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그런데, 사람들, 되게…많네.」
후미즈키 「새로 연 가게라 그럴 거야. 그래도 자리는 남아있으니 상관 없잖아?」
시즈카 「자, 어서 앉자.」
우린 남는 자리에 앉아 식사를 즐겼다.
후미즈키 씨는 자기가 내는 걸 잊고 있었는지 마음껏 먹고 있었다.
시즈카 씨는... 평소보다 먹는 속도가 많이 느려졌다.
입맛이 없는 건가, 싶어서 물어보니까
시즈카 「이제 체중 관리 해야할 거 같아서...」
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동 몇 그릇을 비운거야, 시즈카 씨.
.
.
.
식사를 끝내고 계산 할 시간.
후미즈키 「...좀 비싼데...」
안나 「절반, 후미즈키 씨가, 먹은 거야.」
정확하게는 70% 정도. 반올림해서.(반올림 안하면 70% 이상이다.)
그래도 후미즈키 씨는
"이번엔 내가 사기로 했으니까!"라면서 음식값을 지불했다.
식당을 나와 계단을 내려갔다.
안나 「배불러...」
시즈카 「그러고보니 안나, 조금 살찐거 같기도 하고?」
안나 「정말?!」
시즈카 「농담이야. 농담.」
안나 「놀래키지…마...」
옛날에는 별로 신경 안썼는데
요즘엔 통통해졌다는 말에 많이 민감해졌다.
후미즈키 「으음...」 뒤적뒤적
안나 「...? 후미즈키 씨, 무슨 일…있어?」
후미즈키 「그게 휴대폰이 없어져서... 가방 안에 넣은 것 같았는데.」
시즈카 「식당에 두고 온 거 아냐?」
후미즈키 「그런가... 나 다시 올라갔다 올게.」
시즈카 「먼저 내려가있을태니 천천히 다녀와.」
후미즈키 씨는 다시 식당으로 올라갔고 우리 둘은 바깥에서 후미즈키 씨를 기다리고 있었다.
몇 분 뒤, 후미즈키 씨는 휴대폰을 들고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다.
시즈카 씨의 말대로 식당에 두고 온 모양이였다.
그나저나, 천천히 내려오지. 잘못하면 넘어지겠어.
후미즈키 「나 왔어!」
안나 「천천히…내려-」
후미즈키 「으앗!」
『우당탕-』
안나 「...역시.」
시즈카 「후미즈키, 괜찮아?」
1~40 : 으으윽...
41~80 : 응, 조금 삐끗한 거 뿐이야.
81~100 : 이 정도쯤이야.
+~3까지 주사위 후 '중간 값'으로
후미즈키 씨가 나을 때까지 한동안 계속해서 부축해줬다.
한 20분 동안 부축하며 돌아다니니 후미즈키 씨가 괜찮다면서 우리 손을 빌리지 않았다.
안나 「정말…괜찮은 거?」
후미즈키 「괜찮다니까. 봐봐!」
후미즈키 씨가 잠시동안 현란한 댄스를 보여줬다.
그 때 잠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기분 탓이려나.
시즈카 「...아, 나 이제 가봐야 할 거 같아.」
시즈카 씨가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더니 우리에게 말했다.
시간을 확인해보니 벌써 8시가 넘어있었다.
안나 「안나도, 가야 해.」
후미즈키 「그럼 오늘은 여기서 해산이네.」
각자 집으로 가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우린 그 자리에서 흩어졌다.
난 길을 가다 무심결에 뒤를 돌아 후미즈키 씨가 가는 걸 바라보았다.
정말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걸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뭐지, 이 찝찝한 기분은...
.
.
.
【12월 18일 (月)】
『달칵』
시즈카 「후미즈키!」
안나 「괜찮아?!」
극장에서 후미즈키 씨의 입원 소식을 듣고 우린 곧장 병원으로 달려갔다.
후미즈키 씨가 발목과 팔에 깁스를 한 채 병실 침대에 앉아있었다.
후미즈키 「아, 시즈카랑 안나구나. 어서와.」
시즈카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후미즈키 「그게... 말하자면 되게 어이 없는데...」
우린 후미즈키 씨의 얘기를 들어봤다.
어제 다 나은 것 같은 발목이 다음 날이 되자 더 심한 통증이 느껴졌고
다른 사람의 부축도 받지 않은채 계단을 내려가다 발이 미끄러져 계단에서 굴렀다는 얘기였다.
시즈카 「그래도 더 크게 안 다쳐서 다행이야...」 휴우
『달칵』
P 「후미즈키!」
안나 「프로듀서.」
후미즈키 「오셨네요, 프로듀서. 죄송해요...」
P 「아냐. 더 크게 안 다친게 중요한거니까...」
프로듀서는 후미즈키 씨의 상태를 확인하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P 「그나저나, 후미즈키, 언제 퇴원할 수 있을거 같아?」
후미즈키 「퇴원은 3일 뒤에 할 수 있데요. 그리고 깁스는 일주일 뒤에 푼다고...」
시즈카 「일주일?!」
P 「이런...」
데뷔일까지 앞으로 6일.
순조롭게 시작 될 것 같은 우리들의 데뷔 무대가 꼬여버리게 되었다.
절망적인 소식에 병실 안은 쥐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시즈카 「...저기, 프로듀서. 이제 어떻게 하죠...?」
P 「......」
후미즈키 「...미안해. 다들...」
후미즈키 「나 때문에... 일이 이렇게 꼬여버려서...」
고개를 푹 숙인 후미즈키 씨.
후미즈키 씨가 덮고 있는 이불 위에 물방울들이 뚝뚝 떨어졌다.
프로듀서는 한참동안 아무말 없다가 '잠깐 기다려 봐.'라며 밖으로 나갔다.
몇 분 뒤, 프로듀서는 다시 병실로 들어와 말했다.
P 「지금 상황에서 선택지는 두 가지야.」
시즈카 「두 가지...?」
P 「첫 번째는 데뷔 무대 취소. 이렇게 되면 너희들의 데뷔일은 무기한 연기 돼.」
안나 「...또 다른, 선택지는...?」
P 「두 번째는 후미즈키를 제외한 너희 두 사람만 무대에 올라가는 것.」
P 「물론 기존 후미즈키의 파트는 너희가 또 나눠서 맡아야 할 거야.」
안나 · 시즈카 · 후미즈키 「......」
P 「어떻게 할래. 난 아무 간섭도 하지 않겠어. 너희들이 알아서 결정해.」
후미즈키 「...역시, 너희 두 사람끼리 먼저-」
시즈카 「무기한 연기할게요.」
안나 「저도.」 끄덕
후미즈키 「...에?」
시즈카 씨는 우리 두 사람끼리 데뷔하는 대신 무기한 연기를 택했다.
나도 시즈카 씨의 뜻을 따라가기로 했다.
후미즈키 「잠깐, 진심이야? 몇 개월 연기가 아니라 '무기한' 연기라고?」
시즈카 「응.」 무덤덤
후미즈키 「때마침 찾아온 데뷔를, 이렇게 날려도 괜찮은 거야?」
안나 「상관…없어.」
후미즈키 「어째서...?」
시즈카 「지금 네 파트를 우리 둘이 나눠 맡기엔 너무 힘들단 말이야.」
시즈카 「그리고... 그게...」
시즈카 씨는 후미즈키 씨의 시선을 피해 뒤로 돌아 조용히 얘기했다.
시즈카 「...뭔가 네가 빠지면, 크라운즈가 아닌 것 같단 말이야...」
안나 「...오글…거려.」
P 「시즈카, 그런 대사도 칠 수 있었구나. 혹시, 중2...」
시즈카 「그, 그런 거 아니에요!」
시즈카 씨가 얼굴을 붉히고 다시 뒤로 돌아 소리쳤다.
어쨋든 시즈카 씨의 말에 나도 동의한다.
지금 후미즈키 씨의 파트를 나눠 연습하기에는 시간도 부족하고 너무 어렵다.
그리고 후미즈키 씨가 없는 '크라운즈'는 RPG에 퀘스트가 없는 거랑 똑같다.
P 「뭐, 두 사람 다 생각을 정한 것 같은데, 넌 어떻게 생각해?」
후미즈키 「......」
후미즈키 씨는 의견을 굳힌 우리들의 눈치를 아직까지도 보고 있었다.
난 후미즈키 씨에게 눈으로 '우린 괜찮아'라는 신호를 보냈다.
후미즈키 「...그럼, 저도 그렇게 할게요...」
P 「좋아, 만장일치로군.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
시즈카 「고마워요, 프로듀서.」
P 「고맙긴 뭘. 그럼 난 일하러 가야해서 이만.」
프로듀서는 그렇게 말하고 먼저 방 밖으로 나갔다.
방 문이 닫히고 우리 셋 중에서 먼저 말을 꺼낸 사람은 후미즈키 씨였다.
후미즈키 「미안. 나 때문에 너희들 데뷔까지 미뤄져서...」
시즈카 「미안한 거 알면, 어서 빨리 낫기나 해.」
후미즈키 「헤헤, 그렇지?」
안나 「기회는…또, 찾아 올 거야.」
시즈카 「응.」
이때까지만 해도 기회는 다시 찾아올 줄 알았다.
...하지만 그건 나의 안일한 생각이였다.
.
.
.
【12월 20일 (水)】
후미즈키 『그럼 내일 만나자.』
안나 「응. 내일…만나.」
『뚝-』
후미즈키 씨의 퇴원 전 날 밤,
자기 전에 난 후미즈키 씨에게 전화를 걸어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 받았다.
후미즈키 씨는 내일 퇴원이 되게 기대되는 모양이였다. 퇴원하면 오락실에서 펌프하러 가고싶다나 뭐라나.
어차피 퇴원해도 4일동안 목발 신세라 하지도 못할탠데.
시즈카 「오늘 난 기사야.」
세리카 「...새벽 4시경, 도쿄의 어느 병원에서 화재가 발생. 부상자는 10명, 사망자는 3명...」
시즈카 「그리고 그 기사 아래 사상자 명단.」
세리카 「......」
안나 「......」
아냐, 그럴리가...
장난 치지 말라고, 이렇게 갑자기...
이걸 정말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
세리카 「...있네요.」
안나 「......」
'이별은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어떤 소설에서 읽었던 구절이다.
그 소설에서 벌어질 법한 일이
나한테 실제로 다가왔다.
.
.
.
【1월 22일 (金)】
병원 화재 사건 한 달 후,
후미즈키 씨네는 후쿠오카로 이사를 가버렸고 극장에 있던 크라운즈의 전 멤버의 캐비닛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불이 난 병원은 다시 지어져 원래대로 돌아왔고 나와 시즈카, 세리카도 평범하게 일상을 살아가고 있었다.
이렇게 잠시 떠들석 했던 화재 사건은 완전히 사그라들었다.
「10분 동안 쉬었다가 다시 시작하죠.」
안나 · 시즈카 「네.」
황금 같은 휴식 시간.
...라고 해도 그냥 말 그대로 물 마시고 숨을 고르는 휴식 시간으로 변해버렸다.
딱 한 명만 빠졌을 뿐인데도 크라운즈의 팀 분위기는 180도 바뀌어 버렸다.
『달칵』
P 「여어, 다들 있었구나.」
안나 「...프로듀서.」
시즈카 「무슨 용건이죠?」
직설적인 시즈카 씨의 질문.
그러자 프로듀서는 우리들을 스윽 살펴본 후 조금 고민하더니 말을 꺼냈다.
안나 「...시즈카 씨.」
시즈카 「응?」
안나 「시즈카 씨는, 아직도…못 잊은 거야?」
시즈카 「......그런 거 같네.」
안나 「...이제 슬슬…보내 줘야지...」
시즈카 「......」
안나 「후미즈키 씨도, 시즈카 씨…지금 모습, 보기 싫어할…거야.」
시즈카 「......」
안나 「그러니까, 이제-」
시즈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
안나 「」 깜짝
시즈카 「...나 먼저 가볼게. 내일 보자.」
안나 「......」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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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하아...」
그래, 친하게 지냈던 사람을 보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
그것도 이렇게 갑자기 영영 볼 수 없게 된다면 더더욱...
나도 후미즈키 씨를 완전히 잊어버린 건 아니다.
단지, 떠올라도 그저 모른채 할 뿐이지...
「...괴로우신가요?」
안나 「음?」
이것저것 복잡하게 생각하며 걸어가다가
뒤에서 낮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난 번에 나에게 말도 안되는 경고를 했던 그 사람이였다.
「결국 떠났군요. 그녀는.」
안나 「......」
「아, 그 전에 데뷔일이 정해졌다니, 축하드립니다.」
안나 「...불이 날 거, 알고…있었나요...?」
「그 정도 예상하는 건 쉬운 일이죠.」
안나 「...왜, 말…안했죠?」
「무슨 말을-」
안나 「그 병원에 불이 날 거란 사실을 왜 말 안해줬냔 말이에요!」
내가 그 사람에게 소리치자
망토를 뒤집어 쓴 사람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차피 제가 말했어도 믿지 않았을 거 아닙니까.」
안나 「그, 그건...」
「그리고 제가 그 병원에 불이 난다는 사실을 경찰에게 말해도 경찰이 제 말을 믿어줄까요?」
안나 「......」
...맞는 말이다.
그 때 당시, '후미즈키 씨를 멀리해라.'란 말도 난 귀담아 듣지 않고 무시했다.
그리고 며칠 후에 병원에서 큰 불이 난다는 사실을, 과연 누가 믿어줄까.
「전 당신에게 응원의 메세지를 전하러 기다리고 있었을 뿐입니다.」
안나 「......」
「데뷔 전까지 연습, 잘 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전-」
안나 「저기...」
「...뭐죠?」
안나 「처음…만났을 때, 준 부적, 줄 수…있어?」
안나 「후미즈키 씨와…만나고, 싶어.」
난 돌아가려는 그 사람의 소매를 붙잡고 부탁했다.
「...어렵진 않습니다만.」
안나 「! 그럼-」
「단, 시간 제한이 있습니다.」
안나 「시간…제한...?」
그 사람은 내 손을 떨쳐내고 소매에서 뭔가를 꺼내 내게 건내줬다.
「이 부적을 사용하면 그녀를 만날 수 있을 겁니다.」
「다만, 그 효력은 1일 동안만 지속됩니다. 그리고 오늘 사용하지 않으면 부적의 효능은 저절로 사라집니다.」
안나 「...상관…없어.」
하루만 만난다해도 상관 없다.
그저, 후미즈키 씨에게 마지막 인사라도 하고 싶을 뿐이다.
난 그 부적을 챙겨 주머니 안에 넣었다.
안나 「감사합니다. 정말로... 어떻게 답례를…」
「답례는 필요없습니다. 어서 그녀를 만나러 가보시죠.」
안나 「...네.」
「아아, 미처 말하지 못 한 게 있군요.」
안나 「?」
「이건 선택사항입니다만.」
「… … … … ….」
안나 「...!」
.
.
.
난 그 사람이 챙긴 부적을 배게 밑에 두고 잠을 청했다.
한동안 레슨으로 쌓인 피로 덕분에 금방 잠들 수 있었다.
안나 「하아... 하아...」
시즈카 「좋아, 이번엔 되게 잘한 거 같았어.」
안나 「응.」
난 시선을 옆쪽으로 돌려 후미즈키 씨의 반응을 확인했다.
하지만 내 예상과는 달리 후미즈키 씨의 표정은 썩 좋지 않았다.
후미즈키 씨는 잠깐 골똘히 생각하더니 내 앞으로 나와 춤췄다.
아까 우리가 췄던 댄스의 한 부분이였다.
후미즈키 「이건 이런 식으로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안나 「응?」
후미즈키 「그리고 안나는 웨이브가 전혀 자연스럽지 않아. 시즈카는 스텝에 좀 더 신경써야하고.」
안나 「아, 응.」
신기했다.
어떻게 매번 지적당하는 부분을 콕 집어서 지적할 수 있는 거지.
안나 「...시즈카 씨, 한 번 더…하자.」
시즈카 「그럴까.」
스피커에서 음악이 흘러나오고 우리들의 댄스는 시작했다.
후미즈키 씨도 한 번 본 동작들을 전부 외웠는 지 우리들 앞에서 같이 춤추고 있었다.
...이러니까 다같이 연습하던 때가 생각나네.
.
.
.
안나 「흐음...」
후미즈키 「굉장해! 한 번 지적했는데 그렇게 빨리 고쳐진거야?」
트레이너 씨한테 한 수십번은 지적 받았었는데요.
시즈카 「......」
후미즈키 「시즈카도 잘했어.」 토닥토닥
시즈카 「음? 안나?」 휙
안나 「?」
시즈카 「방금 내 어깨 두드리지 않았어?」
안나 「아니. 두드린 적…없는데.」
시즈카 「에이, 거짓말 하지 말고...」
안나 「정말…이야.」
시즈카 「그래? 이상하네... 분명히 뭔가 뒤에서 내 어깨를 두드렸는데... 기분 탓인가.」
후미즈키 「.....」
시즈카 「안나, 나 잠시 화장실 다녀올게.」
안나 「응. 다녀 와.」
시즈카 씨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
그렇게 그리워하던 후미즈키 씨가 바로 뒤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후미즈키 「......」
안나 「저기, 괜찮…아?」
후미즈키 「시즈카한테도 인사를 하고 싶은데...」
후미즈키 「내가 아무리 말해도... 시즈카에겐 들리지 않겠지...」
안나 「......」
후미즈키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겠지. 세리카도... 선생님도... 부모님도...」
안나 「후미즈키 씨...」
안나 「...마지막 인사, 하고…싶어?」
후미즈키 「당연하지! 하지만... 할 수 없는 걸...」
안나 「아냐, 방법이…있어.」
후미즈키 「...!」
----------
「그녀의 영혼은 부적을 사용한 사람에게만 보이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의 목소리도 사용자에게만 들리게 되죠.」
안나 「...잠깐, 그럼 후미즈키 씨는...」
「눈치가 빠르시네요. 네,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없습니다. 당신만 빼고요.」
안나 「......」
「하지만 한 가지, 이것만 알려드리죠.」
「이 부적은 '그리움'이란 감정을 증폭시키는 부적입니다.」
「사용자가 부적을 통해 영혼을 볼 수 있는 이유도, 그 부적이 사용자의 그리움을 증폭시켜 현세에 영혼이 내려올 수 있게 하죠.」
안나 「...그럼, 후미즈키 씨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키워버리면...!」
「...이해력이 높으시군요.」 방긋
----------
『달칵』
시즈카 「나 왔어.」
안나 「아, 빨리…왔네.」
시즈카 「그냥 세수만 하려고 간 거니까. 자, 연습 계속할까.」
안나 「...시즈카 씨, 연습 그만하고 어디로 나가보자.」
시즈카 「음? 갑자기? 어디로?」
안나 「예전 후미즈키 씨네 집.」
시즈카 「......」
시즈카 씨의 표정이 한 순간에 굳어졌다.
'간신히 잊고있었는데 그 얘긴 왜 꺼낸거야?'라는 표정이였다.
미안해, 시즈카 씨. 하지만 나중에 이해해 줄 거야.
난 휴대폰을 꺼내 다른 사람도 같이 부르기로 했다.
후미즈키 씨가 우릴 데려 온 첫 번째 행선지는 부엌이였다.
시즈카 씨가 765 프로덕션에 들어가기로 한 전 날,
나와 세리카, 후미즈키 씨, 시즈카 씨, 그리고 선생님과 함께 요리 대결을 했던 장소.
그 때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승부긴 했어도 재밌게 웃고 떠들었었다.
P 「부엌 하나 되게 넓네...」
트레이너 「저도 처음에 그렇게 생각했어요.」
시즈카 「......」
시즈카 씨가 조리대 쪽을 빤히 쳐다봤다.
시합 날, 시즈카 씨가 사용했었던 조리대였다.
----------
-요리 시합에서...
『남은 시간 2분!』
시즈카 「...좋아, 육수는 완료.」
시즈카 (이제 고명만 올리면...) 툭
「와장창-!」
시즈카 「...망했어...」 추욱
후미즈키 「음? 우와앗! 괜찮아?」
시즈카 「시간이 없어... 이제 고명만 올리면 다 됐었는데...」
후미즈키 「어어... 자, 잠깐만 있어 봐!」
시즈카 「......」 주륵
트레이너 「...시즈카?」
시즈카 「산삼이랑 대추, 처음엔 안 어울리는 조합이라고 생각했는데...」
시즈카 「의외로... 잘 맞는 것 같더라고...」 뚝뚝
트레이너 「시즈카, 괜찮아?」
시즈카 「나중에 시간되면... 또 같이 만들어 먹기로 했는데...」
울분을 참지 못한 시즈카 씨가 결국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트레이너 씨가 옆에서 시즈카 씨를 달래줬다.
내 옆에 있는 후미즈키 씨도 억지로 참던 눈물을 보였다.
안나 「...괜찮아?」
후미즈키 「으응, 별 거 아냐.」
후미즈키 「단지, 그런 일도 있었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안나 「그래...」
세리카 「아, 여기 쪽지가 있어요!」
안나 「뭐?」
뭔가를 발견했다는 세리카 쪽으로 다들 시선이 쏠렸다.
정말로 반듯하게 접힌 쪽지 하나를 치켜들고 있었다.
후미즈키 「...찾은 모양이네.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이야.」
안나 「본격적…으로?」
후미즈키 「난 이만 가볼게. 편지의 단서대로 빨리 날 찾아줘.」
안나 「아아, 잠깐-」
멈춰세우기도 전에 후미즈키 씨는 벽 너머로 사라졌다.
유령은 벽도 마음대로 넘을 수 있는건가. 그러면 극장에서는 왜 굳이 문을 열고 들어간거야.
P 「뭐가 적혀 있지?」
세리카 「읽어 볼게요.」
세리카는 쪽지를 펼쳐 안의 내용을 읽었다.
----------
축하해! 내가 쓴 쪽지 찾았구나. 다행이야...
앞으로 두 개만 더 찾아주면 돼.
힌트를 조합하면 날 만날 수 있는 장소를 알 수 있어.
힌트, 빨리 찾길 바래. 그럼 나중에 만나자!
.후미즈키
이 쪽지의 힌트는 上(상)!
----------
시즈카 「잠깐, 후미즈키가 쓴 편지라고?!」
발신자가 후미즈키 씨라는 사실에 다들 깜짝 놀랐다.
세 사람 중에서 제일 먼저 정신을 차린 사람은 프로듀서였다.
P 「어, 어이, 안나. 장난 치지 말라고... 후미즈키가 쓴 쪽지라니, 그건 있을 수 없는 일-」
안나 「후미즈키 씨가…썻어.」
P 「...뭐?」
안나 「후미즈키 씨가…쓴 거야. 난…알아.」
난 네 사람에게 이 저택으로 온 이유를 자세하게 말해줬다.
그리고 내가 죽은 후미즈키 씨와 만났었다는 것도.
반응은 역시나, 네 사람은 인정 할 수 없다는 표정이였다.
안나 「...믿기 어려운 거, 알고…있어. 하지만, 진짜야.」
안나 「후미즈키 씨의…마지막…인사, 이벤트.」
트레이너 「하지만 그걸 우리가 어떻게 믿을 수 있겠어?」
안나 「어울려…주세요. 후미즈키 씨의…부탁, 이에요.」
네 사람의 반응
1~50 : 역시 믿을 수 없어. 소름끼치는 저택, 어서 벗어나자.
51~100 : 말도 안되는 소리긴 하지만, 그래도 믿는다.
먼저 2표.
P 「안나가 아무리 말해도 실감이 전혀 가지 않는 걸.」
안나 「그치만, 이 쪽지는…정말로-」
P 「어제 안나가 미리 저택에 숨겨둔 쪽지일 수도 있지.」
프로듀서의 말 한 마디에 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나머지 세 명도 프로듀서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안나 「그래도-」
P 「후미즈키를 기억하자는 안나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굳이 이런 방법을 사용해야 할까?」
안나 「......」
P 「...이제 돌아가봐야겠어. 일하다 나온거니까.」
시즈카 「나도 레슨실로 돌아갈래. 솔로곡도 연습해야 하니까.」
트레이너 「그럼 어서 나가자. 아까부터 분위기가 으슬으슬 해...」
세리카 「저도요...」
네 사람 다 내 말을 믿지 않는 것 같다.
덤으로 네 사람 다 이 저택에서 나가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내가 여기서 더 말해봤자, 다들 날 이상하게 볼 뿐, 설득되진 않을 거 같다.
안나 「...응…나가자.」
시즈카 「그래. 어서 극장으로-」
안나 「하지만, 그 이전에…들를 곳, 한 군데.」
트레이너 「어디에?」
.
.
.
-정원
난 네 사람과 함께 저택 내 정원으로 들어왔다.
후미즈키 씨의 무덤이 있는 곳. 원래는 이사가려는 저택의 정원에 묻을 예정이였지만
후미즈키 씨가 이 정원을 매우 좋아해서 이곳에 묻어뒀다고 한다.
안나 「위치가…어디였지.」
세리카 「여기 왼쪽으로 갔던 걸로 아는데요.」
안나 「아, 그랬지.」
후미즈키 씨의 장래식 이후, 처음 가보는 무덤.
정원 입구의 왼쪽으로 쭉 걸어가보니 얼마 안 가 후미즈키 씨의 무덤이 보였다.
무덤 주변에는 한 달 전, 우리가 심어뒀던 어린 꽃이 꽤 자라있었다.
다시 후미즈키의 무덤으로 돌아와 말 없이 바라보기만 했다.
톱 아이돌이 되면 나중에 다시 만나기로 했으면서 왜 먼저...
트레이너 「...음? 이건...」
쪽지라... 아까 부엌에서 봤던 쪽지랑 같은 방식으로 접혀 있네.
안나가 적은 쪽지겠지. 확실히.
그런데, 언제부터 여깄던거지? 아까까지만 해도 없었는데...
트레이너 「...한 번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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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선생님이 이런 얘기를 저에게 해드린 적이 있었죠.
성격이 저와 꼭닮은 제자를 잃어버린 경험이 있었다고...
선생님, 죄송해요. 그 때랑 똑같은 일을 겪게해드려서.
그나저나, 하아... 지옥 훈련 확정이네요. 눈 앞이 깜깜...
-후미즈키
힌트가 적힌 쪽지는 세리카가 가지고 있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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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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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가기 전 학원에서...
(쉬는 시간)
후미즈키 「그나저나, 선생님은 예전에 어느 프로덕션에서 트레이너로 일하셨다고 했죠?」
트레이너 「아, 응. 그랬지. 346프로덕션이였나?」
후미즈키 「헤에~ 그런데, 갑자기 프로덕션을 그만두고 이런 외진 곳에 학원을 차린 이유가 뭐죠?」
트레이너 「......」
후미즈키 「...선생님?」
트레이너 「내가 아끼던 아이가, 교통사고로 먼저 가버렸거든. 저 세상으로...」
후미즈키 「......」
트레이너 「되게 활발했던 애였어. 활발하다 못해 바보처럼 느껴질 정도였다니까.」
트레이너 「...이제보니까 그 녀석의 바보같은 성격, 널 닮은 것 같기도 하고?」
후미즈키 「제, 제가 바보라는 건가요?!」
트레이너 「하지만 닮았는 걸! 어떻게 체육관으로 달려오다가 이런 외진 곳으로 오는 사람이 어딨어?」
후미즈키 「그 ,그건...」
트레이너 「...뭐, 그래도 그 바보 같은 점이 마음에 들어. 난.」
후미즈키 「그거, 칭찬이죠?」
트레이너 「물론 칭찬이지.」
후미즈키 「...선생님.」
트레이너 「?」
후미즈키 「전 선생님보다 먼저 죽을 일은 없으니까 안심하세요.」
트레이너 「...만약에 나보다 먼저 죽는다면 지옥 끝까지 쫓아가서 지옥훈련 시켜줄태니까, 그렇게 알아.」
후미즈키 「아... 절대 죽으면 안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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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한테 이런 얘기를 했던 적이 있었나...?
그러고 보니, 그 애가 안나의 몸을 빌려서 나에게 인사를 하러 왔던 적이 있었는데...
트레이너 「...에이, 설마...」
다른 사람의 추억도?
1. 추억 공개 (프로듀서와 후미즈키)
2. 추억 비공개
먼저 2표.
아무 이유도 한숨만 내쉬고 있다.
소중한 아이돌을 잃었다는 자책감 때문에?
...아마도 그런거겠지?
병원에 들렀을 때, 내가 후미즈키를 데리고 나왔더라면...
P 「...저택에서 나가면 한 개비 피워야겠군.」
P 「그나저나 몇 개비 남았더라...」
남은 담배 수를 확인하려고 평소 담배를 넣던 주머니 안에 손을 넣었다.
그런데 그 주머니에 담배 말고도 다른 뭔가가 손에 걸렸다.
난 그 뭔가를 꺼내 정체를 확인했다.
P 「...쪽지...?」
언제부터 이 안에 쪽지가...
애초에 안주머니라 누군가가 내게 가까이 접근하지 않는 한...
아니, 접근해도 넣는 건 불가능 할탠데.
P 「게다가 이 쪽지...」
P 「부엌에서 봤던 쪽지랑 같은 방식으로 접혀 있네.」
정체불명의 쪽지에 흥미가 생긴 나는 한 번 쪽지의 내용을 확인 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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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병원에 와서 말동무 해줘서 정말 고마웠어요.
한참 말하다가 프로듀서가 저한테 물어봤었죠.
'안나와 시즈카, 둘 중 누구에게 2인자 자리를 맡기고 싶은가'라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크라운즈에서 1인자, 2인자는 없어요. 다들 같은 위치에 있을 뿐.
안나와 시즈카, 앞으로 잘 부탁드릴게요.
.후미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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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
P 「그러고보니 그 때 그런 질문을 하긴 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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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병원
『달칵』
P 「여어, 후미즈키.」
후미즈키 「아, 프로듀서 씨!」
P 「여기 선물 가져왔어. 흘려들은 말로 알았는데, 이 과자 마음에 들어?」 부스럭
후미즈키 「네!」
.
.
.
후미즈키 「정말요?!」
P 「응. 아마, 퇴원하고 한 달 후?」
후미즈키 「!」 화들짝
P 「그러니까 어서 빨리 나으라고. 데뷔하고 싶다면.」
후미즈키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P 「...팀 리더인 후미즈키한테 물어보고 싶은게 있는데.」
후미즈키 「?」 와작와작
P 「후미즈키는 안나와 시즈카, 둘 중 누구에게 2인자 자리를 맡기고 싶어?」
후미즈키 「2인자...」
후미즈키 「...전 그걸 정할 자격이 없어요. 애초에 제가 리더를 맡아도 될지도 모르겠는걸요.」
P 「...그런가. 그래도 후미즈키 네가 굳이 한 명을 정하자면」
후미즈키 「음...」
후미즈키 「나중에 생각나면 문자나 전화로 알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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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그런데 왜 이 쪽지가 내 안주머니에...」
여태까지 정황을 봤을 때, 쪽지를 쓴 사람은 안나일 것이다.
그러면 이 쪽지는 안나가 내 주머니에 넣은 건가?
애초에 오늘은 안나와 가까이 붙은 적이 없는데...
난 아무 말 없이 하늘을 올려다봤다.
푸른 하늘 위에 있는 구름들 위에서 지금쯤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지 않을까.
시즈카 「...어라, 이건...」
하늘을 올려다보다 뭔가가 이쪽으로 날아왔다.
시즈카 「종이비행기?」
그 종이비행기는 이런저런 곡예를 하며 날아오더니 이내 내 발밑에 툭 떨어졌다.
갑자기 내 눈앞에 나타난 종이비행기에 조금 흥미가 생긴 나는 떨어진 비행기를 주웠다.
시즈카 「안에 글자가...?」
종이비행기를 자세히 보니 안에 뭔가가 적혀있었다.
난 비행기를 펼쳐 안의 내용을 확인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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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카한테는 사과하고 싶어. 정말 미안해.
퇴원하면 그 때 가르쳐 준 우동, 기념으로 만들어주려 했는데.
안나한테 얘기 들었어. 데뷔일 얼마 안 남았지?
응원할태니까, 열심히 해야해!
.후미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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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카 「우동이라...」
후미즈키도 우동 숨덕이였지.
나 때문에 우동에 관심을 가지긴 했지만.
...기억나네. 그 때, 갑자기 우리집에 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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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월 전, 시즈카의 집
『달칵』
시즈카 「누구세요?」
후미즈키 「안녕! 시즈카!」
시즈카 「후미즈키?」
.
.
.
시즈카 「그래서 나한테 특별한 우동을 만드는 방법을 배우고 싶다?」
후미즈키 「응. 안 될까?」
시즈카 「상관은 없지만, 전화라도 해주면 좋았을탠데.」
시즈카 「지금 냉장고에 재료가 없거든.」
후미즈키 「그거라면 걱정 마! 내가 들고 왔으니까!」
시즈카 「그래? 그러면 상관 없고.」
.
.
.
시즈카 「? 이건...」
후미즈키 「아, 그거? 내가 생각해 본 레시피.」
시즈카 「...호오.」 쫑긋
후미즈키 「어때? 괜찮아?」
시즈카 「응. 아이디어가 신선한데.」
후미즈키 「좋아, 그럼 그 레시피대로 한 번 만들어볼까!」
.
.
.
후미즈키 「하아...」
시즈카 「괜찮아. 처음치곤 굉장히 훌륭했어.」
후미즈키 「우으... 그래도...」
시즈카 「다음에 내가 또 도와줄태니까, 그때도 우리 집에 올래?」
후미즈키 「정말?!」
시즈카 「물론. 게다가 후미즈키의 우동, 나도 완작을 먹어보고 싶기도 하고.」
후미즈키 「그럼, 다음에도 또 올게!」
----------
그 이후엔 데뷔일이 정해지고 바쁘게 움직이다가
데뷔 후에 여유가 생기면 그 때 같이 만들자고 했으면서...
...이젠 영영 못 만들게 됐네.
시즈카 「...후미즈키...」
그 레시피, 지금 이 집에는 없겠지...?
...아니, 혹시 후미즈키의 방에 있을수도...
안나 「이제…나갈까요.」
세리카 「네...」
P · 트레이너 「」 끄덕
시즈카 「......」
.
.
.
저택 정문으로 내가 제일 먼저 앞장서서 걸어갔다.
뒤에 있는 네 사람은, 아무말 없이 날 따라오고 있을 뿐이였다.
문 앞에 다다르자, 적막을 깨고 먼저 말한 사람은 세리카였다.
세리카 「...저는 여기서 단서를 더 찾아보고 싶어요.」
안나 「...뭐?」
의외였다.
부엌에 있을 때만 하더라도 어서 빨리 나가고 싶어했던 세리카가 갑자기?
그 뒤에 나머지 사람들도 하나씩 말했다.
트레이너 「나도 시간이 많이 남기도 하니까...」
안나 「선생님?」
P 「일로 돌아가기엔 1시간 정도 더 남았고...」
안나 「프로듀서도?」
시즈카 「...나도 이 저택을 더 둘러보고 싶어.」
안나 「......」
시즈카 「그리고 안나 말대로 여기서 정말로 후미즈키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P · 트레이너 「」 뜨끔
대체 무덤에서 무슨일이 있었길래...
안나 「...?」
후미즈키 「......」 히히
후미즈키 씨가 기둥 뒤에 숨어 우리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설마 후미즈키 씨가 네 사람에게 무슨 짓을 한 건가?
세리카 「일단, 제가 무덤에서 찾은 정본데요.」
세리카가 쪽지 하나를 보여줬다.
쪽지 내용의 힌트인 관(館)이 적혀 있었다.
트레이너 「그럼 여태까지 모인 힌트는 상(上)이랑 관(館), 두 글자네.」
P 「어느 특정 장소를 가리키는 건가.」
시즈카 「음... 힌트를 더 찾아볼까요?」
1. 힌트를 찾으러 간다.
2. 답을 알 것 같다. (2번 선택시 답도 적어서 주세요.)
*2번 선택 후, 2개 답 모두 틀릴 시 1번으로 자동 선택
먼저 2표.
네 사람은 두 개의 힌트를 가지고 답을 추측해봤다.
나도 같이 답을 추측해봤다.
글자 상(上)과 관(館)...
집 관(館)이라면 어느 한 장소를 얘기 하는 거겠지?
그럼 이 저택 내부에 상(上)이 들어가는 장소가 뭐가 있지?
전원 「으으음...」
아무리 생각해봐도 전혀 머릿속에서 떠오르지 않는다.
힌트를 더 찾아보는 수밖에 없으려나.
안나 「아무래도...」
트레이너 「힌트를 더 찾아봐야겠지?」
안나 「네.」 끄덕
세리카 「그런데, 힌트는 어디있을까요?」
P 「이 넓은 저택을 샅샅히 살펴보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한데.」
시즈카 「...후미즈키의 방.」
「「「「자기 방에?」」」」
시즈카 「후미즈키도 우리를 어서 만나고 싶어할거야. 그럼 너무 어려운데 숨겼을 리는 없었겠지.」
시즈카 「부엌이랑 정원도, 그냥 우리가 생각나는데로 가본건데, 간단하게 단서를 찾을 수 있었잖아?」
세리카 「그건 그렇죠.」
부엌에 들른 건 생각나는 데로 간게 아니라 후미즈키 씨를 따라간 거지만.
시즈카 「그럼 우리가 이 저택에 들어왔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장소가 뭐가 있을까?」
트레이너 「정원이랑... 후미즈키의 방 정도?」
P 「근데 그렇게 간단히 생각해도 되는 거야?」
시즈카 「괜찮아요. 후미즈키, 생각보다 단순한 아이잖아요?」
후미즈키 「......」 쿡
어이어이, 후미즈키 씨가 저기 기둥 뒤에서 듣고 있다고.
P 「음... 확실히...」
후미즈키 「......」 푸욱
시즈카 씨의 공격! 프로듀서의 어시스트!
효과는 굉장했다!
세리카 「그럼 목적지가 정해졌으니 어서 가볼까요.」
트레이너 「그래!」
우리들은 힌트가 있을만한 장소인 후미즈키 씨의 방으로 향했다.
기둥 뒤에 있던 후미즈키 씨도 살짝 미소를 보이고 어딘가로 돌아갔다.
.
.
.
-후미즈키의 방
트레이너 「...뭐야, 가구가 그대로 있어...?」
안나 「부모님께서 후미즈키 씨의 방은 그대로 남겨두기로 했데요. 죽은 후미즈키 씨가 쓸 수 있게.」
트레이너 「그렇구나.」
그래서 그런지 후미즈키 씨가 쓰던 가방이나 트레이닝 복, 충전기 등이 그대로 남겨져 있었다.
한 달 동안 방치되서 그런지 가구 위에 먼지가 꽤나 쌓여있었다.
P 「일단 한 번 찾아볼까.」
시즈카 「네.」
우린 방 곳곳을 살펴보기로 했다.
책상, 침대 밑, 옷장 등 살펴볼 수 있는 곳은 모두 살펴봤다.
후미즈키 씨의 물건도 그대로 있었기에 방 안을 둘러보다 후미즈키 씨의 물건이 나올때면 잠시 울컥했었다.
시즈카 「...찾았다.」
세리카 「에?」
트레이너 「정말?!」
시즈카 「네. 서랍 안에 있었어요.」
안나 「...음? 시즈카 씨, 그 종이는?」
시즈카 「아, 이거?」
시즈카 씨는 쪽지를 발견할 때 같이 찾은 쪽지를 우리에게 보여줬다.
'후미즈키의 특제 우동!'이라는 제목으로 우동의 레시피가 적힌 쪽지였다.
시즈카 「이게 방 안에 있을거라고 예상은 했었는데, 진짜로 있었을 줄이야...」
세리카 「어쨌든 한 번 읽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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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감 좋은데? 이 쪽지를 찾아낼 줄이야.
이 쪽지에 적힌 힌트가 마지막 힌트야.
어서 만나고 싶다~♪
.후미즈키
마지막 힌트는 영(映)!
p.s. 시즈카, 내가 그 우동 만들어 봤는데, 그닥 맛은 없더라고.
대체 뭐가 문제일까? 나중에 찾아와서 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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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카 「......」
안나 「...시즈카 씨.」
시즈카 「......」
시즈카 씨는 아무 말 없이 눈물 한 방울을 떨어뜨렸다.
그리고 부엌에서 울었던 것처럼 울분을 참지 못하고 울어버렸다.
트레이너 「하여간, 오늘따라 시즈카, 눈물이 많은 걸.」
트레이너 「자자, 뚝, 얼굴 부으면 어쩌려고.」
시즈카 「...네.」 훌쩍
트레이너 「그래. 우는 건 시즈카답지 않아.」 토닥토닥
선생님이 시즈카 씨를 부드럽게 감싸안고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줬다.
P 「일단, 모든 단서는 찾은 건가?」
세리카 「네. 그런 거 같아요.」
모든 힌트들은 모였다.
이제 답을 알아내고 답이 가리키는 장소로 향하는 일만 남았다.
후미즈키가 기다리고 있는 장소는?
첫 번째 힌트 : 상(上)
두 번째 힌트 : 관(館)
마지막 힌트 : 영(映)
내일 5시까지 정답을 적어주세요.
정답을 찾으면 성공, 정답을 찾지 못할 시 실패.
후미즈키 「이렇게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게 되서... 정말 다행이야.」
P 「...안나가 우리를 네 저택에 데리고 온 이유도...」
후미즈키 「네. 이 무대의 준비를 위해서. 마지막 인사를 '그동안 고마웠어.'라고 말로만 표현하기엔 뭔가 부족하잖아요?」
후미즈키 「그리고 이 스테이지에서 한 번 쯤 라이브 해보고 싶었거든요.」
후미즈키 씨가 무대 쪽으로 돌아보면서 말했다.
나와 후미즈키 씨, 시즈카 씨 모두 무대에서 춤추는 날을 기대해왔다.
그 중에서도 제일 기대를 많이 품었던 사람은 다름 아닌 후미즈키 씨.
그 간절한 마음으로 지금의 노래와 댄스 실력을 갖추게 되었고 라이브 무대에 서기로 했지만
아쉽게도 후미즈키 씨의 그 소원은 생전에 이뤄지지 못했다.
안나 「소원, 이뤘네.」
후미즈키 「응. 이뤄냈어.」
후미즈키 「이제 마음 놓고 떠날 수 있게 됐어...」
시즈카 「잠깐, 벌써 가야 하는거야?」
후미즈키 「난 이미 죽은 사람이야. 원래 내가 있을 곳은 여기가 아냐.」
시즈카 「그런...!」
후미즈키 「...그럼, 내 부탁 하나만 들어줄래?」
시즈카 「부탁? 무슨 부탁이야?」
후미즈키 「힘들지 모르겠지만... 나중에 유명해지면 잊지말고 자주 찾아와 줘.」
후미즈키 「난 언제나 그 저택에서 살고 있을태니까.」
시즈카 「그닥 어려운 부탁도 아니네. 뭐.」
안나 「자주, 놀러…갈 게.」
시즈카 「다음에 가면 후미즈키의 특제 우동을 내가 만들어 줄태니까! 기대하라고!」
후미즈키 「...기대할게.」
후미즈키 「...그럼...」
후미즈키 씨는 뒤로 돌았다.
그리고 앞으로 걸어가는가 싶더니 다시 우리쪽으로 돌아 한 가지 물어봤다.
후미즈키 「하나 물어볼 게 있는데 들어줄 수 있어?」
세리카 「말만 해주세요. 저희가 해드릴 수 있는 선에서는 최선을 다할게요.」
후미즈키 「...그럼, 우리 부모님은 지금 어디 있는지 알아?」
안나 「후쿠오카로…이사 갔어.」
후미즈키 「그랬구나. 그래서 지금 이 자리에...」
만약 후미즈키의 부모님을 부를 수 있다면 불렀겠지만
마땅한 연락 방법도 없을 뿐더러 연락이 닿는다 해도 바쁜 두 분이 내 전화를 받을지 의문이다.
그리고 죽은 후미즈키 씨를 다시 볼 수 있다니, 무조건 믿지 않을 것이다. 두 사람은.
후미즈키 「...부모님을 다시 만날 수 있으면 좋을탠데...」
세리카 「그, 그건... 죄송해요. 그건 어떻게 할 수가...」
후미즈키 「...뭐, 괜찮아. 부모님은 나 없어도 잘 살태니까.」
후미즈키 씨는 살짝 미소를 짓고 다시 뒤로 돌았다.
후미즈키 「그럼 난 이제 가볼게.」
트레이너 「아, 자, 잠깐만!」
「사라락--」
트레이너 「...사라졌어.」
안나 「......」
후미즈키 씨는 우리의 눈 앞에서 사라졌다.
마지막 인사만을 남겨 놓고.
하지만 이제 원한은 없다. 마지막으로 후미즈키 씨의 모습을 볼 수 있었으니까.
나 말고도 다들 그렇게 생각하는 모양이다.
시즈카 「...다음에 봐. 후미즈키.」
.
.
.
후미즈키 씨와 작별 후,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데뷔까지 얼마 안 남았으니 열심히 해야지!"라며 각오를 다진 시즈카 씨와 같이 연습해서 많이 피곤했다.
방 안에 돌아온 나는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곧바로 침대 위로 쓰러져 그대로 잠들어버렸다.
-푸른 빛이 감도는 장소
안나 「......」 머-엉
후미즈키 「안나, 안나!」
안나 「...후미즈키... 후미즈키 씨...?!」
후미즈키 「우왓, 뭘 놀라고 그러는 거야?」
안나 「후미즈키 씨…극장에서…이미 하늘나라로…간 거, 아니였어?」
후미즈키 「아니야! 그냥 잠시 부모님 만나러 갔다온 거 뿐이라고.」
안나 「...아아.」
극장에서 날 두고 유유히 사라진 이유가 그것 때문이였구나.
그나저나 후쿠오카에서 도쿄를 왕복하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릴탠데?
후미즈키 「비행기타고 갔지롱~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는다는 거, 꽤 쓸만하던데?」
안나 「그랬구나. ...잠깐, 내 생각을…읽은 거야?!」
후미즈키 「여긴 안나의 꿈 속이니까 안나가 뭘 생각하고 있는지는 다 보인다구.」
안나 「아아, 그렇구나...」
후미즈키 「...이제 진짜 안나와도 작별이네.」
안나 「응. 하루, 정말…빨리 가네.」
후미즈키 「그러게...」
잠깐의 정적이 지금 이 공간을 채웠다.
후미즈키 씨는 조용히 뒤로 돌고 나에게 말했다.
후미즈키 「난 이만 가볼게.」
안나 「......」
후미즈키 「안녕. 영원히...」
안나 「...잠깐!」
난 후미즈키 씨가 떠나가기 전에 재빠르게 팔을 붙잡았다.
후미즈키 「...뭐, 뭐야?」
안나 「후미즈키 씨, 지금 내 생각…읽을 수 있지?」
후미즈키 「안나, 이거 정말... 사실이야?」
안나 「응...」
----------
「아, 한 가지 또 전해 말씀드릴게 있습니다.」
안나 「뭐죠?」
「이것도 선택 사항입니다만, 두 분끼리 의견이 맞으시다면 '계약'을 하실 수 있습니다.」
안나 「계약?」
「간단히 말해서, 안나 씨가 숙주라고 하면 그 숙주의 몸에 영혼이 붙어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한 개의 육체에 두 개의 영혼. 즉, '이중인격'이 되는 거죠.」
안나 「이중인격?」
「계약이 성립된다면 후미즈키 씨는 죽지 않고 영원히 안나 씨의 몸에서 함께 살아가게 될겁니다.」
안나 「!」
「단, 이 계약은 공생이 아닌 '기생'이기 때문에 숙주의 영혼이 버티지 못한다면 기생하고 있는 영혼에게 잡아먹힐 위험이 있습니다.」
「기생하고 있는 영혼으로부터 버틸 자신이 있다면 계약하셔도 상관 없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선택사항이므로 알아만 두십시오.」
----------
후미즈키 「......」
안나 「난, 계약…하고 싶어.」
후미즈키 「?!」
안나 「이대로…후미즈키 씨를, 보내기…싫다고...」
후미즈키 「......」
안나 「계약은, 서로가…수락해야만…할 수 있데.」
후미즈키 「......」
안나 「난, 계약…찬성이야. 후미즈키 씨는?」
후미즈키 「......」
안나 「어서. 하루가…얼마 남지…않았어.」
후미즈키 「...안나는, 괜찮아?」
안나 「」 끄덕
후미즈키 「무슨 일이 생긴다고 해도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야?」
안나 「결심…했어.」
내가 굳은 의지를 보이자 후미즈키 씨가 침묵했다.
침묵이 1분간 흐를 때, 후미즈키 씨는 마음이 없다고 확신하고 포기하려 했을 때,
후미즈키 씨가 날 불러 멈춰 세웠다.
후미즈키 「솔직히 말해서...」
안나 「?」
후미즈키 「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아.」
후미즈키 「아무도 없는 저 세상보다는 내가 아는 사람들이 많은 여기가 더 좋다고...」
안나 「......」
후미즈키 「안나, 정말 괜찮겠어?」
안나 「몇 번…물어 보는거야...」
후미즈키 「...나, 부탁이 있어.」
안나 「뭔데?」
후미즈키 씨가 '정말 괜찮을까...'라며 중얼거리더니
이내 고개를 젓고 내게 손을 내밀었다.
후미즈키 「나랑, 계약 하자!」
안나 「응.」
난 곧바로 후미즈키 씨의 손을 붙잡았다.
계약이라니, 뭔가 내가 알고 있는 현실의 계약은 되게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걸로 아는데
뭔가 이렇게 손을 잡는게 끝이라니, 뭔가 웃겼다.
「휘이잉--」
후미즈키 「앞으로 잘 부탁 해, 안나!」
안나 「응. 후미즈키 씨.」
잡은 두 손에서 강하고 영롱한 빛과 소리가 뿜어졌다.
.
.
.
-안나의 방
어제 일찍 자서 그런지 오늘따라 눈이 일찍 떠졌다.
난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고 그대로 누워있었다.
「일어났어?」
안나 「...후미즈키 씨?」
안나 「...아, 맞다. 우리 계약했었지.」
「응. 뭔가, 안나의 몸 안에 있으니까 느낌이 뭔가 이상하네.」
안나 「적응…해야지.」
「헤헤, 그래야겠지.」
후미즈키 씨의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후미즈키 씨는 내 안에 살아있다.
안나 「...나갈까.」
「음? 어디로?」
안나 「내일, 라이브, 연습…해야지.」
「아아, 그랬지!」
-765 극장 레슨실
안나 「안나, 도착.」
시즈카 「왔구나. 일찍 왔네?」
안나 「눈이…일찍…떠져서.」
시즈카 「안나도 나랑 똑같구나.」
시간을 다시 확인해보니 집합시간보다 한 시간 일찍 모여있었다.
시즈카 「이왕 일찍 온 거, 지금 시작할까.」
안나 「그럴까.」
두 사람의 연습 성과
1~25 : BAD (+0)
26~50 : GOOD (+1)
51~75 : GRATE (+2)
76~100 : PERPECT (+3)
+1이 안나, +2가 시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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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벽에 걸려있는 시계를 쳐다봤다. 3시 15분, 저 정도 시간이면 괜찮겠지.
안나 「용돈 있으니까…가볼까.」
후미즈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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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 (PM 3 : 35)
후미즈키 「~♪」
세리카 「얼마만에 보는 후미즈키 씨의 하이텐션인가요.」
시즈카 「며칠 동안은 계속해서 푹 숙이고 있었으니까.」
후미즈키 「그래? 그렇게 뚱하게 있었나. 헤헤.」
안나 「......」
후미즈키 씨는 아무말 없이 리모컨만 바라보고 있었다.
몇 초 지나지 않아, 후미즈키 씨가 제일 먼저 일어나 이 정적을 깨버렸다.
후미즈키 「자자, 지난 일은 다 잊어버리고! 오늘은 실컷 불러보는거야!」
세리카 · 안나 · 시즈카 「오오!」
1. 노래방 점수 내기 대결 (진 사람 벌칙)
2. 넘어가기
먼저 2표.
안나 · 후미즈키 · 시즈카 「오오!」
노래를 부르면서 방 안의 분위기는 매우 뜨거워졌다.
후미즈키 「자자, 다들 이제 목도 풀렸으니까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안나 「본론?」
시즈카 「아아, 목적이 있었구나. 어쩐지 갑자기 가자고 하더라.」
세리카 「그게 후미즈키 씨답지만요.」
안나 「그나저나, 본론…뭐야?」
후미즈키 씨가 갑자기 제안할게 있다고 하면
벌칙 내기 같은 이런 이벤트일텐데.
후미즈키 「벌칙 내기하자!」
어떻게 1도 안 틀릴 수 있는거지.
시즈카 「벌칙?」
후미즈키 「1인 1곡으로 노래를 부른 후, 그중에서 점수가 제일 낮은 사람이 벌칙!」
후미즈키 「벌칙 종목은 나머지 3명이 고르는 걸로. 어때?」
세리카 「으음...」
벌칙 내기라...
방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른 지금,
이 분위기를 더 끌어내기에 아주 좋을 것 같다.
안나 「응, 하자.」
세리카 「저도 할레요!」
시즈카 「그럼 나도 찬성.」
후미즈키 「다들 만장일치로 찬성인거지? 좋아, 그럼 첫번째 순서는!」
후미즈키 씨는 속전속결로 진행을 시작했다.
후미즈키 씨가 방송을 한다면 아마 예능 방송 프로그램에서 더 인기를 끌지 않을까.
후미즈키 「자, 순서는 정해졌고, 그럼 첫 타자 시작하겠습니다!」
「「「오오!」」」
+~1이 안나, +~2가 세리카, +~3이 시즈카, +~4가 후미즈키
값이 제일 낮은 사람이 벌칙.
나와 후미즈키 씨의 차례가 끝나고 세리카의 차례
세리카의 선곡은 키라메키라리,
세리카가 "여러분들에게 들려주려고 연습 많이 했어요!"라고 해서 기대하고 들었는데
기대 이상의 실력을 보여줘서 놀랐다.
후미즈키 「자, 과연 세리카의 점수는?」
『85점』
세리카 「에에?!」
안나 「휴우...」 ←92점
후미즈키 「예이! 세리카가 85점으로 현재 꼴지!」 ←95점
세리카 「우우...」
안정권에 든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시즈카 「다음은 나지? 어디보자... 음...」
후미즈키 「시즈카는 무슨 곡을 하려나.」
안나 「아마도, 파랑새나…곁에... 같은…노래?」
세리카 「뭔가 꼴지는 이미 정해진 것 같은데요...」
시즈카 「좋아, 결정했어.」
내 예상과는 다르게 의외로 록한 곡을 골랐다.
시즈카 「혹시 몰라서 연습 해봤거든. 여기서 불러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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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카 씨의 노래가 끝나고
다들 떨리는(솔직히 떤사람은 세리카 한 명 뿐이였다.) 마음으로 점수를 확인했다.
『84점』
세리카 「이, 이겼어요!」
시즈카 「.......」
안나 「벌칙 당첨, 축하해.」
시즈카 「축하해줄게 아닌데...」
시즈카 「하아... 그냥 내가 자신 있는 노래 부를 걸 그랬어...」
시즈카 씨는 고개를 푹 숙이고 탄식했다.
후미즈키 씨는 이 상황이 재밌는 지 단간론파에 나오는 모노쿠마 같이 웃었다.
후미즈키 「그럼, 벌칙을 정해볼까?」
시즈카 「......」
안나 「난, 후미즈키 씨에게…맡길게.」
시즈카 「...음?」
세리카 「저도 후미즈키 씨에게 맡길게요. 전 벌칙 정하는 건 잘 못하니까요.」
시즈카 「얘, 얘들아?」
이런 건 전문가에게 맡겨야지.
나와 세리카가 후미즈키 씨에게 맡긴다고 말하자
사악했던 웃음이 더 사악해졌다.
후미즈키 「크크크... 그럼 뭘해볼까...?」
시즈카 「히익...!」
시즈카 씨가 겁먹은 표정으로 후미즈키 씨를 바라봤다.
그런데 지금 후미즈키 씨 표정, 내가 봐도 무섭다.
벌칙 결정
+~3까지 자유롭게 서술 후 주사위(높은 값으로 ㄱㄱ)
후미즈키 씨는 휴대폰 메모장을 켜놓고 한참을 고민했다.
시간이 지날 때마다 시즈카 씨가 한숨을 내쉬는 텀이 짧아져갔다.
후미즈키 「...좋아! 이걸로 결정!」
안나 「뭐야?」
시즈카 「?」
후미즈키 씨는 휴대폰을 우리에게 보여줬다.
메모장에 적힌 내용은
'우동 하루동안 먹지 않기.'
였다.
시즈카 「!」 o0o
안나 「와, 잔인해...」
세리카 「너무 잔인해요...」
후미즈키 「뭐 어때. 벌칙이 이정도는 돼야지.」
시즈카 「」 털썩
벌칙의 내용을 확인한 시즈카 씨가 바닥을 짚고 절망해버렸다.
후미즈키 「우동 먹을 시, 다른 벌칙이 있으니까. 그렇게 알도록 해.」
안나 「몰래 먹으면…어떻게…할 거야?」
후미즈키 「몰래 못 먹을 걸~♪」
세리카 「네? 그걸 어떻게 알 수 있나요?」
후미즈키 「시즈카가 우리 집에서 하루 묵을 거니까!」
음, 그러면 확실하게 시즈카 씨를 감시 할 수 있겠네.
시즈카 「자, 잠시만! 그러면 너희 부모님이 불편해하지 않으실-」
후미즈키 「부모님은 오늘 안 계시고 이미 집사에게 얘기 다 해놨어.」
모든걸 계산하고 이 이벤트를 진행한 거였어?
시즈카 「그런데 너희 집에서 자고 간다니, 우리 아빠가 허락 안 할-」
후미즈키 「허락 다 받아놨는데?」
시즈카 「에?」
후미즈키 씨가 시즈카 씨의 아버지와 주고 받은 메시지 내용을 보여주며 말했다.
시즈카 씨는 급하게 휴대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했다.
시즈카 「여보세요? 아빠? ...진짜야?! 자, 잠깐만!」
시즈카 「......」
안나 「진짜…구나.」
그런데 어떻게 허락을 받은 걸까.
난 귓속말로 후미즈키 씨에게 물어봤다.
'시즈카의 우동 중독을 어떻게든 끊어보겠다.'라는 말에 허락해줬다고 한다.
안나 「어쨌든...」
안나 「시즈카 씨, 화이팅.」
세리카 「힘내세요. 시즈카 씨.」
시즈카 「......」
.
.
.
노래방에서 시간을 보낸 우리들은 각자 집으로 향했다.
시즈카 씨는 터덜터덜 걸으며 후미즈키 씨와 같이 후미즈키 씨네 집으로 향했다.
안나 「버틸 수…있으려나. 시즈카 씨.」
뭐... 하루 못 먹는건데, 버틸 수 있겠지. 아마도...
시즈카 씨를 걱정하며 골목을 계속 걸어나갔다.
「오랜만입니다.」
안나 「?」
「기억나지 않으려나요. 제가.」
누군가가 뒤에서 날 불러 멈춰세웠다.
목소리의 주인은 망토로 온 몸을 감춘 수상한 사람이였다.
...아, 기억났다. 지난번에 나에게 부적을 줬던 사람.
「기억 났나보군요.」
안나 「네. 해결이라고…해야하나요...」
그 때 고민을 해결해야했다고 해야하나,
지금은 그런 고민 따윈 전혀 생각나지 않으니, 해결했다고 하는게 맞을까.
저 사람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전할 말이 있어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안나 「...전할…말?」
「무시하고 싶어도 진심으로 들어줬으면 좋겠군요.」
「무시한다면, 안나 씨는 큰 상처를 입게 될겁니다.」
큰 상처라니, 갑자기 무슨 말인 걸까.
그래도 지난 번에 경험한 기이한 일(그 녀석)도 있었고 심심하기도 해서
재미삼아 한 번 들어보기로 했다.
「재미삼아 듣지 말아줬으면 좋겠군요. 그럼 말하겠습니다.」
안나 「뭐죠?」
수상한 사람이 나에게 말한 말은
정말로 무시하고 싶은, 아니 그냥 무시해도 되는 그런 말이였다.
「사쿠라이 후미즈키 씨를 멀리하십시오.」
안나 「네. 이만, 가볼게요.」
난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치부하고 뒤로 돌아 계속 집으로 향했다.
갑자기 무슨 소리야, 후미즈키 씨를 멀리하라니...
시즈카 「......」
안나 「...시즈카 씨, 왜 저리…저기압이야?」
후미즈키 「하루만 우리 집에 있는다는 게 이틀동안 우리집에 있어서...」
안나 「이틀동안 (우동을)안 먹인 거야?!」
후미즈키 「시즈카네 아버지가 부탁하셨단 말이야!」
얼마나 심했으면 시즈카 씨가 남의 집에서 묵는 걸
시즈카 씨의 아버지가 부탁할 정도일까.
『달칵』
안나 「트레이너 씨, 오셨나 보네.」
P 「여어, 다들 있었구나.」
후미즈키 「아, 프로듀서 씨!」
레슨실의 문을 열고 들어온 건
트레이너 씨가 아니라 프로듀서였다.
시즈카 「......」
P 「시즈카는 왜 저리 저기압이야?」
안나 「그게... 일이 좀…있었어요.」
후미즈키 「아...하하...」
P 「?」
우동 못먹어서 저렇게 저기압이라고 말하면 무슨 반응을 보여줄까.
프로듀서 씨는 저기압의 시즈카 씨를 잠시 쳐다보더니 다시 우리쪽을 돌아보고 헛기침을 내뱉었다.
P 「오늘 내가 너희들에게 온 이유는 전달할 사항이 있어서야.」
안나 「전달할…사항?」
프로듀서는 오른손을 꽉 쥐고 우리에게 말했다.
P 「너희들의 데뷔일이 정해졌어! 날짜는 21일 뒤인 24일, 크리스마스 이브다!」
안나 「네?!」
시즈카 「정말요?!」
후미즈키 「드디어!!!」
저기압이였던 시즈카 씨도 데뷔일이 정해졌다는 말에 깜짝 놀라 프로듀서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P 「장소는 시어터의 무대 위, 어때?」
후미즈키 「좋아요! 엄청 좋아요!」 방방
시즈카 「드디어 데뷔라니...!」 활짝
두 사람이 기뻐하는 것만큼
내 가슴 한 켠이 북받쳐 올랐다.
P 「데뷔일도 정해졌겠다. 이제 남은건 그때까지 준비하는 것 뿐이야.」
P 「다들, 그 날을 위해 열심히 해 줘!」
안나 · 후미즈키 · 시즈카 「네!」
주요 장면으로 스킵?
1. 스킵
2. 노스킵
먼저 2표.
+1이 팀 리더
+2가 팀 네임
을 정해주세요.
크라운즈 (Crowns)
스위트 크라운즈 (Sweet Crowns) 아니면 Fruity Crowns
달링즈 (Darlings)
후르츠칵테일
@다른 분들도 생각나는 이름 있으면 써주세요.
【12월 17일 (日)】
『찰칵-』
「네. 끝났습니다.」
안나 · 후미즈키 · 시즈카 「수고하셨습니다!」
우리의 데뷔 무대까지 앞으로 7일.
방금 우리 유닛, '크라운즈'의 사진 촬영이 끝난 참이다.
막상 팀복을 맞춰입고 이렇게 사진까지 찍으니
'드디어 나도 아이돌이 되는구나.'라는 실감이 들었다.
P 「수고하셨습니다. 감독님.」
「별 말씀을요. 이 유닛이 이번 765에서 내는 신유닛?」
P 「네. 잘 될거라고 확신합니다.」
프로듀서가 확신에 찬 말투로 말하자
사진 감독님은 우리쪽을 힐끗 쳐다보고 작게 웃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네.」
「특히 센터의 저 아이, 이름이... 뭐지?」
후미즈키 「아, 네! 사쿠라이 후미즈키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워워, 너무 힘 줄 필요 없어.」
감독님은 그렇게 말하고 후미즈키 씨의 사진을 한 번 더 찍었다.
후미즈키 씨도 순간 반응해 포즈를 취했다.
찍은 사진을 보면서 감독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정말 좋은 포즈야. 자네, 앞으로가 기대되는 군.」
후미즈키 「...! 감사합니다!」
감독님의 칭찬에 후미즈키 씨는 활짝 웃었다.
평소에는 보지 못했던 아주 아름다운 미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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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PM 5 : 43)
모든 스케줄이 끝난 우리들은 거리로 나와 계속 걸어갔다.
시즈카 「이제 7일 남았네.」
안나 「응. 기대…돼.」
시즈카 「후미즈키는?」
후미즈키 「응... 나도...」
후미즈키 씨의 목소리가 축 쳐져있었다.
그러고보니 아까 전부터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던 것 같았는데.
안나 「긴장…되는구나.」
후미즈키 「...들켰네.」
안나 「역시.」
아직 데뷔일까지 7일이나 남았는데 긴장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지만 후미즈키 씨는 우리 유닛의 리더다. 그만큼 책임감이 있다는 뜻이다.
책임감을 무겁게 여기는 후미즈키 씨라면, 지금 긴장해도 별 이상할 게 없는 건가.
안나 「...후미즈키 씨.」
후미즈키 「응?」
안나 「너무, 긴장…하지 마.」
안나 「아직, 7일, 남았잖아.」
후미즈키 「응. 알겠-」
「꼬르륵...--」
안나 「......」
시즈카 「......」
후미즈키 「...미안, 아까 전부터 배고팠어...」
시즈카 「뭐, 곧 있으면 저녁먹을 시간이니까.」
긴장한다곤 해도
후미즈키 씨의 알람시계는 무엇보다 솔직했다.
후미즈키 「긴장했을 때에는 뭔가를 먹는게 좋다고 했지!」
안나 「처음…듣는 말...」
후미즈키 「오늘은 내가 쏜다! 어서 가자!」
시즈카 「앗, 같이 가!」
-저녁 식사 메뉴(아무거나 +1이)
-+2가 주사위 굴려주세요.(50이상과 이하, 내용은 비밀)
-회전초밥 가게
시즈카 「이 근처에 회전초밥집이 있었구나.」
후미즈키 「응. 나도 처음 알았어.」
알고 달려온 거 아니였어?
안나 「그런데, 사람들, 되게…많네.」
후미즈키 「새로 연 가게라 그럴 거야. 그래도 자리는 남아있으니 상관 없잖아?」
시즈카 「자, 어서 앉자.」
우린 남는 자리에 앉아 식사를 즐겼다.
후미즈키 씨는 자기가 내는 걸 잊고 있었는지 마음껏 먹고 있었다.
시즈카 씨는... 평소보다 먹는 속도가 많이 느려졌다.
입맛이 없는 건가, 싶어서 물어보니까
시즈카 「이제 체중 관리 해야할 거 같아서...」
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동 몇 그릇을 비운거야, 시즈카 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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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사를 끝내고 계산 할 시간.
후미즈키 「...좀 비싼데...」
안나 「절반, 후미즈키 씨가, 먹은 거야.」
정확하게는 70% 정도. 반올림해서.(반올림 안하면 70% 이상이다.)
그래도 후미즈키 씨는
"이번엔 내가 사기로 했으니까!"라면서 음식값을 지불했다.
식당을 나와 계단을 내려갔다.
안나 「배불러...」
시즈카 「그러고보니 안나, 조금 살찐거 같기도 하고?」
안나 「정말?!」
시즈카 「농담이야. 농담.」
안나 「놀래키지…마...」
옛날에는 별로 신경 안썼는데
요즘엔 통통해졌다는 말에 많이 민감해졌다.
후미즈키 「으음...」 뒤적뒤적
안나 「...? 후미즈키 씨, 무슨 일…있어?」
후미즈키 「그게 휴대폰이 없어져서... 가방 안에 넣은 것 같았는데.」
시즈카 「식당에 두고 온 거 아냐?」
후미즈키 「그런가... 나 다시 올라갔다 올게.」
시즈카 「먼저 내려가있을태니 천천히 다녀와.」
후미즈키 씨는 다시 식당으로 올라갔고 우리 둘은 바깥에서 후미즈키 씨를 기다리고 있었다.
몇 분 뒤, 후미즈키 씨는 휴대폰을 들고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다.
시즈카 씨의 말대로 식당에 두고 온 모양이였다.
그나저나, 천천히 내려오지. 잘못하면 넘어지겠어.
후미즈키 「나 왔어!」
안나 「천천히…내려-」
후미즈키 「으앗!」
『우당탕-』
안나 「...역시.」
시즈카 「후미즈키, 괜찮아?」
1~40 : 으으윽...
41~80 : 응, 조금 삐끗한 거 뿐이야.
81~100 : 이 정도쯤이야.
+~3까지 주사위 후 '중간 값'으로
계단에서 구른 것 같은데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일어났
...지만, 일어나자마자 다시 주저앉았다.
후미즈키 「으읏...」
시즈카 「발목 접질린거야?」
후미즈키 「응. 그런 거 같네...」
안나 「천천히…내려오지.」
후미즈키 「헤헤, 미안.」
시즈카 「자, 부축해줄게.」
후미즈키 「미안, 실례할게.」
후미즈키 씨가 나을 때까지 한동안 계속해서 부축해줬다.
한 20분 동안 부축하며 돌아다니니 후미즈키 씨가 괜찮다면서 우리 손을 빌리지 않았다.
안나 「정말…괜찮은 거?」
후미즈키 「괜찮다니까. 봐봐!」
후미즈키 씨가 잠시동안 현란한 댄스를 보여줬다.
그 때 잠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기분 탓이려나.
시즈카 「...아, 나 이제 가봐야 할 거 같아.」
시즈카 씨가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더니 우리에게 말했다.
시간을 확인해보니 벌써 8시가 넘어있었다.
안나 「안나도, 가야 해.」
후미즈키 「그럼 오늘은 여기서 해산이네.」
각자 집으로 가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우린 그 자리에서 흩어졌다.
난 길을 가다 무심결에 뒤를 돌아 후미즈키 씨가 가는 걸 바라보았다.
정말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걸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뭐지, 이 찝찝한 기분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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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8일 (月)】
『달칵』
시즈카 「후미즈키!」
안나 「괜찮아?!」
극장에서 후미즈키 씨의 입원 소식을 듣고 우린 곧장 병원으로 달려갔다.
후미즈키 씨가 발목과 팔에 깁스를 한 채 병실 침대에 앉아있었다.
후미즈키 「아, 시즈카랑 안나구나. 어서와.」
시즈카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후미즈키 「그게... 말하자면 되게 어이 없는데...」
우린 후미즈키 씨의 얘기를 들어봤다.
어제 다 나은 것 같은 발목이 다음 날이 되자 더 심한 통증이 느껴졌고
다른 사람의 부축도 받지 않은채 계단을 내려가다 발이 미끄러져 계단에서 굴렀다는 얘기였다.
시즈카 「그래도 더 크게 안 다쳐서 다행이야...」 휴우
『달칵』
P 「후미즈키!」
안나 「프로듀서.」
후미즈키 「오셨네요, 프로듀서. 죄송해요...」
P 「아냐. 더 크게 안 다친게 중요한거니까...」
프로듀서는 후미즈키 씨의 상태를 확인하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P 「그나저나, 후미즈키, 언제 퇴원할 수 있을거 같아?」
후미즈키 「퇴원은 3일 뒤에 할 수 있데요. 그리고 깁스는 일주일 뒤에 푼다고...」
시즈카 「일주일?!」
P 「이런...」
데뷔일까지 앞으로 6일.
순조롭게 시작 될 것 같은 우리들의 데뷔 무대가 꼬여버리게 되었다.
절망적인 소식에 병실 안은 쥐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시즈카 「...저기, 프로듀서. 이제 어떻게 하죠...?」
P 「......」
후미즈키 「...미안해. 다들...」
후미즈키 「나 때문에... 일이 이렇게 꼬여버려서...」
고개를 푹 숙인 후미즈키 씨.
후미즈키 씨가 덮고 있는 이불 위에 물방울들이 뚝뚝 떨어졌다.
프로듀서는 한참동안 아무말 없다가 '잠깐 기다려 봐.'라며 밖으로 나갔다.
몇 분 뒤, 프로듀서는 다시 병실로 들어와 말했다.
P 「지금 상황에서 선택지는 두 가지야.」
시즈카 「두 가지...?」
P 「첫 번째는 데뷔 무대 취소. 이렇게 되면 너희들의 데뷔일은 무기한 연기 돼.」
안나 「...또 다른, 선택지는...?」
P 「두 번째는 후미즈키를 제외한 너희 두 사람만 무대에 올라가는 것.」
P 「물론 기존 후미즈키의 파트는 너희가 또 나눠서 맡아야 할 거야.」
안나 · 시즈카 · 후미즈키 「......」
P 「어떻게 할래. 난 아무 간섭도 하지 않겠어. 너희들이 알아서 결정해.」
프로듀서는 팔짱을 하고 우리들의 대답을 기다렸다.
1. 데뷔한다
2. 다음을 기약한다.
먼저 2표.
시즈카 「무기한 연기할게요.」
안나 「저도.」 끄덕
후미즈키 「...에?」
시즈카 씨는 우리 두 사람끼리 데뷔하는 대신 무기한 연기를 택했다.
나도 시즈카 씨의 뜻을 따라가기로 했다.
후미즈키 「잠깐, 진심이야? 몇 개월 연기가 아니라 '무기한' 연기라고?」
시즈카 「응.」 무덤덤
후미즈키 「때마침 찾아온 데뷔를, 이렇게 날려도 괜찮은 거야?」
안나 「상관…없어.」
후미즈키 「어째서...?」
시즈카 「지금 네 파트를 우리 둘이 나눠 맡기엔 너무 힘들단 말이야.」
시즈카 「그리고... 그게...」
시즈카 씨는 후미즈키 씨의 시선을 피해 뒤로 돌아 조용히 얘기했다.
시즈카 「...뭔가 네가 빠지면, 크라운즈가 아닌 것 같단 말이야...」
안나 「...오글…거려.」
P 「시즈카, 그런 대사도 칠 수 있었구나. 혹시, 중2...」
시즈카 「그, 그런 거 아니에요!」
시즈카 씨가 얼굴을 붉히고 다시 뒤로 돌아 소리쳤다.
어쨋든 시즈카 씨의 말에 나도 동의한다.
지금 후미즈키 씨의 파트를 나눠 연습하기에는 시간도 부족하고 너무 어렵다.
그리고 후미즈키 씨가 없는 '크라운즈'는 RPG에 퀘스트가 없는 거랑 똑같다.
P 「뭐, 두 사람 다 생각을 정한 것 같은데, 넌 어떻게 생각해?」
후미즈키 「......」
후미즈키 씨는 의견을 굳힌 우리들의 눈치를 아직까지도 보고 있었다.
난 후미즈키 씨에게 눈으로 '우린 괜찮아'라는 신호를 보냈다.
후미즈키 「...그럼, 저도 그렇게 할게요...」
P 「좋아, 만장일치로군.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
시즈카 「고마워요, 프로듀서.」
P 「고맙긴 뭘. 그럼 난 일하러 가야해서 이만.」
프로듀서는 그렇게 말하고 먼저 방 밖으로 나갔다.
방 문이 닫히고 우리 셋 중에서 먼저 말을 꺼낸 사람은 후미즈키 씨였다.
후미즈키 「미안. 나 때문에 너희들 데뷔까지 미뤄져서...」
시즈카 「미안한 거 알면, 어서 빨리 낫기나 해.」
후미즈키 「헤헤, 그렇지?」
안나 「기회는…또, 찾아 올 거야.」
시즈카 「응.」
이때까지만 해도 기회는 다시 찾아올 줄 알았다.
...하지만 그건 나의 안일한 생각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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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0일 (水)】
후미즈키 『그럼 내일 만나자.』
안나 「응. 내일…만나.」
『뚝-』
후미즈키 씨의 퇴원 전 날 밤,
자기 전에 난 후미즈키 씨에게 전화를 걸어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 받았다.
후미즈키 씨는 내일 퇴원이 되게 기대되는 모양이였다. 퇴원하면 오락실에서 펌프하러 가고싶다나 뭐라나.
어차피 퇴원해도 4일동안 목발 신세라 하지도 못할탠데.
안나 「...어서, 자자.」
난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내일 후미즈키 씨를 만날 때를 생각하며.
안나 「...흐암...」
오늘따라 개운하게 일어나지 못했다.
어제 분명히 일찍 잔 것 같았는데, 아직도 잠이 모자란 건가.
난 창 밖으로 바깥 날씨를 확인했다.
파란 하늘이 전혀 보이지 않는 우중충한 날씨였다.
안나 「등교 준비, 할까.」
히든 이벤트,
+~3까지 주사위.
@이제 얼마 안 남았다...
학교가 끝나고 난 극장에 가기 전에 세리카와 함께 후미즈키 씨가 입원한 병원에 가기로 했다.
오늘은 시즈카 씨도 학교가 끝나면 병원으로 오기로 했다.
학교가 끝나고 난 정문에서 세리카를 기다렸다.
얼마 안있어 세리카는 한손에 비닐봉지를 들고 달려왔다.
세리카 「기다리게해서 죄송해요.」
안나 「오래…안 기다렸어. 그런데, 그건…뭐야?」
세리카 「아, 이거요? 후미즈키 씨 퇴원 선물이에요.」
안나 「뭐야? (부스럭부스럭)...과자?」
봉투 안에는 과자들이 잔뜩 있었다.
대부분 후미즈키 씨가 좋아하는 과자들이였다.
세리카 「병원에 있으시면서 간식 같은 거 못 드셨을 거 같아서요.」
세리카 「자, 그럼 갈까요.」
안나 「응. 가자.」
난 세리카와 나란히 병원으로 걸어갔다.
퇴원한 후미즈키 씨를 만나러 간다는 사실에 설레였다.
그래, 그때까지는 설레였다.
그때까지만...
.
.
.
학교에서 오늘 새벽에 도쿄의 한 병원에 대형 화재가 났다는 소문을 들었었다.
그때 난 그렇구나하고 생각했었다.
'설마 후미즈키 씨가 입원한 병원에서 불이 났을까'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안나 「......」
세리카 「......」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평범한 모습이였던 병원이 지금은 새까만 재로 변해있었다.
불 타버린 병원을 본 세리카는 손에 힘이 풀려 들고 있던 과자봉투를 떨어뜨렸다.
세리카 「이게 어떻게 된...」
안나 「......」
난 급하게 휴대폰을 꺼내 후미즈키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루루--- 뚜루루---』
1~75 : 받지 않는다.
76~100 : 받는다.
+~3까지 주사위 후 중간 값.
하지만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휴대폰 너머로 계속해서 연결음만 들릴 뿐이였다.
『전화를 받지 않아… ….』
안나 「......」
세리카 「전화, 안 받나요?」
안나 「......」 끄덕
난 불안감이 엄습했다.
설마 후미즈키 씨, 저 병원에서...
탈출하지 못한건... 아니겠지...?
아냐, 아닐 거야, 그건 정말로...
시즈카 「...안나?」
세리카 「아, 시즈카 씨.」
시즈카 「세리카도 와 있었구나.」
세리카 「...후미즈키 씨, 보셨나요?」
시즈카 「......」
시즈카 씨는 세리카의 시선을 피했다.
그리고 휴대폰으로 기사 하나를 우리에게 보여줬다.
시즈카 「오늘 난 기사야.」
세리카 「...새벽 4시경, 도쿄의 어느 병원에서 화재가 발생. 부상자는 10명, 사망자는 3명...」
시즈카 「그리고 그 기사 아래 사상자 명단.」
세리카 「......」
안나 「......」
아냐, 그럴리가...
장난 치지 말라고, 이렇게 갑자기...
이걸 정말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
세리카 「...있네요.」
안나 「......」
'이별은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어떤 소설에서 읽었던 구절이다.
그 소설에서 벌어질 법한 일이
나한테 실제로 다가왔다.
.
.
.
【1월 22일 (金)】
병원 화재 사건 한 달 후,
후미즈키 씨네는 후쿠오카로 이사를 가버렸고 극장에 있던 크라운즈의 전 멤버의 캐비닛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불이 난 병원은 다시 지어져 원래대로 돌아왔고 나와 시즈카, 세리카도 평범하게 일상을 살아가고 있었다.
이렇게 잠시 떠들석 했던 화재 사건은 완전히 사그라들었다.
「10분 동안 쉬었다가 다시 시작하죠.」
안나 · 시즈카 「네.」
황금 같은 휴식 시간.
...라고 해도 그냥 말 그대로 물 마시고 숨을 고르는 휴식 시간으로 변해버렸다.
딱 한 명만 빠졌을 뿐인데도 크라운즈의 팀 분위기는 180도 바뀌어 버렸다.
『달칵』
P 「여어, 다들 있었구나.」
안나 「...프로듀서.」
시즈카 「무슨 용건이죠?」
직설적인 시즈카 씨의 질문.
그러자 프로듀서는 우리들을 스윽 살펴본 후 조금 고민하더니 말을 꺼냈다.
P 「...응. 너희들 데뷔일이 정해졌어.」
1~75 : 그런가요...
76~100 : 네, 열심히 할게요!
+1이 시즈카, +2가 안나.
시즈카 「그런가요...」
무기한 연기됐던 크라운즈의 데뷔.
다행히 얼마 안 되서 다시 데뷔일이 정해졌다.
안나 「시즈카 씨, 다행…이야. 데뷔일, 금방 잡혀서.」
시즈카 「......」
안나 「...시즈카 씨?」
몇 달 전, 데뷔일이 정해졌을 때의 반응하고는 정반대의 반응이다.
이유는... 뭐, 말 안해도 알 것 같다.
난 이미 떨쳐냈지만, 시즈카 씨는 아직도 떨쳐내지 못한 모양이다.
P 「...장소는 전에 얘기했던 장소와 같은 곳. 리더는... 안나가 맡아주지 않을래?」
안나 「안나가...?」
내가 리더를...?
라고 의문이 들자마자 시즈카 씨의 현재 상태를 보고
프로듀서가 나에게 리더를 맡긴 이유를 알아챘다.
안나 「...그래, 열심히…할게.」
P 「좋아, 데뷔일은 한 달 뒤인 2월 29일이야. 안나, 시즈카, 열심히 해 줘.」
안나 「응.」
시즈카 「......」 휙
-집으로 가는 길
안나 「......」
----------
-1시간 전 탈의실
안나 「...시즈카 씨.」
시즈카 「응?」
안나 「시즈카 씨는, 아직도…못 잊은 거야?」
시즈카 「......그런 거 같네.」
안나 「...이제 슬슬…보내 줘야지...」
시즈카 「......」
안나 「후미즈키 씨도, 시즈카 씨…지금 모습, 보기 싫어할…거야.」
시즈카 「......」
안나 「그러니까, 이제-」
시즈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
안나 「」 깜짝
시즈카 「...나 먼저 가볼게. 내일 보자.」
안나 「......」
『쾅』
----------
안나 「...하아...」
그래, 친하게 지냈던 사람을 보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
그것도 이렇게 갑자기 영영 볼 수 없게 된다면 더더욱...
나도 후미즈키 씨를 완전히 잊어버린 건 아니다.
단지, 떠올라도 그저 모른채 할 뿐이지...
「...괴로우신가요?」
안나 「음?」
이것저것 복잡하게 생각하며 걸어가다가
뒤에서 낮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난 번에 나에게 말도 안되는 경고를 했던 그 사람이였다.
「결국 떠났군요. 그녀는.」
안나 「......」
「아, 그 전에 데뷔일이 정해졌다니, 축하드립니다.」
안나 「...불이 날 거, 알고…있었나요...?」
「그 정도 예상하는 건 쉬운 일이죠.」
안나 「...왜, 말…안했죠?」
「무슨 말을-」
안나 「그 병원에 불이 날 거란 사실을 왜 말 안해줬냔 말이에요!」
내가 그 사람에게 소리치자
망토를 뒤집어 쓴 사람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차피 제가 말했어도 믿지 않았을 거 아닙니까.」
안나 「그, 그건...」
「그리고 제가 그 병원에 불이 난다는 사실을 경찰에게 말해도 경찰이 제 말을 믿어줄까요?」
안나 「......」
...맞는 말이다.
그 때 당시, '후미즈키 씨를 멀리해라.'란 말도 난 귀담아 듣지 않고 무시했다.
그리고 며칠 후에 병원에서 큰 불이 난다는 사실을, 과연 누가 믿어줄까.
「전 당신에게 응원의 메세지를 전하러 기다리고 있었을 뿐입니다.」
안나 「......」
「데뷔 전까지 연습, 잘 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전-」
안나 「저기...」
「...뭐죠?」
안나 「처음…만났을 때, 준 부적, 줄 수…있어?」
안나 「후미즈키 씨와…만나고, 싶어.」
난 돌아가려는 그 사람의 소매를 붙잡고 부탁했다.
「...어렵진 않습니다만.」
안나 「! 그럼-」
「단, 시간 제한이 있습니다.」
안나 「시간…제한...?」
그 사람은 내 손을 떨쳐내고 소매에서 뭔가를 꺼내 내게 건내줬다.
「이 부적을 사용하면 그녀를 만날 수 있을 겁니다.」
「다만, 그 효력은 1일 동안만 지속됩니다. 그리고 오늘 사용하지 않으면 부적의 효능은 저절로 사라집니다.」
안나 「...상관…없어.」
하루만 만난다해도 상관 없다.
그저, 후미즈키 씨에게 마지막 인사라도 하고 싶을 뿐이다.
난 그 부적을 챙겨 주머니 안에 넣었다.
안나 「감사합니다. 정말로... 어떻게 답례를…」
「답례는 필요없습니다. 어서 그녀를 만나러 가보시죠.」
안나 「...네.」
「아아, 미처 말하지 못 한 게 있군요.」
안나 「?」
「이건 선택사항입니다만.」
「… … … … ….」
안나 「...!」
.
.
.
난 그 사람이 챙긴 부적을 배게 밑에 두고 잠을 청했다.
한동안 레슨으로 쌓인 피로 덕분에 금방 잠들 수 있었다.
안나 「후미즈키 씨...」
안나 「...Zzz...」
안나 「Zzz... Zzz...」
「안나, 일어나. 아침이야.」
안나 「...더…잘래...」
「에에? 오늘은 나랑 같이 놀아주는 거 아니였어?」
안나 「...놀아…준다니...? 무슨 소리를... 헛!」
...어라, 이 목소리...
내가 알고 있던 그 목소리가...
설마...
안나 「설마...!」 벌떡
「안녕, 다시 만났네.」
안나 「후미즈키…씨...!」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후미즈키 씨가,
바로 내 눈 앞에 서있었다.
안나 「......」
후미즈키 「...안나?」
안나 「후...」
후미즈키 「?」
안나 「후미즈키 씨!」
난 반가운 마음에 후미즈키 씨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대로 후미즈키 씨의 몸을 통과해 침대 밑으로 떨어졌다.
『쿵』
안나 「아야야...」
후미즈키 「아아, 괜찮아?」
안나 「응. 괜찮…아.」
안나 「그런데 정말로...」 울먹
후미즈키 「...미안해, 인사도 못하고 가버려서.」
후미즈키 씨는 날 안고 머리를 토닥여줬다.
손의 체온이 그대로 느껴지는 것 같았다.
후미즈키 「자, 귀중한 시간을 허비할 수 없지. 오늘 하루가 지나면 난 다시 가야하니까!」
안나 「...응.」
오늘 하루가 지나면 후미즈키 씨는 다시 내 눈 앞에서 사라진다.
그러니까, 오늘은 1초라도 허투로 보내지 않고 마지막 추억을 남길 거다.
안나와 후미즈키의 다음 행동
+~3까지 자유롭게.
안나 「후미즈키 씨, 가보고 싶은 곳…혹시 있어?」
후미즈키 「가보고 싶은 곳이라...」
후미즈키 씨는 몇 초 동안 고민하더니 곧장 말했다.
후미즈키 「극장에 한 번 가보고 싶은데.」
.
.
.
-극장
안나 「드디어 도착.」
후미즈키 「되게 오랜만에 오네...」
후미즈키 씨는 극장 건물을 올려봤다.
후미즈키 「자, 어서 가자!」
안나 「앗, 같이 가!」
누구보다 먼저 움직이는 저 성격은 죽어도 안 변하는구나.
나도 후미즈키 씨를 따라 정문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정문에 먼저 도착한 후미즈키 씨는 들어가지 않고 그 자리에 멈춰섰다.
안나 「후미즈키 씨, 왜 서…있어.」
후미즈키 「안나, 이거...」
후미즈키 씨는 문 앞에 붙은 포스터를 가리켰다.
나와 시즈카 씨의 사진이 찍힌 포스터였다.
안나 「아, 맞다. 후미즈키 씨, 나랑 시즈카 씨…데뷔일, 정해졌어.」
후미즈키 「정말?! 언제?」
안나 「이틀 뒤, 극장에서…하는데.」
후미즈키 「그렇구나. 축하해!」
후미즈키 씨는 마치 본인 일인 마냥 기뻐했다.
그 무대에 후미즈키 씨가 봐준다면 좋았을탠데, 마냥 아쉬웠다.
후미즈키 씨도 한참동안 그 포스터를 바라봤다.
후미즈키 「...부럽네...」 소곤
안나 「음? 뭐라고?」
후미즈키 「아, 아무것도 아냐. 어서 들어가자.」
안나 「아, 응. 그런데, 어디로…갈 거야?」
후미즈키 「음... 레슨실에 가볼까. 오랜만에 춤추고 싶어!」
우린 제일 먼저 레슨실로 향했다.
레슨실 내부
1~50 : 누군가 있다?
51~100 : 아무도 없었다.
먼저 2표.
안나 「난 후미즈키 씨, 죽어서도 계속 춤추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후미즈키 「그때는...」 추욱
안나 「......」
나의 한마디에 후미즈키 씨는 순식간에 시무룩해졌다.
후미즈키 씨 본인도 갑자기 우리와 떠나게 되어 슬펐던건가.
후미즈키 「......」
안나 「아, 미안. 방금 말…신경, 쓰지 마.」
후미즈키 「으응...」
『~♪』
후미즈키 「?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안나 「어디?」
난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후미즈키 씨의 말대로 복도를 따라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잠깐, 이 노래는...
후미즈키 「어서 가보자!」
안나 「잠, 천천히 가!」
.
.
.
노랫소리가 흘러나온 곳은 다름 아닌 레슨실이였다.
평소 주말에는 열려있지 않던 문이 오늘은 열려있었다.
안나 「누가…있는 거지?」
후미즈키 「실례합니다.」
후미즈키 씨가 먼저 살금살금 안으로 들어갔다.
나도 후미즈키 씨를 따라 들어갔다.
시즈카 「......」 헛둘헛둘
안나 「어라, 시즈카 씨.」
시즈카 「음?」
후미즈키 「시즈카...!」 울컥
난 시즈카 씨를 보고 울컥한 후미즈키 씨를 애써 무시하고 시즈카 씨에게 말을 걸었다.
시즈카 「그런데, 안나는 여기에 왜-」
후미즈키 「시즈카아아아---!!!」 와락
안나 「잠깐...!」
시즈카 「음? 왜 그래?」
안나 「아, 아무것도…아니야.」
후미즈키 씨는 시즈카 씨에게 달려들어 와락 껴안았다.
후미즈키 씨가 매달려 있어서 그런가, 시즈카 씨는 어깨를 두드렸다.
시즈카 씨가 어깨를 두드릴 때마다 후미즈키 씨의 머리도 같이 두드렸다.
시즈카 「뭐지... 갑자기 어깨가 무거워졌는데...」
후미즈키 「윽, 윽...」
안나 「기, 기분탓…일거야.」
시즈카 「그렇겠지.」
계속해서 어깨를 두드리는 시즈카 씨.
그리고 머리에 시즈카 씨의 주먹을 맞고 있는 후미즈키 씨.
웃고 싶은데 웃을 수가 없었다.
.
.
.
안나 「연습 중…이였구나.」
시즈카 「이제 얼마 안 남았으니까.」
안나 「...되게…열심히 하네.」
데뷔일이 정해지고 나서 시즈카 씨는 독기를 품고 연습에 집중했다.
프로듀서와 트레이너 씨도 무리하는 거 아니냐고 걱정할 정도였으니까.
안나 「연습…같이 할까.」
시즈카 「그래도 괜찮아?」
안나 「심심했으니까. 그리고...」 슬쩍
후미즈키 「?」
안나 「보여주고…싶기도 하고...」
시즈카 「보여주다니?」
안나 「아냐, 아무것도.」
난 휴대폰에 저장된 이번에 데뷔할 때 쓸 곡을 재생시키고 자리를 잡았다.
후미즈키 씨, 우리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보여줄게.
후미즈키의 반응
1~50 : 극-찬
51~100 : 아쉬운듯한 표정
먼저 2표.
시즈카 「좋아, 이번엔 되게 잘한 거 같았어.」
안나 「응.」
난 시선을 옆쪽으로 돌려 후미즈키 씨의 반응을 확인했다.
하지만 내 예상과는 달리 후미즈키 씨의 표정은 썩 좋지 않았다.
후미즈키 씨는 잠깐 골똘히 생각하더니 내 앞으로 나와 춤췄다.
아까 우리가 췄던 댄스의 한 부분이였다.
후미즈키 「이건 이런 식으로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안나 「응?」
후미즈키 「그리고 안나는 웨이브가 전혀 자연스럽지 않아. 시즈카는 스텝에 좀 더 신경써야하고.」
안나 「아, 응.」
신기했다.
어떻게 매번 지적당하는 부분을 콕 집어서 지적할 수 있는 거지.
안나 「...시즈카 씨, 한 번 더…하자.」
시즈카 「그럴까.」
스피커에서 음악이 흘러나오고 우리들의 댄스는 시작했다.
후미즈키 씨도 한 번 본 동작들을 전부 외웠는 지 우리들 앞에서 같이 춤추고 있었다.
...이러니까 다같이 연습하던 때가 생각나네.
.
.
.
안나 「흐음...」
후미즈키 「굉장해! 한 번 지적했는데 그렇게 빨리 고쳐진거야?」
트레이너 씨한테 한 수십번은 지적 받았었는데요.
시즈카 「......」
후미즈키 「시즈카도 잘했어.」 토닥토닥
시즈카 「음? 안나?」 휙
안나 「?」
시즈카 「방금 내 어깨 두드리지 않았어?」
안나 「아니. 두드린 적…없는데.」
시즈카 「에이, 거짓말 하지 말고...」
안나 「정말…이야.」
시즈카 「그래? 이상하네... 분명히 뭔가 뒤에서 내 어깨를 두드렸는데... 기분 탓인가.」
후미즈키 「.....」
시즈카 「안나, 나 잠시 화장실 다녀올게.」
안나 「응. 다녀 와.」
시즈카 씨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
그렇게 그리워하던 후미즈키 씨가 바로 뒤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후미즈키 「......」
안나 「저기, 괜찮…아?」
후미즈키 「시즈카한테도 인사를 하고 싶은데...」
후미즈키 「내가 아무리 말해도... 시즈카에겐 들리지 않겠지...」
안나 「......」
후미즈키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겠지. 세리카도... 선생님도... 부모님도...」
안나 「후미즈키 씨...」
안나 「...마지막 인사, 하고…싶어?」
후미즈키 「당연하지! 하지만... 할 수 없는 걸...」
안나 「아냐, 방법이…있어.」
후미즈키 「...!」
----------
「그녀의 영혼은 부적을 사용한 사람에게만 보이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의 목소리도 사용자에게만 들리게 되죠.」
안나 「...잠깐, 그럼 후미즈키 씨는...」
「눈치가 빠르시네요. 네,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없습니다. 당신만 빼고요.」
안나 「......」
「하지만 한 가지, 이것만 알려드리죠.」
「이 부적은 '그리움'이란 감정을 증폭시키는 부적입니다.」
「사용자가 부적을 통해 영혼을 볼 수 있는 이유도, 그 부적이 사용자의 그리움을 증폭시켜 현세에 영혼이 내려올 수 있게 하죠.」
안나 「...그럼, 후미즈키 씨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키워버리면...!」
「...이해력이 높으시군요.」 방긋
----------
『달칵』
시즈카 「나 왔어.」
안나 「아, 빨리…왔네.」
시즈카 「그냥 세수만 하려고 간 거니까. 자, 연습 계속할까.」
안나 「...시즈카 씨, 연습 그만하고 어디로 나가보자.」
시즈카 「음? 갑자기? 어디로?」
안나 「예전 후미즈키 씨네 집.」
시즈카 「......」
시즈카 씨의 표정이 한 순간에 굳어졌다.
'간신히 잊고있었는데 그 얘긴 왜 꺼낸거야?'라는 표정이였다.
미안해, 시즈카 씨. 하지만 나중에 이해해 줄 거야.
난 휴대폰을 꺼내 다른 사람도 같이 부르기로 했다.
연락할 사람.
+~3까지 등장인물 아무나.
부모님이 된다면 부모님을 하겠지만... 연락이 닿을 리가...
안나 「세리카, 지금…시간, 돼?」
세리카 「시간이라면 많이 남죠.」
안나 「그럼, 나랑…후미즈키 씨네 집, 가자.」
세리카 「......」
안나 「약속 장소, 문자로…보낼게.」
.
.
.
트레이너 「여보세요? 오랜만이네 안나.」
안나 「선생님, 잠시 시간…되나요.」
트레이너 「응? 아마도. 오늘은 학원 쉬는 날이니까.」
안나 「그럼, 같이…후미즈키 씨, 만나러…갈까요.」
트레이너 「...굳이?」
안나 「선생님도, 만나고…싶잖아요.」
트레이너 「......」
안나 「문자, 보낼태니, 그쪽으로…와주세요.」
.
.
.
P 「안나? 갑자기 전화는 왜?」
안나 「프로듀서, 한가해요?」
P 「음? 어어, 앞으로 2시간 정도는 시간 비는데, 그건 왜?」
안나 「잠시 시간 내서…인사하러…가요.」
P 「...나도 같이 갈 필요가 있을까?」
안나 「있어요.」
P 「......」
.
.
.
난 세 사람에게 연락하고 시즈카 씨와 함께 약속 장소에서 먼저 기다렸다.
후미즈키 씨한테는 '마지막 인사 할 준비나 해'라며 먼저 집에 보내기로 했다.
약속 시간 10분 후, 세리카와 트레이너 씨가 도착했고 그로부터 5분 후에 프로듀서도 마침 도착했다.
안나 「...다 왔네요.」
트레이너 「만나고 싶긴 하니까...」 휙
세리카 「그런데 무덤으로 가지 않고 빈 저택으로 가는 이유가-」
안나 「가보면…알아.」
네 사람 모두 지금 내 행동을 전혀 이해 못하겠다는 표정이다. 나도 이해한다.
하지만 이해 못해도 참아줘. 세리카, 시즈카 씨, 선생님, 프로듀서.
약속 장소에 모인 우리들은 프로듀서의 차를 타고 후미즈키 씨의 집으로 향했다.
-후미즈키의 집 (빈 저택)
『끼이이익---』
세리카 「...뭔가 귀신이 나올 거 같은 분위기네요.」
트레이너 「그러게. 나 귀신 되게 싫어한단 말이야...」
시즈카 「...그래서, 여기로 온 이유는 뭐야?」
안나 「그게...」
준비가 되면 정문에서 기다려 달라고 했는데, 아직 준비가 덜 된건가.
싶었는데, 앞에서 누군가가 달려왔다. 후미즈키 씨였다.
후미즈키 「미안, 좀 늦었지?」
안나 「...준비는…끝났어?」
후미즈키 「응. 따라 와.」
안나 「알겠어.」
후미즈키 「자, 그럼 시작하자. 저택 탐험을!」
저택 탐험을 컨셉으로 한 건가. 어떻게 전개될 지 몰라 기대되면서도 한편으론 걱정됐다.
난 뒤에 있는 네 사람에게 따라오라고 손짓했다.
안나 「따라와요. 어서.」
+1이 첫번째 행선지.
+2가 그 곳에서 벌어지는 일.
후미즈키 「도착!」
안나 「여긴...」
후미즈키 씨가 우릴 데려 온 첫 번째 행선지는 부엌이였다.
시즈카 씨가 765 프로덕션에 들어가기로 한 전 날,
나와 세리카, 후미즈키 씨, 시즈카 씨, 그리고 선생님과 함께 요리 대결을 했던 장소.
그 때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승부긴 했어도 재밌게 웃고 떠들었었다.
P 「부엌 하나 되게 넓네...」
트레이너 「저도 처음에 그렇게 생각했어요.」
시즈카 「......」
시즈카 씨가 조리대 쪽을 빤히 쳐다봤다.
시합 날, 시즈카 씨가 사용했었던 조리대였다.
----------
-요리 시합에서...
『남은 시간 2분!』
시즈카 「...좋아, 육수는 완료.」
시즈카 (이제 고명만 올리면...) 툭
「와장창-!」
시즈카 「...망했어...」 추욱
후미즈키 「음? 우와앗! 괜찮아?」
시즈카 「시간이 없어... 이제 고명만 올리면 다 됐었는데...」
후미즈키 「어어... 자, 잠깐만 있어 봐!」
.
.
.
후미즈키 「이거라도!」
시즈카 「...대추랑 인삼...?」
후미즈키 「쑥이랑 어묵은 안보여서, 급한대로 들고 왔어.」
후미즈키 「시간 없어! 손질 도와줄태니까!」
시즈카 「아, 알겠어.」
----------
시즈카 「......」 주륵
트레이너 「...시즈카?」
시즈카 「산삼이랑 대추, 처음엔 안 어울리는 조합이라고 생각했는데...」
시즈카 「의외로... 잘 맞는 것 같더라고...」 뚝뚝
트레이너 「시즈카, 괜찮아?」
시즈카 「나중에 시간되면... 또 같이 만들어 먹기로 했는데...」
울분을 참지 못한 시즈카 씨가 결국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트레이너 씨가 옆에서 시즈카 씨를 달래줬다.
내 옆에 있는 후미즈키 씨도 억지로 참던 눈물을 보였다.
안나 「...괜찮아?」
후미즈키 「으응, 별 거 아냐.」
후미즈키 「단지, 그런 일도 있었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안나 「그래...」
세리카 「아, 여기 쪽지가 있어요!」
안나 「뭐?」
뭔가를 발견했다는 세리카 쪽으로 다들 시선이 쏠렸다.
정말로 반듯하게 접힌 쪽지 하나를 치켜들고 있었다.
후미즈키 「...찾은 모양이네.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이야.」
안나 「본격적…으로?」
후미즈키 「난 이만 가볼게. 편지의 단서대로 빨리 날 찾아줘.」
안나 「아아, 잠깐-」
멈춰세우기도 전에 후미즈키 씨는 벽 너머로 사라졌다.
유령은 벽도 마음대로 넘을 수 있는건가. 그러면 극장에서는 왜 굳이 문을 열고 들어간거야.
P 「뭐가 적혀 있지?」
세리카 「읽어 볼게요.」
세리카는 쪽지를 펼쳐 안의 내용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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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해! 내가 쓴 쪽지 찾았구나. 다행이야...
앞으로 두 개만 더 찾아주면 돼.
힌트를 조합하면 날 만날 수 있는 장소를 알 수 있어.
힌트, 빨리 찾길 바래. 그럼 나중에 만나자!
.후미즈키
이 쪽지의 힌트는 上(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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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카 「잠깐, 후미즈키가 쓴 편지라고?!」
발신자가 후미즈키 씨라는 사실에 다들 깜짝 놀랐다.
세 사람 중에서 제일 먼저 정신을 차린 사람은 프로듀서였다.
P 「어, 어이, 안나. 장난 치지 말라고... 후미즈키가 쓴 쪽지라니, 그건 있을 수 없는 일-」
안나 「후미즈키 씨가…썻어.」
P 「...뭐?」
안나 「후미즈키 씨가…쓴 거야. 난…알아.」
난 네 사람에게 이 저택으로 온 이유를 자세하게 말해줬다.
그리고 내가 죽은 후미즈키 씨와 만났었다는 것도.
반응은 역시나, 네 사람은 인정 할 수 없다는 표정이였다.
안나 「...믿기 어려운 거, 알고…있어. 하지만, 진짜야.」
안나 「후미즈키 씨의…마지막…인사, 이벤트.」
트레이너 「하지만 그걸 우리가 어떻게 믿을 수 있겠어?」
안나 「어울려…주세요. 후미즈키 씨의…부탁, 이에요.」
네 사람의 반응
1~50 : 역시 믿을 수 없어. 소름끼치는 저택, 어서 벗어나자.
51~100 : 말도 안되는 소리긴 하지만, 그래도 믿는다.
먼저 2표.
안나 「그치만, 이 쪽지는…정말로-」
P 「어제 안나가 미리 저택에 숨겨둔 쪽지일 수도 있지.」
프로듀서의 말 한 마디에 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나머지 세 명도 프로듀서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안나 「그래도-」
P 「후미즈키를 기억하자는 안나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굳이 이런 방법을 사용해야 할까?」
안나 「......」
P 「...이제 돌아가봐야겠어. 일하다 나온거니까.」
시즈카 「나도 레슨실로 돌아갈래. 솔로곡도 연습해야 하니까.」
트레이너 「그럼 어서 나가자. 아까부터 분위기가 으슬으슬 해...」
세리카 「저도요...」
네 사람 다 내 말을 믿지 않는 것 같다.
덤으로 네 사람 다 이 저택에서 나가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내가 여기서 더 말해봤자, 다들 날 이상하게 볼 뿐, 설득되진 않을 거 같다.
안나 「...응…나가자.」
시즈카 「그래. 어서 극장으로-」
안나 「하지만, 그 이전에…들를 곳, 한 군데.」
트레이너 「어디에?」
.
.
.
-정원
난 네 사람과 함께 저택 내 정원으로 들어왔다.
후미즈키 씨의 무덤이 있는 곳. 원래는 이사가려는 저택의 정원에 묻을 예정이였지만
후미즈키 씨가 이 정원을 매우 좋아해서 이곳에 묻어뒀다고 한다.
안나 「위치가…어디였지.」
세리카 「여기 왼쪽으로 갔던 걸로 아는데요.」
안나 「아, 그랬지.」
후미즈키 씨의 장래식 이후, 처음 가보는 무덤.
정원 입구의 왼쪽으로 쭉 걸어가보니 얼마 안 가 후미즈키 씨의 무덤이 보였다.
무덤 주변에는 한 달 전, 우리가 심어뒀던 어린 꽃이 꽤 자라있었다.
트레이너 「...나 왔어. 후미즈키.」
P 「......」
다들 무덤을 바라보며 한 마디씩 말을 꺼냈다.
+~3까지 주사위.
굴려서 '50'이상일 경우 성공.
나도 무덤 앞에서 묵념했다.
후미즈키 씨가 이 곳에 없는 걸 알면서도.
안나 「미안...」
정말로 미안해, 후미즈키 씨...
마지막 인사 이벤트... 아무래도 실패한 거 같아...
.
.
.
세리카 「......」
세리카 「하아...」
묵념을 끝내고 주변을 둘러봤어요.
다시 생각해도 되게 우연이네요. 후미즈키 씨가 묻힌 장소가, 바로 여기였을 줄이야.
세리카 「...어라?」
트레이너 「음? 왜 그래?」
세리카 「저기...」
잔디 안에 뭔가가 떨어져 있어서 그쪽으로 다가갔어요.
그것의 정체는 아까 부엌에서와 마찬가지로 같은 방식으로 접혀있는 쪽지였어요.
트레이너 「...안나, 되게 열심히 준비했던 모양이네.」
세리카 (한 번 읽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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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쪽지, 찾아줬구나. 정말 고마워!
여기에 오니까 그 때 생각 나네, 세리카 찾으려고 얼마나 애를 썻는지...
뭐, 옛날 일은 옛날 일이니까. 다시 보고 싶네, 그때 봤던 꽃을.
.후미즈키
아, 그리고 이 쪽지의 힌트는 관(館)!
----------
세리카 「......」
이 내용이 여기에 왜...?
이 사실은 다른 사람들에게 말한 적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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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정원
세리카 「으으...」
세리카 (나비를 따라가다가 길을 잃어버렸어요...)
세리카 「어디로 가야하는 걸까요... ...음? 이 꽃...」
세리카 (보랏빛깔의 꽃, 난생 처음보는 꽃이네요.)
세리카 「...예뻐라.」
「부스럭 부스럭」
후미즈키 「세리카! 어디있어?!」
세리카 「앗, 후미즈키 씨! 여기여기!」
후미즈키 「하아... 내가 길 잃어버릴 수 있으니까 조심하라 했잖아...」
세리카 「죄, 죄송해요...」
후미즈키 「어쨋든 찾아서 다행이야. 자, 어서 나가자.」
세리카 「아아, 하나 물어보고 싶은게 있는데, 이 꽃, 이름이 뭔가요?」
후미즈키 「이거? 음... 아마도 바이올렛이였나?」
세리카 「바이올렛이요?」
후미즈키 「응. 몇 개월 전에 알아봤어. 꽃말이 되게 마음에 들더라고.」
세리카 「꽃말요?」
후미즈키 「바이올렛은 '영원한 우정'을 상징하는 꽃이라고 하더라고. 세리카한테도 보여주고 싶었는데, 마침 여기있었네.」
세리카 「보랏빛이 되게 예쁜 꽃이네요.」 찰칵
후미즈키 「...! 잠깐, 기다려 봐.」
세리카 「?」
.
.
.
후미즈키 「이걸 이렇게 묶으면... 꽃 왕관 완성!」
세리카 「우와...!」
후미즈키 「세리카, 한 번 써볼래?」
세리카 「제, 제가요?」
후미즈키 「세리카 주려고 만든거니까. 한 번 써 봐.」
세리카 「그럼...」
세리카 「...어떤가요?」
후미즈키 「......」
세리카 「...후미즈키 씨?」
후미즈키 「...귀...」
세리카 「?」
후미즈키 「귀여워어어~!!!」 와락
세리카 「으아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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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미즈키 씨가 안나 씨에게 얘기한 걸까요?
하지만 안나 씨는 그 왕관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것 같던데...
세리카 「...설마...」
다른 사람도?
1. 추억 공개
2. 추억 비공개
먼저 2표.
다시 후미즈키의 무덤으로 돌아와 말 없이 바라보기만 했다.
톱 아이돌이 되면 나중에 다시 만나기로 했으면서 왜 먼저...
트레이너 「...음? 이건...」
쪽지라... 아까 부엌에서 봤던 쪽지랑 같은 방식으로 접혀 있네.
안나가 적은 쪽지겠지. 확실히.
그런데, 언제부터 여깄던거지? 아까까지만 해도 없었는데...
트레이너 「...한 번 볼까...?」
---------
예전에 선생님이 이런 얘기를 저에게 해드린 적이 있었죠.
성격이 저와 꼭닮은 제자를 잃어버린 경험이 있었다고...
선생님, 죄송해요. 그 때랑 똑같은 일을 겪게해드려서.
그나저나, 하아... 지옥 훈련 확정이네요. 눈 앞이 깜깜...
-후미즈키
힌트가 적힌 쪽지는 세리카가 가지고 있을거에요.
----------
트레이너 「......」
----------
-이사 가기 전 학원에서...
(쉬는 시간)
후미즈키 「그나저나, 선생님은 예전에 어느 프로덕션에서 트레이너로 일하셨다고 했죠?」
트레이너 「아, 응. 그랬지. 346프로덕션이였나?」
후미즈키 「헤에~ 그런데, 갑자기 프로덕션을 그만두고 이런 외진 곳에 학원을 차린 이유가 뭐죠?」
트레이너 「......」
후미즈키 「...선생님?」
트레이너 「내가 아끼던 아이가, 교통사고로 먼저 가버렸거든. 저 세상으로...」
후미즈키 「......」
트레이너 「되게 활발했던 애였어. 활발하다 못해 바보처럼 느껴질 정도였다니까.」
트레이너 「...이제보니까 그 녀석의 바보같은 성격, 널 닮은 것 같기도 하고?」
후미즈키 「제, 제가 바보라는 건가요?!」
트레이너 「하지만 닮았는 걸! 어떻게 체육관으로 달려오다가 이런 외진 곳으로 오는 사람이 어딨어?」
후미즈키 「그 ,그건...」
트레이너 「...뭐, 그래도 그 바보 같은 점이 마음에 들어. 난.」
후미즈키 「그거, 칭찬이죠?」
트레이너 「물론 칭찬이지.」
후미즈키 「...선생님.」
트레이너 「?」
후미즈키 「전 선생님보다 먼저 죽을 일은 없으니까 안심하세요.」
트레이너 「...만약에 나보다 먼저 죽는다면 지옥 끝까지 쫓아가서 지옥훈련 시켜줄태니까, 그렇게 알아.」
후미즈키 「아... 절대 죽으면 안 되겠네요...」
----------
안나한테 이런 얘기를 했던 적이 있었나...?
그러고 보니, 그 애가 안나의 몸을 빌려서 나에게 인사를 하러 왔던 적이 있었는데...
트레이너 「...에이, 설마...」
다른 사람의 추억도?
1. 추억 공개 (프로듀서와 후미즈키)
2. 추억 비공개
먼저 2표.
아무 이유도 한숨만 내쉬고 있다.
소중한 아이돌을 잃었다는 자책감 때문에?
...아마도 그런거겠지?
병원에 들렀을 때, 내가 후미즈키를 데리고 나왔더라면...
P 「...저택에서 나가면 한 개비 피워야겠군.」
P 「그나저나 몇 개비 남았더라...」
남은 담배 수를 확인하려고 평소 담배를 넣던 주머니 안에 손을 넣었다.
그런데 그 주머니에 담배 말고도 다른 뭔가가 손에 걸렸다.
난 그 뭔가를 꺼내 정체를 확인했다.
P 「...쪽지...?」
언제부터 이 안에 쪽지가...
애초에 안주머니라 누군가가 내게 가까이 접근하지 않는 한...
아니, 접근해도 넣는 건 불가능 할탠데.
P 「게다가 이 쪽지...」
P 「부엌에서 봤던 쪽지랑 같은 방식으로 접혀 있네.」
정체불명의 쪽지에 흥미가 생긴 나는 한 번 쪽지의 내용을 확인 해보기로 했다.
----------
그 날 병원에 와서 말동무 해줘서 정말 고마웠어요.
한참 말하다가 프로듀서가 저한테 물어봤었죠.
'안나와 시즈카, 둘 중 누구에게 2인자 자리를 맡기고 싶은가'라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크라운즈에서 1인자, 2인자는 없어요. 다들 같은 위치에 있을 뿐.
안나와 시즈카, 앞으로 잘 부탁드릴게요.
.후미즈키
----------
P 「......」
P 「그러고보니 그 때 그런 질문을 하긴 했었지.」
----------
-한 달 전 병원
『달칵』
P 「여어, 후미즈키.」
후미즈키 「아, 프로듀서 씨!」
P 「여기 선물 가져왔어. 흘려들은 말로 알았는데, 이 과자 마음에 들어?」 부스럭
후미즈키 「네!」
.
.
.
후미즈키 「정말요?!」
P 「응. 아마, 퇴원하고 한 달 후?」
후미즈키 「!」 화들짝
P 「그러니까 어서 빨리 나으라고. 데뷔하고 싶다면.」
후미즈키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P 「...팀 리더인 후미즈키한테 물어보고 싶은게 있는데.」
후미즈키 「?」 와작와작
P 「후미즈키는 안나와 시즈카, 둘 중 누구에게 2인자 자리를 맡기고 싶어?」
후미즈키 「2인자...」
후미즈키 「...전 그걸 정할 자격이 없어요. 애초에 제가 리더를 맡아도 될지도 모르겠는걸요.」
P 「...그런가. 그래도 후미즈키 네가 굳이 한 명을 정하자면」
후미즈키 「음...」
후미즈키 「나중에 생각나면 문자나 전화로 알려드릴게요.」
----------
P 「그런데 왜 이 쪽지가 내 안주머니에...」
여태까지 정황을 봤을 때, 쪽지를 쓴 사람은 안나일 것이다.
그러면 이 쪽지는 안나가 내 주머니에 넣은 건가?
애초에 오늘은 안나와 가까이 붙은 적이 없는데...
P 「...설마, 아니겠지... 아닐 거야...」
다른 사람의 추억도?
1. 추억 공개 (시즈카와 후미즈키)
2. 추억 비공개
먼저 2표
난 아무 말 없이 하늘을 올려다봤다.
푸른 하늘 위에 있는 구름들 위에서 지금쯤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지 않을까.
시즈카 「...어라, 이건...」
하늘을 올려다보다 뭔가가 이쪽으로 날아왔다.
시즈카 「종이비행기?」
그 종이비행기는 이런저런 곡예를 하며 날아오더니 이내 내 발밑에 툭 떨어졌다.
갑자기 내 눈앞에 나타난 종이비행기에 조금 흥미가 생긴 나는 떨어진 비행기를 주웠다.
시즈카 「안에 글자가...?」
종이비행기를 자세히 보니 안에 뭔가가 적혀있었다.
난 비행기를 펼쳐 안의 내용을 확인해봤다.
----------
시즈카한테는 사과하고 싶어. 정말 미안해.
퇴원하면 그 때 가르쳐 준 우동, 기념으로 만들어주려 했는데.
안나한테 얘기 들었어. 데뷔일 얼마 안 남았지?
응원할태니까, 열심히 해야해!
.후미즈키
----------
시즈카 「우동이라...」
후미즈키도 우동 숨덕이였지.
나 때문에 우동에 관심을 가지긴 했지만.
...기억나네. 그 때, 갑자기 우리집에 와서...
----------
-몇 개월 전, 시즈카의 집
『달칵』
시즈카 「누구세요?」
후미즈키 「안녕! 시즈카!」
시즈카 「후미즈키?」
.
.
.
시즈카 「그래서 나한테 특별한 우동을 만드는 방법을 배우고 싶다?」
후미즈키 「응. 안 될까?」
시즈카 「상관은 없지만, 전화라도 해주면 좋았을탠데.」
시즈카 「지금 냉장고에 재료가 없거든.」
후미즈키 「그거라면 걱정 마! 내가 들고 왔으니까!」
시즈카 「그래? 그러면 상관 없고.」
.
.
.
시즈카 「? 이건...」
후미즈키 「아, 그거? 내가 생각해 본 레시피.」
시즈카 「...호오.」 쫑긋
후미즈키 「어때? 괜찮아?」
시즈카 「응. 아이디어가 신선한데.」
후미즈키 「좋아, 그럼 그 레시피대로 한 번 만들어볼까!」
.
.
.
후미즈키 「하아...」
시즈카 「괜찮아. 처음치곤 굉장히 훌륭했어.」
후미즈키 「우으... 그래도...」
시즈카 「다음에 내가 또 도와줄태니까, 그때도 우리 집에 올래?」
후미즈키 「정말?!」
시즈카 「물론. 게다가 후미즈키의 우동, 나도 완작을 먹어보고 싶기도 하고.」
후미즈키 「그럼, 다음에도 또 올게!」
----------
그 이후엔 데뷔일이 정해지고 바쁘게 움직이다가
데뷔 후에 여유가 생기면 그 때 같이 만들자고 했으면서...
...이젠 영영 못 만들게 됐네.
시즈카 「...후미즈키...」
그 레시피, 지금 이 집에는 없겠지...?
...아니, 혹시 후미즈키의 방에 있을수도...
안나 「이제…나갈까요.」
세리카 「네...」
P · 트레이너 「」 끄덕
시즈카 「......」
.
.
.
저택 정문으로 내가 제일 먼저 앞장서서 걸어갔다.
뒤에 있는 네 사람은, 아무말 없이 날 따라오고 있을 뿐이였다.
문 앞에 다다르자, 적막을 깨고 먼저 말한 사람은 세리카였다.
세리카 「...저는 여기서 단서를 더 찾아보고 싶어요.」
안나 「...뭐?」
의외였다.
부엌에 있을 때만 하더라도 어서 빨리 나가고 싶어했던 세리카가 갑자기?
그 뒤에 나머지 사람들도 하나씩 말했다.
트레이너 「나도 시간이 많이 남기도 하니까...」
안나 「선생님?」
P 「일로 돌아가기엔 1시간 정도 더 남았고...」
안나 「프로듀서도?」
시즈카 「...나도 이 저택을 더 둘러보고 싶어.」
안나 「......」
시즈카 「그리고 안나 말대로 여기서 정말로 후미즈키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P · 트레이너 「」 뜨끔
대체 무덤에서 무슨일이 있었길래...
안나 「...?」
후미즈키 「......」 히히
후미즈키 씨가 기둥 뒤에 숨어 우리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설마 후미즈키 씨가 네 사람에게 무슨 짓을 한 건가?
세리카 「일단, 제가 무덤에서 찾은 정본데요.」
세리카가 쪽지 하나를 보여줬다.
쪽지 내용의 힌트인 관(館)이 적혀 있었다.
트레이너 「그럼 여태까지 모인 힌트는 상(上)이랑 관(館), 두 글자네.」
P 「어느 특정 장소를 가리키는 건가.」
시즈카 「음... 힌트를 더 찾아볼까요?」
1. 힌트를 찾으러 간다.
2. 답을 알 것 같다. (2번 선택시 답도 적어서 주세요.)
*2번 선택 후, 2개 답 모두 틀릴 시 1번으로 자동 선택
먼저 2표.
다락방?
나도 같이 답을 추측해봤다.
글자 상(上)과 관(館)...
집 관(館)이라면 어느 한 장소를 얘기 하는 거겠지?
그럼 이 저택 내부에 상(上)이 들어가는 장소가 뭐가 있지?
전원 「으으음...」
아무리 생각해봐도 전혀 머릿속에서 떠오르지 않는다.
힌트를 더 찾아보는 수밖에 없으려나.
안나 「아무래도...」
트레이너 「힌트를 더 찾아봐야겠지?」
안나 「네.」 끄덕
세리카 「그런데, 힌트는 어디있을까요?」
P 「이 넓은 저택을 샅샅히 살펴보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한데.」
시즈카 「...후미즈키의 방.」
「「「「자기 방에?」」」」
시즈카 「후미즈키도 우리를 어서 만나고 싶어할거야. 그럼 너무 어려운데 숨겼을 리는 없었겠지.」
시즈카 「부엌이랑 정원도, 그냥 우리가 생각나는데로 가본건데, 간단하게 단서를 찾을 수 있었잖아?」
세리카 「그건 그렇죠.」
부엌에 들른 건 생각나는 데로 간게 아니라 후미즈키 씨를 따라간 거지만.
시즈카 「그럼 우리가 이 저택에 들어왔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장소가 뭐가 있을까?」
트레이너 「정원이랑... 후미즈키의 방 정도?」
P 「근데 그렇게 간단히 생각해도 되는 거야?」
시즈카 「괜찮아요. 후미즈키, 생각보다 단순한 아이잖아요?」
후미즈키 「......」 쿡
어이어이, 후미즈키 씨가 저기 기둥 뒤에서 듣고 있다고.
P 「음... 확실히...」
후미즈키 「......」 푸욱
시즈카 씨의 공격! 프로듀서의 어시스트!
효과는 굉장했다!
세리카 「그럼 목적지가 정해졌으니 어서 가볼까요.」
트레이너 「그래!」
우리들은 힌트가 있을만한 장소인 후미즈키 씨의 방으로 향했다.
기둥 뒤에 있던 후미즈키 씨도 살짝 미소를 보이고 어딘가로 돌아갔다.
.
.
.
-후미즈키의 방
트레이너 「...뭐야, 가구가 그대로 있어...?」
안나 「부모님께서 후미즈키 씨의 방은 그대로 남겨두기로 했데요. 죽은 후미즈키 씨가 쓸 수 있게.」
트레이너 「그렇구나.」
그래서 그런지 후미즈키 씨가 쓰던 가방이나 트레이닝 복, 충전기 등이 그대로 남겨져 있었다.
한 달 동안 방치되서 그런지 가구 위에 먼지가 꽤나 쌓여있었다.
P 「일단 한 번 찾아볼까.」
시즈카 「네.」
우린 방 곳곳을 살펴보기로 했다.
책상, 침대 밑, 옷장 등 살펴볼 수 있는 곳은 모두 살펴봤다.
후미즈키 씨의 물건도 그대로 있었기에 방 안을 둘러보다 후미즈키 씨의 물건이 나올때면 잠시 울컥했었다.
시즈카 「...찾았다.」
세리카 「에?」
트레이너 「정말?!」
시즈카 「네. 서랍 안에 있었어요.」
안나 「...음? 시즈카 씨, 그 종이는?」
시즈카 「아, 이거?」
시즈카 씨는 쪽지를 발견할 때 같이 찾은 쪽지를 우리에게 보여줬다.
'후미즈키의 특제 우동!'이라는 제목으로 우동의 레시피가 적힌 쪽지였다.
시즈카 「이게 방 안에 있을거라고 예상은 했었는데, 진짜로 있었을 줄이야...」
세리카 「어쨌든 한 번 읽어봐요!」
----------
다들 감 좋은데? 이 쪽지를 찾아낼 줄이야.
이 쪽지에 적힌 힌트가 마지막 힌트야.
어서 만나고 싶다~♪
.후미즈키
마지막 힌트는 영(映)!
p.s. 시즈카, 내가 그 우동 만들어 봤는데, 그닥 맛은 없더라고.
대체 뭐가 문제일까? 나중에 찾아와서 알려줘.
----------
시즈카 「......」
안나 「...시즈카 씨.」
시즈카 「......」
시즈카 씨는 아무 말 없이 눈물 한 방울을 떨어뜨렸다.
그리고 부엌에서 울었던 것처럼 울분을 참지 못하고 울어버렸다.
트레이너 「하여간, 오늘따라 시즈카, 눈물이 많은 걸.」
트레이너 「자자, 뚝, 얼굴 부으면 어쩌려고.」
시즈카 「...네.」 훌쩍
트레이너 「그래. 우는 건 시즈카답지 않아.」 토닥토닥
선생님이 시즈카 씨를 부드럽게 감싸안고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줬다.
P 「일단, 모든 단서는 찾은 건가?」
세리카 「네. 그런 거 같아요.」
모든 힌트들은 모였다.
이제 답을 알아내고 답이 가리키는 장소로 향하는 일만 남았다.
후미즈키가 기다리고 있는 장소는?
첫 번째 힌트 : 상(上)
두 번째 힌트 : 관(館)
마지막 힌트 : 영(映)
내일 5시까지 정답을 적어주세요.
정답을 찾으면 성공, 정답을 찾지 못할 시 실패.
*앵커 기회는 1인당 2번.
트레이너 「'관상영'... '영상관'...」
안나 「...영상?」
트레이너 「...아! '상영관'!」
그래, 일단 세 글자로 조합할 수 있는 장소라면 여기밖에 존재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저택에 상영관이 있었나?
안나 「돌아다니면서…상영관…본 사람?」
세리카 · 시즈카 · 트레이너 · P 「......」
다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도 저택을 돌아다니면서 상영관을 본 적 없는 모양이다.
트레이너 「그럼 상영관이 아니라면, 대체 어디를?」
P 「...극장?」
세리카 「극장이요?」
P 「생각해 봐. 원래 상영관은 극장 안에 있잖아?」
세리카 「!」
시즈카 「그럴 듯한 추리네요.」
P 「그럼 후미즈키가 우릴 부를만한 극장이라면...」
후미즈키 씨가 우리를 부를만한 극장,
그곳이라면 단 한 군데 밖에 없다.
전원 「765 극장!」
.
.
.
우린 프로듀서의 차를 타고 서둘러 극장에 도착했다.
주말이라 아무도 없는 텅 빈 극장.
극장에 들어온 우리들은 먼저 극장 내 무대로 향했다.
-극장 내 무대
세리카 「!」
시즈카 「...이거 꿈 아니지?」
트레이너 「정말로... 있었어...」
P 「믿을 수 없어...」
네 사람은 무대 윗편을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무대 윗편에는 마이크를 들고 우리쪽으로 손을 흔들고 있는 후미즈키 씨가 서있었다.
그리고 스테이지 위에 조명이 켜지고 스피커에서 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후미즈키 「어서 와! 기다리고 있었어!」
안나 「...무대, 준비…했었구나.」
후미즈키 「응! 내 첫 솔로 무대야! 혼자 준비한다고 고생 꽤나 했다구.」
후미즈키 「관객은 여기 있는 세리카와 시즈카, 선생님, 안나, 그리고 프로듀서!」
네 사람은 아직도 멍하니 무대 위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 상태에서 후미즈키 씨는 본격적으로 노래를 불렀다.
...이제 들어보니, 이 노래, 외곽의 학원에서 오디션 준비할 때 쓴 노래였다.
-♬ welcome to the black parade
https://www.youtube.com/watch?v=i8etBUm4PAc
후미즈키 「어땠나요? 저의 무대는?」
트레이너 「...훌륭했어. 후미즈키.」
시즈카 「정말... 후미즈키 맞지?」
후미즈키 「그럼 내가 누구겠어?」
세리카 「후미즈키 씨!」 와락
후미즈키 「우왓!」
세리카가 후미즈키를 보자마자 달려들었다.
그대로 후미즈키 씨의 몸을 통과, 그대로 넘어졌다.
세리카 「아야야...」
후미즈키 「세리카, 괜찮아?」
세리카 「괜찮아요. ...그런데 정말로 후미즈키 씨네요.」
후미즈키 「응. 나야.」
트레이너 「그나저나, 정말로 훌륭했어. 아까 무대.」
후미즈키 「헤헤, 생전에 많이 연습했으니까요!」
후미즈키 「이렇게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게 되서... 정말 다행이야.」
P 「...안나가 우리를 네 저택에 데리고 온 이유도...」
후미즈키 「네. 이 무대의 준비를 위해서. 마지막 인사를 '그동안 고마웠어.'라고 말로만 표현하기엔 뭔가 부족하잖아요?」
후미즈키 「그리고 이 스테이지에서 한 번 쯤 라이브 해보고 싶었거든요.」
후미즈키 씨가 무대 쪽으로 돌아보면서 말했다.
나와 후미즈키 씨, 시즈카 씨 모두 무대에서 춤추는 날을 기대해왔다.
그 중에서도 제일 기대를 많이 품었던 사람은 다름 아닌 후미즈키 씨.
그 간절한 마음으로 지금의 노래와 댄스 실력을 갖추게 되었고 라이브 무대에 서기로 했지만
아쉽게도 후미즈키 씨의 그 소원은 생전에 이뤄지지 못했다.
안나 「소원, 이뤘네.」
후미즈키 「응. 이뤄냈어.」
후미즈키 「이제 마음 놓고 떠날 수 있게 됐어...」
시즈카 「잠깐, 벌써 가야 하는거야?」
후미즈키 「난 이미 죽은 사람이야. 원래 내가 있을 곳은 여기가 아냐.」
시즈카 「그런...!」
후미즈키 「...그럼, 내 부탁 하나만 들어줄래?」
시즈카 「부탁? 무슨 부탁이야?」
후미즈키의 부탁은
+~2까지 자유롭게.
후미즈키 「난 언제나 그 저택에서 살고 있을태니까.」
시즈카 「그닥 어려운 부탁도 아니네. 뭐.」
안나 「자주, 놀러…갈 게.」
시즈카 「다음에 가면 후미즈키의 특제 우동을 내가 만들어 줄태니까! 기대하라고!」
후미즈키 「...기대할게.」
후미즈키 「...그럼...」
후미즈키 씨는 뒤로 돌았다.
그리고 앞으로 걸어가는가 싶더니 다시 우리쪽으로 돌아 한 가지 물어봤다.
후미즈키 「하나 물어볼 게 있는데 들어줄 수 있어?」
세리카 「말만 해주세요. 저희가 해드릴 수 있는 선에서는 최선을 다할게요.」
후미즈키 「...그럼, 우리 부모님은 지금 어디 있는지 알아?」
안나 「후쿠오카로…이사 갔어.」
후미즈키 「그랬구나. 그래서 지금 이 자리에...」
만약 후미즈키의 부모님을 부를 수 있다면 불렀겠지만
마땅한 연락 방법도 없을 뿐더러 연락이 닿는다 해도 바쁜 두 분이 내 전화를 받을지 의문이다.
그리고 죽은 후미즈키 씨를 다시 볼 수 있다니, 무조건 믿지 않을 것이다. 두 사람은.
후미즈키 「...부모님을 다시 만날 수 있으면 좋을탠데...」
세리카 「그, 그건... 죄송해요. 그건 어떻게 할 수가...」
후미즈키 「...뭐, 괜찮아. 부모님은 나 없어도 잘 살태니까.」
후미즈키 씨는 살짝 미소를 짓고 다시 뒤로 돌았다.
후미즈키 「그럼 난 이제 가볼게.」
트레이너 「아, 자, 잠깐만!」
「사라락--」
트레이너 「...사라졌어.」
안나 「......」
후미즈키 씨는 우리의 눈 앞에서 사라졌다.
마지막 인사만을 남겨 놓고.
하지만 이제 원한은 없다. 마지막으로 후미즈키 씨의 모습을 볼 수 있었으니까.
나 말고도 다들 그렇게 생각하는 모양이다.
시즈카 「...다음에 봐. 후미즈키.」
.
.
.
후미즈키 씨와 작별 후,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데뷔까지 얼마 안 남았으니 열심히 해야지!"라며 각오를 다진 시즈카 씨와 같이 연습해서 많이 피곤했다.
방 안에 돌아온 나는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곧바로 침대 위로 쓰러져 그대로 잠들어버렸다.
-푸른 빛이 감도는 장소
안나 「......」 머-엉
후미즈키 「안나, 안나!」
안나 「...후미즈키... 후미즈키 씨...?!」
후미즈키 「우왓, 뭘 놀라고 그러는 거야?」
안나 「후미즈키 씨…극장에서…이미 하늘나라로…간 거, 아니였어?」
후미즈키 「아니야! 그냥 잠시 부모님 만나러 갔다온 거 뿐이라고.」
안나 「...아아.」
극장에서 날 두고 유유히 사라진 이유가 그것 때문이였구나.
그나저나 후쿠오카에서 도쿄를 왕복하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릴탠데?
후미즈키 「비행기타고 갔지롱~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는다는 거, 꽤 쓸만하던데?」
안나 「그랬구나. ...잠깐, 내 생각을…읽은 거야?!」
후미즈키 「여긴 안나의 꿈 속이니까 안나가 뭘 생각하고 있는지는 다 보인다구.」
안나 「아아, 그렇구나...」
후미즈키 「...이제 진짜 안나와도 작별이네.」
안나 「응. 하루, 정말…빨리 가네.」
후미즈키 「그러게...」
잠깐의 정적이 지금 이 공간을 채웠다.
후미즈키 씨는 조용히 뒤로 돌고 나에게 말했다.
후미즈키 「난 이만 가볼게.」
안나 「......」
후미즈키 「안녕. 영원히...」
안나 「...잠깐!」
난 후미즈키 씨가 떠나가기 전에 재빠르게 팔을 붙잡았다.
후미즈키 「...뭐, 뭐야?」
안나 「후미즈키 씨, 지금 내 생각…읽을 수 있지?」
후미즈키 「안나, 이거 정말... 사실이야?」
안나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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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한 가지 또 전해 말씀드릴게 있습니다.」
안나 「뭐죠?」
「이것도 선택 사항입니다만, 두 분끼리 의견이 맞으시다면 '계약'을 하실 수 있습니다.」
안나 「계약?」
「간단히 말해서, 안나 씨가 숙주라고 하면 그 숙주의 몸에 영혼이 붙어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한 개의 육체에 두 개의 영혼. 즉, '이중인격'이 되는 거죠.」
안나 「이중인격?」
「계약이 성립된다면 후미즈키 씨는 죽지 않고 영원히 안나 씨의 몸에서 함께 살아가게 될겁니다.」
안나 「!」
「단, 이 계약은 공생이 아닌 '기생'이기 때문에 숙주의 영혼이 버티지 못한다면 기생하고 있는 영혼에게 잡아먹힐 위험이 있습니다.」
「기생하고 있는 영혼으로부터 버틸 자신이 있다면 계약하셔도 상관 없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선택사항이므로 알아만 두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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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미즈키 「......」
안나 「난, 계약…하고 싶어.」
후미즈키 「?!」
안나 「이대로…후미즈키 씨를, 보내기…싫다고...」
후미즈키 「......」
안나 「계약은, 서로가…수락해야만…할 수 있데.」
후미즈키 「......」
안나 「난, 계약…찬성이야. 후미즈키 씨는?」
후미즈키 「......」
후미즈키의 선택
1~50 : 계약한다.
51~100 : 계약하지 않는다.
먼저 2표.
안나 「응.」
후미즈키 「어어...」
후미즈키 씨가 얼굴을 긁적거리며 고민했다.
안나 「어서. 하루가…얼마 남지…않았어.」
후미즈키 「...안나는, 괜찮아?」
안나 「」 끄덕
후미즈키 「무슨 일이 생긴다고 해도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야?」
안나 「결심…했어.」
내가 굳은 의지를 보이자 후미즈키 씨가 침묵했다.
침묵이 1분간 흐를 때, 후미즈키 씨는 마음이 없다고 확신하고 포기하려 했을 때,
후미즈키 씨가 날 불러 멈춰 세웠다.
후미즈키 「솔직히 말해서...」
안나 「?」
후미즈키 「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아.」
후미즈키 「아무도 없는 저 세상보다는 내가 아는 사람들이 많은 여기가 더 좋다고...」
안나 「......」
후미즈키 「안나, 정말 괜찮겠어?」
안나 「몇 번…물어 보는거야...」
후미즈키 「...나, 부탁이 있어.」
안나 「뭔데?」
후미즈키 씨가 '정말 괜찮을까...'라며 중얼거리더니
이내 고개를 젓고 내게 손을 내밀었다.
후미즈키 「나랑, 계약 하자!」
안나 「응.」
난 곧바로 후미즈키 씨의 손을 붙잡았다.
계약이라니, 뭔가 내가 알고 있는 현실의 계약은 되게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걸로 아는데
뭔가 이렇게 손을 잡는게 끝이라니, 뭔가 웃겼다.
「휘이잉--」
후미즈키 「앞으로 잘 부탁 해, 안나!」
안나 「응. 후미즈키 씨.」
잡은 두 손에서 강하고 영롱한 빛과 소리가 뿜어졌다.
.
.
.
-안나의 방
어제 일찍 자서 그런지 오늘따라 눈이 일찍 떠졌다.
난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고 그대로 누워있었다.
「일어났어?」
안나 「...후미즈키 씨?」
안나 「...아, 맞다. 우리 계약했었지.」
「응. 뭔가, 안나의 몸 안에 있으니까 느낌이 뭔가 이상하네.」
안나 「적응…해야지.」
「헤헤, 그래야겠지.」
후미즈키 씨의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후미즈키 씨는 내 안에 살아있다.
안나 「...나갈까.」
「음? 어디로?」
안나 「내일, 라이브, 연습…해야지.」
「아아, 그랬지!」
-765 극장 레슨실
안나 「안나, 도착.」
시즈카 「왔구나. 일찍 왔네?」
안나 「눈이…일찍…떠져서.」
시즈카 「안나도 나랑 똑같구나.」
시간을 다시 확인해보니 집합시간보다 한 시간 일찍 모여있었다.
시즈카 「이왕 일찍 온 거, 지금 시작할까.」
안나 「그럴까.」
두 사람의 연습 성과
1~25 : BAD (+0)
26~50 : GOOD (+1)
51~75 : GRATE (+2)
76~100 : PERPECT (+3)
+1이 안나, +2가 시즈카
*라이브 평가 점수에 추가 됨.
나와 시즈카 씨가 번갈아가며 2번의 솔로 무대를 진행.(내가 1,3번째, 시즈카 씨가 2, 4번째다.)
마지막 5번째 무대에 시즈카 씨와 듀오로 무대에 서게 된다.
시즈카 「MC부분은 생략하고, 라이브 부분만 해볼까.」
안나 「응.」
.
.
.
『~♪』
안나 「...하아...」
시즈카 「수고했어. 잘 추던데.」
안나 「아직…멀었어...」
첫 번째 곡부터 파워풀한 동작이 압권인 음악.
동작을 크게크게 해야해서 그런지 힘이 쫙 빠져버렸다.
하지만 소모한 체력만큼 만족스럽진 않았다.
'더 잘 부를 수 있었는데... 더 잘 출 수 있었는데...'라는 생각만 들었다.
시즈카 「뭐, 연습이니까 살살하자고.」
안나 「알겠어.」
시즈카 「다음은 나네. 평가 부탁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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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음 순서로 진행된 시즈카 씨의 차례.
평소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던 시즈카 씨였으니 오늘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안나 「......」
시즈카 「......」 쭈글
하지만 이번 곡은 냉정하게 평가해서 절대 좋다고 말할 순 없었다.
여태까지 시즈카 씨의 완벽한 모습만 봐와서 그런가, 조금 충격이였다.
시즈카 씨도 본인의 모습이 좋지 않았음을 아는지, 음악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주저앉았다.
안나 「...괜찮…아. 그럴 수도…있지.」 토닥토닥
시즈카 「안나...」
안나 「여태까지…잘 했잖아. 가끔씩, 결과…나쁠 수도…있어.」
안나 「게다가, 연습…이잖아. 너무…실망, 하지마.」
시즈카 「...응. 알겠어.」 벌떡
시즈카 씨는 금방 털고 일어났다.
역시 시즈카 씨답다.
.
.
.
극장에서 몇 시간동안 있었을까.
연습 도중에 배가 고파 시간을 확인하니 어느새 1시가 되어있었다.
안나 「시즈카 씨, 시간.」
시즈카 「음? ...아, 벌써 점심 시간이네.」
안나 「점심…먹으러, 가자.」
시즈카 「+~3」
1~50 : 어디로 갈거야?
51~100 : 아, 오늘은 내가 도시락 들고왔어.
먼저 2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