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장례식장이 가까워질수록 울음소리는 점점 커져갔다. 가슴이 두근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환하게 웃고 있는 그녀의 사진....영정 사진이었다.
<부고 나카노 유카>
"거.....짓말...."
믿을 수 없었다. 그녀는 내 연상의 직장동료. 양갈래 머리의 그녀는 항상 나를 동생처럼 아껴주었다. 내가 도넛을 주었을 때에도, 내가 도넛을 먹여주었을 때에도, 내가 도넛을 만들 때에도! 그녀는 항상 내 곁에 있어 주었다. 그런데 왜 그녀가 지금 저곳에 있는거지? 왜? 어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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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처럼 일을 끝내고 집에와서 침대에 누웠다. 오늘 하루도 참 많이 힘들었다. 온갖 사람들의 말과 더러움으로 더렵혀진 생각이 먹구름처럼 눈앞에 떠다녔다. 창밖은 여전히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따르르릉
전화가 왔다. 하지만 받기 싫다. 조금만 더 기다려 보기로 한다. 소란스럽게 울리던 벨소리는 이윽고 사라저버린다. 중요한 전화라면 다시 걸려오겠지.
따르르릉
또다시 전화가 왔다. 난 어쩔 수 없이 손을 뻗어 휴대폰을 잡는다.
"여보세요"
".......흐흑"
슬픔의 울음소리와 함께 상대방의 슬픔이 나에게로 전이되어왔다. 그러나 그 말뜻을 쉽게 알아차리기 힘들었다. 그의 말은 조각조각 찢어저 내 마음의 비수가 되어 다가왔다.
정신을 차려보니 옷을 입고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현관에서 신발은 신으며 거울을 보았다. 혹시 검은 옷을 입어야 하나?
순간적으로 들은 생각에 구역질이 나왔다. 난 그의 죽음보다 장례식에서의 내 체면이 더 중요했을까. 그의 죽음을 인정하기 싫었을까. 난 그냥 평상복으로 현관을 나왔다.
비가 점점 더 거세게 내리기 시작했다. 목적지는 프로덕션의 근처 병원 장례식장. 언제나 걸어서 가던 그 길이 낯설게 느껴졌다. 사람들, 건물들, 모든 것이 회색빛으로 다가왔다. 흑백 사진 속에서 혼자만 밝은 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기분이 들었다.
장례식장이 가까워지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몰래카메라가 아닐까? TV에서 보던 연예인을 대상으로 하는 그런 장난같은것 말이다. 왠지 그가 환하게 웃으면서 날 반겨주지 않을까? 모든 것이 농담이라고 말이다.
>+1 나는 누구?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장례식장이 가까워질수록 울음소리는 점점 커져갔다. 가슴이 두근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환하게 웃고 있는 그녀의 사진....영정 사진이었다.
<부고 나카노 유카>
"거.....짓말...."
믿을 수 없었다. 그녀는 내 연상의 직장동료. 양갈래 머리의 그녀는 항상 나를 동생처럼 아껴주었다. 내가 도넛을 주었을 때에도, 내가 도넛을 먹여주었을 때에도, 내가 도넛을 만들 때에도! 그녀는 항상 내 곁에 있어 주었다. 그런데 왜 그녀가 지금 저곳에 있는거지? 왜? 어째서?
흔들리는 내 손을 붙잡은건 >+1였다.
"오셨군요...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녀는 나의 떨리는 손과 마찬가지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뭐,뭐야...유카리 연기 못하잖아, 목소리 떨리고 있어 하핫"
"....."
"그,그렇지? 장난치지 말아줘.... 장난치지 말란 말이야!"
"....노리코, 그러지 말아주세요"
"믿을 수 없어.... 어제까지만 해도 건강하던 사람이 왜!!"
"....유카는"
>+1~2 유카는 왜....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무슨 소리인지 전혀 알지 못하겠다.
"누가 유카를 죽였어!"
유카리와 대화를 하는 도중에 안쪽에서 큰소리가 들렸다. 굵은 목소리는 분명 유카의 프로듀서였다.
"이건 살인이야! 그래...그 야생별이라는 사람이 유카를 죽였다고!!"
"진정해 프로듀서!"
어른들의 큰소리가 오고가며 서로 울고 화내기 시작했다. 장례식장은 사람들의 울음소리와 고함소리로 가득찼다. 정신이 혼미해진다.
"정....말로 죽어버린거야? 유카.....내일 같이 놀기로 했잖아! 어떻게....어떻게...!!"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이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유카의 환한 얼굴은 지금이라도 당장 나를 부를 것만 같이 따스했다. 더이상 서 있기도 힘들었다.
노리코의 눈물이 바닥에 쏟아지는 순간...
>+1~2 ?
눈물은 겉잡을 수 없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영화에서 보던 기적은 없었다.
"마지막.....보내주도록 해요..."
유카리와 같이 영정 앞에서 합장을 했다. 향을 피우고 멀리 떠나가버린 영혼을 위로하면 이제 끝이다.
"미안해요....그리고 고마웠어요..."
"흐...흐흑...흐흐윽..."
떨리는 손으로 향을 피우고 합장을 하려는데...
들썩
"....?"
들썩들썩
관이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유카리....저거 뭐야?"
"......무엇이 말이죠?"
"저기...저기! 이상하잖아!"
"후우...노리코, 이제 그만 보내주어야 해요"
"아니아니, 관이 흔들리잖아!"
들썩들썩
"노...리코...저도...힘들답니다...이제...이런 것은...그만 두어요..."
유카리는 입을 막고 참을 수 없다는 듯이 나가버렸다
"흔들렸다니까?!!"
들썩들썩들썩들썩
"꺄아아악?!"
관은 격하게 흔들리더니 이내 잠잠해졌다. 주변은 워낙 소란스러워서 아무도 눈치챈 사람이 없는 것 같다. 떨리는 몸을 추스르고 조심스럽게 관을 살펴보았다. 어라? 구멍이 있네?
".....?"
"......"
작은 구멍 안에 있는건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눈이었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잠깐? 노리코!"
"노리코양, 정신차려요!"
'어라..? 여긴 어디지?'
눈앞이 어두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몸을 움직이려 했는데 움직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사방이 벽으로 막힌 듯하다.
"도와주세요!"
본능적으로 몸이 움츠려들었다. 납치인가? 온갖 상상이 들면서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갑자기 어떤 소리가 들렸다.
"아이고오오오 어린 나이에 요절을 하다니이이이"
요상한 곡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람?...가만, 어디서 많이 들어본 목소리다.
>+1 목소리의 주인
"유카리! 나 살아있다구요!! 도와주세요!!"
"....."
유카리는 잠시 멈칫하고 관을 힐끔 쳐다보았다
"그래! 나 살아있다구요, 빨리 꺼내줘!!"
"....아이고오오...."
"그러니까 그 이상한 곡소리는 그만두시라구요!"
분명 날 처다보았는데....한참을 부르다가 지쳐서 쓰러질 즈음에 또 다른 누군가가 왔다.
"유카!! 이게 무슨 일이야!"
"....프로듀서씨...."
"유카리....이게...이게 무슨 일이야....유카가 죽다니!!"
"저희는...이제...어떻게 해야....흐윽..."
"유카리!!"
"프로듀서!!"
"그러니까 살아있다구요!"
한동안 둘이서 앉고 울더니 조금 진정이 됬는지 서로 가라앉은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어떻게 된 일이야?"
".....그게.....오늘 아침에 유카와 같이 체력단련을 하기로 했었어요.....그런데....흐흑...."
유카리는 울음을 참고 말을 이어나갔다
"부끄럽게도 저는 아침잠이 많아서....길을 가다가....졸아서....차에 치일뻔했어요..."
"그런데.....유카가 저를 구하는 대신 교통사고를 당해서...."
"그....그럴수가...."
프로듀서는 말을 마치기도 전에 바닥에 주저앉았는지 큰소리가 났다
"하...하지만...아쉽게도...계획이 빗나가서...죽진 않았어요...."
'계획이요?'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저희는 산을 오르기 시작했어요...."
'아쉽다고 했죠? 지금 아쉽다고 한거 맞죠?'
"산을 힘겹게 오르다가....지쳤는지 조금 쉬자고 했어요....."
"숨을 크게 몰아쉬던 유카의 뒷모습....그리고 저는.....갑자기 잠에 빠졌어요...."
'갑자기 잠에 빠지는게 뭐야'
"그리고 다시 깨어나보니....유카는....쓰러저서....흐흑"
'.......어이'
"정신을 차려보니 주변에는....피가 묻은 망가진 플루트와....쪽지가 있었어요...."
"플루트는....비싼건데 아쉽게 됬네"
"....네"
'프로듀서? 플루트 걱정할 때가 아닌 거 같은데요?'
"쪽지에는....「야생별:오늘은 유카의 장례식이었다」....라고 써져있었어요"
"그....녀석이.....유카를....죽였단 말인가...."
'아니, 바로 앞에 있는데요'
"저는.....제가 졸지만 않았어도.....흐흑..."
"유카리, 넌 잘못한 게 없어! 자책하지마!"
'뭐하는거야 대체!! 빨리 경찰을 부르라고요!!!!!!'
"유카!"
>+1 다음 조문객
"오셨군요..."
"어떻게 된 일이야 유카리! 이게 무슨 일이냐구!!"
유카리는 자초지종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아니 경찰을 불러주세요
"그렇게 된 일이에요..."
"유카리....제정신이야? 제정신이냐구!!"
"....."
"너가 유카를 >+1 한거지?!"
"아니에요!"
"무슨 소리에요..."
"이걸 보라냥! 유카가 이렇게 슬라임이 되버렸다구!"
"앗? 혹시 제가 착각한 건가요?"
"그렇다냥! 빨리 원래대로 돌려달라냥!"
"알겠어요....정말로 죄송합니다"
의미 불명인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대체 무슨 상황인거야. 하지만 사방이 어두워서 보이지가 않는다. 어라? 딱 눈알만한 구멍이 있어.
>+1 구멍으로 본 바깥상황
"이제 마지막 인사를 할 때야"
"죄송해요....제 실수 때문에 슬라임이 되어서..."
"유카리 손으로 다시 복구시키라냥"
유카리가 쇠망치를 들고 이쪽으로 오는 것이 보였다.
"죄송합니다 지금 즉시 원상복귀 시켜드릴게요"
'아 관을 열어주려는 건가요? 네 빨리 열어주세요!'
"죽어어어!!!!!"
'죽일 생각이잖아!!!'
"지금 뭐하는거야!!"
>+1 세 번째 조문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