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 끝났다. 11월이라고는 하지만, 찬 공기가 폐 속 깊이 들어와 속부터 얼려버리는 기분이다. 오늘 하루도 별 의미없는 하루를 보낸 거 같다는 생각만 든다. …그러고보니 일주일 뒤가 퀴즈였지. 퀴즈 보기 전에 늦은 점심이나 먹을까…
학교 부지 근처에 일본인 집단 거주지가 있다, 우리 학교에서 부르는 별칭으로는 리틀 가부키초. 왜 그런지는 그렇고 그런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적어도 내가 알기론 그냥 밤 늦게까지 켜져있는 동네라고 그렇다고 들었다. 유흥가도 아닌데 밤 늦게까지 영업하는 가게가 있다는게 놀라운 일이지만...) 아무튼, 학생들 입장에선 밥값을 수호해주는 동네로 유명하다. 나도 그중 라멘집 하나를 단골로 삼고 자주 다니는 중이다. 가난한 사람 입장에서 5000원 라멘은 매력적이니까.
리오라는 여자는 얼굴도 얼굴이지만 몸매도, 어… 헐렁한 차림이라 그런지 가슴골이 그대로 보인다.
“어, 아까 낮에?”
“얼마전에 이사온다는 분이…”
서로 어색한 인사를 나눈다. 리오씨는 택배를 보고 어쩔줄 몰라 한다.
“택배… 택배… 혹시 거기다 그냥 놓고 가실수 있어요?”
네 하면서 일단 입구에 놓는다. 그나저나, 방안을 슥 보니 술병이 생각보다 많이 굴러다닌다. 술을 참 좋아하나보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우당탕 소리가 난다. 정리중인가… 하는데 리오씨가 지나가다가 현관 앞의 소주병을 밟더니, 그대로 주우욱 미끄러진다. …사람이 그렇게나 유연한건 처음봤다. 넘어져도 어째 다리를 쭈우욱 찢고 넘어질 줄이야. 것보다, 심각하게 허당인지 넘어지고 일어서는데 허우적댄다. ...슬랩스틱보는 거 같아서 피식 웃는다.
계속 보는 거보단 아무래도 돌아가는게 나을 거 같았다. 그 자리에 놓고 내 집으로 돌아왔다.
저 리오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 걸까…하고 생각한다. 그러고는 컴퓨터를 켜놓고 멍하게 있는다. …뭔가 놓친게 있는거 같… 아! 오늘 리버풀 챔스 조별리그 봐야지!
>> +4까지 주인공이 리오와 재회하는 장소(다이스 던져서 75와 가장 가까운 앵커 채택)
그 날 첫 인사를 하고, 나도 리오씨도 원래의 일상을 살아가느라, 서로 볼 시간이 없었다. ...솔직히 첫 인상에 허당 이미지가 박혀서 내가 잘 안 가까이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일주일 뒤, 퀴즈를 쳤고, 결과표를 받자마자 한강 가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같이 샘솟았다. 리틀 가부키의 튀김 이자카야에서 퀴즈 망친 복학생끼리 술을 거하게 마셨다. 평소였으면 술이 잘 안들어가는데, 오늘따라 잘 들어가는게 왠지 신기하다.
... 얼마나 마신거지... 평소 다니던 길이 전부 마경으로 변한 기분이다. 어찌어찌 기어서 자취방으로 돌아가는데, 누군가 나를 부른다. ...헛것인가...싶은 찰나,
"예끼, 술 왜 이리 마신겨! 빨리 정신좀 차려!"
...아 집주인 목소리다. 순식간에 태세전환을 한다.
"여어 총각, 잘 만났어. 좀 술 마신 상태에서 시키긴 미안한데..."
하고는 뒤의 광경을 보여준다. ...어라? 저거 리오 씨 아냐?
"옆집 처자가 술을 그렇게나 마시더니 여기서 뒹굴고 자고 있네. 입 돌아갈텐데... 쯧쯧쯧."
집주인이 혀를 찬다.
"아무라도, 저 처자, 자취방으로 올려야 겠구마이, 마스타키 있응께, 좀 도와주라잉."
하고는 리오 씨 한쪽 팔을 어깨에 매서 일으켜 세운다. 집주인 도와서 나머지 팔을 어꺠에 매서 일으켜 세운다. 분명 나도 취한 상태인데 뭔가 메스꺼운 냄새가 그대로 올라온다.
"어휴 술냄새, 얼마나 많이 마신겨..."
일단 집 앞까지 데리고 오는데 성공. 리오씨는 한참 흥얼거린다. 한국어인지... 일본어인지... 알수 없는 말. 집주인은 마스터 키를 찾아 꺼내서 리오 씨 자취방 문을 연다. 불을 켜자, 조금은 난잡한 상태의 여자의 자취방이 모습을 드러낸다. 집주인이 살짝 감탄한다. 들어보니까, 3년전에 살던 여자가 개판으로 하고 방을 뺀 적이 있다고 하는데, 그거에 비하면 엄청 양반이라고 한다.
"총각, 저 처자 좀 부축하고 있어. 이불 좀 찾아서 꺼낼게."
집 주인이 이불장을 열고 이불을 펴기 시작한다. 나도 취했으니 빨리 안정을 취해야 하는데(그래야 내일 수업 들으러 가야 하는데...)... 우욱 소리가 들린다. 자...잠깐! 그러나 내가 취한 상태라 대처는 늦었고, 참사는 벌어졌다.
"아유 이걸 어떻게 해... 총각은 빨리 집에가서 옷 갈아입혀. 내가 이 처자 오바이트 한거 처리할테니까."
...예상한대로 다음날 아침에 지끈지끈한 두통에 시달리는 채로 새 옷을 겨우 입고 학교에 간다. 리오 씨네 방은 아직도 조용하다. 출근을 한건지, 아니면 아직도 자는 건지 모르겠지만. 친구가 평소 입던 옷이 아닌 거 보고 물어본다. 어제 옷 위에다 토했다고 히니까 낄낄대고 웃는다. 한대 때릴까...?
공대 프로젝트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니 밤 9시다. 인방이나 보려고 트위치를 켜고 사이트를 뒤적거리고 있는데, 누군가 문을 두들긴다. 나가보니 옆집의 리오씨다.
"어제... 저때문에 고생하셨다고 집주인께 들었어요. 그래서 무언가 보답해드리고 싶은데..."
감사합니다하고 일단 받는다. 뭔가 얼떨떨한 기분이다. 리오씨는 싱끗 웃으면서 조용히 본인 자취방으로 들어간다.
커피랑 숙취음료를 왜 준 걸까... 리오씨가 돌아간 뒤 진지하게 계속 생각해보지만, 뭔가 아무것도 안 떠오른다. 인싸 친구에게 이게 그린라이트냐고 물었지만, 답변은 '니 주제에?' 라는 깔끔한 팩트리어트만 돌아왔을 뿐이다. 진짜 뭘까... 자기 전까지 계속 생각해보지만, 아무 결론도 내릴 수 없었다.
그렇게 그 선물이 나의 프로젝트로 잊혀지려 할 즈음에 리오 씨와 다시 마주칠 일이 생기게 됬다. 이번엔, 리틀 가부키 가는 길에 위치한 편의점에서.
"어? 여기서 뵙네요?"
리오가 화들짝 놀라더니 나를 보고 인사한다. 장바구니를 힐끗보니 술 안주랑 맥주가 한가득 들어있었다.
"술... 좋아하세요?"
은근 슬쩍 물어본다.
"어우, 많이 좋아하죠."
코가 삐뚤어지게 마시고 다닐 정도를 봤으니 말이다. 근데 저 양을 혼자서 다 마신다고? 다행히도(?) 친구가 놀러온다고 해서 산다는 모양이다.
"이사 온지 꽤 된 거 같은데 집들이를 이제 한다고요?"
"아, 회사 사정으로 그런 일이 있었거든요."
38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늦은 점심을 먹고 공부하러 학교에 가는데, 누군가와 부딪힌다
P "아고고고..."
??? "괜찮으세요?"
P "에... 괜찮습니다."
???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이 부딪힘이 인연이 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진 못했지만...
>> +4까지 765 아이돌 다이스로
88에서 가장 먼 값 채택
수업이 끝났다. 11월이라고는 하지만, 찬 공기가 폐 속 깊이 들어와 속부터 얼려버리는 기분이다. 오늘 하루도 별 의미없는 하루를 보낸 거 같다는 생각만 든다. …그러고보니 일주일 뒤가 퀴즈였지. 퀴즈 보기 전에 늦은 점심이나 먹을까…
학교 부지 근처에 일본인 집단 거주지가 있다, 우리 학교에서 부르는 별칭으로는 리틀 가부키초. 왜 그런지는 그렇고 그런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적어도 내가 알기론 그냥 밤 늦게까지 켜져있는 동네라고 그렇다고 들었다. 유흥가도 아닌데 밤 늦게까지 영업하는 가게가 있다는게 놀라운 일이지만...) 아무튼, 학생들 입장에선 밥값을 수호해주는 동네로 유명하다. 나도 그중 라멘집 하나를 단골로 삼고 자주 다니는 중이다. 가난한 사람 입장에서 5000원 라멘은 매력적이니까.
그렇게 가서 늘 먹던 매운 돈코츠에 밥 한 그릇 말아먹고 나오는 도중이었다.
금발의 몸매좋은 훤칠한 여자와 부딪힌다. 것도, 아주 갑작스레.
"아고고고..."
"괜찮으세요?"
"에... 괜찮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아뇨아뇨… 이쪽이 죄송합니다.”
생각보다 미인이었다. 리틀 가부키를 돌아다니면서 저런 사람 본 적이 있었나… 예쁜 사람이었으면 누구누구 유명하다고 막 대나무 숲 같은데 올라왔을 텐데, 복학생치곤 이곳저곳 많이 기웃거린 내가 모르면 이 동네 사람이 아닐 가능성이 높았다.
자취방에 들어온다. 오후 8시. 저녁은 어찌어찌 해결하고, 퀴즈 준비도 대충 했으니 이후부터는 놀면 된다. 간만에 앉아서 컴퓨터를 켜고 축구나 찾아보는데, 누군가 문을 두드린다.
“택배요!”
…? 택배?
뭔가 싶어 나가서 확인한다. …그럼 그렇지. 내 택배가 아니다. 방 주소가 내 주소로 되어있긴 한데, 이름은 처음 보는 이름이다. 모모세… 리오? ... 집주인에게 전화를 걸어보자.
“…어, 모모세 리오? 아 그 예쁜 처자 말하는 건가?”
“모모세 리오라는 사람 앞으로 택배가 왔는데 여기 사는 사람 맞아요?”
“아마 너 옆집에 살 걸? 이사온지 며칠 안 되서 서로 모를테니 인사나 나눠.”
“아아… 알겠습니다.”
집주인 양반, 설렁설렁 말하네… 일단 밖은 추우니 츄리닝이라도 걸쳐입고 택배 박스라도 건내주러 간다. 박스는 뭐가 들었는지, 부피가 큰 거치곤 무겁지 않았다.
박스를 들고 옆집에 간다. 안에 누군가가 잠시만요 외친다. 벌벌떨면서 조금 기다리니까, 누군가 나온다.
“택배가 잘못갔… 어?”
“어?”
아까 낮에 부딪힌 그 여자 아냐? 모모세 리오?
>> +4까지 다음 상황 전개
@에밀리는 유감스럽게도 지정범위 넘어서 실패
@이거도 17일 이후 주기적으로 연재가 가능합니다
잠시만, 잠시만 비주기로 연재하겠읍니다
“어, 아까 낮에?”
“얼마전에 이사온다는 분이…”
서로 어색한 인사를 나눈다. 리오씨는 택배를 보고 어쩔줄 몰라 한다.
“택배… 택배… 혹시 거기다 그냥 놓고 가실수 있어요?”
네 하면서 일단 입구에 놓는다. 그나저나, 방안을 슥 보니 술병이 생각보다 많이 굴러다닌다. 술을 참 좋아하나보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우당탕 소리가 난다. 정리중인가… 하는데 리오씨가 지나가다가 현관 앞의 소주병을 밟더니, 그대로 주우욱 미끄러진다. …사람이 그렇게나 유연한건 처음봤다. 넘어져도 어째 다리를 쭈우욱 찢고 넘어질 줄이야. 것보다, 심각하게 허당인지 넘어지고 일어서는데 허우적댄다. ...슬랩스틱보는 거 같아서 피식 웃는다.
계속 보는 거보단 아무래도 돌아가는게 나을 거 같았다. 그 자리에 놓고 내 집으로 돌아왔다.
저 리오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 걸까…하고 생각한다. 그러고는 컴퓨터를 켜놓고 멍하게 있는다. …뭔가 놓친게 있는거 같… 아! 오늘 리버풀 챔스 조별리그 봐야지!
>> +4까지 주인공이 리오와 재회하는 장소(다이스 던져서 75와 가장 가까운 앵커 채택)
일주일 뒤, 퀴즈를 쳤고, 결과표를 받자마자 한강 가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같이 샘솟았다. 리틀 가부키의 튀김 이자카야에서 퀴즈 망친 복학생끼리 술을 거하게 마셨다. 평소였으면 술이 잘 안들어가는데, 오늘따라 잘 들어가는게 왠지 신기하다.
... 얼마나 마신거지... 평소 다니던 길이 전부 마경으로 변한 기분이다. 어찌어찌 기어서 자취방으로 돌아가는데, 누군가 나를 부른다. ...헛것인가...싶은 찰나,
"예끼, 술 왜 이리 마신겨! 빨리 정신좀 차려!"
...아 집주인 목소리다. 순식간에 태세전환을 한다.
"여어 총각, 잘 만났어. 좀 술 마신 상태에서 시키긴 미안한데..."
하고는 뒤의 광경을 보여준다. ...어라? 저거 리오 씨 아냐?
"옆집 처자가 술을 그렇게나 마시더니 여기서 뒹굴고 자고 있네. 입 돌아갈텐데... 쯧쯧쯧."
집주인이 혀를 찬다.
"아무라도, 저 처자, 자취방으로 올려야 겠구마이, 마스타키 있응께, 좀 도와주라잉."
하고는 리오 씨 한쪽 팔을 어깨에 매서 일으켜 세운다. 집주인 도와서 나머지 팔을 어꺠에 매서 일으켜 세운다. 분명 나도 취한 상태인데 뭔가 메스꺼운 냄새가 그대로 올라온다.
"어휴 술냄새, 얼마나 많이 마신겨..."
일단 집 앞까지 데리고 오는데 성공. 리오씨는 한참 흥얼거린다. 한국어인지... 일본어인지... 알수 없는 말. 집주인은 마스터 키를 찾아 꺼내서 리오 씨 자취방 문을 연다. 불을 켜자, 조금은 난잡한 상태의 여자의 자취방이 모습을 드러낸다. 집주인이 살짝 감탄한다. 들어보니까, 3년전에 살던 여자가 개판으로 하고 방을 뺀 적이 있다고 하는데, 그거에 비하면 엄청 양반이라고 한다.
"총각, 저 처자 좀 부축하고 있어. 이불 좀 찾아서 꺼낼게."
집 주인이 이불장을 열고 이불을 펴기 시작한다. 나도 취했으니 빨리 안정을 취해야 하는데(그래야 내일 수업 들으러 가야 하는데...)... 우욱 소리가 들린다. 자...잠깐! 그러나 내가 취한 상태라 대처는 늦었고, 참사는 벌어졌다.
"아유 이걸 어떻게 해... 총각은 빨리 집에가서 옷 갈아입혀. 내가 이 처자 오바이트 한거 처리할테니까."
집주인이 리오씨를 부축하고 화장실로 데려간다. 내 옷은... 어우 쒯. 내일 뭐 입고가냐...
...예상한대로 다음날 아침에 지끈지끈한 두통에 시달리는 채로 새 옷을 겨우 입고 학교에 간다. 리오 씨네 방은 아직도 조용하다. 출근을 한건지, 아니면 아직도 자는 건지 모르겠지만. 친구가 평소 입던 옷이 아닌 거 보고 물어본다. 어제 옷 위에다 토했다고 히니까 낄낄대고 웃는다. 한대 때릴까...?
공대 프로젝트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니 밤 9시다. 인방이나 보려고 트위치를 켜고 사이트를 뒤적거리고 있는데, 누군가 문을 두들긴다. 나가보니 옆집의 리오씨다.
"어제... 저때문에 고생하셨다고 집주인께 들었어요. 그래서 무언가 보답해드리고 싶은데..."
>>+4까지 리오가 해줄 보답(다이스를 던져서 32와 가장 멀리 떨어진 값의 앵커 채택)
"집주인이 그쪽이 커피를 좋아한다길래 어제 일에 대한 사죄 겸 보답으로 준비했어요."
감사합니다하고 일단 받는다. 뭔가 얼떨떨한 기분이다. 리오씨는 싱끗 웃으면서 조용히 본인 자취방으로 들어간다.
커피랑 숙취음료를 왜 준 걸까... 리오씨가 돌아간 뒤 진지하게 계속 생각해보지만, 뭔가 아무것도 안 떠오른다. 인싸 친구에게 이게 그린라이트냐고 물었지만, 답변은 '니 주제에?' 라는 깔끔한 팩트리어트만 돌아왔을 뿐이다. 진짜 뭘까... 자기 전까지 계속 생각해보지만, 아무 결론도 내릴 수 없었다.
그렇게 그 선물이 나의 프로젝트로 잊혀지려 할 즈음에 리오 씨와 다시 마주칠 일이 생기게 됬다. 이번엔, 리틀 가부키 가는 길에 위치한 편의점에서.
"어? 여기서 뵙네요?"
리오가 화들짝 놀라더니 나를 보고 인사한다. 장바구니를 힐끗보니 술 안주랑 맥주가 한가득 들어있었다.
"술... 좋아하세요?"
은근 슬쩍 물어본다.
"어우, 많이 좋아하죠."
코가 삐뚤어지게 마시고 다닐 정도를 봤으니 말이다. 근데 저 양을 혼자서 다 마신다고? 다행히도(?) 친구가 놀러온다고 해서 산다는 모양이다.
"이사 온지 꽤 된 거 같은데 집들이를 이제 한다고요?"
"아, 회사 사정으로 그런 일이 있었거든요."
직장인이었어...? 학생인 줄 알았는데 뭔가 대화가 흥미로워진다.
>> +4까지 둘이서 할 이야기
대답을 못하는 리오.
저는 치즈토스트에 블랙커피
"그런... 가요...?"
"제가 군대 갔다와서 좀 있으면 반 오십이긴 한데... 대학교 2학년이신줄 알았죠."
"아... 그런가요?"
리오 씨는 내가 학생일줄 알았다는 말에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한국에선 어려보인다고 하면 특별한 콤플렉스가 없는 이상 좋아하는 말이긴 하지만... 리오 씨는 한국 사람이 아니지. 그쪽은 뭔가 다를 수 있으니...
"그나저나 어제 출근하시는거 보니까 멀쩡하게 다니시던데, 진짜 초면에 죄송하지만, 혹시 해장 어떻게 하시는 지 여쭤봐도 되나요?"
리오가 그건 갑자기 왜 묻는 거냐고 물어본다. 이 학교가 원체 같이 밥 먹으면 저녁에 기본 소주 4병은 꽂는 동네라서 그렇다고 하니까, 뭔가 불쌍한 눈으로 처다본다. 뭔가 이해를 한 표정. 이런건 이해하지 말라고!
"음... 전 숙취 음료 3병 마시는 사람이라 잘 모르겠네요..."
그게... 된다고...? 리오 씨가 갑자기 당황한다. 그렇지만 너무 말도 안되는 건 사실이긴 하다. 물론 내가 치즈토스트에 블랙커피로 해장한다는 말에 내가 보인 것과 똑같은 반응을 보이긴 했다.
"그나저나, 저는 그쪽 이름도 모르는데 숙취 방법 먼저 알려주다니, 재밌으시네요?"
...아. 관심이 없으신거 같아서... 이름을 알려준다. 김명훈.
"명훈 씨였구나..."
리오 씨가 우마이봉 하나 까서 먹는다.
"명훈 씨는 이 근처 학교에 다니는 학생인 거고요?"
"네. 공대생이에요."
"공대... 기계 고칠때 불러도 되겠어요..."
리오 씨가 감탄하면서 말한다.
"그나저나, 저번에 주신 숙취 음료, 꽤 효과 있는 음료였는데, 이거 한 캔에 술 먹은게 다 날아가더군요."
"그래요? 근데 너무 마시면 효과가 없더라고요..."
그걸 많이 마시니까 그렇죠... 근데 그걸 많이 마신다면 대체 무슨 직장인지 감이 안잡힌다.
"근데 리오 씨가 그걸 많이 마셔서 3캔 아니면 효과 없다고 할 정도면, 대체 무슨 일을 하는건지 궁금해졌어요."
리오가 갑자기 말을 못한다. ...표정봐선 질문을 잘못 꺼냈나 싶다.
"그건 나중에 알기로 하고... 한국에는 어쩌다 오신 거에요?"
리오의 대답은...
>> +4까지 리오의 대답(다이스 던져서 94에 가장 가까운 값의 앵커 채택)
연중 주의보 발령
리오 씨는 말을 못 잇는다. 뭔가 사정이 있는 모양인거 같아서 더 이상 안 묻기로 했다.
“그나저나… 저희 집에서 술 한잔 하실래요?”
연애도 안하는 사이인데, 갑자기 너무 훅 들어오시는데?
“오늘은 왠지 코가 삐뚤어지게 마시고 싶어요…”
뭔가 따라가줘야 할 거 같은 기분이다.
“그럼 장 본거 집에다 놓고 가도록 하죠.”
잠시 리오 씨가 방 정리하러 간다고 들어간 사이, 난 장 본 걸 냉장고에 넣으러 내 자취방에 들어간다. 냉장고를 열고 몬스터 5캔 넣고… 냉장 즉석식품 넣고… 안주 넣고… 문을 닫는데 치킨집 전화번호가 눈에 들어온다. 치킨을… 배달시킬까…?
“명훈 씨, 건너오면 되요.”
리오 씨가 부른다.
>> +4까지 다이스 던지고 다음 할 대화 쓰기
(80에서 먼 순서대로 2개 채택, 치킨 시킬지 유무는 3번째로 먼 다이스의 값이 홀수면 시키는 걸로)
무언가를 하다보면 즐거울때도 있지만
가끔 즐거움을 잃는 순간도 있습니다
이 순간을 넘기면 애증의 영역에 들어선다고들 말하던데,
어째서인지 여건도, 현실도 그 애증의 영역에 못 들어가게 막아섭니다
이미 한 건 그렇다 치더라도, 앞으로 조금 더 하면 무언가 장밋빛 미래가 기대된다고요?
그런 희망 고문에 시달린지 2년이 넘어갑니다
이제는 그런 고문을 당하고 싶지 않습니다
창댓판으로 돌아올 수 있을 지는 지금 상황에선 안보입니다만
지금으로선, 그만두고 싶다는 말 이외엔 드릴 말이 없습니다
크리스마스입니다
집안은 뒤숭숭하고
여친은 없고
그렇다고 게임에서라도 여자친구랑 보내고 싶은데 아직도 안나오고
…
크리스마스 잘 보내세요
그리고 그동안 망작가의 히스테리 받아주신 거에 대해 감사했습니다
앞으론 창댓판의 갓작가의 가호를 받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