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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보고 싶어 프로듀서...”
댓글: 1061 / 조회: 7401 / 추천: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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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19, 2019 00:46에 작성됨.
링크에서 보실 수 있듯 츠무기: “똑바로 서요 프로듀서.”의 리메이크? 리부트? 입니다.
여러 사람들이 창댓 재가동/재시작 요청을 보내주셔서 이런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게 공식입니다!(?)
그럼, 시작해보죠.
진행중
댓글: 1061 / 조회: 7401 / 추천: 8
일반 프로듀서
링크에서 보실 수 있듯 츠무기: “똑바로 서요 프로듀서.”의 리메이크? 리부트? 입니다.
여러 사람들이 창댓 재가동/재시작 요청을 보내주셔서 이런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게 공식입니다!(?)
그럼, 시작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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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가 뭔가 생각났는지 손뼉을 친다.
...뭔가 불길한 느낌이 드는데.
“프로듀서, 옷가게 갈래? 누나들이 옷 사 줄게!”
“...네?”
“확실히, 스타일을 바꾸면 괜찮아질지도...”
카오리가 옆에서 거든다.
“아니, 그런데 애초에 평소엔 학교에서 바빠서 코디해준 대로 차려입지도 못할 건데?”
“그래도 가끔 나갈 때는 제대로 입고 가야 하지 않겠어?”
코노미가 지적해온다.
흠......그것도 그런가.
“지금 이 차림으로는 여자들에게 인기는 어림도 없을텐데?”
“...주위에 여자가 있어야 여자들한테 인기가 있던가 말던가 하지...”
한 방 먹었는지 뒤로 물러나는 코노미.
...이거 자폭기야...
내가 더 아파...
“그, 그래도! 일단 우리들이 있고-”
“얼른 가자!”
“OK!”
“자, 잠깐, 갈 거니까 팔 끌고 나가지 말고!”
...텐션이 저 정도면 진정시키기는 글렀네...
——————————————————
+4까지 옷가게에서 일어날 일 자유앵커
"공대생의 남방"을 얻었다!
아니 신ㅂ...
점원: 네 넷!! 이건어떠세요?(p에게 어울리는옷)
레이카가 갖다준 옷은 맥스웰 방정식이 적혀있다
후카, 코노미 " "(아 이건 좀)
리오 "이건 어때?"
리오가 갖다준 건 검은색 쫄쫄이 보디수트
카오리, 후카, 코노미 " "(이쯤되면 대략 멍해진다)
아무것도 들고있지 않잖아?
레이카: 착한 사람 눈에만 보이는 옷!
그걸 믿으라고?
코노미: 진짜 안보여?
리오: 엣? 정말?
코노미: 안나랑 꼐임을 해서...?
후카: 히익!
아니!!!!! 음. 그럼 저 옷 색깔이 뭔데?
코노미: 빨강
리오: 초록
후카: 검정
레이카: 뿌뿌~
코노미: 그.. 그래 맞아! 저게 검빨강 초록색이야! 한번 입어봐
뭐 소리야?
레이카: 나쁜 물리듀서를 제압해라~
나 만능이라며!
레이카: 저는 억능!
꼼짝없이 자리에 선 채, 아이돌들의 기대 가득한 눈빛을 받으며 점원이 추천하는 옷을 가지고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다들 눈을 빛내고 있고, 또 좋은 의도로 이런다는 걸 아니 싫은 소리를 할 수도 없고...
...사실 나도 서서히 제대로 된 외출복의 필요성을 자각하기 시작하고 있다.
마침 저기 점원 분이 옷 하나를 들고 오고 있는데...
‘옷가게 점원’에게서 아이템을 받았다!
‘프로듀서’는 무엇을 얻었을까?
...
축하한다!
‘프로듀서‘는 ‘공대생의 체크무늬 남방’을 얻었다!
이런 신ㅂ-
“그거 말고요!”
아니나다를까, 옆에서 아이돌들의 항의가 들려온다.
“아, 알겠습니다!”
“아니에요, 저희가 골라볼게요.”
점원이 어떻게든 만회해보려는 걸 코노미가 단칼에 잘라버린다.
“아, 네...”
“이거!”
레이카...
맥스웰방정식이 적혀있는 검은 티셔츠.
“...그건 좀 아니지 않니?”
“아, 이건 좀...”
후카랑 코노미가 옆에서 태클을 건다.
“물리듀서 씨 생각을 들어봐야죠~”
맞는 말이긴 해, 레이카.
“프로듀서 씨는 어때요?”
카오리가 옆에서 대신 물어온다.
사실 외출복으로는 어떨지 잘 모르겠다.
어차피 셔츠 안에 입어서 잘 안 보일 거 같고...
그런데,
“이거 나한테 있는데?”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 자리에 굳어버린 아이돌들.
“어? 혹시 MIT에서 구하신 건가요?”
...그러긴 했는데...
...레이카 넌 그걸 어떻게 아니?
“이건 어때?”
리오...
꼭 검정색 쫄쫄이 보디슈트를 가져와야 했니?
“기각.”
다들 한 마음 한 뜻으로 외친다.
“왜!?”
“찾았다! 이거에요 이거!”
...레이카?
아무것도 안 들고 있는데?
“착한 사람 눈에만 보이는 옷!”
...동화에 나오는 그거?
“그걸 믿으라고?”
“어라, 진짜로 안 보이는 거야 프로듀서?”
코노미는 또 왜 그래...
“에? 정말?”
“혹시 안나랑 꼐임을 해서...”
“히, 히익!”
...다들 자기들끼리 잘 논다...
“...그래서 무슨 색인데?”
“검정!”
“빨강.”
“초록?”
“뿌뿌~”
...그건 또 뭔데.
아니, 그것보다도 다 다르잖아?
“그......그래, 맞아! 검정 빨강 초록색이야!”
코노미......무슨 크리스마스 트리야?
“프, 프로듀서도 한 번 입어봐!”
“뭐!?”
“나쁜 물리듀서를 제압해라~”
“만능이라며! 뭐든 할 수 있다며!”
“전 억능!”
.
.
.
다행히도 지나가던 점원에게 구해졌다.
고맙다고, 민폐를 끼쳐 죄송하다고 몇 번씩 고개숙여 이야기한 끝에, 다행히도 쫓겨나지는 않을 수 있었다.
...그래봤자 어느새 극장으로 가야 할 시간이 다 되었다는 건 똑같았지만.
미안해, 다음에 올 때 사 줄게, 라고 계속 이야기해오는 성인조들.
됐어요.
차라리 미키나 메구미한테 부탁하는 게 나을 거 같아...
———————————————————
+1은 극장으로 가는 길에,
+2~4는 극장에 도착해서 일어날 일 자유앵커
코토하 "어른이 여러분? 왜 여기 있는 거죠?"(이 꽉 물고)
그리고 어른조는 코토하에게 끌려감
코토리 "프로듀서씨 노래 실력을 보기 위해 765 아이돌들이 이렇게 한자리에 모두 모였답니다? 프로듀서씨를 위해 힘찬 응원의 함성 시~작!"
연습실에 울려퍼지는 아이돌들의 환호 소리
젠장. 이렇게 된 이상 부를 수 밖에 없잖아! 뭐 부르지...
미사키 "프로듀서님을 위해 바다 건너 한국에서 가장 최신형으로 공수해온 거랍니다? 웬만한 노래는 다 있을 거에요."
노래 목록을 뒤져보니까 트X이스는 없는데 음악대장이 있네. 뭐지 이 동네.
아무튼 부를 노래는 골랐다. 대한민국 남성의 대표적인 노래방 18번 곡. 더크로스의 'Don't Cry'.
P의 보컬 실력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1 - 25 음악대장
26 - 50 음악대장
51 - 75 음악대장
76 - 100 음악대장
노래가 끝났는데 애들이 환호도 없고 야유도 없고 무언가 충격적인걸 봤는지 그냥 침묵 상태다. 심지어 안나도 P의 노래 실력을 처음 봤는지 똑같이 일시정지 상태다. 뭐지. 이 광경. 이럼 나까지 어색해지잖아.
그런데 갑자기 치하야랑 시즈카가 자리에서 일어나 P 앞으로 뛰어들어와서 무릎을 꿇는다.
치하야 "프로듀서! 제발 저희한테 프로듀서의 노래 실력을 전수해주세요!"
시즈카 "가르쳐주실 수 없다면 피처링, 이, 이게 아니라! 이 자리에서 치하야 선배님이랑 저랑 셋이서 노래 한 곡 만이라도..."
예?!
음정, 음색, 기교 등 보컬과 관련된 P의 모든 것을 칭찬, 찬양하는 치하야와 시즈카.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일시정지 상태에서 깨어난 나머지 애들도 P한테 노래를 가르쳐달라고 조른다.
사실 노래를 못 부르냐 하면 그건 아닌데 또 메탈 특유의 그 창법이 어렵읍읍
그러면서 옷가게 문을 열고 길에 나선-
어?
“어른이 여러분?”
...코토하?
코토하가 이를 꽉 문 채 분노에 가득찬 웃음을 짓고 있다.
“왜 다들 여기 있는거죠?”
“아.”
“그, 그러니까, 코토하쨩, 이건-”
“에잇!”
레이카가 갑자기 그 자리에서 뛰어오른다.
그러고는-
“어딜!”
코토하에게서 뿜어져나온 검붉은 기운에 묶여, 그대로 다시 땅으로 떨어진다.
...뭐야, 저거, 무서워...
마이티 세일러즈니 데스트루도니 하는 건, 그냥 극에서 맡은 컨셉이랑 배역같은 거 아니었어?
“...레이카 씨?”
“...”
“알아서 데려가주실 수 있죠?”
싸늘하게 가라앉은 대기를 감싸는 정적.
“...부탁할게요?”
하고, 싱긋 웃어보이는 코토하.
“...그럼, 다들 극장으로 출발~”
천하의 그 레이카가 겁을 먹을 줄이야...
“...세상은 참 넓은 곳이구나.”
범접할 수 없는 포스를 내뿜으며 서 있던 데스트루도의 총수는, 레이카를 선두로 성인조가 저 멀리 사라져가는 걸 확인하자마자,
“...프로듀서 씨.”
“응?”
“보고 싶었어요...”
내 품에 폭 안겨서는 그냥 행복한 코토하로 돌아온다.
...그런데 호텔에서 나간 지 다섯 시간도 안 된 거 같은데...
아무렴 뭐 어때, 좋은 게 좋은 거지 뭐.
“코토하, 이제 우리도 다시 극장으로 가 봐야겠지?”
“아, 네! 그럼...”
다행히도 투정부리진 않고 나를 놓아준다.
—————————————————————
+2까지 극장으로 가는 길에 코토하와 대화 내용/행동
+3은 극장에서 노래 부르기 전까지 일어날 일
P "왜? 코토하."
코토하 "이제부터... '오빠'라고 불러도 괜찮을까요?"
P "?"
코토하 "아, 아, 아니에요! 그냥 농담삼아 해본 말이었어요! 방금 그건 못 들은걸로 해주세요! 다른 사람들이면 몰라도 프로듀서한테 저같은 사람까지 격식을 안 차리면 그건 좀... 그렇겠죠!"
P "아냐. 난 괜찮아. '프로듀서'라 부르든 '오빠'라 부르든 내 입장에서 좀 기분 나쁜 별명만 아니면 너희들이 어떻게 불러도 상관이 없는데, 난."
코토하 "...정, 정말 괜찮으세요?"
P "괜찮다니까."
코토하 "그, 그렇죠. 프로듀서 말이 맞는거겠죠. 그, 그럼... 오, 오빠."
P "왜? 코토하."
P의 대답을 들은 코토하의 얼굴이 한결 밝아진다.
그리고 P 품에 뛰어드는 코토하.
코토하 "...다행이다. 언젠가 한 번은 프로듀서를 '오빠'라고 불러보고 싶었어요. 고마워요. 오빠."
어제 코토하를 처음 본 이후로 코토하가 가장 밝은 모습을 보니 P의 기분도 한결 좋아진다. 그런데...
코토하 "오빠. 언젠가 한번 오빠 집에 놀러가도 돼?"
P "예?"
P : ????
"응?"
"이제, 이렇게 같이 있을 수 있는 시간도 조금 있으면 끝이네요..."
어차피 시간 나면 간간히 극장도 계속 방문하고 할 건데.
그래도 코토하에겐 이런 시간 하나하나가 정말 소중하겠지.
앞으로는 다들 제대로 신경 써줘야겠다, 하고 생각해 본다.
"프로듀서?"
"응, 코토하?"
"...오빠라고 불러도 괜찮을까요?"
코토하도?
...상관은 없긴 한데...
"노, 농담이었어요! 방금 그건 못 들은 걸로 해 주세요. 프로듀서한테 저까지 격식을 안 차리면 좀 그렇겠죠..."
실언을 했다는 듯이 손사래를 친다.
처음부터 거절할 걸 알고 있었다는 듯한 말.
하지만 표정을 완벽하게 숨길 수는 없었는지, 약간 아쉬워하는 기색이 보인다.
"상관없는데?"
살짝 놀란 듯이, 눈을 조금 더 크게 뜨는 코토하.
"네?"
"내 입장에서 기분나쁜 별명만 아니면, 너희들이 날 어떻게 부르든 상관은 없어."
"저, 정말요?"
"정말. 너도 어제 미키 봤지?"
...솔직히 이야기하면 걔는 내가 싫다 해도 그렇게 부를 거 같긴 하지만.
그래도, '허니'가 OK면 '오빠' 정도는 당연히 괜찮다고 생각되지 않을까?
"그, 그럼..."
아무리 그래도 살짝 부끄러운 건가, 얼굴을 붉히는 코토하.
"...오빠?"
...그 상태로 올려다보면서 날 부르니 파괴력이 몇 배로 뛰는 것 같다.
"왜, 코토하?"
얼굴이 눈에 띄게 환해지더니, 그대로 다시 내 품 속으로 뛰어들고는 두 팔을 단단히 감아온다.
지금까지 본 모습들 중에 가장 밝은 코토하를 보는 거 같아,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다행이다.......언젠가는 프로듀서를 단 한 번이라도 '오빠'라고 불러보고 싶었어요. 고마워요, 오빠."
코토하와 좀 더 가까워진 거 같은 기분을 느끼며, 손을 맞잡은 채 극장으로 걷기 시작한다.
"오빠, 언젠가 한 번 오빠 집에 놀러가도 돼?"
"응? 방학 되면 생각해볼게."
"정말? 꼭 데려가줘야 해?"
...평소보다 많이 풀어진 거 같은데.
뭐, 이런 것도 나쁘지는 않지.
극장 안에서는 자중해줬으면 좋을 거 같기도 하지만.
극장 로비를 열고 들어가자마자 맨 처음 보이는 건 이 쪽으로 뛰어오는 안나였다.
"오빠......어?"
그리고는, 코토하의 옷자락을 잡고 있는 힘껏 끌어당기고 있다.
"오빠한테서......떨어져..."
"자, 잠깐만, 안나? 어제는 둘이서 잘 어울리더니-"
"오빠는......안나 꺼야..."
...코토하, 어제 안나랑 이야기 된 거 아니었어?
"안나 쨩, 어제 다 같이 모여서 이야기하고 약속했잖아? 아무리 정실이라도, 첩들이랑도 사이좋게 지내야 하지 않겠어?"
...어?
잠깐, 그러고 보니...
"싸우지 말고, 안나. 어제 다 같이 모였을 때 이야기했잖아?"
일단은 안나부터 진정시키고...
"그런데, 내가 너희들을 전부 받아주겠다고 이야기하긴 했는데......법적으로는 어떻게 되는 거야?"
생계는 이오리가 그렇게 자신있어 하길래 딱히 생각해보지는 않았는데, 법적으로는 어떻게 되는 거지?
애초에 여기도 내 세상이랑 차이는 없을 거 같은데.
"아, 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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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까지 자유앵커
미사키 "거기에 프로듀서씨는 이세계의 존재라 저희 세계에서 혼인 신고를 할 수조차 없을 거에요. 이쪽 세계의 한국에도 프로듀서씨의 주민 등록이 되어있다면 모를까."
코토하 "그리고 오빠와의 관계는 결혼보다는... 좀 더 자유로운 연인 관계가 더 좋은 것... 같기도 하고..."
코토하가 가장 먼저 대답을 한다.
"그리고, 프로듀서 씨는 이세계의 존재니까 혼인 신고가 안 되지 않을까요?"
"...미사키 씨는 언제 오셨어요?"
"당연히 프로듀서 씨가 노래를 하신다 그래서 모시러 왔죠!"
"...아니에요? 이건 그, 그래, 레이카가 멋대로 전화한 거니까-"
"...안 되나요?"
"..."
.
.
.
결국 그렇게 코토하, 안나랑 미사키 씨에게 잡혀서는 꼼짝없이 연습실로 끌려간다.
중간에 이야기를 계속 들어보니 이오리, 세리카, 카오리, 유키호 등등이 다방면으로 노력 중이라는데...
...프로듀서로서는 그 노력을 아이돌로서 더 성장하는데 쏟는 게 더 나을 것 같은데 말이지.
"프로듀서님을 위해 바다 건너 한국에서 가장 최신형으로 공수해온 거랍니다? 웬만한 노래는 다 있을 거에요?"
아니...
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건지...
"...다들 레슨하다가 이거 보러 모인 거에요?"
전원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내 앞에 둘러앉아있는 아이돌들.
아니, 전원은 아니지.
저기 저, 그래, 연습 빼먹고 날 미행하다 걸린 성인조들.
물론 탈주한 성인조들을 다시 잡기 위해 나온 코토하도 트레이닝복 차림이 아닌 건 마찬가지지만...
"프로듀서씨 노래 실력을 보기 위해 765 아이돌들이 이렇게 한자리에 모두 모였답니다? 프로듀서씨를 위해 힘찬 응원의 함성 시~작!"
...코토리 씨, 저 끝나면 다음엔 무조건 코토리 씨 차례-
생각해보니 코토리 씨도 전에 아이돌 했었지.
노래도 꽤 잘 불렀고...
...답이 없다.
그리고, 저렇게 다들 함성을 질러대니, 부르지 않겠다고 잡아떼면 대체 어떻게 태세전환을 할 지 모르겠다.
어쩔 수 없지.
부를 수 밖에 없잖아.
그것보다도...
"...소라 씨는 그렇다 쳐도, 트레이너 분들은 왜 여기 계신 거에요!?"
골때리네.
난 일반인이야.
노래하고는 전혀 연관 없는 물리학을 공부하며 살 사람이라고.
그런데 왜 이런 귀하신 몸들이 그냥 지나가는 일반인 A의 노래를 듣고 평가하기 위해 모인 걸까요?
골목에서 애들끼리 공 차는 걸 바르셀로나 스카우터들이 평가하고 있는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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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까지 트레이너들이 프로듀서에게 할 말
그 뒤부터는,
1. 그나마 아는 몇 안 되는 발라드
2. 아무리 그래도 노래방에서 락은......한국어는 잘 모를 거 같으니, 팝송을 불러보자
3. 난 내가 부르고 싶은 거 부른다
먼저 2표
각각 투표를 하면서 뭘 부를지 노래를 적어주세요.
트레이너 앵커 쓰신 분들도 참여 가능합니다
3, 더크로스 - Don't Cry
@그냥 불러! 뭘 부르든 아이돌들은 눈물을 흘릴텐데. 음악대장이잖아?!
@눈의꽃
...굳이 나를 모르모트로 써야 하는 이유가 있긴 한가 싶지만...
"뭐 잘 부르신다면 가수도 생각해보실 수 있겠죠?"
아니.
난 평범하게 대학생활을 할 건데.
...아니, 진로를 취직이 아닌 다른 걸로 잡은 시점에서 이미 평범하지는 않은가.
아무튼.
흠, 일단 노래 목록을 보면 대충 이 세계에는 어떤 아티스트들이 있는지 알 수 있겠지.
내 세계랑 완전히 똑같을까?
하지만, 너무 시간을 끄는 건 좋지 않으므로, 일단은 노래를 부르고 나서 아이돌들한테 물어보던가 기계를 좀 더 살펴보던가 하자.
대한민국 남자들의 대부분은 알고 있는 더크로스의 Don't Cry.
...이게 내가 될까?
그래도 음정 박자는 다 외우고 있긴 한데...
음...
일단 재생을 하고 생각하자.
전주가 흘러나오는 걸 들으며, 타이밍을 잡으려 노력하면서 호흡을 가다듬는다.
.
.
.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생각보단 잘 된 거 같다.
마지막에서는 힘에 부쳐 음정이 나갈 줄 알았는데, 딱히 그런 거 같지도 않고...
컨디션이 좋았나 보네.
나름 괜찮았던 운에 감사하며, 본격적으로 주변을 살피기 시작한다.
...반응이 없네.
왜 다들 일시정지 상태야.
이러면 나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잖아.
어, 음...
...노래 끝났어요?
그 순간, 치하야가 그 자리에서 일어나 내게 달려온다.
"프로듀서!"
무슨 상황이지, 이건.
"...응?"
"제발 저희에게 프로듀서의 노래 실력을 전수해주세요!"
...어?
"...나?"
Me?
"가르쳐주실 수 없다면 피처링, 아니, 이 자리에서 저랑 치하야 선배랑 노래를 단 한 곡이라도..."
...시즈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아이돌들도 일시정지 상태에서 풀려나서는 날 에워싼다.
아니, 잠깐 진정 좀 해 봐.
왜 나야?
나 말고 노래 잘 부르는 사람을 찾아가-
잠깐, 카나, 옷 잡아당기지 말고-
팔 잡아당기지 마, 시호! 아프다고!
알겠어, 알겠으니까, 일단 좀 놔 줘...
.
.
.
역시 일반인의 밑천은 아이돌의 그것하고는 너무 차이가 많이 나지.
몇 곡 지나지 않아, 목이 나갈 것 같은 위험신호가 온다.
...살려줘...
나 이대로 가면 얼마 못 버텨...
"자, 잠깐, 지금 잘못하면 목 나갈 거 같아..."
이미 목소리가 조금씩 갈라지고 있는 게 수상하지만...
그제서야 진정했는지 조용해지는 아이돌들.
미나코가 바닥에서 새 물병 하나를 가지고 온다.
좀 살 거 같네...
아직도 뭐가 어떻게 된 상황인지 전혀 감이 오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다들 지금 점심 먹을 시간이라 그랬었나..."
"...아."
기다렸다는 듯이, 누군가의 배꼽시계가 울린다.
...내 껀 아니네.
"...그래서, 이제 다들 진정했어?"
대답이 없는 가운데, 아유무랑 로코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게 보인다.
"...이런 말을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트레이너 분들이 볼 때는 어떠셨나요?"
무슨 말을 해 줘도 상관없으니, 일단 좀 말을 삼가고 가만히 듣고 있도록 하자.
-----------------------------------------------
+1~2까지는 트레이너들의 객관적인 평가
+3~4까지는 그 뒤에 아이돌들과 할 이야기/일어날 일
트레이너B "복식 호흡으로 발성을 끌어올려서 아이돌 데뷔하죠?"
P "네?"
혹시 기타를 치면서 노래 가능한가요? 제 2의 줄리아 나올거 같은데?
시즈카 "치하야 선배 말이 맞아요. 저는 '765에서 치하야 선배랑 동급, 혹은 그 이상의 가창력을 가진 사람을 만나기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바로 그 사람을 프로듀서로 만나게 될 줄은 몰랐어요. 프로듀서, 부탁드려요. 매일 와달라는건 바라지도 않으니까 극장에 올 수 있을 때마다 저희들을 가르쳐주세요."
P "아, 아니! 난 평범한 물리학과 학생이지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는 교수가 아니야. 너희들을 가르칠 수 있는 실력도, 능력도 안되고 트레이너 분들 말씀대로 내 스스로도 보컬 실력을 좀 더 갈고 닦아야하는데.
트레이너 A "사실 프로듀서씨 실력이면 애들 가르쳐도 문제가 없긴 한데... 정 가르치는 방법을 모르겠다면 다음에 오실 때 트레이너로서의 노하우를 좀 알려드릴까요?"
트레이너 B "애들이 이렇게 간절히 부탁하는데... 다르게 생각해보면 프로듀서씨가 직접 아이돌을 가르치는 것도 재밌는 일이지 않겠어요?"
52인 "제발요!"
아이고. 트레이너 분들까지 저렇게 말씀하시니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럼 그렇지.
고등학교 들어가기 직전까지 비염으로 계속 고생해대던 나였으니까.
“그런데 그건 일반인이라면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고, 훈련을 통해 충분히 더 나아질 수 있어요.”
그런데, 훈련을 받을 시간도 돈도 없어요 저.
애초에 자연대생의 종특인 과제에 시달림 + 불규칙적 생활패턴 때문에 시간이 지나며 퇴화하지 않을까 걱정해야 하는 판인데.
“그런데 음정 잘 잡으시고, 특히 성량 타고나신 거 보면 조금만 배우시면 금방 잘 하시겠는데요?”
일반인들 중에는 그럴 수도 있겠지.
아이돌 기준이라면 미달이겠지만-
“잘 하면 치하야 라이벌 생기겠는데?”
...네?
“그러고 보니 동아리에서 기타 치신다 그러셨죠?”
처음 기타를 잡아본 지 2년도 안 됐는데요.
“혹시 기타 치면서 노래 가능한가요? 되면 제 2의 줄리아도 노려볼 수 있을지도?”
트레이너 님들, 왜 그렇게 김칫국을 마셔대요.
애초에 난 아이돌은 될 외모도 성격도 못 되고, 될 생각도 없는데...
“프로듀서.”
치하야가 진지한 눈빛으로 날 마주본다.
아니, 그러지 마.
“솔직히 이런 말을 하자니 아이돌로서 염치가 없지만... 처음 프로듀서가 마이크를 잡았을 때만 해도 노래를 잘 못 부를거라 생각했어요.”
그건 당연히 그러지 않을까.
평균적인 노래실력이라면 치하야 너한테는 못 부르는 걸로 들릴 거 아냐.
“길거리에 지나가는 평범한 일반인 하나를 붙잡고 노래를 부르라 시키면 그 사람이 얼마나 잘 부르겠어요? 그런데 제 생각이 짧았던거 같아요.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상대방을 과소평가하는 실수나 저지르고. 더군다나 그 사람이 바로 프로듀서인데."
프로듀서하고 노래 잘 부르는 거하곤 상관없으니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실수라기보다는 그냥 추측한다는 것의 자체적인 한계 아닐까?
...그나저나 나 정말 잘 부르는 거긴 한 거야?
이 광경을 지켜보던 시즈카가 옆에서 끼어든다.
“치하야 선배 말이 맞아요. 저는 ‘765에서 치하야 선배랑 동급, 혹은 그 이상의 가창력을 가진 사람을 만나기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바로 그 사람을 프로듀서로 만나게 될 줄은 몰랐어요. 프로듀서, 부탁드려요. 매일 와달라는건 바라지도 않으니까 극장에 올 수 있을 때마다 저희들을 가르쳐주세요.”
내가?
난 내가 노래를 어떻게 하는지 설명조차 못 하는데.
“...난 평범한 물리학과 학생이지,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을 정도로 능력있는 사람이 아니야. 특히 그 사람이 너희들같이 이미 자신이 하는 일에 있어 전문가라면 더욱 그렇고. 난 너희들을 가르치려면 먼저 나부터 그 정도 실력이 되도록 트레이닝을 받아야 하고, 그 뒤에도 잘 가르치는 능력은 별도로 길러야 하는-”
콜록콜록 하고 기침이 나온다.
얼마 전에 목이 나가기 직전까지 가 놓고 또 다시 말을 이렇게나 많이 하다니, 내 실책이다.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방금 전 이야기한 내용은 내가 직접 여러 번 뼈저리게 느낀 것이기도 하다.
무언가를 잘 하는 거랑, 또 그 방법을 잘 가르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그리고 잘 가르치는 쪽이 훨씬 어렵지.
“사실 프로듀서씨 실력이면 애들 가르쳐도 문제가 없긴 한데... 정 가르치는 방법을 모르겠다면 다음에 오실 때 트레이너로서의 노하우를 좀 알려드릴까요?”
“애들이 이렇게 간절히 부탁하는데... 다르게 생각해보면 프로듀서씨가 직접 아이돌을 가르치는 것도 재밌는 일이지 않겠어요?”
트레이너 분들까지 그러면 제가 어떡합니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고...
...일단 도망갈-
“도망치실 생각은 하지 마세요?”
마코토가 이미 수상한 기운을 감지한 건지, 넌지시 내게 경고를 건넨다.
...생각해보니 여긴 히비키, 우미랑 마코토가 있었지.
어찌어찌 평범한 자연대생의 체력으로 벗어날 수 있다 쳐도, 언제 어디서 레이카가 나타날지도 모르고...
...이 말을 다시 꺼내긴 싫었는데.
“...일단은, 지금은 내가 시간이 안 될 거 같아. 방학하고 나면 시간 많으니, 그 때 가서 생각해보자.”
그 때는 넘쳐나는 게 시간이긴 하지.
여행이라던가 동아리같은 것만 아니면 이 곳에서 눌러살 수 있을 정도로.
“사실 가기 전에 한 번 다 모여서 같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게 있었는데, 잘 됐네. 극장은 다음에 언제 올 거냐고 카오리라던가 코토하라던가 여러 명이 물어봤는데, 다음 주 주말 아니면 힘들 거 같아.”
다음 주 주말도 무슨 일이 있으면 어려울 거 같고.
“좀 있으면 이제 동아리 공연이고, 그 다음엔 바로 기말고사라서. 그래서 하는 말인데, 당일치기긴 하지만, 3주 뒤에 학교에서 공연하는데 보러 올래?”
———————————————————
+1~2까지 아이돌들의 대답/대화 내용
+3~4까지 연습실에서 나와서 일어날 일 자유앵커
아니, 난 다음주 주말에 극장에 올 수 있다고 했지, 레슨 강사를 맡겠다곤 안 했다고.
코토리 "그리고 3주 후엔 프로듀서씨 세계로 건너가서!"
미사키 "동아리 공연에서 프로듀서님의 공연 준비 과정과 멋진 퍼포먼스도 보고!"
아리사 "프로듀서씨 세계의 아이돌은 우리와 어떻게 다른지도 확인하고! "
코토하 "더불어 오빠네 세계 여행도 하자고요!"
54명의 함성 "오~!"
그리고 갑작스러운 54명의 동시 방문 계획에 발등에 불 떨어진 한 사람
P "야! 잠시만, 잠시만! 너희들 54명 전부 다 올 거야? 스케줄이랑 여행 경비는ㅡ"
세리카 "그런건 걱정하지 마세요, 프로듀서님!"
이오리 "스케줄이나 경비, 숙박 같은건 우리가 알아서 할테니까 프로듀서는 걱정 안해도 돼."
765에서 가장 금수저인 2명이 이런말을 하니까 좀 낫긴한데 그래도 왠지 불안해. 혹시 얘네들, 계획을 이상하게 짜서 사고라도 나면 어쩌지? 가장 믿어선 안되는 말 중 하나가 '우리가 알아서 한다'는 말인데.
나가야 하는데... 안나와 코토하와 미사키가 내 눈앞에 스위치를 들고 유혹한다
일동 "이거 뻇어 보세요 후후후"
아무것도 모르고 맡겼다가 또 호텔에서 있었던 일처럼 될 수 있으니까.
우동아.
난 다음 주 주말에 극장에 올 수도 있다 그랬지, 레슨해주겠다는 말은 한 적 없어.
그리고 다음 주에 부모님 오시거나 하면 못 간다?
“그리고 3주 후엔 프로듀서 씨 세계에 가서 공연을 보는 거죠!”
코토리 씨...
“음,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게 있는데.”
줄리아가 뭔가 진지하게 의견을 내려 하는 것 같다.
줄리아라면 믿을 수 있겠지.
앨범 드라마에서도 미키, 츠바사랑 레이카라는 기묘한 조합에도 끝까지 열심히 태클을 걸어줬잖아?
“아이돌이라면 무대 위에서 보이는 퍼포먼스도 좋지만 과정도 중요하다는 걸 잊어선 안 돼.”
딱 이게 정론이지.
그런데 왜 그 이야기를 지금 하지......?
“그러니, 좀 일찍 같이 나가서, 공연을 대비해 열심히 연습하고 준비하는 모습도 같이 보자고?”
야!
안 돼!
“그러면 2주 후에 프로듀서 씨 세계로 넘어가서!”
줄리아아아! 코토리이이이!
“프로듀서님의 공연 준비 과정부터 멋진 퍼포먼스까지 보고!”
미사키 씨...
“프로듀서씨 세계의 아이돌은 우리와 어떻게 다른지도 확인하고!”
아리사.
미안한데, 아마 2주 후 하는 아이돌 공연 표는 이미 매진되고 없을 걸?
특히 50명 정도 규모면...
“더불어 오빠네 세계 여행도 하자고요!”
...코토하까지?
“오오오오오오!”
연습실이 아이돌들의 환호성으로 가득 찬다.
...아이돌들이 낼 소리인지는 둘째 치고.
그나저나 코토하가 날 오빠라 부르는데 태클 거는 아이돌이 아무도 없네.
은근슬쩍 묻어간 건가.
“그런데, 다들 여행 경비나 숙소같은 건 어떡할 거야? 그리고 활동 스케줄은 일주일 동안 괜찮은 거야?”
“그런 건 걱정하지 마세요, 프로듀서님!”
“우리가 알아서 처리할 수 있으니까, 프로듀서는 신경 안 써도 돼.”
...그래, 세리카, 이오리.
분명히 너희들이라면 돈 걱정은 안 해도 되겠지.
그런데, 계획을 이상하게 짜서 사고가 나거나,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어제 호텔에서처럼 누군가 난입한다거나 할까봐 걱정이긴 하다.
일단 아이돌들하고 지속적으로 연락을 하면서 함께 계획을 잡아보는 편이 안전하겠지.
물론 난 기숙사에서 잔다고 통보도 하고.
“...알겠어. 대신에, 최소한 나랑 충분히 상의는 하면서 결정하자.”
“네~”
다행히도 다들 동의하는 모양이다.
짐도 다 쌌겠다, 이제 다시 내 세계로 돌아가 오후는 기숙사에서 좀 쉬던가 해야지.
“그럼 이제, 난 이만 가 볼게- 어?”
코토하의 손에......스위치가 들려있다?
“아, 코토하, 혹시 어떻게 포탈 위치를 지정하고 열고 닫는지 아니?”
아니라면, 카오리나 세리카가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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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다음에 일어날 일 자유앵커
뭔가 기분이 쎄한데.
불안한 눈빛으로, 날 응시하고 있다.
“...네?”
“아, 일단 내 기숙사로 전송 위치를 변경해야 하니까?”
“왜, 왜요?”
이상하게 말을 더듬으면서 허둥댄다.
“이제 나도 돌아가야 하니까. 내일부터 다시 수업도 들어야 하고 말이지. 그나저나, 눈이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네? 아, 아뇨, 그게...”
...확실히 정상은 아닌데...
일단은 그래도 구색은 프로듀서니까, 코토하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거라면 어떻게든 해결해주거나 최소한 이야기를 들어줄 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코토하, 난 네 프로듀서야. 무슨 일이 있으면, 얼마든지 나한테 말해도 돼.”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정말로...”
...시간을 가지고 좀 더 기다려봐야 하나.
일단은, 대화의 소재를 다시 이 쪽으로 옮겨보자.
“...그렇구나. 그럼 코토하, 그 포탈을 어떻게 다루는지 알아?”
...코토하의 눈동자에 뭔가 망설임이 스쳐 지나간다.
그리고...
“죄, 죄송해요!”
그 자리에서 일어서서는, 한 손에는 스위치를 든 채로 있는 힘껏 뛰어가버린다.
...
...나 기숙사 어떻게 가지?
뒤늦게 정신을 차려보지만, 이미 코토하는 시야에서 사라지고 없는 상태.
아이돌들 쪽을 보니, 덩달아 몇 명이 사라져있다.
메구미, 엘레나, 히비키, 마코토, 우미...
“괜찮아요, 곧 돌아가실 수 있을 거에요. 코토하 쨩도 그냥 프로듀서가 더 보고 싶어서 그러는 거지, 착한 아이니까 보내달라 하면 결국 보내드릴 거랍니다? 어차피 프로듀서 씨는 다시 이 곳으로 오실 거잖아요?”
추격할 타이밍을 놓쳐, 그냥 이 자리에 어색하게 서 있는 나에게 하루카가 심심한 위로의 말을 건넨다.
“...그래도, 일단 나도 코토하를 찾긴 해봐야 할 거 같아. 갔다올게?”
어쨌거나, 직접 이야기를 해 봐야 제대로 해결할 수 있을 거 같으니까.
.
.
.
프로덕션 주변의 정원에 나와있다.
“...하지만, 그러면 프로듀서 씨가-”
저 멀리서 코토하의 목소리가 들린다.
저 큰 나무 그늘 쪽인가.
좀 더 들어보니, 코토하랑 다른 사람이 한 명 더 있는 것 같다.
“...프로듀서는......다시, 올 거야...”
...의외네.
마코토나 히비키, 우미라던가, 아니면 코토하랑 평소 가장 친한 엘레나, 메구미일 줄 알았는데.
...안나?
천천히 둘이 있는 쪽으로 다가가며, 대화를 유심히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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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까지 다음에 일어날 일 자유앵커
코토하:... 확실히 안나 씨는 그렇게 말하시겠죠. 프로듀서는 안나 씨를 좋아하니까...
안나:... 응...
코토하: 그럼 안나 씨가 여기에 계속 있을 수 밖에 없다면 프로듀서가 여기에 더 자주 오겠죠...
안나: ...?
코토하: 안나 씨? (안나한테 천천히 다가간다)
코토하 "저희 둘이 이러고 있던 거 다 보고계셨던 거에요...?"
P "코토하, 괜찮아. 난 방금전 네 행동을 이해할 수 있어.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건 무척 힘든 일이지. 하지만 그게 영원한 생이별은 아니잖아? 계속해서 다시 볼 사이인데 단 한번의 작별 만으로 슬픔을 드러내기엔 너무 아까운 일이지. 그래서 안나도 그걸 받아들였고."
"코토하, 다른건 몰라도 이거 하나만은 확실해. 난 너희 사랑을 버리지 않아."
코토하를 위로할 노래를 한 곡 부르는 P. 아까 연습실에서 그렇게 목을 써서 좀 힘들긴 하지만 잔잔한 노래 정도는 부를 여력이 된다.
AKMU -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노래가 끝나자 P 품에 달려들어 울음을 터트리는 코토하
코토하 "죄송해요... 오빠... 이게 별 소용없는 행동인 걸 알고 있지만... 나중에 오빠를 다시 볼 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이렇게 하면 조금이나마 오빠를... 더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욕심 때문에..."
그렇게 P 품안에서 한참을 울고나니 진정이 됐는지 울음을 그친 코토하. 이젠 진짜 작별할 시간이다.
안나 "오빠가 떠난 건... 안나가 다른 사람들한테... 얘기해놓을게."
P "고마워, 안나. 그런데 이 스위치... 어떻게 쓰는건지 알아?"
코토하 "그거... 훌쩍... 화면 위에 구X 지도처럼 생긴 지도가 보이지? 지도 위의 어느 지점을 설정한 다음 스위치를 누르면 그 위치로 이동하는 방식이야... 훌쩍..."
지도를 보니 어제 안나, 유리코, 미사키랑 함께 극장으로 이동했던 장소인 호텔 라운지로 위치가 설정되어있다. 기숙사로 이동하면 좀 그러니 여기로 이동할까?
코토하 "오빠..."
P "왜, 코토하?"
코토하 "...다시 볼 수 있는 거지?"
P "아까도 말했지만 난 너희들을 버리지 않아. 난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두 버릴만큼 냉정한 사람이 아니야. 날 사랑하는 사람이 1명이든 2명이든 54명이든 나는 다 받아줄 수 있으니까... 코토하, 일로 와. 안나도 오고."
다시 P 품에 안겨드는 2명.
P "너희들을 사랑해, 그러니 울지마."
코토하 "고마워, 오빠..."
안나 "가기 전에... 마지막 선물이라도..."
마지막 선물이라...
그래... 난... 안나도, 코토하도, 765의 다른 사람들도 모두 사랑하니까...
두 사람을 향한 마지막 키스.
안나, 코토하 "오빠... 잘 가..."
그렇게 마지막 작별인사를 나누고 스위치를 눌러 극장을 떠나는 P.
P "이제 일상을 사는건가..."
그리고 P는 한달이 넘도록 돌아온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죄송하지만
+2까지 기숙사로 향하며/도착할 때까지 P가 할 행동/생각
으로 다시 앵커 받겠습니다
아까 다셨던 분들도 참여 가능합니다
기숙사로 가다가 잠시 커피숍에 들른다. 커피를 한 잔 시키고 의자에 앉아 계속 생각한다. 지난 나흘동안 있었던 일들. 단순히 게임상의 데이터로 생각했던 애들이 살아나서는 스마트폰 밖으로 나와 같이 데이트도 하고 그 애들이 게임 속 세상으로 나를 초대해서는 청문회도 하고, 뜨거운 밤을 보내기도, 같이 듀엣을 부르기도 하였다. 우여곡절 끝에 그 애들이 나를 사랑한다는 것도 알았다.
근데 나는 뭘 할 수 있을까? 그 애들은 나보고 '프로듀서'라 하지만 난 연예계 전문가도 아니고 단순히 대학생일 뿐인데... 어떻게 애들을 프로듀스 하는지도 모르고 아이돌 일에 관해선 아무것도 모르는데... 그저 너희 모두를 사랑한다는 말밖에 할 수 없는 걸까? 이 세계에서의 대학생과 저쪽 세계에서의 프로듀서, 서로간에 괴리가 심한 두 정체성 사이에서 난 뭘 선택해야 하는거지?
"...응..."
맞아.
그리고 코토하 너도 좋아해.
"그러면, 안나 씨가 여기에 계속 있을 수 밖에 없다면 프로듀서가 여기에 더 자주 오겠죠..."
...어?
아니, 어쨌건 간에 난 여기 최대한 자주 오려고 하긴 할 건데...
"...응?"
안나도 뭔가 이상한 기류를 느낀 것 같다.
"코토하? 안나?"
"...오빠?"
둘이서 깜짝 놀란 채 이 쪽을 돌아본다.
"저희 둘이 이러고 있던 거 다 보고계셨던 거에요...?"
"...응, 그렇지."
그 자리에 얼어붙은 코토하.
두 손으로 스위치를 꼭 붙잡고 있다.
...실수로 눌러버릴까봐 걱정 되는데...
"코토하, 괜찮아."
코토하가 눈에 살짝 눈물이 고인 채 이 쪽을 올려다본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건 무척 힘든 일이지. 하지만 그게 영원한 생이별은 아니잖아? 계속해서 다시 볼 사이인데 단 한 번의 작별만으로 슬픔을 드러내기엔 너무 아까운 일이지. 그래서 안나도 그걸 받아들였고."
이해해 준 걸까, 아니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수긍한 것일까.
"코토하, 다른 건 몰라도, 이거 하나만은 확실해. 난 너희 사랑을 버리지 않아."
아무 말도 없이 그저 그 자리에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코토하.
...아까 연습실에서 그렇게 목을 써서 힘들긴 하지만...
...잔잔한 노래 한 곡 정도는 괜찮겠지?
.
.
.
"죄송해요......오빠..."
그대로 품에 안겨서는 결국 울음을 터뜨린다.
"이게 별 소용없는 행동인 걸 알고 있지만......나중에 오빠를 다시 본다는 걸 알고 있지만......그래도, 이렇게 하면 조금이나마 오빠를 더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코토하를 그대로 꼭 안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는다.
괜히 이야기를 꺼내보는 것보단, 일단 다 풀어낼 수 있도록 가만히 있어주는 것이 더 낫겠지.
붉은 머리카락에서 좋은 향기가 난다.
...서서히 옷이 젖어오는데.
최대한 빨리 기숙사에 가서 옷을 갈아입어야 할 거 같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진정되었는지 호흡이 안정되어가는 코토하.
"오빠..."
"왜, 코토하?"
"...다시 볼 수 있는 거지?"
이번에 처음 안 거지만, 코토하가 평소에 나이 치고는 많이 성숙한 모습을 보여줘서 그런 건가, 가끔 나한테 어리광을 부리거나 그럴 때는 나이보다 좀 어리게 행동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건 또 그거대로 귀여우니까 좋은 거겠지?
"아까도 말했지만 난 너희들을 버리지 않아. 난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두 버릴만큼 냉정한 사람이 아니야. 날 사랑하는 사람이 1명이든 2명이든 54명이든 나는 다 받아줄 수 있으니까..."
...그래.
정말 최악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
"코토하, 이리 와. 안나도 오고."
...그 외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이미 내가 뭘 해 줄지 알고 있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품에 안겨든다.
"...사랑해, 코토하, 안나. 그러니까, 울지 마."
"오오, 분위기 좋은데?"
...메구미?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본다.
어느샌가 주위에 아이돌들이 모여있다.
...시간이 그렇게나 많이 지났나?
"...에? 아, 아니, 이건 그게 아니고- 프로듀서, 스위치는 화면 위 지도에서 위치를 설정하고 나서 누르시면 되는 거에요!"
...코토하.
눈이 이미 띵띵 부은 채 그렇게 말을 해도 말이지...
"그나저나 그 코토하 씨가 어린아이처럼 프로듀서 씨에게 어리광을 부릴 줄이야..."
아리사가 나지막히 치명타를 꽂는다.
"아, 아니라고요!"
"아리사도, 놀리지 말고."
지도를 한 번 확인해본다.
...어제 안나, 유리코, 미사키 씨랑 묵었던 그 호텔이네.
기숙사로 바로 가기도 좀 그렇고, 일단 이대로 이동하도록 할까.
"그럼, 다들 2주 후에 봐?"
"다음 주 주말에 오시는 거 아니었나요?"
"그건 시간이 된다면. 과제가 너무 많으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어. 아, 그래도 이야기는 매일 할 거니까?"
"안녕히가세요!"
"잘 가..."
"꼭 오셔야 해요?"
수많은 인사들을 뒤로 하고, 눈을 감은 채 스위치를 꾹 누른다.
덜컹 하는 감각과 함께-
.
.
.
그래도, 한 번 경험해본 건 남아있는지 이번에는 기절까지는 가지 않은 것 같다.
...살짝 속이 울렁거리는 건 있지만.
시야가 다시 또렷해지고, 주위를 둘러본다.
어제 그 호텔의 야외주차장인 모양이다.
아직 새로 연구되는 기술이라 좌표에는 약간 오차가 있는 건가.
헬기장같이 좀 넓은 평지를 만들어 오차 범위를 그 안에 들어오도록 하면 좀 편할 거 같다.
주차장에 멍하니 서서, 지난 나흘동안 있었던 일들을 가만히 생각해본다.
단순히 게임 상의 설정, 데이터라 생각했던 장소들이 다른 차원에 존재했었고, 그 안의 캐릭터들이 살아 움직이며, 스마트폰 밖으로 나와 데이트도 하고, 그 애들이 게임 속 세상으로 나를 초대해서는 청문회도 하고, 뜨거운 밤을 보내기도, 같이 듀엣을 부르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그 애들이 나를 사랑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지.
...그런데...
...나는 뭘 해 줄 수 있을까?
아이돌들은 날 '프로듀서'로 불러주지만, 난 연예계에 대해서는 문외한 그 자체인 자연대생인데.
프로듀서가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는지는 전혀 모르고, 아이돌들이 어떤 일상을 보내는지도 모른다.
...그저 그들을 사랑해주는 것 외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전혀 없는 걸까?
프로듀서로서의 나와 대학생으로서의 나는 공존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만약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는 날이 온다면...
...그 때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거지?
그렇게 생각에 잠겨있을 때, 핸드폰에 알림이 온다.
...오늘 8시에 동아리 합주라고?
일요일인데?
흠...
확실히 저번에 휴일이다 뭐다 해서 다들 합주를 좀 쉬긴 했지.
덕분에 목요일 금요일에 안나랑 맘놓고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그래, 일단 이 문제는 방학 때 좀 더 같이 시간을 보내며 생각해봐도 충분할 것 같다.
일단, 이 곳에서는 이 곳의 일에 집중하도록 하자.
그렇게 생각하며, 지하철 역을 향해 걷기 시작한다.
벌써 시간이 겨울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것을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이 시리도록 상기시킨다.
가을 단풍은 서서히 색을 잃어가고, 나무들은 알록달록한 옷가지를 하나둘 벗어던지기 시작한다.
기숙사 건물 앞의 고양이들은 지나가는 세월을 증명하듯 어느 새 살이 빠져서는 고양이다운 모습들을 갖추기 시작하고 있다.
처음 이 녀석들을 봤을 때는 저게 고양이인지, 돼냥이인지, 그냥 돼지인지도 분간이 어려울 수준이었는데.
점박이 무늬 고양이 근처의 바닥에 앉아서는,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어 본다.
...저 멀리 도망가버린다.
뚱뚱했을 때는 사람이 보건 말건, 심지어 쓰다듬어도 전혀 신경쓰지 않고는 태평하게 누워있었는데 말이지.
꿈같은 주말을 보내고 다시 시작하는 일상은 생각만큼 괴롭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려 조금 더 즐거워졌다고 표현하는 편이 맞으려나.
사실, 그렇게 달라진 점은 별로 없다.
과제는 여전히 많고, 수업은 여전하고, 이제 동아리에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많은 곡들을 연습하고 있다.
그래도 몇 가지를 꼽아보자면, 그래.
첫 번째는, 밀리시타는 잊어버리지 않고 꼬박꼬박 접속하게 되었다는 걸까.
사실, 저번 주말을 기점으로 해서 이제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라 봐도 좋을 정도로 변해버렸지.
이를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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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까지 프로듀서가 밀리시타를 켰을 때 원래하고 달라진 점
돌아다닐 수 있는 장소가 훨씬 늘었다. 기존에 있던 대기실, 사무실, 드레스룸 등이 면적이 훨씬 늘어난 것은 물론이고 옥상, 탕비실, 탈의실(?), 샤워실(?), 청문회장(?), 대연습실, 소연습실, 녹음실, 공연장 무대 등등 새로운 장소가 대거 생겨났다.
장소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면 여러 명의 아이돌이 화면 앞으로 모여드는 돌발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걔네들이랑 자유로운 대화도 가능하다. "오늘은 스케줄이 무슨 일이 있었고 극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다"는 등의 얘기를 듣다보면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영상통화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극장에서 작별인사를 나눌 때 있었던 두 명. 걔네들과는 매일 밤마다 얘기를 나누는게 일상이 됐다.
P "이렇게 보고 있으니까 옛날보다 훨씬 좋네. 안 그래?"
안나 "오빠... 보고싶어."
코토하 "안나짱 텐션은 내가 케어하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오빠."
...솔직히 예전에는 의무적으로 라이브를 '강행한다'는 느낌이 있었으니까
고유모션같은 것도 전부 없어지고, 아이돌들은 완전히 자유롭게 행동한다.
한 번은 엘레나랑 타마키가 복도에서 공을 패스하면서 놀다가, 코토하가 나타나서 달아나려다 잡힌 적도 있었지...
스바루는 한 술 더 떠서 내가 들어갈 때마다 코토하한테 야구 글러브를 돌려받게 해 달라고 조르기도 하고.
처음 이틀 정도는 내가 부탁하자 코토하가 순순히 돌려줬지만, 수요일 5시 즈음엔가 복도에 놓여있던 로코아트 하나에 직격해 로코가 울음을 터뜨려버리는 사태가 일어난 뒤부터는, 나도 코토하의 편을 들 수밖에 없었다.
...공은 사인볼이라길래 어쩔 수 없었다.
코토하랑 이야기한 바로는, 2주 뒤 다들 놀러올 때 돌려줄 계획이라고 한다.
그 정도라면 충분히 반성했겠지.
...아무튼, 여러모로 굉장히 디테일하게 변했다.
단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그러다 보니 실외에서는 쉽게 밀리시타를 켜지 못한다는 점.
지금 이렇게 밀리시타를 켜고 있는 것도, 홀로 기숙사 의자에 앉은 채 폰을 충전하면서 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점만이 바뀐 건 아니다.
여러 장소를 돌아다니다 보면, 가끔 가다가 아이돌 몇 명이서 화면 앞에 모여서는, 오늘 스케줄이나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재잘재잘 하는 것도 들을 수 있다.
그 아이돌들이 역으로 오늘 내 하루에 대해서 질문해오는 것도 대답해주다 보면, 이게 게임인지 영상통화인지 헷갈릴 때도 있다.
돌아다닐 수 있는 장소 자체도 훨씬 늘었다.
원래 있던 장소인 사무실, 대기실, 로비, 드레스룸이 더 자세해진 건 물론이고, 탕비실, 대연습실, 소연습실, 녹음실에 심지어는 복도와 공연장 무대까지 정말 별의 별 장소들이 전부 추가되어있다.
...대체 탈의실이랑 샤워실같은 건 왜 있는건지 모르겠지만.
라이브같은 건 공연 전후에 대화를 하면서 텐션 관리를 하는 식으로 변경되어 플레이하는 재미가 좀 줄어들었다는 면이 있긴 하다.
하지만, 그래도 아이돌들과 직접 대화하고 좀 더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는 메리트가 훨씬 크니까.
그래서인지, 요즘 밀리시타를 들어가면 하는 일은 따로 있다.
“...세리카는 요즘 중학교 3학년 수학을 선행하고 있는 것 같다...”
바로 사무실에서 아이돌 프로필을 수정하고 세부사항이나 추가 항목을 기입하는 것.
밀리시타를 켜면 아무리 바빠도 하루 30분은 기본으로 아이돌들과 대화하게 되기 때문에, 좀 더 친해지고 앞으로 진짜 프로듀스를 하게 되면 더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이 참에 아이돌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라는 취지에서 시작한 일과다.
코토리 씨랑 미사키 씨에게 이야기하니, 흔쾌히 수락해주셔서 기숙사로 돌아온 바로 다음 날부터 바로 시작하게 되었다.
어떻게 한 건지는 몰라도, 내 폰에 저장되어있는 음악 앨범들이 전부 사무실에 CD로 들어와있어, 원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작업할 수 있게 되었다.
“...프로듀서?”
마침 치하야가 들어온다.
“어, 무슨 일이야?”
“아, 그냥 들어와봤어요. 혹시 지금 뭐 듣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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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은 프로듀서가 듣고 있던 음악을 다음 곡들 중 하나로 선택
호시이 미키 - 추억의 샌드글래스
The Beatles - While My Guitar Gently Weeps
국카스텐 - 붉은 밭
Metallica - Master of Puppets
피아노 소나타 F단조 23번 ‘열정’ 3악장
+2: 곡을 들은 치하야의 반응
+3~4: 그 외 할 이야기
첫 댓이면 비틀즈
둘째 댓이면 치하야 "괜찮은 노래군요..."
치하야 "프로듀서가 극장에 방문하신 후에 아이돌들의 태도가 달라진 거 같아요. 보컬 연습도 그렇고 안무 연습도 그렇고 다들 하나같이 열심히 참여하더라고요. 미키랑 이부키 양도요."
P "미키랑 츠바사도 열심히 한다고? 다들 내 눈에 잘 보이려고 그러나?"
치하야 "프로듀서는 마성의 남자니까 765 모두를 열심히 일하게 만드는 초능력이라도 있나봐요."
P "치하야가 그런 말을 하니까 의왼데? 칭찬 고마워."
치하야 "별 말씀을요, 프로듀서. 그런데, 실은 문제가 하나 있어요."
P "문제가 뭔데? 내가 들어줄 수 있는거면 들어줄게."
치하야 "그게, 아이돌들이 매일같이 프로듀서한테 보컬 레슨을 한번 받고싶다고 조르더라고요... 저도 같은 입장이고요."
P "야."
치하야 "그건 그렇고, 프로듀서. 실례지만 부탁 하나만 드려도 될까요?"
P "응, 무슨 부탁?"
치하야 "프로듀서가 핸드폰에 음악 파일을 다운로드하면 그 음악이 극장 사무실에 CD 형태로 들어오는 거 맞죠?"
P "응. 그렇긴 한데. 그래서 지금 나도 이걸 듣고있는거고."
치하야 "혹시, 프로듀서 세계에 있는 아티스트나 다른 아이돌들 노래를 프로듀서가 다운받아서 저희 세계로 들여와도 괜찮을까요? 저희도 한번 들어보고 저희 세계의 아티스트나 아이돌과 어떻게 다른지 저희들끼리 연구해보고 싶어요."
P "오~ 나도 생각 못 한 그런 아이디어를 생각해낼 줄이야. 치하야의 프로의식, 대단한걸?"
치하야 "칭찬 감사하지만... 실은 제 아이디어가 아니에요."
P "그럼 누구 아이디언데?"
치하야 "...마츠다 씨라던가?"
그럼 그렇지, 아이돌 하면 아리사가 빠질 수 없지. 분명 그 아이디어도 이 동네 아이돌 앨범 수집용으로 낸 거겠지.
주인공: 어? 나 이어폰 있는데
치하야: 음. 그래도 이런게 (슈어 SE846) 아니면 이런거 (젠하리저 HE1) 원하시면 말씀해주세요.
주인공: 아니... 그럼 치하야는 뭐 쓰라고..
치하야: 저는 이거(Focal Utopia by Tournaire) 있어요. 아니면 엠프도 있어요. 그 Pivetta Opera Only. 원하시면 나중에 나갈때 가지고 나갈게요
치하야가 양 손을 화면에 가져다대니, 피아노 소리가 멎는다.
잠시 후 다시 화면에 들어온 치하야의 손 안에는 이어폰 비스무리한 게 있었다.
치하야의 시점에서는 내가 끼던 이어폰을 자신이 끼우는 걸로 보이려나.
잠시 들어보던 치하야는, 이내 고개를 나지막이 끄덕이며 다시 이어폰을 내 화면에 가져다댄다.
현란한 아르페지오가 다시 들리기 시작한다.
“...‘열정’이네요. 좋아하는 소나타 중에 하나인데...”
베토벤의 대표적인 피아노 소나타 세 개 중 하나였지.
나머지 둘은 ‘월광’이랑 ‘비창’이었나.
“다들 연습 상태는 어때? 레슨같은 건 잘 되어가?”
치하야가 한층 밝은 얼굴로 대답해온다.
“네. 그게, 프로듀서가 극장에 방문하신 후에 아이돌들의 태도가 달라진 거 같아요. 원래 다들 열심히 했지만, 보컬도 그렇고 안무 연습도 그렇고 다들 하나같이 심기일전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미키랑 이부키 양도요.”
...그 츠바사가?
미키야 동기부여가 제대로 되어있으면 누구보다도 열심히 할 테니 무슨 일이 있었다 쳐도, 츠바사까지?
흠...
“미키랑 츠바사가?”
“어쩌면, 프로듀서는 765 모두가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만드는 초능력이라도 있는 거 아닐까요?”
치하야가 이런 낯간지러운 칭찬을 할 줄이야.
“치하야가 그런 말을 하니까 좀 신선하네? 칭찬 고마워.”
“후훗, 별 말씀을요. 그런데, 실은 문제가 하나 있어요.”
“문제가 뭔데? 내가 들어줄 수 있는 거면 들어줄게.”
보컬레슨인가 그건 이미 방학 때까지는 안 된다고 못박아놨으니.
“그게, 아이돌들이 매일같이 프로듀서한테 보컬 레슨을 한 번 받고 싶다고 조르더라고요... 저도 같은 입장이고요.”
...
결국 저번에 한 이야기를 치하야 앞에서 또 다른 말로 반복하게 되었다.
수긍해주긴 한 거 같은데, 시어터에서도 분명 그랬지...
이거 나중에 또 만나면 또 똑같은 소리를 하는 건 아니겠지?
“그건 그렇고, 프로듀서, 혹시 실례되지 않는다면 부탁 하나만 드려도 될까요?”
“당연하지. 어떤 부탁?”
“프로듀서가 핸드폰에 음악 파일을 다운로드하면 그 음악이 극장 사무실에 CD 형태로 들어오는 거 맞죠?”
“글쎄. 그런 건지, 아니면 미사키 씨나 코토리 씨가 알아서 옮겨와주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혹시, 프로듀서 세계에 있는 아티스트나 다른 아이돌들 노래를 프로듀서가 다운받아서 저희 세계로 들여와도 괜찮을까요? 저희도 한번 들어보고 저희 세계의 아티스트나 아이돌과 어떻게 다른지 저희들끼리 연구해보고 싶어요.”
...이거, 법적으로는 문제 있을까?
그래도, 좋은 생각이긴 하다.
일단 디테일은 사무원들이랑 또 상의해보기로 하자.
...참 고생 많으시네, 미사키 씨랑 코토리 씨.
나중에 밥이라도 사 드리도록 하자.
“좋은 생각이야, 치하야. 나도 거기까지는 미처 생각이 닿지 못했는데......치하야의 프로 의식은 정말 대단하네.”
“칭찬해줘서 감사하지만......제 아이디어는 아니에요.”
그래?
치하야 말고 이 정도의 프로의식을 가진 아이돌이 또 있다고?
“누구 아이디어야?”
“그게......마츠다 씨?”
...입안자를 확인하니 내 머릿속 생각이 확 바뀌어버린다.
분명히 내 세계 아이돌들 앨범을 수집하고 덕질하려고 그런 거겠지...
...약간 심술을 부려 아이돌 음반은 빼고 수집해볼까.
그런 생각을 하던 도중, 치하야가 다시 말을 걸어온다.
“아, 그리고 프로듀서, 혹시 이어폰이나 헤드폰 필요하세요? 저희는 자주 바꿔서 중고긴 하지만, 프로듀서께서 괜찮으시다면...”
...나 지금도 이어폰 하나 충전 중인데.
“응? 이미 있는데? 헤드폰은 없는 거 같은데, 쓸 일도 별로 없고...”
잠시 고민하던 치하야는, 이내 사무실 어딘가의 선반에서 앰프같은 걸 꺼내 가져온다.
...살짝 힘겨워하며 낑낑대는 모습이 귀엽다.
떨어뜨리거나 해서 다치지는 말아야 할 텐데.
“그러면, 이건 어떠세요?”
“음? 좀 더 자세히 보여줄 수 있어?”
...이게 헤드폰이네.
진공관이 있는 걸 보니 동아리에서 쓰는 앰프처럼 예열을 해 줘야 하는 거 같고.
그나저나, 책상 위에 놓고 쓰기엔 내 기숙사 책상이 너무 좁아서 불편하겠는데.
그렇게 생각하던 와중에, 눈에 뭔가 낯익은 로고가 스쳐지나간다.
...젠하이저?
잠깐?
“치하야, 이거 이름이...”
“HE-1이에요. 몇 년 전에 새로 나온 건데, 전 포컬유토피아 쓰고 있어서 괜찮으니까, 프로듀서 씨가 쓰실래요?”
...엥?
...??????
잠깐, 저 귀하신 몸이 왜 거기서 나와?
저거 살 돈으로는 승용차 하나 사고도 조금 남겠는데?
“...저게 왜 여기서 나와-”
“원하신다면, 말씀해주시면 저희 나갈 때 가지고 나갈게요.”
“아, 아니, 치하야, 그게 난 기숙사 살아서-”
...기숙사는 주기적으로 옮겨야 하니 무리라고 설득하는 데 10분 정도 소비한 것 같다.
차라리 시어터가 있는 세계에 이오리가 사 놓았다는 그 집에 놓는 게 더 나을 거 같은데.
...왜 다들 준다는 선물들이 이렇게 거금이 들어가는 것들이야.
싫은 건 아니지만, 좀 많이 부담스럽고 과분하다고.
.
.
.
치하야를 보내고 나서 시계를 봐 본다.
프로필을 정리할 시간은 치하야랑 이야기하면서 다 써 버린 것 같다.
이제 서서히 누군가가 또 들어올 때가 됐는데...
보통은 지금부터 몇몇 아이돌들과 대략 30분 동안 여행 계획에 대해 상의를 한다.
이미 시간이 조금 지나, 지금은 아이돌들이 이야기한 여행 날짜까지 일주일 정도 남은 상황.
아니나다를까, 시간이 다 되었다는 걸 확인시켜주듯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네~”
—————————————————
+1: 프로듀서와 여행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는 아이돌 최대 3명
+2~4: 대화 내용 자유앵커
이오리(돈주)
미사키(프로듀서 세계 유경험자)
이오리 "한국 아이돌 투어 어때?"
코노미 "한국 술 순례하고 싶어~"
P " "
주인공: 아니... 왜 20억원을... 그런 돈이 있어?
이오리: 엥? 원? 우리는 엔 이야 프로듀서. 바보야?
주인공: ... 왜... 그리고 그쪽 세계 돈 여기로 자꾸 가지고 나요면 인플레이션 걱정 안되?
이오리: 20억엔으로 무슨 인플레이션이야? 정말로...
미사키: ...
코노미: ...
이오리: 하아?! 둘다 왜 그래? 용돈하고 월급 조금만 모으면 그정도 되는거 아니야?
아니 제발 좀...
들은 바로는 각각 맏언니, 총무, 이세계 여행 유경험자라서 간택받았다는데...
...그냥 셋이서 멋대로 들어와서 어쩌다 보니 그렇게 굳어진 거 아니었어요?
그래도 아쨌든 나쁜 조합은 아니기 때문에, 나도 그냥 이렇게 현상 유지를 하기로 했다.
...아니, 있을 수 있는 최고의 조합들 중 하나긴 하지?
당장 미사키 씨 대신 유리코가 들어왔으면...
“아무튼, 그럼 어디서 넘어오고 다시 돌아갈 지는 결정된 거죠?”
“프로듀서 씨, 전 괜찮으니까 말 편하게 해 주셨으면 해요.”
“...미사키 씨도요?”
아무 대답이 없이 날 빤히 바라보는 미사키 씨.
“...미사키도?”
“네!”
흐음...
“그럼 출발과 도착은 모두 기차역에서?”
“그렇지, 코노미. 시간 됐다고 갑자기 내 옆에 튀어나오면 안 돼. 그나저나, 평일 낮에는 수업 때문에 너희들끼리 다녀야 할 건데, 이젠 그것도 생각해봐야지?”
“서울 가 보고 싶어요!”
미사키 씨, 나이스.
여긴 사람이 놀 곳이 못 돼요.
서울 봐, 종로에 인사동 이태원 홍대...
얼마나 많아?
괜히 서울 공화국이 아니라니까...
“흐응......그러면, 서울에서 한국 아이돌 투어는 어때?”
“유감! 아이돌 공연 티켓은 보통 몇 달 전에 예매해야 해, 이오리.”
“뭐, 어쩔 수 없게 됐네.”
이오리는 쿨하게 넘기는 것 같다만, 나중에 이 소식을 들을 아리사는...
...그저 묵념.
“그럼 누나는 한국 술 순례-”
“네, 아웃.”
“왜!?”
“당장 여기 이오리도 미성년자인데?”
할 말을 잃어버린 코노미 씨.
죄송하지만, 그런 건 성인조들 따로 모여서 상의하시길 바랍니다.
아니, 애초에 미성년자들이 훨씬 많으니 걔네 챙겨주느라 시간이 안 될 거 같은데.
...특히나 성인조 안에서도 챙김받아야 할 거 같은 사람들도 있다는 걸 생각해보면...
“그러면, 돈은 얼마 정도 필요할 거 같아?”
이오리가 내게 물어본다.
...꽤 필요하긴 할 거다.
일단 내 동네 주변에서 논다는 미친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교통비부터 일주일 중 최소 4일은 기차로 움직일 거고, 식비랑 숙박비까지 생각해보면...
“글쎄, 좀 넉넉한 편이 좋지 않을까?”
“그러면, 한 20억 정도?”
...네?
“아니, 무슨 집 하나 살 것도 아니고, 20억원씩이나? 그런 돈이 있어?”
“엥? 원? 우리는 엔 쓰잖아 프로듀서. 바보야?”
...20억엔?
이백억원?
“...그 정도면 인플레이션도 걱정해봐야 할 거 같은데...”
“20억엔으로 무슨 인플레이션이야? 정말로...”
침묵에 휩싸이는 사무실.
...그래, 저 정도 스케일이면 아까 그 젠하이저는 백 개 정도는 군것질 하듯이 사겠다...
미사키랑 코노미도 어이가 없는지, 얼빠진 눈으로 이오리를 쳐다보고 있다.
“...하아?! 둘다 왜 그래? 용돈하고 월급 조금만 모으면 그정도 되는거 아니야?”
이오리...
20억엔이면, 내 세계 삼X그룹 시가총액 0.05%야...
“...농-담이고, 20억엔은 좀 모아야 되는 금액이니, 한 1억엔 정도는 쓸 수 있어.”
...그냥 이 문제에 대해선 생각하는 걸 포기할까.
“...일단은 나도 저녁 먹을 시간 되어가니까, 여기까지 할게. 이오리, 다들 최대한 편하고 행복하게 여행을 가고 싶다는 마음은 이해하겠는데, 일단은 숙박비나 교통비같은 것부터 알아보고 얼마 정도가 꼭 필요할 지부터 알아봐줘. 아리사한테는 미안하다고 전해주고. 그럼 난 일단 오늘은 가 볼게?”
“네~”
“잘 가, 프로듀서? 니히힛.”
“정말 술은 안 되는-”
“안 돼!”
...정말 괜찮은 건가.
밀리시타를 끄고는, 한숨을 푹 내쉬어본다.
.
.
.
그렇게 시간은 또 흐르고 흘러, 어느덧 아이돌들이 나오갰다고 한 당일이 되었다.
금요일이 수업이 없는 날이라, 매일매일 미리 과제를 해 두는 걸로 모자라 목요일을 밤을 셀 기세로 달린 끝에,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급한 과제는 끝내놓을 수 있었다.
...그래도 잘 시간은 남았던 게 참 다행이다.
비록 그 댓가로 눈을 떠 보니 이미 태양이 하늘 중천에 훤하게 떠있었지만.
뭐, 이 정도면 양호하지.
점심은 학식으로 먹고, 현재 나는-
———————————————————
1. 기숙사에서 게임 중
2. 동아리실에서 기타 연습중
먼저 2표
“박격포 진지는 터졌어! 이제 없어!”
“안 돼, 2성 파플, 내 2성 파플 안 돼- 아아아앍!”
...네.
절찬리에 지인들과 게임 중입니다.
역시 이런 멀티플레이 게임은 보이스챗이랑 같이 해야 제 맛이지.
전부 멋모르는 뉴비들이긴 하지만, 뭐 재밌으니 된 거 아니겠나?
“퐁퐁님 거기 오른쪽으로 들어올 거 같으니까 대전차포 제대로 준비해 주세요.”
미니맵과 화면을 번갈아 바라보며, 어떻게든 방어선을 재정비하려 하는 중-
“헬로 썰, 티거 히어.”
“헬로 써! 타이거 에이스! 레디!”
“자, 잠깐만, 저기 티거가 하나, 둘, 셋- 아아아앍!”
네.
발렸습니다.
...티거 전차를 세 대나 더 뽑을 자원이 남아있었다니...
“...에휴, 그럼 그렇지......수고하셨습니다.”
대충 인사를 하고 컴퓨터를 끈다.
아이돌들은 있다가 오후 늦게 나온다 그랬으니, 출발하기까지 시간적 여유는 아직 있다.
마침 핸드폰도 충전이 다 되었으니, 밀리시타나 켜서 마지막으로 한 번 이야기나 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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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까지 밖으로 나가기 전 프로듀서가 밀리시타로 아이돌들과 할 이야기/일어날 일 자유앵커
P "여행 준비 다 끝났어? 준비물은 잊어버리지 않고 다 챙겼고? 스위치는?"
미사키 "걱정 마세요. 프로듀서님. 기존의 문제점을 개량한 신형 스위치로 준비했답니다? 좌표 오차 범위도 대폭 줄이고 수십명의 단체 이동이 가능한 스위치에요! 스위치 기능이 꺼져있을 때는 스마트폰으로도 쓸 수 있고요!"
곧바로 신형 스위치를 꺼내 보여주는 미사키 스위치 버튼이 사라지고 화면이 대폭 커지면서 반으로 접을 수 있는게 영락 없는 갤X시 폴드다. 이건 됐고.
애들 계획에 따르면 P가 있는 대전으로 와서 P를 데리고 서울로 가서 주말동안 같이 놀다가 주중이 되면 P는 다시 내려가고 애들은 며칠 더 서울에 있다가 동아리 축제 때 합류할 계획인 듯하다.
P "서울에서 며칠동안 여행이라... 숙소는? 서울에다 잡아놓은거야?"
이오리 "당연히 잡아놨지. 시X니엘로 말이야."
P "시X니엘? 그 잠실 롯X월드타워에 있는 프리미엄 호텔 그거?"
이오리 "기가 막히지? 이게 다 슈퍼아이돌 이오리짱이 세운 업적이라고. 프로듀서 방도 잡아놨으니까 서울에 오면 보여줄게. 기대해도 좋아."
@돈없는 지방충은 시X니엘 같은건 꿈도 못 꾼다능...
이를 말리는 로코와 유리코
코토리도 대흥분상태라 말리는 치하야와 미사키, 이오리
극장이 어수선한 가운데 코토하가 나서서 준비됬냐고 물어본다
P "잠깐만, 1시간만!"
장소를 옮겨서 받으려는 P
어디로 나오는 거에요?
인천공항이면 갈 필요 없고 며칠 뒤로 다시 타임스킵하고...
P 바로 옆이면 어떻게든 당장 밖으로 나가서 받아야 하는데
솔직히 인근 기차역 정도가 가장 무난하긴 한데 말이죠.
...그리고, 오후 늦게 나온다 그랬는데 갑자기 앞당겨진 이유는?
:/
주인공: 미안... 1시간만...
츠무기: 1시간이요? 저희가 그렇게 한가한 사람으로 보이나요? 지금 인기가 없어서 일이 없다고 놀리시는건가요?
주인공: 아니 그게 아니고...
츠무기: 애초에 당신이 처음부터 잘 했으면 이런 일 없잖아요!
주인공: 그러니까... 조금만 시간을..
코토하: 츠무기 씨. 참으세요. 오빠. 정확히 27분 드릴게요.
주인공: 아니 왜 27분?
코토하: 그런거 생각할 시간에 빨리 장소를 찾는게 어떨까요?
줄리아: 그리고 나 엠프 이펙터 기타 장비 다 가지고 나가니까 가능하면 수레도 챙겨달라고
주인공: 아니...
아카네: 아카네 인형도 잔뜩 가지고 나갈거야
로코: 로코도 저의 artwork 가지고 out 합니다!
주인공: 아니!!!
코토하: 25분 남았네요 오빠~
“준비물은 빼먹은 거 하나도 없지? 포탈은?”
“전송 오류는 걱정 마세요, 프로듀서님. 기존의 문제점을 대량 개량한 신형으로 준비했답니다? 스위치로 이제 단체 이동이나 대량 화물 전송도 가능하고, 오차범위도 70센티미터 안으로 개선했어요! 그리고, 평소에는 스마트폰으로도 사용할 수 있답니다?”
...디자인이 아무리 봐도 삼X전자의 그 폴드인데...
역시 저기도 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건가.
“스마트폰 어플같은 건가요?”
“물론 스마트폰에 그런 기술력이 들어가 있지는 않지.”
이오리가 자연스럽게 끼어들며 미사키 씨의 설명을 거든다.
“그래서, 일단은 따로 모듈이 필요할 거야. 지금은 내장형이라 미나세전자에서 특별 기종을 제작해야 했는데, 곧 탈착이 가능한 버전을 준비 중이니까 기대해도 좋다고?”
흠...
대체 무슨 원리인지 궁금하지만, 그건 지금 물어봐서는 당장 이해할 수는 없겠지.
일단 그래도 준비는 되었다고 하니까, 오후에 나오기 전에 대전역으로 가 있으면 될 것이다.
최종적인 계획을 한 번 넷이서 같이 점검해본다.
우선은 역에서 만나 서울로 같이 출발한 후, 주말 동안은 서울에서 같이 놀다가 주중에는 나 먼저 다시 학교로 내려가고, 공연 당일날에 합류할 계획...
“...이 아니었어, 코노미?”
“그랬지. 왜?”
“...그러면 왜 너희들도 화요일에 대전으로 오는 차를 끊어놓은 거야?”
그랬다.
분명히 공연 당일날 합류하기로 합의가 된 것 같았는데, 정작 일주일 전 기차랑 숙박업체 결제 내역을 확인해보니 내가 내려간지 사흘도 안 되어 다시 합류하게 생겼다.
“그게, 치하야나 줄리아같은 애들이 꼭 프로듀서가 연습하는 걸 같이 보고 싶다 그래서...”
...그런 거였냐.
제발 부원들이 놀라 까무러치지만 않으면 좋겠다...
“...여기선 뭐하고 놀게?”
“그래도, 야구장도 있는 것 같으니까?”
...그 팀 홈 구장?
...아니다, 말을 말자...
어떻게든 자기들끼리 재밌게 놀 방법을 찾을 것 같다.
“하나만 더 물어볼게요.”
“아, 뭔가요?”
미사키 씨가 자기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해맑은 얼굴로 질문해온다.
“...왜 다들 지금 당장 나올 기세로 여행가방까지 다 들고 로비에 모여있는 거죠?”
심지어 안나, 코토리 씨, 아리사같은 몇몇 애들은 벌써 폭주하기 일보직전이라, 주변 아이돌들이 진정시키는데 애를 먹고 있다.
“아, 생각보다 준비가 일찍 끝나서요.”
“그게 아니라, 대비를 할 수 있게 미리 통보라도 해 놓았으면 괜찮은데, 난 지금 아무 것도 모른 채 대전역은 커녕 동아리 연습실 가려고 기숙사에서 막 챙기고 있는데? 안 그래도 지인이랑 약속이 있어서 그런데, 한 시간만 시간을 주면 안 될까?”
중학교 때 나름 친하게 지내던 친구와 연락이 닿았어서, 오늘 서울로 출발하기 전에 잠깐 얼굴이라도 보기로 했다.
들은 바로는 수능은 포기하고 공무원 시험 공부에 전념하고 있는 자칭 백수라는데...
“한 시간이요? 당신은 우리가 나온다고 했는데 어째서 그런 준비도 안 하신거죠?”
츠무기가 태클을 걸며 끼어든다.
“아니, 분명 난 오후 4~5시 쯤에 나온다고 들었지.”
“저희가 그렇게 한가한 사람으로 보이나요? 지금 인기가 없어서 일이 없다고 놀리시는건가요?”
...얘는 저렇게 지레짐작만 좀 덜 한다면 좋을 거 같은데 말이지...
“아니, 그러니까 너희들이 올 때까진 시간이 더 걸릴 줄 알고 사이에 중학교 친구랑 오랜만에 약속을 잡아놨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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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까지 아이돌들의 반응/대화 내용 자유앵커
극장이 개판이 된다
그래도 나간다는 기대감인지 막 일정이 취소될 정도로 개판이 된건 아님
(예상한 반응)
아이돌들: ... 죄송합니다... 조용히 기다릴게요.
(실제 반응)
아이돌들: ... 뭐 ㅆㅂ? 당신이 뭔데? 프로듀서면 다야? 이거 갑질이야 갑질! 그 중학교 친구가 그렇게 중요해? 우리보다? 아니 그리고 솔직히 못 나오게 한다고 협박하는 건 아니지!
주인공: 뭐? 야! 느그 사장 어딨어?! 사장 대꼬와!!! 니.. 내 누군지 아나? 프로듀서? 그보다 더한 놈이다. 으잉?! 내가 이 쉐꺄 느그 사장이랑 임마!! 느그 사장, 일본 살제? 으잉?! 내가 인마 느그 사장이랑 인마! 저번에! 같이 밥 묵고 으! 호탤도 같이 가고 으! 마 놈들이! 마 다했어! 이 놈들이 말이야...
아이돌들: 풉... 오빠 연기 너무 못한다. 사투리는 또 뭐야 ㅋㅋㅋㅋㅋ
코노미 "우리 먼저 기차타고 가고있지 뭐. 신칸센 열차 한 칸을 빌렸는데 그걸 취소할 수는 없으니까. 서울역에서 봐."
KTX를 한 칸씩이나 빌렸다고? 이 녀석들 씀씀이가...
코토하 "아! 방금 생각난건데 54명 증에 한두명 정도는 대전역에서 오빠를 기다렸다가 나중에 오빠랑 같이 와도 돼지 않을까요?"
P "아니, 잠시만. 그럼 나중에 나랑 같이 살 사람들 기차표는?"
코토하 "현장 발권해야죠. 어차피 오빠도 기차표 예약 안 하지 않으셨어요?"
P " "
코노미 "좋은 생각인데? 코토하짱. 근데 아무이 봐도 말이야, 코토하짱 속셈은 기차 안에서 프로듀서랑 단둘이서 붙어있으려고 그런거 같아."
코토하 "아, 아니거든요!"
코노미 "이거 봐. 바로 들켰네. 이게 바로 레이디의 직감이라고. 코토하짱, 그럴 생각이라면 그 기회는 맏언니인 나한테 양보하라고!"
53명 "아니, 내(제)가 프로듀서(오빠/두목)랑 같이 올거거든(요)!"
아니, 얘네들 서울 구경 하고 싶은 거 맞아? 왜 웃돈까지 내면서 자기 스스로 낙오하려 하는건데?
“드디어, 프로듀서 씨의 세계로......!”
“으흐흐, 이세계의 아이돌!”
...절찬리에 폭주 중이신 아이돌 두 분과 사무원 한 분.
그나저나, 아무도 아리사한테 전달 안 한 거니?
아이돌 콘서트는 공연 몇 개월 전에 예약해야 한다니까...
설마 내가 모르는 무슨 수를 또 써 놓은 걸까?
아무튼, 분위기는 개판 그 자체지만, 그래도 다행히도 그냥 기대감 때문에 저러는 것 같다.
그게 너무 과한건지 츠무기같은 몇 명은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 중학교 친구가 그렇게 중요한가요? 저희보다?”
“진정하고, 츠무기. 몇 년만에 보는 거라잖아......프로듀서, 그럼 갔다와. 어쨌든 급행열차 한 칸을 빌렸는데 그걸 취소할 수는 없으니까......서울역에서 봐?”
코노미가 그래도 맏언니답게 상황을 정리한다.
“...이해해줘서 고마워.”
“아, 방금 생각난 건데, 한 명 정도는 대전역에서 오빠를 기다렸다가 나중에 오빠랑 같이 와도 되지 않을까요?”
코토하가 한 가지 제안을 해 온다.
흠...
혼자 가는 것보단 낫겠는데, 그러기엔 낙오될 아이돌의 기분이 좀 걱정되긴 한다.
그것 뿐만이 아니라,
“아니, 잠시만. 그럼 나중에 나랑 같이 갈 사람 기차표는?”
“현장 발권해야죠. 어차피 오빠도 기차표 예약 안 하지 않으셨어요?”
“그러면 혼자 있어도 괜찮겠어?”
“이래봬도 저희 모두 호신용 도구는 하나씩은 가지고 있답니다?”
...모두?
과연 마코토에겐 호신용 도구가 필요하긴 할-
-걔라면 여자로 대해준다고 좋아하려나?
쓸데없는 잡생각으로 의식의 흐름이 흘러가고 있을 때,
“좋은 생각인데? 근데 아무리 봐도 말이야, 코토하짱 속셈은 기차 안에서 프로듀서랑 단둘이서 꼭 붙어있으려고 그런 거 같아.”
“아, 아니거든요!”
코토하가 얼굴을 살짝 붉히며 말을 더듬는다.
“이거 봐, 바로 들켰네. 이게 바로 레이디의 직감이라고.”
아...
예...
그러시군요...
”코토하짱, 그럴 생각이라면 그 기회는 언니한테 양보하는 건 어때?”
“프로듀서는 저랑 같이 갈 거에요!”
“허니 옆에 앉는 건 미키인 거야!”
“내기로 정하는 거지? 안나, 어떤 게임이든 자신있어!”
로비에서 빗발치는 항의의 목소리들.
...서울 구경 왔으면 빨리 서울로 가고 싶어해야 하는 거 아냐?
서로 자기가 낙오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기묘한 광경을 바라본다.
“...이건 내가 터치 안 할 거니까, 알아서 정하고 결과 나오면 문자로 보내줘? 그럼 난 친구 만나러 가 볼게?”
.
.
.
그래도 처음 와 보는 곳일텐데, 용케도 전화 한 번 없이 내 기숙사 앞으로 잘도 도착해있는 친구 녀석.
...하고 처음 보는 여자 한 명.
그래도 중학교 때 친구였던 건 맞다는 건지, 처음 보자마자 얼굴을 알아봐준다.
...그건 그렇고.
대충 근황과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몇 분 정도 주고받다가, 그냥 직접적으로 물어보기로 한다.
“야, 그러고 보니 네 옆에 그 여자 분은 누구야?”
“아, 내 여자친구인데?”
...기만하려고 데려온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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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친구의 여자친구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
+2~3: 친구가 ‘연애’나 ‘여자친구’에 대해 나에게 늘어놓을 말 자유앵커(여자친구 자랑/대학교까지 여친 사귄 적이 어떻게 단 한 번도 없냐 등)
친구 "카페에서 얘가 알바하는거 보고 서로 첫눈에 반해서 몇 분 얘기하다보니 바로 1일 시작했다! 이게 다 인싸의 기질이 다분한 이 몸 덕분 아니겠냐?"
P의 속마음 '고작 1명 갖고 떠벌거리기는. 난 54명이다. 이 개XX야.'
P "혹시 죄송하지만 썸 탈 때... 팁 같은 거라도 있나요?"
친구 여친 "첫눈에 보자마자 바로 시작해버려서요... 죄송해요..." 부끄
친구 "몇번 만나고 나서야 사귀는 케이스도 있지만 드라마처럼 한번 보자마자 바로 사겨버리는 케이스도 있거든. 이런 케이스는 그냥 마음이 통했다고 봐야지."
P의 속마음 '그럼 나도 걔네들이랑 마음이 통했다고 봐야하는 건가?'
주인공: 음..그게.. 아하하 딱히 주변에 여자 없어서 아하하...
친구:... 야... 나 다 알아... 그만 연기해
주인공: 무..무슨 소리야?
친구: 다 안다고 임마. 이제 그만 커밍아웃 하라고.
주인공: 엥?
친구: 너처럼 잘 생기고 노래 잘하고 몸도 좋고 머리도 좋고. 돈도 있고. 없는게 없는 녀석이 왜 여친이 없겠지 라고 생각해보니 답이 나오더라고. 너 게..
주인공: 아니야!!!!
친구 여친: 자기야 그렇게 강제 커밍아웃은 좋지 않은거야! 저기 걱정마세요. 저 비밀을 잘 지키니까
주인공: 아니라고!
“뭔 소리야 그건.”
“공무원 시험본다는 백수가 여자친구는 사귀어야겠다고...”
“뭐, 부럽냐?”
...부러운 건 아닌데.
아니, 진짜로.
부러운 게 이상한 거 아냐?
근데, 확실히 예쁘긴 하다.
“예쁘지? 아이돌 연습생도 잠깐 했었다니까 당연하겠지.”
...그러냐.
765프로에 대한 건 굳이 이야기를 꺼낼 필요는 없겠지.
“...어떻게 만났는데?”
“카페에서 얘가 알바하는거 보고 서로 첫눈에 반해서 몇 분 얘기하다보니 바로 1일 시작했다! 이게 다 인싸의 기질이 다분한 이 몸 덕분 아니겠냐?“
“...공부는 안 하고?”
“한다고!”
좀 많이 의심스러운데.
중학교 때 행적을 봐도...
뭐, 사람은 바뀔 수도 있는 거니까.
시선을 여자친구에게 돌려,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꺼내본다.
“...일주일에 몇 번쯤 만나요?”
“아, 시간 되면 매일-”
“공부 안 하네.”
“할 건 하고 만난다고!”
“수능공부 제대로 하는 애들이 그러디?”
“...”
좋아, 대충 입을 닫게 하는 데는 성공한 것 같다.
그러면 좀 더 대화를 이어가면서 탐색해보자.
“혹시 죄송하지만 썸 탈 때......팁 같은 거라도 있나요?”
그러자, 눈 앞의 여자가 얼굴을 두 손으로 가린다.
“그게, 첫 눈에 보자마자 바로 시작해버려서요......죄송해요...”
와우.
놀라워.
팩트였어?
난 또 그냥 지인인데 사정사정해서 나 놀려먹으려고 그런 줄 알았-
...아이돌 연습생도 했다고 하면 연기도 배웠으려나?
“몇 번 만나고 나서야 사귀는 케이스도 있지만 드라마처럼 한 번 보자마자 바로 골인해버리는 케이스도 있거든. 이런 케이스는 그냥 마음이 통했다고 봐야지.”
거 참 자랑스럽게 얘기하시네요.
“그런데 네가 그런 건 왜 물어봐? 지인이 알아봐달라고 부탁하디?”
“아니, 그런 건 아니고 그냥 궁금해서.”
“네가? 너 게이잖아?”
“뭔 개같은 소리야!?”
“아니었어? 중학교 때부터 계속 게이로 알고 있었는데...”
...이 새X가?
마, 함 해 보까?
“뭐래, 자기도 고등학교 때까지 모솔이었으면서.”
“그럼 닌 여자친구 있냐?”
직접적으로 도발을 걸어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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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단 없다고 한다.
2. 있다고 하며 한 번 찔러보고, 증거를 대라거나 하면 그냥 해 본 소리라고 발뺌하도록 하자.
먼저 2표
@알박기다!
“...네가?”
“너도 있잖아?”
친구라는 놈이 기가 찬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증거?”
그대로 왼손을 내민다.
저번에 안나가 날 멋대로 기숙사로 끌고 가서는 건네준 커플링.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좀 더 ‘로맨틱한 때’ 건네주지 못한 걸 두고두고 후회하고 있다고 한다.
...솔직히 난 크게 상관은 없는데 말이지.
역시 추억이라는 게 중요한 걸까.
“그래서? 남자새X가 끼워줬을 수도 있지.”
“남자가 왜 왼손 약지에 반지를 끼워줘...”
“너 게이 아니었어?”
“아니라니까 진짜...”
혹시나 직접 데리고 오라고 하게 되면...
...아.
아까 전에 대전역에서 남아서 날 기다릴 아이돌 한 명을 자기들끼리 뽑고 있었지?
양해를 구하고 이리로 불러오면 되지 않을까?
...일단 너무 어리거나 어려보이면 아웃이겠지?
정 안 된다면 안나 정도 연령대에도 시호나 미키, 츠바사처럼 나이에 안 맞는 외형을 가진 아이돌들이 있긴 하지만, 그건 역시 ‘정 안 된다면’의 이야기다.
가장 이상적인 건 레이카, 리오같이 행동이 비범하거나 코노미처럼 너무 어려보이는 경우를 제외한 성인조겠지.
그게 아니라면 코토하, 메구미, 엘레나같은 고등학생들?
음...
살짝 핸드폰을 꺼내, 문자를 확인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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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누가 남게 되었을까? +1
코토하 정도면 그래도 세이프겠지?
“있다니까 그러네, 속고만 살았냐?”
“네가 여친이 있다고 하는 게 믿음이 안 가서 그래. 어, 얘기 들어보니까 시내로는 자주 안 나갈 거고. 학교에 틀어박혀 살지? 있어봐야 CC거나 이 주변 살거나 하겠네. 있으면 불러와봐.”
...완전히 잘못 짚으셨습니다!
이 주변은 커녕 이 세계에도 안 사는데 말이죠.
그리고, 데뷔는 당연하고 자기 나라에선 거의 톱까지 올라온 초일류 아이돌입니다!
그런데도 금방 불러올 수 있다는 게 참 신기하기만 할 따름이다.
“어, 그래, 거기서 딱 기다려라. 난 전화하는 김에 화장실에나 가 봐야겠다.”
...일단 대책없이 배짱을 부리긴 했는데.
코토하가 사정을 들으면 승낙해주려나...
택시비는 나중에 내가 코토하한테 주거나 아니면 차라리 기차 표 값을 내가 내던가 해야겠다.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학생증을 찍고 기숙사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친구가 시야에서 사라진 걸 확인하자마자, 비상계단 문을 열고 들어가 폰을 꺼낸다.
...저번에 시어터를 방문했을 때 연락처를 전부 받아놓은 게 이럴 때 도움이 되는구나.
시그널이 가는 소리가 나기도 전에 바로 전화를 받는 코토하.
“아, 오빠!”
혼자 낙오되어도 목소리가 밝은 게 보기 좋은 모습이다.
“무슨 일이야?”
코토하는 나와 단둘이 이야기할 때는 아예 마음을 완전히 놓게 된 건지, 말을 놓고 편하게 이야기하는 것 같다.
“그게 말이지, 혹시 괜찮으면 택시로 내 기숙사 쪽으로 와 줄 수 있어? 친구하고 이야기하다가 휘말려서, 잠시 여친 행세를 좀 해 주면 좋겠는데...”
다급함에 말을 더듬고 속도가 빨라지는 걸 최소화하려고 안간힘을 쓰며, 어떻게든 자초지종을 설명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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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코토하의 반응/대답
+3~4: 코토하가 학교로 도착한 후 일어날 일
코토하 "처음 뵙겠습니다. 타나카 코토하라고 해요. 오빠랑 사귄지는 1년 정도 됐어요."
친구 여친 "일본인이셨어요? 한국말을 너무 잘해서 깜짝 놀랐어요."
친구 "이 시국에 일본인 여친? 그것도 사귄지 1년이 넘어? 노빠꾸 상남자로구만. ㅋㅋㅋㅋ"
코토하 "이시국...?"
P의 귓속말 "나중에 '이 시국'이 설명해줄테니까 그냥 있어."
그 후 서로 간에 자기소개랑 어떻게 지금 연인이랑 만났고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등등 간단한 얘기 몇 마디 정도하고 헤어졌다. 친구 녀석, 헤어질 때 크게 한 방 먹은 듯한 표정이다. 거기에 코토하한테 커피 한 잔 사주겠다고 말했다가 자기 여친한테 진짜로 한 대 맞은건 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