질 않았다. 치히로씨는 트렌치코트에 긴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치히로 "뭐래, 그럼 사무원 복장으로 갈까요?"
P "아니... 그 뜻이 아니라... 예쁘다고요. 꼭 그렇게 트집 잡으실래요?"
치히로 "네에...?"
치히로는 살짝 놀란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한거지?
>+1
1. 옷이 예쁘다고요
2. 그 외
뭐랄까... 사무원인 당신도 충분히 예쁘지만 일에서 벗어난 당신은 오늘따라 더 예뻐보여
치히로 "......"
P "......"
왜 아무말도 안하지? 왜 얼굴을 붉히고 괜히 핸드폰을 바라보고 있는데? 나까지 어색하잖아!
서로 아무말도 없이 짐을 서둘러 쌌다.
...
P "저기... 그래서 온천 말인데요"
치히로 "네"
P "알아봤는데... 홋카이도에 있는 xx온천이 그렇게 유명하다고 하는데요"
치히로 "홋카이도는 너무 멀지 않을까요?"
P "네... 그러니까 1박 2일로..."
치히로 "마침 시나가와쪽에 제가 좋은 온천을 알고 있어요~"
P "하,하지만 역시 온천은 홋카이도죠. 도쿄는 아무래도..."
치히로 "알고 있다니까요" 싱긋
P "......갑시다.(이럴꺼면 왜 물어봤어?)"
치히로 "어디 가세요?"
P "어디가긴요. 지하철 역으로 가야죠"
치히로 "하아......"
치히로는 한숨을 쉬고, 말없이 자동차 열쇠를 가리켰다.
P "...내 차?"
치히로 "당연하죠"
P "운전하기 싫은데"
치히로 "아 그래요?" ^^
P "네... 맘대로 하세요"
...
12월 24일 화요일 오전 08:15
차에 짐을 싣고 운전석에 탔다. 결국 휴일에도 또 운전을 하게 되는구나. 치히로씨는 자연스럽게 뒷자리 맞은편에 착석했다.
P "저기... 엄청 자연스럽게 타시네요?"
치히로 "네~"
P "......"
치히로 "뭐하세요? 운전하세요"
P "약간 불안한게... 지금 상황이 휴일에 온천가는 길에, 저 그냥 운전기사로 데려가는거 맞죠?"
치히로 "맞는데요? 기사님~ 어서 가주세요~"
P "....."
>+1~2 주사위 높은 값
1. 네 마님, 분부대로 합죠.
2. 옆자리 비었어요. 나 원래 옆에 아무도 없으면 불안해서 운전 못해요.
3. 그 외
솔직히 말해요. 치히로 씨도 제 옆자리 앉고 싶죠?
치히로 "......프로듀서님?" 싱긋
P "우...우앗?! 때리지 마세요~!!"
치히로가 살기를 내뿜자 팔을 이리저리 휘두르며 허우적댔다.
P "우... 어라? 어디가셨지?"
치히로 "옆자리로 오라면서요?" 덜컥
치히로는 어느새 차 문을 열고 조수석에 탑승했다.
P "어...? 어... 그랬나...? 아하하"
치히로 "안전벨트 제대로 매세요"
P "아, 깜박했다"
치히로 "....."
P "......"
P (신경쓰여....!! 정말 옆에 앉으라고 해서 정말로 앉았어...?! 가만... 이거 남녀 둘이서... 온천여행... 그것도 단 둘이...? 이거 데이트 아니야?) 두근두근
치히로 ".....제 얼굴에 뭐라도 묻었나요?" 갸웃
P "아,아,아니요! 그,그럼 출발합니다앙~"
치히로 "쿠훅... 갑자기 이상한 소리 내지 마세요~"
P "아하하"
도저히 운전에 집중할 수 없었다. 옆에 앉은 치히로가 너무나 신경쓰였다. 가뜩이나 차도 좁아서 치히로씨가 숨을 들이고 내쉬는 것까지 느낄 수 있었다.
이거... 그린라이트다... 아니 이미 선을 넘어버렸다... 오늘... 크리스마스 이브에... 선을 넘는다!!
...
치히로 "오른쪽으로 가세요! 지금 교차로에서 우회전 하셨어야죠!!" 끼익
치히로 "과속방지턱이잖아요! 꺄앗?! 갑자기 브레이크를 밞으시면 어떡해요!" 덜커덩
치히로 "야!!!!!" 버럭
P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뻘뻘
손에 땀이 너무나 나서 도저히 운전에 집중할 수 없었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다 치히로가 참을 수 없었는지 본인이 운전하겠다고 나섰다.
P (......제길, 방금 전까지 치히로씨가 앉아있어서 치히로씨의 체취가 그대로 나잖아... 왜 이렇게 가슴이 두근대는 거지? 진지하게 운전하는 모습... 왜 이렇게 두근대는 거지?) 킁킁
치히로 "......" 극혐
이미 나는 서서히 미쳐가고 있었다.
...
시나가와 도심속에 아담하게 온천이 있었다. 작긴 했지만 나름대로 있을건 다 갖춘 그야말로 도심속의 명소였다.
P "여기에요? 오... 역시 치히로씨가 보는 눈이 있네요"
치히로 "아, 잠깐 저 갈 곳이 있어요. 잠시 들렀다가 가도 되죠?"
이미 온천을 지나쳐버린 치히로씨. 이 사람은 도대체 대답은 들을 생각도 없는 건가?
>+1~2 높은값, 어딜 들렀다가 간다는 거지?
그리고 치히로 씨 손에 든 걸 보니까 자기가 마실 캔커피랑... '그것'도 있다.
치히로 "자요"
치히로는 캔커피를 나에게 나눠주었다.
P "우...우엣... 감사합니다"
치히로 "땀을 너무 많이 흘리세요. 어디 몸이 안좋으세요?" 걱정
P "아... 네... 그런가봐요"
심장이 아프다.
치히로 "따뜻한 음료를 드시면 좀 나아지실 거예요. 자, 어때요? 따뜻하죠?"
치히로는 캔커피를 내 볼에 가져가 데었다.
치히로 "어제 볼 꼬집은건 미안했어요"
P "아... 그거 말입니까. 솔직히 하나도 안아팠어요"
치히로 "...뭘 그렇게 히죽거려요? 어서 마셔요! 추우니까 빨리 들어가죠"
P "아 네..." 베시시
치히로 (......그렇게 웃지 말아주세요. 정말이지... 귀엽잖아)
P "에헤헤..."
...
치히로 "성인 두명이에요"
"숙박은 하실건가요?"
치히로 "아니요. 씻고 갈거에요"
"네 요금은..."
P ".....?"
뭐지?
치히로 "저쪽으로 가시면 된다고 하네요. 뭘 그렇게 멍하니 있으세요?"
P "......아 남탕으로 가면 되는거죠? 그,그럼 어디서 만날까요?"
치히로 "뭘 만나요. 알아서 땀빼고 집에 들어가세요"
P "......예?"
혼탕은? 노천탕은? 숙박은?
치히로 "여긴 약탕이 좋으니까 꼭 순서대로 들어가셔야 해요. 피로 회복에는 최고에요~!" 엄지척
치히로는 나를 툭 치더니 뒤도 돌아보지 않고 여탕쪽으로 사라졌다.
P "......온천 여행...?"
>+1~2 높은값, 이제 뭘 하지?
치히로 "프로듀서님? 방금 집에는 어떻게 갈려고 저러나~ 이러셨죠?" 스윽
P "어라? 요즘 사무원 분들은 텔레파시도 가능하신가 봐요? 대단해~" 삐짐
치히로 "에휴우... 여기 바로 옆집이 저희 부모님댁이에요. 오랜만에 부모님을 만나뵈려고요~"
P "아... 부모님께서...?"
치히로 "그러니까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아참, 너무 뜨거운 탕 안에만 들어가 있으시면 안돼요. 차가운탕과 뜨거운탕을 번갈아가며 들어가야 몸에 무리가 없답니다? 후훗, 그럼 전 이만~"
...
탕은 뜨끈하다. 척추까지 녹아버릴 것 같다. 그동안 가축 취급을 받느라 수고했다. 오늘만큼은 나를 사랑하자. 모락모락 피어가는 수증기에 은은하게 베긴 나무 냄새... 이곳이 천국일지어다. 이럴때 옆에 누군가만 있으면 완벽할텐데...
P "도대체 뭐야!!"
연말, 그것도 크리스마스 이브에 직장 동료끼리 연차를 쓰고 온천여행을 왔다. 여기까지는 그린라이트다. 그것도 아주 널널해서 기어가도 될 정도의 널널한 녹색불이다. 그런데, 정작 온천에 와서는 나보고 알아서 집에 가라고? 이게 무슨 말이야?
P (그런데 또 바로 옆집에 부모님이 살고 계시다고? 뭐지? 무엇을 암시하는 거지?) 지글지글
A 루트
P '아 역시 목욕을 하니 개운하네~ 어? 차가 고장났잖아? 이걸 어쩌지?'
치히로 '어머? 프로듀서님? 아직 안가셨나요?'
P '아하하, 차가 고장나버렸네요. 이걸 어쩌죠?'
치히로 '할 수 없네요... 저희 집에서 잠시 쉬었다가 가실래요?'
P '아, 괜찮아요. 부모님도 같이 계신데...'
치히로 '괜찮아요... 언젠가 부모님께도... 소개시켜 주고 싶었으니까...'
P '치... 치히로씨...?'
...
P (꺄아! 이게 웬일이니! 설마 그런거였어? 부모님에게 소개시켜 주고 싶은 남자였던거야 나?)
B루트
P '어머 차가 고장났잖아? 이런 줴엔장! 아하하!'
치히로 '그러게 평소에 제대로 관리를 하셨어야죠, 쯧쯧. 저 인간 누가 대려갈지는 모르겠지만 참 불쌍한 여자겠네요'
P '뭐야? 당신 말 다했어?'
치히로 '어머,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됬네요? 오늘은 부모님께 제 남자친구를 소개시켜 주기로 했거든요~ 그럼 이만'
P '남자친구? 뭐야, 난 그럼 엔조이였던 거야? 이봐!!'
...
P (하아......) 지글지글
P "쿠울...zzz" 꿈뻑
P "앗뜨거!" 허우적
이런저런 생각에 잠이 들어버렸다. 뜨거운 탕 안에 너무 오래 있었나보다. 살이 빨갛게 익어버렸다. 역시 치히로씨의 말이 옳았다. 냉탕과 온탕을 번갈아가며 들어가야 몸이 다치지 않는 법이다. 어라? 어떻게 그렇게 잘 알고 있지? 치히로씨는 혹시 온천 매니아였나?
>+1
1. A루트
2. B루트
>+2 슬슬 온천 내부의 다른 곳도 구경해볼까?
그리고 숙소에 가보니 이상하게 방이 공동방이다 즉 치히로의 계획
하지만 만약 치히로씨가 튕긴 거라면? 혹시 나를 떠나보내고 뒤에서 이러고 있다던가...
치히로 '바보... 바보 바보! 왜 프로듀서님 앞에서는 솔직해 질 수 없을까? 아 몰라몰라~잉'
라며 부끄러워 할지도... 쿠헤헤... 그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어서 전화를 걸어 대인배의 모습을 보여주자.
P "어, 치히로씨인가? 걱정하지 말게, 나는 그렇게 속이 좁은 남자가 아닙니다"
"술 드셨어요?"
P "뭐? 내가 주정뱅이로 보이세요?!"
"이상한 소리하면 끊을거에요?"
P "아! 잠깐만요! 치히로씨~! 그게 그러니까..."
"풋... 목욕 끝나셨으면 노천탕으로 오세요. 이 온천에서 가장 추천드리고 싶은 곳이니까요"
P "노천탕? 그런게 있었어요?"
"네, 그럼 기다리고 있을게요"
서둘러 가운으로 갈아입었다. 그런 좋은 곳이 있었다면 진작 말하지. 차가운 공기와 뜨거운 물을 맞는 반신욕, 듣기만 해도 피로가 싸악 풀리는구나.
...
노천탕은 꽤 넓었다. 조금 춥긴 했지만 온천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 때문에 괜찮았다. 경치도 좋고, 사람도 적었다.
P "이야~ 이게 신선 놀음이지. 이게 휴가야. 평소같으면 책상에 앉아서 모니터나 쳐다보고 있을텐데..." 어푸어푸
치히로 "그죠?"
P "네~ 아이고야. 허리가 싸악 풀리는구나, 에헤에에에~ 에에엑?!! 당신 뭐야!! 변태다!!!"
치히로 "꺄악?! 왜 그러세요?"
P "치,치,치히로씨? 왜 여기에... 어서 나가세요! 아이고 남사스러워라!"
치히로 "...여기 혼탕이에요. 모르셨어요? 아까 전화로 기다리고 있다고 했잖아요"
P "혼탕?"
치히로 "네에! 대체 무슨 상상을 하신 거예요? 제가 설마 남탕에 들어왔을까봐? 봐요, 가운도 제대로 입고 있잖아요"
P "아... 그러게요... 실망이다"
치히로 "뭐라고요?" 어이
P "아,아닙니다... 그게... 아까 알아서 씻고 집에 가라고 하셔서... 그냥 가신줄 알았어요"
치히로 "저도 충분히 즐기긴 해야죠"
P "으음... 그렇네요... 아하하..."
치히로 "......"
P (......머리 푸셨네... 온천이니 당연하겠지만... 처음 본다...)
치히로의 젖은 머리결을 바라보고 있자니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서로 사무실에서 정장을 입고 업무를 했었는데... 갑자기 가운 하나를 걸치고 같은 탕 안에 있다니... 가운 사이로... 흰 살결이... 보이는 듯... 그...
P (진정해라!! 진정해!! 어이 정신차려! 물은 또 왜 이렇게 뜨겁지?!) 두근두근
치히로 (침착하자 치히로! 그, 그냥 어디에나 있는 혼탕이잖아? 사람이 없어서 어색한 것 뿐이야!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자!) 두근두근
12월 24일 화요일 오전 09:51
>+1~2 높은값, 노천 온천을 즐기며
치히로 (어머... 이 사람... 얼굴은 귀여운데... 몸은 그럴대로 봐줄만 하네?... 어라?)
치히로 "프로듀서님? 얼굴에 그거 뭐에요?"
P "네? 가슴이요?"
치히로 "아니 얼굴이 어떻게 가슴으로 들려요..."
P "네? 가슴골이요?"
치히로 "......" 사악
P ".....죄송해요"
치히로 "정말~! 이상한 소리만 하시고... 잠깐 가만히 있어 보세요" 스윽
P (...? 뭐야, 왜 이쪽으로 오는데? 치히로씨...?)
치히로는 프로듀서에게 다가가 살며시 얼굴을 포개었다.
치히로 "아 됐다. 얼굴에 머리카락을 달고 다니시면 어떡해요~"
P "......"
치히로 "아, 여기 좀 시원하네요. 탕 온도가 좀 높네요~"
P "......"
치히로씨는 바로 옆 자리에 앉아있다. 종이 한 장 차이로 치히로씨의 작은 어깨가 마주하고 있었다.
치히로 "......"
P "......"
>+1~2 높은값
12월 24일 화요일 오전 11:41
P "후아... 너무 오래 씻었나봐... 뼈가 녹을 지경이야" 뻐근
치히로 "어머... 기다리고 계셨어요?"
P "치히로씨! 따,딱히 기다렸다기 보다... 저도 방금 나왔거든요~ 이야 우연이란 참..." 긁적
치히로 "그래요? 후훗 다행이네요~"
치히로 (기다렸으면 기다렸다고 할 것이지...)
P (이럴줄 알았으면 더 일찍 나올걸...)
P "아! 배고프지 않아요? 점심이라도 어때요?"
치히로 "아, 좋아요~ 드시고 싶은 거라도 있으신가요?"
P "저는요~!"
...
라멘집
P "잘 먹겠습니다! 우걱우걱" 쩝쩝
치히로 "자,잘 먹겠습...니다...(라멘...인가...)"
P "이야 맛있다. 어라? 양이 많아요?"
치히로 "아,아니에요. 맛있네요(이왕이면 더 좋은 음식도 있잖아...)"
P "그렇죠? 냠냠냠"
치히로 "......" 후룩
P (음? 입에 양념이 묻었네... 닦아줘야지) 스윽
치히로 "으음? 왜,왜 그러세요?"
P "스흡~! 가만히 있어봐요~" 스윽
치히로의 입가에 묻은 양념을 닦아주었다.
치히로 "어머! 알려주시지 그랬어요... 어린애도 아니고 참..."
P "괜찮아요. 천천히 드세요" 히히
치히로 "......"
치히로 (다정한 면도 있네...) 화악
>+1~2 높은값, 배도 부르고 온천도 즐겼는데 아직 심심하다.
우연의 우연이 겹친걸까 그 장소에서 칫히의 어머니를 만나는데 치히로 어머니가 P를 보더니 딸이 p이야기 자주한다고 말한다.
마유 "어머? 프로듀서니임~? 그리고 치히로씨?"
치히로 "안녕하세요 마유쨩. 오늘은 오프였었나요?"
마유 "네에~! 오늘은 학교도 쉬니까, 쇼핑이라도 하려고 나왔어요~"
P (쇼핑을 하러 여기까지?)
마유 "그런데... 두 분께서는 어쩐일이세요? 프로듀서님이 휴가라고 들었긴 했는데... 지금까지 치히로씨랑 같이 있었나요?"
>+1~2 높은값, 대답!
치히로 "데이트 중이었어요"
마유 "네에에?!" 깜짝
P "에엑?!"
마유 "그랬군요... 두 분... 잘 어울리세요..." 화악
P "에?"
마유 "마유가 두 분을 방해해선 안되겠죠... 마유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좋은 데이트... 화이팅이에요오!" 불끈
마유는 가버렸다.
P "......에?"
치히로 "프로듀서님? 가만히 서 계시면 감기들어요~"
P "저기... 방금 그... 그건..."
치히로 "어서요.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잖아요? 후훗. 이대로 보내긴 아쉽잖아요~♬"
P "......" 두근두근
>+1~2 높은값, 이건 데이트가 맞는 거지?
P "치히로씨! 저를 치히로씨 부모님에게 소개시켜 주지 않겠습니까?" 꼬옥
치히로 "꺄앗!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예요!"
P "우왓! 죄송해요... 갑자기 손이 먼저..."
치히로 "갑자기 부모님을 뵙고싶다니... 오늘은 부모님 댁에서 자고 갈거긴 하지만... 그건 좀 아니라고 생각해요"
P "왜요?"
치히로 "왜라니...! 저희는... 사귀는 사이도 아니잖아요?"
P (그렇네?)
>+1~2 높은값, 그래서 난 어쩌지?
@근데 좋아하려나...?
치히로는 진지하게 프로듀서의 눈을 바라보았다.
P "......에...?"
치히로 "저... P씨는... 저를 좋아하시나요...?"
P "무,물론! 저는 치히로씨를...!"
두근!
심장 박동이 크게 요동치더니 이내 멈춰버렸다.
항상 직장 동료로... 어깨 넘어 바라보았던 그 치히로가...
언제나 티격태격했던... 나를 싫어하는 줄만 알았던 치히로씨가...
나를 좋다고 말하고 있는데...
어서 달려가서 치히로씨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은데...
왜 심장이 뛰질 않는거지?
>+1 갑작스런 고백, 심장을 진정시키기 위해선 주사위가 필요하다. 주사위 50이상 고백!
치히로 "P씨..."
P "처음 보았을때 첫눈에 반했어요... 너무나 상냥하고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쉽게 다가가지 못했어요. 저에겐 너무나 과분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더 장난도 치고... 그랬어요"
치히로 "......"
P "좋아합니다. 사랑합니다. 치히로씨"
치히로 "...정말... 여자가 고백하게 만드시면 어떡해요..." 울먹
P "치히로씨!"
>+1~2 주사위 높은 값, 이제 뭘...
치히로 "이건... 뭐에요...?"
P "치히로씨에 대한 제 마음입니다... 저어... 쭉 이날만을 기다려 왔어요. 치히로씨가 제 마음을 받아줄 그 날만을 기다렸다구요!"
나란 남자, 준비성 철저한 남자. 치히로씨도 좋아할게 분명한..
치히로 "고... 고맙습니다... 근데..."
P "네? 편하게 말씀하세요"
치히로 "저희... 지금 막... 고백한 사이죠?"
P "네"
치히로 "...반지는 좀... 솔직히 말해서 부담스러워요"
P "......"
어?
>+1 프로듀서의 대답
반지는 그저 제 진심을 당신에게 표현하기 위한 증표일 뿐이니까.
P "제 진심입니다"
치히로 "저어... 솔직하게 말씀드려도 될까요?"
P "......"
뭔가 분위기가...
치히로 "저는... P씨를 좋아했어요. 꾸밈없는 모습도 좋았고, 웃는 모습도 좋아했어요... 진지함 없는 모습도 좋아했어요"
P "......"
치히로 "근데... 솔직히 지금은 좀... 부담스러워요... 증표라니... 저희 이제 처음 사귀기 시작한 사이잖아요"
P "네......"
치히로 "차근차근 알아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어요... 그냥... 그동안 지냈던 것처럼... 재미있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이 반지는... 아직 받을 수 없어요"
P "......" 머엉
치히로 "아, 죄송해요. P씨가 싫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에요. 절대 그런 것은 아니니까..." 안절부절
이게 무슨 상황이지? 내 진심이 전해지지 않는 것일까? 치히로씨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분명 서로 좋아하는데, 왜 안된다는 것이지?
>+1
치히로 "죄송해하지 말아주세요. 죄송한건 저니까요. 정말로..."
사과는 했지만 마음이 찜찜했다.
아직 실감은 가지 않았지만 치히로씨와 사귄다는 것은... 너무나 비현실적인 일이었다. 산타님의 크리스마스 선물일까? 날듯이 기뻤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오히려 치히로씨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다.
...
분명 전 여자친구는 좋아했었는데?
>+1~2 높은값, 자자, 사사로운 것은 잊고 치히로씨와 데이트를 즐기자!
치히로 "영화관은 정말 오랜만인 것 같네요"
P "정말 그렇네요. 저희들, 항상 바뻤으니까요"
치히로 "네, 저 정말 기대되요~ 이 영화 꼭 보고 싶었거든요"
P "저도요!"
영화관 내부에는 크리스마스 이브라서 그런지 연인들이 많아보였다. 물론 나와 치히로씨도 마찬가지 였지만.
영화는 그저 그랬다. 아무래도 직업병인지, 영화의 내용 보다는 연출이나 배우들의 연기에 더 관심이 갔다.
치히로 "......" 꼬옥
영화는 점점 무르익어 가고, 긴장되는 장면들이 지나갔다. 그때 치히로가 슬쩍 내 손을 잡았다. 놀라서 옆을 바라보았는데 치히로는 눈치채지 못했는지 집중해서 영화를 바라보고 있었다. 일부로 내 손을 잡은 것 같지는 않았다. 치히로의 손은 조금 차가웠다. 긴장을 했을까?
>+1
치히로씨의 부드러운 머리결과 향기가 내 가슴을 파고들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그냥 그대로 굳어버린 채 가만히 있었다.
영화 내용이 제대로 들어올리가 없었다. 관심 있는 것은 치히로씨의 숨결과 심장 박동 소리, 그리고 눈 깜박임. 아니, 치히로씨의 모든 것일까.
그렇게 짧은 시간이 흐르고, 어느새 영화는 끝났다. 불이 켜지자 치히로는 그제서야 자신의 행동을 깨달았는지 화들짝 놀라 나에게서 떨어졌다.
치히로 "어머나... 저, 저도 모르게 기대었나봐요... 죄송해요 무거우셨죠?"
P "네, 어찌나 무거운지 팔이 저려서 움직이질 않네요"
치히로 "P,P씨~!!" 화악
P "농담이에요, 농담"
실제로 저린 것은 맞다. 치히로씨가 불편하지 않게 그대로 꼼짝없이 몸을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치히로 "정말~ 장난만 치시고... 영화는 어떠셨나요? 정말 떨려서 죽는 줄 알았어요!"
P "아 영화 말이죠"
솔직히 하나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왜 키스신이 없었나 하는 아쉬움 정도일까. 치히로씨는 마치 강아지처럼 귀를 쫑긋하며 내 대답만을 기다리고 있다.
>+1
그나마도 중간부터는 제 어깨에 기댄 치히로 씨에 눈이 가는 바람에... 죄송합니다! 못된 마음을 먹어서!
P "네"
치히로 "즉답인가요... 좋아요. 저도 P씨가 좋으니까요. 그렇지만 오랜만의 영화인데... 같이 이야기 하고 싶었는데..." 추욱
P "크흠...! 죄송합니다!"
치히로 "자요" 스윽
치히로는 살며시 손을 내밀었다. 무슨 의미지?
치히로 "어서요! 죄송하면, 손 꼭 붙잡고 다녀주세요. 벌이니까요!" 흥
P '그런 벌이라면 얼마든지 받을 수 있어'
치히로씨의 작은 손을 꽉 붙잡았다. 오늘은 절대로 이 손을 놓지 않을 것이다.
12월 24일 화요일 오후 17:50
벌써 해가 지기 시작했다.
치히로 "어머 벌써 춥네요... 손 시리지 않으세요? 그만 잡고 계셔도 괜찮아요"
P "제가 괜찮지 않아요. 이렇게 하면 되죠"
치히로씨의 꼭 잡은 손을 내 코트 주머니 속에 넣었다.
P "어때요? 이러면 따뜻하죠?"
치히로 "P씨...///"
>+1~3 높은 값, 크리스마스 이브의 밤은 무르익고...
P : 어릴 때는 믿었었는데, 자라고 나니 현실을 깨달아서 그런가 요즘은 허무맹랑한 소리로 느껴지네요
치히로 : 저도 그래요. 이제 그런 얘기를 순수하게 받아들이기엔 너무 커버린 나이죠
치히로 : 그런데, 오늘 제가 받은 선물을 보니까 산타할아버지를 다시 믿고 싶어지네요
P "치히로씨?"
치히로 "네?"
P "메리 크리스마스." 그리고 두 사람의 진한 키스.
P "치히로씨도 그랬나요? 저도 마침 선물을 받았거든요"
치히로 "그래요? 후후~♬"
치히로의 웃음에 나도 따라 웃었다. 벤치에 앉아 서로의 몸을 기대며 가만히 거리를 보았다. 반짝반짝 빛나는 조명들, 연인들의 환한 웃음소리, 그 속에서 제일 빛나는 건 치히로씨의 입술일까.
P "치히로씨"
치히로 "네?"
싱긋 웃으며 날 바라보는 치히로씨의 입술에 살며시 다가갔다. 이윽고 두 사람의 얼굴이 서로 포개지고 입술이 맞닿았다.
P "...메리 크리스마스"
...
치히로 "......(라멘 냄새나면 어떡하지? 라멘 냄새. 라멘 냄새!!)"
P "......(치히로씨! 치히로씨!!)"
가벼운 입맞춤을 뒤로 하고 서로는 조금 떨어져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다.
>+1~2 높은값
치히로 "이렇게 서로 눈을 마주보고 있으니까 좀... 많이... 부끄럽네요." ///
P "크흠! 저, 저도.../// 그나저나 치히로 씨, 오늘 하루 정말 고마웠어요."
치히로 "뭐가요?"
P "저는 그저 휴가동안 잠시 어울려줄 사람이 필요한 거 뿐이었는데 휴가 첫날 치히로 씨가 선뜻 응해주신 것도 그렇고, 연말이라 바쁜 몸인데도 불구하고 치히로씨가 과감히 휴가를 써서 저랑 시간을 보내주신 것도 그렇고."
P "무엇보다, 오늘 치히로 씨가 치히로 씨의 마음이라는 이렇게 큰 선물을 저한테 주실 줄은 몰랐어요. 미안해요 그리고 고마워요."
치히로 "정말이지, P씨도 참..." ///
P의 고백을 웃음으로 넘기려하는 치히로였지만 치히로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치히로 : 있잖아, P?
P : 왜 그래?
치히로 : 사랑해. 당신을.
P : 나도 널 사랑해. 치히로.
그리고 진한 키스를 나누는 두 사람
P "......" 두근두근
서로의 심장 소리가 들릴때까지 꼭 끌어안고 키스를 나누었다.
치히로 "더... 츄 해줘..." 꼬옥
P "응"
치히로의 머리결을 쓸어 올리며 다시 한 번 치히로의 목덜미를 감고 진한 키스를 나누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조금 진정이 된 두 사람.
치히로 "......(너무 분위기를 탔을까...?)" 꼼지락
치히로 (당신이라니...! 츄~ 라니!) 화악
P "......"
P "저기 치히로"
치히로 "응? 왜 그래?"
아직 반말이 어색한 두 사람.
P "근데... 나 오빠 아니었나?"
>+2까지 릴레이로 한 번?
P : 하긴. 네 말이 맞아.
치히로 : 그럼 이제 다른 곳으로 가자. 우리 시간은 짧고 할 일은 많으니까.
P : 그럴까?
그렇게 P씨와 치히로 씨, 두 사람은 올해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고 한다
P "#$%@%^@#%!!!"
치히로 "#@%!#@$%^$@#!!!"
미오 "저 커플은 오늘도 싸우네. 이번에는 또 뭘로 싸우는거야?"
타케P "P씨가 센카와 씨한테 남자친구니까 드링 가격 좀 할인해달라고 요청했다가 센카와 씨가 사랑과 일은 분리해야 된다면서 칼같이 거절해 저러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미오 "저 두 사람, 휴가 끝나자마자 우리 사귄다고 동네방네 자랑하던게 엊그제 아냐?"
린 "맞지. 그런데 신기하게도 저 두 사람, 저렇게 싸우다가도 나중에 보면 귀신같이 화해하고 같이 붙어지낸다? 맨날 치고박고 싸우더라도 천생연분은 천생연분인가봐."
우즈키 "맞아요, 린쨩! 마마가 말씀하시길 커플은 싸우면서 사랑을 키워간다고 그랬어요!"
미오 "저 커플, 우리가 안 말려도 괜찮은거 맞지?"
우즈키 "괜찮아요, 미오쨩! 저 사람들은 서로가 없이는 죽고 못 사는 커플이니까요."
린 "저렇게 싸워도 좋으니까 나도 남자친구 한번 사귀고 싶은데... 프로듀서,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지?" 찡긋
타케P "크흠! 시부야 씨가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
마유 "내일이면 새해가 밝아오는데 P씨도 마유랑 같이 커플 안 하실래요오?"
마유P "히이이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