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원래 친구가 없었다, 라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렇게 애들이 들이대는건 현실적으로는 조금 힘들어요.
현실이라면 지나갈때마다 수군수군거리고, 은근히 애들이 눈치본다거나 하죠. 은따/외톨이에서 빠져나오기는 힘들거든요..(경험담)
뭐 물론 '친구없다'가 미나자와의 착각일수도 있고 (애들이 친해지고 싶은데 못 다가가는 상황이었다던가), 알듯 모를듯 미나자와가 애들사이에서 언급이 되고 있었더라면 그래도 설명할수 있겠지만 말이죠...
아 물론 글은 재미있었습니다!
리이나가 ‘어때! 해결됐지?’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기에, 사고가 잠시 멈추었다.
그렇게 귀엽게 말해도 해결이 전혀 안됐단 말이야. 리이나.
“아니…. 너무 추상적이잖아. 좀 더 구체적으로 하자고.”
그래도 조금은 의외다. 리이나니까 단순히 멋진 것을 원할 줄 알았는데, 귀여운 옷이라니.
그래도 추상적이라는 건 변함없지만.
리이나는 ‘아하하’하면서 웃음을 흘렸다.
좋아. 그게 리이나의 매력이지.
멋쩍어하는 표정!
“어째서 엄지를 올리고 있는거야….”
“음. 어쩌다보니?”
“역시 프로듀서, 이상해.”
귀여운 리이나가 나빠.
그나저나 이러다간 끝도 없을 것 같다.
머리가 Rock한 우리의 공주님은 문장구사능력이 부족해서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지 못할거야.
“귀여운 의상이라고 하면 프릴이랑 리본이 주렁주렁 달린?”
“음…. 그건 조금 안 어울릴 것 같은데….”
그렇겠죠-
어차피 그냥 던져본 말이니 신경쓰지 않겠다.
근데 리이나가 프릴 달린….
아니…. 머리 장식으로 왕리본을 달아보는 건….
그리고 노출도를…….
응. 이건 100퍼센트 귀엽다.
하지만 리이나가 순순히 입어줄 것 같지도 않았기에 포기하기로 했다.
솔직히, 리이나는 팔랑귀라서 좀만 입을 잘 털… 아니, 설득하면 입어줄 것 같기도 한데, 괜히 까불었다가 나도 입게 될 수도 있으니 작전상 후퇴라는 걸로.
나중엔 반드시 입혀봐야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나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리이나를 보며, 마음속으로 깊게 다짐하며, 라이브 의상에 대한 상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음…. 그러면 그거밖에 없지.
“의상실에 가서 이것저것 입어보면서 정할까?”
“찬성!”
빨랏!
리이나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대답을 하면서 얼굴을 내밀었다.
눈이 반짝거린다.
리이나가 내 손을 잡고 ‘의~상~ 의~상~’ 이라고 노래하며 날 끌고갔다. 신나보이는 리이나를 보니 조금 불안해졌다.
리이나, 설마, 옆동네 아스카씨 마냥 체인 주렁주렁 달린 옷을 고르진 않겠지.
***
“웃효-! 이거 완전 록하지 않아?”
“…….”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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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전개 +4까지.
ex)의상실에서 코스프레 하던 치히로씨를 발견한다. /리이나가 하네키에게 이것저것(믜나믜 씨의 수영복, 체인 의상, 코스프레 의상 등)을 입히려한다. / 상무님이 출현한다(?).
체인이 주렁주렁 달려있고 배가 드러나는 의상을 들고 눈을 반짝거리는 리이나를 보니 한숨이 나왔다.
난 저런 의상 100퍼센트 무리니까….
“저기…. 리이나…. 그 체인이 주렁주렁 달린 녀석…. 불편해보이잖아?“
“그건 입어봐야 알지!”
헐. 설마 나한테 입힐 생각은 아니겠지?
“자! 입어봐! 프로듀서!”
리이나는 그 옷을 나에게 내밀었다.
아직 한 줄도 지나지 않았는데 복선회수라니.
“싫어! 안 어울릴거야!”
“에에- 입어보지 않으면 모른다고?”
리이나는 옷으로 나를 밀기 시작했다.
나는 계속해서 거절의 의사를 표했지만, 리이나의 고집은 꺾이지 않았다.
그때 의상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머? 하네키쨩?”
“치히로씨?”
녹색 정장을 입고 있는 예쁜(☆이거 중요) 여성이 문 앞에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난 아직도 치히로씨가 25세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이렇게나 예쁜데.
리이나도 치히로씨가 온 걸 눈치채고 동작을 멈추었다.
“무슨 일로 오셨어요?”
“아… 그게…. 조금 스트레스를 받아서….”
쓴웃음을 지으며 볼을 긁적이는 치히로씨.
뭘까. 의상실에서 스트레스를 풀만한 게 있나…?
내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리이나가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혹시… 코스프레…요…?”
“하하하….”
에. 진짜요?
“리이나, 어떻게 알았어?”
“얼마 전에 의상실에 있는 코스프레의상 누구거냐고 물어봤는데 치히로씨의 소유라고 들은 적이 있어.”
진짜냐….
의외의 취미네요.
미인이니까 괜찮으려나.
바니걸…?
내가 이런저런 의상을 입고있는 치히로씨를 상상하고 있는 동안 리이나가 말했다.
“치히로씨! 좀만 도와주세요!”
“리이나쨩?”
“프로듀서가 의상입는 걸 거부하는데, 도와주실 수 있나요?”
뭐...?
너무나도 갑작스런 리이나의 공격에 멍한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치히로씨는 리이나 손에 들려진 의상과 나를 번갈아 보더니 미소를 지으셨다.
“물론이죠!”
“와아아앗!!! 도망쳐어어어!!”
덥썩
뛰어가려고 몸을 뒤로 튼 순간에 어깨에 강한 힘이 느껴졌다.
“어딜 가려는 건가요~? 하네키쨩?”
치히로씨… 악력이 강력하셔…
“꺄아아아아아아아!!”
의상실에서 내 비명이 울려퍼졌다.
***
“으우우…”
배가 시렵다.
체인이 덜렁덜렁거리는게 불편하다.
옷을 강제로 벗기고 입히다니…. 너무해….
“오…. 하네키쨩, 멋진데요?”
“확실히 중학생으로 보이네.”
“….”
리이나. 그 말은 즉, 내가 중2병같다는 거냐.
그런거냐.
거울을 보았지만 맨살이 그대로 보이는 부분이 꽤나 부끄럽다.
나 비키니, 같은 것도 입어본 적 없고. 수영할 틈이 없으니까….
이제 끝인가 싶어서 내 옷으로 갈아입고 빨리 의상을 고를 생각으로 탈의실로 걸어들어가는 순간, 리이나의 2차 폭격이 시작됐다.
“그러면 이제는 이 의상을!”
“오- 그거 미나미씨의 의상이네요!”
……
“저기요?! 잠깐만요!? 그건…”
“에잇! 얌전히 입혀지라고!”
“와아아앗!!!”
치히로씨와 리이나는 아까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내 옷을 갈아입혔다.
으… 바람이…. 맨살이….
부끄러워…….
나는 고개를 숙이고 팔과 손으로 이곳저곳을 가렸다.
리이나는 나를 보며 심술궂은 미소를 지었다.
“역시 바디페인팅이 없으니 조금 아쉽네요.”
“프로듀서. 손으로 가리니까 더 야해보이는거 알아?”
“그..그…그그러니까 왜 입혔냔 말이야!!”
거울을 보니 내 얼굴색이 빨갰다.
찰칵
소리나는 곳을 돌아보니 리이나가 스마트폰을 들어 올리고 있었다.
“아앗!? 리이나!? 왜 찍었어?!!“
“하핫! 잘어울려서~”
“그러게요. 하네키쨩, 예쁘니까요.”
지금은 뭘 들어도 부끄럽다.
빨리 갈아입자.
“그러면, 리이나쨩? 저도 도와주실래요?”
“네?”
“….”
불길한 예감이든다.
치히로씨는 오늘 보인 미소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를 보여주셨다.
“이 옷을 입히는 걸 도와주시지 않을래요?”
그 치히로씨의 손에는 코스프레 의상’들’이 있었다.
경찰, 간호사, 마법소녀(추정), 박사, 쿠노이치 복장 등등…
리이나도 그것을 보더니 눈을 번쩍였다.
“물론이죠!”
“아..아… 안돼!!!”
“프로듀서, 닌자 복장이라면서 남자 옷은 입었으면서..”
리이나와 치히로씨는 천천히 나에게 다가왔다.
구석에 몰리고 ‘수영복과 다름없는’ 차림이라 도망칠 수도 없었다.
갑자기 리이나가 소리치는 바람에 몸을 움츠렸다.
리이나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콧바람을 한 번 내쉬었다.
스스로 엄청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을때의 반응이구만, 이거.
“그러면! 드레스를 입고 그 안에도 의상을 입어서 앞섬을 풀면 정장처럼 변하는 옷을 입자!”
“…뭐?”
뜬금없네. 리이나는 진짜 이게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을 하는 걸까.
나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하아아아아아아………….”
“그 반응은 뭔데! 좋은 아이디어잖아!”
항의하는 리이나를 나지막하게 바라보고 있다보니, 실없는 웃음이 나왔다.
“리이나.”
“응.”
“드레스라는건 말이야. 일단 몸에 밀착도가 높단다.”
“응?”
“상반신에는 착 달라붙고, 아래부분은 팔랑거린다고, 너도 잘 알잖아. 그래서 안에 정장느낌이나는 그럴 듯한 옷을 입으면 모양이 예쁘지 않게 되어버린다고?”
“그… 그런가….”
리이나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져갔다. 하지만 나는 말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드레스는 대부분 어깨가 파여있으니까…. 앞섬을 푼다는건… 선정성으로 승리를 쟁취하려는 그런 속셈인거니? 어머, 까진 여자.”
“그, 그런거 아니거든!?”
리이나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을 하는지 다시 한 번 팔짱을 꼈다.
“…음… 역시 조금 야한 것 같아.”
“그렇지?”
근데 리이나가 하겠다고 하면 시킬 의향은 있다.
그림은 될테니. 정장같은 느낌이라… Rock인데 정장은 역시 좀 아닌가.
음…. 그러면 안에 입는 옷을 바꾼다고 하면….
“아. 네 의견이 조금 먹힐 수도 있겠다.”
“응?”
나는 헛기침을 하고, 의상실 구석에 쳐박혀있던 화이트보드를 끌고왔다.
“Nothing but you의 의상 기억하니?”
“그건 알지.”
나는 보드마커의 뚜껑을 열으며 화이트보드에 끄적거리기 시작했다.
“그래. 그건 몸에 밀착도가 높고 의상 중간중간에 구멍도 뚫려있었지.”
“근데 그게 왜? 아무래도 록이랑은 안어울리잖아?”
“일반적인 댄스 무대에서는 여자들은 착 달라붙는 옷을 입고 춤을 추잖아. 그러니까, 너의 Rock of mind 티셔츠의 새 버젼을 만드는 거야!”
“응? 내가 늘 입고 다니는 거?”
“그거를 좀 더 달라붙게 만들고! 그 아래에는 핫팬츠? 보다 조금 긴녀석으로 안에 입는거야!”
그러면서 나는 화이트보드에 의상을 그렸다. 배꼽이 살짝 들어날 정도에 착 달라붙는 안의 의상. 그리고 반바지. 리이나만 했다면 과감하게 짧은 녀석으로 하겠는데, 내가 입기는 싫다.
참고로 모델은 리이나다. 얼굴까지 그리지는 않았지만 머리카락은 그렸지!
“이러면 단순히 아스카 의상에서 밴드나 체인을 뺀 느낌이잖아? 뭔가 이것저것 없어서 노출도도 높아보이는데다가, 좀… 쫄쫄이 입은 느낌이겠는데….”
“댓츠 노우노우.”
나는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옆에 새로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리이나가 ‘그건 또 뭐야’하면서 눈빛이 조금 바뀌었지만 나는 신경쓰지 않고 그렸다.
다 그렸다.
“우리는 위에 드레스를 입을거고, 또 이상하게 안보이는 가장 적합한 방법은 드레스가 드레스 같지 않으면 되는거야.”
“…엥?”
내가 그린 옷은 원피스라고 부르기도 드레스라 부르기도 애매한 것이었다.
어깨를 전부 감싸고 있었다. 그리고 안에 입은 것이 들키지 않게 구김새가 잘 들어나지 않게 해야하는데, 그건 화이트 보드로는 어찌할 수가 없다. 어차피 무대의상은 따로 부탁해야하니까….
어쨌든, 설명을 계속하자면 앞부분에 똑딱이 단추가 있는데 상반신 부분에는 똑딱이가 보이도록, 치마부분에는 똑딱이가 가려지도록 그려놓았다. 그리고 치마가 적당히 길어서 반바지를 다 가려줄 정도. 그리고 치마부분은 약간의 프릴을 달아 펄럭거리기 좋게, 그리고 앞부분의 똑딱이를 가려줄 수 있게.
리이나는 감탄을 흘리며 화이트보드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리고 ‘왜 그림도 잘그리는 거지.’하면서 중얼거렸다.
페인팅 알바 해봤냐. 삐져나가면 급료 깎인다고.
이것저것 분석한 리이나는 한숨을 짧게 내쉬고는 말을 이었다.
“이거 꽤 괜찮은데, 록이랑은 안 어울릴 것 같아.”
“잘~ 봐! 어울리게 될테니까! 거기서 여기 똑딱이를 뜯어서..!”
나는 화이트보드를 뒤로 돌려서 합쳐졌을때의 의상을 그렸다.
난 그림전공도 아닌데 이렇게 그림을 그리고 있으니 너무 힘들구나.
똑딱이가 뜯어져서 드레스가 코트처럼 바뀌었다. 그리고 Rock of mind .무대ver이랑 반바지가 안에서 존재감을 펼치게 그렸다.
“후! 아마추어가 그린게 이정도면 프로 디자이너가 만들면 더 예쁠거라고!”
“오오오! 좋다!”
리이나가 박수를 쳤다. 후후후! 좀 더 날 찬양해! 우하하핫!!
리이나가 화이트보드를 돌리고 드레스부분을 보더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지, 리이나의 아이디어로 떠올린 내 디자인에는 문제가 없을텐데?
“근데, 이 드레스, 헤드셋 걸 수 있어?”
“아.”
그건 그냥 포기하자.
***
저번에 잊고 지나갔던 두번째 방송에 대한 반응.
리이나와 하네키가 평을 보게 됩니다.
주사위 >>+4까지 높은 값 채용
1~40 와, 리이나 프로듀서 극혐이다.
41~60 볼만하다.
61~71 참신하다.
72~80 뭐지?! 정신 병자인가!?
81~90 엌ㅋㅋㅋㅋㅋㅋ 미친ㅋㅋㅋㅋㅋㅋㅋ
91~100 저런 모습도 예쁘다! 하네키쨩! 날 가져요! 헠헠
어찌저찌 의상정하기가 끝나고, 화이트보드에 그려놨던 야매(?)도안을 의상 디자이너 씨에게 맡겼다.
참고로, 치수를 직접 재겠다고 하길래 작업실로 갔는데….
“으흐흐~ 좋지 아니한가~”
“아, 잠깐만요. 만지지마요.”
“여자끼린데 뭐 어때~”
“여자끼리니까 더 소름돋거든요?!”
디자이너분이 치수를 줄자가 아닌 손으로 쟀다. 이런 위험한 사람이 여기서 일하고 있어도 되는 걸까…?
아니, 이런 사람이기 때문에 실력이 뛰어나서 자르지 못하는 게 아닐까….
“저기요. 근데 아이돌한테 이러진 않죠?”
“당근이죠. 잘릴 일있어요?“
“그럼 지금 이건?”
“프로듀서씨를 건들지 말라고는 안했거든요~”
“….”
이X끼가….
어쨌든, 이런 일이 있었다. 내가 요청한 포인트를 듣더니 밝은 얼굴로 OK를 하고 내 가슴을 한 번 더 움켜쥐어서 한 대 줘팼다.
일은 제대로 하겠지.
어떻게든 불안감을 억누르고 돌아갔다.
그리고 며칠 뒤, 사무소.
“…진짜 보려고?”
“저기, 프로듀서. 내 뒤에서 벌벌 떨어봤자 어차피 쓰여진 내용은 정해져있다고?”
“그게 뭐! 넌 수험 결과 보기전에 긴장 안해?!”
“그, 그정도야?”
나는 지금 리이나 뒤에서 컴퓨터 화면을 힐끗힐끗 쳐다보고 있고, 리이나는 한심하다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그렇다. 저번 주에 촬영했던 나의 ‘미친 짓들’이 방영된 후의 반응들을 모니터 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바람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벌벌 떨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도 프로듀서의 입장으로는 확인을 해야겠지만.
담당돌이 욕먹으면 화를 내고 끝나겠지만 내가 욕을 먹으면 맨탈이 깨지잖아!
흑흑, 유리멘탈 건들지마여어….
“그리고, 리이나. 슈뢰딩거의 고양이라고 알아?”
“…에?”
“내가 페이지를 열어서 확인하기 전까지는 악플과 선플이 공존하는 상태고, 직접 확인해봐야 내용을 알 수 있단 말이지.”
“뭔소리야….”
리이나가 평소와 같이 그럴 듯한 말로 헛소리 한다며 고개를 가로젓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무시하고 마우스를 클릭하려고 하길래 내가 리이나의 팔을 잡았다.
“놔. 프로듀서.”
“자, 잠깐만, 나에게 좀만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을 줘.”
“아니! 그러면 프로듀서는 수험 결과 무서워서 안볼거야!? 확인은 해야할거 아니야!”
“윽….”
리이나가 맞는 말을 해서 내가 입을 한 대 맞은 것 같다.
“흑.”
“아?! 왜 울먹거리는데!?”
나는 흐느끼는 목소리로 리이나를 붙잡고 늘어졌다.
“아-니이- 내가- 지난 주에 방송을 하는 모습이이— 보통 또라이어야지이- 으어엉…. 이건 아니야아아….”
“…… 자각은 있었구나.”
리이나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어…언니….
달칵
“앗! 배신자!”
“어디보자~”
리이나는 쓰다듬던 손을 그대로 내 머리를 눌러서 내가 저항하지 못하도록 만들고 이것저것 클릭하기 시작했다.
나는 어떻게든 저지하려고 버둥거렸지만 리이나가 이미 자세를 잡아버려서 그냥 바둥바둥거리는 것에 그쳤다.
“에….”
그리고 리이나가 말문이 막힌 듯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멍하니 화면을 응시했다.
“봐봐아아-! 역시 악플이…!“
나는 흐느끼며(울지는 않았다, 진짜로) 고개를 들어 화면을 보았다.
-핡핡, 하네키쨩이 너무 귀여워!
-살짝 4차원스러운게 사랑스러워!
-엉엉, 날 가져요!
-미쿠냥팬 그만두고 하네키 팬합니다!!
-리이나가 열심히 태클걸게 할정도로 이상한데 너무 매력 넘친다. 핡핡.
-하네키쨩을 아이돌로!! 346프로 뭐하냐!!
-하네키쨩을 먹여살리고싶다! 난 쌀 많아! 반찬도 해줄게!!
……
“…악…프……을?”
나는 엄청난 공세에 할말을 잊었다. 고개를 돌려 리이나를 보았는데 서로 눈이 마주쳤다.
리이나의 표정에서 혼란과 혼돈의 상황에 공허한 눈동자만이 나를 주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약빤 리플이네.”
“이…이게 뭐시당가….”
혼란스러움에 어버버 거리고 있으니 리이나가 뭔가 깨달은 듯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뭐야. 리이나.”
“프로듀서.”
“앙?”
내가 갸웃거리며 이상한 소리를 내자. 리이나가 ‘뭐야, 그 리액션, 귀엽네’라고 중얼거리고는 헛기침을 한 번했다.
“유유상종이라는 말 알아?”
“응, 알지.”
“그래서, 프로듀서가 이상하니까 이상한 사람들을 끌고 다니는 것 아닐까?”
리이나가 얄미운 미소를 지으며 나를 힐끗 보았다. 오호, 그렇게 날 디스 하시겠다?
“일자무식한 리이나씨.”
“뭐?!”
“유유상종은 비슷한 것끼리 어울린다는 소리고, 저는 그들에게 아무런 연관성이 없어요~.”
그리고 나는 손으로 딱딱 소리를 내며 리이나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러니까, 난 지금 너랑 어울리고 있으니까, 이상한 건 너도 마찬가지네!”
“?!”
리이나가 나의 완벽한 논리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시… 싫어!! 상무님! 담당프로듀서 바꿔줘요!!“
“뭐임마!?!”
리이나의 정색섞인 발언에 조금 상처받았다.
우씨. 무대에서 보자, 한 번 골탕 먹여줄테다….
********
허.. 구지가가 왜캐 심하지.
다음 전개 3표
1. 리이나와 하네키의 전투( 부제: 하네키의 리이나 골탕먹이기 계획)
2. 하네키, 학교 에피소드.
3. 밴드와 연습!
4. 나츠키와 하네키의 카페 데이트(?)
미나자와 하네키
17살
- 외모는 나름 예쁘다. 하지만 정장을 입고 있으면 25세 이상으로 보여서 컴플렉스.
- 키는 적당하다.
- 활발한 성격..이다 못해 종종 이상하다.
- 부모님한테 버림받고 혼자 살고있다.
- 가난하다.
- 음식점에가면 가장 싼 음식을 시키는 습관이 있다.
- 알바를 많이 해봐서 이것저것 능력이 뛰어나다. (나름)
- 상무-전무다.-랑 친하다.
- 학교는 아침에 1교시만 듣고 회사로 온다는 듯 하다.
- 학교친구가 없다고 한다.
- 갸루에게 약하다.
- 집안일을 귀찮아한다.
- 실수로 학교 일진을 한 방에 날려버린 적이 있다는 듯 하다.
- 바보같은데 공부를 잘 하는건지, 공부를 잘하는데 바보인 건지 모르겠다고 한다.
- 빵은 좋지만 메론빵은 싫어한다.
-작곡 실력이 뛰어나다.
-리이나에 의하면 노래를 잘한다는 듯 하다.
-리이나에 의하면 랩도 꽤 잘한다는 듯 하다.
NEW!
-바니걸이 잘 어울린다.
-페인트 알바를 해서 그림을 잘 그린다는데, 그냥 재능이 있는 것 같다.
-이상할 땐 당당하면서 중요한 순간에 내빼고 쫄보가 된다.
678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오늘도 평소대로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정확하게는 아는 사람 없이…
1교시를 듣고 출근해야겠다고 막연히 생각하고 학교에 갔다.
어제 너무 많이 먹은 탓인지 속이 조금 안좋았다.
그래서 힘 없이 교실 문을 열었을 때, 힘조절이 안됐다.
“그러니까 미나자와가 100퍼 그 사람이라니..”
‘타앙!!!’
앗. 힘조절.
갑자기 큰 소리가 들려서 그런지 모두 말을 멈추고 나를 보았다.
그보다, 방금 나 부르지 않았어?
그래도 왠지 애들이 멍하니 날 바라보고 있어서 사과를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니 뭔 소리야 이건.
“어..음.. 미안.”
나는 천천히 자리로 돌아갔다.
조용해진 교실이 다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왠지 시선은 나를 향해있는 느낌이었다.
몰라. 난 잘거야. 이따가 열심히 일하려면 지금 에너지를 보충해야해.
그런 마음으로 책상에 엎드려서 자려고 하니 누군가가 나를 툭툭 건드렸다.
처음에는 ‘실수겠지’ 하면서 무시하고 계속 엎드려있자고 생각해서 버티려 했지만, 흔들림이 더 커지자 짜증이 몰려왔다.
일어나서 고개를 들었더니 여자애 4명 정도가 내 앞에 서서 내 얼굴을 빤히 들여다 보았다.
“아니.. 할 말이 있으면..”
“저기저기! 미나자와! 네가 리이나의 프로듀서 맞지?!”
에.
“아..아닌데?”
1교시 마다 사라지는 건 신경도 안 쓰다가 지금와서!?
나는 모른다며 다시 엎드리려 했으나
한 명이 내 어깨를 붙잡고, 초-근-거-리에서 나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잠시 고민하더니 휴대폰을 꺼내고는 화면과 내 얼굴을 번갈아 보았다.
“맞잖아! 아무리봐도 이 사람이랑 똑같은데!!”
소리친 그 아이는 나에게 휴대폰을 내밀었다.
화면에는 어색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는 정장차림의 내가 있었다.
“어..음..”
‘맞지! 진짜 맞지?!’하면서 옆사람에게 동조를 구하는 아이도 있었다.
나를 감싸고 있는 아이 중에 하나는 ‘어제 물어보려했는데 순식간에 사라지는 바람에 못 물어봤다’는 이야기를 했다.
나는 혼란에 빠졌다.
왜지? 잠깐 방송에 출현한 걸로 이렇게 관심을 받지는 않을텐데.
신인 아이돌이 한 번 라이브에 출현해도 주변에서 알아보거나 인지도가 단번에 상승하는 건 거의 없는 케이스인데.
심지어 아이돌도 아닌 프로듀서가 잠깐 화면에 비춰진 걸로..
아니… 출현을 한다고 해도 생판 남이 얼굴을 대조하면서까지 밝혀내려고는 하지 않을거란 말이지…
만약에 ‘내가 리이나의 프로듀서야!’라고 말하고 다녔던 친구가 있었다면 이렇게 되는 것도 이상하지 않겠다만..
난 학교에 아는 사람은 선생님밖에 없다고?
그리고 선생님은 내가 회사에 들어갔다고는 알고 있어도 346프로덕션인건 모를텐데..
“리이나랑 라이브! 록배틀!! 대단해!!”
방방 뛰는 몇몇 아이와 옆에서는 ‘와- 내가 TV에 나온 사람을 직접봤어!’하면서 감탄하는 아이가 있었다.
너네들 너무 신난거 아니야?
그리고 내 주위에 있는 여자애들뿐만 아니라 멀리 있는 아이들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지 시선을 이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아니아니아니. 내가 뭘. 그리고 카메라에 아주 잠깐 비친건데?”
“그래도그래도!”
젠장. 이야기가 통하지 않아!
그 아이가 보여준 핸드폰의 사진을 잘 보니 기사인 것 같았다.
잠깐 본다고 말하고 기사를 읽어보았다.
-록 아이돌 리이나, 그 프로듀서가 완전 미인!?
“….? 이게 뭐시여?”
당황스럽다.
마음을 가다듬으려고 했지만 기사를 읽는 내내 식은 땀이 났다.
이게 리이나가 인기 아이돌이라서 그런건가?!
유명 밴드이야기는 기사 맨끝에 한 줄밖에 안 적혀있고!!
너네 유명한 거 맞아?!
“허허…허허허..”
“저기저기! 나 리이나팬인데, 사인 받아줘!”
“나는 미나자와가 사인해줘!”
“에에에….”
이것저것 요구해오는 군중들에 둘러쌓여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어.. 어쩌지..?!
*************
특정 범위가 3개가 될때까지 주사위.(한 사람당 하나)
1~33 : 도망...!
34~66 : 후우.. 나는 베테랑(?) 프로듀서.. 업무용 대응으로 끝내주지!
67~99 : 어..? 어어?! 저기.. 에..
100(한 번이라도 나오면 채택) : 리이나의 팬이라고?!
머뭇거리며 진정시켜보려 했지만 학교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던 내가 신기했는지
아이들이 나를 흥미깊은 눈빛으로 보고있었다.
“미나자와! 자세히 보니까 미인이야!”
“귀여워!”
“뭔가 어른의 매력 같은 것도 느껴지지 않아?”
“핥아도 돼?”
여태 몰랐던게 아쉽다는 듯이 아이들은 계속 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몰려오는 칭찬세례에 나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그저 허둥댔다.
그리고 마지막 녀석은 이상하잖아!!
“어..음.. 그러니까..”
생각해내라.. 지금은 자리를 피하는 게 최우선..
“오늘 할 일이 있어서! 회사에 가볼테니 이만! 애들아 공부 열심히 해!!”
“앗!?”
나는 인파를 뿌리치고 교실밖으로 뛰쳐나갔다. 선생님 한 분이 ‘복도에서 뛰지마!’라고 하셨지만, 무시하고 달렸다.
근데, 잠시후에, 우르르 하는 소리와 함께 나를 감싸고 있었던 3명이 쫓아왔다.
“히익?!“
왜!? 왜 쫓아오는 거야?! 일이라고!!
날 내버려둬!!
“저기-! 미나자와-!”
“오.. 오지마앗!!”
“가방-! 놓고갔어!”
어라?
잘 보니까 한 아이의 손에는 가방이 들려있었다.
나는 그것을 확인한 후 천천히 속도를 늦췄다.
“어…. 그러니까... 일부로 갖다주려고?”
“응… 헉..헉…”
잠깐 뛰었는데도 헉헉대는 트리오였다. 나는 가방을 보고 가까이 다가갔다.
그리고 한 가지가 떠올랐다.
응…? 나 오늘 가방 안 들고 왔는데?
그 생각에 도달해서 도망가려고 다시 몸을 돌리자, 양쪽 팔이 잡혔다.
팔을 빼려고 봤더니 한 사람당 팔 하나를 끌어안고 있었다.
“어딜!”
“도망 가!”
어.. 얘네들.. 가슴 커..
왠지 패배감이..
“자- 사인은 몰라도 같이 조금~ 만 어울려주라~”
어울려 달라니요.. 친구도 없는 일개의 여고생은 어울려도 좋을 것이 없답니다?
“아니.. 그래도..”
변명을 쏟아내려고 하자, 내 팔을 안고 있는 두 사람이 눈은 반짝이며 말했다.
“안돼?”
“안..돼?”
윽.. 그러지마.. 이런 눈빛에 약하단 말이야..
너무나도 반짝거리는 버려진 아기 강아지같은 그 눈빛에 마음이 흔들리고 말았다.
“알았어…. 뭔진 모르겠지만.. 일단은..”
“아싸!”
그리고는 팔을 놓지도 않은 채, 나를 계단으로 끌고갔다.
사람이 없는 쪽으로??
“… 나 돈 없다?”
“응?”
아. 이게 아닌가.
“저기.. 왜 아무도 없는 것 같은 곳으로..“
“미나자와는 사람 많은 게 힘든거 아니야?”
많은 건 딱히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주목받는 건 조금..
그래도, 이 아이들 나름대로 배려해준걸까?
아이들은 어느 정도 올라가서 멈추었다.
그리고 아이들은 이것저것 준비하기 시작했다. 나만 영문을 모른채 그저 멍하니 있었다.
그리고 한 아이가 휴대폰을 높게 들었다.
“사진 찍자! 치즈!”
“에?! 잠..!“
찰칵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어안이 벙벙해졌다.
“저기..”
“예-이!”
찰칵
찰칵
찰칵
저… 정신 없어..
어색해..
부담스러워..
“후우-! 만족!”
사진을 몇 차례 더 찍어댄 아이들은 만족했다는 듯이 미소를 짓고는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역시 사인해줘!”
“에..”
내 사인 받아서 어디다 쓰게.
어이가 없지만 이 아이들, 써주지 않으면 끝까지 쫓아 올 것 같고.. 그냥 뇌를 비우고 써주기로 했다.
“내가 미나자와 팬 1호니까!”
이 한 마디가 정신없는 내 정신상태..
아니, 나 뭐라는 거야.
어쨌든, 제정신이 아닌 내 SAN수치에 추가데미지를 주었다.
“아니 내가!”
“나거든?!”
어..
뭐야. 이 셋. 귀여워.
서로 티격대는 이유가 귀여워.
그건 어찌 됐든. 나는 셋이 티격댈 동안 천천히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고 출근했다.
음.. 이거. 그건가.
학교에서 팬 1호, 2호, 3호를 획득하였습니다!
아니.. 팬은 물건이 아니잖아.
***
다음 전개. 먼저 3표.
1.미쿠냥팬 그만두기(리이나랑 잡담)
2.로꾸다제(리이나랑 연습)
3.우리 퍼포먼스는 어떻게 해?(안무 및 퍼포먼스 정하기)
4.의상! 의상이 빠질 수 없지!
자신이 없어서..;
516<< 세상은 넓고 나사가 조금 풀린 사람은 많죠. 그리고 아스카의 언어를 빌리면, 영혼의 공명.. 즉.! 상큼하게 맛이 간(?) 여고생들이 살짝(?) 맛이 간 하네키를 덮.... 격렬히 환영해주고 있는거에요!
*나 뭐래니.
현실이라면 지나갈때마다 수군수군거리고, 은근히 애들이 눈치본다거나 하죠. 은따/외톨이에서 빠져나오기는 힘들거든요..(경험담)
뭐 물론 '친구없다'가 미나자와의 착각일수도 있고 (애들이 친해지고 싶은데 못 다가가는 상황이었다던가), 알듯 모를듯 미나자와가 애들사이에서 언급이 되고 있었더라면 그래도 설명할수 있겠지만 말이죠...
아 물론 글은 재미있었습니다!
<구지가>
이 맛에 구지가를 하는거지 히히히히히
다음 주에 방송이 나가면 더 심해지는 거 아닌가..
-우리들의 개그를 보여주자!
-나츠키! 결혼해줘!
아..
왜 그랬지..
학교가는게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전과는 다른 의미로..
나는 체크할 겸 휴식으로 그저께 방영된 방송을 보았다.
음! 어디서 어떻게 봐도 정상인이군!
잘 보니까 이쁜 것 같기도 하고!
어물어물 손 흔드는 것도 귀엽구나!
…그만하자. 살짝 자괴감이 든다.
어차피 다음 주에 방송 나가면 전부 박살날 이미지.
역시 말을 안했기 때문인지 허둥대는 모습 밖에는 특히 문제가 될 만한게 없었다.
나도 입 다물면 미인인 쪽으로 가는 건가..
프레쨩처럼 입을 연다고 초미인이 되는 건 아니지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점심을 먹고 리이나가 오는 것을 기다렸다.
“프로듀서- 나 왔어.”
“안녕.”
리이나는 지친 듯이 가방을 내려놓았다.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무슨 일 있었어?”
내 질문을 들은 리이나는 쓴웃음을 흘렸다.
“아.. 그게 말이지..”
리이나는 휴대폰을 꺼내 이것저것 누르더니 나에게 보여줬다.
아까 보았던 그 기사였다.
“에.”
“자꾸 프로듀서가 귀엽다면서 자꾸 이것저것 물어보더라고..”
….
살짝 불안해졌다.
“…이상한 거 말하고 다니진 않았겠지..?”
“어..어..어떤 거?”
리이나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고, 눈동자는 옆을 향해있었다.
이 녀석.. 100퍼센트 이상한 말했을거야..
아아… 제발..
“친구가 없다던지… 헌팅을 당했다던지…”
“….”
리이나가 식은 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렇구나-
그 이야기를 한거구나아-
헌팅 말이지-
“나 집간다.”
“와앗! 가지마!”
몸을 돌리고 돌아가려는 나를 리이나가 붙잡았다.
“이거 놔! 난 어차피 친구도 없는 노안에 초면에 못생긴 아저씨라고 욕하는 인성 덜 되먹은 여고생이라고!“
“아아아! 미안하다고! 미안하다니깐!”
“어째서야! 왜 헌팅을 말했어!!”
“그야.. 그건..”
리이나는 조금 머뭇거리더니 마저 이야기했다.
“프로듀서는 애인 없냐고, 인기없냐고 끈질기게 묻길래.. 실수로 언급할 뻔 한 걸 겨우 참았는데.. 눈치를 챈 것 같아서..”
리이나는 몇 번이고 ‘캐물어서 어쩔 수 없이’라고 강조했다.
리이나가 숨기려 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알더라..?
음…
설마..
“리이나. 혹시 ‘얼마전에 헌..’이라고 말했지?”
“엣!? 어떻게 알았어!?“
….
이걸 저 녀석을 탓할 수도 없네…
“아아아아…”
“에!? 프로듀서, 왜 그래?!“
“멍청한 건 죄가 아니지.. 그래..”
나는 내 인성이 나쁜 걸 탓하기로 했다.
리이나가 어수룩한 건 어쩔 수 없고..
그리고 그게 귀여운 점이기도 하니깐..
아니, ‘이기도’가 아니라 어리버리한 리이나는 완전 귀엽지.
“…뭔가 찝찝해.”
“아니야. 리이나가 잘못한 건 없다고 판단했을 뿐이야.”
“그래..?”
리이나는 그래도 뭔가 개운치 않아보였다.
그래도 뭔들 어떠랴. 어차피 난 다음 주에 ‘또라이’로 등장하게 될텐데.
인성에 조금 문제있으면 어때.
이제 잡담은 그만하고 일 해볼까! 연습! 연습이다!
리이나와 나는 탈의실로 가서 옷을 갈아입고 연습실로 향했다.
목을 조금 풀고 각자 연습을 했었던 것을 다시 한 번 맞춰보았다.
반주를 켜고 분배했던 파트대로 노래를 했다.
“오. 괜찮은데?”
“록하네!”
끝나고 서로 미소를 주고 받았다.
리이나와 나는 왠지 조합이 잘 맞는 것 같다. 곡에 밸런스도 나름 적절한 것 같고..
그리고 무엇보다.
즐겁다.
리이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감상을 말했다.
“이야- 역시 우리 프로듀서는 믿을만하다니까?”
“방송에서는 못미덥다면서.”
“에- 그건 그냥 한 말이고, 그리고 일 말고는 못미더운 것도 사실이고-“
“큭. 비겁하게 팩트로 공격하다니.”
선동과 날조로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하자.
근데 날조가 들어가는데 정정당당할 수가 있는 걸까?
뭐 어때.
“프로듀서는 이상한 점만 빼면 정말 좋은데.”
“그러니까 팩트로 그만 때려!”
슬슬 아프거든?
그리고 이상한게 나의 디폴트(default)란 말이다.
잡소리는 그만하고 가까워지는 공연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역시 문제는 퍼포먼스이다.
“우리 노래부분이랑 반주부분은 문제 없으니까 다행이네.”
“작사도 괜찮은 것 같고!”
리이나가 ‘록한 가사’라고 하니 도무지 신뢰가 안가는 건 왜일까.
어찌됐든, 퍼포먼스나 댄스를 정해야한다.
“리이나는 어떤 퍼포먼스를 하고 싶어?“
그러고보니 전에 리이나가 ‘노래하는 데에 초점을 두고 싶다.’라고 이야기 했었다.
리이나는 어떻게 무대를 꾸며 갈까?
“같이 에어기..”
“난 안할꺼야.“
내가 단칼에 리이나의 의견을 자르자 불만스러운 표정이 되었다.
“왜!”
“아니! 그건 네가 해야 귀엽지, 내가 하면 이상하다고!”
“아냐! 프로듀서도 괜찮다니까!“
“진짜 이상할 거라니까. 그나저나. 일단 에어기타는 냅두고, 어떻게 무대를 꾸미고 싶은건데?”
리이나는 뾰로통한 얼굴로 팔짱을 끼고 생각하였다.
그나저나. 에어기타. 그렇게나 같이하고 싶은거야?
**********
+5까지 리이나의 제안, 대사
ex) 마이크 스탠드를 세우고 하자! , 안무를 하이라이트때 맞춰서 임팩트를 넣을까? , 조명! 조명!
리이나라면 이래야지.
리이나다우니까 이걸로
에어기타... 좋지 아니한가.
에... 뭐야 이 몰표는..
“최대한 록하게!”
…맞다.
얘 리이나였지..
“응.. 그건 알겠는데 구체적인 방안이나 세부적인 걸…”
“그러니까 말이야!”
리이나는 어느샌가 눈에 불을 밝히고 있었다.
아까까지 화내고 있지 않았니?
귀엽긴.
“마이크 스탠드를 세우고! 뒤에서 밴드가 멋있게 연주하는 거야!”
음..
그러면 그냥 밴드 아닌가?
“그리고 거기서 에어기타!“
“아니.. 에어기타에서 좀 떨어지자니까..?“
내가 하기는 싫다고! 에어기타!
“.. 그냥 내가 기타를 칠..”
음. 생각해보면 기타를 치는 것까지는 할 수 있어도 랩하면서 기타치기는 무리겠지.
“그리고 리이나, 내가 랩을 해야되서 난 마이크 스탠드보다는 그냥 들고 하는게 나을 것 같은데.”
“앗.. 듣고보니..”
생각 안했던 거구만..
그래도 리이나의 제안이 좋은 것 같다. 나는 최대한 수용하기로 했다.
대충 녹음한 걸로 떼우려 했는데, 반주자 찾아야겠네.
밴드반주랑 이것저것을 추가하고..
“리이나. 남은 안무는 트레이너씨한테 부탁하는게 좋을까?”
“그러자! 느낌을 알려주면 트레이너씨가 도와주실테니까!”
그렇게 나와 리이나는 트레이너씨를 찾아갔다.
가면서 조명효과는 어떻게 할지 리이나에게 물어보니 ‘쾅! 하고 팡! 할때 번쩍번쩍하게 하면 좋을 것 같아!’라고 말해서 그냥 내가 알아서 해결하기로 했다.
도착해서 트레이너씨에게 노래의 안무를 만들어 달라니까 ‘방송봤어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난 대체 무슨 일을 받은건지.. 이렇게 까지 영향력있는 방송이라니. 단발성 주제에.
안무는 최대한 적게, 절도 있는 동작으로, 라는 것으로 방침이 정해졌다.
트레이너씨는 노래를 듣고 잠시 생각하시더니 금세 안무를 만드셨다.
세상에.
트레이너씨 완전 천재잖아..
트레이너씨는 ‘동작이 적어서 그런 것뿐이에요.’라고 말은 하셨지만, 충분히 대단하다.
하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다.
“에어기타하자고! 에어기타!”
리이나가 자꾸 같이하자고 한다. 에어기타 싫다니깐!
트레이너씨는 기타솔로부분의 안무는 안지어주셨다. 정확하게 말하면 리이나와 나의 의견충돌 때문에 진행이 되지 않고있다.
“아니.. 내가 하면 안 어울린다니까..”
“분명히 어울려! 트레이너씨는 어떻게 생각해요?!”
“예? 음.. 그러니까..”
갑자기 바톤을 넘겨받은 트레이너씨는 곤란하다는 듯이 웃음을 지으시더니 이내 말하셨다.
“어울릴 것 같아요.”
젠장! 내 편이 아니라니!
리이나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날 보았다.
그렇게 봐도..
“그래도 싫은 건 싫어. 부끄럽다고.”
“아아! 그러면 어떻게 하면 에어기타 같이 해줄거야!?”
리이나는 뜻을 꺾을 생각이 없어보인다.
고집은 세가지고…
****
주사위 >+3
1~30: 에효.. 내가 졌다. 할게..
31~60: 그래. >+5를 해주면 내가 할게.
61~90: 그래도 안해!
91~100: 상무님이 와서 부탁해도 안 할거야!
“하자!”
“아.. 조금만 생각을..”
리이나의 몸이 점점 가까이 다가와서 조금씩 뒷걸음질을 쳤더니 연습실 벽까지 밀려갔다.
“하자!”
리이나가 나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뚫어져라 보는 리이나를 보고있으니 왠지 한숨이 나왔다.
“알았어. 할게..”
“앗싸!”
리이나는 주먹을 쥐며 기뻐했다.
어쩔 수 없다. 아이돌에게 맞추는 게 프로듀서의 역할이니까..
에어기타라… 아아… 싫다아…
부끄러워…
아냐아냐. 좋게 생각하자. 리이나의 파트너로써 퍼포먼스를 하는 것 뿐이니까..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한숨이 뿜어져나왔다.
이 모습을 보는 트레이너씨는 그저 웃고 있었다.
우리는 트레이너씨의 지도 아래, 안무와 퍼포먼스를 연습했다.
***
주말, 학교를 안간다는게 이렇게 행복할 줄이야..
나는 반주자나 조명효과 등 이것저것 상의하기 위해서 지금 담당자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리이나는 사무실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고 연락이 왔다.
리이나도 열심히 하네.
무대는 밴드반주를 기반으로 리이나는 마이크 스탠드를 사용하고, 나는 마이크를 직접 들고 노래를 하는 것으로 결정이 됐다.
나도 연습에만 집중하고 싶은데, 유감스럽게도, 프로듀서라는 직무는 이것저것 할 일이 있는 것이다.
무대의 관련 업무는 프로듀서가 할 일이니까, 곡의 내용을 모르는 록배틀 담당자가 내 업무를 어느 정도 덜어준다고 해도, 내가 할 일은 있는 것이다.
나는 카페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다. 곧 오겠지.
참고로 내 음료는 아메리카노다. 그냥 Hot 아메리카노.
어째서 아이스가 붙는다는 이유로 50엔이나 비싸지는 건데..
얼음값 완전 비싸.
오늘 꽤 기온이 높은데, 이 카페는 에어컨을 안틀고 있다.
아… 뜨거워..
“아! 많이 기다리셨어요?”
담당자가 왔다.
“아뇨..”
“자, 그러면 무대 이야기인가요? 금방 끝내죠!”
나는 모든 악기의 악보 파일을 담당자에게 전달했고 이것저것 이야기를 했다.
안건은 금방 끝난 것 같다.
“반주자들이랑 맞추는 건 1주전에 한 번, 리허설로 한 번 하면 괜찮을까요?”
“네, 뭐.”
그러면 다음 주에는 반주자들이랑 맞춰보는 걸 해야하는군..
메모…메모….
전달 할 내용이 끝나자 담당자는 이곳저곳에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보니 일이 점점 커지는 것 같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것을 보는 신입아이돌의 심정이 이런 걸까.
나는 그냥 멍하니 식어버린 아메리카노를 들이켰다.
향이 좋네.
하아.. 비쌌는데..
왜 하필 카페에서….
그냥 우리 집으로 부를 걸.
그런 별볼일 없는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에 담당자는 통화를 끝내고, 주문한 아이스 화이트 모카라떼를 마셨다.
…부자?
담당자는 잠시 풀어진 미소를 짓더니 나를 보았다.
“그러고보니, 미나자와씨. 저번 방송 대박이었다니까요?”
“쿨럭..”
그렇게 궁금하진 않았는데..
“이야-, ‘타다 리이나의 프로듀서!’ , ‘여고생 프로듀서!’ 라는 문구가 사람들을 주목시킨 것 같더라구요-!”
“하하..하하하…”
내가 아메리카노를 입으로 넘기는지 코로 넘기는지도 모른채 실없는 웃음을 흘리고 있는 건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미나자와씨 덕분에’라는 걸 거듭해서 강조하는 담당자를 보니 형용하기 어려운 생각들에 휩싸였다.
“역시 미인이시네요!”
“하하.. 감사합니다..”
몇 번이고 거듭되는 칭찬에 부담스러워져서 시선을 돌리니, 몇몇 손님들이 나를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아.. 어째서..
나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서둘러서 카페에서 도망쳤다.
***
다음 전개. 먼저 3표.
1. 의상 결정.
2. 2주차 방송 이후 리이나와 하네키가 평을 같이 본다.
3. 2주차 방송 이후, 반주자들이랑 연습.
“프로듀서.. 왜 그래.”
장소는 사무소, 나는 얼굴을 가리고 절규를 하고 있었다.
리이나는 마치 갸루인 여자아이가 오타쿠 애들이 크게 기분 나쁜 소리를 내며 외치는 것을 볼 때 ’쟤 왜저래’하는 표정이었다.
너무 상세한가?
내가 고개를 숙이고 있는 이유는 별다를게 없다.
“연습 영상 틀지마아아아아아….”
“아니. 영상으로 찍은 걸 봐야 고치든 말든 하지.”
꺄아아아아… 지금 기타솔로부분….
솔로….
에어…기타….
아아아아아아아 부끄러워어어어
유심히 보지말라고 리이나!
“헤에, 에어기타하는 프로듀서 귀엽네.”
“리이나, 네가 말하지 말라고!”
하긴 하는데 너무 부끄럽다.
다른 안무를 하는 것도 어찌저찌 따라가지만 부끄럽다.
여태 ‘안무 가지고 뭘.’이라고 말해왔던 내가 미숙했었다는 것이 절실히 느껴진다.
“흐음-. 프로듀서. 어물어물하는 것도 귀엽지만, 역시 여기서는 파워풀하게!”
“그…그만….”
그만해! 내 HP는 이미 제로라고!
리이나의 스마트폰에서 나오던 영상이 끝나고 리이나가 팔짱을 끼고 고민했다.
“흐음-. 좋은데, 괜찮은데, 뭔-가 부족하단 말이지.”
“…뭐가.”
“프로듀서가 좀 더 동작을 크게 해줬으면 좋겠어.“
“…무리. 부끄러워.”
“에에-.”
왜 그런 아쉬운 듯한 목소리를 내는 거냐….
학교에서 유명인이 되고 학교에 갈 때마다 시선이 쏟아지는 바람에 그저께부터 학교에 아예 안갔다. 회사는 편하다. 학교보단 회사지. 응.
그리고 아침시간에는 연습실이 비어있는 경우가 꽤 많아서 혼자서 연습하기도 했다.
안무는 다 외웠는데….
역시 부끄러워.
아니, 혼자 할 땐 괜찮다고?
근데 뭐라고 해야하나, 관객들이 있을 걸 생각하니 조금 무섭고?
어쨌든. 난 열심히 하고 있다.
장하다! 하네키!
멋지다! 하네키!
귀엽다! 하네키!
…
에어기타가 떠오르니까 그만하자.
“뭐…. 안무는 개인연습으로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틀릴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해.”
“그거에 대해서는 나도 믿고있지…. 그래도….”
리이나는 뭔가 걸린다는 듯이 팔짱을 꼈다.
“뭔가 빠진 것 같지 않아?”
“뭐가?”
이제 밴드랑 합동연습이랑 리허설 정도만 남은 거 아니야?
순조로운데?
“뭔가 더 필요할 것 같단 말이야.”
“아니. 작사, 작곡, 이름정하기, 안무, 무대세팅, 연습. 뭐가 더 부족한데?”
“뭔가-. 기본적인 것 같기도 하고....”
기본적인 거?
“마음가짐?”
“….”
“쌀밥 먹을래?”
“그런게 아니야!“
쌀밥이 아니면 뭐지.
진짜 모르겠는데.
내가 할 일은 다 끝냈고….
아.
“의상인가.”
“아아! 맞아! 그거였어!”
뭔가를 빠뜨렸다는 사실은 기억하면서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는 건 대체 어떻게 된 뇌구조인거지….
“이상한 표정.”
“아무 생각도 안했습니다.“
리이나가 ‘무조건 이상한 생각했잖아!’라고 소리쳤지만 무시하기로 했다.
“그러면 어떤 의상으로 하고 싶은데?”
“흐음….”
고민을 하는 리이나의 모습을 보니 왠지 ‘엄청 록한 거!’라고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엄청 록한 거!“
“아… 그래….”
기대는 안했지만. 진짜 그 대답일 줄이야….
“뭐…. 색상이나 뭐…. 그런 걸로….”
유닛명에 맞춰서 흰색의 옷으로 할까.
쌀밥 모에화!
내가 아니라 리이나지만.
리이나는 다시 팔짱을 꼈다.
지금 유심히 보니까 리이나의 ‘나 고민하고 있어요’ 특유의 표정은 꽤 귀여운 것 같다.
허당이지만.
**
>+4까지 리이나의 리퀘스트
ex) 쿨하게 파란색! 드레스계열! 헤드셋은 같은 걸로 같이 쓰자!
없으면 '패스~' 하시면 되요.
근데 앵커가 하나는 있었으면 좋겠군요.
리이나가 ‘어때! 해결됐지?’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기에, 사고가 잠시 멈추었다.
그렇게 귀엽게 말해도 해결이 전혀 안됐단 말이야. 리이나.
“아니…. 너무 추상적이잖아. 좀 더 구체적으로 하자고.”
그래도 조금은 의외다. 리이나니까 단순히 멋진 것을 원할 줄 알았는데, 귀여운 옷이라니.
그래도 추상적이라는 건 변함없지만.
리이나는 ‘아하하’하면서 웃음을 흘렸다.
좋아. 그게 리이나의 매력이지.
멋쩍어하는 표정!
“어째서 엄지를 올리고 있는거야….”
“음. 어쩌다보니?”
“역시 프로듀서, 이상해.”
귀여운 리이나가 나빠.
그나저나 이러다간 끝도 없을 것 같다.
머리가 Rock한 우리의 공주님은 문장구사능력이 부족해서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지 못할거야.
“귀여운 의상이라고 하면 프릴이랑 리본이 주렁주렁 달린?”
“음…. 그건 조금 안 어울릴 것 같은데….”
그렇겠죠-
어차피 그냥 던져본 말이니 신경쓰지 않겠다.
근데 리이나가 프릴 달린….
아니…. 머리 장식으로 왕리본을 달아보는 건….
그리고 노출도를…….
응. 이건 100퍼센트 귀엽다.
하지만 리이나가 순순히 입어줄 것 같지도 않았기에 포기하기로 했다.
솔직히, 리이나는 팔랑귀라서 좀만 입을 잘 털… 아니, 설득하면 입어줄 것 같기도 한데, 괜히 까불었다가 나도 입게 될 수도 있으니 작전상 후퇴라는 걸로.
나중엔 반드시 입혀봐야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나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리이나를 보며, 마음속으로 깊게 다짐하며, 라이브 의상에 대한 상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음…. 그러면 그거밖에 없지.
“의상실에 가서 이것저것 입어보면서 정할까?”
“찬성!”
빨랏!
리이나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대답을 하면서 얼굴을 내밀었다.
눈이 반짝거린다.
리이나가 내 손을 잡고 ‘의~상~ 의~상~’ 이라고 노래하며 날 끌고갔다. 신나보이는 리이나를 보니 조금 불안해졌다.
리이나, 설마, 옆동네 아스카씨 마냥 체인 주렁주렁 달린 옷을 고르진 않겠지.
***
“웃효-! 이거 완전 록하지 않아?”
“…….”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
다음 전개 +4까지.
ex)의상실에서 코스프레 하던 치히로씨를 발견한다. /리이나가 하네키에게 이것저것(믜나믜 씨의 수영복, 체인 의상, 코스프레 의상 등)을 입히려한다. / 상무님이 출현한다(?).
난 저런 의상 100퍼센트 무리니까….
“저기…. 리이나…. 그 체인이 주렁주렁 달린 녀석…. 불편해보이잖아?“
“그건 입어봐야 알지!”
헐. 설마 나한테 입힐 생각은 아니겠지?
“자! 입어봐! 프로듀서!”
리이나는 그 옷을 나에게 내밀었다.
아직 한 줄도 지나지 않았는데 복선회수라니.
“싫어! 안 어울릴거야!”
“에에- 입어보지 않으면 모른다고?”
리이나는 옷으로 나를 밀기 시작했다.
나는 계속해서 거절의 의사를 표했지만, 리이나의 고집은 꺾이지 않았다.
그때 의상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머? 하네키쨩?”
“치히로씨?”
녹색 정장을 입고 있는 예쁜(☆이거 중요) 여성이 문 앞에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난 아직도 치히로씨가 25세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이렇게나 예쁜데.
리이나도 치히로씨가 온 걸 눈치채고 동작을 멈추었다.
“무슨 일로 오셨어요?”
“아… 그게…. 조금 스트레스를 받아서….”
쓴웃음을 지으며 볼을 긁적이는 치히로씨.
뭘까. 의상실에서 스트레스를 풀만한 게 있나…?
내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리이나가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혹시… 코스프레…요…?”
“하하하….”
에. 진짜요?
“리이나, 어떻게 알았어?”
“얼마 전에 의상실에 있는 코스프레의상 누구거냐고 물어봤는데 치히로씨의 소유라고 들은 적이 있어.”
진짜냐….
의외의 취미네요.
미인이니까 괜찮으려나.
바니걸…?
내가 이런저런 의상을 입고있는 치히로씨를 상상하고 있는 동안 리이나가 말했다.
“치히로씨! 좀만 도와주세요!”
“리이나쨩?”
“프로듀서가 의상입는 걸 거부하는데, 도와주실 수 있나요?”
뭐...?
너무나도 갑작스런 리이나의 공격에 멍한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치히로씨는 리이나 손에 들려진 의상과 나를 번갈아 보더니 미소를 지으셨다.
“물론이죠!”
“와아아앗!!! 도망쳐어어어!!”
덥썩
뛰어가려고 몸을 뒤로 튼 순간에 어깨에 강한 힘이 느껴졌다.
“어딜 가려는 건가요~? 하네키쨩?”
치히로씨… 악력이 강력하셔…
“꺄아아아아아아아!!”
의상실에서 내 비명이 울려퍼졌다.
***
“으우우…”
배가 시렵다.
체인이 덜렁덜렁거리는게 불편하다.
옷을 강제로 벗기고 입히다니…. 너무해….
“오…. 하네키쨩, 멋진데요?”
“확실히 중학생으로 보이네.”
“….”
리이나. 그 말은 즉, 내가 중2병같다는 거냐.
그런거냐.
거울을 보았지만 맨살이 그대로 보이는 부분이 꽤나 부끄럽다.
나 비키니, 같은 것도 입어본 적 없고. 수영할 틈이 없으니까….
이제 끝인가 싶어서 내 옷으로 갈아입고 빨리 의상을 고를 생각으로 탈의실로 걸어들어가는 순간, 리이나의 2차 폭격이 시작됐다.
“그러면 이제는 이 의상을!”
“오- 그거 미나미씨의 의상이네요!”
……
“저기요?! 잠깐만요!? 그건…”
“에잇! 얌전히 입혀지라고!”
“와아아앗!!!”
치히로씨와 리이나는 아까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내 옷을 갈아입혔다.
으… 바람이…. 맨살이….
부끄러워…….
나는 고개를 숙이고 팔과 손으로 이곳저곳을 가렸다.
리이나는 나를 보며 심술궂은 미소를 지었다.
“역시 바디페인팅이 없으니 조금 아쉽네요.”
“프로듀서. 손으로 가리니까 더 야해보이는거 알아?”
“그..그…그그러니까 왜 입혔냔 말이야!!”
거울을 보니 내 얼굴색이 빨갰다.
찰칵
소리나는 곳을 돌아보니 리이나가 스마트폰을 들어 올리고 있었다.
“아앗!? 리이나!? 왜 찍었어?!!“
“하핫! 잘어울려서~”
“그러게요. 하네키쨩, 예쁘니까요.”
지금은 뭘 들어도 부끄럽다.
빨리 갈아입자.
“그러면, 리이나쨩? 저도 도와주실래요?”
“네?”
“….”
불길한 예감이든다.
치히로씨는 오늘 보인 미소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를 보여주셨다.
“이 옷을 입히는 걸 도와주시지 않을래요?”
그 치히로씨의 손에는 코스프레 의상’들’이 있었다.
경찰, 간호사, 마법소녀(추정), 박사, 쿠노이치 복장 등등…
리이나도 그것을 보더니 눈을 번쩍였다.
“물론이죠!”
“아..아… 안돼!!!”
“프로듀서, 닌자 복장이라면서 남자 옷은 입었으면서..”
리이나와 치히로씨는 천천히 나에게 다가왔다.
구석에 몰리고 ‘수영복과 다름없는’ 차림이라 도망칠 수도 없었다.
“지금 그게 중요하냐고! 내가 입을테니까 제발 벗기지… 꺄악!?”
벗겨졌습니다.
우우…. 이젠 시집 못가….
***
결말이 궁금해져서 계속해서 써보려합니다!
√3
이것저것 엉망진창이 되고, 새로운 의상이 입혀질 때마다 리이나는 사진을 찍어댔다. 치히로씨는 충분히 스트레스를 푸셨는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 돌아가셨다.
“…피곤해….”
“수고했어-”
어째서 스스로 갈아입겠다고 했는데도 옷을 벗기는 건데….
바니걸 복장을 했을 땐, 정말로 죽고 싶었다.
“그래서. 우리 의상은 어떻게 된거야.”
“아.”
말이 끝나기 무섭게 리이나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잊고있던거냐?!
진심으로 이 녀석 머리 속에는 영문모를 이상한 록 이론이랑 프레이즈 밖에 없는 거냐.
“뭐라고 생각하는지, 잘은 모르겠는데, 프로듀서.”
리이나는 이를 악물고 무서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바니걸 사진 트위터에 올려버린다?”
“잘못했숩니드아아아아!!!!”
그것만은! 그것만은 봐주세요!!
근데 말이야! 네가 처음부터 진지하게 했으면 내가 그 사진이 찍힐 일도 없었잖아!
이런 고오오얀….
내가 분이 서린 시선으로 리이나를 째려보자 리이나가 가볍게 무시하면서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근데, 진짜 의상 어떻게 하지?”
“…너도 한번 바니걸 입어볼래?”
“…….”
리이나가 말 없이 시선을 피했다. 만약 리이나의 바니걸 사진을 내가 갖게 되면
돈 받고 팔 거다.
아주 비싸게.
10만엔부터 시작이다.
“프로듀서. 눈이 아주 몹쓸 생각을 할때의 눈이야.”
“넌 나에 대해 너무 잘 알아.”
이래서 눈치빠른 애는 싫다니까….
치히로씨의 여포놀이에 휩쓸려간 졸병역할에 너무 피곤하다.
결국 의상의 방향성조차 정해지지 않았네.
하아, 정말 미치겠네
공중제비 도는 하네,키 가 웃고 있는게 보이네.
후후, 플로우 좋아요.
근데, 랩할거면 아무래도 힙합느낌이 나는게….
…그래! 이거야!
“아, 리이나.”
“응”
“스웨그(swag) 넘치는 의상은 어때?”
“…엉?”
리이나의 고개가 지평에서 60도로 기울어졌다. 리이나의 키는 152cm고, 머리의 길이는 약 25cm겠고? 리이나의 턱의 방향이 닿고있는 바닥의 점과 연결한 빗변의 길이는 (152-25) X 2 ÷ √3 cm!
에휴, 진짜.
“미안, 넌 아는게 없다는 걸 내가 알면서도 자꾸 까먹는다.”
“야!!”
“그러니까, 의상이라는 말은….”
“나라도 의상이라는 말의 뜻은 알거든!?”
리이나는 팔을 위아래로 휘저으며 불만을 토해냈다. 아무래도 이친구는 락에만 빠삭한 척만 해서 이런건 잘 모르나 보다.
천천히 설명해줘야지.
“스웨그 넘치는 의상이라는 건 말이야… 뭐, 썬~글라스나 스냅백 쓰고? 영어단어가 이곳저곳에 박힌 딱봐도 ‘이새끼 폼잡네’하는 티셔츠나 민소매 입고? 그리고 사슬 같은 황금 목걸이를 끼면 완성이지.”
“으윽. 조금 싫다. 그런거.”
내 이야기를 들은 리이나가 조금 생각하더니 인상을 찌뿌렸다. 나도 막상 생각하니까 싫다, 그건.
민소매에 문신 바글바글 그려 놓은 거 완전 싫어.
“어쨌든, 내가 말하고 싶은 건 그거야. 무대의상 같지 않은 무대의상!”
“흠….”
리이나는 곰곰히 생각하고 있다. 별론가…?
본심을 말하자면 나는 팔랑거리거나 불편한 드레스보다는 그냥 널널한 티셔츠가 낫다.
rock이라고 해도 배꼽 들어내는 그런 옷도 싫다.
“흐으음~”
아니면, 밀어붙여야하나, 나는 랩하니까 살짝 컨샙 다르게 옷을 입자고?
리이나는 무언가 맘에 들지 않는 모양인데….
***
>+3까지 주사위 높은 값 채용. 단위 20
1. 바니걸
2. nation blue 와 비슷한 느낌의 의상으로 한다
3. 서로 살짝 다른 의상을 입자고 제안한다.
4. 가사에 맞춰서 기장이 짧은 드레스로.
5. 치마와 자켓 or 정장으로 맞춰서 멋있게!
의상실에서 적당한 걸 찾은 나는 팔짱을 끼고 고민하고 있는 리이나에게 건내주었다.
리이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받았다.
“자켓?”
“록 하면 가죽 자켓과 기타잖아?”
“오오…!”
리이나의 눈이 반짝거린다. 후후, 이거라면 만족스럽겠지….
리이나는 내 손에 들려있는 자켓을 받더니 곧바로 입어보았다.
“풉...”
“뭐야 프로듀서! 웃지마!“
무심코 웃어버렸다.
검정 가죽 자켓이 리이나랑 너무 안어울렸다.
청자켓 같은 건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이건 아니다.
“진짜 안어울려.”
“크아아악! 프로듀서가 입자고 한거잖아!”
하하핫. 미안미안, 항상 록을 외치고 다니니까 어울릴 줄 알았지.
나츠키라면 진짜 잘 어울릴텐데.
흠….
“자켓은 관두고 정장은 어때?”
“정장….”
리이나는 고개를 돌려 정장차림을 찾았다.
“아. 이거 전에 커피탈 때 입은 옷이다.”
“굳 초이스. 그건 나도 멋있게 봤어.”
“진짜? 헤헷.”
리이나는 멋쩍은 듯이 머리를 긁적이며 웃음을 흘렸다.
그렇지. 커피 탈 때 리이나는 멋지지.
“아이돌 관두고 바리스타 하는 건?”
“안해!”
쳇, 아쉽군.
리이나는 씩씩거리다가 뭔가 떠올린듯 한숨을 내쉬었다.
“정장 괜찮은데…. 내가 쓴 가사랑 너무 안맞아.”
“리이나 가사가….”
음…. 1절이지?
1절 가사는 이랬던 것 같다.
[울려퍼지는 화려한 beat]
[구두를 신은 신데렐라]
[무도회의 마이크를 휘어잡아]
[걸고있는 헤드셋은]
[드레스에 어울리지 않더라도]
[이 자리에 나를 보여주는 거야!]
“빼도박도 못하고 그냥 드레스 입어야겠네.”
심지어 헤드셋도 덤으로 끼워줘야하네.
“그런데 아무래도 어떤 느낌으로 해야할지 모르겠다….”
리이나의 한숨에 다시 한 번 떠오른 첫번째 코러스에 두통이 몰려왔다.
“야. 네가 쓴 후렴구에 [거슬리는 드레스를 편하게 만들고 구두도 벗어 던지고]라는 가사가 있는데, 어쩔거야.”
“그러니까…. 진짜 찢어야하나.”
“공연 중 노출로 기사 내고 싶다고?”
“…아닙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수렁’에 빠지는 의상결정의 ‘수난’에 머리가 아파왔다.
말썽쟁이 공주님의 컨샙으로 가야할 것 같은데 난 디자이너도 아니고, 딱 이렇다 할 이미지도 떠오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리이나는 자꾸 고민만 할뿐이고…. 하… 미치겠다.
**
어떻게 할까?
>>+3까지
주사위를 굴려 높은 값 채택
ex) 치마부분이 찢어진 것 같은 디자인의 드레스를 입자.
에라, 모르겠다. 바니걸 가자.
“우왓, 깜짝이야!”
갑자기 리이나가 소리치는 바람에 몸을 움츠렸다.
리이나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콧바람을 한 번 내쉬었다.
스스로 엄청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을때의 반응이구만, 이거.
“그러면! 드레스를 입고 그 안에도 의상을 입어서 앞섬을 풀면 정장처럼 변하는 옷을 입자!”
“…뭐?”
뜬금없네. 리이나는 진짜 이게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을 하는 걸까.
나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하아아아아아아………….”
“그 반응은 뭔데! 좋은 아이디어잖아!”
항의하는 리이나를 나지막하게 바라보고 있다보니, 실없는 웃음이 나왔다.
“리이나.”
“응.”
“드레스라는건 말이야. 일단 몸에 밀착도가 높단다.”
“응?”
“상반신에는 착 달라붙고, 아래부분은 팔랑거린다고, 너도 잘 알잖아. 그래서 안에 정장느낌이나는 그럴 듯한 옷을 입으면 모양이 예쁘지 않게 되어버린다고?”
“그… 그런가….”
리이나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져갔다. 하지만 나는 말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드레스는 대부분 어깨가 파여있으니까…. 앞섬을 푼다는건… 선정성으로 승리를 쟁취하려는 그런 속셈인거니? 어머, 까진 여자.”
“그, 그런거 아니거든!?”
리이나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을 하는지 다시 한 번 팔짱을 꼈다.
“…음… 역시 조금 야한 것 같아.”
“그렇지?”
근데 리이나가 하겠다고 하면 시킬 의향은 있다.
그림은 될테니. 정장같은 느낌이라… Rock인데 정장은 역시 좀 아닌가.
음…. 그러면 안에 입는 옷을 바꾼다고 하면….
“아. 네 의견이 조금 먹힐 수도 있겠다.”
“응?”
나는 헛기침을 하고, 의상실 구석에 쳐박혀있던 화이트보드를 끌고왔다.
“Nothing but you의 의상 기억하니?”
“그건 알지.”
나는 보드마커의 뚜껑을 열으며 화이트보드에 끄적거리기 시작했다.
“그래. 그건 몸에 밀착도가 높고 의상 중간중간에 구멍도 뚫려있었지.”
“근데 그게 왜? 아무래도 록이랑은 안어울리잖아?”
“일반적인 댄스 무대에서는 여자들은 착 달라붙는 옷을 입고 춤을 추잖아. 그러니까, 너의 Rock of mind 티셔츠의 새 버젼을 만드는 거야!”
“응? 내가 늘 입고 다니는 거?”
“그거를 좀 더 달라붙게 만들고! 그 아래에는 핫팬츠? 보다 조금 긴녀석으로 안에 입는거야!”
그러면서 나는 화이트보드에 의상을 그렸다. 배꼽이 살짝 들어날 정도에 착 달라붙는 안의 의상. 그리고 반바지. 리이나만 했다면 과감하게 짧은 녀석으로 하겠는데, 내가 입기는 싫다.
참고로 모델은 리이나다. 얼굴까지 그리지는 않았지만 머리카락은 그렸지!
“이러면 단순히 아스카 의상에서 밴드나 체인을 뺀 느낌이잖아? 뭔가 이것저것 없어서 노출도도 높아보이는데다가, 좀… 쫄쫄이 입은 느낌이겠는데….”
“댓츠 노우노우.”
나는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옆에 새로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리이나가 ‘그건 또 뭐야’하면서 눈빛이 조금 바뀌었지만 나는 신경쓰지 않고 그렸다.
다 그렸다.
“우리는 위에 드레스를 입을거고, 또 이상하게 안보이는 가장 적합한 방법은 드레스가 드레스 같지 않으면 되는거야.”
“…엥?”
내가 그린 옷은 원피스라고 부르기도 드레스라 부르기도 애매한 것이었다.
어깨를 전부 감싸고 있었다. 그리고 안에 입은 것이 들키지 않게 구김새가 잘 들어나지 않게 해야하는데, 그건 화이트 보드로는 어찌할 수가 없다. 어차피 무대의상은 따로 부탁해야하니까….
어쨌든, 설명을 계속하자면 앞부분에 똑딱이 단추가 있는데 상반신 부분에는 똑딱이가 보이도록, 치마부분에는 똑딱이가 가려지도록 그려놓았다. 그리고 치마가 적당히 길어서 반바지를 다 가려줄 정도. 그리고 치마부분은 약간의 프릴을 달아 펄럭거리기 좋게, 그리고 앞부분의 똑딱이를 가려줄 수 있게.
리이나는 감탄을 흘리며 화이트보드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리고 ‘왜 그림도 잘그리는 거지.’하면서 중얼거렸다.
페인팅 알바 해봤냐. 삐져나가면 급료 깎인다고.
이것저것 분석한 리이나는 한숨을 짧게 내쉬고는 말을 이었다.
“이거 꽤 괜찮은데, 록이랑은 안 어울릴 것 같아.”
“잘~ 봐! 어울리게 될테니까! 거기서 여기 똑딱이를 뜯어서..!”
나는 화이트보드를 뒤로 돌려서 합쳐졌을때의 의상을 그렸다.
난 그림전공도 아닌데 이렇게 그림을 그리고 있으니 너무 힘들구나.
똑딱이가 뜯어져서 드레스가 코트처럼 바뀌었다. 그리고 Rock of mind .무대ver이랑 반바지가 안에서 존재감을 펼치게 그렸다.
“후! 아마추어가 그린게 이정도면 프로 디자이너가 만들면 더 예쁠거라고!”
“오오오! 좋다!”
리이나가 박수를 쳤다. 후후후! 좀 더 날 찬양해! 우하하핫!!
리이나가 화이트보드를 돌리고 드레스부분을 보더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지, 리이나의 아이디어로 떠올린 내 디자인에는 문제가 없을텐데?
“근데, 이 드레스, 헤드셋 걸 수 있어?”
“아.”
그건 그냥 포기하자.
***
저번에 잊고 지나갔던 두번째 방송에 대한 반응.
리이나와 하네키가 평을 보게 됩니다.
주사위 >>+4까지 높은 값 채용
1~40 와, 리이나 프로듀서 극혐이다.
41~60 볼만하다.
61~71 참신하다.
72~80 뭐지?! 정신 병자인가!?
81~90 엌ㅋㅋㅋㅋㅋㅋ 미친ㅋㅋㅋㅋㅋㅋㅋ
91~100 저런 모습도 예쁘다! 하네키쨩! 날 가져요! 헠헠
오늘은 여기까지! (도주)
다이스갓♂️을 맛봤으니 얼마가지 못했을거야!
참고로, 치수를 직접 재겠다고 하길래 작업실로 갔는데….
“으흐흐~ 좋지 아니한가~”
“아, 잠깐만요. 만지지마요.”
“여자끼린데 뭐 어때~”
“여자끼리니까 더 소름돋거든요?!”
디자이너분이 치수를 줄자가 아닌 손으로 쟀다. 이런 위험한 사람이 여기서 일하고 있어도 되는 걸까…?
아니, 이런 사람이기 때문에 실력이 뛰어나서 자르지 못하는 게 아닐까….
“저기요. 근데 아이돌한테 이러진 않죠?”
“당근이죠. 잘릴 일있어요?“
“그럼 지금 이건?”
“프로듀서씨를 건들지 말라고는 안했거든요~”
“….”
이X끼가….
어쨌든, 이런 일이 있었다. 내가 요청한 포인트를 듣더니 밝은 얼굴로 OK를 하고 내 가슴을 한 번 더 움켜쥐어서 한 대 줘팼다.
일은 제대로 하겠지.
어떻게든 불안감을 억누르고 돌아갔다.
그리고 며칠 뒤, 사무소.
“…진짜 보려고?”
“저기, 프로듀서. 내 뒤에서 벌벌 떨어봤자 어차피 쓰여진 내용은 정해져있다고?”
“그게 뭐! 넌 수험 결과 보기전에 긴장 안해?!”
“그, 그정도야?”
나는 지금 리이나 뒤에서 컴퓨터 화면을 힐끗힐끗 쳐다보고 있고, 리이나는 한심하다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그렇다. 저번 주에 촬영했던 나의 ‘미친 짓들’이 방영된 후의 반응들을 모니터 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바람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벌벌 떨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도 프로듀서의 입장으로는 확인을 해야겠지만.
담당돌이 욕먹으면 화를 내고 끝나겠지만 내가 욕을 먹으면 맨탈이 깨지잖아!
흑흑, 유리멘탈 건들지마여어….
“그리고, 리이나. 슈뢰딩거의 고양이라고 알아?”
“…에?”
“내가 페이지를 열어서 확인하기 전까지는 악플과 선플이 공존하는 상태고, 직접 확인해봐야 내용을 알 수 있단 말이지.”
“뭔소리야….”
리이나가 평소와 같이 그럴 듯한 말로 헛소리 한다며 고개를 가로젓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무시하고 마우스를 클릭하려고 하길래 내가 리이나의 팔을 잡았다.
“놔. 프로듀서.”
“자, 잠깐만, 나에게 좀만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을 줘.”
“아니! 그러면 프로듀서는 수험 결과 무서워서 안볼거야!? 확인은 해야할거 아니야!”
“윽….”
리이나가 맞는 말을 해서 내가 입을 한 대 맞은 것 같다.
“흑.”
“아?! 왜 울먹거리는데!?”
나는 흐느끼는 목소리로 리이나를 붙잡고 늘어졌다.
“아-니이- 내가- 지난 주에 방송을 하는 모습이이— 보통 또라이어야지이- 으어엉…. 이건 아니야아아….”
“…… 자각은 있었구나.”
리이나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어…언니….
달칵
“앗! 배신자!”
“어디보자~”
리이나는 쓰다듬던 손을 그대로 내 머리를 눌러서 내가 저항하지 못하도록 만들고 이것저것 클릭하기 시작했다.
나는 어떻게든 저지하려고 버둥거렸지만 리이나가 이미 자세를 잡아버려서 그냥 바둥바둥거리는 것에 그쳤다.
“에….”
그리고 리이나가 말문이 막힌 듯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멍하니 화면을 응시했다.
“봐봐아아-! 역시 악플이…!“
나는 흐느끼며(울지는 않았다, 진짜로) 고개를 들어 화면을 보았다.
-핡핡, 하네키쨩이 너무 귀여워!
-살짝 4차원스러운게 사랑스러워!
-엉엉, 날 가져요!
-미쿠냥팬 그만두고 하네키 팬합니다!!
-리이나가 열심히 태클걸게 할정도로 이상한데 너무 매력 넘친다. 핡핡.
-하네키쨩을 아이돌로!! 346프로 뭐하냐!!
-하네키쨩을 먹여살리고싶다! 난 쌀 많아! 반찬도 해줄게!!
……
“…악…프……을?”
나는 엄청난 공세에 할말을 잊었다. 고개를 돌려 리이나를 보았는데 서로 눈이 마주쳤다.
리이나의 표정에서 혼란과 혼돈의 상황에 공허한 눈동자만이 나를 주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약빤 리플이네.”
“이…이게 뭐시당가….”
혼란스러움에 어버버 거리고 있으니 리이나가 뭔가 깨달은 듯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뭐야. 리이나.”
“프로듀서.”
“앙?”
내가 갸웃거리며 이상한 소리를 내자. 리이나가 ‘뭐야, 그 리액션, 귀엽네’라고 중얼거리고는 헛기침을 한 번했다.
“유유상종이라는 말 알아?”
“응, 알지.”
“그래서, 프로듀서가 이상하니까 이상한 사람들을 끌고 다니는 것 아닐까?”
리이나가 얄미운 미소를 지으며 나를 힐끗 보았다. 오호, 그렇게 날 디스 하시겠다?
“일자무식한 리이나씨.”
“뭐?!”
“유유상종은 비슷한 것끼리 어울린다는 소리고, 저는 그들에게 아무런 연관성이 없어요~.”
그리고 나는 손으로 딱딱 소리를 내며 리이나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러니까, 난 지금 너랑 어울리고 있으니까, 이상한 건 너도 마찬가지네!”
“?!”
리이나가 나의 완벽한 논리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시… 싫어!! 상무님! 담당프로듀서 바꿔줘요!!“
“뭐임마!?!”
리이나의 정색섞인 발언에 조금 상처받았다.
우씨. 무대에서 보자, 한 번 골탕 먹여줄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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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구지가가 왜캐 심하지.
다음 전개 3표
1. 리이나와 하네키의 전투( 부제: 하네키의 리이나 골탕먹이기 계획)
2. 하네키, 학교 에피소드.
3. 밴드와 연습!
4. 나츠키와 하네키의 카페 데이트(?)
미나자와 하네키
17살
- 외모는 나름 예쁘다. 하지만 정장을 입고 있으면 25세 이상으로 보여서 컴플렉스.
- 키는 적당하다.
- 활발한 성격..이다 못해 종종 이상하다.
- 부모님한테 버림받고 혼자 살고있다.
- 가난하다.
- 음식점에가면 가장 싼 음식을 시키는 습관이 있다.
- 알바를 많이 해봐서 이것저것 능력이 뛰어나다. (나름)
- 상무-전무다.-랑 친하다.
- 학교는 아침에 1교시만 듣고 회사로 온다는 듯 하다.
- 학교친구가 없다고 한다.
- 갸루에게 약하다.
- 집안일을 귀찮아한다.
- 실수로 학교 일진을 한 방에 날려버린 적이 있다는 듯 하다.
- 바보같은데 공부를 잘 하는건지, 공부를 잘하는데 바보인 건지 모르겠다고 한다.
- 빵은 좋지만 메론빵은 싫어한다.
-작곡 실력이 뛰어나다.
-리이나에 의하면 노래를 잘한다는 듯 하다.
-리이나에 의하면 랩도 꽤 잘한다는 듯 하다.
NEW!
-바니걸이 잘 어울린다.
-페인트 알바를 해서 그림을 잘 그린다는데, 그냥 재능이 있는 것 같다.
-이상할 땐 당당하면서 중요한 순간에 내빼고 쫄보가 된다.
결혼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