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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없는 아이돌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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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24, 2017 21:24에 작성됨.
나는 아이돌 프로듀서다.
내 사무실에는 컴퓨터가 없다
내 사무실에는 사무원이 없다
내 사무실에는 아이돌이 없다
나는 아이돌 프로듀서다
나는 오오하라 미치루의 프로듀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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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을 어떻게 생각해도 한숨만이 나온다.
아무도 볼 것 같지않은 사무실. 그래서 더더욱 담배가 피고싶다. 하지만 필 수 없다. 그것이 함정. 아무도 보지않고, 누구도 신경쓰지않는 곳이라고 해서 아무렇게나 행동하는 순간 회사에서는 날 자르겠지. 망할. 간단히 보자면, 결국 이건 회사와 나의 줄다리기 싸움이다. 아슬아슬한 줄에서 내가 떨어지길 기다리는 거지. 하지만 떨어지지않는다. 떨어질까보냐. 좋은 사람인척은 다하다가 결국 제풀에 지쳐 뜯길때로 뜯기고 쫓겨나는건 최악, 패배..! 그런 일따위 용납할것같냐고. 줄이라도 있다면 줄을 잡고 버둥거려서 올라가주마.
@사무실에 아이돌이 없는데, 미치루p라는건... 상황이 열악해서 미치루가 본가에 가있다는 이야기인가요?
'오오하라 미치루' 왠지 찾아보면 있을 것도 같지만, 결국 회사엔 존재하지도 않은 사람의 이름이다. 얼굴은 커녕 실존여부도 모르는 소녀의 담당 프로듀서. 서류상으로만 덜렁 존재하는 아이돌이다. 아무것도 없다.
그래, 난 유령부서의 유령 프로듀서. 난 이미 죽은거다. 이런 내 전화를 받을 사람이 있을리가 없잖아. 아무것도 못하고 존재하지도 않는 아이돌을 프로듀스한다니. 이런 재수 옴 붙은 녀석과 얽혀버리는 걸 좋아할 사람이 없다.
결국 수화기를 다시 내려놓고말았다.
@파라노말 액티비티 예고편 같은 건가..?
...뭐라도 해야할텐데... 저대로면 그대로 팽당할텐데...
하아.....젠장. 배고파.....하지만, 내 상황에서 밥 먹을 돈은 없다. 당장 이번달 월급도 장담을 못하는데 무슨 수로 밥을 사먹나. 도시락 반찬하나가지고도 트집잡을 회사의 눈까지 생각하면 쫄쫄 굶어도 시원찮을판이다.
이제 됬어.....밥이고뭐고...전부 귀찮아졌다. 사무실로 돌아갈래.......이 지긋지긋한 곳따위 얼른 떠나고싶다...
"무슨 짓이에요!?"
"아까부터 여기저기 빵만 잔뜩 사가고, 수상하단말이다!"
"에에? 전 아무짓도 안 했어요?"
"그거야 가서 이야기하면 나오겠지!"
"놓으세요!!"
하아.........바보같은 어른이 바보같은 애를 낚으셨나...망할...빨리 나가야...나가야하는데.....왜 자꾸 들리는거야? 안그래도 짜증나는데 귀에 들리는건 저런 망할 헛소리싸움뿐이라니.
설마... 내가 오늘 허탕친게 다...?
설마... 내가 오늘 허탕친게 다...?
.......................................................................................................그래서 어떻하자는 걸까 나는. 지금 달려가서 너였냐!? 라고 소리칠까? 아니면 주인장의 팔을 잡고 어이어이 라고 하며 말려볼까? 내가, 뭐라고? 아무것도 없다. 회사한테는 빨리 나가달라는 예의바른 인사만 받아놓고, 빵하나 제대로 사먹을 돈도 없다. 애시당초 아무것하나 제대로 한 게없어서 여기까지 굴러떨어졌다. 그런 내가 도대체 뭐라고 저기에 끼어들지, 기운좋게 끼어들면, 난 감당할수있나? 결국 난 아무것도 못해....한때의 생각뿐이다. 감당할 힘도 능력도 생각도 없다. 기세좋게 끼어들어도, 감당하지못하고 어버버거리다가 다시 떨어져겠지. 사람의 삶이란 건, 의외로 심오해서 끝이라고 생각하면 반드시, 그 뒤에 더 최악이 나오는법이다.
"이거 놓으라구요!"
나는......
"저한테 왜이러세요! 정말!"
나는.....
"신고할거라구요!"
나는.....
"도와주세요!"
나는.....
섣불리 움직이기도 뭐하지만, 이 정도라면...
적용하는 앵커는 늘 제맘에 드는 것들로 합니다. 1빠따 앵커가 아닙니다
본인은 자각하지 못한채 지긋이 소녀와 점장(?)을 노려본다. 자신을 의심하는 점장과 수상한 사람의 등장에 점점 겁에 질리는 소녀...
점장 “...뭐 찾으시는거라도..?”
표현법이라던지 이런것의 문제가 아니다.
없는 것을 존재하게 만드는, 그 발상이 일단 기가 막히다
그 다음으로, 결국에 존재할 수밖에 없는 그 발상이 기가 막히다
그러므로 추천 ㅇㅇ
넌 필요없다고 말을 내뱉고 다시 소녀를 쳐다본다. 한발짝 다가선다. 사납게 오가던 말이 줄어들고, 두명의 시선이 나에게온다.
어느새 손보다도 가까온 두 명을 번갈아본다. 점장의 퉁명스러운 말. 답할 순 없다. 할 말이 없는 걸. 바보처럼 멍하니, 호기심에 끌려왔을 뿐이다.
창백하지는 소녀를 물끄럼 바라보고있자니 내 멱살이 잡혔다. 점장이 멱살을 잡고 큰소리친다. 이제 어떻게할까...?
엄한 손님의 멱살을 잡고 뭐하는 짓이냐, 같잖은 이유로 어린애랑 실랑이를 하냐, 불량업소로 낙인찍히고 싶냐 등등.
다리를 걷어차고, 내 멱살을 잡은 팔을 역을 잡아 뒤로 꺾었다. 그리고 몸으로 꾸욱-눌러 점장을 카운터에 강하게 살포시 내려놓는다.
아까 말했지? 가진게 없는 사람은 공격적이라고. 오늘, 난 직장에서도 사직권고를 받았고 먹고싶은 빵 한조각도 구경못하고 도로 컴퓨터도 없는 사무실에 돌아가야하는 상황이야. 무슨 소리인줄 알겠어? 그래서, 다시 이야기하지. 어른답게 없던일로 하고 넘어갈까. 아니면 나랑 같이 계속 이렇게 대화할까?
스크럼을 풀었다. 우 남자 둘이 몸을 붙이고 부비부비라니 끔찍해 3일간 말린 바게트를 먹는 것보다 끔찍하다. 끔찍하고 짜증나는 일은 그만 좀 있었으면해 고개를 옆으로 돌려 내려다보자 날 멍하는 바라보는 소녀가 보인다. 정확히는, 그 빵자루들이 보였다. 하나 가져갔다. 이 정도는 가져가도 된다고 생각해.......아님 말고,
나름 잘 정리하고 나왔다싶었는데... 뭐야, 아까 그 애인가.
...뭐? 빵을 돌려줘??
보기 드물게 착한 소녀군...
"이제 빵 돌려주세요."
뭐 임마... ....돌려주고싶지않아...어른답지못하지만...하나쯤 가져가면 안 되는거냐!
"돈은 필요없습니다! 빵입니다!"
나는...나는...오늘 무슨 일을 겪었는지는 너무 많이 말했군...주기 싫다는 거다...배고프다고! 딱히 한 것도 없지만 배고프단 말이다. 그러니까..먹어버릴 테다 먹어버릴테다 먹어버릴....
빵을 향해 고개를 내리면..
"제 빵..."
쓸떼없이 매력적인 눈에 물기까지 채워서 반짝반짝 바라보지말라고...!!
"제가 가진 빵이 더 적으면 되는거죠?"
......그 날 나는 기적을 보았다. 사람을 구한다던가 재앙을 물리쳐낸다던가하는 그런 거창한 것은 아니었으나, 그것은 누가 보아도, 어떻게 표현해도, '기적'이었다. 아슬아슬하게 저체중을 벗어난 160정도의 어린 소녀가 자기보다 훨씬 더 크고 무거운 양의 빵을......
나는 그 경이로운 모습에 명함을 건내고말았다. 손과 손, 그 사이로 전해진 명함. 그것은......
"후고곳"
먹혔다. 어이! 명함 먹지 말라고!!!
"아앗!? 빵이 아니야!? 속이셨군요! 속이셨군요, 이상한 아저씨!!"
너한테만큼은 이상하다는 말 듣기싫어!!!
"우그으으.......빵을 가져가시고 이젠 명함을 빵으로 속이려들다니.....당할 뻔했다!!"
뭘 당할뻔해!!! 보통은 포장되어 있잖아! 확인을 하고 포장을 먼저 뜯는게 정상이야!! 하...뭐야...난생 처음한 스카우트가...후...그래. 여기있다, 네 빵.
@>>37 미치루는 포지티브하니까요! 그야 빵인 걸요!
"에에-- 당연히 빵을 줄거라고 생각했다구요! 빵에는 빵인거에요! 어째서 빵에 명함을 준거죠! 앗.....설마...."
야, 그건 말이지... 음....명함을 준 건말이지. 내가 딱히 수상한 뭐..다단계라긴 보단...
"빵을 스카우트...? 말로만 듣던.....수법이..!!"
그런 건 도대체 누가 말하고다니는거냐!!!
"아저씨도 빵을 좋아하는거네요! 착한 분이셨구나! 자, 그럼 빵 절반 드릴게요. 착한 사람을 만나면 보답하라고 했으니까!"
넌 제발 어디가서 혼자다니지마라, 네 가족은 불안해서 못 살겠다.
...음...고맙다. 잘 먹을게... 아니, 잠깐만. 잠깐 얘기 좀 나눌 수 있을까?
..근데 이 아이, 이렇게 순진해서야... 아이돌같은거 잘 모르는거 아닐까? 에라이..역시 스카우트는 허탕인가. 얼핏 보기에는 중학생 정도 같고..
잘 모르겠다. 일단 배고프니까 빵을 먹자.
“그런데, 아까 명함을 잘 못 봤어요. 무슨 명함이에요? 베이커리에 그 명함을 주면, 그대로 빵을 스카우트할수 있는 거에요?”
이건 또 뭔소리인가 싶어서 보니, 소녀가 조금 장난스러우면서 천진난만한 땡그란(?) 표정을 짓고 있다
귀엽다.
@이런 목석같고 어두운 아저씨가 귀엽다고 생각하다니...
어른의 체면이라던가 뭐라던가 이젠 알게뭐냐. 어린애 빵을 멋대로 가져갔을때부터 그런 거내버렸다고!
먹었다. 입술이 푹 잠기는 빵에, 바자작 소리가나는 겉....뜨거워. 뜨거워어...뜨겁게 달아올라서 쫄깃해진 속살..멈춘 피가 다시 흐르는 것 같다
뭐냐 이 음식은! 먹어보지못했다고! 이런 거! 달달한 불고기 소스가 찹쌀에 섞여 쫀득한 속이 되어서 입을 농락한다.
얼른 씹으라고 하고있짆아..!! 게다가 이 고기. 평소라면 작다고 투덜거릴 것 같은 고기 조각들이 지금은 씹힌다! 느껴져! 육즙이! 몸에 흘러든다!
아아... 이제 어째도 상관없어.. 입천장이 데어도, 입술이 덕지덕지 묻어도... 먹는다 먹는다...맛있다고!!
하아.....맛있었다. 이렇게 작은 빵 조각이 이렇게 맛있어도 되는거냐...악마적이다..
손을 모아 부딪히고는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말을 소녀에게 건낸다.
"고맙다!"
감사, 압도적 감사....! 이런 나에게, 오늘 일용할 양식. 아니, 어둠 속에 가라앉은 내 오늘에 마지막으로 빛을 선물해줘서! 감사!!
앵커라면... 소녀가 눈을 반짝이며 바라본다. “빵을 정말 행복하게 드시네요!”
"호에에.....빵을 정말 행복하게 드시네요! 처음봤어요! 그런거!!"
흠.....그냥 배고팠을 뿐인데.....정말, 배고팠나보다...
"빵을 더 드릴...아, 다 먹었지.."
아무래도 나는 동물원의 동물이 먹이를 받아먹는 것보다도 재밌었나보다.....갑자기 신비한동물 취급이냐!
"그래도 말이죠! 그런 거 처음봤어요! 어떻게하는거에요?"
하루종일 굶고 사직권고를 받은 다음 세상에서 제일 이상한 아이를 만나 마음고생을 하다가 저녁이 다 되서야 첫끼로 빵 한조각을 먹으면 된다고라고 말할 수 없고......어깨를 살짝 으쓱해볼까
"저, 빵집 아가씨가 되서, 행복을 나누어주는게 소원이거든요!"
하고싶은 일이 의외로 소박한데 대단하네.
"사실, 가게의 빵을 야금야금 먹어버려서 무우리지만요...."
그러냐.....
"아, 시간이..."
그러고보니, 벌써 노을도 검게 물들어버렸다. 이런....뭐라 말할 새도 없이 소녀가 종종걸음으로 멀어져간다. 인사할 시간도 안 주는 건가. 음?
"아, 그러고보니 오늘 감사했습니다!"
새삼스럽게...
"드릴 건...에....아! 이거! 이거, 저희 빵집인데요! 다음에 오시면 서비스해드릴게요!"
음, 서비스라는게 어딘가의 음란마귀를 자극하는 그건아니겠지 응. 빵일거야. 흠........그러고보니 오오하라인가....?
하지만 저녁만 되면 후고거리는 괴물이 나타난다고 하는데...
...모르겠다. 잘 기억이 안나니 원... 일단 사무실로 돌아갈까? 아무것도 없지만...
...내일은 또 어떻게 해야 할까...
다시 명함을 건네면서 설명한다.
...모르겠다. 잘 기억이 안나니 원... 일단 사무실로 돌아갈까? 아무것도 없지만...
...내일은 또 어떻게 해야 할까...
내일, 내일이라니...생각해버렸다. 생각나버렸잖아아아----
젠장.... 사무실에 돌아가면 도대체 뭐가 남냐고, 깨져서 불도 안 들어오는데. 전기낭비라도 한소리하려나... 이래도 저래도 한소리를 듣고, 잘릴 위기....
빵 한조각, 그보다 이상한 꼬맹이 덕분에 겨우 잊었는데 이런 현실이 있단말인가....아무것도 없는 유령 프로듀서...오오하라 미치루....어라, 오라라ㅏ라.... 과연, 오오하라였나...
하지만 이름을 모르는구만...흐음...뭐, 성은 흔하니까...집으로 가버릴까. 사무실로 돌아가도, 으스대는 아이돌이나 프로듀서 꼴을 보면 배알이 꼴린단말이지
그리고 그 곳에 있던 것은... 후고거리는 거대한 그림자괴물이...
...
오오하라 베이커리.. 어디있는지 봐두기라도 할까.
.하나
.둘
.셋
집에 갈 걸 그랬어. 컴퓨터도 없는 이 사무실에서 난 뭘해보겠다고 돌아온거냐! 그냥 거기서 집이라도 가든가, 차라리 경찰서에 있는 게 더 유익하지않았을까! 후우.....여기서 스마트폰을 꺼낸다면 근무 중 딴짓이라고 하겠지? 칼퇴..? 칼퇴라는 이상을 안고 퇴사라는 죽음을 맞이할 생각은 없다!
어라, 뭔가 빠져나왔나. 요즘 폰은 이게 문제가 너무 크니까 주머니에 있는걸 다 꺼내서 떨어트리니....젠장 지폐가 스마트폰과 함께 나와 길바닥에 자유낙하하는 동안 유유히 앞으로 앞으로 걸어나가버리는 안타까움. 뒤늦은 후회. 끔찍하다아아......
그래서 이건 뭐람.. 아 오오하라 베이커리인가... 흐으으음.....어라?
지금 문 닫았네 에이쒸....
라이터를 던진다. 한없이 부러워하며, 날려보낸다.
날아라. 날아가거라. 나를 대신하여 저 멀리날아가거라. 내일 아침이면 누군가 맘편히 짓밟거나 또는 쓰레기통으로 버려주겠지.
문득, 어린 날의 하늘이 떠올랐다. 그 날의 하늘엔 뭐가 있었나. 별이 있었다. 별이 있었고 달이 있었다. 별이 있었고 달이 있었고 은하수가 있었다. 그 아래, 소년이 있었다. 하늘의 별을 세었다. 달을 보고 웃었다. 은하수를 보며 동화를 떠올렸다. 별을 보며 잠드는 소년이 있었다. 그 하늘엔 별이 있었다.
나는 무엇을 보고있는가. 이 하늘엔 무엇이 떠있는가...서글픈 마음에 별을 회상해본다. 별이 기억나지않는다. 별을 보며 도쿄로 올라온 소년에게 이제 별이 보이지않는다. 별을 가슴에 품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 삶의 끝은. 별은 커녕 사무실의 전구조차 없는 신세였다. 라이터의 불조차 켤 수 없다. 이제는 서러워 밉다. 그 날 별을 세었던 소년이 밉다. 가슴에 품어온 별이 밉다. 그 별이 없었다면, 차라리 차가운 금괴였다면, 아니 바닥의 흙 한 덩이였다면. 지금은 별처럼 빛나는 자리에 있을텐데. 가슴에 별을 품었기에 삶이 빛나지못하고 어둡게 추락했다.
울컥- 차마 견디지못하고, 두 눈으로 뜨거운 유성이 흘러나왔다. 차마 버리지못한 별의 상흔일지도 모르겠다
밤이라면... 시죠 타카네가 괜찮을지도 모르겠네요.
...전 데뷔 전 노가다 다니는 뽀요에 한표를 걸겠습니다.
흐릿해지는 눈가에 누군가보였다. 장발이라기에는 짧고, 단발이라기에는 긴 앞머리가 커튼처럼 드리누워져있다. 파란 눈.....후미카인가?
"여기서 뭐해?"
왜 하필 이럴때 내 눈에 보이는게 후미카일까. 아직도 내가 했어야한다고 미련이라도 남은걸까.
"밤의 거리에서 읽는 책은...또 다르니까요.."
너답군. 하지만 밤은 위험하지않을까...라고 생각한 순간, 휙하고 후미카의 등 뒤로 돌아가는 왼손. 그 손에 들린 파란커버의 책 귀퉁이가 빨간 색으로 물들어있는 이유는.....원래 그런 커버였던거다. 응. 그런거야. 그런거라고
A: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프로듀서, 저기..."
앞을 봐라. 앞만 보고 걸어가. 쓸떼없이 뒤돌아보면 죽는거다. 꿈은 꿈이다. 아무런 것도 되지못해. 우리는 꿈이 아닌 현실에 살아간다. 현실엔 꿈이 필요없어. 그러니까 후미카, 뒤돌아보지마 앞으로 걸어가. 후회하지않는다는 건 거짓말이지만, 널 보내기로한 건 아직도 옳다고 생각해. 너는 나랑 있어서는 성공할 수 없어. 나 따위 걱정하지마. 앞으로 걸어가 더 빛나는 세상으로. 그래야 내가 조금이라도 덜 후회할테니까. 잘 있어라. 일찍 들어가고.
"괜찮으신가요...."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게 잘난 듯이 생각했다. 아이돌에게는 옳았다. 아이돌 프로듀서로도 옳았을지 모른다. 그러나....나에게는 옳았던가. 내가 그 아이돌을 붙잡고 있었다면, 나는 이렇게되지않았을까.
그렇게 생각해도 벌어진 일에 다시 뒤돌아볼 수는 없다. 지금 내가 다시 잡아온다면, 나는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전부 틀린 게 되버린다. 떠나자. 떠나서 사라지자. 이젠, 서로 다른 곳에 있으니까. 당연한 일이다. 가자. 가자. 가자.
......? 저승인가... 뭐,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을 겪었으니까. 후미카라....바보같은 추억이네...마지막에 본 이승이 너라니. 슬픈 걸까 기쁜 걸까.
"일단 창고에 넣어야겠다..."
뭐 임마....뭐@!?!
"우ㅏㅁ어마ㅣ;ㅓㅇ라ㅓㅁ!?!!? 사, 살아있어!? 그냥 가볍게 일단 시체를 가리려고만했는데....이러면 다시 시체로 만들어서...."
어째서 죽이는 거냐! 살아있다고!? 아직 살아있다고1!?
"그, 그야....살아있는 사람을 묻으면 생매장이나 감금, 납치니까요! 중죄에요!"
그렇다고 산 사람을 죽이려는 게 말이 되냐!!! 살인이라고 그거!!!
"에......아하! 그렇네요! 죄송합니다!"
하아....됐어....그러고보니 여기 어디아?
......오오하라..? 나, 공원이었을텐데...어째서..?
"으음....아직도 우울한 얼굴...부족했던 걸까요.."
뭐가 말이야...?
"후미카가 어쩌구하시면서 우울하게 중얼거리시길래...조금 바보 같은 장난을 쳐보았다! 입니다만...."
새벽의 나는 도대체 뭐였던거지...
"뭐...너무 자책하실 필요는 없어요."
이젠 이런 꼬마한테도 위로받는 거냐 난....
"뭐 아이돌에게 재산꼬라박고 인생 망해서 떠돌아다는 사람은 들어봤지만...보기는 처음인데..무슨 빵을 드려야하나..."
어이어이어이이 너 날 뭐라고 생각하는거냐
"음? 아이돌한테 홀려서 굿즈라던가 갸차라던가 이벤트라던가 추첨권이라던가 그런 거에 재산 꼬라박았는데 망해버렸다~~~라는 사람 아니셨나요. 후미카 씨 팬인거죠?"
"대충은 안 되죠! 빵도 대충 만들면 큰일난다고요!"
난 빵이 아니다만...
"일단, 말나온김에 빵이라도 드실래요?"
나....돈이 없는데말이지...
"돈은 안 받아요! 어제 약속했으니까!"
빵이 있다. 난 배고프다. 빵을 사먹을 돈이 없다. 나에게 공짜로 준다고한다. 거부감이 들지않는다. 아무런 자존심도 없이 빵을 먹고싶다. 나는 이런 처지인거냐... 길바닥에 쓰러져서 인생 낙오자판정을 받고 빵이나 얻어먹는....얻어먹으면서도 한 치 부끄럼조차 못 느끼는 그런 인간이냐.
뭐냐고 난! 도대체!!
빵이 바닥을 구른다. 아무런 죄도 없는 아이를 놀라게하고 빵을 짓밟는다.
뭐냔 말이다 나는...! 화낼 대상은 여기가 아닌데, 누군지도 알텐데...잘 알면서 왜 난 이런데서 화내고있는거냐... 구둣발로 빵을 찍다가 눈물이 터져서 주저앉는다. 머리를 싸매고 쥐어짠다. 운다. 화가 나서, 이런데서나 화를 낼 수 있는 내가 미워서, 이런 현실이 서러워서, 아이에게 미안한데, 미안하다고 할 용기도 없이 자존심만 내세워서 울어버린다.
대낮의 길거리에서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울어버린다. 얼마나 울었는가. 눈물이 더이상 흐르지않고, 컥컥- 메마른 헛기침이 나와버린다.
툭툭- 누군가 등을 두드린다. 쓰다듬는다.
"......"
묵묵히 아무 말 없이. 아직 작고 보드라운 손이 나를 걱정해주었다. 문득, 떠올랐다. 내가 이 아이를 때려버리진않았나. 아...다행이다. 내가 때리진않았구나..
"이제 좀 괜찮으신가요?"
@이제 슬슬 프로듀싱을 진행하고 싶은데..
명함하나주고 예스 아이돌! 이라는 전개에 납득하지 못하는 자가 쓰는 관계로 과연 잘 될지....
@틀같은거에 얽메이지 않는 적당적당한 느낌의 창댓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주인공도 적당적당히 다크다크한 느낌이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