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서랑, 자고 싶은데...”
“싫습니다. 전 프로듀서랑 자야 하는데요.”
...
“...다, 다들 무슨 마군이가 가득한- 아니,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
...모모코......태조 왕건은 언제 봤니?
이니, 봐도 되는 나이긴 한가?
“그렇게 말하는 모모코 씨도, 많이 부러워 하는 걸로 보이는데요?”
“아, 아아아, 아니야!”
그래도 강하게 부정을 하니 좀 섭섭하...
...기는 무슨.
사실 저게 정상적인 반응이라고.
안나나 츠무기같이 노골적으로 붙어오는 게 훨씬 희귀하단 말야......음?
“...그러니까, 왜 다들 나와서......프로듀서랑, 나, 사이를 방해하는 거야...”
“완전히 틀린 말이군요. 제목만을 봐도, 프로듀서랑 이어지는 것은 저일 터.”
“안나가......먼저 좋아했고, 먼저 나왔는걸...”
...둘이 또 다시 영문 모를 이유로 티격태격하고 있다.
언성이 높아지진 않아서 큰 주목을 끌지는 않는다는 게 천만다행일 따름.
내 옆에서 그걸 지켜보던 모모코가, 살짝 내 옆구리를 찌른다.
“응?”
그러고는, 살며시 자신의 오른손을 내민다.
...뭘 주려는 건가?
“손, 잡아줘.”
왼손을 내밀어 살짝 모모코의 손을 잡아본다.
기다렸다는 듯이 모모코가 내 손을 살며시 맞잡는다.
...모모코, 손 차갑구나.
안나랑 츠무기가 이 쪽을 바라보더니, 다시 자기들끼리 뭔가 이야기하고 있다.
“잠깐 타임.”
싸움은 멈춘 거 같은데.
“...저희들끼리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군요. 연합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떻게...?”
“일단 모모코를...”
목소리가 더 작아진다.
하지만, 모모코는 뭔가 들은 모양이다.
눈빛이 묘하게 날카로워지며 손에 힘이 꽉 들어간다.
“모모코?”
“...”
살짝 볼을 찔러본다.
“에- 뭐, 뭐 하는 거야?”
“그리 걱정할 필요 없어. 내가 그렇게 안 둘 꺼니까.”
“오빠...”
“...잘못하면 내가 경찰서에 갈 수도아야야야야야!”
“흥.”
어우, 손 아파.
살짝 삐진 듯한 모모코였다.
...그래도 손은 안 놓으려 하네.
암튼, 일단 코노미 씨에게 연락을 해 봐야 한다.
...연락처 교환을 안 해 놨었지.
바보인가, 나.
“저, 안나?”
“...응, 프로- 오빠?”
이제야 다시 생각났구나.
뭐, 들키지는 않았으니 장땡이긴 하지만.
“코노미 씨한테 연락 해봐야 할 것 같은데, 잠깐 연락처 있으면 내 폰으로 전화 걸어줄 수 있어?”
.
.
.
“여보세요?”
“여보세요- 어, P군! 무슨 일이야?”
“아, 그게 생각해보니, 여관에선 미성년자 혼숙이 안 되니까, 코노미 씨가 예약해야 할 것 같아서요. 그, 일단 숙박비는 어디 예약했는지 말해주면 제가 처리할 거니까, 방 큰 걸로 두 개 정도만 잡으면 될 것 같아요.”
——————————————————
1. 알겠어, 그럼 그렇게 할게~ 아, 숙소는 P군 학교 근처로 잡아놓는다?
2. 어, P군이 돈 내려고? 숙박비랑 식비는 일단 내가 결제할 생각으로 넉넉히 가져왔는데?
“어, P군이 돈 내려고? 숙박비랑 식비는 일단 내가 결제할 생각으로 넉넉히 가져왔는데?”
오...
오오오!
할렐루야!
“아, 정말요?”
“응, 짧으면 1주, 길면 2주 정도는 충분히 보낼 수 있을 거 같아!”
세상에.
감사합니다...
코노미 씨 목소리가 유난히 더 고운 것 같았다.
“정말 고마워요, 코노미 씨. 일단 혹시나 돈이 더 필요하게 되면 제가 보탤게요......아.”
“왜 그래?”
“어,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건데요, 환전은 하셨죠?”
“...”
“...원화로 하신 거 맞죠?”
“...안 했네!?”
“네!? 아니 잠깐만요, 그럼 놀이동산은 어떻게 들어가셨어요?”
“카드 잠깐 주니까 알아서 긁고 들여보내주던데?”
...어째서!?
“때로는 너무 깊게 생각하는 건 좋지 않을 수도 있다구?”
“아,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괜찮겠지?
“아무튼, 있다가 놀이동산 나오면 환전은 해야 할 것 같아요.”
“알겠어, 언제 만날래?”
“음, 일단 애들은 어디 있어요?”
“지금? 바이킹 타고 있을 걸?”
“그럼, 일단 애들하고 얘기해보고 결정되면 저한테 문자로 보내주세요.”
“어, 알겠어-”
“언니, 언니! 이번엔 같이 저거 타자!”
“또? 롤러코스터는 이제 너무 어지러-”
“아미 중사, 잡으시오!”
“옛썰!”
“얘들아, 난-”
...
...괜찮겠지, 코노미 씨?
잠시 조의를 표하도록 하자.
그래도 일단 한 걱정 덜었네.
“...오빠?”
“으, 으아아-? 아, 안나구나......무슨 일이야?”
“...우리 전화번호, 없어?”
“음, 아직 없는데? 다행히도 숙박은 어떻게든 해결된 것 같아-”
“내가......저장해, 줄게......폰, 잠깐 줘 볼래?”
“응? 아아, 고마워.”
————————————————
+1: 안나는 P의 폰에 자신의 연락처를 어떤 이름으로 저장해놓았을까요?
+2~3: 폰에서 또 무엇을 어떻게 수정해놓았는지 자유앵커(예: 배경화면을 자신의 사진으로 바꿨다 등)
@비밀번호 변경은 음...
일단 아이폰이라고 맨 앞 페이지에서 언급이 되긴 했습니다.
————————————————
...시간이 좀 오래 걸리네.
52명을 다 추가하느라 그러겠지?
...중간중간에 표정이 잠시 뾰로통해졌다가 다시 밝아지기도 하고, 얼굴이 살짝 빨개지기도 한다.
“안나?”
“...응?”
“연락처 말고 딴 거 보고 있니?”
“아, 아아아아-......아니...”
걸렸구나.
일단, 모른 척 하고 기다렸다가 뭘 어떻게 바꿨는지 보기나 하자.
“얼마나 걸릴 거 같아?”
“...거의, 됐어......잠깐만...”
하고는, 채 1분도 지나지 않아 얼굴을 사과마냥 빨갛게 물들이고는 생글생글 웃으며 내게 핸드폰을 건넸다.
“여기...”
.
.
.
Oh.
어, 음,
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배경화면이었다.
지극히 공대스러운 감성이 묻어나오던 탄소섬유가 있던 자리에는, 음,
무대에 서서 웃고 있는 안나의 ‘사진’이 있었다.
배경과 전혀 위화감이 없으면서도, 배경이 ‘그림’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당사자가 이미 눈앞에 있는데도 주변 환경과 이질적인 느낌까진 들지 않는다는 걸 사흘 동안 봐 오간 했지만.
그래도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게 신중해야겠다.
학교 가면 다시 바꿔야 하나, 아까운데.
핸드폰을 잠갔다가 켜 본다.
대기화면은 게임에서 수없이 봐온 갑옷을 입은 안나의 카드 일러스트.
자기가 봐도 맘에 들었나 보다.
...대체 어떻게 내 폰에 없는 저 두 이미지를 무려 배경화면으로 설정했는지는 둘째치고.
일단, 잠금을 풀어야 하는데...
—————————————————
1. 비밀번호를 입력하는데 안 열린다
2. FaceID느님은 위대하다.(눈치채지 못함)
먼저 2표
뭐, 얼굴인식이 있으니까.
역시 현대문명은 위대해!
연락처는 제대로 저장됐는지 확인해봐야지.
음...
...
다들 일본어 이름으로 저장해놨구나.
순서는 어떻게 해 놓은 거지...
...어?
“안나?”
“...응?”
“하나 빼먹은 거 아니야? 51명인데?”
“아닌데......?”
그래?
일본어 이름은 왜 51개지?
대충 연락처 목록을 훑어본다.
새 연락처만 따로 보는 기능이 있나?
어디 보자- 잠깐, 하트는 뭐야.
‘사랑스런 여동생 안나♡’
...
그래서 막바지에 가선 그렇게 얼굴을 붉히고 있었던 거구나.
그래도 하트까지 다 써서 넣었나 보네.
뭐, 귀여우니까 상관은 없다.
...전화가 온 걸 누가 보면 머리아파지겠지만.
참 곤란한 부분이 많긴 하지만, 그래도 52명의 연락처를 하나하나 다 정성스레 적어준 거다.
...저렇게 좋아하는데 내가 뭐라 할 수도 없고.
“안나.”
“응?”
“고마워, 수고했어.”
“네? 지금 뭐 하는 건가요?”
“오빠. 안나 씨가 뭐 했어?”
하고는, 갑자기 츠무기가 내 폰을 채간다.
“모치즈키 씨, 혼자서만 이런 짓을...”
——————————————
+1: 츠무기가 자신의 연락처를 새로 저장하는 이름
+2: 모모코가 자신의 연락처를 새로 저장하는 이름
+3: 안나는 P의 연락처를 어떤 이름으로 저장해놓았는가?
@여러분은 현재 한 페이지에 걸쳐 20이 나온 호감도 다이스를 앵커들이 조직적으로 무력화하는데 성공해낸 광경을 보고 계십니다.
————————————————————
...
츠무기.
‘이시카와의 혼약자.’
우리, 결혼에 대한 이야기는 한 번도 안 하지 않았니?
이거, 아무리 봐도 안나보다도 들키면 더 심각한 이름인데.
그리고 모모코.
‘오빠의 인생의 동반자.’
...아니다.
그나마 안나 츠무기는 보면 누구인지는 바로 알 수 있는데 말이야.
하지만, 둘 다 만족스럽다는 티를 그렇게 팍팍 내고 있으면 차마 내가 어떻게 이야기를 꺼내겠니?
결국, 내가 내린 답은 지극히 단순했다.
‘그냥 있다가 학교 가면 조용히 일본어로 누가 누군지나 표시해야겠다.’
나는 이 문제에 대해 침묵하기로 했다...
.
.
.
“암튼, 그래서 환전만 하면 되니까 돈은 남는 거 같아.”
“다행이네요, 오빠.”
“...잘 됐다...”
“일단 코노미 씨 일행이랑 만나기까진 시간이 좀 남는데, 뭐 할래?”
——————————————
1. 노래방!
2. 음반 가게를 가 볼까......운 좋으면 아이돌들 CD도 볼 수 있을 거 같은데?
3. 기타 자유앵커
먼저 2표
노래방!
정말 훌륭한 장소지.
...라고 해도, 사실 음악 취향도 취향이고, 노래 실력에 그다지 자신이 있는 것도 아니라, 최근엔 거의 가 본 적이 없다.
뭐, 4명이면 2시간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다들 자리에 앉아서 선곡집을 펼치고, 노래를 고르고 있다.
...알아서 순서까지 정하는 걸 보니 난 뒤로 빠져있어도 잘 놀겠군.
사실 셋 다 평소엔 그리 활발하게 상황을 주도하는 타입은 아니라 좀 걱정하긴 했는데, 역시 아이돌이란 걸까, 노래 부르는 데는 또 적극적이다.
...그런 데에서 역시 아이돌같은 말은 안 했으면 좋겠다 한다면 딱히 할 말은 없다.
문자를 확인해 보니, 코노미 씨 일행과는 노래방 시간이 끝나면 바로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아, 츠무기 씨, 모모코, 내기......같은 거라도, 할래?”
“어떤 걸로요? 아, 프로듀서도 끼도록 해요.”
어, 잠깐, 나도?
“어, 잠깐, 나도?”
“그야, 이런 건......같이, 하는 게......재미있는 거니까?”
“노래는 별로 자신 없는데......어떤 건데?”
——————————————————
안나가 제안하는 내기의 내용 +3까지 자유앵커
“점수, 내기.......해서, 1등은......나머지 3명에게, 소원, 하나 씩......어때?”
“좋은 생각이군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응, 좋아.”
“...내 의견은 이제 별로 안 중요하겠지?”
“...싫어...?”
안나.
그렇게 눈물이 맻힌 애절한 표정으로 올려다보면 내가 뭐가 되니.
“...좋아, 그렇게 하자.”
“...!”
“아, 다들, 한 가지 조건.”
“뭔가요?”
“혼숙같은 건 금지. 이건 법의 문제라서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어.”
“에에에?”
“...말도 안 돼...”
...
그래도 법의 영역이라 하니 다들 어느 정도는 납득해 준 듯 하다.
“자, 그럼 누가 먼저야?”
“모모코 씨가.......할래?”
잠시 우물쭈물하다가, 마침내 결심한 듯 일어서서 마이크를 잡는다.
“아, 아아.”
...저기, 그래서 노래는 왜 안 나오니?
“모모코 씨......노래, 신청 안 했어...”
“...아.”
————————————————————————
+1: 모모코가 부를 노래, 다이스
+2~+3: 노래를 부르면서 모모코가 하는 특별한 행동이 있나요? 있다면 적어주세요.
리모콘을 잡고는, 이 쪽으로 다가오더니 이내 내 무릎 위에 앉는다.
...이제 왜 오늘 갑자기 이러는 건지 생각하는 건 그만두었다.
마음을 이렇게 완전히 열어놓을 만한 일이 뭐가 있긴 있었나 생각이 들긴 하지만, 뭐, 딱히 이렇게 풀어진 게 보기 안 좋은 모습은 아니기도 하고.
옆에서 안나랑 츠무기가 무시무시한 시선을 보내고 있지만, 모모코는 전혀 개의치 않는 듯 하다.
번호 몇 개를 눌러 노래를 시작하고는, 옆에 떨어져있는 마이크를 줍는다.
‘ローリング△さんかく’
롤링 삼각.
...솔직히 자기 솔로곡 부르는 건 반칙이라 생각되지 않-
잠깐, 노래방에 있긴 있는 거였어!?
‘데굴데굴 굴러가는 삼각형, 어째설까, 넘어져버렸어 (이상하지?)’
모모코가 힐끗 날 올려다본다.
‘주변의 다른 애들은 좀 더, 각진데가 적은거 같다고? 알게 뭐야!’
츠무기랑 안나가 앉아있는 쪽을 보니, 그래도 신이 나긴 한 건지 박수를 쳐 주고 있다.
다행히도 일단은 무시무시한 눈빛을 거둬준 것 같다.
.
.
.
‘사실은 원에 함께하고 싶어, 사실은 손을 잡고싶어,
“제일로!”
봐두었으면 좋았을 걸, 별자리 운세의 아이템
“알려달라구!”’
2절부턴 대놓고 몸을 살짝 옆으로 틀어 날 빤히 바라보고 있다.
노래를 부르는 모모코를 봐주면서도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모모코는 가사고 뭐고 볼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자기 노래니까 다 외우고 있겠지.
‘깨끗한 동그라미가 될거야, 다함께! 알았지?’
결국 마지막에는 내 눈동자를 눈에 담는데 성공한 모모코였다.
눈이 마주친 게 마냥 행복했는지, 티 한 점 없이 밝게 웃고 있다.
...나중에 꼭 원이 되는 게 아니라, 이미 완전 동글동글하잖아.
.
.
.
84점.
나름 만족스러웠는지,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가질 않는다.
“모모코 씨......끝났으니까, 내려와...”
“자기 차례가 끝났으면, 자리에 앉아주세요.”
하고는, 모모코를 내 무릎에서 끌어내리는 안나와 츠무기였다.
시무룩한 듯이 옆 자리에 앉아서는 땅을 바라보고 있다.
...그냥 무릎 위에 앉아서 좋은 거였나?
모모코의 머리를 잠깐 쓰다듬어주자, 금방 다시 기분이 풀린 것 같다.
그래서, 다음 순서는 누구지?
—————————————————
@가사는 귀찮아서 꺼라위키에서 긁어왔습니다.
+1: 안나랑 츠무기 중 누가 어떤 노래를 부르는가! 다이스도 굴려주세요.
+2~3: 그 사람이 노래를 부르면서 하는 특별한 행동이 있다면 적어주세요.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 어느새 오른쪽에서 츠무기가 달라붙어온다.
계속 생각하는 거지만 무슨 샴푸를 쓰는 건지는 몰라도, 머리에서 굉장히 산뜻한 향이 난다.
...허벅지까지 그렇게 꼭 붙이면, 제 이성이 버티기가 참 힘듭니다.
살짝 왼쪽으로 움직여보니, 츠무기가 그대로 따라와 다시 꼭 붙는다.
선곡을 마치고 오른손으로 마이크를 들더니, 머리를 내 어깨에 기대온다.
왼쪽에선 내 무릎에서 끌어내려진 모모코가 츠무기를 째려보고 있다.
‘FairyTaleじゃいられない’.
...이제 왜 저 노래들이 전부 노래방에 있는지는 그만 생각하자.
‘이 한몸, 다하더라도, 이루고 싶은 것이 있어...’
살며시 내 오른손을 잡아온다.
.
.
.
‘Burning Heart,
모든 걸 걸어서라도 이 손으로 쥐고 싶은,
양보하기 싫은 꿈이니까.’
츠무기가 후렴구를 부를 때마다 애절한 눈빛으로 날 응시한다.
뒤로 갈 수록 그 눈빛이 묘하게 뇌쇄적으로 변하는 거 같은데...
몰래 살짝 물러나있으면, 거의 바로 알아채고 몸을 계속 붙여오니, 조금씩 왼쪽으로 자리가 움직이고 있다.
‘동화 속 이야기로는 이제…부족해!’
...어떻게든 견뎌낸 내게 스스로 박수를 보내고 싶-
“으악!”
“후훗, 오빠, 몸이 굳어있어요.”
“츠무기, 귀에 바람 부는 건 하지 말아줘...”
“우후훗, 그럼 어디에 불어드릴까요?”
...그냥 바람 불지 말아주면 안 될까?
“츠무기 씨도......거기까지야.”
노래가 끝나자마자 안나랑 모모코가 달려들어 츠무기를 억지로 떼어낸다.
“알겠어요, 모치즈키 씨, 이제 적당히 떨어져 있겠- 스, 스오 씨, 손만은 제발!”
...
이미 60점이란 점수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
——————————————————
+1: 안나의 선곡, 다이스
+2~3: 안나가 할 특별한 행동
@심장폭격어택이라길래, 좀 과함을 감수하면서 망상- 아니, 상상력을 최대한 동원해봤습니다.
캐붕은......뭐...
—————————————————
선곡을 마친 안나가 날 살짝 쳐다보더니, 이내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래, 이게 정상이야.
깊게 심호흡을 하더니, 안나의 바보털이 확 젖혀진다.
...스위치 켜지면 왠진 모르겠지만 저랬지.
“그럼, 시작할게~!”
‘VIVID イマジネーション’
이것도 전주가 거의 없이 그대로 치고 들어가는 곡이었을 것이다.
‘Vivid Vivid 여기에, 패스워드를 입력,
Rabbit Rabbit, 승인, Welcome to the Virtual World!’
3연속 치명타같은 건 없어서 참 다행이다.
.
.
.
...는 무슨.
‘문제를 풀지 않으면 다음으로 진행할 수가 없어,
그건 아마, 어디라도 마찬가지잖아?’
2절이 시작되자 내 앞에 서서, 날 빤히 바라보며 노래하고 있다.
‘온라인의 창가에서 손을 흔들고 있는,
너의 옆으로 워프해도 될까?’
고개를 숙여, 내 두 손을 꼭 잡는다.
‘(Catch me!) 리플라이도 풀 파워,
(Touch me!) 레벨은 언제나 텐션 MAX로,
“좋아해”를 그저... 전하고 싶으니까!’
그러고는, 자신의 심장에 내 오른손을 가져다댄다.
...안나, 내가 뒤로 빼려 해서 그런다는 건 알겠는데, 힘 주지 마...
내가 버티기가 힘들어......많이.
‘I won't... 사실은 쭉, I want... 알아채주길 바랬어,’
마주본 채로 안나가 내 무릎에 앉는다.
마이크를 들고 있지 않은 손으로는 내 손을 자신의 심장에 붙인 그대로, 서서히 더 가까이 다가온다.
그 두근대는 울림은, 내 손에 확실하게 전해져 내 심장까지 함께 울리고 있다.
...향수 냄새는 아닌 것 같은 은은한 향이 난다.
‘Let me... 뒷면에 있는「나」도,
분명 현실 - 여기 - 에 있는「나」야...’
이젠 안나가 노래를 부르며 살짝식 들숨을 쉬는 게 느껴질 정도의 거리.
그제서야 내 오른손을 놓아준다.
급히 자유로워진 손을 안나에게서 떼어내기도 전에, 이제는 한 손으로 내 뒷목에 매달린다.
‘Imagination girl...’
마지막은 그대로 따라부르지 않고 애드리브로 마무리.
그러고는, 그대로-
—————————————————
+1: On/Off
+2: 마지막으로 프로듀서에게 할 말/행동
+3: 츠무기와 모모코는 안나를 어떻게 떼어내는가
“프로듀서!”
“응?”
“사랑해!”
얼굴이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위, 위험해!
첫 날의 그 기억이 지금 이 상황과 오버랩된다.
서로의 눈이 마주치고, 모든 걸 내려놓고 받아들이려 하기 직전-
안나가 멈췄다.
“에?”
두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내 목을 아까보다도 더 세게 잡아당기고 있다.
“당장 끌어내요, 스오 씨!”
“안나 언니, 치사해, 갑자기 먼저 그러는 게 어딨어!”
“차례가 끝나면, 얌전히 자리에 앉아야죠?”
“하, 하지만, 안나 자리는 원래 여기야!”
...목이 좀 아파오긴 한다.
“흥,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그야, 프로듀서도 날 사랑하는걸!”
“오빠는 모모코의 오빠인 게 당연하잖아!”
모모코는 이제 운동회 줄다리기를 하는 듯 안나를 잡고 바닥에 누울 기세로 끌어당기고 있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면,
“무슨 소리인가요, 모모코 씨, 프로듀서는 저와 백년해로를 언약해야 한단- 핫!?”
내분이 일어나면, 필연적으로 팀의 집중도는 흐트러진다는 것이다.
츠무기가 안나를 놓치자,
츠무기가 부담하던 힘까지 전부 모모코의 몫으로 돌아갔고,
당연히 모모코는 그걸 홀로 버틸 재간은 안 되었기 때문에 안나에게 끌려가다 그대로 옷자락을 놓치고 넘어졌으며,
끌려가는 걸 상정하고 내 목을 있는 힘껏 끌어안던 안나는 갑자기 뒤에서 당기는 힘이 없어지니 자연스레 내 쪽으로 움직이게 되었다.
“모모코! 괜찮- 읍?”
넘어진 모모코를 걱정할 겨를도 없이,
내 입은 안나의 입술에 틀어막혔다.
...절대 떨어지지 않겠다는 듯이 내 허리까지 두 다리로 휘감은 건 덤이다.
——————————————————
+1: 안나는 이 상황을 즐기는가요, 아니면 더 대담한 걸 시도하나요? 만약 시도한다면 무엇을?(너무 나간 건 재앵커 받겠습니다)
+2: 프로듀서는 거부하나요, 상황을 인식하지 못한 채 대응을 못 하나요, 아니면 이를 받아주나요?
+3: 이후 츠무기, 모모코의 반응
어떻게든 안나를 얼굴에서 떼어내 본다.
다행히도 안나는 혀를 넣는다던가 하진 않고, 얌전히 입술의 감촉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두 볼을 감싸쥐고, 셋을 센 후 있는 힘껏 밀어냈다.
“-푸하, 하, 하아...”
얼굴이 살짝 붉어진 안나가, 무척이나 아쉬우면서도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날 바라본다.
“프로듀서, 나, 싫어...?”
아니.
나도 네가 좋아, 안나.
“그럴 리가 없잖아. 나도 안나가 좋아.”
“그럼......왜, 떨쳐내...?”
살짝 울먹이는 목소리를 애써 외면하며, 이유를 말한다.
그야...
“모모코, 아까 전에 크게 넘어졌잖아.”
“아...”
...키스가 좋든 말든, 일단 뒤로 자빠진 모모코의 상태가 무척이나 걱정된다.
그제서야 모모코가 자신을 막겠다고 뒤로 잡아당기다 넘어진 게 생각났는지, 안나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었다.
“모모코, 괜찮아?”
“...”
“...”
츠무기랑 모모코가 나라를 잃은 표정으로 이 쪽을 바라보고 있다.
상태는......괜찮은 거겠지?
“잠깐, 모모코, 일단 이 쪽으로 와 볼래?”
모모코가 말없이 걸어온다.
고개를 숙여 눈높이를 맞추고 머리 쪽을 살펴본다.
다행히도 머리 뒤에 상처가 나거나 하진 않은 것 같다.
“다른 데 아프진 않지?”
모모코는 아직도 절망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다들 놀 때도 다치지 않게 조심히 놀아. 한 명이라도 다치면 그건 내 책임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일단 다치는 건 싫잖아?”
하고는, 머리카락을 살짝 거칠게 쓰다듬어준다.
“네...”
“응...”
“...알겠어...”
“안나도 얼른, 너도 다치면 안 되니까 일단 자리에 앉고.”
“...”
수긍해 준 건지, 내 무릎에서 일어나 옆에 주저앉는다.
기껏 놀러왔는데, 다들 표정이 좋지 않아 보인다.
“그럼, 일단 음료수라도 사가지고 올 거니까 조금만 기다려줘.”
그리고 나가기 직전.
“아, 점수 내기 하던 거 있지?”
“...?”
“그거, 모모코 84점, 츠무기 60점, 안나 43점.”
바로 문을 닫고 음료수를 사러 간다.
안에서 갑자기 왁자지껄하는 소리가 난다.
뭐, 그래도 너무 우중충해지진 않아서 다행이다.
...그러고 보니, 내 노래 실력은...
—————————————————
1~40: 앗 아아...
41~70: 사람같이는 부른다
71~90: 꽤 부르는 편
91~95: Awesome! 학교 동아리 보컬 정도는 할 만한 실력
96~100: 님 여기서 뭐해요?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친구들 사이에서 가장 못 부르는 정도는 아니다.
아니, 충분히 한 명의 사람같이 노래를 부른다.
...라고 한들, 지금 같이 있는 셋은 아이돌이다.
둘은 그 중에서도 자기 솔로곡을 불렀다.
뭐, 변명 따위 다 집어치우고 솔직히 이야기하면,
쪽팔릴 거 같다.
심히.
...음료수를 들고 잠시 이대로 도망갈지 고민해본다.
역시 내기는 하지 말았어야 했나, 하고 잠시 생각한 뒤에, 문을 열고 다시 방으로 들어간다.
“프로듀서!” “오빠! 왔구나!” “...프로듀서!”
...음료수보다 날 먼저 찾아주는구나.
살짝 감동이기도 하고, 그럴 생각은 없었지만 진짜 도망갔으면 죽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복도에 아무도 없어서 다행이란 생각도.
이온음료를 하나씩 나눠주고 자리에 앉는다.
“노래 불러주세요!”
“...프로듀서, 차례야...”
...정말?
안 하면 안 될까?
그런데, 다들 이렇게나 기대하고 있는 거 같은데...
아무나 도와줘요.
제발.
이대로 수치에 파묻혀 죽긴 싫단 말야.
고뇌하는 동안, 모모코가 말없이 컨트롤러를 내 손 위에 올려놓는다.
“...정말?”
“오빠, 노래 불러줘.”
...확인사살해줘서 고마워, 모모코.
—————————————
+1: 노래, 다이스
+2: 반응 자유앵커
서로 자기를 위해 부르는 노래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다른 아이돌들을 보고 츠무기와 안나가 말다툼. 모모코는 손으로 꽃받침을 하고 조용히 웃으면 노래를 듣는다. 프로듀서는 어디를 볼지 모르겠다. 아이돌 한명을 보면 안될거 같고. 그래서 이상한 시선처리. 안나와 츠무기가 그걸 보고 모모코한테 가는데 3이서 프로듀서의 눈과 마주치고 싶어서 움직인다. 노래가 끝나자 물어본다 누굴 위해 부른 노래인지.
네버엔딩스토리.
그래, 미안하다, 사실 평범한 인간의 실력으로 부르면 귀갱인 곡이긴 하다.
...난 어디까지나 평범한 인간보단 약간 나은 거다.
약간.
내 눈 앞의 세 명은 뭐...
그러는 사이 전주가 흘러나오기 시작된다.
일단 피아노 전주가 기니 잘못 들어갈 일은 없을 거다...
...아마도.
‘손 닿을 수 없는 저기 어딘가, 오늘도 넌 숨 쉬고 있지만,’
좋아, 무사히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워하면 언젠간 만나게 되는,
어느 영화와 같은 일들이 이뤄져 가기를,’
최대한 목을 의식하지 않고 배에 힘을 주며 음을 끌어올린다.
‘힘겨워한 날에 너를 지킬 수 없었던,
아름다운 시절 속에 머문 그대이기에...’
후렴구도 이 정도면......흉하진 않을 것 같다.
...아마도.
짧게 기타솔로가 나오며, 1절에서 2절로 넘어간다.
“...분명히 저를 위해 불러주는 것 아니겠습니까.”
“...아니, 거든?......프로듀서는, 날 좋아하니까......내게, 불러주는 거야......아까 전에도, 들었지?”
“으윽......그건 단순히 모치즈키 씨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한 소리가 아니란 걸 어떻게 알죠?”
...안나, 츠무기, 오늘 벌써 몇 번째야.
한편, 반대편에 앉아있는 모모코는 이 쪽을 빤히 바라보며 조용히 미소짓고 있다.
얼굴에 꽃받침을 하는 게 너무 귀엽다.
...근데 어디를 봐야 하지?
일단 어느 한 명이라도 눈을 마주치면 안 되는데...
모모코 쪽의 살짝 옆을 봐 보자.
“햣!?”
“...!”
안나랑 츠무기가 급히 모모코 쪽으로 자리를 옳긴다.
...눈 마주치면 안 되는 거 맞나 보다.
‘너는 떠나며 마치 날 떠나가듯이,
멀리 손을 흔들며 언젠간 추억에 남겨져 갈 거라고,’
살짝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본다.
그러자, 셋이서 짜기라도 한 듯이 동시에 그 쪽으로 미끄러지듯 움직인다.
그렇다면 방법은 딱 한 가지.
나는 노래 가사를 보기로 했다.
...이제 남은 부분은 후렴밖에 없긴 하지만...
.
.
.
51점.
“프로듀서!” “오빠.” “...프로듀서...”
“응?”
“누굴 위해 불러준 노래에요!?”
...아니, 그건...
사실 그냥 좋아하는 노래들 중 매우 희귀하게 노래방에서 부를만한 노래라서 부른 거긴 한데 말이야.
“너희들이 들으면 좋아할 거 같아서 불러봤는데? 아, 그러고 보니 내기는 이제 결과가 나온 거지?”
“네?”
“...어떤, 결과?”
“오빠, 무슨 내기 말이야?”
...다 까먹었구나.
“그, 노래방 기계 점수가 가장 높은 사람 소원을 나머지 셋이 하나씩 들어주기로 한 거, 있었지?”
“아, 그거?”
“...그래서, 누가 이겼어...?”
“모모코가 84점으로 1등인데?”
모모코의 표정이 확연히 밝아진다.
“지금 말하고 싶은 소원 있어? 일단 들어줄 수 있는 선에서.”
—————————————————
+3까지, 모모코의 소원, 그리고 누구에게 부탁하는 건지 자유앵커.
나중에 쓰려 남겨두려면 ‘킵’이라 다시면 됩니다.
“음......나머지는 생각이 안 나고......오빠!”
쪼그려앉아 눈높이를 맞춘다.
“응, 모모코?”
“나중에, 저녁 같이 먹으러 나가자!”
“얼마든지. 다음 주 언제 시간 되면 이야기할게.”
“예에!”
그 나이대 어린아이처럼 정말 뛸 듯이 기뻐하고 있다.
평소의 모모코라면 상상하기 힘들었을 모습이겠지.
“...핫!”
뭔가를 깨달았는지, 갑자기 그 자리에서 멈춘다.
“...물론 오빠랑 나 둘이서.”
“알겠어. 다음 주 안으로 잡아볼게.”
다시 웃는 얼굴로 돌아간 모모코였다.
.
.
.
간만에 노래를 부르니 기분이 아주 좋았다.
나중에도 친구들 몇 명이랑 노래방이나 가 볼까.
그나저나, 기기 상태가 좀 이상한 거 같긴 했다.
0점과 100점을 연이어 받은 안나라던가,
22점이 2*2번 연속으로 나와 안나에게 콩드립을 시전당한 츠무기라던가.
22점이 2*2번 연속으로 나와 안나에게 콩드립을 시전당한 츠무기라던가.
그나마 모모코가 가장 무난한 점수를 받았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나가면서 사장님에게 기계 점수에 대해 질문해보니,
“아, 그거? 0부터 100까지 중에 하나 랜덤이야.”
“...”
“...”
“...”
“...”
더럽게 허무한 결말이었다.
“슬슬 코노미 씨 일행이 올 때가 된 거 같은데...”
한 10분 정도 애매하게 시간이 남는다.
인터넷이나 잠깐 봐 볼까...
—————————————————
발각다이스.
체크는 +1은 95, +2는 90.
@아무도 들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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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에서 내전이 터졌다고?
...
그 외엔 딱히 별 내용은 없는 것 같다.
저 멀리 낮익은 꼬마들이 걸어오고 있다.
...정정하겠다. 땋은 머리의 코노미 씨를 선두로 아미, 마미, 타마키, 이쿠까지.
모모코는 나랑 같이 움직였으니 저 일행에서 찾을 필요는 없고.
다들 무사히 돌아온 거 같다.
“코노미 씨! 이 쪽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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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연재 전까지 두 일행이 조우한 뒤 일어날 일 자유앵커
(예: 타마키가 다시 안기려는 걸 모모코가 막는다)
@한 번 최대동접인원 떠서 날아가니 현자타임이 세게 오네요...
————————————————
“프로듀서! 보고 싶었어요!”
“두모오옥! 타마키 왔어어!”
이미 오전에 한 번 넘어질 뻔한 경험이 있어서, 이번엔 미리 충격을 받을 준비를 한다.
아니나다를까, 속도를 줄이려는 기미따윈 없이 그대로 내게 돌격해 들어오는 이쿠와 타마키였다.
“그래, 이쿠, 타마키, 놀이공원은 재밌었어?”
“응! 동물원에선, 호랑이도 있었고, 이따만한 코끼리도 봤고-”
“퓨마 한 마리가 탈출했다고 해서 동물원에선 일찍 나와야 했어요!”
...응?
그거 좀 많이 위험하지 않니?
“그랬구나, 다친 데는 없고?”
“응!” “네!”
“그럼 재밌었으면 됐어. 그래도, 안 다치고 돌아와서 정말 다행이구나.”
“아, 프로듀서는 뭐 했어요?”
“나? 모모코, 안나, 츠무기랑 노래방 가서 노래 부르고 왔어.”
“두목, 타마키도 같이 노래방 갈래!”
“그래, 나중에 시간 되면 타마키도 데리고 갈게.”
“우와~!”
학부생인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나중에 아빠가 되어서 저런 딸들을 키운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츠무기가 이미 둘을 안고 있는 내 팔에 슬며시 팔짱을 낀다.
나랑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이쿠와 타마키를 바라보고 있다.
주위를 잠시 둘러보자,
아미마미는 자기들끼리 알아서 떠들고 있고, 안나랑 모모코는...
차가운 눈빛으로 이 쪽을 조용히 응시하고 있다.
‘얼른 떨어져’라고 무언의 신호를 보내듯이.
살짝 눈치를 보다, 이쿠와 타마키를 품에서 놓아준다.
츠무기가 날 보며 입을 연다.
“후훗, 우리 애들 참 귀엽죠? 여, 여보...”
...?
뭔가 엄청난 걸 들어버린 거 같은데.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오빠는 모모코랑 평생 같이 살 거야!”
...?
“츠무기 씨......프로듀서는, 안나랑 결혼해서, 둘이서, 쭉......행복하게 살 거라 그랬어...”
...???
“우후후, 그래봤자 P군은 언니 차지라고? 안 그래, 자기?”
...??????
“아니, 전 결혼과 인생 계획에 대해선 아무하고도 이야기한 적 없는데요.”
“여보, 다음엔 아들이 좋을까요, 딸이 좋을까요?”
...?????????
몰라, 뭐야 이거, 무서워.
“아, 그러고 보니 주얼은 근처 금은방에 가 보니 진짜 다이아몬드는 맞는 거 같거든요?”
“아, 맞아, 그래서 감정은 어떻게 됐어?”
“그게, 잘못하면 감정 비용이 제 사비로 커버가 안 될 거 같아요.”
“그 정도야?”
“암튼, 그래서 주얼은 차라리 나중에, 서울에 있는 공신력 있는 감정원에 맡기는 게 나을 거 같아요.”
“그런데, 그러면 여기 맡기는 것보다도 돈이 더 나가지 않아?”
“어디에서 맡기든 제 돈으론 안 되는 건 똑같아서요. 그리고, 공신력이 높은 감정서가 있으면 없는 것보단 더 잘 팔릴 거에요. 헐값에 팔아버리거나 감정 받아놓고 아예 못 팔고 있으면 손해니까요. 아, 숙소는 잡아놓으셨죠?”
“물론, P군 학교 근처에 잡아놨어. 잘 했지?”
어, 음......네.
“신분증은 있으시고요?”
“지갑 안에 있고, 혹시 몰라서 여권도 가져왔는데?”
“그 정도면 될 거 같아요. 그럼 일단 여기 옆에 은행에서 환전하신 다음에, 택시는 두 대 정도 잡아서 가면 되겠죠?”
“오케이! 그럼, 택시는 어떻게 나눠탈지 정해야겠네?”
“난 오빠랑 탈래.” “...프로듀서......나랑, 같이 타자?” “전 프로듀서가 타는 택시를 타도록 하겠습니다.”
노래방을 갔던 3인방이 대화에 끼어든다.
“아, 아까 전에 설명한 거 같은데 이 문제는.”
“응?”
“네?”
금은방 나와서 분명히 설명한 거 같단 말이지.
당장 나 말고 코노미 씨가 방을 잡아야 했던 이유도 이 문제 때문이었고.
“미성년자는 이성이랑 혼숙이 안 돼서, 난 학교 기숙사 가서 혼자 잘 건데?”
—————————————————
+3까지 반응 자유앵커
@다음날 서울은 무리데스
서울은 다음 주말이나, 다다음주 주말에 가는 걸로 할 생각입니다.
—————————————————
“에에...”
“말도 안 돼...”
“암튼,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
단칼에 거절하지 않으면 또 뭐가 어찌될지 모른다.
“프로듀서......그럼...”
안나가 날 꼭 안으면서 올려다본다.
“응, 안나?”
“나도......기숙사 가서, 같이 잘래...”
“안 돼.” “안 됩니다.” “안나쨩, 그건 안 돼.”
츠무기, 모모코에 코노미 씨까지 합세해서 안나를 억지로 떼어낸다.
“그, 그, 그, 그, 그럼...”
안나가 절박하다는 듯이 말을 더듬는다.
“핸드폰, 나한테 줘...”
...네?
“...응? 핸드폰은 왜?”
“다른, 동료들......기숙사에서 나오면, 안 되잖아...?”
확실히 좀 기숙사에서 나와 코노미 씨가 잡은 숙소까지 보내는 과정이 복잡하긴 하다.
근데, 아무리 그래도 내 프라이버시가 다 드러나는 건 좀 싫은데.
“음, 듣고 보니 그럴 듯하군요.”
“오빠, 더 이상 라이벌은 안 돼.”
아니, 야, 츠무기, 모모코, 동조하지 말고.
“그러면, 부모님이나 학교에서 전화오면 어떻게 할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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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답무용! 일단 뺏고 본다.
2. ...아.
3. 다 생각이 있지!(대답 내용은 자유앵커)
먼저 2표
3
프로듀서 친구 없잖아? 왜 이제와서 인싸처럼 행동하는거야? 그럼 안나 핸드폰을 프로듀서 줄게. 전화 오면 안나가 프로듀서한테 전화. 프로듀서는 안나 핸드폰으로 연락 온 사람한테 연락. 대충 친구 핸드폰으로 전화한다고 말하고 프로듀서 핸드폰이 이상해서 지금 전화가 안 받아진다고 말하면 되잖아
“...자.”
응?
안나가 조그만 손을 내민다.
“안나, 핸드폰......빌려줄게.”
...어?
“전화 오면......안나가, 프로듀서한테 전화해줄게.”
“안나?”
“그럼......프로듀서는, 내 폰으로, 전화해 줘...”
“아니, 그러면 생판 처음 보는 번호로 갈-”
“여자친구, 폰이라-”
“무슨 소리를 하는 거죠, 모치즈키 씨? 그러러면 그냥 프로듀서 핸드폰을 쓰게 놔두세요!”
그렇지, 츠무기!
“...친구, 폰이라 둘러대면 돼...”
“과연, 그렇군요.”
수긍하지 마!
호칭이 아니라 내 폰을 멋대로 가져가는 게 이상한 거라고!
“과나 동아리에서 오는 톡같은 건 어떻게 해?”
안나가 내게 다가오더니, 귀에 대고 작게 속삭인다.
“...폰 빌려주면, 비밀번호, 문자로 보내 줄 거니까......그걸로, 깔아서 쓰면 돼...”
안나의 숨결이 귀를 간질인다.
나도 덩달아 목소리가 작아진다.
“그런 거 막 알려줘도 되는 거야?”
“난......프로듀서, 믿어......프로듀서는, 안나, 못 믿어?”
...
————————————————
01~50: 마지못해 폰을 넘겨준다.
51~100: 츠무기랑 모모코가 둘이 꽁냥대는 줄 알고 안나를 끌어낸다.
먼저 2표
“앗, 귓속말이라니, 둘이서 뭐 하는 거죠?”
“치사해, 안나씨! 오빠 폰은 모모코랑 바꿔야-”
“스오 씨?”
“-오빠 폰을 멋대로 가져가면 안 돼!”
그렇지, 잘 한다!
...앞부분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슬쩍 주머니에 손을 넣고는, 누군가가 낚아채갈 걸 대비해 폰을 꽉 쥔다.
“...프로듀서는, 안나를 가장 믿으니까, 바꾸려면, 안나 폰으로 바꿔...”
“스오 씨! 끌어내세요!”
“이이이......오빠한테서 떨어져!”
“하지만, 안나 자리는......여기인데...”
질질 끌려나가는 안나였다.
하하, 개판이군...
“얘들아, 해냈어!”
...어!?
황급히 주머니에서 폰을 꺼내보니, 내 아이폰하곤 색상이 다르다.
잠금화면으로 보나 정황으로 보나, 분명히 코노미 씨겠지.
“에...?”
“훗, 이게 어른이라고?”
내심 자랑스러운 듯한 표정을 짓는다.
.
.
.
아니다.
여기서 섣불리 폭발해버리면, 돌이킬 수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건 꼭 해결하고 넘어가야 한다.
마지못해 양도해 주는 거랑, 몰래 가져가는 거랑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엄연히 범죄 행위고, 내 재산에 대한 소유/점유권을 침해하는 행위란 것이다.
“...코노미 씨.”
“으, 으응?”
분위기가 달라졌단 걸 눈치챈 건가.
“지금 돌려주시면 아무 말 없이 넘어가겠습니다.”
————————————————
+3까지 반응/행동 자유앵커
@MARIPOSA님,
일단은 아직 5명이 더 추가되는 걸 감당할 만한 금액이 없어요.
그룹으로 출현은 조금 뒤로 미루겠습니다.
————————————————
“...미안해.”
하고, 서로의 폰을 다시 교환한다.
“괜찮아요, 돌려줬으니 넘어가죠. 그리고, 저도 다들 걱정시킨 건 있으니까요.”
“...응?”
“일단 원래 이야기했던 대로, 내일은 제가 숙소 앞에서 코노미 씨한테 태블릿을 전달할 거에요. 아직 나오지 않은 다른 아이돌들과 연락하려면, 게임이 깔려있고 제 계정으로 연동된 기기가 있어야 하는 것 같으니까요.”
“몇 시 즈음?”
“음, 일단은 오후 3시 정도로 생각해 보고 있어요. 변동 있으면 내일 전화나 문자같은 걸로 이야기할게요. 그리고 혹시나 내일 아침에 누가 나오면 저도 곤란해지니까,”
하고, 폰의 화면을 꾹 누른다.
아이콘들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화면을 일부러 모두에게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일단 오늘 폰에선 밀리시타를 지울 거에요. 내일 일어나면 태블릿에 깔고 그대로 들고 가면 되겠죠.”
하고, 오른쪽 위 x버튼을 누른다.
...로그인보너스를 놓치는 게 아쉽긴 할 수도 있겠다만, 이 상황에서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지 않을까.
“그럼 전 먼저 들어가볼게요. 환전 잘 하고, 다들 조심히 들어가세요.”
“응, P군도 수고했어~”
“안녕히 가세요!”
“잘 자 오빠, 내일 봐...”
정신없는 사이 먼저 자리를 뜬다.
.
.
.
불을 끄고, 침대에 드러눕는다.
고작 3일이 지났다.
하지만, 굉장히 오랜만에 기숙사에 혼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1인용 침대에 셋이 엉겨붙어 구겨져 넣은 채로 잠들던 기억이 생생하다.
안나나 츠무기나, 첫 날부터 굉장히 적극적이었던 것에 새심 놀랐지만, 가장 놀라웠던 건 역시, 그 다음 날 부터 나도 이미 아이돌들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내 삶의 일부로 대하기 시작했단 것이리라.
벌써부터 앞으로 있을 일들이 기대되는 것은 나 뿐인가.
마음껏 두 팔과 다리를 편 채로, 하늘을 보며 누운 채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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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he next day...
2. 하루의 마지막 전화이벤트
먼저 2표
갑자기 전화벨이 울린다.
“뭐야, 또 사촌형인가...”
핸드폰을 들어, 발신자를 확인한다.
‘사랑스런 여동생 안나♡’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여보세요?”
“...프로듀서...”
“응, 안나. 무슨 일이야?”
“...그냥, 목소리, 듣고 싶어서...”
“그랬구나. 나도 안나가 보고 싶은 걸.”
“...프로듀서......같이, 자고 싶어...”
“그건 지금 안 되는 건 알잖아, 안나. 나도 맘같아선 너희들이랑 좀 더 있고 싶지만, 여관에서 그렇게 이야기하는데 어쩌겠어. 아, 그러고 보니, 안나.”
“...응?”
“베이스는 어디서 배운 거야?”
“아......그거, 노리코 씨랑, 공연 때 합주할 일이 생겨서......시작, 했었어......프로듀서는, 기타, 어떻게 시작하게 됐어?”
“평소 즐겨 듣는 음악의 기타 소리를 좋아해서, 나도 한 번 연주해보고 싶다 생각해서...”
무엇을 얼마나 더 이야기했을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안나랑 둘이서 통화했더니, 벌써 20분이 지나 있었다.
“...프로듀서...”
“응, 안나?”
“잘 자...”
“안나도, 잘 자.”
“...아, 프로듀서.”
“응?”
뭔가 까먹은 게 있나?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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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도, 안나.
2. 안나, 사랑해.
먼저 2표
“나도, 안나.”
“에헤헤......프로듀서, 잘 자요...”
“안나도 잘 자고, 내일 보자 그럼.”
“응......내일 봐...”
“들어가야지 이제. 끊는다?”
“응......헤헤...”
몇 번 더 작별인사를 나누고 전화를 끊는다.
내일은 또 어떤 멋진 일이 있을까.
이렇게나 다음 날을 기대해 본 적은 처음이다.
이런 일상이라면, 해가 일찍 떠도 괜찮지 않을까.
알람을 마지막으로 대강 맞추고 이불을 덮는다.
포근한 솜의 감촉에 싸인 채, 이내 잠에 빠져든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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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평화로운 기상
2. 앱 하나 지웠다고 바뀌면 그건 인생이 아니다
먼저 2표
80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안나가 먼저 나왔는데...
츠무기: 다시한번 말하지만 이 창댓의 주인공은 저입니다.
모모코: 오빠. 손. (둘이 싸우는 동안 프로듀서 손을 잡고있는 모모코)
츠무기 "코노미씨가 있으니 연합하자!"
안나 "어떻게?"
츠무기 "모모코를...(속닥속닥)"
모모코 " "(울컥)
P "그렇게 울컥할 필요 없어... 잘못하면 내가 경찰서 가..."
“싫습니다. 전 프로듀서랑 자야 하는데요.”
...
“...다, 다들 무슨 마군이가 가득한- 아니,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
...모모코......태조 왕건은 언제 봤니?
이니, 봐도 되는 나이긴 한가?
“그렇게 말하는 모모코 씨도, 많이 부러워 하는 걸로 보이는데요?”
“아, 아아아, 아니야!”
그래도 강하게 부정을 하니 좀 섭섭하...
...기는 무슨.
사실 저게 정상적인 반응이라고.
안나나 츠무기같이 노골적으로 붙어오는 게 훨씬 희귀하단 말야......음?
“...그러니까, 왜 다들 나와서......프로듀서랑, 나, 사이를 방해하는 거야...”
“완전히 틀린 말이군요. 제목만을 봐도, 프로듀서랑 이어지는 것은 저일 터.”
“안나가......먼저 좋아했고, 먼저 나왔는걸...”
...둘이 또 다시 영문 모를 이유로 티격태격하고 있다.
언성이 높아지진 않아서 큰 주목을 끌지는 않는다는 게 천만다행일 따름.
내 옆에서 그걸 지켜보던 모모코가, 살짝 내 옆구리를 찌른다.
“응?”
그러고는, 살며시 자신의 오른손을 내민다.
...뭘 주려는 건가?
“손, 잡아줘.”
왼손을 내밀어 살짝 모모코의 손을 잡아본다.
기다렸다는 듯이 모모코가 내 손을 살며시 맞잡는다.
...모모코, 손 차갑구나.
안나랑 츠무기가 이 쪽을 바라보더니, 다시 자기들끼리 뭔가 이야기하고 있다.
“잠깐 타임.”
싸움은 멈춘 거 같은데.
“...저희들끼리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군요. 연합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떻게...?”
“일단 모모코를...”
목소리가 더 작아진다.
하지만, 모모코는 뭔가 들은 모양이다.
눈빛이 묘하게 날카로워지며 손에 힘이 꽉 들어간다.
“모모코?”
“...”
살짝 볼을 찔러본다.
“에- 뭐, 뭐 하는 거야?”
“그리 걱정할 필요 없어. 내가 그렇게 안 둘 꺼니까.”
“오빠...”
“...잘못하면 내가 경찰서에 갈 수도아야야야야야!”
“흥.”
어우, 손 아파.
살짝 삐진 듯한 모모코였다.
...그래도 손은 안 놓으려 하네.
암튼, 일단 코노미 씨에게 연락을 해 봐야 한다.
...연락처 교환을 안 해 놨었지.
바보인가, 나.
“저, 안나?”
“...응, 프로- 오빠?”
이제야 다시 생각났구나.
뭐, 들키지는 않았으니 장땡이긴 하지만.
“코노미 씨한테 연락 해봐야 할 것 같은데, 잠깐 연락처 있으면 내 폰으로 전화 걸어줄 수 있어?”
.
.
.
“여보세요?”
“여보세요- 어, P군! 무슨 일이야?”
“아, 그게 생각해보니, 여관에선 미성년자 혼숙이 안 되니까, 코노미 씨가 예약해야 할 것 같아서요. 그, 일단 숙박비는 어디 예약했는지 말해주면 제가 처리할 거니까, 방 큰 걸로 두 개 정도만 잡으면 될 것 같아요.”
——————————————————
1. 알겠어, 그럼 그렇게 할게~ 아, 숙소는 P군 학교 근처로 잡아놓는다?
2. 어, P군이 돈 내려고? 숙박비랑 식비는 일단 내가 결제할 생각으로 넉넉히 가져왔는데?
먼저 2표
+
P “코노미씨... 근데 갑자기 생각난건데 그거 엔화는 아니겠죠?”
코노미 “ “
P “ “
페리카였다면...
은행에 가서 바꿔야.....
오...
오오오!
할렐루야!
“아, 정말요?”
“응, 짧으면 1주, 길면 2주 정도는 충분히 보낼 수 있을 거 같아!”
세상에.
감사합니다...
코노미 씨 목소리가 유난히 더 고운 것 같았다.
“정말 고마워요, 코노미 씨. 일단 혹시나 돈이 더 필요하게 되면 제가 보탤게요......아.”
“왜 그래?”
“어,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건데요, 환전은 하셨죠?”
“...”
“...원화로 하신 거 맞죠?”
“...안 했네!?”
“네!? 아니 잠깐만요, 그럼 놀이동산은 어떻게 들어가셨어요?”
“카드 잠깐 주니까 알아서 긁고 들여보내주던데?”
...어째서!?
“때로는 너무 깊게 생각하는 건 좋지 않을 수도 있다구?”
“아,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괜찮겠지?
“아무튼, 있다가 놀이동산 나오면 환전은 해야 할 것 같아요.”
“알겠어, 언제 만날래?”
“음, 일단 애들은 어디 있어요?”
“지금? 바이킹 타고 있을 걸?”
“그럼, 일단 애들하고 얘기해보고 결정되면 저한테 문자로 보내주세요.”
“어, 알겠어-”
“언니, 언니! 이번엔 같이 저거 타자!”
“또? 롤러코스터는 이제 너무 어지러-”
“아미 중사, 잡으시오!”
“옛썰!”
“얘들아, 난-”
...
...괜찮겠지, 코노미 씨?
잠시 조의를 표하도록 하자.
그래도 일단 한 걱정 덜었네.
“...오빠?”
“으, 으아아-? 아, 안나구나......무슨 일이야?”
“...우리 전화번호, 없어?”
“음, 아직 없는데? 다행히도 숙박은 어떻게든 해결된 것 같아-”
“내가......저장해, 줄게......폰, 잠깐 줘 볼래?”
“응? 아아, 고마워.”
————————————————
+1: 안나는 P의 폰에 자신의 연락처를 어떤 이름으로 저장해놓았을까요?
+2~3: 폰에서 또 무엇을 어떻게 수정해놓았는지 자유앵커(예: 배경화면을 자신의 사진으로 바꿨다 등)
+핸드폰의 배경, 글씨 전부 보라색으로 바꿔버림
+안나가 아는 번호로 비밀번호 변경
+아이콘을 전부 안나 사진으로 변경(!)
마지막은 무리일거 같긴 하지만...
아이폰이란 말이 없으면 안드로이드 커스텀으로 바꿨다고 라면 되죠(?)
핸드폰 배경이미지를 안나 사진
+안나가 아는 번호로 바꿔 안나가 볼수 있게함
(시리가 있다고 하니 2,4번은 제외)
일단 아이폰이라고 맨 앞 페이지에서 언급이 되긴 했습니다.
————————————————
...시간이 좀 오래 걸리네.
52명을 다 추가하느라 그러겠지?
...중간중간에 표정이 잠시 뾰로통해졌다가 다시 밝아지기도 하고, 얼굴이 살짝 빨개지기도 한다.
“안나?”
“...응?”
“연락처 말고 딴 거 보고 있니?”
“아, 아아아아-......아니...”
걸렸구나.
일단, 모른 척 하고 기다렸다가 뭘 어떻게 바꿨는지 보기나 하자.
“얼마나 걸릴 거 같아?”
“...거의, 됐어......잠깐만...”
하고는, 채 1분도 지나지 않아 얼굴을 사과마냥 빨갛게 물들이고는 생글생글 웃으며 내게 핸드폰을 건넸다.
“여기...”
.
.
.
Oh.
어, 음,
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배경화면이었다.
지극히 공대스러운 감성이 묻어나오던 탄소섬유가 있던 자리에는, 음,
무대에 서서 웃고 있는 안나의 ‘사진’이 있었다.
배경과 전혀 위화감이 없으면서도, 배경이 ‘그림’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당사자가 이미 눈앞에 있는데도 주변 환경과 이질적인 느낌까진 들지 않는다는 걸 사흘 동안 봐 오간 했지만.
그래도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게 신중해야겠다.
학교 가면 다시 바꿔야 하나, 아까운데.
핸드폰을 잠갔다가 켜 본다.
대기화면은 게임에서 수없이 봐온 갑옷을 입은 안나의 카드 일러스트.
자기가 봐도 맘에 들었나 보다.
...대체 어떻게 내 폰에 없는 저 두 이미지를 무려 배경화면으로 설정했는지는 둘째치고.
일단, 잠금을 풀어야 하는데...
—————————————————
1. 비밀번호를 입력하는데 안 열린다
2. FaceID느님은 위대하다.(눈치채지 못함)
먼저 2표
역시 현대문명은 위대해!
연락처는 제대로 저장됐는지 확인해봐야지.
음...
...
다들 일본어 이름으로 저장해놨구나.
순서는 어떻게 해 놓은 거지...
...어?
“안나?”
“...응?”
“하나 빼먹은 거 아니야? 51명인데?”
“아닌데......?”
그래?
일본어 이름은 왜 51개지?
대충 연락처 목록을 훑어본다.
새 연락처만 따로 보는 기능이 있나?
어디 보자- 잠깐, 하트는 뭐야.
‘사랑스런 여동생 안나♡’
...
그래서 막바지에 가선 그렇게 얼굴을 붉히고 있었던 거구나.
그래도 하트까지 다 써서 넣었나 보네.
뭐, 귀여우니까 상관은 없다.
...전화가 온 걸 누가 보면 머리아파지겠지만.
참 곤란한 부분이 많긴 하지만, 그래도 52명의 연락처를 하나하나 다 정성스레 적어준 거다.
...저렇게 좋아하는데 내가 뭐라 할 수도 없고.
“안나.”
“응?”
“고마워, 수고했어.”
“네? 지금 뭐 하는 건가요?”
“오빠. 안나 씨가 뭐 했어?”
하고는, 갑자기 츠무기가 내 폰을 채간다.
“모치즈키 씨, 혼자서만 이런 짓을...”
——————————————
+1: 츠무기가 자신의 연락처를 새로 저장하는 이름
+2: 모모코가 자신의 연락처를 새로 저장하는 이름
+3: 안나는 P의 연락처를 어떤 이름으로 저장해놓았는가?
————————————————————
...
츠무기.
‘이시카와의 혼약자.’
우리, 결혼에 대한 이야기는 한 번도 안 하지 않았니?
이거, 아무리 봐도 안나보다도 들키면 더 심각한 이름인데.
그리고 모모코.
‘오빠의 인생의 동반자.’
...아니다.
그나마 안나 츠무기는 보면 누구인지는 바로 알 수 있는데 말이야.
하지만, 둘 다 만족스럽다는 티를 그렇게 팍팍 내고 있으면 차마 내가 어떻게 이야기를 꺼내겠니?
결국, 내가 내린 답은 지극히 단순했다.
‘그냥 있다가 학교 가면 조용히 일본어로 누가 누군지나 표시해야겠다.’
나는 이 문제에 대해 침묵하기로 했다...
.
.
.
“암튼, 그래서 환전만 하면 되니까 돈은 남는 거 같아.”
“다행이네요, 오빠.”
“...잘 됐다...”
“일단 코노미 씨 일행이랑 만나기까진 시간이 좀 남는데, 뭐 할래?”
——————————————
1. 노래방!
2. 음반 가게를 가 볼까......운 좋으면 아이돌들 CD도 볼 수 있을 거 같은데?
3. 기타 자유앵커
먼저 2표
@일정 끝!
정말 훌륭한 장소지.
...라고 해도, 사실 음악 취향도 취향이고, 노래 실력에 그다지 자신이 있는 것도 아니라, 최근엔 거의 가 본 적이 없다.
뭐, 4명이면 2시간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다들 자리에 앉아서 선곡집을 펼치고, 노래를 고르고 있다.
...알아서 순서까지 정하는 걸 보니 난 뒤로 빠져있어도 잘 놀겠군.
사실 셋 다 평소엔 그리 활발하게 상황을 주도하는 타입은 아니라 좀 걱정하긴 했는데, 역시 아이돌이란 걸까, 노래 부르는 데는 또 적극적이다.
...그런 데에서 역시 아이돌같은 말은 안 했으면 좋겠다 한다면 딱히 할 말은 없다.
문자를 확인해 보니, 코노미 씨 일행과는 노래방 시간이 끝나면 바로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아, 츠무기 씨, 모모코, 내기......같은 거라도, 할래?”
“어떤 걸로요? 아, 프로듀서도 끼도록 해요.”
어, 잠깐, 나도?
“어, 잠깐, 나도?”
“그야, 이런 건......같이, 하는 게......재미있는 거니까?”
“노래는 별로 자신 없는데......어떤 건데?”
——————————————————
안나가 제안하는 내기의 내용 +3까지 자유앵커
프로듀서 : 난 동의한 적 없는데
나머지 : 그런 건 필요 없다
“좋은 생각이군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응, 좋아.”
“...내 의견은 이제 별로 안 중요하겠지?”
“...싫어...?”
안나.
그렇게 눈물이 맻힌 애절한 표정으로 올려다보면 내가 뭐가 되니.
“...좋아, 그렇게 하자.”
“...!”
“아, 다들, 한 가지 조건.”
“뭔가요?”
“혼숙같은 건 금지. 이건 법의 문제라서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어.”
“에에에?”
“...말도 안 돼...”
...
그래도 법의 영역이라 하니 다들 어느 정도는 납득해 준 듯 하다.
“자, 그럼 누가 먼저야?”
“모모코 씨가.......할래?”
잠시 우물쭈물하다가, 마침내 결심한 듯 일어서서 마이크를 잡는다.
“아, 아아.”
...저기, 그래서 노래는 왜 안 나오니?
“모모코 씨......노래, 신청 안 했어...”
“...아.”
————————————————————————
+1: 모모코가 부를 노래, 다이스
+2~+3: 노래를 부르면서 모모코가 하는 특별한 행동이 있나요? 있다면 적어주세요.
노래방에 있는 노래가 필요하면
김건모 너에게
...이제 왜 오늘 갑자기 이러는 건지 생각하는 건 그만두었다.
마음을 이렇게 완전히 열어놓을 만한 일이 뭐가 있긴 있었나 생각이 들긴 하지만, 뭐, 딱히 이렇게 풀어진 게 보기 안 좋은 모습은 아니기도 하고.
옆에서 안나랑 츠무기가 무시무시한 시선을 보내고 있지만, 모모코는 전혀 개의치 않는 듯 하다.
번호 몇 개를 눌러 노래를 시작하고는, 옆에 떨어져있는 마이크를 줍는다.
‘ローリング△さんかく’
롤링 삼각.
...솔직히 자기 솔로곡 부르는 건 반칙이라 생각되지 않-
잠깐, 노래방에 있긴 있는 거였어!?
‘데굴데굴 굴러가는 삼각형, 어째설까, 넘어져버렸어 (이상하지?)’
모모코가 힐끗 날 올려다본다.
‘주변의 다른 애들은 좀 더, 각진데가 적은거 같다고? 알게 뭐야!’
츠무기랑 안나가 앉아있는 쪽을 보니, 그래도 신이 나긴 한 건지 박수를 쳐 주고 있다.
다행히도 일단은 무시무시한 눈빛을 거둬준 것 같다.
.
.
.
‘사실은 원에 함께하고 싶어, 사실은 손을 잡고싶어,
“제일로!”
봐두었으면 좋았을 걸, 별자리 운세의 아이템
“알려달라구!”’
2절부턴 대놓고 몸을 살짝 옆으로 틀어 날 빤히 바라보고 있다.
노래를 부르는 모모코를 봐주면서도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모모코는 가사고 뭐고 볼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자기 노래니까 다 외우고 있겠지.
‘깨끗한 동그라미가 될거야, 다함께! 알았지?’
결국 마지막에는 내 눈동자를 눈에 담는데 성공한 모모코였다.
눈이 마주친 게 마냥 행복했는지, 티 한 점 없이 밝게 웃고 있다.
...나중에 꼭 원이 되는 게 아니라, 이미 완전 동글동글하잖아.
.
.
.
84점.
나름 만족스러웠는지,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가질 않는다.
“모모코 씨......끝났으니까, 내려와...”
“자기 차례가 끝났으면, 자리에 앉아주세요.”
하고는, 모모코를 내 무릎에서 끌어내리는 안나와 츠무기였다.
시무룩한 듯이 옆 자리에 앉아서는 땅을 바라보고 있다.
...그냥 무릎 위에 앉아서 좋은 거였나?
모모코의 머리를 잠깐 쓰다듬어주자, 금방 다시 기분이 풀린 것 같다.
그래서, 다음 순서는 누구지?
—————————————————
@가사는 귀찮아서 꺼라위키에서 긁어왔습니다.
+1: 안나랑 츠무기 중 누가 어떤 노래를 부르는가! 다이스도 굴려주세요.
+2~3: 그 사람이 노래를 부르면서 하는 특별한 행동이 있다면 적어주세요.
계속 생각하는 거지만 무슨 샴푸를 쓰는 건지는 몰라도, 머리에서 굉장히 산뜻한 향이 난다.
...허벅지까지 그렇게 꼭 붙이면, 제 이성이 버티기가 참 힘듭니다.
살짝 왼쪽으로 움직여보니, 츠무기가 그대로 따라와 다시 꼭 붙는다.
선곡을 마치고 오른손으로 마이크를 들더니, 머리를 내 어깨에 기대온다.
왼쪽에선 내 무릎에서 끌어내려진 모모코가 츠무기를 째려보고 있다.
‘FairyTaleじゃいられない’.
...이제 왜 저 노래들이 전부 노래방에 있는지는 그만 생각하자.
‘이 한몸, 다하더라도, 이루고 싶은 것이 있어...’
살며시 내 오른손을 잡아온다.
.
.
.
‘Burning Heart,
모든 걸 걸어서라도 이 손으로 쥐고 싶은,
양보하기 싫은 꿈이니까.’
츠무기가 후렴구를 부를 때마다 애절한 눈빛으로 날 응시한다.
뒤로 갈 수록 그 눈빛이 묘하게 뇌쇄적으로 변하는 거 같은데...
몰래 살짝 물러나있으면, 거의 바로 알아채고 몸을 계속 붙여오니, 조금씩 왼쪽으로 자리가 움직이고 있다.
‘동화 속 이야기로는 이제…부족해!’
...어떻게든 견뎌낸 내게 스스로 박수를 보내고 싶-
“으악!”
“후훗, 오빠, 몸이 굳어있어요.”
“츠무기, 귀에 바람 부는 건 하지 말아줘...”
“우후훗, 그럼 어디에 불어드릴까요?”
...그냥 바람 불지 말아주면 안 될까?
“츠무기 씨도......거기까지야.”
노래가 끝나자마자 안나랑 모모코가 달려들어 츠무기를 억지로 떼어낸다.
“알겠어요, 모치즈키 씨, 이제 적당히 떨어져 있겠- 스, 스오 씨, 손만은 제발!”
...
이미 60점이란 점수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
——————————————————
+1: 안나의 선곡, 다이스
+2~3: 안나가 할 특별한 행동
(VIVID 이매지네이션)
캐붕은......뭐...
—————————————————
선곡을 마친 안나가 날 살짝 쳐다보더니, 이내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래, 이게 정상이야.
깊게 심호흡을 하더니, 안나의 바보털이 확 젖혀진다.
...스위치 켜지면 왠진 모르겠지만 저랬지.
“그럼, 시작할게~!”
‘VIVID イマジネーション’
이것도 전주가 거의 없이 그대로 치고 들어가는 곡이었을 것이다.
‘Vivid Vivid 여기에, 패스워드를 입력,
Rabbit Rabbit, 승인, Welcome to the Virtual World!’
3연속 치명타같은 건 없어서 참 다행이다.
.
.
.
...는 무슨.
‘문제를 풀지 않으면 다음으로 진행할 수가 없어,
그건 아마, 어디라도 마찬가지잖아?’
2절이 시작되자 내 앞에 서서, 날 빤히 바라보며 노래하고 있다.
‘온라인의 창가에서 손을 흔들고 있는,
너의 옆으로 워프해도 될까?’
고개를 숙여, 내 두 손을 꼭 잡는다.
‘(Catch me!) 리플라이도 풀 파워,
(Touch me!) 레벨은 언제나 텐션 MAX로,
“좋아해”를 그저... 전하고 싶으니까!’
그러고는, 자신의 심장에 내 오른손을 가져다댄다.
...안나, 내가 뒤로 빼려 해서 그런다는 건 알겠는데, 힘 주지 마...
내가 버티기가 힘들어......많이.
‘I won't... 사실은 쭉, I want... 알아채주길 바랬어,’
마주본 채로 안나가 내 무릎에 앉는다.
마이크를 들고 있지 않은 손으로는 내 손을 자신의 심장에 붙인 그대로, 서서히 더 가까이 다가온다.
그 두근대는 울림은, 내 손에 확실하게 전해져 내 심장까지 함께 울리고 있다.
...향수 냄새는 아닌 것 같은 은은한 향이 난다.
‘Let me... 뒷면에 있는「나」도,
분명 현실 - 여기 - 에 있는「나」야...’
이젠 안나가 노래를 부르며 살짝식 들숨을 쉬는 게 느껴질 정도의 거리.
그제서야 내 오른손을 놓아준다.
급히 자유로워진 손을 안나에게서 떼어내기도 전에, 이제는 한 손으로 내 뒷목에 매달린다.
‘Imagination girl...’
마지막은 그대로 따라부르지 않고 애드리브로 마무리.
그러고는, 그대로-
—————————————————
+1: On/Off
+2: 마지막으로 프로듀서에게 할 말/행동
+3: 츠무기와 모모코는 안나를 어떻게 떼어내는가
키스를..... 할뻔
“응?”
“사랑해!”
얼굴이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위, 위험해!
첫 날의 그 기억이 지금 이 상황과 오버랩된다.
서로의 눈이 마주치고, 모든 걸 내려놓고 받아들이려 하기 직전-
안나가 멈췄다.
“에?”
두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내 목을 아까보다도 더 세게 잡아당기고 있다.
“당장 끌어내요, 스오 씨!”
“안나 언니, 치사해, 갑자기 먼저 그러는 게 어딨어!”
“차례가 끝나면, 얌전히 자리에 앉아야죠?”
“하, 하지만, 안나 자리는 원래 여기야!”
...목이 좀 아파오긴 한다.
“흥,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그야, 프로듀서도 날 사랑하는걸!”
“오빠는 모모코의 오빠인 게 당연하잖아!”
모모코는 이제 운동회 줄다리기를 하는 듯 안나를 잡고 바닥에 누울 기세로 끌어당기고 있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면,
“무슨 소리인가요, 모모코 씨, 프로듀서는 저와 백년해로를 언약해야 한단- 핫!?”
내분이 일어나면, 필연적으로 팀의 집중도는 흐트러진다는 것이다.
츠무기가 안나를 놓치자,
츠무기가 부담하던 힘까지 전부 모모코의 몫으로 돌아갔고,
당연히 모모코는 그걸 홀로 버틸 재간은 안 되었기 때문에 안나에게 끌려가다 그대로 옷자락을 놓치고 넘어졌으며,
끌려가는 걸 상정하고 내 목을 있는 힘껏 끌어안던 안나는 갑자기 뒤에서 당기는 힘이 없어지니 자연스레 내 쪽으로 움직이게 되었다.
“모모코! 괜찮- 읍?”
넘어진 모모코를 걱정할 겨를도 없이,
내 입은 안나의 입술에 틀어막혔다.
...절대 떨어지지 않겠다는 듯이 내 허리까지 두 다리로 휘감은 건 덤이다.
——————————————————
+1: 안나는 이 상황을 즐기는가요, 아니면 더 대담한 걸 시도하나요? 만약 시도한다면 무엇을?(너무 나간 건 재앵커 받겠습니다)
+2: 프로듀서는 거부하나요, 상황을 인식하지 못한 채 대응을 못 하나요, 아니면 이를 받아주나요?
+3: 이후 츠무기, 모모코의 반응
다행히도 안나는 혀를 넣는다던가 하진 않고, 얌전히 입술의 감촉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두 볼을 감싸쥐고, 셋을 센 후 있는 힘껏 밀어냈다.
“-푸하, 하, 하아...”
얼굴이 살짝 붉어진 안나가, 무척이나 아쉬우면서도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날 바라본다.
“프로듀서, 나, 싫어...?”
아니.
나도 네가 좋아, 안나.
“그럴 리가 없잖아. 나도 안나가 좋아.”
“그럼......왜, 떨쳐내...?”
살짝 울먹이는 목소리를 애써 외면하며, 이유를 말한다.
그야...
“모모코, 아까 전에 크게 넘어졌잖아.”
“아...”
...키스가 좋든 말든, 일단 뒤로 자빠진 모모코의 상태가 무척이나 걱정된다.
그제서야 모모코가 자신을 막겠다고 뒤로 잡아당기다 넘어진 게 생각났는지, 안나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었다.
“모모코, 괜찮아?”
“...”
“...”
츠무기랑 모모코가 나라를 잃은 표정으로 이 쪽을 바라보고 있다.
상태는......괜찮은 거겠지?
“잠깐, 모모코, 일단 이 쪽으로 와 볼래?”
모모코가 말없이 걸어온다.
고개를 숙여 눈높이를 맞추고 머리 쪽을 살펴본다.
다행히도 머리 뒤에 상처가 나거나 하진 않은 것 같다.
“다른 데 아프진 않지?”
모모코는 아직도 절망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다들 놀 때도 다치지 않게 조심히 놀아. 한 명이라도 다치면 그건 내 책임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일단 다치는 건 싫잖아?”
하고는, 머리카락을 살짝 거칠게 쓰다듬어준다.
“네...”
“응...”
“...알겠어...”
“안나도 얼른, 너도 다치면 안 되니까 일단 자리에 앉고.”
“...”
수긍해 준 건지, 내 무릎에서 일어나 옆에 주저앉는다.
기껏 놀러왔는데, 다들 표정이 좋지 않아 보인다.
“그럼, 일단 음료수라도 사가지고 올 거니까 조금만 기다려줘.”
그리고 나가기 직전.
“아, 점수 내기 하던 거 있지?”
“...?”
“그거, 모모코 84점, 츠무기 60점, 안나 43점.”
바로 문을 닫고 음료수를 사러 간다.
안에서 갑자기 왁자지껄하는 소리가 난다.
뭐, 그래도 너무 우중충해지진 않아서 다행이다.
...그러고 보니, 내 노래 실력은...
—————————————————
1~40: 앗 아아...
41~70: 사람같이는 부른다
71~90: 꽤 부르는 편
91~95: Awesome! 학교 동아리 보컬 정도는 할 만한 실력
96~100: 님 여기서 뭐해요?
+3까지, 주사위와 콤마 둘 다 중 높은 값
아니, 충분히 한 명의 사람같이 노래를 부른다.
...라고 한들, 지금 같이 있는 셋은 아이돌이다.
둘은 그 중에서도 자기 솔로곡을 불렀다.
뭐, 변명 따위 다 집어치우고 솔직히 이야기하면,
쪽팔릴 거 같다.
심히.
...음료수를 들고 잠시 이대로 도망갈지 고민해본다.
역시 내기는 하지 말았어야 했나, 하고 잠시 생각한 뒤에, 문을 열고 다시 방으로 들어간다.
“프로듀서!” “오빠! 왔구나!” “...프로듀서!”
...음료수보다 날 먼저 찾아주는구나.
살짝 감동이기도 하고, 그럴 생각은 없었지만 진짜 도망갔으면 죽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복도에 아무도 없어서 다행이란 생각도.
이온음료를 하나씩 나눠주고 자리에 앉는다.
“노래 불러주세요!”
“...프로듀서, 차례야...”
...정말?
안 하면 안 될까?
그런데, 다들 이렇게나 기대하고 있는 거 같은데...
아무나 도와줘요.
제발.
이대로 수치에 파묻혀 죽긴 싫단 말야.
고뇌하는 동안, 모모코가 말없이 컨트롤러를 내 손 위에 올려놓는다.
“...정말?”
“오빠, 노래 불러줘.”
...확인사살해줘서 고마워, 모모코.
—————————————
+1: 노래, 다이스
+2: 반응 자유앵커
+1 재앵커
(?)
그래, 미안하다, 사실 평범한 인간의 실력으로 부르면 귀갱인 곡이긴 하다.
...난 어디까지나 평범한 인간보단 약간 나은 거다.
약간.
내 눈 앞의 세 명은 뭐...
그러는 사이 전주가 흘러나오기 시작된다.
일단 피아노 전주가 기니 잘못 들어갈 일은 없을 거다...
...아마도.
‘손 닿을 수 없는 저기 어딘가, 오늘도 넌 숨 쉬고 있지만,’
좋아, 무사히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워하면 언젠간 만나게 되는,
어느 영화와 같은 일들이 이뤄져 가기를,’
최대한 목을 의식하지 않고 배에 힘을 주며 음을 끌어올린다.
‘힘겨워한 날에 너를 지킬 수 없었던,
아름다운 시절 속에 머문 그대이기에...’
후렴구도 이 정도면......흉하진 않을 것 같다.
...아마도.
짧게 기타솔로가 나오며, 1절에서 2절로 넘어간다.
“...분명히 저를 위해 불러주는 것 아니겠습니까.”
“...아니, 거든?......프로듀서는, 날 좋아하니까......내게, 불러주는 거야......아까 전에도, 들었지?”
“으윽......그건 단순히 모치즈키 씨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한 소리가 아니란 걸 어떻게 알죠?”
...안나, 츠무기, 오늘 벌써 몇 번째야.
한편, 반대편에 앉아있는 모모코는 이 쪽을 빤히 바라보며 조용히 미소짓고 있다.
얼굴에 꽃받침을 하는 게 너무 귀엽다.
...근데 어디를 봐야 하지?
일단 어느 한 명이라도 눈을 마주치면 안 되는데...
모모코 쪽의 살짝 옆을 봐 보자.
“햣!?”
“...!”
안나랑 츠무기가 급히 모모코 쪽으로 자리를 옳긴다.
...눈 마주치면 안 되는 거 맞나 보다.
‘너는 떠나며 마치 날 떠나가듯이,
멀리 손을 흔들며 언젠간 추억에 남겨져 갈 거라고,’
살짝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본다.
그러자, 셋이서 짜기라도 한 듯이 동시에 그 쪽으로 미끄러지듯 움직인다.
그렇다면 방법은 딱 한 가지.
나는 노래 가사를 보기로 했다.
...이제 남은 부분은 후렴밖에 없긴 하지만...
.
.
.
51점.
“프로듀서!” “오빠.” “...프로듀서...”
“응?”
“누굴 위해 불러준 노래에요!?”
...아니, 그건...
사실 그냥 좋아하는 노래들 중 매우 희귀하게 노래방에서 부를만한 노래라서 부른 거긴 한데 말이야.
“너희들이 들으면 좋아할 거 같아서 불러봤는데? 아, 그러고 보니 내기는 이제 결과가 나온 거지?”
“네?”
“...어떤, 결과?”
“오빠, 무슨 내기 말이야?”
...다 까먹었구나.
“그, 노래방 기계 점수가 가장 높은 사람 소원을 나머지 셋이 하나씩 들어주기로 한 거, 있었지?”
“아, 그거?”
“...그래서, 누가 이겼어...?”
“모모코가 84점으로 1등인데?”
모모코의 표정이 확연히 밝아진다.
“지금 말하고 싶은 소원 있어? 일단 들어줄 수 있는 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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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모모코의 소원, 그리고 누구에게 부탁하는 건지 자유앵커.
나중에 쓰려 남겨두려면 ‘킵’이라 다시면 됩니다.
쪼그려앉아 눈높이를 맞춘다.
“응, 모모코?”
“나중에, 저녁 같이 먹으러 나가자!”
“얼마든지. 다음 주 언제 시간 되면 이야기할게.”
“예에!”
그 나이대 어린아이처럼 정말 뛸 듯이 기뻐하고 있다.
평소의 모모코라면 상상하기 힘들었을 모습이겠지.
“...핫!”
뭔가를 깨달았는지, 갑자기 그 자리에서 멈춘다.
“...물론 오빠랑 나 둘이서.”
“알겠어. 다음 주 안으로 잡아볼게.”
다시 웃는 얼굴로 돌아간 모모코였다.
.
.
.
간만에 노래를 부르니 기분이 아주 좋았다.
나중에도 친구들 몇 명이랑 노래방이나 가 볼까.
그나저나, 기기 상태가 좀 이상한 거 같긴 했다.
0점과 100점을 연이어 받은 안나라던가,
22점이 2*2번 연속으로 나와 안나에게 콩드립을 시전당한 츠무기라던가.
22점이 2*2번 연속으로 나와 안나에게 콩드립을 시전당한 츠무기라던가.
그나마 모모코가 가장 무난한 점수를 받았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나가면서 사장님에게 기계 점수에 대해 질문해보니,
“아, 그거? 0부터 100까지 중에 하나 랜덤이야.”
“...”
“...”
“...”
“...”
더럽게 허무한 결말이었다.
“슬슬 코노미 씨 일행이 올 때가 된 거 같은데...”
한 10분 정도 애매하게 시간이 남는다.
인터넷이나 잠깐 봐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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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각다이스.
체크는 +1은 95, +2는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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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에서 내전이 터졌다고?
...
그 외엔 딱히 별 내용은 없는 것 같다.
저 멀리 낮익은 꼬마들이 걸어오고 있다.
...정정하겠다. 땋은 머리의 코노미 씨를 선두로 아미, 마미, 타마키, 이쿠까지.
모모코는 나랑 같이 움직였으니 저 일행에서 찾을 필요는 없고.
다들 무사히 돌아온 거 같다.
“코노미 씨! 이 쪽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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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연재 전까지 두 일행이 조우한 뒤 일어날 일 자유앵커
(예: 타마키가 다시 안기려는 걸 모모코가 막는다)
오빠라기보단 아빠로서의 프로듀서로 받아들이는 듯도 하다
츠무기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면서 엄청난 말을한다.
"우리 애들 참 귀엽죠? 여..여보..."
나머지 “ “
츠무기 “거 아는 비키랑께!”(난난)
코노미 “아 쥬엘 감정한거 어떻게 됬어?”
P “ “
————————————————
“프로듀서! 보고 싶었어요!”
“두모오옥! 타마키 왔어어!”
이미 오전에 한 번 넘어질 뻔한 경험이 있어서, 이번엔 미리 충격을 받을 준비를 한다.
아니나다를까, 속도를 줄이려는 기미따윈 없이 그대로 내게 돌격해 들어오는 이쿠와 타마키였다.
“그래, 이쿠, 타마키, 놀이공원은 재밌었어?”
“응! 동물원에선, 호랑이도 있었고, 이따만한 코끼리도 봤고-”
“퓨마 한 마리가 탈출했다고 해서 동물원에선 일찍 나와야 했어요!”
...응?
그거 좀 많이 위험하지 않니?
“그랬구나, 다친 데는 없고?”
“응!” “네!”
“그럼 재밌었으면 됐어. 그래도, 안 다치고 돌아와서 정말 다행이구나.”
“아, 프로듀서는 뭐 했어요?”
“나? 모모코, 안나, 츠무기랑 노래방 가서 노래 부르고 왔어.”
“두목, 타마키도 같이 노래방 갈래!”
“그래, 나중에 시간 되면 타마키도 데리고 갈게.”
“우와~!”
학부생인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나중에 아빠가 되어서 저런 딸들을 키운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츠무기가 이미 둘을 안고 있는 내 팔에 슬며시 팔짱을 낀다.
나랑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이쿠와 타마키를 바라보고 있다.
주위를 잠시 둘러보자,
아미마미는 자기들끼리 알아서 떠들고 있고, 안나랑 모모코는...
차가운 눈빛으로 이 쪽을 조용히 응시하고 있다.
‘얼른 떨어져’라고 무언의 신호를 보내듯이.
살짝 눈치를 보다, 이쿠와 타마키를 품에서 놓아준다.
츠무기가 날 보며 입을 연다.
“후훗, 우리 애들 참 귀엽죠? 여, 여보...”
...?
뭔가 엄청난 걸 들어버린 거 같은데.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오빠는 모모코랑 평생 같이 살 거야!”
...?
“츠무기 씨......프로듀서는, 안나랑 결혼해서, 둘이서, 쭉......행복하게 살 거라 그랬어...”
...???
“우후후, 그래봤자 P군은 언니 차지라고? 안 그래, 자기?”
...??????
“아니, 전 결혼과 인생 계획에 대해선 아무하고도 이야기한 적 없는데요.”
“여보, 다음엔 아들이 좋을까요, 딸이 좋을까요?”
...?????????
몰라, 뭐야 이거, 무서워.
“아, 그러고 보니 주얼은 근처 금은방에 가 보니 진짜 다이아몬드는 맞는 거 같거든요?”
“아, 맞아, 그래서 감정은 어떻게 됐어?”
“그게, 잘못하면 감정 비용이 제 사비로 커버가 안 될 거 같아요.”
“그 정도야?”
“암튼, 그래서 주얼은 차라리 나중에, 서울에 있는 공신력 있는 감정원에 맡기는 게 나을 거 같아요.”
“그런데, 그러면 여기 맡기는 것보다도 돈이 더 나가지 않아?”
“어디에서 맡기든 제 돈으론 안 되는 건 똑같아서요. 그리고, 공신력이 높은 감정서가 있으면 없는 것보단 더 잘 팔릴 거에요. 헐값에 팔아버리거나 감정 받아놓고 아예 못 팔고 있으면 손해니까요. 아, 숙소는 잡아놓으셨죠?”
“물론, P군 학교 근처에 잡아놨어. 잘 했지?”
어, 음......네.
“신분증은 있으시고요?”
“지갑 안에 있고, 혹시 몰라서 여권도 가져왔는데?”
“그 정도면 될 거 같아요. 그럼 일단 여기 옆에 은행에서 환전하신 다음에, 택시는 두 대 정도 잡아서 가면 되겠죠?”
“오케이! 그럼, 택시는 어떻게 나눠탈지 정해야겠네?”
“난 오빠랑 탈래.” “...프로듀서......나랑, 같이 타자?” “전 프로듀서가 타는 택시를 타도록 하겠습니다.”
노래방을 갔던 3인방이 대화에 끼어든다.
“아, 아까 전에 설명한 거 같은데 이 문제는.”
“응?”
“네?”
금은방 나와서 분명히 설명한 거 같단 말이지.
당장 나 말고 코노미 씨가 방을 잡아야 했던 이유도 이 문제 때문이었고.
“미성년자는 이성이랑 혼숙이 안 돼서, 난 학교 기숙사 가서 혼자 잘 건데?”
—————————————————
+3까지 반응 자유앵커
아이돌이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니까
나머지 “안돼”
P “일단은 그렇게 알고... 대신 내일 서울 가자.”
서울은 다음 주말이나, 다다음주 주말에 가는 걸로 할 생각입니다.
—————————————————
“에에...”
“말도 안 돼...”
“암튼,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
단칼에 거절하지 않으면 또 뭐가 어찌될지 모른다.
“프로듀서......그럼...”
안나가 날 꼭 안으면서 올려다본다.
“응, 안나?”
“나도......기숙사 가서, 같이 잘래...”
“안 돼.” “안 됩니다.” “안나쨩, 그건 안 돼.”
츠무기, 모모코에 코노미 씨까지 합세해서 안나를 억지로 떼어낸다.
“그, 그, 그, 그, 그럼...”
안나가 절박하다는 듯이 말을 더듬는다.
“핸드폰, 나한테 줘...”
...네?
“...응? 핸드폰은 왜?”
“다른, 동료들......기숙사에서 나오면, 안 되잖아...?”
확실히 좀 기숙사에서 나와 코노미 씨가 잡은 숙소까지 보내는 과정이 복잡하긴 하다.
근데, 아무리 그래도 내 프라이버시가 다 드러나는 건 좀 싫은데.
“음, 듣고 보니 그럴 듯하군요.”
“오빠, 더 이상 라이벌은 안 돼.”
아니, 야, 츠무기, 모모코, 동조하지 말고.
“그러면, 부모님이나 학교에서 전화오면 어떻게 할 건데?”
—————————————————
1. 문답무용! 일단 뺏고 본다.
2. ...아.
3. 다 생각이 있지!(대답 내용은 자유앵커)
먼저 2표
아이패드 하나 사 오면 되잖아?
프로듀서 친구 없잖아? 왜 이제와서 인싸처럼 행동하는거야? 그럼 안나 핸드폰을 프로듀서 줄게. 전화 오면 안나가 프로듀서한테 전화. 프로듀서는 안나 핸드폰으로 연락 온 사람한테 연락. 대충 친구 핸드폰으로 전화한다고 말하고 프로듀서 핸드폰이 이상해서 지금 전화가 안 받아진다고 말하면 되잖아
대신 아이돌 나온다는 말 있으면 기숙사에서 나오는 걸로
51~100: 안나의 핸드폰
응?
안나가 조그만 손을 내민다.
“안나, 핸드폰......빌려줄게.”
...어?
“전화 오면......안나가, 프로듀서한테 전화해줄게.”
“안나?”
“그럼......프로듀서는, 내 폰으로, 전화해 줘...”
“아니, 그러면 생판 처음 보는 번호로 갈-”
“여자친구, 폰이라-”
“무슨 소리를 하는 거죠, 모치즈키 씨? 그러러면 그냥 프로듀서 핸드폰을 쓰게 놔두세요!”
그렇지, 츠무기!
“...친구, 폰이라 둘러대면 돼...”
“과연, 그렇군요.”
수긍하지 마!
호칭이 아니라 내 폰을 멋대로 가져가는 게 이상한 거라고!
“과나 동아리에서 오는 톡같은 건 어떻게 해?”
안나가 내게 다가오더니, 귀에 대고 작게 속삭인다.
“...폰 빌려주면, 비밀번호, 문자로 보내 줄 거니까......그걸로, 깔아서 쓰면 돼...”
안나의 숨결이 귀를 간질인다.
나도 덩달아 목소리가 작아진다.
“그런 거 막 알려줘도 되는 거야?”
“난......프로듀서, 믿어......프로듀서는, 안나, 못 믿어?”
...
————————————————
01~50: 마지못해 폰을 넘겨준다.
51~100: 츠무기랑 모모코가 둘이 꽁냥대는 줄 알고 안나를 끌어낸다.
먼저 2표
특전으로 원하는 전개를 부탁드립니다.
단, 안나는 프로듀서의 폰을 가져가지 못 함.
수치: 99
모모코 츠무기 듀오가 안나에게 어디서 개수작(?)이냐면서 투닥거리는 동안
언니가 그새 휴대폰을 강제 교환해버림
모모코 츠무기 안나 " "
코노미 "훗, 이것이 어른이라고?"(도얏)
*이 이하는 작가가 알아서 넣을지 말지 생각해보는게...:
하는데 밀리시타 알림이 또 옴
??? "이번에도 5명이 또 나옵니다"
(사유: 전개가 산으로 갈것 같다는 예감이 들어서)
“치사해, 안나씨! 오빠 폰은 모모코랑 바꿔야-”
“스오 씨?”
“-오빠 폰을 멋대로 가져가면 안 돼!”
그렇지, 잘 한다!
...앞부분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슬쩍 주머니에 손을 넣고는, 누군가가 낚아채갈 걸 대비해 폰을 꽉 쥔다.
“...프로듀서는, 안나를 가장 믿으니까, 바꾸려면, 안나 폰으로 바꿔...”
“스오 씨! 끌어내세요!”
“이이이......오빠한테서 떨어져!”
“하지만, 안나 자리는......여기인데...”
질질 끌려나가는 안나였다.
하하, 개판이군...
“얘들아, 해냈어!”
...어!?
황급히 주머니에서 폰을 꺼내보니, 내 아이폰하곤 색상이 다르다.
잠금화면으로 보나 정황으로 보나, 분명히 코노미 씨겠지.
“에...?”
“훗, 이게 어른이라고?”
내심 자랑스러운 듯한 표정을 짓는다.
.
.
.
아니다.
여기서 섣불리 폭발해버리면, 돌이킬 수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건 꼭 해결하고 넘어가야 한다.
마지못해 양도해 주는 거랑, 몰래 가져가는 거랑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엄연히 범죄 행위고, 내 재산에 대한 소유/점유권을 침해하는 행위란 것이다.
“...코노미 씨.”
“으, 으응?”
분위기가 달라졌단 걸 눈치챈 건가.
“지금 돌려주시면 아무 말 없이 넘어가겠습니다.”
————————————————
+3까지 반응/행동 자유앵커
P "그럼 가위바위보해서 한명만 바꾸자"
나머지 "????"
P "우연인진 모르겠는데 또 5명이 나온대..."
나머지 " "
핸폰: '5명 술마시러 올게~'
(P: 원랜 그냥 들고 가려고 했는데 이러면 더 힘들어진다...)
하지만 평평한 평원에 걸릴곳이 없으므로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진다.
그리고 이어지는 하트스러운 말 "어이☆ 웃어, 웃으라고★"
일단은 아직 5명이 더 추가되는 걸 감당할 만한 금액이 없어요.
그룹으로 출현은 조금 뒤로 미루겠습니다.
————————————————
“...미안해.”
하고, 서로의 폰을 다시 교환한다.
“괜찮아요, 돌려줬으니 넘어가죠. 그리고, 저도 다들 걱정시킨 건 있으니까요.”
“...응?”
“일단 원래 이야기했던 대로, 내일은 제가 숙소 앞에서 코노미 씨한테 태블릿을 전달할 거에요. 아직 나오지 않은 다른 아이돌들과 연락하려면, 게임이 깔려있고 제 계정으로 연동된 기기가 있어야 하는 것 같으니까요.”
“몇 시 즈음?”
“음, 일단은 오후 3시 정도로 생각해 보고 있어요. 변동 있으면 내일 전화나 문자같은 걸로 이야기할게요. 그리고 혹시나 내일 아침에 누가 나오면 저도 곤란해지니까,”
하고, 폰의 화면을 꾹 누른다.
아이콘들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화면을 일부러 모두에게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일단 오늘 폰에선 밀리시타를 지울 거에요. 내일 일어나면 태블릿에 깔고 그대로 들고 가면 되겠죠.”
하고, 오른쪽 위 x버튼을 누른다.
...로그인보너스를 놓치는 게 아쉽긴 할 수도 있겠다만, 이 상황에서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지 않을까.
“그럼 전 먼저 들어가볼게요. 환전 잘 하고, 다들 조심히 들어가세요.”
“응, P군도 수고했어~”
“안녕히 가세요!”
“잘 자 오빠, 내일 봐...”
정신없는 사이 먼저 자리를 뜬다.
.
.
.
불을 끄고, 침대에 드러눕는다.
고작 3일이 지났다.
하지만, 굉장히 오랜만에 기숙사에 혼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1인용 침대에 셋이 엉겨붙어 구겨져 넣은 채로 잠들던 기억이 생생하다.
안나나 츠무기나, 첫 날부터 굉장히 적극적이었던 것에 새심 놀랐지만, 가장 놀라웠던 건 역시, 그 다음 날 부터 나도 이미 아이돌들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내 삶의 일부로 대하기 시작했단 것이리라.
벌써부터 앞으로 있을 일들이 기대되는 것은 나 뿐인가.
마음껏 두 팔과 다리를 편 채로, 하늘을 보며 누운 채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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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he next day...
2. 하루의 마지막 전화이벤트
먼저 2표
“뭐야, 또 사촌형인가...”
핸드폰을 들어, 발신자를 확인한다.
‘사랑스런 여동생 안나♡’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여보세요?”
“...프로듀서...”
“응, 안나. 무슨 일이야?”
“...그냥, 목소리, 듣고 싶어서...”
“그랬구나. 나도 안나가 보고 싶은 걸.”
“...프로듀서......같이, 자고 싶어...”
“그건 지금 안 되는 건 알잖아, 안나. 나도 맘같아선 너희들이랑 좀 더 있고 싶지만, 여관에서 그렇게 이야기하는데 어쩌겠어. 아, 그러고 보니, 안나.”
“...응?”
“베이스는 어디서 배운 거야?”
“아......그거, 노리코 씨랑, 공연 때 합주할 일이 생겨서......시작, 했었어......프로듀서는, 기타, 어떻게 시작하게 됐어?”
“평소 즐겨 듣는 음악의 기타 소리를 좋아해서, 나도 한 번 연주해보고 싶다 생각해서...”
무엇을 얼마나 더 이야기했을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안나랑 둘이서 통화했더니, 벌써 20분이 지나 있었다.
“...프로듀서...”
“응, 안나?”
“잘 자...”
“안나도, 잘 자.”
“...아, 프로듀서.”
“응?”
뭔가 까먹은 게 있나?
“사랑해.”
———————————————
1. 나도, 안나.
2. 안나, 사랑해.
먼저 2표
“에헤헤......프로듀서, 잘 자요...”
“안나도 잘 자고, 내일 보자 그럼.”
“응......내일 봐...”
“들어가야지 이제. 끊는다?”
“응......헤헤...”
몇 번 더 작별인사를 나누고 전화를 끊는다.
내일은 또 어떤 멋진 일이 있을까.
이렇게나 다음 날을 기대해 본 적은 처음이다.
이런 일상이라면, 해가 일찍 떠도 괜찮지 않을까.
알람을 마지막으로 대강 맞추고 이불을 덮는다.
포근한 솜의 감촉에 싸인 채, 이내 잠에 빠져든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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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평화로운 기상
2. 앱 하나 지웠다고 바뀌면 그건 인생이 아니다
먼저 2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