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식당의 음식 맛은 다행히도 후미카에게 그렇게까지 안 맞지는 않았다. 좀 간이 강하게 되어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긴 했지만, 그래도 타국의 랜덤한 식당이 이 정도면 좋은 거지.
이제 보니 식당 안에 외주업체들이 꽤 있었다. 규동을 나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것도 본 것 같다. 나중에 한 번 그 곳에서도 먹어봐야지. 생각해보니, 교내식당은 총 몇 개가 있는 거지?
물론 그 잡생각 안에 숨겨진 본심은 너무나도 간단하고 원초적이었다.
아, 수업 듣기 싫다.
솔직히 말해서, 후미카가 공부하는 걸 너무나도 싫어하거나 그러진 않았다. 아니, 책 읽는 걸 좋아해서인지 공부에도 흥미가 있다면 있는 편이었다.
하지만, 뭔 소리인지 모를 무언가를 한 시간 반 동안이나 듣고 있으라고 한다면 서서히 정신이 미쳐가는 건 당연하지 않을까.
그래, 마치 이 수업처럼 말이다.
“So last class, we discussed about arclength and the tangent, normal and binormal vectors. We also discussed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three vectors and the plane formed by them, called the osculating plane.(저번 시간에, 저희는 곡선의 길이와 접선벡터, 법선벡터 그리고 종법선 벡터에 대해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우리는 또한 이 세 벡터들과 그들로 인해 형성되는 접촉평면(작가의 말: 마땅한 번역명이 없어 일본어에서 가져왔습니다), 이 넷의 관계를 알아보았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사기사와 후미카는 저것들을 배운 적이 없다.
“Today we will learn about four important differential operators, the gradient, divergence, curl and the laplacian, and their properties.(우리는 구배, 발산, 컬과 라플라시안이라는 네 개의 중요한 미분 연산자들과, 그들의 성질에 대해 알아볼 것입니다.)”
이쯤 되면 대략 정신이 아득해진다.
“All of these involve the del operator, which is a vector differential operator, possessing the properties of both a vector and a differentiation operator.(이 모든 것은 델 연산자와 연관되어있습니다. 델은 벡터의 성질과 미분의 성질을 모두 지닌 벡터 미분 연산자입니다.)”
오, 신이시여.
“Hence, the operators possess properties that are analogous to a vector, and yet contain some differences, such as additional terms, emerging from various differentiation rules. Proving some of the properties are part of your homework due next Friday.(따라서, 이 연산자들은 벡터를 연상케 하는 성질들을 가지고 있지만, 다양한 미분 규칙들에 의해 추가적인 항들같은 몇 가지 차이점들 또한 지닙니다. 몇몇 성질들을 증명해 보는 것이 다음 주 금요일 제출해야 하는 숙제의 일부분입니다.)”
만약 당신이 정말로 저를 굽어살피고 계신다면,
이 몸을, 구원하소서.
“The gradient is defined as written here in cartesian coordinates. The reason for defining it as such will be revealed much later, but it has many uses and as such is introduced much earlier than its meaning.(구배는 직교좌표계에서 여기 적어진대로 정의됩니다. 이렇게 정의하는 이유는 훨씬 뒤에 밝혀질 것이지만, 쓸모가 매우 많아서 이렇게 그 의미보다 훨씬 빨리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문학의 땅을 떠나, 그리스 문자들과 온갖 기호로 가득한 수학의 황무지를 처음 방문해 본 여행자.
이해의 범주를 뛰어넘어버린 저것은,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여행자는, 눈앞에 펼쳐진 거대한 논리의 구조물들을 마주한다.
저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해버린다면, 다시는 그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대체 무슨 깨달음을 얻을까.
얼마나 경이로운 비밀이 저기 숨어있을까.
하지만, 여행자는 두렵다.
여행자는 집이 그립다.
여행자의 집은 이제 저 멀리 까마득한 곳에 겨우 보인다.
대양으로 나가려면, 해변을 봐선 안 된다.
그대는, 길을 잃을 준비가 되었는가?
쿠웅!
"흐에에엑???"
수많은 사람들이 일사불란하게 가방을 싸는 가운데, 후미카는 자신만의 세계에서 깨어났다.
다행히도 아무도 그녀를 신경쓰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수업 시간표의 적절한 배치 덕분에, 많은 사람들은 12시에서 1시 사이에 점심을 해결해야 한다. 한 시간이면 그리 짧은 시간도 아니지만, 강의실까지 가는 시간을 생각하면 그리 긴 시간 또한 아니기도 하다.
항상 이 정도 시간 즈음 되면 줄의 길이가 식당의 너비 정도로 길어진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이 건물 안에는 학생식당을 제외하고도 대형마트의 푸드코트처럼 운영되는 외주업체가 3개 정도 있어서, 몇몇 사람들은 그 쪽으로 분산되기도 한다는 점이었다. 가운데 통로와 측면의 밥상 및 좌석들 또한 잘 분할되어있어, 사람들은 비교적 일찍 대략적인 메뉴를 선택한 후 갈라져야 했다.
후미카의 선택은 왼쪽 앞의 일식집이었다. 한국 아니랄까봐 보쌈무를 넣은 규동이나 만두소고기전골처럼 일식과는 영 상관없어보이는 토핑 및 메뉴들도 꽤 있었지만, 그래도 이런 곳이 있다는 점 하나만으로 마음이 어느 정도 놓이는 것은 사실이었다.
정작 주변 사람들은 무뎌질대로 무뎌진 감수성과 익숙함으로 인해 아무 생각 없는 것 같긴 했지만,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그래도 이 정도면 내부는 나름 잘 디자인된 것이 아니겠느냐, 하고 생각되었다.
줄을 서서 왼편을 바라보고 있으면, 문도 없이 개방되었지만 확실하게 식당과는 구분되는 카페가 눈에 들어온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카페 자체는 햇빛도 나름 잘 들어오면서도 그 주변과는 차별화되도록 밝고 차분한 분위기가 살아있어 보여야 했다.
유일하게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 사람 또한 환경의 일부분이라는 것이다.
나름 세심하게 디자인 된 것 같은 세련된 환경과, 미학에 대해 고려하는 흔적이 단 하나도 보이지 않는 공대생들의 무리는 상당한 미스매치를 일으키며, 기껏 조성하려 애쓴 분위기따위는 간단히 압도해버린다.
그 자리에 남는 것은, 지극히 공대스럽고, 지루하면서도 일상적인 불협화음.
아주머니의 눈이 후미카의 손가락을 따라가더니 메뉴를 응시한다. 그러고는 이내, 다시 컴퓨터로 눈을 돌리며 한국어로 뭐라고 말한다.
뭐라는지 모르겠어서, 그저 IC칩이 달린 학생증을 건넬 뿐.
대충 기계에 적혀있는 글자가 후미카가 주문한 메뉴의 글자와 일치하는 걸 보니, 다행히도 제대로 알아들은 모양이다.
아주머니도 말없이 후미카에게 카드와 단말기를 건넨다.
어색한 상황에서 도망치듯, 그렇게 줄에서 빠져나와 자리를 찾아 앉는다.
.
.
.
규동은 그래도 상당히 좋았던 것 같다. 너무 맵지도 않고 뒷맛도 깔끔한 편. 커피로 입가심을 대충 하면 될 것 같다.
사실 시간도 그렇고 심리상태도 영 좋지 않아서 맛을 제대로 느낄 겨를은 없었지만, 이 정도면 나쁘진 않지.
그렇게 생각하고는, 카페로 향한 뒤 단말기를 조작하기 시작한다.
다행히도 단말기라서 그런지 주문이 어렵지는 않았다. 다만, 학생증을 카드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 때문에 처음엔 상당히 당황하긴 했었다. 그래도, 규동을 시킬 때에 비하면 이 정도는 양반이지.
완전히 개방되어있어 식당의 소음이 그대로 전달되는 것 치고는 상당히 분위기가 괜찮다.
번호표를 뽑은지 3분도 안 되어 자신의 번호를 확인하고 커피를 받아갈 수 있었다.
달콤하면서도 산뜻한 기분이 목을 타고 서서히 가라앉는다.
잠시동안이라도 저 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이 순간을 느껴본다.
잠시 현실에서 벗어나, 잠시 커피 속에 잠겨, 잠시 그 만족감에 감싸여.
배도 부르고 정신도 어느정도 든든해졌다. 이제, 다시 현실로 돌아가야 할 때.
자리에서 일어나 컵을 대충 일반쓰레기에 던져넣고, 따스한 햇살 속으로 문을 열고 나간다.
짧은 목조 계단을 내려간 후 왼쪽으로 틀면, 차도의 오른쪽에 창의학습관으로 가는 길이 있다.
초록색 폐타이어 길을 따라 걸으며, 나름 괜찮을 거라 자기최면을 걸어본다.
"The determinant, as we discussed before, can be calculated with cofactor expansion, and this yields many basic but important properties of determinants.(전에 이야기했듯, 행렬식은 여인자전개로 계산될 수 있으며, 이는 행렬식의 많은 기본적이지만 중요한 성질들을 보여줍니다.)"
또 다시 뜻모를 문자들이 적힌다.
"Hence the LU decomposition provides us a good and fast way to compute the determinant, since the determinant is distributive over multiplication. Most computer algorithms use this instead of cofactor expansion, since one sees that the time required for computation is almost halved.(행렬식은 정사각행렬의 곱셈에 대해 분배법칙이 성립하므로, LU 분해는 행렬식을 계산하기 위한 빠르고 좋은 방법입니다. 여인자 전개를 사용할때보다 계산 시간이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어, 많은 컴퓨터 알고리즘들이 이 방식을 사용합니다.)"
그만.
"...and the determinant......eigenvalues......suppose that a matrix A satisfies......then we call the vector x the corresponding eigenvector......tomorrow's quiz...(그리고 그 행렬식......고유값......A라는 행렬이 다음을 만족한다 가정합시다......그러면 우리는 이 x 벡터를 대응되는 고유벡터라 부릅니다......내일의 퀴즈...)"
제발 그만해.
내일 퀴즈인 거 나도 알아.
대체 뭘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
.
.
.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내일이 퀴즈라는 사실 때문에 수업은 듣는둥 마는둥 하긴 했다.
'괜찮아, 어차피 들었어도 뭔 소리인지 몰랐을 거야.'
자기 자신을 위로하며 기분이 더욱 뭣같아지는 기적을 경험한 후미카였다.
뛸 듯이 기쁜 이 기분을 애써 내색하지 않으려 하며, 평소보다 통통 튀는 발걸음으로 건물을 나선다.
그러고는, 이내 내일 퀴즈라는 것을 인식하고 평소의 발걸음으로 돌아온다.
'마가렛 미첼은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라고 했습니다.'
소설로 자신의 마음을 달래본다.
'자아, 그럼 이제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볼까요.'
두 시 반에 수업이 끝나 정말 기쁘고 한가한 후미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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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ity: 303 + 15 = 318/456
1. 휴식(Sanity +10)
2. 웹서핑(Sanity +5, 콤마값이 80 이상일시 멘탈이나 능력치에 대해 긍정적 이벤트 발생)
3. 중앙도서관에 방문한다(Sanity +5, 추가 선택지 존재)
4. 공부를 한다(선택한 과목에 대한 숙련도가 1 증가, Sanity는 주사위/5만큼 감소한다)
5. 과제를 한다(이번 주는 과제가 없다. 선택 불가)
6. 학교를 돌아본다
7. 그 외(효과는 작가가 결정. 후에 선택지에 추가될 수도 있고 재앵커를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늘 그렇지만, 인터넷은 한 페이지로 끝나는 법이 없다.
고양이 사진을 보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 순간 알렉산드로스 3세의 일대기를 바라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래도 고양이는 귀여웠지...’
사실 인터넷으로 논문을 보는 것도 아니고, 뉴스도 그리 믿을만 하다 보긴 어려운 것들도 많은 등 그닥 생산적이진 않고 마음의 치유가 효과적으로 되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시간 하나는 확실하게 보낼 수 있었다.
수업이 끝나고 얼마나 시간이 지났던 걸까. 40%대로 떨어져버린 배터리를 응시하며 다시 발걸음을 중앙도서관쪽으로 향한다.
저번에도 봤던 그 동상이 왼쪽에 나타남과 동시에, 후미카의 시선은 저 앞의 빨랑, 파랑, 초록색으로 솟아있는 구조물을 향했다. 그 앞에는 다리가, 왼쪽의 도서관 뒤에는 유리로 된 건물이 있다.
그러고 보니 생각해보면 아직 이 학교에 정확히 뭐가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그럼, 한 번쯤 둘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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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
2. N
3. W
4. S
먼저 3표
이젠 눈에 익어가는 오르막길을 걸으면, 왼쪽 운동장에서 축구부가 연습을 하고 있다.
조금 더 가면 기숙사로 가는 길에 있는 갈림길의 차도.
여자기숙사는 좌회전 후 쭉 직진이었다는 걸 떠올리며, 길을 바라본다.
온갖 남자들이 무질서하게 움직이고 있었고, 사이사이로 간간히 여자들이 보이는 광경.
길가에는 이제 막 열매를 떨어뜨리기 시작한 은행나무 특유의 향이 옅지만 확실하게 남아있고, 좀 더 멀리엔 벚나무들이 줄지어 늘어서있다.
단풍이 본격적으로 찾아오면, 운치까진 아니더라도 분명히 나름 멋있는 광경이 펼쳐질 것이다.
기숙사와 이 곳 사이에도 건물들이 상당히 많았지만, 그래도 다른 곳으로 한 번 쯤 발을 옳기는 것도 나쁘진 않다.
사람이 가장 적은 북쪽을 향해 계속 직진해본다.
남자 기숙사들을 잇는 S자로 쭉 이어지는 길을 따라가니 주차장과 함께 막다른 곳이 나왔다.
주변의 물탱크들과 비어있는 널찍한 주차장은 이 곳이 끝임을 시사했다.
별 거 없다 생각하며 발걸음을 돌리려는 순간, 왼쪽에 샛길처럼 보이는 보도블럭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짧은 보도블럭 길은 밑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주위에는 나무들이 빽빽하고 울창하게 자라서 앞뒤를 보지 않는다면 잠시동안은 숲 속에 들어와있는 듯한 기분 또한 받을 수 있었다.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약하게 새어들어오고, 그 정적은 간간히 작은 새들이 날아가면서 깨 준다. 꽤나 시원해보이는 공기를 한껏 들이마셔본다. 쌓여있었던 응어리들이 날숨을 타고 모두 훨훨 날아간다. 그 상쾌한 느낌을 만끽한 후 후미카는 한 발을 다시 내딛는다.
아.
은행 밟았다.
.
.
.
마무리가 영 이상했지만 그래도 이 곳에서 이렇게나 만족스런 기분을 느껴보는 건 처음이었기에 좋게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다행히도 은행이 완전히 익지는 않았는지 영 좋지 않은 냄새도 나지 않는 것 같다.
보도블럭을 벗어나 앞을 바라보니, 전보다 더 잘 포장된 아스팔트 도로가 있다. 그 앞에는 대학 건물 치고는 상당히 높아보이는 건물이 자리하고 있었다.
N27.
그 옆에는 N26.
입구 근처에 세워져있는 붉은색 막대에 다가가 그 정체를 확인해본다.
Center for High-Performance Integrated Systems.
센터......고성능 집적 시스템 센터.
연구센터다.
옆 건물들을 돌아다니면서 확인해 본 결과.
에너지환경연구센터.
LG세미콘홀.
fMRI센터.
동문창업관.
교수회관.
세상에.
전부 연구센터들이잖아.
하아...
한숨을 내쉬고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다시 걸어서 되돌아간다.
.
.
.
그렇게 해서 지금의 사기사와 후미카는, 중앙도서관의 로비에 서 있다.
----------------
쟌넨! 꽝이었습니다!
1. 기념품점이다. 잠깐 들러보자.
2. 이 망할 학교 로고가 옷 같은 곳에도 박혀있는 건 보기 싫다. 그냥 책이나 보러 가자.
차라리 진짜로 이미 일어날 때 늦었었다면 퀴즈를 째는 걸 고려해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된 이상 최대한 빨리 갈 수 밖에 없잖아.
강의실 문을 박차고 들어가니 이미 시험지가 배분되고 있는 상황.
'아...'
잠시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자 후미카는 황급히 아무 자리에나 앉았다.
"As I have notified you all, this is an open book test, you may use everything at your disposal.(모두에게 공지했듯이, 이것은 오픈북 테스트입니다. 여러분들은 여러분들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부록에서 directional derivative라는 단어를 찾은 후미카는 속으로 탄성을 질렀다.
페이지를 넘겨보니 역시나.
Definition.
정의가 정확히 책에 적혀있었다.
'해냈다!'
속으로 짧게 쾌재를 부른 후, 후미카는 답을 적어내려갔다.
자, 7문제 중 1문제.
4문제 이상을 풀면 만점 인정이라고 한다.
반영 비율이 적긴 하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임해봐야 할 터.
'다른 문제들도 책을 찾다보면 뭐가 나올까?'
이내 책을 뒤적거리며 답지에 뭔가를 끄적여보기 시작했다.
------------------------
앵커들이 후미카를 도울 시간입니다!
+3까지,
각각 풀 문제 하나를 정해 그 문제의 풀이를 적거나, pass라 적은 후 주사위를 굴려주세요.
만약 올바른 풀이가 적혀있고 주사위가 51 이상이 나오면 후미카가 문제를 풀어내며,
풀이가 틀리면 그에 따라 부분점수,
pass거나 주사위가 50 이하면 그 문제는 백지입니다.
내일 오후 4시까지 받겠습니다!
@왜 한 명 빼고 아무도 후미카를 돕지 않는 거지?
인간이 어떻게 이리 뻔뻔할 수가 있어(???)
-----------------------
'그러고 보니, 저 3-(a)가 그나마 쉬워보이네.'
그나마 만만해 보이는 분수 꼴 함수를 집어들었다가, 뭔가 쎄한 느낌을 받는다.
'변수가 두 개잖아?'
그랬다.
변수가 하나인 경우는 많이 봤지만, 이렇게 두 개 이상으로 늘어난 경우는 어떻게 접근해야하는지 실마리를 잡지 못하는 것이었다.
하긴 후미카로선 그걸 배운 게 이상한 거겠지만.
최대한 머리를 굴려본다.
'먼저, x를 0으로 놓고 y를 0으로 보내봅시다.'
조심스럽게 x가 들어있는 항들을 연필로 긋는다.
'분자가 없어지니 0이네. 그럼, y를 0으로 놓으면...'
지우개로 연필이 지나간 흔적들을 잉크가 함께 지워지지 않도록 신중히 문질러나간다.
'0으로 가네요.'
그럼 연속인가.
아니, 생각해보니 다른 방향이 있다.
'x랑 y가 함께 변하면......예를 들어, 완전히 똑같은 속도로 움직인다던가...'
x = y.
f(x) = 2x^2/(x^2+x^2) = 1.
극한값이 1이다.
계산이 틀렸나?
아니, 모든 건 올바르다.
그럼 방향에 따라 극한값이 달라지니 극한값이 없다 봐도 되는 거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그대로 종이에 옳긴 순간, 시험지를 제출하라는 지시가 떨어진다.
아아, 역시 망했다.
시무룩해진 기분과 함께 선형대수 퀴즈 장소로 이동한다.
-----------------------
Sanity: 333 - (1-2/7)*50 = 333 - 35 = 298/456
(a) The zero vector is always an element of the kernel of any linear transformation.(영벡터는 어떤 선형변환에 대해서도 항상 그 핵의 원소이다.)
(b) All orthogonal linear transformations from from R^2 to R^2 has a determinant of 1.(R^2에서 R^2로 가는 길이를 보존하는 선형변환들은 모두 행렬식이 1이다.)
(c) Three cases where two matrices do not commute over multiplication is possible.(두 행렬이 곱셈의 교환법칙을 만족하지 않는 경우는 총 세 가지이다.)
(d) If for two matrices A and B AB = 0 holds, then A = 0 or B = 0.(만약 두 행렬 A와 B에 대해서 AB=0이면, A=0이거나 B=0이다.)
해설!
1. Kernel(핵)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선형변환 L에 대해 L(x) = 0인 모든 x의 집합을 L의 핵이라 하며, Ker(L)이라 표기한다.
따라서 영벡터는 당연히 모든 선형변환의 Kernel에 포함.
답: O
2. 원점을 지나는 선에 대해 선대칭이동하는 선형변환의 행렬식은 -1이다.
답: X
3. 두 행렬 A, B가 곱셈법칙을 만족하지 않는 경우는 크게 세 가지이다:
a. AB는 정의되나 BA가 정의되지 않는다
b. AB와 BA 모두 정의되나 그 크기가 다르다
c. AB와 BA 모두 정의되고 크기도 같으나 두 행렬의 성분이 다르다
답: O
4. 두 2x2 정사각행렬을 생각하자.
(0,1;0,0)*(1,0;0,0) =(0,0:0,0)
답: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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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OX를 휘갈겨 쓴 후 팔짱을 끼고 머리를 그 사이에 처박다시피 한다.
스스로에게 자괴감을 느끼면서 애써 자는 척 하려 한다.
몇 분이나 지났을까.
"Stop."
15분이란 시간은 역시 후미카에겐 너무 짧은 것 같다.
자신의 무력감을 실감하며 다시 한 번 고개를 젓는다.
저번 퀴즈부터 자신의 머리맡에 메달려있던 어두운 기분은 어느샌가 무게가 두 배 이상 늘어나있었다.
힘은 질량에 비례한다.
그렇다면, 저 어두운 기운의 질량은 얼마인가?
.
.
.
기숙사 앞에 앉아 어디서 나왔는지 모를 노트북을 연다.
'과제가 나왔나...'
그러고 보니, 자신의 봄학기 성적은 있다면 어땠을까?
조심스럽게 전산시스템에 로그인하고, Grades를 눌러본다.
-------------------------
01~50: 있다
51~100: 없다
277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만일 교환되었다면 그 아이는 아이돌 사무소 쪽? 아니면 후미카의 대학 쪽?
1. 오늘 미적분학 2 수업 듣고 나서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해 드리겠다.
2. 다이스가 앞에서 터진 관계로 조력자 추가 예정은 한동안은 없다.
학생식당의 음식 맛은 다행히도 후미카에게 그렇게까지 안 맞지는 않았다. 좀 간이 강하게 되어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긴 했지만, 그래도 타국의 랜덤한 식당이 이 정도면 좋은 거지.
이제 보니 식당 안에 외주업체들이 꽤 있었다. 규동을 나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것도 본 것 같다. 나중에 한 번 그 곳에서도 먹어봐야지. 생각해보니, 교내식당은 총 몇 개가 있는 거지?
물론 그 잡생각 안에 숨겨진 본심은 너무나도 간단하고 원초적이었다.
아, 수업 듣기 싫다.
솔직히 말해서, 후미카가 공부하는 걸 너무나도 싫어하거나 그러진 않았다. 아니, 책 읽는 걸 좋아해서인지 공부에도 흥미가 있다면 있는 편이었다.
하지만, 뭔 소리인지 모를 무언가를 한 시간 반 동안이나 듣고 있으라고 한다면 서서히 정신이 미쳐가는 건 당연하지 않을까.
그래, 마치 이 수업처럼 말이다.
“So last class, we discussed about arclength and the tangent, normal and binormal vectors. We also discussed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three vectors and the plane formed by them, called the osculating plane.(저번 시간에, 저희는 곡선의 길이와 접선벡터, 법선벡터 그리고 종법선 벡터에 대해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우리는 또한 이 세 벡터들과 그들로 인해 형성되는 접촉평면(작가의 말: 마땅한 번역명이 없어 일본어에서 가져왔습니다), 이 넷의 관계를 알아보았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사기사와 후미카는 저것들을 배운 적이 없다.
“Today we will learn about four important differential operators, the gradient, divergence, curl and the laplacian, and their properties.(우리는 구배, 발산, 컬과 라플라시안이라는 네 개의 중요한 미분 연산자들과, 그들의 성질에 대해 알아볼 것입니다.)”
이쯤 되면 대략 정신이 아득해진다.
“All of these involve the del operator, which is a vector differential operator, possessing the properties of both a vector and a differentiation operator.(이 모든 것은 델 연산자와 연관되어있습니다. 델은 벡터의 성질과 미분의 성질을 모두 지닌 벡터 미분 연산자입니다.)”
오, 신이시여.
“Hence, the operators possess properties that are analogous to a vector, and yet contain some differences, such as additional terms, emerging from various differentiation rules. Proving some of the properties are part of your homework due next Friday.(따라서, 이 연산자들은 벡터를 연상케 하는 성질들을 가지고 있지만, 다양한 미분 규칙들에 의해 추가적인 항들같은 몇 가지 차이점들 또한 지닙니다. 몇몇 성질들을 증명해 보는 것이 다음 주 금요일 제출해야 하는 숙제의 일부분입니다.)”
만약 당신이 정말로 저를 굽어살피고 계신다면,
이 몸을, 구원하소서.
“The gradient is defined as written here in cartesian coordinates. The reason for defining it as such will be revealed much later, but it has many uses and as such is introduced much earlier than its meaning.(구배는 직교좌표계에서 여기 적어진대로 정의됩니다. 이렇게 정의하는 이유는 훨씬 뒤에 밝혀질 것이지만, 쓸모가 매우 많아서 이렇게 그 의미보다 훨씬 빨리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
포기.
아, 내일 퀴즈네.
...
망한 걸까?
그래, 어쩔 수 없었던 거야.
끝없는 자괴감과 자기합리화, 그리고 억울함의 수렁으로 빠져든다.
그러고는 끝내,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
.
.
+3까지 다이스.
Sanity 감소폭 = (100 - 42)/2 + (세 다이스의 기하평균)/3
@수학의 감소폭이 큰 건 어쩔 수 없죠
Sanity = 348/456
문학의 땅을 떠나, 그리스 문자들과 온갖 기호로 가득한 수학의 황무지를 처음 방문해 본 여행자.
이해의 범주를 뛰어넘어버린 저것은,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여행자는, 눈앞에 펼쳐진 거대한 논리의 구조물들을 마주한다.
저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해버린다면, 다시는 그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대체 무슨 깨달음을 얻을까.
얼마나 경이로운 비밀이 저기 숨어있을까.
하지만, 여행자는 두렵다.
여행자는 집이 그립다.
여행자의 집은 이제 저 멀리 까마득한 곳에 겨우 보인다.
대양으로 나가려면, 해변을 봐선 안 된다.
그대는, 길을 잃을 준비가 되었는가?
쿠웅!
"흐에에엑???"
수많은 사람들이 일사불란하게 가방을 싸는 가운데, 후미카는 자신만의 세계에서 깨어났다.
다행히도 아무도 그녀를 신경쓰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후우.
밥이나 먹어야지.
그나저나 저 꿈, 머리에서 떠나가지를 않는데...
+3까지 뭘 먹을까 자유앵커
항상 이 정도 시간 즈음 되면 줄의 길이가 식당의 너비 정도로 길어진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이 건물 안에는 학생식당을 제외하고도 대형마트의 푸드코트처럼 운영되는 외주업체가 3개 정도 있어서, 몇몇 사람들은 그 쪽으로 분산되기도 한다는 점이었다. 가운데 통로와 측면의 밥상 및 좌석들 또한 잘 분할되어있어, 사람들은 비교적 일찍 대략적인 메뉴를 선택한 후 갈라져야 했다.
후미카의 선택은 왼쪽 앞의 일식집이었다. 한국 아니랄까봐 보쌈무를 넣은 규동이나 만두소고기전골처럼 일식과는 영 상관없어보이는 토핑 및 메뉴들도 꽤 있었지만, 그래도 이런 곳이 있다는 점 하나만으로 마음이 어느 정도 놓이는 것은 사실이었다.
정작 주변 사람들은 무뎌질대로 무뎌진 감수성과 익숙함으로 인해 아무 생각 없는 것 같긴 했지만,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그래도 이 정도면 내부는 나름 잘 디자인된 것이 아니겠느냐, 하고 생각되었다.
줄을 서서 왼편을 바라보고 있으면, 문도 없이 개방되었지만 확실하게 식당과는 구분되는 카페가 눈에 들어온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카페 자체는 햇빛도 나름 잘 들어오면서도 그 주변과는 차별화되도록 밝고 차분한 분위기가 살아있어 보여야 했다.
유일하게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 사람 또한 환경의 일부분이라는 것이다.
나름 세심하게 디자인 된 것 같은 세련된 환경과, 미학에 대해 고려하는 흔적이 단 하나도 보이지 않는 공대생들의 무리는 상당한 미스매치를 일으키며, 기껏 조성하려 애쓴 분위기따위는 간단히 압도해버린다.
그 자리에 남는 것은, 지극히 공대스럽고, 지루하면서도 일상적인 불협화음.
“손님?”
.
.
.
누군가가 모르는 언어로 자신에게 소리친다.
“손님, 주문하셔야죠!”
아.
어느샌가 줄의 맨 앞에 도달해있었구나.
조심스럽게 규동을 주문해보는 후미카.
데스크의 아주머니는-
1. 주문을 받는다
2. 영어를 못 한다
먼저 2표
@웨이트리스도 토익이 필요한 사회... 크흑!
"I, I beg your pardon?(네? 다시 한 번만 말해주실래요?)"
"아, 그러니까 뭐 시킬 거에요?"
아.
영어를 잘 못 알아들으시는 건가.
"Umm......this?(음......이거요?)"
아주머니의 눈이 후미카의 손가락을 따라가더니 메뉴를 응시한다. 그러고는 이내, 다시 컴퓨터로 눈을 돌리며 한국어로 뭐라고 말한다.
뭐라는지 모르겠어서, 그저 IC칩이 달린 학생증을 건넬 뿐.
대충 기계에 적혀있는 글자가 후미카가 주문한 메뉴의 글자와 일치하는 걸 보니, 다행히도 제대로 알아들은 모양이다.
아주머니도 말없이 후미카에게 카드와 단말기를 건넨다.
어색한 상황에서 도망치듯, 그렇게 줄에서 빠져나와 자리를 찾아 앉는다.
.
.
.
규동은 그래도 상당히 좋았던 것 같다. 너무 맵지도 않고 뒷맛도 깔끔한 편. 커피로 입가심을 대충 하면 될 것 같다.
사실 시간도 그렇고 심리상태도 영 좋지 않아서 맛을 제대로 느낄 겨를은 없었지만, 이 정도면 나쁘진 않지.
그렇게 생각하고는, 카페로 향한 뒤 단말기를 조작하기 시작한다.
1. 카라멜마끼아또
2. 에스프레소
주사위, 먼저 2표
최저값이 20 이하면 이벤트 발생
1
완전히 개방되어있어 식당의 소음이 그대로 전달되는 것 치고는 상당히 분위기가 괜찮다.
번호표를 뽑은지 3분도 안 되어 자신의 번호를 확인하고 커피를 받아갈 수 있었다.
달콤하면서도 산뜻한 기분이 목을 타고 서서히 가라앉는다.
잠시동안이라도 저 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이 순간을 느껴본다.
잠시 현실에서 벗어나, 잠시 커피 속에 잠겨, 잠시 그 만족감에 감싸여.
배도 부르고 정신도 어느정도 든든해졌다. 이제, 다시 현실로 돌아가야 할 때.
자리에서 일어나 컵을 대충 일반쓰레기에 던져넣고, 따스한 햇살 속으로 문을 열고 나간다.
짧은 목조 계단을 내려간 후 왼쪽으로 틀면, 차도의 오른쪽에 창의학습관으로 가는 길이 있다.
초록색 폐타이어 길을 따라 걸으며, 나름 괜찮을 거라 자기최면을 걸어본다.
과연 그것이 자기예언이 될지, 망상으로 남을지는 수업에서 밝혀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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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에 왜 보충수업인거야아아
선형대수학개론 이벤트 다이스.
주사위를 굴려 평균 60 이상일 경우 출석체크를 하면서 위화감을 느낍니다.
+3까지 가즈아!
"The determinant, as we discussed before, can be calculated with cofactor expansion, and this yields many basic but important properties of determinants.(전에 이야기했듯, 행렬식은 여인자전개로 계산될 수 있으며, 이는 행렬식의 많은 기본적이지만 중요한 성질들을 보여줍니다.)"
또 다시 뜻모를 문자들이 적힌다.
"Hence the LU decomposition provides us a good and fast way to compute the determinant, since the determinant is distributive over multiplication. Most computer algorithms use this instead of cofactor expansion, since one sees that the time required for computation is almost halved.(행렬식은 정사각행렬의 곱셈에 대해 분배법칙이 성립하므로, LU 분해는 행렬식을 계산하기 위한 빠르고 좋은 방법입니다. 여인자 전개를 사용할때보다 계산 시간이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어, 많은 컴퓨터 알고리즘들이 이 방식을 사용합니다.)"
그만.
"...and the determinant......eigenvalues......suppose that a matrix A satisfies......then we call the vector x the corresponding eigenvector......tomorrow's quiz...(그리고 그 행렬식......고유값......A라는 행렬이 다음을 만족한다 가정합시다......그러면 우리는 이 x 벡터를 대응되는 고유벡터라 부릅니다......내일의 퀴즈...)"
제발 그만해.
내일 퀴즈인 거 나도 알아.
대체 뭘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
.
.
.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내일이 퀴즈라는 사실 때문에 수업은 듣는둥 마는둥 하긴 했다.
'괜찮아, 어차피 들었어도 뭔 소리인지 몰랐을 거야.'
자기 자신을 위로하며 기분이 더욱 뭣같아지는 기적을 경험한 후미카였다.
그리고, 곧 방은 짐 싸는 소리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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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다이스.
Sanity 감소폭 = (100 - 42)/2 + (세 다이스의 기하평균)/3
그리고, 콤마값의 평균이 60 이상이면 긍정적 이벤트.
콤마값의 평균은 63.333...
휴강 이벤트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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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일반화학 휴강이다!
만세!
만세!
만세!
무슨 이유인지는 중요하지 않아!
휴강이 중요한 것이다!
두 시 반부터 자유시간이라니 이건 꿈일 거야.
후히히히히히 흐헤헤헤헤 으하하하하하하!
서서히 스위치가 들어간 쇼코의 기분에 눈을 뜨기 시작하는 후미카였다.
뛸 듯이 기쁜 이 기분을 애써 내색하지 않으려 하며, 평소보다 통통 튀는 발걸음으로 건물을 나선다.
그러고는, 이내 내일 퀴즈라는 것을 인식하고 평소의 발걸음으로 돌아온다.
'마가렛 미첼은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라고 했습니다.'
소설로 자신의 마음을 달래본다.
'자아, 그럼 이제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볼까요.'
두 시 반에 수업이 끝나 정말 기쁘고 한가한 후미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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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ity: 303 + 15 = 318/456
1. 휴식(Sanity +10)
2. 웹서핑(Sanity +5, 콤마값이 80 이상일시 멘탈이나 능력치에 대해 긍정적 이벤트 발생)
3. 중앙도서관에 방문한다(Sanity +5, 추가 선택지 존재)
4. 공부를 한다(선택한 과목에 대한 숙련도가 1 증가, Sanity는 주사위/5만큼 감소한다)
5. 과제를 한다(이번 주는 과제가 없다. 선택 불가)
6. 학교를 돌아본다
7. 그 외(효과는 작가가 결정. 후에 선택지에 추가될 수도 있고 재앵커를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3까지 각각 하나씩 설정해주세요.
고양이 사진을 보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 순간 알렉산드로스 3세의 일대기를 바라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래도 고양이는 귀여웠지...’
사실 인터넷으로 논문을 보는 것도 아니고, 뉴스도 그리 믿을만 하다 보긴 어려운 것들도 많은 등 그닥 생산적이진 않고 마음의 치유가 효과적으로 되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시간 하나는 확실하게 보낼 수 있었다.
수업이 끝나고 얼마나 시간이 지났던 걸까. 40%대로 떨어져버린 배터리를 응시하며 다시 발걸음을 중앙도서관쪽으로 향한다.
저번에도 봤던 그 동상이 왼쪽에 나타남과 동시에, 후미카의 시선은 저 앞의 빨랑, 파랑, 초록색으로 솟아있는 구조물을 향했다. 그 앞에는 다리가, 왼쪽의 도서관 뒤에는 유리로 된 건물이 있다.
그러고 보니 생각해보면 아직 이 학교에 정확히 뭐가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그럼, 한 번쯤 둘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
1. E
2. N
3. W
4. S
먼저 3표
...3표...!
하!
조금 더 가면 기숙사로 가는 길에 있는 갈림길의 차도.
여자기숙사는 좌회전 후 쭉 직진이었다는 걸 떠올리며, 길을 바라본다.
온갖 남자들이 무질서하게 움직이고 있었고, 사이사이로 간간히 여자들이 보이는 광경.
길가에는 이제 막 열매를 떨어뜨리기 시작한 은행나무 특유의 향이 옅지만 확실하게 남아있고, 좀 더 멀리엔 벚나무들이 줄지어 늘어서있다.
단풍이 본격적으로 찾아오면, 운치까진 아니더라도 분명히 나름 멋있는 광경이 펼쳐질 것이다.
기숙사와 이 곳 사이에도 건물들이 상당히 많았지만, 그래도 다른 곳으로 한 번 쯤 발을 옳기는 것도 나쁘진 않다.
잠시동안 고민하던 후미카는 이내 세 갈래로 나뉘어지는 인파의 한 줄기를 따라갔다.
————————
1. N
2. W
3. E
먼저 2표
남자 기숙사들을 잇는 S자로 쭉 이어지는 길을 따라가니 주차장과 함께 막다른 곳이 나왔다.
주변의 물탱크들과 비어있는 널찍한 주차장은 이 곳이 끝임을 시사했다.
별 거 없다 생각하며 발걸음을 돌리려는 순간, 왼쪽에 샛길처럼 보이는 보도블럭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짧은 보도블럭 길은 밑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주위에는 나무들이 빽빽하고 울창하게 자라서 앞뒤를 보지 않는다면 잠시동안은 숲 속에 들어와있는 듯한 기분 또한 받을 수 있었다.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약하게 새어들어오고, 그 정적은 간간히 작은 새들이 날아가면서 깨 준다. 꽤나 시원해보이는 공기를 한껏 들이마셔본다. 쌓여있었던 응어리들이 날숨을 타고 모두 훨훨 날아간다. 그 상쾌한 느낌을 만끽한 후 후미카는 한 발을 다시 내딛는다.
아.
은행 밟았다.
.
.
.
마무리가 영 이상했지만 그래도 이 곳에서 이렇게나 만족스런 기분을 느껴보는 건 처음이었기에 좋게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다행히도 은행이 완전히 익지는 않았는지 영 좋지 않은 냄새도 나지 않는 것 같다.
보도블럭을 벗어나 앞을 바라보니, 전보다 더 잘 포장된 아스팔트 도로가 있다. 그 앞에는 대학 건물 치고는 상당히 높아보이는 건물이 자리하고 있었다.
N27.
그 옆에는 N26.
입구 근처에 세워져있는 붉은색 막대에 다가가 그 정체를 확인해본다.
Center for High-Performance Integrated Systems.
센터......고성능 집적 시스템 센터.
연구센터다.
옆 건물들을 돌아다니면서 확인해 본 결과.
에너지환경연구센터.
LG세미콘홀.
fMRI센터.
동문창업관.
교수회관.
세상에.
전부 연구센터들이잖아.
하아...
한숨을 내쉬고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다시 걸어서 되돌아간다.
.
.
.
그렇게 해서 지금의 사기사와 후미카는, 중앙도서관의 로비에 서 있다.
----------------
쟌넨! 꽝이었습니다!
1. 기념품점이다. 잠깐 들러보자.
2. 이 망할 학교 로고가 옷 같은 곳에도 박혀있는 건 보기 싫다. 그냥 책이나 보러 가자.
먼저 2표
도서관 옆에 나 있는 입구를 기준으로 한 쪽은 기념품점, 그리고 남은 한 쪽은 서점이었다.
유리벽면을 통해 적당히 들어오는 햇빛은 전체적으로 밝은 무색의 벽면을 더 산뜻하고 덜 칙칙하게 보이게 했다.
그래도 독서를 사랑하는 후미카라 그런지, 책을 보면 흥미가 동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발걸음을 뗀 후미카는 사뿐사뿐 걸어가-
1. 서점으로 간다
2. 기념품점으로 간다
먼저 2표
또 보나마나 500페이지가 넘어가는 수식이나 그림이 잔뜩 있는 그런 전공책들이겠지.
이성을 통해 책장의 유혹을 떨쳐낸 후미카는 왼쪽으로 돌아 기념품들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평범하게 학교 로고가 새겨진 공책이나 펜은 물론이고, 전자시계나 화장용 도구 세트들도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역시 눈을 사로잡는 것은 마스코트 관련 굿즈였다.
파란 피부에 넓적한 얼굴을 가지고 있어 넙죽이라 불린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마스코트냐 하다가 자꾸 보니 정감이 들어서 그대로 쓰고 있다나 어쨌다나.
인형이나 열쇠고리같은 여러 굿즈를 보고 있자면, 마음이 절로 따뜻해지고 하나 사 가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물론, 이건 일반 학생들에게나 통용되는 이야기다.
갑자기 영문도 모른 채 이 곳으로 떨어져 실시간으로 SAN치가 깎여 나가고 있는 후미카가 이 학교에 좋은 감정을 품고 있을리는 만무할 터.
...그래도 계속 보고 있으니 귀여울지도?
---------------------
01~50: 그래도 좀 그러긴 하다. 내가 이 학교의 일원이라 생각하기도 좀 그렇고......가자.
51~100: 귀여워...
먼저 3표
도서관에서 과목 하나의 능력치가 5 상승합니다!
과목을 적어주시고, 적절한 이유를 적어주세요.
0인것보다는 5인것이 낫다.
솔직히 그렇지 않은가?
그 마스코트가 어떤 곳을 대표하는지는 알고 있어도, 그래도 그 곳이 싫은 건 아마 후미카뿐이었을거니, 그리고 그 곳이 딱히 나쁜 건 아니니 마스코트하곤 아무 상관 없는 거다!
그렇게 자기 자신에게 되뇌이며 후미카는 곳곳에 있는 넙죽이들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귀엽다...'
잠시동안 열쇠고리를 응시하던 후미카는-
1. 참자. 참아야 하느니라.(멘탈 +5, 최대멘탈 +5)
2. 지른다!(멘탈 +10)
먼저 2표
둘 중 하나를 골라주세요.
도서관의 이벤트는 이 바로 다음에 등장합니다.
참아야 하느니라.
지름신의 말에 넘어가면 안 된다.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다스린 후, 힘겹게 발걸음을 옳긴다.
.
.
.
시야에서 기념품점이 보이지 않자, 마침내 발걸음이 다시 가벼워졌다.
중앙도서관은 언제나 그렇듯 상당히 쾌적했다.
기분도 함께 차분해지는 것을 느끼며, 무슨 책을 읽을까 하고 쭉 둘러본다.
----------------
후미카가 읽을 물리 교양서적을 +2가 결정해주세요.
유사과학이야!
유사과학은 정벌해야 한다!
1. 이대로 가즈아아아아!(물리 -5)
2. 인간적으로 재앵커다
먼저 2표
저는 재앵커를 받을지 여부도 앵커로 받는 사람이랍니다?
+2가 후미카가 읽을 물리 교양서적을 결정해주세요.
물리학이여, 안녕!(총 2권)
그러다가, 느낌이 오면 그 책을 뽑는다.
서점에서 일하거나 쉬면서, 후미카는 '이 책이면 읽을 만 하겠다'라는 걸 판별하는 신기한 감각을 가지게 되었다.
물론 그것이 실제인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자신이 느끼기엔 이런 예감이 빗나간 적은 별로 없었다.
팅 하고 느낌이 왔다.
뽑는다!
야콥 페렐만의 '물리학이여 안녕'인가.
물리학은 하나도 모르지만, 아니, 오히려 하나도 모르니까 읽어두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시간과 공간, 물체의 이동...'
차근차근 목차부터 쭉 정독해나가며, 최대한 이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따라가 보려 한다.
'작용반작용의 법칙에 의해서 중력은 두 물체의 질량의 곱에 비례해야 한다...;
가끔 무슨 이야기인지 알 수 없는 때도 있었지만, 차근차근 읽어보면 대다수는 이해할 수 있었다.
천만다행으로, 이 작가가 과학자 치고 글을 쓰는 것에 꽤 재주가 있었는지, 후미카도 상당히 재미있게 몰입해 읽을 수 있었다.
'그래도, 이걸로 강의를 이해하는데 한 발짝 다가갔으면 좋겠습니다.'
나름의 뿌듯함과 평온한 자기만족감을 느끼며, 사기사와 후미카는 책을 일단 원래 자리에 갔다놓았다.
나머지는 밥을 먹고 와서 봐도 늦지 않다.
물론 그 다음 퀴즈와 숙제에 대한 생각은, 잠시 제쳐두고서.
-------------------
@책 내용을 알아야 무슨 의미있는 걸 적든지 말든지 하지...
Sanity +15(웹서핑 +5, 기념품점 이벤트 +5, 중앙도서관 +5)
Total Sanity +5(기념품점 이벤트 +5)
Physics +5(100특전)
Fumika_Sagisawa
Sanity: 333/461
Mathematics: 42
Programming: 67
Physics: 5
Chemistry: 1
Biology: 72
Day 2(Thursday) - END.
다음 날엔 무슨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3까지 기상다이스.
평균이 33 아래로 내려가면 영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납니다.
"으으음.......어!?"
사기사와 후미카, 9시 55분 기상.
미적분학 퀴즈, 5분 전.
'터졌다!'
밥을 먹기는 커녕 대충 머리를 정리할 틈도 없이 그저 가방을 매고 허겁지겁 뛰어간다.
늦었다늦었다늦었다늦었다늦었다!
차라리 진짜로 이미 일어날 때 늦었었다면 퀴즈를 째는 걸 고려해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된 이상 최대한 빨리 갈 수 밖에 없잖아.
강의실 문을 박차고 들어가니 이미 시험지가 배분되고 있는 상황.
'아...'
잠시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자 후미카는 황급히 아무 자리에나 앉았다.
"As I have notified you all, this is an open book test, you may use everything at your disposal.(모두에게 공지했듯이, 이것은 오픈북 테스트입니다. 여러분들은 여러분들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오픈북테스트인가.
자리에 앉아 시험지를 받는다.
그리고-
이 쯤 되면 대략 정신이 멍해진다.
세상에.
저게 뭐야.
신은, 사기사와 후미카를 버린 것인가.
밀려드는 울렁증을 애써 떨쳐내며, 서서히 문제를 읽어나가기 시작한다.
이미 저걸 풀 생각은 버린 후미카.
'1번은 적어도 책에 나와있지 않을까...'
바로 책을 뒤져보기 시작한다.
-------------------
네, 작가가 문제 내기 귀찮았습니다.
즐거운 Dice time!
01~50: 어딨니...
51~100: 찾았다!(해맑)
먼저 2표
부록에서 directional derivative라는 단어를 찾은 후미카는 속으로 탄성을 질렀다.
페이지를 넘겨보니 역시나.
Definition.
정의가 정확히 책에 적혀있었다.
'해냈다!'
속으로 짧게 쾌재를 부른 후, 후미카는 답을 적어내려갔다.
자, 7문제 중 1문제.
4문제 이상을 풀면 만점 인정이라고 한다.
반영 비율이 적긴 하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임해봐야 할 터.
'다른 문제들도 책을 찾다보면 뭐가 나올까?'
이내 책을 뒤적거리며 답지에 뭔가를 끄적여보기 시작했다.
------------------------
앵커들이 후미카를 도울 시간입니다!
+3까지,
각각 풀 문제 하나를 정해 그 문제의 풀이를 적거나, pass라 적은 후 주사위를 굴려주세요.
만약 올바른 풀이가 적혀있고 주사위가 51 이상이 나오면 후미카가 문제를 풀어내며,
풀이가 틀리면 그에 따라 부분점수,
pass거나 주사위가 50 이하면 그 문제는 백지입니다.
내일 오후 4시까지 받겠습니다!
y->0+일 때 주어진 식의 값은 0이고 y=x일 때 주어진 식의 값은 1인 관계로 주어진 함수는 (x,y)=(0,0)에서 불연속이므로 주어진 함수는 불연속.
인간이 어떻게 이리 뻔뻔할 수가 있어(???)
-----------------------
'그러고 보니, 저 3-(a)가 그나마 쉬워보이네.'
그나마 만만해 보이는 분수 꼴 함수를 집어들었다가, 뭔가 쎄한 느낌을 받는다.
'변수가 두 개잖아?'
그랬다.
변수가 하나인 경우는 많이 봤지만, 이렇게 두 개 이상으로 늘어난 경우는 어떻게 접근해야하는지 실마리를 잡지 못하는 것이었다.
하긴 후미카로선 그걸 배운 게 이상한 거겠지만.
최대한 머리를 굴려본다.
'먼저, x를 0으로 놓고 y를 0으로 보내봅시다.'
조심스럽게 x가 들어있는 항들을 연필로 긋는다.
'분자가 없어지니 0이네. 그럼, y를 0으로 놓으면...'
지우개로 연필이 지나간 흔적들을 잉크가 함께 지워지지 않도록 신중히 문질러나간다.
'0으로 가네요.'
그럼 연속인가.
아니, 생각해보니 다른 방향이 있다.
'x랑 y가 함께 변하면......예를 들어, 완전히 똑같은 속도로 움직인다던가...'
x = y.
f(x) = 2x^2/(x^2+x^2) = 1.
극한값이 1이다.
계산이 틀렸나?
아니, 모든 건 올바르다.
그럼 방향에 따라 극한값이 달라지니 극한값이 없다 봐도 되는 거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그대로 종이에 옳긴 순간, 시험지를 제출하라는 지시가 떨어진다.
아아, 역시 망했다.
시무룩해진 기분과 함께 선형대수 퀴즈 장소로 이동한다.
-----------------------
Sanity: 333 - (1-2/7)*50 = 333 - 35 = 298/456
+2가 다이스.
무슨 다이스인지는 다음 앵커에 공개합니다.
하 젠장 이 학꾜 와서 되는 일이 하나도 없허.
아무도 날 이해 모테!
난 한 븐 마니라도 햄보카고시픙데!
왜! 나 훠믜까는! 햄보칼 수가 읎써!
이 말도 안 되는 대학은 누가 맨든그야.
너 이러케 풀려야되는거야 이마, 이르케, 이르케...
어느샌가 올라타있는 암울한 기분을 어떻게든 어깨에서 떨쳐내려 하면서 복도를 걸어가, 다음 강의실에 들어간다.
조교는 이미 퀴즈 용지를 나누어주고 있었다.
제한시간 15분, 2문제.
좋아, 후미카,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OX 퀴즈라도 나와줬으면...
그렇게 시험지를 받아들고 확인해본다.
'OX다!'
터져나오는 환호성을 간신히 온 목의 근육으로 억누르며, 다급히 총점을 확인해본다.
'38점!'
펜을 들고는, 문제를 노려보기 시작한다.
-----------------------------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5분 내로 문제 올라갑니다.
(b) All orthogonal linear transformations from from R^2 to R^2 has a determinant of 1.(R^2에서 R^2로 가는 길이를 보존하는 선형변환들은 모두 행렬식이 1이다.)
(c) Three cases where two matrices do not commute over multiplication is possible.(두 행렬이 곱셈의 교환법칙을 만족하지 않는 경우는 총 세 가지이다.)
(d) If for two matrices A and B AB = 0 holds, then A = 0 or B = 0.(만약 두 행렬 A와 B에 대해서 AB=0이면, A=0이거나 B=0이다.)
+4까지 O 또는 X
수정 방지를 위해 주사위를 굴리도록 하는 게 어떨까요
1. Kernel(핵)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선형변환 L에 대해 L(x) = 0인 모든 x의 집합을 L의 핵이라 하며, Ker(L)이라 표기한다.
따라서 영벡터는 당연히 모든 선형변환의 Kernel에 포함.
답: O
2. 원점을 지나는 선에 대해 선대칭이동하는 선형변환의 행렬식은 -1이다.
답: X
3. 두 행렬 A, B가 곱셈법칙을 만족하지 않는 경우는 크게 세 가지이다:
a. AB는 정의되나 BA가 정의되지 않는다
b. AB와 BA 모두 정의되나 그 크기가 다르다
c. AB와 BA 모두 정의되고 크기도 같으나 두 행렬의 성분이 다르다
답: O
4. 두 2x2 정사각행렬을 생각하자.
(0,1;0,0)*(1,0;0,0) =(0,0:0,0)
답: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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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OX를 휘갈겨 쓴 후 팔짱을 끼고 머리를 그 사이에 처박다시피 한다.
스스로에게 자괴감을 느끼면서 애써 자는 척 하려 한다.
몇 분이나 지났을까.
"Stop."
15분이란 시간은 역시 후미카에겐 너무 짧은 것 같다.
자신의 무력감을 실감하며 다시 한 번 고개를 젓는다.
저번 퀴즈부터 자신의 머리맡에 메달려있던 어두운 기분은 어느샌가 무게가 두 배 이상 늘어나있었다.
힘은 질량에 비례한다.
그렇다면, 저 어두운 기운의 질량은 얼마인가?
.
.
.
기숙사 앞에 앉아 어디서 나왔는지 모를 노트북을 연다.
'과제가 나왔나...'
그러고 보니, 자신의 봄학기 성적은 있다면 어땠을까?
조심스럽게 전산시스템에 로그인하고, Grades를 눌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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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0: 있다
51~100: 없다
먼저 3표
'음...'
나쁘지 않다. 학점이 4점대에서 고공행진을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평균, 아니 그 이상이라 봐도 될 정도의 학점이다.
원래 누구의 학번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후미카는 자신의 학번을 가지고 있었어야 할 사람에게 미안한 기분이 들었다.
'안 되겠어. 이대로는 수업을 따라가는 것도 불가능하니 기초를 다져도 손해보는 건 내 학점이야. 휴학을 하거나 하지 않는다면...'
잠깐.
휴학이라고?
다급하게 학사 요람을 뒤져본다.
'신입생은 첫 학기엔 휴학을 신청할 수 없다.'
됐다! 전산상으로는 두 번째 학기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 미련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가 보다.
어떻게든 이 난관을 헤쳐나가서 멋지게 학교를 4년만에 졸업해 나가보이는 일은 안 되는 걸까.
모니터를 눈앞에 두고, 후미카는 자신의 장래를 결정지을 갈림길을 응시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마침내 후미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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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존버의 미학을 아는가?
2. 후퇴! 후퇴! 후퇴!
먼저 3표
@이렇게 된 거 유열하자 후미카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