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도 알고 있었다. 모든 것을 되돌리기 위해서 그가 해야 하는 것은 단 한가지 뿐이었다. 그러나 그는 최후의 최후까지도, 망설이고 있었다.
"왜... 왜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는거죠? 왜... 왜 나는 내일이면 없는 사람이 되어야 해요? 저도 살고 싶어요. 보고 싶은 사람이 많아요. 엄마. 아버지. 동생. 친구.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은데, 내가 사랑하는 그 따뜻한 곳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왜 그 곳에 제가 있으면 안되는 건가요? 왜죠? 저도 노력했어요. 내 모든 것을 바쳐서, 그들의 꿈을 응원했어요. 바래왓어요. 그런데, 이제 그 꿈이 이루워질때, 저는 없어야 하나요? 왜... 엄마... 엄마! 살고 싶어요. 죽기 싫어. 무서워요. 하늘은 이렇게 맑은데, 바람도 느껴지고, 따스한 햇빛도 느껴지는데, 왜 저는 떠나야 하는거죠? 무서워요. 어떡하면 좋죠? 어떻게 해야 하는건가요? 가르쳐 주세요. 제발 가르쳐 주세요!"
"......."
"끄윽... 끄으윽... 흐윽... 으아아아악!!!!!!"
"......"
"하아...으윽... 마지막으로... 마지막까지... 해야 해요... 아직 한 명이 남았어요. 부탁드려요"
"......"
사토 신은 병실에 누워있었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전혀 미동도 없이 끝임없는 잠에 빠져 있었다. 무슨 말을 해야 좋을까. 이제 마지막인데, 정말 다시는 볼 수 없는데,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나 없는 세상에서 잘 지내라? 나를 잊고 살아달라고 할까? 아니면, 나를 기억해 달라고 할까? 마지막에 줄 것은 없을까?
반사적으로 주머니를 뒤졌다. 퇴원하고 입은 정장, 쓰러지고 난 뒤에 한 번도 입어보지 못한 정장. 주머니 안에 무엇인가 잡혀있었다.
'xx파르페 쿠폰! 도장을 8번 모으시면 초코 파르페가 공짜!'
"...그랬지. 지난 봄에 있었던 일 기억하니? 너에게 보증을 서달라고 한 날. 울면서 너무했다고 했었지. 내가 사채를 쓰다니, 말도 안되는 일이지. 그땐... 그땐 정말 행복했었는데..."
"......"
"그래. 끝나고 화를 풀어줄 겸 파르페를 먹으러 갔었지... 그때 내 돈이라고 이럴때야 말로 프로듀서의 주머니를 털어야 한다면서, 배부른데도 마구 입에 쑤셔넣었던 거... 이 돼지야"
"......"
"내가 너무 많이 먹는다고 불평을 하니까, 이것을 주더라. 마치 선심을 쓰듯이, 쿠폰은 너에게 준다고. 올 여름이 시작되는 날에는 꼭 8개를 모아서, 한 턱 쏜다고 했었지"
"아직 잠이 덜 깨셨어요? 오늘부터 여름 휴가잖아요! 아이들이 벌써부터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다구요?"
'프로듀서!'
'프로듀서 쨔마, 지각이에요!'
멀리서 나를 부르는 익숙한 소리. 나의 담당 아이돌이다.
"모든게 꿈이었나...?"
"잠꼬대는 그만하시고 자~ 빨리 일어나서 아이들에게 가주세요! 그토록 기다렸잖아요!"
"ㄴ,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을 정리했다. 책상에는 나와 7명의 담당 아이돌이 찍은 사진이 놓여져 있었다.
"이건 뭐지?"
처음 보는 물건이 있었다. xx파르페 쿠폰...? 언제 이런 곳에 갔었지? 마침 도장 8개가 전부 찍혀 있었다.
"지금, 지금 가요!"
그의 손에는 십자가가 세겨진 반지가 반짝이고 있었다. 그의 아이돌 중 한 명이 선물해 준 것이다.
'프로듀서어~!! 정말~ 두고 갈거야?'
'두고 갈거에요오~~'
"지금 간다!!"
나는 문을 열고 여름 햇살이 쏟아지는 곳으로 나아갔다. 오지 않을 것 같았던 여름이 어느새 성큼 다가와 있었다. 꽃이 지는 날에 떠나 꽃이 피는 날 다시 돌아오겠다던 다짐은 어디로 향했을까. 그 수많은 약속은 모두 어디로 흘러갔을까. 공허한 메아리는 여름 풀벌레소리에 묻혀졌고, 뜨겁게 피었던 꽃은 싱그러운 초록빛에 가려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러나 이 계절이 지나고 세월이 지고, 봄날은 왔다가 또 그렇게 가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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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왜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는거죠? 왜... 왜 나는 내일이면 없는 사람이 되어야 해요? 저도 살고 싶어요. 보고 싶은 사람이 많아요. 엄마. 아버지. 동생. 친구.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은데, 내가 사랑하는 그 따뜻한 곳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왜 그 곳에 제가 있으면 안되는 건가요? 왜죠? 저도 노력했어요. 내 모든 것을 바쳐서, 그들의 꿈을 응원했어요. 바래왓어요. 그런데, 이제 그 꿈이 이루워질때, 저는 없어야 하나요? 왜... 엄마... 엄마! 살고 싶어요. 죽기 싫어. 무서워요. 하늘은 이렇게 맑은데, 바람도 느껴지고, 따스한 햇빛도 느껴지는데, 왜 저는 떠나야 하는거죠? 무서워요. 어떡하면 좋죠? 어떻게 해야 하는건가요? 가르쳐 주세요. 제발 가르쳐 주세요!"
"......."
"끄윽... 끄으윽... 흐윽... 으아아아악!!!!!!"
"......"
"하아...으윽... 마지막으로... 마지막까지... 해야 해요... 아직 한 명이 남았어요. 부탁드려요"
"......"
사토 신은 병실에 누워있었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전혀 미동도 없이 끝임없는 잠에 빠져 있었다. 무슨 말을 해야 좋을까. 이제 마지막인데, 정말 다시는 볼 수 없는데,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나 없는 세상에서 잘 지내라? 나를 잊고 살아달라고 할까? 아니면, 나를 기억해 달라고 할까? 마지막에 줄 것은 없을까?
반사적으로 주머니를 뒤졌다. 퇴원하고 입은 정장, 쓰러지고 난 뒤에 한 번도 입어보지 못한 정장. 주머니 안에 무엇인가 잡혀있었다.
'xx파르페 쿠폰! 도장을 8번 모으시면 초코 파르페가 공짜!'
"...그랬지. 지난 봄에 있었던 일 기억하니? 너에게 보증을 서달라고 한 날. 울면서 너무했다고 했었지. 내가 사채를 쓰다니, 말도 안되는 일이지. 그땐... 그땐 정말 행복했었는데..."
"......"
"그래. 끝나고 화를 풀어줄 겸 파르페를 먹으러 갔었지... 그때 내 돈이라고 이럴때야 말로 프로듀서의 주머니를 털어야 한다면서, 배부른데도 마구 입에 쑤셔넣었던 거... 이 돼지야"
"......"
"내가 너무 많이 먹는다고 불평을 하니까, 이것을 주더라. 마치 선심을 쓰듯이, 쿠폰은 너에게 준다고. 올 여름이 시작되는 날에는 꼭 8개를 모아서, 한 턱 쏜다고 했었지"
"......"
"이제 이 쿠폰은 못쓰겠네. 미안해. 대신 너 먹어"
그는 사토의 옆에 쭈글쭈글해진 쿠폰을 살며시 놓았다. 그 위로 그의 눈물이 쏟아진다.
"내가... 내가 줄 것은... 이것밖에 없어... 미안해... 미안해..."
"이제 끝이에요"
"흐으윽... 으윽... 미안해... 미안해!!!"
"말씀을 해 주세요. 당신이 버릴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저는..."
누군가 나를 부르고 있다.
"프로듀서님!"
그런데 일어나지지 않는다.
"프로듀서님~!! 일어나세요!"
"흐아아앗?! 아... 어라? 꿈?"
"잠깐 나갔다 온 사이에 주무시면 어떻게 해요! 어라? 우시는 거에요?"
"네? 아니요... 조금 이상한 꿈을 꾸어서... 그런데 치히로씨, 왜 부르셨죠?"
"아직 잠이 덜 깨셨어요? 오늘부터 여름 휴가잖아요! 아이들이 벌써부터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다구요?"
'프로듀서!'
'프로듀서 쨔마, 지각이에요!'
멀리서 나를 부르는 익숙한 소리. 나의 담당 아이돌이다.
"모든게 꿈이었나...?"
"잠꼬대는 그만하시고 자~ 빨리 일어나서 아이들에게 가주세요! 그토록 기다렸잖아요!"
"ㄴ,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을 정리했다. 책상에는 나와 7명의 담당 아이돌이 찍은 사진이 놓여져 있었다.
"이건 뭐지?"
처음 보는 물건이 있었다. xx파르페 쿠폰...? 언제 이런 곳에 갔었지? 마침 도장 8개가 전부 찍혀 있었다.
"지금, 지금 가요!"
그의 손에는 십자가가 세겨진 반지가 반짝이고 있었다. 그의 아이돌 중 한 명이 선물해 준 것이다.
'프로듀서어~!! 정말~ 두고 갈거야?'
'두고 갈거에요오~~'
"지금 간다!!"
나는 문을 열고 여름 햇살이 쏟아지는 곳으로 나아갔다. 오지 않을 것 같았던 여름이 어느새 성큼 다가와 있었다. 꽃이 지는 날에 떠나 꽃이 피는 날 다시 돌아오겠다던 다짐은 어디로 향했을까. 그 수많은 약속은 모두 어디로 흘러갔을까. 공허한 메아리는 여름 풀벌레소리에 묻혀졌고, 뜨겁게 피었던 꽃은 싱그러운 초록빛에 가려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러나 이 계절이 지나고 세월이 지고, 봄날은 왔다가 또 그렇게 가버릴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