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이 된지 얼마 되지 않아 P씨와 거리를 산책하던 중, P씨가 꺼냈던 한 소녀의 이야기를 기억합니다.
늘 지하철의 개찰구에 서 있는, 달과 같은 눈동자가 아름다운 소녀. 고등학생임에도 입고 있는 교복이 조금 어색한, 늘 다른 곳을 바라보는 소녀. 학교에 지하철을 타고 등교하는 건가, 그렇다면 어째서 개찰구를 지나지 않는거지- 라는 생각거리가 어째서인지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
단순 흥미보다, 아이돌 프로듀서의 본능 때문이 아닐까요...?
-어째서야?
...P씨가 저를 스카우트 한 것도, 서점에서...였으니까요. 특별한 오디션을 본 게 아니었는데도... 저에게서 무언가를, 찾으셨다고...
-그랬었지...
그러니까, 어쩌면 그 분도.....
-....하지만 그 애, 전혀 그런 것에 흥미가 없어보였어.
앗, 그럼... 저는 있어보였다는 건가요.....?
-그, 그렇다기보단.... ....아무튼, 그런 분위기가 있다니까. 스카우트를 하기엔 어려워보였어.
...그럼, 스카우트를 생각하셨다는 거네요...
-........응.
........
-.........후미카. 너도 그 애, 한번 보고 싶니?
네?
-후미카? 만약에 그 애가 마음에 들면, 아이돌 제의를 해주지 않을래?
.....제가요?
-그래. 후미카는 내 아이돌이니까, 새로운 담당 아이돌이 생기게 되면... 그것도 후미카의 뜻에 따라야한다고 생각해서.
아아.
-그러니까 전부 후미카에게 맡길게.
여느 때와 같이 허허실실 웃는 P씨의 얼굴은 거절을 어렵게 합니다. 저조차도 실없이 웃어버렸다는 것은, 거역을 할 권한을 잃은거나 마찬가지. 저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고, P씨는 저의 어깨를 도닥여주었습니다. 제 몸에 남의 손이 닿는 것은 늘 어색해서 어깨를 움츠렸었죠. 그런 저를 보며 P씨는 다시 한번 웃으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자, 그럼 찾아보도록 해.
예?
P씨는 거짓말처럼, 폭포처럼 쏟아지는 사람의 무리에 몸을 숨겼습니다. 눈을 제대로 뜨면 보이겠지만....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 속에서, 얼굴을 드는 것은....
저는 당황했었습니다. 당연히 P씨가 옆에 있으면서, 제가 당황하면 보조해주리라고 생각했었으니까요. 말주변도 없고 그렇다고 번듯한 직책도 없는 저; 굳이 있다면, ‘무명 아이돌’일 뿐인.... 그런 저에게 정말 전부를 맡길 것이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습니다.
길을 잃은 어린 아이는 두가지 분류로 나뉘지요. 첫번째는 길을 잃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혹은 인정하기 싫어서 멋대로 돌아다니는 경우. 그리고 두번째는 길을 잃었다는 것을 알고 어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 제가 어렸을 때 미아가 된 적은 없지만, 당시의 저는 그런 미아보다도 연약한 존재였습니다. 어느 쪽도 하지 못하였습니다. 헤메이고, 부딪히고, 사과 연발 - 그럼에도 고개를 제대로 들지 못하는-
-구름이 껴서 하루종일 이유도 없이 우울한 날이든, 해가 밝아서 왠지 기분이 좋은 날이든... 그 근원지를 아는 것, 꽤 굉장하다고 생각하거든. 고작 고개를 드는 것만으로 알 수 있는 거잖아? 그렇게 바라보는 하늘은, 나 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아니, 모든 세상을 감싸고 있어. 그렇게 생각하면 참 다정한 하늘이구나, 라고 느끼게 돼... 물론 흐린 날도 있지만, 오늘만은 다정한 하늘인걸. 당신에게도 말이야.
....그렇군요....다정한.....
-어머,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네. 이상한 사람이구나, 해서 이상한 얘기나 늘어놓은 건데. 이렇게 되면 좀 부끄러울지도.
@ 순간, 시야에 들어온 것은 푸른 하늘. 무언가 더할 말이 머릿속에서 소용돌이치지만, 어떤 말도 말이 되지 못하고... 아니, 어떤 말도 이를 표현하지 못했다. 책에서 빌려온 얄팍한 지식으로는, 경험도 얕은 협소한 자신의 세계로는 전혀 담지 못할 말.
세계는, 내가 모르는 색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내 곁에는, 그런 하늘과 닮은, 푸른 빛의 소녀가 있었다.
저는 고개를 천천히 젓고, 프로듀서 씨를 향해 웃었습니다. 어엿한 아이돌이 되었으니까 미소 정도는 문제 없습니다.
'아니요, 달콤한 꿈을 꾸었습니다.'
어느 스승과 제자의 이야기 - 그 이야기의 제자처럼, 저는 달콤한 꿈을 꾸었습니다. 허나, 일어나면 그것은 허망하여....
....눈물을 흘릴 것 같은 얼굴이 된 것인가요.
이미 있었던 일을 회상하는 것 뿐인데도....
저와 비슷한 정도로 차차 입지를 쌓아나간 카나데 씨는 부장님의 눈에 띄어 다른 프로젝트로 이적하게 되었습니다. 그 위치에 걸맞게 프로듀서도 베테랑 프로듀서로 바뀌었죠. 저의 프로듀서 씨의 경력은, 미시로에서 저를 담당하게 된 것이 다였습니다. 그 점이 못미더웠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작, 카나데 씨를 눈에 띄이게 프로듀스한 것도 프로듀서 씨인데요....
거울 속의 저는 아무런 표정도 짓고 있지 않았습니다. 아이돌이 되기 전의 저는 어떤 표정을 평소에 짓고 있었을까- 상상해본다면, 바로 지금과 표정일 것입니다. 어둡고, 음침한.
그 때, 카나데 씨가 저를 붙잡아주지 않았더라면.... 저는 카나데 씨와 함께 일하게 될 일도 없었을텐데... 평범하게, 프로듀서 씨와, 행복하게... 아이돌이 되어....
....그렇게 생각했더니, 가슴이 아려왔습니다. 저는 카나데 씨를 탓하고 있었습니다. 그럴 수는 없는건데.... 아무리 생각 속이라고 해도, 제 자신이 너무나도 미워 참을 수가 없어졌습니다. 거울 속을 더는 바라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고개를 숙였습니다. 다른 누구는 커녕, 저와도 마주할 수 없었으니까요.
"오늘은 스케줄이 있으니까 컨디션 관리 잘 해야해."
"....알고 있어요."
"그래...."
프로듀서 씨는 감당하지 못할 말은 마음 속에 담아둡니다.
조금 말꼬리를 늘이는 그 시간 속에는 어떤 말이 흘러가고 있었을까요.
'이젠 그 애가 없으니까'? '그 애에게 지지 않도록'? '네가 힘들 건 알고 있어...'라거나.
제 머리 속에서 만들어진 이야기는 점점 자라만 갔습니다.
절대로 끝을 내지 못할 이야기.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도달하지 못할, 걱정과 불안 뿐인 이야기.
"...슬슬 출발하자."
"네."
어느덧 시간이 된 걸까요.
+1 스케줄로 이동합니다. 이 스케줄은 어떤 스케줄일까요.
+2 스케줄에서 일어날 일은...
차로 이동하는 중, 이전 회차를 모니터합니다.
프로듀서 씨가 예전에 얘기했던 적이 있었지요. "이건 아이돌 팬만을 타겟으로 한 쇼가 아니야. 그러니까 확실히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해야해. 알겠지?" 라고 언급을 했기에.
평소보다 준비되어있어야합니다.
노력했다. 열심히 했다. 라는 성장형 아이돌은, 정말로 아이돌 팬들에게 좋은 인상을 줄 뿐이니까요.
카메라 앞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열심히 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보여지느냐입니다.
보여지는 건 연습실 앞 프로듀서 씨의 눈이 아니라, 카메라 앞에서입니다.
카나데 씨가 프로젝트를 떠났건 말건, 그것에 관심을 가지는 대중은 없습니다.
"반짝이는 눈동자를 가진 사기사와 후미카입니다.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의 스페셜 MC 후미.. 아니, 사기사와 후미카입니다. ..하아. 사기사와 후미카입니다. 반갑습니다..."
"......."
"안녕하세요. 오늘의 스페셜 MC 사기사와 후미카입니다...."
"오늘의 스페셜 MC! 346프로덕션의 신인 아이돌 사기사와 후미카 양입니다!"
"아, 안ㄴ.."
"반짝이는 보석같은 눈동자를 캐치 프레이즈로 하고 있는, 막강한 비쥬얼로 팬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죠! 자, 그럼 시청자분들께 인사 한번 해주실까요?"
"....아, 네! 안녕하세요! 오늘의 스페셜 MC, 사기사와 후미카입니다. ...오, 오늘 잘 부탁드립니다. 그, 그리고, 반갑습니다..."
"하하, 조금 긴장하신 것 같은데요? 심호흡 한번 하고 가실까요?"
"시, 심호흡이요....? 아...."
"자, 후~하고 들이마시고 하~ 하고 내쉬는거에요!"
"후, 후우... 하아......"
"조금 진정이 되었나요?"
"네.. 감사합니다..."
".....평소에 우리 프로그램을 즐겨보시나요?"
"ㄴ, 네! 아주... 좋아해요. 그, 그러니까.. 스케줄 이동 중에 즐겨보기도 하고... 제가 평소에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해서...."
"그렇군요."
"네. 책에서 읽은 내용이 나와서 우연히 퀴즈를 맞추면, 읽어서 다행이다... 라던가... 뿌듯...해서.."
"오~ 이거 오늘 도전자분들이 오히려 긴장하셔야겠는데요."
"그, 그정도는......"
+1~3까지 주사위입니다. (가장 높은 수 채택)
1~60 계속 긴장한 모습만 보이고, 퀴즈 대본도 자주 떨어뜨리는 등 실수연발.
61~99 그래도 책 얘기를 통해 긴장은 조금 풀린 것 같다. 딱딱하지만 특별한 실수는 없이 진행한다.
100은 특별하니까 무언가 특별한 전개.
빈말로라도 수고했다거나, 그 비슷한 인사도 듣지 못하고, 주고 받았어야 할 그 말을 돌려주기만 하고 촬영장을 나옵니다.
프로듀서 씨는 조용히 운전을 합니다.
서로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아 차 안의 공기가 무겁습니다. 어떤 말도 이 공기를 깨고 나오지 못할 것 같은 침묵을 들이쉬고, 또 내뱉습니다. 그제서야 눈치를 챘습니다. 이미 이 숨소리는 끊임없이 프로듀서 씨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는 것을.
....용기를 내자. 너무나도 무서워도, 앞으로의 이야기를 하자.
".......죄송합니다."
+1 ~ (2표 먼저) 프로듀서 씨는
1~50 후미카를 탓한다.
51~99 후미카를 위로해준다.
"분해. 수긍하는걸 보니까 카나데가 맞았네. 니가 왜 자처해서 지려고 하는데? 카나데는 멀쩡하게 활동하고 있는데 니가 왜? 정신 차려. 걔는 이제부터 운영에서 빵빵하게 푸시받고 더 잘나갈거야. 너는 푸시도 못 받으면서 카나데의 이탈에 얽메여서 이러고 있고. 걘 널 불쌍하게 생각하고 있을걸?"
"........"
".....더 비참해지지 말자."
"......네."
"제발.... 좀 잘 해보자. 응? 나도 힘들어죽겠어. 믿고 기다려주는것도 잠깐이지, 언제까지 그렇게 쳐져있을건데..."
"......."
59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팅하고 오는 아이돌로 할게요..제가 샤니는 잘 몰라서, 본가/데레/밀리로..
참고로 단편입니다!
“....글쎄? 아, 키스해주면 조금 관심 있을지도.”
“키, 키스.... 말인가요.....?”
“그래.”
“.....그, 그게...”
“....흘끔흘끔 쳐다보는 그 쪽에, 뭔가 있는게 맞지? 이상한 제의라도 해볼 셈이라면 속지 않아. 그런 수법, 이미 당해봤으니까.”
“아, 아뇨...... 이건......”
“잠시만요! 저는 346프로덕션의 아이돌 프로듀서인-“
꿈... 아, 꿈... 이었군요......
....예전의 기억입니다.
이것은......
+1
1. 끔찍한 악몽
2. 재밌는 해프닝
아이돌이 된지 얼마 되지 않아 P씨와 거리를 산책하던 중, P씨가 꺼냈던 한 소녀의 이야기를 기억합니다.
늘 지하철의 개찰구에 서 있는, 달과 같은 눈동자가 아름다운 소녀. 고등학생임에도 입고 있는 교복이 조금 어색한, 늘 다른 곳을 바라보는 소녀. 학교에 지하철을 타고 등교하는 건가, 그렇다면 어째서 개찰구를 지나지 않는거지- 라는 생각거리가 어째서인지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
단순 흥미보다, 아이돌 프로듀서의 본능 때문이 아닐까요...?
-어째서야?
...P씨가 저를 스카우트 한 것도, 서점에서...였으니까요. 특별한 오디션을 본 게 아니었는데도... 저에게서 무언가를, 찾으셨다고...
-그랬었지...
그러니까, 어쩌면 그 분도.....
-....하지만 그 애, 전혀 그런 것에 흥미가 없어보였어.
앗, 그럼... 저는 있어보였다는 건가요.....?
-그, 그렇다기보단.... ....아무튼, 그런 분위기가 있다니까. 스카우트를 하기엔 어려워보였어.
...그럼, 스카우트를 생각하셨다는 거네요...
-........응.
........
-.........후미카. 너도 그 애, 한번 보고 싶니?
네?
-후미카? 만약에 그 애가 마음에 들면, 아이돌 제의를 해주지 않을래?
.....제가요?
-그래. 후미카는 내 아이돌이니까, 새로운 담당 아이돌이 생기게 되면... 그것도 후미카의 뜻에 따라야한다고 생각해서.
아아.
-그러니까 전부 후미카에게 맡길게.
여느 때와 같이 허허실실 웃는 P씨의 얼굴은 거절을 어렵게 합니다. 저조차도 실없이 웃어버렸다는 것은, 거역을 할 권한을 잃은거나 마찬가지. 저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고, P씨는 저의 어깨를 도닥여주었습니다. 제 몸에 남의 손이 닿는 것은 늘 어색해서 어깨를 움츠렸었죠. 그런 저를 보며 P씨는 다시 한번 웃으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자, 그럼 찾아보도록 해.
예?
P씨는 거짓말처럼, 폭포처럼 쏟아지는 사람의 무리에 몸을 숨겼습니다. 눈을 제대로 뜨면 보이겠지만....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 속에서, 얼굴을 드는 것은....
....조금....
....그걸 눈치채셨던 것이었겠죠, P씨는.... 그렇기에....
저는 당황했었습니다. 당연히 P씨가 옆에 있으면서, 제가 당황하면 보조해주리라고 생각했었으니까요. 말주변도 없고 그렇다고 번듯한 직책도 없는 저; 굳이 있다면, ‘무명 아이돌’일 뿐인.... 그런 저에게 정말 전부를 맡길 것이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습니다.
길을 잃은 어린 아이는 두가지 분류로 나뉘지요. 첫번째는 길을 잃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혹은 인정하기 싫어서 멋대로 돌아다니는 경우. 그리고 두번째는 길을 잃었다는 것을 알고 어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 제가 어렸을 때 미아가 된 적은 없지만, 당시의 저는 그런 미아보다도 연약한 존재였습니다. 어느 쪽도 하지 못하였습니다. 헤메이고, 부딪히고, 사과 연발 - 그럼에도 고개를 제대로 들지 못하는-
그런 미아를 구해준 어른은, 고작 17살의 소녀였습니다.
-저기, 괜찮아?
........
-도와줄까? 찾는 것이 땅에 있는게 아니라면.
......아... 저기..... 저는........
-........
.........
-있지, 오늘은 하늘이 굉장히 맑아.
네?
-구름이 껴서 하루종일 이유도 없이 우울한 날이든, 해가 밝아서 왠지 기분이 좋은 날이든... 그 근원지를 아는 것, 꽤 굉장하다고 생각하거든. 고작 고개를 드는 것만으로 알 수 있는 거잖아? 그렇게 바라보는 하늘은, 나 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아니, 모든 세상을 감싸고 있어. 그렇게 생각하면 참 다정한 하늘이구나, 라고 느끼게 돼... 물론 흐린 날도 있지만, 오늘만은 다정한 하늘인걸. 당신에게도 말이야.
....그렇군요....다정한.....
-어머,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네. 이상한 사람이구나, 해서 이상한 얘기나 늘어놓은 건데. 이렇게 되면 좀 부끄러울지도.
........아니요, 멋진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
.......아직, 옆에 계신 건가요?
-응.
.......
-무서우면, 둘을 세고 같이 하늘을 보자.
네?
-왜?
보통은 셋... 이 아닌가요?
-....그런가. 싫니?
.....아니요.
-그럼 둘로 하자. ....나도 참. 이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네.
........
-One, two-
세계는, 내가 모르는 색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내 곁에는, 그런 하늘과 닮은, 푸른 빛의 소녀가 있었다.
언제나와 같은 하늘.
하지만, 그렇게나 많은 사람들 앞에서-
숨이 턱 막혔습니다.
저는 이런 하늘을 어떻게 받아들였어야 하는걸까요. 어리고 두려웠던 저는 손을 꼭 모은채로, 어깨를 움츠리고, 그저 하늘을 바라보기만 하였습니다.
그녀는 이상한 얘기라고 일축해버렸지만, 정말로 그 날의 하늘은 다정했습니다.
-자, 이제 나도 봐줄래?
아.....
-......
.....네.
-후훗.
천천히 시선을 옮기자 보였습니다. 들렸던 목소리만큼이나 우아한 분위기의, 정말로 아름다운 소녀가. 푸르고 고고한, 드넓은 하늘을 닮은 소녀는 저를 향해 웃어주었습니다.
“반가워.”
P씨가 말했던 소녀가 틀림 없었습니다.
.....그러네요.
"다행이네. ...어머, 이렇게 얼굴을 마주보니까 조금 부끄러운걸. 이상한 소리 했던 건, 사과하도록 할게."
....아니요, 좋은 말씀이었습니다. 덕분에 하늘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하늘은, 언제나 바라볼 수 있는 걸? 고개만 든다면 말이야."
.....그렇군요.
"그래서, 찾고 싶었던게 있던 건 아니었어?"
아...
저는 본래의 목적을 망각하고 있었습니다.
P씨가 말했었죠. 그 소녀가 마음에 들면 아이돌 제의를 해달라고..
그렇지만, [지금은....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걸까요?]
......그런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그 소녀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볼 수 있게 된 그 때가 적격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저는 뒤를 바라보았습니다. 수많은 사람들 속의 단 한 사람, P씨를 찾기 위하여....
확신이 필요했던 것이었죠.
왜냐하면, 저같은 사람 혼자만으로는 그녀에게 제의를 할 수 없을 것 같았으니까요..
'P씨.'
P씨의 얼굴이 보였습니다.
저는 비로소 안심하고 소녀를 보았습니다.
"......"
저기.....
".......?"
“저, 저기.... ....아이돌에 흥미 없으십니까......!”
소녀는 머리를 매만지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글쎄."
"아, 키스해주면 조금 관심 있을지도."
그 때의 저는, 적잖이 당황했었습니다. 그야, 키스....라는 것은...
연인 사이의 남녀가 입을 맞대는 행위. 초면인 여성에게 제의할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키, 키스.... 말인가요.....?”
“그래.”
“.....그, 그게...”
“....흘끔흘끔 쳐다보는 그 쪽에, 뭔가 있는게 맞지? 이상한 제의라도 해볼 셈이라면 속지 않아. 그런 수법, 이미 당해봤으니까.”
소녀는 분명, 무언가를 오해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아, 아뇨...... 이건......”
“잠시만요! 저는 346프로덕션의 아이돌 프로듀서인-“
.......그랬었죠.
미아를 구해준 소녀, '하야미 카나데' 씨와는 그렇게 만나게 되었습니다.
콤마 / 아이돌로서 카나데의 입지 주사위 (높을수록 높다)
이 꿈은, 세달 전의 기억에서 비롯된 것.
세달이 지나 어느덧 미아는 카나데 씨와 함께 아이돌로 데뷔하게 되었습니다.
.....스케줄 때문에, 조금 졸았던 것 같습니다.
"후미카, 꽤나 깊게 잠들어 있던데."
프로듀서 씨?
"......그렇네요. 저도 모르게.... 죄송합니다."
"아니, 혼 내려는 게 아니라, 그냥 의외라서. 무슨 꿈이라도 꾼거야?"
".....꿈... 이요?"
"그래. 얼굴이 꼭-"
+1~
1. 잘 익은 사과같네.
2. 눈물을 흘릴 것 같아.
".......네?"
"응? 아닌가?"
저는 고개를 천천히 젓고, 프로듀서 씨를 향해 웃었습니다. 어엿한 아이돌이 되었으니까 미소 정도는 문제 없습니다.
'아니요, 달콤한 꿈을 꾸었습니다.'
어느 스승과 제자의 이야기 - 그 이야기의 제자처럼, 저는 달콤한 꿈을 꾸었습니다. 허나, 일어나면 그것은 허망하여....
....눈물을 흘릴 것 같은 얼굴이 된 것인가요.
이미 있었던 일을 회상하는 것 뿐인데도....
얼굴을 충분히 적시고, 눈을 꾹꾹 눌러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도망치듯 사무실을 나와 들어간 화장실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덕분에... 거울에 붙은 안내문대로 손을 꼼꼼히 씻고 리본으로 머리를 넘겨 수돗물에 얼굴을 씻어낼 때까지 혼자일 수 있었습니다.
턱에서 아직 닦지 않은 투명한 물이 뚝뚝 떨어졌습니다. 제 얼굴을 적신 물 중 저의 눈물은 한 방울조차 없습니다. 다행이었습니다. 프로듀서 씨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싶지는 않았으니까요.
....분명, 그 자리에서 제가 울어버렸다면...
프로듀서 씨는 꿈에 대해 물어보셨을테고, 제가 대답을 한다면, 슬픈 표정을 지으셨겠죠.
왜냐하면-
+1~
1. 카나데 씨는 지금, 새 프로듀서와 함께니까요.
2. 카나데 씨는 잠정휴식 중이니까요.
저와 비슷한 정도로 차차 입지를 쌓아나간 카나데 씨는 부장님의 눈에 띄어 다른 프로젝트로 이적하게 되었습니다. 그 위치에 걸맞게 프로듀서도 베테랑 프로듀서로 바뀌었죠. 저의 프로듀서 씨의 경력은, 미시로에서 저를 담당하게 된 것이 다였습니다. 그 점이 못미더웠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작, 카나데 씨를 눈에 띄이게 프로듀스한 것도 프로듀서 씨인데요....
....프로듀서 씨에겐 슬픈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거울 속의 저는 아무런 표정도 짓고 있지 않았습니다. 아이돌이 되기 전의 저는 어떤 표정을 평소에 짓고 있었을까- 상상해본다면, 바로 지금과 표정일 것입니다. 어둡고, 음침한.
그 때, 카나데 씨가 저를 붙잡아주지 않았더라면.... 저는 카나데 씨와 함께 일하게 될 일도 없었을텐데... 평범하게, 프로듀서 씨와, 행복하게... 아이돌이 되어....
....그렇게 생각했더니, 가슴이 아려왔습니다. 저는 카나데 씨를 탓하고 있었습니다. 그럴 수는 없는건데.... 아무리 생각 속이라고 해도, 제 자신이 너무나도 미워 참을 수가 없어졌습니다. 거울 속을 더는 바라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고개를 숙였습니다. 다른 누구는 커녕, 저와도 마주할 수 없었으니까요.
오늘의 하늘은, 이런 저마저도 다정하게 맞아줄까요......
ㅡ딸랑
.....종소리... 누군가, 들어온걸까요?
+1~
1. "후미카?"
2. "후미카 씨?"
그외 2
....미나미 씨.
"괜찮니? 표정이 어두워서..."
"........"
1~50 사실은...
51~100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역시... 이런 것은, 프로듀서가 아니라 미나미 씨에게도 말할 수 없습니다. 곱지 않은 제 자신을 스스로 드러내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 .....저기, 힘들 때는 언제든지 얘기해도 돼."
그렇게 얘기하며 미나미 씨는 립스틱을 꺼내들었습니다.이 곳에는 화장을 고치러 온 걸까요.
....아, 저 제품은...
카나데 씨가 즐겨쓰는 브랜드의 것.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도 흔적이 남아 계속 떠오르는 당신은,
+1~
1. 정말로, 소중한 친구...
2. .......
......
당신은... 어떻게 부르면 좋을까요?
어떤 단어를 입에 내어야 당신이 내게 갖는 의미를 표현할 수 있을까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브랜드, 알아?"
".....네."
"빤히 쳐다보고 있길래.... 혹시 좋아하는 브랜드야?"
"......네."
"........"
"........"
"이 브랜드, 카나데가 광고 모델로 들어가게 되었어."
"네?"
"앗, 비밀...이었어? 아직 모델이 된지는 얼마 안 되었으니까 자주 못 봤을 수도 있겠네."
.....그게... 아니라...
"미스테리어스 아이즈라고 아니? 곧 카에데씨와 유닛을 결성하게 되나봐. 후훗, 카에데씨는 가끔씩 조금 짓궂어서 걱정은 되지만.... 나쁜 사람은 아니고, 종종 보면 나한테만 그러는 것 같기도... 앗, 아니야. 아무튼, 후미카에게는 말해주는거야."
+1~ 주사위
1~50 카나데가 후미카한테는 말해도 된다고 했거든.
51~100 후미카도 알고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
"그 유닛활동의 일환으로 먼저 모델 일을 하게 된대."
".....네."
제가 호응해주지 않아 대화는 무미건조하게 흘러갔습니다.
미나미 씨는 좋은 사람입니다만, 지금은 그 무엇도 고려하고 싶지 않을만큼 마음 속이 복잡했습니다.
"...음! 이 정도면, 어때? 조금 진하게 되었으려나?"
"아니요... 딱 좋은 색이에요.."
"후훗, 다행이다. 그럼, 나는 이만 가볼게."
제가 대화하고 싶지 않은 기분이라는 것을 눈치채신 걸까요.
미나미 씨는 눈치가 빠른 분이니까 그럴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미, 미나미 씨.."
"응?"
"그 립스틱, 잠깐만....."
"어.....? 으, 으응."
.......
"색깔이 예뻐서, 손에 테스트해봐도 될까요."
"아! 그럼. 얼마든지."
그 뒤, 미나미 씨는 화장실을 나갔고 저는 조금 기다렸습니다. 2분이라면, 애매하게 거리가 따라잡혀 미나미 씨와 나란히 걷게 될 일도 없겠지....
그렇게 다시 복도로 나갔습니다.
+1~
1~50 프로듀사상
51~100 카나데 씨
문을 열면, 무슨 일이 있었나 걱정할 프로듀서 씨가 있겠죠.
저의 도피가 번 2분까지 합친, 그 시간만큼 고민했을 프로듀서 씨.
프로듀서 씨를 마음 쓰이게 할 수는 없습니다. 셋이 함께 웃던 그 날처럼, 금방이라도 떠날 것만 같은 미소를 지어야합니다.
그렇다면, 조금이라도.....
"프로듀서 씨."
"....후미카. 괜찮아?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거야?"
+1
1~50 오늘은 스케줄이 있으니까 컨디션 관리 잘 하고.
51~100 어디 산책이라도 갈까?
"....알고 있어요."
"그래...."
프로듀서 씨는 감당하지 못할 말은 마음 속에 담아둡니다.
조금 말꼬리를 늘이는 그 시간 속에는 어떤 말이 흘러가고 있었을까요.
'이젠 그 애가 없으니까'? '그 애에게 지지 않도록'? '네가 힘들 건 알고 있어...'라거나.
제 머리 속에서 만들어진 이야기는 점점 자라만 갔습니다.
절대로 끝을 내지 못할 이야기.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도달하지 못할, 걱정과 불안 뿐인 이야기.
"...슬슬 출발하자."
"네."
어느덧 시간이 된 걸까요.
+1 스케줄로 이동합니다. 이 스케줄은 어떤 스케줄일까요.
+2 스케줄에서 일어날 일은...
차로 이동하는 중, 이전 회차를 모니터합니다.
프로듀서 씨가 예전에 얘기했던 적이 있었지요. "이건 아이돌 팬만을 타겟으로 한 쇼가 아니야. 그러니까 확실히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해야해. 알겠지?" 라고 언급을 했기에.
평소보다 준비되어있어야합니다.
노력했다. 열심히 했다. 라는 성장형 아이돌은, 정말로 아이돌 팬들에게 좋은 인상을 줄 뿐이니까요.
카메라 앞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열심히 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보여지느냐입니다.
보여지는 건 연습실 앞 프로듀서 씨의 눈이 아니라, 카메라 앞에서입니다.
카나데 씨가 프로젝트를 떠났건 말건, 그것에 관심을 가지는 대중은 없습니다.
"반짝이는 눈동자를 가진 사기사와 후미카입니다.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의 스페셜 MC 후미.. 아니, 사기사와 후미카입니다. ..하아. 사기사와 후미카입니다. 반갑습니다..."
"......."
"안녕하세요. 오늘의 스페셜 MC 사기사와 후미카입니다...."
..........
촬영이 시작되었습니다.
"아, 안ㄴ.."
"반짝이는 보석같은 눈동자를 캐치 프레이즈로 하고 있는, 막강한 비쥬얼로 팬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죠! 자, 그럼 시청자분들께 인사 한번 해주실까요?"
"....아, 네! 안녕하세요! 오늘의 스페셜 MC, 사기사와 후미카입니다. ...오, 오늘 잘 부탁드립니다. 그, 그리고, 반갑습니다..."
"하하, 조금 긴장하신 것 같은데요? 심호흡 한번 하고 가실까요?"
"시, 심호흡이요....? 아...."
"자, 후~하고 들이마시고 하~ 하고 내쉬는거에요!"
"후, 후우... 하아......"
"조금 진정이 되었나요?"
"네.. 감사합니다..."
".....평소에 우리 프로그램을 즐겨보시나요?"
"ㄴ, 네! 아주... 좋아해요. 그, 그러니까.. 스케줄 이동 중에 즐겨보기도 하고... 제가 평소에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해서...."
"그렇군요."
"네. 책에서 읽은 내용이 나와서 우연히 퀴즈를 맞추면, 읽어서 다행이다... 라던가... 뿌듯...해서.."
"오~ 이거 오늘 도전자분들이 오히려 긴장하셔야겠는데요."
"그, 그정도는......"
+1~3까지 주사위입니다. (가장 높은 수 채택)
1~60 계속 긴장한 모습만 보이고, 퀴즈 대본도 자주 떨어뜨리는 등 실수연발.
61~99 그래도 책 얘기를 통해 긴장은 조금 풀린 것 같다. 딱딱하지만 특별한 실수는 없이 진행한다.
100은 특별하니까 무언가 특별한 전개.
빈말로라도 수고했다거나, 그 비슷한 인사도 듣지 못하고, 주고 받았어야 할 그 말을 돌려주기만 하고 촬영장을 나옵니다.
프로듀서 씨는 조용히 운전을 합니다.
서로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아 차 안의 공기가 무겁습니다. 어떤 말도 이 공기를 깨고 나오지 못할 것 같은 침묵을 들이쉬고, 또 내뱉습니다. 그제서야 눈치를 챘습니다. 이미 이 숨소리는 끊임없이 프로듀서 씨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는 것을.
....용기를 내자. 너무나도 무서워도, 앞으로의 이야기를 하자.
".......죄송합니다."
+1 ~ (2표 먼저) 프로듀서 씨는
1~50 후미카를 탓한다.
51~99 후미카를 위로해준다.
거짓말.
"괜찮아."
....
"기대도 안 했으니까."
전혀 괜찮지 않았습니다. 뭐가 괜찮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프로듀서 씨의 말을 곰곰히 곱씹다가 아, 하고 작은 탄식을 흘렸습니다.
그러니까, 괜찮지 않다는 것입니다.
"아침부터... 계속 걱정되더라."
프로듀서 씨는 솔직했고, 저는 할 말이 없었습니다.
용기를 낸 것도 잠시. 저는 표정을 보이고 싶지 않아 고개를 돌렸습니다. 겁쟁이처럼, 하늘을 피하던 제가 시간을 뛰어넘어 지금의 저와 겹쳐집니다. 하지만 지금의 저에게는..
"그래, 카나데가 없지. 알겠어. 알겠는데, 그런 문제로 멘탈 관리를 못한건 명백한 잘못이라고. 웃기지도 않아."
"....네."
"나는...."
+1~ 주사위, 두표먼저
1~50 속상해.
51~99 분해.
(아래로 주사위 안 받음)
"........"
".....더 비참해지지 말자."
"......네."
"제발.... 좀 잘 해보자. 응? 나도 힘들어죽겠어. 믿고 기다려주는것도 잠깐이지, 언제까지 그렇게 쳐져있을건데..."
"......."
"......울어? 니가 왜 울어? ....하.... 나도 모르겠다."
더 이상의 대화 없이 밤은 깊어갔습니다.
"수고했어."
사무소에 도착하고 습관적으로 인사를 주고받은 우리는, 끝내 서로를 바라보지 못했습니다.
가로등 불빛 아래. 그리고 어둠. 다시 불빛이 번지는 범위에 발을 딛으면, 또 그 앞은 어둠이 보입니다.
그런 어둠과 빛을 번갈아 걸어가며 수많은 공상에 빠져있을 무렵이었습니다.
-'후미카.'
환상이 저를 불렀습니다.
"....후미카? 괜찮아?"
".....카나데..... 씨."
+2 다음 상황...
프로듀서의 이미지가 격변한 건에 대해 조금 전개를 생각해보고 다시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