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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담당돌이었던 아내와 이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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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12, 2019 13:21에 작성됨.
현재 밀리마스 시점에서 15년 후를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밀리P로 AS의 P와는 별개인물입니다.
그냥 아이돌들의 미래의 모습을 쓰고 싶을 뿐이지 딱히 아내와의 관계회복이 목적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미래시점의 일상물이에요.
AS 멤버들의 미래는 결정이 되어 있습니다.
밀리 멤버들의 경우 등장 앵커 혹은 이벤트로 출연하는데 주사위를 통해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판정하게 됩니다.
다들 제가 짠 디폴트 인생은 있지만 앵커에서 지정하셔도 됩니다.
대신 인생의 굴곡은 주사위로 결정됩니다.
298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뭐 무일푼인 여자를 찾는다면 이쪽이 빠르긴 하겠지.
다만 걱정인 건 이곳의 경제 사정을 전혀 모른다는 점.
아마 바깥의 화폐엔 아무 가치도 없을 거다.
상회 쪽으로 가는 녀석이 뭔가를 알아낼 때까진 조용히 둘러보는 수준에서 그치는 게 좋겠지.
*
다음날 오전이 되어 집밖으로 나오자 거리가 소란스럽다.
보니까 도로를 따라 긴 줄이 세워져 있다.
과연 저게 배식인가.
배식권 1장당 1인분 식사라.
그렇다면 저 배식권은 이곳에서 일종의 화폐로 쓰일 만도 하겠군.
하지만 저것만으론 화폐가 성립되지 않아.
한 끼 식사보다 가치가 작은 것을 거래할 수가 없어.
애초에 배식권은 어떻게 발급되는 거지?
그리고 이곳은 외부로부터 나름의 자원이 들어와.
상회가 독점하고 있겠지만 완전히 자급자족이 아닌 이상 일반적인 시장도 있을 거야.
반대로 이곳이 바깥으로 보내는 건 거의 없어.
그러면 이 안에서 만들어지는 건 전부 이 안에서 소비될 텐데 상회는 어떻게 이득을 내는 거지?
외부의 돈으로 사들인 밀수품을 내부의 돈을 받고 판다?
하지만 금화라도 쓰는 게 아닌 이상 환전 같은 게 이루어질 리가 없어.
설마 이 안에서도 외부의 돈을 사용하는 건가?
“이봐. 아무래도 외부의 돈도 이 안에서 가치가 있는 것 같아.”
“하지만 무슨 화폐가 쓰이는지 이 안의 시세는 어떤지는 모르는 거지?”
“그래. 그걸 조사하는 게 지금 해야 할 일이겠지. 술집을 가든 창관을 가든 돈이 있어야 하니까.”
“좋아. 그럼 흩어지자고.”
서로 흩어진 뒤 나는 유흥가로 발을 옮겼다.
*
아직 오전인 만큼 창관은 열지 않았다.
그 대신 내 눈길을 끈 것은...
“카지노..?”
바보 같아.
이런 곳에서까지 카지노라니...
애초에 이게 유지되려면 어느 정도 부자인 놈들이 바보짓을 해야 할 텐데...
아니 그런 건 됐어.
지금은 돈을 버는 게 먼저야.
띵동
“어서 오세요! 처음이신가요?”
“네.”
“그러시다면 우선 저희 카지노 전용 칩을 구매하셔야 해요. 최소 배식권 1장, 또는 70위안입니다.”
위안을 쓰는 건가.
70위안이면 1천엔 언저리...
생각보다 저렴한 스타트업이 가능하네.
“100위안 낼게요.”
“네! 칩 100개 드리겠습니다.”
1위안이 칩 한 개인가.
그래도 다행이야.
물가가 미쳐 날뛰진 않아.
“참고로 가장 싼 2배짜리 게임이 최소 50칩부터 시작입니다!”
방금 그 말 취소.
일단 게임에 참가하기보단 남들이 하는 걸 지켜보도록 하자.
무엇을 볼까?
1~33: 홀짝
34~66: 룰렛
67~99: 포커
100: 대낮부터 스트립쇼?
먼저 2표 갑니다.
최소 참가 금액은 칩 100개.
즉 난 본전을 뽑기 위해 걸었다가 한번 실패하면 끝이란 소리다.
일단 한번 지켜보자.
이 게임은 카지노 측의 속임수로 유명한 게임이지만 동시에 굳이 카지노가 손을 쓰지 않아도 되는 게임이기도 하다.
플레이어가 많으면 많을수록 카지노의 이익이 커지는 게임이니까.
까놓고 말해 플레이어 입장에선 구슬 굴러가는 소리 빼고 재밌는 게 없는 게임이다.
실제로 지금 눈앞에서...
“에잇! XXXXXXXXX X XXXXXX XXXXXXXXXXXX XX XXXXXXXX XXXXXXXXXXX XXXXXX X XXXXXXXX XXXXX XXXXXXXXXXX”
한 숫자에 남은 칩 100개를 올인했다가 망한 인간이 알지도 못하는 대륙어 욕을 내뱉고 있다.
“아아, 저 인간 또 저러고 있네.”
“아는 사람인가?”
“응? 뭐... 예전에 같이 일했던 적이 있거든. 한 창녀에 빠져버려서 거기 갈 돈을 모으기 위해 도박을 시작했다가 처음엔 잘 돼서 그 여자랑 자주 만났는데 요 몇 달은 계속 지기만 해서 저러고 있는 거야.”
“창관은 그렇게 비싼가?”
“뭐야 몰라? 아... 어쩐지 좀 깔끔하다 싶었더니 신입이구나. 싼 년들은 싸. 배식권 한 장 정도? 다만 대부분 나이 많고 못 생겨서 그렇지. 반대로 젊고 예쁜 애들은 하룻밤에 백 장도 넘어.”
“흐음... 유부녀는 얼마나 하지?”
“취미 끝내주네. 다양하긴 한데 얼굴이나 몸매가 좋으면 50은 되려나. 아니면 서비스가 좋다거나 그런 쪽으로도 가격 책정이 있어서 뭐라 하긴 어렵다.”
한 장이 70위안 정도이니 50장이면 3500위안.
엔화로 5만엔 넘는 값이군.
훗, 시호에게 술 따라받고 몇십만엔 털리던 걸 생각하면 한참 나은 수준이다.
위안이라면 있지만 이 안에서 외부의 돈을 많이 쓰는 건 눈에 띄기 쉬우니 환전했으면 좋겠는데...
“그런데 당신은 안 해?”
“응?”
“기왕 왔으니 해봐. 뭐 어때. 배식권 한 장 정도 날린다고 큰일 나는 것도 아니잖아. 고작 하루 굶는 건데.”
전염병이 창궐하는 도시에서 하루를 굶는단 건 꽤 위험한 거 아닌가?
아니면 너무 일상적이라 별 감흥조차 없는 건가?
상식이 안 통하는군...
“뭐 좋아. 한판 정도야...”
어차피 100을 걸어야 한다면 올인이 답이다.
굳이 다른 거 하지 말고 검빨로 가자.
“빨강에 100.”
도르르르르르 소리를 내며 구슬이 굴러간다.
1~50: 검정
51~100: 빨강
먼저 2표 갑니다.
이런... 잃었네.
어쩔 수 없지.
이만 나가자.
“이야 아쉽네. 한판 더 안 해?”
“아뇨, 여기서 본전 찾으려고 하면 밑도 끝도 없을 거란 게 느껴져서요.”
“현명하네. 뭐 그럼 이번엔 내가 해야지~ 다음에 또 인연이 있으면 보자고!”
흐음... 이상한 남자네.
아니 수상하다고 해야 할까.
만약 내가 돈을 땄다면 더 친한 척하면서 달라붙어 왔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어.
*
그 후 게임센터나 영화관도 가봤지만 별다른 정보는 얻지 못했다.
그나저나 가장 최신 게임이 PS4 게임이고 최신 영화가 로다주가 아이언맨 하는 시절이라니...
완전히 시간이 멈춰버렸구만.
날이 슬슬 어두워지자 술집과 창관이 하나 둘 문을 열기 시작했다.
어쩐다...
1~33: 일단 돌아가자.
34~66: 창관을 돌아다니며 여자들 얼굴이나 체크해보자.
67~99: 술집에서 정보를 얻자
100: 어엇..?!
먼저 2표 갑니다.
다른 두 사람이 뭔가 알아냈으면 좋겠네.
*
“어이 신입 거기 멈춰.”
거주 구역으로 돌아가자 누가 날 불러 세웠다.
웬 떡대랑 아까 카지노에서 나한테 말 건 남자였다.
“첫날부터 유흥가에서 실컷 놀고... 꽤 팔자 좋네? 카지노에서 돈 잃어놓고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거 보면 여유 있나 봐?”
“이런 아저씨를 스토킹이라니 취미가 영 고약하군. 여자 놀음이 얼마나 즐거운지도 모르는구나 가엽게도.”
“지껄이는군.... 우린 말이야. 이런 곳이라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고. 그런데 너처럼 돈 귀한 줄 모르는 놈이 알짱대면 애들 교육에 안 좋아서 말이야.”
“대낮부터 자기보다 20살은 더 많은 아저씨한테 싸움 거는 건 교육에 좋고?”
“야, 뭘 그렇게 떠들고 있어. 됐고 얼른 뺏을 거나 뺏자.”
“아, 그래야지. 미안하지만 신입은 밑바닥부터 시작해야 하는 법이거든..!”
신입은 밑바닥부터라.
이것도 쓸만한 정보군.
하지만 그 전에 덤벼오는 놈부터 처리해야지.
1~33: 어느새 뒤에 동료가?!
34~66: 2:1이라도 지지 않는다고?
67~99: 두 놈 다 제압 완료. 어디 끌고가서 정보를 좀 캐내볼까.
100: 싸움의 소란으로 노리코가 구경 왔다.
먼저 2표 갑니다.
@ 못 구하면 돌아가지 않을 테니 영원히 여기서 사는 BAD ENDING이겠네요.
가지고 있는 것은 호신용 삼단봉 한 자루지만 이것만 있으면 남자 둘 정돈 별거 아니다.
“무기를 숨기고 있었나. 근데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거든?”
등 뒤에서 빠루랑 자루를 꺼내는 둘...
이거 무기 수준은 거기서 거기네...
뭐 그렇다고 해서 둘 정돈 이길 수 있다.
“하아앗!!”
“흥!”
먼저 달려온 남자가 휘두르는 자루를 옆으로 피하고 얼굴을 노려서..!
뻐억!
“커흑!”
“나와! 그아앗!”
“쳇.”
빠루는 위험해...
조금 거리를 벌려서 침착하게 공격을 피하다 허벅지에 봉을 찔러넣었다.
균형을 잃은 지금 머리를.... 뒤인가!
“뒤져라!”
“너나.”
뒤에서 달려드는 남자를 그대로 업어쳐 다른 남자에게 던져줬다.
이제 그만 마무리를...
“어이쿠. 생각보다 제법이야?”
“그래도 방심하면 안 돼~”
“동료!?”
젠장!
뒤에서 두 놈이 더 나타나 팔이 구속됐어!
“좋아... 그대로 붙잡고 있어!”
빠아아악!!
“끄아아악!”
“아직이다!”
뻐어어억!
푸우욱!
까아아앙!
“어.... 커헉...”
“헤.., ..아있...”
“맷..은 ..네. 샌.... 줄 ....는데 제..이...”
젠장...
소리가 멀어...
앞이 안 보여...
여기까지인가...
제기랄...
.
.
.
1~33: 만신창이가 되어 돈도 전부 빼앗긴 채 긴 시간 깨어나지 못했다.
34~66: 정신을 잃자 돈만 챙기고 두고 갔다.
67~99: 동료들이 와서 프로답게 모조리 제압했다.
100: 눈을 떠보니 노리코가 간병 중이다.
먼저 2표 갑니다.
한번 본 천장이다.
“아, 일어났네?”
“어떻게 된 거지..?”
“빠루로 머리를 쳐맞고 하루만에 깨어나다니 당신도 사람은 아니네.”
“맞아... 빠루로 맞다가... 그 뒤론...”
“마침 우리가 그 모습을 보고 도와줬지. 망나니 넷 정돈 우리한텐 별거 아니니까. 지금 잡아다가 정보를 불게 하는 중이야.”
“그래... 으윽?!!”
머리가... 머리가 깨질 것 같아..!
“어이쿠 상처가 벌어졌나. 피가 나오고 있어. 잠시만 기다려. 약 가져올 테니. 이런 위생이 엉망인 곳에서 상처가 잘못되면 이곳에 퍼진 바이러스까지 해서 목숨이 오락가락할 수도 있으니 상처가 나을 때까진 쉬는 게 좋아.”
“바보 같은 소리 마. 머리의 상처가 낫기를 기다리다간 한 세월이라고.”
“죽는 건 순간이라고. 잠자코 쉬어. 둘뿐이긴 해도 우린 프로야. 여자 찾는 것도 당신을 지키는 것도 최우선 과제라고. 자, 항생제야. 붕대는 다시 감아줄게. 다행히 외출혈이라 망정이지 내출혈이나 뇌출혈이었으면 큰일 날 뻔했어.”
“그렇다고 해도 노리코를 찾는 게 먼저... 으윽...”
“피곤하지? 그야 그렇게 피를 흘렸으니 당연하지. 푹 쉬라고. 저 멍청이들에게 정보를 빼내면 일이 좀 더 수월해질 거야.”
“으... 응....”
다시 눈앞이 흐릿해지고 그대로 기절해버렸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땐
1~33: 여전히 수익 없음
34~66: 노리코가 없는 구역을 알아냄.
67~99: 노리코가 있는 구역을 알아냄.
100: 노리코..?
먼저 2표 갑니다.
“오, 일어났네?”
“어어... 또 잠들었던 건가...”
“여기 물 마셔. 머리는 어때?”
“꿀꺽...꿀꺽... 아프진... 않아.”
“다행이...”
꼬르륵
“풉, 일어나자마자 배고프다고 난리네. 하긴 피를 그렇게 흘리곤 사흘 동안 아무것도 안 먹고 잠만 잤으니 피 만드느라 배가 고프긴 하겠지.”
“잠깐 뭐? 사흘을 잤다고?!”
“그래. 오늘은 금요일이야. 설 수 있겠어? 배식받아 온 게 좀 있는데.”
“말도 안 돼... 그러면 노리코는..!”
“그런 것도 포함해서 설명할 테니 우선 이리와. 당신은 일단 뭘 먹어야 해.”
꼬르륵
맞는 말이야.
물로 정신이 든 순간 엄청나게 배가 고파졌어.
일단은 먹고 체력을 회복하자.
“하아... 어엇?!”
“어이쿠! 어질어질한가 봐? 부축해줄게.”
그는 날 식탁으로 옮겨주었다.
그곳엔 음식을 차리고 있는 다른 한 명이 있었다.
“일어났어? 타이밍 죽이네. 마침 다 된 참이야. 배식으로 받아온 빵이랑 수프, 그리고 상회 구역에서 거래한 참치 통조림이랑 원주민 구역에서 거래한 샐러드야.”
“원주민 구역에 야채 재배지가 있어?”
“그런가 봐. 비싸긴 해도 품질은 평범한 수준이야.”
하긴 원주민이라 해도 대부분이 떠나고 극히 일부만 남아있을 텐데 이 넓은 도시의 1/4를 독식하고 있다면 남는 부지는 꽤 있을 테지.
어쨌든 먹자.
최소한의 영양소는 섭취할 수 있겠네.
“그런데 배식권 한 장으로 주는 배식이 고작 빵 하나랑 수프 한 그릇이라니 너무하네.”
“여기 물가는 좀 이상해. 뭐 일반적인 경제 상식이 통할 곳이 아니긴 하지만 너무 이상해.”
“그런 것보다 노리코 수색은 어때?”
“응, 그 망나니들이 뱉은 정보를 토대로 이곳저곳 돌아 다녀본 결과 그녀가 절대로 없을 법한 장소는 알아냈어.”
“어딘데?”
1~33: 거주 구역
34~66: 유흥 구역
67~99: 상회 구역
100: 그건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그녀가 네 뒤에 있단 거지.
먼저 2표 갑니다.
“노리코가 여기 온 건 3년 전이니까 그건 불가능하단 건가.”
“어. 설령 그 안에 사는 놈과 결혼하더라도 기간은 채워야 안에서 살게 해준다더라.”
“빡빡하네. 그래도 제일 큰놈들이랑 붙을 일은 없을 것 같아서 다행이네.”
“도망칠 때는 붙게 되겠지만.”
“그땐 거리낄 거 없이 쏴죽이며 나아가야지.”
“그 발상... 마음에 드네.”
적어도 그 브로커들에겐 목숨값은 지불했다.
자, 문제는 노리코 찾기인데...
이틀 동안 조사한 게 겨우 없는 구역이란 건 아쉬울 따름이다.
“아, 맞아. 그 망나니들한테서 돈도 꽤 챙겼어. 여기 당신 몫. 정보 수집의 기본은 술집이니까 오늘은 다 같이 돌아다녀 보자고.”
“이 돈이면 창관도 갈 수 있을 테니 거기서도 알아보자고.”
“뭐 이런 좁은 커뮤니티에서 새로 들어온 미인의 정보는 여자한테 찾는 게 빠르긴 하겠지.”
“거짓말일 리스크도 높지만.”
“그래서 다양한 곳을 가봐야지. 그것도 최대한 동시에.”
“좋아. 그럼 오늘은 낮 동안 각자 조사하다가 밤엔 유흥가의 바에 모여서 한잔 걸치고 그 뒤엔 각자 알아서 2차로 여자놀음이란 거군. 솔직히 질은 기대하기 힘들지만 뭐 이래저래 따질 처지는 아니겠지.”
방침은 정해졌군.
오늘은 거주 구역에서 탐문 해보자.
1~33: 이런 그 사건 때문에 다들 날 피한다.
34~66: 그냥 무심하게 답해준다.
67~99: 친절해졌다. 그 망나니들 정말 망나니였나보다.
100: 노리노리노리노리노리노리코
먼저 2표 갑니다.
그냥 무관심한 건지 아니면 흔한 일인 건지.
적어도 피하진 않아서 적당히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일단 발로 뛰면서 알아낸 것은 이곳은 상당히 많은 건물이 있지만, 관리 상태는 천차만별이다.
그것만으로 이 건물에 사는 사람이 있는지 여부를 알 수 있다.
물론 더럽게 사는 사람이 있을 순 있어도 깨끗한 건물엔 반드시 사람이 있다.
여기엔 청소부가 존재하긴 해도 환경미화원은 없다.
마치 중세 유럽처럼 길거리에 온갖 쓰레기와 오물이 있는 것으로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유흥가는 사업자들이 그 앞을 청소하는지 거리도 어느 정도 수준의 청결은 지켰지만 여기는 조금만 인기척이 줄어도 쓰레기장이 된다.
이는 즉 신입이 오더라도 거주자가 많은 비교적 청결한 쪽으로 모이게 되는 것이다.
노리코도 여자이고 남들과 교류하며 산다고 하면 청결한 쪽에 살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여자인 만큼 혼자 사는 것이 알려지면 여러모로 위험할 테니 조용히 지낸다면 더러운 쪽에 살 것이다.
그리고 주민들에게 탐문 해본 결과...
1~33: 유의미한 정보는 없다.
34~66: 노리코에 대한 정보가 아예 없다.
67~99: 종종 배식할 때 비슷한 인상의 사람을 본다고 한다.
100: 그거 저기 사는 그 아줌마인데?
먼저 2표 갑니다.
하아...
이렇게까지 정보가 없다니 도대체 어디 있는 거니.
점점 더 불길한 생각만 든다.
아, 맞다.
유흥가에서 만나기로 했지.
일단 가야겠다.
*
“이 바가 이 주변에선 제일 인기 있는 모양이야.”
“흐음... 뭐 중요한 건 바텐더나 다른 손님에게 정보를 얻는 거지. 들어가자.”
셋이서 바 안으로 들어갔다.
외견은 평범했는데 안쪽은 꽤 고급진 느낌 나게 꾸며놨네.
“어서 오십시오.”
셋은 카운터에 가 앉아서 취향껏 칵테일을 주문했다.
그리고 슬쩍 바텐더에게 팁과 노리코 사진을 건네주었다.
그러자 바텐더가 완성한 칵테일과 함께 쪽지를 건네주었다.
그 내용은...
1~33: 아는 것이 없다.
34~66: 한때 자주 왔지만 지금은 안 온다.
67~99: 어느 건물을 가리키는 약도.
100: 잠시 후에 나타난다.
먼저 2표 갑니다.
하아...
어쩔 수 없지.
내일은 다른 술집을 찾아보도록 하고 지금은...
“일단 마시자.”
“그래.”
+2까지 마시며 할 이야기를 정해주세요. 단 노리코 찾는데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이야기는 안됩니다.
“응?”
“우리는 기본적으로 클라이언트의 개인사 따위 신경 안 써. 프로니까 돈만 준다면 사정 따위 아무래도 좋아. 하지만 일이 금방 끝날 것 같지도 않고 당신은 클라이언트가 아니라 그냥 보호 대상이니 물어보지. 이 여자는 뭐길래 하나뿐인 목숨까지 걸고 찾아다니지?”
“그거 꼭 이야기해야 해? 사망 플래그가 되어버릴 것 같은데.”
“아니 뭐 말하기 싫으면 상관없어. 기껏해야 우리의 모티베이션이 조금 강해질지도 모르는 정도지.”
“흐음... 나한테는 40명 정도 내 목숨 따위보다 훨씬 소중한 사람들이 있어. 그들이 없었으면 내 인생은 아무 의미도 가치도 없었을 테지. 노리코는 그중 한 명이야. 난 그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어. 그래야만 나도 행복할 수 있으니까. 그걸 위해서라면 내 목숨은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니야.”
“오만하네.”
“훗... 그렇지. 어쩌면 내가 모르는 곳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을지도 모를 아이를 억지로 내 눈이 닿는 곳에 두고 내가 멋대로 행복하게 하려고 하는 거니까.”
“아니. 그거 말고. 아니지. 그것도 있지만 40명이라니 너무 많은 거 아니야? 그야 인간이라면 자기 목숨보다 중요한 사람, 무슨 일이 있어도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사람이 몇 명 있어도 이상할 건 없지. 나도 있어. 하지만 일반적으론 많아도 10명을 넘지 않을 거야. 그런데 40명이나 그런 인물이 있고 또 행복하게 해주겠다니... 당신 자기가 무슨 대단한 영웅이라도 되는 줄 아는 거야? 당신은 빠루로 몇 대 맞으면 사경을 헤매는 평범한 인간이라고.”
“그래. 우리는 지금 둘뿐이지만 보통 호위 임무라고 하면 최소 5명에서 많게는 백 명 이상 투입되어 딱 한 사람만을 지켜. 그런데 그 나약한 몸뚱이로 40명을 지킨다니 분수를 알아야지.”
“물론 내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행복하게 만든다는 게 아니야. 그 아이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단 거지. 이런 더럽고 위험하고 말도 안 통하고 기댈 곳 하나 없는 곳 말고 더 깨끗하고 안전하고 말도 통하고 믿음직한 친구들이 있는 곳에서... 집을 구하고 직장을 구하고 새로운 꿈을 갖고 이루어나가며 때론 남자까지 구해서 행복해지도록. 다들 강하고 현명한 아이들이야. 어느정도 조건만 갖춰지면 스스로 나아가서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어.”
“그러다 삐끗해서 이런 곳까지 흘러들어온 거잖아?”
“그래. 그러니 다음부턴 더 조심하겠지. 그리고 이젠 이런 곳으로 흘러오기 전에 내가 도와줄 거야. 무슨 수를 쓰더라도.”
물리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예전보단 여유가 생겼다.
금전적으론 조금 쪼들리게 되었지만 최악의 경우 뱃속에 있는 거라도 꺼내야지.
다행히 아직 두 개씩 있는 것들은 전부 두 개 다 붙어 있다.
“이거 참... 이 인간은 이 인간대로 맛이 갔구만.”
“이 이상 이야기를 해봤자 어두워질 뿐일 것 같네. 다음으로 가자.”
“그래. 부디 괜찮은 여자가 있으면 좋겠는데.”
창관이라...
그곳에선 뭔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
“어우... 예상은 했지만, 얼굴 좀 반반한 애들은 더럽게 비싸네. 아, 난 이 아이로 할래.”
“난 이 애. 얼굴보단 가슴이지.”
“난 이 사람.”
“응? 형씨 밀프 취향이야? 족히 30대 후반은 되는 것 같은데? 그런데도 상급 라인에 있어서 값만 비싸잖아.”
“30대 후반이라도 나보다 어린데?”
“엉? 당신 몇 살인데?”
“마흔하나.”
“마흔하나?! 말도 안 돼?! 난 또래라고 생각했는데... 거의 10살 터울이잖아...”
“당신네는 몇 살인데?”
“내가 34이고 얜 32.”
보기보다 많이 어리네.
또래라고 생각했는데.
“여기 와서 제일 놀랐어... 아니 그래도 기왕이니 젊은 애로 하지?”
“하아, 내가 여기 여자랑 놀려고 왔냐. 사람 찾으러 왔지. 다른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자들이 다 중하급에 있는데 이 여자 혼자 이렇게 10대 애들이랑 같은 라인이란 건 긴 시간 이곳에서 일하며 단골을 모은 베테랑일 가능성이 크겠지. 그럼 당연히 발도 넓고 귀도 밝을 테니 정보 수집엔 이쪽이 나을 거라 판단한 거야. 물론 어린 애들에겐 그 애들 나름의 커뮤니티가 있을 테니 정보 수집 잊지 말라고.”
“난 여자를 안을 땐 다른 여자 생각 안 하는 주의인데...”
“말해두지만 노리코를 구하지 못하면 여기서 안 나갈 거야. 평생 창녀만 안고 싶지 않다면 제대로 찾는 게 좋을 거야. 목숨보다 소중한 사람이 밖에 있다며?”
“열심히 찾겠습니다!”
“그럼 들어가자.”
가게로 들어가 각자 여자를 지명하고 주의사항을 들은 뒤 방에 들어갔다.
*
잠시 기다리자 노크 소리가 울리고 문이 열렸다.
조금 전 본 사진이랑 완전히 똑같은 얼굴이라니... 특이하네.
“안녕하세요. 오늘 밤 손님을 담당하게 된 나나라고 합니다. 지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잘 부탁드려요.”
“손님은 첫 내점이신 거죠? 특이하네요. 처음 오신 분이 이런 아줌마를 고르시다니.”
“아마 틀림없이 내가 연상일 텐데요. 뭘.”
“어머, 그러신가요? 젊어보이시네요. 그런데 그렇다면 더더욱 특이하네요. 보통 연배가 있을수록 젊은 아이를 좋아하지 않나요?”
“내가 여기 온 목적이 여자가 아니기 때문이겠죠.”
“그러시다면..?”
“당신께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흐응. 정보 수집인가요. 하지만 저도 그리 쉽게 다른 손님들에 대한 정보를 밝힐 수는 없는 입장인데 말이죠.”
“물론 맨입으로란 뜻은 아닙니다. 그리고 아마 손님에 대한 정보일 가능성도 낮죠.”
가방에서 저번에 브로커에게 보여준 것보다도 비싼 술을 꺼내 과시했다.
나나 씨는 술병을 보더니 눈을 빛내며 입맛을 다셨다.
“이건 꽤나... 좋은 술이군요. 유료 서비스로 냉장고에 술이 있긴 하지만... 이것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것들이죠. 좋아요. 이야기를 들어보죠. 다만 저도 모를 수도 있으니 양해해주시길.”
“알겠습니다.”
“그럼 우선 한 잔 할까요?”
나나 씨는 선반에서 잔 두 개를 꺼내곤 하나를 내게 건넸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술병을 따선 내게 따라주었다.
나도 그녀에게 술을 따라주고 가볍게 건배하곤 쭉 들이켰다.
와... 내가 준비한 건데 기가 막히네...
“후우... 이렇게 맛있는 술은 얼마만인지... 그래서 무슨 정보를 원하는 거죠? 당신 며칠 전에 거주 구역에서 얻어맞은 신인 맞죠? 뭘 노리고 이곳으로 오신 건가요?”
“여자를 찾으러 왔습니다.”
“어머나. 그런 거였군요. 그런데 이런 곳에 있어도 되는 건가요?”
“여자를 찾는다면 여자들 커뮤니티를 이용할 수밖에요.”
“후후훗, 맞는 말이죠. 아 그래도 잠시만...”
나나 씨는 갑자기 나와 입술을 겹쳤다.
금방 떨어져 나가긴 했지만 이 상황에 갑자기?
“왜 갑자기..?”
“여기 일단은 카메라로 감시받고 있거든요. 아무 서비스도 안 하면 제가 곤란해지거든요.”
아아 하긴.
가게 입장에서도 제대로 서비스하지 못하는 여자를 데리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일 테지.
특히 술까지 얻어 마시고 아무것도 안 한다면 가게 평판에 직결되는 문제다.
“그럼 계속해서...”
다시 한번 겹쳐지는 입술.
그러나 이번엔 아까보다 훨씬 진하고 깊은 키스.
몇 번 입술을 빨더니 혀가 입속에 침투해 왔다.
“하응... 츗,,, 츄릅... 쪼옥... 아흥...”
뭐야 이건...!
마치 내 혀를 가지고 노는 것만 같은 혀놀림이다.
서큐버스에게 맛이 간 츠무기와 키스했을 때보다도 훨씬 테크니컬한 키스야...!
기분 좋아..!
“푸하아... 의외로 키스 경험은 많지 않은 편인가 보네요.”
짧지만 은근히 아픈 평가를 내리곤 다시 한잔 들이켰다.
그리고 이번엔 내 다리 사이로 자리를 옮겼다.
“그럼 이번엔 이쪽에 봉사해드릴 테니 그동안 찾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해줘요. 걱정 마요. 제대로 들을 테니까.”
“아직 샤워도 안 했는데...”
“괜찮아요. 자, 벗길게요.”
능숙한 손놀림으로 바지를 벗기자 이미 반 정도 커져 있었다.
나나 씨가 살살 손으로 쓰다듬어주자 점점 더 커졌고 거의 다 커지자 그럼 이야기해주세요 라고 하곤 바로 입에 물었다.
“이름은 노리코. 후쿠다 노리코나 하마사키 노리코이고... 읏... 일본인이에요... 으윽...”
“응츗.... 쥬르릅... 츗.... 쥬르릇... 츄릅... 쪼옥... 푸하... 꽤 민감하시네요? 하응...”
“긴 시간 뺄 기회가 없어서... 윽... 그보다 이게 제가 가진... 후우.... 가장 최신 사진이고... 3년 전에 이곳에 왔을... 아으... 터에요...”
뭐야 이거...
왜 이렇게 잘해?!
입술과 뺨으로 기둥을 위아래로 자극하면서 손으론 알을 마사지해주며 혀끝으로 기둥 뒤쪽에 요도를 자극한다거나.
카리쿠비 부분만 위아래로 움직이며 자극하고 혀로는 귀두를 핥거나 요도를 파고들거나.
아예 알을 입안에 넣고 굴리며 기둥은 얼굴 위에 얹고는 손으로 자극하거나.
어찌저찌 노리코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지만 내가 제대로 말하는 건지 그녀가 제대로 듣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나나 씨. 슬슬...”
“푸하. 네. 알겠습니다. 어욱... 츄릅... 윽...구흑...크룹... 쪼오옥...구헉...”
신호를 하자 훨씬 빨리 앞뒤로 머리를 움직이며 목구멍 깊숙이까지 박아넣기 시작했다.
괴로운 듯 숨소리를 내면서 눈에는 눈물까지 고여 오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점점 스피드를 높여간다.
이제야 나나 씨의 가격이 납득이 갔다.
단순히 베테랑인 걸 넘어 서비스와 테크닉이 장난 아니야..!
“으윽!!”
“응긋?!!”
최후의 순간 나도 모르게 나나 씨의 머리를 잡고 가장 깊숙한 곳에 쌓였던 것을 뿜어냈다.
나나 씨는 놀란 듯했지만 이내 요도에 남아 있던 것까지 전부 빨아들였다.
“꿀꺽...꿀꺽... 푸하아... 얼마나 쌓아두신 거예요?”
“글쎄요...”
“뭐 그래도 누굴 찾는진 알겠어요. 나머지 이야긴 욕실에서 계속하죠. 씻겨드릴게요.”
부디 많은 정보를 알고 있다면 좋을 텐데.
1~33: 유흥가에 사는지 안 사는지만 살고 있다.
34~66: 예전에 일했던 곳을 알고 있다.
67~99: 지금 일하는 곳을 알고 있다.
100: 여기서 일하는 후배.
먼저 2표 갑니다.
조금 앙상하단 표현에 가까운 얇은 신체 라인에 갈비뼈도 선명하게 보이고 피부도 그 나이에 맞는 거친 느낌이다.
하지만 허리는 잘록하고 가슴도 엉덩이도 적당한 크기에 처지지도 않은 걸 보면 직업상의 이유라도 열심히 관리하는 거겠지.
아이돌들과 비교하면 좋은 몸이라곤 할 수 없지만 이런 환경에서 저 나이가 되도록 저런 몸상태를 유지한단 것만으로 상당히 대단한 일일 거다.
“젊은 아이들과 비교하면 칠칠치 못한 몸이죠. 실망하셨나요?”
“아뇨. 예전에 직업상의 이유로 여성의 몸매 관리에 대핸 어느 정도 알고 있거든요. 이런 열악한 환경인데도 상당히 관리를 잘 하시는 것 같아서 놀랐을 정도예요.”
“칭찬인 듯 아닌 듯 미묘한 표현이네요.”
나나 씨는 내 몸에 온수를 뿌리곤 자기 손에 거품을 만들어 머리를 감겨주었다.
씻는단 게... 정말로 씻는 거였어?!
“씻겨드린다는 것이 정말 씻겨드리는 거라 놀라셨나요? 보통 젊으신 분들께는 손님이 생각하실 서비스도 해드리지만... 저보다 연상이시라면 하루 3번 이상 배출하는 건 힘드실 테니까 여기선 정말 씻기만 할 거예요. 마지막은 제대로 제 안에 내보내셔야죠?”
“고마운 배려로군요. 아예 여기서 빼버려서 못 서는 걸 핑계로 넘어갈 수도 있을 텐데.”
“그런 짓을 하면 제 몸값만 떨어지니까요.”
하긴.
그녀는 몸이 아니라 서비스 때문에 비싼 거다.
서비스에 소홀해지는 순간 다른 하급 창녀와 같은 취급이 되어버리겠지.
“뭐 좋습니다. 그보다 노리코에 대해 가르쳐 주시죠.”
“정말이지. 저도 그렇게 많이 알고 있는 건 아니에요. 3년 전 그녀가 이 도시에 들어왔을 때 유흥가 쪽에선 나름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야 그런 얼굴도 몸매도 최상급인 미인인 걸요. 그리고 불행한 미망인 분위기도 있어서 데려오면 돈 좀 벌겠다 싶었죠.”
불행한 미망인이란 것도 사실이란 게 참...
지금의 노리코는 그런 분위기를 풍기는 건가.
“상회에서도 눈독을 들였다고 해요. 미인은 그저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남자들의 힘이 되니까요.”
“상회 구역에선 이곳에 온 지 5년 이상 되어야 머물 수 있다고 들었는데요?”
“머무는 것은 그렇지만 출퇴근이라면 상관없답니다.”
그렇다면 거주 구역에 살면서 상회 구역으로 일하러 갈 수도 있단 거군.
상회 구역도 다시 수색 범위에 넣어야 하나..?
나나 씨는 잠시 말을 멈추고 내 머리에서 거품을 씻어내곤 팔을 씻겨주었다.
“그리고 머지않아 일자리를 구했었죠.”
“그건 어디죠?!”
“자자, 너무 서두르지 마세요. 일단 그녀는 그곳에서 긴 시간 몸담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한 반년쯤 전인가 그만뒀다더군요. 그리곤 소식이 완전히 끊겼어요.”
“소식이 끊겼다...”
“뭐 가능성은 다양하죠. 병에 걸려서 잠적하고 죽었다. 다른 남자에게 팔렸다. 아니면 뭐 몸팔이에 신물이 나서 틀어박혔다. 뭐 그래도 전혀 흔적을 남기지 않을 정도면 이곳에서 살아남긴 힘들지 않았을까요.”
“큭...”
확실히 아예 흔적도 남기지 않는다는 건 부자연스럽긴 하지만...
그렇다면 적어도 죽었단 확실한 증거를 찾지 않으면 안 된다.
찜찜한 채로 돌아가봤자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게 될 테ㄴ...
“나나 씨..?”
등 뒤로 부드럽고 따뜻한 무언가...라고 할 것도 없다.
이 느낌은 가슴이다.
나나 씨가 가슴으로 내 등을 밀어주고 있다.
“이런 서비스는 넘기겠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래도 기껏 돈까지 들여 이런 곳으로 왔는데 좀 즐거운 표정을 지어주지 않으면 저도 마음이 편치 않은 걸요. 특히 그게 제 말이 원인이라면 더더욱이요.”
나나 씨는 가슴으로 등을 문지르면서도 팔로 내 가슴과 배를 씻겨주고 있다.
익숙한 손놀림과 가슴놀림(?)으로 내 몸은 긴장하면서도 릴랙스하는 기묘한 상태에 빠져간...
“아흣..!”
“어머? 장난으로 살짝 젖꼭지를 꼬집어봤을 뿐인데 꽤 귀여운 소리를 내시네요? 보기보다 민감하시군요.”
나나 씨는 장난기 섞인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곤 내 유두를 더욱 자극해왔다.
유륜을 따라 원을 그리거나 손끝으로 닿을락 말락 간질이거나 꾹꾹 누르다가 또 손톱으로 긁거나 강하게 꼬집으며 자극을 멈추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가슴과 유두로 내 등을 쓸며 목이나 입술에 키스를 해온다.
“후훗, 다시 건강해지셨네요. 의외로 3번 가능하신 거 아닌가요?”
“시도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네요.”
“제가 직접 시험해보고 싶긴 하지만 그만두죠. 저도 이렇게 달아올랐는데 본방 없이 끝나는 건 싫고 지금은 다시 씻는 것에 집중하도록 할게요.”
“노리코가 일했다던 곳은...”
“아이참 다 끝나고 제대로 알려드릴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그보다 지금은 저에게 집중해주세요.”
그 후에 다 씻은 뒤 침대로 가서... 베테랑의 위엄과 위험을 느꼈다.
키스를 잘한다거나 유두를 잘 핥는다거나를 넘어 손가락, 발가락은 물론 항문 속까지 내 몸 전체에 그녀의 혀가 지나지 않은 곳이 없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정성스러운 전희.
충분히 탄력 있는 가슴과 엉덩이는 만지고 빠는 내내 질리지 않았고 의외로 조금만 자극해도 애액이 흘러넘쳐 클리를 핥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 그녀 스스로 미역술을 만들곤 자위를 해 술에 자신의 애액을 섞어주는 것은 감탄스러웠다.
그렇게 거의 2시간 가까이 정신없이 놀다가 마지막으로 그녀의 안에 넣었을 땐 당장이라도 폭발해버릴 것 같았다.
눅진눅진해져선 신기할 정도로 딱 좋은 조임으로 착 달라붙어 주름 하나하나가 사정을 재촉하는 것을 온 힘을 다해 참아봤지만 그녀의 키스와 허리놀림 앞에 금방 싸버렸다...
그리곤 마지막으로 더러워진 내 것을 깨끗하게 청소펠라 해주고 다시 씻겨준 뒤 메모 한 장을 남기자 딱 시간이 종료되었다.
시간 배분까지 완벽했던 것이다.
어머니가 창녀고 나도 어렸을 적 동생을 밴 어머니를 대신해 살기 위해 남창을 해봤기에 안다.
이건 정말 살아남기 위한 기술이다.
이 업계에서 이 도시에서 나이를 먹어도 살아남기 위해 갈고닦은 무기인 것이다.
*
거점으로 돌아오자 다른 두 사람은 이미 돌아와 있었다.
“왔어. 어땠어? 난 그냥 그렇더라. 얼굴은 반반한데 조임이 영... 서비스도 정말 형식적인 것만 해주는 게 딱 어린놈이란 느낌이었어.”
“나도 그런 느낌. 가슴이 큰 게 장점인데 가슴이 큰 거 말곤 장점이 없어. 파이즈리만 잘하고 본방 자체는 그냥저냥. 그래서 연하인 밀프는 어땠어?”
“그렇네... 같은 남자로서 충고할게. 떠나기 전에 꼭 한번 지명해봐.”
“뭐야 그 정도야?!”
“어땠는데?!”
“너희도 가보면 알게 될 거야. 젊은 예술가보단 노련한 장인이 낫다는 것을. 인생 최고로 즐거운 하룻밤이었다.”
“실화냐!”
“이게 연륜에서 나오는 안목이란 건가...”
뭐... 사실 즐거운 섹스란 거 자체를 거의 한 적 없지만.
몸팔이야 돈 때문에 한 거고.
유리코랑은... 사실 즐거움이란 감정관 동떨어져 있었지.
유리코를 만족시키는 것에 중점을 두고 무드의 유지나 유리코의 약점 탐색, 취향 맞추기 등에 집중했으니까.
이렇게 오롯이 대접받으며 머릿속을 비우고 즐긴 건 처음이나 다름없다.
어차피 평생 다신 볼 일 없는 상대인 만큼 쾌락에만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이겠지.
그리고 탈진하듯 잠들었다.
정말... 늙었구나...
*
다음날 깨어난 것은 점심 배식 시간이 되었을 때였다.
다른 두 놈이 도대체 얼마나 즐긴 거냔 소리를 흘리고 배식을 받아 적당히 배를 채웠다.
그리고 어제 나나 씨가 알려준 노리코의 전 직장으로 향했다.
1~33: 다른 창관
34~66: 그 카지노
67~99: 메이드 카페가 왜 대륙에 있는 거야.
100: 가는 길에 노리코랑 마주쳤다.
먼저 2표 갑니다.
일단 들어가서 매니저를 찾아내 노리코에 대해 물어봤다.
“예에. 분명 반년 전까지 여기서 바니걸을 하던 분입니다.”
“바니걸?”
“네. 얼굴도 몸매도 좋은데 춤도 잘 추고 또 맛도 좋다고 엄청 인기 있는 분이었지요.”
“그래서 지금은 어떻게 사는지 어디 있는지 압니까?”
“흐음...”
1~33: 어떤 손님이 구매해가셨습니다.
34~66: 유흥 구역에 살지 않는 것만 압니다.
67~99: 거주 구역 구석에 유령 아파트촌이 있습니다.
100: 여기 주소입니다.
먼저 2표 갑니다.
“그걸 어떻게 알죠?”
“그야 전 이 도시의 하나뿐인 카지노의 오너인 걸요. 이 유흥 구역은 전부 이 카지노와 연결되어 있답니다.”
“그런 사람이 이렇게 순순히 나오는 이유는 뭐죠?”
“그야 당신이 언제라도 절 쏴 죽일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죠. 제가 허튼 짓을 하면 망설임 없이 쏠 것이죠?”
“잘 아는군. 그런데 왜 우릴 이렇게 맞이하고 또 구속도 하지 않은 거지?”
“제가 죽으면 아무 의미도 없는걸요. 게다가 이곳에서 총질이라도 하다가 소중한 토끼들에게 상처라도 나면 큰일이니까요. 밝힌다 한들 제게 피해가 생기는 정보도 아니고... 그러니 이제 그만 내 성에서 꺼져.”
“그러지.”
카지노를 나와 정보를 정리해보자.
뭐 얻은 정보 자체는 거의 없다.
그냥 이곳에서 바니걸을 하던 노리코는 반년 전부터 자취를 감췄다.
그리고 적어도 유흥 구역엔 없다.
그렇다면 있을 곳은 오직 거주 구역뿐...
물론 그렇다고 상회 구역이나 원주민 구역에 없다고 단정 지을 순 없지만...
그곳은 일단 미뤄두고 거주 구역을 집중적으로 찾아보자.
그렇게까지 정보가 없다는 것은 숨어 살고 있단 뜻일 거다.
그리고 어쩌면 누군가와 같이 살고 있을 가능성도 크다.
혼자라면 배식을 위해서라도 돌아다닐 테고 그럼 목격 정보가 있을 테니까.
“아마 어지간해선 거주 구역 어딘가에 살고 있겠지.”
“그래. 신기하게도 이 지역에서도 토요일이 휴일의 의미를 갖긴 하는 것 같아. 평소보다 거주 구역에서 돌아다니는 사람도 많을 테니 좀 더 탐문을 해보자.”
벌써 토요일인가...
돌아오는 수요일은 메구미 생일인데...
아니 지금은 우선 노리코가 우선이다.
1~33: 정보가 전혀 없다.
34~66: 병세가 심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아파트를 알게 된다.
67~99: 오랫동안 버려진 골목이 가끔 청소되어 있다고 한다.
100: ...
먼저 2표 갑니다.
라는 정보를 얻었다.
“노리코는 나름 눈에 띄는 외모야. 노란 머리에 얼굴도 몸매도 좋아. 그런데 이렇게까지 아무런 정보도 없다면...”
“아예 잠적했거나... 죽었거나... 외모를 바꿨거나...”
“조사해본 바로 이곳에 성형외과는 없었어. 기껏해야 머리를 염색하고 몸을 둘둘 싸매는 정도겠지.”
“그럼 다음 목적지는 정해졌네. 미용실과 염색용품 판매처.”
“상회 구역에 미용실이 있었어. 한 세 곳 정도.”
“염색용품 판매처라... 짚이는 곳이 몇 곳 있어.”
“좋아. 그럼 흩어져서 찾아보고 다시 거점으로 모이자.”
만약 노리코가 흑발로 변하고... 혹시 머리까지 기르거나 했다면 지금 있는 사진은 의미가 없다.
이미지가 전혀 달라질 테니까.
사실이든 아니든 미궁으로 빠지는 건 마찬가지겠지만...
1~33: 정보 없음.
34~66: 염색용품을 구매했다고 한다.
67~99: 미용실에서 염색했다고 한다.
100: ...
먼저 2표 갑니다.
@ 99가 더블이길래 특별히 3단계 앵커로 하려고 했는데 중복 다이스더군요....
“염색용품을 구매했다고?”
“응. 반년 전에 검은 염색약과 함께 솔이나 그런 것도 다 샀다고 하더라.”
“하다못해 미용실이라면 미용사에게 뭔가 말을 했다거나 미용실의 위치로 탐색 범위를 줄일 수 있었을 텐데....”
“그거 혼자 구매하러 온 거야? 아님 누가 같이 있었대?”
“그게...”
1~33: 남자랑 둘이
34~66: 혼자
67~99: 여자랑 둘이
100: 노리코 없이 일본에 돌아간단 선택지 따위 없다!
먼저 2표 갑니다.
“하아... 사실상 첫날로 돌아온 거나 다름없네.”
“그럼.... 접근법을 바꿔보자. 오늘 밤 한 번 더 창관에 간다.”
“엉? 뭐야. 그 여자가 그렇게 마음에 들어? 창녀한테 너무 마음 주면 안 돼.”
“안 줘. 묻고 싶은 게 있어서 그래. 만약 이 도시에서 여자가 일하지 않고 살아간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혹은 숨어 산다고 하면 어디가 제일 적절할지. 탐문도 앞으로는 그런 쪽을 중심으로 물어보도록 하자.”
“본인을 찾는 게 아닌 본인 같은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지를 알아보잔 건가. 정석이라면 정석이네.”
“이런 도시 하나에서 숨는다고 한들 3년 중 2년 반 동안 카지노에서 숙식 해결하던 사람보단 현지인들이 더 잘 알겠지. 그러면 오늘 밤도 술집 가?”
“그게 좋겠지. 그리고 사진도 좀 손보자. 네트워크는 안 되지만 사진 편집 앱은 작동하니까 노리코 사진을 검은 머리로 바꿔서 탐문하는 거야.”
조금이라도 많은 정보를 모아야 해.
적어도 거주 구역에는 있다는 거니까 거주 구역 자체에 대한 정보도 모아보자.
*
술집에 도착해 바텐더에게 여자가 숨어 살기 좋은 곳에 대해 질문을 했다.
1~33: 거주 구역 깊은 곳 조폭 아지트
34~66: 거주 구역 외각 쓰레기장
67~99: 거주 구역 버려진 골목
100: .
먼저 2표 갑니다.
여자가 숨어 살 곳을 물어봤는데 돌아온 답변이 쓰레기장이라니 그렇게 숨어 살 곳이 없는 건가.
“그래도 한번 가볼 가치는 있겠지.”
“그래. 내일 한번 찾아가 보자.”
쓰레기장이라...
건강에 안 좋을 법한 곳이지만 그렇기에 숨을 수 있는 곳이겠지.
여자가 숨어 살기에 적절한 곳인지는 의문이지만...
“그럼 이제 떠드는 시간인가?”
“이따가 창관에 또 간다고 했는데 오늘은 내가 어제 당신이 안긴 여자 고르고 싶은데...”
“안 돼. 아직 얻어낼 정보가 있어.”
“그런 거라면 내가 해도...”
“어젯밤에 정보 얻는다고 큰소리 떵떵 쳐놓고 정작 허리 흔드느라 잊어버린 게 누군데.”
“그건...”
“내일 해. 내일.”
내일이라고 해도...
솔직히 이 장소에서 내일을 기약하고 싶지는 않다.
그 여자가 좀 더 정보를 갖고 있으면 좋을 텐데.
+3까지 이 남정네들이랑 할 이야길 정해주세요.
“엉..?”
“그야 여긴 이런 곳이라고? 이 안이 어떤 상황인지도 전혀 몰랐고 병에 걸릴 수도 있고 솔직히 선뜻 올 곳은 아니잖아.”
“별 쓸데없는 질문을 하네. 당연히 돈 때문이지. 우린 용병이라고. 돈만 준다면 뭐든 상관없어.”
“그래. 보수도 나름 짭짤했고. 아 그래도 잊지 말라고. 우린 언제까지고 당신과 함께 있는 게 아니야. 딱 열흘만 이곳에 있을 거고 벌써 절반 지났어. 목요일이 되면 이곳에서 탈출해야 해.”
“알고 있어. 당신들은 가. 난 남을 거니까.”
“당신 혼자 이곳에 남겠다고? 제정신이야?”
“응. 노리코를 데리고 가거나 적어도 노리코가 죽었단 확실한 증거를 얻지 않으면 돌아간다고 해도 난 계속 이곳에 마음에 걸릴 테지. 그러다가 결국 다시 돌아오게 될 거야. 그럴 바에야...”
계속 이곳에서 노리코를 찾는 게 낫겠지.
어쩔 수 없다는 말로 미뤄대다간 너무 늦어버려.
그런 건 이제 지긋지긋해.
“당신 말이야... 소중한 사람이 잔뜩 있다고 했지.”
“그랬지.”
“만약 그들이 당신한테 이만 이 여자는 포기하고 돌아오라고 간청하면 어떻게 할 건가?”
“그쪽이야말로 쓸데없는 질문을 하네. 그 애들이 나한테 노리코를 포기하라고 간청할 일은 없겠지만.... 설령 있다고 해도 내가 이곳에 있는 이상 그 아이들의 목소리 따위 들리지 않는다고?”
“진짜... 상상 이상으로 미쳤군...”
그럴지도 모르지.
“하아.... 그럼 질문을 바꿔서 당신은 이 여자를 구했다고 하면... 제일 먼저 뭘 하고 싶나?”
“글쎄다... 우선 옷도 사고 병원도 데려가고 살 곳도 장만하고...”
“당신이 해줄 거 말고 그녀가 당신에게 해줬으면 하는 거.”
“그냥... 내 손이 닿는 곳에서 행복해졌으면 해. 그것 말곤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
“당신.... 정말로 맛이 갔군....”
그렇겠지.
하지만 그게 사실이다.
내가 바라는 건 그 아이가 내 눈과 손이 닿는 곳에서 행복해지는 것.
그거면 충분하고 그 정돈 해줘야 한다.
“자 그럼 이제 다시 창관으로 가자.”
*
“이거이거... 저도 꽤 오래 일했지만 같은 분께 이틀 연속으로 지명받는 일은 흔치 않은데 영광이네요.”
“다시 뵙네요. 나나 씨.”
“네. 오늘도 잘 부탁해요.”
후우, 나도 설마 창관을 구매하는 쪽으로.... 그것도 두 번이나 오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
뭐 이 여자 자체엔 흥미 없지만.
“그래서 오늘은 어떤 정보를 원하시는 거죠?”
“왜 그렇게 생각하죠? 제가 당신이 마음에 들어서 또 왔을지도 모르잖아요?”
“후훗, 그랬다면 좋았겠지만.... 당신의 눈은 어제 처음 만났을 때와 전혀 변하지 않았어요. 보통은 설령 이런 관계라도 몸을 섞고 나면 조금은 바라보는 시선이 변하기 마련인데.... 당신은 전혀 변하지 않았어. 저한텐 전혀 흥미가 없다는 뜻이죠.”
“날카로우시네. 뭐 그래요.”
“휴우 좋아요. 그럼 어제처럼... 아, 오늘은 씻겨드리는 건 못할 것 같네요.”
“그런가요?”
“네. 실은...”
나나 씨가 입고 있던 가운을 벗자 그녀의 몸에 새빨간 자국이 잔뜩 남아 있었다.
에밀리의 조교 영상에서 지겹게 본 낯익은 자국... 채찍 등의 도구로 얻어맞은 건가.
그런 쪽도 하고 있다니 정말 열심히 일하는 군.
“낮중에 이미 한번 손님을 받았는데 이런 몸이 되어버렸거든요. 거품이 닿으면 꽤 쓰라려서...”
“뭐 전 상관없어요.”
“네. 그럼 전부 벗고 침대에 누워주세요. 그리고 어떤 정보가 필요한지 가르쳐주세요.”
*
난 내 몸을 애무하는 그녀에게 노리코가 염색한 점, 아마 혼자서 숨어 살 가능성이 큰 점 등을 말하곤 여자가 일하지 않고 숨어살만한 곳에 대해 물어봤다.
“흐응... 쪼옥... 응츄릅.... 푸하... 솔직히 불쾌한 질문이네요. 전 살아남기 위해 이렇게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일하지 않아도 살아갈 방법을 물어보다니... 에잇!”
“그건... 으윽... 미안합니다. 불알 짓누르지 말아주세요.”
“뭐... 좋습니다. 대신 하나만 가르쳐주세요. 당신은 그 여성분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소중한 사람입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다시 만나고 싶은... 그런 사람입니다.”
“그런가요...”
1~33: 역시 남자에게 빌붙는 게 가장 현실적이려나
34~66: 만약 병에 걸렸다면 짐작 가는 곳이...
67~99: 거주 구역 깊은 곳에 버려진 거주지가 있어요.
100: 당신은 믿을 수 있겠군요.
먼저 2표 갑니다.
“역시 그런가요...”
“지금까지 어디를 찾아보셨나요?”
“거주 구역과 유흥 구역 대부분은 찾아봤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카지노의 오너가 유흥 구역엔 없다고 못을 박아서 오늘 하루 종일 거주 구역을 뒤져봤지만...”
“원주민 구역은 둘째치고 상회 구역은 왜 안 찾아보시는 거죠?”
“그곳은 이곳에 들어오고 5년은 지나야 거주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렇죠. 하지만... 애완동물 한두 마리 키우는 건 괜찮답니다. 특히 개인이 아닌 단체나 회사가 키우는 거라고 한다면 더더욱...”
“그렇....군요...”
“불쾌한 이야기였다면 사과할게요.”
“아뇨. 필요한 정보였습니다. 고마워요.”
“뭘요. 그럼 슬슬 넣을게요.”
그녀는 오늘도 내 것을 보듬었다.
놀라울 정도로 딱 맞는 형태, 조임은 어제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
*
다시 거점으로 돌아왔지만 다른 두 사람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이거 참 수확이 없어도 너무 없다.
오히려 수색 범위가 넓어져 버렸어.
그들은 뭔가 알아냈으려나...
“어? 벌써 왔네?”
“당신들이 늦은 거야.”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더니....
“꽤 만족했나보네? 헬쑥헤졌어.”
“아하하하! 그래. 어제보단 훨씬 좋더라.”
“난 아냐... 어제가 더 나아... 난 사과같은 가슴이 좋은데... 주머니 같았어...”
“뭐 지명할 때 얼굴 사진 말고 전신 나체 사진을 넣어주면 좋겠단 마음은 있지.”
“그 심정은 남자로서 이해는 하지만 일단 수확이 있었는지부터 가르쳐줄래?”
“아...”
1~33: 여자를 안을 때 다른 여자 생각을 하는 건 나쁜 거야
34~66: 병자들이 모이는 건물이 있다더라
67~99: 이 거점 뒤쪽에 버려진 곳이 있다더라
100: 데려왔다.
먼저 2표 갑니다.
“이런 곳에 환자 복지센터가 있다고?”
“아니 그냥 격리해놓고 최소한의 식량만 제공하면서 죽을 날을 기다리는 느낌이라고 하더라. 일단 처음 퍼졌을 때보다도 진화한 전염병이니까 퍼뜨리게 두지 않겠단 거겠지.”
“만약 노리코가 병에 걸렸다면 그곳에 있을 가능성이 높단 건가...”
“외부에선 치료제도 애프터케어도 전부 있는데 여긴 왜 그런 게 없는 건지...”
“값이 싸지도 않고 치료될 때까지 격리라든지 간병이라든지 큰일이니까. 당장 이런 대도시급 규모에서 모든 주민을 검사하고 격리하고 간병하고 그중 발병자는 치료하고 감시하고... 그보단 이렇게 꿀꿀이죽이나 먹여주는 게 싸다는 거겠지.”
어차피 나에겐 상관없는 일이다.
설령 노리코가 병에 걸렸다고 해도 치료받을 돈도 시간도 공간도 있다.
“내 쪽에서 얻은 정보는 인간이 아니라 애완동물... 특히 사업장에서 기르는 애완동물은 상회 구역에서 키울 수 있단 거였어.”
“이런... 그럼 거기도 다시 찾아야 봐야 하네...”
“마침 내일 일요일이고 이곳에도 아직 주말은 쉬는 날이란 관습이 있으니 뒤져보기 좋겠지. 돌아다니며 적당히 몇 명 잡아다가 이야기를 들어보자고.”
“쉬는 날 사업장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놈이라면... 경비거나 그곳에 거주하거나... 알았어. 그럼 좀 다양한 범위에서 잔뜩 데려오는 게 좋을 것 같네. 휴우 간만에 일 다운 일 하겠네.”
이번엔 제발 수확다운 수확이 있었으면 좋겠군.
*
다음날이 되어 우리는 상회구역 곳곳에서 사람을 잡아다가 정성스럽게 질문했다.
그 결과...
1~25: 쓸모없는 것들 뿐이었다.
26~50: 그런 애완동물을 키우는 회사를 (두 표의 십의 자리 평균만큼) 곳 알아냈다.
51~75: 그런 애완동물을 키우는 회사를 다 추려냈다.
76~99: 반년 전 미녀 애완동물을 얻은 회사 한 곳을 알아냈다.
100: 빙고
먼저 2표 갑니다.
“빙고!”
“틀림없는 것 같네.”
“좋아. 그럼 이 녀석들은 적당히 처리해놓고 노리코가 있는 곳으로 가자. 방탄조끼 입고 권총에 소음기는 미리 껴둬.”
“수류탄은?”
“챙겨둬. 아니 아예 짐을 싸자. 밤을 틈타 그녀를 구출하고 그대로 탈출하는 거야.”
운이 좋았다.
바니걸 출신, 반년 전 들어왔고, 일본어에 일본 이름 그것도 노리코 본명이다.
게다가 검은 물이 빠져 노란 머리가 나오는 30대 중반 글래머 여성,
여기서 동명이인이란 결말 따위 개나 주라 그래.
“이 녀석에게서 뺏은 사원증이랑 열쇠... 아예 이 녀석 옷까지 뺏은 뒤에 이 녀석과 가장 체격이 비슷한 네가 이 녀석인 척 들어가면 우리가 따라 들어가서 처리하는 게 좋지 않을까.”
“과연.... 어차피 1분도 채 안 되는 시간만 벌 수 있으면 되는 거니까... 알았어. 그렇게 하지.”
“좋아. 그럼 우선 도주로부터 생각해보자.”
그렇게 해가 떨어질 때까지 최적의 작전을 짜내었다.
*
그리고 주변이 어두워지고 우리는 노리코가 있는 건물 뒤쪽에 왔다.
‘뭐 보여?’
‘잠시만... 응, 타겟 육안으로 확인. 머리가 푸딩이 되어 있어.’
‘줘봐. 어디... 아아 노리코 맞아. 얼마만에 보는 건지...’
‘감상에 젖을 시간 없어. 안에 타겟 이외에 몇 명 있어?’
어디...
1~33: 7명
34~66: 4명
67~99: 1명
100: 없어.
먼저 2표 갑니다.
@ 드디어 탈출각이 보인다..! 뭐 이제부터가 진짜 운빨겜이지만...
‘정말 한 명인 거 맞지?’
‘그래. 안은 꽤 밝아. 틀림없어.’
‘좋아. 어이, 들어가. 바로 따라갈게.’
‘오케이.’
총이 제대로 장전되어 있는지 다시 확인하고 오케이 사인을 보냈다.
변장한 그는 자연스럽게 안으로 들어갔다.
“응? 누구... 아, 너냐. 미안하지만 내가 먼저 쓰고 있다. 기다려.”
“들어와.”
그의 신호에 따라 우리도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남자는 놀란 듯 노리코에게서 일어났다.
“뭐야?! 외부인을 들이면... 우욱?!”
“시끄러. 옆으로 나와.”
변장한 그는 남자의 입에 권총을 쳐넣고 옆으로 치웠다.
노리코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무서워하는 모양이네.
“ㅁ... 머야..? 다신들응 누고야?”
“이거 참... 대륙어를 못하는 건 둘째치고 내 얼굴도 못 알아보는 거야?”
“뭐야. 일본어...? 그리고 이 목소리는...”
후드를 벗고 노리코에게 얼굴을 가까이 댔다.
“이래도 모르겠어? 정말 나이는 먹을 게 못 되네.”
“프... 프로듀서?!”
“응. 오랜만이야. 노리코. 자, 돌아가자.”
피육!
노리코 뒤에서 소음기 총성이 들렸다.
그 남자를 죽인 건가.
이런 감동적인 장면에 들어가는 SE가 총성이라니 연출도 너무하네.
“돌아간다니... 어디로...”
“물론 일본으로. 설마 이곳에 미련이라도 있어?”
“그런 건... 없지만... 그래도 나는...!”
“그럼 됐어.”
“프로듀... 으읍?!”
노리코를 수면제를 묻힌 손수건으로 잠재웠다.
미안하지만 미련이 없다면 더 이상 지체할 시간 따위 없어.
“노리코는 내가 들쳐멘다. 너희 둘은 날 엄호해. 바로 차가 있는 곳으로 향한다.”
““라져.””
죽인 남자의 옷을 벗겨 띠로 만들고 노리코를 등에 단단히 고정했다.
노리코는 알몸에 옷가지가 될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
적어도 홀몸으론 도망칠 수 없을 환경이네.
마음 같아선 관련자를 전원 죽이고 싶지만... 그럴 여유가 없으니....
“좋아. 가자. 가로막는 놈들을 망설이지 말고 죽여버려.”
“후우, 감미로운 초연 냄새. 얼마만인지. 아, 나 권총 말고 소총 쓸래.”
“드디어 우리에게 어울리는 일이네! 그리고 아서라. 권총만 소음기가 있잖아. 그건 정말 돌격해야 할 때까지 아껴둬.”
아쉽게도 이곳에서 북쪽 샛길까진 거리가 좀 있다.
거의 상회 구역 끝에서 끝으로 가는 거니 중간에 걸리면 좀 귀찮아질 테지만...
뭐 이날을 위해 고이 아껴둔 총알과 수류탄이다.
피바다를 건너서라도 도망친다.
1~33: 가는 길에 들켰다! 우수수 튀어나온다!
34~66: 몇 명 마주치긴 했지만, 지원 부르기 전에 빠르게 제거했다.
67~99: 스쳐지나간 사람은 있지만 우릴 의심하거나 공격하진 않았다.
100: 프리패스
먼저 2표 갑니다.
“그러게. 스쳐 지나간 사람은 있었는데 아무도 신경을 안 쓰는 건지 신경 쓰고 싶지 않은 건지...”
“바꿔 말하면 언제든 뒤에서 나타날 수 있다는 뜻이지만... 뭐 됐어. 지금은 나아가자.”
샛길까지 도착했지만 앞에서 가로막거나 뒤에서 쫓아오는 사람은 없다.
다행인지 폭풍전야인 건진 모르지만 이제와서 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이 앞엔 아마 그 브로커들이 있을 거야. 저번에 봤을 땐 10명은 안 되던 거 같은데...”
“기습으로 하는 거면 문제없어. 여기까지 왔으니 물러설 수도 없어. 가자.”
“그래. 수류탄도 있으니까 거처를 통째로 날려버리면 돼.”
“굴인데..?”
“아...”
미리 말 안 했으면 생매장당할 뻔했네...
무장을 소총으로 바꿔 들고 동굴로 진입했다.
1~33: 무장한 채로 기다리고 있었다!
34~66: 기습엔 성공했지만 수적으로 불리해!
67~99: 뭔가 숫자가 적다?
100: 다 취해서 뒤졌네.
먼저 2표 갑니다.
“보인다! 다들 전투 준비!”
“지원 부르게 해선 안 돼. 바로 초소에다 연막 터뜨리고 창을 향해 갈겨! 그리고 초소 지나면 당신은 계속 뛰어. 우린 초소 내부를 벌집으로 만들고 따라갈게!”
“따라올 수 있어?!”
“사람 업고 뛰는 놈보단 빨리 뛸 수 있어!”
“오케이!”
총의 안전장치를 해제하고 뛰자 두 개의 사람 그림자가 보였다.
“응..? 뭐야 너희?!!”
“쏴!”
투두두두두두두!!
“뭐야!? 무슨 일이야?!”
“탈주자?! 본부에 지원 요청!”
초소 내에서 나온 건 3명... 전원 경장!
“엄호할게! 연막 던져!”
“라져!”
초소 창문을 향해 있는 힘껏 연막을 던졌다.
마침 총알 덕분에 깨져있어서 한 번에 초소로 들어갔다!
퍼엉!
“뭐야?! 커흑!”
“어이! 제기랄! 뒤져라 탈주자!!”
“뒤지는 건 너다!”
투두두두두두두두두두!!
“좋아! 당신은 먼저 가!”
“오케이!”
다른 두 사람에게 뒤를 맡기고 먼저 뛰어갔다.
이거... 내 체력이 견딜 수 있으려나....
*
콰앙!!
폭발음?!
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어이!”
“뭐야, 벌써 왔어?!”
“다행히 안쪽엔 두 명밖에 안 남아 있더라. 바로 기계 박살 내고 두 사람 다 죽이고 쫓아온 거야.”
“일요일이라고 브로커도 쉬나 봐.”
“피해는?”
“뭐 총알이 절반 정도 날아간 거랑...”
1~50: 당신 배에서 피가 철철 흐르는 거?
51~75: 이 친구 팔이 당해버린 거?
76~100: 없어. 기적이야.
+3까지 가장 큰 값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