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대학까지야 뭐 제가 쓴 창댓 보면 답 나오는 거니...
일단 동아리 활동 중이라 좀 늦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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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내 학교를 가고 싶다고?”
“네!”
세리카가 해맑게 대답한다.
“...그래? 근데, 일단은 점심부터 먹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 전에 너희들에게 전달해야 될 게 있으니까.”
“아, 그럼 다들 방으로 다시 들어가볼까?”
007가방을 들고는, 코노미 씨를 뒤따른다.
악! 이건 정말로 무겁다!
...이미 한 번 들었다가 다시 드는 거지만.
.
.
.
“어 음...”
“왜, P군?”
“왜 한 방에, 몇 명이야 이게......안나, 츠무기, 모모코......코노미 씨, 지금 어째서 한 방에 13명이 들어가있는 거죠?”
“다들 P군이랑 같이 있고 싶어서 그런 거 아니겠니~ 자자, 사소한 건 신경쓰지 말고~”
“전혀 안 사소해 보이는데요.”
“암튼, 그래서 그 가방이 그거지?”
“그렇죠. 여기서 열어보긴 좀 그렇고......화장실에서 확인해 봐요. 나머지 하나는 세리카 생필품이니 구분 잘 하시고요.”
“알겠어. 그럼, 태블릿은?”
책가방을 열어 태블릿을 꺼내든다.
다행히도 앞 쪽의 지퍼에 걸려있는 안나 열쇠고리는 모두의 신경에서 벗어난 것 같다.
“저......저거!”
“저......저거!”
아미. 마미.
너희들 인터넷 밈 쪽에 능통하구나.
심영 하면 바로 고자라니라고 대답 나올 거 같은데.
다행히도 보조배터리가 있어, 미라이 시즈카 츠바사를 내보내고서도 무난히 충전해 켤 수 있었다.
“충전기는 여기 있고요, 혹시 다른 아이돌들과 연락하고 싶으면 밀리시타를 실행하시면 될 거에요.”
“일단 확인해보러 지금 켜 볼래, P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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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다음에 일어날 일 자유앵커
@마리포사님 대답이 좀 많이 의미심장한데......혹시 재학 중이신지...
“...네. 테스트, 해 보죠, 뭐.”
잠시 설정 창에 들어가, 와이파이를 켜고 신호를 잡는다.
혹시나 안에서든 밖에서든 무슨 일이 있으면 이제 다른 쪽에서도 즉시 대응할 수 있겠지.
대충 이제 기본적인 통신망 정도는 만드는 데 성공한 건가.
...매개체가 밀리시타라는 게 심히 이상하긴 하지만.
심호흡을 하고, 아이콘을 누른다.
처음 접속했을 때 보이는 메인 타이틀을 넘기자, 잠시 로딩화면이 나온다.
모두들 숨을 죽이고, 왼쪽 하단의 바가 다 차기만을 기다린다.
영겁과도 같은 시간이 흐른다.
그리고-
“프로듀서? 다들 어디 간 거에요?”
미사키 씨다.
...잠깐, 미사키 씨도......아이돌들과 같은, 실존하는...?
“회선 연결 확인 중. 아아, 여기는 랑데부 포인트. 미션 컨트롤, 들립니까?”
“...네?”
“오케이, 회선 연결 성공! 통신 이상 없습니다!”
뒤에서 우레와 같은 환호가 터져나온다.
“좋았어, P군!”
“그럼 미키 선배하고도 연락되는 거에요?”
“...유리코 언니랑도?”
“귀신 중사는 안 돼-!”
중간에 절규가 섞여있는 것 같은 건 넘어가자.
미사키 씨는 얼빠진 표정으로 이 쪽을 바라보고 있다.뭐, 사실 나라도 그랬을 것이다.
통신이 되자마자 가장 처음 보이는 모습이, 아이돌들이 달나라에 성공적으로 사람을 보낸 나사 엔지니어들마냥 서로 얼싸안고 환호하고 있는 모습이니 말이다.
...좀 있으면 아무나 잡아다 헹가래까지 치겠다?
“암튼, 큰일이에요 프로듀서 씨!”
“네? 무슨 문제죠?”
“미라이가 이야기했을 때부터 눈치챘어야 하는데......지금 다들 765프로를 밖에다 세우겠다고 난리에요!”
오, 세상에.
“프, 프로듀서 씨?”
미안해요, 다들. 좀 있다가 깨워줘.
정신을 잃기 전, 가장 마지막으로 들은 건 뭔가 익숙한 듯한 중년의 남자가 평정심을 완전히 잃은 채 소리지르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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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공포! 충격받아 기절해버린(...) 프로듀서였습니다.
며칠 전부터 말도 안 되는 상황들만 계속 접해왔기 때문에, 멘탈이 금강불괴가 되기 전 한 번쯤은 예정되어있던 수순.
내일 연재 전까지 눈을 뜨자 앞에 펼쳐진 상황 자유앵커로 받겠습니다.
“으음...”
눈을 뜨고 몸을 일으켜본다.
“응?”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다.
잠만, 여긴 어디지?
밑을 내려다보자, 밧줄로 정체불명의 의자에 묶인 내 몸뚱아리가 눈에 들어온다.
“어, P군, 일어났구나?”
...코노미 씨?
등 뒤로 손을 움직여 매듭의 위치를 찾아보려 한다.
“어머어머, 그렇게 급하게 움직이시면 다치실 수도 있답니다?”
“...코노미 씨, 아즈사 씨? 여기가......어디죠?”
“아, 프로듀서 씨, 안녕하세요.”
붉은색 긴 생머리에 머리띠라는, 765에서 단 한 명만이 하고 있는 머리스타일을 한 아이돌.
“...코토하?”
“네?”
“여긴, 어디니?”
“아, 못 들으셨어요? 여긴 765프로덕션 대전 지부-”
“히이이이익!?”
.
.
.
“흐어어억!?”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라앉힌다.
...여관 방 침대다.
다행히도 몸이 묶이거나 하진 않은 것 같다.
기묘하게 소름돋는 정적이 방 안을 감싸고 있다.
...아까 전에 그 꿈은 뭐였지?
서서히 눈에 초점이 돌아오기 시작하며, 시야가 선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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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두......사라졌다.
2. 아무도 없다. 쪽지 하나가 남겨져있다.(쪽지의 내용은 자유앵커)
3. 안나와 츠무기만 배 위에서 잠을 청하고 있다.
4. 전부 걱정스럽다는 듯이 내려다보고 있다.
5. ?????(자유앵커)
먼저 2표
@그러면 이 창댓은 언제 놓아줄 생각인가요?
사실 저도 결말을 제대로 생각 안 해놨읍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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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으으......뭐야......안경...”
머리맡에 놓인 안경을 집어든다.
가장 먼저 보이는 건 얼굴들.
수많은 얼굴들이, 날 내려다보고 있다.
휘황찬란하고 다채로운 머리카락 색깔들에 정신을 다시 잃을 뻔했다가, 얼굴들이 누구의 얼굴들인지를 기억해내고는 안도한다.
“...저......정말......괜찮아......?”
보라색 머리카락의 주인이 입을 연다.
“괜찮은 거 같은데......안나?”
그리고-
“프로듀서! 무사하셨군요!”
“쓰, 쓰러져서는 못 일어나는 줄 알았데이......다행이데이, 프로듀서...”
“오빠! 살아있었구나!”
“P군! 괜찮지!?”
“아미 중령! 살려냈다!”
“좋았어, 마미 중령!”
수많은 환호성과 함께, 몇몇이 내 위로 뛰어든-
-잠깐!
“아, 안 돼, 그렇게 한꺼번에 달려들지 말- 크허헉!?”
.
.
.
다행히도 또 기절하는 일은 없었다.
“시간은 얼마나 지난 거야?”
“음......그래도 당일 일어나는 건 성공했어.”
“아, 코노미 씨, 지금 시간이 몇 시죠?”
“곧 저녁 먹을 시간일 걸? 아, 5시 반 쯤 됐네.”
“그러고 보니, 쓰러지면서 어떤 남자 분 목소리를 들은 거 같은데-”
“아, 그 분 사장님이야.”
...타카기 사장도!?
진짜로 ‘게임 속에서 나온’ 게 아닌 건가?
그러기엔 설명이 안 되는 부분들도 좀 많고......예를 들면, 저번에 츠무기가 친애도인가 올리겠다고 케이크 하나를 몰래 먹는 모습이라던가 말이지...
...아니다, 이건 나중에 물어보기로 하자.
그래, 이미 최근 일주일동안 에너지 보존법칙부터가 눈앞에서 몇 번씩이나 산산조각났는데, 뭐 여기서 조금 더 달라진다고 뭐 문제되는 게 있겠어?
“그러고 보니, 사장님이 뭐라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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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자유앵커
@키토P님, 저도 이거 끝나면 한 번 제대로 계획된 창댓을 써 볼 생각입니다.
...이거 언제 끝날지도 모르겠지만요.
지금 하나 추가해볼까...?
@그아악 아니야
난 이런 걸 원한 게 아니었어
...하지만 이건 이미 앵커 따라 흘러가는 창댓...
...다음 창댓에선 절대 휘둘리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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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사장님도 이리 나오고 싶어하신다고요?”
“...응, 그렇지.”
“안 되면 자기도, 그, 아이돌을 해서......친애돈가 뭐시긴가를 올리겠다고요?”
“...그렇다는데...”
농담이겠지.
하지만, 농담으로 치부하고 가볍게 넘기기엔 내가 지금까지 게임에서 봐온 이 타카기 사장이란 사람이 너무나도 기묘하다는 게 발목을 잡는다.
...좋았어.
“자, 아이돌 여러분, 중대한 제안을 하나 하겠습니다.”
모두의 이목이 이 쪽으로 모인다.
“제게 계획이 있어요.”
잠시 쉬었다가, 말을 이어나간다.
“다들 다시 저 안으로 들어가서, 이번 일은 없었던 걸로 합시다. 그럼 사장님도 뭐라 못 할 거에요.”
“응, 기각.”
“...프로듀서......나, 싫어?”
“절대 안 됩니다, 프로듀서. 당신은 바보인가요?”
“모모코는 오빠랑 같이 있을 건데?”
“프로듀서, 저랑 같이 살기로 약속하셨잖아요!”
“에에에? 프로듀서랑 떨어지긴 싫은데......안 돼?”
주변에서 반대의 목소리들이 쏟아져나온다.
“하지만, 사장님이 아이돌을 하는 것보단 낫지 않을까?”
“확실히......사장님이 아이돌은 아니라 생각해...”
“음...”
“그것도 맞는 말이오. 그렇게 생각하지 않소, 마미 학생?”
“확실히, 그건 좀 무리인 바가 있긴 합니다, 아미 교수님.”
“일단 다들 활동은 어떻게 된 거야?”
“안나는......투어, 저번 주에 끝나서......신곡, 나오기 전까지는, 잠깐 휴식...”
“저는 이번 주-”
“잠깐, 생각해보니 더 중요한 걸 안 물어보고 있었어. 중간에 끊어서 미안한데, 음, 그 밀리시타란 앱에서 나오는 거 있잖아. 왕복이야, 편도야?”
정말로 중요한 분수령이다.
왕복이라면 일단 정말로 ‘게임’ 속에서 튀어나왔을 가능성은 배제되는 거다.
만약 편도라면...
...좀 상황이 복잡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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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왕복
2. 편도(실존 세계)
3. 편도(AI)
중요하니 먼저 3표...
...하고 싶지만 그러기엔 사람이 너무 없는 것 같으니(최대 7명 필요)
먼저 2표
@동아리에서 잠시 짬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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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쪽에서 다시 들어갈 수도 있어요.”
츠무기가 대답해준다.
“그래?”
일단 그 점은 다행이구만.
“문제가 있다면...”
“문제?”
“그게......우리가, 알아서는 못 들어가......안에서, 열어줘야 해...”
안나가 옆에서 보충해준다.
...그런 건가.
“그러니까, 간단하게 말하자면 문이 있는데 안에서밖에 못 여는 거지?”
“뭐, 그렇죠.”
이 쪽에서는 통제가 안 된다라.
그렇다면, 필히 문을 열고 닫는 그 ‘장치’를 가지고 오면 되는 것이 분명하다.
“그럼, 일단 안나처럼 너희들 다 이리 오는 게 이야기는 된 거지?”
“아, 그게...”
뭐야.
스케줄을 멋대로 빼먹은 건 아니겠지?
“쉬는 건 이야기가 다 되긴 했는데, 여기로 나온다는 건 저희가 그냥 나온 거라...”
“...그럼 문제 없겠지. 그럼 사실은 가장 궁금한 거. 사장님은 도대체 왜 나온다고 하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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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스롤 타임
01~50: 새로운 아이돌 시장 탐색 및 프로듀서와 대면
51~99: 새로운 아이돌 시장 탐색. 프로듀서는 아예 신뢰하는 듯 하다.
100: DEEP♂DARK♂FANTASIES♂
먼저 2표.
@100 나오면 저 연중할 겁니다.
진짜로요.
“새로운 아이돌 시장을 찾으신다고...?”
“그럼 코노미 씨, 사장님이 아까 전에는 왜 화난 것처럼 그러신 거에요?”
“아, 그, 이런 블루오션이 있다면 자기에게도 얘기해주지 그랬냐고...”
...
참 유별나신 분이다.
그런데 말이지...
잘못 짚으셨어요 타카기 사장님, 여기도 아이돌은 레드오션이에요.
그것도 이미 상어들이 득시글대는.
“그나저나, 저 보고는 뭐라 안 하셨어요?”
“응? P군은 이미 믿고 계신 것 같은데?”
“저를요?”
...이공계의 스테레오타입 그 자체이자 아이돌 프로듀서의 안티테제쯤 되는 나를?
“P군 정도면 믿을 만하지 않을까?”
“제 삶은 원래 프로듀서하곤 거의 정반대였는데...”
“그래도, 사장님이 믿으시는 걸 보면 뭔가 있겠지?”
그러면 또 할 말이 없네.
원체 그 분은 항상 일을 즉흥적으로 직감에 맡기지만, 그 직감이라는 게 굉장히 발달되어 있는지라 결국은 그게 신의 한 수가 된다는 게 굉장히 특징적이다.
‘이젠 가망이 없어’라면서 타임스톤을 타노스에게 넘기는 닥터 스트레인지를 바라보는 토니 스타크의 심정으로, 그저 앞으로 다가올 일들에 대해 되도 않는 추측을 해 볼 뿐.
“...일단 빨리빨리가 무조건 능사는 아니니까, 있다가 사장님에게 일을 조금만 천천히 진행해달라고 이야기해 보셨어요? 아무리 그래도 안방 왔다갔다하는 일은 아닐 거니, 일단 정말 직접 조사해봐야 하는지, 그렇다 하시면 거점이랑 이동방법같은 여러 문제가 생길 거니까요.”
“알겠어, 일단 오늘 밤에 그렇게 이야기 해볼게.”
코노미 씨가 고개를 끄덕거린다.
어떻게 해야 되지?
일단 학과에 이야기를 해 봐야 하나?
그래도 내 학교 정도면, 다른 연구소나 기관들하고도 잘 협력이 될 거 같은데...
“그리고......저도, 장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거 같아요.”
이게 가장 큰 문제다.
지금도 이름 뿐이긴 하지만 ‘프로듀서’로 불리고 있는상황이다.
원래였다면 단순한 게임으로 치부했겠지만, 이미 지금 내게 너무나도 많은 소중한 사람들이 생겨버린 상황에선, 이들을 내팽개치고 마냥 꿈만 좇을 수는 없지 않겠는가?
특히, 그 꿈을 이루는데 아직도 10년 넘게, 어쩌면 20년의 시간을 바쳐야만 한다면.
하지만, 그 꿈은 내가 지금까지 달려올 수 있던 원동력.
어쩌면, 지금 내 앞의 소중한 사람들이 ‘톱 아이돌’을 갈망하는 만큼이나 내가 원해왔을 수도 있는 목표.
...모두들 심히 진지해져있다.
하지만, 지금 여기서 고민하기엔 너무나도 큰 문제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지금 당장 결정하진 않아도 되겠지.
“자, 일단 이건 천천히 생각해 봐도 될 문제인 거 같은데......다들 오늘 저녁 먹고 뭐 할까요?”
————————————————————
+3까지 자유앵커
코노미 씨가 가까이 다가온다.
이내 귓가에 속삭이듯이 작은 목소리로 제안한다.
“오늘 밤, 애들 재우고......한 잔 할래?”
좀 끌리긴 하지만,
“아, 오늘은 안 될 거 같네요. 내일 9시 수업이라, 학교 가서 자야 합니다.”
내일은 월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수업, 거기에 저녁 8시부터 10시 반까지 동아리 일정이 있다.
“코노미 씨......새치기는, 안 돼...?”
“안나? 아하하, 그게 무슨 이야기니?”
안나가 그 사이에 이 쪽을 주시하며 코노미 씨를 경계하고 있다.
“프로듀서 씨......무슨, 이야기 중?”
“아, 그게 사장님이 조사를 하려면 자유자재로 오갈 수 있어야 한다길래.”
코노미 씨, 분명 술 이야기 했던 거 같은데요.
...란 말은 입 밖으로 내지 않도록 한다.
“아, P군!”
“네?”
“워프게이트를 만들면 되겠네!”
“마미, 워프게이트래!”
“안 돼, 아미! S.T.A.Y...”
그거 워프 아니라 블랙홀 아냐?
“...그럼, 프로듀서......나중에, 안나, 집 올래?”
“프로듀서, 저번에 약속......안 잊으셨죠?”
츠무기, 너 이런 캐릭터......아니다.
뭐, 진작부터 완전히 풀어져있었던 거 같으니...
“좋은 생각이네요, 코노미 씨. 그래서, 그건 어떻게 만들죠?”
“그건 P군이 생각해야지!”
.
.
.
살생 충동을 억누르는 데 성공했다.
하마터면 큰일날 뻔 했어.
“코노미 씨, 전 공대생이 아니에요.”
그러니까 그런 건 나 말고 내 친구들에게 물어보라고.
“그래도, 비슷하지 않을까?”
“좀, 사실 많이 달라요.”
“그래서 프로듀서.”
뒤에서 시즈카가 인내심이 다 해 간다는 듯이 부른다.
“응?”
“우동은 언제 먹으러 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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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학교를 간다고?
하지만 안나에게는 아무도 없는 히든카드가 하나 있지!
아무튼, 저녁 먹으러 가는 길에 일어날 일 +3까지 자유앵커
“알겠어, 나도 여기 잘 모르니까, 일단 지도 켜서 평점 가장 좋은 데로 가면 되지 않을까? 근데, 혹시나 우동 전문점같은 데가 나오면 다들 우동 괜찮겠어요?”
“누나는 괜찮단다?”
“프로듀서랑......같이, 앉으면...”
“나머지 한 자리는 모모코 꺼.”
“무슨 소리입니까, 식당에 가서 정하도록 해요.”
“일단 우동은 괜찮은 거지?”
“네!”
대답이 다들 크군.
뭐, 일행 중에 어린애들이 많으니 그런건가.
“시즈카는, 한 번 스위치가 걸리면 끄기 정말 어려우니까요.”
“미, 미라이! 그런 거 아니야! 아무튼, 우동 먹으러 가요!”
시즈카가 얼굴이 빨개진 채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으면서 부정한다.
이미 늦었어, 시즈카.
맨 처음 기숙사 앞에서 노래 부르는 걸 들어버렸는데?
“예이, 예이, 알겠습니다. 아, 타마키랑 이쿠는 어디 있니?”
그러고 보니, 못 본 거 같기도-
“여기요!”
“여기야, 오야붕!”
그냥 좀 뒤로 물러서있었구나.
“아, 그냥 여기선 잘 안 보이길래.”
“식당에서 게임이다! 들어와, 아미!”
“두말하면 잔소리지!”
...게임?
뭔가 서서히 불안해지기 시작하는데.
그냥 핸드폰 게임이겠지.
너무 시끄럽게만 하지 않으면 될 것이다.
“게, 게임......?”
“어, 안나, 왜?”
흥미가 동한 건가.
“프로듀서......잠깐 귀 좀...”
“응?”
안나에게 오른쪽 귀를 살짝 가져다댄다.
————————————————————
+3까지 안나가 프로듀서에게 할 말 자유앵커
“...프로듀서...”
숨결이 귀에 고스란히 느껴진다.
“응, 듣고 있어.”
최대한 목소리를 죽인다.
“....꼐임......진짜, 안 돼...?”
...Oh.
이 이야기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일단, 불법이라는 건 알지?”
“...들키지, 않으면 돼...”
“그렇다고 쳐 보자. 어디서, 어떻게?”
“...지금, 안으로, 들어갈래? 그 다음엔, 숨어서...”
“여기서 맘대로 들어가진 못한다 하지 않았어? 안에서 열어줘야 한다며?”
“...그러긴, 한데...”
“프로듀서! 안나랑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열심히 하시는 거에요!”
으아, 놀래라...
츠바사가 문 앞에서 부른다.
“아, 미안, 금방 갈게!......안나, 지금은 안 될 거 같아......정 안 되면, 있다가 문자로 이야기해보던가 하자.”
하고, 정문으로 걸어간다.
———————————————————
1. 시무룩. 손을 잡고 간다.
2. 핸드폰을 만지작거린다. 그러고 보니, 어제 동아리 연습실에서 만난 선배가...
3. 그 외 자유앵커
먼저 2표
서서히 어두워지는 하늘 아래에서, 코노미 씨를 따라 지도를 보면서 우동집을 찾아가고 있다.
역시 사계절은 어딘가 팔아먹은 게 맞는 건지, 6시를 조금 넘어가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춥지 않다.
시원하고 산뜻한 바람을 맞으며 걷는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이번엔 안나가 무리해서 꼭 붙어오진 않는 것 같다.
만약 그랬다면 또 틀림없이 수라장이 벌어졌겠지.
...대신 뒤를 졸졸 따라오면서 통화를 하고 있다.
...무슨 내용인지는 주변에서 떠드는 소리 때문에 잘 안 들리지만, 기분이 꽤 좋아보인다.
뭐, 그렇다면 나야 다행이지.
맨 앞에선 역시나 시즈카가 선두로 움직이고 있다.
그 뒤를 미라이랑 츠바사가 졸졸 따라가고, 나는 츠무기와 다른 어린아이들 사이에서 따로 지도를 보고 있다.
안나는 살짝 뒤에서 뭐가 그리 좋은지 생글생글거리며 아직 통화하고 있는 중.
손에서 부드러운 살결이 느껴진다.
왼쪽을 바라보니, 어느샌가 모모코가 내 손을 잡고 나란히 걷고 있다.
...보폭을 좀 맞춰야겠는데...
아니, 들키면 또 후폭풍이 무시무시하겠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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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우동집 가는 길에서/우동집 안에서 일어날 일 자유앵커
“어?”
츠무기가 뭔가를 발견한 듯하다.
“내, 내도 잡을끼다!”
...
비어있던 오른손을 츠무기가 채간다.
모모코가 살짝 츠무기 쪽을 흘겨본다.
츠무기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걸어간다.
...그리 됐구만.
반쯤 체념하면서, 다시 코노미 씨 쪽을 보며 앞으로 걷기 시작한다.
물론 보폭은 조금씩 줄여가며 모모코와 속도를 맞추면서.
“시즈카, 너무 앞서가지 말고!”
“우동, 우동~”
...괜찮겠지?
“츠무기, 정말로 괜찮은 걸까?”
“시즈카면, 그래도 혼자 떨어진다던가 하진 않을 거에요.”
...그건 또 굉장한 재능이구만 그래...
.
.
.
몇 분 지나지 않아, 우동집 앞까지 도착했다.
미라이랑 츠바사는 저 앞에서 시즈카를 컨트롤하기 급급한 것 같다.
...공식에서라도 저런 모습이 나왔다면 쇼크먹었을 것 같은데.
세리카, 타마키랑 이쿠는 아미마미와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그리고 오른손에 츠무기, 왼손엔 안나......응?
“...안나, 언제 여기로 온 거니?”
날 올려다보면서 환하게 웃는다.
뭐야, 그럼...
“모모코는?”
크게 한 번 불러본다.
“뭐야, 오빠, 모모코 여기-으에에엑?”
저 앞에서 모모코가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고는, 화들짝 놀라 소리지른다.
“어어어? 모모코, 언제부터 언니 손 잡고 있었어!?”
...코노미 씨랑 같이 있던 것 같다.
잠깐, 어떻게 된 거야, 이거!?
다시 고개를 돌려, 원래는 모모코가 잡고 있었어야 할 손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을 본다.
“...안나?”
“에헤헤헤....”
워낙에 어처구니가 없었던 건지, 모모코도 화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
.
.
“어서오세요!”
평범하게 네 명씩 앉는 테이블이 여러 개 늘어서있는 구조다.
“다들 모여서, 앉고 싶은 데 앉아보자.”
하고는, 빈 테이블 하나를 골라 자리에 앉는다.
역시나 안나, 츠무기, 모모코가 쏜살같이 다가와서는 남은 세 자리를 잽싸게 차지한다.
“에에~ 잠깐!”
츠바사가 크게 이의를 제기한다.
“응? 무슨 일이야, 츠바사?”
“저 셋은 안 돼!”
“어째서죠?”
“...왜?”
“모모코가 오빠 옆에 앉는 게 왜 안 돼?”
“셋은 이미 노래방도 같이 같다왔고, 프로듀서랑 같이 오래 있었잖아요! 반칙!”
“저도 프로듀서 옆에 앉고 싶어요!”
세리카가 츠바사 옆에서 거든다.
“선착순의 철칙은 깨어져서는 안 됩니다.”
츠무기가 사뭇 진지하게 맞선다.
...그러니까 그런 데에서 진지해지지 마...
“맞아. 모모코가 먼저 자리를 차지한 거니까, 츠바사 씨가 할 말은 없다 생각하는데?”
“자, 자, 일단 다들 그만 하고, 그럼 정 앉고 싶은 사람들끼리 가위바위보로 정하던가 하도록 해.”
그렇게 정리하려는 때, 안나가 내 옆에서 작게 물어온다.
“저기......동아리, 방......자주 비어...?”
“합주실은 모르겠고 동아리방은 보통은 비어있는데. 왜?”
“...아니야......그 정도면, 됐어...”
하고는, 살짝 미소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뭐지?
이내, 안나도 가위바위보를 하는 무리들 사이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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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식당에 있는 아이돌들은 코노미, 아미, 마미, 이쿠, 타마키, 모모코, 세리카, 미라이, 시즈카, 츠바사, 안나, 츠무기입니다.
+3까지 승리한 아이돌 한 명씩 적어주세요.
@동아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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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두목!”
“해냈어요!”
타마키랑 이쿠가 맞은편 의자에 폴짝 뛰어오르듯 앉는다.
“그럼 나머지 한 명은......?”
“잘 부탁드립니다.”
아니, 시즈카, 인사까지 할 필요는 없어...
다소곳하게 자리에 앉는다.
전에 보여줬던 모습과는 다르게, 내가 알고 있는 믿음직한 시즈카의 모습으로.
그리고-
.
.
.
그리고, 재앙이 시작되었다.
“으어......배불러...”
“한 그릇 추가할게요!”
“저도요!”
...미라이도!?
“츠무기 씨, 배불러요...”
“나도...”
심각하군.
이미 절반 이상이 물까지 마시고 완전히 정리한 상황.
시즈카와 미라이는, 멈출 기미가 도저히 보이지 않는 페이스로 폭주하고 있다!
...그거, 타카네 기믹 아니었니...
“으아아아아아, 내 지갑......코노미 씨-”
“오늘 같이 술 마시면 반은 내 줄게.”
...영락없이 여기서 지갑이 죽게 생겼구만...
“한 그릇만 더 시킬게요, 프로듀서.”
“이젠 나도 모르겠다...”
.
.
.
결국 돈은 꼼짝없이 제가 지불했습니다.
계좌의 절반이 날아가는 건 썩 유쾌한 일은 아닐 것이다.
“후훗, 잘 먹었습니다 프로듀서.”
우동집을 나가자 시즈카가 조신하게 미소를 지으며 인사한다.
...참자.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
참을 인 세 번이면 살인을 면한다.
심호흡을 하고, 주위를 둘러보자 이쿠랑 타마키가 뛰어다니고 있다.
아미마미는 자기들끼리 게임 한 판 붙은 것 같고,
안나, 모모코, 세리카, 츠무기랑 츠바사는 자기들끼리 뭔가 이야기하고 있다.
잠시 시계를 본다.
일곱 시 반.
지금 들어가서 바로 자기엔 애매한 시간대긴 하다.
“어떡할까요, 다들, 좀 더 있다가 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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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다음에 할/일어날 일 자유앵커.
‘기숙사로 가서 하루를 정리한다’도 괜찮습니다.
@‘마음으로 도와준다’라니
양심은 안녕하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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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오빠, 오빠!”
마미가 이 쪽으로 뛰어와서는 눈을 빛내며 올려다본다.
“어? 마미?”
“영화는 뭐 재밌는 거 없어?”
영화...?
최근에는 그냥 어벤X스 하나가 스크린 전부 잡고 있을텐데...?
“어X저스 보자, 프로듀서!”
츠바사가 내 오른팔에 꼭 붙어온다.
“그거 너무 길지 않아? 사람 많아서 비싼 건 둘째치고, 나 이제 가서 과제해야 하는데-”
“에에......안 돼?”
“안 돼.”
“그럼그럼, 노래방 가자!”
어, 음...
“프로듀서는 이미 이틀 전에 한 번 갔다왔어요.”
옆에서 츠무기가 거든다.
좋았어.
마음 속으로 따봉 하나를 보낸다.
“그럼그럼, 나랑 둘이서 가자!......안 돼?”
츠바사.
나랑 안나 츠무기 모모코 넷이서 갔을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겪어보고 나서 생각한 건데, 절대 둘이서는 안 갈 거야.
아니, 특히 너는 노래만 부를 거 같지가 않아.
“츠바사 씨, 저도 같이 가요!”
세리카가 해맑게 웃으면서 이야기한다.
“하지만 세리카, 이건 나랑 프로듀서-”
“미라이도 갈래!”
“츠바사랑 미라이가 가겠다니까, 저도...”
“아니, 난 어디 간다고 한 적 없는데?”
“...네?”
갑자기 모두의 이목이 나에게 집중된다.
...뭔가 헛기침을 하고 웅변을 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다.
“나 내일까지 과제 있어서, 지금 기숙사 가서 끝내고 일찍 자야 하는데...”
“아, P군, 내가 도와줄게!”
“맞아요, 저도 도와드릴게요!”
미라이.
못 믿겠어.
“오빠, 뭐가 필요해?”
모모코, 마음은 고마운데...
“나, 도와줄 수 있으니까, 노래방 가자!”
츠바사, 너도...
“...양자역학 문제풀이 과제인데, 어떻게 도와줄 수 있어요?”
잠시 정적이 흐르다, 코노미 씨가 입을 연다.
“음......마음으로?”
.
.
.
“흐어어......끝났다...”
한 숨을 내쉬며 종이들을 챙긴 뒤, 대충 학번과 이름을 휘갈겨 쓰고 제출하러 방을 나선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 잠시 핸드폰을 꺼내든다.
“어? 문자 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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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문자의 발신자/내용 자유앵커
‘당신과 만나고 싶습니다. 기숙사 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나와주세요.’
‘지금 동아리 연습실 앞이야.’
츠무기, 안나...
...세상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
두 명이 학교로 다시 찾아왔다고?
거기다가 각각 따로 혼자서?
이 밤에?
돌겠네...
어쩌다 이렇게 된 거야...
하지만, 가장 압권인건 세리카에게서 온 문자였다.
‘이걸 봤다는 건 이제 시간이 난다는 거죠? 신난다! 무시하지 마시고 바로 답장 주세요! 그럼 바로 갈게요!
무시하시면 안.돼.요?’
...세리카, 무서워...
그나마 다행인 건, 문자를 보아하니 아직 세리카는 출발하지 않았다는 건가.
일단 최대한 빨리 과제를 내고, 둘을 한 곳으로 모아 다시 숙소로 돌려보내야 한다.
세리카는, 음, 코노미 씨랑 다른 아이돌들에게 부탁해서 잘 잡아두고 있어달라고 해야겠지.
그나마 다행인 건, 셋 다 캐리어나 상자 안에 실려나왔기 때문에 쪽문의 존재를 모른다는 것.
한 가지 걱정되는 점은 쪽문을 통해 빠져나가는 길이 동아리 연습실 가는 길이랑 똑같다는 건데...
.
.
.
예스, 예스, 예스!
기숙사 앞에 있다는 츠무기는 일단 따돌린 것 같다.
동아리 연습실로 들어가는 길목도 지나쳤으니, 아마 적어도 과제를 제출하러 가는 길에는 아무도 마주치지 않을 것이다.
일단 당장 급한 불은 껐으니, 안나를 츠무기 쪽으로 보내야겠지.
단독이 아니라 둘 이상이 같이 있으면 너무 이상한 짓을 하진 않겠지.
폰을 켜서 답장을 각각 보낸다.
‘안나, 여긴 왜 왔어. 일단 안나 혼자 온 것 같지는 않으니까, 기숙사 앞으로 가 있어. 있자다 택시 불러서 숙소로 가자.’
‘츠무기, 일단 기숙사 앞에서 기다리고 있어봐. 츠무기 혼자 온 건 아닌 거 같으니까, 있다가 같이 택시 타고 숙소로 가자.’
‘세리카, 무시는 안 하고 있으니까, 지금 혼자 오진 말아줘. 너무 위험하잖아, 걱정돼서 그래.’
이제 코노미 씨 쪽에 연락을 해 봐야겠다.
‘코노미 씨, 세리카 그 쪽에 있는지 확인해보시고, 어디 다른 데로 못 새게-’
그 때, 알림과 함께 답장이 온다.
‘와아! 저 이제 기숙사 앞에 거의 도착했어요. 금방 갈게요!’
...아이고, 머리야...
...기숙사 앞이라니까, 자연스럽게 나머지 둘과 만나겠지?
‘...알겠어, 일단 그럼 거기서 기다리고 있어, 나도 곧 갈게.’
말도 안 돼...
복잡해지는 머릿속을 애써 잠재우며, 물리학과 건물로 과제를 들고 터덜터덜 걸어간다.
.
.
.
과제를 내고, 10분 정도 지나서 다시 기숙사 앞에 도착한다.
...확실히, 저 멀리서도 눈에 띄는 은발이다.
자세히 바라보니, 그 옆에 안나랑 세리카가 있다.
정말 다행히도 무슨 큰일이 일어나진 않은 듯 하다.
뭔가 서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간 뒤에 셋을 불러본다.
“츠무기, 안나, 세리카, 여기서 뭐 하는 거야, 걱정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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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셋의 반응/행동 자유앵커
@그런 건 없습니다.
...이제까지는.
지금부터, 안나 단독 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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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할 것이 뭐가 있나요? 프로듀서랑 함께 걸었던 길인데, 기억하고 있는 게 당연하지 않습니까. 당신은 바보입니까?”
“프로듀서......걱정, 너무 많아...”
“조금은 걱정했지만, 두 분이 여기 계셔서 안심했어요!”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쩔 뻔 했어!”
“괜찮아......이거, 챙겨왔어...”
갑자기 파지직 하고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귀를 때린다.
...스턴건!?
“...너희 둘도?”
“허가증도 같이 가지고 왔어요!”
요즘 내 머릿속의 상식이 매 시간마다 부서지는 것 같은데.
이러다가 정신줄을 놔버릴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뭐, 일단 중요한 건 그게 아니고, 이 셋을 빨리 숙소로 다시 돌려보내야 한다는 건데.
“그럼, 택시 부를 거니까 같이 타고 숙소로-”
“같이 동아리 연습실로 가도록 해요.”
츠무기가 밝게 웃으며 말한다.
“...안나, 스턴건은 안 넣어놓니?”
“응, 프로듀서?”
“...”
.
.
.
연습실이 있는 노래방 건물이 서서히 가까워져온다.
저 안으로 들어가면 무슨 끔찍한 일이 벌어질까 상상도 하기 싫다.
하지만, 옆이랑 뒤에서 저 셋이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으니 딱히 도망칠 수도 없다...
...는 페이크고, 스턴건을 아직도 안 넣어놔서 그렇다.
어, 잠깐...
문이 서서히 가까워지자, 노랫소리들 말고도 뭔가 규칙적인 타격음이 들려온다.
“...들어가야 할까?”
다행히도 셋은 듣지 못한 모양이다.
“프로듀서......문, 열어줘...”
마지못하는 척 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지갑을 꺼내 학생증을 단말기에 가져다대고 문을 연다.
그리고, 연습실의 조명은 켜져 있었다.
해냈다!
“연습 중이네. 연습실은 왜?”
.
.
.
다음 날.
셋을 어찌어찌 숙소로 돌려보낸 후, 판타스틱하게 월요일을 맞이했다.
물론, 월요일은 전혀 판타스틱하지 않다!
9시 수업이기 때문에 더욱!
하지만, 단 한 가지 판타스틱한 점이 있다면 저녁에 연습반은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업이 끝나면 판타스틱한 하루를 보낼 수가 있는 것이다.
당연히 수업이 끝나고 동아리에서 모여 합주를 하기 전까지는 판타스틱한 기분으로 자유시간을 만끽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오늘은 개인적으로 좀 연습을 해 봐야 할 거 같단 건데...’
주말은 물론이고 그 전 이틀도 쉬었기 때문에 감각이 살짝 떨어졌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감각을 회복하기 위해 저녁을 먹기 전에 연습실에 가려고 한다.
일단 혹시 나 말고 연습실을 쓰는 다른 사람들이 있을까 확인해보기 위해, 카카오톡을 확인해본다.
그러고 보니 저번에 그 12학번 베이스 선배가 안나랑 만난 적이 있었지.
반 장난 식으로 동아리에 어떻게든 넣어보겠다 했을 정도로, 안나의 실력이 뛰어나긴 했다.
그런 실없는 생각을 하며, 동아리 톡방에 잠깐 들어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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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톡방에 올라온 내용 자유앵커
실없는 농담같은 것도 괜찮습니다.
단, 안나 외 다른 아이돌들은 동아리 내의 아무도 보지 못함.
밀리시타 게임 관련 톡이라면 모르겠으나...
@다른 대학교에 비하면 여기는 정말로 선후배간 수직성이 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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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첫 톡은 뭘까.
그 정체는 바로.
‘작성자에 의해 삭제된 메시지입니다.’
...응?
‘아니 선배, 뭔 소리에요 그게, 여자도 있는데;;;’
‘That sounded so wrong...’
‘Why? It’s natural.’
‘내추럴은 뭔 내추럴이얔ㅋㅋㅋㅋㅋ’
...평소대로 개판인 톡방이었다.
‘회장으로서 부탁드립니다. 기본적으로 모두가 이용하는 챗방인 만큼, 부적절한 발언은 삼가해 주시길 바랍니다.’
‘미안하다;;; 내가 좀 취한 듯;;;’
‘조금이 아닌 것 같은데요.’
...열일하십니다, 회장님.
잘못하면 엄청 번졌을 수도 있었겠는걸.
뭔가 가볍게 넘길 사항이 아닌 거 같긴 하지만, 일단 넘어가본다.
스크롤을 조금 내리자 다들 자고 일어난 건지 시간대가 새벽에서 오후로 넘어가있다.
‘아 미분기하학 너무 싫다 기하학’
...참 카이스트답다 진짜...
이번에 일반상대론 수강하다가 절찬리에 피 보시는 중이라는 4학년 보컬 선배다.
원래대로라면 가장 사람이 넘쳐날 보컬인데도 후계자가 올해 막 들어와서 아마 이번 해까지는 풀타임으로 뛰셔야 할 것 같다고...
카이스트 사람들인데도 다들 이건 좀 아니라 느꼈는지, 슬프게도 몇 시간 동안은 아무 반응이 없었던 것 같다.
그 뒤에 올라온 톡은 12학번 베이스 선배의 정체불명의 톡이었다.
‘그보다 그 아이 정말 귀여웠지......너 그런 애는 어디서 꼬신거야?’
바로 돌아온 톡은 아까 전 몹쓸 드립을 쳤던 그 보컬 선배의 차지였다.
‘네? 미분기하학이 귀엽다고요? 무슨 ㅈ같은 소리를 하는 거에요?’
‘뭔 말같지도 않은 소리냐?’
‘와, 미분기하학을 어디서 꼬셨냐라니, 이거 완전 진성 물리과 아니냐? 이래서 물리과들은 절레절레’
...선배도 물리과잖아요.
‘오늘 나 합주 놀러가면 베이스로 니 뚝배기 조져도 되냐?’
‘Wait, what did the bass guy say?’
동기 외국인 드러머다.
‘He said that he wants to marry differential geometry. He’s crazy.’
이건 한 학번 위 한국인 드러머 선배.
...수학과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죄송합니다 저도 물리학과입니다.
이젠 아예 실시간으로 대화가 이어지고 있다.
‘I didn’t say that, I said that who 아 나 영어 못 하니까 *빡치네 진짜 ** 그러니까 그거 아니라고!’
‘맥락을 가지고 주어의 지칭대상을 추론했을 뿐인데요?’
‘아니 그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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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톡에 지금 올라올 내용 자유앵커
‘아니, 저번에 P가 여자애 뎁고 왔는데 베이스가 미쳤더라고......그래서 걔는 어디서 꼬신 건데?’
거기서 이름이 나오면 회피가 안 되지...
‘저도 미분기하학과 결혼할 만큼 한가하지는 않답니다.’
‘ㅈ같은 소리 하지 말고.’
‘누구요 그럼?’
‘뭐냐 그 안난가 뭔가 하는 애, 지금도 니 팔 잡고 있을 걔 말이야.’
일단 시치미를 떼 보자.
‘네? 저 지금 혼자 있는데요?’
‘와 진짜, 내가 살다가 저 나이에 나보다 베이스를 잘 치는 애는 처음 보거든?’
‘...팩트?’
‘실화입니까?’
‘Wow, damn, really?’
...난 꿔다놓은 보릿자루구만.
‘내가 살다가 베이스로 왕벌의비행을 그 bpm으로 치는 걸 라이브로 들을 줄은 몰랐음.’
‘와 이건 좀...’
‘근데 가장 재밌는 건 아까 전에 내가 어디서 ‘꼬셨냐’ 그랬지?’
‘네, 그랬죠.’
‘ㅇㅇ’
‘내 앞에서도 사랑한다고 노래를 부르고 다니더라.’
‘...네?’
‘주작 아니에요?’
‘주작이네’
‘F.A.K.E.’
‘예뻐요?’
‘ㄹㅇ. 겁나 아담하고 귀엽게 생겼는데 애가, 그거보다도 더 예쁘장하게, 아니다 이건 내가 말로 어떻게 설명을 할 수가 없다.’
‘주작 맞네요.’
‘띠링 주작입니다’
나 없이 자기들끼리 사태가 슬슬 정리되어가는 걸 보면서, 혼자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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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단은 허풍으로 넘어감. 그래, 그 선배보다 잘 한다는 게 말이 되냐...
2. 영 상 투 척
먼저 2표
@이건 깜빡하고 얘기 안 했는데, 동아리 연습실은 문 옆 벽이 유리로 되어있어 안이 흐릿하게나마 들여다보이는 구조입니다.
그럼 여기서 문제!
왜 지금까지 굳이 동아리 ‘연습실’이라고 강조를 했을까요?
———————————————————
잠시 메시지가 로딩이 된다.
...로딩?
그리고 톡방에 올라온 건, 안나가 엄청난 속도로 왕벌의 비행을 연주하는 영상이었다.
어, 음...
장비를 정지합니다?
‘와, 개미쳤다 진짜...’
‘영입 가죠’
‘ㄱㄱ’
다들 폭주해버린 것 같다.
‘머리카락이 보라색?’
‘염색은 아닌 거 같은데요?’
‘저런 애를? 우리 동아리 사람이?’
‘06학번 미스코리아보다 더 충격적일 수도...’
좋아, 나에겐 아무 관심도 없군.
‘그래서 동아리에 들어올 생각 없냐고 얘기해봤는데, 어제 나한테 연락이 진짜로 왔더라고.’
...네?
안나, 그럼 어제 우동집에서 통화하던 사람이...
...거기에 낚이면 어떡하니...
‘아니, 그렇게 진지하게 얘기를 해 오니, 일단 연습실이랑 저기 동아리방 위치 이야기는 해 줬지, 언제든지 놀러오라고.’
잠깐만.
그럼 이제 안나는 연습실 말고 동아리방 위치까지 다 아는 건가?
숨을 곳이 한 군데 줄었구만 그래.
굳이 숨을 필요가 있나 싶긴 하지만, 안나가 가끔 가다 정말 끝까지 갈 기세로 몰아붙여올 때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럼 저희 입장에서 득이 되는 건 없는 거 아니에요?’
드러머 선배가 지적해온다.
‘괜찮아, 내가 다 방법이 있어.’
전에도 하던 소리 같은데.
허풍인지 진짜인지 긴가만가 한다.
어차피 주의에선 벗어나 있는 것 같으니 톡을 끄고, 연습실 문을 열러 간다.
...어?
불이 켜져 있잖아?
불투명한 유리 너머로 살짝 들여다보니, 선명한 긴 보라색 머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머리 좀 아파지겠구만.
영상에 대한 건, 나중에 생각해보자.
그렇게 생각하며, 연습실의 문을 열어본다.
————————————————————
+3까지 안나가 할 말/행동 자유앵커
@동아리 끝.
안이 흐릿하게 보이는 구조라고요 이 사람들아!
————————————————————
손이 불쑥 튀어나와, 날 안으로 끌고 들어간다.
앞에 놓인 동그란 의자를 잡아, 겨우 장비들 위로 넘어지는 걸 면한다.
뒤에서는 도어락이 잠기는 소리가 들린다.
뭐, 뭐야?
뒤를 돌아보자, 안나가 문 쪽에서 내게 다가오고 있다.
“프로듀서......왜, 이제 왔어?”
“...수업이, 이제 끝났으니까?”
서서히 뒷걸음질치다, 이펙터 뒤로 넘어질 뻔 하고는 이내 발걸음을 멈춘다.
...저거 두 개 깨먹으면 백만원은 기본으로 들어간다...
안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다가온다.
“더 이상......도망치지 마...?”
...잠깐?
어디에서?
“안나도, 도망, 안 칠 거니까...”
산뜻한 향기가 날 휘감는다.
안나가 위험할 정도로 가까이 다가온다.
“프로듀서...”
묘하게 간드러지는듯한 목소리로 애타게 불러온다.
그러고는, 이내 처음 만났을 때처럼, 두 팔을 내 목에 휘감고는 꼬옥 껴안아온다.
“꼐임......하자?”
내 생각이 연습실 문 옆의 유리까지 도달했을 때는 바로 그 순간이었다.
말을 하는 건지 랩을 하다 실패한 건지 모를 페이스로, 마지막으로 뱉어내본다.
“아니, 여기 방음도 안 되고 밖에서 안에가 흐릿하지만 보이는데 정말 여기서 괜찮은 거야? 장소를 옳기면 안 될까?”
———————————————————
+2까지 안나의 대답
@......죄송합니다.
여러분들의 신사력을 얕보았습니다.
제 패배입니다...
———————————————————
“옳기면......또, 딴 소리 할 거잖아...”
아니, 그게 아니라고...
다른 사람들에게 들킬 수도 있잖아...
그러거나 말거나 안나는 날 놓아줄 생각이 없는 것 같다.
“보고 싶었어...”
“나도 그래, 안나.”
수십초 정도 말없이 껴안고 있었을까.
“프로듀서...”
“...안나?”
“사랑해...”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고백해온다.
나도 이제는 지금까지는 핑계를 대며, 이유를 찾는답시고 뒤로 미뤄온 대답을 들려준다.
“안나.”
“응?”
“나도, 안나를 사랑해.”
안나가 나를 더 강하게 끌어당긴다.
두 맑은 눈망울에 눈물이 맻히려는 찰나에, 얼굴을 내 품 속으로 파묻는다.
다시 고개를 들고 눈을 마주쳤을 때는, 눈물은 사라져있었다.
“아, 안나-”
“안 돼.”
안나가 단호하게 내 말을 끊는다.
검지손가락을 내 입술 위에 가져다대고는,
“...그럼, 프로듀서가, 안나를 잘 가려줘......에헤...”
하고는, 목을 감은 손에 더욱 힘을 준다.
...이미 이성적인 대화가 될 상태는 아닌 것 같다.
서서히 나도 이성의 끈이 약해지기 시작하고 있다.
숨이 거칠어지며, 주위 환경을 더욱 강하게 의식하기 시작한다.
조명이 눈부시게 방 안을 비추고 있다.
사물들의 색채가 더 강렬하게 보인다.
내 품 속에 들어와있는 안나가 유난히 폭신폭신해 보인다.
끌어안고 자고 싶은 느낌이 든다.
몸에서 은은한 향이 전해진다.
안나가 꼭 붙은 채로 한 발짝 앞으로 내딛는다.
그 기세에 눌려, 받침이 없는 동그란 의자에 주저앉는다.
이 때를 노렸다는 듯이, 내 허벅지 위에 올라타서는 마주본 채로 허리를 붙여온다.
가슴팍으로는 두 개의 봉긋한 언덕이 닿아 말랑말랑한 느낌이 그대로 전해져온다.
...안나가 옷을 헐렁하게 입어서 그런가, 생각보다 컸다.
천 너머로 느껴지는 허벅지는 아기마냥 보들보들하면서도 떡처럼 살짝 쫀득한 느낌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살짝 침을 삼킨 모양일까.
안나가 그걸 귀신같이 알아채고, 나긋나긋하게 공격해오기 시작한다.
“프로듀서랑......하고......싶어...”
이제 뭘 어떻게 하면 좋은 거지?
차라리 이대로 몸을 맡기면 편해질까?
온갖 잡다한 생각들이 머리를 떠돌기 시작한다.
“...기억해?”
“응? 뭐, 뭘?”
“저번에......문명......프로듀서가, 이겼지?”
아, 그 판을 이야기하는 건가.
그 때의 극적인 역전승은 절대 잊어버릴 수 없을 것이다.
안나, 날 너무 얕봤어.
기억이 돌아오기 시작하며, 이성의 끈이 서서히 다시 돌아오기 시작한다.
“그, 벌칙......지금, 할게?”
“어......어? 잠깐-”
강하게 목을 끌어당기며 안나가 내 입을 입술로 틀어막는다.
촉촉하고 말랑한 입술이 내 입술에 꼭 붙어오기 때문일까, 눈에 뽀얀 피부가 들어오기 때문일까, 머릿속이 아득해진다.
‘!?!?’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살짝 미끄러우면서도 말캉한 덩어리가 내 입 속으로 들어온다.
뭔가를 찾아다니듯 온 입안을 훑다가, 이내 내 혀 밑으로 파고들어 서로 얽히기 시작한다.
두 혀가 하나가 되는 듯한 감각에, 정신이 아찔해지고 머리가 뜨거워진다.
머릿속에선 아무런 명령도 하지 않았는데, 내 혀는 안나를 따라서 움직이고 있다.
또 얼마나 긴 시간이 흘렀을까.
안나가 내 혀를 놓아주고, 잠시 숨을 쉬러 떨어진다.
내 팔은 이미 안나의 허리와 상체를 꼭 끌어안고 있었다.
...일부러 잠깐동안 틈을 준 건가.
더 심하게 무너져내린 내 이성은, 당분간 원래대로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애써 머리를 식혀보려 한다.
“하아, 하아......프로듀서......하자...?”
곧 이성이 돌아올 거라는 헛된 희망을 가지고 숨만 몰아쉴 뿐이다.
내 눈동자를 정면으로 뚫어지게 바라보던 안나가, 기어코는 내 이성에 사형을 선고한다.
“이제......키스, 아홉 번 남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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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승리입니다...
내일 연재 전까지, 꼐임......후 안나랑 프로듀서가 할 일을 자유앵커로 적어주세요...
80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천문대는 코노미씨가 데리고 가는 걸로
프로듀서의 대학은?
1. 편하게 그냥 작가가 잘 아는 대학으로 하자
2. 이름같은 거 없이 그냥 스무스하게 일반적인 대학교로 처리
먼저 2표
카x스트!
카이x트가 좋아!
분위기가 X이스트 같던데 뭐 굳이 터치할 필요가...
@참고로 게임동아리 창댓도 일단은 일반적인 대학교 이야기인데 어딘가 닮아있는 느낌이 드는건 무시못하죠
일단 동아리 활동 중이라 좀 늦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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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내 학교를 가고 싶다고?”
“네!”
세리카가 해맑게 대답한다.
“...그래? 근데, 일단은 점심부터 먹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 전에 너희들에게 전달해야 될 게 있으니까.”
“아, 그럼 다들 방으로 다시 들어가볼까?”
007가방을 들고는, 코노미 씨를 뒤따른다.
악! 이건 정말로 무겁다!
...이미 한 번 들었다가 다시 드는 거지만.
.
.
.
“어 음...”
“왜, P군?”
“왜 한 방에, 몇 명이야 이게......안나, 츠무기, 모모코......코노미 씨, 지금 어째서 한 방에 13명이 들어가있는 거죠?”
“다들 P군이랑 같이 있고 싶어서 그런 거 아니겠니~ 자자, 사소한 건 신경쓰지 말고~”
“전혀 안 사소해 보이는데요.”
“암튼, 그래서 그 가방이 그거지?”
“그렇죠. 여기서 열어보긴 좀 그렇고......화장실에서 확인해 봐요. 나머지 하나는 세리카 생필품이니 구분 잘 하시고요.”
“알겠어. 그럼, 태블릿은?”
책가방을 열어 태블릿을 꺼내든다.
다행히도 앞 쪽의 지퍼에 걸려있는 안나 열쇠고리는 모두의 신경에서 벗어난 것 같다.
“저......저거!”
“저......저거!”
아미. 마미.
너희들 인터넷 밈 쪽에 능통하구나.
심영 하면 바로 고자라니라고 대답 나올 거 같은데.
다행히도 보조배터리가 있어, 미라이 시즈카 츠바사를 내보내고서도 무난히 충전해 켤 수 있었다.
“충전기는 여기 있고요, 혹시 다른 아이돌들과 연락하고 싶으면 밀리시타를 실행하시면 될 거에요.”
“일단 확인해보러 지금 켜 볼래, P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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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다음에 일어날 일 자유앵커
@마리포사님 대답이 좀 많이 의미심장한데......혹시 재학 중이신지...
P “ “
다른 아이돌 “ “
상황 파악한 미사키씨,
미사키 “미라이가 말할때부터 눈치챘어야 하는데... 지금 큰일이에요! 다들 765프로를 밖에다 세운다고...”
P “ “
‘오 이런 큰일났다’
츠무기 “마음으로 할말이 입으로 나온거 같은데...”
@그렇게나 의미심장했던가요...;;;
재학생... 반은 맞고 반은 틀리네요
@와!군휴학!
사장님까지 등장.
하지만 평소에 온화한 분위기가 아니다.
"다들 재정신인가!!"
다음 이야기 전개를 주장합니다
잠시 설정 창에 들어가, 와이파이를 켜고 신호를 잡는다.
혹시나 안에서든 밖에서든 무슨 일이 있으면 이제 다른 쪽에서도 즉시 대응할 수 있겠지.
대충 이제 기본적인 통신망 정도는 만드는 데 성공한 건가.
...매개체가 밀리시타라는 게 심히 이상하긴 하지만.
심호흡을 하고, 아이콘을 누른다.
처음 접속했을 때 보이는 메인 타이틀을 넘기자, 잠시 로딩화면이 나온다.
모두들 숨을 죽이고, 왼쪽 하단의 바가 다 차기만을 기다린다.
영겁과도 같은 시간이 흐른다.
그리고-
“프로듀서? 다들 어디 간 거에요?”
미사키 씨다.
...잠깐, 미사키 씨도......아이돌들과 같은, 실존하는...?
“회선 연결 확인 중. 아아, 여기는 랑데부 포인트. 미션 컨트롤, 들립니까?”
“...네?”
“오케이, 회선 연결 성공! 통신 이상 없습니다!”
뒤에서 우레와 같은 환호가 터져나온다.
“좋았어, P군!”
“그럼 미키 선배하고도 연락되는 거에요?”
“...유리코 언니랑도?”
“귀신 중사는 안 돼-!”
중간에 절규가 섞여있는 것 같은 건 넘어가자.
미사키 씨는 얼빠진 표정으로 이 쪽을 바라보고 있다.뭐, 사실 나라도 그랬을 것이다.
통신이 되자마자 가장 처음 보이는 모습이, 아이돌들이 달나라에 성공적으로 사람을 보낸 나사 엔지니어들마냥 서로 얼싸안고 환호하고 있는 모습이니 말이다.
...좀 있으면 아무나 잡아다 헹가래까지 치겠다?
“암튼, 큰일이에요 프로듀서 씨!”
“네? 무슨 문제죠?”
“미라이가 이야기했을 때부터 눈치챘어야 하는데......지금 다들 765프로를 밖에다 세우겠다고 난리에요!”
오, 세상에.
“프, 프로듀서 씨?”
미안해요, 다들. 좀 있다가 깨워줘.
정신을 잃기 전, 가장 마지막으로 들은 건 뭔가 익숙한 듯한 중년의 남자가 평정심을 완전히 잃은 채 소리지르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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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공포! 충격받아 기절해버린(...) 프로듀서였습니다.
며칠 전부터 말도 안 되는 상황들만 계속 접해왔기 때문에, 멘탈이 금강불괴가 되기 전 한 번쯤은 예정되어있던 수순.
내일 연재 전까지 눈을 뜨자 앞에 펼쳐진 상황 자유앵커로 받겠습니다.
성인조(코노미, 리오, 아즈사, 레이카)가 프로듀서를 사무실 의자에 앉아 묶어놓고 있다
뒤에서 후카는 안절부절
한편 군기반장조(하루카, 코토하, 토모카, 카오리, 마츠리)는 빠따를 손에 쥐고 아이돌들 앞에 패왕으로 군림해 있는 상황
P " "
... 알고보니 꿈이었고 본인은 학교 근처 여관에서 코노미씨와 다른 아이돌들이 간호하다 지쳐 쓰러진 상황에서 눈을 뜸
P "다행이다..."
다행히 프로듀서의 멘탈은 회복된 듯 하다
눈을 뜨고 몸을 일으켜본다.
“응?”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다.
잠만, 여긴 어디지?
밑을 내려다보자, 밧줄로 정체불명의 의자에 묶인 내 몸뚱아리가 눈에 들어온다.
“어, P군, 일어났구나?”
...코노미 씨?
등 뒤로 손을 움직여 매듭의 위치를 찾아보려 한다.
“어머어머, 그렇게 급하게 움직이시면 다치실 수도 있답니다?”
“...코노미 씨, 아즈사 씨? 여기가......어디죠?”
“아, 프로듀서 씨, 안녕하세요.”
붉은색 긴 생머리에 머리띠라는, 765에서 단 한 명만이 하고 있는 머리스타일을 한 아이돌.
“...코토하?”
“네?”
“여긴, 어디니?”
“아, 못 들으셨어요? 여긴 765프로덕션 대전 지부-”
“히이이이익!?”
.
.
.
“흐어어억!?”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라앉힌다.
...여관 방 침대다.
다행히도 몸이 묶이거나 하진 않은 것 같다.
기묘하게 소름돋는 정적이 방 안을 감싸고 있다.
...아까 전에 그 꿈은 뭐였지?
서서히 눈에 초점이 돌아오기 시작하며, 시야가 선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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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두......사라졌다.
2. 아무도 없다. 쪽지 하나가 남겨져있다.(쪽지의 내용은 자유앵커)
3. 안나와 츠무기만 배 위에서 잠을 청하고 있다.
4. 전부 걱정스럽다는 듯이 내려다보고 있다.
5. ?????(자유앵커)
먼저 2표
@왠지 선택 잘못하면 창댓이 끝날거 같으니
프로듀서가 곶통받는 방향으로(사악)
@여긴 그야말로 개막장의 소굴입니다!(갠적으로 안나정도만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사실 저도 결말을 제대로 생각 안 해놨읍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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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으으......뭐야......안경...”
머리맡에 놓인 안경을 집어든다.
가장 먼저 보이는 건 얼굴들.
수많은 얼굴들이, 날 내려다보고 있다.
휘황찬란하고 다채로운 머리카락 색깔들에 정신을 다시 잃을 뻔했다가, 얼굴들이 누구의 얼굴들인지를 기억해내고는 안도한다.
“...저......정말......괜찮아......?”
보라색 머리카락의 주인이 입을 연다.
“괜찮은 거 같은데......안나?”
그리고-
“프로듀서! 무사하셨군요!”
“쓰, 쓰러져서는 못 일어나는 줄 알았데이......다행이데이, 프로듀서...”
“오빠! 살아있었구나!”
“P군! 괜찮지!?”
“아미 중령! 살려냈다!”
“좋았어, 마미 중령!”
수많은 환호성과 함께, 몇몇이 내 위로 뛰어든-
-잠깐!
“아, 안 돼, 그렇게 한꺼번에 달려들지 말- 크허헉!?”
.
.
.
다행히도 또 기절하는 일은 없었다.
“시간은 얼마나 지난 거야?”
“음......그래도 당일 일어나는 건 성공했어.”
“아, 코노미 씨, 지금 시간이 몇 시죠?”
“곧 저녁 먹을 시간일 걸? 아, 5시 반 쯤 됐네.”
“그러고 보니, 쓰러지면서 어떤 남자 분 목소리를 들은 거 같은데-”
“아, 그 분 사장님이야.”
...타카기 사장도!?
진짜로 ‘게임 속에서 나온’ 게 아닌 건가?
그러기엔 설명이 안 되는 부분들도 좀 많고......예를 들면, 저번에 츠무기가 친애도인가 올리겠다고 케이크 하나를 몰래 먹는 모습이라던가 말이지...
...아니다, 이건 나중에 물어보기로 하자.
그래, 이미 최근 일주일동안 에너지 보존법칙부터가 눈앞에서 몇 번씩이나 산산조각났는데, 뭐 여기서 조금 더 달라진다고 뭐 문제되는 게 있겠어?
“그러고 보니, 사장님이 뭐라 하셨어요?”
———————————————————
+3까지 자유앵커
@키토P님, 저도 이거 끝나면 한 번 제대로 계획된 창댓을 써 볼 생각입니다.
...이거 언제 끝날지도 모르겠지만요.
지금 하나 추가해볼까...?
코토리 "그럼 어떻게 하죠?"
사장 "그게 말이다..."
난 이런 걸 원한 게 아니었어
...하지만 이건 이미 앵커 따라 흘러가는 창댓...
...다음 창댓에선 절대 휘둘리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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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사장님도 이리 나오고 싶어하신다고요?”
“...응, 그렇지.”
“안 되면 자기도, 그, 아이돌을 해서......친애돈가 뭐시긴가를 올리겠다고요?”
“...그렇다는데...”
농담이겠지.
하지만, 농담으로 치부하고 가볍게 넘기기엔 내가 지금까지 게임에서 봐온 이 타카기 사장이란 사람이 너무나도 기묘하다는 게 발목을 잡는다.
...좋았어.
“자, 아이돌 여러분, 중대한 제안을 하나 하겠습니다.”
모두의 이목이 이 쪽으로 모인다.
“제게 계획이 있어요.”
잠시 쉬었다가, 말을 이어나간다.
“다들 다시 저 안으로 들어가서, 이번 일은 없었던 걸로 합시다. 그럼 사장님도 뭐라 못 할 거에요.”
“응, 기각.”
“...프로듀서......나, 싫어?”
“절대 안 됩니다, 프로듀서. 당신은 바보인가요?”
“모모코는 오빠랑 같이 있을 건데?”
“프로듀서, 저랑 같이 살기로 약속하셨잖아요!”
“에에에? 프로듀서랑 떨어지긴 싫은데......안 돼?”
주변에서 반대의 목소리들이 쏟아져나온다.
“하지만, 사장님이 아이돌을 하는 것보단 낫지 않을까?”
“확실히......사장님이 아이돌은 아니라 생각해...”
“음...”
“그것도 맞는 말이오. 그렇게 생각하지 않소, 마미 학생?”
“확실히, 그건 좀 무리인 바가 있긴 합니다, 아미 교수님.”
“일단 다들 활동은 어떻게 된 거야?”
“안나는......투어, 저번 주에 끝나서......신곡, 나오기 전까지는, 잠깐 휴식...”
“저는 이번 주-”
“잠깐, 생각해보니 더 중요한 걸 안 물어보고 있었어. 중간에 끊어서 미안한데, 음, 그 밀리시타란 앱에서 나오는 거 있잖아. 왕복이야, 편도야?”
정말로 중요한 분수령이다.
왕복이라면 일단 정말로 ‘게임’ 속에서 튀어나왔을 가능성은 배제되는 거다.
만약 편도라면...
...좀 상황이 복잡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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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왕복
2. 편도(실존 세계)
3. 편도(AI)
중요하니 먼저 3표...
...하고 싶지만 그러기엔 사람이 너무 없는 것 같으니(최대 7명 필요)
먼저 2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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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쪽에서 다시 들어갈 수도 있어요.”
츠무기가 대답해준다.
“그래?”
일단 그 점은 다행이구만.
“문제가 있다면...”
“문제?”
“그게......우리가, 알아서는 못 들어가......안에서, 열어줘야 해...”
안나가 옆에서 보충해준다.
...그런 건가.
“그러니까, 간단하게 말하자면 문이 있는데 안에서밖에 못 여는 거지?”
“뭐, 그렇죠.”
이 쪽에서는 통제가 안 된다라.
그렇다면, 필히 문을 열고 닫는 그 ‘장치’를 가지고 오면 되는 것이 분명하다.
“그럼, 일단 안나처럼 너희들 다 이리 오는 게 이야기는 된 거지?”
“아, 그게...”
뭐야.
스케줄을 멋대로 빼먹은 건 아니겠지?
“쉬는 건 이야기가 다 되긴 했는데, 여기로 나온다는 건 저희가 그냥 나온 거라...”
“...그럼 문제 없겠지. 그럼 사실은 가장 궁금한 거. 사장님은 도대체 왜 나온다고 하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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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스롤 타임
01~50: 새로운 아이돌 시장 탐색 및 프로듀서와 대면
51~99: 새로운 아이돌 시장 탐색. 프로듀서는 아예 신뢰하는 듯 하다.
100: DEEP♂DARK♂FANTASIES♂
먼저 2표.
@100 나오면 저 연중할 겁니다.
진짜로요.
“그럼 코노미 씨, 사장님이 아까 전에는 왜 화난 것처럼 그러신 거에요?”
“아, 그, 이런 블루오션이 있다면 자기에게도 얘기해주지 그랬냐고...”
...
참 유별나신 분이다.
그런데 말이지...
잘못 짚으셨어요 타카기 사장님, 여기도 아이돌은 레드오션이에요.
그것도 이미 상어들이 득시글대는.
“그나저나, 저 보고는 뭐라 안 하셨어요?”
“응? P군은 이미 믿고 계신 것 같은데?”
“저를요?”
...이공계의 스테레오타입 그 자체이자 아이돌 프로듀서의 안티테제쯤 되는 나를?
“P군 정도면 믿을 만하지 않을까?”
“제 삶은 원래 프로듀서하곤 거의 정반대였는데...”
“그래도, 사장님이 믿으시는 걸 보면 뭔가 있겠지?”
그러면 또 할 말이 없네.
원체 그 분은 항상 일을 즉흥적으로 직감에 맡기지만, 그 직감이라는 게 굉장히 발달되어 있는지라 결국은 그게 신의 한 수가 된다는 게 굉장히 특징적이다.
‘이젠 가망이 없어’라면서 타임스톤을 타노스에게 넘기는 닥터 스트레인지를 바라보는 토니 스타크의 심정으로, 그저 앞으로 다가올 일들에 대해 되도 않는 추측을 해 볼 뿐.
“...일단 빨리빨리가 무조건 능사는 아니니까, 있다가 사장님에게 일을 조금만 천천히 진행해달라고 이야기해 보셨어요? 아무리 그래도 안방 왔다갔다하는 일은 아닐 거니, 일단 정말 직접 조사해봐야 하는지, 그렇다 하시면 거점이랑 이동방법같은 여러 문제가 생길 거니까요.”
“알겠어, 일단 오늘 밤에 그렇게 이야기 해볼게.”
코노미 씨가 고개를 끄덕거린다.
어떻게 해야 되지?
일단 학과에 이야기를 해 봐야 하나?
그래도 내 학교 정도면, 다른 연구소나 기관들하고도 잘 협력이 될 거 같은데...
“그리고......저도, 장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거 같아요.”
이게 가장 큰 문제다.
지금도 이름 뿐이긴 하지만 ‘프로듀서’로 불리고 있는상황이다.
원래였다면 단순한 게임으로 치부했겠지만, 이미 지금 내게 너무나도 많은 소중한 사람들이 생겨버린 상황에선, 이들을 내팽개치고 마냥 꿈만 좇을 수는 없지 않겠는가?
특히, 그 꿈을 이루는데 아직도 10년 넘게, 어쩌면 20년의 시간을 바쳐야만 한다면.
하지만, 그 꿈은 내가 지금까지 달려올 수 있던 원동력.
어쩌면, 지금 내 앞의 소중한 사람들이 ‘톱 아이돌’을 갈망하는 만큼이나 내가 원해왔을 수도 있는 목표.
...모두들 심히 진지해져있다.
하지만, 지금 여기서 고민하기엔 너무나도 큰 문제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지금 당장 결정하진 않아도 되겠지.
“자, 일단 이건 천천히 생각해 봐도 될 문제인 거 같은데......다들 오늘 저녁 먹고 뭐 할까요?”
————————————————————
+3까지 자유앵커
츠무기안나 "오오"
아미마미 "워프으으으으"
P: ㅗㅜㅑ
이내 귓가에 속삭이듯이 작은 목소리로 제안한다.
“오늘 밤, 애들 재우고......한 잔 할래?”
좀 끌리긴 하지만,
“아, 오늘은 안 될 거 같네요. 내일 9시 수업이라, 학교 가서 자야 합니다.”
내일은 월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수업, 거기에 저녁 8시부터 10시 반까지 동아리 일정이 있다.
“코노미 씨......새치기는, 안 돼...?”
“안나? 아하하, 그게 무슨 이야기니?”
안나가 그 사이에 이 쪽을 주시하며 코노미 씨를 경계하고 있다.
“프로듀서 씨......무슨, 이야기 중?”
“아, 그게 사장님이 조사를 하려면 자유자재로 오갈 수 있어야 한다길래.”
코노미 씨, 분명 술 이야기 했던 거 같은데요.
...란 말은 입 밖으로 내지 않도록 한다.
“아, P군!”
“네?”
“워프게이트를 만들면 되겠네!”
“마미, 워프게이트래!”
“안 돼, 아미! S.T.A.Y...”
그거 워프 아니라 블랙홀 아냐?
“...그럼, 프로듀서......나중에, 안나, 집 올래?”
“프로듀서, 저번에 약속......안 잊으셨죠?”
츠무기, 너 이런 캐릭터......아니다.
뭐, 진작부터 완전히 풀어져있었던 거 같으니...
“좋은 생각이네요, 코노미 씨. 그래서, 그건 어떻게 만들죠?”
“그건 P군이 생각해야지!”
.
.
.
살생 충동을 억누르는 데 성공했다.
하마터면 큰일날 뻔 했어.
“코노미 씨, 전 공대생이 아니에요.”
그러니까 그런 건 나 말고 내 친구들에게 물어보라고.
“그래도, 비슷하지 않을까?”
“좀, 사실 많이 달라요.”
“그래서 프로듀서.”
뒤에서 시즈카가 인내심이 다 해 간다는 듯이 부른다.
“응?”
“우동은 언제 먹으러 가나요?”
————————————————————
내일 학교를 간다고?
하지만 안나에게는 아무도 없는 히든카드가 하나 있지!
아무튼, 저녁 먹으러 가는 길에 일어날 일 +3까지 자유앵커
않이 지금 맛있는 데로(주인공 기준) 가고 있으니까 제발 자중해줘...
안나 “게... 게임...?
프로듀서, 잠깐... 귀좀....”
“누나는 괜찮단다?”
“프로듀서랑......같이, 앉으면...”
“나머지 한 자리는 모모코 꺼.”
“무슨 소리입니까, 식당에 가서 정하도록 해요.”
“일단 우동은 괜찮은 거지?”
“네!”
대답이 다들 크군.
뭐, 일행 중에 어린애들이 많으니 그런건가.
“시즈카는, 한 번 스위치가 걸리면 끄기 정말 어려우니까요.”
“미, 미라이! 그런 거 아니야! 아무튼, 우동 먹으러 가요!”
시즈카가 얼굴이 빨개진 채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으면서 부정한다.
이미 늦었어, 시즈카.
맨 처음 기숙사 앞에서 노래 부르는 걸 들어버렸는데?
“예이, 예이, 알겠습니다. 아, 타마키랑 이쿠는 어디 있니?”
그러고 보니, 못 본 거 같기도-
“여기요!”
“여기야, 오야붕!”
그냥 좀 뒤로 물러서있었구나.
“아, 그냥 여기선 잘 안 보이길래.”
“식당에서 게임이다! 들어와, 아미!”
“두말하면 잔소리지!”
...게임?
뭔가 서서히 불안해지기 시작하는데.
그냥 핸드폰 게임이겠지.
너무 시끄럽게만 하지 않으면 될 것이다.
“게, 게임......?”
“어, 안나, 왜?”
흥미가 동한 건가.
“프로듀서......잠깐 귀 좀...”
“응?”
안나에게 오른쪽 귀를 살짝 가져다댄다.
————————————————————
+3까지 안나가 프로듀서에게 할 말 자유앵커
(뭔지 궁금한 분은 56번째 댓글 참고)
@벌써 640번째구나 이게
숨결이 귀에 고스란히 느껴진다.
“응, 듣고 있어.”
최대한 목소리를 죽인다.
“....꼐임......진짜, 안 돼...?”
...Oh.
이 이야기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일단, 불법이라는 건 알지?”
“...들키지, 않으면 돼...”
“그렇다고 쳐 보자. 어디서, 어떻게?”
“...지금, 안으로, 들어갈래? 그 다음엔, 숨어서...”
“여기서 맘대로 들어가진 못한다 하지 않았어? 안에서 열어줘야 한다며?”
“...그러긴, 한데...”
“프로듀서! 안나랑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열심히 하시는 거에요!”
으아, 놀래라...
츠바사가 문 앞에서 부른다.
“아, 미안, 금방 갈게!......안나, 지금은 안 될 거 같아......정 안 되면, 있다가 문자로 이야기해보던가 하자.”
하고, 정문으로 걸어간다.
———————————————————
1. 시무룩. 손을 잡고 간다.
2. 핸드폰을 만지작거린다. 그러고 보니, 어제 동아리 연습실에서 만난 선배가...
3. 그 외 자유앵커
먼저 2표
동아리 선배는 밥 먹고
하고 안나가 따라나온다.
.
.
.
서서히 어두워지는 하늘 아래에서, 코노미 씨를 따라 지도를 보면서 우동집을 찾아가고 있다.
역시 사계절은 어딘가 팔아먹은 게 맞는 건지, 6시를 조금 넘어가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춥지 않다.
시원하고 산뜻한 바람을 맞으며 걷는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이번엔 안나가 무리해서 꼭 붙어오진 않는 것 같다.
만약 그랬다면 또 틀림없이 수라장이 벌어졌겠지.
...대신 뒤를 졸졸 따라오면서 통화를 하고 있다.
...무슨 내용인지는 주변에서 떠드는 소리 때문에 잘 안 들리지만, 기분이 꽤 좋아보인다.
뭐, 그렇다면 나야 다행이지.
맨 앞에선 역시나 시즈카가 선두로 움직이고 있다.
그 뒤를 미라이랑 츠바사가 졸졸 따라가고, 나는 츠무기와 다른 어린아이들 사이에서 따로 지도를 보고 있다.
안나는 살짝 뒤에서 뭐가 그리 좋은지 생글생글거리며 아직 통화하고 있는 중.
손에서 부드러운 살결이 느껴진다.
왼쪽을 바라보니, 어느샌가 모모코가 내 손을 잡고 나란히 걷고 있다.
...보폭을 좀 맞춰야겠는데...
아니, 들키면 또 후폭풍이 무시무시하겠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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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우동집 가는 길에서/우동집 안에서 일어날 일 자유앵커
츠무기가 모모코를 보고 내도 잡을끼다! 하고 손을 잡는다
안나 " "
모모코의 손을 코노미씨에게 잡아주고 프로듀서의 손을 잡는다
모모코 " "(뭔가 일어났는데 형언할 수 없는 걸 경험한 표정)
식당 안)
안나 (속닥)"동아리 방... 혹시... 빈 시간대... 있어, 오빠?"
P (속닥)"아마 있을 거야. 그거하게?"
안나 (속닥) "응...."
P " "
시즈카 "우동 한그릇 추가요!"(미라이도 가세) -> 절대 한그릇만 추가한게 아니다(중요)
P "으아아아아아 내 지가아아아아아아압"
P는 코노미에게 반반을 부탁할수 있는지 물어보지만 코노미씨는 조건으로 술을 요구한다
P " "
그건 아마도~ 전쟁같은 식사~
츠무기가 뭔가를 발견한 듯하다.
“내, 내도 잡을끼다!”
...
비어있던 오른손을 츠무기가 채간다.
모모코가 살짝 츠무기 쪽을 흘겨본다.
츠무기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걸어간다.
...그리 됐구만.
반쯤 체념하면서, 다시 코노미 씨 쪽을 보며 앞으로 걷기 시작한다.
물론 보폭은 조금씩 줄여가며 모모코와 속도를 맞추면서.
“시즈카, 너무 앞서가지 말고!”
“우동, 우동~”
...괜찮겠지?
“츠무기, 정말로 괜찮은 걸까?”
“시즈카면, 그래도 혼자 떨어진다던가 하진 않을 거에요.”
...그건 또 굉장한 재능이구만 그래...
.
.
.
몇 분 지나지 않아, 우동집 앞까지 도착했다.
미라이랑 츠바사는 저 앞에서 시즈카를 컨트롤하기 급급한 것 같다.
...공식에서라도 저런 모습이 나왔다면 쇼크먹었을 것 같은데.
세리카, 타마키랑 이쿠는 아미마미와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그리고 오른손에 츠무기, 왼손엔 안나......응?
“...안나, 언제 여기로 온 거니?”
날 올려다보면서 환하게 웃는다.
뭐야, 그럼...
“모모코는?”
크게 한 번 불러본다.
“뭐야, 오빠, 모모코 여기-으에에엑?”
저 앞에서 모모코가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고는, 화들짝 놀라 소리지른다.
“어어어? 모모코, 언제부터 언니 손 잡고 있었어!?”
...코노미 씨랑 같이 있던 것 같다.
잠깐, 어떻게 된 거야, 이거!?
다시 고개를 돌려, 원래는 모모코가 잡고 있었어야 할 손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을 본다.
“...안나?”
“에헤헤헤....”
워낙에 어처구니가 없었던 건지, 모모코도 화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
.
.
“어서오세요!”
평범하게 네 명씩 앉는 테이블이 여러 개 늘어서있는 구조다.
“다들 모여서, 앉고 싶은 데 앉아보자.”
하고는, 빈 테이블 하나를 골라 자리에 앉는다.
역시나 안나, 츠무기, 모모코가 쏜살같이 다가와서는 남은 세 자리를 잽싸게 차지한다.
“에에~ 잠깐!”
츠바사가 크게 이의를 제기한다.
“응? 무슨 일이야, 츠바사?”
“저 셋은 안 돼!”
“어째서죠?”
“...왜?”
“모모코가 오빠 옆에 앉는 게 왜 안 돼?”
“셋은 이미 노래방도 같이 같다왔고, 프로듀서랑 같이 오래 있었잖아요! 반칙!”
“저도 프로듀서 옆에 앉고 싶어요!”
세리카가 츠바사 옆에서 거든다.
“선착순의 철칙은 깨어져서는 안 됩니다.”
츠무기가 사뭇 진지하게 맞선다.
...그러니까 그런 데에서 진지해지지 마...
“맞아. 모모코가 먼저 자리를 차지한 거니까, 츠바사 씨가 할 말은 없다 생각하는데?”
“자, 자, 일단 다들 그만 하고, 그럼 정 앉고 싶은 사람들끼리 가위바위보로 정하던가 하도록 해.”
그렇게 정리하려는 때, 안나가 내 옆에서 작게 물어온다.
“저기......동아리, 방......자주 비어...?”
“합주실은 모르겠고 동아리방은 보통은 비어있는데. 왜?”
“...아니야......그 정도면, 됐어...”
하고는, 살짝 미소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뭐지?
이내, 안나도 가위바위보를 하는 무리들 사이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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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식당에 있는 아이돌들은 코노미, 아미, 마미, 이쿠, 타마키, 모모코, 세리카, 미라이, 시즈카, 츠바사, 안나, 츠무기입니다.
+3까지 승리한 아이돌 한 명씩 적어주세요.
보호자가 필요하다
사탄: 아 이건 나도 생각 못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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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두목!”
“해냈어요!”
타마키랑 이쿠가 맞은편 의자에 폴짝 뛰어오르듯 앉는다.
“그럼 나머지 한 명은......?”
“잘 부탁드립니다.”
아니, 시즈카, 인사까지 할 필요는 없어...
다소곳하게 자리에 앉는다.
전에 보여줬던 모습과는 다르게, 내가 알고 있는 믿음직한 시즈카의 모습으로.
그리고-
.
.
.
그리고, 재앙이 시작되었다.
“으어......배불러...”
“한 그릇 추가할게요!”
“저도요!”
...미라이도!?
“츠무기 씨, 배불러요...”
“나도...”
심각하군.
이미 절반 이상이 물까지 마시고 완전히 정리한 상황.
시즈카와 미라이는, 멈출 기미가 도저히 보이지 않는 페이스로 폭주하고 있다!
...그거, 타카네 기믹 아니었니...
“으아아아아아, 내 지갑......코노미 씨-”
“오늘 같이 술 마시면 반은 내 줄게.”
...영락없이 여기서 지갑이 죽게 생겼구만...
“한 그릇만 더 시킬게요, 프로듀서.”
“이젠 나도 모르겠다...”
.
.
.
결국 돈은 꼼짝없이 제가 지불했습니다.
계좌의 절반이 날아가는 건 썩 유쾌한 일은 아닐 것이다.
“후훗, 잘 먹었습니다 프로듀서.”
우동집을 나가자 시즈카가 조신하게 미소를 지으며 인사한다.
...참자.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
참을 인 세 번이면 살인을 면한다.
심호흡을 하고, 주위를 둘러보자 이쿠랑 타마키가 뛰어다니고 있다.
아미마미는 자기들끼리 게임 한 판 붙은 것 같고,
안나, 모모코, 세리카, 츠무기랑 츠바사는 자기들끼리 뭔가 이야기하고 있다.
잠시 시계를 본다.
일곱 시 반.
지금 들어가서 바로 자기엔 애매한 시간대긴 하다.
“어떡할까요, 다들, 좀 더 있다가 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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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다음에 할/일어날 일 자유앵커.
‘기숙사로 가서 하루를 정리한다’도 괜찮습니다.
츠바사 "어X저스 보자 프로듀서!"
코노미는 무슨 꿍꿍이가 있다
안나, 모모코, 츠무기: 우리는 이미 한번 갔는데?
그럼 너희들은 먼저 숙소로 돌아가. 우리는 프로듀서랑 놀고 돌아가게.
나는 간다고 말한적 없는데. 솔직히 일찍 자고싶은데
프로듀서 "나 과제해야 하는데"
아이돌들 "우리가 도와 드릴게요"
프로듀서 "봤잖아 못 돕는 거"
아이돌들 "마음으로 도울게요"
양심은 안녕하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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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오빠, 오빠!”
마미가 이 쪽으로 뛰어와서는 눈을 빛내며 올려다본다.
“어? 마미?”
“영화는 뭐 재밌는 거 없어?”
영화...?
최근에는 그냥 어벤X스 하나가 스크린 전부 잡고 있을텐데...?
“어X저스 보자, 프로듀서!”
츠바사가 내 오른팔에 꼭 붙어온다.
“그거 너무 길지 않아? 사람 많아서 비싼 건 둘째치고, 나 이제 가서 과제해야 하는데-”
“에에......안 돼?”
“안 돼.”
“그럼그럼, 노래방 가자!”
어, 음...
“프로듀서는 이미 이틀 전에 한 번 갔다왔어요.”
옆에서 츠무기가 거든다.
좋았어.
마음 속으로 따봉 하나를 보낸다.
“그럼그럼, 나랑 둘이서 가자!......안 돼?”
츠바사.
나랑 안나 츠무기 모모코 넷이서 갔을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겪어보고 나서 생각한 건데, 절대 둘이서는 안 갈 거야.
아니, 특히 너는 노래만 부를 거 같지가 않아.
“츠바사 씨, 저도 같이 가요!”
세리카가 해맑게 웃으면서 이야기한다.
“하지만 세리카, 이건 나랑 프로듀서-”
“미라이도 갈래!”
“츠바사랑 미라이가 가겠다니까, 저도...”
“아니, 난 어디 간다고 한 적 없는데?”
“...네?”
갑자기 모두의 이목이 나에게 집중된다.
...뭔가 헛기침을 하고 웅변을 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다.
“나 내일까지 과제 있어서, 지금 기숙사 가서 끝내고 일찍 자야 하는데...”
“아, P군, 내가 도와줄게!”
“맞아요, 저도 도와드릴게요!”
미라이.
못 믿겠어.
“오빠, 뭐가 필요해?”
모모코, 마음은 고마운데...
“나, 도와줄 수 있으니까, 노래방 가자!”
츠바사, 너도...
“...양자역학 문제풀이 과제인데, 어떻게 도와줄 수 있어요?”
잠시 정적이 흐르다, 코노미 씨가 입을 연다.
“음......마음으로?”
.
.
.
“흐어어......끝났다...”
한 숨을 내쉬며 종이들을 챙긴 뒤, 대충 학번과 이름을 휘갈겨 쓰고 제출하러 방을 나선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 잠시 핸드폰을 꺼내든다.
“어? 문자 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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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문자의 발신자/내용 자유앵커
내 목숨을 아이어에?
너무 정신을 안드로메다로 보낸 거 같아서 재앵커 +1
그리고 대나무숲에는 웬 미소녀가 앞에 있다는 소식이 퍼진다
지금 동아리방 앞이야
무시하지 마시고 바로 답장주세요! 그럼 바로 갈게요!
무시하시면 안.돼.요?
‘지금 동아리 연습실 앞이야.’
츠무기, 안나...
...세상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
두 명이 학교로 다시 찾아왔다고?
거기다가 각각 따로 혼자서?
이 밤에?
돌겠네...
어쩌다 이렇게 된 거야...
하지만, 가장 압권인건 세리카에게서 온 문자였다.
‘이걸 봤다는 건 이제 시간이 난다는 거죠? 신난다! 무시하지 마시고 바로 답장 주세요! 그럼 바로 갈게요!
무시하시면 안.돼.요?’
...세리카, 무서워...
그나마 다행인 건, 문자를 보아하니 아직 세리카는 출발하지 않았다는 건가.
일단 최대한 빨리 과제를 내고, 둘을 한 곳으로 모아 다시 숙소로 돌려보내야 한다.
세리카는, 음, 코노미 씨랑 다른 아이돌들에게 부탁해서 잘 잡아두고 있어달라고 해야겠지.
그나마 다행인 건, 셋 다 캐리어나 상자 안에 실려나왔기 때문에 쪽문의 존재를 모른다는 것.
한 가지 걱정되는 점은 쪽문을 통해 빠져나가는 길이 동아리 연습실 가는 길이랑 똑같다는 건데...
.
.
.
예스, 예스, 예스!
기숙사 앞에 있다는 츠무기는 일단 따돌린 것 같다.
동아리 연습실로 들어가는 길목도 지나쳤으니, 아마 적어도 과제를 제출하러 가는 길에는 아무도 마주치지 않을 것이다.
일단 당장 급한 불은 껐으니, 안나를 츠무기 쪽으로 보내야겠지.
단독이 아니라 둘 이상이 같이 있으면 너무 이상한 짓을 하진 않겠지.
폰을 켜서 답장을 각각 보낸다.
‘안나, 여긴 왜 왔어. 일단 안나 혼자 온 것 같지는 않으니까, 기숙사 앞으로 가 있어. 있자다 택시 불러서 숙소로 가자.’
‘츠무기, 일단 기숙사 앞에서 기다리고 있어봐. 츠무기 혼자 온 건 아닌 거 같으니까, 있다가 같이 택시 타고 숙소로 가자.’
‘세리카, 무시는 안 하고 있으니까, 지금 혼자 오진 말아줘. 너무 위험하잖아, 걱정돼서 그래.’
이제 코노미 씨 쪽에 연락을 해 봐야겠다.
‘코노미 씨, 세리카 그 쪽에 있는지 확인해보시고, 어디 다른 데로 못 새게-’
그 때, 알림과 함께 답장이 온다.
‘와아! 저 이제 기숙사 앞에 거의 도착했어요. 금방 갈게요!’
...아이고, 머리야...
...기숙사 앞이라니까, 자연스럽게 나머지 둘과 만나겠지?
‘...알겠어, 일단 그럼 거기서 기다리고 있어, 나도 곧 갈게.’
말도 안 돼...
복잡해지는 머릿속을 애써 잠재우며, 물리학과 건물로 과제를 들고 터덜터덜 걸어간다.
.
.
.
과제를 내고, 10분 정도 지나서 다시 기숙사 앞에 도착한다.
...확실히, 저 멀리서도 눈에 띄는 은발이다.
자세히 바라보니, 그 옆에 안나랑 세리카가 있다.
정말 다행히도 무슨 큰일이 일어나진 않은 듯 하다.
뭔가 서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간 뒤에 셋을 불러본다.
“츠무기, 안나, 세리카, 여기서 뭐 하는 거야, 걱정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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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셋의 반응/행동 자유앵커
안나 : 프로듀서... 걱정 너무 많아...
세리카 : 조금은 걱정했지만, 두 분이 여기 계셔서 안심했어요!
아니 그러니까 그게 문제였던거라구, 세리카.
...이제까지는.
지금부터, 안나 단독 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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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할 것이 뭐가 있나요? 프로듀서랑 함께 걸었던 길인데, 기억하고 있는 게 당연하지 않습니까. 당신은 바보입니까?”
“프로듀서......걱정, 너무 많아...”
“조금은 걱정했지만, 두 분이 여기 계셔서 안심했어요!”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쩔 뻔 했어!”
“괜찮아......이거, 챙겨왔어...”
갑자기 파지직 하고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귀를 때린다.
...스턴건!?
“...너희 둘도?”
“허가증도 같이 가지고 왔어요!”
요즘 내 머릿속의 상식이 매 시간마다 부서지는 것 같은데.
이러다가 정신줄을 놔버릴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뭐, 일단 중요한 건 그게 아니고, 이 셋을 빨리 숙소로 다시 돌려보내야 한다는 건데.
“그럼, 택시 부를 거니까 같이 타고 숙소로-”
“같이 동아리 연습실로 가도록 해요.”
츠무기가 밝게 웃으며 말한다.
“...안나, 스턴건은 안 넣어놓니?”
“응, 프로듀서?”
“...”
.
.
.
연습실이 있는 노래방 건물이 서서히 가까워져온다.
저 안으로 들어가면 무슨 끔찍한 일이 벌어질까 상상도 하기 싫다.
하지만, 옆이랑 뒤에서 저 셋이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으니 딱히 도망칠 수도 없다...
...는 페이크고, 스턴건을 아직도 안 넣어놔서 그렇다.
어, 잠깐...
문이 서서히 가까워지자, 노랫소리들 말고도 뭔가 규칙적인 타격음이 들려온다.
“...들어가야 할까?”
다행히도 셋은 듣지 못한 모양이다.
“프로듀서......문, 열어줘...”
마지못하는 척 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지갑을 꺼내 학생증을 단말기에 가져다대고 문을 연다.
그리고, 연습실의 조명은 켜져 있었다.
해냈다!
“연습 중이네. 연습실은 왜?”
.
.
.
다음 날.
셋을 어찌어찌 숙소로 돌려보낸 후, 판타스틱하게 월요일을 맞이했다.
물론, 월요일은 전혀 판타스틱하지 않다!
9시 수업이기 때문에 더욱!
하지만, 단 한 가지 판타스틱한 점이 있다면 저녁에 연습반은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업이 끝나면 판타스틱한 하루를 보낼 수가 있는 것이다.
당연히 수업이 끝나고 동아리에서 모여 합주를 하기 전까지는 판타스틱한 기분으로 자유시간을 만끽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오늘은 개인적으로 좀 연습을 해 봐야 할 거 같단 건데...’
주말은 물론이고 그 전 이틀도 쉬었기 때문에 감각이 살짝 떨어졌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감각을 회복하기 위해 저녁을 먹기 전에 연습실에 가려고 한다.
일단 혹시 나 말고 연습실을 쓰는 다른 사람들이 있을까 확인해보기 위해, 카카오톡을 확인해본다.
그러고 보니 저번에 그 12학번 베이스 선배가 안나랑 만난 적이 있었지.
반 장난 식으로 동아리에 어떻게든 넣어보겠다 했을 정도로, 안나의 실력이 뛰어나긴 했다.
그런 실없는 생각을 하며, 동아리 톡방에 잠깐 들어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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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톡방에 올라온 내용 자유앵커
실없는 농담같은 것도 괜찮습니다.
단, 안나 외 다른 아이돌들은 동아리 내의 아무도 보지 못함.
밀리시타 게임 관련 톡이라면 모르겠으나...
어이, 그런 아이 어디서 꼬신거야?
(12학번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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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첫 톡은 뭘까.
그 정체는 바로.
‘작성자에 의해 삭제된 메시지입니다.’
...응?
‘아니 선배, 뭔 소리에요 그게, 여자도 있는데;;;’
‘That sounded so wrong...’
‘Why? It’s natural.’
‘내추럴은 뭔 내추럴이얔ㅋㅋㅋㅋㅋ’
...평소대로 개판인 톡방이었다.
‘회장으로서 부탁드립니다. 기본적으로 모두가 이용하는 챗방인 만큼, 부적절한 발언은 삼가해 주시길 바랍니다.’
‘미안하다;;; 내가 좀 취한 듯;;;’
‘조금이 아닌 것 같은데요.’
...열일하십니다, 회장님.
잘못하면 엄청 번졌을 수도 있었겠는걸.
뭔가 가볍게 넘길 사항이 아닌 거 같긴 하지만, 일단 넘어가본다.
스크롤을 조금 내리자 다들 자고 일어난 건지 시간대가 새벽에서 오후로 넘어가있다.
‘아 미분기하학 너무 싫다 기하학’
...참 카이스트답다 진짜...
이번에 일반상대론 수강하다가 절찬리에 피 보시는 중이라는 4학년 보컬 선배다.
원래대로라면 가장 사람이 넘쳐날 보컬인데도 후계자가 올해 막 들어와서 아마 이번 해까지는 풀타임으로 뛰셔야 할 것 같다고...
카이스트 사람들인데도 다들 이건 좀 아니라 느꼈는지, 슬프게도 몇 시간 동안은 아무 반응이 없었던 것 같다.
그 뒤에 올라온 톡은 12학번 베이스 선배의 정체불명의 톡이었다.
‘그보다 그 아이 정말 귀여웠지......너 그런 애는 어디서 꼬신거야?’
바로 돌아온 톡은 아까 전 몹쓸 드립을 쳤던 그 보컬 선배의 차지였다.
‘네? 미분기하학이 귀엽다고요? 무슨 ㅈ같은 소리를 하는 거에요?’
‘뭔 말같지도 않은 소리냐?’
‘와, 미분기하학을 어디서 꼬셨냐라니, 이거 완전 진성 물리과 아니냐? 이래서 물리과들은 절레절레’
...선배도 물리과잖아요.
‘오늘 나 합주 놀러가면 베이스로 니 뚝배기 조져도 되냐?’
‘Wait, what did the bass guy say?’
동기 외국인 드러머다.
‘He said that he wants to marry differential geometry. He’s crazy.’
이건 한 학번 위 한국인 드러머 선배.
...수학과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죄송합니다 저도 물리학과입니다.
이젠 아예 실시간으로 대화가 이어지고 있다.
‘I didn’t say that, I said that who 아 나 영어 못 하니까 *빡치네 진짜 ** 그러니까 그거 아니라고!’
‘맥락을 가지고 주어의 지칭대상을 추론했을 뿐인데요?’
‘아니 그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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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톡에 지금 올라올 내용 자유앵커
프로듀서 : 저도 미분기하학과 결혼할 만큼 한가하지는 않답니다
선배 : 지금도 네 팔 잡고 있을 그 여자아이 말이다
그 외에 다른 여자애가 있는 것같아.
(뜨끔)
주인공은 꿔다 놓은 보릿자루고 그 여자애에 대한 선배의 찬양이 계속된다
거기서 이름이 나오면 회피가 안 되지...
‘저도 미분기하학과 결혼할 만큼 한가하지는 않답니다.’
‘ㅈ같은 소리 하지 말고.’
‘누구요 그럼?’
‘뭐냐 그 안난가 뭔가 하는 애, 지금도 니 팔 잡고 있을 걔 말이야.’
일단 시치미를 떼 보자.
‘네? 저 지금 혼자 있는데요?’
‘와 진짜, 내가 살다가 저 나이에 나보다 베이스를 잘 치는 애는 처음 보거든?’
‘...팩트?’
‘실화입니까?’
‘Wow, damn, really?’
...난 꿔다놓은 보릿자루구만.
‘내가 살다가 베이스로 왕벌의비행을 그 bpm으로 치는 걸 라이브로 들을 줄은 몰랐음.’
‘와 이건 좀...’
‘근데 가장 재밌는 건 아까 전에 내가 어디서 ‘꼬셨냐’ 그랬지?’
‘네, 그랬죠.’
‘ㅇㅇ’
‘내 앞에서도 사랑한다고 노래를 부르고 다니더라.’
‘...네?’
‘주작 아니에요?’
‘주작이네’
‘F.A.K.E.’
‘예뻐요?’
‘ㄹㅇ. 겁나 아담하고 귀엽게 생겼는데 애가, 그거보다도 더 예쁘장하게, 아니다 이건 내가 말로 어떻게 설명을 할 수가 없다.’
‘주작 맞네요.’
‘띠링 주작입니다’
나 없이 자기들끼리 사태가 슬슬 정리되어가는 걸 보면서, 혼자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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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단은 허풍으로 넘어감. 그래, 그 선배보다 잘 한다는 게 말이 되냐...
2. 영 상 투 척
먼저 2표
@나중에서야 2가 사탄의 한수인걸 깨달음
빛이 당신을 태울 것입니다!
그럼 여기서 문제!
왜 지금까지 굳이 동아리 ‘연습실’이라고 강조를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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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메시지가 로딩이 된다.
...로딩?
그리고 톡방에 올라온 건, 안나가 엄청난 속도로 왕벌의 비행을 연주하는 영상이었다.
어, 음...
장비를 정지합니다?
‘와, 개미쳤다 진짜...’
‘영입 가죠’
‘ㄱㄱ’
다들 폭주해버린 것 같다.
‘머리카락이 보라색?’
‘염색은 아닌 거 같은데요?’
‘저런 애를? 우리 동아리 사람이?’
‘06학번 미스코리아보다 더 충격적일 수도...’
좋아, 나에겐 아무 관심도 없군.
‘그래서 동아리에 들어올 생각 없냐고 얘기해봤는데, 어제 나한테 연락이 진짜로 왔더라고.’
...네?
안나, 그럼 어제 우동집에서 통화하던 사람이...
...거기에 낚이면 어떡하니...
‘아니, 그렇게 진지하게 얘기를 해 오니, 일단 연습실이랑 저기 동아리방 위치 이야기는 해 줬지, 언제든지 놀러오라고.’
잠깐만.
그럼 이제 안나는 연습실 말고 동아리방 위치까지 다 아는 건가?
숨을 곳이 한 군데 줄었구만 그래.
굳이 숨을 필요가 있나 싶긴 하지만, 안나가 가끔 가다 정말 끝까지 갈 기세로 몰아붙여올 때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럼 저희 입장에서 득이 되는 건 없는 거 아니에요?’
드러머 선배가 지적해온다.
‘괜찮아, 내가 다 방법이 있어.’
전에도 하던 소리 같은데.
허풍인지 진짜인지 긴가만가 한다.
어차피 주의에선 벗어나 있는 것 같으니 톡을 끄고, 연습실 문을 열러 간다.
...어?
불이 켜져 있잖아?
불투명한 유리 너머로 살짝 들여다보니, 선명한 긴 보라색 머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머리 좀 아파지겠구만.
영상에 대한 건, 나중에 생각해보자.
그렇게 생각하며, 연습실의 문을 열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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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안나가 할 말/행동 자유앵커
(안나 : 계획대로)
안이 흐릿하게 보이는 구조라고요 이 사람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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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불쑥 튀어나와, 날 안으로 끌고 들어간다.
앞에 놓인 동그란 의자를 잡아, 겨우 장비들 위로 넘어지는 걸 면한다.
뒤에서는 도어락이 잠기는 소리가 들린다.
뭐, 뭐야?
뒤를 돌아보자, 안나가 문 쪽에서 내게 다가오고 있다.
“프로듀서......왜, 이제 왔어?”
“...수업이, 이제 끝났으니까?”
서서히 뒷걸음질치다, 이펙터 뒤로 넘어질 뻔 하고는 이내 발걸음을 멈춘다.
...저거 두 개 깨먹으면 백만원은 기본으로 들어간다...
안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다가온다.
“더 이상......도망치지 마...?”
...잠깐?
어디에서?
“안나도, 도망, 안 칠 거니까...”
산뜻한 향기가 날 휘감는다.
안나가 위험할 정도로 가까이 다가온다.
“프로듀서...”
묘하게 간드러지는듯한 목소리로 애타게 불러온다.
그러고는, 이내 처음 만났을 때처럼, 두 팔을 내 목에 휘감고는 꼬옥 껴안아온다.
“꼐임......하자?”
내 생각이 연습실 문 옆의 유리까지 도달했을 때는 바로 그 순간이었다.
말을 하는 건지 랩을 하다 실패한 건지 모를 페이스로, 마지막으로 뱉어내본다.
“아니, 여기 방음도 안 되고 밖에서 안에가 흐릿하지만 보이는데 정말 여기서 괜찮은 거야? 장소를 옳기면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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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까지 안나의 대답
@사탄은 자비따원 없습니다
여러분들의 신사력을 얕보았습니다.
제 패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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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기면......또, 딴 소리 할 거잖아...”
아니, 그게 아니라고...
다른 사람들에게 들킬 수도 있잖아...
그러거나 말거나 안나는 날 놓아줄 생각이 없는 것 같다.
“보고 싶었어...”
“나도 그래, 안나.”
수십초 정도 말없이 껴안고 있었을까.
“프로듀서...”
“...안나?”
“사랑해...”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고백해온다.
나도 이제는 지금까지는 핑계를 대며, 이유를 찾는답시고 뒤로 미뤄온 대답을 들려준다.
“안나.”
“응?”
“나도, 안나를 사랑해.”
안나가 나를 더 강하게 끌어당긴다.
두 맑은 눈망울에 눈물이 맻히려는 찰나에, 얼굴을 내 품 속으로 파묻는다.
다시 고개를 들고 눈을 마주쳤을 때는, 눈물은 사라져있었다.
“아, 안나-”
“안 돼.”
안나가 단호하게 내 말을 끊는다.
검지손가락을 내 입술 위에 가져다대고는,
“...그럼, 프로듀서가, 안나를 잘 가려줘......에헤...”
하고는, 목을 감은 손에 더욱 힘을 준다.
...이미 이성적인 대화가 될 상태는 아닌 것 같다.
서서히 나도 이성의 끈이 약해지기 시작하고 있다.
숨이 거칠어지며, 주위 환경을 더욱 강하게 의식하기 시작한다.
조명이 눈부시게 방 안을 비추고 있다.
사물들의 색채가 더 강렬하게 보인다.
내 품 속에 들어와있는 안나가 유난히 폭신폭신해 보인다.
끌어안고 자고 싶은 느낌이 든다.
몸에서 은은한 향이 전해진다.
안나가 꼭 붙은 채로 한 발짝 앞으로 내딛는다.
그 기세에 눌려, 받침이 없는 동그란 의자에 주저앉는다.
이 때를 노렸다는 듯이, 내 허벅지 위에 올라타서는 마주본 채로 허리를 붙여온다.
가슴팍으로는 두 개의 봉긋한 언덕이 닿아 말랑말랑한 느낌이 그대로 전해져온다.
...안나가 옷을 헐렁하게 입어서 그런가, 생각보다 컸다.
천 너머로 느껴지는 허벅지는 아기마냥 보들보들하면서도 떡처럼 살짝 쫀득한 느낌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살짝 침을 삼킨 모양일까.
안나가 그걸 귀신같이 알아채고, 나긋나긋하게 공격해오기 시작한다.
“프로듀서랑......하고......싶어...”
이제 뭘 어떻게 하면 좋은 거지?
차라리 이대로 몸을 맡기면 편해질까?
온갖 잡다한 생각들이 머리를 떠돌기 시작한다.
“...기억해?”
“응? 뭐, 뭘?”
“저번에......문명......프로듀서가, 이겼지?”
아, 그 판을 이야기하는 건가.
그 때의 극적인 역전승은 절대 잊어버릴 수 없을 것이다.
안나, 날 너무 얕봤어.
기억이 돌아오기 시작하며, 이성의 끈이 서서히 다시 돌아오기 시작한다.
“그, 벌칙......지금, 할게?”
“어......어? 잠깐-”
강하게 목을 끌어당기며 안나가 내 입을 입술로 틀어막는다.
촉촉하고 말랑한 입술이 내 입술에 꼭 붙어오기 때문일까, 눈에 뽀얀 피부가 들어오기 때문일까, 머릿속이 아득해진다.
‘!?!?’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살짝 미끄러우면서도 말캉한 덩어리가 내 입 속으로 들어온다.
뭔가를 찾아다니듯 온 입안을 훑다가, 이내 내 혀 밑으로 파고들어 서로 얽히기 시작한다.
두 혀가 하나가 되는 듯한 감각에, 정신이 아찔해지고 머리가 뜨거워진다.
머릿속에선 아무런 명령도 하지 않았는데, 내 혀는 안나를 따라서 움직이고 있다.
또 얼마나 긴 시간이 흘렀을까.
안나가 내 혀를 놓아주고, 잠시 숨을 쉬러 떨어진다.
내 팔은 이미 안나의 허리와 상체를 꼭 끌어안고 있었다.
...일부러 잠깐동안 틈을 준 건가.
더 심하게 무너져내린 내 이성은, 당분간 원래대로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애써 머리를 식혀보려 한다.
“하아, 하아......프로듀서......하자...?”
곧 이성이 돌아올 거라는 헛된 희망을 가지고 숨만 몰아쉴 뿐이다.
내 눈동자를 정면으로 뚫어지게 바라보던 안나가, 기어코는 내 이성에 사형을 선고한다.
“이제......키스, 아홉 번 남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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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승리입니다...
내일 연재 전까지, 꼐임......후 안나랑 프로듀서가 할 일을 자유앵커로 적어주세요...
현자타임.
안나 “고생... 했어... 나... 아이... 가진거... 같아...”
P “ “
(프로듀서 기절)
안나가 P랑 둘이 있을 때 P를 부르는 호칭이 바뀌나요?
만약 바뀐다면 어떻게?
+2까지 자유앵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