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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나마 사랑하고 싶은 마무리 투수와 조금 일찍 찾아온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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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07, 2018 22:27에 작성됨.
한 프로 출신으로 좋은 누적기록을 쌓았지만, 다소 고생해가며 쌓은 기록이기에 사랑할 틈조차 없이 은퇴한 마무리 투수 출신 프로듀서와, 그를 사랑하게 된 누군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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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 [히히힛! 카에데 언니 따라 왔지! 진짜로 대단한 야구선수가 프로듀서 한다던데, 이런 거물이 여기서 일 하고 있네? 대단해!]
프로듀서 [아하하하하하핫......]
유키 [그러고보니 프로듀서는 캣츠 상대로 거의 저승사자였지......]
카에데 [후훗, 정말 야구 좋아하는군요!]
유키 [이 프로듀서 혼자서 막은 캣츠의 포스트시즌만 자그마치 다섯 시즌이야...... 애써 주자 쌓아놓고 역전하려고 하면 나와서 틀어막은 경기가 얼만지......]
프로듀서 [솔직히 그 때 감독 진짜 어후...... 다른 투수는 없었던 걸까?]
유키 [다 털려버리니 프로듀서가 나오는 거 아니야! 털고 털고 털어서 역전이 눈앞인데 꼭 이 프로듀서가 나와서 다 막아......우으...... 절대로 넘을 수 없는 산 같았다고......]
+2 유키는 어떤 이야기로 주제를 이어갈까?
프로듀서 [아하하하하, 좋은 통산기록을 남기기는 했는데 20년 넘게 1군 붙박이로 있었다기에는 작잖아, 시즌 평균 2승 3홀드 15세이브 꼴인데, 부상이 너무 많았던 거야. 풀타임으로 뛰어준 시즌이 적은데 잘은 했고, 그러니 그냥 승계 번호 정도로 남겨둔 느낌?]
유키 [하긴, 영구결번될 만큼 했으면 적어도 500세이브는 했을 거야. 그랬으면 내가 보자마자 프로듀서 물어뜯었을 지 어떻게 알아! 꺄하하하하하핫!]
프로듀서 [아하하하하하...... 슬슬 일에 집중해야겠지, 노가리 너무 까다가 전무님한테 걸리면 지청구 듣는다고.]
유키 [지청구?]
프로듀서 [잔소리.]
유키 [하하하하하하하...... 그럼 수고해!!!]
아나스타샤 [프로듀서, 붙임성 좋으신 겁니다, 말도 참 잘 하는 것 같아요.]
프로듀서 [그도 그럴 것이, 팬들한테 20년 넘게 사인해주며 는 거라곤 말재간 뿐이라서.]
아나스타샤 [프로듀서.]
아나스타샤의 표정이 갑자기 진지해졌다.
어찌된 영문일까 하고 갸우뚱하며 입을 열기를 기다렸는데.
아나스타샤 [저도, 프로듀서가 선수생활한 만큼, 아니 그 절반 정도만이라도 오랜 시간 아이돌 할 수 있습니까?]
+2 답변 (참고로 프로듀서는 23시즌을 뛰었죠.)
아나스타샤 [가수라는 느낌이 강하기는 하지만, 별 문제 없다......일까요.]
프로듀서 [실력과 워크에식, 몸 관리 모두가 좋아야 하겠지만 말이야!]
아나스타샤 [그런 곳에는 엄격하시군요.]
프로듀서 [20년 넘게 프로생활을 한 사람이 그런 데 엄격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 알겠지?]
아나스타샤 [Da, 맞는 말이에요.]
+3
프로듀서 [흐음, 눈물 났지, 어째어째 300세이브 찍고 은퇴했다고, 전쟁같은 재활 지박령이랑 함께하던 선수라면서 참 대우 잘해주고 은퇴식까지 하고......]
아나스타샤 [호오, 빛나는 은퇴였군요.]
프로듀서 [뭐 그렇지, 내가 투수만 아니었다면 응원가도 막 불러주고 그랬을거다.]
아나스타샤 [헤에~ 사랑 많이 받으셨군요.]
프로듀서 [그렇지, 다들 내 장가가는 이야기 걱정부터 해서 정말 엄청 이야기 많이 했다, 그리고 은퇴경기날 세이브도 올렸으니 된 거겠지.]
아나스타샤 [마지막까지 정말로 행복했던 은퇴인 겁니다.]
프로듀서 [그런데, 그 늘 출근하던 야구장을 뒤로하고, 유니폼을 벗고, 마지막으로 팬들과 진탕 마시며 놀고, 그러고 집에 돌아오니까, 정말로, 정말 너무너무 허무하더라?]
아나스타샤 [에엣. 대체 어째서......+2]
역시 사랑하지 못해서 허무했던 걸까요.
아나스타샤 [아하...... 그러셨나요......]
프로듀서 [이젠 저게 남의 일이 되는구나...... 하니까 말이야. 코치 쪽은 좀 아니더라고.]
아나스타샤 [그래도 프로듀서, 여기서 새로 좋은 인연 만들었습니다.]
프로듀서 [뭐, 그렇겠지, 나는 다른 사람들의 마지막을 공허하지 않도록 해 주는 일을 하지. 막상 자기는 지독하게 공허한 마지막 때문에 한참 고생한 주제에.]
아나스타샤 [프로듀서 씨......]
+2
프로듀서 [그 말 고맙구나, 아나스타샤. 좋은 인연이 되도록 노력하자꾸나, 알겠지?]
아나스타샤 [......네!]
아나스타샤는 한껏 밝아진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리고 프로듀서는 느꼈다.
아무래도 좋은 인연이 될 것 같은, 밝은 미소의 아이로구나-하고.
아나스타샤가 프로듀서를 생각하는 정도 ; 슬슬 친해져서 인연으로 가는 첫 단계의 전조쯤+다소간의 동정+호기심
프로듀서가 아나스타샤를 생각하는 정도 : 밝고 호기심많고 사려깊은, 그리고 조금은 신비한 느낌의 한창 때일 여자아이.
+2 2챕터 정도의 이야기겠군요.
어떻게 진행해야 할까요.
물론 아나스타샤가 끌어안으면서 진행했다면 얼레 이게 무슨이라던가 이상한 반응으로 시작했겠지만 그게 아니라서......
아나스타샤와 나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꽤나 돈독한 관계가 되어있었다.
나이를 뛰어넘어 소탈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그런 관계가.
아나스타샤 [프로듀서어~ 일이에요~ 일~]
프로듀서 [오오? 아냐 양, 무슨 일이길래 허구한 날 쏟아져 들어올 일을 굳이 알려주는 걸까나?]
아나스타샤 [시구에요! 시구! 그것도 프로듀서가 평생을 몸담았던 구단의!]
프로듀서 [에엑......?!]
프로듀서는 어느새 자신의 책상에 놓여 있던 골든글러브에 시선이 가 있고.
왼손에는 글러브.
오른손에는 은퇴 이후에도 버릇삼아 만지던 별 의미는 없는 야구공 하나가 쥐여 있었다.
+2
아나스타샤 [그래도 프로듀서, 레전드, 은퇴한 지 몇 년 안 되신 겁니다~]
프로듀서 [납득.]
카에데 [남들이 납득할만한 이유를 납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프로듀서 [시구해라도 납득이 되는 사람인데 시구지도 좀 해주세요가 어디 뭐......]
프로듀서 [그래도 시간을 좀 주라고. 생각할 시간을.]
아나스타샤 [Da. 알겠어요. 프로듀서.]
+2프로듀서의 결정은?
프로듀서는 고민에 휩싸였다.
이미 팔꿈치에만 여섯 번. 어깨에 두 번. 무릎에 한 번. 온 몸을 칼투성이로 만들었던 자신의 몸은 이제 마흔이 넘고 공을 놓은 지 수 년.
하지만.
결국은.
다시 한 번 던져보고 싶었다.
홈 구장의 마운드가.
그리웠던 것이다.
다음 날
프로듀서 [좋아, 아냐 양을 위해서라면 가르쳐주도록 할게, 그리고 쉽진 않을거야. 어차피 내가 가르치는 김에 어엿한 한 명의 투수를 만들어놓을 거라고?]
아냐 [으에에에엣?!]
프로듀서 [전부 널 위해서야! 개념 시구 아이돌이라는 요소만으로도 얼마나 뜰 수 있는지 알아?]
아나스타샤의 얼굴은 그 말을 듣고는 더더욱 환해졌다.
+2
-파앙!
-파앙!
오랜만에 서 보는 홈구장의 1루측 불펜.
프로듀서에게는 안식처와도 같은 곳이다.
고독하지만 고독하지 않았기에 너무나도 좋았던.
아냐 [프로듀서, 프로듀서의 주무기였던 커터로 시구해본다면 어떨까요?]
프로듀서 [18.44미터를 제대로 던지고 말하자고. 그리고 내 주무기는 커터가 아니라 커브였을텐데?]
아냐 [그래도 유키 씨, 캣츠전에선 프로듀서가 주구장창 커터를 던졌다고 들었습니다.]
프로듀서 [주구장창...... 그랬던가? 뭐 됐고, 일단은 패스트볼부터 연마하자고. 야구의 기본이야. 리틀리그에서도 2~3년은 패스트볼만 던지게 하는데.]
아냐 [Da~]
그런데 주변 선수들의 눈길이 심상치 않다.
마지막까지 프로듀서와 함께했던 세 명 정도의 고참선수들은 도둑놈이니 로리콘이니 온갖 발언을 하다가 프로듀서에게 두들겨맞고 웃으며 쫓겨나고. 어린 선수들은 부러움의 눈길을 보냈다.
프로듀서 [하으으...... 나도 한 번 던져볼까?]
+3까지)프로듀서가 던져본 공의 구속은 얼마가 나왔을까?
(max:144km)
(은퇴한 지 얼마 안 되었으니 그래도 변화구나 투심패스트볼, 컷패스트볼 정도로 생각하면 될 거 같습니다.)
가볍게 몸을 풀며 던진 초구가 124km.
투심패스트볼이 은퇴한 지 몇 년 된 지금도 꽤 잘 박혀들어가는 느낌이다.
보통 투심은 포심보다 컨트롤이 잘 되는 대신 구속이 좀 느린 편이다.
후배 내야수 [욜 선배! 시구할 아이돌 앞에서 폼잡고 싶어서 온거야? 124km으론 힘들걸?]
프로듀서 [폼이 문제가 아니라 내 클라이언트다, 클라이언트, 은퇴하고 먼일하는지 나한테 들었잖아 이 시끼야!]
후배 내야수 [느왉!!]
아나스타샤 [푸훗!]
그렇게 하프 피칭이라는 느낌으로 이십여 개를 가볍게 던지고. 열다섯 개 정도의 제대로 된 공을 받아보았다.
나름 18.44m를 바운드되거나 뚝 떨어지지 않고 힘겹게나마 뻗어오는 공.
아나스타샤 [공에 힘 너무 없습니다.]
프로듀서 [투수할 것도 아니고 멀 그리 신경을 쓰냐. 마운드에서 하나 잘던지면 되는데.]
그리고 프로듀서는 아나스타샤를 지켜본다.
마운드에 올라가 모두에게 인사를 하고 모자를 벗어흔드는 아나스타샤.
그리고 아나스타샤는 이내 마운드에서 결연한 표정으로 자세를 잡는다.
옆에서는 이날 경기의 선발투수가 흐뭇하게 아나스타샤를 보고 있다.
뭐 그도 그럴 것이. 프로듀서와 거의 동년배의 베테랑이다.
막내아들이 벌써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
+2아나스타샤의 시구의 결과는?(패대기는 발생하지 않음)
속된 말로 구위가 있으면 하이패스트볼. 없으면 배팅볼 그 자체인 공이다.
그리고 없으니 배팅볼이지.
아나스타샤 [하아! 그래도 어째어째 던졌습니다! 프로듀서!]
프로듀서 [정말 수고했다.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아니 너 그냥 야구 할래?]
아나스타샤 [에엣?]
주변의 프로듀서의 후배들도 일제히 야구나 라지 않겠냐며 한 마디 던지고.
그것을 프로듀서가 일축한다.
프로듀서 [뭐 물론 농담 반 진담 반이지. 대단하던걸?]
아나스타샤 [아하하하하하......]
+2
의식의 흐름은 무시하고. 일단은 초밥집이다
주인아재 [신났네?]
프로듀서 [하하하하하하...... 불펜 흙냄새만 맡아도 좋아요...... 하하하하하]
카에데 [이 집은 술이랑 초밥의 조합이 좋아요, 계속 오고 싶어지는 맛이네요.]
아냐 [Da~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편안해서 좋은 집이에요~]
주인아재 [때로는 그런 격식없는 휴식도 필요한 법이란다 아가씨. 어때. 이 노총각하곤 잘 되고 있니?]
프로듀서 [이 아저씨가 진짜......]
모두 [푸하하하하하핫!!]
결과만 말하자면 시구는 대성공.
하이패스트볼 정도면 충분히 개념시구로 들어갈만하다.
아나스타샤는 이후 개념 시구 아이돌로 이름을 넷상에서 날렸고. 더더욱 넓은 범위로 자신의 무대를 확대해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2
아나스타샤 [캘록! 캘록! 푸헤취!!...... 흐우으으으으...... 프로듀서......쟤셩해여어......]
프로듀서 [그니까 몸 관리 잘 하라고, 운동선수 출신 프로듀서가 담당하는 아이돌이 아프다는데, 이게 무슨 망신이냐, 너나 나나.]
아나스타샤 [하아아......]
프로듀서 [근데 왜 하필 나야?]
아나스타샤 [아파요.......]
대답을 얼버무리는 아나스타샤였다.
얼굴이 꽤나 붉어 힘들어 보였기에, 더는 묻지 않기로 했다.
프로듀서는 헛웃음을 지으며 물수건을 짜 아나스타샤의 머리에 놓곤, 침대벽면에 기대어앉아 한숨을 내쉬었다.
어찌보면 자신의 소중한 주말이 이런 일에 쓰이니 체력 회복이 더뎌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마침 아나스타샤의 방에는 TV가 있었고, 마침 저녁 시간이라 잠시 밖에 나갔어야 했다.
어머니가 끓여둔 것은 치킨 수프가 전부.
프로듀서 [아나스타샤, 저녁거리라도 좀 사가지고 만들어다 놓을테니까. TV라도 보고 있어야겠지? 뭐 틀어줄까?]
+1 프로듀서가 사 올 것.
+2 프로듀서에게 아나스타샤가 요구할 TV 채널
프로듀서 [그냥 연예나 코미디 쪽이 나을지도 모르는데, 왜 야구야?]
아나스타샤 [프로듀서, 20년 넘게 바친 무대, 궁금합니다, 무엇이 그렇게 프로듀서 뜨겁게 살게 했는지, 아냐, 시구하고 나서 더더욱 궁금해졌습니다.]
프로듀서 [그랬어? 그러면 뭐......]삑
프로듀서가 틀어준 야구 경기는 마침 6회말, 홈 팀(프로듀서가 소속되어 있던 팀)의 공격 찬스가 펼쳐지고 있었다.
1사 2,3루의, 갖다 맞혀서 굴리기만 하면 거의 무조건 점수가 난다고 할 수 있는 상황.
프로듀서 [야들, 어째어째 찬스는 갖다 만들어놓네. 그럼, 갔다온다?]
아나스타샤 [DA~]
프로듀서 [고단백의 전복죽이 좋겠지, 아무래도?]
프로듀서 [이것들 점수는 잘 뽑고... 아니 됐어, 아냐는 잘 쉬고 있으려나?]
+2
눈매가 또랑또랑하기도 하고.
프로듀서가 사들고온 전복죽을 바로 옆에 데워서 얹어놓고 첫숟가락을 죽에 밀어넣기 전까지 눈치채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어째서일까.
빠져들듯이 아름다운. 바이칼 호 같은 깊고 넓게 느껴지고 맑은 눈동자에 어째서인지 홀린 것처럼 빨려들어가는 프로듀서의 모습이. 그 방 안에 함끼 있었다.
+2
(문명해버렸습니다 ㅠㅠ)
프로듀서 [아아아, 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
아나스타샤 [프로듀서, 스파시바~]
그리고 프로듀서는, 그 날 저녁 갑작스레 돌아와 미소를 지어주는 아나스타샤의 아버지가 등에다 휘두른 손을 마지막으로. 기억을 잃었다.
다음 날, 프로듀서는 아나스타샤의 방 바닥에 누워 있었다.
아나스타샤의 침대 이불은 이미 헤쳐진 지 오래다.
(전체이용가적인 건전하고 순수한 내용만으로)+2
하지만 아나스타샤는 발그레하게 얼굴이 살짝 익은 채, 웃음이 주가 되지만 정말 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나스타샤의 아버지 [이봐요 당신, 내 딸이, 아무래도...... 당신을...... 좋아하는 것같아.](소곤)
프로듀서 [예에에에에에에에엣-?!]
아나스타샤의 아버지 [허허, 이 사람이!] -퍼억!
한 번 더 프로듀서는 정신을 잃었다.
아나스타샤는 '내가 또 뭘 잘못해서 아버지에게 된통 당한 것이 아닐까' 하는 표정으로 황급히 뒤를 돌아보았던 것이, 정신을 잃기 직전의 프로듀서의 눈에 들어온 마지막 광경이었다.
아무래도 눈치없다고 쥐어박힌 것이 아닐까.
러...시...아...인...은... 대...단...하...구...나아......
-라는 생각과 함꼐 쓰러졌으리라.
아나스타샤 [프로듀서, 아버지 손, 많이 아플 겁니다, 운동 많이 하셨습니다.]
프로듀서 [아으으으윽...... 아파 죽겠습니다.]
아나스타샤 [이런 분위기에서 정신까지 두 번이나 잃은 프로듀서에게 말하는 것은 뭐하지만, 아냐, 프로듀서, 좋아합니다, 사랑합니다, 정말로요.]
전번의 좋아한다는 말과는 너무 다른 아나스타샤의 표정에 프로듀서는 사뭇 놀라고 말았다.
그도 그럴 것이 말로만 듣던 사랑에 빠진 여자아이의 표정이었다.
프로듀서 [......?!]
+2
싫어한다의 반대의미라면 맞지만... 아직 그녀를 이성으로서 인식하지는 않고 있다.
이런 애매한 마음을 가지고... 그녀에게 대답해도 되는 것일까?
과연 아나스타샤의 LOVE는 무어란 말인가
동료애인가, 철부지 어린아이같은, 가족적인 사랑이란 말인가, 한 여인이 한 남자를 사랑하는 것이란 말인가, 그것도 아니면 조그만 욕심이나 동경이란 말인가!!
자기 자신은 또 어떤가. 나는 아나스타샤를 좋아하는가?
그래, 좋아한다.
예쁘고, 귀염성있고, 착하다.
하지만 한 여인으로써 좋아하느냐고 물으면 선뜻 그녀를 내것삼고 싶은 감정, 평생 자신만의 것삼고싶은 집착같은 다소 어둡고 농후한 감정도 남아있는가?
프로듀서 스스로는 아나스타샤를 한 명의 여인으로 인식하고 있지는 않다.
싫다-의 대척점의 의미로 좋아한다면 맞는 말이다.
이런 애매한 마음으로 덜컥 결정을 내려도 좋다는 말인가?
+2
아나스타샤 [나이라면......]
프로듀서 [나이가 문제겠니? 내 나이면 아무나 집어서 중매로 장가가기도 바쁠 판에 이런 천사표에 어리고 예쁜 아가씨가 내가 좋다고 하는데 욕 먹고 이런저런 거 따질 판국이 아니야, 그냥 순수하게 난 잘 모르겠어, 여자 아나스타샤를 좋아하느냐고 묻고 답을 구한다면 시간이 필요할 거야, 아주 많이.]
아나스타샤 [+1]
프로듀서 [미안하다.]
아나스타샤 [뿌루루루루루루!!! 겁쟁이! 흥!!]
말은 그렇게 하고 있지만 화났다기보다는 다소 앙탈을 부리는 수준의 표정을 잠시 하더니, 다시 웃고는 아나스타샤는 나에게 큼직한 한 방을 먹였다.
거의 스트라이크 하나 남기고 동점 홈런을 맞은 정도로.
아나스타샤 [그렇다면, 겁쟁이 프로듀서, 제가 이끕니다. 다로쥐까, 길... 아냐 따라오면 됩니다.]
+1 아냐의 행동!
나는 이 글을 보고싶어.
아나스타샤 [제 마음을 가지고 놀았으니, 미안한 줄 알면 밥이나 사는 겁니다!]
프로듀서 [어 어음...... 저기 아냐?]
아나스타샤 [아나스타샤, 오늘 한끼로 프로듀서가 한 FA 계약금 전부를 날려버릴 겁니다!]
프로듀서 [아......아냐?]
+1 프로듀서는 무엇을 할까
밥.
아나스타샤 [프로듀서, 밥값 내는 데 재능 뛰어난 겁니다.]
프로듀서 [어느새 농담까지......]
아나스타샤 [프로듀서, 바보입니다, 아냐 입장에서는 놀려먹기 좋은 겁니다, 겁쟁이이기까지 하니 더더욱입니다.]
프로듀서 [속의 음흉한 생각들이 죄다 튀어나오고 있는 거 같은데, 아나스타샤 양?]
아나스타샤 [하여튼, 그래도 프로듀서가 사준 밥이라니, 역시 좋습니다.]
프로듀서 [하여튼이 아닌 거 같은데.]
아나스타샤 [그런데 프로듀서, 어떤 의미로는 대단한 겁니다, 진짜로 이런 데 오고 싶다고 해서 와줄 줄은 몰랐던 겁니다. '바베다 부제트 자 남'인 겁니다.]
프로듀서 [그건 무슨 소리야?]
+1 프로듀서는 아나스타샤 말대로 사달라고 하는 것을 사줬습니다.
뭘 사줬을까요??
('바베다 부제트 자 남'은 '승리는 우리의 것이다' 라는 뜻입니다.)
어떤 쪽이 편하세요?
아나스타샤 [가정에서 한 토막씩 사서 구워먹을 때는 생각보다 저렴하지만, 연어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데에 가면 그 가격이 꽤나 뛰어오릅니다.]
프로듀서 [그러니까 적당히 비싼 걸 잔뜩 먹어주겠다는 느낌으로 잔뜩 주문했고 실제로 그걸 다 먹었어요! 아무 부담 없이!]
아나스타샤 [러시아 남자는 아무리 먹고마셔도 배부른 줄 모르고 러시아 여자는 아무리 움직이지 않고 많이 먹고 마셔도 아름다운 것입니다.]
프로듀서 [그건 과장이......]
아나스타샤 [물론 과장입니다, 하지만 러시아 사람들, 굉장히 잘 먹는 편입니다.]
프로듀서 [덕분에 FA로 벌어먹은 돈 다 까먹었네요.]
아나스타샤 [억 단위의 돈을 단 한 끼 식사에 까먹는 것 거짓말입니다, 프로듀서, 반격하는 솜씨가 대단합니다~]
그 때 알아챘어야 했다.
이미 아나스타샤와 상당히 가까워지고 가볍다못해 경박한 농담도 언젠가는 장난삼아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사이가 되어가고 있었음을.
그러지 못했기에 나는 +2했다!
(비교적 가벼운 사건으로! 엔딩은 아직입니다!)
혹시 앵커가 필요하다면
역시 이런 쪽은 급전개인 볼뽀뽀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프로듀서 [아우, 아나스타샤 양을 보면 내가 왜 결혼을 안 했지 싶단 말이지, 이쁜 마누라 만나서 요런 사랑스러운 딸내미 하나 낳아가지고 딱 무릎에 앉혀 놓고 키우면 얼마나 좋았겠어. 으이구. 욘석.]
그리고 아나스타샤의 볼에 입을 맞추었고. 아나스타샤의 반응이 가관이었......자......잠깐......?!
아나스타샤 [프......프프프프프프프......프로듀서?]
프로듀서 [어...... 어음. 어쩌다보니 말이다, 미안하다.]
아나스타샤 [Nyet. 아닙니다!]
아나스타샤의 행동 +2
@아직 쓰실 생각이 있어보이시니 조금 미뤄두도록 하겠습니다.
연재 중인 작품을 리메이크한답시고 차용하는건 도리가 아닌 것 같아서 말이죠.
프로듀서 [뭐가 그리 좋으...... 아니. 좋겠지.]
아나스타샤 [D A! 좋 읍 니 다!!]
프로듀서 [정상으로 돌아와 줘.]
아나스타샤 [에헤헤. 프로듀서에게 뺨에 키스 받았습니다. Myote. 꿀 같이 달콤합니다!]
프로듀서 [그런 표현까지 써 버리면 내 쪽이 위험해, 법적이든 뭐든 이런저런 의미로 좀 많이.]
쪽.
프로듀서 [야야야야야야야야...... 이게 무슨......]
아나스타샤 [프로듀서, 사랑은 주고받는 거라고 했습니다. 제가 먼저 주고, Myote 같은 입맞춤 먼저 받았으니, 프로듀서도 받아주면 좋겠습니다.]
프로듀서 [어으으으으으......]
+1프로듀우사는 어떻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