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룩주룩.
느릿한 세계에 내리는 비는, 그 소리마저도 느릿느릿하다.
마치 모든 세상이 금방이라도 멈춰버릴 것처럼 내리는 비.
오늘부터 장마였던가, 나는 미처 우산을 염두에 두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처럼 역 안에서 멍하니 하늘만 쳐다본다.
아마도 이 비는 우산을 사기 전에는 멈추지 않겠지.
하지만 애석하게도, 내 지갑에는 돈이 없기에 비를 피할 수가 없다.
어쩔 수 없지, 역 안으로 들어가 비를 피하자.
그리고, 그런 나의 앞을 운명같이 지나가는 하얀 소녀.
그 소녀는,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어디로 가야하는지 모르겠다는 듯이 승무원과 실랑이를 벌인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걸까.
그래, 사실은 내가 관여할 일은 전혀 아님에도.
아냐가 승무원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던 이유
1~33 표가 없습니다.
34~66 갈 역을 물어보고 있었는데 승무원이 잘 알아듣지 못합니다.
67~99 별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그저 무언가를 물어보는 것을 내가 실랑이로 받아들였을 뿐.
100 기대하지 마십시오.
발걸음을 옮겨, 그 예쁜 소녀와 승무원이 실랑이를 벌이는 쪽으로 다가간다.
내가 다가가자 승무원이 소녀는 일단 제쳐두고 나의 상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는지 영업용 미소를 지으며 도와줄 것이 있는지를 물어본다.
나는 그 승무원의 얼굴을 보고, 두 사람이 아까부터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내용이 무엇인지를 물어본다.
나의 질문에 승무원이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쳐다보는데, 옆에 있던 예쁜 소녀가 잘 하지 못하는 일본어로 사정설명을 한다.
한 프로덕션의 아이돌 지망생인 그녀는 홋카이도 출신.
한 프로듀서의 추천과 선망하던 꿈을 찾아 도쿄로 찾아왔지만,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언어의 장벽과 향수병.
참다 못한 그녀는, 레슨 시간을 무단으로 빼먹고 프로덕션을 빠져나와 이 역에 당도한 것이다.
하지만 갑자기 나온 통에 돈이나 이런 것이 있을리가 없다.
하다 못해 이 도쿄라는 지옥을 빠져나가기 위해 아무 열차나 타려고 했지만, 승무원의 제지로 그마저도 못하게 된 것이다.
그녀의 말을 들은 나는-
1~50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는 그래선 안 된다고 합니다.
51~100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는 따스하게 안아줍니다.
나의 갑작스런 껴안음에 그녀가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다가 포근한 미소를 짓는더.
아예 모르는 사람이라도, 이 비오는 날의 끈적임이 남아 있더라도, 역시 그녀는 사람의 포근함이 그리웠던 거니까.
잠시 동안 그러고 있다가 그녀에게서 포옹을 풀자, 그녀가 빙긋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소개한다.
「저는 아나스타샤예요. 아나스타샤.」
예쁜 이름이네.
한 단어 한 단어가 비를 타고 느릿느릿하게 흘러들어오는 것만 같다.
아나스타샤의 집을 물어보니 그녀의 집은 프로덕션 안의 기숙사.
역시, 바로 들어가기에는 조금 그렇겠지...?
1~50 이렇게 된 거 나의 집으로 초대한다. 옷은... 뭐, 안 입는 작은 옷이라면 괜찮겠지.
51~100 비가 그칠 때까지 이 역 안에 있자.
그녀의 사정을 알고 있는 나는, 아나스타샤를 내 집으로 초대하려다가 단념한다.
더러운 집인데다가 이 비를 맞으며 돌아간다면 그녀가 감기에 걸릴 수도 있다.
그렇다면 호의가 아니게 되겠지.
집에 가서 대접할 것도 없고.
아나스타샤에게 설명을 하고 자리에 앉기를 권하자, 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순순히 앉는다.
그녀가 아름답다는 것은 한 눈에 알아챌 수 있었다만, 정신을 차리고 가까이서 보니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답다.
이런 미소녀를 내가 껴안았단 말인가, 나는 나도 모르게 드는 죄책감에 이마를 문지른다.
「어디가, 아픈건가요-?」
나의 표정에 아나스타샤가 서툰 발음으로 나를 걱정한다.
아니, 아픈 것은 아니야.
...다만 비에 꼼짝없이 갇혀버린 우리 두 사람이 무슨 대화를 해야 할 지 모르겠어서 그래.
+3까지 나와 아나스타샤가 나눌 대화 주제.
(홋카이도는 어떤지, 아이돌 일 자체는 어떤지...)
그래, 일단은 가장 무난하게 고향에 대해서 물어보자.
홋카이도에 대해서 물어보자, 아나스타샤가 눈을 반짝이며 정말로 아름다운 곳이라고 한다.
도쿄와는 다르게 눈도 많이 내리고, 하늘도 맑아 별도 잘 보인다고.
말은 조금 더듬거렸지만, 그래도 그녀의 표정을 보며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 조금은 실감이 나는 것 같다.
홋카이도에 한 번도 가 본적이 없는 나는 그런 그녀의 표정이 오로라같다고 느낀다.
너무나도 아름다워 영웅마저도 눈이 멀어버린 그 아름다움.
그리고 그 다음에 물어본 것은 아이돌 일에 대해.
이 이야기를 꺼내자 반짝거렸던 아나스타샤의 표정이 시무룩해진다.
그야 연예계 일이라는게 어렵다는 것은 들어서 알고 있었고, 어느 정도의 각오도 하고 도쿄로 왔을 터다만, 역시 생각보다 더 어려웠던 모양이다.
나는 말없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말보다는 이런 따스함이 그녀의 상처난 가슴을 더 치유해 줄 수 있을 테니까.
웬만하면 그녀와 같이 가고 싶지만, 프로덕션까지 그녀와 단 둘이 가는 건 그녀에게도 좋지 않은 일일 것이다.
느릿느릿하게 약해지는 빗발처럼, 천천히 고개를 돌려 하늘을 멍하니 쳐다본다.
그리고 마침내 비가 그치고 햇볕이 나오기 시작하자,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슬슬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돌아가기는 싫지만, 비가 그쳐 버렸으니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나를 보던 아나스타샤가 못내 아쉽다는 표정을 지으며 언제 또 볼수 있을지를 묻는다.
나는-
아나스타샤가 원한다면 언제라도 달려갈 것이라고, 약간의 미소를 띈 채로 답한다.
물론 내일은 일을 가야 한다.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 잠을 잘 공간은 있어야 하니까.
하지만, 그녀를 위해서라면...
「당신은, 상냥한 거네요-」
아나스타샤의 밝은 목소리가, 나의 귓전을 간질인다.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 말에 고개를 들어 그녀를 쳐다보려고 했지만, 그녀는 이미 눈송이같은 단발을 흩날리며 달려나가고 있다.
슬슬 가지 않으면 위험한 거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오늘 깨달은 거지만,
그녀는 비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로부터 며칠 간은 열심히 일만 했다.
몸을 움직이고, 사람들과 아무런 의미 없는 농담을 하고, 별다른 이유도 없이 눈물 흘리고.
그리고 다시 비 오는 날의 휴일.
별달리 할 일도 없던 나는, 꾸물거리며 나의 더러운 우리에서 나와 거리를 어슬렁거리다, 배가 고파져 근처의 카페로 들어간다.
그리고 그 곳에는, 마치 기다리고 있던 것처럼 아나스타샤가 홀로 앉아 있었다.
나를 본 아나스타샤는-
1~33 잠시 멍한 표정을 짓다가 고개를 숙여 인사합니다.
34~66 밝은 표정을 지으며 인사합니다.
67~99 해맑은 표정을 지으며 달려와 나를 껴안습니다.
100 아냐가 립스의 일원이 된 건에 대해.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나를 껴안는다.
나는 그저 비 오는 날에 역 안에서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던 별볼일 없는 아저씨인데도.
아나스타샤의 환한 미소를 보고 아무것고 사주지 않을 수는 없지.
무엇이 마시고 싶냐고, 그녀에게 물어본다.
그녀는 그래도 괜찮냐는 듯이 나를 쳐다본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아나스타샤가 잠시 고민하더니-
+3에 들어갈 음료 작성하고 주사위.
가장 높은 값 채택.
의외로 중요한 매개체가 될 수도...
카페 안에서 마시는 커피 대신, 바로 앞의 편의점에서 파는 캔커피를 마시고 싶다고 한다.
왜 하필 캔커피냐고 물으니, 그녀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그저 소매만 잡고 있다.
아, 혹시 편의점에서 사는 캔커피를 마시는 것이 꿈이었다거나.
어쨌든 그녀가 원하는 대로 편의점을 가서, 그녀가 원하는 캔커피 하나와 내 몫의 마실 것 하나를 사서 공원으로 향한다.
처음 만났을 때처럼 비가 오고 있지만, 오늘은 내가 두 사람 몫의 우산을 가지고 왔기에 누구 하나 비를 맞을 일은 없다.
공원에 도착해 비가 들어치지 않는 작은 정자에 들어서자, 아나스타샤가 먼저 자리를 잡고 캔커피를 따 마신다.
홀짝홀짝. 마시는 모습이 마치 작고 귀여운 여우가 물을 홀짝이는 모습같아 귀엽다.
나의 시선에 아나스타샤가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더니, 나에게 자신이 마시던 캔커피를 내밀고는 한 모금 마시지 않겠냐고 묻는다.
나는 그 말에-
굳이 거부하지 않고, 그녀가 방금까지 손에 쥐고 있었던 따스한 캔커피를 넘겨받아 한 모금 마신다.
그녀의 온기가 커피 속에 녹아내린 것같은 깊은 맛이 난다.
한 모금의 커피에 비 따위는 완전히 잊어버린 채로, 아나스타샤에게 캔커피를 돌려준다.
잘 먹었어라고 말하니, 아나스타샤가 별 말씀을 한다는 듯이 환한 미소를 짓는다.
그 미소에, 나는 그녀와 같은 예쁜 아이를 알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가슴 가득 순수를 머금고 플라네타리움에서 나온 나에게, 아냐가 이 쪽 헌책방에 가지 않겠냐고 묻는다.
헌책방이라, 고서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긴 하지만 오늘은 그녀를 주욱 따라다니는 것도 괜찮겠지.
아직도 센 빗발은, 아직은 아냐와 내가 헤어질 때가 아님을 말하고 있는 듯하다.
헌책방에 들어서자, 카운터에서 책을 읽던 직원이 조용하면서도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어서오라고 인사를 건넨다.
맞인사를 한 나는, 헌책방의 서고에서 처음 보는 책들에 휩싸여 빙긋 미소를 지어보인다.
그 때, 아냐가 보물을 찾았다는 듯이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책 한 권을 들고 온다.
그 책은-
아직 미발견된, 하지만 있을 것이라고 추측되는 별들에 대한 책.
나는 아나스타샤가 가지고 온 책을 보고 그녀를 생각한다.
아나스타샤는, 얼마나 더 숨겨놓고 있는 것일까?
「무슨 일인가요-? 뭔가 궁금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어요-」
아나스타샤의 말에 나는 빙긋 미소를 띄우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그 책을 사주겠다고 한다.
아나스타샤는 극구 사양했지만, 두 번째 만남의 기념품이라고 말하며 사 주었다.
나에게 몇 번이나 고개를 숙이며 감사해하는 아나스타샤에게, 그럴 필요는 없다고 손을 내젓고는 대신 한 가지 부탁만들어달라고 한다.
그것이 무엇이냐는 그녀의 말에, 나는 그녀의 일터인 프로덕션에 가보고 싶어한다고 말한다.
나의 말에 아나스타샤는-
1~50 괜찮다고 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51~100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쳐다본다. 아무래도 그녀에겐 그다지 좋은 공간른 아닌 듯하다.
혹시라도 그녀가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겉돌까 봐.
사랑받은 자격이 충분한 그녀가, 그저 외톨이로 남아있다면 혼내주고 싶으니까.
아나스타샤에게 나는 그저 지나가는 사람일지라도, 그것을 내가 용납할 수 없을 것 같으니까.
...뭐, 부끄러우니까 그냥 궁금해서라고 말했지만.
246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내가 전하려고 한 것들이, 단 몇 가지의 단어들로 너에게 전해진다는 건.
말이란 건 참 신기하지.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너는 벌써 알아채고 미소짓고 있으니까.
사랑이란 건, 그래서 너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지도 몰라.
+5까지
가장 높은 값 채택.
카나데
느릿한 세계에 내리는 비는, 그 소리마저도 느릿느릿하다.
마치 모든 세상이 금방이라도 멈춰버릴 것처럼 내리는 비.
오늘부터 장마였던가, 나는 미처 우산을 염두에 두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처럼 역 안에서 멍하니 하늘만 쳐다본다.
아마도 이 비는 우산을 사기 전에는 멈추지 않겠지.
하지만 애석하게도, 내 지갑에는 돈이 없기에 비를 피할 수가 없다.
어쩔 수 없지, 역 안으로 들어가 비를 피하자.
그리고, 그런 나의 앞을 운명같이 지나가는 하얀 소녀.
그 소녀는,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어디로 가야하는지 모르겠다는 듯이 승무원과 실랑이를 벌인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걸까.
그래, 사실은 내가 관여할 일은 전혀 아님에도.
아냐가 승무원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던 이유
1~33 표가 없습니다.
34~66 갈 역을 물어보고 있었는데 승무원이 잘 알아듣지 못합니다.
67~99 별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그저 무언가를 물어보는 것을 내가 실랑이로 받아들였을 뿐.
100 기대하지 마십시오.
2표
내가 다가가자 승무원이 소녀는 일단 제쳐두고 나의 상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는지 영업용 미소를 지으며 도와줄 것이 있는지를 물어본다.
나는 그 승무원의 얼굴을 보고, 두 사람이 아까부터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내용이 무엇인지를 물어본다.
나의 질문에 승무원이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쳐다보는데, 옆에 있던 예쁜 소녀가 잘 하지 못하는 일본어로 사정설명을 한다.
한 프로덕션의 아이돌 지망생인 그녀는 홋카이도 출신.
한 프로듀서의 추천과 선망하던 꿈을 찾아 도쿄로 찾아왔지만,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언어의 장벽과 향수병.
참다 못한 그녀는, 레슨 시간을 무단으로 빼먹고 프로덕션을 빠져나와 이 역에 당도한 것이다.
하지만 갑자기 나온 통에 돈이나 이런 것이 있을리가 없다.
하다 못해 이 도쿄라는 지옥을 빠져나가기 위해 아무 열차나 타려고 했지만, 승무원의 제지로 그마저도 못하게 된 것이다.
그녀의 말을 들은 나는-
1~50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는 그래선 안 된다고 합니다.
51~100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는 따스하게 안아줍니다.
3표
뭐야, 이건...
그녀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역시나 그렇게 아무런 계획 없이 나와서는 안 돼.
나는 그녀에게 무슨 말을 하려고 하다가, 별다른 말 대신 그녀를 꼬옥 껴안아준다.
나의 갑작스런 행동에 그녀는-
1~33 내 품을 빠져나옵니다.
34~66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쳐다봅니다.
67~99 나를 쳐다보다가 기분 좋다는 듯한 표정을 짓습니다.
100 즈큐우우웅
3표
아예 모르는 사람이라도, 이 비오는 날의 끈적임이 남아 있더라도, 역시 그녀는 사람의 포근함이 그리웠던 거니까.
잠시 동안 그러고 있다가 그녀에게서 포옹을 풀자, 그녀가 빙긋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소개한다.
「저는 아나스타샤예요. 아나스타샤.」
예쁜 이름이네.
한 단어 한 단어가 비를 타고 느릿느릿하게 흘러들어오는 것만 같다.
아나스타샤의 집을 물어보니 그녀의 집은 프로덕션 안의 기숙사.
역시, 바로 들어가기에는 조금 그렇겠지...?
1~50 이렇게 된 거 나의 집으로 초대한다. 옷은... 뭐, 안 입는 작은 옷이라면 괜찮겠지.
51~100 비가 그칠 때까지 이 역 안에 있자.
3표
67~99 범위 3연속..
뭐야..주사위의 은총을 받는 캐릭인가..
더러운 집인데다가 이 비를 맞으며 돌아간다면 그녀가 감기에 걸릴 수도 있다.
그렇다면 호의가 아니게 되겠지.
집에 가서 대접할 것도 없고.
아나스타샤에게 설명을 하고 자리에 앉기를 권하자, 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순순히 앉는다.
그녀가 아름답다는 것은 한 눈에 알아챌 수 있었다만, 정신을 차리고 가까이서 보니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답다.
이런 미소녀를 내가 껴안았단 말인가, 나는 나도 모르게 드는 죄책감에 이마를 문지른다.
「어디가, 아픈건가요-?」
나의 표정에 아나스타샤가 서툰 발음으로 나를 걱정한다.
아니, 아픈 것은 아니야.
...다만 비에 꼼짝없이 갇혀버린 우리 두 사람이 무슨 대화를 해야 할 지 모르겠어서 그래.
+3까지 나와 아나스타샤가 나눌 대화 주제.
(홋카이도는 어떤지, 아이돌 일 자체는 어떤지...)
홋카이도에 대해서 물어보자, 아나스타샤가 눈을 반짝이며 정말로 아름다운 곳이라고 한다.
도쿄와는 다르게 눈도 많이 내리고, 하늘도 맑아 별도 잘 보인다고.
말은 조금 더듬거렸지만, 그래도 그녀의 표정을 보며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 조금은 실감이 나는 것 같다.
홋카이도에 한 번도 가 본적이 없는 나는 그런 그녀의 표정이 오로라같다고 느낀다.
너무나도 아름다워 영웅마저도 눈이 멀어버린 그 아름다움.
그리고 그 다음에 물어본 것은 아이돌 일에 대해.
이 이야기를 꺼내자 반짝거렸던 아나스타샤의 표정이 시무룩해진다.
그야 연예계 일이라는게 어렵다는 것은 들어서 알고 있었고, 어느 정도의 각오도 하고 도쿄로 왔을 터다만, 역시 생각보다 더 어려웠던 모양이다.
나는 말없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말보다는 이런 따스함이 그녀의 상처난 가슴을 더 치유해 줄 수 있을 테니까.
마지막으로 교우 관계에 대해서 묻자, 아나스타샤가 잠시 고민하더니 입을 연다.
+3까지 친한 아이돌 작성
미나미라면 그 닛타 미나미인가.
확실히 그 아이라면, 친할 것 같긴 하네.
연하의 아이를 잘 챙겨줄 것 같고.
그리고 미쿠와 란코라...
내가 알고 있는 한에는, 마에카와 미쿠와 칸자키 란코일텐데...
왜 친한거지?
내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아나스타샤를 쳐다보자, 그녀가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겠다는 듯이 빙긋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연다.
+2 아냐가 란코와 친한 이유
+3 아냐가 미쿠와 친한 이유
머리색이 비슷해서라나 뭐라나.
뭐, 흰색과 회색은 비슷하기도 하고 비슷하지 않기도 하지...
그리고 그 다음은 마에카와 미쿠.
별 접점이 없는 두 사람이지만, 미나미와 란코가 친하게 지내자 자연스럽게 친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 친구는 그렇게 자연스럽게 사귀게 되는거지.
「그런데, 당신은 왜 그런걸 묻는 건가요-?」
아나스타샤의 악의없는 질문이, 나를 관통한다.
확실히 그렇다.
아나스타샤가 모두 대답해주긴 했지만, 원래라면 나같은 초면의 사람에게는 말해주지 않는 것들.
아나스타샤의 말에, 나는 빙긋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1~50 너를 보고 왠지 내버려둘 수는 없다고 생각해서.
51~100 너를 보고 왠지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2표
말이 통하지 않고, 힘든 레슨에 지쳐서, 친구가 있어도 외로운 아나스타샤.
친구 하나 없이 고독한 쳇바퀴만을 도는 나.
피차 집에서 하는 일은 똑같을 테니까.
집에서 밥 먹고, 일을 나가고, 잠을 자고, 일을 나가고, 밥 막고, 일 나가고.
아나스타샤는 몰라도 적어도 나는, 어느 순간에 외로움의 패라미터가 내가 허용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버린 듯하다.
그렇지 않다면,
쉬는 날에, 그것도 비 오는 날에 이렇게 혼자서 멍하니 역 앞에 앉아서 사람 구경이나 하고 있지는 않을 테니까.
지갑에 돈이 없다는 핑계를 대며, 이 곳에서 빠져나가기 싫다는 생각 따위는 하지 않을 테니까.
나의 말에 아나스타샤는-
1~33 조심스럽게 나의 어깨를 쓰다듬습니다.
34~66 나의 두 손을 잡고 친구가 되자고 합니다.
67~99 나를 따스하게 포옹해줍니다.
100 키스는 러시아에서 체온을 서로 나눠주기 위해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2표
그 손길에 나는 조금은 평온함을 느끼면서도, 못내 아쉽다는 생각을 한다.
그녀의 따스함을 나눠받을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그, 끈적거리는 걸 싫어할 것 같아서...」
나의 표정을 본 아나스타샤가, 왠지 미안하다는 듯이 변명을 한다.
그녀의 마음씨에 나는 괜찮다는 듯이 기쁜 표전을 짓는다.
...지으려고 노력한다.
밖을 쳐다보니 비가 거의 멎어간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할까.
1~33 나중에 또 만나자는 말을 하고 헤어집니다.
34~66 프로덕션까지 그녀와 동행합니다.
67~99 자신의 집에 초대합니다.
100 누구냐 넌?!
2표
느릿느릿하게 약해지는 빗발처럼, 천천히 고개를 돌려 하늘을 멍하니 쳐다본다.
그리고 마침내 비가 그치고 햇볕이 나오기 시작하자,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슬슬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돌아가기는 싫지만, 비가 그쳐 버렸으니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나를 보던 아나스타샤가 못내 아쉽다는 표정을 지으며 언제 또 볼수 있을지를 묻는다.
나는-
1~50 그녀가 원한다면 내일이라도.
51~100 또 비오는 날에, 이 곳에서.
3표
물론 내일은 일을 가야 한다.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 잠을 잘 공간은 있어야 하니까.
하지만, 그녀를 위해서라면...
「당신은, 상냥한 거네요-」
아나스타샤의 밝은 목소리가, 나의 귓전을 간질인다.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 말에 고개를 들어 그녀를 쳐다보려고 했지만, 그녀는 이미 눈송이같은 단발을 흩날리며 달려나가고 있다.
슬슬 가지 않으면 위험한 거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오늘 깨달은 거지만,
그녀는 비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럼, 다시 그녀를 만날 날을 위해 오늘은 내 몸 한 덩이 뉘일 집으로 돌아가 볼까.
다음에 아나스타샤와 만날 곳은?
+3까지 작성하고 주사위.
몸을 움직이고, 사람들과 아무런 의미 없는 농담을 하고, 별다른 이유도 없이 눈물 흘리고.
그리고 다시 비 오는 날의 휴일.
별달리 할 일도 없던 나는, 꾸물거리며 나의 더러운 우리에서 나와 거리를 어슬렁거리다, 배가 고파져 근처의 카페로 들어간다.
그리고 그 곳에는, 마치 기다리고 있던 것처럼 아나스타샤가 홀로 앉아 있었다.
나를 본 아나스타샤는-
1~33 잠시 멍한 표정을 짓다가 고개를 숙여 인사합니다.
34~66 밝은 표정을 지으며 인사합니다.
67~99 해맑은 표정을 지으며 달려와 나를 껴안습니다.
100 아냐가 립스의 일원이 된 건에 대해.
2표
나는 그저 비 오는 날에 역 안에서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던 별볼일 없는 아저씨인데도.
아나스타샤의 환한 미소를 보고 아무것고 사주지 않을 수는 없지.
무엇이 마시고 싶냐고, 그녀에게 물어본다.
그녀는 그래도 괜찮냐는 듯이 나를 쳐다본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아나스타샤가 잠시 고민하더니-
+3에 들어갈 음료 작성하고 주사위.
가장 높은 값 채택.
의외로 중요한 매개체가 될 수도...
답은 홍차다
왜 하필 캔커피냐고 물으니, 그녀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그저 소매만 잡고 있다.
아, 혹시 편의점에서 사는 캔커피를 마시는 것이 꿈이었다거나.
어쨌든 그녀가 원하는 대로 편의점을 가서, 그녀가 원하는 캔커피 하나와 내 몫의 마실 것 하나를 사서 공원으로 향한다.
처음 만났을 때처럼 비가 오고 있지만, 오늘은 내가 두 사람 몫의 우산을 가지고 왔기에 누구 하나 비를 맞을 일은 없다.
공원에 도착해 비가 들어치지 않는 작은 정자에 들어서자, 아나스타샤가 먼저 자리를 잡고 캔커피를 따 마신다.
홀짝홀짝. 마시는 모습이 마치 작고 귀여운 여우가 물을 홀짝이는 모습같아 귀엽다.
나의 시선에 아나스타샤가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더니, 나에게 자신이 마시던 캔커피를 내밀고는 한 모금 마시지 않겠냐고 묻는다.
나는 그 말에-
1~50 괜찮다고 사양한다.
51~100 그럼 한 모금만 마시겠다고 한다.
2표
그녀의 온기가 커피 속에 녹아내린 것같은 깊은 맛이 난다.
한 모금의 커피에 비 따위는 완전히 잊어버린 채로, 아나스타샤에게 캔커피를 돌려준다.
잘 먹었어라고 말하니, 아나스타샤가 별 말씀을 한다는 듯이 환한 미소를 짓는다.
그 미소에, 나는 그녀와 같은 예쁜 아이를 알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창 밖을 쳐다보니 아직 비는 계속 올 모양.
그럼 어디로 움직여볼까...?
+3까지 두 사람이 갈 곳을 작성하고 주사위.
가장 높은 값 채택.
추천이라고는 해도, 그녀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것 같지만.
이유를 물으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즈베즈다- 아, 별을 좋아하는 아이돌은 잘 없으니까요-」
아냐에게 별을 좋아하냐고 물어보니, 너무나도 맑은 미소로 다-라고 대답한다.
무슨 말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녀의 표정을 보면 대답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에게서 이해받을 수 있으니까.
아나스타샤와 함께 플라네타리움에 도착하자, 그녀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이 내 손을 잡고 달려들어간다.
아직 어린 아이네, 나는 내 입가에서 비어져나오는 미소를 막지 않는다.
플라네타리움에서 일어날 일 +3까지 작성.
마음에 드는거 골라서 쓰거나 다 쓰거나입니다.
후미카로 할 걸 그랬나
평일의 오전 시간이라 사람도 없어, 광활한 우주가 나와 아나스타샤 두 사람의 것만같이 펼쳐진다.
「예뻐요-」
「그러네. 정말로 아름다워.」
아름다운건 별들만은 아니지만 말이야.
아나스타샤가 주변을 둘러보며 눈을 반짝이며 손가락으로 별을 가리키자, 나는 나도 모르게 무심코 그녀가 가리킨 별에 대해서 중얼거린다.
어렸을 적에 별자리라던가 별의 이름들을 꽤나 외우고 다녔으니까, 무심코 반사적으로 나온 것이겠지.
「방금 그 별은 리겔이네. 오리온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이지. 오리온은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는데-」
「오, 즈베즈다- 아, 별에 대해서 많이 아시나요?」
「뭐, 웬만큼. 옛날에 다 외우고 다녔거든.」
「그런가요-? 저도 코스모납트- 아, 우주비행사가 되는것이 꿈이에요-」
「과연 그런가. 어릴 적에는 다들 꿈으로 하곤 하지.」
「다-」
아나스타샤의 말에 나는 빙긋 미소를 지으며 그녀와 함께 대화를 나눈다.
내가 잃어버린 순수를 가지고 있는 듯한 아나스타샤의 표정을 볼 때마다 들뜨는 기분이다.
다음으로 두 사람이 갈 장소 +3까지 작성하고 주사위
가장 낮은 값 채택.
가슴 가득 순수를 머금고 플라네타리움에서 나온 나에게, 아냐가 이 쪽 헌책방에 가지 않겠냐고 묻는다.
헌책방이라, 고서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긴 하지만 오늘은 그녀를 주욱 따라다니는 것도 괜찮겠지.
아직도 센 빗발은, 아직은 아냐와 내가 헤어질 때가 아님을 말하고 있는 듯하다.
헌책방에 들어서자, 카운터에서 책을 읽던 직원이 조용하면서도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어서오라고 인사를 건넨다.
맞인사를 한 나는, 헌책방의 서고에서 처음 보는 책들에 휩싸여 빙긋 미소를 지어보인다.
그 때, 아냐가 보물을 찾았다는 듯이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책 한 권을 들고 온다.
그 책은-
1~50 사랑에 대한 책
51~100 별에 대한 책
2표
나는 아나스타샤가 가지고 온 책을 보고 그녀를 생각한다.
아나스타샤는, 얼마나 더 숨겨놓고 있는 것일까?
「무슨 일인가요-? 뭔가 궁금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어요-」
아나스타샤의 말에 나는 빙긋 미소를 띄우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그 책을 사주겠다고 한다.
아나스타샤는 극구 사양했지만, 두 번째 만남의 기념품이라고 말하며 사 주었다.
나에게 몇 번이나 고개를 숙이며 감사해하는 아나스타샤에게, 그럴 필요는 없다고 손을 내젓고는 대신 한 가지 부탁만들어달라고 한다.
그것이 무엇이냐는 그녀의 말에, 나는 그녀의 일터인 프로덕션에 가보고 싶어한다고 말한다.
나의 말에 아나스타샤는-
1~50 괜찮다고 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51~100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쳐다본다. 아무래도 그녀에겐 그다지 좋은 공간른 아닌 듯하다.
2표
혹시라도 그녀가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겉돌까 봐.
사랑받은 자격이 충분한 그녀가, 그저 외톨이로 남아있다면 혼내주고 싶으니까.
아나스타샤에게 나는 그저 지나가는 사람일지라도, 그것을 내가 용납할 수 없을 것 같으니까.
...뭐, 부끄러우니까 그냥 궁금해서라고 말했지만.
그나저나 프로덕션에서는 무슨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프로덕션에서 일어날 일 +3까지 작성하고 주사위.
중간 값 채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