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댓 작가 더헤드는 하염없이 앵커에 도달하길 기다렸다.
하지만 그것은 무의미한 기다림, 모두가 마라톤을 하고 있는 가운데 혼자서만 길 위가 아닌 런닝머신을 달리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허무하다. 싸늘하다. 나는 무엇을 위해 여기까지 왔으며 무엇을 위해 지금까지 달렸던 걸까, 그런 생각을 애써 무시하기에는 이미 기차가 종착역에 도착해버렸다.
그때였다. 쓸쓸하게 움츠러든 내 등에 손 하나가 얹어졌다. 승무원이었다. 그는 나를 위로하고자 말을 걸려는 것일까 싶었지만 그의 눈동자에는 일말의 측은함도 담기지 않았다. 그의 눈에 담긴 것은 오로지 강인한 의지뿐, 그가 말했다.
하루카 "아아, 졸려..."
하루카 "치하야쨩은 또 자율 레슨... 놀릴 사람이 필요한데..."
하루카 "히비키쨩이나 쓰담쓰담 하러 갈까... 아니면 마코토에게 또 이상한 옷을..."
하루카 "아니면 미키랑 같이 잠이라도... 또 자는 중에 덥쳐올 것 같아서 불안하니까 패스..."
하루카 "그럼... 어디 보자..."
19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하루카 "헤에..." 아삭 아삭
토모카 "......"
하루카 "......" 아삭 아삭
토모카 "......"
하루카 "......" 아삭 아삭
토모카 "......"
하루키 "토모카쨩."
토모카 "네? 왜 그러시나요?"
하루카 "토모카쨩도 사과 먹을래?"
하루카 "......" 아삭 아삭
토모카 "......"
하루카 "사과는 별로야?"
토모카 "......"
하루카 "......" 아삭 아삭
토모카 "하나 주세요."
하루카 "에헤헤, 여기!"
하루카 "자!"
토모카 "......"
하루카 "......"
토모카 "하루카씨?"
하루카 "왜?"
토모카 "지금 하루카씨가 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하루카 "음... 아앙?"
토모카 "어째서 하는 건가요?"
하루카 "그야 포크가 하나뿐이니까?"
토모카 "....."
하루카 "......"
토모카 "......"
하루카 "응?"
하루카 "......"
토모카 "......"
하루카 "혹시 싫은 거면 말고."
토모카 "싫은 것은 아니랍니다? 다만 마음의 준비가..."
하루카 "마음의 준비?"
토모카 "아무것도 아니에요."
하루카 "흐응?"
하루카 "......"
토모카 "그럼 이제 먹겠습니다."
하루카 "마음의 준비가 끝난 거야?"
토모카 "하루카씨? 그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했잖아요?"
하루카 "응."
토모카 "......"
하루카 "......"
토모카 "그럼 잘 먹을게요."
하루카 "응!"
하루카 "정말로?"
토모카 "성모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답니다?"
하루카 "헤에, 힘들겠네."
토모카 "그러니까 슬슬 좀..."
하루카 "응?"
토모카 "사과가 맛있네요."
하루카 "맛있지? 실은 엄마가 다 같이 나눠먹으라고 해서!"
토모카 "어머님께 은혜에 대한 축복을 내려드려야겠네요."
하루카 "그, 그런 것까지는..."
하루카 "......"
토모카 "하루카씨?"
하루카 "응?"
토모카 "어째서 또... 아앙을 하는 건가요?"
하루카 "그야 포크가 하나니까?"
토모카 "포크가 하나면 건네주면 되는 것 아닌가요?"
하루카 "한 개씩 번갈아가면서 먹는 것만으로도 번거로운걸."
토모카 "그것도 그렇네요."
하루카 "역시 그렇지?"
하루카 "......" 아삭 아삭
토모카 "......" 아삭 아삭
하루카 "......" 아삭 아삭
토모카 "......" 아삭 아삭
하루카 "아, 있지 토모카쨩?"
토모카 "왜 그러나요?"
하루카 "우리 지금 간접 키스 한 거네."
토모카 "푸흡!"
하루카 "에!"
하루카 "토모카쨩, 괜찮아?"
토모카 "네, 네... 저는 괜찮답니다..."
하루카 "그치만 안색이 시퍼런걸!"
토모카 "누구 때문이라 생각하는 건가요..." 중얼 중얼
하루카 "뭐?"
토모카 "괜찮다고 말했어요."
하루카 "정말? 하아... 다행이다..."
하루카 "응?"
토모카 "간접... 키스라니..."
하루카 "어? 아, 문득 생각나서... 아! 토모카쨩, 설마 부끄러운 거야?"
토모카 "......"
하루카 "......"
토모카 "......"
하루카 "......"
토모카 "대답은?"
하루카 "죄송합니다..."
저 목소리 상상된다...
하루카 "네..."
토모카 "그런 말은 저한테만 해주세요..." 중얼중얼
하루카 "어? 뭐라고?"
토모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답니다."
하루카 "그치만 분명 뭔가 말한 것 같은데... 보청기라도 살까."
토모카 "저를 위해서라도 가급적 사지 말아줬으면 하네요."
하루카 "토모카쨩이랑 관계 없지 않아?"
토모카 "아주 많답니다."
하루카 "그런가?"
하루카 "......"
토모카 "......"
하루카 "......"
토모카 "하루카씨."
하루카 "응?"
토모카 "저, 최근 신경 쓰이는 사람이 생겼답니다."
하루카 "헤에"
하루카 "......"
토모카 "얼굴이 가깝지 않나요?"
하루카 "그치만 신경 쓰이는 사람이 생겼다면서."
토모카 "둘이 무슨 상관이죠?"
하루카 "아이돌에게 사랑 이야기는 엄청난 비밀이니까 최대한 작게 말해야지?"
토모카 "......"
하루카 "......"
토모카 "둘밖에 없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하루카 "그것도 그렇네."
하루카 "응."
토모카 "앞장 서서 모두를 이끄는 강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답니다."
하루카 "대단하네."
토모카 "그러면서도 상냥하고 부드러운 사람이기도 하답니다."
하루카 "외강내유까지 겸비하다니 보통이 아니네."
토모카 "게다가 모두를 위해 쿠키를 만들어오는 가정적인 면도 있답니다."
하루카 "쿠키라... 들을수록 누군지 궁금해지네. 과연 누구려나."
토모카 "......"
하루카 "응?"
하루카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런 멋진 사람이 있다면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거야 어쩔 수 없지."
토모카 "그런데 어째서인지... 그 사람을 보고 있자면 가슴이 두근거려옵니다."
하루카 "헤에!"
토모카 "......"
하루카 "......"
토모카 "하루카씨?"
하루카 "응?"
토모카 "눈빛이 반짝이네요."
하루카 "에헤헤, 미안 미안!"
토모카 "그 사람과 같이 있으면 자꾸만 눈이 가요."
토모카 "그 사람의 목소리 하나하나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토모카 "다른 사람과 같이 있는 모습을 보면 저도 모르게 질투해버린답니다."
토모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제가 가졌으면 해요.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하루카 "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
토모카 "흐음,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나요?"
하루카 "그야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진짜 사랑을 알고 있다는 거잖아."
토모카 "그것과 이것이 무슨 상관이 있죠?"
하루카 "나는 누군가에게 사랑을 베풀 사람은 진짜 사랑이 뭔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사랑이 뭔지도 모르면서 사랑을 베푼다니, 그런 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걸."
토모카 "그렇네요."
하루카 "토모카쨩이 성모로서 모두에게 똑같은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면, 진짜 사랑을 베푸는 게 훨씬 좋잖아. 말로만 하는 사랑이 아니라 그 두근거리는 감정을 이해하기에 할 수 있는 사랑 말이야."
토모카 "......"
하루카 "그런 의미에서 나는 토모카쨩이 누군가를 좋아한다든지 하는 것이 성모 실격이라 생각하지 않아. 오히려 정말로 성모가 되기 위한 조건 중 하나가 아닐까, 나는 그렇게 생각해."
하루카 "토모카쨩도 그렇게 생각해주는 거야? 에헤헤, 기뻐라."
토모카 "......"
하루카 "왜 그래, 토모카쨩?"
토모카 "그럼 하루카씨는 제가 그 사람에게 이 마음을 전해도 된다고 보나요?"
하루카 "그건... 아이돌이니까... 하지만... 그래도..."
토모카 "......"
하루카 "음... 응! 나는 그래도 된다고 생각해!"
토모카 "정말로요?"
하루카 "대신 그 사람이랑 사귀게 되면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게 조심하기로 약속하는 거다?"
하루카 "에! 그, 그래? 그러려나?"
토모카 "네, 하루카씨만큼 상냥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가진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요."
하루카 "에, 에이! 나보다는 아즈사씨라든지, 많은걸."
토모카 "거기에 지금처럼 아무렇지 않게 멋진 카리스마를 선보이기도 하고."
하루카 "정말! 그렇게 비행기 태워줘도 쿠키밖에 나오지 않는걸!"
토모카 "그렇네요. 하루카씨는 쿠키 같은 것을 구워서 모두에게 나눠주는 가정적인 면모도 있죠."
하루카 "오늘은 사과지만!"
토모카 "......"
하루카 "에헤헤... 토모카쨩이 칭찬해주니까 기쁘네. 자신감이 쑥쑥 올라가는 기분이야."
하루카 "에헤헤..."
토모카 "......" 지긋지긋
하루카 "그랬구나, 나는..."
토모카 "......" 빤히
하루카 "에헤헤..."
토모카 "......" 뚫어져라
하루카 "기뻐라..."
토모카 "......" 뿌우
하루카 "에헤헤..."
하루카 "어, 어어? 왜 그래 토모카쨩?"
토모카 "여기까지 말했으면 슬슬 눈치채주지 않겠습니까?"
하루카 "에, 뭐를?"
토모카 "......" 지긋
하루카 "......" 빤히
토모키 "......"
하루카 "......"
토모카 "......" 발그레
하루카 "......" 갸웃
하루카 "에! 아까는 칭찬했으면서!"
토모카 "아까는 아까고 지금은 지금이에요. 아무튼 하루카씨는 바보에다가 둔감하네요."
하루카 "윽..."
토모카 "멋대로 앞장 서서 언제나 실수만 하고, 그 처리를 해주는 사람들의 수고를 좀 생각해주셨으면 하네요."
하루카 "죄송합니다..."
토모카 "그런 하루카씨에게는 벌을 내려야겠네요."
하루카 "에."
토모카 "에잇."
하루카 "엣..."
하루카 "......"
토모카 "뭔가 알 것 같나요?"
하루카 "어... 그게... 음..."
토모카 "제 가슴이 무척이나 두근거리고 있는 게 느껴지나요?"
하루카 "어... 어, 엄청 두근거리고 있어."
토모카 "전부 하루카씨 때문이랍니다?"
하루카 "헤에..."
하루카 "......"
토모카 "......"
하루카 "......"
토모카 "이제는... 알겠나요?"
하루카 "......"
토모카 "......"
하루카 "토모카쨩."
토모카 "네."
하루카 "생각보다 작아."
찰싹!
하루카 "아파..."
토모카 "하루카씨?"
하루카 "응..."
토모카 "하루카씨는 바보인가요."
하루카 "음... 살짝 그런 것 같기도..."
토모카 "인정하면 어쩌자는 건가요."
하루카 "그야 인정해야 될 것 같은 분위기라서..."
토모카 "......"
하루카 "에, 에헤헤..."
하루카 "에, 설마! 토모카쨩을 상대로 장난이라니... 그럴 리 없잖아."
토모카 "그럼 어째서... 자꾸만 그런 모습을 보이는 건가요?"
하루카 "그, 그러니까 뭘..."
토모카 "......"
하루카 "음... 미안, 정말로 모르겠어."
토모카 "......" 짜증
하루카 "혹시 가르쳐줄 수... 있으려나?"
토모카 "스스로 생각하세요." 벌떡
하루카 "넵."
또각 또각
또각 또각
벌컥, 쿵!
하루카 "왠지 보여주기식으로 다른 시어터 사람들 모두와의 친분을 과시해."
하루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뒤로 사과를 볼 때마다 얼굴을 붉혀!"
하루카 "토모카쨩... 도대체 무슨 일인 걸까."
하루카 "스스로 생각해보라는 말을 했지만... 하루카씨의 머리로는 무리였습니다..."
인물 앵커
>>+3에 얘기를 듣고 있던 사람을
하지만 그것은 무의미한 기다림, 모두가 마라톤을 하고 있는 가운데 혼자서만 길 위가 아닌 런닝머신을 달리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허무하다. 싸늘하다. 나는 무엇을 위해 여기까지 왔으며 무엇을 위해 지금까지 달렸던 걸까, 그런 생각을 애써 무시하기에는 이미 기차가 종착역에 도착해버렸다.
그때였다. 쓸쓸하게 움츠러든 내 등에 손 하나가 얹어졌다. 승무원이었다. 그는 나를 위로하고자 말을 걸려는 것일까 싶었지만 그의 눈동자에는 일말의 측은함도 담기지 않았다. 그의 눈에 담긴 것은 오로지 강인한 의지뿐, 그가 말했다.
하루카 치하야쨩은 짐작 가는 거 있어?"
치하야 "......"
하루카 "흐음... 하아..."
치하야 "저, 하루카?"
하루카 "어? 뭔지 알 것 같아."
치하야 "누가 봐도 명백하지 않을까."
하루카 "에에! 저, 저, 정말로?"
치하야 "어... 하루카, 지금은 리액션이 과한 것 같아."
하루카 "그런가... 그래서 치하야쨩이 뭐 때문에 날 미워하게 됐다고 생각해?"
치하야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대사 앵커
>>+3에 치하야가 할 말을!
하루카 "에."
치하야 "솔직히 처음 얘기를 들을 때만 해도 하루카가 날 놀리는 게 아닐까 싶었어."
하루카 "어째서?"
치하야 "그야 너무 명백한걸. 텐쿠바시씨가 왜 그러는지는 내가 아니라도 알아챌 거라 생각해."
하루카 "내가 덜렁이라서?"
치하야 "정확히 말하면 슈퍼 덜렁이라서 그런 거야."
하루카 "뭔가 더 붙었는데."
치하야 "기분탓이야."
하루카 "기분탓인가."
하루카 "역시 뭔가 추가된 것 같은데."
치하야 "지금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 하이퍼 덜렁이 하루카."
하루카 "진화했어."
치하야 "어쨌든 여기까지 말했다면 하루카도 자신이 무슨 실수를 했는지 알 거라 생각해."
하루카 "흠... 아, 뭔가 엄청 무시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덕분에 뭘 잘못했는지 알 것 같아."
치하야 "이제는 알겠어?"
하루카 "응, 아무리 생각해도..."
>>+3까지 선택지 앵커, 가장 높은 주사위로
1.가슴 때문이라 생각해.
2.역시 가슴밖에 없어.
3.토모카쨩을 치하야쨩 더 그레이트 빈유와 동급으로 취급한 게 모욕감을 준 것이 틀림 없어
저의 팬들인 귀여운 아기 돼지들의 얼굴에 미소를 심어주기 위해 아이돌을 하고 있답니다.
하지만 최근에 와서는 그것과는 다른 한 가지 이유가 생겼답니다.
성모가 어느 한 사람에게 구애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좋아하는 사람의 곁에 있기 위해 아이돌을 하고 있답니다.
즉, 어느 누군가에게 그 이상의 감정을 전하려 한다는 것은 성모 실격이라는 얘기겠죠.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그 사람은 말했습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그 사람은 제가 생각하고, 그래서 주저할 수밖에 없던 영역을 가볍게 뛰어넘었습니다.
더욱 더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메가 덜렁이인 그 사람은 바로 알아듣지 못했답니다. 그래도 제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생각은 식기는 커녕 더욱 더 열을 내며 그녀에게 들러붙었습니다.
결국 극단적인 방법으로 제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이정도면 충분하겠지, 메가 덜렁이라 해도 전해졌을 거라 생각하던 때였습니다
"생각보다 작아."
순간 치밀어버린 분노가 제 이성의 명령도 거부한 채 멋대로 그 사람의 뺨에 화풀이를 해버렸답니다.
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독이 되어버렸답니다. 괴로웠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을 일부러 피한다는 것은 제가 생각해왔던 것보다 훨씬 괴로운 일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또 다시 참을 수 없게 됐습니다.
저를 미워하고 있는지, 가슴 사이즈가 치하야씨 더 그레이트 빈유와 다를 바 없는 저라도 좋아해줄 수 있는지 듣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이 있는 방에 찾아가니 안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치하야 "이거 놔, 하이퍼 덜렁이 하루카!"
하루카 "놓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치하야 "제발 놔줘! 이 세계에 나의 미래는 없어!"
하루카 "꿈을 포기하지 마!"
치하야 "꿈을 이루러 가는 거야! 임벨이 있는 곳으로 가야 돼! 임벨이 있는 세계에서 나는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어!"
하루카 "하지만 치쨩 더 그레이트 빈유가 지금 가려는 곳은 차원 관리국이 아니라 요단강이라고!"
치하야 "그래도 상관 없어! 그곳에서 나는 새롭게 태어날 수 있을 테니까!"
하루카 "그러지 않아도 돼! 치쨩 더 그레이트 빈유의 꿈은 이곳에서도 충분히 이룰 수 있어!"
치하야 "하아? 그게 가능할 거라 생각해? 이 세상에 나같이 가슴도 작은 여자를 좋아해줄 사람이 어디 있다고!"
하루카 "있어! 바로 여기에!"
하루카 "치하야쨩 같은 빈유가 좋으니까!"
하루카 "날 위해 이 세계에 남아줘!"
문 너머로 전해져 온 그 말을 들은 순간, 저는 희미한 가능성을 느꼈습니다.
어쩌면,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저는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고개를 숙여, 붉어지는 얼굴이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게 말이죠.
그 중에서도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라면 치하야씨겠죠. 그녀는 하루카씨의 취향 그 자체였으며, 하루카씨와 오랜 시간을 함께해온 절친한 친구였으니까요. 그 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갈 방법이 과연 존재하기는 한 걸까요.
그러나 포기할 수 없는 마음과 저는 더는 머뭇거리지 않겠다고 다지란 지 오래, 저는 조력자를 찾으러 갔답니다.
인물 앵커
>>+3까지 토모카의 조력자, 가장 높은 수의 주사위로 채택
10분 뒤에 찾아오지.
하지만 극장을 다 뒤져봐도 마츠리씨를 찾을 수 없었답니다. 아이돌 활동을 위해 밖에서 일하고 있는 걸까요. 그 의문에 대한 대답은 마지막으로 확인하게 될 레슨실에서 찾을 수 있겠죠.
제가 레슨실에 방문했을 때 그곳에는 아무도 없어 조용할 뿐이었답니다. 괜한 수고를 해버렸네요. 그럼 이번에는 코토리씨를 찾아볼까요.
그렇게 혼잣말을 중얼거리면서도 몸은 레슨실과 이어진 탈의실로 향했습니다. 머리가 마츠리씨를 찾는 일을 포기하더라도 몸은 아직 미련을 버리지 못했나 봅니다.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아 탈의실에서 나가려던 참이었습니다. 탈의실의 문으로 몸을 돌리던 차에 슬며시 열려 있는 캐비넷이 스쳐지나갔습니다.
왼쪽으로 돌아간 몸, 고개만 오른쪽으로 돌려 확인하니 구석에 위치한 캐비넷이 어째선지 활짝 열려 있었습니다. 위치상 마츠리씨의 캐비넷이었습니다. 마츠리씨는 오늘 레슨을 받았던 걸까요. 마츠리씨도 참, 칠칠맞지 못할 때가 있네요.
이곳에 드나드는 그 누구도 남의 비밀을 몰래 훔쳐보는 취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그럴 여지조차 남기지 않는 게 중요한 거랍니다. 저는 마츠리씨의 캐비넷을 닫아주려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캐비넷에는 잡지만 한 권 있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잡지 한 권만이 있을 수 있죠. 조금 수상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마츠리씨가 그럴 사람은 아니니까요.
아무래도 잡지 하나만 넣어놨으니까 깜빡 잊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많은 것도 아니고 잡지 하나면 그럴 수도 있죠. 그런데 그러면 캐비넷 문을 왜 열려 있는 걸까요.
의문은 한번 꼬리를 물고 나면 피 냄새를 맡고 쫓아온답니다. 별로 좋지 않죠. 일단은 책 한 권뿐이고, 제가 가지고 있다가 마츠리씨에게 돌려주는 게 낫겠죠.
캐비넷에서 책을 꺼냈습니다. 자연스럽게 잡지의 표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라?"
잡지에는 꽤나 흥미로운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제가 필요로 하던 것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
"......"
도둑질이 나쁘다는 것은 저도 알고 있답니다. 하지만 이것은 도둑질이 아니라 잃어버린 물건을 주인에게 돌려주러 가는 도중이니, 제가 가지고 있는 것도 그러다 우연히 내용물을 확인하는 것도 어쩔 수 없겠죠. 그렇겠죠?
>>+3까지 다음 상황 앵커
걸렸구나 성모님
그럼에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지금의 관계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할 거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하루카씨가 절 좋아해준다 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연애적인 의미가 아니라 동료, 후배, 친구로서의 의미겠죠.
사건이 필요합니다. 하루카씨가 저를 의식하고 궁극적으로 나아가 제 마음을 눈치채기 위한 계기가 필요해요.
그러니 이것은 어쩔 수 없는 거예요. 마츠리씨에게 책을 돌려주는 것은 나중으로 미뤄둬야겠네요.
이젠 뭐라 변명할 수 없는 도둑질이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아직 필요합니다. 마츠리씨의 잡지 부록에 달려 있는 이 얀데레 지침서가 말이죠.
얀데레 지침서 [언제까지 그에게 끌려만 다닐 텐가!]
얀데레 지침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연인들과의 사랑 방식, 얀데레!]
얀데레 지침서 [이 지침서만 있으면 당신의 그 사람도 이젠 당신의 포로!]
토모카 "......"
토모카 "......" 히죽
토모카 "생각보다 간단하네요." 싱긋
하루카 "치하야쨩은 또 자율 레슨... 놀릴 사람이 필요한데..."
하루카 "히비키쨩이나 쓰담쓰담 하러 갈까... 아니면 마코토에게 또 이상한 옷을..."
하루카 "아니면 미키랑 같이 잠이라도... 또 자는 중에 덥쳐올 것 같아서 불안하니까 패스..."
하루카 "그럼... 어디 보자..."
토모카 "하루카씨."
하루카 "아... 토모카쨩."
하루카 "으음, 오랜만이네. 토모카쨩이 먼저 말 걸어온 거."
토모카 "그동안은 제가 하루카씨에게 거리를 두고 있었으니까요."
하루카 "역시나... 그것에 대해서 생각해봤는데 혹시 내가 심기를 불편하게 했던 거야?"
토모카 "그랬죠."
하루카 "음... 미안! 가슴 얘기는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하지만 토모카쨩, 내가 기대한 것보다 작길래 무심코..."
찰싹!
토모카 "......"
하루카 "......"
토모카 "대답은?"
하루카 "죄송합니다."
하루카 "......"
토모카 "대답."
하루카 "......"
토모카 "치하야씨는 예외로 할게요."
하루카 "앞으로 조심할게."
토모카 "......"
하루카 "......"
토모카 "치하야씨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루카 "아아 나도."
하루카 "응, 항상은 아니고 자주 하는 편이지."
토모카 "놀림을 받는 치하야씨의 기분을 이해해주셨으면 해요."
하루카 "그치만... 좋아하는걸."
토모카 "......"
하루카 "......"
토모카 "그건, 치하야씨를 놀리는 걸 좋아한다는 얘기죠?"
하루카 "그 의미도 있고, 치하야쨩을 좋아한다는 것도 있고."
토모카 "흐응..."
하루카 "뭐, 치하야쨩만큼 다른 시어터의 멤버들도 좋아하지만."
하루카 "음... 그렇지만 역시 치하야쨩은 좀 더... 뭐라고 해야 할까... 그 이상의..."
토모카 "......" 꽈드득
하루카 "어라, 지금 무슨 소리 들리지 않았어?"
토모카 "하루카씨."
하루카 "응?"
토모카 "이제부터 제가 하는 말 잘 들으세요."
하루카 "응, 알았어."
토모카 "이제부터 제가... 하루카씨를 감금하겠습니다."
하루카 "헤에."
하루카 "......"
토모카 "......"
하루카 "......"
토모카 (뭘까요, 이 반응은?)
하루카 (감금이라니... 장난 같은 건가?)
토모카 "아무튼 하루카씨는 저에게 감금되었으니까 이제부터 저를 따라와주세요."
하루카 "아... 아하, 응! 알았어!"
토모카 "......"
하루카 "......"
토모카 (뭔가 이상하지만 감금은 손쉽게 성공했네요. 그럼 다음은...)
하루카 (토모카쨩도 은근 부끄럼 많네. 같이 어울려달라고 하면 될 것 가지고.)
하루카 "헤에 굉장해 토모카쨩! 나 있지, 여기 예전부터 와보고 싶었어!"
토모카 "우후후 그렇게나 기뻐할 줄은 몰랐는데. 저도 덩달아 기쁘네요."
하루카 "그야 여기! 쿠킹 스튜디오인걸! 요리라든지, 제과라든지 잔뜩 할 수 있잖아? 아 그런데 재료가 없지 참..."
토모카 "재료라면 제가 준비해왔답니다."
하루카 "정말? 고마워 토모카쨩! 그런데 여기 예약제인데다가 비쌀 텐데 어떻게 한 거야?"
토모카 "실은 이 카페의 오너가 천공기사단의 일원이라서 부탁했더니 오케이 해줬답니다."
하루카 "에, 그래도 되는 거야?"
토모카 "돈은 제대로 낼 거니까요."
하루카 "으음... 그럼 세이프인 걸로!"
토모카 "처음부터 세이프였답니다?"
토모카 "하루카씨, 그건 안 될 말이랍니다?"
하루카 "에, 어째서?"
토모카 "그야 하루카씨는 지금 저한테 감금된 상태니까요. 제 허락이 없는 이상 마음대로 움직이는 것은 안 된답니다?"
하루카 "그런 거야?"
토모카 "그런 거예요."
하루카 "그럼 어쩔 수 없네. 대신 토모카쨩이 뭔가 해줘. 모처럼 왔는데 앉아만 있다 가는 건 손해잖아?"
토모카 "당연히 그럴 거랍니다. 혹시 먹고 싶은 것 없나요?"
하루카 "음... 토모카쨩이 자신 있는 걸로."
토모카 "우후후, 그럼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토모카 "요리가 끝나면 부를 테니까 하루카씨는 이곳에 얌전히 있어주세요?"]
하루카 "......"
하루카 "......" 뒹굴뒹굴
하루카 "......" 뒹굴뒹굴
하루카 "......" 착지
하루카 "......"
하루카 "흐음..."
하루카 "토모카쨩, 혹시 내가 도울 거 없을까?"
토모카 "정말, 어쩔 수 없는 사람이네요."
하루카 "응. 그럼 어디..." 냠-
토모카 "......"
하루카 "흐음..."
토모카 "어떤가요. 입맛에 맞나요?"
하루카 "그게... 음... 응, 맛있어. 식당에서 파는 음식보다 몇 배는 맛있는 것 같아. 굉장하네 토모카쨩. 나도 이렇게까지 맛있게는 못 만드는데."
토모카 "하, 하루카씨도 참... 그렇게까지 띄워줄 필요는 없답니다?"
하루카 "그런 게 아니라 정말로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져 나온 말이니까."
토모카 "정말... 하루카씨는 어쩔 수 없는 사람이네요." 발그레
하루카 "아 치하야쨩이다. 잠깐 전화 좀 받고 올게."
토모카 "곧 요리가 끝나니까 빨리 오셔야 해요?"
하루카 "응." 삑
하루카 "여보세요. 어쩐 일이야. 드디어 그나마 있던 가슴마저 없어지고 만 거야?"
치하야 [하루카의 개성 같은 꼴은 되지 않았으니까 안심해.]
치하야 [이거 녹음되고 있다는 거 언젠가 말했지?]
하루카 "그래서 무슨 일?"
치하야 [다음 미니 라이브 때 엔트리를 정할 거라서.]
하루카 "벌써 다음 주였나."
치하야 [응, 아무튼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은데 지금 뭐하고 있어?]
하루카 "그게... 토모카쨩에게 감금 당하고 있어."
치하야 "감금?"
하루카 "응, 감금."
치하야 "헤에...... 에?"
치하야 [......]
하루카 "치하야쨩? 치하야쨩?"
치하야 [......]
하루카 "여보세요. 치쨩? 내 말 들려?"
치하야 [......]
하루카 "......"
치하야 [......]
하루카 "치쨩 더 그레이트..."
치하야 [하, 하루카!]
하루카 "아, 미안. 내가 심했어."
치하야 [그런 건 됐으니까 어딘지 말하기나 해! 당장 갈게! 내가 구하러 갈 테니까!]
하루카 "아... 아!"
치하야 [왜, 왜 그래! 혹시 어디 다친 거야? 납치당할 때?]
하루카 "아아... 그게 아니라, 감금이 그 감금이 아니야."
치하야 [그, 그게 무슨 소리야? 감금이 아니라니?]
하루카 "그게... 나도 잘은 모르겠지만 일단 치하야쨩이 생각하는 그거랑은 다른 거니까."
치하야 [어... 어?]
하루카 "애초에 납치에 감금 당한 사람이 태평하게 전화 받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치하야 [그건... 그런가?]
하루카 "그렇지?"
치하야 [누구든 그 말만 들으면 같은 반응이었을 거야.]
하루카 "아 확실히 나도 치하야쨩이 납치됐다든지 하면 그랬을지도."
치하야 [그렇지?]
하루카 "에헤헤, 그렇네. 치하야쨩은 정말로 소중한 친구니까."
치하야 [하루카도... 그래서 지금은 뭐하고 있었어?]
하루카 "아, 그게 토모카쨩이랑 같이 요리를 하고 있었는데..."
토모카 "......" 지긋
하루카 "......"
토모카 "......" 지긋
토모카 "......"
치하야 [하루카? 왜 그래? 하루카?]
하루카 "어... 치하야쨩."
치하야 [응?]
토모카 "......"
하루카 "미니 라이브에 대해서는 나중에 얘기하자."
치하야 [어? 아... 응, 알았어. 프로듀서에겐 내가 말해둘게.]
토모카 "......"
하루카 "그럼 내일 시어터에서 봐."
치하야 [응, 내일 봐 하루카.]
토모카 "......"
하루카 "......"
토모카 "......"
하루카 "......"
토모카 "하루카씨?"
하루카 "넵."
토모카 "제가 요리가 금방 끝나니까 빨리 오라고 말했었던 것 같은데."
하루카 "그, 그랬습니다..."
토모카 "하아..."
하루카 "죄송합니다!"
토모카 "아뇨, 식기 전에 먹으면 되니까... 가죠."
하루카 "넵."
토모카 "......" 꽈드득
하루카 "아... 아, 아하..."
토모카 "......" 잘그락 잘그락
하루카 "......"
토모카 "......" 잘그락 잘그락
하루카 "......" 힐끔
토모카 "......" 잘그락 잘그락
하루카 "......"
토모카 "......" 잘그락 잘그락
토모카 "......" 잘그락 잘그락
하루카 "음... 토모카쨩?"
토모카 "......" 힐끔
하루카 "갑작스러운 얘기일지도 모르겠지만 스프도 그렇고 스테이크도 그렇고, 혹시 요리 배운 적 있어?"
토모카 "어머니의 식사 준비를 도운 적은 몇 번 있었어요."
하루카 "그거 말고는?"
토모카 "없어요."
하루카 "없어? 그런데 이렇게나 맛있는 것들을 요리할 수 있다고?"
토모카 "......"
하루카 "거짓말! 역시 어딘가의 요리 학원에서..."
토모카 "하루카씨."
하루카 "......"
토모카 "식사할 때는 떠들지 말고 조용히 하기. 매너랍니다?"
하루카 "......"
토모카 "알았으면 그만 떠들고 먹으세요."
하루카 "네, 네..."
토모카 "......"
토모카 "......"
하루카 "푸흡..."
토모카 "어라, 왜 그러시나요."
하루카 "아니, 좀... 지금 상황이 웃기다고 해야 할까나."
토모카 "웃기다니 뭐가 말이죠."
하루카 "그게 말이지. 왠지 나랑 토모카쨩이 뭔가 연인 사이처럼 느껴져서!"
토모카 "흐응..."
하루카 "바람 피다 걸린 남자친구는 이런 기분인 걸까 생각하고 있자니!"
토모카 "......"
하루카 "지금 밥 먹는 모습은 그것보단 오랫동안 함께 산 부부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토모카 "......"
하루카 "거기까지 가니까 갑자기 웃음이 튀어나오지 뭐야?"
토모카 "흐응... 뭐가 웃긴 건지 저는 하나도 모르겠네요." 발그레
토모카 "그런가요. 불편하지 않다니 다행이네요." 싱긋
하루카 "아, 지금 웃었네."
토모카 "......"
하루카 "에헤헤 아닌 척해도 이미 봐버렸는걸."
토모카 "......"
하루카 "으음... 그렇네. 어쩌면 감금 당하는 것이 아니라 토모카쨩에게 감금 당하는 것이 재밌는 걸지도. 맛있는 밥도 주고, 평소에는 보기 힘든 토모카쨩의 모습도 볼 수 있으니까."
토모카 "......"
토모카 "흐응... 뭐가 말인가요?
하루카 "음... 그래, 조금 정도는 난폭해질 필요가 있을지도."
토모카 "폭력은 함부로 휘둘러서는 안 되는 거예요."
하루카 "그치만 조금 강압적인 것은 해도 된다고 생각해. 감금이잖아. 뭐든 자유가 되는 거라고?"
토모카 "하지만..."
하루카 "토모카쨩은 은근 여린 구석이 있네. 좋아. 그래도 앞으로를 위한 예행연습 정도는 할 거니까."
토모카 "하루카씨, 저는 분명히..."
하루카 "아앙!"
토모카 "......"
하루카 "......" 아앙
토모카 "......"
하루카 "......" 힐끔
토모카 "뭐하는 건가요?"
하루카 "예행연습."
토모카 "그러니까 무엇의 예행연습 말인가요."
하루카 "그러니까 상황 설정을 얘기하자면, 지금의 아마미씨는 감금 당해 있어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다는 거야."
토모카 "그래서요."
하루카 "그러니까 먹여주지 않으면 식사를 할 수 없는 거야."
토모카 "하아?"
하루카 "힉..."
하루카 "까불어서 죄송합니다."
토모카 "......"
하루카 "......" 쭈뼛쭈뼛
토모카 "그렇게 쭈구리고 있으면 먹여줄 수 없다고요?"
하루카 "네... 에?"
토모카 "한 번만이에요. 자, 입을 벌리도록 하세요."
하루카 "응!"
토모카 "......" 아앙
하루카 "음... 음! 맛있어!"
토모카 "그거... 다행이네요... 맛있다니..." 발그레
하루카 "에헤헤..."
하루카 "......"
토모카 "......" 달그락 달그락
하루카 "토모카쨩?"
토모카 "네." 달그락 달그락
하루카 "설거지 도와줄까?"
토모카 "감금 당한 사람은 얌전히 있으세요."
하루카 "아까는 한 번만이라고 하지 않았어?"
토모카 "그 명령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 거랍니다?"
하루카 "엄청 긴 유효기간이네."
토모카 "그러니 얌전히 기다려주세요."
하루카 "응."
토모카 "......"
하루카 "음... 진짜로 오래된 중년부부 같네."
토모카 "제발 좀..." 중얼중얼
하루카 "응?"
토모카 "말했다시피 감금이기 때문에 집에 가둬두는 것만 생각해버렸네요. 제 불찰이에요."
하루카 "아니, 처음 해보는 거고 어쩔 수 없지."
토모카 "그런 말을 서슴없이 하는 게 마치 경력자 같네요."
하루카 "에헤헤, 실은 납치 감금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거든."
토모카 "그런 질 나쁜 농담은 하지 않았으면 한답니다."
하루카 "그런 게 아니라 정말로! 이래 보여도 톱 아이돌 중에서도 톱이라고? 내 몸값을 노린다든지 변질된 애정 때문에 날..."
토모카 "하루카씨."
하루카 "죄송합니다."
토모카 "알면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