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코 「P, 이거 어때?」
P 「음?」
유리코 「되게 귀엽지?」
P 「뭐야 그건, 토끼?」
유리코 「응. 안나가 쓰면 어울릴 거 같은데.」
캠핑에서 쓸 침낭을 찾다가 독특한 모양의 침낭들이 눈에 들어왔다.
지금 유리코가 들고 있는 분홍토끼부터 초코소라빵, 드럼모양까지...
솔직히 난 저런 독특한 침낭보단 무난한 디자인의 침낭이 좋다.
유리코 「음, P는...」
P 「좋아, 이걸로 결정.」
초록색의 무난한 디자인.
솔직히 더 찾아보고 결정하고 싶었지만
그러면 유리코에게 내 결정권이 뺏길 것 같았다.
유리코 「그걸로 하게? 재미없게...」
P 「뭐가 재미없게야... 유리코는 정했어?」
유리코 「응. 난 이거.」
P 「...피자?」
유리코 「어때? 괜찮지?」
P 「아니, 전혀...」
유리코 「P도 이걸로 할래?」
P 「사양하겠습니다.」
난 무난한 디자인이 좋다고.
눈에 띄는 디자인은 절대 사양이야.
카즈키 「둘 다 결정했어?」
P 「응. 이걸로 할 거야. 근데 유리코는 정말 그걸로 할 거야?」
유리코 「당연하지.」
유리코... 취향 꽤 독특하구나.
.
.
.
유리코 「음...」
P 「왜 그래? 고르다말고.」
유리코 「아니, 침낭을 살 건데 굳이 에어매트까지 살 필요 있나 싶어서.」
P 「...유리코, 그건 네가 몰라서 그러는 거야...」
유리코 「그게 무슨 뜻이야?」
P 「내가 형이랑 같이 캠핑 갔을 때, 나도 그런 생각을 했었거든.」
P 「‘침낭이 있으니까 상관없겠지’라 생각하고 잠들고, 난 다음 날 지옥을 겪었어.」
자면서 추운 건 둘째치더라도 자고 일어나니까 몸이 완전히 돌처럼 굳어버렸었다.
그 땐 정말 움직일 때마다 우드득소리가 났었다.
유리코 「그, 그렇구나...」
P 「나랑 같은 고통을 느끼기 싫으면 사두는게 좋을 거야.」
유리코 「그래... 그럼 뭘로 사는게 좋을까?」
P 「가급적이면 배낭에 넣기 편한 걸로... 이건 어때?」
유리코 「디자인이 좀 별론데... 아, 이거는?」
P 「도, 도넛 모양...」
유리코 「이거면 배낭에 넣기도 수월할 거 같고.」
P 「정말로 취향 독특하구나...」 소곤
유리코 「음? 방금 뭐라고 말했어?」
P 「아, 나 아무 말도 안했어...」 하하
카즈키 「......」
.
.
.
물건을 사고 난 직후 우리는 백화점에서 나왔다.
백화점에서 시간을 얼마 보내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오후 5시었다.
유리코 「아, P, 저기!」
P 「?」
유리코가 난데없이 오른쪽 방향을 가리켰다.
유리코가 가리킨 곳에는 평소에는 보지 못한 아이스크림 트럭이 서있었다.
『꼬르륵-』
P 「윽...」
유리코 「하하, 마침 P도 딱 배고팠었구나.」
P 「그러게...」
아침에 급하게 나온다고 대충 식빵 2조각으로 끝.
그리고 점심은 급하게 형을 따라 시내로 나와서 먹지 못했다.
다시 생각해도 정말 오늘따라 뭘 먹지 못했네.
유리코 「아이스크림 쿠폰 2장 있는데, 같이 갈래?」
P 「그럼 나야 좋지.」
P 「형은 아이스크림 먹을 거야?」
카즈키 「......」 빤-히
P 「형?」
형이 무언가를 유심히 관찰하는 눈으로 나랑 유리코를 번갈아 쳐다보더니
내가 형 이름을 부르자 형은 그제야 대답했다.
카즈키 「아니, 난 괜찮아. 저기 벤치에서 기다릴게.」
P 「어, 응.」
카즈키 「서두르지 않아도 되니까 천천히 와.」
P 「알겠어.」
P 「......」
형의 아까 그 눈.
그 눈은 형의 흥미를 자극 시키거나 매우 궁금한 것을 바라볼 때 나오는 눈이었다.
P 「...뭐 관심이 생긴 건가?」
유리코 「관심이 생겨?」
P 「아, 그냥 혼잣말 한 거야.」
토핑 없는 그냥 소프트 아이스크림 두 개 시켰을 뿐인데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토핑이, 그것도 가득 올라가 있었다.
그러고 보니, 아저씨가 아이스크림을 건네줄 때,
“좋은 시간 만끽해라~”
라던데, 무슨 뜻이지...?
카즈키 「.......」
게다가 아까 전부터 형은 계속해서 나와 유리코를 번갈아 쳐다 보고 있다.
대체 뭐가 형을 자극한거야?
P 「저기... 카즈키 혀-」
카즈키 「두 사람은 혹시 사귀는 사이야?」
P 「?!」
유리코 「네?」
깜빡이도 없이 들어온 형의 말 한마디 때문에
하마터면 들고 있는 아이스크림을 바닥에 떨어뜨릴 뻔했다.
그 생각 때문에 아까 전부터 그렇게 쳐다본 거였어?!
P 「사귀는 사이 아냐! 애초에 알게 된 지 몇 주 밖에 안됐다고!」
카즈키 「뭐야, 그랬었냐.」
P 「하여간... 그런데 뭘 보고 그런 생각을 한 거야?」
카즈키 「아니, 두 사람 꽤 꽁냥거리길래.」
유리코 「에?」
P 「뭘 꽁냥거린다는거야?!」
나랑 유리코의 어딜 봐서 대체 그렇고 그런 관계라고 생각할 수 있는 거야...
P 「하아... 어쨌든 그런 사이 아니니까 오해하지 마.」
카즈키 「정말이냐?」 추궁
유리코 「정말이에요.」 하하
카즈키 「...뭐, 그럼 그런 거고.」 아쉽
형은 대체 뭐가 아쉽기에 그런 표정을 짓는 건데.
유리코 「전 오히려 P랑 미라이가 사귀는 사이인 줄 알았는데 말이죠.」
P 「뭐?!」
형에 이어서 깜빡이도 키지 않고 들어온 유리코의 말 한 마디.
이번에는 손이 살짝 미끄러져 손에 아이스크림이 조금 묻었다.
P 「유리코 넌 또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유리코 「아, 아니였어? P랑 미라이, 되게 친하게 지내잖아.」
유리코 「항상 붙어 다니려고 하니까, 난 그런 관계인 줄 알았지...」
P 「그건 미라이가 일방적으로 그러는 거라고...」
카즈키 「뭐, 6년 전에는 실제로 사귀는 관계였지만.」
유리코 「정말이요?!」
P 「형!」
카즈키 「못 믿겠으면 본인에게 물어봐.」
유리코 「P, 정말이야?」
P 「......」
P 「...비밀로 해줄 수 있어?」
유리코 「응응.」 끄덕끄덕
P 「...하아, 형 말이 맞아.」
유리코 「에에?!」
이 사실은 다이고랑 료한테도 말 안하려고 했던 사실이었는데...
여기서 묵비권을 행사해봤자 유리코는 계속 물고 늘어질 게 뻔했기 때문에
피곤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 하는 수 없이 유리코에게 말해버렸다...
P 「하지만 지금은 사귀는 사이가 아니니까! 오해하지 말라고!」
유리코 「그런데 미라이랑은 어쩌다가 사귀게 된 거야?」
P 「그냥 몇 년 동안 친하게 지내다 보니까... 사귀게 된 거야.」
유리코 「그럼 누가 먼저 고백한 거야?」 초롱초롱
P 「그건 미라이가 먼저.」
유리코 「그럼 이별 통보는 누가 먼저 했어? P가 이사 가고 나서도 얘기는 자주 했어? 연애 할 때 좋지 않았던 경험은?」
P 「어어...」
피곤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비밀을 공개했건만
비밀을 공개해도 피곤한 건 마찬가지였다.
평소에는 얌전해보이던 유리코가 나랑 미라이가 연인이었단 사실에 저렇게 흥분할 줄이야...
유리코 「아니면 피곤한 상황 말고 다른 상황-」
P 「아, 더 이상은 말 안 할 거야! 질문은 거기까지!」
유리코 「에에~?」
P 「뭐가 그렇게 궁금해서 캐묻는 거야. 더 이상 이 사실에 대해선 아무 말도 하기 싫다고.」
유리코 「우으, 뭐 알겠어. 하는 수 없지.」
내가 강력하게 묵비권을 행사하자 유리코는 약간의 불평을 늘어놓고 질문을 그만뒀다.
P 「하여간... 형은 쓸데없는 얘기만 해서...」
카즈키 「뭐. 사실인데.」
P 「사실이라도! 말 할 게 있고 안 할 게 있지!」
카즈키 「그런가. 그럼 미안.」
P 「......」
P 「하아...」
이미 엎어진 물, 이제 와서 누구를 탓하겠나.
내가 더 이상 다른 애들한테 말 안하고
유리코도 꽤 입이 무거운 것 같으니 딱히 상관없겠지.
P 「그럼 나 다녀올게.」
카즈키 「며칠 동안 나가는 건데.」
P 「2박 3일. 그동안 내 방 마음대로 쓰던가 말든가 알아서 해.」
카즈키 「딱히 네 방을 쓸 생각은 없었지만, 뭐, 알겠어.」
방 안에 들켜선 안 될 물건이 있는 것도 아니니 안심해도 되겠지.
나는 짐이 든 배낭을 챙기고 다이고가 지정한 집합 장소로 향했다.
P 「...오늘은 꽤 맑네.」
미라이 「어라, P!」
P 「미라이?」
미라이 「P도 지금 가는 길이구나.」
P 「시간에 늦을 순 없잖아. 그나저나 의외네. 지금 이 시간이면 푹 자고 있을 줄 알았는데.」
미라이 「그렇게 잠꾸러기는 아니거든! 자, 어서 가자!」 덥석
P 「아, 잠깐-」
미라이가 주머니에 넣어둔 내 손을 꺼내 잡고 나란히 걸어갔다.
P 「...저기 손은 놓고 가도 되지 않아?」
미라이 「아무렴 어때~」
P 「그래그래, 그냥 네 마음대로 해라...」
.
.
.
-집합 장소 (공원 입구 근처)
다이고 「여어, 시간 맞춰서 왔네.」
안나 「늦어.」
유리코 「그러니까 우리가 너무 일찍 온 거라니까...」
게임기를 들고 있는 안나가 내 쪽을 슬쩍 째려보고는 말했다.
나와 미라이가 집합 장소에 도착해있을 때에는
다들 이미 공원 근처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P 「다들 빨리 왔네. 많이 기다렸어?」
료 「별로 안 기다렸어. 한 10분?」
P 「많이 기다렸네...」
시즈카 「그냥 우리가 약속 시간 전보다 빨리 온 거니까 괜찮아.」
다이고 「자, 그럼 전원 모인 것 같으니 출발해야재!」
우리들은 다이고 옆에 서있던 승합차에 탔다.
운전석에는 이미 누군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이고의 아버지인가?
다이고 「아저씨, 출발.」
「네. 도련님.」
...도련님?
.
.
.
-가는 중
미라이 「우와, 하이스코어!」
안나 「아직, 멀었…어.」
료 「이 음악도 꽤 괜찮은데.」
시즈카 「그렇지? 이것도 들어볼래?」
료 「시즈카는 클래식 되게 좋아하는구나.」
시즈카 「응. 되게 좋아해.」
유리코 「......」 타닥타닥
다이고 「유리코는 뭐하는 기고?」
유리코 「이번 소설 공모전에 내보낼 작품 초고 작성 중.」
P 「공모전?」
유리코 「응. 한 번 도전해보고 싶었거든.」
캠핑장으로 가는 길, 다들 왁자지껄 떠들며 목적지에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많이 떠들썩해서 먼 길인데도 전혀 심심하지 않았다.
그렇게 약 2시간 동안을 이동해 드디어 캠핑장소에 도착했다.
「도착했습니다.」
다이고 「이제 도착했네. 각자 짐 챙기고 내리라.」
료 「텐트 꺼낼 거지? 옮기는 거 도와줄게.」
P 「아, 그럼 나도.」
다이고 「둘 다 고맙데이.」
나와 료, 다이고는 텐트와 연장들을 챙겨 움직였다.
나머지 여자들은 차에서 먼저 내려 텐트를 칠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앞 쪽에는 강이 흘러가고 있고 뒤에는 넓은 숲, 캠핑하기 정말 좋은 장소였다.
미라이 「음, 경치 좋다!」
P 「산 속이라 그런지 공기도 꽤 좋은데.」
다이고 「헤헤, 인터넷을 몇 시간 동안이나 뒤져본 보람이 있네.」
다이고 「내가 텐트 설치하는 동안은 자유시간, 나중에 다 지으면 부를게.」
텐트가 완성될 때까지 자유시간.
딱히 재밌는 걸 들고오지 않았기 때문에 캠핑장 주위를 둘러보기로 했다.
골든위크라 그런지, 캠핑장에는 사람들이 되게 북적거렸다.
사람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공기는 상쾌했고 바람 소리는 잘 들렸다.
집 근처 산책로에서 산책하는 것과는 다른 기분을 느끼며 계속해서 걸어갔다.
「어어, P군 아닌가.」
P 「?」
강 주변을 걸어가다가 누군가가 날 부르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목소리가 들린 쪽에는 동네에서 가끔씩 마주치는 할아버지였다.
P 「어라, 할아버지.」
「역시 P군이었군. 뒷모습이 많이 낯익었단 말이지.」
P 「할아버지도 캠핑 오신건가요?」
「그렇지. 나도 가족들이랑 같이 왔다네.」
「아 참, 내가 P군을 부른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이걸 좀 나눠주려고.」
P 「?」
할아버지가 오른손에 들고 있던 양동이를 내게 건네줬다.
그 양동이를 받자마자 양동이의 묵직함을 바로 느꼈다.
난 양동이 안의 내용물을 확인했다.
P 「물고기?」
「강에서 낚시를 하다가 너무 많이 잡아버렸거든.」
「풀어주러 가던 길이었는데, 자네랑 같이 온 사람들이랑 같이 나눠먹게.」
P 「정말 그래도 되나요?」
「물론이지.」
그런데 대체 얼마나 많이 잡은 거야.
대략 세어 봐도 7마리는 되는 것 같은데. 게다가 전부 크기가 크다.
P 「정말 감사합니다. 양동이는 나중에 돌려드릴게요.」
「딱히 돌려주지 않아도 괜찮아. 어차피 안 쓰는 거거든.」
「그럼 맛있게 먹게나.」
할아버지는 물고기가 가득 든 양동이를 내게 주고 가버렸다.
P 「...저녁에 애들이랑 같이 먹으면 되겠네.」
.
.
.
P 「...음?」
할아버지에게 받은 물고기를 아이스박스에 넣기 위해 다시 돌아가는 길,
그러다가 한 쪽에서 미라이와 시즈카가 같이 얘기하고 있는 걸 발견했다.
무슨 얘기를 하는지 궁금해서 난 두 사람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미라이 「그래서 영화보러 갈까 생각중인데.」
시즈카 「음? 갑자기 무슨 소릴-」
P 「뭐야, 둘 다 무슨 얘기 하고 있었어?」
시즈카 「아, P구나.」
미라이 「이번 캠핑 끝나고 영화 보러 갈 건데, 같이 갈 건지 물어보고 있었어.」
P 「영화라.」
시즈카 「그런데, 그 양동이는 뭐야?」
P 「한 번 봐봐.」
미라이 「와! 물고기가 한가득!」
P 「잠깐 산책하는 길에 동네 아는 할아버지한테 받았어.」
시즈카 「오오, 되게 크네.」
P 「저녁에 우리끼리 같이 먹으면 될 거 같아.」
『~♪』
P 「어라, 문자 왔네.」
미라이 「나한테도 왔어.」
시즈카 「뭐야, 두 사람에게도 온 거야?」
P 「우리 왔어.」
다이고 「다 같이 오는구만. 한 바퀴 돌아보고 왔나?」
P 「응. 꽤 좋은 곳이던데.」
안나 「...너, 손에…양동이, 뭐야.」
P 「아아, 맞다. 이거 내가 아는 할아버지한테서 받은 건데 저녁에 먹자.」
료 「오오, 민물고기네.」
유리코 「양도 많은데 하나같이 다 큰 물고기들 밖에 없네.」
다이고 「에에? 첫 번째 이벤트로 낚시 이벤트 준비했는디...」
P 「아하하...」
다이고 「뭐, 그렇다고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건 아니니께. 일단 줘봐라.」
난 다이고에게 양동이를 건네줬다.
힘이 센 다이고도 받자마자 묵직한 무게에 조금 놀란 듯 했다.
물고기들을 전부 아이스박스에 담아두고 다이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다이고 「뭐 어찌됐든, 첫 번째 일정은 낚시!」
다이고 「낚싯대랑 미끼는 내가 다 준비했으니께. 얼른 가제이!」
.
.
.
-강 주변
「촤악-!」
다이고 「엇차!」
다이고 「한 마리 낚았데이!」
료 「오오, 대단한데.」
다이고가 준비한 낚싯대를 가지고 낚시를 시작한지 3분째.우리 중에서 첫 번째 물고기를 낚은 사람은 다름 아닌 다이고였다.
미라이 「두 번째는 내 차례니까!」
다이고 「오늘은 느낌이 좋데이, 연속으로 낚아볼기라!」
의욕이 끓어오른 미라이와 다이고.
그렇게 4분이 지나고, 물고기가 낚였다는 소식은 좀처럼 들리지 않았다.
미라이 「안 잡히네...」
시즈카 「원래 낚시는 오래 기다려야 하는 거야.」
미라이 「그래도 심심한 걸...」
료 「...다이고, 낚시는 언제까지 할거야?」
다이고 「음... 지금이 3시니께 한 5시까지 할 생각인데.」
료 「그럼 우리 7명끼리 대결 해볼까?」
전원 「대결?」
유리코 「무슨 대결?」
료 「간단해. 남은 2시간 동안 누가 더 많은 물고기를 낚느냐.」
료 「많이 못 낚은 사람 2명은 벌칙을 수행한다. 어때?」
료가 우리들에게 내기를 해보자고 제안했다.
난 딱히 상관없지만 뭔가 재밌을 것 같기 때문에 찬성했다.
다른 애들도 만장일치로 찬성했다.
다이고 「좋아, 전원 참전이데이!」
미라이 「무조건 이긴다! 오오!」
P 「......」 ←미라이 옆자리
...뭐지, 갑자기 더워진 것 같은데.
햇빛 때문인가...
벌칙 수행자 결정
1~14 : P
15~28 : 미라이
29~42 : 유리코
43~56 : 안나
57~70 : 시즈카
71~84 : 료
85~100 : 다이고.
+1과 +2의 주사위로 결정.
@히바나미라이 「두 사람이 장 보고 오는 건 어때?」
유리코 「뭐?」
미라이 「그게 간식으로 쓸 과자가 많이 없잖아?」
안나 「확실히…그렇지.」
굳이 간식을 먹어야 하나요. 미라이 씨.
그리고 애초에 네가 챙겨온 과자들, 캠핑장으로 오면서 다 먹어버렸잖아.
다이고 「아, 맞다. 바비큐 때 쓸 종이컵도 살짝 모지라는디, 그것도 사오면 되긌네.」
시즈카 「그럼 벌칙은 유리코랑 P가 장 보고 오는 걸로-」
P 「자, 잠깐, 여기서부터 가까운 마트까지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알긴 하는 거야?」
P 「여기서부터 마트까지 왕복하는데 적어도 1시간 30분이라고.」
안나 「그래서…벌칙, 인거지.」
다이고 「응응.」 끄덕끄덕
P 「......」
료 「사올 물건들은 여기 메모에 적혀있어.」
료가 언제 적은 건진 모르겠지만 목록이 적힌 메모를 건네줬다.
종이컵, 과자, 음료수, 컵라면 등등...
현재 우리들에게 약간 부족한 물품들이 전부 적혀있었다.
다이고 「결제는 이걸로 하면 된데이.」
P 「...저기, 우리 걸어서 다녀오는 거야?」
안나 「당연…하지.」
P 「......」
내려갈 때는 별 상관 없지만
장 보고 산을 다시 올라가는 걸 생각하니까...
...아니다. 지금 생각해봤자 더 고통스러울 뿐이지 뭐...
유리코 「그럼 우리 갔다올게.」
시즈카 「잘 갔다 와.」
.
.
.
-내려가는 중
P 「하아, 한 마리도 못 낚아 올리다니, 운도 지지리 없었지.」
유리코 「그래도 P가 그 할아버지한테 7마리 받았잖아. 오늘은 운이 좋은 날 아닐까?」
P 「그럼 오늘 나의 행운은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네.」
유리코 「하하, 그렇게 되는 건가.」
산을 내려가 마트로 향하는 길,
가는 길에는 사람 한 명, 차 한 대가 없을 정도로 한적했다.
그래도 차 소리나 사람들의 말소리를 대신해서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가 들렸다.
유리코 「아, 맞다. P.」
P 「?」
유리코 「전에 얘기해줬던 그 얘기 있잖아.」
그 얘기라면 미라이와 나랑 있었던 관계에 대한 거겠지.
P 「아아, 나 더 이상 얘기 안한다고 했었잖아.」
유리코 「그래도 궁금한 걸! 두 사람의 이야기.」
P 「애초에 유치원 때 있었던 이야기를 더 들어서 뭐하려고?」
유리코 「......」 빤-히
유리코가 나를 간절한 눈빛으로 뚫어져라 쳐다봤다.
난 시선을 돌려 모른 체했지만 유리코의 시선이 너무 따가웠다.
P 「...그렇게 쳐다봐도 말 안 해줄 거거든!」
유리코 「칫...」
P 「애초에 그렇게 남의 과거를 궁금해 하는 것도 잘못된 거야. 알겠어?」
유리코 「...알겠어. 더는 말 안 할게.」
P 「하여간...」
애초에 궁금할 것도 없다.
그때는 그냥 연인이라고 해도 되게 유치한 연애였으니까.
.
.
.
-텐트
시즈카 「그나저나 되게 놀라운 걸. P랑 미라이가 그런 관계였다니.」
미라이 「그래도 그 땐 친구처럼 노는 관계였으니까.」
시즈카 「미라이는 ‘그때보다 더 진지한 관계가 되고 싶다’는 거지?」
미라이 「......응.」
시즈카 「솔직히 이런 질문을 나한테 해봤자 내가 뭐라고 조언해줘야 할지...」
시즈카 「게다가, 나도 연애 경험 없는 건 마찬가지라고. 연애에 대해서는 오히려 료가-」
미라이 「그, 그게... 이 비밀은 더 이상 아무한테도 말하고 싶지 않아서...」
미라이 「다른 애들한테도 조언을 구하는 건 좀...///」
시즈카 「...뭐, 어쨌든 알겠어. 내가 연애에 대해 조언은 못해도 두 사람이 이어지도록 힘써볼게. ...딱히 큰 도움을 주지는 못하겠지만.」
미라이 「고마워, 시즈카.」
시즈카 「아, 맞다. 이번에 영화관 간다고 하던 거, 진짜야?」
미라이 「아니, 그 때 P가 우리 쪽으로 다가와서 아무 말로 대충 둘러댄 거야.」
시즈카 「흐음... 한 번 P랑 영화관에 가보는 건 어때?」
미라이 「나, 나랑 P가? 서, 설마 데이트?!」
시즈카 「응. 아무래도 네 매력을 P에게 보여주는 게 좋겠지? 지금 P는 널 그냥 옛날에 친하게 지낸 친구로 보는 것 같으니까.」
미라이 「...알겠어. 한 번 해볼게.」
.
.
.
-2시간 후 텐트
P 「다녀왔습니다..」 털썩
유리코 「힘들어...」
대체 뭐가 이리 많이 필요한 거야.
올라오다가 정말 죽는 줄 알았네...
다이고 「수고했데이. 음,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되깄네.」
유리코 「얼른 저녁 먹자. 배고파서 죽을 것 같아...」
우리가 사 온 종이컵과 음료수, 플라스틱 접시들을 세팅하고
본격적으로 바비큐 파티를 시작했다.
고기 굽는 연기가 하늘로 뭉게뭉게 떠올랐다.
본격적인 바비큐파티 시작.
불판 위에 오늘 낚은 생선들과 가져온 고기들, 야채들을 올렸다.
그나저나 우리가 가져온 건 고기랑 채소 밖에 없었는데 불판 위에 생선이 더 많은 건 어째서일까.
『지글지글』
미라이 「음~ 맛있어!」
P 「그냥 평범한 고긴데 되게 맛있게 먹네.」
미라이 「그야 정말로 맛있으니까 그렇지. P도 하나 줄까?」
P 「음? 아니, 내건 여기 있는-」
미라이 「자, 아아-」
거부할 시간도 주지 않고 미라이가 젓가락으로 고기 한 점을 내 입에 가져다댔다.
어이, 지금 네가 하는 행동이 뭔지는 알고 말하는 거야?
미라이 「안 먹어?」
P 「안 먹어! 그리고...」
미라이 「?」
안나 ˙ 시즈카 ˙ 유리코 ˙ 다이고 ˙ 료 「......」 빤히
P 「다른 애들 쳐다보잖아... 그냥 자연스럽게 입에 넣어.」 소곤
미라이 「......」
미라이 「...아.」
미라이가 잠시 뇌정지가 왔는지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리고 이내 자기가 무슨 짓을 저지르려 했는지 알았는지 얼굴이 붉어졌다.
주위의 시선이 우리 쪽으로 쏘여있는 가운데, 미라이가 젓가락으로 집은 고기를 자기 입 안에 넣었다.
미라이 「......」 냠
미라이 「으, 으음! 역시 맛있어!」 뻘줌
다이고 「두 사람 다 뭐하는 기고! 사람들 다보는디 염장질 하는 기가?」 흐뭇
미라이 「아, 아냐! 그런 거!」
시즈카 「미라이, 되게 대담하네.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 짓을...」
안나 「응응.」
유리코 「역시 옛날에 사-」
P 「크흠!」
유리코 「...사이좋던 친구라 그렇구나! 하하...」
P 「......」 휴우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어...
.
.
.
바비큐 파티가 한창일 때, 난 고기와 생선을 굽고 있는 료에게 다가갔다.
P 「어이, 료.」
료 「P, 무슨 일이야?」
P 「아까 전부터 계속 굽고 있었잖아. 내가 대신 해줄까 싶어서.」
료 「아아, 괜찮아. 그것보단 미라이한테 가서 잘해주는게-」
P 「」 푸흡
P 「그런 거 아니라고 얘기 했잖아!」
료 「하하, 농담이야. 농담.」
P 「하여튼...」
미라이가 나한테 말 걸 때, 료는 나랑 미라이를 가끔씩 엮는단 말이지...
료 「...저기, P. 하나 물어볼 게 있는데.」
P 「뭔데.」
료 「P는 미라이를 어떻게 생각해?」
P 「그냥 친구지 뭐. 절대로 연인은 아니라고!」
료 「그래. 그렇구나.」 후훗
P 「...뭐야, 왜 그렇게 웃는 건데.」
료 「‘많이 둔감하구나.’ 싶어서.」
P 「뭐? 내가?」
료 「자, 잘 익었네. 여기 하나 더 먹어.」
P 「아니, 둔감하다니 대체 무슨 소린데?」
료 「아무것도 아니니까 신경 쓰지 마.」
P 「......」
내가 둔감하다니, 대체 뭔 말이야?
.
.
.
「「「「「「「잘 먹었습니다!」」」」」」」
그렇게 많던 음식들이 식사를 끝내니 전부 다 먹고 없어졌다.
안나 「배불러...」 흐암
유리코 「밥 먹고 바로 잠들면 소될 거야.」
안나 「그래도…좋아.」
다이고 「......」 주섬주섬
료 「음? 뭐 찾는 거야?」
다이고 「밥 묵고 할라 했던 게... 아, 있구마.」
다이고가 상자에서 꺼낸 물건은 다름 아닌 배드민턴 라켓과 셔틀콕이었다.
P 「뭐야, 배드민턴 하려고?」
다이고 「후후, 일반적인 배드민턴이 아니데이.」
미라이 「그럼 뭐야?」
다이고 「지금부터, 설거지배 배드민턴 대회를 시작하겠데이!」
료 「배드민턴 대회?」
다이고 「설거지도 해야 하고 뒷정리도 해야하니께.」
다이고가 라켓을 높게 치켜들고 제안한 배드민턴 대회.
벌칙에 또 걸릴까봐 두려워 솔직히 참여하고 싶진 않았지만
유리코 「재밌겠네. 나도 할래.」
안나 「그럼…안나도.」
미라이 「그럼 나도!」
다들 하나 둘 씩 내기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나도 분위기에 못 이겨 낄 수밖에 없었다.
그래, 혹시 내가 또 걸리겠어?
다이고 「좋아, 그럼 이번에도 전원 참전이데이!」
뒷정리 담당자 결정
1~14 : P
15~28 : 미라이
29~42 : 유리코
43~56 : 안나
57~70 : 시즈카
71~84 : 료
85~100 : 다이고.
+1과 +2의 주사위로 결정.
그저 아무런 생각 없이 돌아다니던 도중
나무에 기대 하늘을 바라보고 앉아있는 미라이를 발견했다.
P 「여어, 미라이.」
미라이 「아, P.」
P 「뭐 보고 있던 거야?」
미라이 「오늘 밤 하늘이 되게 예뻐서. P도 한 번 봐.」
P 「?」
미라이의 말을 듣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당장이라도 쏟아질 것 같은 별들이 밤하늘을 밝게 비추고 있었다.
집이나 도시에선 전혀 볼 수 없던 밤하늘에 난 저절로 감탄사를 내었다.
P 「우와...」
미라이 「어때, 대단하지?」
P 「정말이네.」
미라이 「저기, P. 저~기 있는 가장 밝은 별 보여?」
P 「어디?」
미라이가 손으로 별 한 개를 가리켰지만
별들 하나하나가 전부 밝기가 비슷해 어느 별을 가리키는 건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미라이 「그러니까 저~거.」
P 「손으로 가리키기만 하면 모른다니까...」
P 「대체 뭘 가리키는 거야?」 스윽
미라이가 무슨 별을 가리키는 지 궁금해 난 미라이의 옆에 앉았다.
미라이 「?!?!」
P 「그래서 어느 별?」
미라이 「그, 그러니까... 저, 저거...」
P 「어디...」 바짝
미라이 「??!!!?!?!?!」
P 「...아, 북극성 말하는 거였구나.」
별에 대해 딱히 관심이 있진 않지만 북극성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별 중 하나다.
북극성의 위치를 보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별자리인
작은곰, 큰곰자리의 위치를 알 수 있으니까.
P 「...저기, 미라이.」
미라이 「음? 아, 어, 응. 왜?」
P 「저 별 주변에 내가 재밌는 별자리를 하나 아는데...」
P 「그런데 넌 왜 갑자기 얼굴이 빨개진 건데.」
미라이 「아, 그냥 더워서 그런 거야. 데헤헤.」
P 「아직 4월인데...」
미라이 「그래서, 어떤 별자리야? 역시 작은곰자리?」
P 「그것도 좋긴 하지만, 그 옆에 있는 별자리.」
난 손으로 별들을 이으면서 말했다.
P 「저렇게 9개의 별을 이으면 기린 모양이 나오지.」
미라이 「...와, 정말이다.」
P 「그리고 작은곰자리 왼쪽에 있는 별들을 S모양으로 그리면...」
미라이 「...용이다!」
P 「하하, 미라이도 보이는구나.」
이것 말고도 여러 가지의 별자리들을 미라이에게 가르쳐주며 떠들었다.
미라이는 별들이 독특한 배열로 형상을 이루고 있는 게 신기한지
계속해서 별자리에 대해서 물어봤고 이제는 자기가 별자리를 만들기까지에 이르렀다.
그 중에서는 풍선 자리라던가 에펠탑 자리 같은 괜찮은 것들도 있었다.
미라이 「어때? 좋지 않아?」
P 「그래, 이번 건 인정할 게.」
.
.
.
별자리에 대해서 실컷 떠들고 난 후 우리들은 아무런 말없이 하늘을 올려다봤다.
미라이 「정말로 예쁘네.」
P 「응. 사진으로만 봐왔던 그런 풍경이야.」
미라이 「...저, 저기. P.」
P 「?」
미라이 「바, 밤하늘도 예쁜데... 자, 잠시 산책이라도... 할까?」
P 「산책이라...」
마침 밤하늘도 예쁘고 바람도 상쾌하고.
그리고 이제 여기에 앉아 있는 것도 슬슬 지루하니까.
가로등 불빛만이 비추고 있는 강변길을 단 둘이서 나란히 걷고 있었다.
밤하늘에 놓인 별들이 강에 비춰져서 마치 평행세계의 입구를 보는 것 같았다.
미라이 「아직은 쌀쌀하네...」
P 「아까는 덥다면서.」
미라이 「그때는 바람이 안 불었거든요.」
미라이 「으으... 추워...」
P 「......」
난 입고 있던 바람막이를 벗어 미라이에게 건네줬다.
벗자마자 쌀쌀한 바람이 내 피부와 맞닿았다. 미라이가 왜 떨고 있는지 알 것 같았다.
P 「자, 입어.」
미라이 「...에?」
P 「너 춥다며. 안 입을 거면 말고.」
미라이 「아, 아냐. 입을게.」
미라이가 바람막이를 입고 지퍼를 올렸다.
옷이 미라이에겐 너무 큰 지 미라이가 팔을 쫙 뻗어도 옷소매 밖으로 손이 나오지 않았다.
미라이 「옷 너무 큰 걸.」
P 「미라이 네가 너무 작은 걸지도...」 풉
미라이 「뭐?!」
P 「아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미라이 「으으...」
미라이가 날 분하다는 눈으로 쳐다봤다.
그렇게 억울하면 키를 키우던가.
뭐, 미라이가 나보다 커질 일은 없겠지만.
미라이 「......」
P 「......」
미라이 「...저기, P.」
P 「음?」
미라이 「뜬금없는 질문일 수도 있는데 P는 이상형 같은 거 있어?」
P 「...하아?」
미라이 「오, 오해하지 마! 그냥 궁금해서 물어보는 거니까.」
P 「아니, 물어보는 건 상관없는데 갑자기 그런 질문을 하면...」
미라이 「그래서... P는 있어...?」
P 「애초에 연애에는 딱히 신경을 안 써서 구체적인 건 없는데.」
P 「...뭐, 있다고 하면 성격 좋은 사람?」
미라이 「너무 대충 아냐?」
P 「애초에 이상형 같은 거 제대로 생각해본 적도 없다고. 그러면 넌 이상형 있어?」
미라이 「에? 나?」
미라이가 갑자기 얼굴이 붉어지더니 내 시선을 피하기 시작했다.
미라이 「으음...」
P 「일단 우물쭈물 거리는 걸 봐선 미라이는 있는 거 같은데. 이상형.」
미라이 「있긴... 있지...」
P 「뭐야? 미라이의 이상형은.」
미라이 「그게...」
미라이가 계속 우물쭈물 거리더니 날 쳐다보고 얘기했다.
미라이 「나, 날 잘 챙겨주고 도와주는 사람!」
P 「호오, 의외네.」
미라이 「에?」
P 「난 미라이라면 키가 큰 사람이라던가 얼굴이 멋진 사람이라던가, 이런 말이 나올 줄 알았는데.」
미라이 「그런 것도 있긴 하지만... 중요한 기준만 놓고 본다면... 그렇지...」
P 「흐음, 그렇구나.」
미라이 「......바보.」 소곤
P 「응? 방금 뭐라고 했어?」
미라이 「아, 아무 말도 안했어.」
『~♪』
P 「음? 문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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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신자 : 다이고
큰 텐트 옆에 있는 파란색 텐트가 남자 조,
주황색 텐트 두 개가 여자 조꺼다.
괜히 엉뚱한데 들어갔다가 변태 취급받지 말으라.
그럼 낸 먼저 잔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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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현재 시간을 확인했다.
10시 48분, 얼마 안 걸은 거 같은데 시간이 꽤나 지나가 있었다.
P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된 건가.」
미라이 「음? 아, 그러네. 시간 되게 빨리 간다. 그렇지?」
P 「그러게 말이다. 우리도 돌아갈까.」
미라이 「응.」
충분히 바람을 쐰 우리들은 다시 텐트로 돌아갔다.
다이고를 제외한 나머지 인원은 안나가 들고 온 게임기로 1vs1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미라이는 안나 일행에 껴서 게임에 참여했지만
난 오늘따라 꽤나 피곤했기 때문에 먼저 텐트에 들어가 잠을 자기로 했다.
텐트 안에는 아까 문자를 보낸 다이고 혼자서 자고 있었다.
다이고 「음... 뭐꼬, 더 안 노는기가...」
P 「나도 그냥 졸려서. 오늘은 일찍 자려고.」
다이고 「그래... 잘 자래이...」 Zzz
다이고는 그렇게 말하자마자 곧바로 잠에 빠져버렸다.
하긴, 그럴 수밖에 없지. 텐트 짓기랑 고기 굽기, 설거지 같은 고생이란 고생은 다 했으니.
나도 가방에서 침낭과 에어매트를 꺼내 잠을 청했다.
다이고와 안나, 유리코, P도 잠들어버리고.
게임기 배터리도 다 써버려 텐트 안에서 충전 중이고.
아직 잠이 오지 않던 우리 셋은 과자를 뜯으며 수다를 떨었다.
밴드부의 최근 근황부터 시즈카의 콩쿠르 준비까지, 다양한 얘기들이 펼쳐졌다.
미라이 「헤에, 그래서 잘 되고 있는 거야? 연습은.」
시즈카 「응. 지난 번 콩쿠르보단 좋은 성적, 낼 수 있을 거 같아.」
료 「이번 전국 콩쿠르에서 우승한다면 이번에 열리는 독일 콩쿠르에 출전할 수 있었지? 아마.」
시즈카 「어어... 그렇긴 하지.」
미라이 「세계 대회?! 굉장해!」시즈카 「우승한다는 가정 하에 출전한다는 거야. 전국 콩쿠르 우승이 쉬운 것도 아니고...」
미라이 「아니, 난 시즈카가 분명히 우승할 거라고-」
시즈카 「게다가, 이번 콩쿠르가 내 마지막 콩쿠르니까.」
미라이 「...에?」
료 「마지막 콩쿠르? 설마 우승해도 독일로 갈 생각이...」
시즈카 「응. 갈 생각은 없어.」
미라이 「에에??!!」
시즈카의 독일 콩쿠르 출전 거부 발언에 충격을 받았다.
미라이 「어째서?! 시즈카, 피아노 되게 좋아했잖아?」
시즈카 「솔직히... 가고는 싶은데, 부모님이 계속 반대해서...」
료 「또 부모님이야?」
시즈카 「이번 콩쿠르 출전도 이번을 마지막으로 한다는 조건으로 출전한 거였어.」
미라이 ˙ 료 「......」
시즈카 「뭐, 원래 내 목표가 피아니스트는 아니었으니까. 딱히 상관은 없어.」
마지막 콩쿠르라고 해도 상관없다는 시즈카.
하지만 시즈카의 표정은 전혀 그렇지 않아 보였다.
료는 시즈카의 콩쿠르에 대한 얘기는 그만 두고 대화의 내용을 내 쪽으로 돌렸다.
료 「그런데 미라이는 P랑 어디 갔다 온 거야?」
미라이 「에? 아, 그게... 잠깐 산책하러 강변로 좀 걷다가...」
료 「뭐, 거기서 무슨 일은 없었어?」
미라이 「음? 어어, 아니? 딱히 별 얘기 같은 건...」
근데 왜 토크 주제가 그런 방향으로 가는 거야?
료 「흠... 너, 좋은 기회였는데, 그대로 날렸구나?」
미라이 「?!?!?!?!」 화들짝
미라이 「어, 어떻게...?」
시즈카 「역시 료는 알고 있었구나.」
료 「오히려 모르는 척 하는 게 더 힘들었어.」
미라이 「그, 그럼 언제부터 알고 있었던 거야?」
료 「한 일주일 전 쯤?」
미라이 「......」
P를 향한 내 마음.
그 마음을 료는 이미 눈치 채고 있었다.
료 「그래서, 정말로 둘이서 아무 것도 안 한 거야?」
미라이 「아무것도 안 한 건 아니지만...」
시즈카 「그럼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날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두 사람.
난 그런 시선에 못 이겨 추워서 떨고 있는 나에게 P가 바람막이를 건네준 일, 서로의 이상형을 물어본 일,
덤으로 나무에서 별자리에 대해서 얘기한 것까지 전부 말해주었다.
시즈카 「그, 그런 식으로 이상형을 물어본 거면 완전 고백 아니야...?」
미라이 「솔직히... 그런 마음으로 말하긴 한 거지만...」
료 「P는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미라이 「......」 끄덕
료 ˙ 시즈카 「하아...」
료 「P가 둔감한 건 알고 있었지만 그 정도일 줄은...」
미라이 「그러니까! 그 때 얼마나 화가 났는지...」
난 그 때를 다시 한 번 더 떠올렸다.
얼굴이 붉어지는 걸 애써 참으며 말했던 나와는 다르게
P는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했다.
마치 6년 전 때, 그저 친구처럼 지내던 때처럼 똑같이...
제대로 된, 내 마음을 전달하지도 못한 채처럼...
미라이 「...혹시 P, 날 그냥 계속해서 친구로 바라보는 건 아닐까...?」
시즈카 「바보. 그렇게 안 되기 위해서 내가 도와주기로 한 거, 벌써 잊어버린 거야?」
미라이 「시즈카...!」
료 「나도 두 사람이 사귀고 꽁냥거리는 모습, 보고 싶은데.」
료 「얼마나 도움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최선을 다 해볼게.」
미라이 「료도...!」
난 먼저 나무그늘 밑에 앉아 있는 유리코에게 갔다.
유리코는 팔짱을 낀 채로 노트북 모니터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P 「여어, 유리코.」
유리코 「아, P.」
P 「뭐하고 있어? 소설 쓰는 중?」
유리코 「응. 시놉시스는 다 썻으니까 이제 본격적으로 써보려고.」
P 「오오, 그래서 얼마나 썼어?」
유리코 「그게...」 하아...
유리코는 한 숨을 푹 내쉬더니 노트북의 모니터를 내게 보여줬다.
하얀 워드 파일에 적혀있는 문장 하나.
그리고 그 이외에는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았다.
유리코 「처음 부분을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단 말이지...」
P 「아아... 그런가...」
나도 이 마음 잘 안다.
형에게 소설 쓰는 법을 배울 때, 나도 유리코랑 같은 경험을 했었으니까.
잠깐, 그 때 형은 어떻게 조언해줬더라...
P 「...아, 유리코. 시놉시스 잠시 보여줄 수 있어?」
유리코 「시놉시스?」
P 「시놉시스에는 대부분 어떻게 글을 쓸지 적어놓잖아?」
P 「뭔가 막힌다는 느낌이 들 때 한 번씩 보는 거지.」
유리코 「그래? 그럼 한 번 다시 볼까.」
유리코가 문장 한 줄 적힌 워드 파일을 내리고 시놉시스 워드 파일을 켰다.
15페이지 정도 되는 시놉시스 분량.
제목과 인물 소개, 전체적인 스토리부터 인물들의 말버릇 같은 세세한 것까지 다 적혀있었다.
P 「음... 연애물로 쓰려고?」
유리코 「응.」
P 「...잠깐, 어라?」
시놉시스에 나와 있는 인물의 이름이나 히로인의 성격...
게다가 소설의 전체적인 줄거리가...
P 「...저기, 유리코.」
유리코 「음?」 안절부절
P 「이거 혹시...」
유리코 「...들켰나?」 헤헷
P 「역시나...」
전학 온 학교에서 예전에 자주 놀았던 소꿉친구를 만났다.
완전 내 이야기잖아.
P 「그럼 나랑 미라이의 과거가 궁금했던 이유도...」
유리코 「쓰는데 참고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P 「그랬었군.」
유리코 「그래도 꽤 좋은 소재잖아? 이런 이야기는.」
P 「좋은 거 같기도 하고... 진부한 거 같기도 하고...」
어찌되었든 유리코가 미리 짜놓은 개요를 보고 이런 식으로 적으면 어떨지 조언했다.
내 말에 유리코는 뭔가가 번쩍였는지 노트북의 자판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완전히 집중한 유리코, 난 유리코가 글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주었다.
.
.
.
P 「...음?」
안나 「......」
안나가 텐트 옆 의자에 앉아서 무릎에 노트북을 받치고 있었다.
유리코처럼 글을 쓰고 있는 건 아닐 거고, 안나가 저렇게 집중하는 걸로 봐선 게임 중이려나.
그나저나, 안나는 무슨 게임을 주로 하지?
순간 궁금해진 나는 안나의 뒤로 다가가 무슨 게임을 하는지 슬쩍 엿봤다.
안나 「......」
『부우웅-』 『끼이익-』
내가 평소 집에서 즐기던 레이싱 게임이었다. 예전보다 인기 되게 많아졌구나.
그나저나 모니터 너머로 보이는 안나의 주행, 정말로 놀라웠다.
대체 어떻게 하는 거야. 저런 벽을 핥는 주행은.
『WINNER!』
안나 「후우...」
P 「...잘하네.」
안나 「?!」 흠칫
P 「안나 이 게임 되게 많이 했나보네?」
안나 「인기척…좀, 내 줘.」
P 「아, 미안.」
날 째려보는 눈. 하지만 안나는 다시 게임에 집중했다.
난 안나의 게임 플레이를 옆에서 지켜봤다.
정말로... 프로라고 불러도 될 법한 플레이었다.
안나 「...뭘 봐.」
P 「아, 그냥 너무 잘해서. 무심결에...」
안나 「...P도…이 게임, 할 줄…알아?」
P 「집에서 하는 게임이 그거 밖에 없거든.」
안나 「호오...」
P 「그런데 안나, 게임 되게 잘하던데, 나한테도 한 수 가르쳐주지 않을래?」
나와 안나의 공통점인 게임으로 어떻게 안나의 마음을 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안나에게 게임을 잘하는 방법을 가르쳐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안나의 대답은 그저 차가웠다.
안나 「미안. 안나, 가르치는 건…잘…못해서.」
P 「그, 그럼 라인 진입 방법 같은 거라도-」
안나 「...애초에, 가르쳐 줘도…못할 것…같은데.」
P 「......」 발끈
평상시에도 안나가 날 무시하는 듯한 말투를 많이 들었기 때문에 웬만한 건 적응이 되었다.
하지만 이번 건 뭔가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다.
어이, 내가 아무리 아이템전 유저라지만 스피드전도 꿀리진 않거든요.
P 「......」
안나 「볼 일…없으면, 어서…가-」
P 「...승부다.」
안나 「?」
P 「승부다 안나! 넌 나의 게이머로서의 자존심을 건드렸어!」
안나 「......」 하아?
P 「타임어택 1대1 대결, 상관없지?」
안나 「대체 무슨...」
안나가 내 쪽을 슬쩍 쳐다봤다.
그리고는 씨익 웃더니 나한테 말했다.
안나 「...이길 수…있겠어?」
P 「안나 정도는 쉽게 이길 수 있지 않을까.」
안나 「...그래, 좋아. 한 번…해보자.」
안나 「타임어택, 이면…되겠지?」
P 「그래.」
서로의 자존심을 건 승부.
같은 맵에서 타임어택 모드로 각자 한 번씩 주행.
더 빠른 기록을 낸 사람이 이기는 방식이다.
내가 안나는 무조건 이길거야. 반드시!
1~45 : 안나의 승리
46~90 : P의 승리
91~100 : 비김
+~3까지 주사위 후 중간 값.
광산 테마의 꼬불꼬불한 맵.
초고난도로 유명한 맵이라 프로 리그에서도 이 맵은 거의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맵이다.
하지만 숙련만 한다면 짧은 맵의 특성상 1분 10초 내외의 기록을 낼 수 있는 맵.
그리고 나는 이 맵에 대해서는 vivid_rabbit님과 1대1을 해도 이길 자신이 있다.
안나 「좋아. 그럼…안나. 먼저.」
.
.
.
안나가 고른 차량은 다름 아닌 바이크.
대부분 이 맵의 레코더들이 선호하는 차량을 선택했다.
『3, 2, 1, START!』
출발 부스터 이후 드리프트로 빠르게 부스터 하나를 완성 후 질주.
다른 차량으로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다른 차량에 비해 높은 게이지 충전량이 바이크의 장점이다.
『끼이익-』 『위이잉-』
동굴 안으로 진입,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꼬불꼬불한 구간이 시작되었다.
안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완벽한 드리프트로 코너를 빠져나갔다.
동굴 밖으로 나온 후 이어지는 점프 드리프트 구간에서도 안나는 무사히 빠져나왔다.
(참고로 점프 드리프트 구간은 프로 선수들도 실수 할 만큼 어려운 구간이다.)
안나 「......」 탓 타탓
P 「오오...」
안나의 기록은 1분 7초 63.
유명한 유저들이 내는 기록과 비슷했다.
안나 「넘을 수…있겠어?」
P 「뭐, 그 정도 쯤이야.」
난 다음 차례를 이어받았다.
내가 고른 차량은 바이크가 아닌 감속이 뛰어난 차량.
차량의 성능만 놓고 보면 별로지만 이 차량이 항상 내 손에는 잘 맞았다.
안나 「그 사람과…같은 차...」 소곤
P 「방금 뭐라고 했어?」
안나 「그냥, 혼잣말…이야. 어서…시작해.」
P 「OK.」 달깍
『3, 2, 1, START!』
단판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집중했다.
되도록 벽과 붙어서 나갔고 이 차의 장점인 감속을 살려 코너를 빠르게 빠져나갔다.
안나도 내 실력을 보고 의외로 놀란 듯한 눈치였다.
전 구간 무난하게 빠져나온 후 마지막 벨트 구간까지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하늘을 날며 그대로 골인, 초 집중모드로 게임에 임해서 그런가, 끝나자마자 온몸에 힘이 빠져버렸다.
P 「후우...」
안나 「...꽤 하네.」
P 「내가 이 맵을 괜히 고른 게 아니거든.」
안나 「그래서…기록은?」
P 「아, 맞다. 기록.」
달리는데 너무 집중해서 기록을 미쳐 확인하지 못했다.
우린 리플레이로 내 기록을 확인했다.
1분 8초 12, 안나와 거의 1초차이었다.
P 「......」
안나 「안나가, 이겼…네.」
P 「하아, 분명히 이길 줄 알았는데...」
안나 「P가, 안나를…이기려면, 몇 년 정도는…걸릴 거야.」
P 「으으...」
안나 「그래도...」
안나는 모니터 속 내 기록을 쳐다보며 말했다.
안나 「완전…못하진…않네.」
P 「이래봬도 이 게임 4년차거든요.」
안나 「4년... 안나랑…1년 차이, 네.」
P 「5, 5년...」
안나의 실력을 보고 게임을 꽤 오래했구나 생각했지만 5년이라니...
안나 「...저기, 다음에, 인터넷…카페, 같이…갈래?」
P 「에? 정말?」
안나 「게임…같이…해보자.」
P 「어어, 응. 알겠어.」
안나가 살짝 미소 지으며 말했다.
안나도 내 실력을 확인하고선 날 인정한 모양이다.
...잠깐, 안나가 먼저 나보고 같이 인터넷 카페를?
나에 대한 경계가 살짝 풀린 건가?
료 「어이, P.」
P 「어라, 료. 무슨 일이야?」
료 「다이고가 아침 준비 다 됐다고 해서, 전부 데려오랬어.」
P 「알겠어. 안나, 가자.」
안나 「응.」
.
.
.
미라이 「맛있어~」 호로록
P 「그러게. 국물 맛이 되게 깔끔한데.」
시즈카 「칭찬 고마워.」
7명 전원 텐트에 모여 세 사람이 준비한 생선 우동을 먹었다.
내가 고명처럼 올라가있는 생선을 집을 때, 미라이가 자기가 직접 손질한 거라며 우쭐댔다.
난 꽤 깔끔하게 손질되어 있는 생선을 보며, ‘미라이에게 이런 요리 실력이 있었나?’라며 놀라워했다.
다이고 「정확하게는 그것도 시즈카가 한기라.」
미라이 「지느러미 손질은 내가 했거든!」
시즈카 「아하하...」
하긴... 미라이가 요리를 잘할 리가 없지.
옛날이긴 하지만 유치원 때 미라이가 만들어줬던 계란 후라이...
계란만으로 어떻게 쓴 맛을 낼 수 있었는지 되게 의문이었다.
시즈카 「스튜디오 예약은 했어?」
다이고 「당근 해놨제. 골든 위크 마지막 날이다.」
료 「시호도 같이 왔으면 좋았을 텐데.」
다이고 「뭐, 하는 수 없제.」
미라이 「그래서? 그 애들은 어떻게 되는 거야?」
유리코 「음... 알려줄까, 말까?」
미라이 「알려줘~ 궁금해!」
유리코 「그럼 나중에 책 빌려줄 태니까 읽어볼래?」
미라이 「정말? 고마워!」
P (시끌벅적 하구나.) 후릅
안나 「저기, P.」
P 「?」
안나 「P는, 아까 광산 맵…말고, 잘하는 맵…있어?」
P 「어... 솔직히 말하자면 스피드전은 그 맵 밖에 못해.」
안나 「그 말은…아이템, 유저?」
P 「뭐, 그렇지.」
안나 「헤에, 희귀…케이스…네.」
레이싱 게임 ‘카트레이서’의 대표적인 게임모드는 아이템전과 스피드전, 이 두 가지다.
사실 안나의 말대로 게임의 인기가 대단하고는 하나,
게임의 대부분 유저들은 스피드전 유저들이다.
프로 리그 자체가 스피드전으로만 진행되다보니
아이템전 길드라던가 유저들은 웬만해선 찾기가 힘들다.
내가 속한 클럽도 친목 클럽이긴 하지만 클럽원들 대부분이 스피드 유저들이다.
안나 「아이템전…재밌어?」
P 「응. 되게 재밌어.」
안나 「그럼, 어떤…점이?」
P 「예를 들면... 1등과 격차가 말도 안 되게 벌어져 있으면 스피드전은 따라 잡을 수 없지만 아이템전은 가능하다는 점?」
안나 「호오...」
P 「아이템전은 아이템 하나하나 활용을 어떻게 하냐에 따라서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거든.」
안나 「안나, 아이템전은…모르겠어. 그냥…운이 좋으면…이기는…모드, 같거든.」
P 「그럼 다음 인터넷 카페에서 내가 좀 가르쳐줄까.」
안나 「정말?」
P 「안나는 일단 게임 자체에 재능이 있으니까 빨리 배울 수...」
안나 「...P」
약간 따가운 시선이 느껴져 시선이 느껴지는 방향을 쳐다봤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미라이가 이쪽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도 뭔가가 불만인 듯한 표정으로...
미라이 「......」 빤-히
P 「...뭐 때문에 쳐다보는 거야? 넌.」
미라이 「아, 아무것도 아냐...」
미라이가 급히 시선을 돌리고 당황하더니 우동을 흡입하기 시작했다.
난 ‘뭐지?’ 싶었지만 무시하고 다시 안나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 내가 시선을 돌리자마자 미라이가 다시 내 쪽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P 「어이, 뭐. 이상한 거 묻었어? 아까부터 내 쪽은 왜 쳐다보는 건데?」
미라이 「아, 그게... 그냥...」 침울
료 「P, 왜 미라이 기를 죽이고 그래.」
P 「아니, 내가 뭐했는데.」
유리코 「......」 두리번두리번
유리코 「...!」 반짝
미라이의 텐션이 갑자기 다운되었다. 방금 내가 뭐 잘못 말한 건가?
순간적으로 내 사고가 멈춰버려 머리를 좀 식히기 위해 컵에 손을 댔다.
그런데 유리코는 뜬금없이 이런 질문을 나에게 던졌다.
유리코 「아, 맞다, P. 하나 물어볼게 있는데.」
P 「음? 질문?」 벌컥
유리코 「P는 우리 네 명 중에서 자기에게 맞는 이상형 있어?」
P 「」 푸흡
미라이 「자, 잠깐?!」
유리코의 뜬금없는 질문에 놀란 나는 들이키던 물을 그대로 바닥에 뿜어버렸다.
P 「콜록콜록... 아니, 잠깐. 그런 질문은 왜 하는 건데?」
유리코 「그냥 궁금해서. 게다가 P의 이상형, 이번 소설에 잘 쓸 수 있을 거 같거든.」
P 「그럼 그건 나중에 유리코한테 따로-」
유리코 「아아, 그냥 지금 얘기해 줘. 다른 애들도 궁금해 하는 거 같고.」
그렇게 말하고선 주머니에서 펜과 수첩을 꺼내 받아 적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다른 애들도 유리코의 말처럼 궁금한지 내 쪽을 쳐다보고 있었다(다이고는 부추기고 있었다.).
미라이도 그렇고... 다들 내 이상형을 알아서 뭐하려고?
P 「......」
딱히 말하기는 싫지만...
여기서 더 말 안 한다면 다이고랑 유리코의 질문 공습에 더 피곤해질 것 같고...
갑작스러운 진퇴양난의 상황에 난 그냥 대충 대답하기로 했다.
아, 몰라. 그냥 아무나 한 명 부르고 그럴듯한 이유 붙이면 되겠지.
P가 지목한 인물
1~25 : 미라이
25~50 : 유리코
51~75 : 안나
76~100 : 시즈카
+~3까지 주사위 후 중간값.
P 「이 중에서는 유리코려나.」
유리코 「뭐?!」 당황
안나 「헤에.」
다이고 「오오, 미라이에서 유리코로 갈아타는 기가?」
미라이 「...!」
P 「갈아탄다니 무슨 소리야.」
P 「그리고 애초에 난 미라이랑 사귀는 사이 아니라니까. 사귄 적도 없고...」
유리코 「......」
다이고의 말에 반박하자 유리코가 날 째려봤다.
미안, 그래도 이건 다른 애들한테는 웬만해선 알리기 싫단 말이야.
시즈카 「저기, P. 유리코를 이상형으로 고른 이유가 뭐야?」
P 「이유? 음...」
막상 유리코의 이름을 부르긴 했는데... 이유라...
P 「음... 성격도 좋고 귀여우니까?」 빈 말
유리코 「귀, 귀여워?」
P 「게다가 소설 쓸 때 집중하는 모습, 되게 보기 좋아.」
유리코 「그, 그만... 거, 거기까지...」///
뭐야, 그냥 빈 말로 말한 건데 왜 유리코의 얼굴이 붉어지는 거지.
설마 진심으로 받아들인 건 아니겠지?
글 쓸 때 집중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는 건 사실이지만 나머지는 그냥 빈말인데.
미라이 「......」
시즈카 「...그럼 유리코말고 미라이는 어떻게 생각해?」
P 「미라이?」
시즈카 「전학 오기 전부터 친하게 지낸 관계였잖아. 그러면 미라이의 매력, 잘 알거라고 생각하는데.」
미라이 「시, 시즈카...」 ///
P 「미라이의 매력?」
1~33 : 돌직구
34~66 : 유리코 때처럼 어느 정도 포장한다.
67~99 : 자기도 칭찬하면서 쑥스럽다.
100 : !
+~3까지 주사위 후 높은 값.
미라이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역시 ‘바보’겠지.
툭 하면 까먹고 그때가 돼서 떠올리는.
아, 그래도 몇몇 다른 사람들은 그 점을 보고... 뭐라더라...
P 「...안아주고 싶다?」
미라이 「?!?!?!?!?」 ///
전원 「에에에에에에?!」 (o0o)
무심코 머릿속으로만 생각한다는 게,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나와버렸다.
말이 헛나와 당황한 나는 필사적으로 둘러댔다,
P 「아, 아니. 객관적으로 봤을 때 그렇다는 거지, 내가 느끼는 매력은 아니니까!」
다이고 「호오,.. 역시 P, 여태 그런 식으로 미라이를 생각했다는 기가?」
P 「아니라고! 오해하지 마!」
미라이 「아, 안고 싶다면 안아도 상관 없는데...」 쑥스
P 「넌 또 뭘 그렇게 쑥스러워 하는 거야?」
역시 이래서 사람은 입을 조심해야 돼...
P 「하여튼... 그나저나 우리들. 밥 먹고 설거지 한 다음에 뭐 할 거야?」
다이고 「아, 할 그라면 내가 다 생각해 놨제.」
료 「오오, 뭐야?」
다이고 「산 정상까지 올라가기, 여기서 산 정상까지 시간으로 2시간, 왕복 4시간. 어때, 좋제?」
유리코 「등산이라... 좋은데?」
안나 「아, 미안. 안나는…안 될 거…같아.」
료 「음? 어째서?」
안나 「2시간…동안, 걷기에는…안나는…좀...」
다이고 「?」
유리코 「그게... 안나는 선천적으로 심장이 약해서 말이지.」
다이고 「아아, 그런 기가.」
안나 「미안, 다들. 안나만…빠져서...」
다이고 「아니다, 그런 거라믄 어쩔 수 없제.」
원래 9시에 시작한 아침식사였지만,
이런저런 이야기로 말이 길어져 식사를 끝내니 벌써 11시를 살짝 지나버렸다.
식사 후 제비뽑기로 이번 설거지 담당 세 명을 결정했다.
P 「어디보자...」
다들 동시에 뽑은 제비를 펼쳐 안을 확인했다.
뽑은 제비 안에는 동그라미 표시가 쳐져 있었다.
당번으로 당첨됐다는 뜻이다.
P 「당번 당첨...」
미라이 「앗, 나도 걸렸어.」
시즈카 「나도.」
료 「당번은 P랑 미라이랑 시즈카네.」
다이고 「...저기저기, 시즈카.」
시즈카 「?」
다이고 「설거지 하믄서 뭔 일 있었는지, 나중에 얘기 꼭 해주레이.」
P 「아무 일도 없어! 그냥 설거지 하러 가는 건데...」
.
.
.
미라이, 시즈카와 함께 그릇들과 수저, 냄비를 들고 취사장으로 향했다.
점심까진 이른 11시라 그런지 취사장에는 우리 셋 밖에 없었다.
시즈카 「빨리 끝내자. 다이고가 산 올라간다고 했으니.」
P ˙ 미라이 「OK.」
앞치마를 입고 시작 된 설거지.
처음에 되게 많이 쌓여있던 것들이 역할을 분담해서 하니 금방 끝낼 수 있을 것 같았다.
P 「......」 박박
미라이 「......」 뽀드득뽀드득
미라이 「...거품.」
P 「...잘 안 닦이네.」
미라이 「...얍.」 톡
P 「?!」
뭔가 차가운 게 내 뒷목에 묻었다.
뒷목에 손을 가져대고 정체를 확인했다.
주방 세제에서 나오는 거품이었다.
P 「미라이!」
미라이 「데헤헤, 좀 심심해서 장난 좀 쳤어.」
P 「하여튼...」
난 목에 묻은 거품을 닦아내고 다시 설거지에 집중했다.
미라이 「......」
미라이 「...얍!」 톡
P 「앗. 미라이!」
미라이 「데헤헤, 이거 꽤 재밌구나.」
P 「너어...」
좋아, 그렇게 하겠다 이거지?
그럼 나도 가만히 당할 수만은 없지.
P 「에잇!」 촤악
미라이 「아앗!」
내 손에 묻은 물을 미라이의 얼굴을 향해 튀겼다.
튀긴 물방울들과 거품들이 미라이의 얼굴에 묻어버렸다.
미라이 「우으으...」
P 「이제 됐지? 혹시라도 더한다면 그때는 얼굴에 거품칠을-」
『촤악-』
P 「......」
미라이 「데헤헤~」
미라이가 손으로 퍼 담은 물을 그대로 내 얼굴에 투척, 직격으로 맞아버렸다.
P 「...좋아, 전쟁이다!」
미라이 「우와앗?!」
『촤악』 『첨벙첨벙』
설거지를 하고 있었을 탠데, 어쩌다보니 물놀이로 번지게 되었다.
서로 공수를 왔다 갔다 하며 서로에게 물을 튀겨댔다. 그러면서 서로의 옷은 흠뻑 젖어갔다.
미라이의 선공으로 시작된 물놀이는 시즈카의 만류로 종료되었다.
시즈카 「나 원 참... 둘 다 흠뻑 젖었잖아.」
P ˙ 미라이 「죄송합니다...」
시즈카 「됐어. 거의 다 끝났으니까, 빨리 끝내고 옷 갈아입으러 가자.」
.
.
.
-텐트
설거지를 끝내고 산 정상으로 가보기 위해 모두 모였다.
다이고 「헤에, 그런 일이 있었나.」
시즈카 「그렇다니까. 덕분에 취사장 바닥에 물이 얼마나 튀었는지.」
다이고 「후후, 분명 설거지 하러 가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제, P?」
P 「미, 미라이가 먼저 덤볐단 말이야.」
미라이 「나 왔어.」
다이고 「여어, 왔나.」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은 미라이가 돌아왔다.
짧은 하얀 색 치마에 분홍색 반팔 자켓.
이번 캠핑 때 입으려고 새로 산 옷인가. 평소 미라이의 패션과는 사뭇 달랐다,
P 「......」 빤히
미라이 「...? P, 뭘 그리 쳐다보는 거야?」
P 「아니, 그냥 네 옷, 꽤 잘 어울리는구나 싶어서.」
미라이 「...에, 에? 정말?」
다이고 「오오, P, 미라이한테 갑자기 그런 말 하믄 애 설렌데이~」
미라이 「」 뜨끔
P 「아니 그냥 잘 어울린다고 얘기했을 뿐이야.」
다이고, 너무 나랑 미라이를 엮는 거 아니야...?
료 「다이고, 우리 왔어.」
유리코 「미안, 좀 늦었지?」
다이고 「그렇게 챙길 것도 없는디, 뭘 그리 챙긴 기고?」
료 「헤헤, 카메라를 찾는다고 좀...」
유리코 「난 펜이랑 수첩.」
다이고 「뭐, 됐다. 자, 그럼 가보까.」
모두 모인 우리들은 슬슬 출발했다.
딱히 들고 갈 것도 없었기 때문에 난 휴대폰과 물병 하나만 챙겼다.
유리코 「안나, 우리 다녀올 태니까 기다리고 있어.」
안나 「응. 잘…다녀 와.」
.
.
.
안나를 제외한 우리들은 등산을 시작했다.
그런데 등산이라고 해야 하나, 솔직히 말하면 거의 산책이지만.
료는 걸어가면서 주변의 풍경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나도 주위를 둘러보며 걸어갔다. 꽤 좋은 절경이었다.
어느 정도 산을 올라가다가 중간에 커다란 나무를 발견했다.
나무의 그림자 면적이 내 방의 2~3배, 높이는 시내버스의 가로 길이의 3배는 되는 것 같았다.
료 「와, 되게 거대하네.」 찰칵
미라이 「이 나무, 얼마나 긴 세월을 여기서 보낸 걸까?」
P 「이 정도 크기면... 300년 정도는 되지 않았을까.」
미라이 「300?! 그 정도야?!」
다이고 「꽤 많이 걸었는디, 여기서 좀 쉴까.」
시즈카 「하아... 찬성.」
시즈카는 올라가는데 꽤나 지쳤는지 다이고의 휴식 신호에 털썩 주저앉아버렸다.
나도 목이 많이 말라서 들고 온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P 「후우... 은근 힘드네...」
미라이 「저기, P. 부탁이 하나 있는데.」
P 「음? 뭐야?」
미라이 「나 대신에 사진 찍어줄 수 있어?」
P 「사진? 어, 알겠어.」
난 미라이가 들고 있던 휴대폰을 빌렸다.
P 「그래서, 어떻게 찍으면 되는데?」
미라이 「그러니까...」
미라이가 잠시 생각한 후, 나무쪽으로 다가갔다.
미라이 「내가 여기 있을 거니까 P는 좀 멀리 가서 사진 한 장 찍어줘!」
미라이 「되도록이면 나무가 전부 찍히게 해 줘!」
P 「네네.」
나무 바로 앞에 있는 미라이,
난 좀 더 뒤로 물러서 미라이와 나무의 모습을 담으려고 했다.
나무가 되게 커서 나무의 모습을 전부 담으려니 미라이가 너무 작게 나왔다.
P 「나무 전부를 담는 건 무리겠는데...」
하는 수 없이 나무 위쪽 부분은 포기하고 미라이가 좀 더 크게 나오도록 앞으로 다가갔다.
이렇게 보니까 사람이란 게 얼마나 작은 생물인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P 「이 정도면 되려나...?」
『찰칵』
P 「...좋아, 잘 나온 거 같네.」
사진을 찍은 후 미라이에게 됐다는 OK사인을 보냈다.
미라이는 사진이 어떻게 찍혔는지 확인하려고 내 쪽으로 달려왔다.
미라이 「어때? 사진 잘 나왔어?」
P 「한 번 봐봐.」
미라이 「...오오! 내가 생각했던 그림이랑 똑같아! 고마워, P.」
P 「별 말씀을.」
난 미라이에게 사진을 찍어주고 나무에 기대 앉아 쉬려고 나무쪽으로 걸어갔다.
미라이 「...저기, P.」
P 「뭔데?」
미라이 「그게... 그러니까... 어어...」 우물쭈물
P 「...뭐야, 그냥 빨리 말해.」
미라이 「그게... 같이 사진, 찍을래? 투샷으로...」
계속해서 우물쭈물 거리던 미라이,
어려운 부탁이라 그런가 싶었는데, 별거 아닌 부탁이었다.
P 「뭐, 좋아.」
미라이 「...! ~♪」
난 미라이의 옆으로 붙었다.
사진에서 잘려 나오지 않기 위해 되게 바짝 붙었다.
미라이 「...!!」 스윽
P 「어이, 화면에 잘려서 나오잖아. 좀 더 붙어.」
미라이 「어어... 으응...」 ///
그렇게 말하면서 정작 가까이 붙지는 않았다.
살짝 답답한 마음에 난 그냥 미라이에게 어깨동무를 해버렸다.
미라이 「?!?!?!?」 ///
P 「자, 이렇게 하면 되지?(왜 이렇게 덥지...)」
P 「3, 2, 1.」
『찰칵』
P 「자, 됐다. 여기.」
미라이 「아, 응... 고마워...」
P 「너 요즘 이상하단 말이지. 이런 간단한 것도 우물쭈물 말하면서 부탁하고.」
미라이 「......」
P 「게다가 아까 얼굴 되게 빨갛던데, 혹시 열이라도 나는 거야?」
미라이 「아, 아냐. 그냥 더워서...」
P 「그래? 그럼 됐고.」
하긴, 오래 걸었으니까 몸에 열이 많이 나서 그런 걸 수 도 있지.
사진 촬영을 끝내고 휴대폰을 미라이에게 돌려준 후 난 나무로 걸어갔다.
미라이 「.........」
.
.
.
다이고 「드디어 정상 도착!」
30분 휴식 후 1시간 정도 더 걸은 우리들은 드디어 산 정상에 도착했다.
료는 산 정상에 도착하자마자 역시 카메라를 꺼내 주변 경치를 촬영했다.
난 시원하게 부는 바람을 맞으며 주변을 둘러봤다.
여태껏 사진으로만 봐왔던 경치보다 더 아름다운, 그야말로 절경이었다.
P 「올라오길 잘했네. 그렇지, 미라이?」
미라이 「...응? 어어, 그러네...」
내가 가볍게 걸어본 말에 미라이는 당황했는지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상태가 안 좋은 건가 생각한 나는 경치를 구경하고 있는 미라이와 떨어졌다.
.
.
.
시즈카 「그래서, 미라이의 상태가 이상하다고?」
P 「어제 강변길 산책할 때도 그렇고, 몸이 좀 안 좋은 거 같더라고.」
시즈카 「음? 어딜 봐서?」
P 「갑자기 얼굴이 붉어진다거나, 옆에만 있는데도 몸의 열이 느껴진다거나.」
시즈카 「......」
요새 미라이의 이상 현상에 대해 시즈카에게 얘기하자
시즈카가 갑자기 날 이상한 눈으로 보기 시작했다.
P 「...뭐야, 날 왜 그런 눈으로 쳐다보는거야?」
시즈카 「미라이가 불쌍해서.」 소곤
P 「뭐?」
시즈카 「아무것도 아냐. 그냥 미라이, 감기구나 싶어서.」
P 「음... 아무래도 그런 거 같지?」
시즈카 「......」 지그시
P 「...그러니까 왜 자꾸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 건데요.」
시즈카 「...하아.」
시즈카가 땅이 꺼져라 한숨 쉬더니 자리를 일어났다.
...뭐야, 나 뭐 시즈카한테 잘못 말했나?
-하산 후 캠핑장
산 윗공기를 실컷 들이마신 우리들은 천천히 산을 내려왔다.
왕복 4시간이라 오후 4시 쯤에 도착할 줄 알았는데, 중간에 쉬는 시간이 있어서
걷는 시간 4시간, 휴식 시간 1시간으로 오후 5시가 되어서 텐트로 돌아올 수 있었다.
다이고 「하아~ 힘들었데이~」
유리코 「안나, 우리 왔어.」
유리코 「(두리번두리번) 안나?」
유리코는 텐트로 돌아오자마자 안나를 찾았다.
하지만 텐트 밖 테이블에도, 텐트 안에도 안나는 보이지 않았다.
유리코 「안나? 안나, 어디 있어?」
시즈카 「뭐야, 안나 없어?」
유리코 「응. 어디 갔는지 안 보여.」
료 「잠시 화장실 간 거 아냐?」
유리코 「그런 건가?」
미라이 「...아, P. 저기.」
P 「?」
미라이가 날 불러 손가락으로 한 쪽을 가리켰다.
손으로 가리킨 곳에는 안나가 서있었다.
남자들 세 명에게 둘러싸인 채로.
다이고 「뭐꼬, 헌팅이가.」
료 「음... 저 세 명, 쉽게 놔주진 않을 거 같은데.」
시즈카 「바보들! 지금 그렇게 얘기하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
미라이 「빨리 도와줘야 하지 않아?」
다이고 「하는 수 없제. 안나 금방 데리고 오께.」
P 「무슨 일 생길 거 같으면 나랑 료도 바로 갈 태니까.」
다이고 「걱정 말으라.」
남자들 중에서 다이고가 먼저 저 세 명에게 다가갔다.
다이고 「저기, 아이씨들 뭐하는 깁니까.」
「음? 뭐야, 넌.」
「남친이냐?」
다이고 「그건 아닌디...」
「그럼 신경 쓰지 말고 빠져.」
안나 「저기...」
다이고 「아니, 왜 우리 일행한테 손대는 깁니까?」
「허, 아까 계속 얘기하던 일행이, 이런 녀석들이었어?」
「어이, 재미없는 녀석들이랑 같이 놀지 말고, 우리들이랑 같이 놀자고? 어때?」 덥썩
안나 「아, 싫…」
다이고 「잠깐, 애가 싫다는데 왜 그러는 깁니까?!」
다이고가 가면 순순히 물러나주길 바랬는데,
료의 말대로 아무래도 순순히 물러나주진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양쪽 간 언성이 더 높아지고 있었다.
P 「뭔가 위험한 거 같은데...」
료 「P, 우리도 가자.」
P 「응」
뭔가 불길함을 느낀 우리들은 다이고를 도우러 달려갔다.
그 순간,
『부웅-!』
P ˙ 료 「?!」
다이고 「어이쿠!」 휙
안나를 둘러싸고 있던 남자 중 한 명이 다이고에게 주먹을 내질렀다.
그래도 운동신경이 좋은 다이고는 빠르게 날아 온 주먹을 가볍게 피했다.
다이고 「이게 무슨 짓입니까?!」 버럭
「아까 말했잖아! 신경 쓰지 말고 꺼지라고.」
「여기서 더 참견했다간 진심으로 간다.」
다이고 「으으...」
『턱』
「음, 뭐야?」
세 사람이 다이고에게 덤비려고 앞으로 나오던 순간,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모르는 검은색 정장과 선글라스를 입은 건장한 체격의 수상한 사람들이 나타나 그 중 한 명이 일행 중 맨 뒤에 있던 녀석의 어깨 위에 손을 올렸다.
이번에도 어김없는 저녁 당번 뽑기.
오늘 아침에 설거지 당번을 맡았으니 설마 또 걸릴까 싶었지만
P 「...걸렸다.」
설마가 사람 잡았다.
미라이 「나도 뽑혔어.」
시즈카 「뭐야, 오늘 아침 설거지 담당 그대로야?」
P 「아무래도 그런 거 같은데.」
그리고 이번에도 미라이와 시즈카랑 함께 당번을 맡게 되었다.
오늘은 운이 안 좋은 날인가.
다이고 「뭐꼬, 또 세 사람이가.」
미라이 「응. 나랑 P랑 시즈카.」
안나 「...미라이 혼자…안 가서, 다행…이야.」
유리코 「그랬다면 우리는 오늘 저녁을 굶었겠지?」
미라이 「그 정도는 아니라니까!」
아니, 정말로 그 정도야...
안나랑 유리코도 미라이의 놀라운 요리 실력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료 「대체 미라이의 요리 실력이 어느 정도기에 그러는 거야?」
P 「어느 정도냐면-」
유리코 「미라이한테 초대 받아서 스파게티를 대접받았는데...」
안나 「신 맛…나는…라면, 먹는…느낌, 이었어.」
미라이 「그, 그러니까 그 때는 실수로 물 조절을 잘못해서-!」
P 「미라이, 이 세상에서는 그런 실수를 실력이라고 부르거든.」
미라이 「우으으...」
료 「아하하...」
다이고 「뭐, 어찌됐든. P, 시즈카, 미라이, 저녁 잘 부탁한데이.」
P ˙ 미라이 ˙ 시즈카 「네엡.」
다이고 「아, 그리고 P.」
P 「?」
다이고 「또 물 튀기면서 놀면 안된데이?」
P 「그런 짓거린 안 할 거거든요!」
.
.
.
오늘의 저녁 메뉴는 카레라이스.
그리고 어제 저녁 바비큐 때 많이 남은 채소들을 이용하여 샐러드를 만들어 볼 생각이다.
시즈카 「난 카레 만들고 있을 태니, P랑 미라이는 밥이랑 샐러드 부탁할게.」
P ˙ 미라이 「OK.」
카레는 시즈카가 맡으니 문제는 없을 것 같고,
밥이랑 샐러드, 뭘 미라이에게 맡길까...
P 「...미라이, 채소랑 과일 써는 거, 잘 할 수 있겠지?」
미라이 「물론! 그 정도는 할 줄 알지.」
P 「...좋아, 그럼 샐러드 부탁할게?」
미라이 「알겠습니다~!」
뭔가 살짝 불안하긴 했지만, 그래도 밥을 맡기는 것보단 낫겠지...
.
.
.
P 「음, 이 정도면 되려나.」
냄비에 담은 쌀을 4번 정도 씻어낸 후 물을 부었다.
많이 불리진 않을 거니까, 이 정도 높이만 부으면 되겠지.
P 「미라이는 잘 하고 있으려나.」
밥을 불리는 동안 미라이 쪽을 잠시 살펴보기로 했다.
혹시 이상하게 썰고 있는 건 아닌지, 재료 세척을 깜빡한 건 아닌지 걱정이 들었지만
미라이한테 가보니 의외로 정상적으로 요리하고 있었다.
미라이 「아, P. 밥 다 된 거야?」
P 「아니, 지금 불리는 중. 그냥 너 잘하고 있는건지 보려고 온 거야.」
미라이 「걱정 하지 마. 어때? 이 정도면 꽤 깔끔하지 않아?」
P 「응. 그 정도면 잘 썰었네.」
미라이 「데헤헤~」
계속해서 요리 실력에 대해 안 좋은 말만 듣다가 이렇게 좋은 말을 들으니 기분이 좋아진 모양이다.
그런데, 어이. 재료를 똑바로 보고 썰어야지, 안 그러면-
『푹』
미라이 「아얏!」
P 「아이고, 괜찮아?」
미라이 「으으... 쓰라려...」
미라이가 부주의하게 빨리 썰려다가 그만 스스로 손가락을 베어버렸다.
내가 미라이한테 빨리 얘기하지 못한 잘못도 있으니 미라이에게만 뭐라 할 수는 못했다.
P 「잠깐, 어디 보자.」
미라이 「아, 에? 응?」
난 미라이의 손을 잡고 다친 곳을 확인했다.
P 「깊게 베이진 않은 거 같네. 다행이야...」
미라이 「어, 어어. 응. 그러네.」 ///
P 「아, 잠깐. 주머니에...」
등산할 때, 혹시나 몰라서 챙겨온 반창고.
텐트로 돌아오면서 주머니 밖으로 빼오는 걸 깜빡했었는데 가지고 있길 잘했군.
난 반창고를 꺼내 미라이의 손가락 다친 부분에 붙였다.
P 「이러면... 됐다.」
미라이 「고, 고마워...」
P 「요리할 때는 조심해야지. 특히 칼 쓸 때는 말이야.」
미라이 「미안해...」
P 「아냐, 미안할 게 뭐가 있다고. 칼 잡을 수 있겠어?」
미라이 「응. (움찔)아야...」
P 「손가락도 못 굽히는 거 같네... 나머지는 내가 할게. 넌 좀 쉬고 있어.」
미라이 「미안, 부탁할게.」
미라이를 옆에서 쉬게하고 내가 남은 재료를 손질하기로 했다.
미라이 혼자 거의 다 끝내놨었기 때문에 오래 걸리진 않을 것 같았다.
.
.
.
다이고 「음, 그랬었나.」
P 「그렇게 손질하는데 빠져서 정작 밥하는 걸 까먹고 있었지 뭐야.」
안나 「그래서…늦었…구나.」
시즈카 「하여튼, 미라이는 항상 덤벙거린다니까.」
미라이 「데헤헤, 미안미안.」
시즈카가 밥을 담은 그릇에 카레를 붓고 한 명씩 나눠줬다.
유리코도 작은 그릇에 샐러드를 담아 한 명씩 나눠줬다.
시즈카 「좋아, 식사 준비 끝.」
P 「그럼...」
「「「「「「「잘 먹겠습니다!」」」」」」」
그러면서 손으로 어딘가를 가리켰다.
유리코가 가리킨 곳은 우리와 7~8칸 떨어져 있는 텐트였다.
그리고 그 곳에서 자리를 잡고 있는 사람은
아까 우리가 봤던 검은 양복의 사나이들이었다.
P 「아아...」
다이고 「아아, 그냥 우리 파 사람들이다.」
유리코 「...우리 파?」
안나 「...?」
다이고의 말에 유리코와 안나는 나랑 같은 생각을 했는지 순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런 두 사람의 표정과 반응에 비해 다이고는 오히려 아무렇지도 않은 듯 했다.
유리코 「...저기, 다이고. 우리 파라면 설마...」
다이고 「하하, 걱정 말으라. 우릴 보호해주는 것일 뿐이니께.」
다이고 「원래 이 캠핑장에서 묵으려면 무조건 보호자와 동행해야 하는 기라.」
다이고 「아버지는 일 때문에 바빠서 못 오셔서, 대신 저 아저씨들이 대신 와준 기다.」
유리코 「그, 그렇구나...」
안나 「으응...」
유리코와 안나는 나처럼 다이고의 집 안 사정을 처음 듣는 것 같았다.
그런데 미라이, 시즈카, 료는 다이고의 말에 아무렇지도 않은 반응을 보였다.
P 「...저기, 미라이.」
미라이 「음? 왜?」
P 「다이고의 집 안 사정, 넌 알고 있었어?」
미라이 「어어... 나도 안 지는 얼마 안됐지만.」
미라이 「그래도 다이고의 말대로 걱정할 필욘 없어. 다이고 말대로 저 사람들은 우릴 보호해주는 것일 뿐이니까.」
P 「그, 그렇겠지.」
P 「...그런데 괜찮으려나...」 소곤
미라이 「?」
난 아까 그 사람들에게 끌려갔던 세 사람을 떠올렸다.
일단 그 녀석들이 먼저 시비를 걸긴 했지만 그 녀석들의 앞날을 떠올리니 갑자기 불쌍해졌다.
뭐... 내가 할 건 그 녀석들이 별 일 없이 살아 있기를 기도하는 수밖엔 없겠지...
P 「그런데 미라이, 손가락 베인 건 괜찮아?」
미라이 「아, 이거?」
미라이는 다친 손가락을 굽히고 피는 걸 내게 보여줬다.
미라이 「응. 이제 다 나았어.」
P 「오오, 금방 나았네.」
미라이 「딱히 크게 다친 것도 아니었으니까.」
P 「그래도 완전히 낫진 않았으니까 무리는 하지 마.」
.
.
.
식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다이고의 휴대폰으로 전화가 왔다.
다이고 「음? 전화가... 여보세요?」
다이고 「...오오, 다 된깁니까.」
P 「?」
다이고 「예에. 나중에 다시 전화 할게요.」
짧은 전화를 끝낸 다이고는 갑자기 의미심장한 웃음소리를 내었다.
다이고 「후후... 후후후...」
P 「뭐야, 다이고.」
다이고 「그냥, 오늘 저녁에 재밌는 걸 준비해가지고 말이제.」 후후
전원 「?」
다이고 「내가 준비한 게임, 기대해도 좋을거데이~」
그런 말만하고 큰 궁금증만 남겨준 다이고.
다들 ‘뭐지?’하는 표정이었지만 다이고는 비밀이라면서 절대 알려주지 않았다.
그렇게 저녁 식사를 끝내고 정리 후, 자유 시간.
마침 모바일 게임 이벤트가 지금 시간에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서둘러 게임에 접속했다.
『~♪』
P 「문자가... 다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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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신자 : 다이고
8시까지 전원 주차장으로 집합이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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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에는 짧은 한 문장만 적혀있었다.
대체 무슨 일을 벌이려고 전부 모이라는 걸까. 게다가 주차장에서?
.
.
.
-주차장
다이고 「오, 다들 왔구마.」
P 「전원 소집이라고 했잖아. 그래서, 왜 부른 거야?」
다이고 「잠시 어디 갈 곳이 있어서 말이제.」
미라이 「우리 다 같이?」
안나 「어디로…가려고?」
다이고 「후후, 가보면 알기다. 아, 그 이전에.」
다이고 「기회는 지금 밖에 없데이. 탈 사람은 타고, 안 탈 사람은 안 타도 된다.」
전원 「?」
갑자기 의미를 알 수 없는 하는 다이고.
그 말에 우린 약간의 의심이 들긴 했지만 별 거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고 전원 차에 탑승했다.
차는 모두를 태우고 어두운 산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가면 갈수록 안은 더 어두워지고 으스스한 분위기를 내뿜었다.
시즈카 「뭔가 불안한데...」
P 「그렇지?」
미라이 「무서워...」
『끼이익-』
다이고 「자, 다 왔데이.」
차에서 내린 우리들. 도착한 곳은 어떤 산길 입구였다.
어제보다 더 차가운 저녁 바람 + 알 수 없는 묘한 분위기 때문에
4월인데도 12월의 추위를 느낄 수 있었다.
P 「대체 어디로 온 거야?」
미라이 「어라, 저기 표지판이 있어.」
미라이의 말대로 산길 입구 옆에 표지판이 있었다.
너무 어두워 멀리서 보이지 않아 나는 표지판으로 다가가 내용을 확인했다.
그리고 표지판의 내용을 확인한 나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뽑기는 싫었지만 뽑을 수밖에 없는 제비뽑기.
7개의 종이에 1, 2, 3이 적힌 종이가 각각 2개씩,
나머지 한 장은 solo라는 글자가 쓰여 있다.
다이고 「'solo'를 뽑은 사람은 혼자서 담력 시험이데이.」
유리코 「저기, 소설 같은 걸보면 이런 게임할 때는 대부분 준비한 사람이 꽝에 걸리지?」
미라이 「응. 아마도?」
다이고 「그건 함 봐야 알제. 자, 각자 한 장씩 뽑아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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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나, P
2. 미라이, 유리코
3. 료, 시즈카
다이고 「solo...」
유리코 「설마 했지만 정말로 뽑을 줄이야...」
다이고는 뭐, 본인이 그렇게 준비했으니 자업자득이지.
미라이 「......」 뾰로통
P 「...넌 또 왜 그리 뾰로통한 거야.」
미라이 「아무것도 아냐.」
료 「조도 뽑았고, 출발 순서는 어떻게 할 거야?」
다이고 「1번부터 순서대로, 내가 솔로니까 맨 마지막에 출발할기다.」
P 「그럼 나랑 안나가 첫 번째인가.」
안나 「어서…가자.」
유리코 「안나, 조심해서 다녀와.」
안나 「걱정…마.」
.
.
.
우린 다이고에게 붉은 종이 한 장과 손전등 한 개를 받고 출발했다.
우리의 목표는 나무에 붙어있는 이정표를 따라가면 나오는 무덤에 붉은 종이를 두고 오면 미션 클리어.
그냥 무덤에 종이 한 장만 두고 오면 되는 어떻게 보면 아주 간단한 미션이다.
하지만 말만 간단하지, 주변의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계속 발걸음을 무겁게 했다.
안나 「으스스…하네...」
P 「그러게... 다이고 녀석, 장소 하난 제대로 골랐군.」
손전등으로 앞길을 비추며 무거운 발걸음을 움직였다.
당장이라도 어디선가 튀어나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분위기었다.
정확하게는 료가 먼저 제안했지만 이유는 모르겠지만 시즈카가 제안한 걸로 왜곡되었다.
어쨌든 다이고를 놀래킬 방법이라...
안나 「그만…두자. 애초에, 놀래킬…도구도, 딱히…없잖아?」
료 「그건 그러네...」
「그거라면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P 「?」
모두 다이고를 놀래키기 위한 방법을 생각해내기 위해 머리를 짜내던 중,
뒤에서 검은 양복의 사나이 한 명이 007가방을 우리들에게 건네주고 자리를 떠났다.
가방을 받은 우리들은 나와 미라이는 ‘뭐지?’하면서 가방 안을 열어봤다.
미라이 「우왓!」
P 「깜짝 놀랐잖아...」
아무런 생각 없이 가방을 연 나와 미라이는 안의 내용물을 보고 살짝 놀랐다.
가방 안에 들어있던 것들은 좀비, 유령, 괴물 등의 가면과 인형들이 들어있었다.
유리코 「오오! 일단 이걸로 도구 걱정은 필요 없겠네.」
P 「그런데 이걸 왜 우리들에게...?」
료 「뭐, 아무렴 어때.」
이유는 모르겠지만 도구 문제는 빠르게 해결 되었다.
이제 다이고를 놀래키기 위한 계획만 준비하면 된다.
시즈카 「...아, 나 좋은 작전이 떠올랐어!」
미라이 「에? 무슨 작전?」
시즈카 「그러니까… ….」
.
.
.
-어두운 산길
다이고 「으으, 되게 어둡고만.」
사진 봤을 때도 어둡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어두울 줄은 몰랐제...
뭐, 이제 준비해둔 함정은 없으니께, 이제 맘 놔도 되는기다.
다이고 「애들 기다리는데, 서둘러서 가까.」
『~♪』
다이고 「...?」
...뭐꼬? 이 음악 소리는...
이런 건 계획에 없었던 걸로 아는데...
어째서 점점 더 소리가 커지는 기고?
다이고 「...이, 이상하구마...」
다이고 (정말로 서둘러야-)
『부스럭-』
다이고 「?!」
다이고 「뭐, 뭐꼬? 동물이가?」
옆에 있던 풀숲에서 소리가 났지만 아무것도 튀어나오진 않았다.
그냥 바람이었-
??? 「!!!!」 번쩍
다이고 「와아아아앗?!?!?!?」
뭔데 이건?! 왜 좀비랑 피 흘리는 카구야가 튀어나오는 긴데?!
이건 내가 계획한 루트에는 없던 긴데?!
다이고 「우와아아아~!!!」 다다다다
??? 「......」 탈 벗음
안나 「...후우, 힘들…었다.」
P 「그러게. 수고했어, 안나.」
.
.
.
담력 시험을 끝내고 우리는 캠핑장 텐트로 돌아가기 위해 차에 올랐다.
차 안에서 했던 얘기는 아까의 담력 시험.
아까 007 가방에 들어있던 탈과 인형의 정체들 다이고가 원래 더 추가하려 했던 서프라이즈 트랩의 재료들이었다.
다이고 「그래서 난 왜 그게 그기서 나왔나 싶었제...」
료 「어쨌든 계획 성공!」
미라이 ˙ 시즈카 ˙ 유리코 「예에~!」
P 「그런데 왜 안 넣고 따로 빼 둔거야?」
다이고 「그게... 양심에 찔려가지고 말이제.」
P 「...양심?」
다이고 「거의 강제적으로 애들 끌고 가는 긴데, 난데없이 사방팔방에서 귀신들이 나온다 생각해봐라. 얼마나 무섭겠어?」
P 「어이, 양심이 있으면 강제로 끌고 오지 말라고.」
안나 「맞아.」
다이고 「헤헤, 미안하데이.」
『끼익-』
담력 시험 장소에서 출발하고 금방 텐트에 도착했다.
검은 양복 「도착했습니다.」
다이고 「아저씨들 수고했슴다.」
.
.
.
-텐트
다이고 「오늘 일정도 이렇게 끝났고, 이제 남은 시간은 자유시간이데이.」
안나 「내일, 돌아…가는 거지?」
다이고 「응. 내일 아침 먹고 바로 출발할그다.」
미라이 「헤에, 벌써 2일차 끝이야?」
시즈카 「즐거운 시간은 금방 끝나기 마련이니까.」
다이고 「하핫, 재밌었다니 내도 준비한 보람이 있구마. 어쨌든 놀 사람은 놀고, 잘 사람은 텐트에서 자고. 알겠제?」
료 「OK.」
우리들의 2일차 캠핑 일정이 끝나고 남은 시간은 자유 시간.
소등 시간도 1시간 밖에 안 남아서 솔직히 자유시간이라곤 해도 1시간 밖에 없지만.
다른 텐트의 사람들도 텐트에서 자거나 준비한 테이블에서 떠들거나 둘 중 하나였다.
P 「아하함...」 쭈욱
점심 뒷정리, 저녁 준비와 뒷정리, 그리고 담력 시험으로 몸을 꽤 많이 움직여서 그런가,
평소 이 시간 때는 몸이 피곤하진 않았는데, 오늘은 몸이 많이 뻐근했다.
P 「여어, 안나.」
안나 「아, P.」
P 「혼자서 뭐하는 거야?」
안나 「그냥, 영상…보고, 있었어.」
난 의자에 혼자 앉아 노트북으로 유튜브를 보고 있는 안나에게 말을 걸었다.
P 「나도 같이 봐도 돼?」
안나 「상관…없어.」
난 근처에 있던 의자를 가져와 안나의 옆에 앉았다.
안나가 유튜브로 보고 있던 영상은 작년 카트레이서 리그의 결승전이었다.
P 「결승전이네.」
안나 「꽤, 명경기…였으니까.」
P 「나도 봤어. 1,2세트 풀스코어에 결국엔 3세트까지 갔었지?」
안나 「그 때, 잠도…안 자고…봤었지...」
P 「그만큼 보는 맛이 있었으니까.」
난 조용히 영상을 시청했다.
선수들의 엎치락뒤치락하는 장면이 끊임없이 보였다.
그러다가 아직까지 게임 내에서 회자되고 있는 대형 사고가 발생,
당시 관중석의 목소리가 화면 너머까지 들렸다.
P 「진짜 3라운드가 명경기란 말이지. 그렇지?」
안나 「......」
P 「...안나?」
안나 「......」 집중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영상에 집중했는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안나의 모습을 보고 나도 영상이 끝날 때까지 보는 데에 집중했다.
.
.
.
P 「결국에는 에이스 결정전에서 딱 한 번의 실수 때문에 져버렸구나.」
안나 「그래도, 그것만…아니었다면, 이겼을…수도.」
P 「그랬을 수도 있겠네.」
경기 영상을 모두 지켜본 우리들은 영상을 보고 각자 감상평을 말했다.
몸싸움 도중 한 명이 벽에 부딪쳐 그대로 승부가 갈린 에이스 결정전,
두 사람 다 뛰어난 선수임에는 분명했기에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았지만
그만큼 그 때의 사고가 너무 크게 느껴졌다.
P 「그나저나 몇 달 뒤에 다시 리그 시작하겠네.」
안나 「응. 주기적으로…열리니까.」
P 「다음 리그는 어떤 팀이 우승하려나. 뭐, 어떤 팀이 우승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지만.」
게임을 서비스 중인 한국, 대만, 중국에선 대회에서 왕좌를 지키는 팀이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일본에선 왕좌가 되게 자주 바뀌는 편이다.
승자 투표 이벤트에서도 4경기 중 3경기가 승자 예측 비율이 거의 50 : 50을 맞추고 있었다.
그만큼 아직까지 일본에는 ‘황제’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가진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안나 「안나가…이길 거야.」
P 「...음? 뭐?」
안나 「다음 리그, 안나가, 무조건…우승, 할 거야.」
P 「우승...? 설마 안나, 이번 리그에 출전을...」
안나 「응. 출전해.」
P 「에에?!」
난 안나의 리그 출전 소식에 순간 놀랐다.
아니, 그렇게 놀랄 일도 아닌가. 안나, 오늘 본 것만 해도 실력 되게 좋으니까.
온라인으로 팀 스카웃이 들어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그래도... 안나가 이번 시즌 리그 우승이라...
P 「내 생각에는 이번 시즌 리그는 안나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우승 타이틀을 쥘 거 같은데.」
안나 「뭐?!」 버럭
P 「아, 아냐아냐. 안나가 못한다는 뜻이 아니라, 그 사람이 안나보다 더 잘하는 거 같아서.」
안나 「안나보다…잘 하는…사람?」
P 「응. 이번에 우리 클럽의 에이스가 리그에 출전하기로 했어. 그 사람, 되게 잘한다고?」
안나 「...헤에.」
잠시 울컥한 안나, 내가 제대로 설명하자 안나는 화를 가라앉혔다.
그리고 자기보다 잘 한다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자 흥미가 생겼는지 내 얘기에 반응했다.
안나 「실력, 어느…정도?」
P 「음... 대저택 지하실 맵에서 타임어택 모드로 52초 49 정도 찍어내는?」
안나 「음...」
P 「안나는 몇 초 정도 나와?」
안나 「안나도, 그 정도…비슷하게…찍는 편.」
P 「그렇구나.」
안나는 52초라는 기록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가볍게 대답했다.
사실 이건 가볍게 얘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대저택 지하실, 평범한 일반인이라면 2분을 넘기고 잘하는 일반인이라도 2분 1초가 최선이다.
정말 상위 0.001%만이 내는 기록이 53~52초의 기록이다.
P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구나. 안나는.」
안나 「그 정도는, 안나도…해내니까.」
P 「하핫, 되게 기대되는데. 안나가 리그에서 어떤 성적을 낼지.」
안나 「기대해도…좋을 거야.」
평소에 리그에 대해선 살짝 보기만 하고 깊게 관심을 가지진 않았다.
하지만 클럽의 에이스인 vivid_rabbit님과 상당한 실력의 보유자인 안나가 출전한다니까
이번 시즌 리그는 무조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vivid_rabbit님과 안나의 대결, 과연 누가 이길까.
.
.
.
캠핑장이 완전히 소등되고 우리들은 각자 텐트로 돌아가 잠을 청했다.
료와 다이고는 많이 피곤했는지 누운 지 얼마 되지 않아 잠들었다.
나도 내일 일찍 일어나기 위해 잠을 청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늦은 시간인데도 막 졸리거나 그러지 않았다.
늦은 밤, 밖에서 부는 바람 소리와 부엉이가 우는 소리 밖에 들리지 않았다.
내일 일찍 돌아가니까 빨리 자야지.
난 그 소리들을 자장가 삼아 다시 잠을 청해봤다.
『터벅터벅』
P 「...?」
바깥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잠을 청하고 있을 때,
밖에서 누군가가 풀을 밟는 소리가 났다.
풀 밟는 소리는 점점 더 가까워졌다.
그리고 소리가 텐트 앞에서 멈추더니 누군가가 텐트 문 지퍼를 열었다.
문 지퍼를 연 사람은 다름 아닌 미라이였다.
P 「미라이?」
미라이 「...잠시, 밖에 나와서 밤하늘이라도 볼래?」
.
.
.
난 미라이를 따라 텐트 밖으로 나왔다.
밤이라 그런지 바람이 되게 차가웠다.
미라이를 따라 도착한 곳은 전날 밤, 별을 관찰했던 그 나무였다.
나와 미라이는 나무 옆에 나란히 앉았다.
미라이 「이제 이 밤하늘을 보는 것도 오늘로 마지막이구나.」
P 「그러게. ...다음에도 오면 좋을텐데.」
미라이 「그렇지. ...P, 다음에도 시간이 되면...」
P 「응. 시호랑 형도 같이 데려오자.」
미라이 「......」 부우우
P 「...뭐야, 왜 갑자기 화내는 건데.」
미라이 「흥, 아무것도 아냐.」
이유는 모르겠지만 미라이가 볼을 부풀렸다.
나 미라이한테 뭐 잘못 말했나?
P 「그런데, 벌써 12시 지났는데 안 자고 있었네. 원래는 일찍 자잖아?」
미라이 「그냥 밤하늘을 보고 싶었어.」
P 「...담력 시험 때문에 무서워서 못 잠든 게 아니라?」
미라이 「」 뜨끔
정답이네.
거짓말 못하는 건 옛날이랑 전혀 변함이 없구나.
미라이는 그래도 아닌 척, 말을 더듬으며
“으, 으응? 그냥 별을 보고 싶었을 뿐이라니까?”
라고 말하고 밤하늘을 올려다봤다.
그 모습에 장난끼가 생긴 나는 미라이를 조금 놀래키기로 했다.
P 「......」
미라이 「......」
P 「......워!」 덥석
미라이 「으오와아아아?!!」 화들짝
난 조용히 있다가 갑자기 큰 목소리를 내며 미라이의 양 어깨를 손으로 붙잡았다.
미라이에게 먹힌 건지 미라이는 크게 놀라며 내 기대에 부흥해줬다.
미라이 「뭐야! 놀랐잖아!」 버럭
P 「워워, 미라이. 다른 사람들 깨우겠다.」
미라이 「정말로...」
P 「미안해, 그냥 장난 한 번 쳐보고 싶었어.」
미라이 「누가 그런 장난치라고 했냐구...」 울먹
P 「...미라이?」
미라이 「우으으...」
난 미라이의 눈을 확인했다.
눈에는 눈물이 맺혀있었고 볼까지 흐를 정도로 울고 있었다.
P 「...너 정말로 우는 거야?」
미라이 「그야... 안 그래도 무서웠는데 더 무섭게 하면...」 훌쩍
P 「......」
미라이는 손으로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았다.
난 미라이를 달래기 주기위해 어깨를 토닥여줬다.
P 「미안해. 담력 시험 때문에 네가 떨고 있던 건 알고 있었지만 그 정도일 줄은 몰랐어.」
미라이 「알고 있었으면서...」
P 「미안해.」
계속 눈물을 흘리는 미라이에게 나도 계속 미라이의 어깨를 두드리며 ‘미안해’를 말했다.
그렇게 어느 정도 잠잠해지자 난 미라이의 볼에 흐르다 멈춘 눈물을 닦아줬다.
P 「담력 시험, 그렇게 무서웠었어?」
미라이 「응... 무척...」 쭈글
P 「넌 겁 되게 많다니까.」
미라이 「P도 어렸을 때엔 겁 많았잖아? 유령 탈을 쓴 사람이 P한테 다가가니까...」
P 「윽... 시끄러. 언제적 얘기를 꺼내는 거야?」
미라이 「데헤헤. 그때 P가 내 옆에 딱 달라붙어서-」
P 「아아~! 안들려 안들려!」
아까 미라이를 놀린 데에 대한 업보인지
이젠 미라이가 나를 놀리기 시작했다.
미라이 「아아, 가끔은 P가 나한테 그래줬으면 좋겠는데.」
P 「뭔 말도 안되는... 내가 너한테 그런 어린애 같은 짓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안 할 거다.」
미라이 「에에?」
P 「무슨 ‘에에?’야? 어쨌든 절대로 그런 일 없을 태니까.」
그렇게 계속해서 서로에 대해서, 그리고 밤하늘에 떠있는 별들을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계속 앉아서 하늘에 떠있는 별들을 세고 있던 미라이, 그러다 피곤해졌는지 크게 하품을 했다.
난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벌써 새벽 1시였다.
P 「뭐야, 벌써 시간이...」
미라이 「에? ...아, 정말이다.」
P 「이제 우리도 자러 갈까.」
미라이 「응. 그러자. 하암...」
61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카즈키 「그, 그래...」
P 「그런데 언제부터 있었던거야?」
유리코 「도서부 일 끝내고 바로. 오늘 신권이 나왔거든.」
유리코 「바로 이거! "사랑의 레슨 시리즈"!」
P 「헤에, 유리코도 그거 사러 왔었구나.」
유리코 「어라? P도 마찬가지?」
P 「내가 사는건 아니고, 카즈키 형이.」
유리코 「그렇구나.」
나와 유리코끼리 얘기하는 동안 앞에 있는 사람이 계산을 끝냈다.
점원 「계산 도와드리겠습니다.」
카즈키 「아, 먼저 해.」
유리코 「감사합니다.」
유리코가 먼저 계산 후 뒤이어 형도 계산하고 서점 밖으로 나왔다.
유리코의 한 손에는 딱봐도 묵직해보이는 비닐봉투가 있었다.
P 「유리코, 안 무거워?」
유리코 「서점에 들를 때마다 늘 이 정도는 사니까. 이젠 괜찮아.」
P 「음...」
난 순간 서가정리를 할 때 유리코의 모습을 살짝 떠올렸다.
10권이나 되는 책을 탑처럼 쌓아 두 손으로 들어올리는 유리코.
그 정도의 힘이 어디서 나오나 싶었는데, 여기있었구나...
카즈키 「어이, 너 캠핑 용품 사러가야 한다며.」
P 「아아, 맞다. 그랬지.」
유리코 「P도 아직 준비 안했어?」
P 「응. 이제 준비하려고.」
유리코 「음...」
유리코는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안을 확인하고 나한테 말했다.
유리코 「그럼 이왕 만난김에 나도 같이 가도 돼?」
P 「음? 뭐, 상관 없는데.」
카즈키 「그럼 가자, 캠핑 용품은 2층에서 팔더라.」
우린 형의 뒤를 따라 캠핑 용품점으로 내려갔다.
그나저나 형은 벌써 백화점 내부를 외운거야? 한 번 돌아본 걸로?
벌어지는 일이나 사건 자유롭게 서술.
+2까지.
유리코 「P, 이거 어때?」
P 「음?」
유리코 「되게 귀엽지?」
P 「뭐야 그건, 토끼?」
유리코 「응. 안나가 쓰면 어울릴 거 같은데.」
캠핑에서 쓸 침낭을 찾다가 독특한 모양의 침낭들이 눈에 들어왔다.
지금 유리코가 들고 있는 분홍토끼부터 초코소라빵, 드럼모양까지...
솔직히 난 저런 독특한 침낭보단 무난한 디자인의 침낭이 좋다.
유리코 「음, P는...」
P 「좋아, 이걸로 결정.」
초록색의 무난한 디자인.
솔직히 더 찾아보고 결정하고 싶었지만
그러면 유리코에게 내 결정권이 뺏길 것 같았다.
유리코 「그걸로 하게? 재미없게...」
P 「뭐가 재미없게야... 유리코는 정했어?」
유리코 「응. 난 이거.」
P 「...피자?」
유리코 「어때? 괜찮지?」
P 「아니, 전혀...」
유리코 「P도 이걸로 할래?」
P 「사양하겠습니다.」
난 무난한 디자인이 좋다고.
눈에 띄는 디자인은 절대 사양이야.
카즈키 「둘 다 결정했어?」
P 「응. 이걸로 할 거야. 근데 유리코는 정말 그걸로 할 거야?」
유리코 「당연하지.」
유리코... 취향 꽤 독특하구나.
.
.
.
유리코 「음...」
P 「왜 그래? 고르다말고.」
유리코 「아니, 침낭을 살 건데 굳이 에어매트까지 살 필요 있나 싶어서.」
P 「...유리코, 그건 네가 몰라서 그러는 거야...」
유리코 「그게 무슨 뜻이야?」
P 「내가 형이랑 같이 캠핑 갔을 때, 나도 그런 생각을 했었거든.」
P 「‘침낭이 있으니까 상관없겠지’라 생각하고 잠들고, 난 다음 날 지옥을 겪었어.」
자면서 추운 건 둘째치더라도 자고 일어나니까 몸이 완전히 돌처럼 굳어버렸었다.
그 땐 정말 움직일 때마다 우드득소리가 났었다.
유리코 「그, 그렇구나...」
P 「나랑 같은 고통을 느끼기 싫으면 사두는게 좋을 거야.」
유리코 「그래... 그럼 뭘로 사는게 좋을까?」
P 「가급적이면 배낭에 넣기 편한 걸로... 이건 어때?」
유리코 「디자인이 좀 별론데... 아, 이거는?」
P 「도, 도넛 모양...」
유리코 「이거면 배낭에 넣기도 수월할 거 같고.」
P 「정말로 취향 독특하구나...」 소곤
유리코 「음? 방금 뭐라고 말했어?」
P 「아, 나 아무 말도 안했어...」 하하
카즈키 「......」
.
.
.
물건을 사고 난 직후 우리는 백화점에서 나왔다.
백화점에서 시간을 얼마 보내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오후 5시었다.
유리코 「아, P, 저기!」
P 「?」
유리코가 난데없이 오른쪽 방향을 가리켰다.
유리코가 가리킨 곳에는 평소에는 보지 못한 아이스크림 트럭이 서있었다.
『꼬르륵-』
P 「윽...」
유리코 「하하, 마침 P도 딱 배고팠었구나.」
P 「그러게...」
아침에 급하게 나온다고 대충 식빵 2조각으로 끝.
그리고 점심은 급하게 형을 따라 시내로 나와서 먹지 못했다.
다시 생각해도 정말 오늘따라 뭘 먹지 못했네.
유리코 「아이스크림 쿠폰 2장 있는데, 같이 갈래?」
P 「그럼 나야 좋지.」
P 「형은 아이스크림 먹을 거야?」
카즈키 「......」 빤-히
P 「형?」
형이 무언가를 유심히 관찰하는 눈으로 나랑 유리코를 번갈아 쳐다보더니
내가 형 이름을 부르자 형은 그제야 대답했다.
카즈키 「아니, 난 괜찮아. 저기 벤치에서 기다릴게.」
P 「어, 응.」
카즈키 「서두르지 않아도 되니까 천천히 와.」
P 「알겠어.」
P 「......」
형의 아까 그 눈.
그 눈은 형의 흥미를 자극 시키거나 매우 궁금한 것을 바라볼 때 나오는 눈이었다.
P 「...뭐 관심이 생긴 건가?」
유리코 「관심이 생겨?」
P 「아, 그냥 혼잣말 한 거야.」
유리코 「음~♪ 맛있어~」
P 「토핑이 이렇게 많이 올라가도 괜찮은가...」
토핑 없는 그냥 소프트 아이스크림 두 개 시켰을 뿐인데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토핑이, 그것도 가득 올라가 있었다.
그러고 보니, 아저씨가 아이스크림을 건네줄 때,
“좋은 시간 만끽해라~”
라던데, 무슨 뜻이지...?
카즈키 「.......」
게다가 아까 전부터 형은 계속해서 나와 유리코를 번갈아 쳐다 보고 있다.
대체 뭐가 형을 자극한거야?
P 「저기... 카즈키 혀-」
카즈키 「두 사람은 혹시 사귀는 사이야?」
P 「?!」
유리코 「네?」
깜빡이도 없이 들어온 형의 말 한마디 때문에
하마터면 들고 있는 아이스크림을 바닥에 떨어뜨릴 뻔했다.
그 생각 때문에 아까 전부터 그렇게 쳐다본 거였어?!
P 「사귀는 사이 아냐! 애초에 알게 된 지 몇 주 밖에 안됐다고!」
카즈키 「뭐야, 그랬었냐.」
P 「하여간... 그런데 뭘 보고 그런 생각을 한 거야?」
카즈키 「아니, 두 사람 꽤 꽁냥거리길래.」
유리코 「에?」
P 「뭘 꽁냥거린다는거야?!」
나랑 유리코의 어딜 봐서 대체 그렇고 그런 관계라고 생각할 수 있는 거야...
P 「하아... 어쨌든 그런 사이 아니니까 오해하지 마.」
카즈키 「정말이냐?」 추궁
유리코 「정말이에요.」 하하
카즈키 「...뭐, 그럼 그런 거고.」 아쉽
형은 대체 뭐가 아쉽기에 그런 표정을 짓는 건데.
유리코 「전 오히려 P랑 미라이가 사귀는 사이인 줄 알았는데 말이죠.」
P 「뭐?!」
형에 이어서 깜빡이도 키지 않고 들어온 유리코의 말 한 마디.
이번에는 손이 살짝 미끄러져 손에 아이스크림이 조금 묻었다.
P 「유리코 넌 또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유리코 「아, 아니였어? P랑 미라이, 되게 친하게 지내잖아.」
유리코 「항상 붙어 다니려고 하니까, 난 그런 관계인 줄 알았지...」
P 「그건 미라이가 일방적으로 그러는 거라고...」
카즈키 「뭐, 6년 전에는 실제로 사귀는 관계였지만.」
유리코 「정말이요?!」
P 「형!」
카즈키 「못 믿겠으면 본인에게 물어봐.」
유리코 「P, 정말이야?」
P 「......」
주사위 결정
1~50 : 긍정한다.
51~100 : 부정한다.
먼저 2표.
유리코 「응응.」 끄덕끄덕
P 「...하아, 형 말이 맞아.」
유리코 「에에?!」
이 사실은 다이고랑 료한테도 말 안하려고 했던 사실이었는데...
여기서 묵비권을 행사해봤자 유리코는 계속 물고 늘어질 게 뻔했기 때문에
피곤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 하는 수 없이 유리코에게 말해버렸다...
P 「하지만 지금은 사귀는 사이가 아니니까! 오해하지 말라고!」
유리코 「그런데 미라이랑은 어쩌다가 사귀게 된 거야?」
P 「그냥 몇 년 동안 친하게 지내다 보니까... 사귀게 된 거야.」
유리코 「그럼 누가 먼저 고백한 거야?」 초롱초롱
P 「그건 미라이가 먼저.」
유리코 「그럼 이별 통보는 누가 먼저 했어? P가 이사 가고 나서도 얘기는 자주 했어? 연애 할 때 좋지 않았던 경험은?」
P 「어어...」
피곤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비밀을 공개했건만
비밀을 공개해도 피곤한 건 마찬가지였다.
평소에는 얌전해보이던 유리코가 나랑 미라이가 연인이었단 사실에 저렇게 흥분할 줄이야...
유리코 「아니면 피곤한 상황 말고 다른 상황-」
P 「아, 더 이상은 말 안 할 거야! 질문은 거기까지!」
유리코 「에에~?」
P 「뭐가 그렇게 궁금해서 캐묻는 거야. 더 이상 이 사실에 대해선 아무 말도 하기 싫다고.」
유리코 「우으, 뭐 알겠어. 하는 수 없지.」
내가 강력하게 묵비권을 행사하자 유리코는 약간의 불평을 늘어놓고 질문을 그만뒀다.
P 「하여간... 형은 쓸데없는 얘기만 해서...」
카즈키 「뭐. 사실인데.」
P 「사실이라도! 말 할 게 있고 안 할 게 있지!」
카즈키 「그런가. 그럼 미안.」
P 「......」
P 「하아...」
이미 엎어진 물, 이제 와서 누구를 탓하겠나.
내가 더 이상 다른 애들한테 말 안하고
유리코도 꽤 입이 무거운 것 같으니 딱히 상관없겠지.
P 「그럼 나 다녀올게.」
카즈키 「며칠 동안 나가는 건데.」
P 「2박 3일. 그동안 내 방 마음대로 쓰던가 말든가 알아서 해.」
카즈키 「딱히 네 방을 쓸 생각은 없었지만, 뭐, 알겠어.」
방 안에 들켜선 안 될 물건이 있는 것도 아니니 안심해도 되겠지.
나는 짐이 든 배낭을 챙기고 다이고가 지정한 집합 장소로 향했다.
P 「...오늘은 꽤 맑네.」
미라이 「어라, P!」
P 「미라이?」
미라이 「P도 지금 가는 길이구나.」
P 「시간에 늦을 순 없잖아. 그나저나 의외네. 지금 이 시간이면 푹 자고 있을 줄 알았는데.」
미라이 「그렇게 잠꾸러기는 아니거든! 자, 어서 가자!」 덥석
P 「아, 잠깐-」
미라이가 주머니에 넣어둔 내 손을 꺼내 잡고 나란히 걸어갔다.
P 「...저기 손은 놓고 가도 되지 않아?」
미라이 「아무렴 어때~」
P 「그래그래, 그냥 네 마음대로 해라...」
.
.
.
-집합 장소 (공원 입구 근처)
다이고 「여어, 시간 맞춰서 왔네.」
안나 「늦어.」
유리코 「그러니까 우리가 너무 일찍 온 거라니까...」
게임기를 들고 있는 안나가 내 쪽을 슬쩍 째려보고는 말했다.
나와 미라이가 집합 장소에 도착해있을 때에는
다들 이미 공원 근처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P 「다들 빨리 왔네. 많이 기다렸어?」
료 「별로 안 기다렸어. 한 10분?」
P 「많이 기다렸네...」
시즈카 「그냥 우리가 약속 시간 전보다 빨리 온 거니까 괜찮아.」
다이고 「자, 그럼 전원 모인 것 같으니 출발해야재!」
우리들은 다이고 옆에 서있던 승합차에 탔다.
운전석에는 이미 누군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이고의 아버지인가?
다이고 「아저씨, 출발.」
「네. 도련님.」
...도련님?
.
.
.
-가는 중
미라이 「우와, 하이스코어!」
안나 「아직, 멀었…어.」
료 「이 음악도 꽤 괜찮은데.」
시즈카 「그렇지? 이것도 들어볼래?」
료 「시즈카는 클래식 되게 좋아하는구나.」
시즈카 「응. 되게 좋아해.」
유리코 「......」 타닥타닥
다이고 「유리코는 뭐하는 기고?」
유리코 「이번 소설 공모전에 내보낼 작품 초고 작성 중.」
P 「공모전?」
유리코 「응. 한 번 도전해보고 싶었거든.」
캠핑장으로 가는 길, 다들 왁자지껄 떠들며 목적지에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많이 떠들썩해서 먼 길인데도 전혀 심심하지 않았다.
그렇게 약 2시간 동안을 이동해 드디어 캠핑장소에 도착했다.
「도착했습니다.」
다이고 「이제 도착했네. 각자 짐 챙기고 내리라.」
료 「텐트 꺼낼 거지? 옮기는 거 도와줄게.」
P 「아, 그럼 나도.」
다이고 「둘 다 고맙데이.」
나와 료, 다이고는 텐트와 연장들을 챙겨 움직였다.
나머지 여자들은 차에서 먼저 내려 텐트를 칠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앞 쪽에는 강이 흘러가고 있고 뒤에는 넓은 숲, 캠핑하기 정말 좋은 장소였다.
미라이 「음, 경치 좋다!」
P 「산 속이라 그런지 공기도 꽤 좋은데.」
다이고 「헤헤, 인터넷을 몇 시간 동안이나 뒤져본 보람이 있네.」
다이고 「내가 텐트 설치하는 동안은 자유시간, 나중에 다 지으면 부를게.」
벌어지는 일이나 사건 자유롭게 서술.
+2까지
+2까지.
@이거 앵커 다는 거 깜빡했다
텐트가 완성될 때까지 자유시간.
딱히 재밌는 걸 들고오지 않았기 때문에 캠핑장 주위를 둘러보기로 했다.
골든위크라 그런지, 캠핑장에는 사람들이 되게 북적거렸다.
사람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공기는 상쾌했고 바람 소리는 잘 들렸다.
집 근처 산책로에서 산책하는 것과는 다른 기분을 느끼며 계속해서 걸어갔다.
「어어, P군 아닌가.」
P 「?」
강 주변을 걸어가다가 누군가가 날 부르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목소리가 들린 쪽에는 동네에서 가끔씩 마주치는 할아버지였다.
P 「어라, 할아버지.」
「역시 P군이었군. 뒷모습이 많이 낯익었단 말이지.」
P 「할아버지도 캠핑 오신건가요?」
「그렇지. 나도 가족들이랑 같이 왔다네.」
「아 참, 내가 P군을 부른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이걸 좀 나눠주려고.」
P 「?」
할아버지가 오른손에 들고 있던 양동이를 내게 건네줬다.
그 양동이를 받자마자 양동이의 묵직함을 바로 느꼈다.
난 양동이 안의 내용물을 확인했다.
P 「물고기?」
「강에서 낚시를 하다가 너무 많이 잡아버렸거든.」
「풀어주러 가던 길이었는데, 자네랑 같이 온 사람들이랑 같이 나눠먹게.」
P 「정말 그래도 되나요?」
「물론이지.」
그런데 대체 얼마나 많이 잡은 거야.
대략 세어 봐도 7마리는 되는 것 같은데. 게다가 전부 크기가 크다.
P 「정말 감사합니다. 양동이는 나중에 돌려드릴게요.」
「딱히 돌려주지 않아도 괜찮아. 어차피 안 쓰는 거거든.」
「그럼 맛있게 먹게나.」
할아버지는 물고기가 가득 든 양동이를 내게 주고 가버렸다.
P 「...저녁에 애들이랑 같이 먹으면 되겠네.」
.
.
.
P 「...음?」
할아버지에게 받은 물고기를 아이스박스에 넣기 위해 다시 돌아가는 길,
그러다가 한 쪽에서 미라이와 시즈카가 같이 얘기하고 있는 걸 발견했다.
무슨 얘기를 하는지 궁금해서 난 두 사람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미라이 「그래서 영화보러 갈까 생각중인데.」
시즈카 「음? 갑자기 무슨 소릴-」
P 「뭐야, 둘 다 무슨 얘기 하고 있었어?」
시즈카 「아, P구나.」
미라이 「이번 캠핑 끝나고 영화 보러 갈 건데, 같이 갈 건지 물어보고 있었어.」
P 「영화라.」
시즈카 「그런데, 그 양동이는 뭐야?」
P 「한 번 봐봐.」
미라이 「와! 물고기가 한가득!」
P 「잠깐 산책하는 길에 동네 아는 할아버지한테 받았어.」
시즈카 「오오, 되게 크네.」
P 「저녁에 우리끼리 같이 먹으면 될 거 같아.」
『~♪』
P 「어라, 문자 왔네.」
미라이 「나한테도 왔어.」
시즈카 「뭐야, 두 사람에게도 온 거야?」
난 미라이와 시즈카에게도 동시에 날아온 문자를 확인했다.
메시지의 주인은 다이고였다.
----------
발신자 : 다이고
텐트 다 지었다! 얼른 와레이! 재밌는 거 준비했으니께.
----------
P 「자유시간 끝인가.」
시즈카 「얼른 돌아갈까.」
미라이 「...저기, 시즈카.」
시즈카 「나중에…다시 들어줄게.」
미라이 「...응. 알겠어.」
.
.
.
-대형 텐트
P 「우리 왔어.」
다이고 「다 같이 오는구만. 한 바퀴 돌아보고 왔나?」
P 「응. 꽤 좋은 곳이던데.」
안나 「...너, 손에…양동이, 뭐야.」
P 「아아, 맞다. 이거 내가 아는 할아버지한테서 받은 건데 저녁에 먹자.」
료 「오오, 민물고기네.」
유리코 「양도 많은데 하나같이 다 큰 물고기들 밖에 없네.」
다이고 「에에? 첫 번째 이벤트로 낚시 이벤트 준비했는디...」
P 「아하하...」
다이고 「뭐, 그렇다고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건 아니니께. 일단 줘봐라.」
난 다이고에게 양동이를 건네줬다.
힘이 센 다이고도 받자마자 묵직한 무게에 조금 놀란 듯 했다.
물고기들을 전부 아이스박스에 담아두고 다이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다이고 「뭐 어찌됐든, 첫 번째 일정은 낚시!」
다이고 「낚싯대랑 미끼는 내가 다 준비했으니께. 얼른 가제이!」
.
.
.
-강 주변
「촤악-!」
다이고 「엇차!」
다이고 「한 마리 낚았데이!」
료 「오오, 대단한데.」
다이고가 준비한 낚싯대를 가지고 낚시를 시작한지 3분째.우리 중에서 첫 번째 물고기를 낚은 사람은 다름 아닌 다이고였다.
미라이 「두 번째는 내 차례니까!」
다이고 「오늘은 느낌이 좋데이, 연속으로 낚아볼기라!」
의욕이 끓어오른 미라이와 다이고.
그렇게 4분이 지나고, 물고기가 낚였다는 소식은 좀처럼 들리지 않았다.
미라이 「안 잡히네...」
시즈카 「원래 낚시는 오래 기다려야 하는 거야.」
미라이 「그래도 심심한 걸...」
료 「...다이고, 낚시는 언제까지 할거야?」
다이고 「음... 지금이 3시니께 한 5시까지 할 생각인데.」
료 「그럼 우리 7명끼리 대결 해볼까?」
전원 「대결?」
유리코 「무슨 대결?」
료 「간단해. 남은 2시간 동안 누가 더 많은 물고기를 낚느냐.」
료 「많이 못 낚은 사람 2명은 벌칙을 수행한다. 어때?」
료가 우리들에게 내기를 해보자고 제안했다.
난 딱히 상관없지만 뭔가 재밌을 것 같기 때문에 찬성했다.
다른 애들도 만장일치로 찬성했다.
다이고 「좋아, 전원 참전이데이!」
미라이 「무조건 이긴다! 오오!」
P 「......」 ←미라이 옆자리
...뭐지, 갑자기 더워진 것 같은데.
햇빛 때문인가...
벌칙 수행자 결정
1~14 : P
15~28 : 미라이
29~42 : 유리코
43~56 : 안나
57~70 : 시즈카
71~84 : 료
85~100 : 다이고.
+1과 +2의 주사위로 결정.
시즈카 「잡았다!」
료 「시즈카도 하나 잡았네.」
다이고 「이제 남은 건...」
P ˙ 유리코 ˙˙ 미라이 「......」 안절부절
긴 시간이 지나고 남은 시간은 10분.
다이고가 첫 번째 물고기를 낚은 후, 다른 사람들은 각각 한 마리씩 낚는데 성공했지만
나와 미라이, 유리코는 여태까지 전혀 소식이 없었다.
P 「......」 초
유리코 「......」 집
미라이 「......」 중
「흔들」
미라이 「?!」
P 「에?!」
여태까지 반응이 없던 미라이의 찌에 드디어 반응이 왔다.
순간 흥분한 미라이, 하지만 이내 침착해졌다.
미라이 「스읍... 후우...」
시즈카 「미라이, 아직 기다려야 해.」
미라이 「알고 있어. 확실히 물었을 때를 노려서...」
아무런 움직임 없이 가만히 찌만 바라보고 있는 미라이.
그 순간, 찌가 물 속으로 완전히 가라앉았다.
완벽한 기회, 미라이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미라이 「걸렸다!」 휘리리릭
빠르게 줄을 감기 시작한 미라이.
순식간에 한 마리를 낚아 올렸다.
미라이 「이예이~! 성공!」
『~♪ ♬』
료 「때 마침 시간 종료네.」
유리코 「에에?! 아직 한 마리도 못 낚았는데...」
P 「하아...」
미라이가 한 마리를 낚자마자 휴대폰의 알림이 울렸다.
시합 종료. 다이고는 두 마리, 나머지는 한 마리 씩 낚았다.
그리고 나와 유리코는 한 마리도 낚지 못했다...
다이고 「벌칙 수행자는 딱 나왔구만.」
안나 「벌칙…뭐로 할까.」
시즈카 「료는 생각해놓은거 있어?」
료 「딱히 없는데.」
미라이 「음...」
미라이가 평소에는 쓰지 않던 머리를 빠르게 굴리기 시작했다.
단 몇 초 간의 사고를 끝내고 “아!”라는 감탄사를 내었다.
다이고 「어? 뭐 좋은 생각이라도 떠오른기가?」
미라이 「+~3은 어때?」
P와 유리코가 수행할 벌칙
+~2까지 적은 후 높은 값으로.
유리코 「뭐?」
미라이 「그게 간식으로 쓸 과자가 많이 없잖아?」
안나 「확실히…그렇지.」
굳이 간식을 먹어야 하나요. 미라이 씨.
그리고 애초에 네가 챙겨온 과자들, 캠핑장으로 오면서 다 먹어버렸잖아.
다이고 「아, 맞다. 바비큐 때 쓸 종이컵도 살짝 모지라는디, 그것도 사오면 되긌네.」
시즈카 「그럼 벌칙은 유리코랑 P가 장 보고 오는 걸로-」
P 「자, 잠깐, 여기서부터 가까운 마트까지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알긴 하는 거야?」
P 「여기서부터 마트까지 왕복하는데 적어도 1시간 30분이라고.」
안나 「그래서…벌칙, 인거지.」
다이고 「응응.」 끄덕끄덕
P 「......」
료 「사올 물건들은 여기 메모에 적혀있어.」
료가 언제 적은 건진 모르겠지만 목록이 적힌 메모를 건네줬다.
종이컵, 과자, 음료수, 컵라면 등등...
현재 우리들에게 약간 부족한 물품들이 전부 적혀있었다.
다이고 「결제는 이걸로 하면 된데이.」
P 「...저기, 우리 걸어서 다녀오는 거야?」
안나 「당연…하지.」
P 「......」
내려갈 때는 별 상관 없지만
장 보고 산을 다시 올라가는 걸 생각하니까...
...아니다. 지금 생각해봤자 더 고통스러울 뿐이지 뭐...
유리코 「그럼 우리 갔다올게.」
시즈카 「잘 갔다 와.」
.
.
.
-내려가는 중
P 「하아, 한 마리도 못 낚아 올리다니, 운도 지지리 없었지.」
유리코 「그래도 P가 그 할아버지한테 7마리 받았잖아. 오늘은 운이 좋은 날 아닐까?」
P 「그럼 오늘 나의 행운은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네.」
유리코 「하하, 그렇게 되는 건가.」
산을 내려가 마트로 향하는 길,
가는 길에는 사람 한 명, 차 한 대가 없을 정도로 한적했다.
그래도 차 소리나 사람들의 말소리를 대신해서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가 들렸다.
유리코 「아, 맞다. P.」
P 「?」
유리코 「전에 얘기해줬던 그 얘기 있잖아.」
그 얘기라면 미라이와 나랑 있었던 관계에 대한 거겠지.
P 「아아, 나 더 이상 얘기 안한다고 했었잖아.」
유리코 「그래도 궁금한 걸! 두 사람의 이야기.」
P 「애초에 유치원 때 있었던 이야기를 더 들어서 뭐하려고?」
유리코 「......」 빤-히
유리코가 나를 간절한 눈빛으로 뚫어져라 쳐다봤다.
난 시선을 돌려 모른 체했지만 유리코의 시선이 너무 따가웠다.
1~50 : 말한다.
51~100 : 말하지 않는다.
먼저 2표.
유리코 「칫...」
P 「애초에 그렇게 남의 과거를 궁금해 하는 것도 잘못된 거야. 알겠어?」
유리코 「...알겠어. 더는 말 안 할게.」
P 「하여간...」
애초에 궁금할 것도 없다.
그때는 그냥 연인이라고 해도 되게 유치한 연애였으니까.
.
.
.
-텐트
시즈카 「그나저나 되게 놀라운 걸. P랑 미라이가 그런 관계였다니.」
미라이 「그래도 그 땐 친구처럼 노는 관계였으니까.」
시즈카 「미라이는 ‘그때보다 더 진지한 관계가 되고 싶다’는 거지?」
미라이 「......응.」
시즈카 「솔직히 이런 질문을 나한테 해봤자 내가 뭐라고 조언해줘야 할지...」
시즈카 「게다가, 나도 연애 경험 없는 건 마찬가지라고. 연애에 대해서는 오히려 료가-」
미라이 「그, 그게... 이 비밀은 더 이상 아무한테도 말하고 싶지 않아서...」
미라이 「다른 애들한테도 조언을 구하는 건 좀...///」
시즈카 「...뭐, 어쨌든 알겠어. 내가 연애에 대해 조언은 못해도 두 사람이 이어지도록 힘써볼게. ...딱히 큰 도움을 주지는 못하겠지만.」
미라이 「고마워, 시즈카.」
시즈카 「아, 맞다. 이번에 영화관 간다고 하던 거, 진짜야?」
미라이 「아니, 그 때 P가 우리 쪽으로 다가와서 아무 말로 대충 둘러댄 거야.」
시즈카 「흐음... 한 번 P랑 영화관에 가보는 건 어때?」
미라이 「나, 나랑 P가? 서, 설마 데이트?!」
시즈카 「응. 아무래도 네 매력을 P에게 보여주는 게 좋겠지? 지금 P는 널 그냥 옛날에 친하게 지낸 친구로 보는 것 같으니까.」
미라이 「...알겠어. 한 번 해볼게.」
.
.
.
-2시간 후 텐트
P 「다녀왔습니다..」 털썩
유리코 「힘들어...」
대체 뭐가 이리 많이 필요한 거야.
올라오다가 정말 죽는 줄 알았네...
다이고 「수고했데이. 음,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되깄네.」
유리코 「얼른 저녁 먹자. 배고파서 죽을 것 같아...」
우리가 사 온 종이컵과 음료수, 플라스틱 접시들을 세팅하고
본격적으로 바비큐 파티를 시작했다.
고기 굽는 연기가 하늘로 뭉게뭉게 떠올랐다.
말 걸어볼 인물(또는 벌어지는 상황)
+2까지.
불판 위에 오늘 낚은 생선들과 가져온 고기들, 야채들을 올렸다.
그나저나 우리가 가져온 건 고기랑 채소 밖에 없었는데 불판 위에 생선이 더 많은 건 어째서일까.
『지글지글』
미라이 「음~ 맛있어!」
P 「그냥 평범한 고긴데 되게 맛있게 먹네.」
미라이 「그야 정말로 맛있으니까 그렇지. P도 하나 줄까?」
P 「음? 아니, 내건 여기 있는-」
미라이 「자, 아아-」
거부할 시간도 주지 않고 미라이가 젓가락으로 고기 한 점을 내 입에 가져다댔다.
어이, 지금 네가 하는 행동이 뭔지는 알고 말하는 거야?
미라이 「안 먹어?」
P 「안 먹어! 그리고...」
미라이 「?」
안나 ˙ 시즈카 ˙ 유리코 ˙ 다이고 ˙ 료 「......」 빤히
P 「다른 애들 쳐다보잖아... 그냥 자연스럽게 입에 넣어.」 소곤
미라이 「......」
미라이 「...아.」
미라이가 잠시 뇌정지가 왔는지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리고 이내 자기가 무슨 짓을 저지르려 했는지 알았는지 얼굴이 붉어졌다.
주위의 시선이 우리 쪽으로 쏘여있는 가운데, 미라이가 젓가락으로 집은 고기를 자기 입 안에 넣었다.
미라이 「......」 냠
미라이 「으, 으음! 역시 맛있어!」 뻘줌
다이고 「두 사람 다 뭐하는 기고! 사람들 다보는디 염장질 하는 기가?」 흐뭇
미라이 「아, 아냐! 그런 거!」
시즈카 「미라이, 되게 대담하네.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 짓을...」
안나 「응응.」
유리코 「역시 옛날에 사-」
P 「크흠!」
유리코 「...사이좋던 친구라 그렇구나! 하하...」
P 「......」 휴우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어...
.
.
.
바비큐 파티가 한창일 때, 난 고기와 생선을 굽고 있는 료에게 다가갔다.
P 「어이, 료.」
료 「P, 무슨 일이야?」
P 「아까 전부터 계속 굽고 있었잖아. 내가 대신 해줄까 싶어서.」
료 「아아, 괜찮아. 그것보단 미라이한테 가서 잘해주는게-」
P 「」 푸흡
P 「그런 거 아니라고 얘기 했잖아!」
료 「하하, 농담이야. 농담.」
P 「하여튼...」
미라이가 나한테 말 걸 때, 료는 나랑 미라이를 가끔씩 엮는단 말이지...
료 「...저기, P. 하나 물어볼 게 있는데.」
P 「뭔데.」
료 「P는 미라이를 어떻게 생각해?」
P 「그냥 친구지 뭐. 절대로 연인은 아니라고!」
료 「그래. 그렇구나.」 후훗
P 「...뭐야, 왜 그렇게 웃는 건데.」
료 「‘많이 둔감하구나.’ 싶어서.」
P 「뭐? 내가?」
료 「자, 잘 익었네. 여기 하나 더 먹어.」
P 「아니, 둔감하다니 대체 무슨 소린데?」
료 「아무것도 아니니까 신경 쓰지 마.」
P 「......」
내가 둔감하다니, 대체 뭔 말이야?
.
.
.
「「「「「「「잘 먹었습니다!」」」」」」」
그렇게 많던 음식들이 식사를 끝내니 전부 다 먹고 없어졌다.
안나 「배불러...」 흐암
유리코 「밥 먹고 바로 잠들면 소될 거야.」
안나 「그래도…좋아.」
다이고 「......」 주섬주섬
료 「음? 뭐 찾는 거야?」
다이고 「밥 묵고 할라 했던 게... 아, 있구마.」
다이고가 상자에서 꺼낸 물건은 다름 아닌 배드민턴 라켓과 셔틀콕이었다.
P 「뭐야, 배드민턴 하려고?」
다이고 「후후, 일반적인 배드민턴이 아니데이.」
미라이 「그럼 뭐야?」
다이고 「지금부터, 설거지배 배드민턴 대회를 시작하겠데이!」
료 「배드민턴 대회?」
다이고 「설거지도 해야 하고 뒷정리도 해야하니께.」
다이고가 라켓을 높게 치켜들고 제안한 배드민턴 대회.
벌칙에 또 걸릴까봐 두려워 솔직히 참여하고 싶진 않았지만
유리코 「재밌겠네. 나도 할래.」
안나 「그럼…안나도.」
미라이 「그럼 나도!」
다들 하나 둘 씩 내기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나도 분위기에 못 이겨 낄 수밖에 없었다.
그래, 혹시 내가 또 걸리겠어?
다이고 「좋아, 그럼 이번에도 전원 참전이데이!」
뒷정리 담당자 결정
1~14 : P
15~28 : 미라이
29~42 : 유리코
43~56 : 안나
57~70 : 시즈카
71~84 : 료
85~100 : 다이고.
+1과 +2의 주사위로 결정.
그리고 각 조에서 3명씩 리그전으로 시합을 진행,
A조와 B조에서 2연패를 한 사람들이 뒷정리를 맡게 된다.
다이고 「그럼 조부터 뽑을까.」
P 「내가 먼저 뽑을게.」
솔직히 여기서 부전승을 뽑고 싶지만
확률은 7분의 1. 딱히 기대도 하지 않고 그냥 손에 짚이는 걸 뽑았다.
P 「...부전승.」
다이고 「오오, P는 운 좋구마.」
역시, 사람은 기대를 하지 않을 때가 가장 운이 좋구나.
.
.
.
A조 : 미라이, 료, 다이고
미라이가 료와 다이고의 대결에서 연승을 따내고 2승을 달성.
그리고 1패씩 달성한 두 사람의 대결이 시작되었다.
운동신경이 둘 다 뛰어나서 그런지 5번의 듀스를 거쳐 경기가 길어졌다.
현재 스코어는 10 대 11, 료가 1점만 더 따면 그대로 경기가 끝나는 상황이었다.
유리코 「두 사람 다 잘하네.」
P 「그러네.」
시즈카 「하아... 같은 조에 안 걸려서 다행이야...」 휴우
『휙』
다이고 「아앗!」
료 「!」
계속되는 두 사람의 드라이브 랠리.
하지만 도중에 다이고가 실수로 공을 높게 띄워버렸다.
료는 높이 뜬 셔틀콕을 다이고의 진형으로 강하게 내려찍었다.
료 「아자!」
다이고 「하이고, 졌구마.」
.
.
.
B조 : 유리코, 안나, 시즈카
안나 「흡!」 툭
시즈카 「헛!」 휙
첫 번째 판이 끝나고 시즈카가 1패를 달성한 상태.
시즈카도 설거지는 하기 싫은지 되게 열심히 하고 있었다.
A조 수준급의 경기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치열한 랠리를 하던 도중
안나 「하압!」 부우웅
시즈카 「어어?!」
안나의 날카로운 하이클리어.
높게 뜬 공에 당황한 시즈카가 헛스윙으로 셔틀콕을 그대로 떨어뜨려버렸다.
최종스코어 5대3, 안나의 승리였다.
안나 「휴우...」
유리코 「오오, 안나 되게 잘하던데!」
안나 「별 거…아냐.」
료 「그럼 설거지 담당은 결정된 건가.」
다이고 「네네, 금방하고 오겠습니데이.」
P 「대충하면 안 된다. 내일 또 써야하니까.」
다이고 「알긌다. 시즈카, 가자.」
.
.
.
다이고와 시즈카가 설거지를 끝내는 동안 각자 자유롭게 시간을 보냈다.
나도 휴대폰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만 이내 질리고 바깥을 돌아다녔다.
말 걸어볼 인물(또는 벌어지는 상황)
+2까지.
할 일도 없고하니 잠시 어울려주자
나무에 기대 하늘을 바라보고 앉아있는 미라이를 발견했다.
P 「여어, 미라이.」
미라이 「아, P.」
P 「뭐 보고 있던 거야?」
미라이 「오늘 밤 하늘이 되게 예뻐서. P도 한 번 봐.」
P 「?」
미라이의 말을 듣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당장이라도 쏟아질 것 같은 별들이 밤하늘을 밝게 비추고 있었다.
집이나 도시에선 전혀 볼 수 없던 밤하늘에 난 저절로 감탄사를 내었다.
P 「우와...」
미라이 「어때, 대단하지?」
P 「정말이네.」
미라이 「저기, P. 저~기 있는 가장 밝은 별 보여?」
P 「어디?」
미라이가 손으로 별 한 개를 가리켰지만
별들 하나하나가 전부 밝기가 비슷해 어느 별을 가리키는 건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미라이 「그러니까 저~거.」
P 「손으로 가리키기만 하면 모른다니까...」
P 「대체 뭘 가리키는 거야?」 스윽
미라이가 무슨 별을 가리키는 지 궁금해 난 미라이의 옆에 앉았다.
미라이 「?!?!」
P 「그래서 어느 별?」
미라이 「그, 그러니까... 저, 저거...」
P 「어디...」 바짝
미라이 「??!!!?!?!?!」
P 「...아, 북극성 말하는 거였구나.」
별에 대해 딱히 관심이 있진 않지만 북극성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별 중 하나다.
북극성의 위치를 보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별자리인
작은곰, 큰곰자리의 위치를 알 수 있으니까.
P 「...저기, 미라이.」
미라이 「음? 아, 어, 응. 왜?」
P 「저 별 주변에 내가 재밌는 별자리를 하나 아는데...」
P 「그런데 넌 왜 갑자기 얼굴이 빨개진 건데.」
미라이 「아, 그냥 더워서 그런 거야. 데헤헤.」
P 「아직 4월인데...」
미라이 「그래서, 어떤 별자리야? 역시 작은곰자리?」
P 「그것도 좋긴 하지만, 그 옆에 있는 별자리.」
난 손으로 별들을 이으면서 말했다.
P 「저렇게 9개의 별을 이으면 기린 모양이 나오지.」
미라이 「...와, 정말이다.」
P 「그리고 작은곰자리 왼쪽에 있는 별들을 S모양으로 그리면...」
미라이 「...용이다!」
P 「하하, 미라이도 보이는구나.」
이것 말고도 여러 가지의 별자리들을 미라이에게 가르쳐주며 떠들었다.
미라이는 별들이 독특한 배열로 형상을 이루고 있는 게 신기한지
계속해서 별자리에 대해서 물어봤고 이제는 자기가 별자리를 만들기까지에 이르렀다.
그 중에서는 풍선 자리라던가 에펠탑 자리 같은 괜찮은 것들도 있었다.
미라이 「어때? 좋지 않아?」
P 「그래, 이번 건 인정할 게.」
.
.
.
별자리에 대해서 실컷 떠들고 난 후 우리들은 아무런 말없이 하늘을 올려다봤다.
미라이 「정말로 예쁘네.」
P 「응. 사진으로만 봐왔던 그런 풍경이야.」
미라이 「...저, 저기. P.」
P 「?」
미라이 「바, 밤하늘도 예쁜데... 자, 잠시 산책이라도... 할까?」
P 「산책이라...」
마침 밤하늘도 예쁘고 바람도 상쾌하고.
그리고 이제 여기에 앉아 있는 것도 슬슬 지루하니까.
P 「그래.」
미라이 「...///」
산책하면서 할 얘기
+~2까지.
밤하늘에 놓인 별들이 강에 비춰져서 마치 평행세계의 입구를 보는 것 같았다.
미라이 「아직은 쌀쌀하네...」
P 「아까는 덥다면서.」
미라이 「그때는 바람이 안 불었거든요.」
미라이 「으으... 추워...」
P 「......」
난 입고 있던 바람막이를 벗어 미라이에게 건네줬다.
벗자마자 쌀쌀한 바람이 내 피부와 맞닿았다. 미라이가 왜 떨고 있는지 알 것 같았다.
P 「자, 입어.」
미라이 「...에?」
P 「너 춥다며. 안 입을 거면 말고.」
미라이 「아, 아냐. 입을게.」
미라이가 바람막이를 입고 지퍼를 올렸다.
옷이 미라이에겐 너무 큰 지 미라이가 팔을 쫙 뻗어도 옷소매 밖으로 손이 나오지 않았다.
미라이 「옷 너무 큰 걸.」
P 「미라이 네가 너무 작은 걸지도...」 풉
미라이 「뭐?!」
P 「아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미라이 「으으...」
미라이가 날 분하다는 눈으로 쳐다봤다.
그렇게 억울하면 키를 키우던가.
뭐, 미라이가 나보다 커질 일은 없겠지만.
미라이 「......」
P 「......」
미라이 「...저기, P.」
P 「음?」
미라이 「뜬금없는 질문일 수도 있는데 P는 이상형 같은 거 있어?」
P 「...하아?」
미라이 「오, 오해하지 마! 그냥 궁금해서 물어보는 거니까.」
P 「아니, 물어보는 건 상관없는데 갑자기 그런 질문을 하면...」
미라이 「그래서... P는 있어...?」
P 「애초에 연애에는 딱히 신경을 안 써서 구체적인 건 없는데.」
P 「...뭐, 있다고 하면 성격 좋은 사람?」
미라이 「너무 대충 아냐?」
P 「애초에 이상형 같은 거 제대로 생각해본 적도 없다고. 그러면 넌 이상형 있어?」
미라이 「에? 나?」
미라이가 갑자기 얼굴이 붉어지더니 내 시선을 피하기 시작했다.
미라이 「으음...」
P 「일단 우물쭈물 거리는 걸 봐선 미라이는 있는 거 같은데. 이상형.」
미라이 「있긴... 있지...」
P 「뭐야? 미라이의 이상형은.」
미라이 「그게...」
미라이가 계속 우물쭈물 거리더니 날 쳐다보고 얘기했다.
미라이 「나, 날 잘 챙겨주고 도와주는 사람!」
P 「호오, 의외네.」
미라이 「에?」
P 「난 미라이라면 키가 큰 사람이라던가 얼굴이 멋진 사람이라던가, 이런 말이 나올 줄 알았는데.」
미라이 「그런 것도 있긴 하지만... 중요한 기준만 놓고 본다면... 그렇지...」
P 「흐음, 그렇구나.」
미라이 「......바보.」 소곤
P 「응? 방금 뭐라고 했어?」
미라이 「아, 아무 말도 안했어.」
『~♪』
P 「음? 문자가...」
----------
발신자 : 다이고
큰 텐트 옆에 있는 파란색 텐트가 남자 조,
주황색 텐트 두 개가 여자 조꺼다.
괜히 엉뚱한데 들어갔다가 변태 취급받지 말으라.
그럼 낸 먼저 잔데이.
----------
난 현재 시간을 확인했다.
10시 48분, 얼마 안 걸은 거 같은데 시간이 꽤나 지나가 있었다.
P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된 건가.」
미라이 「음? 아, 그러네. 시간 되게 빨리 간다. 그렇지?」
P 「그러게 말이다. 우리도 돌아갈까.」
미라이 「응.」
충분히 바람을 쐰 우리들은 다시 텐트로 돌아갔다.
다이고를 제외한 나머지 인원은 안나가 들고 온 게임기로 1vs1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미라이는 안나 일행에 껴서 게임에 참여했지만
난 오늘따라 꽤나 피곤했기 때문에 먼저 텐트에 들어가 잠을 자기로 했다.
텐트 안에는 아까 문자를 보낸 다이고 혼자서 자고 있었다.
다이고 「음... 뭐꼬, 더 안 노는기가...」
P 「나도 그냥 졸려서. 오늘은 일찍 자려고.」
다이고 「그래... 잘 자래이...」 Zzz
다이고는 그렇게 말하자마자 곧바로 잠에 빠져버렸다.
하긴, 그럴 수밖에 없지. 텐트 짓기랑 고기 굽기, 설거지 같은 고생이란 고생은 다 했으니.
나도 가방에서 침낭과 에어매트를 꺼내 잠을 청했다.
P 「피곤하다... Zzz,,,」
1. 다음 날로
2. 미라이의 시점으로
먼저 2표.
@미라이짱 왜 너라고 말을못하니
시즈카 「서로 껴안고 자고 있던데.」
료 「본인도 잠들어 버린건가.」
시즈카 「감기 걸릴 수 있으니까 담요만 덮어주고 그냥 나왔어.」
다이고와 안나, 유리코, P도 잠들어버리고.
게임기 배터리도 다 써버려 텐트 안에서 충전 중이고.
아직 잠이 오지 않던 우리 셋은 과자를 뜯으며 수다를 떨었다.
밴드부의 최근 근황부터 시즈카의 콩쿠르 준비까지, 다양한 얘기들이 펼쳐졌다.
미라이 「헤에, 그래서 잘 되고 있는 거야? 연습은.」
시즈카 「응. 지난 번 콩쿠르보단 좋은 성적, 낼 수 있을 거 같아.」
료 「이번 전국 콩쿠르에서 우승한다면 이번에 열리는 독일 콩쿠르에 출전할 수 있었지? 아마.」
시즈카 「어어... 그렇긴 하지.」
미라이 「세계 대회?! 굉장해!」시즈카 「우승한다는 가정 하에 출전한다는 거야. 전국 콩쿠르 우승이 쉬운 것도 아니고...」
미라이 「아니, 난 시즈카가 분명히 우승할 거라고-」
시즈카 「게다가, 이번 콩쿠르가 내 마지막 콩쿠르니까.」
미라이 「...에?」
료 「마지막 콩쿠르? 설마 우승해도 독일로 갈 생각이...」
시즈카 「응. 갈 생각은 없어.」
미라이 「에에??!!」
시즈카의 독일 콩쿠르 출전 거부 발언에 충격을 받았다.
미라이 「어째서?! 시즈카, 피아노 되게 좋아했잖아?」
시즈카 「솔직히... 가고는 싶은데, 부모님이 계속 반대해서...」
료 「또 부모님이야?」
시즈카 「이번 콩쿠르 출전도 이번을 마지막으로 한다는 조건으로 출전한 거였어.」
미라이 ˙ 료 「......」
시즈카 「뭐, 원래 내 목표가 피아니스트는 아니었으니까. 딱히 상관은 없어.」
마지막 콩쿠르라고 해도 상관없다는 시즈카.
하지만 시즈카의 표정은 전혀 그렇지 않아 보였다.
료는 시즈카의 콩쿠르에 대한 얘기는 그만 두고 대화의 내용을 내 쪽으로 돌렸다.
료 「그런데 미라이는 P랑 어디 갔다 온 거야?」
미라이 「에? 아, 그게... 잠깐 산책하러 강변로 좀 걷다가...」
료 「뭐, 거기서 무슨 일은 없었어?」
미라이 「음? 어어, 아니? 딱히 별 얘기 같은 건...」
근데 왜 토크 주제가 그런 방향으로 가는 거야?
료 「흠... 너, 좋은 기회였는데, 그대로 날렸구나?」
미라이 「?!?!?!?!」 화들짝
미라이 「어, 어떻게...?」
시즈카 「역시 료는 알고 있었구나.」
료 「오히려 모르는 척 하는 게 더 힘들었어.」
미라이 「그, 그럼 언제부터 알고 있었던 거야?」
료 「한 일주일 전 쯤?」
미라이 「......」
P를 향한 내 마음.
그 마음을 료는 이미 눈치 채고 있었다.
료 「그래서, 정말로 둘이서 아무 것도 안 한 거야?」
미라이 「아무것도 안 한 건 아니지만...」
시즈카 「그럼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날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두 사람.
난 그런 시선에 못 이겨 추워서 떨고 있는 나에게 P가 바람막이를 건네준 일, 서로의 이상형을 물어본 일,
덤으로 나무에서 별자리에 대해서 얘기한 것까지 전부 말해주었다.
시즈카 「그, 그런 식으로 이상형을 물어본 거면 완전 고백 아니야...?」
미라이 「솔직히... 그런 마음으로 말하긴 한 거지만...」
료 「P는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미라이 「......」 끄덕
료 ˙ 시즈카 「하아...」
료 「P가 둔감한 건 알고 있었지만 그 정도일 줄은...」
미라이 「그러니까! 그 때 얼마나 화가 났는지...」
난 그 때를 다시 한 번 더 떠올렸다.
얼굴이 붉어지는 걸 애써 참으며 말했던 나와는 다르게
P는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했다.
마치 6년 전 때, 그저 친구처럼 지내던 때처럼 똑같이...
제대로 된, 내 마음을 전달하지도 못한 채처럼...
미라이 「...혹시 P, 날 그냥 계속해서 친구로 바라보는 건 아닐까...?」
시즈카 「바보. 그렇게 안 되기 위해서 내가 도와주기로 한 거, 벌써 잊어버린 거야?」
미라이 「시즈카...!」
료 「나도 두 사람이 사귀고 꽁냥거리는 모습, 보고 싶은데.」
료 「얼마나 도움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최선을 다 해볼게.」
미라이 「료도...!」
시즈카와 료, 두 사람이 도와준다는 말에 순간 울컥했다.
미라이 「두 사람 다... 정말 고마워!」
오늘 아침은 컵라면으로 때우겠구나 생각했는데
텐트로 돌아가니 미라이와 다이고, 시즈카가 버너로 뭔가를 끓이고 있었다.
난 미라이에게 뭘 끓이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미라이 「우동 육수!」
P 「육수?」
시즈카 「어제 남은 생선으로 우동을 끓여볼까 싶어서.」
P 「호오. 그럼 오늘 아침은 생선 우동인가.」
다이고 「참고로 재료는 시즈카가 챙-」 텁
시즈카 「내가 다이고한테 부탁해서 챙겨왔어. 하하...」
시즈카가 다이고의 입을 막고 말했다.
시즈카 「아무튼 기다리고 있어줘. 30분이면 끝나니까.」
미라이 「기대해도 좋을 거야. 시즈카의 우동, 문화제 때 매진될 정도로 맛있다고?」
P 「그래? 그럼 기대 할게.」
난 조리에 방해되지 않게 빨리 그 자리를 벗어났다.
P 「그럼 기다리는 동안 뭐하지...」
P가 말 걸어볼 인물(미라이, 다이고, 시즈카 제외) 또는 P가 할 행동
+~2까지.
유리코는 팔짱을 낀 채로 노트북 모니터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P 「여어, 유리코.」
유리코 「아, P.」
P 「뭐하고 있어? 소설 쓰는 중?」
유리코 「응. 시놉시스는 다 썻으니까 이제 본격적으로 써보려고.」
P 「오오, 그래서 얼마나 썼어?」
유리코 「그게...」 하아...
유리코는 한 숨을 푹 내쉬더니 노트북의 모니터를 내게 보여줬다.
하얀 워드 파일에 적혀있는 문장 하나.
그리고 그 이외에는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았다.
유리코 「처음 부분을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단 말이지...」
P 「아아... 그런가...」
나도 이 마음 잘 안다.
형에게 소설 쓰는 법을 배울 때, 나도 유리코랑 같은 경험을 했었으니까.
잠깐, 그 때 형은 어떻게 조언해줬더라...
P 「...아, 유리코. 시놉시스 잠시 보여줄 수 있어?」
유리코 「시놉시스?」
P 「시놉시스에는 대부분 어떻게 글을 쓸지 적어놓잖아?」
P 「뭔가 막힌다는 느낌이 들 때 한 번씩 보는 거지.」
유리코 「그래? 그럼 한 번 다시 볼까.」
유리코가 문장 한 줄 적힌 워드 파일을 내리고 시놉시스 워드 파일을 켰다.
15페이지 정도 되는 시놉시스 분량.
제목과 인물 소개, 전체적인 스토리부터 인물들의 말버릇 같은 세세한 것까지 다 적혀있었다.
P 「음... 연애물로 쓰려고?」
유리코 「응.」
P 「...잠깐, 어라?」
시놉시스에 나와 있는 인물의 이름이나 히로인의 성격...
게다가 소설의 전체적인 줄거리가...
P 「...저기, 유리코.」
유리코 「음?」 안절부절
P 「이거 혹시...」
유리코 「...들켰나?」 헤헷
P 「역시나...」
전학 온 학교에서 예전에 자주 놀았던 소꿉친구를 만났다.
완전 내 이야기잖아.
P 「그럼 나랑 미라이의 과거가 궁금했던 이유도...」
유리코 「쓰는데 참고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P 「그랬었군.」
유리코 「그래도 꽤 좋은 소재잖아? 이런 이야기는.」
P 「좋은 거 같기도 하고... 진부한 거 같기도 하고...」
어찌되었든 유리코가 미리 짜놓은 개요를 보고 이런 식으로 적으면 어떨지 조언했다.
내 말에 유리코는 뭔가가 번쩍였는지 노트북의 자판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완전히 집중한 유리코, 난 유리코가 글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주었다.
.
.
.
P 「...음?」
안나 「......」
안나가 텐트 옆 의자에 앉아서 무릎에 노트북을 받치고 있었다.
유리코처럼 글을 쓰고 있는 건 아닐 거고, 안나가 저렇게 집중하는 걸로 봐선 게임 중이려나.
그나저나, 안나는 무슨 게임을 주로 하지?
순간 궁금해진 나는 안나의 뒤로 다가가 무슨 게임을 하는지 슬쩍 엿봤다.
안나 「......」
『부우웅-』 『끼이익-』
내가 평소 집에서 즐기던 레이싱 게임이었다. 예전보다 인기 되게 많아졌구나.
그나저나 모니터 너머로 보이는 안나의 주행, 정말로 놀라웠다.
대체 어떻게 하는 거야. 저런 벽을 핥는 주행은.
『WINNER!』
안나 「후우...」
P 「...잘하네.」
안나 「?!」 흠칫
P 「안나 이 게임 되게 많이 했나보네?」
안나 「인기척…좀, 내 줘.」
P 「아, 미안.」
날 째려보는 눈. 하지만 안나는 다시 게임에 집중했다.
난 안나의 게임 플레이를 옆에서 지켜봤다.
정말로... 프로라고 불러도 될 법한 플레이었다.
안나 「...뭘 봐.」
P 「아, 그냥 너무 잘해서. 무심결에...」
안나 「...P도…이 게임, 할 줄…알아?」
P 「집에서 하는 게임이 그거 밖에 없거든.」
안나 「호오...」
P 「그런데 안나, 게임 되게 잘하던데, 나한테도 한 수 가르쳐주지 않을래?」
나와 안나의 공통점인 게임으로 어떻게 안나의 마음을 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안나에게 게임을 잘하는 방법을 가르쳐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안나의 대답은 그저 차가웠다.
안나 「미안. 안나, 가르치는 건…잘…못해서.」
P 「그, 그럼 라인 진입 방법 같은 거라도-」
안나 「...애초에, 가르쳐 줘도…못할 것…같은데.」
P 「......」 발끈
평상시에도 안나가 날 무시하는 듯한 말투를 많이 들었기 때문에 웬만한 건 적응이 되었다.
하지만 이번 건 뭔가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다.
어이, 내가 아무리 아이템전 유저라지만 스피드전도 꿀리진 않거든요.
P 「......」
안나 「볼 일…없으면, 어서…가-」
P 「...승부다.」
안나 「?」
P 「승부다 안나! 넌 나의 게이머로서의 자존심을 건드렸어!」
안나 「......」 하아?
P 「타임어택 1대1 대결, 상관없지?」
안나 「대체 무슨...」
안나가 내 쪽을 슬쩍 쳐다봤다.
그리고는 씨익 웃더니 나한테 말했다.
안나 「...이길 수…있겠어?」
P 「안나 정도는 쉽게 이길 수 있지 않을까.」
안나 「...그래, 좋아. 한 번…해보자.」
안나 「타임어택, 이면…되겠지?」
P 「그래.」
서로의 자존심을 건 승부.
같은 맵에서 타임어택 모드로 각자 한 번씩 주행.
더 빠른 기록을 낸 사람이 이기는 방식이다.
내가 안나는 무조건 이길거야. 반드시!
1~45 : 안나의 승리
46~90 : P의 승리
91~100 : 비김
+~3까지 주사위 후 중간 값.
맵 선택은 내가 하기로 했다.
P 「그럼, 이걸로 할까.」
안나 「...좀, 어려운…맵, 인데.」
광산 테마의 꼬불꼬불한 맵.
초고난도로 유명한 맵이라 프로 리그에서도 이 맵은 거의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맵이다.
하지만 숙련만 한다면 짧은 맵의 특성상 1분 10초 내외의 기록을 낼 수 있는 맵.
그리고 나는 이 맵에 대해서는 vivid_rabbit님과 1대1을 해도 이길 자신이 있다.
안나 「좋아. 그럼…안나. 먼저.」
.
.
.
안나가 고른 차량은 다름 아닌 바이크.
대부분 이 맵의 레코더들이 선호하는 차량을 선택했다.
『3, 2, 1, START!』
출발 부스터 이후 드리프트로 빠르게 부스터 하나를 완성 후 질주.
다른 차량으로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다른 차량에 비해 높은 게이지 충전량이 바이크의 장점이다.
『끼이익-』 『위이잉-』
동굴 안으로 진입,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꼬불꼬불한 구간이 시작되었다.
안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완벽한 드리프트로 코너를 빠져나갔다.
동굴 밖으로 나온 후 이어지는 점프 드리프트 구간에서도 안나는 무사히 빠져나왔다.
(참고로 점프 드리프트 구간은 프로 선수들도 실수 할 만큼 어려운 구간이다.)
안나 「......」 탓 타탓
P 「오오...」
안나의 기록은 1분 7초 63.
유명한 유저들이 내는 기록과 비슷했다.
안나 「넘을 수…있겠어?」
P 「뭐, 그 정도 쯤이야.」
난 다음 차례를 이어받았다.
내가 고른 차량은 바이크가 아닌 감속이 뛰어난 차량.
차량의 성능만 놓고 보면 별로지만 이 차량이 항상 내 손에는 잘 맞았다.
안나 「그 사람과…같은 차...」 소곤
P 「방금 뭐라고 했어?」
안나 「그냥, 혼잣말…이야. 어서…시작해.」
P 「OK.」 달깍
『3, 2, 1, START!』
단판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집중했다.
되도록 벽과 붙어서 나갔고 이 차의 장점인 감속을 살려 코너를 빠르게 빠져나갔다.
안나도 내 실력을 보고 의외로 놀란 듯한 눈치였다.
전 구간 무난하게 빠져나온 후 마지막 벨트 구간까지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하늘을 날며 그대로 골인, 초 집중모드로 게임에 임해서 그런가, 끝나자마자 온몸에 힘이 빠져버렸다.
P 「후우...」
안나 「...꽤 하네.」
P 「내가 이 맵을 괜히 고른 게 아니거든.」
안나 「그래서…기록은?」
P 「아, 맞다. 기록.」
달리는데 너무 집중해서 기록을 미쳐 확인하지 못했다.
우린 리플레이로 내 기록을 확인했다.
1분 8초 12, 안나와 거의 1초차이었다.
P 「......」
안나 「안나가, 이겼…네.」
P 「하아, 분명히 이길 줄 알았는데...」
안나 「P가, 안나를…이기려면, 몇 년 정도는…걸릴 거야.」
P 「으으...」
안나 「그래도...」
안나는 모니터 속 내 기록을 쳐다보며 말했다.
안나 「완전…못하진…않네.」
P 「이래봬도 이 게임 4년차거든요.」
안나 「4년... 안나랑…1년 차이, 네.」
P 「5, 5년...」
안나의 실력을 보고 게임을 꽤 오래했구나 생각했지만 5년이라니...
안나 「...저기, 다음에, 인터넷…카페, 같이…갈래?」
P 「에? 정말?」
안나 「게임…같이…해보자.」
P 「어어, 응. 알겠어.」
안나가 살짝 미소 지으며 말했다.
안나도 내 실력을 확인하고선 날 인정한 모양이다.
...잠깐, 안나가 먼저 나보고 같이 인터넷 카페를?
나에 대한 경계가 살짝 풀린 건가?
료 「어이, P.」
P 「어라, 료. 무슨 일이야?」
료 「다이고가 아침 준비 다 됐다고 해서, 전부 데려오랬어.」
P 「알겠어. 안나, 가자.」
안나 「응.」
.
.
.
미라이 「맛있어~」 호로록
P 「그러게. 국물 맛이 되게 깔끔한데.」
시즈카 「칭찬 고마워.」
7명 전원 텐트에 모여 세 사람이 준비한 생선 우동을 먹었다.
내가 고명처럼 올라가있는 생선을 집을 때, 미라이가 자기가 직접 손질한 거라며 우쭐댔다.
난 꽤 깔끔하게 손질되어 있는 생선을 보며, ‘미라이에게 이런 요리 실력이 있었나?’라며 놀라워했다.
다이고 「정확하게는 그것도 시즈카가 한기라.」
미라이 「지느러미 손질은 내가 했거든!」
시즈카 「아하하...」
하긴... 미라이가 요리를 잘할 리가 없지.
옛날이긴 하지만 유치원 때 미라이가 만들어줬던 계란 후라이...
계란만으로 어떻게 쓴 맛을 낼 수 있었는지 되게 의문이었다.
식사 도중 벌어지는 상황이나 말.
+~2까지.
"P는 우리들 중에서 자기한테 맞는 이상형이 있어?"
다이고 「당근 해놨제. 골든 위크 마지막 날이다.」
료 「시호도 같이 왔으면 좋았을 텐데.」
다이고 「뭐, 하는 수 없제.」
미라이 「그래서? 그 애들은 어떻게 되는 거야?」
유리코 「음... 알려줄까, 말까?」
미라이 「알려줘~ 궁금해!」
유리코 「그럼 나중에 책 빌려줄 태니까 읽어볼래?」
미라이 「정말? 고마워!」
P (시끌벅적 하구나.) 후릅
안나 「저기, P.」
P 「?」
안나 「P는, 아까 광산 맵…말고, 잘하는 맵…있어?」
P 「어... 솔직히 말하자면 스피드전은 그 맵 밖에 못해.」
안나 「그 말은…아이템, 유저?」
P 「뭐, 그렇지.」
안나 「헤에, 희귀…케이스…네.」
레이싱 게임 ‘카트레이서’의 대표적인 게임모드는 아이템전과 스피드전, 이 두 가지다.
사실 안나의 말대로 게임의 인기가 대단하고는 하나,
게임의 대부분 유저들은 스피드전 유저들이다.
프로 리그 자체가 스피드전으로만 진행되다보니
아이템전 길드라던가 유저들은 웬만해선 찾기가 힘들다.
내가 속한 클럽도 친목 클럽이긴 하지만 클럽원들 대부분이 스피드 유저들이다.
안나 「아이템전…재밌어?」
P 「응. 되게 재밌어.」
안나 「그럼, 어떤…점이?」
P 「예를 들면... 1등과 격차가 말도 안 되게 벌어져 있으면 스피드전은 따라 잡을 수 없지만 아이템전은 가능하다는 점?」
안나 「호오...」
P 「아이템전은 아이템 하나하나 활용을 어떻게 하냐에 따라서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거든.」
안나 「안나, 아이템전은…모르겠어. 그냥…운이 좋으면…이기는…모드, 같거든.」
P 「그럼 다음 인터넷 카페에서 내가 좀 가르쳐줄까.」
안나 「정말?」
P 「안나는 일단 게임 자체에 재능이 있으니까 빨리 배울 수...」
안나 「...P」
약간 따가운 시선이 느껴져 시선이 느껴지는 방향을 쳐다봤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미라이가 이쪽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도 뭔가가 불만인 듯한 표정으로...
미라이 「......」 빤-히
P 「...뭐 때문에 쳐다보는 거야? 넌.」
미라이 「아, 아무것도 아냐...」
미라이가 급히 시선을 돌리고 당황하더니 우동을 흡입하기 시작했다.
난 ‘뭐지?’ 싶었지만 무시하고 다시 안나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 내가 시선을 돌리자마자 미라이가 다시 내 쪽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P 「어이, 뭐. 이상한 거 묻었어? 아까부터 내 쪽은 왜 쳐다보는 건데?」
미라이 「아, 그게... 그냥...」 침울
료 「P, 왜 미라이 기를 죽이고 그래.」
P 「아니, 내가 뭐했는데.」
유리코 「......」 두리번두리번
유리코 「...!」 반짝
미라이의 텐션이 갑자기 다운되었다. 방금 내가 뭐 잘못 말한 건가?
순간적으로 내 사고가 멈춰버려 머리를 좀 식히기 위해 컵에 손을 댔다.
그런데 유리코는 뜬금없이 이런 질문을 나에게 던졌다.
유리코 「아, 맞다, P. 하나 물어볼게 있는데.」
P 「음? 질문?」 벌컥
유리코 「P는 우리 네 명 중에서 자기에게 맞는 이상형 있어?」
P 「」 푸흡
미라이 「자, 잠깐?!」
유리코의 뜬금없는 질문에 놀란 나는 들이키던 물을 그대로 바닥에 뿜어버렸다.
P 「콜록콜록... 아니, 잠깐. 그런 질문은 왜 하는 건데?」
유리코 「그냥 궁금해서. 게다가 P의 이상형, 이번 소설에 잘 쓸 수 있을 거 같거든.」
P 「그럼 그건 나중에 유리코한테 따로-」
유리코 「아아, 그냥 지금 얘기해 줘. 다른 애들도 궁금해 하는 거 같고.」
그렇게 말하고선 주머니에서 펜과 수첩을 꺼내 받아 적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다른 애들도 유리코의 말처럼 궁금한지 내 쪽을 쳐다보고 있었다(다이고는 부추기고 있었다.).
미라이도 그렇고... 다들 내 이상형을 알아서 뭐하려고?
P 「......」
딱히 말하기는 싫지만...
여기서 더 말 안 한다면 다이고랑 유리코의 질문 공습에 더 피곤해질 것 같고...
갑작스러운 진퇴양난의 상황에 난 그냥 대충 대답하기로 했다.
아, 몰라. 그냥 아무나 한 명 부르고 그럴듯한 이유 붙이면 되겠지.
P가 지목한 인물
1~25 : 미라이
25~50 : 유리코
51~75 : 안나
76~100 : 시즈카
+~3까지 주사위 후 중간값.
@U-20 결승까지 앞으로 10분! 응원합시다!
난 미라이, 유리코, 시즈카, 안나를 한 번씩 쳐다보고
별 생각 없이 아무나 말했다,
P 「이 중에서는 유리코려나.」
유리코 「뭐?!」 당황
안나 「헤에.」
다이고 「오오, 미라이에서 유리코로 갈아타는 기가?」
미라이 「...!」
P 「갈아탄다니 무슨 소리야.」
P 「그리고 애초에 난 미라이랑 사귀는 사이 아니라니까. 사귄 적도 없고...」
유리코 「......」
다이고의 말에 반박하자 유리코가 날 째려봤다.
미안, 그래도 이건 다른 애들한테는 웬만해선 알리기 싫단 말이야.
시즈카 「저기, P. 유리코를 이상형으로 고른 이유가 뭐야?」
P 「이유? 음...」
막상 유리코의 이름을 부르긴 했는데... 이유라...
P 「음... 성격도 좋고 귀여우니까?」 빈 말
유리코 「귀, 귀여워?」
P 「게다가 소설 쓸 때 집중하는 모습, 되게 보기 좋아.」
유리코 「그, 그만... 거, 거기까지...」///
뭐야, 그냥 빈 말로 말한 건데 왜 유리코의 얼굴이 붉어지는 거지.
설마 진심으로 받아들인 건 아니겠지?
글 쓸 때 집중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는 건 사실이지만 나머지는 그냥 빈말인데.
미라이 「......」
시즈카 「...그럼 유리코말고 미라이는 어떻게 생각해?」
P 「미라이?」
시즈카 「전학 오기 전부터 친하게 지낸 관계였잖아. 그러면 미라이의 매력, 잘 알거라고 생각하는데.」
미라이 「시, 시즈카...」 ///
P 「미라이의 매력?」
1~33 : 돌직구
34~66 : 유리코 때처럼 어느 정도 포장한다.
67~99 : 자기도 칭찬하면서 쑥스럽다.
100 : !
+~3까지 주사위 후 높은 값.
난 미라이를 몇 초 동안 가만히 바라보았다.
미라이 「......」 ///
미라이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역시 ‘바보’겠지.
툭 하면 까먹고 그때가 돼서 떠올리는.
아, 그래도 몇몇 다른 사람들은 그 점을 보고... 뭐라더라...
P 「...안아주고 싶다?」
미라이 「?!?!?!?!?」 ///
전원 「에에에에에에?!」 (o0o)
무심코 머릿속으로만 생각한다는 게,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나와버렸다.
말이 헛나와 당황한 나는 필사적으로 둘러댔다,
P 「아, 아니. 객관적으로 봤을 때 그렇다는 거지, 내가 느끼는 매력은 아니니까!」
다이고 「호오,.. 역시 P, 여태 그런 식으로 미라이를 생각했다는 기가?」
P 「아니라고! 오해하지 마!」
미라이 「아, 안고 싶다면 안아도 상관 없는데...」 쑥스
P 「넌 또 뭘 그렇게 쑥스러워 하는 거야?」
역시 이래서 사람은 입을 조심해야 돼...
P 「하여튼... 그나저나 우리들. 밥 먹고 설거지 한 다음에 뭐 할 거야?」
다이고 「아, 할 그라면 내가 다 생각해 놨제.」
료 「오오, 뭐야?」
다이고 「산 정상까지 올라가기, 여기서 산 정상까지 시간으로 2시간, 왕복 4시간. 어때, 좋제?」
유리코 「등산이라... 좋은데?」
안나 「아, 미안. 안나는…안 될 거…같아.」
료 「음? 어째서?」
안나 「2시간…동안, 걷기에는…안나는…좀...」
다이고 「?」
유리코 「그게... 안나는 선천적으로 심장이 약해서 말이지.」
다이고 「아아, 그런 기가.」
안나 「미안, 다들. 안나만…빠져서...」
다이고 「아니다, 그런 거라믄 어쩔 수 없제.」
월요일 체육 시간 때면 항상 벤치에 앉아있었는데,
그런 이유가 있었구나
.
미라이 「......」 침울
시즈카 「...미라이?」
미라이 「...난 진심이었는데...」 소곤
시즈카 「......」
.
.
.
원래 9시에 시작한 아침식사였지만,
이런저런 이야기로 말이 길어져 식사를 끝내니 벌써 11시를 살짝 지나버렸다.
식사 후 제비뽑기로 이번 설거지 담당 세 명을 결정했다.
설거지 담당
1~14 : P
15~28 : 미라이
29~42 : 유리코
43~56 : 안나
57~70 : 시즈카
71~84 : 다이고
85~100 : 료
+1, +2, +3이 결정.
이런저런 이야기로 말이 길어져 식사를 끝내니 벌써 11시를 살짝 지나버렸다.
식사 후 제비뽑기로 이번 설거지 담당 세 명을 결정했다.
P 「어디보자...」
다들 동시에 뽑은 제비를 펼쳐 안을 확인했다.
뽑은 제비 안에는 동그라미 표시가 쳐져 있었다.
당번으로 당첨됐다는 뜻이다.
P 「당번 당첨...」
미라이 「앗, 나도 걸렸어.」
시즈카 「나도.」
료 「당번은 P랑 미라이랑 시즈카네.」
다이고 「...저기저기, 시즈카.」
시즈카 「?」
다이고 「설거지 하믄서 뭔 일 있었는지, 나중에 얘기 꼭 해주레이.」
P 「아무 일도 없어! 그냥 설거지 하러 가는 건데...」
.
.
.
미라이, 시즈카와 함께 그릇들과 수저, 냄비를 들고 취사장으로 향했다.
점심까진 이른 11시라 그런지 취사장에는 우리 셋 밖에 없었다.
시즈카 「빨리 끝내자. 다이고가 산 올라간다고 했으니.」
P ˙ 미라이 「OK.」
앞치마를 입고 시작 된 설거지.
처음에 되게 많이 쌓여있던 것들이 역할을 분담해서 하니 금방 끝낼 수 있을 것 같았다.
P 「......」 박박
미라이 「......」 뽀드득뽀드득
미라이 「...거품.」
P 「...잘 안 닦이네.」
미라이 「...얍.」 톡
P 「?!」
뭔가 차가운 게 내 뒷목에 묻었다.
뒷목에 손을 가져대고 정체를 확인했다.
주방 세제에서 나오는 거품이었다.
P 「미라이!」
미라이 「데헤헤, 좀 심심해서 장난 좀 쳤어.」
P 「하여튼...」
난 목에 묻은 거품을 닦아내고 다시 설거지에 집중했다.
미라이 「......」
미라이 「...얍!」 톡
P 「앗. 미라이!」
미라이 「데헤헤, 이거 꽤 재밌구나.」
P 「너어...」
좋아, 그렇게 하겠다 이거지?
그럼 나도 가만히 당할 수만은 없지.
P 「에잇!」 촤악
미라이 「아앗!」
내 손에 묻은 물을 미라이의 얼굴을 향해 튀겼다.
튀긴 물방울들과 거품들이 미라이의 얼굴에 묻어버렸다.
미라이 「우으으...」
P 「이제 됐지? 혹시라도 더한다면 그때는 얼굴에 거품칠을-」
『촤악-』
P 「......」
미라이 「데헤헤~」
미라이가 손으로 퍼 담은 물을 그대로 내 얼굴에 투척, 직격으로 맞아버렸다.
P 「...좋아, 전쟁이다!」
미라이 「우와앗?!」
『촤악』 『첨벙첨벙』
설거지를 하고 있었을 탠데, 어쩌다보니 물놀이로 번지게 되었다.
서로 공수를 왔다 갔다 하며 서로에게 물을 튀겨댔다. 그러면서 서로의 옷은 흠뻑 젖어갔다.
미라이의 선공으로 시작된 물놀이는 시즈카의 만류로 종료되었다.
시즈카 「나 원 참... 둘 다 흠뻑 젖었잖아.」
P ˙ 미라이 「죄송합니다...」
시즈카 「됐어. 거의 다 끝났으니까, 빨리 끝내고 옷 갈아입으러 가자.」
.
.
.
-텐트
설거지를 끝내고 산 정상으로 가보기 위해 모두 모였다.
다이고 「헤에, 그런 일이 있었나.」
시즈카 「그렇다니까. 덕분에 취사장 바닥에 물이 얼마나 튀었는지.」
다이고 「후후, 분명 설거지 하러 가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제, P?」
P 「미, 미라이가 먼저 덤볐단 말이야.」
미라이 「나 왔어.」
다이고 「여어, 왔나.」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은 미라이가 돌아왔다.
짧은 하얀 색 치마에 분홍색 반팔 자켓.
이번 캠핑 때 입으려고 새로 산 옷인가. 평소 미라이의 패션과는 사뭇 달랐다,
P 「......」 빤히
미라이 「...? P, 뭘 그리 쳐다보는 거야?」
P 「아니, 그냥 네 옷, 꽤 잘 어울리는구나 싶어서.」
미라이 「...에, 에? 정말?」
다이고 「오오, P, 미라이한테 갑자기 그런 말 하믄 애 설렌데이~」
미라이 「」 뜨끔
P 「아니 그냥 잘 어울린다고 얘기했을 뿐이야.」
다이고, 너무 나랑 미라이를 엮는 거 아니야...?
료 「다이고, 우리 왔어.」
유리코 「미안, 좀 늦었지?」
다이고 「그렇게 챙길 것도 없는디, 뭘 그리 챙긴 기고?」
료 「헤헤, 카메라를 찾는다고 좀...」
유리코 「난 펜이랑 수첩.」
다이고 「뭐, 됐다. 자, 그럼 가보까.」
모두 모인 우리들은 슬슬 출발했다.
딱히 들고 갈 것도 없었기 때문에 난 휴대폰과 물병 하나만 챙겼다.
유리코 「안나, 우리 다녀올 태니까 기다리고 있어.」
안나 「응. 잘…다녀 와.」
.
.
.
안나를 제외한 우리들은 등산을 시작했다.
그런데 등산이라고 해야 하나, 솔직히 말하면 거의 산책이지만.
료는 걸어가면서 주변의 풍경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나도 주위를 둘러보며 걸어갔다. 꽤 좋은 절경이었다.
말을 걸 인물이나 벌어지는 상황
+~2까지.
나무의 그림자 면적이 내 방의 2~3배, 높이는 시내버스의 가로 길이의 3배는 되는 것 같았다.
료 「와, 되게 거대하네.」 찰칵
미라이 「이 나무, 얼마나 긴 세월을 여기서 보낸 걸까?」
P 「이 정도 크기면... 300년 정도는 되지 않았을까.」
미라이 「300?! 그 정도야?!」
다이고 「꽤 많이 걸었는디, 여기서 좀 쉴까.」
시즈카 「하아... 찬성.」
시즈카는 올라가는데 꽤나 지쳤는지 다이고의 휴식 신호에 털썩 주저앉아버렸다.
나도 목이 많이 말라서 들고 온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P 「후우... 은근 힘드네...」
미라이 「저기, P. 부탁이 하나 있는데.」
P 「음? 뭐야?」
미라이 「나 대신에 사진 찍어줄 수 있어?」
P 「사진? 어, 알겠어.」
난 미라이가 들고 있던 휴대폰을 빌렸다.
P 「그래서, 어떻게 찍으면 되는데?」
미라이 「그러니까...」
미라이가 잠시 생각한 후, 나무쪽으로 다가갔다.
미라이 「내가 여기 있을 거니까 P는 좀 멀리 가서 사진 한 장 찍어줘!」
미라이 「되도록이면 나무가 전부 찍히게 해 줘!」
P 「네네.」
나무 바로 앞에 있는 미라이,
난 좀 더 뒤로 물러서 미라이와 나무의 모습을 담으려고 했다.
나무가 되게 커서 나무의 모습을 전부 담으려니 미라이가 너무 작게 나왔다.
P 「나무 전부를 담는 건 무리겠는데...」
하는 수 없이 나무 위쪽 부분은 포기하고 미라이가 좀 더 크게 나오도록 앞으로 다가갔다.
이렇게 보니까 사람이란 게 얼마나 작은 생물인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P 「이 정도면 되려나...?」
『찰칵』
P 「...좋아, 잘 나온 거 같네.」
사진을 찍은 후 미라이에게 됐다는 OK사인을 보냈다.
미라이는 사진이 어떻게 찍혔는지 확인하려고 내 쪽으로 달려왔다.
미라이 「어때? 사진 잘 나왔어?」
P 「한 번 봐봐.」
미라이 「...오오! 내가 생각했던 그림이랑 똑같아! 고마워, P.」
P 「별 말씀을.」
난 미라이에게 사진을 찍어주고 나무에 기대 앉아 쉬려고 나무쪽으로 걸어갔다.
미라이 「...저기, P.」
P 「뭔데?」
미라이 「그게... 그러니까... 어어...」 우물쭈물
P 「...뭐야, 그냥 빨리 말해.」
미라이 「그게... 같이 사진, 찍을래? 투샷으로...」
계속해서 우물쭈물 거리던 미라이,
어려운 부탁이라 그런가 싶었는데, 별거 아닌 부탁이었다.
P 「뭐, 좋아.」
미라이 「...! ~♪」
난 미라이의 옆으로 붙었다.
사진에서 잘려 나오지 않기 위해 되게 바짝 붙었다.
미라이 「...!!」 스윽
P 「어이, 화면에 잘려서 나오잖아. 좀 더 붙어.」
미라이 「어어... 으응...」 ///
그렇게 말하면서 정작 가까이 붙지는 않았다.
살짝 답답한 마음에 난 그냥 미라이에게 어깨동무를 해버렸다.
미라이 「?!?!?!?」 ///
P 「자, 이렇게 하면 되지?(왜 이렇게 덥지...)」
P 「3, 2, 1.」
『찰칵』
P 「자, 됐다. 여기.」
미라이 「아, 응... 고마워...」
P 「너 요즘 이상하단 말이지. 이런 간단한 것도 우물쭈물 말하면서 부탁하고.」
미라이 「......」
P 「게다가 아까 얼굴 되게 빨갛던데, 혹시 열이라도 나는 거야?」
미라이 「아, 아냐. 그냥 더워서...」
P 「그래? 그럼 됐고.」
하긴, 오래 걸었으니까 몸에 열이 많이 나서 그런 걸 수 도 있지.
사진 촬영을 끝내고 휴대폰을 미라이에게 돌려준 후 난 나무로 걸어갔다.
미라이 「.........」
.
.
.
다이고 「드디어 정상 도착!」
30분 휴식 후 1시간 정도 더 걸은 우리들은 드디어 산 정상에 도착했다.
료는 산 정상에 도착하자마자 역시 카메라를 꺼내 주변 경치를 촬영했다.
난 시원하게 부는 바람을 맞으며 주변을 둘러봤다.
여태껏 사진으로만 봐왔던 경치보다 더 아름다운, 그야말로 절경이었다.
P 「올라오길 잘했네. 그렇지, 미라이?」
미라이 「...응? 어어, 그러네...」
내가 가볍게 걸어본 말에 미라이는 당황했는지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상태가 안 좋은 건가 생각한 나는 경치를 구경하고 있는 미라이와 떨어졌다.
.
.
.
시즈카 「그래서, 미라이의 상태가 이상하다고?」
P 「어제 강변길 산책할 때도 그렇고, 몸이 좀 안 좋은 거 같더라고.」
시즈카 「음? 어딜 봐서?」
P 「갑자기 얼굴이 붉어진다거나, 옆에만 있는데도 몸의 열이 느껴진다거나.」
시즈카 「......」
요새 미라이의 이상 현상에 대해 시즈카에게 얘기하자
시즈카가 갑자기 날 이상한 눈으로 보기 시작했다.
P 「...뭐야, 날 왜 그런 눈으로 쳐다보는거야?」
시즈카 「미라이가 불쌍해서.」 소곤
P 「뭐?」
시즈카 「아무것도 아냐. 그냥 미라이, 감기구나 싶어서.」
P 「음... 아무래도 그런 거 같지?」
시즈카 「......」 지그시
P 「...그러니까 왜 자꾸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 건데요.」
시즈카 「...하아.」
시즈카가 땅이 꺼져라 한숨 쉬더니 자리를 일어났다.
...뭐야, 나 뭐 시즈카한테 잘못 말했나?
-하산 후 캠핑장
산 윗공기를 실컷 들이마신 우리들은 천천히 산을 내려왔다.
왕복 4시간이라 오후 4시 쯤에 도착할 줄 알았는데, 중간에 쉬는 시간이 있어서
걷는 시간 4시간, 휴식 시간 1시간으로 오후 5시가 되어서 텐트로 돌아올 수 있었다.
다이고 「하아~ 힘들었데이~」
유리코 「안나, 우리 왔어.」
유리코 「(두리번두리번) 안나?」
유리코는 텐트로 돌아오자마자 안나를 찾았다.
하지만 텐트 밖 테이블에도, 텐트 안에도 안나는 보이지 않았다.
유리코 「안나? 안나, 어디 있어?」
시즈카 「뭐야, 안나 없어?」
유리코 「응. 어디 갔는지 안 보여.」
료 「잠시 화장실 간 거 아냐?」
유리코 「그런 건가?」
미라이 「...아, P. 저기.」
P 「?」
미라이가 날 불러 손가락으로 한 쪽을 가리켰다.
손으로 가리킨 곳에는 안나가 서있었다.
남자들 세 명에게 둘러싸인 채로.
다이고 「뭐꼬, 헌팅이가.」
료 「음... 저 세 명, 쉽게 놔주진 않을 거 같은데.」
시즈카 「바보들! 지금 그렇게 얘기하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
미라이 「빨리 도와줘야 하지 않아?」
1~50 : 나선다
51~100 : 그냥 가만히 있는다.
먼저 2표.
P 「무슨 일 생길 거 같으면 나랑 료도 바로 갈 태니까.」
다이고 「걱정 말으라.」
남자들 중에서 다이고가 먼저 저 세 명에게 다가갔다.
다이고 「저기, 아이씨들 뭐하는 깁니까.」
「음? 뭐야, 넌.」
「남친이냐?」
다이고 「그건 아닌디...」
「그럼 신경 쓰지 말고 빠져.」
안나 「저기...」
다이고 「아니, 왜 우리 일행한테 손대는 깁니까?」
「허, 아까 계속 얘기하던 일행이, 이런 녀석들이었어?」
「어이, 재미없는 녀석들이랑 같이 놀지 말고, 우리들이랑 같이 놀자고? 어때?」 덥썩
안나 「아, 싫…」
다이고 「잠깐, 애가 싫다는데 왜 그러는 깁니까?!」
다이고가 가면 순순히 물러나주길 바랬는데,
료의 말대로 아무래도 순순히 물러나주진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양쪽 간 언성이 더 높아지고 있었다.
P 「뭔가 위험한 거 같은데...」
료 「P, 우리도 가자.」
P 「응」
뭔가 불길함을 느낀 우리들은 다이고를 도우러 달려갔다.
그 순간,
『부웅-!』
P ˙ 료 「?!」
다이고 「어이쿠!」 휙
안나를 둘러싸고 있던 남자 중 한 명이 다이고에게 주먹을 내질렀다.
그래도 운동신경이 좋은 다이고는 빠르게 날아 온 주먹을 가볍게 피했다.
다이고 「이게 무슨 짓입니까?!」 버럭
「아까 말했잖아! 신경 쓰지 말고 꺼지라고.」
「여기서 더 참견했다간 진심으로 간다.」
다이고 「으으...」
『턱』
「음, 뭐야?」
세 사람이 다이고에게 덤비려고 앞으로 나오던 순간,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모르는 검은색 정장과 선글라스를 입은 건장한 체격의 수상한 사람들이 나타나 그 중 한 명이 일행 중 맨 뒤에 있던 녀석의 어깨 위에 손을 올렸다.
「......」
다이고 「오, 아저씨들!」
「당신들은 뭐야?」
「...잠시 저희들을 따라와 주셔야겠습니다.」
「아앙? 누구 맘대로-」
열이 제대로 뻗친 녀석, 그대로 수상한 사람에게 덤벼들자 수상한 사람은 손날치기 한 번으로 덤벼든 한 명을 제압해버렸다.
「켁!」 털썩
「「......」」
「...잠시 저희들을 따라와 주셔야겠습니다.」
일행 한 명이 쓰러지자 분위기에 눌린 남은 두 사람은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그대로 수상한 사람들에게 연행되었다.
P 「...뭐, 뭐야? 상황이 어떻게 흘러간 거야?」
료 「그, 그러게?」
.
.
.
안나 「무서…웠어...」 훌쩍
안나 「10분 동안…붙잡혀서...」
유리코 「그래... 잘 버텼어...」
텐트로 돌아온 안나는 되게 무서웠는지 눈물을 보였다.
유리코는 그런 안나를 안고 머리를 토닥였다.
시즈카 「그래도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네.」
안나 「응...」
P 「...저기, 다이고.」
다이고 「왜.」
P 「아까 나타난 그 검은 양복 아저씨들... 혹시 아는 사람이야?」
다이고 「응. 우리 파 사람들이다.」
...우리 파?
P 「어어... 그런데, 아저씨들이 끌고 간 그 세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거야?」
다이고 「음... 잘 모르겠는 디...」
P 「......」
그 녀석들... 사람을 잘못 건드렸군...
『꼬르륵-』
P 「앗...」
다이고 「하하. P 배고픈 기가.
P 「정답입니다...」
다이고 「뭐, 5시간동안 아무것도 안 먹고 걸었으니, 당연한 기제.」
난 휴대폰을 시간을 확인했다.
현재 시간 5시 30분, 살짝 이르긴 한데...
다른 애들은 의견은 어떨까나?
P 「어라, 유리코.」
유리코 「P도 있었구나.」
다이고 「무슨 일이고?」
유리코 「애들 배고프다고 해서, 오늘 저녁은 일찍 먹자는데?」
『꼬르륵-』
P 「......」
유리코 「아하하. P도 배고팠구나. 아까 미라이도 배에서 알람시계 울리던데.」
P 「뭐... 오늘은 평소보다 에너지를 더 많이 썼으니까.」
다이고 「그럼 지금부터 저녁 준비 해보까.」
저녁 당번
1~14 : P
15~28 : 미라이
29~42 : 유리코
43~56 : 안나
57~70 : 시즈카
71~84 : 다이고
85~100 : 료
+1, +2, +3이 결정.
오늘 아침에 설거지 당번을 맡았으니 설마 또 걸릴까 싶었지만
P 「...걸렸다.」
설마가 사람 잡았다.
미라이 「나도 뽑혔어.」
시즈카 「뭐야, 오늘 아침 설거지 담당 그대로야?」
P 「아무래도 그런 거 같은데.」
그리고 이번에도 미라이와 시즈카랑 함께 당번을 맡게 되었다.
오늘은 운이 안 좋은 날인가.
다이고 「뭐꼬, 또 세 사람이가.」
미라이 「응. 나랑 P랑 시즈카.」
안나 「...미라이 혼자…안 가서, 다행…이야.」
유리코 「그랬다면 우리는 오늘 저녁을 굶었겠지?」
미라이 「그 정도는 아니라니까!」
아니, 정말로 그 정도야...
안나랑 유리코도 미라이의 놀라운 요리 실력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료 「대체 미라이의 요리 실력이 어느 정도기에 그러는 거야?」
P 「어느 정도냐면-」
유리코 「미라이한테 초대 받아서 스파게티를 대접받았는데...」
안나 「신 맛…나는…라면, 먹는…느낌, 이었어.」
미라이 「그, 그러니까 그 때는 실수로 물 조절을 잘못해서-!」
P 「미라이, 이 세상에서는 그런 실수를 실력이라고 부르거든.」
미라이 「우으으...」
료 「아하하...」
다이고 「뭐, 어찌됐든. P, 시즈카, 미라이, 저녁 잘 부탁한데이.」
P ˙ 미라이 ˙ 시즈카 「네엡.」
다이고 「아, 그리고 P.」
P 「?」
다이고 「또 물 튀기면서 놀면 안된데이?」
P 「그런 짓거린 안 할 거거든요!」
.
.
.
오늘의 저녁 메뉴는 카레라이스.
그리고 어제 저녁 바비큐 때 많이 남은 채소들을 이용하여 샐러드를 만들어 볼 생각이다.
시즈카 「난 카레 만들고 있을 태니, P랑 미라이는 밥이랑 샐러드 부탁할게.」
P ˙ 미라이 「OK.」
카레는 시즈카가 맡으니 문제는 없을 것 같고,
밥이랑 샐러드, 뭘 미라이에게 맡길까...
P 「...미라이, 채소랑 과일 써는 거, 잘 할 수 있겠지?」
미라이 「물론! 그 정도는 할 줄 알지.」
P 「...좋아, 그럼 샐러드 부탁할게?」
미라이 「알겠습니다~!」
뭔가 살짝 불안하긴 했지만, 그래도 밥을 맡기는 것보단 낫겠지...
.
.
.
P 「음, 이 정도면 되려나.」
냄비에 담은 쌀을 4번 정도 씻어낸 후 물을 부었다.
많이 불리진 않을 거니까, 이 정도 높이만 부으면 되겠지.
P 「미라이는 잘 하고 있으려나.」
밥을 불리는 동안 미라이 쪽을 잠시 살펴보기로 했다.
혹시 이상하게 썰고 있는 건 아닌지, 재료 세척을 깜빡한 건 아닌지 걱정이 들었지만
미라이한테 가보니 의외로 정상적으로 요리하고 있었다.
미라이 「아, P. 밥 다 된 거야?」
P 「아니, 지금 불리는 중. 그냥 너 잘하고 있는건지 보려고 온 거야.」
미라이 「걱정 하지 마. 어때? 이 정도면 꽤 깔끔하지 않아?」
P 「응. 그 정도면 잘 썰었네.」
미라이 「데헤헤~」
계속해서 요리 실력에 대해 안 좋은 말만 듣다가 이렇게 좋은 말을 들으니 기분이 좋아진 모양이다.
그런데, 어이. 재료를 똑바로 보고 썰어야지, 안 그러면-
『푹』
미라이 「아얏!」
P 「아이고, 괜찮아?」
미라이 「으으... 쓰라려...」
미라이가 부주의하게 빨리 썰려다가 그만 스스로 손가락을 베어버렸다.
내가 미라이한테 빨리 얘기하지 못한 잘못도 있으니 미라이에게만 뭐라 할 수는 못했다.
P 「잠깐, 어디 보자.」
미라이 「아, 에? 응?」
난 미라이의 손을 잡고 다친 곳을 확인했다.
P 「깊게 베이진 않은 거 같네. 다행이야...」
미라이 「어, 어어. 응. 그러네.」 ///
P 「아, 잠깐. 주머니에...」
등산할 때, 혹시나 몰라서 챙겨온 반창고.
텐트로 돌아오면서 주머니 밖으로 빼오는 걸 깜빡했었는데 가지고 있길 잘했군.
난 반창고를 꺼내 미라이의 손가락 다친 부분에 붙였다.
P 「이러면... 됐다.」
미라이 「고, 고마워...」
P 「요리할 때는 조심해야지. 특히 칼 쓸 때는 말이야.」
미라이 「미안해...」
P 「아냐, 미안할 게 뭐가 있다고. 칼 잡을 수 있겠어?」
미라이 「응. (움찔)아야...」
P 「손가락도 못 굽히는 거 같네... 나머지는 내가 할게. 넌 좀 쉬고 있어.」
미라이 「미안, 부탁할게.」
미라이를 옆에서 쉬게하고 내가 남은 재료를 손질하기로 했다.
미라이 혼자 거의 다 끝내놨었기 때문에 오래 걸리진 않을 것 같았다.
.
.
.
다이고 「음, 그랬었나.」
P 「그렇게 손질하는데 빠져서 정작 밥하는 걸 까먹고 있었지 뭐야.」
안나 「그래서…늦었…구나.」
시즈카 「하여튼, 미라이는 항상 덤벙거린다니까.」
미라이 「데헤헤, 미안미안.」
시즈카가 밥을 담은 그릇에 카레를 붓고 한 명씩 나눠줬다.
유리코도 작은 그릇에 샐러드를 담아 한 명씩 나눠줬다.
시즈카 「좋아, 식사 준비 끝.」
P 「그럼...」
「「「「「「「잘 먹겠습니다!」」」」」」」
말을 걸 인물이나 벌어지는 상황 또는 대화 주제
+~2까지.
유리코 「......」
단, 딱 한 사람. 유리코를 제외하고.
아까 전부터 계속 말을 걸면 대답을 하는 둥 마는 둥하고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면서 계속 어딘가를 힐끔힐끔 쳐다보고 있었다.
유리코 「...저기, 다이고.」
다이고 「음?」
유리코 「아까부터 우릴 계속 쳐다보고 있는데...」
그러면서 손으로 어딘가를 가리켰다.
유리코가 가리킨 곳은 우리와 7~8칸 떨어져 있는 텐트였다.
그리고 그 곳에서 자리를 잡고 있는 사람은
아까 우리가 봤던 검은 양복의 사나이들이었다.
P 「아아...」
다이고 「아아, 그냥 우리 파 사람들이다.」
유리코 「...우리 파?」
안나 「...?」
다이고의 말에 유리코와 안나는 나랑 같은 생각을 했는지 순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런 두 사람의 표정과 반응에 비해 다이고는 오히려 아무렇지도 않은 듯 했다.
유리코 「...저기, 다이고. 우리 파라면 설마...」
다이고 「하하, 걱정 말으라. 우릴 보호해주는 것일 뿐이니께.」
다이고 「원래 이 캠핑장에서 묵으려면 무조건 보호자와 동행해야 하는 기라.」
다이고 「아버지는 일 때문에 바빠서 못 오셔서, 대신 저 아저씨들이 대신 와준 기다.」
유리코 「그, 그렇구나...」
안나 「으응...」
유리코와 안나는 나처럼 다이고의 집 안 사정을 처음 듣는 것 같았다.
그런데 미라이, 시즈카, 료는 다이고의 말에 아무렇지도 않은 반응을 보였다.
P 「...저기, 미라이.」
미라이 「음? 왜?」
P 「다이고의 집 안 사정, 넌 알고 있었어?」
미라이 「어어... 나도 안 지는 얼마 안됐지만.」
미라이 「그래도 다이고의 말대로 걱정할 필욘 없어. 다이고 말대로 저 사람들은 우릴 보호해주는 것일 뿐이니까.」
P 「그, 그렇겠지.」
P 「...그런데 괜찮으려나...」 소곤
미라이 「?」
난 아까 그 사람들에게 끌려갔던 세 사람을 떠올렸다.
일단 그 녀석들이 먼저 시비를 걸긴 했지만 그 녀석들의 앞날을 떠올리니 갑자기 불쌍해졌다.
뭐... 내가 할 건 그 녀석들이 별 일 없이 살아 있기를 기도하는 수밖엔 없겠지...
P 「그런데 미라이, 손가락 베인 건 괜찮아?」
미라이 「아, 이거?」
미라이는 다친 손가락을 굽히고 피는 걸 내게 보여줬다.
미라이 「응. 이제 다 나았어.」
P 「오오, 금방 나았네.」
미라이 「딱히 크게 다친 것도 아니었으니까.」
P 「그래도 완전히 낫진 않았으니까 무리는 하지 마.」
.
.
.
식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다이고의 휴대폰으로 전화가 왔다.
다이고 「음? 전화가... 여보세요?」
다이고 「...오오, 다 된깁니까.」
P 「?」
다이고 「예에. 나중에 다시 전화 할게요.」
짧은 전화를 끝낸 다이고는 갑자기 의미심장한 웃음소리를 내었다.
다이고 「후후... 후후후...」
P 「뭐야, 다이고.」
다이고 「그냥, 오늘 저녁에 재밌는 걸 준비해가지고 말이제.」 후후
전원 「?」
다이고 「내가 준비한 게임, 기대해도 좋을거데이~」
그런 말만하고 큰 궁금증만 남겨준 다이고.
다들 ‘뭐지?’하는 표정이었지만 다이고는 비밀이라면서 절대 알려주지 않았다.
그렇게 저녁 식사를 끝내고 정리 후, 자유 시간.
마침 모바일 게임 이벤트가 지금 시간에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서둘러 게임에 접속했다.
『~♪』
P 「문자가... 다이고?」
----------
발신자 : 다이고
8시까지 전원 주차장으로 집합이데이.
----------
문자에는 짧은 한 문장만 적혀있었다.
대체 무슨 일을 벌이려고 전부 모이라는 걸까. 게다가 주차장에서?
.
.
.
-주차장
다이고 「오, 다들 왔구마.」
P 「전원 소집이라고 했잖아. 그래서, 왜 부른 거야?」
다이고 「잠시 어디 갈 곳이 있어서 말이제.」
미라이 「우리 다 같이?」
안나 「어디로…가려고?」
다이고 「후후, 가보면 알기다. 아, 그 이전에.」
다이고 「기회는 지금 밖에 없데이. 탈 사람은 타고, 안 탈 사람은 안 타도 된다.」
전원 「?」
갑자기 의미를 알 수 없는 하는 다이고.
그 말에 우린 약간의 의심이 들긴 했지만 별 거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고 전원 차에 탑승했다.
차는 모두를 태우고 어두운 산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가면 갈수록 안은 더 어두워지고 으스스한 분위기를 내뿜었다.
시즈카 「뭔가 불안한데...」
P 「그렇지?」
미라이 「무서워...」
『끼이익-』
다이고 「자, 다 왔데이.」
차에서 내린 우리들. 도착한 곳은 어떤 산길 입구였다.
어제보다 더 차가운 저녁 바람 + 알 수 없는 묘한 분위기 때문에
4월인데도 12월의 추위를 느낄 수 있었다.
P 「대체 어디로 온 거야?」
미라이 「어라, 저기 표지판이 있어.」
미라이의 말대로 산길 입구 옆에 표지판이 있었다.
너무 어두워 멀리서 보이지 않아 나는 표지판으로 다가가 내용을 확인했다.
그리고 표지판의 내용을 확인한 나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P 「......」
미라이 「...뭐야, 뭐가 적혀 있- 어어...」
『600m 공동묘지 가는 길』
시즈카 「...공동묘지?」
료 「어이, 다이고. 설마 네가 준비한 게...」
다이고 「응. 담력 시험이데이!」
전원 「.............」
당했다.
나 말고도 전부 생각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순간 굳어버린 우리들 중 먼저 입을 연 사람은 시즈카였다.
시즈카 「저, 저기, 다이고? 아무래도 갑자기 아무 말도 없이 담력 시험이라니...」
유리코 「마, 맞아! 게다가 우리는 한다고 말도 안 했는데-」
다이고 「오기 전에 말했잖어? 탈 사람만 타라고.」
유리코 「......」
그 말이 그런 뜻이었을 줄이야...
다이고 「뭐, 돌아갈그면 돌아가도 된다.」
안나 「정말?」
다이고 「돌아갈 수만 있다면 말이제.」 크크
난 차가 올라온 길 쪽을 바라봤다.
저쪽도 만만치 않게 아니, 오히려 이 쪽이 더 나을 만큼 어둡고 묘한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다.
완전히 다이고의 함정이 빠져버렸다.
안나 「......」
다이고 「어쨌든 그렇게 된긴데, 다들 참가할 기가?」
P 「어차피 답정너잖아!」
그 때 차에 탑승한 그 순간부터 때는 이미 늦어버린 것이었다.
나와 다른 사람들은 반강제가 아닌 그냥 강제로 다이고의 담력 시험에 참가할 수밖에 없었다.
다이고 「좋아, 그라믄 2인 1조로 팀을 나눠보까.」
P 「......」
미라이 「...다이고, 되게 신난 거 같지?」
P 「그러게...」
갑자기! 담력 시험 파트너 결정.
1~16 : 미라이
17~32 : 시즈카
33~48 : 유리코
49~64 : 안나
65~80 : 료
81~96 : 다이고
97~100 : 설마 나 혼자니?
+~3까지 주사위 후 ‘중간 값’
7개의 종이에 1, 2, 3이 적힌 종이가 각각 2개씩,
나머지 한 장은 solo라는 글자가 쓰여 있다.
다이고 「'solo'를 뽑은 사람은 혼자서 담력 시험이데이.」
유리코 「저기, 소설 같은 걸보면 이런 게임할 때는 대부분 준비한 사람이 꽝에 걸리지?」
미라이 「응. 아마도?」
다이고 「그건 함 봐야 알제. 자, 각자 한 장씩 뽑아보까.」
.
.
.
1. 안나, P
2. 미라이, 유리코
3. 료, 시즈카
다이고 「solo...」
유리코 「설마 했지만 정말로 뽑을 줄이야...」
다이고는 뭐, 본인이 그렇게 준비했으니 자업자득이지.
미라이 「......」 뾰로통
P 「...넌 또 왜 그리 뾰로통한 거야.」
미라이 「아무것도 아냐.」
료 「조도 뽑았고, 출발 순서는 어떻게 할 거야?」
다이고 「1번부터 순서대로, 내가 솔로니까 맨 마지막에 출발할기다.」
P 「그럼 나랑 안나가 첫 번째인가.」
안나 「어서…가자.」
유리코 「안나, 조심해서 다녀와.」
안나 「걱정…마.」
.
.
.
우린 다이고에게 붉은 종이 한 장과 손전등 한 개를 받고 출발했다.
우리의 목표는 나무에 붙어있는 이정표를 따라가면 나오는 무덤에 붉은 종이를 두고 오면 미션 클리어.
그냥 무덤에 종이 한 장만 두고 오면 되는 어떻게 보면 아주 간단한 미션이다.
하지만 말만 간단하지, 주변의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계속 발걸음을 무겁게 했다.
안나 「으스스…하네...」
P 「그러게... 다이고 녀석, 장소 하난 제대로 골랐군.」
손전등으로 앞길을 비추며 무거운 발걸음을 움직였다.
당장이라도 어디선가 튀어나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분위기었다.
P의 담력 : +1
안나의 담력 : +2
낮을수록 담력이 낮음
높을수록 담력이 높음
가면 갈수록 어둠에는 적응했지만, 뭔가 튀어나올 것 같은 공포에는 적응할 수 없었다.
P 「...어, 저기 봐봐.」
안나 「드디어, 다…왔다...」
한참을 걸은 우리들은 출발 후 10분이 돼서야 무덤에 도착했다.
종이를 올려둘 곳은 무덤 앞에 있는 돌상.
난 빨리 미션을 클리어하고 돌아가기 위해 돌상으로 걸어갔다.
P 「?」
안나 「왜…그래?」
P 「아니, 뭐가 발목에 걸린 거 같아서.」
발목 쪽이 신경 쓰여서 잠시 멈칫한 그 순간에,
나무 위에서 사람이 한 명 떨어졌다.
P ˙ 안나 「?!」
??? 「으으...」
P 「뭐, 뭐야...」
순간 놀라서 굳어버린 나를 대신해서 안나가 먼저 다가가서 만져봤다.
안나 「...인형?」
인형 「으으...」
안나 「이 소리는…녹음…한 건가.」
인형을 살펴보기 시작한 안나, 나도 놀란 마음을 추스르고 인형에게 다가갔다.
안나 말대로 소형 mp3를 몸 안에 내장시킨 인형이었다.
P 「의외로 잘 만들었는데, 다이고.」
안나 「안나도…진짜 사람…인 줄, 알았어.」
인형 주제에 피부색이나 크기, 머리카락 길이, 얼굴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정말 사람과 똑같이 생겼었다.
P 「아까 발목에 걸린 느낌이 들었는데, 그게 트랩이었구나.」
안나 「그런 거…같아.」
트랩에 한 번 걸린 나는 또 다른 트랩이 없나 그 자리에서 주변을 한 번 둘러봤다.
대충 살펴본 거지만, 그래도 이 구역에 남은 트랩은 없는 것 같았다.
P 「더 이상 남은 트랩은 없는 거 같은데.」
안나 「그럼, 어서…종이, 두고…갈까.」
돌상에 종이를 올려두고 천천히 출발지점으로 돌아갔다.
무덤에서 놀란 경험을 해서 그런지, 돌아가는 길에는 딱히 무섭게 느껴지지 않았다.
P 「다녀왔어.」
다이고 「오오, 빨리 왔구마.」
료 「어땠어? 무서웠어?」
안나 「음... 조금…무서웠어.」 무덤덤
P 「계속 걷다보니까 익숙해지더라고.」
다이고 「P랑 안나를 놀래키기엔 부족했구마...」
다이고는 살짝 실망한 듯했다.
그래도 다음 순서의 반응은 기대해도 될 것 같다면서 이내 기운을 차렸다.
다이고 「자, 다음은 미라이랑 유리코!」
.
.
.
우리 차례가 끝나고 2조인 미라이와 유리코, 3조인 료와 시즈카도 임무를 끝내고 돌아왔다
미라이 「후에에엥~」 훌쩍
유리코 「무서웠어...」 훌쩍
미라이는 돌아오자마자 무서웠다면서 시즈카를 끌어안고 호소했다.
유리코도 돌아오자마자 안나에게 울면서 호소했다.
안나 「유리코 씨, 겁…많아.」
유리코 「그래도 정말 무서웠는걸...」 우에엥
안나 「그래그래, 잘…참았어.」
2조는 모두 다이고의 바람대로 전부 공포에 질려서 돌아왔다면
3조는 다이고의 바람을 넘어선 모습을 보여줬다.
료 「나 왔어.」
P 「...음? 시즈카는?」
료 「어어... 그게...」
료의 조도 나와 똑같이 트랩을 밟은 모양이었다.
그 때 떨어진 인형에 놀라 시즈카는 어디론가 도망갔다고 한다.
미아가 되진 않았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도 검은 양복 사람들이 시즈카를 데려왔다.
시즈카 「......」
P 「어이, 시즈카. 괜찮아?」
시즈카 「......」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P 「......」
놔두자. 아무래도 지금은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
.
.
.
다이고 「그럼, 갔다온데이.」
P 「길 잃지 않게 조심해.」
다이고 「걱정 말으라~」 터벅터벅
마지막 다이고의 차례.
우리들은 다이고가 돌아올 때까지 자리에서 기다렸다.
료 「......」
료는 의자에 앉은 채 밤하늘을 올려다봤다.
그러다가 뭔가가 문득 떠올랐는지 우리들을 불렀다.
료 「...얘들아, 하나 재밌는 생각이 떠올랐는데.」
P 「?」
미라이 「재밌는 생각?」
유리코 「그게 뭐야?」
료 「다이고가 우리를 위해서 이런 담력 시험을 준비해줬으니까.」
료 「우리들도 다이고에게 보답해줘야 하지 않겠어?」
안나 「보답…이라니?」
료는 안나의 말에 살짝 웃으면서 말했다.
료 「뭐긴 뭐겠어. 담력 시험이지.」
시즈카 「찬성입니다!」 번쩍
P 「우왓, 시즈카 정신 차렸구나.」
계속 멍 때리고 있던 시즈카가 순간 옆에서 튀어나와서 깜짝 놀랐다.
시즈카 「이렇게 우리들만 당하고... 솔직히 분하지 않아?」
미라이 ˙ 유리코 「......」
P 「확실히 반강제로 끌려와서 갑자기 담력 시험이라니. 좀 너무한 거 같긴 한데.」
시즈카 「그러니까!」
제안한 료보다 시즈카 쪽이 더 열렬하게 다이고를 위한 담력 시험에 찬성했다.
시즈카, 아무래도 다이고한테 화가 단단히 난 모양이다.
료 「그래서, 어떻게 할래? 다이고를 위한 담력 시험.」
1. 찬성
2. 반대
먼저 2표.
유리코 「그래, 우리만 당할 수는 없지!」
P 「뭐, 두 사람이 찬성한다면 나도 낄까.」
나도 겉으로는 티를 팍팍 내지는 않았지만
역시 이런 짓을 벌인 다이고에게는 ‘보답’을 해주고 싶었다.
안나 「그런데, 어떻게…놀래킬…거야?」
유리코 「그건 말이지!」
유리코는 뭔가 생각이 있다는 듯이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하지만 그대로 손가락을 치켜세우고 깊은 생각에 잠겨버렸다.
유리코 「...그러게?」
미라이 「시즈카는 생각해놓은 거 있어?」
시즈카 「어... 그게...」
안나 「정작, 제안한…사람에게, 계획이…없다니...」
시즈카 「미, 미안...」
정확하게는 료가 먼저 제안했지만 이유는 모르겠지만 시즈카가 제안한 걸로 왜곡되었다.
어쨌든 다이고를 놀래킬 방법이라...
안나 「그만…두자. 애초에, 놀래킬…도구도, 딱히…없잖아?」
료 「그건 그러네...」
「그거라면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P 「?」
모두 다이고를 놀래키기 위한 방법을 생각해내기 위해 머리를 짜내던 중,
뒤에서 검은 양복의 사나이 한 명이 007가방을 우리들에게 건네주고 자리를 떠났다.
가방을 받은 우리들은 나와 미라이는 ‘뭐지?’하면서 가방 안을 열어봤다.
미라이 「우왓!」
P 「깜짝 놀랐잖아...」
아무런 생각 없이 가방을 연 나와 미라이는 안의 내용물을 보고 살짝 놀랐다.
가방 안에 들어있던 것들은 좀비, 유령, 괴물 등의 가면과 인형들이 들어있었다.
유리코 「오오! 일단 이걸로 도구 걱정은 필요 없겠네.」
P 「그런데 이걸 왜 우리들에게...?」
료 「뭐, 아무렴 어때.」
이유는 모르겠지만 도구 문제는 빠르게 해결 되었다.
이제 다이고를 놀래키기 위한 계획만 준비하면 된다.
시즈카 「...아, 나 좋은 작전이 떠올랐어!」
미라이 「에? 무슨 작전?」
시즈카 「그러니까… ….」
.
.
.
-어두운 산길
다이고 「으으, 되게 어둡고만.」
사진 봤을 때도 어둡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어두울 줄은 몰랐제...
뭐, 이제 준비해둔 함정은 없으니께, 이제 맘 놔도 되는기다.
다이고 「애들 기다리는데, 서둘러서 가까.」
『~♪』
다이고 「...?」
...뭐꼬? 이 음악 소리는...
이런 건 계획에 없었던 걸로 아는데...
어째서 점점 더 소리가 커지는 기고?
다이고 「...이, 이상하구마...」
다이고 (정말로 서둘러야-)
『부스럭-』
다이고 「?!」
다이고 「뭐, 뭐꼬? 동물이가?」
옆에 있던 풀숲에서 소리가 났지만 아무것도 튀어나오진 않았다.
그냥 바람이었-
??? 「!!!!」 번쩍
다이고 「와아아아앗?!?!?!?」
뭔데 이건?! 왜 좀비랑 피 흘리는 카구야가 튀어나오는 긴데?!
이건 내가 계획한 루트에는 없던 긴데?!
다이고 「우와아아아~!!!」 다다다다
??? 「......」 탈 벗음
안나 「...후우, 힘들…었다.」
P 「그러게. 수고했어, 안나.」
.
.
.
담력 시험을 끝내고 우리는 캠핑장 텐트로 돌아가기 위해 차에 올랐다.
차 안에서 했던 얘기는 아까의 담력 시험.
아까 007 가방에 들어있던 탈과 인형의 정체들 다이고가 원래 더 추가하려 했던 서프라이즈 트랩의 재료들이었다.
다이고 「그래서 난 왜 그게 그기서 나왔나 싶었제...」
료 「어쨌든 계획 성공!」
미라이 ˙ 시즈카 ˙ 유리코 「예에~!」
P 「그런데 왜 안 넣고 따로 빼 둔거야?」
다이고 「그게... 양심에 찔려가지고 말이제.」
P 「...양심?」
다이고 「거의 강제적으로 애들 끌고 가는 긴데, 난데없이 사방팔방에서 귀신들이 나온다 생각해봐라. 얼마나 무섭겠어?」
P 「어이, 양심이 있으면 강제로 끌고 오지 말라고.」
안나 「맞아.」
다이고 「헤헤, 미안하데이.」
『끼익-』
담력 시험 장소에서 출발하고 금방 텐트에 도착했다.
검은 양복 「도착했습니다.」
다이고 「아저씨들 수고했슴다.」
.
.
.
-텐트
다이고 「오늘 일정도 이렇게 끝났고, 이제 남은 시간은 자유시간이데이.」
안나 「내일, 돌아…가는 거지?」
다이고 「응. 내일 아침 먹고 바로 출발할그다.」
미라이 「헤에, 벌써 2일차 끝이야?」
시즈카 「즐거운 시간은 금방 끝나기 마련이니까.」
다이고 「하핫, 재밌었다니 내도 준비한 보람이 있구마. 어쨌든 놀 사람은 놀고, 잘 사람은 텐트에서 자고. 알겠제?」
료 「OK.」
우리들의 2일차 캠핑 일정이 끝나고 남은 시간은 자유 시간.
소등 시간도 1시간 밖에 안 남아서 솔직히 자유시간이라곤 해도 1시간 밖에 없지만.
다른 텐트의 사람들도 텐트에서 자거나 준비한 테이블에서 떠들거나 둘 중 하나였다.
P 「아하함...」 쭈욱
점심 뒷정리, 저녁 준비와 뒷정리, 그리고 담력 시험으로 몸을 꽤 많이 움직여서 그런가,
평소 이 시간 때는 몸이 피곤하진 않았는데, 오늘은 몸이 많이 뻐근했다.
P가 말 걸어볼 인물.
+~3까지 (주사위 후 높은 값으로)
안나 「아, P.」
P 「혼자서 뭐하는 거야?」
안나 「그냥, 영상…보고, 있었어.」
난 의자에 혼자 앉아 노트북으로 유튜브를 보고 있는 안나에게 말을 걸었다.
P 「나도 같이 봐도 돼?」
안나 「상관…없어.」
난 근처에 있던 의자를 가져와 안나의 옆에 앉았다.
안나가 유튜브로 보고 있던 영상은 작년 카트레이서 리그의 결승전이었다.
P 「결승전이네.」
안나 「꽤, 명경기…였으니까.」
P 「나도 봤어. 1,2세트 풀스코어에 결국엔 3세트까지 갔었지?」
안나 「그 때, 잠도…안 자고…봤었지...」
P 「그만큼 보는 맛이 있었으니까.」
난 조용히 영상을 시청했다.
선수들의 엎치락뒤치락하는 장면이 끊임없이 보였다.
그러다가 아직까지 게임 내에서 회자되고 있는 대형 사고가 발생,
당시 관중석의 목소리가 화면 너머까지 들렸다.
P 「진짜 3라운드가 명경기란 말이지. 그렇지?」
안나 「......」
P 「...안나?」
안나 「......」 집중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영상에 집중했는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안나의 모습을 보고 나도 영상이 끝날 때까지 보는 데에 집중했다.
.
.
.
P 「결국에는 에이스 결정전에서 딱 한 번의 실수 때문에 져버렸구나.」
안나 「그래도, 그것만…아니었다면, 이겼을…수도.」
P 「그랬을 수도 있겠네.」
경기 영상을 모두 지켜본 우리들은 영상을 보고 각자 감상평을 말했다.
몸싸움 도중 한 명이 벽에 부딪쳐 그대로 승부가 갈린 에이스 결정전,
두 사람 다 뛰어난 선수임에는 분명했기에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았지만
그만큼 그 때의 사고가 너무 크게 느껴졌다.
P 「그나저나 몇 달 뒤에 다시 리그 시작하겠네.」
안나 「응. 주기적으로…열리니까.」
P 「다음 리그는 어떤 팀이 우승하려나. 뭐, 어떤 팀이 우승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지만.」
게임을 서비스 중인 한국, 대만, 중국에선 대회에서 왕좌를 지키는 팀이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일본에선 왕좌가 되게 자주 바뀌는 편이다.
승자 투표 이벤트에서도 4경기 중 3경기가 승자 예측 비율이 거의 50 : 50을 맞추고 있었다.
그만큼 아직까지 일본에는 ‘황제’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가진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안나 「안나가…이길 거야.」
P 「...음? 뭐?」
안나 「다음 리그, 안나가, 무조건…우승, 할 거야.」
P 「우승...? 설마 안나, 이번 리그에 출전을...」
안나 「응. 출전해.」
P 「에에?!」
난 안나의 리그 출전 소식에 순간 놀랐다.
아니, 그렇게 놀랄 일도 아닌가. 안나, 오늘 본 것만 해도 실력 되게 좋으니까.
온라인으로 팀 스카웃이 들어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그래도... 안나가 이번 시즌 리그 우승이라...
P 「내 생각에는 이번 시즌 리그는 안나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우승 타이틀을 쥘 거 같은데.」
안나 「뭐?!」 버럭
P 「아, 아냐아냐. 안나가 못한다는 뜻이 아니라, 그 사람이 안나보다 더 잘하는 거 같아서.」
안나 「안나보다…잘 하는…사람?」
P 「응. 이번에 우리 클럽의 에이스가 리그에 출전하기로 했어. 그 사람, 되게 잘한다고?」
안나 「...헤에.」
잠시 울컥한 안나, 내가 제대로 설명하자 안나는 화를 가라앉혔다.
그리고 자기보다 잘 한다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자 흥미가 생겼는지 내 얘기에 반응했다.
안나 「실력, 어느…정도?」
P 「음... 대저택 지하실 맵에서 타임어택 모드로 52초 49 정도 찍어내는?」
안나 「음...」
P 「안나는 몇 초 정도 나와?」
안나 「안나도, 그 정도…비슷하게…찍는 편.」
P 「그렇구나.」
안나는 52초라는 기록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가볍게 대답했다.
사실 이건 가볍게 얘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대저택 지하실, 평범한 일반인이라면 2분을 넘기고 잘하는 일반인이라도 2분 1초가 최선이다.
정말 상위 0.001%만이 내는 기록이 53~52초의 기록이다.
P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구나. 안나는.」
안나 「그 정도는, 안나도…해내니까.」
P 「하핫, 되게 기대되는데. 안나가 리그에서 어떤 성적을 낼지.」
안나 「기대해도…좋을 거야.」
평소에 리그에 대해선 살짝 보기만 하고 깊게 관심을 가지진 않았다.
하지만 클럽의 에이스인 vivid_rabbit님과 상당한 실력의 보유자인 안나가 출전한다니까
이번 시즌 리그는 무조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vivid_rabbit님과 안나의 대결, 과연 누가 이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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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핑장이 완전히 소등되고 우리들은 각자 텐트로 돌아가 잠을 청했다.
료와 다이고는 많이 피곤했는지 누운 지 얼마 되지 않아 잠들었다.
나도 내일 일찍 일어나기 위해 잠을 청했다.
1~50 : 그런데 잠이 안온다...
51~100 : 다음 날로.
먼저 2표.
P 「...잠 안 오네.」 벌떡
이유는 모르겠지만 늦은 시간인데도 막 졸리거나 그러지 않았다.
늦은 밤, 밖에서 부는 바람 소리와 부엉이가 우는 소리 밖에 들리지 않았다.
내일 일찍 돌아가니까 빨리 자야지.
난 그 소리들을 자장가 삼아 다시 잠을 청해봤다.
『터벅터벅』
P 「...?」
바깥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잠을 청하고 있을 때,
밖에서 누군가가 풀을 밟는 소리가 났다.
풀 밟는 소리는 점점 더 가까워졌다.
그리고 소리가 텐트 앞에서 멈추더니 누군가가 텐트 문 지퍼를 열었다.
문 지퍼를 연 사람은 다름 아닌 미라이였다.
P 「미라이?」
미라이 「...잠시, 밖에 나와서 밤하늘이라도 볼래?」
.
.
.
난 미라이를 따라 텐트 밖으로 나왔다.
밤이라 그런지 바람이 되게 차가웠다.
미라이를 따라 도착한 곳은 전날 밤, 별을 관찰했던 그 나무였다.
나와 미라이는 나무 옆에 나란히 앉았다.
미라이 「이제 이 밤하늘을 보는 것도 오늘로 마지막이구나.」
P 「그러게. ...다음에도 오면 좋을텐데.」
미라이 「그렇지. ...P, 다음에도 시간이 되면...」
P 「응. 시호랑 형도 같이 데려오자.」
미라이 「......」 부우우
P 「...뭐야, 왜 갑자기 화내는 건데.」
미라이 「흥, 아무것도 아냐.」
이유는 모르겠지만 미라이가 볼을 부풀렸다.
나 미라이한테 뭐 잘못 말했나?
P 「그런데, 벌써 12시 지났는데 안 자고 있었네. 원래는 일찍 자잖아?」
미라이 「그냥 밤하늘을 보고 싶었어.」
P 「...담력 시험 때문에 무서워서 못 잠든 게 아니라?」
미라이 「」 뜨끔
정답이네.
거짓말 못하는 건 옛날이랑 전혀 변함이 없구나.
미라이는 그래도 아닌 척, 말을 더듬으며
“으, 으응? 그냥 별을 보고 싶었을 뿐이라니까?”
라고 말하고 밤하늘을 올려다봤다.
그 모습에 장난끼가 생긴 나는 미라이를 조금 놀래키기로 했다.
P 「......」
미라이 「......」
P 「......워!」 덥석
미라이 「으오와아아아?!!」 화들짝
난 조용히 있다가 갑자기 큰 목소리를 내며 미라이의 양 어깨를 손으로 붙잡았다.
미라이에게 먹힌 건지 미라이는 크게 놀라며 내 기대에 부흥해줬다.
미라이 「뭐야! 놀랐잖아!」 버럭
P 「워워, 미라이. 다른 사람들 깨우겠다.」
미라이 「정말로...」
P 「미안해, 그냥 장난 한 번 쳐보고 싶었어.」
미라이 「누가 그런 장난치라고 했냐구...」 울먹
P 「...미라이?」
미라이 「우으으...」
난 미라이의 눈을 확인했다.
눈에는 눈물이 맺혀있었고 볼까지 흐를 정도로 울고 있었다.
P 「...너 정말로 우는 거야?」
미라이 「그야... 안 그래도 무서웠는데 더 무섭게 하면...」 훌쩍
P 「......」
미라이는 손으로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았다.
난 미라이를 달래기 주기위해 어깨를 토닥여줬다.
P 「미안해. 담력 시험 때문에 네가 떨고 있던 건 알고 있었지만 그 정도일 줄은 몰랐어.」
미라이 「알고 있었으면서...」
P 「미안해.」
계속 눈물을 흘리는 미라이에게 나도 계속 미라이의 어깨를 두드리며 ‘미안해’를 말했다.
그렇게 어느 정도 잠잠해지자 난 미라이의 볼에 흐르다 멈춘 눈물을 닦아줬다.
P 「담력 시험, 그렇게 무서웠었어?」
미라이 「응... 무척...」 쭈글
P 「넌 겁 되게 많다니까.」
미라이 「P도 어렸을 때엔 겁 많았잖아? 유령 탈을 쓴 사람이 P한테 다가가니까...」
P 「윽... 시끄러. 언제적 얘기를 꺼내는 거야?」
미라이 「데헤헤. 그때 P가 내 옆에 딱 달라붙어서-」
P 「아아~! 안들려 안들려!」
아까 미라이를 놀린 데에 대한 업보인지
이젠 미라이가 나를 놀리기 시작했다.
미라이 「아아, 가끔은 P가 나한테 그래줬으면 좋겠는데.」
P 「뭔 말도 안되는... 내가 너한테 그런 어린애 같은 짓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안 할 거다.」
미라이 「에에?」
P 「무슨 ‘에에?’야? 어쨌든 절대로 그런 일 없을 태니까.」
그렇게 계속해서 서로에 대해서, 그리고 밤하늘에 떠있는 별들을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계속 앉아서 하늘에 떠있는 별들을 세고 있던 미라이, 그러다 피곤해졌는지 크게 하품을 했다.
난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벌써 새벽 1시였다.
P 「뭐야, 벌써 시간이...」
미라이 「에? ...아, 정말이다.」
P 「이제 우리도 자러 갈까.」
미라이 「응. 그러자. 하암...」
료 「물론.」
유리코 「뭔가 아쉽네. 더 있고 싶은데.」
다이고 「다음에 또 오면 되는 기다. 자, 이제 집에 가자!」
즐거웠던 2박 3일의 캠핑이 끝나고 우린 집으로 돌아가는 차에 올랐다.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 캠핑장에서 떠들썩했던 분위기는 그대로 들고 온 모양이다.
말을 걸 인물이나 벌어지는 상황 또는 대화 주제
+~2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