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타루 "아, 아하하."
호타루 (어째서일까, 계속 생각해봐도 지난 주에 있었던 일이 떠오르지 않아.)
호타루 (그뿐만이 아니야. 나는 분명 이 프로덕션에 소속되어 있어. 하지만 언제 어떻게 이 프로덕션에 들어왔는지는 떠오르지 않아. 분명 중요한 것일 텐데.)
호타루 (그것과 관계가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무소를 계속 이적했던 것도 떠오르지 않았었지.)
호타루 "음."
호타루 (집에서 떠올랐으니 관계 없으려나.)
호타루 (집이라... 분명 집에서는 머리가 맑았는데 프로덕션에 오고 나서부터 머릿속에 뿌연 안개가 낀 느낌이야.)
아이코 "미시로 프로덕션이 전해드리는, 신데렐라 라디오 극장. 안녕하세요. 진행을 맡은 타카모리 아이코입니다.
아이코 "다들 벌써 하루 중 절반이 지나갔는데 그 시간들을 잔뜩 즐겼나요? 남은 절반의 시간 또한 잔뜩 즐겨봅시다."
아이코 "그럼 시작에 앞서 오늘 저와 함께 라디오를 진행할 게스트 두 분을 소개하겠습니다."
아이코 "시라기쿠 호타루씨와 세키 히로미씨입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호타루 (히로미쨩, 역시 긴장했네.)
호타루 (이럴 때일수록 내가 힘내서 히로미쨩을 돕는 거야.)
호타루 (음... 그렇지만 나도 라디오 수록 경험이 많은 편은 아니니 힘드려나.)
호타루 (히로미쨩 말대로라면 반대라는 것 같지만... 기억나지 않는걸. 그럼 아닌 거나 다름 없고.)
호타루 (으... 또 걱정만 잔뜩 쌓여가.)
호타루 (불안한 건 어쩔 수 없어. 그치만...)
호타루 "히로미쨩."
호타루 (라디오는 내 바람을 하느님이 들어준 건지 아주 순조롭게 흘러갔다.)
호타루 (아이코씨의 도움이 컸다.)
호타루 (아이코씨는 히로미쨩의 긴장이 풀릴 때까지 우리에게 방향을 제시해줬고 우리는 그것을 따라가며 라디오의 흐름을 몸으로 익혀나갔다.)
호타루 (그것이 반복되며 자신감이 붙은 덕분일까, 맨 처음에는 긴장했던 히로미쨩도 지금은 해맑게 웃고 있다.)
호타루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다. 부드러운 커피향이 솔솔 나는 카페에서 수다를 떨고 있는 것 같은 편안함에 얼굴이 느슨해진 것이다. 히로미쨩도 같은 것을 느끼는 거려나.)
호타루 (이대로만 간다면 좋을 텐데.)
"지망하던 대학에 붙고서 저는 학업에만 전념했습니다. 성적은 말할 것도 없이 학과 최고 성적이었답니다."
"그때는 그것이 자랑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그저 회의감만 드네요."
"대학에서의 공부가 끝나고 취업 준비를 하고 있자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나는 내 마지막 학창시절을 보람 차게 보냈다고 할 수 있을까?"
"마지막 학창 시절까지 공부만 하다가 끝낸 나는 과연 나중에 가서 학창 시절을 돌아보고 만족할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 후회도 들고,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대로 조금 울적해져 친구와 술을 한 잔 마시며 얘기를 나눴는데, 그만 싸워버렸습니다."
"친구는 하고 싶어서 했던 것을 후회해봤자 뭐하냐고 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취직도 어렵지 않게 할 테고 인생 펼 일만 남았는데 행복한 놈이 무슨 불행한 척은 다 하냐고, 친구가 자꾸만 그래서 그만 화를 내버렸네요."
"확실히 저는 친구의 말에 동의했습니다. 이미 지난 것에 후회해봤자 아무 소용 없겠죠. 그렇게 생각하니 속이 후련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행복한 것은 아닙니다. 그저 불행하지 않을 뿐이죠."
"그런데 친구는 그것을 자꾸만 행복한 것이라고 해서... 그래서 궁금합니다."
"불행하지 않다는 것은 행복한 것일까요?"
히로미 "그럼 다행이네."
히로미 "나는 있지, 가능하다면 호타루쨩이 행복이나 불행에 연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히로미 "물론 나야 호타루쨩이 겪은 일들을 직접 보지 못했으니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걸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말하고 싶어."
히로미 "친구가 마음 고생 하는 건 보고 싶지 않으니까."
클라리스 "그렇겠죠. 호타루양이 히로미양과 다른 생각을 말하지 않은 것은 아마 사소한 논쟁을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클라리스 "히로미양이 그럴 리는 없겠지만, 괜한 논쟁으로 서로간의 감정이 상할 일을 방지하기 위함이죠."
클라리스 "그래서 호타루양은 히로미양의 생각에 수긍한 겁니다. 하지만 진짜 생각은 따로 있기 때문에 히로미양의 생각에 납득하지 못한 거죠."
호타루 "와... 대단해요. 클라리스씨는 똑똑하시네요."
클라리스 "호타루양은 상냥하고요. 그럼 이제 히로미양이 없으니 자신의 감정, 생각에 솔직해져보기로 할까요?"
클라리스 "호타루양은, 불행하지 않은 것은 행복한 것이라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호타루 "그게... 제 처지와 비슷한 고민이라 생각했어요."
호타루 "저는 이전부터... 제가 다니는 아이돌 사무소가 번번이 도산해버리는 바람에 이적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호타루 "불행했어요. 그저 그것만으로... 제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호타루 "그러던 도중, 미시로 프로덕션에 스카웃됐죠."
클라리스 "도산할 걱정이 없는 프로덕션에 말이죠?"
호타루 "네, 그리고 여기서 마음이 맞는 소중한 사람들과 만나게 됐어요."
호타루 "매일매일이 즐거워요."
클라리스 "하지만 행복하지 않다 이건가요?"
호타루 "아... 아뇨, 그저... 잘 모르겠을 뿐이에요."
호타루 "불행하지 않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지만,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잘 모르겠어요."
호타루 "불행하지 않은 것은 분명한데, 어째서 행복한지에 대해 확신할 수 없는 걸까요?"
호타루 "그럼 오늘은 무슨 일이려나?"
호타루 "레슨? 그런 것 때문에 일찍 오라고 했을 리는 없겠지."
호타루 "프로듀서씨 들뜬 목소리였으니까 분명 굉장한 일일 텐데... 혹시 드디어 음반을 내는 걸까?"
호타루 "그런 거라면 좋을 텐데. 아이돌 활동을 시작하고 꽤 시간이 흘렀어. 이제 낼 때도 됐지."
호타루 "뭐... 이것도 희망사항이지만." 철컥
호타루 "저 왔어요."
벽│ヮの <안녕하세요. 작가양반입니다.
벽│ヮの <창댓이 자꾸 늦어지네요! 죄송합니다!
벽│ヮの <당장이라도 쓰고 싶지만... 가능하다면 오후 서너시에 쓰고 싶기 때문에 미루도록 하겠습니다.
벽│ヮの <정작 그때는 할 일이 많아 무리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떄 하고 싶기에!
벽│ヮの <그럼 토요일 오후에 봐요!
호타루 (라이브 투어, 그것은 미시로 프로덕션이 매 년 하는 이벤트. 투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일본의 여러 도시를 순회하며 공연을 해.)
호타루 (미시로 프로덕션이 주최하는 이벤트 중에서 규모로 따지면 가장 큰 이벤트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겠지.)
호타루 (그러다 보니 아직 인지도가 적은 아이돌과 유닛에게는 이름을 알릴 가장 큰 기회이기도 해. 그래서 우리 유닛도 의논 끝에 참가하기로 결정한 거고.)
호타루 "그런데 문제는 그것을 결정한 시기... 프로듀서씨와 치즈루쨩은 물론, 히로미쨩과 야스하씨까지 석 달 전이라 말하고 있어."
호타루 "......"
호타루 (나 자신도 그런 결정에 함께했던 기억이 있어. 그리고 라이브 투어에 참가하기 위해 지금까지 레슨을 받은 것도... 기억 한 편에 있고.)
호타루 (하지만 그런 기억이 있어도 도저히 이상하다는 느낌이 지워지지 않았는데... 그 원인은 핸드폰을 보고서야 알게 됐어.)
호타루 "......"
호타루 "나... 솔직히 확신은 안 서지만... 석 달 가까이 되는 시간을 건너뛰었어."
호타루 (내가 정말로 석 달의 시간을 건너뛴 것이라면 그 사이에 라이브 투어 얘기가 나오고 참가하기로 결정한 것을 내가 모를 수밖에.)
호타루 (하지만 그렇다고 단정 지을 수 없어.)
호타루 "그럼 지금 내 머릿속에 있는 이 기억들이 대체 뭔지 설명할 수 없으니까."
호타루 "비록 말을 들은 뒤에야 부연 설명을 하듯 떠오른 기억이지만, 지금 생각해본 것은 기억이 났다는 것 자체만으로 부정할 수 있어."
호타루 "하지만 기억들에는 뭐라고 해야 할지... 위화감 같은 게 느껴지고, 대체 뭐인 걸까?"
호타루 "음 큰일... 큰일인 걸까?"
호타루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도 신경 쓰지 않으면 되는 거잖아."
호타루 "......"
호타루 "오히려 그러는 게 나을지도 몰라. 내가 이런 식으로 다른 곳에 신경을 쓰느라 집중이 흐트러지면 라이브 투어 준비에 영향이 갈지도 모르고."
호타루 "라이브 투어는 이번 주 토요일부터 시작해. 이제 일주일도 남지 않았어."
호타루 "이번 라이브 투어에서 좋은 성과를 거둬야 우리 유닛도 활로를 열 수 있는데... 그 기회를 나 때문에 망쳐버릴 수는 없어."
호타루 (그래, 참아보는 거야. 신경 쓰지 말아보는 거야. 시간은 많으니까 라이브 투어가 끝난 다음에 생각해도 늦지 않을 테니까.)
호타루 "하지만 지금도 이런데... 할 수 있을까?"
호타루 "......"
호타루 "......"
호타루 "하아... 머리가 너무 복잡해."
아츠미 "오늘도 고된 일정이었다니까. 그러니 이 정도 보상은 괜찮겠지. 당연한 거니까."
아츠미 "그렇게 생각하면 키요라 언니도 마나미 언니도 정말 너무해. 일이 끝난 뒤 소녀의 꿈과 희망을 탐닉하는 것이야말로 나의 유일무이한 안식처이자 즐거움이거늘... 그걸 방해하다니."
아츠미 "하지만 지금은 둘 다 자리를 비웠고, 마침 호타루쨩도 있으니까."
아츠미 "오랜만에 아주 조금만 진짜 실력을 발휘해볼까나?"
호타루 (그래, 최근의 기억들은 떠올릴 때마다 이상한 위화감이 들지만, 한참 전 아키하바라에 있을 떄의 기억은 분명해.)
호타루 (처음 아이돌... 아이돌 지망생의 노상 라이브를 본 것도, 아이돌이 되자고 결심한 것도, 그리고 나를 아이돌의 세계에 본격적으로 이끌어준 프로듀서씨를 만난 것도... 전부 여기야.)
호타루 "기억날 수밖에 없지."
호타루 "그런데 여긴 전혀 변하질 않았네."
호타루 (높은 빌딩에 걸려 있는 전광판은 언제나 화려한 영상을 틀고 있고, 그 아래서 사람들은 늘 북적거려.)
[아이돌 레아의 공연이 이번 주 목요일에 잇습니다!]
[여기 안내가 적힌 전단지입니다. 한 장만 받아주세요!]
호타루 (아이돌의 공연이라... 나도 예전에 저랬었지.)
호타루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내 공연 일정이 적혀 있던 전단지를 나눠주면서... 그러고 보니 프로듀서씨도 그러다가 만났었지 참.)
플라워p "레아쨩의 공연, 보러 와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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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타루 (하지만 거짓말 같아 보이지도 않고, 내가 잊어버린 걸까?)
히로미 "호타루쨩?"
호타루 "네!"
히로미 "우왓... 깜짝이야."
호타루 "죄, 죄송해요! 잠깐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호타루 "아! 그리고 지금 떠올랐어요! 그랬죠. 지난 주에 저, 이번 주에 야스하씨, 다음 주가 히로미쨩."
호타루 "긴장해서 그만 깜빡하고 말았네요!"
히로미 "어... 응. 알았으니까... 좀 진정해."
호타루 "네? 아... 네, 알겠어요."
히로미 "뭐가?"
호타루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신경 쓸 필요 없어요."
히로미 "음... 그렇다면야."
호타루 "아, 아하하."
호타루 (어째서일까, 계속 생각해봐도 지난 주에 있었던 일이 떠오르지 않아.)
호타루 (그뿐만이 아니야. 나는 분명 이 프로덕션에 소속되어 있어. 하지만 언제 어떻게 이 프로덕션에 들어왔는지는 떠오르지 않아. 분명 중요한 것일 텐데.)
호타루 (그것과 관계가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무소를 계속 이적했던 것도 떠오르지 않았었지.)
호타루 "음."
호타루 (집에서 떠올랐으니 관계 없으려나.)
호타루 (집이라... 분명 집에서는 머리가 맑았는데 프로덕션에 오고 나서부터 머릿속에 뿌연 안개가 낀 느낌이야.)
호타루 "스트레스인 걸까?"
히로미 "응?"
호타루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호타루 "네."
호타루 (어찌 됐든 라디오 수록 중에도 이런 상태이면 안 되는데.)
호타루 (라디오 수록 경험이 적은 히로미쨩을 위해서라도 여기서는 내가 나서야 돼.)
호타루 "......"
호타루 "아."
호타루 (나도 수록 경험이 없는 것 같아서 걱정하던 참이었지.)
호타루 "하아."
호타루 (제발 무사히 아무 일도 없어야 할 텐데.)
벽│ヮの <이번 주말부터는 쓸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요.
벽│ヮの <예이 예이 오!
아이코 "다들 벌써 하루 중 절반이 지나갔는데 그 시간들을 잔뜩 즐겼나요? 남은 절반의 시간 또한 잔뜩 즐겨봅시다."
아이코 "그럼 시작에 앞서 오늘 저와 함께 라디오를 진행할 게스트 두 분을 소개하겠습니다."
아이코 "시라기쿠 호타루씨와 세키 히로미씨입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호타루 "안녕하세요. 시라기쿠 호타루입니다. 다들 잘 부탁해요."
히로미 "......"
호타루 "......"
호타루 "히로미쨩?"
히로미 "아! 아, 안녕하세요! 세키 히로미입니다! 자, 잘 부탁드립니다!"
호타루 "히로미쨩, 진정해요."
히로미 "에? 벼, 별로! 흥분하지 않았는걸?"
아이코 "그렇다면 긴장한 것이겠네요."
히로미 "기, 긴장? 그, 그건...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아이코 "그럼 마음에 쌓인 부담감은 잠깐만 내려놓아보죠."
히로미 "네... 노력해보겠습니다."
아이코 "그럼 신데렐라 라디오 극장 시작합니다."
호타루 (이럴 때일수록 내가 힘내서 히로미쨩을 돕는 거야.)
호타루 (음... 그렇지만 나도 라디오 수록 경험이 많은 편은 아니니 힘드려나.)
호타루 (히로미쨩 말대로라면 반대라는 것 같지만... 기억나지 않는걸. 그럼 아닌 거나 다름 없고.)
호타루 (으... 또 걱정만 잔뜩 쌓여가.)
호타루 (불안한 건 어쩔 수 없어. 그치만...)
호타루 "히로미쨩."
히로미 "응?"
호타루 "같이 힘내요."
히로미 "아... 응, 힘내자 호타루쨩."
호타루 "......"
호타루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하는 건 옳지 않아.)
가장 높은 숫자의 주사위가 지명한 인물이 라디오의 흐름을 주도하게 됩니다.
먼저 지명된 아이돌을 이후의 앵커가 지명할 수는 없습니다.
호타루 (아이코씨의 도움이 컸다.)
호타루 (아이코씨는 히로미쨩의 긴장이 풀릴 때까지 우리에게 방향을 제시해줬고 우리는 그것을 따라가며 라디오의 흐름을 몸으로 익혀나갔다.)
호타루 (그것이 반복되며 자신감이 붙은 덕분일까, 맨 처음에는 긴장했던 히로미쨩도 지금은 해맑게 웃고 있다.)
호타루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다. 부드러운 커피향이 솔솔 나는 카페에서 수다를 떨고 있는 것 같은 편안함에 얼굴이 느슨해진 것이다. 히로미쨩도 같은 것을 느끼는 거려나.)
호타루 (이대로만 간다면 좋을 텐데.)
아이코 "그럼 다음 사연은 히로미쨩이 읽어주세요."
히로미 "네, 어디 보자. 안녕하세요. 저는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그때는 그것이 자랑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그저 회의감만 드네요."
"대학에서의 공부가 끝나고 취업 준비를 하고 있자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나는 내 마지막 학창시절을 보람 차게 보냈다고 할 수 있을까?"
"마지막 학창 시절까지 공부만 하다가 끝낸 나는 과연 나중에 가서 학창 시절을 돌아보고 만족할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 후회도 들고,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대로 조금 울적해져 친구와 술을 한 잔 마시며 얘기를 나눴는데, 그만 싸워버렸습니다."
"친구는 하고 싶어서 했던 것을 후회해봤자 뭐하냐고 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취직도 어렵지 않게 할 테고 인생 펼 일만 남았는데 행복한 놈이 무슨 불행한 척은 다 하냐고, 친구가 자꾸만 그래서 그만 화를 내버렸네요."
"확실히 저는 친구의 말에 동의했습니다. 이미 지난 것에 후회해봤자 아무 소용 없겠죠. 그렇게 생각하니 속이 후련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행복한 것은 아닙니다. 그저 불행하지 않을 뿐이죠."
"그런데 친구는 그것을 자꾸만 행복한 것이라고 해서... 그래서 궁금합니다."
"불행하지 않다는 것은 행복한 것일까요?"
아이코 "과연, 어려운 질문이네요. 히로미쨩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불행하지 않다는 것은 행복한 것이라 말할 수 있을까요?"
히로미 "저는 음... 그렇다고 생각해요."
아이코 "어라, 확신하나요? 파이널 앤서?"
히로미 "에... 파이널 앤서입니다."
아이코 "흐응, 그렇다면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지 듣지 않을 수가 없네요."
히로미 "그러니까 더 정확히 말하면 불행하지 않은 사람이 행복한 것은 당연한 게 아닐까 싶어요."
히로미 "그도 그럴 게 불행하지 않은 거잖아요? 그럼 행복한 거겠죠?"
아이코 "글쎄요. 저는 잘 모르겠지만, 히로미쨩 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히로미 "에, 정말로요? 실은 저 왠지 되는 대로 말한 것 같아서 실수를 한 게 아닐까 불안했는데... 다행이에요."
아이코 "안심했다니 다행이네요. 아, 그렇지만 말할 수밖에 없네요."
아이코 "위 의견은 히로미쨩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저희 미시로 프로덕션과는 관계가 없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히로미 "그, 그게 뭐예요!"
히로미 "앗 말돌리기!"
아이코 "후훗 그럼 어떤 사연이 좋으려나... 아, 이게 좋겠네요."
아이코 "그럼 이번에는 호타루쨩이 읽어주세요."
호타루 "......"
호타루 "......"
호타루 "......"
아이코 "음..."
히로미 "호타루쨩?"
호타루 "네?"
호타루 "아... 네, 제가 읽을게요."
호타루 "어디 보자. 안녕하세요. 저는 아이돌을 무척 좋아하는 고등학생입니다."
.........
......
...
아이코 "네, 그럼 오늘의 라디오는 여기까지입니다."
아이코 "다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히로미 "초반의 나는 분명 엉망이었다고 생각해. 아이코씨와 호타루쨩이 아니었다면 재기 불능이었겠지."
히로미 "덕분에 살았어 호타루."
호타루 "......"
히로미 "응? 호타루?"
호타루 "아... 네?"
히로미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해?"
히로미 "뭐라고 해야 할까... 안색이 어두운데 무슨 고민이라도 있어?"
호타루 "아뇨, 고민 같은 건..."
히로미 "있으면 부담 갖지 말고 얘기해줘. 오늘은 호타루 덕분에 살았으니까 뭐라도 해주고 싶어."
호타루 "그런가요. 그럼... 아까 라디오 수록 중에 히로미씨가 말했던 것 기억하세요?"
히로미 "응? 뭐?"
호타루 "그, 불행하지 않은 사람은 행복한 게 당연하다는... 얘기요."
히로미 "호타루쨩은 그게 내내 신경 쓰였던 거야?"
호타루 "내내는 아니고... 문득?"
히로미 "그래? 뭐 아무튼, 불행하지 않은 사람이 행복한 것은 당연하다."
히로미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그때는 허둥대느라 차분히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지만, 내 생각은 변함 없어."
호타루 "어째서요?"
히로미 "그건... 그럼 언제 행복해야 하는 건데, 라고 생각해서."
히로미 "불행하지 않은 때 행복하지 않다면 언제 행복해야 하는 걸까, 그런 말이야."
호타루 "......"
호타루 "그런가요."
히로미 "설마 지금 행복하지 않은 거야?"
호타루 "네?"
호타루 "어... 그런 건 아니에요."
히로미 "그럼 다행이네."
히로미 "나는 있지, 가능하다면 호타루쨩이 행복이나 불행에 연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히로미 "물론 나야 호타루쨩이 겪은 일들을 직접 보지 못했으니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걸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말하고 싶어."
히로미 "친구가 마음 고생 하는 건 보고 싶지 않으니까."
호타루 "......"
히로미 "음... 쑥스러운 말을 해버렸네. 으, 부끄러워라."
호타루 "......"
히로미 "어, 그래? 그럼 나는 사무실로 갈 테니까 끝나고 봐."
호타루 "네."
호타루 "......"
호타루 "히로미쨩?"
히로미 "응?"
호타루 "그... 고마워요."
히로미 "......"
히로미 "뭘 이 정도로. 그럼 조금 있다가 봐."
호타루 "네."
호타루 "......"
호타루 "......"
호타루 "하지만 어째서일까."
호타루 (만족감이 들지 않아.)
호타루 "......"
호타루 "......"
호타루 "보컬 레슨, 늦으면 안 돼. 가자."
호타루 "하아... 하아... 감사합니다."
[예. 호타루양도 수고많았습니다. 그런데 호타루양, 혹시 고민이라도 있으신가요?]
호타루 "고민... 그런 건 없어요."
[그렇습니까.]
호타루 "네... 그것은 갑자기 무슨 일로?"
[아뇨. 레슨을 받는 내내 호타루양의 안색이 어두워서 말이죠.]
호타루 "저, 그랬나요?"
[레슨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었으니 신경 쓸 필요 없기도 하지만, 가르치는 입장으로서 배우는 이의 문제를 흘려넘길 수는 없죠.]
호타루 "아... 정말로 없어요."
[그렇습니까.]
호타루 "네."
호타루 "......"
호타루 "있다고 해도 보컬 트레이너씨께서 신경 써줄 만큼... 중요한 것도 아닌걸요."
[과연, 알겠습니다. 그럼 수고 많았습니다 호타루양. 먼저 가볼게요.]
호타루 "네. 수고하셨습니다."
호타루 "......"
호타루 "하아... 또 다른 사람을 신경 쓰게 만들었어."
호타루 (나는 얼굴에 생각이 다 드러나는 걸까?)
호타루 (히로미쨩이나 보컬 트레이너씨가 예리한 면이 있어서기도 하겠지만, 아마 내가 숨기지 못한 거겠지.)
호타루 (이러면 프로듀서씨나 다른 사람도 신경 쓰이게 할 테고, 좋지 않은데... 왠지 자꾸만 떠올리게 돼.)
아츠미 "고민이 많아 보이는 얼굴이네요 호타루쨩."
호타루 "힉."
아츠미 "응, 왜 그래?"
호타루 "그... 일단 조금만 뒤로... 갑자기 얼굴을 들이밀어서 깜짝 놀랐으니까."
아츠미 "아차, 실수 실수! 미안해. 나도 모르게 그만."
호타루 "아니, 깜짝 놀랐을 뿐이니까, 사과하지 않아도 돼."
호타루 "아무튼... 무슨 일이야?"
아츠미 "아 그게! 우연히 지나가는 길에 호타루쨩을 봤는데. 기운이 전혀 없어 보이길래 문득!"
호타루 "아... 아츠미쨩도?"
아츠미 "응? 음... 응!"
아츠미 "그래서 호타루쨩에게 기운이 나는 주문을 걸어줄까 해."
호타루 "기운이 나는 주문?"
아츠미 "우헤헤... 호타루쨩?"
아츠미 "나랑 좋은 거 하자?"
호타루 "에..."
호타루 "......"
호타루 "에... 히, 히익!"
호타루 "어, 어? 하지 않는 거야?"
아츠미 "그 반응은 설마! 해주길 바라는!"
호타루 "아니야."
아츠미 "즉답! 상처! 하지만 그것 또한 나쁘지 않아!"
아츠미 "아무튼, 내 역할은 여기까지니까."
호타루 "어... 아츠미쨩?"
아츠미 "다음에 봤을 땐 그런 어두운 얼굴 하고 있지 마. 그럼 이만!"
호타루 "엣... 사라졌어?"
클라리스 "호타루양?"
호타루 "아... 클라리스씨."
클라리스 "평안하신가요."
클라리스 "잠시 시간을 내주셨으면 합니다."
클라리스 "예, 호타루양과는 얘기를 해보고 싶은데, 호타루양과 접점이 없는 제가 갑자기 다가갈 수는 없다고 생각했답니다."
클라리스 "그런 점에서 아츠미양은 정말로 굉장하네요. 제게도 그런 행동력이 있다면 좋을 텐데."
호타루 "아츠미쨩만큼의 행동력은 위험하니까요."
호타루 "그래서... 클라리스씨도 제가 신경 쓰여서 제게 말을 거시려던 거죠?"
클라리스 "그렇습니다."
호타루 "그런가요. 음... 제가 그렇게 티가 나나요?"
클라리스 "글쎄요. 저는 호타루양을 유심히 보고 있었기 때문인 것도 있어서, 잘 모르겠네요."
클라리스 "아무튼, 호타루양이 무슨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 듣고 싶습니다."
호타루 "어... 그런데 그건 갑자기 왜요?"
클라리스 "그건...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 그것이 제게 있어서 당연한 의무이기 때문이랍니다."
클라리스 "그리고 그것과는 별개로, 호타루양이 침울한 표정을 짓는 것을 원치 않아서 말이죠."
호타루 "그런가요."
호타루 "......"
호타루 (이 이상 주변에 폐를 끼치고 싶지는 않은데.)
호타루 "......"
호타루 (그치만 클라리스씨가 괜찮다는 말로 납득할 것 같지도 않으니까.)
호타루 (그리고 가능하다면 어른의 생각도 들어보고 싶어.)
호타루 "그게 실은, 오늘 라디오 수록 때 있었던 일인데요."
클라리스 "과연... 꽤 심오한 문제를 생각해보고 있었던 거네요."
호타루 "역시 그렇죠?"
클라리스 "하지만 단순한 문제이기도 하죠."
호타루 "에... 그런가요?"
클라리스 "물론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호타루양도 알고 있을 텐데요."
호타루 "저도요? 저는 잘... 전혀 모르겠는데요."
클라리스 "그것은 호타루양이 타인을 신경 쓰기 때문이랍니다. 호타루양의 감정에 솔직해지면 시야가 맑아지고 문제의 해답도 보일 겁니다."
클라리스 "그것을 위해서라도 우선 호타루양이 어째서 히로미양이 제시한 답을 듣고도 갈증을 느끼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겠네요."
클라리스 "답은 매우 간단합니다. 호타루양의 생각이 히로미양의 생각과 다르기 때문이죠."
호타루 "제 생각이요?"
호타루 "음... 아, 그렇겠네요."
클라리스 "그렇겠죠. 호타루양이 히로미양과 다른 생각을 말하지 않은 것은 아마 사소한 논쟁을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클라리스 "히로미양이 그럴 리는 없겠지만, 괜한 논쟁으로 서로간의 감정이 상할 일을 방지하기 위함이죠."
클라리스 "그래서 호타루양은 히로미양의 생각에 수긍한 겁니다. 하지만 진짜 생각은 따로 있기 때문에 히로미양의 생각에 납득하지 못한 거죠."
호타루 "와... 대단해요. 클라리스씨는 똑똑하시네요."
클라리스 "호타루양은 상냥하고요. 그럼 이제 히로미양이 없으니 자신의 감정, 생각에 솔직해져보기로 할까요?"
클라리스 "호타루양은, 불행하지 않은 것은 행복한 것이라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호타루 "역시 행복한 것은 아니라 생각해요."
클라리스 "그럼?"
호타루 "불행하지 않은 것은 불행하지 않은 것일 뿐이라 생각해요. 행복한 것과는 엄연히 다르다 생각해요."
클라리스 "......"
클라리스 "그렇게 생각하는 거라면 그걸로 된 거예요."
호타루 "고마워요 클라리스씨."
클라리스 "그런 말을 들을 이유는 없답니다. 제가 아니었어도 호타루양은 결국 깨달았을 테니까요."
호타루 "하지만 클라리스씨가 그걸 앞당겨줬는걸요. 그럼 감사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클라리스 "그런가요. 으음 호타루양은 정말 상냥하네요."
클라리스 "그런데 문득 궁금하네요."
호타루 "뭐가요?"
클라리스 "어째서, 호타루양은 그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던 걸까 하고 말이죠."
클라리스 "호타루양 본인의... 무엇이 말인가요?"
호타루 "그게... 제 처지와 비슷한 고민이라 생각했어요."
호타루 "저는 이전부터... 제가 다니는 아이돌 사무소가 번번이 도산해버리는 바람에 이적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호타루 "불행했어요. 그저 그것만으로... 제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호타루 "그러던 도중, 미시로 프로덕션에 스카웃됐죠."
클라리스 "도산할 걱정이 없는 프로덕션에 말이죠?"
호타루 "네, 그리고 여기서 마음이 맞는 소중한 사람들과 만나게 됐어요."
호타루 "매일매일이 즐거워요."
클라리스 "하지만 행복하지 않다 이건가요?"
호타루 "아... 아뇨, 그저... 잘 모르겠을 뿐이에요."
호타루 "불행하지 않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지만,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잘 모르겠어요."
호타루 "불행하지 않은 것은 분명한데, 어째서 행복한지에 대해 확신할 수 없는 걸까요?"
클라리스 "그것은 행복을 위한 시련을 넘어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랍니다."
클라리스 "호타루양, 한 가지만 물을게요."
클라리스 "호타루양이 소속된 동안 도산해버린 회사 중 이름이 기억나는 것이 있나요?"
호타루 "네? 그거야 뭐... 어."
호타루 "......"
호타루 "......"
호타루 "어라?"
클라리스 "기억나지 않으시죠?"
호타루 "아, 저... 그게... 네, 전혀 기억나지 않아요."
호타루 "분명 기억나야 할 텐데 전혀... 어째서?"
클라리스 "그것은 간단합니다."
클라리스 "호타루양이..."
요시노 "그 이상을 말하면 안 되기에."
클라리스 "요시노양."
요시노 "클라리스씨. 제가 분명 말했던 것으로 기억하온대, 타인에 의한 자각은 더 빠른 개변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른다고 하였는데 잊은 것이옵니까?"
호타루 "에... 그게 무슨 소리인가요?"
요시노 "지금의 호타루항은 몰라도 되는 것이온지라."
요시노 "그보다, 클라리스씨?"
클라리스 "......"
클라리스 "그 말대로예요 요시노양."
클라리스 "호타루양같이 상냥한 아이가 이런 일에 휘말렸다는 사실에 그만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버렸어요."
호타루 "에? 제가 뭘요?"
클라리스 "그것은... 지금은 말해줄 수 없네요."
호타루 "에에."
클라리스 "하지만 호타루양도 금방 알게 될 겁니다."
요시노 "클라리스씨?"
클라리스 "이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해요."
클라리스 "그럼 가죠 요시노양."
요시노 "그러지요."
요시노 "그럼, 호타루, 다음에 또 뵙기를."
호타루 "어... 네, 다음에 봐요."
호타루 "......"
호타루 "갑자기... 뭐인 거지?"
호타루 (자각? 개변? 무슨 얘기인지 짐작 가는 게 없어.)
호타루 (하지만 클라리스씨가 금방 알게 될 거라 했는데. 혹시 아이돌 활동에 관한... 그럴 리는 없겠지.)
호타루 "음... 일단 사무실로 돌아갈까."
벽│ヮの <그러니 여기서 앵커...
다수결 앵커, 기한은 제가 올 때까지입니다.
1.처음은 행복하지만 끝은 악몽인 꿈을 꾼다.
2.처음은 악몽 같지만 끝은 행복한 꿈을 꾼다.
빠르면 오늘 중에, 늦으면 언젠가 쓰도록 할게요!
플라워p [그치만! 나는 지금 아주 심각하다고!]
호타루 "하지만 소셜게임에 과금을 해서 생활이 궁핍해진 걸 어쩔 수도 없잖아요."
플라워p [그건 그렇지만... 이 견디기 힘든 괴로움을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어!]
호타루 "그게 저인 거네요. 음... 끊어도 되나요?"
플라워p [끊지 마! 부탁이야!]
호타루 "애초에 따지고 보면 프로듀서씨의 자업자득인 거잖아요. 그러면 감내해야죠."
플라워p [하지만... 큭, 어쩔 수 없나!]
호타루 "어쩔 수 없는 거예요."
호타루 "그러고 보니 아직 오늘 활동에 대해서 듣지 못했는데, 무슨 일인지 말 안 해주실 거예요?"
플라워p [당연하지! 이런 건 말이야. 직접 받았을 때의 즐거움이라고, 알겠어?]
호타루 "모르겠는데요."
플라워p [호타루쨩은 낭만이란 걸 모르네. 아쉬운 일이야.]
호타루 "아... 그런가요."
플라워p [뭐 그런 거지. 아! 그래, 호타루쨩! 혹시 말이지!]
호타루 "돈 빌려달라고 하는 거라면 끊을게요."
플라워p [유감! 그러면 사무소에서 봐!]
호타루 "네, 사무소에서 뵐게요."
호타루 "......"
호타루 "후훗 정말 엉뚱하신 분이라니까."
호타루 "안녕하세요."
[그래 그래, 안녕. 교복을 보니 학교 끝나고 바로 오는 길인가 보구나.]
호타루 "네, 프로듀서씨가 오늘은 가능한 빨리 와달라고 했거든요."
[그러니? 공부도 그렇고 가수 활동도 열심히 노력하는 게 보기 기특한걸.]
호타루 "가수가 아니라 아이돌이에요."
[아차! 그랬었지 참! 이 놈의 머리는... 갈수록 고물이 되가는구나.]
호타루 "그, 그럴 리가 없어요."
[아하하 농담이란다. 호타루쨩은 상냥하네. 아 그렇지. 조만간 너희 사무실 사람들 좀 데리고 내 사무실로 올래?]
호타루 "네? 왜요?"
[실은 이번에 굉장히 좋은 고기를 얻었거든! 혼자 먹기는 아까워서 너희랑 나눠먹고 싶구나.]
호타루 "사무실에서요? 그러면 안 된다고 관리인 할아버지가 말했었는데... 그럼 몰래 먹어요."
[그래야지! 그럼 또 보자!]
호타루 "네, 안녕히 가세요."
호타루 "레슨? 그런 것 때문에 일찍 오라고 했을 리는 없겠지."
호타루 "프로듀서씨 들뜬 목소리였으니까 분명 굉장한 일일 텐데... 혹시 드디어 음반을 내는 걸까?"
호타루 "그런 거라면 좋을 텐데. 아이돌 활동을 시작하고 꽤 시간이 흘렀어. 이제 낼 때도 됐지."
호타루 "뭐... 이것도 희망사항이지만." 철컥
호타루 "저 왔어요."
호타루 "어라?"
호타루 "......"
호타루 "아무도 없어. 어째서?"
호타루 "게다가 엉망이야. 사장님이 아끼시던 난초... 깨져 있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호타루 "일단 프로듀서씨한테... 프로듀서씨라면 뭔가 알고 있을 거야."
[이 전화번호는 없는 전화번호입니다.]
호타루 "에?"
호타루 "아까까지만 해도 분명히 됐는데? 왜 지금 갑자기?"
[호타루쨩!]
호타루 "아... 프로듀서씨?"
호타루 "바깥에서 소리가... 프로듀서씨? 밖에 계세요?"
[호타루쨩!]
호타루 "프로듀서씨, 잠깐만 와보세요. 지금 사무소가!"
호타루 "에."
[호타루쨩!]
호타루 "히익... 프, 프로듀서씨?"
[호타루쨩!]
호타루 "프로듀서씨... 맞죠? 네? 여기 있는 거죠?"
[호타루쨩!]
호타루 "힉... 프, 프로듀서씨... 자, 장난은 이제 그만..."
[너무 그러지 마.]
[그냥 잊어버려.]
호타루 "......"
[시라기쿠.]
호타루 "......"
치즈루 "음 호타루쨩?"
호타루 "아... 응?"
치즈루 "도착했어. 이제 내리자."
호타루 "아 알았어."
[음... 저기, 시라기쿠?]
호타루 "네? 왜 그러시나요?"
[오늘 미니 라이브... 괜찮겠어?]
호타루 "음... 괜찮은데... 그건 왜요?"
[별 거 아닌데... 별 거 아닌가? 시라기쿠가 오늘 아침부터 좀 멍한 느낌이었잖아.]
호타루 "제가요?"
치즈루 "응, 아침부터 쭉 그랬어. 몇 번을 불러야 겨우 알아채기도 하고... 무슨 일 있어?"
호타루 "그게... 아무것도 아니에요."
[정말로?]
호타루 "정말로예요. 그래도... 굳이 하나 말하자면..."
치즈루 "말하자면?"
호타루 "......"
호타루 "조금, 기분 나쁜 꿈을 꿨어요."
>>+3까지, 주사위를 굴려 가장 높은 수가 나온 주사위의 십의 자리 숫자만큼 정신력 수치가 떨어집니다.
벽│ヮの <안녕하세요. 작가양반입니다.
벽│ヮの <창댓이 자꾸 늦어지네요! 죄송합니다!
벽│ヮの <당장이라도 쓰고 싶지만... 가능하다면 오후 서너시에 쓰고 싶기 때문에 미루도록 하겠습니다.
벽│ヮの <정작 그때는 할 일이 많아 무리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떄 하고 싶기에!
벽│ヮの <그럼 토요일 오후에 봐요!
호타루 (갓 아이돌의 세계에 발을 들였던 때의 나 자신.)
호타루 (경제 관념이 희박한... 모바일 게임에 돈을 과도하게 써서 늘 생활고를 겪던 프로듀서.)
호타루 (과묵하지만 내게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던 사장님, 그들과 만들어간 작은 사무소.)
호타루 (초라하고 오래된 오피스텔이었지만 자상하고 따스한 분들이 많았어.)
호타루 (즐겁지만 힘든 것들을... 접해본 적 없는 것들을 경험하며 추억을 쌓아가던 때.)
호타루 (하지만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불행이 시작된 것도 그때부터였지. 그 사무소를 시작으로... 내가 다니던 사무소가 번번이 도산해버렸으니까.)
호타루 (게다가 오늘은 어제와 다르게... 무섭고 섬뜩하기까지 했지. 기분 나쁜 정도가 아니라 악몽이라고 해도 될 내용이었어.)
호타루 (이틀 연속으로 나쁜 꿈을 꿨다는 것은 역시 스트레스가 원인일까?)
호타루 "아니면 코우메씨가 말했던 불행한 일을 겪을 거란 게 이것일지도."
치즈루 "응?"
호타루 "아무것도 아니야. 혼잣말이니까."
치즈루 "헤에 호타루쨩도 혼잣말을 하는구나."
치즈루 "혼잣말은 버릇이 되면 안 좋으니까 주의하는 게 좋아. 나는 이미 늦었으니까."
호타루 "으, 응... 신경 쓸 게 또 늘었네."
치즈루 "응? 무슨 고민거리라도 있어?"
호타루 "어? 어, 아니! 전혀!"
치즈루 "하지만 또 늘었다고 말했잖아?"
호타루 "아... 그, 그건..."
치즈루 "그러니까 지금 말한 거야. 버릇 되면 안 좋다고."
호타루 "에?"
치즈루 "게다가 호타루쨩은 생각하고 있는 게 얼굴에 다 드러니까 더 주의하도록 해."
치즈루 "다른 쪽 고민은... 혼자서 감당하기 힘들 것 같으면 말하고. 알겠지?"
호타루 "......"
호타루 "고마워 치즈루쨩."
치즈루 "별 말씀을."
[시라기쿠씨, 스테이지 준비해주세요!]
호타루 "아, 네! 갈게요!"
호타루 "그럼 먼저 올라가 있을게 치즈루쨩."
치즈루 "응, 무대에서 봐."
호타루 "......"
호타루 "그래, 지금은 달라."
호타루 (혼자서 불행을 감당해야 했던 예전과 달라.)
호타루 (감당하지 못할 불행이 있다 해도... 내 곁에 동료가 있는 지금은 분명 그때와 다르니까.)
호타루 (그러니까 상관하지 말자. 잊어버리는 거야.)
호타루 "그러고 보니 꿈 속에서도 비슷한 말을 들었던 것 같은데."
호타루 "무슨 말이었는지는 기억이..."
[시라기쿠씨, 올라가주세요!]
호타루 "아... 중요한 거라면 기억날 테니까."
호타루 "지, 지금은 노래를!"
호타루 [발돋움해서 엿본 거리는 흔들리고]
호타루 [멀어져가는 그날의 약속도]
호타루 [색이 바래버려서 바꿀 수 없어.]
호타루 [진실과 거짓을 섞은 강함은 잃어버린 목소리를 돌려주지 않아.]
호타루 [Star ring child]
호타루 [이 떨리는 고등을 쥐면 소리를 낼 수 있어.]
호타루 [아직 어린 시절의 손으로 그린 모든 것에]
호타루 [노트로부터 빠져나온 미래가 있으니까.]
치즈루 "네, 하지만 저는 별로 한 것도 없는걸요. 전부 호타루쨩 덕분이에요."
호타루 "그렇지 않아. 내가 없었어도 치즈루쨩은 혼자서 잘 했을 거야."
[그렇지 않아. 시라기쿠가 처음을 잘 잡아줬기 때문에 마츠오가 자신감을 가지고 무대에 오를 수 있었으니까.]
[물론 그 자신감은 마츠오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니 마츠오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한 셈이고. 알았지?]
치즈루 "프로듀서... 네, 알겠어요."
치즈루 "그래도 호타루쨩에게 도움을 받은 덕분인 것은 변함 없으니까. 고마워 호타루쨩."
호타루 "그렇게 따지면 나도... 치즈루쨩이 옆에 있어준 덕분인걸."
치즈루 "호타루쨩... 그, 그런 말은 좀 낯간지럽지만 나쁘지 않네. 왠지 풋풋하다는 느낌도 나고."
[마츠오? 아직 그런 말을 할 나이가 아니지 않아?]
치즈루 "앗! 설마 또 생각을 말해버린 겁니까!"
치즈루 "아으... 부, 부끄러워졌습니다!"
호타루 "괘, 괜찮아. 그런 치즈루쨩도 매력이... 있으니까?"
치즈루 "뭐야, 그 애매한 위로는!"
치즈루 "아아 프로듀서까지 그러기예요?"
[그렇게 말해도 어쩔 수 없어. 너희들의 사이가 좋아 보이는 게 무척 보기 좋은걸.]
[곧 있을 라이브 투어에서도 그런 모습을 잔뜩 보여줘. 팬들한테 분명 먹힐 테니까.]
치즈루 "프로듀서도 참...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어요. 그치, 호타루쨩?"
호타루 "응, 물론... 어... 네?"
호타루 "프로듀서씨, 저희... 라이브... 투어에 참가한다고요?"
[응, 지금까지 해온 유닛 활동의 결실을 맺게 될 중요한 자리야. 실수하면 안 되는 거 알지? 물론 시라기쿠가 실수할 거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치즈루 "그렇다면 지금 말한 것은 저를 겨냥한 얘기인가요?"
[설마. 그럴 리가... 시라기쿠?]
호타루 "......"
치즈루 "호타루쨩?"
호타루 "......"
호타루 "저... 프로듀서씨."
호타루 "라이브 투어는 좀... 너무 갑작스럽지 않을까요?"
치즈루 "호타루쨩?"
호타루 "치즈루쨩은 그렇게 생각 안 해?"
호타루 "라이브 투어는 규모가 굉장히 큰 행사잖아? 그런 데에 아무런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참가한다는 것은... 다소 무리가 아닐까 싶어."
치즈루 "어...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호타루쨩?"
치즈루 "라이브에 참가하기로 한 거... 한참 전에 결정된 거잖아."
호타루 "그치만... 어? 한참... 전에?"
호타루 "......"
호타루 "정말로?"
치즈루 "응, 프로듀서가 처음으로 말 꺼낸 게 이제... 세 달도 더 됐는걸."
호타루 "에... 하지만 나는 전혀... 어."
호타루 "......"
호타루 "......"
호타루 "어?"
호타루 "......"
호타루 "아 그랬었지 참."
호타루 "죄송해요. 지금 많이 피곤해서... 헷갈렸나봐요."
[그래?]
호타루 "네, 죄송해요 프로듀서씨."
치즈루 "......"
호타루 "......"
[......]
[별로... 아무것도 아니야.]
[하지만 피곤한 거라면 조금 자둬. 프로덕션에 도착하면 깨워줄게.]
호타루 "응?"
치즈루 "아까 전에도 말했었지만... 혼자 감당하기 힘든 고민이 있으면 부담 갖지 말고 언제든 말해줘."
호타루 "......"
호타루 "알았어."
치즈루 "약속이야?"
호타루 "응, 약속할게."
호타루 (라이브 투어는 분명 들은 적 없는 얘기야.)
호타루 (하지만 갑자기 생각났어. 기억들이 머릿속에 떠올랐어.)
호타루 (프로듀서씨가 라이브 투어에 대해 얘기해준 것, 네 명이서 의논한 끝에 참가하기로 결정한 것, 그래서 열심히 레슨을 받으며 라이브 투어를 준비한 것.)
호타루 (뭔가 이상해. 분명 이런 기억은 없었어. 라이브 투어 얘기도 분명...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호타루 "어?"
치즈루 "왜 그래 호타루쨩?"
호타루 "......"
치즈루 "......"
치즈루 "호타루쨩, 호타루쨩?"
호타루 "......"
호타루 "......"
호타루 (날짜가... 왜 이렇지?)
[......]
[......]
[이거 좀... 문제 같네.]
[응, 이제 정말 얼마 안 남긴 했어도 하루 정도 쉴 여유는 있어.]
호타루 "하지만 그래도... 트레이너씨와 히로미쨩, 치즈루쨩이 기다리고 있을 텐데."
[트레이너씨도 사정을 얘기하면 이해해주실 거야.]
[지금은 그것보다도 네 컨디션에 더 신경 써줬으면 해.]
호타루 "으음."
야스하 "그래, 이번에는 프로듀서의 말대로 해 호타루쨩."
호타루 "아... 야스하씨까지."
야스하 "오늘 하루 푹 쉬었다가 내일부터 또 진지하게 임하면 되니까, 안 그래?"
호타루 "으음... 알겠어요."
[결정됐네. 그럼 오카자키와 나는 이대로 트레이닝룸으로 갈게. 시라기쿠 너는 쉬고 있어.]
호타루 "네, 그럴게요... 프로듀서씨."
[아니면 바람을 쐬는 건 어때? 여기서 계속 혼자 있다 보면 지루해질지도 모르고.]
[그럼... 가자 오카자키.]
야스하 "네, 프로듀서."
야스하 "그럼 조금 있다봐 호타루쨩."
호타루 "......"
호타루 "알았어요."
호타루 "......"
호타루 "하아...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어."
호타루 (너무 이상한 것 투성이야.)
호타루 "일단 상황을 정리해보자. 그럼 뭔가 발견할지도 모르니까."
호타루 (우선은... 라이브 투어에 대한 것부터.)
호타루 (미시로 프로덕션이 주최하는 이벤트 중에서 규모로 따지면 가장 큰 이벤트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겠지.)
호타루 (그러다 보니 아직 인지도가 적은 아이돌과 유닛에게는 이름을 알릴 가장 큰 기회이기도 해. 그래서 우리 유닛도 의논 끝에 참가하기로 결정한 거고.)
호타루 "그런데 문제는 그것을 결정한 시기... 프로듀서씨와 치즈루쨩은 물론, 히로미쨩과 야스하씨까지 석 달 전이라 말하고 있어."
호타루 "......"
호타루 (나 자신도 그런 결정에 함께했던 기억이 있어. 그리고 라이브 투어에 참가하기 위해 지금까지 레슨을 받은 것도... 기억 한 편에 있고.)
호타루 (하지만 그런 기억이 있어도 도저히 이상하다는 느낌이 지워지지 않았는데... 그 원인은 핸드폰을 보고서야 알게 됐어.)
호타루 "......"
호타루 "나... 솔직히 확신은 안 서지만... 석 달 가까이 되는 시간을 건너뛰었어."
호타루 (오늘은 9월 4일. 그러면 어제는 9월 3일이 맞겠지만... 내가 본... 기억하고 있는 날짜는 달라.)
호타루 "어제는 분명 6월 3일이었어."
호타루 (그래서 바로 알아채지 못했던 거야. 3일에서 4일이 된 거니까.)
호타루 (내가 정말로 석 달의 시간을 건너뛴 것이라면 그 사이에 라이브 투어 얘기가 나오고 참가하기로 결정한 것을 내가 모를 수밖에.)
호타루 (하지만 그렇다고 단정 지을 수 없어.)
호타루 "그럼 지금 내 머릿속에 있는 이 기억들이 대체 뭔지 설명할 수 없으니까."
호타루 "비록 말을 들은 뒤에야 부연 설명을 하듯 떠오른 기억이지만, 지금 생각해본 것은 기억이 났다는 것 자체만으로 부정할 수 있어."
호타루 "하지만 기억들에는 뭐라고 해야 할지... 위화감 같은 게 느껴지고, 대체 뭐인 걸까?"
호타루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도 신경 쓰지 않으면 되는 거잖아."
호타루 "......"
호타루 "오히려 그러는 게 나을지도 몰라. 내가 이런 식으로 다른 곳에 신경을 쓰느라 집중이 흐트러지면 라이브 투어 준비에 영향이 갈지도 모르고."
호타루 "라이브 투어는 이번 주 토요일부터 시작해. 이제 일주일도 남지 않았어."
호타루 "이번 라이브 투어에서 좋은 성과를 거둬야 우리 유닛도 활로를 열 수 있는데... 그 기회를 나 때문에 망쳐버릴 수는 없어."
호타루 (그래, 참아보는 거야. 신경 쓰지 말아보는 거야. 시간은 많으니까 라이브 투어가 끝난 다음에 생각해도 늦지 않을 테니까.)
호타루 "하지만 지금도 이런데... 할 수 있을까?"
호타루 "......"
호타루 "......"
호타루 "하아... 머리가 너무 복잡해."
호타루 "......"
호타루 "이렇게 생각해도 쉽게 결론이 날 것 같지 않네."
호타루 "프로듀서씨의 말대로 프로덕션을 돌아다녀볼까?"
호타루 "트레이닝이라면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테니까 잠깐 나갔다 오는 것 정도는 괜찮을지도 모르겠네."
호타루 "......"
호타루 "아니면 이대로 사무실에서 쭉 쉬는 것도... 생각을 많이 했으니 혼자서 푹 쉬는 것도 좋겠지."
호타루 "음... 어쩌지?"
여기서 선택지입니다.
1.호타루는 사무실에서 쉰다.
2.호타루는 프로덕션을 산책한다.
먼저 2표가 나온 쪽으로 진행하겠습니다.
그럼 일단 시간이 늦었으니 안녕히 주무시와요!
그럼 1번으로 진행하겠습니다.
호타루 "프로덕션을 돌아다녀도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겠지."
호타루 "그럴 바에는 차라리 모두가 올 때까지 푹 쉬는 게 나을 거야."
호타루 "복잡한 걸 생각하면서 어지럽혀진 머리를 정리할 필요도 있고."
호타루 "......"
호타루 "쉰다고 말은 했지만, 자꾸만 여러 생각이 떠오르네. 이래서야 쉴 수 없어."
호타루 "그럼 차라리 한숨만 자고 있을까?"
호타루 "음... 소파에서 누워서 자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는 않은데."
호타루 "그럼... 결국 마찬가지인가?"
호타루 "음 그건 아닐지도. 목적지가 있다는 것은 정처없이 떠도는 것과는 확실히 다르겠지."
호타루 "일단 내가 자고 있는 사이 돌아올 수 있으니까 메모를 써놓자."
호타루 "어디... 종이랑 펜이 어디 있더라?"
호타루 "3층인가 4층이었던 것 같은데." 또각또각
호타루 "일단 내가 지금 있는 곳이 6층밖에 안 되니까 엘레베이터보단 계단으로 가자." 또각또각
호타루 "엘레베이터를 탔다간 엘레베이터가 멈춰버릴 수도 있고... 계단도 넘어질 위험은 있지만." 또각또각
호타루 "음... 역시 계단으로 가자." 또각또각
"므히히."
호타루 "응?"
호타루 "지금 무슨 소리가 들렸는데?"
아츠미 "아 그건 나야." 주물!
호타루 "히익!" 화들짝!
아츠미 "이야 오늘도 좋은 정말 좋은 감촉이네."
호타루 "아츠미쨩?"
아츠미 "부드러워. 아주 부드럽다고."
호타루 "그, 그만... 그만둬."
아츠미 "아아 치유된다."
아츠미 "오늘도 고된 일정이었다니까. 그러니 이 정도 보상은 괜찮겠지. 당연한 거니까."
아츠미 "그렇게 생각하면 키요라 언니도 마나미 언니도 정말 너무해. 일이 끝난 뒤 소녀의 꿈과 희망을 탐닉하는 것이야말로 나의 유일무이한 안식처이자 즐거움이거늘... 그걸 방해하다니."
아츠미 "하지만 지금은 둘 다 자리를 비웠고, 마침 호타루쨩도 있으니까."
아츠미 "오랜만에 아주 조금만 진짜 실력을 발휘해볼까나?"
호타루 "아, 안 돼!"
아츠미 "우왓!"
아츠미 "어... 어라? 호타루쨩?"
호타루 "아츠미쨩."
아츠미 "어... 응?"
호타루 "갑자기 무슨 짓을 하는 거야?"
호타루 "남의 가슴에 함부로 손을 대다니... 깜짝 놀랐잖아."
아츠미 "어... 그게... 정말로 죄송합니다!"
호타루 "아, 아니! 그 정도로 화가 난 건 아니니까! 무릎 꿇고 사과할 필요는 없으니까!"
아츠미 "그럼 계속해도 되는 거야?"
호타루 "그럴 리 없잖아!"
아츠미 "알았어 알았어.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놀랐어. 호타루쨩이 거부할 줄이야."
호타루 "누구라도 거부할 거야."
아츠미 "보통이라면 그렇겠지만, 호타루쨩은 안 그랬잖아. 순순히 받아줬는걸."
호타루 "내가?"
아츠미 "응, 가슴을 만져도 놀라기는커녕 태연했지."
호타루 "정말로?"
아츠미 "정말로. 사실 다른 사람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태연했어."
호타루 "하지만 나는 그랬던 적이... 아... 어?"
아츠미 "음... 호타루쨩?"
호타루 "아츠미쨩!"
아츠미 "우왓 왜, 왜?"
호타루 "내가 언제부터 그랬어? 그러니까... 놀라지 않고 태연하기 굴기 시작한 게?"
아츠미 "그건 갑자기 왜?"
호타루 "말할 수는 없지만 중요한 거라서 그래."
아츠미 "음 중요하다면야... 음 두세 달 전부터였으려나?"
호타루 "두세 달 전... 정말이지?"
아츠미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대략 그쯤부터였을 거야."
호타루 (두세 달 전... 라이브 투어가 세달 전부터였던 것을 생각하면 아마 세 달 전이겠지.)
호타루 (지금 아츠미쨩과 대화하다 갑자기 생각난 기억... 역시 위화감을 느낀 것은 신경이 예민하거나 해서 그런 게 아니야.)
호타루 (분명 뭔가 있어.)
호타루 "응? 뭐를?"
아츠미 "사실은 지금 호타루쨩에게 꼭 해야 할 말이 있어서 호타루쨩을 만나러 가던 길이었거든."
호타루 "꼭 해야 할 말? 그런 거라면 문자로 하면 될 텐데 왜 굳이?"
아츠미 "나도 그렇게 생각해서 말해봤는데 코우메쨩이 꼭 오늘이어야 한다고... 내가 호타루쨩에게 직접 전하지 않으면 안 되는 말이라고 하는 거 있지."
호타루 "코우메쨩이? 어째서... 아."
[코우메 "조만간 불행한 일을 겪을 거래."]
아츠미 "그래서 호타루쨩을 찾아와보니 호타루쨩은 평소랑 다르고... 뭐라고 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신기해."
호타루 "......"
호타루 "코우메쨩이 무슨 말을 전해달라고 했어?"
아츠미 "그게... 대략 이런 말이었어."
호타루 (오늘 아키하바라에 가면 그리운 사람을 만날 수 있다.)
호타루 "......"
[시라기쿠.]
호타루 "아... 네, 프로듀서씨."
[세트리스트에 대한 설명, 제대로 들었지?]
호타루 "아 그게... 죄송해요. 한 번만 더 설명해주시겠어요?"
[그래, 대신 이번에는 딴 데 정신 팔지 말고.]
야스하 "그 전에, 나와 호타루쨩은 토요일에만 두 번째만 솔로 파트에 참가하니까 기억해둬."
호타루 "네, 솔로는 각자 한 곡씩, 유닛은 두 곡이었죠?
치쯔루 "맞아. 유닛으로 부를 곡은 우리 유닛의 곡과 히로미쨩이 센터였던 사랑이 꽃 피는 계절이야."
히로미 "응! 사랑이 꽃 피는 계절이라면 내가 리드할 테니까 맡겨둬!"
[그거 든든하네. 이걸로 솔로랑 유닛 파트에 대한 설명은 끝이야.]
[다음은 네 번째 파트인 리믹스에 대해서인데, 리믹스는 솔로로도 유닛으로 참가할 거야.]
[이건 내가 설명하기보다는 내가 나눠준 종이를 참고하는 게 좋겠네.]
야스하 "그렇겠죠. 일단 유닛으로는 생존본능 발큐리아를 부를 예정이고, 나는... 사나에씨와 듀엣이네."
히로미 "나는 솔로. 치에리쨩의 솔로 곡이야."
치즈루 "저는... 프레데리카씨, 시키씨와 함께 레이지 레이지의... 험난하겠네요. 앗! 지금 말해버렸어!"
호타루 "괜찮아. 신경 쓰지 마. 그럼 나는... 카코씨와 듀엣이네. 곡은 내 솔로 곡이고."
치즈루 "그러게 말이에요. 팬들이 둘이 붙어 있는 걸 좋아한다지만... 마음에 안 들어요."
야스하 "그래도 어쩔 수 없지. 카코와 있는 덕분에 행운과 불행이 서로 상쇄된다느니, 호타루의 팬들은 그런 컨셉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직 대다수니까."
호타루 "저는 괜찮아요. 익숙하니까."
히로미 "그래도 좀 더 호타루쨩에 대해 여러 가지를 알아주면 좋을 텐데."
호타루 "그럼 좋겠네. 고마워 히로미쨩."
[그러니까 이번 라이브 투어를 더더욱 살려야지.]
[불행과 수난을 겪어온 불행의 아이콘 시라기쿠 호타루가 아닌 진짜 시라기쿠를 알려주자고.]
[시라기쿠만이 아니야. 오카자키, 세키, 마츠오 너희들도 이번 투어로 본 궤도에 오르는 거다. 알겠지, 모두?]
야스하 "맡겨주세요 프로듀서."
히로미 "열심히 할 테니까요!"
치즈루 "조금 걱정도 되지만... 노력하겠습니다."
호타루 "......"
호타루 "......"
호타루 "네, 힘낼게요."
호타루 "그럼 갈까?"
히로미 "호타루쨩."
호타루 "아... 히로미쨩."
히로미 "어디 가는 길이야?"
호타루 "그게... 아키바에 가. 만날 사람이 있거든."
히로미 "만날 사람? 친구?"
호타루 "친구... 음... 그럴지도?"
히로미 "어째서 의문문... 뭐 됐나, 한가하면 같이 놀자고 할 셈이었는데 아쉽네. 다음에 놀자."
호타루 "......"
호타루 "응, 다음에 놀자."
히로미 "그럼 내일 봐."
호타루 "응, 내일... 다음에 봐."
호타루 "......"
호타루 "다음에... 가자."
벽│ヮの < 제가 게으르기 때문입니다.
벽│ヮの < ......
벽│ヮの < 당당한 것은 저의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벽│ヮの < 매일 준비된 분량을 전부 쏟아내면 내일 연재할 게 없어져서, 진행이 멈추는 것은 걱정이랍니다.
벽│ヮの < 조금씩이지만 매일 연재하고 싶답니다. 그러니 독자 여러분들, 조금만 기다려주시와요.
벽│ヮの < 제대로 완결까지 끊기지 않게 매일 세이프 분량을 만들어놓고 있으니까!
벽│ヮの < 하지만 걱정되는 부분은 역시... 앵커려나요.
벽│ヮの < 앵커 걱정이 크다고요?
벽│ヮの < 독자가 보고 있는지 확실히 알 수 없다 보니 앵커 한 번에 진행이 확 막혀버릴 수도 있으니.
벽│ヮの < 그러니 독자 여러분은 보고 계실 때는 감상이나 반응을 올려주세요!
벽│ヮの < 그래야 조회수도 늘고 게시판 상위를 차지할 수 있을 거라 믿기에!
벽│ヮの < 저도 참 뻔뻔하군요. 하지만 꼭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벽│ヮの < 이상, 창댓 작가 더헤드였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늘 감사합니다.
호타루 "......"
호타루 아키하바라에 가면 그리운 사람을 만날 수 있다."
호타루 "하지만 바로 만날 거라는 말은 하지 않았었지."
호타루 "......"
호타루 "조금 돌아다녀 보자."
호타루 (그러고 보니 그리운 기분이 들어.)
호타루 (그래, 최근의 기억들은 떠올릴 때마다 이상한 위화감이 들지만, 한참 전 아키하바라에 있을 떄의 기억은 분명해.)
호타루 (처음 아이돌... 아이돌 지망생의 노상 라이브를 본 것도, 아이돌이 되자고 결심한 것도, 그리고 나를 아이돌의 세계에 본격적으로 이끌어준 프로듀서씨를 만난 것도... 전부 여기야.)
호타루 "기억날 수밖에 없지."
호타루 "그런데 여긴 전혀 변하질 않았네."
호타루 (높은 빌딩에 걸려 있는 전광판은 언제나 화려한 영상을 틀고 있고, 그 아래서 사람들은 늘 북적거려.)
[아이돌 레아의 공연이 이번 주 목요일에 잇습니다!]
[여기 안내가 적힌 전단지입니다. 한 장만 받아주세요!]
호타루 (아이돌의 공연이라... 나도 예전에 저랬었지.)
호타루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내 공연 일정이 적혀 있던 전단지를 나눠주면서... 그러고 보니 프로듀서씨도 그러다가 만났었지 참.)
플라워p "레아쨩의 공연, 보러 와줄래?"
호타루 "아, 네."
호타루 (그래, 이런 식으로, 불쑥 나타나서는 내게 자기네 사무소 들어오지 않겠냐고 했어.)
호타루 "......"
호타루 "아."
플라워p "응? 왜 그래 호타루쨩?"
호타루 "어, 어? 저... 알아보시겠어요?"
플라워p "물론이지. 그야 호타루쨩은 느낌적인 느낌이 있어서 척 보면 알 수 있어."
호타루 "무슨 소린지 이해가 안 되는데요."
플라워p "아무튼 그런 게 있어. 그럼 슬슬 전단지 받아줄래?"
호타루 "아 네."
플라워p "고마워! 이왕 받은 김에 꼭 와줘?"
플라워p "장소는 저기 보이는 건물의 지하실이고, 날짜는 이번 주 목요일, 공연 시작 시각은 오후 5시야."
플라워p "내가 프로듀스하는 아이돌이니까 기대해도 좋아. 호타루쨩에 밀리지 않는 빼어난 실력의 소유자니까. 그러니까, 꼭 와주는 거다?"
호타루 "프로듀서씨는... 예전이랑 달라진 게 전혀 없네요."
플라워p "그에 비해 호타루쨩은 많은 게 달라졌네. 우후후, 나와의 약속을 지켜주다니 기쁜걸."
호타루 "네? 약속, 이요?"
플라워p "왜 있잖아! 사무소가 망해버리고 나서 마지막으로 다 같이 맛있는 걸 먹고 나서 내가 호타루쨩을 집까지 바래다줬을 때 했었던 약속 말이야. 설마 잊어버린 거야?"
호타루 "그렇게 말해도... 어... 어."
호타루"......"
호타루 "......"
호타루 "어떤 힘든 일이 있어도 아이돌에 대한 희망을 놓지 말아달라고 한... 그 약속이요?"
호타루 "......"
플라워p "뭐... 사실 잊어버려도 상관 없긴 하지. 호타루쨩이라면 어떤 시련이 닥쳐도 아이돌을 그만둘 리 없으니까."
호타루 "......"
플라워p "그럼 슬슬 가봐야겠네. 전단지가 아직 많이 남았거든."
플라워p "시간이 허락하면 호타루쨩도 꼭 보러 와. 절대! 후회하지 않을 테니까."
플라워p "그럼 이만."
호타루 "아... 아, 프 프로듀서씨!"
호타루 "저기... 그게... 저... 그러니까 프로듀서씨!"
호타루 "저 좀 도와주세요!"
플라워p "응, 뭔데?"
호타루 "어? 어... 도와주시는 거예요?"
플라워p "물어볼 필요도 없지. 호타루쨩 부탁인걸."
플라워p "하지만 그 전에 해야 할 게 있어."
호타루 "네? 뭘요?"
플라워p "장소, 옮겨야지."
플라워p "너무 크게 말했어."
호타루 "아."
이번 주말은 제가 아이마스 라이브 뷰잉을 보는 관계로 잠시만 쉬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 즐거운 주말 되시와요!
벽│ヮの < ......
벽│ヮの < 아무것도 아닙니다.
벽│ヮの < 그럼 이제부터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