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처럼 서 있는 사람들을 향해 외쳐봤지만, 들려오는 것은 지하철 역을 진동하는 메아리 뿐이었다.
장난일까. 단순한 장난일까. 아무리 생각하고 생각해도 지금 이 상황을 질 나쁜 놀이라고 결론지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정말로 그렇다면 좋겠지만...
"-온 세상 전체가 이럴 수는 없잖아"
계단을 걸어가는 사람들, 지금 막 들어오려하는 전차, 핸드폰을 지켜보며 실소를 흘리는 남자아이, 실수로 쓰러뜨린 걸로 보이는 우유병을 다시 주우려고 하는 애엄마, 오늘자 신문에는 어떤 끔찍한 소식이 들려오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것이 분명한 노신사, 어쩐지 아무것도 없지만 완벽하게 넘어지는 자세를 취하는 여자아이.
모두가 나를 놀리고 있었다-라는 결말로 흘러가버리는 건, 상당히 기분 나쁜 느낌이 들었다.
"잠깐, 어딜 튀는 거야" 꽈악
"잡지말아주세요붙잡지말아주세요껴안지말아주세요덜덜덜덜덜덜덜덜덜덜덜"
"어째서 그렇게 떠는 거야"
"사람들이몰려온다사람들이몰려온다사람들이몰려온다사람들이"
"알겠으니까 진정해"
"떼주세요벗겨주세요잡지말아주세요꺄아아아아아아아"
"아까부터 효과음을 자기 입으로 내는건 그만둬줬으면 해"
"그렇지만! 사람들이 몰려온다고요! 저는 아이돌이라구요!"
"과연?"
"엣?"
내 피곤한 목소리를 간신히 들은 아마미 하루카는 그제서야 주의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이 참상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자, 준비하고~
"하나, 둘"
"에에에에ㅔㅔ에에에에에에에에에ㅔㅔㅔ엑!?!?!?????"
"고막 파괴는 오랜만인걸"
"에, 아니, 촬영중? 더 월드? 외계인?"
"중간의 이상한 건 뭐야"
"타카네 씨?"
"그러니까 이상하다고"
"아니아니, 타카네 씨가 아니라면 대체 누가 이런 짓을..."
"누가, 부터 생각하는 건가. 나는 어떻게부터 생각했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이 광경을 어떻게 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왜"
"전 바보니까!"
"그래"
네가 바보인건 확실하게 알겠다.
"어라, 그런데 당신. 제가 누군지 알고서도 가만히 있을 수 있는 건가요?"
"이 나라 탑 아이돌 보다 중요한 것이 너와 내 눈앞에 펼쳐졌잖아"
"그래두..."
"알았다, 바보. 넌 지금 상황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거지? 그럼 입 닫아"
"어째서 단언?!"
"틀렸어?"
"아니요..."
살짝 침울해진 듯 보이는 아마미 하루카는 고개를 아래로 떨군채 발 끝만 움직이고 있었다. 조금 귀엽게도 보였지만, 지금은 그딴 걸 신경쓸 때가 아니다.
경악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보는 아이돌이 있었다. 대체 누가 그녀한테 그런 표정을 짓게 했을까. 전혀 귀엽지 않다고!
그렇달까, 나였다.
갑자기 이런 조건을 꺼낸 이유는... 다들 알고 있겠지만, 나는 이 아이에게 본명을 알려주기 싫다. 절대로 싫다.
무섭다.
현직 아이돌의 팬티를 보고 싶은 마음 따위 요만큼도 들어 있지 않다. 내 개인적인 욕망 따위 지금 상황에서는 전혀 집어넣고 싶지 않다.
뭐랄까, 이렇게 말하니 심한 장난을 친 어린아이의 변명 같이 들리지만. 요는...?
"이러면 되나요?"
요는.
내가 그녀를 너무 얕잡아봤다는 것이다.
"당장 그 달랑거리는 팬티 집어 넣어!!!!!!!!!!"
"꺼내라고 한 건 당신이잖아요~"
"집어 넣어!!!"
"우와악! 갑자기 달려들지 마세요! 가슴 만지지 마세요!"
"다 큰 여고생이 무슨 짓이야! 아이돌이라고, 아이돌! 세상에 노팬티로 돌아다니는 아이돌이 매스컴을 타면...!"
"어라, 당신도 까먹은 건가요? 지금 여기에 움직이는 사람은 저희 둘밖에 없다구요~"
"...상관없으니까 집어넣어! 내가 힘들다고 내가!"
"흐응~ 그러면 조건은 왜 단거에요? 네?"
"..."
"여자 팬티 벗겨본 적 없죠?"
"있거든!!"
"엣"
"건장한 성인에게 그런 상황이 없을 거라 생각하는 게 이상한거 아냐?"
"엣, 아니, 동정 아니었... 잘생긴 남주는 모두 동정이라구요!"
"세상을 소설로 보는 거냐 넌"
"으으으... 그래도! 당신은 어째서 힘들어하는 건가요!"
"범죄다"
"아"
이 녀석, 자신이 여고생이라는걸 완전히 까먹고 있는게 아닐까.
"...그래두요!"
아니지.
지금 상황에서는 이것이 범죄라는 것도 아무 의미가 없다.
잡으러 올 사람도, 판결을 내릴 사람도, 수감할 사람도 전부 멈춰 있으니.
"들키지만 않으면 범죄가 아니라구요!".
..어쩔 수 없나.
"각오 단단히 해라"
"넷? ...꺄아아아아아아악!?!?"
몸을 잡고 들어 올렸다. 그리고 바로 돌려서 바닥에 눕게 했다. 이 상태라면 팬티를 다시 입히는 것도 쉬울...
"변태변태변태변태!!!!!!!"
"팬티 벗겨지는 것보다 기술 걸리는걸 더 싫어하는 여고생은 처음 봤다"
"기술이 아니라 이건...!"
"비행기라도 태워줄까?"
"그런 말이 아니잖아요!!!!"
"폭발한 것 같다"
"잘 알고 있네요!"
"가만히 있으세요~ 지금 들어갑니다"
"언제 팬티 뺐었어요!? 아, 잠시만요오오오오오!!!!"
3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처음 이변을 깨달은 건 집에서 나온지 5분 후, 언제나처럼의 사무소를 향했을 때.
"저기요? 괜찮으세요?"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대답하지 않는다.
"저기요!! 사람 말 좀 들으시죠?"
돌처럼 서 있는 사람들을 향해 외쳐봤지만, 들려오는 것은 지하철 역을 진동하는 메아리 뿐이었다.
장난일까. 단순한 장난일까. 아무리 생각하고 생각해도 지금 이 상황을 질 나쁜 놀이라고 결론지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정말로 그렇다면 좋겠지만...
"-온 세상 전체가 이럴 수는 없잖아"
계단을 걸어가는 사람들, 지금 막 들어오려하는 전차, 핸드폰을 지켜보며 실소를 흘리는 남자아이, 실수로 쓰러뜨린 걸로 보이는 우유병을 다시 주우려고 하는 애엄마, 오늘자 신문에는 어떤 끔찍한 소식이 들려오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것이 분명한 노신사, 어쩐지 아무것도 없지만 완벽하게 넘어지는 자세를 취하는 여자아이.
모두가 나를 놀리고 있었다-라는 결말로 흘러가버리는 건, 상당히 기분 나쁜 느낌이 들었다.
"대체 무슨 상황이야..."
>>+3 행동
"아?"
콰앙
엄청난 소리를 내며 넘어진 여자아이가 있었다.
"어? 움직일 수 있..."
"아야야... 또 넘어져 버렸어"
배시시 웃으면서 땅에 부딫힌 부분을 살펴보는 그 모습은...
뭐랄까, 아이돌?
"뭐랄까가 아니라 진짜 아마미 하루카잖아!?"
"히익!?"
갑자기 소리친 것에 놀랐는지 사족보행으로 나에게서 멀어져 갔다.
...개냐.
마음속으로 신나게 태클을 걸었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먼저 물어봐야 할 게 있다.
"저기, 너말야. 아마미 하루카지?"
"엣, 아니요! 저는 아마미...아마미..."
약간의 뜸을 들인 후 여자아이는 이렇게 말했다.
:"아마미 치하야에요!"
"네 친구 이름을 파는게 너의 아이돌 신조냐"
"에엣!? 어떻게 아셨어요?"
"모를리가 없잖아. 아마미 하루카와 키사라기 치햐야, 국민 백합으로 널리 퍼져 있는걸"
"에에~ 그런가~"
아쉽게 됐네요.
그렇게 말한 후, 여자아이 아마미 하루카는 도망치기 시작했다.
토끼 역에 하루카인가
"잡지말아주세요붙잡지말아주세요껴안지말아주세요덜덜덜덜덜덜덜덜덜덜덜"
"어째서 그렇게 떠는 거야"
"사람들이몰려온다사람들이몰려온다사람들이몰려온다사람들이"
"알겠으니까 진정해"
"떼주세요벗겨주세요잡지말아주세요꺄아아아아아아아"
"아까부터 효과음을 자기 입으로 내는건 그만둬줬으면 해"
"그렇지만! 사람들이 몰려온다고요! 저는 아이돌이라구요!"
"과연?"
"엣?"
내 피곤한 목소리를 간신히 들은 아마미 하루카는 그제서야 주의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이 참상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자, 준비하고~
"하나, 둘"
"에에에에ㅔㅔ에에에에에에에에에ㅔㅔㅔ엑!?!?!?????"
"고막 파괴는 오랜만인걸"
"에, 아니, 촬영중? 더 월드? 외계인?"
"중간의 이상한 건 뭐야"
"타카네 씨?"
"그러니까 이상하다고"
"아니아니, 타카네 씨가 아니라면 대체 누가 이런 짓을..."
"누가, 부터 생각하는 건가. 나는 어떻게부터 생각했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이 광경을 어떻게 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왜"
"전 바보니까!"
"그래"
네가 바보인건 확실하게 알겠다.
"어라, 그런데 당신. 제가 누군지 알고서도 가만히 있을 수 있는 건가요?"
"이 나라 탑 아이돌 보다 중요한 것이 너와 내 눈앞에 펼쳐졌잖아"
"그래두..."
"알았다, 바보. 넌 지금 상황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거지? 그럼 입 닫아"
"어째서 단언?!"
"틀렸어?"
"아니요..."
살짝 침울해진 듯 보이는 아마미 하루카는 고개를 아래로 떨군채 발 끝만 움직이고 있었다. 조금 귀엽게도 보였지만, 지금은 그딴 걸 신경쓸 때가 아니다.
"자, 이 상황을 어떻게 할까..."
>>+3 행동
>>+1
"응?"
"모두가 정지된 이 세계에서, 어떻게 당신만 움직일 수가 있는 거죠?"
"...그러게"
어째서일까. 그러고보니 단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
"아니지, 너도 움직이잖아"
"핫! 그랬...어가 아니라! 그것보다! 당신이 누구인지를 묻는 거에요!"
"그냥 넘어가주지를 않네"
"저를 뭘로 보시는 거에요!"
"바보"
"즉답!?"
신나게 혼자서 태클 걸어주는 아마미 양은 무시하고, 자기소개를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정해 보자.
...? 나는 왜 이런 걸로 고민하고 있는 거지? 그냥 말하면 될텐데?
"정말이지, 초면인 사람한테 무슨 태도인가요 그건~"
아아. 초면이라서 낯을 가리고 있던 걸까. 처음 보는 사람과는 말을 제대로 나눌 수 없는, 그런 종류일까.
"조금은 다른 것 같은데..."
"혼잣말 하지 말구 빨리 누구인지 밝히세요!"
"...P"
"넷? P? 그게 뭐에요?"
"프로듀서의 약자다. 난 연예게 종사자야"
"헤에~ 이쪽 사람이셨던 건가요~ ...가 아니라! 이름을 묻고 있잖아요!"
"싫어"
"네?"
"대답하기 싫다"
"얘인가요!?"
"아니, 그냥 대답하기 싫다는 게 아니라..."
"뭔가요?"
"...그냥 싫어"
"반복했을 뿐이잖아요!!"
무슨 이유인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일단 대답하지 않는 쪽이 좋지 않을까. 직감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
감이란건, 이런 위급 상황에서는 의외로 믿을만 하기도 하다.
"알려주세요~알려주세요~"
"손목 잡지마. 어깨 잡지마. 멱살 잡지마"
"알려주지 않으면 좀 더 만질 거에요"
"변태냐"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거부하는 것도 그렇긴 하지만.
>>+1~3 알려줄까?
"무슨 조건인데요?"
"팬티 벗어라"
"..."
경악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보는 아이돌이 있었다. 대체 누가 그녀한테 그런 표정을 짓게 했을까. 전혀 귀엽지 않다고!
그렇달까, 나였다.
갑자기 이런 조건을 꺼낸 이유는... 다들 알고 있겠지만, 나는 이 아이에게 본명을 알려주기 싫다. 절대로 싫다.
무섭다.
현직 아이돌의 팬티를 보고 싶은 마음 따위 요만큼도 들어 있지 않다. 내 개인적인 욕망 따위 지금 상황에서는 전혀 집어넣고 싶지 않다.
뭐랄까, 이렇게 말하니 심한 장난을 친 어린아이의 변명 같이 들리지만. 요는...?
"이러면 되나요?"
요는.
내가 그녀를 너무 얕잡아봤다는 것이다.
"당장 그 달랑거리는 팬티 집어 넣어!!!!!!!!!!"
"꺼내라고 한 건 당신이잖아요~"
"집어 넣어!!!"
"우와악! 갑자기 달려들지 마세요! 가슴 만지지 마세요!"
"다 큰 여고생이 무슨 짓이야! 아이돌이라고, 아이돌! 세상에 노팬티로 돌아다니는 아이돌이 매스컴을 타면...!"
"어라, 당신도 까먹은 건가요? 지금 여기에 움직이는 사람은 저희 둘밖에 없다구요~"
"...상관없으니까 집어넣어! 내가 힘들다고 내가!"
"흐응~ 그러면 조건은 왜 단거에요? 네?"
"..."
"여자 팬티 벗겨본 적 없죠?"
"있거든!!"
"엣"
"엣, 아니, 동정 아니었... 잘생긴 남주는 모두 동정이라구요!"
"세상을 소설로 보는 거냐 넌"
"으으으... 그래도! 당신은 어째서 힘들어하는 건가요!"
"범죄다"
"아"
이 녀석, 자신이 여고생이라는걸 완전히 까먹고 있는게 아닐까.
"...그래두요!"
아니지.
지금 상황에서는 이것이 범죄라는 것도 아무 의미가 없다.
잡으러 올 사람도, 판결을 내릴 사람도, 수감할 사람도 전부 멈춰 있으니.
"들키지만 않으면 범죄가 아니라구요!".
..어쩔 수 없나.
"각오 단단히 해라"
"넷? ...꺄아아아아아아악!?!?"
몸을 잡고 들어 올렸다. 그리고 바로 돌려서 바닥에 눕게 했다. 이 상태라면 팬티를 다시 입히는 것도 쉬울...
"변태변태변태변태!!!!!!!"
"팬티 벗겨지는 것보다 기술 걸리는걸 더 싫어하는 여고생은 처음 봤다"
"기술이 아니라 이건...!"
"비행기라도 태워줄까?"
"그런 말이 아니잖아요!!!!"
"폭발한 것 같다"
"잘 알고 있네요!"
"가만히 있으세요~ 지금 들어갑니다"
"언제 팬티 뺐었어요!? 아, 잠시만요오오오오오!!!!"
무사히 팬티를 입착시킨 뒤, 우리 둘은 지금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럴 리가 없잖아요!! 그냥 넘어갈려고 하지 마세요!!!!!!!"
"칫"
"지금 혀찼지!???"
"솔직히 너도 기분 좋았잖아. 그냥 넘어가자"
"기분 좋긴 뭘 좋아!" 퍽
"야, 아프다고. 우리 사이에 무슨 짓이야 하루카짱"
"하.루.카.짱!?"
"미안하다 아마미"
"아니, 됐어요. 아마미라 부르든지 하루카라 부르든지 하루카짱이라 부르든지 그건 상관없고"
"그럼 하루룽"
"우리 그런 사이였어요!?"
"슬슬 진심으로 어떻게 해봐야 되지 않을까"
상당히 오랜 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 아무 것도 바뀌지 않았다. 물론 시계도 멈췄겠지만, 이정도 길이의 만담을 했는데도 시간이 지나지 않을 리가 없다.
"...모르겠어요. 제가 움직일 수 있는 이유도 전혀 모르겠고, 당신이 움직일 수 있는 이유도 전혀 모르겠어요"
그렇게 말한 하루카는 근처 의자에 앉아버렸다. 모든 것이 귀찮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어떻게 해야 할까.
한참을 생각한 나는 결국 위치를 옮기는 정도의 대책밖에 생각해낼 수 없었다. 정확히는 대책도 아니지만.
"이 지역만 그런 걸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럴까요?"
자리를 바꾸는데 동의한 하루카와 나는, 멈춰버린 지하철 대신 이동할 수단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3 이동할 위치
"어째서일까요?"
주변에 있던 내 차에 키를 꽂고 돌리니(이 행동 자체도 가능했다) 시동이 걸렸다. 그 뿐 아니라, 차에서 내려 길가에 서있는 자판기에 동전을 넣고 돌리니 음료수까지 나왔다.
"우리가 영향을 끼치는건 정상적으로 움직인다는 걸까?"
"그러고보니 사물을 만지는 느낌이랄까... 딱딱하다는 느낌이 없네요. 풀을 만지면 흔들리고, 사람 살을 만지면 보들보들해요"
그런 대화를 하며 차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금와서 생각하면, 도로를 이동하던 차들 모두가 멈춰 있었기에 차를 타고 움직이는건 그다지 좋은 생각이 아니었지만. 어쨌든 우리는 별다른 수고를 들이지 않고 아마미 하루카의 사무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여기 온 이유는...그다지 자세히는 모르겠다. 그저 하루카의 평소 루틴대로 움직이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또는 그녀에게서 느낄 수 있는 이상한 위화감을 살펴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중요한건, 우리는 그 765프로의 사무소에 도착했다는 것이다.
"아무도 없나요~!"
"있을 리가 없지 않을까. 고작해야 6시 반밖에 안됐었다고"
예상과 다르게 그곳에는 한 명의 사무원이 있었다. 녹색 머리에 단발을 가진, 한 손으로는 커피를 한 손으로는 일을 처리하던 사무원이.
"코토리씨? 코토리씨, 뭐라 말 좀 해봐요!"
"..."
되돌아오지 않을걸 알면서도 하루카는 그렇게 소리쳤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고,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사무원은 움직이지 않았고, 하루카는 그대로 주저앉았다.
가까운 사람이었던 걸까. 지금까지 있었던 일이 이 사람에게만큼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고, 그렇게 믿고 있던 걸까. 아쉽게도 그 바램은 이루어질 수 없게 되었다.
"..."
"코토리, 씨..."
"..."
쾅
엄청나게 큰 소리를 내며 문이 열렸다. ...뭐?
"하루카!!"
+3 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