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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지리 "부탁드려요...!" 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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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03, 2018 17:50에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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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설정이 연결되는 창댓입니다...
사실 저 파트를 빨리 끝내고 넘어왔어야 했지만, 완전한 개그 진행일 예정에 저쪽 진행과는 큰 영향을 안 줄 거니까...
...그냥 제가 가벼운걸 쓰고 싶어요. 그뿐입니다.
※ 가벼운 캐릭터 붕괴 주의<전작부터 썼어야지 멍청ㅇ
105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미요시 사나는, 게이머다.
아이돌이고 학생이지만, 그 누가 스스로에게 직업이 무엇이냐, 라고 사나의 아이덴티티에 대해 묻는다면 사나는 당연하게, 거리낌없이, 자신을 '게이머'라고 소개할 수 있었다.
그렇게 스스로 자부할 수 있을 정도로 그녀는 게임을 사랑했고, 수많은 게임을 하고 있으며, 적지않은 게임에서 상위랭킹에 입상하고 있었다. 일단 그녀가 자주 출몰하는 게임센터의 랭킹 10위 안에는 항상 그녀의 이니셜 S.M이 자리잡고 있었으며, 이미 그 게임센터의 명물-14세의 여중생 재야고수-로 입소문이 나있는 상황이었으니까.
게임을 사랑하는 만큼, 그녀는 게이머가 늘어나는 것 자체에도 굉장히 관심을 기울였고, 실제로 동료들에게도 게임을 자주 권해왔었다. 오죽했으면 그녀의 기숙사 룸메이트, 무나카타 아츠미는 사나의 등쌀에 못이겨 3DS와 Vita를 구매해 함께 플레이하고 있는 상황. '졸립다구~!'라고 투정을 부려도 사나가 어떻게 어르고 달래 함께 플레이하고 있고, 그녀들의 플레이를 보고 흥미를 느껴 게임을 시작하는 다른 기숙사 동료들도 허다했고...
어쨌든, 미요시 사나는 게임을 사랑했으며. 게임을 헌신적으로 포교해왔고, 동료 게이머가 늘어나는 최근 상황에 상당히 만족스러워하고 있었다.
...그래. 만족스러웠는데...
히지리 "부탁드릴게요...!"
사나 "...끄으으으으응..."
...이건 예감이 좋지 않다.
@>>-1 이건 전에 거보다 더 단순무식한 진행이라 훨씬 빠를 겁니다!
심호흡 한번. 그리고 계속 전에도 그랬지만, 전과는 비교도 안되게 초롱초롱 빛나는, 그래서 너무 부담이 오는 히지리의 붉은 눈을 마주보며 사나는 충격으로 잘 떨어지지 않는 입을 다시 열었다.
사나 "...그래, 히지리쨩. 우리, 이야기를 다시 시작해보자."
히지리 "네!"
...사나는, 말을 하진 않았지만, 이미 벌써부터 목이 타는것 같아 정수기의 냉수를 다시 한잔 받기 시작했다. 이런, 의지가 벌써 바닥을 치는걸까...난감하네에...
...어쩌다 이런상황이 된거지, 싶어, 이 잠깐 전의 상황을 되새겨보았다.
히지리 "저, 저기... 사나씨!"
사나 "응? 왜? 무슨일이야?"
갑자기 아츠미, 사나와 같은 유닛의 막내이자, 보컬 담당인 히지리가 사나를 붙들은 것.
집에 일찍 들어가야 한다고-집에서 식사 당번이 본인이라고 그랬다. 뭐, 그런게 아니라도 히지리 같은 애라면 사나가 앞장서서 집으로 먼저 돌려보냈겠지만-항상 미안해하며 먼저 돌아가던 히지리였는데, 오늘은 어쩐일인지 레슨이 일찍 끝났는데 옷도 안 갈아입고 갑자기 사나를 불러세운 것이다.
히지리 "저기, 여쭤볼게...아니, 조언을 좀 구하고 싶어서요...!"
사나 "에? 갑자기? 뭔데? 설마하니 히지리쨩이 게임 관련해서 물어볼리는 없고... 호, 혹시 연애 같은건 아니지? 그런건 나도 모르니까-"
히지리 "맞아요."
사나 "에에?! 연애라고?!"
히지리 "아, 아니요! 연애가 아니라, 게임...게임이에요...!"
...아, 아까 미처 이야기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사나는 게임을 헌신적으로 포교하고 다녔지만, 그래도 차마 어린 아이들-a.k.a.) L.M.B.G.-이나 너무 순진무구해서 게임과 생활의 밸런스를 도저히 맞추기 힘들것 같은 사람들에게는 양심에 찔려서 차마 권하지 않았었다.
...쉽게 말해서, 히지리 앞에서 굳이 게임을 하자 어쩌자 이야기는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단 말씀. 미요시 사나는 게이머지만, 하드코어하게 플레이하고 있지만, 프로듀서가 매우(!) 염려하고 있긴 하지만(...), 엄연한 상식인이니까.
이런 취급의 차이에 대해 룸메이트는 볼멘소리를 하며 등산으로 보상을 받으려 했지만 언제나처럼 익숙하게 카운터를 먹이며 보복하는 사나였으니 결과는 스킵.
사나 "응! 뭐든, 뭐든 물어봐! 이 사나 님이, 궁금한건 전부 알려줄게!"
뭔가 이상함을 느끼긴 했지만, 그것보다는 게이머의 혼이 먼저 반응해버렸다. 새로운 게이머는 언제나 환영이야! 게임은 정-말 최고야!!! 하는 환청이 들리는 것 같지만 무시하자.
...그나저나 어제 그 트레이서 충...다음에 순위전에서 만나면 꼭 찢어버린다...
...아니, 지금은 이게 중요한게 아니지.
순간 험악해질뻔했던 표정을 관리하며 클라리스씨 급의 자애로운 미소와 함께 히지리를 바라보니, 히지리는 가방에서 주섬주섬 스마트 폰을 꺼내기 시작했다.
...음, 스마트폰 게임일까? 퍼즐게임 같은거 물어보는거라면... 응, 히지리쨩처럼 귀여운 게임도 많으니까 좋지. 그래, 게임은 그런 캐주얼하고 가벼운 것부터 입문하는게 정석이야!
그렇게 흐뭇하게 히지리를 보고 있으니, 히지리는 터치를 몇번해서 게임을 실행해, 화면을 돌려 보여주며 물어봐왔다.
히지리 "그, 그럼... 혹시, 이 게임...하고 계신가요?"
거기서 모른다고 하고, 히지리를 꾸짖고 도망쳐버렸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지도 몰라.
사나는, 되도 않는 후회를 했지만...이미 물은 엎질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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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 "...밀리언 라이브...시어터 데이즈...?"
...줄여서 밀리시타.
히지리가 들이민 게임은...사나의 상상에선 좀 많이 벗어난 게임이었다.
...아니 이거, 경쟁사에서 만든 게임이잖아. 765 프로덕션에서, 반다이 게임즈에 콜라보해서 내놓은 게임이잖아...?!
물론 규모상으로 대기업 346에 소규모 소속사인 765가 상대가 될리는 만무하지만... 이런 게임...
1. 하겠냐?!?!?!?!?!? 우리, 346 소속이라고!!!
2. ......하고 있습니다... 프로듀서입니다.......
>>2표 먼저.
사나 "...그, 하고 있기는 한데..."
...하고 있습니다.
...네, 프로듀서입니다.
네, 차마, 양심에 걸려서, 오프 이벤트 당첨되도 나가본적은 없지만.
이벤트 in 100하면 시어터 정기 공연 초청권 받는거 두번정도 받았지만!
346 아이돌(연습생이지만)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양심이 너무 극딜을 먹고 있어서, CC기 먹은것마냥 차마 참전은 못하고 있습니다만!!
그냥 흥미 본위로 시작했다가, 게임이 재밌어서 빠져들었다가... 이렇게 되어버렸는걸!
그, 그래. 리듬감...나도 아이돌이니까, 리듬감을 좀 키워보자고 리듬게임을 시작한거 뿐이야! 난 미시로를 배신하거나 할 생각 없었어!! 오프 이벤트는 한번도 안갔잖아. 응? 그치? 그렇지 프로듀서?!
히지리 "...사나씨?"
사나"...헛!"
...요즘 히나코와 함께 비주얼 레슨을 받아서 그런걸까... 어느덧 망상전개가 되어버린걸 깨달은 사나는 조금 부끄러워졌는지 고개를 돌리며 헛기침을 연달아 하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히지리는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지만...
...이게 무슨 꼴이야...
...아츠미 빼고는 아무도 모르는 건데, 어떻게... 아니지? 단짝을 이렇게 단숨에 팔아먹은건 아니지, 아츠미?
히지리 "아츠미씨가, 사나씨도 하고...있으니까 물어보라고 하셔서..."
사나 "무나카타아아아아아!!!!!!"
>> 덤으로... 사나는 누구의 P인가요? 다이스와 함께 아이돌(당연히 765 한정)을 지정해주세요.
~+3까지 다이스 중 가장 높은 값으로 뽑겠습니다.
@ 밀리시타는 존재하지만, 데레스테는 어찌할지 아직 결정을 못 내렸습니다. 일단 안나는 유리코 P입니다. 오토메스톰때 1등 찍은게 안나.
...안나 P입니다. 네, 건너 건넛방의 아나스타샤씨의 애칭인 아냐가 아니라, 765의 모치즈키 안나씨...
...그치만. 게이머인걸! 동지인걸! 동지에게 애정이 가는건 매우 당연한 것 아니겠어?! 그리고 귀엽기도 하잖아! 따, 딱히 작년 한정때 한번에 나와줘서 그런건...아니, 그 영향도 있을까나. 앤젤 덱에서 가장 필요한 콤보 보너스가 나와준거니까...
...어라? 그러고보니 히지리 쨩이랑 성이 같...아니, 흔한 성이잖아. 출신지도 다른걸.
...아무튼. 그래서, 절찬리에 남밍아웃(=나무코 커밍아웃)했고... 프로듀서한테 들키면 혼구녕 확정이고... 아츠미 이 지지배가 입이 이렇게 싸다는걸 생각하면 난 이미 끝장이고...
...착잡해지는 사나였지만, 일단 이 모든 사단의 원흉은 여기에 없고-밤에 죽었어...히지리에게 보이지 않게 이를 꽉 악무는 사나였다-... 히지리가 악의를 가지고 물어볼리는 없으니까. 아직 데뷔는 못했지만, 그래도 아이돌 계약이 된 아이돌 답게, 그동안의 비주얼 레슨이 헛수고가 아니었음을 증명해보이기 위해 표정관리를 하며 히지리에게 다시 물어보기로 했다.
사나 "...그런데, 이건 왜?"
...왜 경쟁사의 게임을 들고온건데? 저쪽에 관심이 생겨서...아니, 잠깐. 설마, 이적 제의라도 받은거야? 확실히, 곡 받기가 하늘의 별따기 급인 우리랑 달리, 765쪽은 소수인원이다 보니까 기회가 상당히 빨리오고...일단 극장 공연이 우선이니 보컬에 엄청난 재능을 가진 히지리라면...!?
아, 안돼. 히지리쨩을 765에 뺏길수는 없어!! 내가 아무리 안나P라도, 그건 안될말이야! 히지리는 우리의 소중한 동료라고...! 난, 밀리시타P이기 이전에 346의 아이돌이야...!
...앞으로 무슨 대답이 나올지 모르니까. 사나는, 가능한 모든 일들을 다 상상해두고, 굳게 마음을 먹기로 했다.
...굳세어라, 미요시 사나. 네 말 하나 하나에, 유닛의, 346의 미래(까지는 잘 모르겠지만)가 달려있다!
히지리 "그...그게...언니의, 한정 SSR을 뽑고 싶어요...!"
사나 "...하?"
히지리쨩이 나가노 출신이니까...어라. 765쪽에, 나가노 출신이 있었나...? 있었던거 같기도 한데... 으윽, 스테이터스가 아니라 기억이 안나잖아...게이머 뇌, 이런거엔 별 도움 안되는구나...
생각해보니, 히지리쨩이 가족 이야기를 하는 건 들어본 적이 별로 없었지. 아니, 애초에 우리 셋이 모여있을때는 아츠미가 다른 애들한테 변태짓을 할계획을 꾸미거나, 아츠미가 내 가슴을 주무르거나, 아츠미가 사각에서 히지리에게 음흉한 시선을 날려서 응징하거나...
...이번에도 네년이 원흉이냐?!
사나 "또 너 때문이냐, 아츠미!!!!"
히지리 "네, 네?!"
유카리 "그래서-"
아츠미 "엣취-!!"
히로미 "어? 아츠미쨩, 왜 그래?"
아츠미 "가, 갑자기 재채기가...에취!!"
유카리 "누가 아츠미쨩의 이야기를 하는건 아닐까요?"
히로미 "아츠미쨩의 이야기를 한다면... 사나쨩일까나? 같은 방이니까."
유카리 "후후후... 두사람처럼 사이 좋으면, 서로 없어도 이야기를 할것 같긴 하네요."
아츠미 "아, 하하...에취이!!"
사나 "...아, 미안, 히지리쨩. 그래서, 누구라고?"
...노답 룸메이트에 대한 응징은 차근차근 생각해두기로 하고, 일단 게임이라곤 해본적도 없던 히지리가 갑작스레 '한정 SSR을 뽑겠다'라고 하는 이 충격적인 상황. 그것도 '언니'의 카드라는 이 이야기부터 어떻게 해보자. 그래, 우선순위. 이거부터 해결하고, 아츠미를-
히지리 "모치즈키 안나...제, 언니에요."
-사나의 생각은 거기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나 "...잠...뭐? 뭐라고?? 내가 잘못들은거 아니지. 그치? 잠깐만. 안나쨩이, 안나쨩이 히지리쨩의 언니라고!?"
사나 "아니, 잠깐... 왜 765로 안가고 346으로-잠깐잠깐...이게 중요한게 아니라. 왜 이제야 이야기해준거야?!"
무려 5개월동안이나 같이 알고 지냈는데!!
히지리 "그, 말할 기회가 없었..."
...긴했지.
사나 "...그래. 그건 인정할게. 응, 그건 미안. 히지리쨩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고, 우린 우리끼리만 이야기하고 했으니까. 그건 미안해."
...일단, 이건 정말 사과해둬야겠다 싶었던 사나는 고개를 꾸벅 숙여보였다. 아츠미와 사나보다 한 살 어리고 한학년 아래이긴 해도, 히지리는 엄연히 자신들과 동등한 동료. 연장자로서 챙겨주는건 필요할지 몰라도, 연장자라고 우리 마음대로 해왔다면 그건 사과하고 바꿔나가는게 맞는거니까.
히지리 "아, 아니에요. 제가 말을 잘 안하는거니까...저도, 많이 이야기하도록 노력할게요...!"
사나 "응. 그런데...언니가 765의 아이돌이면, 리카쨩이 그랬던것처럼 언니를 따라 765에서 데뷔해도 되지 않았어?"
히지리 "그...렇긴 하지만, 저... 언니에게, 부담을 주고싶지 않아서요. 그리고...모치즈키 안나의 동생이라는, 타이틀에 갇히고 싶지 않아서..."
...역시, 순진무구해보이지만, 생각보다 많이 어른스러운 아이. 과연 누가 이게 중학교 1학년생이 한 생각이라고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보컬 레슨때부터 항상 느끼지만, 역시 배울게 많은 아이야...
사나 "그래...그래서, 언니의 SSR을 뽑고 싶다고...?"
...그랬구나. 오늘이 5월 28일. 생각해보니, 아카네쨩의 가샤가 끝나는 날이었어. 그럼 지금 한정 복각이란 이야기일텐데... 안나쨩의 복각이 벌써 진행인걸까? 그렇다면, 모든 퍼즐이 딱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이네.
히지리 "네, 네...! 꼭, 뽑고 싶어요...!"
...열의에 찬 저 눈빛이 아프다. 게이머로서, 엄마나 프로듀서의 잔소리 외에 이렇게 악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비수처럼 날아드는 게 있을줄은, 상상도 못했어...아니, 이건 죄책감인가. 죄악감인건가...
사나 "...저기요, 모치즈키 히지리양."
히지리 "네!"
사나 "...너, 이 게임...아니, 게임이란거... 지금 처음 하는거 맞지. 그치?"
히지리 "그게...에헤헤...언니가, 나온다길래... 그래서 직접 보고 싶어서..."
...역시,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보다는 감상이 목적.
사나 "...그런거라면, 그냥 노말 카드만 뽑아도 볼 수 있어. 모델링 자체는 크게 차이가 안...아, 무슨말인지 잘 모를테니까 쉽게 이야기하자면. 히지리쨩이 게임을 해서 점수를 높게 내고, 리듬게임이니까 어려운 난이도로 플레이하고. 이런거에 관심있는게 아니면 딱히 안나쨩의 SSR 같은거 안뽑아도 충분해. 조금만 쉬운 난이도로 플레이하면 안나쨩의 일반 카드는 금방 얻어. 한정 SSR같은거...돈 엄청나게 빨아먹는단 말야. 우리같은 중학생에겐 역시 좀 어렵다고나 할까."
히지리 "에..."
...역시,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하는 모양이다. 갑갑해진듯, 뒤통수를 긁던 사나는 그냥 툭 까놓고 이야기하는게 낫겠다 싶어서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
사나 "그러니까, 운이 좋지 않으면 뽑는데 9만엔이나 들어. 그리고 뽑아도, 히지리쨩이 리듬게임을 하고 그러는게 아니면 큰 의미도 없어. 안나쨩을 보는건 돈 안내도 되니까 그냥 해도-"
히지리 "...그치만..."
사나 "그치만?"
히지리 "언니...그 옷, 정말 예뻐서..."
사나 "......"
히지리 "......보고싶어요...!"
사나 "......"
히지리쨩은, 쉽게 포기 안할텐데...
실제로 평소 레슨때도 휴식시간에 쉬려고 안하고 궁금한걸 물고 늘어져서 트레이너가 '무나카타! 미요시!! 모치즈키 붙들고 10분간 나갔다온다!! 이 녀석이 확실히 쉬게 하도록!'라고 엄명을 내리는게 한두번이 아니었으니까... 이번에는 브레이크도 따로 없어보이니, 이상한 쪽으로 폭주해버리면...
히지리 "......!!!!!"
그렇게 부담스럽게 바라보지마아...
...진짜로, 어떻게하지?!
>>+3까지 다이스 체크입니다.
70, 90, 100이에요! 가장 높은 값을...!
사나 "저기, 일단 물어보겠는데...히지리쨩, 용돈은 얼마나 있니?
히지리 "평소에...별로 쓰지 않아서, 교통비를 뺀다면..."
사나 "빼면?"
히지리 "한달 5천엔이요."
사나 "......지금은......?"
히지리 "에...900엔 남았어요."
사나 "......언니한테, 지원은 받...기 힘들겠지."
히지리 "...언니한텐, 역시 비밀로 하고...싶은데..."
...같은 게이머로서, 얼마나 용돈이 빠듯할지는 사나 본인이 더 잘 아는...아니, 인세를 직접 받아 쓰고 있다면 상당히 넉넉할것도 같지만. 덤으로, 사나가 생각하기에도 본인의 SSR을 뽑겠다고 동생이 용돈을 달라고 하면... 에, 좀 싫을 수도 있을거 같고...
히지리 "그...역시, 어려울까요...?"
...고작 900엔 정도로 과금해봤자 의미는 없으니까... 그렇다면...!
사나 "...저기, 히지리쨩."
히지리 "네?"
사나 "리세마라라고, 들어봤...아니, 못 들어봤겠지. 일단, 오늘은 나랑 같이 기숙사로 가자. 중간고사는 끝난거지?"
히지리 "네!"
사나 "좋아...그럼, 오늘은 일단 기숙사로 갈까. 언니...그러니까, 안나쨩한테 오늘은 조금 늦게 돌아갈거라고 연락 좀 해줘."
기숙사 식당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방으로 히지리를 데리고 올라왔다. 애석하게도, 이즈미에겐 연락이 안갔고, 마키노는 휴가를 내서 집으로 돌아갔기에 도움을 요청할 수 없었기에...
히지리 "저, 그래서...제가 뭘 하면..."
가장 원초적인 방법으로 가야지. 조금 암담해지는 사나였지만, 시작도 하기 전부터 분위기를 가라앉힐수는 없었기에, 짐짓 밝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사나 "아아...간단해. 게임을 빠르게 리스타트해서, 단차를 연속해서 돌리는거지. 그냥, 내가 하자는 대로만 하면 돼. 일단 내 계정은 잠시 동결시켰으니까... 히지리 쨩의 스마트폰, 내 아이패드, 그리고 노트북의 가상계정...이렇게 3개로, 리세마라에 도전한다!"
리세마라 첫번째 시도.
히지리의 결과>>+1
사나의 결과>>+2
노트북의 결과>>+3
히지리는 보정을 좀 받아서, 다이스 94 이상이 나오면 성공입니다.
사나는 그런거 없고 97이상.
컴마(=작성 시간 뒤의 두자리수)가 81~99사이가 나오면 아츠미가 방으로 돌아와, 이 리세마라에 참전합니다. 참전하면 사나랑 마찬가지로 97이상.
컴마가 00이 나오면...???? 좋은 일이 있을거에요...에헤헤...
@리세마라할 때 저 시점에 쥬엘을 얼마나 주나 확인해보고 싶었는데... 못찾겠으니+다이스 90을 못넘었으니 그냥 250쥬엘로 달리기를 시작합니다.
@ 참고로 70도 못넘었으면 사나의 노트북도 사용 못했습니다<...
...빠른 진행을 위해 저도 그냥 굴리겠습니다. 시간 너무 오래걸리겠어...
히지리 "앗...R...? 은색 카드에요."
사나 "으음, 역시 실패인가. 첫술에 배부르기는 힘들지."
물론, 사나의 태블릿에는 R-[하이텐션 엄지공주] 모치즈키 안나가 떴지만, 이 둘이 노리는건 레어카드가 아닌, SSR였기에 당연히 실패.
히지리 "저, 그럼...이걸로 끝난건가요...?"
사나 "아냐아냐! 자, 데이터를 이렇게 지우고..."
벌컥
아츠미 "후아아...다녀왔습니다! 사나쨩! 순순히 입산을 허가한다면 오늘도 게임을 같이 해주도록 하겠...아? 히, 히지리쨩?!"
히지리 "다녀오셨어요!"
사나 "어, 왔냐...가 아니라. 기다리고 있었다, 이 촉새-!!!!!"
부웅, 하고 침대의 매트릭스를 박차고 뛴 사나의 팔이, 크게 호를 그리며 아츠미의 정수리를 노린다-!!
쾅! 하는 굉음과 함께 외마디 비명을 지르는 아츠미. 둘이 투닥거리는건 자주 봤지만, 아무래도 이건 조금 충격적이었던 듯 저도 모르게 입을 가리는 히지리.
아츠미 "우으으으... 왜, 왜 그러는거야?!"
눈물이 핑 도는 눈으로, 사나를 쏘아보는 아츠미. 비주얼로는 정말 압도적인 재능을 보유한 그녀였기에, 멋모르고 보면 아츠미는 정말 가련한 비운의 히로인, 사나는 그런 그녀를 구박하는 악역 영애? 같은 구도가 순식간에 갖춰졌다.
심지어, 화를 내고 있는 사나 본인 조차도 순간 화가 누그러질 정도의 동정을 불러 일으키는 저 표정은...무나카타 아츠미가 가진 아이돌로서의 필살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터.
하지만, 그런 만큼 감히 그런 걸 쓰냐,는 가증스러움이 더 분노를 일으켰기에, 사나는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사나 "히지리가 왜, 어떻게, 내가 밀리시타 하는 걸 알았을까? 응?"
...살의 등등한 사나의 기세. 덤으로, 순간 머릿속에 떠오른 일련의 기억들이 아츠미의 이성을 명료하게 해주었다.
아츠미 "...헛."
...맹렬한 경고. 연기를 지속했다간, 진짜로 맞아 죽는다-!
사나 "너 그거 내가 비밀로 해달라고 그렇게 이야기 했던거 기억 안나?"
싸늘한 말투, 무표정을 고수하는 사나. 아직까진 그리 덥지 않은 날씨였고, 항상 환기의 목적으로 공용 에어컨이 켜저있어 시원했던 기숙사였지만 아츠미는 긴장으로 등이 흠뻑 젖어들어가고 있었다.
아츠미 "기...기, 기억 안나는데요!"
...아니, 분명히 기억하고 있지만. 본인의 잘못인것도 기억해낸 아츠미였지만, 순순히 인정하고 호랑이 입속에 머리를 들이밀고 자비를 요청하기엔...사나의 분노가 매우 컸다. 자칫하면 사나의 땋은 머리가 하늘로 승천할것같은 기세였으니까.
사나 "너 입 막음 비용으로 나한테 그, 그런 짓 해놓은 주제에!!!!!! 잘도 입을 함부로 놀렸겠다?!"
순간 말을 하며 홍조를 띄운 사나였지만, 애석하게도 그걸 본건 맞은편의 아츠미뿐. 같은 방향에 있던 히지리에겐 보이지 않았다. 덤으로, 아츠미도 그런거에 신경쓸 상황이 아니었고.
덜덜 떨던 아츠미는, 순간 몸을 뒤로 날리며 기숙사 방 문 고리를 잡았지만, 분노한 사나는 그것보다는 더 빨랐다. 마치, 레이지 게이지가 다 찬 격투게임의 캐릭터마냥 빠른 속도로 쇄도해 손을 나꿔채는데 성공한 사나.
아츠미 '주, 죽는다. 인정사정 안봐줄거야!!'
본능적인 공포가 몰려오자, 아츠미는 체면이고 뭐고 없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아츠미 "꺄아아아!! 히, 히지리쨩! 살려줘!!"
아무리 화가 났어도 히지리한테까지 화를 낼 순 없었던 사나였기에, 아츠미의 선택은 매우 정확했다고 볼 수 있겠지.
사나 "히지리쨩, 나와! 저 음수는 내가 오늘에야말로 퇴치해서, 이 기숙사의 평화를 되찾고 말겠어!"
아츠미 "아, 안돼! 히지리쨩, 제발, 사나쨩 좀 말려줘!!!"
히지리 "이, 일단 두 분 다 진정-"
첨예하게 돌아가는 상황. 진정할 기미가 없어보이는 사나.
...다행히도, 구원의 손길은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쾅!!!
키요미 "시끄러워!!!!!"
...이 둘의 바로 옆방인, 사에지마 키요미.
키요미는 이런 소란이 익숙한듯, 방에 들어오자마자 능숙하게 사나의 겨드랑이 사이에 팔을 집어넣어 구속한 후, 손으로 깍지를 껴 제압을 시도했다.
전직 선도부원 출신 아이돌 답게 바로 소란이 일어나자마자 달려와 막는 모습이다. 역시, 정의가 몸에 흐르는 듯한 그런 모습-
키요미 "너희 때문에 숙제를 못하겠잖아!!"
...정정하겠다. 정의는 필요없고 방해되니까 제압하러 온 모양이다.
사나 "이거 놔!! 오늘에야 말로, 저 음수를 퇴치할거라고!!"
아츠미 "살려주세요 키요미씨! 사나쨩이 절 죽이려고 그래요!
키요미 "기숙사에 너희만 사냐, 이 철부지들아!!! 다른 선배들도 있는데 이렇게 시끄러우면 쓰겠어?!"
히지리 '저, 정리될 기미가 안보여...'
...아츠미vs사나의 구도에서 삼파전으로 바뀌었을 뿐, 어째 진정할 기미가 안보인다. 그렇게 당황하던 히지리의 시선에...키요미의 뒤에 누군가 다가온 게 보였다.
키요미 "히이이이이익!?"
사나 "우와아아앗?!"
아츠미 (딸꾹)
마유 "마유...내일 5시부터 스케줄이어서요오...오늘, 조금은 일찍 자고 싶은데요오...?"
키요미, 사나, 아츠미 """죄송(딸꾹)합니다!!!"""
히지리 "죄, 죄송합니다...!
마유 "우후훗. 아니에요오. 히지리쨩은, 잘못이 없으니까 사과 안해도 괜찮아요오?"
키요미, 사나, 아츠미 """ """(딸꾹)
마유 "다들...기운 좋은 것도 좋지만... 21시가 넘었어요오오...?"
좋은 밤 되세요~라며 왔던것 마냥 스르륵 나가버리는 마유.
...아이돌 데뷔나, 업계 경력으로 봤을 때 대 선배인 마유는,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기숙사의 여제로, 평소 사무ㅅ...
마유 (찌릿)
...저, 정정하겠다.
아이돌 경력이나, 그 이전의 모델 경력은 물론, 동료들을 생각하는 아름다운 심성이 돋보이는 톱 아이돌 사쿠마 마유를 그 누가 감히 무시하겠는가. 그리고 기숙사의 멤버 전원이 아이돌인 만큼, 미용에 필수적인 수면을 방해받는건 어마어마한 질타를 받는건 당연지사. 그런 분란의 씨앗을 사전에 제거한 저 아름다운 심성을 감히 누구에게 비교한단 말인가!
마유 "...이번은 넘어가드리겠어요오...?"
...살려주세요.
마유 "마유가 어떻게 한다고 한적은 없어요오...?"
죄송합니다!! 이상한 내레이션 안넣겠습니다!!!
마유의 활약으로 머리가 식은 셋.
키요미는 미안하다며, 대신 좀 조용히 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다시 방으로 돌아갔다.
아츠미 "미안, 사나쨩. 히지리 쨩이라, 나도 크게 문제 될 것 없겠지...하고 마음을 놓고 있었나봐."
사나 "...뭐, 나도 너무 심하게 화내긴 했지. 나도 미안, 아츠미."
...아츠미와 사나는 어렵지 않게 다시 화해했고. 사실 엄청나게 열받을 거리는 아니었던것 같지만... 대체 뭐가 문제였을까.
어쨌든, 히지리와도 다시 어색하게나마 인사를 나눈 아츠미는 문득, 이 늦은 시간에 아직도 히지리가 본인들의 방에 와있는 이유에 대해 궁금해졌다.
아츠미 "그래서...히지리쨩은 여기서 뭘 하고 있던거야?"
사나 "뭐...밀리시타 때문이지."
아츠미 "그 게임? 왜, 히지리쨩도 게임 시작하는거야?"
히지리 "그게..."
사나 "모치즈키 안나가, 히지리 쨩의 언니래."
아츠미 "...에?"
...생뚱맞은, 놀라운 소식. 하긴 아츠미도 히지리랑 대화를 그리 많이 하진 않았고, 오히려 레슨에서 서로 부족한 점을 이야기해주거나 궁금한 점을 물어보는 등 매우 그녀 답지 않게 건전한-사실 답지 않다는건 좀 모함이긴 했다. 무나카타 아츠미는 등산을 제외한다면 매우 정상적인 심성을 가진 중학생이니까-교류뿐이었으니까.
사나 "언니를 꼭 뽑고 싶다고 해서. 그래서 리세마라를 도와주던 중이야."
아츠미 "헤에, 그렇구나. 응. 나도 응원할게!"
사나 "뭐? 너 지금 뭐라는거야."
아츠미 "...에?"
사나 "너도 당연히 해야지. 우린 같은 유닛이잖아?"
아츠미 "저, 저기...나 아직 화장 못지웠는데-"
사나 "자, 그럼 두번째 가볼까, 히지리쨩?"
히지리 "네!"
아츠미 "잠깐, 내 의사는 반영 안하는거야?!"
사나 "...그럼 날 단번에 팔아먹은 그 가벼운 혀에 대해 다시 이야기를 좀 나눠볼까? 응?"
아츠미 "도, 돕겠습니다!!"
히지리의 결과>>+1
사나의 결과>>+2
노트북의 결과>>+3
아츠미의 결과>>+4
히지리는 보정을 좀 받아서, 다이스 90 이상이 나오면 성공입니다.
사나랑 아츠미는 그런거 없고 93이상.
컴마가 00이 나오면...???? 좋은 일이 있을거에요...에헤헤...
@ 원래는 94와 97을 유지하려 했지만, 유키나키님의 다이스가 아까웠기에... 4씩 더 기준을 낮추고 가보겠습니다.
사나 "히지리쨩, 아츠미. 수확은 없어?
아츠미 "전혀..."
히지리 "아뇨, 역시..."
사나 "끙...역시 그런가..."
히지리 "죄, 죄송해요. 저때문에..."
사나 "아냐. 아직 시작에 불과하고... 보통은 10번은 기본으로 들어가니까."
아츠미 "자, 잠깐. 이런 짓을 10번을 넘게 한다고?! 고작 게임인데, 너무 힘든거 아냐?! 이런거 파는데 있다고 그러지 않았어?"
사나 "...과연 그럴까. 이 리세마라로 파는 계정이 얼마인지 알아?"
아츠미 "얼마인데?! 정 뭐하면 내가 히지리쨩에게 선물로-"
사나 "1만엔(=한화 10만원)이 넘어."
아츠미 "......"
히지리 "......"
...침묵
사나 "......자, 계속할까?"
아츠미, 히지리 "네."
@리세마라 방식을 조금 바꾸겠습니다. 콤마 00은 죽어라해도 안뜰테니 저게 뭐였는지는 넘어가죠.
역시 마찬가지로 히지리는 90, 아츠미와 사나는 93을 넘기면 통과입니다.
...좀 통과하자 제발 ㅠㅠ
리세마라 3번째 시도
히지리의 결과 >>+1의 다이스값
아츠미의 결과 >>+1의 콤마값
사나의 결과 >>+2의 다이스값
노트북의 결과 >>+2의 콤마값
리세마라 4번째 시도
히지리의 결과 >>+3의 다이스값
아츠미의 결과 >>+3의 콤마값
사나의 결과 >>+4의 다이스값
노트북의 결과 >>+4의 콤마값
@아니 이게 지금 뜨다니?!
사나 "아, 또 실패... 노트북엔, 무지개?! 어...시호쨩인가...하아. 아츠미, 넌?"
아츠미 "레어카드야...으으, 진짜, 이거 가능성이 있긴 한거야? 고작해야 3%고, 저격하려는 카드는 또 그중에서도 들어가서 0.몇%정도라고 들었는데. 슬슬 히지리 쨩도 돌아가야 하고...이쯤에서 포기-"
히지리 "저, 저기, 사나씨?"
사나 "왜. 역시 실패야?"
히지리 "무지개 나비가 떴는데..."
우당탕!!!
사나 "무, 무지개?! 무지개라고?!"
아츠미 "에, 뭐야, 나온거야?! 나온거야?!?!"
히지리 "그, 자, 잠시만요...!"
아츠미 "제발, 제발 나와라... 무나카타 아츠미, 아직 씻지도 못했어요!"
사나 "그게 지금 중요하냐?!-중요하거든?!-아아, 됐어 됐어. 히지리쨩. 준비 됐어?"
히지리 "...네!"
사나 "초심자의 행운을 믿어봐야지. 자, 간다!"
아츠미 "눌러버려, 히지리쨩!"
사나 "어? 이 실루엣...?"
사나 " "
아츠미 " "
히지리 " "
막상 뽑으니까, 세 명 모두, 안될거라 자포자기하던 상황에서 이뤄진 기적에 다들 할말을 잃은 모양이었다.
아츠미 "추, 축하해, 히지리쨩!"
사나 "그, 그래. 아, 맞아! 이 계정, 반다이 게임즈 계정이랑 연동시켜야해. 그래야 혹시라도 스마트폰에 이상이 생겼을때 계정 데이터를 갱신해서 보존할 수 있어. 히지리쨩, 진짜 축하하고, 이제 몇가지만 더 하면 안나쨩은 히지리쨩 계정에 그대로 보존될거야!"
히지리 "에헤헤..."
...큰일이다. 히지리, 완전히 긴장이 풀린 것 같은데...
저렇게 헤벌쭉, 해져서 웃고 있는 히지리라니, 생각외로 엄청 레어한 모습이 아닐까 싶었지만... 저런 상태로 집에 보낼 수 있을까. 사나는 문득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사나 "...그렇게 넋놓은 듯이 웃지 말고... 빨리 정리하고 집에 돌아가야지. 게임의 언니가 문제가 아니라, 집에서 언니가 기다리는거 아냐?"
히지리 "에헤..아, 앗? 그, 그렇죠?! 이, 이럴때가-"
-우우웅, 우우웅.
아츠미 "...히지리쨩, 전화 온 거 같은데?"
히지리 "아...어, 언니?!"
안나 "히지리...어디야?"
히지리 "으, 응. 언니, 아직 기숙사야."
안나 "...늦어...대체 무슨 일이, 있던거야...?"
히지리 "그, 그게, 그러니까..."
...그 순간, 무슨 생각이었을까. 사나는 기지를 발휘해 메모장을 켜고,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긴급하게 타이핑을 해서 히지리에게 메세지 하나를 보여줬다. 물론, 너무 빨리 했기에 한자나 가타카나 변환을 하지 못했지만, 히라가나 만으로도 충분히 알아볼 수는 있었다.
사나 [오늘 유닛 간에 이야기가 조금 길어졌어. 아무래도, 오늘 자고 가야할 것 같아. 아침 일찍 돌아갈게.-라고 말해!]
히지리 "...저, 아침에 잘 못 일어나는..."
안나 "히지리...?"
사나 [그럼 지금 어떻게 돌아가게?! 기숙사 통금시간이 11시라 우리도 배웅 못해준다구! 그냥 자고, 프로듀서한테라도 도움 받아서 집 들렀다가 가면 되지!]
...일단, 저 문장을 고작 15초만에 다 타이핑한 사나에게 박수를. 옆에서 보고 있던 아츠미도 감탄했는지 소리없이 박수를 치고 있었고...
아주 잠깐 고민하던 히지리도, 결심했는지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히지리 "으, 응. 언니 그게, 오늘 유닛 회의가 조금 길어져서... 아무래도, 오늘은 기숙사에서 자고 가야 할 것 같아...아침 일찍 돌아갈-"
안나 "그럼, 안나가 택시라도 불러서 바로 데리러 갈게."
즉답. 마치 '아이돌 모드 온' 마냥 쏜살같이 쏟아진 말에, 히지리는 물론 옆에서 듣고 있던 두사람도 놀랐다.
아츠미 "!?"
사나 "?!"
안나 "기숙사 주소, 불러줘."
히지리 "괘, 괜찮아...나, 어린애가 아닌걸. 하루 정도는, 괜찮다구. 내일, 레슨도 없으니까 집에 일찍 들어올거구..."
안나 "...알았어. 아침에 출발할때, 메일 보내고...다른 사람들한테, 폐 끼치지 말고..."
히지리 "응...!"
안나 "...잘자, 히지리."
히지리 "언니도..."
이 창댓 엄청 재밌네요 원작격인 창댓은 조금밖에 안 봤지만
>>-1 감사합니다. 사실 원작이랄것도 없어요. 별로 진행 안했거든요... 이쪽이 더 진행 많이 되었...읍읍
히지리 "에헤헤..."
...뭐, 일단 리세마라도 끝났고. 허락도 맡았고... 기숙사도 출입 절차때문에 그런거지, 소속 아이돌이 자고 가는거 자체는 크게 막거나 하지는 않으니까...
치바 등 도쿄도 인근의 아이돌들이 다음날 새벽이나 오전 스케줄이 있는 경우 십중팔구는 기숙사 신세를 지고 있고, 애초에 프로덕션 측에서도 괜히 밖에서 묵어서 위험하고 비용이 더 나가는 것보다는 빈 방이 상당히 남는 기숙사에서 묵는걸 권하고 있으니 히지리가 하룻밤 자고 가는 정도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아츠미 "에, 그럼 히지리쨩은 오늘 어디서 자는 거야?"
사나 "글쎄, 일단 내일 학교도 가야 할테니, 일찍 깨워야 하니까 우리랑 같이 자는게 낫지 않을까?"
그 말에, 주섬주섬 옷을 갈아입던 아츠미의 눈이 크게 뜨이더니, 갑자기 광채를 띄며-
아츠미 "그, 그럼 내 침대에서 같이 자도 돼! 히지리쨩, 아츠밍은 히지리쨩에게 얼마든지 베개와 이불을-게훅!"
...채널링 후 폭주하려는건, 미리 끊어야지.
깔끔한 폼으로 베개를 집어던져 아츠미의 얼굴 정 중앙에 히트시킨-아마도 모 야구돌이 상당히 좋아할 듯 싶다-사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멈추지 않는 아츠미의 손가락을 보고 바로 일갈했다.
사나 "그 음흉한 눈길부터 치우고 말해, 이 음수야...그리고 그 흑심이 묻어나는 손가락 운동 당장 멈추지 못해?!"
아츠미 "내, 내가 뭘 어쨌다고! 히지리쨩이 귀여워서 그런것 뿐이란 말야!"
발뺌하는 아츠미. 그래, 히지리 귀엽지...가 아니라.
사나 "그 귀여워하려는 방향이 심히 잘못되었다, 이 변태야!"
아츠미 "변태라니?! 나같은 숙녀가 어디있다고-"
사나 "숙녀라는 이름의 변태겠지! 세상에 너같은 변태 아이돌이 어딨냐!?"
아츠미 "그, 그건 좀 심한 말 아냐?! 여자끼리 친해지고 싶은게 뭐가 잘못되었다고-"
사나 "...지금까지 네가 한 말 그대로 다 키요라씨께 일러주랴?"
아츠미 "그, 그것만은 참아줘!!! 다음엔 죽을지도 몰라!!"
...쾅!
사나, 아츠미 ""엣""
키요미 "...조용히, 좀, 해달라고오오..."
...또 마유씨 불러낼래...?
아니요...
너희가 숙제 대신해줄거 아니면 조용히 좀 해줘...
...네, 죄송합니다, 키요미씨. 미안, 키요미씨...
쿵!
...이번에는, 큰소리 없이 조용히 두사람의 폭주를 진압한 선도부원 키요미.
그 잠깐사이에 성장...이 아닌, 정말 내일까지 내야할 숙제의 견적이 안 나오는 모양이다. 그럼 기숙사에 수두룩히 있는 다른 고등학교 1학년 아이돌들에게 조언을 구해도 될텐데, 숙제는 스스로 해결해야한다며 또 성실히 스스로 골머리를 앓는중인걸까... 숙제와 공부가 완전히 별개인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동일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건만... 이미 밤이 깊어가는데, 굳이 도움의 손길을 다 제쳐두는건 과연 현명한 선택일까...?
...굳세어라, 키요미.
그렇게 진정하고, 아츠미가 다시 옷을 갈아입는 동안, 사나는 히지리 쪽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히지리 "에헤헤...언니, 귀여워..."
...어째 소란스러워져도 전혀 반응이 없다 싶더니만, 아이돌 카드 란에 들어가서 안나의 일러스트를 보며 계속 헤실대고 있었다.
...히지리쨩, 진짜 진심으로... 게임하려는게 아니라 진짜 이 옷이 이뻐서 뽑은 거였구나.
납득, 허탈함...뭔가 여러가지가 뒤섞인 듯한 느낌이었지만, 어쨌든...
사나 "저기, 히지리쨩?"
히지리 "에헤헤...네, 넷?"
사나 "음, 이 밀리시타라는 게임은... 플레이를 해서 악곡을 하나 클리어하면, 그 악곡의 MV를 해금할 수 있어. 그럼, 안나쨩의 캐릭터가 실제로 춤추고 노래하는 걸 볼 수 있거든?"
히지리 "그, 그런가요?"
사나 "...어."
...대체 한정 SSR이란 단어는 어디서 들은거지...?
게임에 대해 대체 어디까지 알고, 어디까지 모르는지 도저히 종잡을 수 없다고 느낀 사나였지만...
같은 게임을 하는 동료가 늘어난 셈이니, 입문을 도와야한다는 약간의 책임감이 들었기에 일단은 히지리의 실력을 좀 파악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사나 "튜토리얼을 대충 스킵했지만...자. 여기 화면 아래쪽의 둥근 버튼..보여?"
히지리 "네."
사나 "위에서 동그란 것들이 떨어지면-"
A few minutes later...
사나 "이젠 좀 알겠어?"
히지리 "네, 에..."
사나 "...뭐... 백번 듣고, 백번 봐봐야... 직접 해보는게 빠르지. 자, 한번 해보자. 일단 시작이고, 실력 파악이니까..."
...그렇게 사나는, 히지리의 실력 파악을 위해 덱을 간단히 구성-기본 덱의 센터에 있던 미라이는 구석으로 밀려났고, 츠무기는 속성도 다르고 노말카드라는 이유로 덱에서 제외되는 대신 센터에 안나의 SSR이 들어섰다-해주고 나서 몇곡정도를 난이도를 바꿔가며 테스트해보기로 했다.
사나 "자, 박자에 맞춰서 치기만 하면 돼. 노트 별로, 아까 내가 알려준대로 처리하면 되고."
히지리 "네...!"
히지리의 실력은?
>>+5까지 다이스. 가장 높은 값이에욧!
1~35 게임에 처음 입문했으니 어쩔수 없...는 레벨이 아닌데...
36~60 2mix를 간신히 클리어했습니다. ...정말 감상에 의의를 두는 쪽이 좋아보입니다.
61~80 4mix까지는 수월하게 플레이합니다만, 높은 난이도는 조금 시간이 필요해보입니다.
81~90 6mix도 곧 잘합니다. 아마 머지않아 MM을 플레이 가능할지도...
91~95 MM을 바로 힐카드 없이 가능하다고...?!
96~99 아니, BNT여도 첫 플레이 만에 풀콤이 말이돼...?! 아니 잠깐, 뭐야 이 재능은?!
100 ...피는 못 속이나 봅니다. 안나 "청출어람...이야?!"
@차후 전개에 큰 영향을 줄 다이스를 제외하고는 저도 굴릴거에욧! ...어, 근데 이건 영향이 좀 있나...?
...아, 죄송합니다. 새벽에 양심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좀 찾아오느라 늦었습니다...
...그냥 다음부터는 굴리지 말자...<야
으음...
전 다이스 운이 영 좋지 않았던걸로 기억해서 한 60~70 나오겠지 하고 굴린건데...음.
...이번것만 넘어가고, 다음부터는 굴리지 않겠습니다. 자중해야죠...(땀)
...20분 내로 돌아오겠습니다.
아츠미 "난 일단 세면만 하고 올게? 끝나면 같이 목욕하러 가자!"
사나 "뭐, 알았어...자, 6mix. 노트 속도는 뭐 안바꿔도 충분하겠지. 아참참, 소리는 좀 줄이고."
그렇게, 히지리의 밀리시타 플레이가 시작되었다.
とびらあけて さあ 行こうよ
문을 열고서 자-가보자.
私達の Brand New Theater Live!
우리들의, Brand New Theater Live!
히지리 "우와... 진짜, 극장이랑 똑같아..."
사나 "...똑같나? 아, 그러고보니 가봤으려나..."
이윽고 내려오기 시작하는 노트들. 집중하기 시작했는지 히지리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그리고.
사나 "그, 첫 플레이만에 1미스라니..."
살짝 어안이 벙벙한 사나. 물론 히지리가 음감이 뛰어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리듬게임이 그리 입문하기 쉬운 장르는 아닌데...
히지리 "...내려오는게 조금 느린 것 같아요... 혹시, 조금 더...빠르게, 할 수 있을까요?"
사나 "어? 어어..."
마치 보컬 레슨을 받는것마냥 눈을 빛내는 히지리를 보며, 사나는 조금 떨떠름한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잠시 후, 세면실에서 간단히 세수만 끝내고 돌아온 아츠미.
아츠미 "쨘-! 두사람, 아직 안씻었으면 어서 씻으러가..."
사나 "..."
히지리 "...♬"
노래를 흥얼거리며 게임에 열중해있는 히지리와, 뭔가 넋이 나간 듯 보이는 사나.
아츠미 "응? 아직 게임중? 뭐야, 사나쨩. 왜 그러고 있는거야?"
사나 "...MM 바로 풀콤이라니..."
아츠미 "...? 무슨 말이야?"
사나 "...야, 아츠미. 너도 내 거로 한판 해봐."
아츠미 "에? 가? 갑자기?"
사나 "됐으니까, 해봐. 어차피 아까 리세마라하면서 내 계정 빼고 리셋해둔거니까."
아츠미 "에, 알았어..."
아츠미의 실력은 어느 정도 일까요?
>>+3까지 다이스. 가장 높은 값.
1~50 ...심각한 박치입니다. 사나 "괜찮아, 아츠미. 게임 좀 못하면 어때..." 아츠미 "...화내라는거지?"
51~70 4mix를 클리어합니다.
71~90 6mix도 곧 잘합니다. 아츠미 "얼굴만으로 아이돌이 된건 아냐!" 사나 "아무도 그런말 안했는데..."
91~99 사나 "너 리듬게임 했었어?" 아츠미 "응? 오늘 처음인데?"
100 사나 "...너 나 몰래 이 게임 해왔지." 아츠미 "아, 아닌데요?!"
@ 지적해주신대로... 의도치 않은 비하하는 표현이 선택지에 있어 수정했습니다. 수정 안하고는 도저히 방법이 없었...<한심
...왜 저 긁는건지 뭔지는 다 miss가 뜨는건지. 그리고 저 롱노트는 도대체 언제 떼야 판정이 뜨는건지...
묘하게 기분이 나빠지려는 찰나, 하지만 아츠미는 어차피 이 게임 할 것도 아니니 그냥 넘어가자, 는 생각에 홈버튼을 누르고 나와버리며 사나에게 다시 스마트폰을 돌려주었다. 응, 관심 없으니까.
어쨌던, 버스트 어필이 나오기도 전에 컨티뉴 화면이 뜨는 것을 본 사나는...
사나 "...그래, 이게 정상이지. 응. 이게 정상이야."
고개를 주억이는 사나. 저 '안심했다'는 반응에, 아츠미는 저 묘한 반응에 살짝 화가...
아츠미 "...됐고요. 아무튼 자고 갈거면, 일단 씻어야겠지?"
...화내는건 포기한 모양이다. 하기사, 곧 잘 시간인데 계속 투닥거릴수도 없는 노릇이니.
살폿, 한숨을 내쉰 아츠미는 이내 다시 미소를 지어보이며
아츠미 "자, 히지리쨩...이제 씻으러가자...므헤ㅎ-아, 아파!"
사나 "...내가 그런 음흉한 눈빛 하지 말라고 했지? 입꼬리 그렇게 헤벌쭉해지면 누가 모르겠냐?"
아츠미 "아, 아무 의도 없었습니다만!"
사나 "웃기시네! 레슨을 딱 우리 셋이서 받는 이유를 내가 빤히 아는데, 그게 아무 의도가 없다고?"
꺅-꺅-
...옆에서 떠들거나 말거나...히지리는...
히지리 "이거, 재밌네요..."
...절찬리에 게임에 적응해가며, BNT에 이어 센티멘털 비너스, 그로잉 스톰 MMix까지 풀콤보를 차근차근 내고 있는 중.
...그렇게, 스태미나를 다 쓰고나서야 히지리는 스마트폰을 내려놓았고, 사나와 아츠미는 그제야 히지리를 데리고 기숙사의 공용 목욕탕으로 향했다.
히지리 "저, 정말로 괜찮은데..."
사나 "안될 말씀. 아무리 그래도, 여자아이는 항상 청결해야해. 내 파자마가 안맞는건 아니잖아?"
사나는 흔쾌히, 히지리에게 파자마와 팬티를 빌려주기로 했다. 어쨌든 사나 본인이 초대한 것이기도 했고. 아츠미는 아무래도 사이즈 문제 때문에 빌려주기가 힘들었을테니까.
히지리 "그래도...팬티까지 빌리는건..."
사나 "됐어. 좀 작은건 아닐까 싶지만, 그건 하루만 참고."
아츠미 "으음...지금, 세탁기 쓰는 사람이 있을까...없으면 건조까지 돌려서, 히지리쨩 옷을 빨면 될텐데."
그렇게, 목욕탕 문을 여니-
(>>+2) "~♬"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세탁기의 동작버튼을 누르-
사나, 아츠미 "잠깐-!!!!"
(>>+2) "에?!"
>>+2는 누구인가요?(이미 잠들어 있을 마유는 제외해주세요!)
사에 "아, 사나항, 아츠미항."
-려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는 사에.
사나 "다행이다...아직 안돌렸구나..."
아츠미 "저기, 돌리기 전에 잠깐만."
사에 "네?"
사나 "히지리가 오늘 기숙사에서 묵고가기로 했는데, 잘때는 내 팬티랑 파자마를 빌려줄 수 있어도 아침에 갈때는 역시 옷을 빨아서 줘야할거 같으니까. 그래서 지금 돌리는 사람이 있으면 같이 돌리려했어."
사에 "어머, 그러했군요...아, 히지리항."
히지리 "안녕하세요, 사에씨..."
사에 "아까의 소동은, 마유항에게 들었사와요."
후후, 하며 덧붙이는 말에 바로 얼어붙는 세사람.
사에 "제가 갔더라면, 그렇게 좋게 끝나진 않았을거와요...?"
...아. 참고로 말하자면, 사쿠마 마유는 엄밀히 말해 '군기반장'이 아닌, 평소에는 오히려 얌전하고 소심한 편이라 봐도 무방하다. 그저, 그녀의 프로듀서가 엮이는 건에서 전투력이 포타라 퓨전과 미스틱 각성을 뛰어넘는 무언가의 버프를 받을 뿐이지. 이번의 일도 어디까지나 '그녀의 프로듀서'와 '단 둘'이서 이동하는 촬영 스케줄이었기에 방해받은 순간에 그런 패왕색 패기(...살기가 아니다)를 뿜어냈던 것. 그에 반해 이쪽의 귀여운 아가씨, 코바야카와 사에는...
사에 "흐음...?"싸늘
...죄송합니다. 살아있어서 죄송합니다. 쓸데없는 말을 하려고 해서 죄송합니다. 말도 안되는 흰소리를 늘어놓으려고 해서 죄송합니다. 창댓 개판으로 끝내서 죄송합니다...
아츠미 "나레이션씨 망가졌어?! 정신차려?!"
사에 "...뭐, 앞으로는 잘하기로 하셨으니, 한번쯤은 눈감아드리겠사와요."
감사합니다...!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초개같은 목숨, 모닥불에 집어던지시지 않고 다시금 무언가에 쓰일수 있게 하해와 같은 아량을 베풀어주셔서-
사에 "-그만."
넵.
사나 "...저기 있지, 두사람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는거야?"
사에 "아아, 그런게 있사와요."
아츠미 "...그래서 네가 큐트가 아닌거야."
사나 "...그건 무슨 말이야?"
아츠미 "하아...넘어가자. 응, 넘어가는 걸로."
사나 "으음...아무튼. 아까의 건은 미안해. 기숙사에선 최대한 조용히 할게."
무언가가 개운치 않은 사나였지만, 딱히 추궁해도 더 알수 있는게 없을것 같기에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사에 "아아, 꼭 그렇다고 무조건 침묵하라는 것은 아니와요? 그저, 다른 사람과 조화롭게. 방해를 해서 폐를 끼치지만 않으면 되는 거시와요."
이 기숙사의 진짜 군기반장-코바야카와 사에는 부드럽게 웃어보이며 세탁기의 세탁버튼을 눌렀다. 물론, 히지리의 옷을 전부 넣은 후.
사에 "아, 그럼 괜찮다면 건조는, 맡겨도 될까요?"
아츠미 "응, 물론! 건조기에 깔끔히 돌리고 세탁바구니에 넣어줄-"
사에 "-물론, 제 브레지어를 마음대로 만지작거리는건 용납하지 않을거니까요?"
아츠미 "-줄-꺼...니까..."
사나 "...그럴 생각 만반이었구만, 이 음수녀석."
사에 "사나항, 부탁하겠사와요?"
사나 "맡겨둬. 근데, 제발 그 '기숙사의 음수 조련사'라는 타이틀 좀 떼주면 안돼?"
아츠미 "그런 타이틀은 언제 붙은거야?!"
사에 "그래도 키요라씨의 '음수 사육사'보다는 낫지 않사와요?"
아츠미 "그건 또 뭔데?! 내 인권은 어디로 가는거야 대체?! 저기, 이봐?!"
...뭐, 팬이나 언론에 안퍼지면 되는것 아니겠는가. 좋은게 좋은거라고 했고.
아츠미 "아니, 그딴식으로 말하면 내가 납득할거 같아?! 이봐! 야, 나레이셔어어어언!!!"
사에 "쉿. 조용히?"
아츠미 "(뚝)"
사에 "자, 그럼 저는 그만 가보겠사와요. 히지리항, 좋은 꿈 꾸세요?"
히지리 "ㄴ, 네..."
...이로써, 346 아이돌 기숙사의 히든보스와, 최종보스를 모두 만나게 된 히지리였다.
사에 "...역시 다시 교육이-"
으아아 살려주세요!!! 다시는 깐족거리지 않겠습니다!!
@ 재개.
울그락불그락하다가 이내 체념하는 아츠미.<다 당신 때문이거든?!
그리고 이 둘을 보며 멋쩍은 웃음을 짓는 사나.
사나 "자, 이제 그만 들어가볼까?"
시간도 늦었구. 빨리 씻고 자야지. 아, 물론 빨래는 다 돌려야되긴해도 어쨌든.
아츠미 "흠흠. 이 기숙사의 3대 명소-
사나 "-그런게 있냐?-"
아츠미 "-아 쫌 태클 걸지 말아줘! ...아무튼! 3대 명소 중 한곳, 대욕탕을 소개할게! 다들 2인실에 샤워부스 하나씩 달려있긴 해도, 보통은 대욕탕에서 씻는 이유가 뭔지, 바로 체감할 수 있을거야!"
그렇게, 활짝 욕탕 문을 열어 제끼자-
>> +3까지 다이스와 아이돌 1명씩!
다이스 값이 50을 넘으면 들어가있는거고, 아니면 뭐...없는... 참고로 50에 가까울수록 목욕이 거의 끝난 상태입니다!
@ 안녕하세요. 여기 앵커는 처음 참여하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히지리 "우와아아..."
비록 사람은 없어 한산했지만, 샤워 부스만 15개, 개인 수압풀에, 각종 약재나 허브가 들어가있는 탕, 건&습식 사우나는 물론...
아츠미 "어때, 굉장하지? 명소라 할만했지?"
히지리 "네...!"
사나 "뭐, 내가 알기로는 이 기숙사 수용인원보다도 더 많은 사람이 씻을수 있다고 들었으니까."
히지리 "저, 정말로요?!"
연말때에 아이돌들 만이 아닌, 346 여성 연예인 전원이 동시에 와도 무방하다지...? 사나가 덧붙인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아츠미.
아츠미 "음음...그렇지... 그러니까, 반드시 데뷔해서...올해 연말 이벤트에 참여한 다음, 이 아츠밍이 바라 마지않던...최고의 경치를-"
주먹을 불끈...이 아니라, 그 특유의 죔죔 운동을 하는 것을 본 사나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그래. 저것이야 말로, 눈매 더러운 미요시 모드. 평소에는 똘망똘망한 사나의 눈매는, 특정상황에서만 날카롭게 변한다. 딱 두가지 경우인데, 하나는 게임하다가 열받은 경우. 다른 하나는...음흉한 아저씨같은 표정을 짓는 무나카타 아츠미를 발견했을 때.
...다른 의미로 주먹이 다시금 쥐어지는 사나였지만, 지금은 참아야 했다. 욕탕에서 잘못해서 미끄러지면 위험하기도 하고...연하인 히지리 앞에서 그러면 쪽팔리니까...
...따, 딱히 지난번에 투닥거리다 슬랩스틱해서 부끄러운건 아니야...아니라고!
...그러니까, 이번엔 어른스러운 대응을 선택하는걸로.
사나 "...자, 들어가자."
히지리 "네!"
아츠미 "우헤헤헤...에? 자, 잠깐만! 두고가지 말아줘!!"
목욕탕에 들어간다면, 일단 무조건 샤워부스부터 가는게 불문율이다.
몸의 노폐물을 먼저 씻쳐내서, 탕을 최대한 깨끗하게 유지함으로서 다른사람을 배려하고, 더 나아가 스스로의 품위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목욕하는데 다른 사람이 모욕감을 느끼면 안되지 않느냐고...후훗...
아츠미 "...이라고, 목욕의 전문가께서 말씀하셨-아니, 진짜! 그만할테니까 무시하지 말아줘!? 오늘은 이제 등산센서 끌테니까!!"
사나 "야, 목소리 낮춰. 사람 있잖아."
응? 어디? 아... 저쪽 부스 두곳에 있었네...얼굴 세면하는 중이라 소리가 안나서 몰랐...
...목소리를 낮추던 사나와 아츠미는, 조용히 두 사람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씻으려던 히지리도, 이 티키타카 듀오의 행동에 어느샌가 자신도 모르게 동참하고야 말았다. 이것이 유닛의 단결력...? (아닙니다)
그리 멀지 않은 위치에 있어, 선객 두사람은 트리오의 내밀한 시선을 피할 수 없었다.
늘씬한 키. 뒷태만 보아도, 가히 모델이 부럽지 않을 비율.
샤워기에서 출발해, 그녀들의 몸을 타고 흘러내리는 물줄기들이 조명을 받아 흩뿌리며 그 아름다움을 더욱 배가시키며 온기를 그 피부에 전한다.
상당히 높은 온도의 온수가 살짝 피부를 붉게 물들이고, 일부가 김으로 어리며 하얗게 시야를 흐리는 것도, 뭇 남성들이 보았으면 상당한 자극이 되었을터.
덤으로, 뒤쪽에 목욕바구니를 내려놓아서 연신 뒤를 돌아보며 씻는 두 사람이었기에 앞뒤가 전부 보였지만- 샤워타올로 머리를 싸고 있어 머리색도, 얼굴에 거품이 온통 나있어 얼굴도 알아보기 힘든 상황. 하지만...
사나 "...야, 아츠미."속닥
...사나는 알고 있었다.
아츠미 "응?"
아츠미라면, 당연히 저 두사람이 누구일지 한눈에 알아보리라는 것을.
사나 "너, 누군지 바로 다 알아봤지?"
아츠미 "응. 당연한거 아냐?"
얼굴색하나 안변하고, 태연하게 대꾸한 뒤 다시 뒤돌아 서서 샤워기를 트는 아츠미.
...가끔, 사나는 저 녀석의 안목이 무서워질 지경이었다.
사나 "...너한테나 당연한거거든...?"
아츠미 "으음... 푸아아...그닥 어렵지 않은 구분이잖아? 신장이랑 치수 정도만 알면 범주는 엄청나게 좁혀지고."
히지리 "그거...한눈에 알수 있는 건가요...?"
아츠미 "뭐, 노력하면 가능하지. 히지리쨩도 노력하면 가능할걸?"
사나 "되겠냐? 그리고 히지리가 그딴 노력 할리도 없거니와, 내가 그런건 용납 못하니까-"
히지리 "저...노력해볼게요!"
사나 "그런거 노력할 필요 없으니까?! 아니, 하지 말라고!"
아츠미 "아무튼, 신장과 치수로 범주를 좁힌 후에는 이제 산의 특징을 살펴가며 범주를 더 좁히면 어렵지 않게되지. 예를 들어서-"
...이봐, 멈춰. 여기 전체연령가다. 더이상의 묘사는-
아츠미 "...이봐요, 나레이션씨."
...?
아츠미 "그냥 묘사할 실력이 안된다고 해요. 뭔 성인용 전연령용 핑계를 대고 있어요? 이 무나카타 아츠미는 보기야 자주 보고, 어차피 한눈에 바로 스케일링이 되니까 딱히 묘사 스킵하나, 오래 안봐도 아쉬울건 없지만, 그쪽은 어디까지나 적당한 상상으로 여탕을 상상해서 그 적당한 상상에서도 또 상상을 해서 저 두사람의 알몸을 빈약하게 묘사할 뿐이잖아요? 이 아츠미가 이미 스캔, 분석을 자체적으로 완료한 저 아름다움을 단 한톨도 이해할 수 없으면서-"
...ㄴ, 너...아까, 그...내가 놀린걸...!
아츠미 "후후후. 여탕은 원래 금남의 구역이니까, 포기하라구요. 패.배.자.씨? 아, 동정이라 해주는게-"
-시, 시끄러워! 크으으으으으으으으!!!!!!! 저 에로 꼬맹이가아아아!!!! 커헉!
아츠미 "음음! 좋은 광경도 보고,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아츠밍, 완전 부활이야!"
히지리 "...?"
사나 "...아, 냅둬. 가끔 저렇게 혼잣말하고 좋아해..."
히지리 "그, 진짜 괜찮으신-"
사나 "저녀석 저러는것보단, 가슴에 집착하는게 더 병적이고 무섭게 느껴지니까, 딱히 문제가 되는 건수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어, 나는..."
아무튼, 아츠미. 그래서 저 두사람은 누구야?
아츠미 "하아...그래. 그럼, 퀴즈로 낼게. 힌트를 줄테니까, 보이는 정보랑 종합해서 정답을 맞춰봐."
사나 "아니, 그런 변태적인 퀴즈 맞출 생각 없으니까, 그냥 누군지 알ㄹ-"
아츠미 "자, 힌트는, 저 두사람은 듀오 유닛이야. 끝. 이거면 솔직히 사나쨩하고 히지리쨩도 맞출수 있다고 생각해. 이 무나카타 아츠미의 유닛 멤버라면, 최소한의 눈썰미는 가져야지."
사나 "아니, 야. 난 딱히 그런 음흉한 아저씨같은 눈썰미를 익히고 싶은 생각이 없..."
아츠미 "맞추면, 등산 거부권을 1장 줄게, 사나쨩. 설마 이래도 못 맞추는건 아니-"
사나 "...반드시 맞춘다. 반드시...! 히지리, 도와줘!"
아츠미 "음. 히지리쨩은, 이 아츠밍이 히지리쨩의 부탁을 하나 꼭 들어주는걸로 할까나...? 자. 아무튼. 퀴즈 시작이야. 제한시간은, 저 두사람이 얼굴을 씻어내기 전까지. 시작!"
>>+2까지 다이스. 합계가 150 이상 이면 둘이 정답을 맞추고, 미만이라 틀리게 되면 뭐... 사나가 슬퍼하겠죠.
@여탕 도저히 상상이 안가서 넘나 시간이 오래걸려버린 것이에요... 안되겠어... 오늘 잠들기 전에, 최대한 조사와 공부를 해야...<...이사람 변태에요!
>>-2 감사합니다...!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히지리 "저, 저는...전혀 모르겠어요..."
사나 "...괜찮아. 저녀석한테 시달린것도 벌써 반년째야. 그리고, 게이머의 안목을 우습게 보지 말라고...!"
...저 새하얀 피부... 그래. 혼혈이야... 혼혈이 아니면 저런 피부는 볼수 없겠지...? 혼혈이 있는 듀오 유닛...그것은!
사나 "답은... 프레데리카와 시키! 레이지 레이지야!"
아츠미 "...뿌! 뿌~! 오~답입니다! 유감이야, 사나쨩! 상품은 없던걸로! 게이머ㅋ읰ㅋㅋ 안ㅋㅋ목ㅋㅋㅋㅋ"
얄밉게 웃어대는 아츠미. ...아 진짜. 니 특기분야를 내가 잘할리가 없잖냐?!
사나 "...야, 그럼 누군데?! 저 하얀 피부에, 저 다이너마이트 몸매면-"
아츠미 "정답은 러브라이카야!"
때마침 거품을 전부 씻어낸 두 사람. 은색 머리카락과 푸른 눈동자가 인상적인, 새하얀 피부와 균형잡힌 몸매의 아나스타샤와 346 프로덕션에서도 굴지의 몸매를 자랑하는, 그라비아 매출 1위에 빛나는 뭇 남성들의 호프... 닛타 미나미.
아츠미 "...저기요...? 경건하게 그런거 읊지말아줄래...? 아무리 나라고 해도 그런 말 들으면 진짜 소름돋으니까..."중얼
...너는 이해해줄줄 알았건만...흠흠.
아츠미 "...누가 저 인간 좀 체포해줘... 아츠밍만 성희롱당하는 느낌이야...사나에씨, 저 변태를 체포해주면 사나에씨의 산은 영구히 포기할 의향이 있어요..."
사나 "...난 이제 아츠미가 혼잣말하는건 무시할거야. 그냥 차라리 가슴에만 집착해..."
히지리 "...괘, 괜찮아요... 저는, 아츠미씨를 믿어요...!"
아츠미 "...응, 두둔해줘서 고마워, 히지리쨩..."
...누가 아츠미의 고충을 알아주랴. 나 혼자만 정상인 상황에선 고통받을수 밖에 없다는걸 알아두도록, 무나카타.
아츠미 "안들려어어어...!"까득
한편, 열심히 세면을 끝내고 다시 타올을 걸친 러브라이카는, 마침내 건너편의 트리오를 발견하여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렇게 늦은시간인데...?
미나미 "어라? 우리가 마지막이 아니었네?"
일단, 아무리 이거저것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쳐도... 사나와 아츠미의 고함소리를 제대로 캐치 못한 두사람, 괜찮은겁니까. 피곤하면 그럴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기숙사에서 항상 마주치는 반가운 얼굴들에, 목욕바구니를 챙기고 바로 다가가는 아냐. 그리고 그 뒤를 따라가는 미나미.
아냐 "Добрый вечер!(안녕하세요!=Good evening!) 사나쨩, 아츠미쨩, 그리고...히...?"
...아무래도, 기숙사에서 지내지 않는 히지리에 대해선 아직 잘 모를수도 있다.
미나미 "히지리쨩, 맞지? 모치즈키 히지리쨩."
히지리 "아, 네!"
...역시 우등생. 취미가 자격증 취득이라 적혀있는 미나미는, 단순 암기에는 346에서 그 누구보다도 특출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것이다.
뭐, 그 덕분에 사무실의 미성년 아이돌들은 숙제 중 어려운 문제에 부딪치게 되면 항상 미나미를 찾아가게 되어서 슬슬 곤란해지던 참이었지만... 일단 지금 상황에선 중요한건 아니니까.
아츠미, 히지리 ""안녕하세요!""
사나 "안녕, 두사람."
미나미 "응, 다들 안녕. 늦은 시간인데, 지금 씻으러 왔구나?"
사나 "아하하, 그, 그럴일이 조금 있어서..."
...사나는 말끝을 흐렸다. 그야, 성실한 미나미에게 게임하느라 씻을 시간이 늦어졌다고 들켜버리면...
뭐, 미나미에게 혼난적은 없긴했지만-기숙사에서 지내지 않으니까-, 사나는 굳이 미나미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스스로를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해볼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아냐 "미나미, 목욕탕은, 그...ㅎ..ㅎ..всегда...열려있으니까요?"
미나미 "응, 그렇지. 항상 열려있긴 하지만. 그래도 일찍 안자면 키가 안자라니까?"
아츠미 "으음, 미나미씨는 왜 지금? 오늘 묵고 가는거야?"
미나미 "아, 오늘 레슨 끝나고서 아냐쨩이랑 자율 레슨을 하다보니 늦어져버려서, 하루 묵고 가기로 했어. 뭐, 기숙사에서 하룻밤 묵고 가는건 흔한 일이잖아?"
아츠미 "응! 그렇지! 그래서 히지리쨩도 오늘은 묵고가기로 한거야."
아냐 "다들, 열심히네요...!! 아냐도, 더 열심히...후아아..."
...아냐는, 아츠미의 이야기를 마찬가지로 자율레슨을 했다는 걸로 알아들은 모양이다. 실상은 전혀 아니지만, 히지리 조차도 그걸 정정해줄 생각은 전혀 없어보이므로 패스.
미나미 "음. 아냐쨩, 난 조금 더 씻고 올라갈게. 아냐쨩은 먼저 가서 쉬어."
아냐 "нет, 괜찮...흐아아아...암..."
미나미 "금방 올라갈게. 나는 내일 공강이지만, 아냐쨩은 학교 가야하잖아?"
아냐 "우우...несправедливо..."
미나미 "네, 네. 알았으니까. 먼저 올라 가는거야?"
아냐 "그럼, 다들, доброй ночи...에요?"
...물론 이 순간, 사나와 아츠미, 히지리는 전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냐는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거였을까.
그리고, 셋의 그 오묘한 표정을 본 미나미는-
미나미 "푸훗...아하하하!"
크게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사나 "ㅇ, 왜 웃는거야?!"
미나미 "그야, 셋 다 귀여운 표정을 짓고 있으니까? 아, 참고로 아냐쨩이 마지막이랑 그 전에 했던말은 각각 good night, 자기 전 인사랑 unfair. 치사하다는 거야."
아츠미 "으으으...러시아말은, 역시 잘 모르겠는걸..."
히지리 "네... 영어도, 어려운데..."
...아, 귀여워라. 셋 다, 중학생이었지?
미나미 "...참, 그렇지. 세사람 다, 빨리 씻고 탕으로 들어와."
히지리 "네...?"
미나미 "일찍 잘 생각이 없다면, 나랑 이야기나 좀 할래? 이렇게 목욕탕에서 마주친것도 인연이니까?"
사나 "어, 그럼-"
아츠미 "네! 기꺼이! 바로 가겠습니다아!!"
선뜻 응하는 사나와, 눈에 생기가 돌아오며 바람과도 같이 비눗기를 씻어내고 탕으로 달려가는 아츠미.
히지리 "...네!"
히지리는, 이 기회에... 궁금했던 것들-언니에겐 물어볼수 없었고, 또 아츠미나 사나는 잘 모르는 것들...아니면 깜빡하고 지나간 것들이라던가-을 미나미에게 물어보기로 결심했다.
>>+3까지 다이스와 히지리가 물어볼내용을 적어주세요.
내용은 전부 히지리가 질문으로 던질 예정이지만, 다이스는... 아츠미의 판정입니다! 체크포인트는 각각 70과 90!
@ >>-1 네, 맞습니다. 히지리는 차마 건들지 못하는 중이죠. 대신 그만큼 더욱 사나를...읍읍
@ 다음 연재는...자고 일어나서... 졸다깨다하다보니 영 조치 못ㅎ...
(그러면서 자기에게도 가르쳐 달라고....)
히지리가 샤워타올로 다시 머리를 감고 탕에 들어섰을때-
아츠미 "어때, 시원해?"
미나미 "으으응...확실히, 그렇게 자신했을만 하네에..."
-탕 안에서 아츠미가 미나미의 어깨를 주무르고 있었다. 뭉쳐있던 부위를 집중적으로 자극받는지, 조금씩 신음이 새어나오는 미나미. 어째서인지 몰라도 눈을 빛내고 있는 아츠미. 그리고...
사나 "......"
그 모습을 뭔가 여러가지 감정(착잡함, 불신, 부러움, 못마땅함 등등)이 뒤섞인 듯한 상태로 지켜보고 있는 사나까지.
...왜 저러시는 걸까요, 라고 생각하며 별 생각없이 발을 담갔는데-
히지리 "...아, 앗뜨거워?!"
탕의 온도가, 생각외로 엄청나게 뜨거웠다.
사나 "아차, 그렇지. 이 탕 온도 꽤 높으니까, 천천히 들어와."
히지리 "...이야기, 미리 해주시지..."
부우우, 하고 볼을 부풀리며 불만을 표하는 히지리. 그러고보니, 아츠미 녀석을 감시하느라 히지리를 잊고 있었네...
미나미 "이, 이런... 미리, 말해준다는걸, 잊고 있었어어...아흑?!"
아츠미 "자, 여기는 어때? 다음은-"
미나미 "-자, 잠깐만, 옆구리라니, 거긴 간지러워, 꺄앗?!"
...정말. 잠깐 눈을 떼니까 그 틈을 못참는거지?
사나 "어이. 적당히해. 아무리 허락 받았어도 그 이상 하면 성희롱이니까."
한껏 쏘아보자, 미나미의 어깨와 날갯죽지를 정신없이 오가던 손길이 그대로 동작을 멈추었다. 아츠미도, 사나가 이렇게 대놓고 으르렁 거리는건 정말 위험수위에 가까워졌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조금 아쉬운 감은 있어도 슬슬 그만두고 다시 평범한 미소녀 행세를 해야겠다고 내심 느끼고 있었고.
...조금만 더 했더라면, 완전히 보내(?)버릴 수 있었는데...
아츠미 "...칫... 흠흠. 뭐, 아무튼 시원했지?"
...물론 정신이 혼미해진 상태의 미나미가, 혀를 차거나 음흉한 눈빛으로 빛나던 아츠미의 눈동자 같은 것을 확인할 겨를은 없었을테니. ...그냥 모르는게 약이라고 하자.
미나미 "으응...고마워어..."
후아아, 만족스러운듯한 긴 한숨을 내쉬며-사나는 이것도 야하다고 느껴지는 자신이, 아츠미때문에 점점 타락하고 있는게 아닐까 싶어 영 께름칙하기만 했다. 물론 미나미의 마성 때문이겠지만-등을 기대는 미나미는, 여자아이의 귀여움, 청초함도 여전히 남아있었지만 그에 못지 않은 성인여성의 고혹적인 매력도 물씬 풍기고 있어서, 정말로 아름답다는 건 이런걸 말하는걸까, 하는 생각이-
미나미 "아, 응. 히지리쨩. 왜?"
히지리 "그... 러시아어, 잘...아시는거, 맞죠...?"
미나미 "으음. 잘 아는 건 아니지만, 노력하는 중이랄까... 아냐쨩이 러시아의 하프이기도 하고, 나도 러시아 쪽에 조금 관심이 있기도 했고... 새로운걸 배우는건, 꽤 즐겁다고 항상 느껴왔거든."
...솔직히 아냐의 말을 100% 다 알아듣고있는 시점에서, 히지리나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꽤 잘 아는거라 생각되지만. 어찌되었든 미나미는 겸손하게 대답했다.
히지리 "어렵진, 않은가요...?"
사나 "...그러게. 솔직히, 나는 영어도 버거우니까. 영어 말고도 다른 외국어를 잘하는 건 좀 부럽기도 하고,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사나도 히지리를 거들면서 미나미를 바라보았다. 공부를 잘하는 거엔 무언가 비결이라도 있는걸까? 하는 생각.
...그리고 이 이야기엔, 아츠미도 절로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세사람 다, 공부로 걱정이 많을 나이이긴 하니까.
미나미 "으, 음...언어 자체로 따진다면야, 러시아어는 로마자가 아니라 키릴 문자를 써서... 확실히 익숙해지기 전엔 굉장히 생소하고 어렵긴 해. 사실, 나도 회화에서만 어느정도 알아듣는거고 읽기를 시킨다면 그다지 자신은 없다고나 할까..."
자랑은 아니지만, 이번 학기에 교양으로 신청한 러시아어 강의에서 조금 애먹고 있긴 하니까, 라며 덧붙이는 미나미.
아츠미 "그럼, 회화는 어렵지 않다는거야?"
미나미 "그것도 뭐라고 할까...음. 그래.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런거려나? 아츠미쨩, 나는 저녁에 사과를 먹을 예정입니다, 를 영어로 말하면 어떻게 말할까?"
아츠미 "으, 응?! 에, 그러니까... I will eat apple at dinner...? 으, 으으... 영어는, 아츠밍이 자신있어하는 과목이 아니라구...!"
미나미 "아아, 잠깐만. 아츠미쨩. 그러면 이번엔 반대로. 만약에, 일본에 처음 온 외국인이 아츠미쨩에게 '나, 간다. 도쿄타워. 어떻게?' 라고 말하면, 이건 무슨 뜻일까?"
아츠미 "...그야, 도쿄타워에 어떻게 가냐고, 물어보는거...겠...?"
히지리 "...그렇겠죠...?"
미나미 "그러면, 이번에는 사나쨩. 게임 좋아한다고 했지? 외국 게임도, 꽤 하지 않아? 일본어로 번역 되어있지 않은 것들도."
사나 "뭐, 그렇지. 정식 발매되기 전에 그냥 영어판으로 플레이도 자주 해보니까."
미나미 "그 게임, 플레이하는 걸 어떻게 알아맞추는거니? 일본어로 설명이 없을텐데?"
사나 "그야, 그림도 제공되고, 튜토리얼로 실제로 보여주기도 하고... 다 알아먹지 못해도, 대략적인건 단어 몇개만 봐도 알고..."
미나미 "자, 이번에는 히지리쨩."
히지리 "네, 네?"
미나미 "갓난아기가, 아니지. 한 2~3살 된 아가들이, 기저귀에 실례를 했을때, 뭐라고 말할까?"
히지리 "...아기들이요?"
미나미 "'어머니, 제가 미처 용변을 가리지 못해 대변을 기저귀에 보고 말았습니다. 괜찮으시다면 기저귀를 새것으로 갈아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뭐, 이렇게. 말할까나?"
아츠미 "그럴리가 없잖아?! '엄마, 나, 끙!' 이러겠지!"
미나미 "무나카타양, 정답입니다! 자, 그러면 여기서. 아기가 우리가 말하듯이 그렇게 어릴때부터 매끄럽게 말하는게 가능할까?"
히지리 "...안되겠죠..."
미나미 "음, 길어질거 같으니 짧게 줄이자면, 요컨데 이런거야. 언어를 배울때는, 학교에서 영어 문법 시험을 보는것마냥 그런 모든 요소를 하나하나 다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 것.
아츠미 "...?"
미나미 "아까도 내가 말했지? 외국인이 뜨문뜨문, 단어 한두가지를 말하면서 물어봐도 도쿄타워로 가는 길이 어딘지 바로 알아들을 수 있잖아? 그럼, 반대로. 우리가 핵심적인 단어 몇가지를 이야기하며 물어보면. 러시아 사람들이 우리가 뭘 물어보는지 정말 단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을까?"
사나 "...아."
미나미 "언어는, 그렇게 어렵게 접근할 필요가 없어. 단어, 간단한 문장. 이런것부터 하나하나 무슨 뜻인지, 언제 어떻게 쓰는건지 배우고, 따라하고, 익혀나가며 조금씩 그걸 늘려가는거야. 나도, 아냐짱의 러시아어는 처음에 무슨 뜻인지 전혀 못알아들었었어. 하지만 그게 각각 무슨 말인지 하나하나 배워가며 익히니까, 아냐쨩이 하는 말을 전부 알아듣게 된거고. 나도 반대로 아냐쨩에게 일본어 공부를 도와주기도 하니까. 똑같은거야."
히지리 "그렇다면..."
미나미 "응. 히지리쨩이 아까 물어본거에 다시 대답을 하자면, 러시아어 공부, 역시 어렵긴 해. 그래도, 배우는게 힘들진 않아. 조바심 내지 않고, 차근차근 하나하나 조금씩 늘려나가면, 어려울게 없는걸. 아이돌 활동도 마찬가지지? 나도 촬영이나, 댄스... 노래. 다 그렇게 자신있는 쪽은 아니었는데-"
아츠미 '외모는 자연스럽게 제외네.'
사나 '외모는 자연스럽게 제외구나.'
...물론, 미나미가 일부러 악의나 자랑을 담아서 말한건 당연히, 절대 아니었겠지만. 저렇게까지 예쁘면 저도 모르게 꼬투리를 잡고싶어지게 되는 법. 그래도 입밖으로 말하지 않았으니 추궁하지는 말도록 하자.
미나미 "-그래도, 레슨을 받으면서, 영업을 거치면서 하나하나 배워나가고 익혀나가는거잖아? 아이돌 활동도 공부와 다를게 없다고 나는 생각하니까. 그러니까, 노력하면 안될것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
히지리 "그렇...군요..."
미나미 "아니... 말이 너무 길다고 해야할까... 쉽게 설명해줘야지, 하면 오히려 더 길어지는 것 같아서..."
...아, 그러고보니...
히지리 "저... 그러고보니, 사무실에서... 공부, 가르쳐달라는...사람이, 많으셨던거 같은데..."
미나미 "응. 리카쨩이나... 안즈쨩이 없으면 치에리 쨩이나 미오쨩, 우즈키쨩도 나한테 종종 물어보기도 하니까?"
사나 "...괜찮은거야?"
그 툭, 하고 무심히 던진듯한 말에 미나미는 사나 쪽으로 고개를 돌렸고. 뜨거운 탕 속에 들어와있어 어느정도 풀린 사나의 표정에서-
미나미 "사나쨩 지금, 안즈쨩이랑 꽤 비슷한 느낌이네?"
사나 "...난 후타바 선배마냥 매사 다 귀찮다는 식으로 떠넘기진 않아."
미나미 "으음, 신랄한 평가인걸...어찌봐도 틀린말은 아니지만..."
사나 "...그래서. 사무실에 오면 숨좀 돌리고 쉬어야할텐데, 매번 그렇게 공부 가르쳐달라는 애들이 몰려들면 쉴 시간이 있기나 해?"
확실히, 개인시간이 없을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의 부탁을 쉽게 거절하지 않는 미나미이니 만큼.
미나미 "...그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도와주는게 아니라, 막혀서 안되는 부분만 도와주기로 이야기를 미리 해뒀으니까."
히지리 "그게 무슨 말...인가요?"
미나미 "어디에서 뭐가 안되서 도와달라는건지 설명 못하면 도와주지 않고 있거든. 하나부터 열까지 다 도와줄수는 없고. 또 어디서 어떻게 안되는지를 알고 있으면 내가 도와줄건 그리 크지 않으니까. 별로 도와주는 부분은 많지 않아. 그러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사나쪽을 돌아보며 생긋 웃어보이는 미나미. 그 미소에 어쩐지 멋쩍어진 사나는 뺨을 긁적이며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사나 "...애초에 이 질문은 히지리가 한거거든-"
아츠미 "미나미쨩!!"와락
미나미 "에, 아, 아츠미쨩?"
부비부비.
아츠미 "그렇다면, 아츠미의 숙제도 좀 도와줄 수 없을까?!"
미나미 "아, 응. 내가 도와줄수 있는 부분이면. 그런데, 오늘은 좀 시간이 늦었긴한데...내일까지 해야하는 거니?"
부비부비.
아츠미 "그, 건 아닌데... 내일 모레까지이고, 도와줄 사람이 마땅치가 않아서...!"
미나미 "그래, 그렇다면야. 내일은 오전과 오후에 영업이 없으니까, 레슨 비는 시간에 도와줄 수 있는건 도와주도록 할게."
다정한 미나미. 결국, 말을 저렇게 하긴해도 동생들이 도와달라고 하면 쉽게 뿌리치진 못하는 모양이다. 그리고...
사나 "...다 좋은데, 당장 떨어지지 못하겠냐, 이 음수녀석아!!"
아츠미 "ㅇ, 왜!! 이건 자연스러운 스킨십-"
사나 "닥쳐! 아까부터 계속 노리고만 있더니만, 결국 상냥함을 틈타 마음대로 희롱할 생각만-"
텀벙텀벙!
미나미 "얘, 얘들아, 욕탕안에서 뛰어다니면 위험하니까!? 그리고 소리 지르면 기숙사에 울릴수도 있-"
아츠미 "쪼, 쫓아오지마!"
사나 "당장 이리 안 와?!"
미나미 "두, 두사람 다 진정해?!"
-미끄러지지 않을 정도에서 탕과 탕밖을 오가며 뛰어다닌 끝에-
사나 "민폐 끼치는 것도 정도가 있는거야, 이 철부지야!!"
아츠미 "잘못했다니까?!"
미나미 "후우...두, 둘 다... 그만..."
...
미나미 "지친다아..."추욱
사나 "저 망할 음수..."추욱
아츠미 "...우우..." 추욱
-다시 얌전히 탕 안으로 돌아와 축 늘어져있었다. 그러게 목욕탕에서 누가 뛰어다니랬나. 안다친게 다행이고, 누가 목욕탕으로 내려와 조용히 시킬정도로 소란스러워지지 않은것도 천만 다행.
아츠미 "그냥 조용히 있으면 넘어갔을텐데..."히잉
사나 "...넌 언제쯤 바뀔래?"
개그만화 보기...흠흠 어쨌든 그 캐릭터, 우x미의 그 눈빛으로 아츠미를 바라보는 사나. 우사밍과는 다르다, 우사밍과는! 그 싸늘한 시선을 코앞에서 받고있음에도 불구하고, 어깨를 쫙 펴며 당당하게 선언하는 아츠미.
아츠미 "그럴 일은 절대 없어!"
사나 "...하..."
아츠미 "이것이 바로, 무나카타 아츠미의 아이덴티티-란 말씀...!"에헴
사나 "...네, 네...어련 하시겠어..."
...당당하게 성희롱 선언. 하기사, 이게 하루이틀도 아니고 쉽사리 바뀔거였으면 진즉에 바뀌었겠지...
그런 의미에서, 사나쨩으로 등산분을 보충할거야-! 그 쯤 해두라고!!
미나미 "후훗...두사람. 이러니저러니 해도, 역시 친하구나..."에구구
""아니거든?!""
피곤하네에~라고 중얼거리면서도, 탕의 벽에 기대어 두사람을 바라보는 미나미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어쨌던, 아츠미와 사나도 슬슬 피곤해졌는지-생각외로 많은 일들이 있긴 했다-, 서로 그만하자는 말은 오가지 않았어도 투닥거리는 걸 멈추고 얌전히 탕속에 잠겨 있기 시작했다. 어찌되었든, 힘 빼려고 목욕하러 온건 아니니까.
히지리 "...저기..."
세사람이 축 늘어질때까지 탕안에서 쭉- 지켜보던 히지리가 문득 입을 열자,
미나미 "응?"
미나미를 포함한 세 사람의 고개가 자연스럽게 히지리쪽으로 돌아갔다. 히지리의 시선은...
히지리 "몸매는...어떻게 하면, 그렇게 가꿀수 있나요...?"
...미나미의 허리 부근에 고정되어 있었다.
미나미 "음... 식단 조절하고... 운동 스케줄대로 따라가면...? 그런데, 갑자기 그건 왜?"
히지리 "그냥, 궁금해져서요..."
...천천히 얼굴을 살펴보니, 아까 전에 비하면 꽤나 붉어져있다. 그러고보니, 탕안에 꽤 오래 있었지...?
갑자기 예상외의 방향에서 들어온 질문에 조금 멋쩍어진 미나미였지만, 그래도 조언은 해줘야겠지? 하는 마음에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미나미 "아하하... 물론, 아이돌이니까, 몸매에도 신경써야겠지만... 나는 히지리쨩이나 다른 아이들이 그렇게까지 몸매에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리고 딱히 관리에 신경 쓸 몸매는 아니라고 보는데, 히지리...
사나는, 히지리가 저 질문을 던졌을 때 '있는 애들이 더하다'라는 소리가 절로 떠올랐지만 굳이 입밖으로 내진 않았다. 그야, 아직 성장기니까...어떻게 될지는 모르는거라고. 응. 그런거야. 그래, 아이돌 선배님이신 미나미의 말대로, 몸매는 아직 신경쓸 단계가 아닌거다. 그래...
...이런 복잡 미묘한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히지리는 여전히 멍한 느낌으로 짧게 대답할 뿐이었다.
히지리 "...그런가요?"
미나미 "으음...그야...히지리쨩은 그라비아 아이돌로 데뷔할 건 아니잖아?"
히지리 "네..."
미나미 "그렇다면, 아직 성장기인 히지리쨩이 굳이 무리해가며 식단 조절을 해서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 못하거나, 컨디션에 악영향이 생기거나... 어느쪽이던,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봐? 몸매로 어필할 생각이 아니라면, 심하게 망가지지 않는 선에서는 건강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관리하는게 맞지 않을까, 싶어."
정론. 사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고, 아마도, 아츠미도 똑같이 생각하고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노래를 그렇게 좋아하고, 잘하고, 노래 때문에 아이돌이 되고자 한 히지리라면...다른 쪽에 굳이 눈을 돌릴 필요가 없는걸.
역시나 우등생, 답게 모범답안을 듣게되자 충분히 노곤했던 사나는 눈이 조금씩 감기기 시작했다. 탕 속에서 잠들면 어떨까, 싶지만...음, 뭐... 올라갈때 쯤엔, 아츠미건 히지리건 깨워주겠지...
히지리 "...네."
그렇게, 잠깐 눈이 감기니-
미나미 "...그리고 말이지?"
-찰박, 하는 소리와 함께.
히지리 "...후앗?!"
미나미 "이런 몸매로 고민 하는 것 자체가, 엄청나게 배부른 고민인건 알런지 모르겠는데~?"
예상외의 전개에 눈이 번뜩 띄였다. 아니,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거야?!
@빼꼼...
미나미 "우와... 히지리쨩, 어쩌면 나보다 더 클지도...? 저기, 아츠미쨩? 히지리쨩 키가 어떻게 돼?"
아츠미 "에? 에?? 그... 150cm...일걸?"
...아츠미도 살짝 졸았던건지, 조금 횡설수설하는 느낌이 든다. 아니, 지금 이 상황... 갑자기 이렇게 될 이유가 없지 않아?!
미나미 "쓰리 사이즈는? 이정도면, 나랑 같거나...아니, 더 클거같아. 아츠미쨩은 알고 있지? 히지리쨩의 컵."
진지하게 말하고 있는 미나미의 손은...
사나 "아니, 저녀석이면 만지지 않아도 분명 알겠지만... 저기, 그쯤-"
미나미 "음... 히지리쨩은 운동을 별로 안해서 그런걸까. 피부도 나보다 하얗구... 허리도, 나이를 생각하면 엄청 가늘고... 응. 히지리쨩, 어쩌면 그라비아로 가면 란코쨩의 뒤를 이을 인재가 될지도 모르겠는데... 노선을 바꾸어 본다면, 더 빨리 데뷔할지도..."
이미 주위의 말은 듣고 있지 않는지, 혼자 멍하니 중얼거리는 미나미.
히지리 "그, 그만...히얏..."
...슬슬 말려야겠다. 아츠미가 언제나처럼 등산하는 거면 몇대 쥐어박거나 때려서 떼어놓을 수 있겠지만, 이번엔 다른 사람이니까...
사나는 미나미의 어깨를 쥐고, 세차게 흔들기 시작했다.
사나 "...어이, 이봐, 선배. 정신차리라고."
미나미 "응? 뭐...앗. 아앗?!"
사나 "......뭘 그리 진지하게 엄청난 짓을 하고 있어..."
순간 아츠미인줄 알았잖아, 라고 덧붙인 말에 화들짝 놀라는 음수 하나.
아츠미 "무, 뭣?! 아, 아츠밍이 저런 부러운 짓을 히지리쨩에게 할리가 없잖아!"
...아, 이 녀석이 방금 전에 얌전히 있던 이유 같은거 별로 알고 싶지 않았는데 자동으로 알게 되네.
사나 "...방금 미나미한테 했던거랑 똑-같은 광경이었는데 말이지."
...뭐, 굳이 차이점을 찾아보면... 아츠미가 은근슬쩍 등산을 시도한 것에 비해, 미나미는 하산을 해서 허리를 향했다는 정도겠지만...
...아니, 어느쪽이건 너무 과도한 스킨십이라고.
미나미 "미, 미안해?! 나, 나도 머리에 열이 올랐었나봐-!!"
...안하던 소리를 하던 히지리나, 아츠미 같은 행동을 하는 미나미...
히지리 "괘, 괜찮아요! 그, 그냥 좀 간지러웠을-"
아츠미 "...으으으으! 못참아!! 나도, 나도 만질거야!!"
사나 "야!! 다들 진정해!!"
미나미 "뜨, 뜨거운 욕탕에 너무 오래 들어가있으면 피부가 상할 수도 있으니까?"
사나 "...변명은 그만둬."
미나미 "읏...네에..."
미나미는 본인이 그런 일을 벌였다는, 그 자체에 대해서 상당히 부끄러웠는지 조금 침울해진 상태.
히지리는 조금은 부끄러웠는지...아니, 이 무구한 아이한테 대체 무슨 짓을 한거야, 미나미는... 선악과라도 건네주는거였나... 음, 확실히 뱀과도 같은 움직임이긴 했나...
...아무튼, 가뜩이나 말수가 적었던 아이가 입을 꾹 다물고 있다.
아츠미는 뭐... 아츠미니까.
아츠미 "...잠깐, 그 평가는 뭘까, 사나쨩."
사나 "...뭘 그걸 나한테 묻냐. 네 양심에 손을 얹고 생각..."
덥썩.
사나 "...너 지금 어딜 잡는거냐."빠직
아츠미 "내 마음의 절반은, 룸메이트이자 제일 친한 친구인 사나쨩에게 맡겼으니까. 그러니까 아츠밍의 양심은, 사나쨩의 산에...게흑?!"
사나 "넌 네가 받아들이는 모든걸 다 등산으로 연결시키는거지?!"
내가 이러니까 너때문에 못살겠다고!! 아야, 때리지마- 폭력 반대!! 닥쳐, 넌 좀 맞아야해!!
...이번의 투닥거림은, 둘 다 지쳐있어서 생각외로 싱겁게(?) 끝나버렸다.
이젠 둘의 다툼을 보는게 즐거웠는지, 연신 웃고 있던 미나미가 가까스로 웃음을 멈추고 내린 평가.
미나미 "정말... 두사람, 자매처럼 친하네."
...물론, 그 말을 들은 사나의 얼굴은 급속도로 썩어들어가기 시작했지만.
사나 "자아매애?? 자매는 무슨...이런 변태가 동생이면, 더 적극적으로 나쁜 손버릇을 고쳐주려 했겠지. 그냥 룸메니까 심한 폐가 안될 정도면 방치하는거고."
...아츠미도 이정도의 도발에는 발끈했는지, 살짝 화가난 모습.
아츠미 "하? 사나쨩, 이 아츠밍이랑 2달도 차이 안나는데 무슨 언니행세를 하려는걸까?? 애초에 사나쨩이 나보다 딱히 더 어른스럽다는 느낌도 안 드는데??"
사나 "하아아아?!"
아츠미 "하아아아아아?!"
미나미 "자, 자. 그만. 둘이 엄청 사이 좋다는건 충분히 알겠으니까."
아니라니까?!라고 항의하려는 둘이었지만, '이젠 적당히 하자?'라는 의미가 듬뿍 담긴...조금 피곤한 미소를 짓고 있는 미나미의 압박에 얌전히 다시 자리에 주저 앉았다.
...아무리 쉬워보여도, 아이돌로서든 인생선배로서든, 선배는 선배인 법이다.
미나미 "뭐, 남동생이긴 해도...나도 동생이랑 자주 다투는걸. 그래도, 사이가 나쁘다고는 생각 안하니까. 서로 관심이 있으니까 이야기하고, 이야기하고 부딪히다보니 다투게 되는거...라고 생각해?"
그래도 아츠밍은 사나쨩의 동생이 아닌걸! 웃기시네, 나도 너같은 변태는 동생으로 안받아!!
...흥! 헹! 하고 서로 고개를 돌려버리는 사나와 아츠미를 보던 미나미는...
히지리 "저..."
미나미 "...으, 응? 왜 그러니, 히지리쨩?"
자신을 부르는 히지리에게 흠칫, 하고 놀라며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탕의 열기 때문이라고 변명을 해봐도, 어린 동생에게 몹쓸 짓을 한것만 같은 죄악ㄱ...
...아, 아니야. 단순한 사고니까!
어쨌든, 당황한 미나미를 뒤로하고, 히지리는...어쩐지 조금 침울한 느낌으로, 말을 꺼냈다.
히지리 "...형제자매...끼리, 서로 자주 싸워야...사이가 좋은 건가요...?"
저건 또 무슨 ㅁ...아, 설마...
사나는 순간 시선을 돌려 아츠미와 눈을 마주쳤다.
저거, 설마 히지리쨩 언니 이야기? ...왜 갑자기 저 얘기를... 우리도 모르는 이야기인데.
머릿속이 다시금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친언니가 다른 프로덕션의 유명 아이돌, 이라는건... 사실, 어떻게 이야기가 나가느냐에서 갈리기 마련일뿐인 찌라시에 불과하니까. 경우에 따라선 아무래도 좋다, 는 것에서 최악의 경우엔... 언니의 후광을 등에 업은 낙하산... 이란 오명을 뒤집어 쓸수도 있다.
...온라인 게임을 하면서 느낀거지만, 정말 별거 아닌 내용도 어떻게 퍼져나가느냐에 따라서 공공의 적이 되어서 갑작스레 길드나 서버에서 매장이 되어버리기도 하는데... 게임이 아닌 현실, 것도 경쟁으로 프로덕션, 혹은 아이돌들 간에 첨예하게 대립하기 쉬운 연예계는 오죽할까...? 다행히도 346은 기숙사나, 선배 아이돌들 간의 유대가 끈끈한 편이라 같은 소속사 아이돌들끼리 적대하는 경우는 거의 없...아니, 적어도 사나는 전혀, 보거나 들은 적이 없었다.
아무튼, 그렇기에 솔직히 언론에만 안들어가면 프로덕션 내에서야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지만... 그렇다한들 연습생이 된지 상당히 시간이 지난 뒤에야 밝히는 건 '뭔가 구린게 있는거 아닐까...?'하는 나쁜 상상력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르니까...
...사나는, 여차하면 중간에 끼어들어 이야기를 얼버무릴 준비를 하기로 결심했다. 미나미를 믿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이야기는 퍼지면 퍼질수록 더욱 더 부풀려지며 감당이 안되는 법이니 애초에 사나와 아츠미 외엔 더 퍼지지 않도록 입단속을 하는게 좋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프로듀서도 같은 생각으로, 두 사람에게 미리 알리지 않은 것일지도 모르고.
아무튼 사나의 이 복잡한 심경을 아는지 모르는지, 히지리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히지리 "저...언니랑, 같이 지내는데... 언니랑, 다투지도 않고... 다른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꽤 이것저것 다투게 된다고 그랬는데, 그런게 없으니까...어쩌면 배려가 아니라, 거리가 있는게 아닐까...싶어서..."
...생각 외로 평범한 질문. 아, 하긴... 히지리가 그렇게 쉽게 비밀을 털어놓는 아이였으면, 사나와 아츠미가 진즉에 다 알고 있었겠지. 문제가 될 수 있으니 말을 조심해야한다고 미리 이야기를 들었던걸까.
아무튼 질문에 잠시 고민하던 미나미의 답변은...
미나미 "으으으음...그건, 히지리쨩이랑, 히지리쨩의 언니가 둘 다 착해서 그런거 아닐까...?"
히지리 "학교 친구들이나, 아는 분들은 다...오빠나 언니... 동생이랑 자주 싸우게 된다고 그랬는데..."
...그 말에 쉽게 납득 못하는 듯했다.
미나미 "...아니, 다른 사람들이 나쁘다는 소리는 아니니까? 그런 논리면, 나도 나쁜 누나가 되는건데...?"
후후, 하고 웃으면서 말하는 걸 보면 어디까지나 장난. 하지만 정말 진지하게 고민해서 생각하고 있었는지, 히지리는 그걸 미처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다.
히지리 "에? 그, 그런건 아니고..."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귀엽다. 하지만, 이렇게 착해서야...장난 치기도 힘들겠지.
아츠미쨩도, 사나쨩도 고생이 많겠네.
어쨌던 이 고민도, 히지리쨩이 착하고 신경쓰이니까 생긴 거겠지. 그렇게 해결하기 어려운 건 아니라고 보지만...
...그나저나, 슬슬 올라가야할텐데...아냐쨩, 기다리겠지...하는 생각이 들었는지, 미나미는 이 이상 말꼬리를 잡는 건 자제하기로 결심하며 몸을 일으켰다. 이야기를 정리해볼까...?
미나미 "으음. 일단 히지리쨩, '다른 사람들이 그렇다'고 해서, 그게 무조건 옳은건 아니고... 꼭,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맞출 필요는 없다, 라는 걸 말해주고 싶어."
히지리 "...네?"
미나미 "아, 우리가 레슨에서 받는거랑 다른 이야기니까? 우리가 '공부'하는것과는 다른 이야기야. 괜히 트레이너씨한테 '내 기준에 안맞으니까 이 레슨은 못받아요!'같은, 이상한 이야기를 하라는건 아니야? 그러니까 내 말은, 세상의 모든 형제자매가 서로 싸우고 다투고 토라지고 하면서 우애가 더 깊어진다고 해서, 히지리쨩이 다른사람들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히지리쨩의 언니와 싸우거나 할 필요는 없고. 꼭 언니와의 관계가 아니더라도, 음..."
뭐라고 설명해야하지...라며 입술을 검지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며 고민하는 미나미였지만... 그녀 본인도, 정확히 이해했다고 하긴 조금 어려운 말이었기에 확 와닿는 설명은 잘 떠오르지 않았다.
미나미 "어렵네, 설명하기... 하지만, 이건 확실하게 말해 줄 수 있어. 아이돌은, 남과 똑같이 한다고 해서 인정받고 성공할 수는 없는 직업이야. 나 자신만의, 나만의 특별한 무언가가 있어야해. 그건, 다른 사람들이 처음부터 인정해주고 해줄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 그래도,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쉽게 포기해버린다면 톱 아이돌은 될 수 없을거야."
...물론, 지금 이렇게 말하고 있는 나도 아직 톱 아이돌은 아니지만...
살폿 웃으면서, 분위기 환기를 위해 덧붙인 말이었지만... 애석하게도 효과는 전혀 없었다.
미나미 "어...저기, 얘들아? 그렇게 무겁게 받아들이라고 한 말은 아니니까...?"
이, 이런...요즘 후미카쨩이나 카나데쨩이랑 이것저것 이야기하다보니 좀 옮아버렸나...?
수 분째, 아무도 말도 없이 골똘히 생각에 잠겨있는 세 사람이었기에, 미나미는 책임감을 느끼며 이 상황을 끝내야겠다고 결심했다.
미나미 "흠, 흠! 어쨌든 세사람, 마저 씻고 정리해서 올라가서 자야지. 내일, 셋 다 학교 가야하지 않아?"
사나 "...그렇긴 한데..."
...앗, 그러고보니 내일 9시 강의라 7시 반엔 출발해야 하는데...슬슬 12시...응. 일단, 내 사정은 나중에 생각하자...
눈물을 삼키고, 미나미는 즉흥적으로 생각했던 자신의 경솔함을 살짝 탓하며-물론 이 자체를 후회는 하지 않았다. 세 사람과 이야기하면서 이래저래 다시 생각해보게 된것도 꽤 있었으니까- 이야기를 마무리 짓기로 했다.
미나미 "아까 내가 얘기한 그건, 우리가 아이돌 활동...아니, 어쩌면 조금 다른 질문으로, 인생을 살면서 계속 고민하고 생각해야 할지도 모르는 거야. 그러니까, 여기서 잠깐 고민해서 답이 나오는게 아니니까... 질문은 머릿속에 담아두고, 생각은 틈 날때마다...혹은 계속 생각하면서 답을 찾으면 될꺼야. 이렇게 탕 밖에서 고민하다 감기걸리지 말고!"
아츠미 "...응."
히지리 "...네."
사나 "명심할게."
...개운치 못한 표정들이었지만, 일단락 된거라면...
미나미 "흐아아암... 자, 그럼... 난 간단히 씻고 먼저 올라갈테니까... 너무 늦게들 자면 안돼?"
사나 "아, 응. 잘자."
아츠미 "잘 자!"
히지리 "아, 안녕히 주무세요...!"
미나미는 졸음에 겨운 모습으로 그렇게 휘적휘적 욕탕을 나가서, 샤워부스에서 물로 씻어내린 뒤-...너무 졸리면 현역 아이돌도 적당히 하는구나...-그대로 목욕탕을 나섰다.
사나 "자...그래서."
사나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계속 밖에만 앉아있다보니 조금 썰렁하다는 감이 없진 않았지만, 움직이면 좀 덜하겠지.
아츠미 "응?"
사나 "어쩔까? 빨래, 대충 다 된거 같은데. 건조는 대충 30분 정도면 끝날거야. 내가 나가서 건조기에 옮길건데...건조가 끝날때까지 여기서 조금 더 기다려 볼까? 아니면 올라가서 잘 준비 해놓고, 다시 옷을 가지러 내려올까?"
히지리 "에...그, 제가 가서 옮길-"
아츠미 "히지리쨩은 손님이니까, 우리가 해줄게. 그리고 사나쨩, 그거 내가 할-"
사나 "......"찌릿
아츠미 "-필요는 없지. 응. 아까 사에쨩이 그렇게 신신당부 했는걸!"쳇
사나 "...하아... 그래서. 어떻게 할래? 아, 그러고보니 사우나를 안가봤나? 사우나에 가볼래? 아니면 그냥 지금 올라갈까?"
히지리 "...그럼-"
>>+3까지 투표에요!
1. 그냥, 일찍 올라가서 쉬는게 좋겠어요. 다들 피곤하고...
2. 사우나, 한번 가보고 싶어요...!
...일단 오늘 제가 잠들기 전에 애들 재우고 자야겠습니다.<너 그래놓고 빵꾸낸게 한두번이 아닐텐ㄷ...읍읍
히지리 "-일찍 올라가서, 쉬는게...후아아..."
...이미 눈꺼풀에 반쯤 감긴 붉은 눈동자를 보고 있자니, 사실 물어볼 필요도 없던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슬슬 올라가야겠다. 난 금방 씻으니까, 내가 건조기에 빨래를 옮기고, 저 둘이 먼저 씻게 하면 되겠지. 가능하면 빨리 정리하고 올라가야지.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생각을 정리한 사나는-
사나 "그래. 그럼, 이제 마저 씻고 올라가자. 아츠미, 히지리가 씻는 것 좀 도..."
아츠미 "응?"
-아주 잠깐이지만 순간 말문이 턱 막혔었다.
...쟤는 보기만해도 불안해. 그냥 불안해. 피곤해서 꾸벅꾸벅 조는, 게다가 내가 없어서 무방미한 와중에 설마...아니겠지?
아츠미 "...뭐야, 왜 말을 하다 마는거야?"
사나 "...얌전히 등만 밀어줘라?"
아츠미 "아, 쫌!!!"
안할거라고!! 뭐...이번엔 믿어줄게.
아츠미 "조금만 참아, 히지리쨩. 안말리고 자면 두피랑 머릿결이 상해버린다구?"
히지리 "네에..."흠냐...
아츠미 "뜨거운 바람으로 말리면 별로 안좋은걸. 피곤해도 어쩔수 없으니까? 앗, 고개 숙이지 말고."
히지리 "네에에..."
꾸벅꾸벅 졸고 있는 히지리를 다독여가며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는 아츠미.
사나 "...잠깐. 넌 안 말려도 돼?"
수건으로 얼추 다 닦아내고 마저 머리카락의 물기를 털어내던 사나는 문득, 여전히 수건으로 싸맨 상태인 아츠미의 머리를 보고 툭하고 질문을 던졌다.
그와 동시에 손을 뻗는 건, 아츠미가 들고 있는 수건과 드라이기를 건네받겠다는 의미. 너도 급하니 나한테 넘기고 빨리 닦으라는 이야기임이 틀림 없지만, 아츠미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태연하게 대답했다.
아츠미 "뭐어, 나는 올라가서 해도 되고. 아츠밍보단 히지리쨩의 머리 길이가 더 기니까 말리는 시간은 더 오래걸릴거 아냐? 이쪽이 더 합리적이라구."
사나 "...나, 참...아츠미."
새초롬히 대답하는 아츠미였지만, 사나는 아츠미의 입꼬리가 평소 등산을 노릴때의 그 음흉한 미소가 아닌, 전에 없이 부드러운걸 발견하고 피식 웃고야 말았다.
...저녀석. 말로는 맨날 머지않은 날에 등산할거라고 그러더니만...
사나 "...너 이러니 저러니해도, 히지리를 엄청 아끼는구나?"
아츠미 "...그, 그야 유닛 동료니까?"
콧노래까지 흥얼거리길래 물어봤더니, 부정하지 않는다. ...뭐야, 저녀석 왜 저래.
아츠미 "그런데...남 얘기하듯 말하네? 사나쨩도, 히지리쨩 엄~청 아끼는 편이잖아?"
오히려, 역공을 시도하고 있다. ...아니, 이 녀석이 지금 누구한테 화살을 돌리는거야.
아츠미 "뭐, 아츠밍은 할 얘기가 굉장히 많지만. 히지리쨩이 들으면 사나쨩이 엄청 부끄러울테니 넘어갈까나?"
사나 "...야-"
아츠미 "아참참. 그나저나, 히지리쨩 어떻게 재울거야? 바닥에서 재울거면 이불 꺼내가야 하지 않아?"
사나 "...그렇긴 한데, 시간도 늦었고. 바닥에서 재우기도 그렇잖아... 그냥 오늘 하루 정도는 우리 둘 중 한 명이..."
...잠깐만.
잠시 침묵.
사나 "...역시 내가 데리고 자야겠네."
...저녀석한테 맡기느니, 오늘 좀 불편하게 자고 만다.
서글서글하게 풀려있던 사나의 눈매가 다시 날카로워진다. 물론, 눈빛을 보진 못해도 이미 어조에서 다시 날이 벼려지는 것 정도는 느껴지기에...
아츠미 "...잠깐, 사나쨩. 지금 무슨 생각 하는지는 알겠는데, 나는 비겁하게 무방비할 때를
노려서 몰래 입산하는 얌체가 아니거든요?"
사나 "그럼 나는 뭔데."
...에, 그야-
아츠미 "사나쨩의 것은 아츠밍의 것! 이니ㄲ...아야야야야!! 꺼, 꺼힙히마(꼬집지마)!!!"
사나 "...니가, 매를 버는거야..."
양 손이 전부 히지리에게 가있어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던 아츠미는 당연히 '헉역항해(폭력반대)!!' 라고 작게 항의만 할 수 밖에.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히지리의 머리카락을 매만지는 손길은 여전히 부드러운 것은 인정해주도록 하자.
아츠미의 입을 양 옆으로 쭉쭉 잡아당기던 사나는, 이러면 여러모로 시간이 더 걸릴걸 생각했는지 이내 놓아주고 다시 머리말리기에 집중했다.
...생각외로 아팠는지 연신 턱을 움직이는 아츠미.
아츠미 "아하으으으... 그치만 아츠밍이랑 사나쨩은, 쌍무적 계약 관계잖아...! 내가 사나쨩의 게임에 제한 없이 어울려주는 대신-"
사나 "...시끄러! 진짜 그 농담을 그렇게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을줄은 몰랐다고!!"
아츠미 "그, 그런...?! 사나쨩, 우리의 관계는 그럼 그저 장난에 지나지 않았던거야...?"
쿠궁! 하는 효과음이 마치 들리는듯한, 그렇게 느껴지도록 보이는 충격을 받은 얼굴의 아츠미-
사나 "...너 진짜 다시 그 연기력으로 그딴 장난 치면 진짜 오늘 사에건 마유건 기숙사 사람들 다 깨우는 한이 있더라도 사생결단을 보게될거야."
아츠미 "...쳇. 장난도 못쳐요~"
-는, 위협적으로 으르렁거리는 사나의 얼굴이 거울에 비치자 입을 삐죽이며 바로 표정을 풀었다. 뭐, 언제나와 같은 패턴이니...
사나 "...됐고. 이젠 나한테 넘겨줘. 내가 마저 말려주고 옷 입힐게."
아츠미 "응. 알았어~"
아츠미 "아."
아츠미 "꼭 부부같다, 그치?"
사나 "...입 다물어."으르렁
>> +3까지 다이스 체크. ...과연, 누가 히지리를 데리고 자게 될까요?
2표 먼저 나온 쪽으로 진행합니다.
2~50 : 아츠미
51~99 : 사나
1, 100 : ...안 나오지롱ㅋ
물론 1, 100은 한표만 나와도...
@ 집 가서 씻고, 졸다깨다 써서 새벽에 보니 영 개판이길래 아, 그냥 한잠 때리고 아침에 확인하고 제대로 올려야지- 하고 잤다가(이미 여기서 글러먹음) 어째서인지 모를 윈도우즈 자동 업데이트(ㅂㄷㅂㄷ)로 슬립모드 해뒀던 노트북이 자동 재부팅을 해버렸고, 창댓 작성에 항상 메모장을 쓰던 바람에 내용은 다 날라가버렸고, 저녁에 돌아오면 다시 써서 올리려던거 환절기라고 몸살기 나서 맛탱이 간 끝에 이틀 밀려버리고...ㅂㄷㅂㄷ
-> 한줄요약 : 프로 탈주러가 언제나처럼 탈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