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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담당돌이었던 아내와 이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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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12, 2019 13:21에 작성됨.
현재 밀리마스 시점에서 15년 후를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밀리P로 AS의 P와는 별개인물입니다.
그냥 아이돌들의 미래의 모습을 쓰고 싶을 뿐이지 딱히 아내와의 관계회복이 목적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미래시점의 일상물이에요.
AS 멤버들의 미래는 결정이 되어 있습니다.
밀리 멤버들의 경우 등장 앵커 혹은 이벤트로 출연하는데 주사위를 통해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판정하게 됩니다.
다들 제가 짠 디폴트 인생은 있지만 앵커에서 지정하셔도 됩니다.
대신 인생의 굴곡은 주사위로 결정됩니다.
298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데비데비 데비데비 데비타로~♬ 좋았어!”
[이걸 아네? 그럼 줄리아! 다양한 옷들, 더 만나고 싶어♪]
“분명 전부 무~지 좋아! 아니 왜 아까부터 난 귀여운 노래만 시키는 건데!”
[괜찮아~ 괜찮아~ 이건 남자 노래니까!]
“꼬마 시절 노래잖아!”
이 노랠 부른 그 9살 남자애도 이젠 25살이지.
세월 참...
[그럼 미야! “불가능” 이라는 워드 따위 없어. 울려퍼져라, My voice 꿰뚫는 My force!]
“어슴푸레한 길에 날카롭게... 뾰족한 엄니를 보면 우.... 오야?”
[앗차, 리듬이 무너져버렸네. 아쉽지만 탈락!]
뿅!
“아프네요~”
[이건 진짜 뿅망치라고! 자, 다음은 시호다! 내일의 날씨도 맑음이네. 새하얀 작은 새가 노래하는 것 같아♪]
“심야에 마구 오가는 메시지. 시답잖은 일로도 웃음이 터져~♬”
[뿌뿌~! 그건 2절 가사! 이건 1절! 시호 땡!]
뿅!
“큿...”
남은 건 이쿠랑 줄리아, 그리고 리오인가.
이쿠나 줄리아는 그렇다 치고 리오가 꽤 오래 살아남았네.
[리오! 어흥! 어흥! 어흥! 어흥! GO! GO! 톱 · 스타!]
“어흥 어흥? 이... 이 노래를 이 나이에 부르는 건 좀...”
[노래에 나이가 어딨어!]
뿅!
뭐... 좀 부르기 힘든 가사긴 하지.
그럼 이제 드디어 둘만 남았네.
*
설마 두 명만 남은 상태에서 10번이나 더 이어질 줄이야.
그래도 결국 이긴 건 줄리아였다.
어떻게 이겼냐고?
10살 때 부른 초등학생 노래를 이제 와서 부르는 건 좀 부끄러운 법이지.
[자 그럼 줄리아에게 줄 상품은... 어디보자...]
“생각도 안 하고 있었냐!”
[아.... 아! 이 집에서 우리와 함께 살 권리를 주겠습니다!]
“하아?!?!”
하아...?
줄리아도 이 집에서?
뭐 난 상관없지만...
“괜찮은 거야?”
“난 괜찮아. 다른 애들도 아마 반대하진 않을 테고. 굳이 우승상품 같은 거 아니어도 오고 싶으면 와도 돼. 어차피 집은 더럽게 넓고.”
“그래... 조금 고민해볼게.”
“그렇게 해.”
*
이제 해도 완전히 떨어지고...
술판은 점점 커지고 있다.
다들 이렇게 넓은데 그냥 하룻밤 자고 말지란 생각에 실컷 마시고 있어.
더 이상 말릴 수 없어...
+3까지 파티 막바지에 있을 일을 정해주세요.
@ 노래를 전부 안다면 당신은 중급 프로듀서!
“미사키쨩 너무 마신 거 아냐~~~?”
“괜찮아~요... 어차피 평소엔 비싸서 마시지도 못하는데... 이럴 때라도 마셔야지! 잠옷도 챙겨왔다고요~!!”
“미사키쨩 묵을 생각이었어? 나돈데!”
다들 어디선가 잠옷이나 세면도구를 꺼내고 있다.
정말 잘 생각으로 왔구나...
아니 그건 상관없지만 다들 잠옷으로 갈아입거나 제대로 씻고 잘 상황은 아닌 것 같은 게 문제인데....
“어우우아우우옹어우...”
“유리코 씨... 너무 마셨어...”
“우그야오구유요.”
“얼른 정신차리고... 옷 입어....”
쟨 왜 날이 갈수록 술주정이 심해지는 것 같지.
하다못해 술이 세지기라도 해야지 왜 약해지는 것 같지.
“큰일이네~”
“그러게나 말.... 너도 파자마냐...”
“에헤헤... 바깥사람이 오랜만에 내려가는 거니까 묵고 오라고 했다베사.”
“그래. 그나저나... 여전히 잘 마시네. 이미지상으론 한 모금 마시면 취할 것 같은데 우리 중에서도 굉장히 잘 마시는 편이라니.”
“그러려나? 맛있는데...”
50도 넘는 술을 마셔도 멀쩡하단 말이지 이 아이.
솔직히 나도 이 아이랑 술로 대결하면 순삭당할 거다.
“그래서 요즘 농사는 어때?”
“아, 실은 이번에 멜론도 시도하고 있어.”
“멜론..? 멜론이 홋카이도에서 자라...??”
“응. 잘 자라고 있다베사.”
환경... 도대체 어디까지 망가진 거냐.
못해도 30도까진 올라가야 한다고...
홋카이도에서...
“아니 그보다 그러면 사과 농사는 불가능하지 않아?”
“그게 말이야. 이번에 주변에 있던 농장을 사들여서 좀 더 북쪽이고 내륙인 곳에서 사과를 키우고 남쪽에 바다랑 가까운 곳에선 멜론을 키우고 있어.”
“밭이 얼마나 넓길래 그렇게 기후차이가 나?”
“그렇게 넓지 않아. 정말 선으로 딱 그으면 기후가 달라진다베사!”
정말 말세구나...
벚꽃을 어떻게 부활시키냐가 문제가 아니야...
“헤에, 일본에서 가장 춥다는 곳에서 멜론 재배라니 록한 이야기네.”
“줄리아 씨!”
“여어, 히나. 프로듀서.”
“시즈카의 주정 들어주느라 고생했어.”
“보고 있었으면 좀 도와주지.”
“내가 끼어들면 더 성가지지 않았을까?”
“그것도... 그렇네.”
시즈카를 상대하는 건 솔직히 좀 꺼려진단 말이지.
언제까지 피할 수도 없는 거지만.
“그래서 어때? 이 집에 올 거야?”
“글쎄.... 어떻게 할까...”
“아직 밴드에 미련 있어?”
“없어. 지금은 기타를 칠 수 있으면 그걸로 족해.”
“줄리아 씨. 전 남친에 대한 걸 질질 끌면 좋지 않다고?”
“으윽... 히나한테 이런 말을 듣게 되다니... 딱히 그 녀석 때문에 밴드에 질린 건 아니라고. 어디까지나 음악성의 차이였을 뿐이야.”
그래서 지금은 그냥 자작곡을 연주하거나 기타가 필요한 곳에 찾아가는 거로 만족한다라...
거짓말.
너는 고작 그 정도로 만족할 그릇이 아니야.
“뭐야 그 눈빛. 말하고 싶은 게 있으면 말하라고 바보P.”
“VR 활동에 대해선 말 안 해?”
“윽... 알고 있었냐...”
“물론이지.”
“VR..? 줄리아 씨. Vtuber 해?”
“뭐.... 비슷하다고 해야 하나. VR에서 전세계의 사람들이 모여 음악으로 노는 곳이 있어. 즉흥적으로 팀을 만들어 연주하거나 자기 팀의 멤버를 모집하거나. 나도 요즘엔 거기서 즉석 연주하는 거에 빠져버려서.”
“거기서 인기가 생기면 어지간한 스타 취급이지만, 아이돌 업계 뺨치는 레드오션이지.”
“아아, 그래도 요즘엔 꽤 팬이 늘고 있다고. 아이돌 시절부터 팬이었단 사람도 많고.”
“그래. 너라면 금방 다시 스타가 될 거야.”
“프로듀스 해줄 수 있어?”
“글쎄다. 그쪽 업계는 거의 몰라서. 뭐 도와달라고 한다면 얼마든지 도와줄게.”
“그때는 부탁할게. 프로듀서.”
“우리 농장도 프로듀스 해줄 수 있나?”
“아마 나한텐 무리겠지... 동생이라면 가능할 테니까 한번 물어보... 아니 걔 은근히 사업확장에 눈독 들이고 있던데 집어삼키려 할지도...”
“그건 곤란하베사.”
아들한테 못해도 일본의 반 정도는 물려주고 싶다나 뭐라나.
문제는 걘 그게 가능한 녀석이란 거지.
쿠데타에 휘말리는 건 사양인데....
“어이~ 프로듀서~ 술이 떨어졌어~!”
“저 주정뱅이들 정말....”
“아, 내 것도 부탁할게.”
“히나 지금까지 계속 마시고 있었잖아...”
“아직 멀었다베사!”
내일 아침이 걱정이네....
+3까지 다음날 오전에 있을 일을 정해주세요.
P와 같이 해장용 물을 들고 오며"취한 다음날 날 보는 할머니의 표정이 이랬구마이..."라 작게 읊조린다.
1~33 도청기 설치
34~66 초소형 카메라 설치
67~99 P의 체모를 찾는중
100 직접 만든 주술부적을 집안 곳곳에 숨겨두고 있다
주사위 : 유리코의 변명 수준 (높을수록 P한테 납득이 잘 됨)
근데 프로듀서한테도 같이 씻자고 하는데.
아침에 일어났을 때 제일 먼저 튀어나온 말은 그것이었다.
집안 한가득 음식 냄새랑 술 냄새랑 기타 역겨운 냄새로 쩔어 있다.
정신 차리고 소파에서 일어나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개판이네.”
그 광경을 봤을 때 제일 먼저 튀어나온 말은 그것이었다.
과할 정도로 넓은 집안에 바닥보다 사람과 술병과 기타 쓰레기가 널부러져 있는 광경은 안 그래도 깨질 것 같은 머리를 더 아프게 하는 데 충분했다.
“일단... 청소해야겠지. 애들 깨우는 건 나중에 하고... 근데 애들을 안 치우면 청소도 못하겠는데...”
여기 말고 다른 곳도 둘러보자.
부엌, 식당 그리고 화장실....
“잠겼네?”
화장실에 누가 있는 건가 싶어서 노크를 해봤지만 답이 없다.
나도 일단 화장실을 가야 하니 근처에 있던 젓가락으로 문을 따고 들어갔다.
“자네...”
그 안에는 변기에 앉은 채 곤히 자는 시호가 있었다.
팬티는 내리고 다리는 쫙 벌려선 꽤 무성한 수풀과 둔덕이 훤히 보이는데 화장실 안에 냄새가 진동하는 걸 보니 볼일 보다가 그대로 잠든 모양이다.
휴지를 떼어 아래쪽을 닦아준 뒤 팬티를 제대로 입힌 다음 들쳐메고 나와 소파에 앉혔다.
다시 화장실로 돌아가 볼일을 보고 물을 제대로 내리고 방향제도 뿌리고 환풍기도 틀었으니 곧 빠지겠지.
“그래. 방바닥에 싼 것보단 낫지.”
그 대신이라고 할까.
아까 일부러 무시했던 화장실 앞의 토사물들의 원인을 알게 되었지만...
“일단 가능한 많은 애들을 어디다 얹고 바닥을 치우는 게 낫겠다.”
바닥에 굴러다니는 애들은 적당히 소파나 테이블, 계단 같은 곳에 치워두고...
여름이라 더운 건 알지만 벗고 있는 애들 수가 압도적이네...
카오리 씨와 세리카는 어제 코노미 씨 주도로 마작을 두고 있던데 결국 옷까지 벗어서 승부를 본 건지 두 사람 다 팬티 한 장만 입고 있다.
덤으로 남아 있는 패를 보니 최종적으론 세리카가 카오리 씨의 팬티까지 벗겼을 텐데 그 전에 뻗어버린 모양이네.
문제는 옷이 안 보이는데...
일단 소파에 옮기고 적당히 수건으로 가려두자.
그리고 얜 누군데 무대 위에서 쓰레기통에 얼굴을 쳐박고...
“아오바 씨...?”
이 낡은 드레스...
내가 몇 년 전에 아오바 씨한테 선물해선 어제도 입고 온 그 드레스다.
아오바 씨가 말하길 자기한테 있는 드레스는 이거뿐이라고.
쓰레기통에서 얼굴을 꺼내자 역시 아오바 씨가 맞았다.
귀여운 얼굴에 휴짓조각이나 쓰레기가 붙어있는 게 보기 안 좋아 일단 물티슈로 적당히 닦아내고 치워뒀다.
“자, 다음은 식당인데...”
미야와 스바루가 식탁 위에 누워 있는 건 뭐 그렇다치고...
그걸 찍다가 같이 잠든 것 같은 아리사도 둘째치고...
“리오야... 이런 예쁜 팬티를 입고 와선 왜 그걸 얼굴에 쓰고 있니...”
그것도 해부당하는 개구리 같은 꼴로 바닥에 자빠져선...
아래털을 깨끗하게 해놓은 바람에 더 잘 보이잖아...
얼굴에 있던 팬티를 다시 제자리에 입혀주고 얘도 식탁 위에 눕혔다.
“이 정도면 당장 거실과 식당 청소는 가능할 것 같은데 몇 명 없네... 윗층에 있나? 아니면 내 방?”
일단 내 방으로 가보자.
“어, 프로듀서 씨?”
“유리코??”
내 방에 들어가자 유리코가 뭔가를 하고 있었다.
얘가 이렇게 일찍 정신을 차렸다고...?
“네가 멀쩡해보이는 건 둘째치고 뭐하고 있어?”
“에? 그... 청소하고 있었어요. 여기 침대 위에 셋이 여기서 놀았던 모양이라...”
침대 위에는 모모코, 타마키, 이쿠가 나란히 자고 있었다.
셋다 꽤 흐트러진 옷차림이긴 해도 아까 그들에 비하면 나은 편이었다.
“그래서 유리코는 내 방을 청소해주고 있었다고?”
“네.”
“아무리 봐도 훨씬 급해보이는 거실을 두고?”
“그, 그쪽은 지금 손대긴 힘들 것 같아서.”
“청소라고 하기엔 거기 널부러진 술병과 안주들은 그대로 있네.”
“머, 먼저 이것부터 닦고...”
“가장 눈에 띄는 쓰레기를 뒤로 미루고 스탠드의 먼지를 닦는다라... 됐고 도청기 아니면 카메라 아니면 둘 다 내놔.”
“에엣?! 그, 그게 무슨 소리세요!”
“유리코. 지금 내놓으면 화내지 않고 넘어갈게.”
“네...”
유리코는 순순히 스탠드에 숨겨둔 도청기를 떼어 건네줬다.
“하아, VR 기기에 설치해 둔 것도 내놔.”
“어째서 알아채는 거예요?!”
“그러네... 사랑이려나...”
아직 부부이던 시절에 내 방에 뭐가 설치되어 있었는지 생각하면 뻔한 이야기지.
그때야 어차피 내가 방에 있는 시간이 잘 때뿐이었고 그래도 부부라는 명목도 있었으니 냅뒀지만 지금은 이야기가 다르지.
“여기요...”
“좋아. 그럼 내 방에 도청기를 설치하려 했던 벌로 유리코 혼자서 거실 청소다.”
“에에엑?! 화내지 않기로 하셨잖아요!”
“처음부터 순순히 둘 다 내놨을 때의 이야기지. 넌 날 두 번 속이려 했잖아.”
“그럴 수가...”
“자, 빨리 쓰레기봉투랑 걸레랑 락스물이랑 등등 챙겨와.”
“네...”
유리코를 데리고 밖으로 나오자 히나타가 2층에서 내려왔다.
꽤 멀쩡해보이는 걸 보니 역시 히나타라고 해야 하나.
“안녕. 히나타.”
“안녕. 프로듀서. 이야 엄청나네.”
“그러게. 애들 깨우는 것 좀 도와줄래?”
“응. 아, 메구미 씨의 방엔 메구미 씨랑 같이 시즈카 씨, 줄리아 씨, 치하야 씨가 자고 있다베사.”
“안 보인다 싶었더니 거기 있었구나. 그럼 남은 건 아카네, 레이카, 안나, 코노미 씨인가.”
“안나쨩과 코노미 씨는 나랑 같이 잤다베사. 셋이서 같이 육아에 대해 이야기했다베사.”
“너도 아들과 딸이 하나씩 있었지.”
“응. 벌써 2살과 3살이야.”
그럼 아카네, 레이카인데....
“프로쨩~!”
“응?”
위에서 아카네 목소리가 들려서 올려다보자 그곳엔...
“살려줘!”
하늘에 떠 있는 레이카 위에 아카네가 헬프를 외치고 있었다.
레이카가 나는 모습은 오랜만이네.
“잠깐만 있어봐. 히나타 물 좀 떠다줄래. 다른 애들 좀 깨우게.”
“아, 응. 맡겨줘.”
히나타를 부엌에 보내고 와산본을 이용해 레이카를 2층으로 유도했다.
높이가 맞아서 아카네도 내려오고 레이카도 그대로 휠체어에 앉히자 팟 하고 눈을 떴다.
“와~이! 맛있어 보이는 와산본이네요! 잘 먹겠습니다!”
레이카에게 와산본을 주고 히나타에게 가봤다.
이미 물 몇 병과 컵을 준비해둔 상태였다.
“그럼 나눠줄까.”
“응!”
부엌부터 시작해서 아이들을 깨우고 물을 먹이며 돌아다녔다.
내 방에 있던 세 명에게까지 먹이고 청소를 쉬엄쉬엄하던 유리코에게 잔소리 한 번 해주고 딴 애들에게 도와주지 말라고 엄포를 눈 뒤 2층으로 올라가자 메구미랑 줄리아, 키사라기가 쓴웃음을 지으며 내려왔다.
“무슨 일 있어?”
“그게... 시즈가 깨어났는데...”
“어제 일 때문에... 조금...”
“아.... 일단 가봐야지. 자, 너희도 물 마셔.”
“고맙습니다.”
메구미의 방 앞에 서자 이미 뭔가 소리가 들린다.
살짝 문을 열고 들어가자 침대에 이불이 크게 부풀어 올라 있고 그 옆에는 레이카가 있었다.
“그래도 시즈카쨩 멋졌다고! 독점해놓고 놓치기나 하고! 라면서!”
“으아아아아! 말하지 말아주세요!!”
팡!팡!팡!
이불더미 속 시즈카가 오열하며 이불을 차대고 있다.
뭐라고 하나.
무관계한 인물이 아니다보니 난감하다...
“취한 다음날 날 보는 할머니의 표정이 이랬구마이...”
“너도 이런 적 있는 거냐...”
인자한 얼굴로 보고 있으면서 자기 흑역사를 되새기고 있었나.
그보다 히나타의 주량으로 취해 날뛸 정도면 얼마나 마신 거지...
아니 일단 얘넬 어떻게 해야겠지...
*
뭐 어찌저찌 다들 정신차리고 유리코도 거실 청소를 마치자 다들 씻자고 이야기가 나왔다.
어차피 우리 집 욕탕이면 다 같이 들어가면 좀 좁긴 해도 불가능하진 않으니 괜찮겠지.
“프로듀서도 같이 들어가자?”
“응..?”
“메메메 메구미 씨!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그, 그래요! 프, 프로듀서와 함께 목욕이라니... 그것도 저희가 다함께?!”
“뭐 어때~ 우리 사이인데.”
“아니... 유부녀들도 있고...”
슬쩍 유부녀쪽을 보며 헬프를 요청했지만 다들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뭐 프로듀서 앞에서 갈아입거나 하는 일도 많았고 이제와서 별 느낌은 없지.”
너무 무감각해졌잖아....
1~50: 단호히 거절한다
51~100: 끌려들어갔다.
먼저 2표 갑니다.
“그야... 이렇게 많은 미녀한테 둘러싸여 목욕이라니... 내 이성이 못 버텨.”
“흐응~?”
“그러니까 난 빼고...”
“끌고 가!”
“뭐야?!? 잠깐 놔! 키사라기 넌 괜찮은 거야?!”
“딱히... 그 사람이 아닌 사람에게 보여지는 건 싫지만 당신은 뭐 비슷한 거니까요.”
키사라기에게 선배랑 비슷한 거 취급 당하는 건 좀 미묘한 기분이네...
인정받는 건지 경멸받는 건지...
*
“후냐아아.... 얼마만에 하는 따뜻한 물에서 목욕인지...”
“어라 미사키 씨 샤워가 취향인가요?”
“아니... 우리집 온수가 끊겨서...”
“아... 그 기분 저도 알아요.”
“시호쨩도?”
“네... 지금은 아니지만 예전에...”
.
.
.
“코토하쨩 다리 이제 괜찮나보네?”
“네. 레이카 씨는 괜찮나요? 목욕탕 들어와도...”
“이 아카네쨩이 붙어있으니까 안심이라고!”
“후훗 믿음직스럽네.”
.
.
.
아아....
정말 아름다운 공간이네.
그런데 왜 이렇게 기쁘지 않을까.
“어머~? 프로듀서. 성기능이 나쁘네~ 어쩌네~ 하더니 빨딱 서 있잖아~? 한눈에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하늘을 향해 딱딱하게 솟아선 말이야. 게다가... 제법 크잖아~”
따악!
“코노미 씨. 거기다 딱밤 때리지 말아 주세요.”
“어머 싫었어?”
“바람피는 거라고요?”
“섹스하진 않을 거니까 괜찮아~ 난... 말이지.”
적어도 수건으로 가리진 않을까 기대했지만 그런 건 없었다.
오히려 내가 가리는 것도 못하게 했고 난 20명이 넘는 전라의 미녀들 앞에 홀딱 벗은 채 홀로 놓여...
그럼에도 눈앞의 매혹적인 광경에 흥분하고 있단 사실을 다 드러낼 수밖에 없는 남자의 신체기능을 저주하고 있다.
차라리 안 설 때가 좋았어...
“저건 프로듀서 씨의 풀발기가 틀림없어요. 적어도 제가 경험한 선에선...”
“자랑인가요?”
“시즈카쨩... 어제부터 나한테 좀 가시돋힌 거 아니야..?”
“어차피 어제 그런 모습을 보인 김에 좀 더 솔직해지기로 했어요.”
“에에?!”
눈을 감고 소수를 세면서 이 시간이 끝나길 기다리는 것밖에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1~33: 누구도 나서지 못하고 끝났다.
34~66: 누구 한 명이 나섰다!
67~99: 3명이 나섰다.
100: 덮쳐!
먼저 2표 갑니다.
다들 내 눈치만 볼뿐 나한테 무슨 짓을 하지는 않는다.
그러니 그냥 조용히 어울려주면서 씻고 나왔다.
만약 누구 하나라도 작정하고 덮쳤다간 그대로 잡아먹혔을 것이다.
+3까지 오후에 있을 일을 정해주세요.
@ 이번 앵커 지나면 다들 자기 집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 절대 일선을 넘지 않게 해주는 다이스갓갓갓
아이돌들의 동향을 살핀다
“그래요. 왜 그냥 넘기신 거예요! 첫 스타트를 끊어주시리라 믿었는데!!”
“그... 그러면 시즈카쨩이 하지 그랬어!”
“나, 남들 앞에서 그런 파렴치한 짓을 어떻게 해요!”
“유리코 씨는 그런 짓을 할만한 캐릭터잖아요!”
“그럴 리가 없잖아! 나한테 왜 그러는 거야?!”
쟤네 금방 다시 친해졌네.
역시 여자들이 우정을 쌓는 덴 주먹다짐만한 게 없지.
다른 애들은 점심 먹고 늘어져선 집안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있고 평화로워졌네.
“저기 말이야. 프로듀서.”
“응? 무슨 일이야 메구미?”
“혹시 이 집으로 이사오고 싶어하는 사람 있어?”
“흐음, 글쎄다... 한번 이야기해볼까?”
“그럼 내가 물어보고 올게!”
뭐 기왕 넓은 집으로 옮겼으니 가족이 좀 더 늘어나는 것도 괜찮겠지.
그래도 유부녀들은 일단 안 올 테고 다른 애들도 바쁜 애들이 많으니 어떠려나...
+3까지 다이스를 굴려서 1의 자릿수의 중간값만큼 지원합니다.
“이번에 놀러 온 아이돌 중 미혼인 애가 총 12명인데?”
“응! 엄청나지!”
“아니 너무 갑자기 확 늘어나잖아... 작가 죽어...”
“응?”
“아니 아무것도 아냐... 그래서 누구누구야?”
“어디보자...”
1~11: 츠무기
12~22: 시호
23~33: 시즈카
34~44: 이쿠&모모코
45~55: 스바루
56~66: 리오
67~77: 미사키
78~88: 미야
89~99: 줄리아
100: 세리카(콤마 홀수)or카오리(콤마짝수)
세리카와 카오리는 캐릭터 특성상 아직은 웬만해선 눌러살 순 없습니다.
이쿠와 모모코는 반드시 같이 옵니다.
일단 +3까지만 굴려주세요. +6은 모일 수 없을 것 같고...
“흐음, 시호랑 아오바 씨는 예전에 이야기한 적이 있었지. 스바루는 정말로 의외네. 뭐 난 좋아. 쓸데없이 넓어서 5명으론 적적했으니까 인원이 2배로 늘어나면 그만큼 더 즐겁겠지. 일단 다른 애들에게도 물어보고 뭐 다들 반대는 안 하겠지만.”
“그러네. 다들 좋아할 거야.”
“그리고 이사하는 건 시간이 걸리니까 느긋하게 하고.”
잔소리꾼들이 늘어나기 전에 사요코를 데리고 와야지.
노리코 때랑은 달리 어디 있는지도 파악하고 있으니 정말로 데려오기만 된다.
원장이란 놈이 뇌물이 통하는 작자여야 할 텐데.
자동차를 보는 것만으로 발작하는 아이를 훔쳐 달아나는 건 쉽지 않을 테니...
*
그리고 쇠뿔도 단 김에 빼라고 했던가.
미리 준비도 다 해둬서 다음날 경호 인력이 도착하는 대로 바로 출발할 수 있었다.
작전은 간단하다.
반도에 밀입국, 사요코가 있는 정신병원으로 가서 사요코를 데리고 다시 돌아오면 끝이다.
대륙의 봉쇄도시에 비교하면 훨씬 쉽고 안전하고 빠르게 끝낼 수 있다.
진짜 문제는 데려오고 나서 죄책감과 트라우마로 점칠된 사요코를 어떻게 돌보냐인데 그건 데려오고 생각하자.
1~33: 꼴에 전시국가라고 밀입국 경계가 심한데
34~66: 무사히 입국했는데 사요코의 병원이 바뀌었다고?
67~99: 사요코가 있는 병원에 도착
100: 너무 쉬운 임무여서 벌써 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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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리 와서 집도 둘러본 츠무기는 선택받지 못했다...
“어떻게 들어갈 거야?”
“흐음...”
설마 입국부터 막힐 줄이야.
우리는 보트를 통해 해안까지 몰래 입국할 계획이었는데 항구 주변 경계가 꽤 있다.
물론 그렇게 눈을 부릅뜨고 열심히 경계하는 건 아니겠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겠지.
어떻게 해야 할까...
1~33: 밤까지 기다렸다가 해안으로 숨어들어가자.
34~66: 인부로 변장해 짐 내리기를 돕다가 빠지자.
67~99: 사람도 엄청 많고 그냥 당당히 지나가면 모를 거 같은데?
100: 다 방법이 있다.
먼저 2표 갑니다.
“괜찮을까?”
“그렇다고 당당히 나가기도 그렇잖아?”
“으음...”
어차피 선택지는 많지 않다.
그 순간 순간에 할 수 있는 일을 해야지.
*
밤까지 기다렸다가 하늘이 새까매진 차에 작은 보트로 해안을 향했다.
1~33: 원래 경계는 밤이 더 심한 법. 걸렸다?!
34~66: 만약을 위해 보트는 중간에 돌리고 잠수로 잠입
67~99: 안 들키고 무사히 상륙
100: !
먼저 2표 갑니다.
조용히 다가가고 있었는데 우리에게 라이트가 비춰졌다!
이건.... 정말 위험할 것 같은데....
1~33: 발포해왔다?!
34~66: 아쉽지만 이번엔 물러날 수밖에...
67~99: 어찌저찌 따돌렸나... 흠뻑 젖었네...
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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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성?! 설마 쏜 거야?!”
“이런 미개한... 자기네 국민이면 어쩌려고 배에다 총을 쏴?!”
“상상 이상으로 야만적인 곳이었네. 이거 진짜 위험할지도 모르겠다...”
탕! 탕! 탕!
1~33: 맞았...다....
34~66: 위협사격인가. 아직은 내뺄 수 있어. 돌아가자.
67~99: 아니 이건 공포탄일 뿐이야. 멀리 돌아서 잠입하자!
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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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 보아하니 새 창댓 아이디어를 짜야 하려나...
“이쪽에 산지와 절벽에 둘러싸인 작은 해안이 있어. 그곳으로 가자.”
“좋아! 가자!”
우리가 다시 해안에서 멀어지자 사격을 멈췄다.
좀 크게 빙 돌아가야 할 것 같지만 맞아 죽는 것보단 낫겠지.
*
“휴우 설마 고작 밀입국으로 추정되는 배에 냅다 총을 갈기는 미개하기 짝이 없는 나라였을 줄이야. 이 나라에 있다는 여자 괜찮은 거야?”
“그렇다고 믿어야지. 아니면 아까 그 총 쏜 놈이 미친놈이거나.”
“아... 그런 놈들 있지. 총을 쥐면 그냥 쏴보고 싶어하는 놈들.”
“그녀석 탄이 공포탄인 것도 그것 때문일까?”
“경계설 때 자기 총에 뭐가 들어있는지도 모르는 놈이면 확실히 위험하긴 하네.”
“일단 배는 숨겨뒀어. 워낙 우거진 곳이라 들키진 않을 거야.”
“하아, 계획이 모조리 틀어졌네. 밤에 산을 탈 수도 없으니 오늘 밤은 여기서 노숙이려나.”
“주변에 숙박시설 없을까?”
“있더라도 아까 거기서 밀입국 의심을 보고했다면 경찰 등이 찾아올 수 있으니까 그만두는 게 좋을걸.”
“하아, 어쩔 수 없지.”
내일 아침엔 산을 빠져나가서 가장 가까운 도시로 간 다음 차를 기다려야겠네.
원래는 그 항구 주변에서 미리 잠입하고 있던 동료가 차를 가져다줬을 텐데 한참 떨어져버렸으니...
“야영 준비 끝냈어. 일단 이거라도 마셔.”
“고마워.”
건네준 물로 목을 적시고 텐트 안으로 들어갔다.
텐트까지 검은색에 가까우니 이런 산속에선 보이지도 않을 거다.
“그래서 이번에 찾으러 가는 여자도 지난번처럼 도망친 창녀야?”
“아니. 이번에 찾으러 가는 건 쓸데없이 나라님에게 충성스러운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싫어하는 희대의 살인마야.”
“어어?! 살인마를 데리러 가는 거야?!”
“그녀가 총리의 자식을 죽였든 황제를 죽였든 관심 없어. 오히려 그 아이를 위해서라면 황제 정돈 죽어도 괜찮다고 생각해.”
“일본인이라곤 생각하기 어려운 사고방식이네. 뭐 난 돈만 준다면 누굴 데려오든 상관없어.”
“일본에 있던 시간 자체도 짧은데 뭘. 난 지금 일본의 황제가 누군지도 몰라.”
아니 그 정돈 알아라.
연호 바뀔 땐 그래도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질 거 아냐...
뭐 요즘 시대에 그레고리력 이외의 연호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비효율적이지만.
*
다음날이 되어 우리를 데리러 온 또다른 동료의 차를 타고 사요코가 있는 병원으로 직행했다.
미리 이야기를 해둬서 바로 원장과 직접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우리 쪽에서 데리고 있는 환자 한 분의 신변을 넘겨달라는 건가요?”
“그렇소. 어차피 그쪽도 그 아이를 데리고 있는 건 고역이지 않소?”
“흐음...”
1~33: 난 의사요. 환자를 파는 짓은 절대 못 해.
34~66: 난 상관없지만 다른 직원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라도 본인이랑 이야기하지.
67~99: 나야 뭐 아쉬울 것 없지. 돈만 충분히 준다면
100: 퍼뜩 데려가. 얘 땜에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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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상에는 수많은 반도가 있죠. 전 개인적으로 발칸반도가 마음에 듭니다. 왜냐면 제가 좋아하는 만화 주인공의 필살기가 발칸반도에서 황 노사에게 익힌 거라고 했거든요.
“후우, 당신이 그 아이를 데리고 있는다고 득을 볼 게 뭐 있죠? 이미 가족에게까지 버려진 아이인 데다 말도 안 통하고 받는 돈 이상으로 수고가 많아 사실상 손해밖에 안 될 텐데.”
“물론 그렇소. 하지만 그래도 한번 맡은 환자를 당신 같은 누군지도 모를 사람에게 넘겨주진 않소. 반대로 당신은 왜 그녀를 원하는 것이오?”
“뻔하지 않습니까. 사랑이죠.”
“뭐요?”
“그녀와는 15년이 넘는 인연으로 서로를 끔찍이도 아꼈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사고에 휘말리고는 날 피해 도망쳤고 그녀를 찾는 데만 몇 년이나 걸렸습니다. 당신이 의사로서 그녀를 포기하지 못하겠다 해도 저 역시 그녀를 포기할 수 없습니다.”
“그 말을 믿으라고요?”
후우...
정말 귀찮은 놈이네...
폰에 있는 나와 사요코 둘이서 찍은 사진을 보여줬다.
“이건...”
“벌써 오래전 사진이지만 틀림없이 저와 그녀입니다.”
“확실히... 지금보다 젊고 생기가 있지만 그녀가 맞군요... 하지만 그렇다고 당신의 말을 믿을 수는 없소. 당신이 미워서 도망쳤던 걸지도 모르잖소.”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보셨군요.”
“사라진 여자를 찾아 다른 나라까지 오는 것도 꽤 드라마틱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정말 한 마디를 안 지는군.
억지로 뺏는 것도 방법이지만... 아직은 아니야.
일단은...
1~33: 간호사가 들이닥쳐 사요코가 또 발작을 일으켰다고
34~66: 사요코를 만나게 해주십쇼.
67~99: 대가리 박고 부탁한다.
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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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스 상태 정말 대단하네... 두번 굴렸는데 더 낮아졌어...
“예?”
“그녀와 직접 만나 이야기하겠습니다. 아마 그녀는 저를 보는 것을 그리 달가워하진 않겠지만, 여기서 당신과 말싸움을 하는 것보단 낫겠죠.”
“왜 달가워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시오?”
“그녀가 먼저 모습을 감춘 것이니까요. 죄책감도 있을 테고 민폐 끼칠 걸 걱정하는 것도 있겠죠.”
“흥 그러시겠지.”
“평생 속고만 살았나.”
“당신 같은 사람이 한 둘일 것 같소? 그리고 그 중에서 제대로 된 사람이 얼마나 있을 것 같소?”
“관심 없습니다. 그보다 얼른 그녀를 만나게 해주시죠.”
“흐음, 간호사 지금 그녀는 어떻지?”
“방에서 쉬고 있습니다.”
“좋아. 그럼 방으로 가세. 면회실로 가는 길 중간에 창문으로 자동차라도 봤다간 곤란해져.”
그를 자리에서 일어나 사요코의 방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미리 이 병원 구조를 알아보라고 시킨 다른 세 명에게 눈짓도 보내두고.
만약 잠입해서 빼내거나 억지로 뺏어서 달아날 경우의 루트를 파악해둬야지.
*
똑똑
“타카야마 씨. 들어갑니다.”
[네]
사요코를 부를 때조차 반도어를 쓰는 건가?
그렇다면 일본어는 못한다고 봐야겠군.
“무슨 일이신... 거짓말... 어째서...”
“오랜만에 만났는데 그런 표정을 짓는 거야?”
“말도 안돼... 프... 프로듀서... 왜 이곳에...”
“그야 물론 널 데려가기 위해서지.”
오랜만에 본 사요코의 모습은 과거의 생기라곤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초췌하다.
이 시설 괜찮은 곳 맞아?
마른 것도 마른 거지만 다크서클도 심하고 머리도 엉망이고 헬쑥한 게 몰골이 영....
“이봐요. 애를 제대로 돌보고 있는 겁니까. 생기라곤 눈씻고 찾아봐도 없잖아요.”
“우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소. 그녀의 모습은 그만큼 그녀의 병이 깊다는 뜻이오.”
“어떻게 이곳을 알아낸 거죠...?”
“우수한 검사와 돈 많은 아가씨 덕분이지.”
“읏... 왜 절 찾아온 거죠?”
“말했잖아. 널 데려가기 위해서지.”
“전 더 이상 765에 있을 수 없어요.”
“나도 765는 그만뒀어.”
“네??”
“지금은 한적한 곳에 집 짓고 은거 중이야. 그리고 내가 널 데려가고 싶어서 이곳에 온 거지 765랑은 아무 관계 없어.”
“전 갈 수 없어요.”
“어째서?”
“제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아시잖아요! 전 사람을 죽였다고요! 그것도 잔뜩! 게다가 그 일로 프로듀서나 다른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민폐를 끼쳤는데... 이제 와서 무슨 낯짝으로 돌아간다는 거예요?!”
“그딴 거 몰라.”
“네?”
“네가 누구를 죽였든 얼마나 죽였든 상관없어. 난 그저 널 데려가고 싶어. 네가 이런 미개한 나라의 구석의 낡아빠진 병원에서 홀로 썩어가게 둘 순 없어!”
“전 가고 싶지 않아요! 제가 일본에서 어떤 취급인지 저도 잘 알아요! 저를 데리고 있단 사실이 알려지면 프로듀서에게도 피해가 갈 거예요! 게다가 다른 사람들은요? 프로듀서가 혼자서 은거할 리가 없어요. 분명 같이 사는 사람이 있잖아요. 그 사람들은 어떻고요!”
“네 말대로 같이 사는 아이들이 있어. 그리고 내가 널 데려오겠다고 했을 때 다함께 찬성해줬어.”
“그야 그렇겠죠! 만약 거기서 절 데려오는 걸 반대했다간 프로듀서에게 미움받을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말해요!”
음...
뭐 그건 맞는 말이네.
“어쨌든 전 가지 않을 거예요.”
“곤란한데... 네가 돌아가지 않는다면 나도 돌아갈 수 없는데.”
“그렇게 말해봤자 언젠간 돌아갈 수밖에 없잖아요. 외국에 그렇게 긴 시간 있을 수도 없고.”
“그야 뭐... 정상적인 경우라면 그렇겠지.”
“네..? 서, 설마 프로듀서...”
“사요코, 넌 내게 너무나 소중한 사람이야. 너를 데려가기 위해서라면 난 뭐든지 할 수 있어.”
“프로듀서..!”
“아아 잠깐잠깐. 난 일본어를 못해서 두 사람이 무슨 이야길 하는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말이야...”
1~33: 그녀가 싫어한단 건 알겠네.
34~66: 난 이만 가봐야 하니 둘이서 이야기를 마무리 하게.
67~99: 이렇게 말 많고 얼굴에 생기가 도는 모습은 처음 보는군.
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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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당신네 병원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애랑 의사소통을 못 하는 주제에 무슨 정신병원이야.
“아무래도 그녀는 이곳에 있는 것보다 당신과 함께 있는 게 더 좋을 것 같소.”
“원장...님..? 지금 무순 이아기를 하시는...”
“타카야마 씨. 난 그대의 신변을 그에게 맡기기로 결정했소! 그러니 빠르게 절차를 밟도록 하지!”
그는 밖으로 뛰쳐나갔다.
사요코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고... 슬쩍 웃었다.
“전... 여기서 계속 있으려고 했는데...”
“하지만 나랑 같이 가게 되었네.”
“제가 간다고 해서 아무도 기뻐하지 않아요.”
“난 기뻐.”
“밖으로 한발짝도 못 나간다고요.”
“그렇다면 나가지 않아도 괜찮아.”
“제 명의로 아무것도 못 해요.”
“내 명의로 하면 돼.”
“타카야마 사요코는 일본에 있어선 안 돼요.”
“원한다면 또는 필요하다면 다른 사람이 될 수도 있어.”
“윽... 대체 왜 그렇게까지 해서 절 데려가려는 거죠?”
“네가 행복해지는 모습을 보고 싶으니까.”
“그곳에선 제가 행복해질 수 없어요.”
“그건 여기서도 마찬가지잖아. 의사란 놈이 네 목소리를 1년간 몇 마디밖에 못 듣는다는데 네게 도움이 될 리가 없어.”
무엇보다 지금 사요코의 겉모습만 봐도 제대로 먹고 자고 하지 못하는 것 같다.
병원 자체도 작고 낡은 게 영 미덥지 못한 모습이다.
“두 분 이만 원장실로 가시죠.”
“그러죠. 자, 사요코. 그만 포기하고 가자. 가서 살아보고 정 싫으면 다시 돌아와도 좋으니까.”
“아, 잠시만요. 출발하기 전에 이걸...”
“이건..?”
“눈가리개입니다. 가는 길에 만약 자동차라도 봤다간 큰일이니까 돌아다닐 땐 늘 이걸 차고 저희가 유도해서 돌아다닙니다. 만약 차에 탄다면 귀도 막아주세요.”
“그렇군요... 자, 사요코.”
눈가리개를 사요코에게 건네자 사요코는 한참을 머뭇거리다 크게 한숨을 쉬고는 눈가리개를 찼다.
팔짱을 낀 뒤 사요코가 따라올 수 있도록 천천히 원장실을 향했다.
*
“자, 그럼 대금을 지불해주실까.”
“돈은 받는 겁니까?”
“당연하네. 맡은 사람이 줄면 정부의 지원이 줄어든다고. 당연히 두둑하게 받을 것이오.”
“후우, 여기 있습니다.”
“호호호~ 이건 꽤나 두둑한....”
“잠깐만요?! 저 혹시 팔린 건가요?!”
“그야 프로듀서니까 아이돌을 사고팔 때도 있는 거지.”
“그럴 리가 없잖아요?!”
뭐 사요코는 둘째치고 피를 보지 않고 끝나서 다행이네.
돈으로 해결된다면 그나마 다행인 거지.
“자, 다시 눈가리개 하자. 이만 가야지.”
“으으...”
입으론 싫다 싫다 하면서 또 순순히 따라온단 말이지.
수상해.
의심하고 싶진 않지만... 어쩔 수 없지.
사요코를 차에 태우곤 팔에 수갑을 채워 나와 연결했다.
“잠깐?! 뭐 하는 건가요?!”
“도망치면 곤란하니까 만약을 위한 거야. 반대쪽은 나랑 이어져 있어.”
“절 못 믿으시는 건가요?”
“미안. 무슨 일이 있어도 널 놓칠 순 없거든. 자, 귀 막을게. 출발하자.”
차로 이동하는 내내 사요코는 몸을 둥글게 만 채 떨고 있었다.
아무리 눈과 귀를 막아도 몸으로 느껴지는 진동과 엔진음은 막을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최대한 빨리 이 나라를 떠나야지.
미리 지난번과는 다른 항구에 배를 수배해뒀다.
1~40: 저번의 일 때문인지 경비가 돌아다니고 있다.
41~100: 무난하게 복귀
먼저 2표 갑니다.
차에서 내려 사요코를 집 앞까지 인도한 뒤 눈가리개와 귀마개를 풀었다.
“와아... 프로듀서... 으리으리한 곳에서 사네요...”
“뭐 너무 큰 집이지. 이젠 네 집이기도 하고.”
“집...”
멍하니 집을 쳐다보는 사요코를 두고 문을 열었다.
그러자 그 너머에 있던 건...
“아, 에미...”
짜악!
또다시 뺨에 불꽃 아니 번개가 달렸다.
예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엣?! 프로듀서? 에밀리쨩!?”
“오랜만이네요. 사요코 씨 지치셨죠? 목욕물을 데워놨으니 들어가서 쉬세요.”
“자, 잠깐?!”
에밀리는 사요코의 손을 잡고 망설임 없이 집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뭐 어쩔 수 없는 일인가.
시간도 늦었으니 이만 자자.
+3까지 다음날 있을 일을 정해주세요. 시간적 날짜는 4월 22일 수요일입니다.
메구미 "이런일은 프로듀서가 직접 나서지 말라고..."
유리코 "저희가 그렇게 당부를 했는데도 정말..."
에밀리 "청개구리같으신 지도자님..."
코토하 "저희와의 약속을 어긴 벌이에요! 오늘 하루 프로듀서는 그렇게 있도록 하세요!"
사요코 "저기 얘들아... 약속은 약속이라지만 아무리 그래도 프로듀서한테 이런 벌은 좀..." 안절부절
“쿠헉?! 무, 뭐야?!”
퍼억! 퍼억!
“커흑! 설마?”
자던 중 갑작스런 충격에 깨어나자 얼굴 위에 이불 같은 게 눌린 채 계속해서 충격이 느껴졌다.
지난번처럼 애들이 밟고 있는 건가?!
“왜 맨날 이렇게 걱정만 끼치고!”
“일주일만에 또 나가다니 너무하잖아욧!”
“저희 말이 말 같지 않아요?!”
“그래도...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에요.. 훌쩍...”
“정말이야...!”
“아얏! 울면서 기뻐해줄 거면 밟는 건 멈춰... 쿠휅!”
“싫어요!”
퍼억! 빠악! 푸욱!
이젠 아예 다 같이 뭔갈 신고 밟고 앉았네!
울면서 환영할지 화내며 밟을지 하나만 해달라고!
“이게 뭐야...”
“그 목소리... 사요코? 얘네 좀 말려주지 않을래?”
“네? 아, 저기!”
“사요코. 집이나 한번 둘러보고 오렴.”
“응, 알겠어.”
“사요코?!”
“죄송해요. 눈물을 흘리며 정색하는 코토하 씨가 너무 강력해서 안 되겠어요. 먼저 식당에 갈게요.”
사요코 쟤 내가 억지로 데려온 거 마음에 두고 있는 거겠지.
그나저나 언제까지 밟을 거야!?
*
“저기 아침에 그렇게 짓밟은 것으로는 부족했던 거야..?”
“당연하죠.”
“그래도 이 나이에 이 꼴은 좀...”
지금 내 모습이 어떻냐고 하면 거실 구석에서 무릎 꿇고 손들고 있다.
덤으로 목에는 나는 아이돌의 부탁도 무시하고 위험한 일에 뛰어든 몹쓸 프로듀서입니다라고 적힌 패널을 메고서.
팔과 다리가 저리는 것도 문제지만 꽤 수치스럽다...
“우리가 위험한 일에 직접 나서지 말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전혀 안 들어주시고.”
“청개구리신가요.”
“저희와 그렇게 약속해놓고 1주일만에 어기신 벌로 오늘은 계속 그러고 계세요!”
코토하의 마무리에 다들 응응 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단 한 사람만 빼고.
“저, 저기... 아무리 그래도 프로듀서인데 이런 짓을 하는 건...”
“자, 사요코 그런 것보다 앞으로 일본에서 어떻게 살아갈지 이야기해보자.”
“에? 저기 프로듀서는...”
“괜찮아. 아, 혹시 또 이런 일이 일어났을 때를 대비하잔 이야기? 그건 좋네. 어떻게 할까?”
“발에 철구를 달아본다거나?”
“혼자선 도망 못 치게? 하지만 철구 하나론 좀 부족한데...”
철구?
“그럼 수갑으로? 손발에 다 채우면 우리 없인 아무것도 못 하게 되니까 걱정 없어!”
수갑?
“아니아니 왜 이야기가 그렇게 가는데?!”
“필요한 이야기랍니다. 지도자님. 그래도 혼자 못 나가게 하기 위해서 일상 전체를 제한하는 것은 조금 과한 것 같네요.”
“이런 건 어떨까요? 프로듀서 씨의 옷을 전부 몰수한 다음 각 파트별로 저희가 나눠 보관하는 거예요! 누구는 상의 누구는 하의 누구는 속옷 누구는 신발 이렇게요. 그러면 프로듀서 씨가 나가기 위해선 최소한 3명 이상의 허락이 필요해지는 거죠!”
“유리코.... 좋은 생각이다!”
“어디가!?! 어처구니없는 생각이지!”
“하지만 그래선 프로듀서와 단둘이 나갈 때 어려워지지 않아?”
“메구미. 남성공포증 때문에 맘대로 밖에 못 나가는 애가 프로듀서랑 단둘이 밀회는 즐기는 거야?”
“냐하하... 코토하. 눈이 죽어 있다고?”
왜 이야기가 이렇게 진행되는 걸까.
일단 팔은 슬쩍 내리고...
“프로듀서...”
“무슨 일이야. 사요코.”
“꽤 휘둘리며 살고 계시네요.”
“그러게.”
“이 4명만으로 충분히 힘드신 것 같은데 전 그냥 원래 있던 곳에 되돌려 보내는 게 편하지 않을까요?”
“안돼.”
“역시나... 그러시다면 프로듀서 팔 내렸다!”
“야 너!”
“아앗?! 프로듀서 씨!”
사요코 저 녀석...
마음에 제대로 담아두고 있네..!
*
그래도 다행히 나한테 수갑을 채우니 옷을 벗기니 하는 이야기는 잊혀지고 사요코가 앞으로 일본에서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갔다.
이건 사요코만이 아니라 노리코에게도 해당하는 이야기겠지.
“일단 옷을 사야겠지. 사요코랑 노리코 것도 함께 사고...”
“노리코 씨? 노리코 씨가 왜...?”
“아, 맞아. 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
“네... 10년 전에 15년 형을 받고 4년 전에 가석방으로 나온 뒤에는 바로 일본을 떠났으니까 10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몰라요.”
“뭐 그건 엄청 긴 이야기니까 천천히 하자. 우선 옷이랑 핸드폰, 그리고 가짜 신분이 필요하겠지. 신분이야 뒤쪽에서 알아서 해줄 거고... 두 사람 다 일을 할 수 있는 몸은 아니고... 뭐 어차피 여깄는 사람 모두 백수니까 상관없나.”
“죄송해요.”
“아냐, 신경 쓸 거 없어.”
일 이야기가 나오자 다들 낯빛이 안 좋아졌다.
다들 나름대로 일 안 하는 것을 미안해하고 있던 건가.
“뭐 일단은 옷이랑 핸드폰...은 내 명의로 개통하고 방도 꾸밀 거 사고. 당장은 그거면 돼. 급할 것 하나도 없으니까. 당장 오늘 갈아입을 옷도 없을 테니 오후에 사러 나가... 못 나가는구나.”
자동차를 보거나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발작을 일으키는데 뭔가를 사러 갈 수 있을 리가 없다.
“읏... 죄송해요.”
“아냐. 괜찮아. 요즘 시대엔 VR로 인터넷 상품을 직접 입어보고 구매할 수도 있으니까.”
“VR..? 그게 그렇게나 발전했나요?”
“응, 일단 내 기기를 이용해서 아이디랑 아바타를 만들자. 옷을 입어보기 위한 아바타니까 신체 스캔으로 만드는 게 좋겠지.”
“세상이 엄청 변했네...”
“그 마음 나도 잘 알아.”
“코토하 씨..?”
“나중에 이야기해줄게.”
그러면 어차피 사요코를 위한 쇼핑은 인터넷 쇼핑이 되었고 노리코는...
솔직히 노리코의 그 괴상하게 커진 가슴과 말라버린 다른 부위와의 갭 때문에 사이즈조차 파악이 안 되니 미루게 되고.
그러면 집 밖에 나갈 일은... 없음!
+3까지 오후~밤에 있을 일을 정해주세요
“네. 6명이나 더 이곳에서 살겠다고 했으니까 한번 정리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해서요.”
“으음... 그렇지만 저번에 생일파티 끝나고 1층은 거의 다 대청소 급으로 청소했잖아? 평소에도 너희가 매일 청소 해주고 있고.”
“으음... 그럼 방만 치우면 되려나? 사요코 방도 급하게 들어온 거라 제대로 정리도 하지 않았고. 내일 옷이 도착한다고 했으니까 오늘 같이 해버리자! 어때?”
“그러네. 메구미의 말대로야. 6명이 오고 사요코까지 방 7개라. 2층에 3개 3층에 3개에 사요코가 쓰는 4층 구석방 이렇게 청소하면 되려나.”
“집에 엘리베이터가 있어서 다행이네요.”
“그러게.”
집안에서 계단으로 3층 이상 돌아다니는 건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니.
솔직히 내가 2층 이상으로 올라가는 일도 거의 없다.
공기가 다르다고 할까...
여자들만의 공간이란 분위기를 풍기고 있기도 하고.
“저기 제 방은 제가 직접 할 테니 너무 신경쓰지 않으셔도...”
“괜찮아~ 같이 하면 빨리 끝나니까~ 아, 혹시 프로듀서에게 보여지는 게 싫은 거야?”
“그런 건 아니지만...”
“그럼 난 3층의 텅 빈 방만 맡을게. 여자의 방을 뒤지는 것도 보기 안 좋고.”
그렇게 나랑 에밀리가 3층을 정리하고 나머지 애들이 2층과 4층을 정리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 전에...
“에밀리. 너에겐 청소 말고 다른 일을 맡기고 싶어.”
“네?”
“실은...”
*
이 집... 너무 넓어....
방 몇 개 청소했다고, 그것도 아무것도 없는 방인데 날이 저물었어.
혼자 방 세 개는 너무 무리했나.
허리는 끊어질 것 같고 무릎은 쑤시고 죽을 맛이네.
얼른 내려가야지.
“응? 이 냄새는...”
1층에 도착하자 맛있는 냄새가 났다.
설마...
“뭐야 나 빼고 먼저 시작한 거야?”
식당에서 사요코의 환영파티가 시작한 상황이었다.
“프로듀서 씨 늦어요.”
“미안미안.”
“지도자님 어서 오세요.”
“그래.”
“이야, 설마 우리 몰래 에밀리에게 사요코의 파티 준비를 시켰었다니 프로듀서 제법인데?”
“말했다면 도와줬을 텐데.”
“아뇨. 지도자님이 직접 내리신 임무인 걸요. 게다가 다른 분들께 도움을 받으면 들켰을지도 모르니까요.”
“날 위해서... 고마워 에밀리쨩.”
“그래. 수고했어. 에밀리.”
에밀리가 차려준 음식과 술을 마시며 사요코도 조금씩 어색함이 풀려가는 것 같아 다행이다.
그래도 이렇게 보면 그 병원 그렇게 돌팔이는 아니었던 것 같다.
일단 원장도 나름 올곧은 인간이었고 사요코의 마음도 상상했던 것만큼 피폐하진 않다.
일본어를 할 수 있는 상담가라도 있었던 걸까.
[번데기가 나비로 바뀔 때까지~ 저를 바라봐 주시겠어요?♪]
이 착신음은... 미야의 메일?
어디...
“이거 참... 파티가 끝나질 않네.”
“응? 무슨 일 있나요?”
“저번에 메구미의 생일파티가 즐거웠던 건지 미야도 생일파티를 하겠다고 연락이 왔어.”
“정말?! 언제? 어디서?”
“당일 밤... 그러니까 모레 금요일 밤에... 우리 집에서 하고 싶대.”
“냐하핫! 여기서 하는 거냐고~!”
“메구미를 배려해준 것일까요?”
“그렇다면 다행이네. 마침 사요코도 외부 파티장이라면 가기 힘들 테니까.”
“아뇨. 전 그냥 방에서 안 나올게요. 제가 끼면 분위기만 망칠 테니까...”
“에~ 그렇지 않은데~”
“안 돼요. 저 때문에 여러분이나 미야 씨의 얼굴에 먹칠을 할지도 몰라요. 설령 예전 동료들만 모인다고 해도 저한테 안 좋은 감정을 가진 사람은 있을 테니까요.”
그런 이유로 아까도 다른 애들도 올 수 있단 걸 알고 4층의 구석진 곳을 방으로 삼겠다고 하고 최대한 나오지 않겠다고 했을 정도니...
솔직히 말해서 아이돌들은 큰 걱정 없지만, 파티를 준비할 외부인이나 외부 손님이 왔다가 사요코를 알아보면 확실히 귀찮아지는 게 사실이다.
“그러면 이미지 체인지라도 해볼래?”
“에?”
“그야 그 일이 있고 벌써 10년이나 지났다고? 사요코의 얼굴까지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테고 머리를 금발로 염색한다거나 하는 정도만 해도 꽤 잘 속일 수 있을 것 같은데.”
“메구미 씨... 하지만 그렇게 방심하고 있다가 잘못하면 대참사라고요?!”
“냐하하... 정말 코토하에게 지지 않을 정도로 완고하다니까...”
“왜 내가 나오는 거야?”
“자자, 참가하지 않겠다는 애를 억지로 참가시킬 순 없으니까...”
“절 억지로 데려온 프로듀서가 하실 말씀인가요.”
“없으니까 일단은 방에 있어. 온 사람들 보고 괜찮겠다 싶으면 부르러 갈게. 미야도 우리 집에서 한다는데 외부인을 막 부르진 않았을 테니까.”
“알겠습니다.”
“그럼 그런 것으로 하고... 미야 생일선물 준비 못 했어....”
“최저.”
“최악.”
“저질.”
“변태.”
“납치범.”
“중간에 이상한 게 하나 껴 있는데. 납치범은... 할 말 없지만. 어쨌든 미야에게 선물로 받고 싶은 거 물어봐야겠다.”
+3까지 미야가 바라는 것을 적고 굴려주세요. 가장 큰 값 갑니다.
“네?”
“미야에게 생일선물로 뭐가 좋냐고 물어봤는데.”
“네...”
“계산기라는 답이 돌아왔어. 이거 무슨 은어인 거니?”
“......”
모두 함께 침묵할 뿐이었다.
혹시나 몰라 좀 귀여운 모양의 계산기를 주문했다.
+3까지 다음날 있을 일을 정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