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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를 여행하는 아이돌들을 위한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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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20, 2018 14:12에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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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기대 따위 버리고 타올 하나 두르고 보는 창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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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소녀들의 영원한 동경.
그러나 그 정점에 설 수 있는 것은 그 중 아주 일부 뿐.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이 쪽 업계의 일은 꽤나 단순하게 보인다. 그럴싸하게 들리도록 일련의 단어들과 소리들을 조합하고, 박자에 맞춰 몸을 최대한 멋지게 뒤틀며, 그 단어들과 소리들의 조합을 관객들이 더욱 그럴싸하게 느끼도록 하는 일이다.
불행히도 일이라는 게 죄다 그렇듯이, 이 일 또한 생각보다 매우 어려우며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한 가지 더 특기할 만한 사항은, 누가 가장 뛰어난 아이돌인지에 대한 평가를 내릴 때, 앞에서 말했던 본업과는 상관없는 요소들이 미치는 영향은 양념이 치킨의 맛에 미치는 영향만큼이나 크다는 점이다. 한 가지만 예를 들자면 '그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지'. 아이돌들이 '부업'이라 하는 일들 중에는, 몸을 특정한 방향과 모양새를 취하게 뒤튼 채로 특정 의상을 입은 채 가만히 있는 행위와, 다른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는 것같이 꽤나 다채로운 일들이 있었다.
그것들의 공통점을 굳이 꼽아보자면, 이 모든 일들은 주로 여러 사람들이 작동시키고 있는 나름의 규칙을 갖춘 전자기기들의 배열 앞에서 행해진다는 것이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지구라는 곳의 사람들은 이러한 일들에 꽤나 열광을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 사람들은 아이돌들보다는 그들이 속한 단체나, 아이돌들 앞에 늘어서있는 전자기기들을 다루는 사람들이 속한 단체들에게 숫자가 새겨져있는 특수한 종이 쪼가리 또는 그를 의미하는 전자기파들을 보냈다. 하지만 아이돌들에게도 그런 종이와 전자기파가 일부 도달했기 때문에, 그들은 일단은 이 사실을 매우 크게 신경쓰지는 않아하는 모양새였다. 반면, 그 종이와 전자기파의 대다수를 가져가는 단체들은 아이돌들이 그 사실에 크게 신경쓰는 날이 올까 노심초사하며 지내고 있었다.
아이돌들과 단체들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사항은 따로 있었는데, 그건 아이돌에 심취한 사람들 중엔 불행히도 물리적으로도 심취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어느 정도 존재한다는 사실이었다. 이런 경우, 보통 그들의 욕구는 전자기파 또는 종이를 제출하고 일정 시간동안 단체가 지정하는 범위의 신체접촉을 허가하는 방식으로 통제할 수 있었다. 아이돌들은 이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었지만, 더 많은 종이와 전자기파를 원하는 단체들은 이런 행사를 꽤 자주 시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물론, 이로서도 욕구가 해결되지 않는 경우는 딱히 어쩔 수 없었고, 그런 경우에는 단체가 아이돌을 보호하면서 공권력과 함께 통제를 하는 수 밖에 없었다. 만약 그 사람이 물리적인 욕구를 해소하는데 성공하면, 대상 아이돌에게는 상당한 인권 침해가 동반되었으며, 단체의 경우에는 상당한 양의 전자기파와 종이를 잃어버리기 때문이었다.
아이돌들과 건전한 팬들, 그리고 몇몇 '아이돌'이란 단어가 '성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는 걸 아는 사람들은 이런 전반적인 현상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천문학적으로 꽤 짧은 시간 후, 황사가 몰아치는 한 평화로운 화요일.
어떤 아이돌이 마침내 이 모든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냈으며, 그 해답을 적용하면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을 거란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아이돌이 해답을 세계에 알리기 정확히 72초 전, 세계는 멸망했고 연예계에는 그 어떠한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 이야기는 그 아이돌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연예계에 대한 이야기는 맞다.
모든 것은 +3으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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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뭔 소리를 쓰는 거지
@정신 나간 창댓에는 정신 나간 앵커를
비둘기는 많은 사람들이 믿는 것과는 다르게 조류에 속하며, 비행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군집 행동을 하며 도시의 여러 곳을 인간과 다른 생물체들로부터 점령하기도 한다. 우주배경복사의 발견을 돕거나, 비둘기 집의 원리라는 아주 유명하고 중요한 원리를 사람들에게 몸소 보여주는 등 사람들의 인간중심주의적 사고와는 다르게, 매우 지능적이고 다른 종과도 협력하려 하는 모습을 보이며, 일부 개체는 도심지의 환경에 잘 적응해 뛰어난 위협 감지 및 보행능력을 얻는 대신 비행능력을 다소 희생하는 모습도 보인다.
슬프게도 인간들은 이 비둘기들에 대한 놀라운 사실을 아직도 단 하나도 제대로 알아내지 못했는데, 왜 비둘기가 걸어다닐 때 머리를 앞뒤로 움직이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어둡고 축축한 방에서 일정 기간동안 이 주제에 대해 논쟁하던 과학자들은, 이내 '알 게 뭐야'라는 결론을 내고 연구 주제를 다른 곳으로 바꿔버렸다. 현재 인간들에 의해 희생되는 비둘기들의 수는 꽤 많지만, 비둘기 측에서 추산한 숫자는 그와는 상당히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비둘기집의 실체나, 실제 비둘기를 사용해 제대로 조리된 비둘기튀김의 수가 인류의 생각과는 매우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실제로, 비둘기튀김은 처녀자리 초은하단 내에서도 매우 희귀한 음식이며, 그 모습을 한 번 보는 것도 매우 운이 좋은 편이라고 한다.
하지만, 배가 고픈 미무라 카나코에겐 그저 평범한 비둘기튀김일 뿐이었다.
카나코에게 오늘은 그저 평범한 화요일이었다. 오늘도 열심히 화보 촬영, 레슨 따위의 일을 하고, 집인지 숙소인지 아직 이 글을 쓰는 사람은 잘 모르는 곳에서 휴식을 만끽하고 있었을 뿐이다. 그녀에게 가장 걱정되는 일은 다른 사람들이 그녀에게 음식을 너무 많이 먹는다고 하는 것이었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카나코는 그녀의 동료들이 음식을 너무 적게 먹는다고 생각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녀는 이런 나름 평범한 체형을 컨셉으로 삼고 있었으며, 항상 그녀의 동료들에게 이런 것도 수요가 있고 나쁘진 않다고 말하고 있었다. 실제로도 그러했다. 그 동료들의 대부분은 뮤직비디오를 찍기 한 달 전 부터 극한의 식단조절을 시작하니까.
뭐, 그래봤자 '나름' 평범한 체형이라는 건 넘어가자.
그런 잡생각들을 하며, 카나코는 눈앞에 있는 따끈하고 노릇한 비둘기튀김을 한 입 베어물었다.
정확히는 베어물려 했었다.
+2
꽤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네?"
카나코가 잊어버리고 있었던 스케줄 때문에 프로듀서가 그녀를 찾는 모양이었다.
프로듀서는 아이돌과 소속 기획사 사이를 이어주는 직책들 중 가장 아이돌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직업이다. 프로듀서란 이름은 생산자란 뜻을 가지고 있다. 말 그대로 대중이 원하는 상품으로 아이돌을 출시하는 직업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기획사의 명령이든 프로듀서의 자율이든 모든 기획을 직접 아이돌에게 지시하는 자리는 프로듀서이다. 말 그대로, 아이돌을 생산하는 자인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기 때문에 프로듀서는 아이돌과의 접촉이 매우 잦으며, 이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프로듀서들이 아이돌과 눈이 맞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한다. 아이돌 생산도 분업화되었다면 어떨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 바닥에는 표준 규격이란 게 없어서 다른 사람이 다른 부분을 담당한다면 호환성 문제가 너무 크게 터져버린다. 물론 사람간의 관계가 원활해야 하기 때문에 그렇다 하기도 한다. 생각해보니 그러면 프로듀서와 아이돌이 눈맞는 건 생산자랑 생산품이 눈맞는 거잖아?
피그말리온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는 것 같다.
어쨌든 생산자 양반은 카나코를 모종의 이유로 찾고 있는 것 같았고, 카나코에게 그걸 거부할 마땅한 이유는 없었다. 대체 무슨 일인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베어물려 손에 들고 있던 튀김이 너무 맛있어 보여, 카나코는 내적으론 내심 갈등을 하고 있었다.
문에 도달했을 때까지도 그 갈등은 끝나지 않은 상태였고, 결국 프로듀서와 마주쳤을 때 카나코의 왼손은 열린 문의 문고리를, 오른손은 비둘기튀김을 쥐고 있었다.
"무슨 일이세요-?"
+3
"그치만 제 눈 앞에 비둘기튀김이 있었어요!"
생산자 양반(앞으로 프로듀서라 칭하겠다)은 그 말을 듣고 약간의 위화감을 느꼈지만, 아직 그것을 무시하지 말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카나코의 프로듀서는 지구에서도 꽤 상식에 충실한 사람이었고, 어떤 일이 있던 간에 주어진 일은 해내려 하는 성실한 축에 드는 사람이기도 했다. 더군다나 카나코가 속한 346프로덕션은 우리 은하의 오리온자리 팔 중에서 과학적으로 연구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판단되는 몇 안 되는 장소 중 하나였기 때문에, 프로듀서는 왠만한 이상현상으로는 위화감을 느끼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그가 위화감을 느낄지 말지 고민하고 있는 것은 비둘기라는 생물의 위대함의 또 하나의 편린을 보여준다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프로듀서가 앞서 구구절절 설명한 비둘기의 위대함을 깨달은 현자 중 한 명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비둘기에 대한 진실은 인류 내에서는 니콜라 테슬라, 몇몇 어린아이들과 노인들, 그리고 일부 게잡이 어부들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프로듀서는 꽤 유능하고 똑똑한 사람이었고, 그것은 346 내의 동료들도 알아주는 사실이었다.
잠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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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0: 그냥 넘긴다.
51~100: 뭔가 이상한걸?
먼저 2표
"네!"
"그걸 네가 만들거나 사거나 다른 모종의 경로로 입수한 건 아니고?"
"네."
"그럼 그 비둘기 튀김은 대체 어디서 나온 거야?"
"네?" 카나코는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이해한 듯 했다.
"하지만, 안전하게 먹을 수 있으면 별 상관없지 않나요?"
사실 아직 잘 모르는 거 같다.
"아 뭐, 사실 그러긴 한데......." 프로듀서도 수긍하는 눈치다.
"그래도, 하필이면 비둘기튀김이라니..."
사실 눈앞에 무언가가 갑자기 나타난다는 것은 생각보다 꽤 자주 일어나는 일이었으며, 우리 은하의 주민들은 이 사실을 대부분 수긍하고 있었다. 지구의 경우엔 상황이 약간 달라서,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를 납득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일부 유사과학자들은 '양자역학'이라는 게 그런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고 필사적으로 믿고 있었다. 물론 대부분의 정신이 제대로 된 과학자들이나 그 외 다른 사람들은 그건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불행히도 인류는 이를 딱히 올바르게 설명할 방법이 없었고, 그들은 나름 현명하게 '알 게 뭐야' 또는 '내가 잘못 기억한 거겠지'라는 꽤나 간단하면서도 편리한 제안을 채택하곤 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비둘기튀김이라니.
비둘기튀김은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매우 희귀했기 때문에, 눈앞에 비둘기튀김이 나타난다는 것은 처녀자리 초은하단 내에서도 이를 목격한 지적 생명체가 얼마 없을 정도로 매우 드문 현상이다.
지금까지 설명한 것에 비하면 그닥 중요하지 않은 사실이긴 하지만, 카나코와 프로듀서는 그렇게 약 36.73초동안 그 비둘기튀김의 출처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자,
+2
진홍빛 날개
뭔가 이른 감이 있긴 하지만, 이제 어느 정도 진실을 드러낼 때가 된 것 같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비둘기가 인간의 생각보다 고차원적이라는 사실은 문자 그대로도 적용되는 사실이다. 좀 더 직설적으로는, 비둘기는 인간보다 더 많은 차원을 차지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평범한 비둘기 한 마리를 보고 살아있다, 죽어있다, 몇 마리다 하고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어느 각도에서 비둘기를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모습이 달라진다던가 하는 내용은, 더 궁금하다면 지나가던 수학자 한 명을 잡고 물어보도록 하자. 그 대답은 대충 세 부류로 갈리는데, 당신을 무시하면서 입에서 알 수 없는 말을 쏟아내거나, 당신에게 열정적으로 설명하면서 입에서 알 수 없는 말을 쏟아내거나, 알 수 없는 글들이 가득 적힌 책 또는 논문 몇 권을 추천해주고는 가던 길을 갈 것이다.
요지를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당신이 비둘기에 대해 알고 있거나, 비둘기를 볼 때 보이는 것에는 일종의 '트릭'이 숨어있다는 것이다. 인간들은 몇 세기에 걸친 연구에도 불구하고 이 '트릭'을 밝혀내지 못했으며, 이 또한 현재 과학자들은 '그리 중요하지 않음'이라는 태도를 견지하며 애써 무시하는 사항들 중 하나이다.
좀 더 간단히 말하자면, 카나코와 프로듀서는 '트릭'에 걸렸다는 것이다.
"......세상에."
"......맛있겠다."
같은 사물을 보고도 다른 사고를 하는 이러한 다양성이 인류를 자기 딴에는 다채롭고 흥미로운, 그리고 꾸준히 발전하는 종족으로 만들었다고 하더라. 그러니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인간이 있다면, 자기와 다른 생각을 하는 인간을 배척하지 말자.
뭐 그게 어찌됐든.
한 명의 아이돌과 한 명의 프로듀서는, 지금 이 순간 인간이라는 자격으로 자기들 딴에는 신성해 보이는 날으는 비둘기튀김 앞에 서 있었다. 역시 인간은 인간인지, 그들은 아직도 비둘기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잘 납득하지 못하는 것 처럼 보였다.
그리고, 비둘기튀김이 근엄한 목소리로 웅변하듯 말을 꺼냈다.
"+3"
그러자 빛이 있었다.
우주를 창조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따분한 일임이 분명했다.
만들고 나면 그 안에 있는 걸 어떻게 해야 할지, 에너지의 한 단위, 입자 하나를 창조한 사람이 모두 관리하고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실 우주를 창조할 수 있는 대부분의 존재들은 그 책임을 지기를 꺼려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의미없는 행위를 실행하는 존재들은 입자 하나하나를 관리하는 것이 귀찮아, 일부러 몇 가지 '규칙'을 붙여 모든 과정을 자동화하려 했다.
불행히도 이는 꽤나 많은 경우, 만들어진 우주가 재미없어지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순식간에 다시 쪼그라드러 사라지거나, 갑자기 팽창해서 찢어져버리던가 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하지만, 성공해서 실제로 재밌는 우주가 탄생하는 몇몇 경우가 있는 것 만으로도 이 존재들은 매우 만족해했다. 물론, 그 안에 지성체들이 생기면 그건 또 곤란한 경우긴 했다.
창조된 우주 안에 지적 생명체가 생기게 되면, 이유는 모르겠지만 항상 그 일부는 자신의 창조주의 존재를 확인해하고 싶어했다. 나머지는 그저 우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법칙만 알아내는 것으로 충분해 했는데, 지구의 경우에는 이런 행위를 '과학'이라 불렀다. 창조주가 자신의 우주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었다. 첫째, 이미 자동화해놓은 우주에 간섭할 이유를 느끼지 못해서. 둘째, 자신의 존재를 우주 내의 지성체들이 알아내는 것을 원하지 않아서. 그리고 셋째, 진짜로 창조주가 없는 랜덤하게 생성된 우주여서.
일부 게잡이 어부들만이 아는 사실이지만, 우주는 일련의 과학법칙들과 함께 '재미있는 것'을 추구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미 존재하는 우주 안에서 이렇게 우주 하나가 생성된다면 어떨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인형 안에 인형이 들어가 있는 건 무엇일까? 러시아 전통 인형이다.
그럼 우주 안에 우주가 들어가 있는 건?
잘은 모르겠지만, 러시아와 관련되어 있는 무언가가 아닐까?
러시아에서는 우주가 창조를 비둘기합니다!
빛이 사라지자, 비둘기튀김도 함께 사라졌고, 프로듀서와 카나코는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 자리에' 서있는 건 아니었다.
카나코의 눈앞에는 거대한 철근들이 서 있었고, 이상한 문자들이 적어져 있었다. 뭔가 346프로 안에서 가끔 본 거 같긴 한데.
Космодро́м Байкону́р.
"프로듀서? 여긴 어디죠?"
프로듀서는 잠시 그 글자를 빤히 바라보더니, 더듬거리며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이내, 카나코의 멀뚱거리는 얼굴과 방금 전까지 튀김을 잡고 있던 기름진 손을 번갈아 보더니, 약 2분 07.23초만에 자신의 답을 내놓았다.
"바이코누르......우주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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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 쓰기 어렵네요.
다음 전개는
+2
카나코와 프로듀서는 자신들이 갑자기 러시아에 와 있다는 이 상황 자체를 납득하기 힘들었다. 또, 프로듀서는 지금 자신에게 두 가지 문제가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첫째, 저 경비병이 무엇을 원하는 건지 러시아어를 모르는 자신으로서는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고, 둘째, 만약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저 경비병과 의사소통이 완벽하게 이루어진다면 그 경비병은 자신을 믿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간단하게 깨달은 것이었다. 무엇을 해도 이 상황을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프로듀서의 선택은 간단했다.
그는 대체로 경비병이 지시하는 사항으로 보이는 것을 따랐다.
신원 확인 절차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중간중간에 카나코가 보르시는 제대로 된 걸 먹고 싶다고 불평도 했고, 프로듀서는 그걸 말리기도 했지만, 사실 그도 비슷한 생각을 하는 때가 대다수였다는 걸 부정하진 못했기 때문에 마음 한 켠이 찝찝하긴 했다. 격리 절차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사실 이 이야기를 쓰는 사람도 잘 모르며, 만약 이 이야기를 쓰는 사람이 그 절차를 잘 안다면 본인도 격리당해봤다는 뜻이므로 일단은 모른다는 걸 다행으로 여겨줬으면 좋겠다.
여하튼, 높으신 분들의 몇 번의 대화와 외교적 계산 끝에, 둘의 국적을 어찌어찌 확인하는 데 성공한 러시아는 일본에게 이들을 양도하기로 한 것 같았다.
그런데,
____________
1. 둘은 법적으로 없는 사람들이다.
2. 신원이 확인되긴 했는데, 뭔가 이상하다.
먼저 2표
"네! 요즘엔 티비에도 그래도 조금씩 나오고 있어요!"
"아이돌 일을 하고 계시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그리고 제가 그 프로듀서입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프로듀서도 이 대화에 난입하기로 한 모양이다.
"그런데......미무라 카나코씨라고요?"
"예."
"그리고 지금 당신은, 음, P씨고요?"
"아, 그렇습니다."
"둘은, 음, 출생신고라던가, 그런 게 전혀 안 되어 있으신데요?"
"예?"
그건 꽤나 실망스러운 일이었다.
뭐가 어찌됐든, 둘은 이제 일본 국민으로서 인정받지 못한다는 말이었으니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거지 고민하는 카나코랑, 생각을 포기하다시피한 프로듀서.
아니, 엄밀히 말하면 이젠 아이돌, 프로듀서도 아닌 존재긴 하지만.
공항에 꼼짝없이 갇혀있어야 한다는 게 그들의 신세이긴 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돈이었다. 지금 가지고 있는 엔화를 다 써버리면, 틀림없이 카드나 계좌같은 걸 사용할 순 없을 테니 말이었다. 프로듀서나 카나코나 그 사실이 썩 좋지 못하다는 건 인지하고 있었다. 돈과 관련된 걱정이 없을 때 찾아오는 것은 심심함. 그저 앉아서 비행기들이 오고가는 것이나 지켜보고 있다는 것은 여가 행위로는 그닥 좋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되었다. 사실 그것보다 심심한 일들도 꽤 여럿 있긴 하지만, 일단 공항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은 그런 것들이었으니, 이왕 이렇게 된 것 공항이니까 가능한 일들 몇 가지를 해 보자 라고 생각한 그들은 비행기를 지켜보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게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일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3일 정도 지나자, 둘이 발휘하는 상상력은 그들이 가진 엔화와 반비례한다는 것이 어느 정도 증명되었다.
"프로-듀-서-, 저 다시 러시아로 가 볼래요-"
"저 창문을 깨고 뛰면 날아오를 수 있을까-?"
"그런 건, 이렇게, 망치를 들고 쾅! 하면- 와장창-"
와장창!
순식간에 공항 유리가 깨졌다.
주위를 둘러보니 사람들이 혼란에 빠져있다.
이 사태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프로듀서는 간신히 입을 열었다.
"...그래서 넌 지금 창문에서 10m 떨어진 곳에서 상상 속의 망치를 휘두른 게 맞지?"
"...네."
"...그리고 그 상상속의 망치에 맞아서 저 창문이 깨진 거니?"
"...그런 거 같은데요?"
"대체 우린 무슨 세상으로 와 버린 거지?"
순간, 프로듀서는 지나가던 경관이 자신을 보고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러시아지 짜샤."
그리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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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든 약은 다음 앵커때 보충하기로 약속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