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이 「오오...」
료 「어떤 거 같아? 이번 곡은.」
유리코 「괜찮은 거 같은데. 특히 드럼 솔로 부분이 난 마음에 들어. 두구두구두구두구~!」
다이고 「그랴? 하아~ 료랑 같이 일한 보람이 있구마.」
P 「...저기, 료. 하나 물어볼 게 있는데.」
료 「음? 무슨 질문?」
P 「이 음악에서 베이스, 누가 치는 거야?」
다이고 「아, 그거 시호가 친 기다.」
유리코 「시호가?」
안나 「시호, 기타…칠 줄…알았구나. 안나, 처음…알았어.」
다이고 「시호가 베이스 치기 시작한 건 얼마 안 됐다. 이제 고작 일주일 됐나?」
P 「그렇군.」
어쩐지, 베이스 소리가 아주 작긴 하지만 약간 떨리는 음이 꽤나 섞여있었다.
하지만 이 소리도 시호의 가창력과 다른 악기들의 소리에 자연스럽게 묻혀서 큰 실수로 들리진 않았다.
오히려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꽤나 좋은 음악이었다.
시즈카 「......」 머-엉
미라이 「...시즈카?」
시즈카 「...아, 응. P.」
미라이 「창 밖만 보면서 왜 그리 멍하니 있는 거야. 혹시 콩쿠-」
시즈카 「쉿.」
미라이 「아차...」 합
P 「? 뭐야, 무슨 얘기 하는 거야?」
시즈카 「아냐, 이제 골든 위크도 끝나면 중간고사 준비해야하는구나 싶어서...」
다이고 ˙ 유리코 ˙ 미라이 ˙ 안나 「......」
시즈카 「...? 뭐야, 왜 이리 분위기가 싸늘해진...」
시즈카의 ‘중간고사’라는 단어에 료와 나를 제외하곤 그대로 얼어버렸다.
다이고 「...시험, 언제고?」
료 「그러니까... 골든 위크 끝나고 정확히 3주 뒤였나?」
미라이 「어떡하지... 나, 여태까지 필기 하나도 안 했는데...」
P 「넌 그냥 모든 수업 시간에 잤잖아.」
그런데 필기를 하나도 안 하다니, 정말이냐?
유리코 「그나저나 중간고사인가...」
안나 「안나, 시험 공포증…있는데...」 덜덜
시즈카 「미, 미안. 내가 괜한 얘길 꺼낸 거 같네.」
료 「괜찮아. 그리고 시험도 골든 위크 끝나고 3주나 남았잖아? 준비할 시간은 충분해.」
P 「그러니까 다들 너무 좌절하지 말도록.」
다이고 ˙ 미라이 ˙ 유리코 ˙ 안나 「네에...」
아까 음악 공개를 할 때는 상반되는 목소리로 네 사람은 대답했다.
침울해진 네 사람을 보고 시즈카는 우리 중에서 먼저 목소리를 냈다.
시즈카 「아, 우리 이대로 각자 집에 돌아가는 것도 좀 그런데, 다 같이 노래방이나 갈까.」
P 「노래방?」
료 「오오, 괜찮은데.」
미라이 「나도 찬성~」
다이고 「그럼 마을에 도착하면 해산하기 전에 노래방이나 가보까.」
.
.
.
-노래방
마을에 도착하고 나서 우린 곧바로 해산하지 않고 노래방으로 향했다.
골든 위크인데도 불구하고 노래방에는 남는 방이 꽤나 많았다.
우린 넓은 방 하나를 잡아놓고 2시간 동안 노래방에 있기로 했다.
미라이 「첫 번째는 나!」
안나 「여기…마이크.」
첫 순서는 미라이, 그리고 그 다음으로는 밴드부인 료와 다이고, 시즈카 순서였다.
유리코와 안나는 같이 듀오곡을 불렀다.
난 안나가 노래를 부를 때, 성격이 180도 바뀐 모습을 보고 순간 놀랐다.
.
.
.
P 「읏차...」
다이고 「P, 어디 가는 기고?」
P 「잠시 화장실 좀 다녀올게.」
다이고 「그래, 빨리 다녀와래이.」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고 다시 방으로 걸어갔다.
아무런 생각 없이 걷다가 모퉁이를 도는 순간 누군가와 부딪칠 뻔했다.
난 먼저 상대보다 사과를 했다.
P 「아, 죄송합니- ...시호?」
시호 「어라, 너는...」
상대는 다이고의 밴드에서 보컬을 맡고 있던 시호였다.
P 「우연이네. 시호도 노래 부르러 온 거야?」
시호 「아니, 시간 다 써서 이제 나가려고.」
P 「아, 그렇구나.」
시호 「용건 없지. 그럼 난 이만.」
역시 나한테 차갑게 대하는 건 안 바뀌었구나,
뭐, 알게 된지 얼마 되지도 않았으니. 당연한 건가.
...아, 이왕 이렇게 만났는데 같이 노래 부르러 가자고 해볼까.
P 「...저기, 시호.」
시호 「...뭐야.」
P 「이왕 이렇게 만났는데, 같이 노래 더 부르고 가지 않을래?」
시호 「뭐?」
P 「아, 그게 애들이랑 캠핑 끝내고 다 같이 왔거든. 노래방.」
시호 「아아, 그랬구나.」
출구로 걸어가는 시호를 불러 멈춰 세우고 같이 애들이 있는 방으로 가자고 제안했다.
애들한테 합의는 안하고 데려가는 거지만, 걔네들이라면 딱히 상관없겠지.
P 「어때, 같이 갈래?」
시호 「......」
시호 「그래. 나도 더 연습하고 싶었으니까.」
시호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난 시호를 데리고 방으로 돌아갔다.
『달칵』
미라이 「P, 왔구나. 어라, 시호?」
P 「화장실 갔다 오면서 우연히 만났거든.」
다이고 「오, 시호. 어서 와라.」
료 「여기, 옆에 앉아.」
시호는 료와 시즈카의 중간에 껴서 앉았다.
노래를 부르고 있던 안나는 마이크를 입에 대고 시호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안나 『시호~! 안녕!』 흔들
시호 「...?」 당황
시호도 안나의 모습을 보고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안나의 저런 모습은 시호에게도 처음 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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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래방에서 거의 1시간 40분을 보냈다.
다들 부르고 싶은 노래를 부르며 재미를 보고 있었다.(특히 안나.)
딱 한 명만 빼고...
시호 「......」
P 「......」
같이 노래를 부르자고 데려왔지만
오고 나서부터 계속 휴대폰만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내가 먼저 시호에게 노랠 부르게 시켜볼까 싶었지만
시호에게 그런 부탁하기엔 뭐랄까... 시호와 나의 거리감 때문에 말을 걸지는 못했다.
다이고 「......」 흠칫
시호 「......」
다이고 「...자, 다음 순서는 시호!」
시호 「?」
내가 하려고 했던 말을 다이고가 대신 말해주었다.
다이고도 방에 들어오고 나서 시호의 모습에 대해 신경이 쓰인 모양이었다.
다음 순서가 시호라는 말에 시호 본인은 조금 황당해한 모습이다.
시호 「...내가?」
미라이 「시호, 방에 들어와서 노래 한 곡도 못 불렀잖아? 자, 마이크 여기.」
시호 「아, 응...」
유리코 「기대되네! 학교 밴드부의 보컬이 부르는 노래!」
시호는 미라이에게 마이크를 받더니 빠르게 리모컨을 집어들곤 빠르게 선곡했다.
설마 아까부터 노래 부르고 싶었던 건가. 그런 거면 말해도 됐을 탠데.
~♪ fate of the world ♪~
시호 「永久の螺旋に眠る, 閉ざされた光 掛けられた鎖♬」
음악이 흘러나오자 시호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캠핑을 끝내고 돌아오면서, 그리고 다이고의 밴드부 초대 때 시호의 노래를 들어 봤기 때문에
시호가 노래에 대해선 재능이 있다는 건 잘 알고 있었다.
시호 「~♪」
시호의 노래는 굉장히 깔끔하고 듣기 좋았다.
난 시호의 노래에 점점 빠져들더니 다른 애들과 함께 추임새까지 넣기 시작했다.
.
.
.
-P의 집
카즈키 「음, 괜찮네.」 우물우물
P 「그래? 시즈카한테 부탁해서 배우길 잘했네.」
늦게 들어오는 부모님 먼저 형과 함께 저녁을 차렸다.
저녁 메뉴는 카레라이스. 그 때 시즈카에게 배운 걸 떠올려서 요리해봤다.
입맛이 까다로운 형은 내 카레에 호평을 했다.
카즈키 「그래서, 캠핑은, 재밌었어?」
P 「뭐, 좋았지. 별들도 보고, 낚시도 하고.」
P 「다이고가 갑자기 담력 시험한다면서 끌고 가긴 했었지만... 그것도 나름 괜찮았어.」
카즈키 「헤에, 담력시험이라. 혹시 2인 1조로?」
P 「응. 맞췄네.」
카즈키 「그럼 누구랑 같이 들어갔어? 역시 그... 유리코?」
P 「아니, 모치즈키 안나라고 같은 도서부원,」
카즈키 「아깝다...」 소곤
P 「뭐?」
카즈키 「아무것도 아냐.」 냠
뭔가 형이 백화점에서 유리코를 만났을 때부터 나랑 유리코를 그렇고 그런 사이로 오해하는 것 같은데...
P 「다시 얘기하겠지만 그렇고 그런사이 아니라고. 알겠어?」
카즈키 「혹시 모르지. 이어질 수도.」
P 「에이, 말도 안 되는...」
카즈키 「사람 마음은, 모르는 거지.」 냠
P 「음? 무슨 말이야?」
카즈키 「아무것도 아냐. 어서 먹고 치우자, 설거지, 내가 할게. 넌 쉬어.」
골든 위크 마지막 날이지만...
게임도 이젠 슬슬 질리기 시작했고, 만화책도 전부 다 읽었다.
이 시간엔 재밌는 TV프로그램도 안하고.
난 내 방 침대 위에서 그저 뒹굴거리며 시간만 보내고 있었다.
P 「.....」 아무런 생각이 없다
『~♪』
P 「...전화?」
침대 옆 선반에 놓인 휴대폰으로 전화가 왔다.
난 침대에서 일어나 전화를 받았다.
P 「여보세요?」
다이고 「여어, P. 한가하나.」
P 「한가하다 못해 지루해 죽을 거 같아...」
다이고 「오오, 그럼 마침 잘 됐구마. 오늘 우리 밴드 스튜디오에서 연습할 긴데, 심심하면 와봐라.」
P 「그래? 어느 스튜디온데?」
다이고 「시부야 ●○ 스튜디오, 위치 알제?」
P 「음... 아, 예전에 료랑 같이 갔던 그 악기점 옆에?」
다이고 「잘 아는 구마. 그럼 올 거면 와라.」
P 「어, 알겠어.」
『뚝』
P 「...가볼까.」
심심해서 지루한 내게 선택지는 당연했다.
난 내려가서 씻은 후 옷을 갈아입고 집 밖으로 나섰다.
.
.
.
-스튜디오
「어서오세요. 예약하셨나요?」
P 「아뇨, 친구를 찾으러 왔는데. 혹시 ‘카부토 다이고’로 예약된 방 있나요?」
「안 쪽으로 들어가서 5번 방에 계십니다.」
P 「아, 감사합니다.」
직원의 안내를 듣고 난 바로 5번방으로 갔다.
아, 다이고가 미라이랑 안나랑 유리코까지 불렀다고 했는데.
미라이는 모르겠고, 안나랑 유리코는 바쁜데 오려나.
방문을 열자마자 드럼 소리와 키보드 소리, 기타 소리가 들렸다.
합주는 아니고, 개인 연습인 것 같았다.
다이고 「여어, 왔나.」
P 「오, 다들 연습하고 있었네.」
안나 「안녕.」
P 「안나도 있었네. 안나도 구경?」
안나 「리그 연습, 저녁부터…하니까.」
P 「그래. 미라이랑 유리코는?」
다이고 「미라이는 가족끼리 외출이고 유리코는 전화도 안 받는다.」
안나 「유리코 씨, 아마, 되게…집중하고…있을 걸.」
다이고 「그건 됐고, 관객들도 왔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해보까.」
다이고가 원래 자리로 돌아가 기타를 잡고 한 번 사운드를 체크했다.
이펙터로 소리를 비튼 강렬한 기타 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다이고가 료에게 신호를 부탁하자 료가 드럼 스틱을 네 번 두들기더니 그에 맞춰서 연주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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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 밴드 ‘크레센도 플레그’의 연주.
네 사람의 연주는 밴드의 이름 그대로 깃발이 크게 휘날리는 것 같은 분위기를 주었다.
연주가 끝나고 나와 안나는 네 사람에게 박수를 보냈다.
P ˙ 안나 「오오~」 짝짝짝
시즈카 「후우, 어땠어? 우리들의 연주는?」
안나 「응. 정말…재밌었어.」
다이고 「그제? 하하.」
료 「후우...」 벌컥벌컥
P 「료, 쉬는 타임도 없이 치던데.」
료 「그렇지... 그래도 재밌으니까 괜찮아.」
다이고 「자, 아직 한 번 밖에 안했다. 이어서 다음 곡이데이.」
시즈카 ˙ 료 「OK.」
시호 「......」
시호는 자기가 들고 있는 베이스를 바라보며 뭔가 불만족스러운 듯 표정을 하고 있었다.
아까 연주 때 들린 작지만 떨리는 베이스 소리.
본인도 그 소리에 대해선 인지하고 있는 것 같았다.
다이고 「시호, 시호!」
시호 「...아, 왜 불러?」
다이고 「다음 곡 이어서 할 거다. 것보다 정신 차리라.」
시호 「...미안.」
료 「실수해도 괜찮으니까 너무 크게 신경 쓰지 마.」
시호 「알겠어.」
.
.
.
『~♪』
다이고 「좋아, 여기까지. 이제 30분 간 휴식.」
료 「힘들었어...」
P 「2시간 동안 쉬지 않고 치면 그럴 수 있지.」
연습 2시간 째,
시즈카, 시호, 료가 힘든 기색을 보이자 다이고는 전원 30분 동안 쉬기로 했다.
화장실에 다녀오고 나니 방 안에는 다들 어디 갔는지 안보이고 시호 혼자만 남아있었다.
쉬는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시호는 구석 의자에 앉아 베이스를 치고 있었다.
P 「쉬는 시간인데도 연습이야?」
시호 「......」 흠칫
시호 「...어.」 휙
P 「다른 애들은 어디 갔는지 알아?」
시호 「바깥 카페.」
P 「아, 그렇구나.」
시호 「다이고가 너도 같이 데려가려고 하던데, 한 번 가보지 그래.」
P 「아냐, 딱히 식욕이 없어서.」
시호 「그래.」
P 「......」
시호는 내 질문에 전부 짧게 대답하고 베이스에 몰입했다.
난 문 옆에 놓인 의자에 가만히 앉아 시호가 베이스 치는 모습을 관찰했다.
기본적인 피킹 자세는 정확했지만 코드 전환을 빠르게 하는 것은 못하고 있었다.
P 「...시호는 기타 배운지 일주일 됐다고 했지?」
시호 「네가 그걸 어떻게 알고 있어?」
P 「다이고한테 들었어. 그리고 네가 베이스로 신곡 연주한 것도 들었어.」
시호 「언제?」
P 「캠핑 끝내고 돌아오면서 다 같이 들었지.」
시호 「그래.」
P 「아까 연주할 때도 음이 떨리던데. 베이스, 어렵지?」
시호 「...익숙하지 않은 것일 뿐이야.」
시호는 들켰다는 듯이 살짝 움찔했다.
시호 「할 말 다했지. 그럼 연습에 집중할 수 있게 조용히 해 줘.」
P 「...연습 도와줄까?」
시호 「하아?」
시호는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저기요. 절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닌가요...
시호 「칠 줄 알아?」
P 「공교롭게도 전 학교에서 기타를 다뤄봤었든.」
연습이 너무 빡세서 곧바로 나왔지만.
시호 「......」 찌릿
기타를 다룰 줄 안다는 내 말에 시호는 못 믿는 눈으로 쳐다봤다.
난 다이고의 기타를 잠시 빌려 그 때 연습했던 곡의 초반 부분 7마디만 쳐봤다.
오랜만에 기타를 만져서 그런가, 조금 어려운 감이 있었다.
시호 「음, 칠 줄 아는구나.」
P 「그렇다니까. 어때?」
시호 「...좋아. 협력해 줘.」
.
.
.
난 시호 옆에 앉아 쉬는 시간 동안 기본적인 걸 가르쳐주기로 했다.
시호가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은 역시 코드 전환이었다.
코드 전환은 따로 방법이 있는게 아닌 기타를 많이 만져봐야 아는 것이라
코드 전환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는 팁을 알려줬다.
『딩가딩가』
P 「응. 그런 식으로 하는 거야.」
시호 「...뭔가 음이 부자연스러운데.」
P 「그래도 빠르게 바꿀 순 있으니까. 근음 셔틀에는 문제없을 거야.」
『달칵』
다이고 「시호, 우리 왔데이. 어라, P도 있었나.」
P 「어. 잘 쉬다 왔어?」
다이고 「물론이제. 그런데 어디 있었던 기고? 같이 카페 데려가려 했는데.」
P 「화장실에. 나도 갔다 오니까 너희들 없어서 좀 놀랐어.」
다이고 「뭐야, 그랬었나.」
료 「그런데 이건 의외의 그림인데.」
다이고 「응. 까칠하기로 유명한 그 시호가 누군가와 나란히 같이 앉는다니.」
시호 「그냥 P가 기타를 가르쳐준다고 해서 앉은 것일 뿐이야.」
료 「기타?」
다이고 「오오. P, 네도 기타 칠 줄 아나?」
P 「전에 학교에서 밴드부였거든. 5개월 만에 나오긴 했지만...」
다이고 「호오...」
다이고가 턱을 괴고 신음소리를 내며 뭔가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다이고 「음...」
시즈카 「다이고, 어서 들어가자. 연습 시작해야-」
다이고 「P, 우리랑 같이 합주 한 번 해보지 않을 기가?」
P 「...에? 합주?」
다이고 「별 의미 없다. 그냥 P가 기타를 칠 줄 알아서 한 번 같이 연주해보고 싶을 뿐이다.」
다이고 「료랑 시즈카랑 시호도 별 문젠 없제?」
시호 「한 번만 같이 연주하는 거라면...」
료 「물론.」
시즈카 「난 상관 없어.」
P 「음...」 긁적
미라이 「므므므므므므...」
P 「이제 슬슬 집중할 때도 됐잖아.」
미라이 「그래도 나, 천성적으론 공부랑 잘 안 맞는 걸... 므므므...」
확실히 미라이가 유치원 때부터 공부에는 전혀 소질이 없었다.
그래서 받아쓰기 시험 같은 걸 칠 때, 미라이 혼자 0점을 받는 상황이 자주 연출되었다.
P 「하기 싫어도 할 건 해야지. 자, 모르는 문제라도 있는 거야? 가르쳐줄게.」
미라이 「음... 그러니까... 모르는 부분이 여기랑 여기랑… ….」
P 「미라이, 그럴 땐 전부라고 하는 거야.」
미라이 「으으으...」
P 「어디보자...」
난 미라이가 짚은 문제들을 하나씩 확인해봤다.
그렇게 풀기 어려운 문제는 아니라서 설명하는 건 크게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
난 미라이에게 문제를 하나씩 천천히 설명해줬다.
.
.
.
P 「그러니까 여기서 a가 2니까, 이 식에 대입만 하면 끝이야.」
미라이 「......」
P 「미라이, 알겠어? 방법만 알면 의외로 쉬우니까.」
미라이 「......」
P 「미라이?」
난 고개를 살짝 돌려서 미라이의 상태를 확인하였다.
언제부터였을까, 미라이는 펜을 들고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미라이 「Zzz...」
P 「......」
『꼬집』
미라이 「아야야!」
P 「언제부터 졸고 있었던 거야. 정신 차려.」
미라이 「으으... 미안...」
P 「하여튼... 설명 한 건 들었어?」
미라이 「......」 외면
P 「너...」
어떻게 하면 미라이가 공부에 집중하게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던 도중, 미라이에게 농담 삼아서 이런 얘기를 해봤다.
P 「계속 집중 안하면 도서부 나오고 밴드부로 들어갈 거니까.」 하아
미라이 「에에에?!」
유리코 「아, P. 그건 좀 곤란한데...」
안나 「응.」
미라이만 반응을 보일 줄 알았는데
공부에 집중하고 있던 유리코와 안나도 같이 반응했다.
유리코 「미라이, 어서 집중해야지.」
미라이 「응, 알겠어.」
안나 「모르는 문제, 어디야?」
미라이 「그러니까... 여기랑 여기랑… ….」
유리코 「전부 모르는 거야?」
안나 「쉬운 문제, 천천히…설명해…줄게.」
내가 생각한대로 미라이를 각성시키긴 했지만
뭔가 미라이만 각성시킨다는 게 유리코와 안나까지 같이 각성시켜버렸다.
뭐... 딱히 상관은 없겠지.
시호 「......」
.
.
.
『~♪』
다이고 「아, 예비종 쳤다.」
료 「이제 돌아갈까.」
수업 시작 5분 전마다 울리는 예비종.
우린 각자 책을 챙겨 교실로 돌아가려 했다.
시호 「...저기, P.」
P 「음?」
시호 「하나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P 「어어... 응. 물어봐.」
시즈카 「오오, 시호가 P한테 질문을?」
시호가 나한테 말을 걸었다는 사실에 다들 살짝 놀랐다.
그런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시호는 할 말을 계속했다.
시호 「아까 밴드부에 들어올까라고 했었지.」
P 「어, 응. 그랬었지.」
그저 미라이를 각성시키기 위한 농담이었지만.
시호 「그럼 우리 밴드부에 들어오지 않을래?」
P 「...네?」
시호 「정식 부원이 되는게 싫다면 객원맴버라도 괜찮아.」
난 시호의 제안에 잠시 벙졌다.
내가? 밴드부에?
P 「자, 잠깐만. 밴드부? 내가?」
시호 「응. 뭐가 이상해?」
P 「아니, 이상한건 아니지만. 다른 애들 얘기는-」
다이고 「아, 그거라면 어제 다 얘기 끝났다.」
P 「에?」
난 다이고에게 상황 설명을 들었다.
스튜디오 연습을 끝내고 밴드부 카톡방.
시호가 먼저 나의 밴드부 영입을 제안했다고 한다.
날 밴드부에 영입하려는 이유는 나에게 베이스를 맡김으로써 시호가 노래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다이고와 나머지 멤버들도 이 제안에 찬성했다고 한다.
다이고 「뭐, 그리 된 기다.」
시즈카 「그래도 선택은 P의 몫이지만.」
P 「내가 결정하는 거야?」
당연한 이야기지만, 어쩐지 난감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난 시호의 눈을 바라봤다.
평소에 날 이상하게 보던 눈은 어디 갔는지 없어지고 그저 진지한 눈으로 날 보고 있었다.
미라이 「아! 얘들아, 어서 가야지. 수업 시작까지 이제 2분 남았어!」
P 「어라, 아, 벌써?」
시호 「저기, 대답은?」
P 「지금은 모르겠고... 좀 더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겠어?」
시호 「알겠어. 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밴드부실로 와. 환영해줄태니.」
미라이 「P, 다이고, 료, 어서!」
P 「어어, 지금 갈게.」
다이고 「다음 수업 누군지 아나?」
료 「아마 국어였을 걸.」
.
.
.
『~♪』
마지막 7교시 수업이 끝나고 하교 시간.
다들 부랴부랴 가방을 챙겨 교실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P (오늘 형이 마트에서 저녁 재료 사오라고 했지. 메모가...)
P (감자랑 간장, 양파... 오늘 저녁은 감자조림인가.)
『덥석』
P 「우왓.」
다이고 「P, 오늘 밴드부실 올 거가?」
P 「에? 아, 그랬었지.」
다이고 「갈 거면 지금 같이 가고, 같이 갈 기가?」
P 「어...」
도서관에서 시호가 제안한 밴드부 입부 제의.
우리 학교는 공식적으로 한 학생 당 한 개의 동아리에만 가입할 수 있지만
몇몇 학생들은 객원으로 두 개의 동아리 활동을 하기도 한다.
수업 시간 때, 시호의 제안에 대해 살짝 생각해봤다.
P 「...응, 같이 가자.」
다이고 「오오, 정말 생각 있는기가?」
P 「뭐, 일단은.」
시험 준비 기간이긴 하지만 도서부 활동은 주말을 빼면 거의 없다시피 하고,
게다가 지금은 딱히 급한 것도 아니니 매일 1시간 정도는 참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다이고, 료와 같이 밴드부 연습 공간인 학교 옥상으로 올라갔다.
연습실에는 이미 시호와 시즈카가 먼저 기다리고 있었다.
시즈카 「료, 다이고, 왔구나. 어라, P도 왔네.」
P 「안녕.」
시호 「어서 와.」
원래 같았으면 “왜 왔어.”라며 째려봤을 시호.
지금은 전혀 날 째려보지 않고 오히려 ‘왔네.’라는 눈빛으로 날 쳐다봤다.
시호 「여기에 왔다는 건, 들어오고 싶은 생각이 든 거야?」
P 「일단은 그런 생각이 들긴 해서 오긴 했는데.」
시호 「일단은? 아직은 들어올 생각이 없단 뜻이야?」
P 「그게...」 우물쭈물
시호 「하나 말해두겠는데, 적당히 할 생각으로 들어올 거라면 그냥 돌아가는 게 좋을 거야.」
P 「물론 그럴 생각은 없어.」
기타를 즐기며 치기 위해 오긴 한 것이지만
그만큼 절대로 대충 치지는 않을 것이다.
시호는 조금 의심하는 눈으로 날 째려봤지만 금방 그만두었다.
시호 「...좋아. 그럼, 여기.」
P 「뭐야? 이건.」
시호 「오늘 연습에 쓸 악보. 총 다섯 곡이야.」
P 「어디...」
난 시호가 건네준 악보를 하나씩 확인했다.
그 중 한 개는 어제 내가 연주했던 악보였고,
나머지 네 개는 처음 보는 악보지만 그래도 난이도는 낮아보였다.
P 「음...」
다이고 「연주 할 수 있겠나?」
P 「응. 이 정도라면 충분히 칠 수 있을 거 같아.」
시호 「바로 시작해도 괜찮겠지?」
P 「물론.」
시호 「그럼, 연습 시작할까.」
.
.
.
『~♪』
본격적으로 시작된 연습.
다들 연주 할 때만큼은 평소에 보지 못한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뒤처지지 않도록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어제의 감을 잊어버렸는지 처음엔 음이 살짝 불안했지만 그래도 이내 감을 되찾았다.
P (좋아, 이 느낌 그대로...)
『징징징징』
베이스의 낮은 음색,
아주 작은 소리였지만 내 귀에는 제대로 들렸다.
.
.
.
다이고 「좋아, 오늘은 여기까지.」
시즈카 「다들 수고했어.」
료 「후우...」
얼마 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써 1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난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5시를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P 「...아아!」
다이고 「우왓, 뭐꼬?」
P 「오늘 저녁 장 보고 오기로 했는데! 깜빡했어...」
악기도 정리하지 않은 채 난 서둘러 가방을 챙겼다.
P 「미안! 다음엔 악기 제대로 정리할 태니까!」
다이고 「어, 알겠다. 빨리 가라.」
P 「정말 미안!」
카즈키 「그래서 늦게 돌아왔구나.」
P 「미안, 그 때 너무 푹 빠져 있어서...」
카즈키 「아냐. 이걸로 미안할 것까지야.」
카즈키 「그나저나 의외네. P가 다시 기타를 시작하게 될 줄이야.」
P 「...나도 처음엔 놀랐어. 다시는 기타에는 손 안 댈 줄 알았는데.」
「어이, 둘 다 이제 진정해.」
「애초에 네가 여기에 있는 이유가 뭐야?! 어째서 여기 있는 건데?!」
「그래 됐어! 그냥 내가 나가겠어!」
P 「......」
카즈키 「그 일은 이제 잊어버려. 어차피 지난 일인데.」
P 「그래. 이제 잊어버려야지.」
카즈키 「그래서, 밴드부엔 들어가려고?」
P 「정식 부원은 아니고 아마 객원멤버로 활동하지 않을까. 동아리 다른 것도 하고 있으니까...」
카즈키 「객원이라도 하기로 했으면 열심히 해야 해.」
P 「그건 걱정 마. 대충할 생각은 절대로 없으니까.」
미라이 「......」 부우우
P 「...넌 또 왜 만나자마자 볼을 부풀리는 건데.」
미라이 「어제 공부 열심히 했는데... 왜 밴드부로 가려는 거야?」
P 「아아, 그거 때문이냐...」
어제 내가 두 사람과 함께 밴드부실로 간 걸 본 모양이다.
오해하고 있는 난 미라이에게 밴드부의 객원멤버로 합류하게 된 것임을 밝혔다.
미라이 「...저기, P.」
P 「왜.」
미라이 「객원멤버라니... 무슨 뜻이야?」
P 「밴드부를 겸임하면서 도서부 활동도 한단 말이야.」
P 「그러니까 난 도서부를 나가지 않아. 알겠어?」
미라이 「! 그래, 그렇구나...」 휴우
미라이는 내가 밴드부에 객원멤버로 들어갔단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미라이 「아, 맞다. P한테 말할게 하나 있었는데.」
P 「음? 나한테?」
미라이가 나한테 말할게 있다니.
그 타이밍에 맞춰서 다이고와 료도 우리쪽으로 다가왔다.
다이고 「여어, 우리왔데이.」
료 「흐암...」
미라이 「아, 다이고랑 료, 마침 잘 왔어. 타이밍 좋은 걸.」
료 「말할 거...?」
다이고 「그게 뭐꼬?」
미라이 「그게, 내일 토요일에 우리 집에서 같이 공부하지 않을래?」
P ˙ 다이고 「에에?!」 ㄴ(o0o)ㄱ
료 「?!」 번쩍
미라이 「...뭐야, 다들. 왜 그리 놀란 표정을-」
P 「미라이 네 입에서 같이 공부하잔 얘기가 나올 줄이야...」
미라이 「」 미끌
미라이 「나, 나도 할 땐 하는 타입이거든!」
P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 거냐.」
미라이 「물론.」 끄덕
어제 공부 할 때인데도 전혀 집중하지 못한 본인의 모습은 벌써 잊어버린 듯 했다.
미라이 「어쨌든 어떻게 할래? 나머지 4명에게도 물어볼 건데.」
P 「음... 내일이면 난 상관없으려나.」
다이고 「+1」
료 「+2」
안나 「내일 낮엔…시간, 넉넉해.」
유리코 「응. 어차피 지금은 시험 기간이라 주말에 도서관 업무도 없으니까.」
P 「그냥 원래 없다시피 했잖아.」
유리코 「아하하... 그렇지...」
시즈카 「나도 내일은 갈 수 있을거 같아.」
미라이 「정말? 그럼 시호도-」
시호 「미안, 내일 일이 있어서.」
미라이 「그렇구나... 그럼 어쩔 수 없지.」
시호를 제외한 나머지 6명은 내일 스터디클럽에 모이기로 했다.
미라이 「그럼 내일 오후 1시까지 우리 집으로 집합!」
전원 「OK.」
.
.
.
-다음 날 미라이의 집
어제 약속했듯이 난 미라이의 집에 도착했다.
원래 시간보다 10분 빠르게 도착해 약속 시간에 딱 맞춰서 도착하진 않았다.
난 초인종을 눌러 안에서 누가 문을 열어주기를 기다렸다.
『딩동-』
초인종을 누르고 몇 초 후, 누군가가 문을 열고 나왔다.
1~33 : 미라이의 부모님
34~66 : 머리가 헝클어진 미라이
67~100 : ??? 「어서오세요.」 P 「어라? 오랜만에 뵈요.」
+~3까지 주사위 후 높은 값
??? 「어서오세요. 어라, P군.」
P 「어라, 마카베 씨?」
미즈키 「오랜만에 뵙네요. 그동안 잘 지냈나요?」
P 「전 물론 잘 지내고 있었죠.」
마카베 미즈키 씨.
미라이의 사촌으로 옛날에 미라이의 집에 놀러갔을 때 가끔 만났었다.
연상, 연하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존댓말을 사용하는 사람이라 나한테까지 존댓말을 쓴다.
편하게 말하라고 해도 이미 습관이 된 모양이라 잘 고쳐지지 않는 것 같다고 본인이 말했다.
미즈키 「그런데 무슨 일로... 아, 혹시 오늘 스터디클럽 때문에?」
P 「네. 미라이는 지금 있나요?」
미즈키 「카스가 씨는 방금 일어나서 씻는 중이에요.」
P 「방금 일어났다고요?」
미즈키 「네.」
혹시나 싶었는데 역시였다.
미즈키 「이렇게 서서 말하기도 뭐하니, 어서 들어오세요.」
P 「아, 네. 실례하겠습니다.」
.
.
.
미즈키 「공부는 카스가 씨의 방에서 다 같이 한다고 들었습니다만.」
P 「그래요? 그럼 먼저 올라가서 기다리고 있을-」
『우당탕』
미라이 「우와앗! 자, 잠깐만 기다려!」 다다다
P ˙ 미즈키 「......」
화장실에서 튀어나온 미라이가 칫솔을 문 채로 급하게 자기 방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약 1분 뒤, 미라이는 머리를 긁으면서 계단을 내려왔다,
미라이 「데헤헤, 방 정리 끝내뒀으니까 두 사람 다 먼저 올라가 있어.」
P 「아... 응. 알겠어.」
미라이 「나도 금방 씻고 올라갈게.」 다다다
P 「......」
뭔가 태클을 걸고 싶은데 걸 곳이 너무 많아서 대체 어디서부터 걸어야할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는 건
미즈키 「......」 무표정
나뿐인가?
미즈키 「일단 올라가서 기다리도록 할까요.」
P 「네...」
.
.
.
미라이 「우으으... 그러니까 왜 일찍 와서...」
P 「고작 10분 빨리 온 걸 가지고. 이번엔 뭣 때문에 여태까지 자고 있었던 거야?」
미라이 「어제 수학 공부한다고 밤새서...」
미즈키 「저도 카스가 씨의 공부를 거들었죠. 덕분에 저도 같이 밤을 샜습니다. 하암.」
그렇게 말해도 언제나 똑같은 표정이라 전혀 피곤해보이지 않는데...
P 「다음부턴 그런 짓은 하지 마. 생체리듬만 망가질 뿐이니까.」
미라이 「그래? 알겠어.」
미즈키 「오늘 모이는 인원은 이렇게 3명인가요?」
미라이 「아니, 곧 있으면 나머지 5명 더 올 거야.」
미즈키 「그럼 나머지 분들이 올 때까지 공부하면서 천천히 기다려볼까요. P도 모르는 문제가 있다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P 「네. 그런데 그렇게 존댓말 안 하셔도 되니 그냥 편하게 말해주세요.」
미즈키 「알겠습니- 가 아니라 어... 알겠어.」
난 가방에서 오늘 공부할 책들을 꺼내 책상 위에 펼쳤다.
오늘은 수학이랑 과학, 한 2~3시간 정도의 분량이다.
좋아, 오늘도 열심히 해볼까. 시험을 위해서.
그렇게 공부하며 기다리는 동안...
1~50 : 아무도 안 온다.
51~100 : 누군가가 도착했다.
먼저 2표.
유리코 「우리 왔어!」
P 「어, 다들 왔구나.」
시즈카 「미안, 좀 늦었지.」
P 「몇 분 늦은 거 가지고 뭘. 자, 들어 와.」
난 문을 열고 세 사람을 미라이의 방까지 안내했다.
방으로 돌아오니 미라이는 마카베 씨의 도움을 받아 문제를 풀고 있었다.
P 「데려왔어.」
미라이 「아, 유리코, 안나, 시즈카, 왔구나.」
안나 「응. ...옆에 계신…분은?」
미라이 「아차, 소개할게. 마카베 미즈키, 내 사촌언니.」
미즈키 「마카베 미즈키입니다. 다들 만나서 반갑습니다.」 꾸벅
유리코 「아, 네. 만나서 반갑습니다.」
P 「그런데, 료랑 다이고는 같이 안 온 거야?」
시즈카 「응. 두 사람 다 먼저 와서 공부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아직 안 왔어?」
P 「한 번 전화해볼까.」
난 휴대폰을 꺼내 먼저 다이고에게 전화했다.
설마 전화를 걸었는데 둘 다 갑자기 일이 생겨서 못 온다고 하는 건 아니겠지?
1~50 : 설마가 사람을 잡는다
51~100 : 그냥 많이 늦을 뿐
+1이 다이고, +2가 료.
P 「여보세요? 다이고?」
다이고 「어, P, 내다. 무슨 일이고?」
P 「오늘 스터디클럽 있었잖아. 시간 지났는데 언제 와?」
다이고 「아차, 그랬었제. 미안하다, 내 지금 나고야에 있어서 오늘은 못 갈 거 같다.」
P 「나고야? 그쪽엔 왜 간 거야?」
다이고 「나도 억지로 보내진 기다. 뭐였더라, 싸움에 휘말릴 수 있다나 뭐라나?」
P 「......」
다이고의 말을 듣고
난 캠핑 때 봤던 검은 양복의 사나이들과 다이고의 집안 사정에 대해서 떠올렸다.
P 「...다이고, 그 쪽은 무사해?」
다이고 「응? 어, 난 무사한데... 그건 왜 물어보는 긴데.」
P 「아냐, 그냥 걱정돼서... 도쿄엔 언제쯤 돌아올 거 같아?」
다이고 「다음 주 월요일? 학교는 안 빠지니까 신경 쓰지 말어라.」
P 「아, 응. 알겠어... 그럼 끊어. 몸조심하고.」
『뚝』
미라이 「다이고 뭐래? 온데?」
P 「...갑자기 가족들이랑 나고야로 여행 갔데.」
난 다른 애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이 비밀은 나만 알기로 했다.
다이고와의 전화를 마치고 다음으로 료에게 전화를 걸었다.
료 「여보세요?」
P 「료, 지금 어디야? 집합 시간 지났는데.」
료 「미안, 지금 심부름 때문에 누나네 회사에 들렀거든. 그래도 10분 뒤엔 도착할 거야.」
P 「그래. 그럼 빨리 와.」
료 「알겠어.」
『뚝』
P 「료는 금방 도착할 거 같은데.」
시즈카 「그럼 다이고 빼고 다 오는 거네.」
유리코 「자자, 이제 왔으니까 마음 다잡고 공부 시작할까.」
공부를 시작하고 2시간 째,
안나와 유리코, 미라이는 슬슬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는지 머리를 쥐면서 문제를 풀고 있었다.
덤으로 미라이는 지난 번 학교에서 냈던 기계음 소리를 또 내기 시작했다.
미라이 「므므므...」
미즈키 「...여기서 잠시 쉬도록 할까요.」
P 「그래야겠어요.」
우린 잠시 펜을 내려놓고 머리를 식히기로 했다.
미라이는 료가 오면서 가져온 과자를 뜯고 먹기 시작했다.
미라이 「음, 역시 맛있어!」
P 「미라이, 되게 열심히 하던데.」
미라이 「응. 이번엔 반드시 성적 올릴 거니까!」
료 「미라이, 작년에도 그 말 했었던 걸로 아는데.」
유리코 「응. 그랬었지?」
안나 「중간에, 의욕 잃고…공부, 관뒀지. 아마.」
미라이 「이, 이번엔 그런 일 없을 거니까!」
안나 「그 말도…지난번에…했었어.」
미라이 「으으...」
네 사람의 말을 듣고 난 유치원 때의 미라이를 떠올렸다,
그 때도 공부하다가 다른 애들보다 금방 지쳐서 먼저 밖으로 나가서 놀았었다.
그래서 그런지 테스트 때에는 반에서 꼴지를 맡고 있었다.
미라이 「하아... 이번에는 꾸준히 공부할 수 있으려나...」
시즈카 「그럼 미라이가 일정 성적에 도달하면 P가 미라이의 소원을 하나 들어주는 걸로. 어때?」
미라이 「...에, 에에?!」
료 「오, 괜찮은데.」
유리코 「응. 목표가 있으면 끝까지 집중할 수 있고.」
P 「네, 거기까지.」
난 갑작스러운 시즈카의 제안에 태클을 걸었다.
P 「저기, 시즈카 씨. 왜 제가 미라이의 소원을 들어줘야 하는 거죠?」
시즈카 「음... P가 미라이를 가장 잘 아니까?」
P 「고작 그거 하나 때문에?!」
료 「P, 미라이의 성적 향상을 위해서 그러는 건데, 안 되는 거야?」
유리코 「무리한 부탁이면 거절하면 되잖아?」
미즈키 「만약 그 때 도움이 필요하다면 저희들도 도와드리겠습니다.」
P 「......」
뭐지, 난 분명 가만히 있었는데 왜 트랩에 걸려든 걸까.
P 「...하아, 알겠어...」
시즈카 「오, 정말?」
P 「단, 목표 점수는 평균 90점 이상. 오차 범위는 없으니까 그렇게 알아.」
미라이 「90점...」
미즈키 「목표치가 많이 높은 것 같습니다만.」
P 「목표 점수는 내가 제안해도 문제는 없잖아요?」
내가 90점을 목표로 잡은 이유는 미라이가 그 정도 점수까지 끌어올렸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미라이의 소원을 쉽게 이루게 해주고 싶진 않았다.
미라이 「소원이라...」
.
.
.
『째깍째깍』
안나 「......」 쓱 쓰슥
유리코 「......」
유리코 「하아암... 지금 몇 시지?」
안나 「어디...」
안나 「5시, 47분.」
시즈카 「어라, 벌써?」
난 휴대폰으로 지금 시간을 확인했다.
안나의 말대로 5시 반을 넘은 시간이었다.
료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
미즈키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미라이 「힘들었어...」
우린 각자 짐을 챙기고 밖으로 나갔다.
마카베 씨와 미라이도 우리를 따라 현관 앞까지 배웅해줬다.
미라이 「오늘 되게 열심히 했지?」
P 「되게 놀랐어. 미라이가 그렇게 집중하는 모습.」
미라이 「소원권이 걸려있으니까!」
P 「아차... 그랬었지.」
그러고보니 미라이가 평균 90점 이상을 받는다면 내가 소원을 들어줘야 하는 건가.
미라이라면 무슨 소원을 비려나?
음... 아이스케이크라도 사 달라 하려나.
료 「그럼, 우린 이만 갈게.」
미즈키 「안녕히 가세요.」
P 「바이바이.」
미라이 「...저기, P.」
P 「음?」
집으로 돌아가려고 발을 때려는 순간 미라이가 뒤에서 날 불러 멈춰세웠다.
미라이 「저기... 이번에 시험 점수 잘 나온다면, 그, 뭐지...」
P 「시험 점수? 소원이야?」
미라이 「그, 둘이서 같이... 영화관에 가지 않을래?」
P 「영화?」
미라이 「으, 응.」
P 「음...」
시즈카 (그래!) 불끈
료 「......」 후훗
미즈키 (대담하네요.)
미라이가 평소랑 다르게 말을 더듬으면서 말했다.
영화관이라... 그렇게 큰 소원은 아니네.
그런데...
P 「이왕 갈 거면 다른 애들이랑 다 같이 가는 게 좋지 않아?」
미라이 「...에?」
P 「단체로 가는 게 가격도 더 저렴하기도 하고, 그리고 둘 만이서 가기엔 볼 만한 것도 그닥 없을 거고...」
시즈카 「......」
료 「...아, 모르겠다. 난 먼저 갈게.」
P 「어, 응. 다음 주에 봐.」
시즈카는 날 한심하단 눈으로 바라보고 있고
료는 어딘가 답답한 목소리로 간다 말한 후 먼저 집으로 가버렸다.
뭐지 이 싸늘한 분위기는...
P 「...뭐, 어쨌든. 성적이 좋든 안 좋든, 시험 끝나면 시간 되는 애들 모아서 다 같이 영화 보러 가자.」
미라이 「...알겠어.」
시즈카 「하아...」
시즈카는 왜 한숨을 내쉬는 걸까.
나, 뭐 잘못한 거라도 있는 건가?
.
.
.
P 「그래서, 나 그 때 뭐 잘못한 거라도 있는 걸까?」
카즈키 「......」 빤히
P 「...뭐야, 왜 그렇게 쳐다보는 거야?」
카즈키 「넌 언제쯤이면 눈치를 챌 수 있을까나...」 휙
P 「뭐?」
카즈키 「아냐, 아무것도.」
가방 정리를 끝낸 다이고는 오늘은 가족끼리 회의가 있다고 해서 먼저 집으로 갔다.
다이고네 가족끼리 무슨 회의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다이고가 무사히 학교에 나왔단 사실에 난 안심했다.
P 「...어라, 이거...」
난 가방을 정리하다 다른 사람의 공책을 하나 발견했다.
공책을 꺼내 이름을 확인했다.
P 「모가미... 시즈카...?」
P 「시즈카 공책이 왜 여기에... 아차, 그랬지...」
그러고 보니 미라이의 집에서 시즈카의 공책을 빌려서 그대로 가져왔었지...
오늘 점심 때 돌려주려고 했는데, 깜빡하고 돌려주지 않았다.
료 「음? 뭐야, 그거.」
P 「시즈카 공책, 지난번에 빌려놓고 오늘 돌려주기로 했는데, 깜빡했지 뭐야.」
료 「그랬었구나.」
P 「지금 쯤이면 시즈카 학교 나갔겠지? 음... 내일 돌려줘야하나...」
료 「아, 시즈카라면 지금 음악실에 있을 걸? 방과 후 때면 매일 음악실에서 피아노 치러 가니까.」
P 「정말? 정보 고마워.」
료 「이 정도로 뭘. 그럼 나도 급하게 가야해서 실례.」
P 「응. 잘 가.」
료는 그렇게 말하고 서둘러 가버렸다.
최근 료, 되게 바쁘게 움직이던데, 대체 무슨 일일까?
알려달라고 해도 미소를 지으며 비밀이라면서 알려주지도 않고.
시즈카는 눈을 감고 피아노에 집중하는 것처럼 보였다.
말을 걸어도 들리지 않는 것 같아 책상 위에 공책을 올려두고 가려했지만
피아노 소리와 시즈카의 연주하는 모습에 시선이 빼앗겨 버렸다.
결국 난 수업을 듣듯이 의자에 앉아 시즈카의 연주하는 모습을 바라봤다.
시즈카 「후우,,,」
P 「」 짝짝짝
시즈카 「? 어라, P.」
P 「피아노, 되게 잘 치는데.」
시즈카 「전혀 못 알아차렸네... 언제부터 보고 있었던 거야?」
P 「음... 10분 전 부터?」
시즈카 「거의 처음이잖아...」
시즈카는 자기 연주를 누군가에게 보여줬다는 사실에 쑥스러워했다.
시즈카 「그런데, 여긴 무슨 일로...」
P 「지난번에 공책 빌렸었잖아. 점심 때 돌려주는 거 깜빡해서 지금 돌려주려고.」
시즈카 「아, 맞다. 그랬었지. 일부러 갖다 줘서 고마워.」
P 「뭘, 원래 오늘까지 돌려줘야 하는 거잖아.」
난 시즈카가 연주한 피아노를 쳐다봤다.
학교 음악실이라면 항상 한 구석에 배치돼있는 평범한 피아노.
그 피아노를 보자 시즈카가 연주한 모습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피아노 옆에는 음악 선생님이 가끔 쓰시는 클라리넷과 플롯, 통기타가 놓여있었다.
P 「...시즈카, 피아노 기타 합주곡 아는 거, 몇 개 있어?」
시즈카 「에? 어... 그거라면 아는 게 몇 개 있긴 하는데.」
P 「그럼 한 번 같이 합주해보지 않을래?」
시즈카 「합주?」
P 「예전부터 피아노랑 합주해보고 싶었는데, 주위에 피아노 치는 애가 없어서 말이야. 한 번이라도 괜찮으니까. 어때?」
시즈카 「음... 뭐, 상관없어.」
P 「좋아!」
난 선생님의 기타를 잠시 빌려 쓰기로 했다.
지금쯤이면 퇴근했을 거니까 들킬 일은 없을 것이다.
의자를 들고 피아노 옆에 앉았다.
시즈카도 피아노 앞에 앉아 악보를 골랐다.
시즈카 「그래서, 뭘 연주 할 거야?」
P 「시즈카는 이 곡 알아?」
난 내가 치고 싶은 곡의 하이라이트 부분을 연주했다.
시즈카는 집중해서 듣더니 무슨 곡인지 알아차렸다.
시즈카 「...아, 나 그거 알아. 악보도 있고.」
P 「좋아. 그럼 한 번 해볼까.」
1~75 : soso한 연주
76~100 : 우리 합 좋지 않아?
+~3까지 주사위 후 높은 값
혼자선 많이 연주해봤지만 합주는 처음인 곡.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합주를 하는 게 기대돼서 손이 살짝 떨렸다.
P 「2, 3, 4...」
『~♪』
♪ falling slowly ♪
내 신호에 맞춰서 연주를 시작했다.
처음 간주가 끝나고 시즈카가 먼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난 원래 연주만 하려고 했지만 시즈카의 뒤를 이어 노래를 불렀다.
P ˙ 시즈카 「Take this sinking boat and point it home♪」
P ˙ 시즈카 「We've still got time~♪」
시즈카는 많이 불러봤는지 영어가사인데도 되게 익숙하게 불렀다.
기타와 피아노 소리, 그리고 우리 둘의 노랫소리가 음악실을 가득 채웠다.
여러 화음으로 차있는 지금 이 분위기 덕분에 텐션이 높아진 상태로 기타를 쳤다.
시즈카도 마찬가지로 웃으면서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었다.
그런 상태에서 우린 첫 곡을 완곡했다.
P 「...좋아! 방금 합주 되게 좋지 않았어?」
시즈카 「응, 나도 마음에 들었어.」
P 「이야, 시즈카가 아니었으면 진짜 이런 합주는 절대 못 했을 거야. 정말 고마워.」
시즈카 「아니야, 내가 뭘.」
난 아까의 연주를 떠올렸다.
처음 합을 맞춰보는 것인데도 꽤 합이 잘 맞았다.
P 「저기, 한 번 더 합주 해보지 않을래?」
시즈카 「좋아. 아, 그러면 이번에는 이걸로…….」
원래 한 번만 딱 연주하고 돌아갈 생각이었지만
어차피 오늘은 시간이 넉넉하니 시즈카와 좀 더 음악실에서 연주하기로 했다.
.
.
.
『드르륵』
「어이, 학생들. 아직까지 안 나가고 있었어? 지금 시간이 몇 신데.」
P 「네?」
계속해서 연주하던 우리들.
연주 도중에 수위아저씨가 문을 열고 우리들에게 말했다.
난 음악실에 걸린 시계로 시간을 확인했다,
5시 46분, 벌써 1시간 반이나 지나 있었다.
P 「어라, 시간이 벌써...」
시즈카 「시간 되게 빨리 가네.」
「빨리 나와. 이제 학교 문 닫을 거니까.」
P ˙ 시즈카 「네.」
.
.
.
복도를 걸어가며 오늘 있었던 합주에 대해서 다시 떠올렸다.
다시 생각해도 그 때 손에 느껴졌던 기타의 감촉과 소리가 생생하게 떠올랐다.
P 「저기, 시즈카.」
시즈카 「응?」
P 「다음에도 같이 합주해도 될까. 뭔가 또 다시 해보고 싶단 말이지,」
시즈카 「물론. 나도 P랑 함께하는 연주 되게 좋으니까.」
P 「정말? 그럼 다음에 시간이 난다면 음악실로 갈게.」
시즈카 「알겠어. 언제든지 찾아 와.」
기다리던 하교 시간.
평소 같았으면 여유롭게 정리하고 나갔겠지만 오늘은 서둘러서 가방을 챙기고 나갈 준비를 하였다.
내가 이렇게 급하게 준비하는 이유는 일주일동안 행사하는 게임 이벤트 때문.
길드 공지에 이벤트 레이드에 같이 참여하고 싶은 사람은 오후 5시까지 모이라는 게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P 「오늘은 수학이랑 사회... 좋아.」
오늘 저녁에 공부할 책들을 챙기고 가방을 맸다.
미라이 「P~!」
『와락』
P 「우왓, 뭐야, 미라이.」
미라이 「데헤헤, P, 오늘 시간 있어?」
P 「시간? 뭐 때문에?」
미라이 「그게 말이지... 짠!」
미라이가 주머니에서 쿠폰 두 장을 꺼냈다.
케이크 뷔페 이용료 할인권이었다.
P 「할인권?」
미라이 「유리코가 ㄷ... 세 장을 받았다면서 두 장을 나한테 줬거든.」
P 「호오.」
미라이 「어때? 같이 가자!」
케이크 뷔페라...
「꼬르륵」
P 「?!」
미라이 「? 뭐야, P도 마침 배고팠던 참이었구나.」
P 「아. 아니야!」
원래는 딱히 생각이 없었는데
미라이가 케이크 뷔페 얘기를 꺼내니 갑자기 케이크가 먹고 싶어졌다.
아냐... 오늘 레이드 파티에 껴야하는데...
1. 역시 집으로 돌아가 파티에 참여한다.
2. 다음에 참여하도록 하자. 미라이랑 같이 케이크 뷔페로 간다.
먼저 2표.
뭐, 레이드 던전은 다음 주까지 열려있으니
내일이나 주말에 혼자서 파티를 구하던가 해야겠네.
.
.
.
-케이크 뷔페
시내에 들렀을 때, 한 번씩 지나쳤던 케이크 뷔페.
혼자서 가긴 좀 그렇고 그렇다고 같이 갈 사람도 없어서 이번에 처음 들어오게 되었다.
내부는 카페 같은 분위기였고 케이크 이외에도 과자랑 여러 과일 주스들도 있었다.
나와 미라이는 직원의 안내를 받아 창가 근처에 앉았다.
미라이 「여기 분위기 좋지?」
P 「응. 꽤 좋은데.」
미라이 「케이크는 저쪽으로 가면 있으니까, 그릇이랑 집게 들고 먹고 싶은 거 가져와서 먹으면 돼.」
P 「알겠어.」
미라이에게 설명을 듣고 난 일어나 음식들을 가지러 갔다.
기본적인 딸기 케이크, 초코 케이크, 치즈 케이크부터
특이한 모양의 가방 케이크, 큐브 케이크 등등.
대충 둘러봐도 종류가 25개 정도는 돼보였다.
처음에는 달콤한 딸기 케이크와 초코 케이크를 챙겨 자리로 돌아갔다.
미라이 「어, 골랐어?」
P 「케이크 종류가 많아서 고민하는데 좀 오래 걸렸어. ...근데 뭐야, 그 산더미 같은 양은.」
미라이 「데헤헤, 나도 고르기 어려워서 그냥 다 들고 왔어.」
P 「들고 오는건 상관없지만 다 먹을 순 있는 거야?」
미라이 「물론이지! ...아마도?」
테이블 위에는 티슈가 없었고 가져오려면 케이크가 진열된 곳까지 가서 가져와야했다.
난 굳이 갈 필요 없이 마침 주머니에 있었던 휴대용 티슈를 꺼냈다.
P 「잠깐, 가만히 있어봐.」
미라이 「에? 아, 응.」
P 「자... 됐다.」
미라이 「응. 고마워...」 ///
미라이의 입을 닦아낸 티슈는 공처럼 둥글게 구겨서 뒤에 있는 쓰레기통으로 던졌다.
가까운 거리라서 쉽게 통 안에 들어갔다.
P 「원래 티슈 같은 건 테이블에 한 통씩 두지 않나. 여긴 좀 특이하네.」
미라이 「......」
P 「...미라이?」
미라이 「...아, 불렀어?」
P 「왜 그래. 갑자기 멍 때리고.」
미라이 「아아, 별 거 아니야. 신경 쓰지 마.」
미라이가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며 손을 저었다.
미라이 「그래, P도 한 번 먹어볼래? 이거 꽤 맛있다고?」
P 「그래? 그럼 나도...」
미라이 「자, 여기.」
P 「에?」
미라이가 케이크를 올린 포크를 내 입에 가져다댔다.
밑에는 케이크가 손으로 떨어지지 않게 받치고 있었다.
P 「잠깐, 내 포크로 잘라서 먹을 태니까.」
미라이 「뭐, 어때? 누가 이쪽을 보는 것도 아니고...」
미라이의 바로 뒤에 앉아있는 사람이 우리 쪽을 쳐다보고 있는 건 모르는 건가.
...아니다, 얼굴이 붉어진 걸 보니 미라이도 그건 아는 모양이다.
그런데 알면서도 대체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야?
미라이 「어서, 팔 아파...」 ///
P 「어, 어어...」
난 아무런 생각 없이 미라이가 준 케이크를 먹었다.
딸기잼 같은 게 들어있었던 것 같았는데 솔직히 무슨 맛인지도 모르고 먹었다.
P 「어, 응. 맛있네...」
미라이 「그, 그렇지? 데헤헤.」 ///
갑자기 목이 타서 가져올 때 같이 가져온 오렌지 주스를 들이켰다.
미라이 「...저기, P.」
P 「왜?」
미라이 「이제 보니까 주위에 커플들 되게 많은 거 같지 않아?」
P 「어어, 그러고 보니 그런 거 같네.」 꿀꺽
미라이 「우리들도 혹시... 연인처럼 보이려나?」
P 「?!」 컥
미라이가 내뱉은 돌직구에 순간 당황에 입에 있던 음료수를 그대로 바닥에 뿜을 뻔했다.
P 「커흑... 무슨 소리야?」
미라이 「아, 아냐. 그냥 그렇게 보일까 싶어서... 헤헤.」
P 「하여튼...」
잠깐, 다시 생각해보니까...
아까 내가 했던 다른 사람이 입에 뭍은 음식물 닦아주기나 미라이가 했던 케이크 먹여주기.
완전 연인 같은 행동이잖아...
P 「하아...」
미라이 「? 왜 그래?」
P 「아냐, 그냥 머리가 살짝 어지러워서...」
미라이 「에에? 괜찮은 거야?」
P 「일시적인 거니까, 괜찮아.」
주위에 앉아있는 커플들 + 케이크의 맛 + 미라이의 말로 인해 당이 너무 과도하게 섭취된 것 같았다.
달콤한 주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어서 난 다른 주제로 얘기를 돌렸다.
P 「그나저나, 너 공부는 열심히 하고 있는 거야?」
미라이 「물론! 이번에는 잘 칠 자신 있어.」
P 「가끔씩 수업 시간에 못 버티고 잠드는 거 같던데.」
미라이 「아... 데헤헤, 봤구나.」
P 「설마 밤새서 공부하는 건...」
미라이 「그건 아냐! 단지 자는 시간이 3시간으로 줄어든 거밖엔 없어.」
P 「3, 3시간...」
난 미라이의 수면 시간을 듣고 깜짝 놀랐다.
사람이 3시간만 자고 수업 시간에 집중을 할 수 있는 건가...
P 「미라이,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너무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건 오히려 독이라고?」
미라이 「음... 그런가?」
P 「오늘도 봐. 너, 결국 선생님 수업도 제대로 못 듣고 중간에 졸았잖아.」
미라이 「어... 그러네...」
P 「밤까지 공부하고 싶다면 적어도 새벽 1시 이내엔 자도록 해.」
미라이 「응. 알겠어.」
미라이가 수면 시간을 과도하게 줄일 정도로 공부를 하는 게 걱정이 되긴 했지만
반대로 말하면 이번엔 미라이가 공부에 집중하고 있다는 뜻이라 한편으론 기쁘기도 했다.
이번 시험, 정말로 미라이가 평균 90점을 넘을 수 있을지도.
미라이 「아, 그 이전에 내 소원에 관해서 말할 게 있는데.」
P 「소원? 영화 보러가자고 하는 소원 말하는 건가.」
미라이 「그거... 내 소원이니까, 무조~건 단 둘이서만 가는 거야. 알겠지?」
P 「......」
전부터 궁금했던 점. 왜 굳이 단 둘이서 가야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걸까.
도통 이유를 알 수가 없단 말이지.
미라이 「저기, 아까 내가 한 말 제대로 들은 거야?」
P 「아, 알겠으니까. 일단 90점부터 받은 다음에 얘기하자.」
P 「......」
미라이랑 단 둘이서 영화관이라...
뭔가... 길 잃은 미라이를 찾는다거나 딴 길로 새고 있는 미라이를 끌고 가는 것밖엔 상상이 안 된단 말이지...
P 「...좋아, 알겠어.」
미라이 「정말?」
P 「내가 제대로 가르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선 해볼게.」
미라이 「응! 부탁할게!」
내가 도움이 될 진 모르겠지만 난 미라이의 공부를 도와주기로 했다.
미라이의 열정이 언제까지 갈 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열정을 보면 가르치는 나만 잘한다면 미라이의 성적은 올라갈 것 같다.
P 「그럼 언제부터 시작할래?」
미라이 「내일부터 바로 시작하면 안 될까? P가 시간이 되는대로 해 줘.」
P 「그래. 그럼 내일부터 바로 시작이네. 시험기간 동안 빡세게 가르칠 거니까 각오해 둬.」
미라이 「응. 그럼 내일 학교 끝나고 같이 우리 집으로 가는 거다?」
P 「알겠어.」
미라이 「그럼 내일 봐!」
P 「어, 조심히 가.」
미라이는 그렇게 말하고 내 쪽으로 손을 흔들며 반대쪽으로 달려갔다.
나도 그런 미라이에게 손을 흔들어주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나저나 어떻게 미라이를 가르쳐줘야 할까.
우선, 미라이는 수학이 잘 안 되는 거 같으니 수학 위주로 하는 게 괜찮으려나...
.
.
.
-P의 방
P 「......」 타닥타닥
『똑똑』 『달칵』
카즈키 「P, 안 자? 지금 2시야.」
P 「오늘은 좀 늦게 자야할 거 같아.」
카즈키 「뭐야, 문서 작성? 좀, 도와줄까?」
P 「아냐 괜찮아,」
카즈키 「그럼, 지각 안하게, 빨리 자.」
P 「알겠어.」
미라이 「다녀왔습니다!」
P 「실례하겠습니다.」
미즈키 「어서오세- 어라, P군.」
P 「안녕하세요, 마카베 씨.」
미즈키 「편하게 미즈키 누나라고 불러주세요. 그런데 P는 무슨 일로?」
미라이 「오늘부터 시험기간까지 P가 우리 집에서 내 공부 도와주기로 했어. 어제 말했었잖아?」
미즈키 「아차, 그랬었죠. 깜빡했습니다.」
마카베 씨가 자기 주먹으로 머리를 가볍게 찍었다.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으니, 정말로 잊어버린 건지 아니면 알고 있는데 모르는 척 한 건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즈키 「지난 번처럼 2층 방에서 할 건가요?」
미라이 「응. 내 방에서 할 거야.」
미즈키 「알겠습니다. 먼저 올라가서 공부하고 계세요. 차를 대접해드리겠습니다.」
P 「감사합니다.」
미라이 「자, 어서 올라가자.」
난 미라이를 따라 2층에 있는 미라이의 방으로 들어갔다.
방 안은 지난번처럼 대충 정리되어있진 않았고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그리고 책상 앞에 한 개 밖에 없던 의자가 두 개로 늘어났다.
P 「어제 청소했나보네.」
미라이 「내일 손님이 오는데 당연히 정리해야지.」
P 「다행이야. 방 정리 할 줄 알아서.」
미라이 「날 너무 무시하는 거 아냐?」
P 「농담이야. 자, 그럼 어디 한 번 시작해볼까.」
미라이 「응. 의자 미리 준비해놨으니까 책상에서 하면 돼.」
미라이는 의자 옆에 가방을 내려놓고 책상 앞에 않았다.
나도 가방을 내려놓고 미라이의 옆에 앉았다.
책상 위에는 작은 인형과 시계, 스탠드, 책꽃이 밖에 없었다.
옛날에는 미라이의 책상 위에는 되게 많은 것들이 쌓여 있었는데.
P 「좋아. 그럼 우선 본격적인 수업에 들어가기에 앞서서.」 뒤적뒤적
미라이 「음?」
P 「일단 이걸 한 번 풀어볼까.」
미라이 「문제지?」
P 「어제 내가 전부 만든 문제지야. 네 실력을 먼저 아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거든.」
미라이 「과목 별로 한 장씩 다 준비한 거구나...」 우와아
P 「풀다가 어려운 문제들도 있으니까 모르는 문제는 넘기도록 해.」
미라이 「응. 알겠어.」
1~30 : 머라이
31~60 : 그럭저럭
61~90 : 꽤 잘 쳤는데?
91~100 : 전부 만점.
+~3까지 주사위 후 낮은 값.
미라이가 의자에 쓰러져 앉아있는 동안 문제지의 정답 수를 확인했다.
그런데... 꽤 심상치 않은 점수가 나왔다.
P 「...미라이, 여태까지 공부한 거 맞지?」
미라이 「응? 그야 당연하지.」
P 「결과 한 번 볼래?」
미라이 「?」
국어와 사회는 10문제 중 5문제 정답.
물론 미라이에겐 어렵다고 생각했던 중 난이도 문제가 6문제 정도 있었기 때문에 이 정도 결과는 좋은 결과였다.
하지만 나머지 수학, 영어, 과학은 기초적인 문제들도 제대로 풀지 못했다.
P 「수학은... 너무 심한 거 아냐?」
미라이 「무, 문제가 너무 어려웠어!」
P 「이거, 5문제가 기초 난이도 문젠데.」
미라이 「으윽...」 뜨끔
뭐, 어느 정도 예상한 결과였다.
솔직히 다 맞출 거라는 기대는 아예 하지도 않았으니까.
수학을 다 틀릴 거란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지만.
미라이 「으으... 수학 공부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침울
P 「괜찮아. 다시 배우면 되는 거지. 그럼 수학 먼저 시작해볼까.」
미라이 「부탁할게...」
.
.
.
1대1 수업을 시작하고 1시간 후.
난 시작 전에 미라이가 풀었던 문제들 중 3문제를 골라 조금 변형시켜서 미라이에게 다시 내보았다.
P 「오늘 공부한 내용들이니까 이 정도는 풀 수 있겠지?」
미라이 「응. 한 번 해볼게.」
노트에 적어둔 문제들을 미라이는 수식을 대입해 풀기 시작했다.
수업 시작 직후에는 느렸던 문제 푸는 속도가 그 때보단 많이 향상되었다.
타이머가 3분대를 지날 때, 미라이가 펜을 내려놨다.
미라이 「다 풀었어.」
P 「어디...」
3문제 중 3문제 모두 정답.
기초적인 문제여서 다 맞출 거라고 생각했었다.
P 「...응. 다 맞았네.」
미라이 「정말?! 야호!」
P 「잘했어. 미라이.」
미라이 「데헤헤~」
전부 맞췄다는 사실에 꽤나 뿌듯해하고 있었다.
난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벌써 6시가 훌쩍 지나있었다.
P 「어라, 이제 가야겠네.」
미라이 「에? 벌써?」
P 「뭐가 벌써야. 지금 6시 지났다고?」
미라이 「아, 그렇구나.」
난 가방을 챙기고 집으로 갈 준비를 했다.
미라이도 같이 따라나와 현관 앞까지 날 배웅해줬다.
미라이 「오늘 정말 고마웠어. 학교에서 되게 피곤해보이던데, 그 문제지 만든다고 그랬었구나.」
P 「가르치기로 했으니까. 제대로 가르쳐줘야지.」
미라이 「뭔가 미안하네. 나 때문에 그렇게까지 고생했다니까.」
P 「미안할 필요가 뭐가 있다고. 내일도 이어서 할 거니까. 오늘 했던 내용 꼭 복습해.」
미라이 「알겠습니다!」
P 「그럼 난 가볼게. 내일 봐.」
미라이 「......」
미즈키 「갔네요. 공부는 잘 하셨나요?」
미라이 「응. P 덕분에.」
미즈키 「그나저나 대담하시네요. 그렇게 먼저 말을 걸다니.」
미라이 「엄청 부끄러웠다고...」
미즈키 「그래도 되게 기분 좋아보이시는데요.」
미라이 「...데헤헤.」
난 멍하니 창문 밖 하늘을 쳐다봤다.
푸른 하늘에 뭉게구름이 떠다녔다.
그런 구름을 보면서 나도 구름처럼 하늘을 떠다니고 싶다는 어린애 같은 생각이 들었다.
시즈카 「P, P!」
P 「...에? 아, 어, 뭐야, 시즈카?」
시즈카 「뭘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거야. 몇 번이나 불러도 대답도 없고.」
P 「미안. 그냥 멍 때리고 있었어. 그런데 우리 반엔 무슨 일이야?」
시즈카 「P한테 줄 게 있어서.」
P 「?」
시즈카가 들고 있던 봉투를 내게 건네줬다.
난 봉투를 열어 안의 내용물을 확인해봤다.
P 「...기타 악보?」
시즈카 「지난번에 같이 합주하기로 약속했었잖아. 오늘 시간 된다면 방과 후 때 같이 이거 연주해볼까 싶어서.」
P 「방과 후... 아, 미안. 나 시험기간 동안에는 방과 후에 미라이 공부 도와주기로 했거든.」
시즈카 「그래? 그랬었구나. 그럼 어쩔 수 없지.」
P 「미안, 내가 같이 합주하자 제안했는데.」
시즈카 「미안할 것까지야. 그럼 시험 끝나고 한 번 연주해보기다.」
P 「알겠어.」
시즈카는 그렇게 말하고 교실 밖으로 나갔다.
난 악보를 한 번 읽어봤다.
간단해보이지만 어느 정도 난이도가 있어 보이는 곡.
나중에 한 번 연습해봐야 할 것 같다.
.
.
.
-미라이의 집
미라이 「......」 쓱쓱
미라이 「...다 풀었어.」
P 「보자... ...응. 어제 복습은 했나보네.」
미라이 「자, 그럼 오늘은 무엇을 할 건가요? P 선생님.」
P 「선생님이라니... 음... 오늘은 이거나 할까.」
난 가방에서 내가 쓰고 있는 과학 자습서를 꺼냈다.
미라이 「과학이라. 나 과학은 영 별론데...」
P 「별로니까 해야 하는 거야. 자, 공책 펼치고. 설명 시작할 태니까 필기 제대로 해.」
미라이 「알겠습니다.」
미라이 「으음...」
P 「용질이랑 용매의 차이점, 이제 이해했지?」
미라이 「알 것 같기도 하고?」
P 「그럼 한 번 문제를 풀어볼까.」 펄럭펄럭
난 자습서를 넘겨 뒤에 있는 문제들을 미라이에게 풀게 해봤다.
8문제 정도 되는 문제지만 난이도는 쉬워서 그런지 3분 만에 전부 풀어버렸다.
미라이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내게 책을 보여줬다.
난 혹시나 싶은 마음으로 문제를 정답을 확인해봤다.
혹시나 싶었는데 정말로 전부 맞춰버렸다.
P 「응. 다 맞았네.」
미라이 「데헤헤, 그럴 줄 알았어.」
P 「처음엔 그렇게 헤매더니, 대단한데.」 쓰담쓰담
미라이 「에, 아... 으응...」 ///
난 미라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미라이의 머리에서 왠지 모르게 좋은 냄새가 났다.
미라이 「저기... P, 이제 그만...」 ///
P 「아, 미안. 기분 나빴어?」
미라이 「그, 그건 아니고... 그게 뭐랄까...」
P 「...공부할까.」
미라이 「아, 응.」
둘 다 순간 머쓱해져서 서로를 한동안 쳐다보지 못했다.
난 미라이에게 수학 문제지 두 장을 건네 풀게 시키고 가방에서 문제집을 꺼냈다.
미라이도 아무런 말없이 내가 준 문제지를 풀기만 했다.
.
.
.
P 「......」
미라이 「......」
P 「...흐아암~」 쭈욱
난 의자에 앉아 기지개를 폈다.
요즘 들어서 많이 피곤하단 말이지.
커피라도 마셔야 하나...
P 「하암... 잠시 세수 좀 하고 올게. 화장실 써도 돼?」
미라이 「물론이지.」
P 「갔다 오는 동안 계속 문제 풀고 있어야 해.」
미라이 「알겠어.」
난 방문을 밀어 문을 열었다.
『쿵』
P 「...? (뭐가 문이랑 부딪친 거 같은데...)」
미즈키 「아야야...」
P 「......」
부딪친 건 물건이 아닌 마카베 씨였다.
머리와 부딪친 건가, 마카베 씨가 이마를 문지르고 있었다.
미라이 「음? 방금 무슨 소리야? 어라, 언니?」
미즈키 「카스가 씨, 열심히 하고 계셨나요.」
P 「마카베 씨는 왜 여기에... 아니, 왜 몰래 지켜보고 계신 거예요?」
미즈키 「으음... 그게, 말로 설명하기 좀 그렇단 말이죠...」
마카베 씨는 잠시 턱을 괴고 생각에 빠졌다.
이내 ‘아!’라는 감탄사를 내면서 손가락을 어깨 위로 치켜세웠다.
미즈키 「남녀가 방에서 단둘이 있는데, 두근두근한 이벤트가 생기지 않을까해서 호기심에 그만.」
P 「두근두근 이벤트라니...」
미즈키 「혹시 모르죠. P나 미라이 둘 중 한 명이 상대를 덮친다는-」
P 「그런 일은 없을 거거든요!」
마카베 씨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미라이 「아하하... 맞다, 미즈키 언니, 냉장고에 조각 케이크 두 개 있는 거, 가져와 줄 수 있어? 나중에 P랑 먹으려고 사온 거거든,」
미즈키 「......」
P 「...마카베 씨?」
미즈키 「어어...」
마카베 씨의 눈동자가 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미라이에게 직각으로 몸을 숙였다.
미즈키 「죄송합니다. 지난번에 냉장고에 있던 케이크, 전부 먹어버렸습니다...」
미라이 「에에?! 정말?」
미즈키 「금방 같은 걸 사올 태니 잠시 기다려주세요. 분명 생크림 케이크였죠?」
미라이 「아, 응. 맞긴 한데-」
미즈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다다다
미라이 「아, 잠깐-」
미라이가 말을 다 하기도 전에 마카베 씨는 집 밖으로 나가버렸다.
미라이 「...안 사와도 괜찮다고 말하려 했는데.」
P 「전화해서 부르면 되잖아?」
미라이 「언니, 지금 휴대폰 수리점에 맡겨놔서...」
P 「아아...」
마카베 씨, 겉으로만 보면 되게 고지식해보이는 데
알고 보면 하나 둘 나사가 빠져있는 거 같단 말이지...
어쨌든 마카베 씨의 감시 사태(?)가 종결되고 난 1층으로 내려가 화장실로 향했다.
세면대에서 흐르는 차가운 물이 손에 닿자 냉기 때문에 졸음이 날아가는 것 같았다.
차가운 물을 얼굴 피부에 두세 번 뿌리자 밀려왔던 졸음이 완전히 날아가 버렸다.
졸음을 몰아내고 난 다시 미라이의 방으로 올라갔다.
P 「...뭐하냐.」
미라이 「데헤헤~ 뒹굴뒹굴~」
내가 미라이의 방에 올라갔을 때, 미라이는 자기 침대 위에 누워 이리저리 구르고 있었다.
난 그런 미라이를 일으키려고 했다.
P 「자, 다시 시작하자.」
미라이 「에에? 잠깐은 쉬어도 되잖아?」
P 「안 돼. 그러다가 잠들면 어쩌려고, 자, 어서 일어나.」
미라이 「아아, 싫어~!」
침대에 누워 일어날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그런 미라이를 보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하고 있었다.
미라이 「...저기, P도 같이 누울래?」
P 「...하아?」
미라이 「그,.. 옛날에는 같이 침대에 누워서 뒹굴뒹굴 거렸었잖아? 그러니까...」
P 「언제적 얘기를 하는 거야. 애초에 지금 이 나이 때 그런 짓을 다시하기엔 좀...」
미라이 「...헤에, 뭐야, P. 설마 부끄러워하는 거야?」 히죽
P 「다, 당연하잖아?」 뜨끔
1~60 : 미라이가 순순히 침대에서 일어난다.
61~100 : 미라이 「그러지 말고, 에잇!」 P 「어이, 잠깐-」
+~3까지 주사위 후 높은 값.
히죽 웃으며 날 쳐다보는 미라이,
난 그런 미라이의 시선을 애써 무시했다.
그러자 미라이가 침대에서 일어나더니 순간적으로 내 팔을 붙잡았다.
미라이 「그러지 말고, 에잇!」
P 「어이, 잠깐-」 휘청
미라이가 내 팔을 붙잡고 침대 위로 뛰어들었다.
균형을 잃은 나는 미라이와 나란히 침대 위에 누워버렸다.
미라이 「데헤헤~」
P 「뭐하는 거야...」
미라이 「아무렴 어때? 침대, 푹신하고 기분 좋지?」
P 「그건... 그러네...」
침대에 누우니 뭔가 구름 위에 누워있는 기분이 들었다.
침대 위에 전혀 정리되지 않은 이불에서는 아까 미라이의 머리를 쓰다듬을 때 맡았던 냄새와 비슷한 냄새가 났다.
솔직히 마음속으론 일어나야지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몸은 일어날 마음이 전혀 없었다.
난 미라이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천장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다.
미라이 「...뭔가 옛날 생각나네.」
P 「...응.」
미라이 「옛날에 우리 둘이 포켓몬 게임하면서 침대 위를 같이 뒹굴었었는데.」
P 「종이랑 크레파스로 너 아이돌 공연 계획도 했었잖아.」
미라이 「헤헤, 그랬었지.」
P 「그 때 뭐였더라. ‘사람들이 웃을 수 있는 공연을 하겠어!’라면서 떠들었는데.」
미라이 「헤헤... 이제 그만 말하면 안 될까. 조금 창피해지기 시작했는데...」
P 「노래 가사도 직접 만들었잖아. 뭐였지? ...아, 맞다. 분명히 곡 제목이-」
미라이 「이, 이제 그만 말해!」 부우
P 「하하, 미안미안.」
그 때의 철없던 기억이 떠올랐는지 미라이의 얼굴이 조금 빨개졌다.
난 그 때, 미라이의 철없던 꿈을 도와줬던 나를 떠올렸다.
어째서 도와주게 된걸까. 처음에는 되게 어이 없어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까 그 때도 나름 재밌었던 것 같았다.
미라이 「흐암... 이렇게 누우니까 좀 졸린데...」 부비부비
P 「자, 그럼 일어날까.」
미라이 「아아... 자고 싶어...」
P 「안 돼. 어서 일어나.」
미라이 「......」
P 「...미라이?」
내가 불러도 미라이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이제보니 완전히 잠들어버린 모양이다.
P 「정말이냐...」
깨워야 할까 생각했지만, 솔직히 지금 깨워도 제대로 공부할 것 같지도 않고
최근 열심히 공부했으니 이번만큼은 푹 쉬게 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내가 일어나기 싫은 것도 있었다.
미라이가 일어날 때까지 나도 침대에 누워 미라이를 기다리기로 했다.
미라이 「짠~!」
P 「뭐야, 그 그림은?」
미라이 「데헤헤, 이번 공연 계획!」
P 「공연? 이번에도 또 하려고?」
미라이 「응! 그러니까 P도 지난번처럼 도와줘야해?」
P 「어어...」
미라이 「...P?」
P 「아, 응. 알겠어...」
미라이 「기대 되네~」
쉬는 날이면 항상 공원 미끄럼틀 위에서 공연을 하던 날 도와주던 P,
싫어하는 것 같으면서도 이것저것 모자란 날 많이 도와주는 모습에 난 P를 많이 좋아했다.
그래서 P의 옆을 계속해서 따라다녔고, 되게 유치했지만 사귀는 사이까지 발전했었다.
그 때도 난 P에게 기획서라고 하기엔 한참 부족한 기획서를 보여주고 내일 무대도 도와달라고 도움을 청했고, P는 평소대로 받아들였다.
이제 생각해보니, 그 때의 P는 언제 말해야 할지 타이밍을 전혀 잡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내가 P 옆에 있을 때 난 가장 행복했고, P는 그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었으니까.
.
.
.
다음 날 토요일 낮, 난 장난감 마이크를 챙기고 P의 집으로 달려갔다.
오늘 공연에 과연 어떤 사람들이 찾아올까, 무슨 반응을 보여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P의 집 앞까지 도착하고, 난 초인종을 눌렀다.
『~♪』
미라이 「P, 나 왔어!」
미라이 「어서 공원으로 가자!」
내가 문 밖에서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문 너머는 조용했다.
애초에 집에서 아무런 인기척도 느끼지 못했었다.
무슨 일 있나 싶었던 나는 P의 집 마당으로 들어갔다.
미라이 「P~! 집에 있어?」
미라이 「...어라?」
거실과 바깥이 이어져있는 커다란 창문 너머로 거실의 풍경이 보였다.
어둡고 아무것도 없었다,
거실에 놓인 TV와 소파, 그리고 항상 소파에 앉아 책을 읽던 카즈키 오빠까지.
창문이 닫혀있어 안으로 들어갈 순 없었기 때문에 난 계속해서 집 주위를 돌며 창문을 통해 집 안을 확인했다.
미라이 「텅 비었어...」
집 안에 사람도, 가구도, 아무것도 없었다.
난 무슨 큰일이라도 난 줄 알고 순간 ‘어쩌지...’라고 허둥지둥 대다가 일단 집에 돌아가서 경찰에 전화하기로 했다.(이제 생각해보면 무슨 큰일이 생겼다면 주위 사람에게 경찰에게 신고해달라고 했으면 됐는데 말이다.)
난 오늘 공원에 가기로 했던 것도 잊어버리고 집으로 달려갔다.
엄마가 뭘 그리 급하게 뛰어 오냐고 묻고 내가 P의 집이 텅 비어있어서 무슨 큰일이 생긴 것 같다고 말하자, 그때서야 난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미라이 「이사...? 오늘...?」
「응. P가 말 안 해줬니?」
미라이 「......」
그 때 이후로, 친구들이랑 같이 공원에 가긴 했었지만 내가 장난감 마이크를 들고 공원에 가는 일은 없었다.
미즈키 「그런 것이었습니까. 전 두근두근한 이벤트가 발생한 줄-」
P 「그럴 리가 없잖아요.」
미즈키 「그렇군요. 유감이네요.」
대체 어디가 유감인거죠?
미라이 「......」
P 「어쨌든 전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미라이, 오늘 수고 많았어. 그럼 가볼-」
미라이 「저, 저기 P.」
P 「?」
미라이 「괜찮으면, 우리 집에서 저녁 먹고 갈래?」
P 「...뭐?」
미라이 「언니, 괜찮지?」
미즈키 「음... 집에 재료는 충분히 있으니 상관없을 것 같네요.」
미라이 「지금 집에 들어가서 저녁 먹기엔 많이 늦었잖아. 이왕 이렇게 된 거, 우리 집에서 저녁 먹고 가는 게 어때?」
P 「음...」
확실히 미라이 말대로 지금 시간에 집에 들어가면 저녁 먹기도 글렀고,
형이 또 왜 늦게 들어왔냐며 잔소리 할게 뻔한데.
1~50 : 미라이의 요리 실력이 떠올랐다.
51~100 : 그럼 실례가 안 된다면...
먼저 2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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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이 「오오...」
료 「어떤 거 같아? 이번 곡은.」
유리코 「괜찮은 거 같은데. 특히 드럼 솔로 부분이 난 마음에 들어. 두구두구두구두구~!」
다이고 「그랴? 하아~ 료랑 같이 일한 보람이 있구마.」
P 「...저기, 료. 하나 물어볼 게 있는데.」
료 「음? 무슨 질문?」
P 「이 음악에서 베이스, 누가 치는 거야?」
다이고 「아, 그거 시호가 친 기다.」
유리코 「시호가?」
안나 「시호, 기타…칠 줄…알았구나. 안나, 처음…알았어.」
다이고 「시호가 베이스 치기 시작한 건 얼마 안 됐다. 이제 고작 일주일 됐나?」
P 「그렇군.」
어쩐지, 베이스 소리가 아주 작긴 하지만 약간 떨리는 음이 꽤나 섞여있었다.
하지만 이 소리도 시호의 가창력과 다른 악기들의 소리에 자연스럽게 묻혀서 큰 실수로 들리진 않았다.
오히려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꽤나 좋은 음악이었다.
시즈카 「......」 머-엉
미라이 「...시즈카?」
시즈카 「...아, 응. P.」
미라이 「창 밖만 보면서 왜 그리 멍하니 있는 거야. 혹시 콩쿠-」
시즈카 「쉿.」
미라이 「아차...」 합
P 「? 뭐야, 무슨 얘기 하는 거야?」
시즈카 「아냐, 이제 골든 위크도 끝나면 중간고사 준비해야하는구나 싶어서...」
다이고 ˙ 유리코 ˙ 미라이 ˙ 안나 「......」
시즈카 「...? 뭐야, 왜 이리 분위기가 싸늘해진...」
시즈카의 ‘중간고사’라는 단어에 료와 나를 제외하곤 그대로 얼어버렸다.
다이고 「...시험, 언제고?」
료 「그러니까... 골든 위크 끝나고 정확히 3주 뒤였나?」
미라이 「어떡하지... 나, 여태까지 필기 하나도 안 했는데...」
P 「넌 그냥 모든 수업 시간에 잤잖아.」
그런데 필기를 하나도 안 하다니, 정말이냐?
유리코 「그나저나 중간고사인가...」
안나 「안나, 시험 공포증…있는데...」 덜덜
시즈카 「미, 미안. 내가 괜한 얘길 꺼낸 거 같네.」
료 「괜찮아. 그리고 시험도 골든 위크 끝나고 3주나 남았잖아? 준비할 시간은 충분해.」
P 「그러니까 다들 너무 좌절하지 말도록.」
다이고 ˙ 미라이 ˙ 유리코 ˙ 안나 「네에...」
아까 음악 공개를 할 때는 상반되는 목소리로 네 사람은 대답했다.
침울해진 네 사람을 보고 시즈카는 우리 중에서 먼저 목소리를 냈다.
시즈카 「아, 우리 이대로 각자 집에 돌아가는 것도 좀 그런데, 다 같이 노래방이나 갈까.」
P 「노래방?」
료 「오오, 괜찮은데.」
미라이 「나도 찬성~」
다이고 「그럼 마을에 도착하면 해산하기 전에 노래방이나 가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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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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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
마을에 도착하고 나서 우린 곧바로 해산하지 않고 노래방으로 향했다.
골든 위크인데도 불구하고 노래방에는 남는 방이 꽤나 많았다.
우린 넓은 방 하나를 잡아놓고 2시간 동안 노래방에 있기로 했다.
미라이 「첫 번째는 나!」
안나 「여기…마이크.」
첫 순서는 미라이, 그리고 그 다음으로는 밴드부인 료와 다이고, 시즈카 순서였다.
유리코와 안나는 같이 듀오곡을 불렀다.
난 안나가 노래를 부를 때, 성격이 180도 바뀐 모습을 보고 순간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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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읏차...」
다이고 「P, 어디 가는 기고?」
P 「잠시 화장실 좀 다녀올게.」
다이고 「그래, 빨리 다녀와래이.」
이벤트 발생
+~3까지 주사위 후, ‘50’이상 값이 나올 경우 성공.
아무런 생각 없이 걷다가 모퉁이를 도는 순간 누군가와 부딪칠 뻔했다.
난 먼저 상대보다 사과를 했다.
P 「아, 죄송합니- ...시호?」
시호 「어라, 너는...」
상대는 다이고의 밴드에서 보컬을 맡고 있던 시호였다.
P 「우연이네. 시호도 노래 부르러 온 거야?」
시호 「아니, 시간 다 써서 이제 나가려고.」
P 「아, 그렇구나.」
시호 「용건 없지. 그럼 난 이만.」
역시 나한테 차갑게 대하는 건 안 바뀌었구나,
뭐, 알게 된지 얼마 되지도 않았으니. 당연한 건가.
...아, 이왕 이렇게 만났는데 같이 노래 부르러 가자고 해볼까.
P 「...저기, 시호.」
시호 「...뭐야.」
P 「이왕 이렇게 만났는데, 같이 노래 더 부르고 가지 않을래?」
시호 「뭐?」
P 「아, 그게 애들이랑 캠핑 끝내고 다 같이 왔거든. 노래방.」
시호 「아아, 그랬구나.」
출구로 걸어가는 시호를 불러 멈춰 세우고 같이 애들이 있는 방으로 가자고 제안했다.
애들한테 합의는 안하고 데려가는 거지만, 걔네들이라면 딱히 상관없겠지.
P 「어때, 같이 갈래?」
시호 「......」
시호 「그래. 나도 더 연습하고 싶었으니까.」
시호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난 시호를 데리고 방으로 돌아갔다.
『달칵』
미라이 「P, 왔구나. 어라, 시호?」
P 「화장실 갔다 오면서 우연히 만났거든.」
다이고 「오, 시호. 어서 와라.」
료 「여기, 옆에 앉아.」
시호는 료와 시즈카의 중간에 껴서 앉았다.
노래를 부르고 있던 안나는 마이크를 입에 대고 시호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안나 『시호~! 안녕!』 흔들
시호 「...?」 당황
시호도 안나의 모습을 보고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안나의 저런 모습은 시호에게도 처음 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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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래방에서 거의 1시간 40분을 보냈다.
다들 부르고 싶은 노래를 부르며 재미를 보고 있었다.(특히 안나.)
딱 한 명만 빼고...
시호 「......」
P 「......」
같이 노래를 부르자고 데려왔지만
오고 나서부터 계속 휴대폰만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내가 먼저 시호에게 노랠 부르게 시켜볼까 싶었지만
시호에게 그런 부탁하기엔 뭐랄까... 시호와 나의 거리감 때문에 말을 걸지는 못했다.
다이고 「......」 흠칫
시호 「......」
다이고 「...자, 다음 순서는 시호!」
시호 「?」
내가 하려고 했던 말을 다이고가 대신 말해주었다.
다이고도 방에 들어오고 나서 시호의 모습에 대해 신경이 쓰인 모양이었다.
다음 순서가 시호라는 말에 시호 본인은 조금 황당해한 모습이다.
시호 「...내가?」
미라이 「시호, 방에 들어와서 노래 한 곡도 못 불렀잖아? 자, 마이크 여기.」
시호 「아, 응...」
유리코 「기대되네! 학교 밴드부의 보컬이 부르는 노래!」
시호는 미라이에게 마이크를 받더니 빠르게 리모컨을 집어들곤 빠르게 선곡했다.
설마 아까부터 노래 부르고 싶었던 건가. 그런 거면 말해도 됐을 탠데.
~♪ fate of the world ♪~
시호 「永久の螺旋に眠る, 閉ざされた光 掛けられた鎖♬」
음악이 흘러나오자 시호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캠핑을 끝내고 돌아오면서, 그리고 다이고의 밴드부 초대 때 시호의 노래를 들어 봤기 때문에
시호가 노래에 대해선 재능이 있다는 건 잘 알고 있었다.
시호 「~♪」
시호의 노래는 굉장히 깔끔하고 듣기 좋았다.
난 시호의 노래에 점점 빠져들더니 다른 애들과 함께 추임새까지 넣기 시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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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의 집
카즈키 「음, 괜찮네.」 우물우물
P 「그래? 시즈카한테 부탁해서 배우길 잘했네.」
늦게 들어오는 부모님 먼저 형과 함께 저녁을 차렸다.
저녁 메뉴는 카레라이스. 그 때 시즈카에게 배운 걸 떠올려서 요리해봤다.
입맛이 까다로운 형은 내 카레에 호평을 했다.
카즈키 「그래서, 캠핑은, 재밌었어?」
P 「뭐, 좋았지. 별들도 보고, 낚시도 하고.」
P 「다이고가 갑자기 담력 시험한다면서 끌고 가긴 했었지만... 그것도 나름 괜찮았어.」
카즈키 「헤에, 담력시험이라. 혹시 2인 1조로?」
P 「응. 맞췄네.」
카즈키 「그럼 누구랑 같이 들어갔어? 역시 그... 유리코?」
P 「아니, 모치즈키 안나라고 같은 도서부원,」
카즈키 「아깝다...」 소곤
P 「뭐?」
카즈키 「아무것도 아냐.」 냠
뭔가 형이 백화점에서 유리코를 만났을 때부터 나랑 유리코를 그렇고 그런 사이로 오해하는 것 같은데...
P 「다시 얘기하겠지만 그렇고 그런사이 아니라고. 알겠어?」
카즈키 「혹시 모르지. 이어질 수도.」
P 「에이, 말도 안 되는...」
카즈키 「사람 마음은, 모르는 거지.」 냠
P 「음? 무슨 말이야?」
카즈키 「아무것도 아냐. 어서 먹고 치우자, 설거지, 내가 할게. 넌 쉬어.」
게임도 이젠 슬슬 질리기 시작했고, 만화책도 전부 다 읽었다.
이 시간엔 재밌는 TV프로그램도 안하고.
난 내 방 침대 위에서 그저 뒹굴거리며 시간만 보내고 있었다.
P 「.....」 아무런 생각이 없다
『~♪』
P 「...전화?」
침대 옆 선반에 놓인 휴대폰으로 전화가 왔다.
난 침대에서 일어나 전화를 받았다.
P 「여보세요?」
다이고 「여어, P. 한가하나.」
P 「한가하다 못해 지루해 죽을 거 같아...」
다이고 「오오, 그럼 마침 잘 됐구마. 오늘 우리 밴드 스튜디오에서 연습할 긴데, 심심하면 와봐라.」
P 「그래? 어느 스튜디온데?」
다이고 「시부야 ●○ 스튜디오, 위치 알제?」
P 「음... 아, 예전에 료랑 같이 갔던 그 악기점 옆에?」
다이고 「잘 아는 구마. 그럼 올 거면 와라.」
P 「어, 알겠어.」
『뚝』
P 「...가볼까.」
심심해서 지루한 내게 선택지는 당연했다.
난 내려가서 씻은 후 옷을 갈아입고 집 밖으로 나섰다.
.
.
.
-스튜디오
「어서오세요. 예약하셨나요?」
P 「아뇨, 친구를 찾으러 왔는데. 혹시 ‘카부토 다이고’로 예약된 방 있나요?」
「안 쪽으로 들어가서 5번 방에 계십니다.」
P 「아, 감사합니다.」
직원의 안내를 듣고 난 바로 5번방으로 갔다.
아, 다이고가 미라이랑 안나랑 유리코까지 불렀다고 했는데.
미라이는 모르겠고, 안나랑 유리코는 바쁜데 오려나.
+1이 미라이, +2가 안나, +3이 유리코
1~50 : 왔다
51~100 : 안 왔다.
방문을 열자마자 드럼 소리와 키보드 소리, 기타 소리가 들렸다.
합주는 아니고, 개인 연습인 것 같았다.
다이고 「여어, 왔나.」
P 「오, 다들 연습하고 있었네.」
안나 「안녕.」
P 「안나도 있었네. 안나도 구경?」
안나 「리그 연습, 저녁부터…하니까.」
P 「그래. 미라이랑 유리코는?」
다이고 「미라이는 가족끼리 외출이고 유리코는 전화도 안 받는다.」
안나 「유리코 씨, 아마, 되게…집중하고…있을 걸.」
다이고 「그건 됐고, 관객들도 왔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해보까.」
다이고가 원래 자리로 돌아가 기타를 잡고 한 번 사운드를 체크했다.
이펙터로 소리를 비튼 강렬한 기타 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다이고 「다들, 준비는 됐제?」
료 ˙ 시즈카 「OK.」
시호 「언제든지.」
다이고 「시호, 연습이니께 긴장할 필욘 없데이?」
시호 「알고 있어.」
다이고 「좋아, 그럼 료, 신호.」
다이고가 료에게 신호를 부탁하자 료가 드럼 스틱을 네 번 두들기더니 그에 맞춰서 연주가 시작되었다.
.
.
.
스쿨 밴드 ‘크레센도 플레그’의 연주.
네 사람의 연주는 밴드의 이름 그대로 깃발이 크게 휘날리는 것 같은 분위기를 주었다.
연주가 끝나고 나와 안나는 네 사람에게 박수를 보냈다.
P ˙ 안나 「오오~」 짝짝짝
시즈카 「후우, 어땠어? 우리들의 연주는?」
안나 「응. 정말…재밌었어.」
다이고 「그제? 하하.」
료 「후우...」 벌컥벌컥
P 「료, 쉬는 타임도 없이 치던데.」
료 「그렇지... 그래도 재밌으니까 괜찮아.」
다이고 「자, 아직 한 번 밖에 안했다. 이어서 다음 곡이데이.」
시즈카 ˙ 료 「OK.」
시호 「......」
시호는 자기가 들고 있는 베이스를 바라보며 뭔가 불만족스러운 듯 표정을 하고 있었다.
아까 연주 때 들린 작지만 떨리는 베이스 소리.
본인도 그 소리에 대해선 인지하고 있는 것 같았다.
다이고 「시호, 시호!」
시호 「...아, 왜 불러?」
다이고 「다음 곡 이어서 할 거다. 것보다 정신 차리라.」
시호 「...미안.」
료 「실수해도 괜찮으니까 너무 크게 신경 쓰지 마.」
시호 「알겠어.」
.
.
.
『~♪』
다이고 「좋아, 여기까지. 이제 30분 간 휴식.」
료 「힘들었어...」
P 「2시간 동안 쉬지 않고 치면 그럴 수 있지.」
연습 2시간 째,
시즈카, 시호, 료가 힘든 기색을 보이자 다이고는 전원 30분 동안 쉬기로 했다.
P가 말 걸 상대.
+~3까지 주사위 후 높은 값.
@미라이 온거 아닌가요?... 22인데? 아직 안온건가
시호 「......」 딩딩딩
화장실에 다녀오고 나니 방 안에는 다들 어디 갔는지 안보이고 시호 혼자만 남아있었다.
쉬는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시호는 구석 의자에 앉아 베이스를 치고 있었다.
P 「쉬는 시간인데도 연습이야?」
시호 「......」 흠칫
시호 「...어.」 휙
P 「다른 애들은 어디 갔는지 알아?」
시호 「바깥 카페.」
P 「아, 그렇구나.」
시호 「다이고가 너도 같이 데려가려고 하던데, 한 번 가보지 그래.」
P 「아냐, 딱히 식욕이 없어서.」
시호 「그래.」
P 「......」
시호는 내 질문에 전부 짧게 대답하고 베이스에 몰입했다.
난 문 옆에 놓인 의자에 가만히 앉아 시호가 베이스 치는 모습을 관찰했다.
기본적인 피킹 자세는 정확했지만 코드 전환을 빠르게 하는 것은 못하고 있었다.
P 「...시호는 기타 배운지 일주일 됐다고 했지?」
시호 「네가 그걸 어떻게 알고 있어?」
P 「다이고한테 들었어. 그리고 네가 베이스로 신곡 연주한 것도 들었어.」
시호 「언제?」
P 「캠핑 끝내고 돌아오면서 다 같이 들었지.」
시호 「그래.」
P 「아까 연주할 때도 음이 떨리던데. 베이스, 어렵지?」
시호 「...익숙하지 않은 것일 뿐이야.」
시호는 들켰다는 듯이 살짝 움찔했다.
시호 「할 말 다했지. 그럼 연습에 집중할 수 있게 조용히 해 줘.」
P 「...연습 도와줄까?」
시호 「하아?」
시호는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저기요. 절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닌가요...
시호 「칠 줄 알아?」
P 「공교롭게도 전 학교에서 기타를 다뤄봤었든.」
연습이 너무 빡세서 곧바로 나왔지만.
시호 「......」 찌릿
기타를 다룰 줄 안다는 내 말에 시호는 못 믿는 눈으로 쳐다봤다.
난 다이고의 기타를 잠시 빌려 그 때 연습했던 곡의 초반 부분 7마디만 쳐봤다.
오랜만에 기타를 만져서 그런가, 조금 어려운 감이 있었다.
시호 「음, 칠 줄 아는구나.」
P 「그렇다니까. 어때?」
시호 「...좋아. 협력해 줘.」
.
.
.
난 시호 옆에 앉아 쉬는 시간 동안 기본적인 걸 가르쳐주기로 했다.
시호가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은 역시 코드 전환이었다.
코드 전환은 따로 방법이 있는게 아닌 기타를 많이 만져봐야 아는 것이라
코드 전환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는 팁을 알려줬다.
『딩가딩가』
P 「응. 그런 식으로 하는 거야.」
시호 「...뭔가 음이 부자연스러운데.」
P 「그래도 빠르게 바꿀 순 있으니까. 근음 셔틀에는 문제없을 거야.」
『달칵』
다이고 「시호, 우리 왔데이. 어라, P도 있었나.」
P 「어. 잘 쉬다 왔어?」
다이고 「물론이제. 그런데 어디 있었던 기고? 같이 카페 데려가려 했는데.」
P 「화장실에. 나도 갔다 오니까 너희들 없어서 좀 놀랐어.」
다이고 「뭐야, 그랬었나.」
료 「그런데 이건 의외의 그림인데.」
다이고 「응. 까칠하기로 유명한 그 시호가 누군가와 나란히 같이 앉는다니.」
시호 「그냥 P가 기타를 가르쳐준다고 해서 앉은 것일 뿐이야.」
료 「기타?」
다이고 「오오. P, 네도 기타 칠 줄 아나?」
P 「전에 학교에서 밴드부였거든. 5개월 만에 나오긴 했지만...」
다이고 「호오...」
다이고가 턱을 괴고 신음소리를 내며 뭔가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다이고 「음...」
시즈카 「다이고, 어서 들어가자. 연습 시작해야-」
다이고 「P, 우리랑 같이 합주 한 번 해보지 않을 기가?」
P 「...에? 합주?」
다이고 「별 의미 없다. 그냥 P가 기타를 칠 줄 알아서 한 번 같이 연주해보고 싶을 뿐이다.」
다이고 「료랑 시즈카랑 시호도 별 문젠 없제?」
시호 「한 번만 같이 연주하는 거라면...」
료 「물론.」
시즈카 「난 상관 없어.」
P 「음...」 긁적
다이고의 합주 제의에 다들 찬성하는 모양이다.
조금 난감해진 난 뒷목을 긁적였다.
1. 그냥 구경한다.
2. 한 번 같이 해본다.
함해야지!
@아하..
다이고 「정말이가? 고맙데이.」
안나 「P의 기타 실력, 기대…되네.」
P 「그렇게 잘 하는 건 아니니까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
난 시호에게 기타를 넘겨받았다.
대체 얼마 만에 연주하는 건지 원...
.
.
.
난 다이고에게 받은 악보를 확인했다.
받을 때 연주하기 어렵진 않을까 걱정하긴 했지만
초보자인 시호도 연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그런지 연주 난이도는 되게 낮았다.
다이고 「P, 준비는 됐제?」
P 「어. 다 됐어.」
다이고 「그럼 시작한다.」
이번에도 료의 스틱을 두들기는 박자에 맞춰서 시작하였다.
작년 중반에 밴드부에서 합주한 이후 다루는 베이스.
6개월 간 공백이 있었지만, 그래도 감 찾는 건 금방이었다.
P (그래, 이 느낌이었어.)
그 때 당시엔 정말 치기 싫었던 기타.
지금 다시 쳐보니 정말 반갑게 느껴졌다.
그렇게 4분 동안 짧은 연주가 끝났다.
P 「후우...」
다이고 「P, 너 기타 억수로 잘 친다!」
P 「아, 그, 그래?」
시즈카 「응. 정말 좋은 소리였어.」
P 「그랬었나... 칭찬 고마워.」
난 기타를 시호에게 돌려주고 안나가 있는 관객석으로 돌아가려했다.
시호 「어라, 더 연주 안 해?」
P 「한 번만 치기로 했었잖아. 그리고 너도 기타 연습해야지.」
시호 「나 신경 쓰는 거면 더 연주해도 돼. 나도 노래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으니까.」
P 「그럼...」
연주하면서 느낀 희열감과 짜릿함.
기타를 치면서 이런 기분은 느껴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다시 느껴보고 싶었다.
난 다이고와 다른 애들을 바라봤다.
P 「저기... 다이고.」
다이고 「더 칠거면 더 쳐도 된다.」
P 「정말?」
시즈카 「우린 상관 없어.」
료 「한 번 더 같이 해보자.」
P 「다들 고마워.」
난 기타를 다시 받고 자리로 돌아갔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원래 한 번만 연주하려고 했었지만
결국에는 ‘크레센도 플레그’의 일일 베이시스트로 활동했다.
다이고 「오늘 연습은 여기까지.」
료 「아, 힘들어...」 뻐근
시즈카 「수고했어. 료.」
다이고 「P도 오늘은 수고 많았다.」
P 「내가 뭐 한 게 있나. 그냥 근음 셔틀 한 것밖엔 없는데.」
근음 셔틀만 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었다.
다이고 「그럼 정리하고 돌아가까.」
우린 방 안을 정리하고 돌아가기로 했다.
방 안을 정리하면서 난 계속 오늘 연주했던 베이스 기타에 눈이 갔다.
좀 더 연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정신 차리고 정리하는데 집중했다.
시호 「......」
미라이 「므므므...」
P 「도서관이니까 조용히 해.」
유리코 「라곤 해도 사람이라고는 우리들 밖에 없으니까.」
다이고 「처음엔 놀랐다. ‘도서관 이용률이 그렇게 높은데 사람이 왜 없는 기고?’하믄서.」
중간고사까지 앞으로 3주.
시험을 대비해 유리코가 스터디그룹을 모집했다.
맴버는 도서부, 밴드부원 전원으로 총 8명이었다.
미라이는 아까부터 내던 정체불명의 기계음을 계속해서 내고 있었다.
미라이 「머리 아파... 므므므...」
P 「모르는 문제라도 있는 거야?」
미라이 「아니, 내가 왜 공부를 하고 있는지 몰라서...」
P 「......」
P가 말 걸어볼 인물이나 벌어지는 상황
+2까지.
시호: 혹시 정식멤버까지는 아니더라도 밴드부 객원맴버로 들어올래?
미라이: 안돼! p를 뺴갈수없어!
p: 진정해 미라이
P 「이제 슬슬 집중할 때도 됐잖아.」
미라이 「그래도 나, 천성적으론 공부랑 잘 안 맞는 걸... 므므므...」
확실히 미라이가 유치원 때부터 공부에는 전혀 소질이 없었다.
그래서 받아쓰기 시험 같은 걸 칠 때, 미라이 혼자 0점을 받는 상황이 자주 연출되었다.
P 「하기 싫어도 할 건 해야지. 자, 모르는 문제라도 있는 거야? 가르쳐줄게.」
미라이 「음... 그러니까... 모르는 부분이 여기랑 여기랑… ….」
P 「미라이, 그럴 땐 전부라고 하는 거야.」
미라이 「으으으...」
P 「어디보자...」
난 미라이가 짚은 문제들을 하나씩 확인해봤다.
그렇게 풀기 어려운 문제는 아니라서 설명하는 건 크게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
난 미라이에게 문제를 하나씩 천천히 설명해줬다.
.
.
.
P 「그러니까 여기서 a가 2니까, 이 식에 대입만 하면 끝이야.」
미라이 「......」
P 「미라이, 알겠어? 방법만 알면 의외로 쉬우니까.」
미라이 「......」
P 「미라이?」
난 고개를 살짝 돌려서 미라이의 상태를 확인하였다.
언제부터였을까, 미라이는 펜을 들고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미라이 「Zzz...」
P 「......」
『꼬집』
미라이 「아야야!」
P 「언제부터 졸고 있었던 거야. 정신 차려.」
미라이 「으으... 미안...」
P 「하여튼... 설명 한 건 들었어?」
미라이 「......」 외면
P 「너...」
어떻게 하면 미라이가 공부에 집중하게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던 도중, 미라이에게 농담 삼아서 이런 얘기를 해봤다.
P 「계속 집중 안하면 도서부 나오고 밴드부로 들어갈 거니까.」 하아
미라이 「에에에?!」
유리코 「아, P. 그건 좀 곤란한데...」
안나 「응.」
미라이만 반응을 보일 줄 알았는데
공부에 집중하고 있던 유리코와 안나도 같이 반응했다.
유리코 「미라이, 어서 집중해야지.」
미라이 「응, 알겠어.」
안나 「모르는 문제, 어디야?」
미라이 「그러니까... 여기랑 여기랑… ….」
유리코 「전부 모르는 거야?」
안나 「쉬운 문제, 천천히…설명해…줄게.」
내가 생각한대로 미라이를 각성시키긴 했지만
뭔가 미라이만 각성시킨다는 게 유리코와 안나까지 같이 각성시켜버렸다.
뭐... 딱히 상관은 없겠지.
시호 「......」
.
.
.
『~♪』
다이고 「아, 예비종 쳤다.」
료 「이제 돌아갈까.」
수업 시작 5분 전마다 울리는 예비종.
우린 각자 책을 챙겨 교실로 돌아가려 했다.
시호 「...저기, P.」
P 「음?」
시호 「하나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P 「어어... 응. 물어봐.」
시즈카 「오오, 시호가 P한테 질문을?」
시호가 나한테 말을 걸었다는 사실에 다들 살짝 놀랐다.
그런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시호는 할 말을 계속했다.
시호 「아까 밴드부에 들어올까라고 했었지.」
P 「어, 응. 그랬었지.」
그저 미라이를 각성시키기 위한 농담이었지만.
시호 「그럼 우리 밴드부에 들어오지 않을래?」
P 「...네?」
시호 「정식 부원이 되는게 싫다면 객원맴버라도 괜찮아.」
난 시호의 제안에 잠시 벙졌다.
내가? 밴드부에?
P 「자, 잠깐만. 밴드부? 내가?」
시호 「응. 뭐가 이상해?」
P 「아니, 이상한건 아니지만. 다른 애들 얘기는-」
다이고 「아, 그거라면 어제 다 얘기 끝났다.」
P 「에?」
난 다이고에게 상황 설명을 들었다.
스튜디오 연습을 끝내고 밴드부 카톡방.
시호가 먼저 나의 밴드부 영입을 제안했다고 한다.
날 밴드부에 영입하려는 이유는 나에게 베이스를 맡김으로써 시호가 노래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다이고와 나머지 멤버들도 이 제안에 찬성했다고 한다.
다이고 「뭐, 그리 된 기다.」
시즈카 「그래도 선택은 P의 몫이지만.」
P 「내가 결정하는 거야?」
당연한 이야기지만, 어쩐지 난감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난 시호의 눈을 바라봤다.
평소에 날 이상하게 보던 눈은 어디 갔는지 없어지고 그저 진지한 눈으로 날 보고 있었다.
미라이 「아! 얘들아, 어서 가야지. 수업 시작까지 이제 2분 남았어!」
P 「어라, 아, 벌써?」
시호 「저기, 대답은?」
P 「지금은 모르겠고... 좀 더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겠어?」
시호 「알겠어. 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밴드부실로 와. 환영해줄태니.」
미라이 「P, 다이고, 료, 어서!」
P 「어어, 지금 갈게.」
다이고 「다음 수업 누군지 아나?」
료 「아마 국어였을 걸.」
.
.
.
『~♪』
마지막 7교시 수업이 끝나고 하교 시간.
다들 부랴부랴 가방을 챙겨 교실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P (오늘 형이 마트에서 저녁 재료 사오라고 했지. 메모가...)
P (감자랑 간장, 양파... 오늘 저녁은 감자조림인가.)
『덥석』
P 「우왓.」
다이고 「P, 오늘 밴드부실 올 거가?」
P 「에? 아, 그랬었지.」
다이고 「갈 거면 지금 같이 가고, 같이 갈 기가?」
P 「어...」
1. 따라간다
2. 미안, 오늘은 안 되고...
먼저 2표.
우리 학교는 공식적으로 한 학생 당 한 개의 동아리에만 가입할 수 있지만
몇몇 학생들은 객원으로 두 개의 동아리 활동을 하기도 한다.
수업 시간 때, 시호의 제안에 대해 살짝 생각해봤다.
P 「...응, 같이 가자.」
다이고 「오오, 정말 생각 있는기가?」
P 「뭐, 일단은.」
시험 준비 기간이긴 하지만 도서부 활동은 주말을 빼면 거의 없다시피 하고,
게다가 지금은 딱히 급한 것도 아니니 매일 1시간 정도는 참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다이고, 료와 같이 밴드부 연습 공간인 학교 옥상으로 올라갔다.
연습실에는 이미 시호와 시즈카가 먼저 기다리고 있었다.
시즈카 「료, 다이고, 왔구나. 어라, P도 왔네.」
P 「안녕.」
시호 「어서 와.」
원래 같았으면 “왜 왔어.”라며 째려봤을 시호.
지금은 전혀 날 째려보지 않고 오히려 ‘왔네.’라는 눈빛으로 날 쳐다봤다.
시호 「여기에 왔다는 건, 들어오고 싶은 생각이 든 거야?」
P 「일단은 그런 생각이 들긴 해서 오긴 했는데.」
시호 「일단은? 아직은 들어올 생각이 없단 뜻이야?」
P 「그게...」 우물쭈물
시호 「하나 말해두겠는데, 적당히 할 생각으로 들어올 거라면 그냥 돌아가는 게 좋을 거야.」
P 「물론 그럴 생각은 없어.」
기타를 즐기며 치기 위해 오긴 한 것이지만
그만큼 절대로 대충 치지는 않을 것이다.
시호는 조금 의심하는 눈으로 날 째려봤지만 금방 그만두었다.
시호 「...좋아. 그럼, 여기.」
P 「뭐야? 이건.」
시호 「오늘 연습에 쓸 악보. 총 다섯 곡이야.」
P 「어디...」
난 시호가 건네준 악보를 하나씩 확인했다.
그 중 한 개는 어제 내가 연주했던 악보였고,
나머지 네 개는 처음 보는 악보지만 그래도 난이도는 낮아보였다.
P 「음...」
다이고 「연주 할 수 있겠나?」
P 「응. 이 정도라면 충분히 칠 수 있을 거 같아.」
시호 「바로 시작해도 괜찮겠지?」
P 「물론.」
시호 「그럼, 연습 시작할까.」
.
.
.
『~♪』
본격적으로 시작된 연습.
다들 연주 할 때만큼은 평소에 보지 못한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뒤처지지 않도록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어제의 감을 잊어버렸는지 처음엔 음이 살짝 불안했지만 그래도 이내 감을 되찾았다.
P (좋아, 이 느낌 그대로...)
『징징징징』
베이스의 낮은 음색,
아주 작은 소리였지만 내 귀에는 제대로 들렸다.
.
.
.
다이고 「좋아, 오늘은 여기까지.」
시즈카 「다들 수고했어.」
료 「후우...」
얼마 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써 1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난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5시를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P 「...아아!」
다이고 「우왓, 뭐꼬?」
P 「오늘 저녁 장 보고 오기로 했는데! 깜빡했어...」
악기도 정리하지 않은 채 난 서둘러 가방을 챙겼다.
P 「미안! 다음엔 악기 제대로 정리할 태니까!」
다이고 「어, 알겠다. 빨리 가라.」
P 「정말 미안!」
『쾅』
시즈카 「되게 서둘러야 하는 모양이네.」
료 「그나저나 어땠어? 시호. P의 베이스는.」
시호 「뭐... 그럭저럭... 괜찮았어.」
.
.
.
카즈키 「그래서 늦게 돌아왔구나.」
P 「미안, 그 때 너무 푹 빠져 있어서...」
카즈키 「아냐. 이걸로 미안할 것까지야.」
카즈키 「그나저나 의외네. P가 다시 기타를 시작하게 될 줄이야.」
P 「...나도 처음엔 놀랐어. 다시는 기타에는 손 안 댈 줄 알았는데.」
「어이, 둘 다 이제 진정해.」
「애초에 네가 여기에 있는 이유가 뭐야?! 어째서 여기 있는 건데?!」
「그래 됐어! 그냥 내가 나가겠어!」
P 「......」
카즈키 「그 일은 이제 잊어버려. 어차피 지난 일인데.」
P 「그래. 이제 잊어버려야지.」
카즈키 「그래서, 밴드부엔 들어가려고?」
P 「정식 부원은 아니고 아마 객원멤버로 활동하지 않을까. 동아리 다른 것도 하고 있으니까...」
카즈키 「객원이라도 하기로 했으면 열심히 해야 해.」
P 「그건 걱정 마. 대충할 생각은 절대로 없으니까.」
P 「...넌 또 왜 만나자마자 볼을 부풀리는 건데.」
미라이 「어제 공부 열심히 했는데... 왜 밴드부로 가려는 거야?」
P 「아아, 그거 때문이냐...」
어제 내가 두 사람과 함께 밴드부실로 간 걸 본 모양이다.
오해하고 있는 난 미라이에게 밴드부의 객원멤버로 합류하게 된 것임을 밝혔다.
미라이 「...저기, P.」
P 「왜.」
미라이 「객원멤버라니... 무슨 뜻이야?」
P 「밴드부를 겸임하면서 도서부 활동도 한단 말이야.」
P 「그러니까 난 도서부를 나가지 않아. 알겠어?」
미라이 「! 그래, 그렇구나...」 휴우
미라이는 내가 밴드부에 객원멤버로 들어갔단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미라이 「아, 맞다. P한테 말할게 하나 있었는데.」
P 「음? 나한테?」
미라이가 나한테 말할게 있다니.
그 타이밍에 맞춰서 다이고와 료도 우리쪽으로 다가왔다.
다이고 「여어, 우리왔데이.」
료 「흐암...」
미라이 「아, 다이고랑 료, 마침 잘 왔어. 타이밍 좋은 걸.」
료 「말할 거...?」
다이고 「그게 뭐꼬?」
미라이 「그게, 내일 토요일에 우리 집에서 같이 공부하지 않을래?」
P ˙ 다이고 「에에?!」 ㄴ(o0o)ㄱ
료 「?!」 번쩍
미라이 「...뭐야, 다들. 왜 그리 놀란 표정을-」
P 「미라이 네 입에서 같이 공부하잔 얘기가 나올 줄이야...」
미라이 「」 미끌
미라이 「나, 나도 할 땐 하는 타입이거든!」
P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 거냐.」
미라이 「물론.」 끄덕
어제 공부 할 때인데도 전혀 집중하지 못한 본인의 모습은 벌써 잊어버린 듯 했다.
미라이 「어쨌든 어떻게 할래? 나머지 4명에게도 물어볼 건데.」
P 「음... 내일이면 난 상관없으려나.」
다이고 「+1」
료 「+2」
1~50 : 미안, 내일은 사정이 있어서.
51~100 : 나도 같이 할게.
료 「나도 마찬가지.」
미라이 「그럼 P랑 다이고, 료는 내일 오는 거지? 알겠어.」
.
.
.
미라이 「그래서 우리 집에서 같이 공부하려고 하는데.」
시즈카 「미라이의 입에서 공부하자는 얘기가 나올 줄이야...」
P 「그렇지?」
다이고 「우리도 처음엔 놀랐다.」
료 「응응.」 끄덕끄덕
미라이의 입에서 공부하자는 얘기가 나왔다는 것에 놀란 사람은 우리 셋뿐 만은 아니었다.
유리코 「내일이라...」
미라이 「어때? 내일은 주말이니까 괜찮지 않아?」
1~50 : 미안, 내일 사정이 있어서.
51~100 : 그래. 내일 갈게.
+1이 시즈카, +2가 시호, +3이 안나, +4가 유리코
유리코 「응. 어차피 지금은 시험 기간이라 주말에 도서관 업무도 없으니까.」
P 「그냥 원래 없다시피 했잖아.」
유리코 「아하하... 그렇지...」
시즈카 「나도 내일은 갈 수 있을거 같아.」
미라이 「정말? 그럼 시호도-」
시호 「미안, 내일 일이 있어서.」
미라이 「그렇구나... 그럼 어쩔 수 없지.」
시호를 제외한 나머지 6명은 내일 스터디클럽에 모이기로 했다.
미라이 「그럼 내일 오후 1시까지 우리 집으로 집합!」
전원 「OK.」
.
.
.
-다음 날 미라이의 집
어제 약속했듯이 난 미라이의 집에 도착했다.
원래 시간보다 10분 빠르게 도착해 약속 시간에 딱 맞춰서 도착하진 않았다.
난 초인종을 눌러 안에서 누가 문을 열어주기를 기다렸다.
『딩동-』
초인종을 누르고 몇 초 후, 누군가가 문을 열고 나왔다.
1~33 : 미라이의 부모님
34~66 : 머리가 헝클어진 미라이
67~100 : ??? 「어서오세요.」 P 「어라? 오랜만에 뵈요.」
+~3까지 주사위 후 높은 값
??? 「어서오세요. 어라, P군.」
P 「어라, 마카베 씨?」
미즈키 「오랜만에 뵙네요. 그동안 잘 지냈나요?」
P 「전 물론 잘 지내고 있었죠.」
마카베 미즈키 씨.
미라이의 사촌으로 옛날에 미라이의 집에 놀러갔을 때 가끔 만났었다.
연상, 연하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존댓말을 사용하는 사람이라 나한테까지 존댓말을 쓴다.
편하게 말하라고 해도 이미 습관이 된 모양이라 잘 고쳐지지 않는 것 같다고 본인이 말했다.
미즈키 「그런데 무슨 일로... 아, 혹시 오늘 스터디클럽 때문에?」
P 「네. 미라이는 지금 있나요?」
미즈키 「카스가 씨는 방금 일어나서 씻는 중이에요.」
P 「방금 일어났다고요?」
미즈키 「네.」
혹시나 싶었는데 역시였다.
미즈키 「이렇게 서서 말하기도 뭐하니, 어서 들어오세요.」
P 「아, 네. 실례하겠습니다.」
.
.
.
미즈키 「공부는 카스가 씨의 방에서 다 같이 한다고 들었습니다만.」
P 「그래요? 그럼 먼저 올라가서 기다리고 있을-」
『우당탕』
미라이 「우와앗! 자, 잠깐만 기다려!」 다다다
P ˙ 미즈키 「......」
화장실에서 튀어나온 미라이가 칫솔을 문 채로 급하게 자기 방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약 1분 뒤, 미라이는 머리를 긁으면서 계단을 내려왔다,
미라이 「데헤헤, 방 정리 끝내뒀으니까 두 사람 다 먼저 올라가 있어.」
P 「아... 응. 알겠어.」
미라이 「나도 금방 씻고 올라갈게.」 다다다
P 「......」
뭔가 태클을 걸고 싶은데 걸 곳이 너무 많아서 대체 어디서부터 걸어야할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는 건
미즈키 「......」 무표정
나뿐인가?
미즈키 「일단 올라가서 기다리도록 할까요.」
P 「네...」
.
.
.
미라이 「우으으... 그러니까 왜 일찍 와서...」
P 「고작 10분 빨리 온 걸 가지고. 이번엔 뭣 때문에 여태까지 자고 있었던 거야?」
미라이 「어제 수학 공부한다고 밤새서...」
미즈키 「저도 카스가 씨의 공부를 거들었죠. 덕분에 저도 같이 밤을 샜습니다. 하암.」
그렇게 말해도 언제나 똑같은 표정이라 전혀 피곤해보이지 않는데...
P 「다음부턴 그런 짓은 하지 마. 생체리듬만 망가질 뿐이니까.」
미라이 「그래? 알겠어.」
미즈키 「오늘 모이는 인원은 이렇게 3명인가요?」
미라이 「아니, 곧 있으면 나머지 5명 더 올 거야.」
미즈키 「그럼 나머지 분들이 올 때까지 공부하면서 천천히 기다려볼까요. P도 모르는 문제가 있다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P 「네. 그런데 그렇게 존댓말 안 하셔도 되니 그냥 편하게 말해주세요.」
미즈키 「알겠습니- 가 아니라 어... 알겠어.」
난 가방에서 오늘 공부할 책들을 꺼내 책상 위에 펼쳤다.
오늘은 수학이랑 과학, 한 2~3시간 정도의 분량이다.
좋아, 오늘도 열심히 해볼까. 시험을 위해서.
그렇게 공부하며 기다리는 동안...
1~50 : 아무도 안 온다.
51~100 : 누군가가 도착했다.
먼저 2표.
이렇게 세 명이 공부에 열중하는(의외로 미라이가 열심이었다.) 도중
『딩동-』
미즈키 「어라, 누군가가 왔나보네요.」
P 「내가 갔다 올게.」
난 계단을 내려가 현관으로 나갔다.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
스터디클럽 참여인원 아무나.
+~3까지.
유리코 「우리 왔어!」
P 「어, 다들 왔구나.」
시즈카 「미안, 좀 늦었지.」
P 「몇 분 늦은 거 가지고 뭘. 자, 들어 와.」
난 문을 열고 세 사람을 미라이의 방까지 안내했다.
방으로 돌아오니 미라이는 마카베 씨의 도움을 받아 문제를 풀고 있었다.
P 「데려왔어.」
미라이 「아, 유리코, 안나, 시즈카, 왔구나.」
안나 「응. ...옆에 계신…분은?」
미라이 「아차, 소개할게. 마카베 미즈키, 내 사촌언니.」
미즈키 「마카베 미즈키입니다. 다들 만나서 반갑습니다.」 꾸벅
유리코 「아, 네. 만나서 반갑습니다.」
P 「그런데, 료랑 다이고는 같이 안 온 거야?」
시즈카 「응. 두 사람 다 먼저 와서 공부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아직 안 왔어?」
P 「한 번 전화해볼까.」
난 휴대폰을 꺼내 먼저 다이고에게 전화했다.
설마 전화를 걸었는데 둘 다 갑자기 일이 생겨서 못 온다고 하는 건 아니겠지?
1~50 : 설마가 사람을 잡는다
51~100 : 그냥 많이 늦을 뿐
+1이 다이고, +2가 료.
다이고 「어, P, 내다. 무슨 일이고?」
P 「오늘 스터디클럽 있었잖아. 시간 지났는데 언제 와?」
다이고 「아차, 그랬었제. 미안하다, 내 지금 나고야에 있어서 오늘은 못 갈 거 같다.」
P 「나고야? 그쪽엔 왜 간 거야?」
다이고 「나도 억지로 보내진 기다. 뭐였더라, 싸움에 휘말릴 수 있다나 뭐라나?」
P 「......」
다이고의 말을 듣고
난 캠핑 때 봤던 검은 양복의 사나이들과 다이고의 집안 사정에 대해서 떠올렸다.
P 「...다이고, 그 쪽은 무사해?」
다이고 「응? 어, 난 무사한데... 그건 왜 물어보는 긴데.」
P 「아냐, 그냥 걱정돼서... 도쿄엔 언제쯤 돌아올 거 같아?」
다이고 「다음 주 월요일? 학교는 안 빠지니까 신경 쓰지 말어라.」
P 「아, 응. 알겠어... 그럼 끊어. 몸조심하고.」
『뚝』
미라이 「다이고 뭐래? 온데?」
P 「...갑자기 가족들이랑 나고야로 여행 갔데.」
난 다른 애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이 비밀은 나만 알기로 했다.
다이고와의 전화를 마치고 다음으로 료에게 전화를 걸었다.
료 「여보세요?」
P 「료, 지금 어디야? 집합 시간 지났는데.」
료 「미안, 지금 심부름 때문에 누나네 회사에 들렀거든. 그래도 10분 뒤엔 도착할 거야.」
P 「그래. 그럼 빨리 와.」
료 「알겠어.」
『뚝』
P 「료는 금방 도착할 거 같은데.」
시즈카 「그럼 다이고 빼고 다 오는 거네.」
유리코 「자자, 이제 왔으니까 마음 다잡고 공부 시작할까.」
말 걸 상대나 벌어지는 상황
+2까지.
그렇게 말하니 미라이가 뾰로통 해진다. 시즈카 : (한숨)
안나와 유리코, 미라이는 슬슬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는지 머리를 쥐면서 문제를 풀고 있었다.
덤으로 미라이는 지난 번 학교에서 냈던 기계음 소리를 또 내기 시작했다.
미라이 「므므므...」
미즈키 「...여기서 잠시 쉬도록 할까요.」
P 「그래야겠어요.」
우린 잠시 펜을 내려놓고 머리를 식히기로 했다.
미라이는 료가 오면서 가져온 과자를 뜯고 먹기 시작했다.
미라이 「음, 역시 맛있어!」
P 「미라이, 되게 열심히 하던데.」
미라이 「응. 이번엔 반드시 성적 올릴 거니까!」
료 「미라이, 작년에도 그 말 했었던 걸로 아는데.」
유리코 「응. 그랬었지?」
안나 「중간에, 의욕 잃고…공부, 관뒀지. 아마.」
미라이 「이, 이번엔 그런 일 없을 거니까!」
안나 「그 말도…지난번에…했었어.」
미라이 「으으...」
네 사람의 말을 듣고 난 유치원 때의 미라이를 떠올렸다,
그 때도 공부하다가 다른 애들보다 금방 지쳐서 먼저 밖으로 나가서 놀았었다.
그래서 그런지 테스트 때에는 반에서 꼴지를 맡고 있었다.
미라이 「하아... 이번에는 꾸준히 공부할 수 있으려나...」
시즈카 「그럼 미라이가 일정 성적에 도달하면 P가 미라이의 소원을 하나 들어주는 걸로. 어때?」
미라이 「...에, 에에?!」
료 「오, 괜찮은데.」
유리코 「응. 목표가 있으면 끝까지 집중할 수 있고.」
P 「네, 거기까지.」
난 갑작스러운 시즈카의 제안에 태클을 걸었다.
P 「저기, 시즈카 씨. 왜 제가 미라이의 소원을 들어줘야 하는 거죠?」
시즈카 「음... P가 미라이를 가장 잘 아니까?」
P 「고작 그거 하나 때문에?!」
료 「P, 미라이의 성적 향상을 위해서 그러는 건데, 안 되는 거야?」
유리코 「무리한 부탁이면 거절하면 되잖아?」
미즈키 「만약 그 때 도움이 필요하다면 저희들도 도와드리겠습니다.」
P 「......」
뭐지, 난 분명 가만히 있었는데 왜 트랩에 걸려든 걸까.
P 「...하아, 알겠어...」
시즈카 「오, 정말?」
P 「단, 목표 점수는 평균 90점 이상. 오차 범위는 없으니까 그렇게 알아.」
미라이 「90점...」
미즈키 「목표치가 많이 높은 것 같습니다만.」
P 「목표 점수는 내가 제안해도 문제는 없잖아요?」
내가 90점을 목표로 잡은 이유는 미라이가 그 정도 점수까지 끌어올렸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미라이의 소원을 쉽게 이루게 해주고 싶진 않았다.
미라이 「소원이라...」
.
.
.
『째깍째깍』
안나 「......」 쓱 쓰슥
유리코 「......」
유리코 「하아암... 지금 몇 시지?」
안나 「어디...」
안나 「5시, 47분.」
시즈카 「어라, 벌써?」
난 휴대폰으로 지금 시간을 확인했다.
안나의 말대로 5시 반을 넘은 시간이었다.
료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
미즈키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미라이 「힘들었어...」
우린 각자 짐을 챙기고 밖으로 나갔다.
마카베 씨와 미라이도 우리를 따라 현관 앞까지 배웅해줬다.
미라이 「오늘 되게 열심히 했지?」
P 「되게 놀랐어. 미라이가 그렇게 집중하는 모습.」
미라이 「소원권이 걸려있으니까!」
P 「아차... 그랬었지.」
그러고보니 미라이가 평균 90점 이상을 받는다면 내가 소원을 들어줘야 하는 건가.
미라이라면 무슨 소원을 비려나?
음... 아이스케이크라도 사 달라 하려나.
료 「그럼, 우린 이만 갈게.」
미즈키 「안녕히 가세요.」
P 「바이바이.」
미라이 「...저기, P.」
P 「음?」
집으로 돌아가려고 발을 때려는 순간 미라이가 뒤에서 날 불러 멈춰세웠다.
미라이 「저기... 이번에 시험 점수 잘 나온다면, 그, 뭐지...」
P 「시험 점수? 소원이야?」
미라이 「그, 둘이서 같이... 영화관에 가지 않을래?」
P 「영화?」
미라이 「으, 응.」
P 「음...」
시즈카 (그래!) 불끈
료 「......」 후훗
미즈키 (대담하네요.)
미라이가 평소랑 다르게 말을 더듬으면서 말했다.
영화관이라... 그렇게 큰 소원은 아니네.
그런데...
P 「이왕 갈 거면 다른 애들이랑 다 같이 가는 게 좋지 않아?」
미라이 「...에?」
P 「단체로 가는 게 가격도 더 저렴하기도 하고, 그리고 둘 만이서 가기엔 볼 만한 것도 그닥 없을 거고...」
시즈카 「......」
료 「...아, 모르겠다. 난 먼저 갈게.」
P 「어, 응. 다음 주에 봐.」
시즈카는 날 한심하단 눈으로 바라보고 있고
료는 어딘가 답답한 목소리로 간다 말한 후 먼저 집으로 가버렸다.
뭐지 이 싸늘한 분위기는...
P 「...뭐, 어쨌든. 성적이 좋든 안 좋든, 시험 끝나면 시간 되는 애들 모아서 다 같이 영화 보러 가자.」
미라이 「...알겠어.」
시즈카 「하아...」
시즈카는 왜 한숨을 내쉬는 걸까.
나, 뭐 잘못한 거라도 있는 건가?
.
.
.
P 「그래서, 나 그 때 뭐 잘못한 거라도 있는 걸까?」
카즈키 「......」 빤히
P 「...뭐야, 왜 그렇게 쳐다보는 거야?」
카즈키 「넌 언제쯤이면 눈치를 챌 수 있을까나...」 휙
P 「뭐?」
카즈키 「아냐, 아무것도.」
P 「어, 잘 가.」
가방 정리를 끝낸 다이고는 오늘은 가족끼리 회의가 있다고 해서 먼저 집으로 갔다.
다이고네 가족끼리 무슨 회의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다이고가 무사히 학교에 나왔단 사실에 난 안심했다.
P 「...어라, 이거...」
난 가방을 정리하다 다른 사람의 공책을 하나 발견했다.
공책을 꺼내 이름을 확인했다.
P 「모가미... 시즈카...?」
P 「시즈카 공책이 왜 여기에... 아차, 그랬지...」
그러고 보니 미라이의 집에서 시즈카의 공책을 빌려서 그대로 가져왔었지...
오늘 점심 때 돌려주려고 했는데, 깜빡하고 돌려주지 않았다.
료 「음? 뭐야, 그거.」
P 「시즈카 공책, 지난번에 빌려놓고 오늘 돌려주기로 했는데, 깜빡했지 뭐야.」
료 「그랬었구나.」
P 「지금 쯤이면 시즈카 학교 나갔겠지? 음... 내일 돌려줘야하나...」
료 「아, 시즈카라면 지금 음악실에 있을 걸? 방과 후 때면 매일 음악실에서 피아노 치러 가니까.」
P 「정말? 정보 고마워.」
료 「이 정도로 뭘. 그럼 나도 급하게 가야해서 실례.」
P 「응. 잘 가.」
료는 그렇게 말하고 서둘러 가버렸다.
최근 료, 되게 바쁘게 움직이던데, 대체 무슨 일일까?
알려달라고 해도 미소를 지으며 비밀이라면서 알려주지도 않고.
P 「...뭐, 됐나.」
P 「자, 그럼 가볼까. 음악실로.」
난 공책을 챙기고 음악실로 향했다.
1~50 : 음악실에서 만난다.
51~100 : 오늘은 집에 간 것 같다.
먼저 2표.
하교 시간이라 그런지 복도는 많이 한산했다.
『~♪』
P 「피아노 소리... 시즈카가 치는 건가?」
피아노 선율을 따라 복도를 걸어갔다.
복도 맨 끝에 있는 음악실에 도착하고 문을 열었다.
『♪~ ♬~』
시즈카 「......」
P 「시즈카, 있었네.」
시즈카는 눈을 감고 피아노에 집중하는 것처럼 보였다.
말을 걸어도 들리지 않는 것 같아 책상 위에 공책을 올려두고 가려했지만
피아노 소리와 시즈카의 연주하는 모습에 시선이 빼앗겨 버렸다.
결국 난 수업을 듣듯이 의자에 앉아 시즈카의 연주하는 모습을 바라봤다.
시즈카 「후우,,,」
P 「」 짝짝짝
시즈카 「? 어라, P.」
P 「피아노, 되게 잘 치는데.」
시즈카 「전혀 못 알아차렸네... 언제부터 보고 있었던 거야?」
P 「음... 10분 전 부터?」
시즈카 「거의 처음이잖아...」
시즈카는 자기 연주를 누군가에게 보여줬다는 사실에 쑥스러워했다.
시즈카 「그런데, 여긴 무슨 일로...」
P 「지난번에 공책 빌렸었잖아. 점심 때 돌려주는 거 깜빡해서 지금 돌려주려고.」
시즈카 「아, 맞다. 그랬었지. 일부러 갖다 줘서 고마워.」
P 「뭘, 원래 오늘까지 돌려줘야 하는 거잖아.」
난 시즈카가 연주한 피아노를 쳐다봤다.
학교 음악실이라면 항상 한 구석에 배치돼있는 평범한 피아노.
그 피아노를 보자 시즈카가 연주한 모습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피아노 옆에는 음악 선생님이 가끔 쓰시는 클라리넷과 플롯, 통기타가 놓여있었다.
P 「...시즈카, 피아노 기타 합주곡 아는 거, 몇 개 있어?」
시즈카 「에? 어... 그거라면 아는 게 몇 개 있긴 하는데.」
P 「그럼 한 번 같이 합주해보지 않을래?」
시즈카 「합주?」
P 「예전부터 피아노랑 합주해보고 싶었는데, 주위에 피아노 치는 애가 없어서 말이야. 한 번이라도 괜찮으니까. 어때?」
시즈카 「음... 뭐, 상관없어.」
P 「좋아!」
난 선생님의 기타를 잠시 빌려 쓰기로 했다.
지금쯤이면 퇴근했을 거니까 들킬 일은 없을 것이다.
의자를 들고 피아노 옆에 앉았다.
시즈카도 피아노 앞에 앉아 악보를 골랐다.
시즈카 「그래서, 뭘 연주 할 거야?」
P 「시즈카는 이 곡 알아?」
난 내가 치고 싶은 곡의 하이라이트 부분을 연주했다.
시즈카는 집중해서 듣더니 무슨 곡인지 알아차렸다.
시즈카 「...아, 나 그거 알아. 악보도 있고.」
P 「좋아. 그럼 한 번 해볼까.」
1~75 : soso한 연주
76~100 : 우리 합 좋지 않아?
+~3까지 주사위 후 높은 값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합주를 하는 게 기대돼서 손이 살짝 떨렸다.
P 「2, 3, 4...」
『~♪』
♪ falling slowly ♪
내 신호에 맞춰서 연주를 시작했다.
처음 간주가 끝나고 시즈카가 먼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난 원래 연주만 하려고 했지만 시즈카의 뒤를 이어 노래를 불렀다.
P ˙ 시즈카 「Take this sinking boat and point it home♪」
P ˙ 시즈카 「We've still got time~♪」
시즈카는 많이 불러봤는지 영어가사인데도 되게 익숙하게 불렀다.
기타와 피아노 소리, 그리고 우리 둘의 노랫소리가 음악실을 가득 채웠다.
여러 화음으로 차있는 지금 이 분위기 덕분에 텐션이 높아진 상태로 기타를 쳤다.
시즈카도 마찬가지로 웃으면서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었다.
그런 상태에서 우린 첫 곡을 완곡했다.
P 「...좋아! 방금 합주 되게 좋지 않았어?」
시즈카 「응, 나도 마음에 들었어.」
P 「이야, 시즈카가 아니었으면 진짜 이런 합주는 절대 못 했을 거야. 정말 고마워.」
시즈카 「아니야, 내가 뭘.」
난 아까의 연주를 떠올렸다.
처음 합을 맞춰보는 것인데도 꽤 합이 잘 맞았다.
P 「저기, 한 번 더 합주 해보지 않을래?」
시즈카 「좋아. 아, 그러면 이번에는 이걸로…….」
원래 한 번만 딱 연주하고 돌아갈 생각이었지만
어차피 오늘은 시간이 넉넉하니 시즈카와 좀 더 음악실에서 연주하기로 했다.
.
.
.
『드르륵』
「어이, 학생들. 아직까지 안 나가고 있었어? 지금 시간이 몇 신데.」
P 「네?」
계속해서 연주하던 우리들.
연주 도중에 수위아저씨가 문을 열고 우리들에게 말했다.
난 음악실에 걸린 시계로 시간을 확인했다,
5시 46분, 벌써 1시간 반이나 지나 있었다.
P 「어라, 시간이 벌써...」
시즈카 「시간 되게 빨리 가네.」
「빨리 나와. 이제 학교 문 닫을 거니까.」
P ˙ 시즈카 「네.」
.
.
.
복도를 걸어가며 오늘 있었던 합주에 대해서 다시 떠올렸다.
다시 생각해도 그 때 손에 느껴졌던 기타의 감촉과 소리가 생생하게 떠올랐다.
P 「저기, 시즈카.」
시즈카 「응?」
P 「다음에도 같이 합주해도 될까. 뭔가 또 다시 해보고 싶단 말이지,」
시즈카 「물론. 나도 P랑 함께하는 연주 되게 좋으니까.」
P 「정말? 그럼 다음에 시간이 난다면 음악실로 갈게.」
시즈카 「알겠어. 언제든지 찾아 와.」
기다리던 하교 시간.
평소 같았으면 여유롭게 정리하고 나갔겠지만 오늘은 서둘러서 가방을 챙기고 나갈 준비를 하였다.
내가 이렇게 급하게 준비하는 이유는 일주일동안 행사하는 게임 이벤트 때문.
길드 공지에 이벤트 레이드에 같이 참여하고 싶은 사람은 오후 5시까지 모이라는 게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P 「오늘은 수학이랑 사회... 좋아.」
오늘 저녁에 공부할 책들을 챙기고 가방을 맸다.
미라이 「P~!」
『와락』
P 「우왓, 뭐야, 미라이.」
미라이 「데헤헤, P, 오늘 시간 있어?」
P 「시간? 뭐 때문에?」
미라이 「그게 말이지... 짠!」
미라이가 주머니에서 쿠폰 두 장을 꺼냈다.
케이크 뷔페 이용료 할인권이었다.
P 「할인권?」
미라이 「유리코가 ㄷ... 세 장을 받았다면서 두 장을 나한테 줬거든.」
P 「호오.」
미라이 「어때? 같이 가자!」
케이크 뷔페라...
「꼬르륵」
P 「?!」
미라이 「? 뭐야, P도 마침 배고팠던 참이었구나.」
P 「아. 아니야!」
원래는 딱히 생각이 없었는데
미라이가 케이크 뷔페 얘기를 꺼내니 갑자기 케이크가 먹고 싶어졌다.
아냐... 오늘 레이드 파티에 껴야하는데...
1. 역시 집으로 돌아가 파티에 참여한다.
2. 다음에 참여하도록 하자. 미라이랑 같이 케이크 뷔페로 간다.
먼저 2표.
@선택지마다 루트가 다릅니다.
나중에 데이트 해줄테니 2로 가자!
평소 같았으면 참을 수 있었지만
이번만큼은 케이크 욕구를 참을 수 없었다.
P 「...그래, 그럼 같이 가자.」
미라이 「정말? 알겠어!」
뭐, 레이드 던전은 다음 주까지 열려있으니
내일이나 주말에 혼자서 파티를 구하던가 해야겠네.
.
.
.
-케이크 뷔페
시내에 들렀을 때, 한 번씩 지나쳤던 케이크 뷔페.
혼자서 가긴 좀 그렇고 그렇다고 같이 갈 사람도 없어서 이번에 처음 들어오게 되었다.
내부는 카페 같은 분위기였고 케이크 이외에도 과자랑 여러 과일 주스들도 있었다.
나와 미라이는 직원의 안내를 받아 창가 근처에 앉았다.
미라이 「여기 분위기 좋지?」
P 「응. 꽤 좋은데.」
미라이 「케이크는 저쪽으로 가면 있으니까, 그릇이랑 집게 들고 먹고 싶은 거 가져와서 먹으면 돼.」
P 「알겠어.」
미라이에게 설명을 듣고 난 일어나 음식들을 가지러 갔다.
기본적인 딸기 케이크, 초코 케이크, 치즈 케이크부터
특이한 모양의 가방 케이크, 큐브 케이크 등등.
대충 둘러봐도 종류가 25개 정도는 돼보였다.
처음에는 달콤한 딸기 케이크와 초코 케이크를 챙겨 자리로 돌아갔다.
미라이 「어, 골랐어?」
P 「케이크 종류가 많아서 고민하는데 좀 오래 걸렸어. ...근데 뭐야, 그 산더미 같은 양은.」
미라이 「데헤헤, 나도 고르기 어려워서 그냥 다 들고 왔어.」
P 「들고 오는건 상관없지만 다 먹을 순 있는 거야?」
미라이 「물론이지! ...아마도?」
확신과 추측을 동시에 하진 말아줘.
미라이와 할 얘기나 벌어지는 일
+~2까지.
미라이: 응!! 가끔씩 무리하는거 같기도하고~
p: 또 무리하게 밤새지말고 공부량보다는 이해하는것과 문제푸는 능력이 중요한거니까 시험당일날까지 켠디션을 조절하는것도 중요해
미라이: 알고있어~ 근데... 영화 보는건 우리 둘이만가는거야! 내소원이니까
p: 아니 일단 90점이상 맞고 다시이야기하자..
미라이가 옆에 있는 포크를 들고 케이크 앞부분을 잘라 먹었다.
꽤나 맛있는지 크림이 입가에 뭍은 것도 모르고 행복해했다.
미라이 「음~♪ 생크림 케이크 맛있어~!」
P 「일단 입가에 뭍은 크림부터 닦지 그래.」
미라이 「에, 정말? 티슈가...」 두리번두리번
테이블 위에는 티슈가 없었고 가져오려면 케이크가 진열된 곳까지 가서 가져와야했다.
난 굳이 갈 필요 없이 마침 주머니에 있었던 휴대용 티슈를 꺼냈다.
P 「잠깐, 가만히 있어봐.」
미라이 「에? 아, 응.」
P 「자... 됐다.」
미라이 「응. 고마워...」 ///
미라이의 입을 닦아낸 티슈는 공처럼 둥글게 구겨서 뒤에 있는 쓰레기통으로 던졌다.
가까운 거리라서 쉽게 통 안에 들어갔다.
P 「원래 티슈 같은 건 테이블에 한 통씩 두지 않나. 여긴 좀 특이하네.」
미라이 「......」
P 「...미라이?」
미라이 「...아, 불렀어?」
P 「왜 그래. 갑자기 멍 때리고.」
미라이 「아아, 별 거 아니야. 신경 쓰지 마.」
미라이가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며 손을 저었다.
미라이 「그래, P도 한 번 먹어볼래? 이거 꽤 맛있다고?」
P 「그래? 그럼 나도...」
미라이 「자, 여기.」
P 「에?」
미라이가 케이크를 올린 포크를 내 입에 가져다댔다.
밑에는 케이크가 손으로 떨어지지 않게 받치고 있었다.
P 「잠깐, 내 포크로 잘라서 먹을 태니까.」
미라이 「뭐, 어때? 누가 이쪽을 보는 것도 아니고...」
미라이의 바로 뒤에 앉아있는 사람이 우리 쪽을 쳐다보고 있는 건 모르는 건가.
...아니다, 얼굴이 붉어진 걸 보니 미라이도 그건 아는 모양이다.
그런데 알면서도 대체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야?
미라이 「어서, 팔 아파...」 ///
P 「어, 어어...」
난 아무런 생각 없이 미라이가 준 케이크를 먹었다.
딸기잼 같은 게 들어있었던 것 같았는데 솔직히 무슨 맛인지도 모르고 먹었다.
P 「어, 응. 맛있네...」
미라이 「그, 그렇지? 데헤헤.」 ///
갑자기 목이 타서 가져올 때 같이 가져온 오렌지 주스를 들이켰다.
미라이 「...저기, P.」
P 「왜?」
미라이 「이제 보니까 주위에 커플들 되게 많은 거 같지 않아?」
P 「어어, 그러고 보니 그런 거 같네.」 꿀꺽
미라이 「우리들도 혹시... 연인처럼 보이려나?」
P 「?!」 컥
미라이가 내뱉은 돌직구에 순간 당황에 입에 있던 음료수를 그대로 바닥에 뿜을 뻔했다.
P 「커흑... 무슨 소리야?」
미라이 「아, 아냐. 그냥 그렇게 보일까 싶어서... 헤헤.」
P 「하여튼...」
잠깐, 다시 생각해보니까...
아까 내가 했던 다른 사람이 입에 뭍은 음식물 닦아주기나 미라이가 했던 케이크 먹여주기.
완전 연인 같은 행동이잖아...
P 「하아...」
미라이 「? 왜 그래?」
P 「아냐, 그냥 머리가 살짝 어지러워서...」
미라이 「에에? 괜찮은 거야?」
P 「일시적인 거니까, 괜찮아.」
주위에 앉아있는 커플들 + 케이크의 맛 + 미라이의 말로 인해 당이 너무 과도하게 섭취된 것 같았다.
달콤한 주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어서 난 다른 주제로 얘기를 돌렸다.
P 「그나저나, 너 공부는 열심히 하고 있는 거야?」
미라이 「물론! 이번에는 잘 칠 자신 있어.」
P 「가끔씩 수업 시간에 못 버티고 잠드는 거 같던데.」
미라이 「아... 데헤헤, 봤구나.」
P 「설마 밤새서 공부하는 건...」
미라이 「그건 아냐! 단지 자는 시간이 3시간으로 줄어든 거밖엔 없어.」
P 「3, 3시간...」
난 미라이의 수면 시간을 듣고 깜짝 놀랐다.
사람이 3시간만 자고 수업 시간에 집중을 할 수 있는 건가...
P 「미라이,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너무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건 오히려 독이라고?」
미라이 「음... 그런가?」
P 「오늘도 봐. 너, 결국 선생님 수업도 제대로 못 듣고 중간에 졸았잖아.」
미라이 「어... 그러네...」
P 「밤까지 공부하고 싶다면 적어도 새벽 1시 이내엔 자도록 해.」
미라이 「응. 알겠어.」
미라이가 수면 시간을 과도하게 줄일 정도로 공부를 하는 게 걱정이 되긴 했지만
반대로 말하면 이번엔 미라이가 공부에 집중하고 있다는 뜻이라 한편으론 기쁘기도 했다.
이번 시험, 정말로 미라이가 평균 90점을 넘을 수 있을지도.
미라이 「아, 그 이전에 내 소원에 관해서 말할 게 있는데.」
P 「소원? 영화 보러가자고 하는 소원 말하는 건가.」
미라이 「그거... 내 소원이니까, 무조~건 단 둘이서만 가는 거야. 알겠지?」
P 「......」
전부터 궁금했던 점. 왜 굳이 단 둘이서 가야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걸까.
도통 이유를 알 수가 없단 말이지.
미라이 「저기, 아까 내가 한 말 제대로 들은 거야?」
P 「아, 알겠으니까. 일단 90점부터 받은 다음에 얘기하자.」
P 「......」
미라이랑 단 둘이서 영화관이라...
뭔가... 길 잃은 미라이를 찾는다거나 딴 길로 새고 있는 미라이를 끌고 가는 것밖엔 상상이 안 된단 말이지...
P 「하하...」
P 「꽤 괜찮은데. 저 가게.」
커플들이 많다는 게 좀 흠이긴 하지만...
시간이 난다면 다음엔 형이랑 같이 한 번 가볼까.
미라이 「P도 이제 집으로 갈 거야?」
P 「이제 밖에서 딱히 할 것도 없으니까.」
미라이 「그럼 같이 갈까.」
그렇게 말하고 미라이는 내 손을 잡고 바짝 붙어서 걸어갔다.
P 「야, 너무 붙지 마. 주위 사람들 쳐다보잖아...」
미라이 「데헤헤, 뭐 어때.」
이렇게 가다가 다이고 같은 애들만 만나지 말았으면...
.
.
.
다행히 안 걸리고 무사히 시내를 나와 집으로 걸어갔다.
마을에 도착하고 갈림길, 이제 헤어질 시간이었다.
미라이 「이제 헤어져야하네.」
P 「그래. 그럼 내일 봐. 아, 무리하게 밤늦게까지 하지 말고.」
미라이 「알겠으니까 걱정하지 마.」
P 「바이바이.」
난 미라이에게 인사 후 갈림길의 오른쪽으로 걸어갔다.
미라이 「...저기, P!」
P 「...음?」
걸어가던 나를 미라이가 날 불러 멈춰 세웠다.
그리고 이쪽으로 달려왔다.
미라이 「혹시, 내일부터 시간 된다면 그... 우리 집에서 내 공부 도와주지 않을래?」
P 「공부 도와주는 거라면... 과외?」
미라이 「뭐, 그렇지.」
P 「음...」
과외라...
내가 미라이를 가르쳐 줄만한 실력이 되려나.
그래도 미라이는 이번에 되게 열심히 하려고 하는 거 같은데.
1. 본인이 열심히 해보겠다는 데, 협조한다.
2. 아무래도 나보단 시즈카에게 부탁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먼저 2표.
미라이 「정말?」
P 「내가 제대로 가르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선 해볼게.」
미라이 「응! 부탁할게!」
내가 도움이 될 진 모르겠지만 난 미라이의 공부를 도와주기로 했다.
미라이의 열정이 언제까지 갈 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열정을 보면 가르치는 나만 잘한다면 미라이의 성적은 올라갈 것 같다.
P 「그럼 언제부터 시작할래?」
미라이 「내일부터 바로 시작하면 안 될까? P가 시간이 되는대로 해 줘.」
P 「그래. 그럼 내일부터 바로 시작이네. 시험기간 동안 빡세게 가르칠 거니까 각오해 둬.」
미라이 「응. 그럼 내일 학교 끝나고 같이 우리 집으로 가는 거다?」
P 「알겠어.」
미라이 「그럼 내일 봐!」
P 「어, 조심히 가.」
미라이는 그렇게 말하고 내 쪽으로 손을 흔들며 반대쪽으로 달려갔다.
나도 그런 미라이에게 손을 흔들어주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나저나 어떻게 미라이를 가르쳐줘야 할까.
우선, 미라이는 수학이 잘 안 되는 거 같으니 수학 위주로 하는 게 괜찮으려나...
.
.
.
-P의 방
P 「......」 타닥타닥
『똑똑』 『달칵』
카즈키 「P, 안 자? 지금 2시야.」
P 「오늘은 좀 늦게 자야할 거 같아.」
카즈키 「뭐야, 문서 작성? 좀, 도와줄까?」
P 「아냐 괜찮아,」
카즈키 「그럼, 지각 안하게, 빨리 자.」
P 「알겠어.」
『쾅』
P 「좋아, 그럼 이것만 출력하면... 됐다.」
미라이 「다녀왔습니다!」
P 「실례하겠습니다.」
미즈키 「어서오세- 어라, P군.」
P 「안녕하세요, 마카베 씨.」
미즈키 「편하게 미즈키 누나라고 불러주세요. 그런데 P는 무슨 일로?」
미라이 「오늘부터 시험기간까지 P가 우리 집에서 내 공부 도와주기로 했어. 어제 말했었잖아?」
미즈키 「아차, 그랬었죠. 깜빡했습니다.」
마카베 씨가 자기 주먹으로 머리를 가볍게 찍었다.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으니, 정말로 잊어버린 건지 아니면 알고 있는데 모르는 척 한 건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즈키 「지난 번처럼 2층 방에서 할 건가요?」
미라이 「응. 내 방에서 할 거야.」
미즈키 「알겠습니다. 먼저 올라가서 공부하고 계세요. 차를 대접해드리겠습니다.」
P 「감사합니다.」
미라이 「자, 어서 올라가자.」
난 미라이를 따라 2층에 있는 미라이의 방으로 들어갔다.
방 안은 지난번처럼 대충 정리되어있진 않았고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그리고 책상 앞에 한 개 밖에 없던 의자가 두 개로 늘어났다.
P 「어제 청소했나보네.」
미라이 「내일 손님이 오는데 당연히 정리해야지.」
P 「다행이야. 방 정리 할 줄 알아서.」
미라이 「날 너무 무시하는 거 아냐?」
P 「농담이야. 자, 그럼 어디 한 번 시작해볼까.」
미라이 「응. 의자 미리 준비해놨으니까 책상에서 하면 돼.」
미라이는 의자 옆에 가방을 내려놓고 책상 앞에 않았다.
나도 가방을 내려놓고 미라이의 옆에 앉았다.
책상 위에는 작은 인형과 시계, 스탠드, 책꽃이 밖에 없었다.
옛날에는 미라이의 책상 위에는 되게 많은 것들이 쌓여 있었는데.
P 「좋아. 그럼 우선 본격적인 수업에 들어가기에 앞서서.」 뒤적뒤적
미라이 「음?」
P 「일단 이걸 한 번 풀어볼까.」
미라이 「문제지?」
P 「어제 내가 전부 만든 문제지야. 네 실력을 먼저 아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거든.」
미라이 「과목 별로 한 장씩 다 준비한 거구나...」 우와아
P 「풀다가 어려운 문제들도 있으니까 모르는 문제는 넘기도록 해.」
미라이 「응. 알겠어.」
1~30 : 머라이
31~60 : 그럭저럭
61~90 : 꽤 잘 쳤는데?
91~100 : 전부 만점.
+~3까지 주사위 후 낮은 값.
미라이 「다 풀었어! 아아, 머리 아파...」
P 「그럼 채점해볼까.」
미라이가 의자에 쓰러져 앉아있는 동안 문제지의 정답 수를 확인했다.
그런데... 꽤 심상치 않은 점수가 나왔다.
P 「...미라이, 여태까지 공부한 거 맞지?」
미라이 「응? 그야 당연하지.」
P 「결과 한 번 볼래?」
미라이 「?」
국어와 사회는 10문제 중 5문제 정답.
물론 미라이에겐 어렵다고 생각했던 중 난이도 문제가 6문제 정도 있었기 때문에 이 정도 결과는 좋은 결과였다.
하지만 나머지 수학, 영어, 과학은 기초적인 문제들도 제대로 풀지 못했다.
P 「수학은... 너무 심한 거 아냐?」
미라이 「무, 문제가 너무 어려웠어!」
P 「이거, 5문제가 기초 난이도 문젠데.」
미라이 「으윽...」 뜨끔
뭐, 어느 정도 예상한 결과였다.
솔직히 다 맞출 거라는 기대는 아예 하지도 않았으니까.
수학을 다 틀릴 거란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지만.
미라이 「으으... 수학 공부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침울
P 「괜찮아. 다시 배우면 되는 거지. 그럼 수학 먼저 시작해볼까.」
미라이 「부탁할게...」
.
.
.
1대1 수업을 시작하고 1시간 후.
난 시작 전에 미라이가 풀었던 문제들 중 3문제를 골라 조금 변형시켜서 미라이에게 다시 내보았다.
P 「오늘 공부한 내용들이니까 이 정도는 풀 수 있겠지?」
미라이 「응. 한 번 해볼게.」
노트에 적어둔 문제들을 미라이는 수식을 대입해 풀기 시작했다.
수업 시작 직후에는 느렸던 문제 푸는 속도가 그 때보단 많이 향상되었다.
타이머가 3분대를 지날 때, 미라이가 펜을 내려놨다.
미라이 「다 풀었어.」
P 「어디...」
3문제 중 3문제 모두 정답.
기초적인 문제여서 다 맞출 거라고 생각했었다.
P 「...응. 다 맞았네.」
미라이 「정말?! 야호!」
P 「잘했어. 미라이.」
미라이 「데헤헤~」
전부 맞췄다는 사실에 꽤나 뿌듯해하고 있었다.
난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벌써 6시가 훌쩍 지나있었다.
P 「어라, 이제 가야겠네.」
미라이 「에? 벌써?」
P 「뭐가 벌써야. 지금 6시 지났다고?」
미라이 「아, 그렇구나.」
난 가방을 챙기고 집으로 갈 준비를 했다.
미라이도 같이 따라나와 현관 앞까지 날 배웅해줬다.
미라이 「오늘 정말 고마웠어. 학교에서 되게 피곤해보이던데, 그 문제지 만든다고 그랬었구나.」
P 「가르치기로 했으니까. 제대로 가르쳐줘야지.」
미라이 「뭔가 미안하네. 나 때문에 그렇게까지 고생했다니까.」
P 「미안할 필요가 뭐가 있다고. 내일도 이어서 할 거니까. 오늘 했던 내용 꼭 복습해.」
미라이 「알겠습니다!」
P 「그럼 난 가볼게. 내일 봐.」
미라이 「......」
미즈키 「갔네요. 공부는 잘 하셨나요?」
미라이 「응. P 덕분에.」
미즈키 「그나저나 대담하시네요. 그렇게 먼저 말을 걸다니.」
미라이 「엄청 부끄러웠다고...」
미즈키 「그래도 되게 기분 좋아보이시는데요.」
미라이 「...데헤헤.」
P 「......」 머-엉
난 멍하니 창문 밖 하늘을 쳐다봤다.
푸른 하늘에 뭉게구름이 떠다녔다.
그런 구름을 보면서 나도 구름처럼 하늘을 떠다니고 싶다는 어린애 같은 생각이 들었다.
시즈카 「P, P!」
P 「...에? 아, 어, 뭐야, 시즈카?」
시즈카 「뭘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거야. 몇 번이나 불러도 대답도 없고.」
P 「미안. 그냥 멍 때리고 있었어. 그런데 우리 반엔 무슨 일이야?」
시즈카 「P한테 줄 게 있어서.」
P 「?」
시즈카가 들고 있던 봉투를 내게 건네줬다.
난 봉투를 열어 안의 내용물을 확인해봤다.
P 「...기타 악보?」
시즈카 「지난번에 같이 합주하기로 약속했었잖아. 오늘 시간 된다면 방과 후 때 같이 이거 연주해볼까 싶어서.」
P 「방과 후... 아, 미안. 나 시험기간 동안에는 방과 후에 미라이 공부 도와주기로 했거든.」
시즈카 「그래? 그랬었구나. 그럼 어쩔 수 없지.」
P 「미안, 내가 같이 합주하자 제안했는데.」
시즈카 「미안할 것까지야. 그럼 시험 끝나고 한 번 연주해보기다.」
P 「알겠어.」
시즈카는 그렇게 말하고 교실 밖으로 나갔다.
난 악보를 한 번 읽어봤다.
간단해보이지만 어느 정도 난이도가 있어 보이는 곡.
나중에 한 번 연습해봐야 할 것 같다.
.
.
.
-미라이의 집
미라이 「......」 쓱쓱
미라이 「...다 풀었어.」
P 「보자... ...응. 어제 복습은 했나보네.」
미라이 「자, 그럼 오늘은 무엇을 할 건가요? P 선생님.」
P 「선생님이라니... 음... 오늘은 이거나 할까.」
난 가방에서 내가 쓰고 있는 과학 자습서를 꺼냈다.
미라이 「과학이라. 나 과학은 영 별론데...」
P 「별로니까 해야 하는 거야. 자, 공책 펼치고. 설명 시작할 태니까 필기 제대로 해.」
미라이 「알겠습니다.」
벌어지는 일이나 잡담
+~2까지.
미즈키 : 아이쿠
P : .......뭐하시는거에요;;
미즈키 : 남녀가 방에서 단둘이...두근두근한 이벤트가 생기지 않을까 호기심에 그만...
P 「용질이랑 용매의 차이점, 이제 이해했지?」
미라이 「알 것 같기도 하고?」
P 「그럼 한 번 문제를 풀어볼까.」 펄럭펄럭
난 자습서를 넘겨 뒤에 있는 문제들을 미라이에게 풀게 해봤다.
8문제 정도 되는 문제지만 난이도는 쉬워서 그런지 3분 만에 전부 풀어버렸다.
미라이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내게 책을 보여줬다.
난 혹시나 싶은 마음으로 문제를 정답을 확인해봤다.
혹시나 싶었는데 정말로 전부 맞춰버렸다.
P 「응. 다 맞았네.」
미라이 「데헤헤, 그럴 줄 알았어.」
P 「처음엔 그렇게 헤매더니, 대단한데.」 쓰담쓰담
미라이 「에, 아... 으응...」 ///
난 미라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미라이의 머리에서 왠지 모르게 좋은 냄새가 났다.
미라이 「저기... P, 이제 그만...」 ///
P 「아, 미안. 기분 나빴어?」
미라이 「그, 그건 아니고... 그게 뭐랄까...」
P 「...공부할까.」
미라이 「아, 응.」
둘 다 순간 머쓱해져서 서로를 한동안 쳐다보지 못했다.
난 미라이에게 수학 문제지 두 장을 건네 풀게 시키고 가방에서 문제집을 꺼냈다.
미라이도 아무런 말없이 내가 준 문제지를 풀기만 했다.
.
.
.
P 「......」
미라이 「......」
P 「...흐아암~」 쭈욱
난 의자에 앉아 기지개를 폈다.
요즘 들어서 많이 피곤하단 말이지.
커피라도 마셔야 하나...
P 「하암... 잠시 세수 좀 하고 올게. 화장실 써도 돼?」
미라이 「물론이지.」
P 「갔다 오는 동안 계속 문제 풀고 있어야 해.」
미라이 「알겠어.」
난 방문을 밀어 문을 열었다.
『쿵』
P 「...? (뭐가 문이랑 부딪친 거 같은데...)」
미즈키 「아야야...」
P 「......」
부딪친 건 물건이 아닌 마카베 씨였다.
머리와 부딪친 건가, 마카베 씨가 이마를 문지르고 있었다.
미라이 「음? 방금 무슨 소리야? 어라, 언니?」
미즈키 「카스가 씨, 열심히 하고 계셨나요.」
P 「마카베 씨는 왜 여기에... 아니, 왜 몰래 지켜보고 계신 거예요?」
미즈키 「으음... 그게, 말로 설명하기 좀 그렇단 말이죠...」
마카베 씨는 잠시 턱을 괴고 생각에 빠졌다.
이내 ‘아!’라는 감탄사를 내면서 손가락을 어깨 위로 치켜세웠다.
미즈키 「남녀가 방에서 단둘이 있는데, 두근두근한 이벤트가 생기지 않을까해서 호기심에 그만.」
P 「두근두근 이벤트라니...」
미즈키 「혹시 모르죠. P나 미라이 둘 중 한 명이 상대를 덮친다는-」
P 「그런 일은 없을 거거든요!」
마카베 씨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미라이 「아하하... 맞다, 미즈키 언니, 냉장고에 조각 케이크 두 개 있는 거, 가져와 줄 수 있어? 나중에 P랑 먹으려고 사온 거거든,」
미즈키 「......」
P 「...마카베 씨?」
미즈키 「어어...」
마카베 씨의 눈동자가 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미라이에게 직각으로 몸을 숙였다.
미즈키 「죄송합니다. 지난번에 냉장고에 있던 케이크, 전부 먹어버렸습니다...」
미라이 「에에?! 정말?」
미즈키 「금방 같은 걸 사올 태니 잠시 기다려주세요. 분명 생크림 케이크였죠?」
미라이 「아, 응. 맞긴 한데-」
미즈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다다다
미라이 「아, 잠깐-」
미라이가 말을 다 하기도 전에 마카베 씨는 집 밖으로 나가버렸다.
미라이 「...안 사와도 괜찮다고 말하려 했는데.」
P 「전화해서 부르면 되잖아?」
미라이 「언니, 지금 휴대폰 수리점에 맡겨놔서...」
P 「아아...」
마카베 씨, 겉으로만 보면 되게 고지식해보이는 데
알고 보면 하나 둘 나사가 빠져있는 거 같단 말이지...
어쨌든 마카베 씨의 감시 사태(?)가 종결되고 난 1층으로 내려가 화장실로 향했다.
세면대에서 흐르는 차가운 물이 손에 닿자 냉기 때문에 졸음이 날아가는 것 같았다.
차가운 물을 얼굴 피부에 두세 번 뿌리자 밀려왔던 졸음이 완전히 날아가 버렸다.
졸음을 몰아내고 난 다시 미라이의 방으로 올라갔다.
P 「...뭐하냐.」
미라이 「데헤헤~ 뒹굴뒹굴~」
내가 미라이의 방에 올라갔을 때, 미라이는 자기 침대 위에 누워 이리저리 구르고 있었다.
난 그런 미라이를 일으키려고 했다.
P 「자, 다시 시작하자.」
미라이 「에에? 잠깐은 쉬어도 되잖아?」
P 「안 돼. 그러다가 잠들면 어쩌려고, 자, 어서 일어나.」
미라이 「아아, 싫어~!」
침대에 누워 일어날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그런 미라이를 보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하고 있었다.
미라이 「...저기, P도 같이 누울래?」
P 「...하아?」
미라이 「그,.. 옛날에는 같이 침대에 누워서 뒹굴뒹굴 거렸었잖아? 그러니까...」
P 「언제적 얘기를 하는 거야. 애초에 지금 이 나이 때 그런 짓을 다시하기엔 좀...」
미라이 「...헤에, 뭐야, P. 설마 부끄러워하는 거야?」 히죽
P 「다, 당연하잖아?」 뜨끔
1~60 : 미라이가 순순히 침대에서 일어난다.
61~100 : 미라이 「그러지 말고, 에잇!」 P 「어이, 잠깐-」
+~3까지 주사위 후 높은 값.
히죽 웃으며 날 쳐다보는 미라이,
난 그런 미라이의 시선을 애써 무시했다.
그러자 미라이가 침대에서 일어나더니 순간적으로 내 팔을 붙잡았다.
미라이 「그러지 말고, 에잇!」
P 「어이, 잠깐-」 휘청
미라이가 내 팔을 붙잡고 침대 위로 뛰어들었다.
균형을 잃은 나는 미라이와 나란히 침대 위에 누워버렸다.
미라이 「데헤헤~」
P 「뭐하는 거야...」
미라이 「아무렴 어때? 침대, 푹신하고 기분 좋지?」
P 「그건... 그러네...」
침대에 누우니 뭔가 구름 위에 누워있는 기분이 들었다.
침대 위에 전혀 정리되지 않은 이불에서는 아까 미라이의 머리를 쓰다듬을 때 맡았던 냄새와 비슷한 냄새가 났다.
솔직히 마음속으론 일어나야지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몸은 일어날 마음이 전혀 없었다.
난 미라이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천장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다.
미라이 「...뭔가 옛날 생각나네.」
P 「...응.」
미라이 「옛날에 우리 둘이 포켓몬 게임하면서 침대 위를 같이 뒹굴었었는데.」
P 「종이랑 크레파스로 너 아이돌 공연 계획도 했었잖아.」
미라이 「헤헤, 그랬었지.」
P 「그 때 뭐였더라. ‘사람들이 웃을 수 있는 공연을 하겠어!’라면서 떠들었는데.」
미라이 「헤헤... 이제 그만 말하면 안 될까. 조금 창피해지기 시작했는데...」
P 「노래 가사도 직접 만들었잖아. 뭐였지? ...아, 맞다. 분명히 곡 제목이-」
미라이 「이, 이제 그만 말해!」 부우
P 「하하, 미안미안.」
그 때의 철없던 기억이 떠올랐는지 미라이의 얼굴이 조금 빨개졌다.
난 그 때, 미라이의 철없던 꿈을 도와줬던 나를 떠올렸다.
어째서 도와주게 된걸까. 처음에는 되게 어이 없어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까 그 때도 나름 재밌었던 것 같았다.
미라이 「흐암... 이렇게 누우니까 좀 졸린데...」 부비부비
P 「자, 그럼 일어날까.」
미라이 「아아... 자고 싶어...」
P 「안 돼. 어서 일어나.」
미라이 「......」
P 「...미라이?」
내가 불러도 미라이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이제보니 완전히 잠들어버린 모양이다.
P 「정말이냐...」
깨워야 할까 생각했지만, 솔직히 지금 깨워도 제대로 공부할 것 같지도 않고
최근 열심히 공부했으니 이번만큼은 푹 쉬게 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내가 일어나기 싫은 것도 있었다.
미라이가 일어날 때까지 나도 침대에 누워 미라이를 기다리기로 했다.
P 「......」
P 「Zzz...」
1. 미라이의 꿈
2. P의 꿈
먼저 2표.
난 내가 그린 그림을 P에게 보여줬다.
미라이 「짠~!」
P 「뭐야, 그 그림은?」
미라이 「데헤헤, 이번 공연 계획!」
P 「공연? 이번에도 또 하려고?」
미라이 「응! 그러니까 P도 지난번처럼 도와줘야해?」
P 「어어...」
미라이 「...P?」
P 「아, 응. 알겠어...」
미라이 「기대 되네~」
쉬는 날이면 항상 공원 미끄럼틀 위에서 공연을 하던 날 도와주던 P,
싫어하는 것 같으면서도 이것저것 모자란 날 많이 도와주는 모습에 난 P를 많이 좋아했다.
그래서 P의 옆을 계속해서 따라다녔고, 되게 유치했지만 사귀는 사이까지 발전했었다.
그 때도 난 P에게 기획서라고 하기엔 한참 부족한 기획서를 보여주고 내일 무대도 도와달라고 도움을 청했고, P는 평소대로 받아들였다.
이제 생각해보니, 그 때의 P는 언제 말해야 할지 타이밍을 전혀 잡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내가 P 옆에 있을 때 난 가장 행복했고, P는 그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었으니까.
.
.
.
다음 날 토요일 낮, 난 장난감 마이크를 챙기고 P의 집으로 달려갔다.
오늘 공연에 과연 어떤 사람들이 찾아올까, 무슨 반응을 보여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P의 집 앞까지 도착하고, 난 초인종을 눌렀다.
『~♪』
미라이 「P, 나 왔어!」
미라이 「어서 공원으로 가자!」
내가 문 밖에서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문 너머는 조용했다.
애초에 집에서 아무런 인기척도 느끼지 못했었다.
무슨 일 있나 싶었던 나는 P의 집 마당으로 들어갔다.
미라이 「P~! 집에 있어?」
미라이 「...어라?」
거실과 바깥이 이어져있는 커다란 창문 너머로 거실의 풍경이 보였다.
어둡고 아무것도 없었다,
거실에 놓인 TV와 소파, 그리고 항상 소파에 앉아 책을 읽던 카즈키 오빠까지.
창문이 닫혀있어 안으로 들어갈 순 없었기 때문에 난 계속해서 집 주위를 돌며 창문을 통해 집 안을 확인했다.
미라이 「텅 비었어...」
집 안에 사람도, 가구도, 아무것도 없었다.
난 무슨 큰일이라도 난 줄 알고 순간 ‘어쩌지...’라고 허둥지둥 대다가 일단 집에 돌아가서 경찰에 전화하기로 했다.(이제 생각해보면 무슨 큰일이 생겼다면 주위 사람에게 경찰에게 신고해달라고 했으면 됐는데 말이다.)
난 오늘 공원에 가기로 했던 것도 잊어버리고 집으로 달려갔다.
엄마가 뭘 그리 급하게 뛰어 오냐고 묻고 내가 P의 집이 텅 비어있어서 무슨 큰일이 생긴 것 같다고 말하자, 그때서야 난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미라이 「이사...? 오늘...?」
「응. P가 말 안 해줬니?」
미라이 「......」
그 때 이후로, 친구들이랑 같이 공원에 가긴 했었지만 내가 장난감 마이크를 들고 공원에 가는 일은 없었다.
P 「...으음...」
뭐야, 깜빡 잠들어버렸나.
난 조금 멍하니 있다가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6시 40분, 꽤 오랫동안 잠들어 있었다.
『꾸욱』
P 「?」
미라이 「음냐...」
P 「......」
미라이는 내 팔을 붙잡고 계속해서 자고 있었다.
어쩐지 무겁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거 때문이였나.
그나저나, 이제 늦었으니까 이제 집으로 가봐야...
『달칵』
미즈키 「늦어서 죄송합니다. 케이크 가져왔...」
P 「......」
미라이 「Zzz...」
미즈키 「......」
마카베 씨는 나랑 미라이를 번갈아가면서 보더니 쟁반을 방 안 바닥에 내려뒀다.
미즈키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P 「무슨 소리에요?!」
.
.
.
-미라이의 집 현관 앞
미즈키 「그런 것이었습니까. 전 두근두근한 이벤트가 발생한 줄-」
P 「그럴 리가 없잖아요.」
미즈키 「그렇군요. 유감이네요.」
대체 어디가 유감인거죠?
미라이 「......」
P 「어쨌든 전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미라이, 오늘 수고 많았어. 그럼 가볼-」
미라이 「저, 저기 P.」
P 「?」
미라이 「괜찮으면, 우리 집에서 저녁 먹고 갈래?」
P 「...뭐?」
미라이 「언니, 괜찮지?」
미즈키 「음... 집에 재료는 충분히 있으니 상관없을 것 같네요.」
미라이 「지금 집에 들어가서 저녁 먹기엔 많이 늦었잖아. 이왕 이렇게 된 거, 우리 집에서 저녁 먹고 가는 게 어때?」
P 「음...」
확실히 미라이 말대로 지금 시간에 집에 들어가면 저녁 먹기도 글렀고,
형이 또 왜 늦게 들어왔냐며 잔소리 할게 뻔한데.
1~50 : 미라이의 요리 실력이 떠올랐다.
51~100 : 그럼 실례가 안 된다면...
먼저 2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