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락하고 자시고, 이대로 있어선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아!! 그거 알아, 모두들 눈을 돌리기만 할 뿐, 행동하지 않는거야! 그건 치하야 씨를 위함이야, 아님 건드리면 터질 것 같은 폭탄을 터트릴까봐 접근하지 않는 거야? 그래, 어느 쪽이든 됐어! 난 하루카를 찾아갈거야. 그게 두 사람을, 더 나아가 모두를 위한 일임을 믿는거야. 지금 갈 길을 막겠다면, 그게 누가 됐든... 미키적으로 용서하지 않을 거야.
...그야말로 생각의 벡터가 정반대인거야. 애초에 무리해서 간병을 자처한 건 치하야 씨인 거야. 몸이 약해져서 생각이 끝없이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는 건 이해하지만, 그건 치하야 씨 혼자 무리했던거야. 하루카에겐 하나도 잘못이 없어. 무슨 일이 있었는진 몰라. 알건 말건 달라지는 건 없으니 그건 상관 없지만, 자처해서 무리를 할 만큼 하루카를 좋아하는 치하야 씨에겐, 방법이 지나쳤다고 생각하는데. 환자에게 이렇게까지 말하고 싶진 않지만, 사실은 사실인거야.
그래서 아예 피하겠다는거야, 치하야를? 이 바보가... 너의 그 태도 때문에 지금 치하야가 어떤 상태인지 알기나 해? 하루카도 봤을 거 아니야! 짐작하고 있을 거 아니야! 하루카를 좋아하는 치하야가,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하루카를 봤을 때 어떤 표정을 짓는지는! 지금 치하야는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어 아니, 어쩌면 이미 다다랐을지도 모르지. 이대로 가다간 알아서 무너질거야... 하루카, 네가 만약 정말로 치하야를 생각하고 걱정하고 소중히 여긴다면, 이젠 네 차례야.
미키 "미키적으로는 이건 말할 수 있을거 같아. 몸이 약해져서 생각도 같이 바닥으로 내려앉고 있는건 이해하는거야. 하지만 하루카와 치하야 씨는 그야말로 정반대로 생각하고 있는것 같은거야."
평소대로의 미키의 목소리, 하지만 그 내용은 냉정하게 다가옵니다. 제 생각을 뿌리부터 뒤집을 기세의 강한 어조로 말을 이어옵니다.
미키 "애초에 무리해서 간병을 자처한건 치하야 씨였잖아. 그건 치하야 씨 혼자 무리했던거야. 적어도 그것만큼은 하루카에게는 아무 잘못이 없는거야. 치하야 씨의 그런 행동에 어떤 이유가 있었는지는 미키는 모르는거야. 물론 알건 말건 달라지는건 없으니 그다지 상관 없지만."
처음의 악몽의 순간, 그 공포에 휩싸여 자해를 하고, 그녀에게 걱정끼친 점. 하지만 그것은 부차적인 문제, 그녀의 행동은 오롯이 그녀 자신의 의지. 강요하지도, 부탁하지도 않은 일을 시작한건 결국 그녀의 자유의사였을 뿐입니다.
미키 "다만 자처해서 무리를 할만큼 하루카를 좋아했던 치하야 씨에 대한 대응으로는 그 방법이 지나쳤다고 생각하는데. 지금의 하루카에게 이렇게까지 말하고 싶진 않지만, 사실은 사실인거야."
눈 앞에 놓인 이야기를 보고는 뒤늦게 깨닫습니다. 정말 무서웠던건 자신을 봐줄 사람이 사라지는 것이었다는 것을. 그 공포, 그 악몽에 휩싸여 되려 거짓말을 해버렸다는 것을. 그 거짓말이 결코 이 사태의 해결책이 되어주지 못한다는 것을.
...
이오리 "미키, 아까 전에도 그랬지만, 상당히 너답지 않은 말을 하는걸. 그렇다면 이번엔 내 차례일려나, 귀 열고 잘 들어두라구."
이오리 "하루카"
이오리 "그래서 치하야를 아예 피하겠다는거야? 너의 그 행동 때문에 지금 치하야가 어떻게 됐는지 알고는 있겠지?"
뒤이은 이오리의 목소리, 그 내용은 침착하면서도 간절하게 들려옵니다. 제가 보고 싶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 떠올릴 것을 종용합니다.
이오리 "너도 그때 치하야가 어땠는지 봤을거 아냐. 지금도 충분히 짐작하고 있을거 아냐. 너를 좋아하는 치하야가,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하루카를 보고선 어떤 감정을 느꼈을지"
그녀가 저를 떠나갈 그때, 저는 슬프면서도 안도했습니다. 그러나 실은 알고 있었습니다. 당시 그녀의 고통과 절망이 뒤섞인 표정을 잊을 수 없습니다.
이오리 "지금 치하야는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어. 아니, 이미 다다른 상태에서 마지막 한방울이 남았을지도 모르지.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로 무너져서 돌아오지 못하게 될거야..."
결국 그 거짓말이 그녀를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저는 마지막까지 그것이 그녀를 위한 최선이라고 자신까지 속이고 있었습니다. 모든걸 봤으면서, 모든걸 짐작했으면서.
이오리 "하루카, 네가 만약 정말 치하야를 생각하고 걱정하고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면 이 다음은 네 차례야"
96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치하야 "왜 그러시죠"
P "대체 왜 그렇게까지 무지막지해지는 거야 너"
치하야 "평소대로 했을 뿐입니다"
P "후배 아이돌들 사이에서 무슨 모습으로 보이는지 알고는 있냐?"
P "NG 한번에 진짜 세번은 죽일 시선으로 노려보는게 평소 모습이었어?"
치하야 "프로라면 그게 당연한 것 아닌가요"
치하야 "실제 라이브 방송에서 NG를 내고는 '해버렸네' 하고는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P "..."
P "이미지 적으로 완전 달라진 건 아니긴 하지만"
P "그런 식으로 나가다가는 언젠간 고립돼 버린다고?"
치하야 "상관 없습니다"
치하야 "모든건 실력이 결정, 후배니 뭐니 돌봐줄 필요도, 의무도 없어요"
대화가 평행선을 달린다.
그날 이후로 여유도 미소도 사라진 채 그저 위를 향해 달려나가고 있는 그 모습에 마치 팽팽하게 당겨진 고무줄을 보는 듯한 불안감이 함께 한다.
치하야 "더 이상 할 말이 없으시다면 이만"
P "뭐?"
치하야 "의미 없는 대화를 이어갈 바에야, 자주 레슨이라도 할 생각입니다만"
P "..."
치하야 "그럼"
탕
>>3 "..."
>>4 "...프로듀서?"
야요이 "이오리 짱?!"
P "뭐, 뭐야??"
이오리 "대체 일주일 넘도록 하루카를 만나고 왔으면서"
이오리 "이제와서 왜 저렇게 막나가는건데?!"
P "...글쎄다"
야요이 "...프로듀서... 치하야 씨, 괜찮을까요?"
P "...아직은 잘 모르겠어"
이오리 "흥이야! 저렇게 제멋대로 구는 녀석을 일일히 신경 썼다가는 우리까지 피해를 본다고!"
야요이 "이오리 짱!"
이오리 "틀린 얘기야? 저 태도는 지금이야 이미지라고 넘어갈 수준이지 더 나갔다가는.."
야요이 "그래도 그런 얘기는..."
P "야요이, 괜찮아"
야요이 "프로듀서??"
P "이오리도 정말이지, 걱정되면 걱정된다고 말하라고"
이오리 "뭐,뭐뭐뭐?? 내가 저런 막무가내를 걱정한다니 무슨 소리야!!"
P "네네, 착하네 착해"
야요이 "이오리 짱... 그런 거였어?"
이오리 "아냐! 절대로 아냐!!!"
이오리 "머리 쓰다듬지 마! 이 변태!"
퍽
P " "
야요이 "아, 그건 좀 아플지도"
+2 시점(765)
+3 동행인(765)
히비키 "수고했다구 유키호"
유키호 "아, 히비키 짱이야말로 고생했어!"
유키호 "역시 이런 방송 게스트는 조금 어렵네..."
히비키 "그런것 치고는 기습 질문같은 것도 느긋하게 넘겼잖아"
유키호 "히비키 짱에 비하면..."
게스트 휴게실에서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던 두사람
그러다가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대화가 멈춘다.
유키호 "...?"
히비키 "누가 밖에 있나?"
"왜 안들어가는 거야?"
"으으...무서운걸..."
"응??"
"지금 안에 있는 사람들"
" '그' 765의 선배들이잖아..."
"...아"
유키호 "..이건..."
히비키 "..."
그대로 성큼성큼 문으로 다가가서 문을 활짝 연다.
소녀1 "히끅?!"
소녀2 "꺅!?"
히비키 "뭐하는 거야 너희들..."
유키호 "...안에 들어와서 쉬지 않고?"
소녀1 "아, 괘 괜찮아요!"
소녀2 "프로듀서가 기다려서, 어서 돌아가볼께요!"
소녀1,2 "수,수고하셨습니다!!"
히비키 "어이, 너희들 짐은..."
히비키 "...가버렸네"
유키호 "..."
히비키 "자신 오늘 방송에서 뭔가 무서운 얘기라도 한걸까?"
유키호 "히비키 짱 때문이 아닐거야..."
히비키 "유키호는 뭔가 알고 있는 거야?"
유키호 "..."
유키호 "역시, 치하야 짱 때문이 아닐까"
히비키 "..."
히비키 "그런가"
히비키 "그거 때문일려나"
유키호 "응..."
히비키 "치하야도 정말이지..."
+2, 3 방문객(765, 치하야 제외)
마코토 "하루카, 잘 지내고 있었어?"
P "자주 와보지 못해서 미안한걸"
하루카 "아, 아니에요!"
하루카 "두 사람, 일은 바쁘지 않은 건가요?"
마코토 "지나가는 길에 겸사겸사 와본거야"
P "오래 있진 못할 것 같지만"
하루카 "..고마워요"
P "몸은 좀 어때?"
하루카 "수술은 성공적이었대요"
마코토 "...그럼"
하루카 "응, 파편은 모두 제거했대"
P "잘 견뎌줬어 하루카"
하루카 "의사 분들이 고생하셨죠"
하루카 "그래도 다리는 아직 움직이진 않지만"
마코토 "아..."
P "..."
하루카 "사무소의 다른 사람들은 어떤가요?"
하루카 "히비키 짱이라던가, 유키호라던가-"
P "..."
마코토 "..."
하루카 "...죄송해요, 괜한 걸 물었나요..."
P "아니야 그런건"
마코토 "조금 뒤숭숭한 감이 있지만, 여유만만이라고"
마코토 "히비키야 댄스를 하고 있으니 걱정할 것 없고"
P "유키호도 남성 공포증은 이제 거의 없이, 신체 접촉만 하지 않으면 충분히 버티는 정도니까"
하루카 "그런가.."
마코토 "네가 돌아올 자리는 우리들이 지키고 있을 테니깐 걱정하지 마"
하루카 "그럴 려나... 기대하고 있을께"
마코토 "프로듀서, 하루카는 대체..."
P "미키의 말대로인 것 같네"
마코토 "...정말로 잊어버린 걸까요?"
P "...글쎄"
스트레스로 인해 기억에 결손이 생긴 것 '같다' 라는게 담당의의 소견, 작위적으로 단 한 명에 대한 기억만 사라진다는게 가능은 한 일인지 모르겠지만 사람의 뇌라는건 아직도 연구할 거리가 연구된 것보다 수배는 많은 미지의 영역이니 알 수가 없다.
다만 방금의 대담으로 확실히 알 수 있었던건
하루카가 치하야를 무의식적이건 의식적이건 간에『거절』하고 있다는 것
그 소란을 피우며 떠나간 치하야, 그런 그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꺼내지 않는 하루카
치하야의 지금 저 폭주는 결국 여기서 시작된 것이라는 걸 프로듀서는 이 짧은 면회로 확신한다.
+2 +3 시점(치하야 제외, 765)
야요이 "응? 왜 그래 아미?"
아미 "치하야 언니 이제 일정 없는거 아니었어?"
야요이 "그렇긴 한데..."
야요이 "자주레슨한다고 나가버렸는걸"
아미 "에에? 물어볼게 있었는데..."
야요이 "아마 오늘은 또 보기가 어렵지 않을까?"
아미 "...야요잇치, 치하야 언니 말인데"
아미 "요새 너무 무리하는거 아니야?"
야요이 "...그건"
아미 "레슨도 그렇고 영업이나 방송에 가서도 너무 진지하다궁"
아미 "역시 이상하지?"
야요이 "...치하야 씨는 일에 진지하려는 마음인거니까 그렇게 말하면 안돼"
아미 "그치만 다른 사무소에 있는 친구들도 막 무서워 하는걸"
아미 "이전에는 직접 말은 안걸었어도 저러지는 않았는데"
야요이 "..."
아미 "오빠는 미키미키처럼 만사태평한 것보다야 낫다고 하지만"
아미 "저러다간 또..."
야요이 "..."
아미 "이럴게 아니야, 야요잇치"
야요이 "아미?"
아미 "+2을 하는거야!"
야요이 "..."
리츠코 "그거 자세히 듣고 싶은데"
아미 "지금 치하야 언니는 너무 진지하다궁"
아미 "그러니까 데려다가 아미와 야요잇치의 매력으로 뿅하고 뀻하게..."
리츠코 "호오"
아미 " "
야요이 "...아미..."
아미 "재성함니다..." 혹
리츠코 "정말이지, 어디서 그런 말들을 배워 온거야 넌"
아미 "피요 짱이 보는 잡지에서-"
리츠코 "이 썩을 새가"
피욧?!
리츠코 "납치니 교육이니 하는 살벌한 말들은 그렇다 치고 말이지"
리츠코 "솔직히 내가 보기에도 저러는거 보기 안쓰러울 정도라는건 공감해"
리츠코 "프로듀서 님도 고생하는 모양이고 말이지"
아미 "그치그치, 치하야 언니를 위해서라궁"
야요이 "저희들이라도 어떻게든 해야 하지 않을까 해서..."
리츠코 "하지만 조금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라구"
리츠코 "이전에 일주일 치 휴식을 넣고 나서 되려 저렇게 됐는데"
리츠코 "이제와서 재충전 같은게 의미가 있을까?"
리츠코 "너희들이 저런 치하야한테 뭘 해줄 수 있다는거야?"
야요이 "아..."
아미 "..."
리츠코 "+3"
리츠코 "일단은, 기다려 보도록 하자"
아미 "그치만..."
야요이 "...아니, 그 말이 맞아 아미"
아미 "야요잇치까지?!"
야요이 "...이번만큼은 치하야 씨의 문제이니까,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아니야"
아미 "하지만 이전에는 하루룽이!"
아미 "...아"
야요이 "그렇지? 그러니까..."
아미 "..."
미안해요
우리들은 치하야 씨의 생각을 돌릴 힘도 명분도 없어요
하루카 씨, 하루카 씨는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신가요?
...
+2 시점(765)
+3 상황
이왕 심각해진 거 끝까지 가보죠.
타카기 "키사라기 군"
치하야 "사장님?"
평소 땐 볼 일이 없었을 사장이 치하야를 찾아 왔다.
타카기 "잠시 얘기에 어울려 주지 않겠나"
치하야 "...네"
레슨실을 나와 자판기로 향하는 사장과 치하야
타카기 "자네는 뭘로 하겠나"
치하야 "...카페오레로 주세요"
타카기 "그런가"
지폐를 넣고 카페오레 두 개를 뽑아 하나를 치하야에게 건낸 사장은 옆의 의자에 앉는다.
타카기 "자네도 앉게, 그다지 긴 얘기는 아니겠지만 말이야"
치하야 "..."
치하야 "잘 먹겠습니다"
홀짝
따뜻한 음료가 그동안 혹사시켰던 목을 감싼다.
타카기 "자네를 보고 있으면, 옛날 생각이 난다네"
타카기 "조금 상투적인 이야기지만 말이지"
타카기 "오토나시 군이 아이돌 생활을 했었다고는 얘기 했던가?"
치하야 "...사장님을 통해서 직접 들은 적은 없지만요"
타카기 "그런가, 직접 이야기하기에는 사실 조금 미안한 이야기기도 하니까"
타카기 "그녀는 전적으로 실패한 아이돌이었다네"
치하야 "..."
타카기 "아니, 전적으로 실패한 프로듀스를 받은 아이돌이었지"
타카기 "그녀의 재능은 유명한 아이돌을 몇몇 키워내느라 눈이 한껏 높아진 우리에게도 그야말로 옥석과도 같은 재능이었다네"
타카기 "아마 제왕이라는 자리에 싫증이 난 업계의 팬덤에게 경종을 울리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쓸 수도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지"
치하야 "그건 설마..."
타카기 "그렇다네"
타카기 "히다카 마이라는 업계의 제왕을 저격할 한수"
타카기 "그렇게 믿고 오토나시 군을 키웠었다네"
타카기 "레슨, 레슨, 레슨"
타카기 "그녀 본인의 재능에 그 성실함, 그리고 유능한 프로듀서 둘이 동시에 하는 프로듀스"
타카기 "하지만, 결과는 알고 있겠지?"
타카기 "히다카 마이는 업계를 3년동안 재패하고는 '적수를 찾을 수 없다'는 말을 남기고 업계를 떠나버렸다네"
치하야 "...그랬었죠, 당시의 그 은퇴는 업계를 한동안 암흑기로 밀어넣을 만큼 파격적이었다고 들었습니다"
타카기 "정말 대단한 아가씨였어"
타카기 "그나저나, 그렇다면 오토나시 군은 어디로 갔는가"
치하야 "..."
타카기 "결정적인 단 하나의 라이브에서 그녀는 쓰러져 버렸다네"
치하야 "아..."
타카기 "그때를 돌이켜보면, 징후는 한두 개가 아니었어"
타카기 "라이벌의 이름, 무리한 레슨, 주변의 기대로 인한 중압감"
타카기 "...다른 무엇보다"
타카기 "그녀 자신이 납득할 수 없었던 거야"
타카기 "내가 왜 여기에 있는 건가"
타카기 "그녀는 마지막 순간에 그 질문에 답하지 못하고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네"
치하야 "..."
타카기 "최종 성적 C랭크"
타카기 "세상이 그녀에게 남긴 그녀의 가치였다네"
치하야 "...이런 얘기를 저에게 해주시는 이유가 뭐죠?"
타카기 "내 프로듀스는 그 순간부터 저물어가기 시작해서"
타카기 "이제 와서는 완전히 손을 뗀 상태이지만"
타카기 "적어도 같은 경험을 가지게 하고 싶지는 않았거든"
치하야 "...그건..."
타카기 "그럼 이번엔 내가 묻도록 하겠네"
타카기 "자네는 왜 여기에 있는 건가"
치하야 "..."
치하야 "노래를 부르기 위해서입니다"
타카기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나?"
치하야 "...네?"
타카기 "아직도 단지 노래부르기 위해서 아이돌 일을 계속 하고 있냐고 말일세"
치하야 "그거야 당연한 얘기입니다, 노래 이외에 무슨 이유가 있어서-"
타카기 "마치 곧 죽을 것인 마냥 온몸을 쥐어짜는 그것이 말인가?"
치하야 "...!"
타카기 "지금까지 자네가 자기 관리에 소홀히 하지 않았다는걸 나는 알고 있네"
타카기 "허나 최근 사이에, 자네는 뭔가에 쫓기듯이 자기 몸을 혹사시키고 있어"
타카기 "프로듀서로부터도 여러번 지적 받았을 텐데, 맞나?"
치하야 "...네"
타카기 "키사라기 군"
타카기 "정말로 자네는 자네가 납득할만한 이유를 쥐고 있는건가?"
타카기 "아니면, 불에 뛰어드는 나방마냥 강박관념에 휩싸여서 일을 그르치고 있는건가?"
타카기 "내 눈에는, 명백히 후자로밖에는 보이지 않네"
치하야 "..."
타카기 "이전에도 자네의 프로듀서가 자네에게 장기휴식을 준 적이 있었지"
타카기 "자네가 아이돌을 하는 것에 스스로 납득할 만한 이유를 가져오지 않는 이상은 무기한 휴식에 들어가도록 조치하겠네"
타카기 "내가 해줄 말은 여기까지일세"
치하야 (...결국 이렇게까지 되었나...)
치하야 (...난 이제 어쩌면 되는거지?)
치하야 (...하루카...)
+3 시점(765),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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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하야의 자살시도를 말리고 있다' 는 앵커를 '자살에 가까울 정도로 스스로를 혹사시키는걸 제지한다' 정도로 마개조해서 사용한 점, 양해 바랍니다. 그나저나 너무 그런거 좋아하시는거 아닙니까? 치하야 좀 애껴욧
딸깍
마코토 "다녀왔습니다~!"
유키호 "아, 마코토 짱, 프로듀서, 다녀오셨어요?"
P "유키호? 너 혼자 있니? 다른 사람들은?"
유키호 "리츠코 씨는 아미랑 야요이 짱을 데리고 일하러 가셨고..."
P "오토나시 씨는?"
딸깍
코토리 "...프로듀서 씨도 오시는 길인가요"
P "아, 오토나시 씨도 나갔다 오셨나요"
코토리 "사장님과 잠깐 할 이야기가 있어서..."
마코토 "...코토리 씨?"
P "사장님과 얘기라니, 그건?"
코토리 "그리고 지금은 치하야 짱에게 말하러 가셨어요"
P "...아, 그건가..."
코토리 "프로듀서 씨도 알고 계셨나요?"
P "...뭐, 제가 먼저 꺼낸 이야기이긴 했지만요"
코토리 "그런가요..."
P "유키호, 마코토, 미안하지만 잠시만 더 사무소를 지키고 있어줘"
마코토 "? 네"
유키호 "..."
딸깍
마코토 "...유키호, 뭔가 들은건 없어?"
유키호 "잘 모르겠어..."
유키호 "사장님의 전화를 받고 급하게 나한테 사무소를 맡기고 나간 것만 아는걸..."
마코토 "..."
마코토 "치하야한테 사장님이 직접 간다고 했지"
마코토 "...뭔가 큰 일이 생긴건 아니겠지?"
유키호 "...설마 지금까지 있었던 일 때문에..."
마코토 "..."
마코토,유키호 (해고 통보라던지...)
마코토 "그, 그럴 리가 없겠지!"
유키호 "그, 그래! 사장님이 그럴 리가..."
딸깍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돌아온 프로듀서와 코토리 씨, 다만 뭔가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어요...
유키호 "...아... 저기 프로듀서?"
P "응"
유키호 "뭔가 알고 계신가요?"
마코토 "대체 무슨 이야긴데 그런 건가요? 저희도 좀 알려 주세요"
P "일단 아이돌들이 모두 돌아오면 다시 전파해야 할 이야기이긴 하다만"
코토리 "치하야 짱에 대한 이야기란다"
마코토 "치하야? 설마 뭔가 안좋은 일이라도 당한 건가요?"
코토리 "...으응, 그렇게 되기 전에 예방한다는 거에 가깝겠네"
P "금시간 부로 치하야의 활동은 전면 중단이야"
마코토,유키호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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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각 앵커에 인물(765)과 치하야의 일에 대한 각자의 반응
이오리 "지금 제정신이야? 치하야가 활동중단이라니-"
P "그 말대로다, 내가 입안하고 사장님이 허가한 사안이야"
이오리 "말이나 돼? 이제 와서 걔를 또다시 혼자 두면..."
P "치하야가 아직도 옛날 그때처럼 나약하다고 생각하는 거야?"
이오리 "윽..."
이오리 "정말이지, 하루카도 치하야도 이게 뭐야 대체!!"
벌컥
분에 못이겨 문을 박차고 사무소를 빠져나가는 이오리
유키호 "...미키 짱?"
미키 "..."
말 없이 바닥을 본 채 이를 악무는 미키
마코토 "...미키?"
미키 "..."
평소와는 전혀 다른 그 모습에 마코토도 유키호도 걱정을 감추지 못한다.
그저 감정이 드러날 정도로 내쉬는 숨소리만이 슬프게 들려온다.
타카네 "..."
히비키 "어째서 이런 일이 돼버린 거야..."
타카네 "예상은 한 일입니다"
히비키 "...타카네? 그게 무슨 말이야?"
타카네 "치하야가 쓰러지고 깨어난 그 날 저녁, 그녀를 만났습니다"
타카네 "그때도 상당히 위태로워 보여 조언을 했지만..."
히비키 "조언이라니?"
타카네 "하루카에게서 시작된 마음의 병이 치하야, 하루카를 한번씩 거쳐서 다시 치하야에게 돌아온 겁니다"
타카네 "그 병이 터지기 전에 거리를 벌리던가, 그 병의 근원에 대한 조치를 취했어야 할텐데"
타카네 "너무 늦어버렸군요"
히비키 "...하루카의 탓이라는 거야?"
타카네 "아니요, 굳이 책임을 따지자면 결국 시작은 노화된 기기의 탓이겠지요"
타카네 "마음의 병과 육체의 병은 결국 떼어놓을 수 없으니 말입니다"
타카네 (치하야, 이제 어쩌실 생각입니까)
미키 "...하루카를 찾아가는거야"
침묵을 지키던 미키가 갑자기 말을 꺼낸다.
마코토 "미키?"
유키호 "미키 짱, 그건..."
히비키 "...또 하루카한테 무슨..."
타카네 "..."
P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미키"
P "하루카에게 뭘 말하려는진 모르겠지만, 그건 허락할 수 없어"
미키 "+3"
미키..그런 모습 절대 보고싶지않아!! 라는 발판 설치 갑니다!
P "미, 미키?!"
절규에 가까운 목소리가 터져나온다.
미키 "그거 알아? 모두들 눈을 돌리기만 할 뿐, 행동하지 않는거야!"
마코토 "윽..."
모두를 둘러보며 말을 이어간다.
미키 "그건 치하야 씨를 위해서 그러는거야?"
미키 "아니면 건드리면 터질 것 같은 폭탄이 무서워서 접근하지 않는거야?"
평소의 그녀에게서 도저히 연상하지 못할 박력이 터져나온다.
유키호 "...미키 짱..."
미키 "어느 쪽이라도 상관없어"
미키 "난 하루카를 찾아갈 거야"
미키 "그게 두 사람을, 나아가 모두를 위한 방법이라는 걸 믿는거야"
타카네 "..."
미키 "지금 미키가 가는 걸 막겠다면"
미키 "그게 누가 됐건..."
미키 "미키적으로는 용서하지 못하는 거야"
벌컥, 쾅
P "..."
적막이 감돈다.
모인 사람 모두가 할 말을 잃고 떠나간 미키의 흔적만을 좇는다.
그리고 그녀가 남기고 간 숙제와도 같은 말들을 곱씹는다.
이제와서 치하야를, 하루카를 위한다는건 대체 어떤거지?
"기다려"
미키 "...기어이 미키를 막아서려는 거야?"
"우스운 소리 하지 마"
미키 "...?"
이오리 "네 말, 잘 들었어"
미키 "마빡이?"
이오리 "으극.. 마빡이라고 하지마!"
미키 "그래서, 마빡이는 왜 미키를 불러세운거야?"
이오리 "하아... 너 말이지..."
이오리 "...나도 너와 같은 생각이야"
미키 "..."
이오리 "이대로 그냥 놔둬서는 치하야도, 하루카도 후회할 일만 남길 거야"
이오리 "...그런 의미에서 그 저돌적인 행동력과 의지는 높이 사도록 할께"
이오리 "하지만, 지금의 네가 가서 뭘 할건지는 생각해둔게 있어?"
미키 "...그건"
이오리 "일단 사건의 원인과 과정, 결과에 대해 정리는 해보는게 어때"
그리고는 걸어서 도로변에 서 있는 리무진의 문을 연다.
철컥
이오리 "타, 가면서 얘기하자"
미키 "..."
탁
이오리 "신도, 출발해, 하루카가 입원한 병원으로 가자"
신도 "알겠습니다"
이내 미속으로 출발하는 차, 살짝 관성만이 남을 뿐 주행중이라는 감각이 들지 않은 채 앞으로 나아간다.
이오리 "본론으로 들어가서 미키, 네가 하루카와 치하야의 마지막 만남을 봤었다고 했었지"
미키 "...응"
이오리 "...그날 하루카는 치하야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고"
미키 "...맞아"
미키 "그 전날 치하야 씨가 과로로 쓰러진걸 하루카는 그대로 목격했대"
미키 "하루카네 엄마가 한 말로는, 하루 종일 아무 말도 없이 생각만 하고 있었다고 하던데"
미키 "그 다음날 면회금지가 풀려서 찾아 갔을 때는..."
이오리 "...헤에, 그때부터인가"
이오리 "신도, 네 생각은 어때?"
신도 "뇌라는건 꽤 복잡한 기관입니다. 외상이 없어도 정신적인 스트레스만으로도 기억의 결손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미키 "아, 하지만 미키에게는 그날 아침에 다시 찾아갔을 때도 멀쩡하게 알고 대한거야"
이오리 "핀포인트로 한 사람의 기억만 사라지는 게 가능해?"
신도 "...그렇게 작위적인 경우는 저도 들어본 적이 그다지 없군요"
이오리 "우리들에 대한 기억은 남아 있지만 치하야에 대해서만 잊었다..."
미키 "그러고 보면 하루카의 의사 선생님도 같은 얘기를 한거야"
미키 "스트레스로 인한 기억 결손이 일어난 것 '같다' 라고 한거야"
이오리 "...그 '같다' 라는 건 뭐야"
미키 "정밀검진을 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일단 간단한 검사만 했다는거야"
이오리 "그걸로 괜찮은거야?"
미키 "...당장 중요한건 몸의 상처 쪽이었으니까"
이오리 "...의료진 입장에서는 정신적인 문제는 당장은 부차적이고 사소해 보였단 건가"
이오리 "단 하나의 요소 이외에는 일견 정상적으로 보였을 테니까"
이오리 "뭐야 그 돌팔이같은 발상은"
이오리 "기억상실 쪽이 거짓일 가능성은?"
미키 "...하루카가 그래야 할 이유가 있어?"
이오리 "이유야 있지"
미키 "..."
이오리 "죄책감이라는건, 정말 사소한 일로도 생기는 거니까"
미키 "그건..."
이오리 "네가 아는 하루카를 생각해봐"
이오리 "자신 때문에 친한 친구가 쓰러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미키 "그건 치하야 씨가 고집을 부려서..."
이오리 "그걸 못이기는 척 받아준 사람은?"
미키 "...아..."
이오리 "...조금 정도는 확인해둬야 겠는걸"
하지만 만약에 속인게 맞다고 해도 우리는 그것에 대해 비난할 수 있을까?
그녀의 행동이 거짓이었다면 그것에 가장 피해보고 애가 끓는건 사실은 하루카였던게 아닌가?
우리가 그녀의 거짓을, 진심을, 마음대로 파해칠 자격은 있는걸까?
+2, 3 치하야를 찾아갈 인물(765)
리츠코 [프로듀서도 사장님도, 거기다 코토리 씨까지 동의한 내용이야]
리츠코 [...내 입장에선 찬성할 수 없는 얘기지만...]
리츠코 [...프로듀서도 정말이지 최소한의 상의는 해줬으면 했는데 말이지]
이후 방송을 마치고 휴게실에 앉은 우리는 옷을 갈아입을 생각도 못하고 그저 앉아 있었습니다.
아미 "...야요잇치"
야요이 "...응"
아미 "릿짱이 해준 얘기, 어떻게 생각해?"
야요이 "..."
아미 "역시 치하야 언니, 힘든거지?"
야요이 "..."
아미 "치하야 언니, 혼자 놔둬도 되는거야?"
야요이 "...모르겠어"
아미 "하지만 이대로는!"
야요이 "..."
[너희들이 저런 치하야한테 뭘 해줄 수 있다는거야?]
[일단은, 기다려 보도록 하자]
[이번만큼은 치하야 씨의 문제이니까]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아니야]
아침의 대화가 머릿속을 맴돕니다.
정말 우리는 이대로 기다릴 수밖에 없는 건가요?
하루카 씨, 하루카 씨라면 이럴 때... 어떻게 하실 건가요?
모르겠어요... 저에겐 너무 어려워요...
하루카 씨... 치하야 씨...
리츠코 [네, 아즈사 씨도 일단 알아둬야 할 것 같아서 전화로 연락드리는 거에요]
아즈사 "그런가요..."
리츠코 [...]
아즈사 "이렇게 굳이 전화로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리츠코 [...동료의 일이니까요]
리츠코 [그럼 쉬시고, 내일 뵐께요]
아즈사 "네, 리츠코 씨도 편히 쉬세요"
리츠코 [...저야 수습을 위해 일단 사무소로 돌아가 봐야 하지만요]
아즈사 "어머..."
리츠코 [그럼 이만]
삑
조금은 고집이 센 아이
처음 봤을 때부터 삐걱대던 그 아이
하지만 일생의 친구라고 할 수 있을 아이를 만나 자신의 행복을 바라보게 된 아이
그런 그 아이를 잃게 될 위기의 순간이 되어 다시 무너진 아이
리츠코 씨가 나에게 굳이 전화한 이유를 모르는건 아니다.
알고나 있으라는 듯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그녀 역시 조바심이 나는 것이다.
그 특유의 성격 상, 솔직하게 위로하거나 지지해주는게 힘들겠지.
그러니 도움을 요청하는 거다.
동료임에도 그 사고에는 부외인에 가깝게 연관이 없었던 자신
물론 그 아이들을 걱정하지 않은 적은 없지만
이제 와서 그 아이들을 만나고, 돕고, 지탱해줄 자격이 있을까?
하지만 고민은 짧고 행동은 빠르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늘 헤매는 자신은 제 시간을 맞추기 어려우니까
아즈사 "음! 그럼 출발해볼까?"
저 역시 불안한건 마찬가지였지만, 동생이라 할 수 있는 아미를 앞에 두고 그걸 내색할 수는 없었기에 애써 밝은 모습으로 아미를 돌려보냅니다.
야요이 "다른 데로 가지 말고 어서 집으로 돌아가렴"
아미 "응, 그럼 내일 봐 야요잇치"
그리고는 발길을 돌려 걸어갑니다.
오늘은 어머니가 일찍 돌아오시는 날, 집에 일찍 들어가 저녁을 준비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라, 저는 대체 무슨 생각을...
그리고는 주위를 둘러봅니다.
언젠가 치하야 씨의 부탁으로 들린 적 있는 치하야 씨의 아파트 앞입니다.
...어째서 제가 여기에?
제가 치하야 씨에게 간다고 해서 뭐가 달라질까요.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었다면 어떻게든 했겠지만...
그렇게 가슴은 앞으로 갈 것을, 머리는 돌아갈 것을 말합니다.
그 사이에 끼여 갈팡질팡 아무것도 못한 채 서 있을 뿐입니다.
"어머, 야요이 짱?"
느긋하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제 이름을 부릅니다. 들어본 적 있는 목소리입니다.
야요이 "아즈사 씨?"
아즈사 "정말 다행이다... 여기가 어디인가 싶어서 난감해지던 찰나였어"
야요이 "또 길을 잃으신건가요..."
야요이 "어딜 가고 계셨던건가요?"
아즈사 "아, 야요이 짱, 혹시 치하야 짱의 집이 어디인지 아니?"
야요이 "...네?"
[아이돌을 하는 것에 스스로 납득할 만한 이유]
어려운 숙제를 받아버렸다.
그건 아이돌로서의 마음가짐을 뜻하는 걸까
아니면 구체적인 방안이나 컨셉 등의 것을 말하는 것일까.
[자네는 왜 여기에 있는 건가]
노래
10년도 더 된 옛날부터 나를 이끌어온 그 이름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나의 전부일까?
허나 사장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나는 『그 때』이전과 같이 똑같은 소리를 해버렸다.
[불로 뛰어드는 나방]
최근의 오버워크는 자초한 일이긴 하다. 분명 쉬어도 될 상황에서조차 자주레슨이니 운동이니 하면서 몸을 혹사시켰다.
그리고는 신인 아이돌(주로 대형 프로덕션 소속의)에게는 묘할 정도로 차가운 태도를 고수하게 되었다.
사실 이건 개인적인 화풀이에 가까운 행위이긴 하다. 아마 이건 한동안 고쳐지지 않겠지.
어렵다. 너무나도 어렵다. 되짚어보면 지금의 자신은 사장이 한 얘기를 단 하나도 제대로 반박하지 못하게 된다.
『그 때』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충분히 강한 무력감에 몸이 쳐진다.
치하야 "하루카"
치하야 "...!"
자신도 모르게 폐에서 시작해 목을 거쳐 입을 통해 소리가 되어 나온 그 이름에 소스라치게 놀란다.
하루카...?
자신은 아직도 하루카에게 의지하고 있는 것일까? 정말 그걸로 괜찮은 걸까?
내 어린애같은 고집과 그로 인한 치명적인 실수가 더이상 상처입힐 구석조차 없을 그녀에게 또다시 큰 상흔을 남겼다.
고개조차 들기 힘들어질 그 실수에도 불구하고 뻔뻔하게도 나는 아직도 그녀를 찾는다.
그녀에게 거부당한 그날 이후 다시는 찾아보지 못한 그녀를 잊지 못해 자신도 모르게 그녀를 입에 담는다.
딩동- 딩동-
치하야 "!"
익숙해지지 않는 소리, 최근에는 더더욱 들을 일이 없어진 소리, 가장 최근에 들은건 지금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있던 하루카가 찾아왔을 때나 내던 집의 초인종 소리. 하지만 그럴 리 없겠지, 지금의 하루카는 자신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며, 문 앞으로 다가가 초인종을 누른 인물에게 질문을 건낸다.
치하야 "누구세요?"
덕분에 여전히 테레비도 뭣도 없는 병실에서 가져다 놓은 책만을 읽으면서 보내는 하루가 계속됩니다.
가을의 문학소녀같은 흉내를 내 보아도, 사실은 잘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 이외에는 조금씩 재활훈련, 다만 다리는 아직도 힘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사장님이 오셨을 때, 처음으로 꺼낸 얘기가 있었습니다.
더이상 아이돌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될텐데, 은퇴해야 하는거 아닐까요.
최소 1년은 기다려봐야 하는 거라면서 당연하다는 듯이 거절당해버렸습니다.
여러모로 죄송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하지만... 이대로는...
하루카 "...치하야 짱..."
...행여나 누가 듣지 않을까 바로 입을 다물어 버립니다.
엄마도 아빠도 잠시 나간 사이, 듣는 이가 없는 일인실에 울려퍼지는 소리에 실소가 절로 나옵니다.
그녀를 힘들게 하고, 쓰러지게 하고, 이제는 명백하게 거부해버리기까지 한 저입니다
그래놓고서 그 이름을 다시 입에 올린다니, 그야말로 이기적인 이야기가 따로 없습니다.
그날 이후로 그녀는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동료들도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습니다.
저도 그녀에 대해 단 한마디도 하지 않습니다.
다른 것을 말하지 않더라도, 이전에 왔었던 그녀는 어떻게 지내는가, 안부 정도는 물어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무섭습니다.
더이상 그녀가 저에게 와서 상처입는 것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그녀는 그녀의 삶을 걸어가 줬으면 합니다.
저같은 아이는 잊어줬으면 합니다.
...하지만 그런 마음의 한켠에서는...
똑똑똑
하루카 "!"
해가 뉘엿뉘엿 져가는 시간, 면회라기에는 이제 슬슬 늦은 시간인게 아닌가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그래도 엄마나 아빠였다면 그냥 문을 열고 들어왔겠지요.
늦은 시간의 방문객에, 일말의 기대와 일말의 불안감을 품은 채 말을 건냅니다.
하루카 "누구세요?"
---
병행레이드, 2인 1조로 양쪽을 동시 공략합니다.
...죽을거 같다... 머리가 터진다...
+3, 먼저 묘사할 시점(하루카, 치하야)
"미키야"
"나도 왔어"
미키와 이오리의 목소리입니다. 안도와 실망이 교차합니다만, 그걸 숨기고 얼른 불러냅니다.
하루카 "어서 들어와"
철컹
미키 "하루카, 잘 지내고 있었어?"
이오리 "흐응, 보기보단 잘 지내고 있는 모양이네"
하루카 "응, 뭐 늘 그렇지"
매사에 밝은 태도의 미키와 늘 못마땅한 듯한 이오리
그야말로 극과 극을 달리는 두 사람의 성격와 외견에도 불구하고 함께 놔두면 잘 어울리고 즐거워 보이는 두 사람이 들어옵니다. 이오리는 절대로 부정하지만요.
미키 "하루카, 이거 먹어도 되는거야?"
하루카 "응, 어차피 병문안 오는 손님용이니까"
미키 "마빡이도 먹을래?"
이오리 "오렌지 주스가 없잖아, 됐어 놔둬"
미키 "편식은 나쁜거야 마빡아"
이오리 "신경 끄시지"
하루카 "아, 어제까지만 해도 있었는데 아미랑 마미가 와서는 '이오링이 내일쯤 올거니까 먹어버릴거야' 라고 하던데"
이오리 "이 쌍둥이들이..."
하루카 "아하하..."
제가 먹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음료들을 냉장고에서 자연스럽게 꺼내서 먹기 시작하는 미키와, 오렌지 주스가 없다면서 손도 대지 않는 이오리
이오리 "오늘은 정말이지 별일이 많았다구..."
미키 "미키적으로는 할 말을 했을 뿐인거야"
이오리 "거기서는 그렇게 떠들고 쏘아댄 주제에 그러는거야?"
하루카 "응? 미키가 뭘 했다구?"
이오리 "사무소에서 폭발해서 한소리 했었지"
하루카 "...미키가?"
미키 "미키적으로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었던거야"
하루카 "헤에..."
안그런 척 하면서 주위 사람들을 항상 챙기려 드는 이오리라면 모를까, 언제나 마이페이스에 누가 뭘 하더라도 자신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이상 그저 그러려니 하면서 넘기는 귀찮음을 상비한 미키였을텐데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미키 "오랜만에 하루카를 보고 싶었는데 허니는 그걸 막으려 한거야!"
하루카 "...뭐?"
이오리 "막을거라면 프로듀서라도 용서하지 않을거라고 했던가 뭐라던가"
하루카 "???"
프로듀서 씨가 미키가 내 병문안을 오는걸 막으려 했다고?
아니 그보다 미키가 그런 프로듀서 씨까지 뿌리치고 나와버렸다고?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상황에 머리가 어지러워 집니다.
하루카 "...프로듀서 씨가 왜 내 병문안을 막은거야?"
미키 "그거 말인데..."
이오리 "치하야가 은퇴하기로 했어"
하루카 "...!"
미키 "...마빡아?"
이오리는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걸까요
"치하야 짱이... 은퇴...?"
대체 왜 그런 이야기를 하는걸까요
하루카 "치하야... 씨라고 하면"
미키 "이전에 나랑 같이 왔던 사람 기억하지?"
하루카 "...아, 그 분인가"
하루카 "뭔가 안좋은 일이라도 있었어?"
이오리 "뭐, 조금"
미키 "..."
이오리 "아무래도 정신적으로 소모가 심해졌던 모양이야"
이오리 "무대에 서도, 영업을 뛰어도, 레슨을 해도 도무지 손에 잡히지 않아서"
이오리 "프로듀서가 열심히 노력해봤지만 더이상 무리라고 하고는 포기했대"
하루카 "...내가 치하야 씨를 기억하지 못한 것 때문에 그런거야?"
미키 "...응, 그것 때문인것 같은거야"
이오리 "뭐, 나름 절친이라고 부를 사이였으니까"
하루카 "..."
하루카 "그건 정말 미안한 일이 됐는걸"
미키 "...하루카, 아직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거야?"
하루카 "...응"
내 거짓말이 또다시 그녀를 상처입혔다는게 제 마음에 가시처럼 박혀 대롱대롱 매달립니다.
이오리 "하나 묻고 싶은게 있어, 하루카"
하루카 "...이오리?"
이오리 『왜 그런 거짓말을 한거야?』
이오리 "질문에는 질문으로 답하지 마"
미키 "마빡아, 하루카가 거짓말을 했다니 어디서 그걸..."
이오리 "미키도 치하야도 그자리에선 속일 수 있었을진 몰라도"
이오리 "이 이오리 님마저 같은 거짓말로 속이려 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큰 착각이야"
하루카 "..."
하루카 "이오리, 네가 무슨 얘길 하는지 모르겠어"
하루카 "내가 치하야 씨를 기억하지 못하는게 그 사람한테 안좋은 영향을 끼쳤다는 점은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하루카 "하지만 정말로 기억나지 않는 걸 가지고 나한테 뭘 어쩌라는 건데?"
하루카 "나라고 잊고 싶어서 잊고, 기억해내고 싶지 않아서 기억하지 않는게 아니잖아"
하루카 "대체 왜 나한테 그런 말을 하는거야?"
이오리 "이러쿵저러쿵 말을 길게 늘어놓아도"
이오리 "방금 '치하야 짱'이라고 부른 사람은 다름아닌 너야 하루카, 발뺌하지 마"
하루카 "...내가 무슨 말을 했다고 하고 있는거야? '치하야 짱'이라고?"
[ "치하야 짱이... 은퇴...?" ]
하루카 "...설마...?"
이오리 "그럴듯한 연기를 해서 남을 속이려면 자기자신까지 속이지 않으면 안되잖아?"
이오리 "역시 공백이 길어서 그런걸려나, 사고 전의 너였다면 이정도는 웃으면서 속여넘겼을지도 모르겠는걸"
이오리 "겨우 친구가 은퇴한다는 말만으로 자기 속마음이 입으로 튀어나올 정도면, 이제 정말 퇴물이 된거 아니야?"
미키 "마빡아, 말이 너무 심하잖아"
이오리 "말이 심한건 내가 아니라 저녀석이지!"
이오리 "자 이걸 봐, 네가 한 거짓말이 또다른 사람을 진흙탕으로 밀어버렸다고!"
이오리 "말해봐, 왜 그런거야? 왜 치하야에게 거짓말을 해버린거야?"
하루카 "...윽..."
미키 "마빡아, 너무 흥분했어"
이오리 "안 흥분했어, 그리고 은근슬쩍 자꾸 마빡이라고 하지마!"
미키 "그래그래, 이번엔 미키가 할께"
미키 "...하루카"
하루카 "..."
미키 "미키는 말이지, 그날 있었던 일을 다 기억하지는 못해"
미키 "하지만 치하야 씨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하던 하루카는"
미키 "아닌 척, 영문을 모르는 척 했지만, 실제로는 매우 슬퍼보였어"
하루카 "!"
미키 "적어도 미키가 아는 하루카라면, 자기 자신을 위해서 그런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걸 아는거야"
미키 "그러니까 말해줘"
미키 "왜 그런 말을 한거야?"
미키 "왜 치하야 씨를 거부한 거야?"
하루카 "치하야 짱이 어떻게 됐는지는 너희들도 봤잖아?"
하루카 "전부 나 때문이야"
하루카 "내가 어리광을 부렸으니까"
하루카 "내가 그녀가 무리하는걸 막지 못했으니까"
하루카 "못이기는 척 하면서 그녀에게 계속 기대고 있었으니까"
하루카 "...나는 역신이니까"
하루카 "내 곁에 있으면 계속 불행해질거야"
하루카 "언젠가는 또다시 쓰러지고"
하루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길을 걷고"
하루카 "정말로 사라져버릴지도 몰라"
하루카 "...그게 무서웠어"
미키 "..."
이오리 "..."
미키 "+2"
이오리 "+3"
미키 "미키적으로는 이건 말할 수 있을거 같아. 몸이 약해져서 생각도 같이 바닥으로 내려앉고 있는건 이해하는거야. 하지만 하루카와 치하야 씨는 그야말로 정반대로 생각하고 있는것 같은거야."
평소대로의 미키의 목소리, 하지만 그 내용은 냉정하게 다가옵니다. 제 생각을 뿌리부터 뒤집을 기세의 강한 어조로 말을 이어옵니다.
미키 "애초에 무리해서 간병을 자처한건 치하야 씨였잖아. 그건 치하야 씨 혼자 무리했던거야. 적어도 그것만큼은 하루카에게는 아무 잘못이 없는거야. 치하야 씨의 그런 행동에 어떤 이유가 있었는지는 미키는 모르는거야. 물론 알건 말건 달라지는건 없으니 그다지 상관 없지만."
처음의 악몽의 순간, 그 공포에 휩싸여 자해를 하고, 그녀에게 걱정끼친 점. 하지만 그것은 부차적인 문제, 그녀의 행동은 오롯이 그녀 자신의 의지. 강요하지도, 부탁하지도 않은 일을 시작한건 결국 그녀의 자유의사였을 뿐입니다.
미키 "다만 자처해서 무리를 할만큼 하루카를 좋아했던 치하야 씨에 대한 대응으로는 그 방법이 지나쳤다고 생각하는데. 지금의 하루카에게 이렇게까지 말하고 싶진 않지만, 사실은 사실인거야."
눈 앞에 놓인 이야기를 보고는 뒤늦게 깨닫습니다. 정말 무서웠던건 자신을 봐줄 사람이 사라지는 것이었다는 것을. 그 공포, 그 악몽에 휩싸여 되려 거짓말을 해버렸다는 것을. 그 거짓말이 결코 이 사태의 해결책이 되어주지 못한다는 것을.
...
이오리 "미키, 아까 전에도 그랬지만, 상당히 너답지 않은 말을 하는걸. 그렇다면 이번엔 내 차례일려나, 귀 열고 잘 들어두라구."
이오리 "하루카"
이오리 "그래서 치하야를 아예 피하겠다는거야? 너의 그 행동 때문에 지금 치하야가 어떻게 됐는지 알고는 있겠지?"
뒤이은 이오리의 목소리, 그 내용은 침착하면서도 간절하게 들려옵니다. 제가 보고 싶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 떠올릴 것을 종용합니다.
이오리 "너도 그때 치하야가 어땠는지 봤을거 아냐. 지금도 충분히 짐작하고 있을거 아냐. 너를 좋아하는 치하야가,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하루카를 보고선 어떤 감정을 느꼈을지"
그녀가 저를 떠나갈 그때, 저는 슬프면서도 안도했습니다. 그러나 실은 알고 있었습니다. 당시 그녀의 고통과 절망이 뒤섞인 표정을 잊을 수 없습니다.
이오리 "지금 치하야는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어. 아니, 이미 다다른 상태에서 마지막 한방울이 남았을지도 모르지.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로 무너져서 돌아오지 못하게 될거야..."
결국 그 거짓말이 그녀를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저는 마지막까지 그것이 그녀를 위한 최선이라고 자신까지 속이고 있었습니다. 모든걸 봤으면서, 모든걸 짐작했으면서.
이오리 "하루카, 네가 만약 정말 치하야를 생각하고 걱정하고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면 이 다음은 네 차례야"
저는...
...
좀 더 어울리는 게 뒤늦게 생각나버려서...
팔다리 다 부러진 패잔병한테 전쟁터로 나가서 아군을 구해오라는거랑 비슷한 상황으로 보이네요 저는 ^q^
하루카도 자기 멘탈힐링도 못하고있는데.....
이오리 "...?"
하루카의 병문안을 마치고 병원을 나서는 두 사람. 안뜰을 가로질러 가며 어느새 점점 느려져 뒤쳐지는 미키. 보기 드물게 기가 죽은 모습의 그녀를 보며 이오리는 이내 걸음을 늦춰 옆에 서서 함께 걷는다.
타박 타박
이오리 "별일이네, 아까까지의 기세는 어디 가고 그렇게 풀죽어 있는거야?"
미키 "...마빡아?"
이오리 "응."
미키 "...거짓말 해버린건 괜찮은거야?"
이오리 "치하야에 대한거?"
미키 "...아무리 하루카도 거짓말을 했다지만 치하야 씨가 은퇴해버린다고 속여버린건 너무한거야."
이오리 "그런 사소한건 잊어버리라구. 자업자득이나 마찬가지인 이야기니까."
미키 "..."
이오리 "게다가 지금 우리들이 발아프게 뛰어봤자 마지막에는 두 사람이 서로 마무리 지어야 하는 문제야. 하루카가 제대로 나서지 않으면 저 상태의 치하야가 돌아올 기약이 있을거 같아? 굳이 따지면 거짓말도 아니라구?"
미키 "...그렇게 말하니까 그 말이 맞는것 같기도 한거야."
이오리 "..."
미키 "..."
이오리 "그것만은 아닌거 같은데, 또 뭐가 불안한거야?"
다시 조용해지는 미키를 보며 한숨을 폭 내쉬며 다시금 물어본다.
미키 "...치하야 씨는 괜찮을까?"
이오리 "...너, 그렇게 안봤는데 은근히 오지랖이 넓은거 같네"
미키 "..."
이오리 "칭찬으로 들으렴"
이오리 "...적어도 방금 전까지의 하루카와 별반 다르진 않을거 같네. 게다가 치하야는 보이는것 같지가 않게 꽤 고집이 세니까."
미키 "...미키적으로는, 두 사람 다 너무 서투른거야. 미키라면 좋으면 좋다고, 함께 있고 싶으면 있고 싶다고 말하는거야."
이오리 "너처럼 다들 생각이 일직선으로 곧게 뻗어나갈 수만 있다면 세상이 조금 덜 귀찮게 흘러갔으려나."
미키 "그것도 칭찬인거야?"
이오리 "좋을대로 생각해."
이오리 "...미키."
미키 "왜?"
이오리 "765는, 우리 둘만 있는게 아니야."
미키 "...말하는 의미를 모르겠는거야"
이오리 "이럴땐 다른 동료들을 믿고 기다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는 말이야. 치하야는 다른 애들 몫으로 남겨두고 넌 이제 슬슬 뒤로 물러나는게 나아 보이는데."
미키 "...미키적으로는 바로 치하야 씨를 찾아가보고 싶은거야."
이오리 "치하야보다 네 걱정이나 먼저 해. 이대로는 치하야를 찾아가봤자 너혼자 열내다가 지쳐 나가떨어질거 같은 몰골이야."
미키 "...그렇게 심한거야?"
이오리 "봐주기 곤란할 정도인걸. 아이돌이 그렇게 울상을 짓고 돌아다니면 파파라치한테 찍혀서 삼류 찌라시에 '765 불화설은 진실인가' 로 1면 대서특필될거야."
미키 "...그건 곤란한거야. 하루카들이 없을수록 더 열심히 하면서 기다려야 하는거야"
이오리 "...그러니까 우리의 몫은 해냈다고 믿고, 지금은 물러나 천천히 걸으며, 두 사람이 돌아올 때를 기다리자."
미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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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에요, 야요이"
"나도 왔단다"
그래, 그럴 리 없겠지.
이런 상황까지 와서 아직도 그런 생각을 하다니, 갈때까지 갔구나 키사라기 치하야.
자기혐오와 죄책감이 섞인 혼란 속에서,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다. 바깥에서 들려오는 그 목소리의 주인들에게까지 이 너절한 감정을 드러낼 수는 없다. 들키지 않기를 빌며 최대한 태연함을 가장한 목소리로 두 사람을 향해 말을 건낸다.
치하야 "...타카츠키 양, 그리고 아즈사 씨인가요"
철컹
치하야 "날이 많이 춥네요. 어서 들어오세요"
야요이 "그럼 실례할께요"
아즈사 "실례할께~"
특유의 밝은 성품으로 주위를 환하게 비춰주는 두 사람이 문을 넘어 집에 들어온다. 이 둘이 여기까지 찾아온 이유는...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알수 있겠지.
그 순수한 호의는 지금의 나에겐 너무 눈부시고 과분해서, 마치 맨눈으로 태양을 바라보는 듯한 괴로움으로 다가온다.
...
치하야 "...아즈사 씨, 커피로 괜찮으신가요?"
아즈사 "후훗, 타준다면야 고마운걸, 설탕과 프림 한스푼씩으로 부탁할께"
야요이 "아, 저는..."
치하야 "타카츠키 양은 코코아로 괜찮겠지?"
야요이 "저는 괜찮은데..."
치하야 "아냐, 사양할 것 없어"
야요이 "...그럼 부탁드릴께요"
두 사람을 의자에 앉혀놓고, 주전자에 물을 올리고, 컵 두잔에 커피와 코코아를 준비한다.
그리고 잠시 정적.
...무슨 말을 꺼내야 할까?
삐이-
금새 주전자의 자기주장이 들려온다. 준비해둔 컵에 물을 따른 후, 컵을 식탁으로 옮겨 두 사람에게 건낸다.
치하야 "날이 추웠으니, 식기전에 마시도록 하렴"
야요이 "감사합니다" 홀짝-
치하야 "아즈사 씨도 여기 있어요"
아즈사 "잘 마실께" 후후-
아즈사 "어머..."
아즈사 "치하야 짱, 커피 자주 마시니? 생각보다 괜찮은걸"
치하야 "집에 있을땐 저도 가끔 마시니까요"
아즈사 "깜짝 놀랐어, 정말 맛있단다"
치하야 "썩 대단한 것도 아니에요"
야요이 "...앗, 이 코코아도 맛있어요!"
치하야 "그래? 고마워, 그건 하루카가..."
야요이 "아..."
치하야 "..."
어색해진 분위기, 또 실수한 것 같다... 미안해 타카츠키 양...
그렇게 또다시 하나 쌓아올린 그 죄책감을 뒤로 한 채 바로 말을 꺼낸다.
치하야 "...그래서, 여기까지는 어쩐 일로 오신건가요?"
야요이 "아, 저기, 그게..."
아즈사 "으음, 한번 정도는 치하야 짱의 집에도 놀러와 보고 싶었단다?"
치하야 "...그런가요"
아즈사 "후후, 찾아오다가 길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또 근처를 해맸지 뭐니"
야요이 "...그런것 치고는 바로 앞까지 찾아오셨는걸요"
아즈사 "야요이 짱이 없었다면 여기가 치하야 짱의 집 근처라는 것도 모른 채 또 멀리멀리까지 나갔을걸?"
치하야 "하하..."
일견, 평범한 대화가 오고 간다.
그러나 평소답지 않게 복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타카츠키 양과, 언제나처럼의 미소을 띈 채 나를 바라보는 아즈사 씨. 타카츠키 양이 보이는 그늘 역시 보고 있기 힘들지만... 아즈사 씨의 저 묘한 미소에는 도저히 버티기 힘들게 하는 마력이 있다.
결국 참지 못하고 먼저 말을 꺼내고 만다.
치하야 "...그 이야기를 듣고 오신거죠?"
야요이 "...네"
아즈사 "...응, 리츠코 씨를 통해서 들었단다, 휴식을 가지게 됐다며?"
치하야 "..."
당연히 알고 있을 사실과, 그걸 말로 꺼내는 것은 비슷한 듯 하면서 전혀 다른 무게를 지닌다.
그럼 이젠...
야요이 "저기 치하야 씨-"
치하야 "전 괜찮아요"
야요이 "아..."
치하야 "여러가지로 생각할 것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고, 조금 무리한 것도 사실이지만, 이젠 괜찮아요"
치하야 "조금만 쉬다가 다시 복귀할 거에요"
야요이 "하지만..."
치하야 "그러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타카츠키 양"
야요이 "..."
조금 전의 정적 동안 머릿속에서 얽어낸 변명들을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 밖으로 쏟아낸다. 스스로도 납득할 수 없는 말을 잘도 여기까지 하는구나. 그 뻔뻔함에 이젠 웃음마저 나올 것 같다.
하지만 이젠 아무래도 좋아, 이런 보잘것 없는 나를, 나 따위를 위해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이렇게라도 해서 안심시키지 않으면 눈앞의 이 작은 아가씨마저 그 때처럼- 그 때의 하루카처럼-
...하루카...
아즈사 "...치하야 짱, 어째서?"
야요이 "엣..."
치하야 "..."
아즈사 "그런 표정을, 그런 쓸쓸한 얼굴을 하고서 어째서 그런 말을 하는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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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폭 수정
치하야 "...무슨 말씀을 하시는건가요?"
애써 목소리를 자아내어 영문을 모르겠다는듯, 의문을 표하는 모습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진다.
야요이 "아즈사 씨..."
아즈사 "글쎄, 서로 속내를 감추고는 안드러내니까 일이 더 커지고 있다는걸 말하고 싶다는걸까."
치하야 "..."
차가운 침묵, 그대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것만 같은 기세로 날 주시한다.
아즈사 "치하야 짱?"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다. 미움받아 버린 걸까, 경계하고 있는 걸까, 그 눈은 이제 상처입은 짐승이 자길 노리는 사냥꾼을 대하는 눈처럼 보여진다.
아즈사 "전부 이번 일에 대해 자기 일처럼 마음 아프게 여기면서도, 그 해결법에 대해서는 서로 말도 못하고 있단다. 상처가 될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는 상냥함도 좋지만, 어찌 보면 겁쟁이같은 이야기구나."
아즈사 "...미안."
치하야 "..."
아즈사 "이전 이야기를 하려고."
치하야 "..."
아즈사 "이전에도 이렇게 네가 방황하고 고통받았을 때, 그리고 하루카가 자신감을 잃고 힘들어했을 때, 우리들은 서로를 믿고 기다리는 걸로, 계기를 주고 자리를 지키는 걸로 의견을 모았었단다."
치하야 "...그때의 일에 대해선 언제까지나 감사를 보내야 할 일이 될 거에요. 하지만-"
아즈사 "하지만, 이제서야 깨달았어. 이젠, 기다리는 것만으로는 안된다고."
치하야 "..."
아즈사 "데리러 왔어. 치하야 짱."
치하야 "쓸데 없는 참견이에요."
아즈사 "응."
아즈사 "하지만 그게 뭐가 나쁘니?"
치하야 "..."
아즈사 "이번 일에 대해서 우리가 끼어들 자격이 없다는건 잘 알고 있어."
아즈사 "간접적으로 전해들은 이야기만으로는 절대 알 수 없는 이야기일테니까, 굳이 말한다면 전혀 모른다고밖에 말할 수 없지."
치하야 "그걸 알고 계시다면 지금 이러는게 정말 저한테도 아즈사씨에게도 쓸모없는 이야기라는것도 알고 계실거 아니에요."
아즈사 "하지만, 하지만 그럼에도 알 수 있는건 있단다."
치하야 "..."
아즈사 "넌 지금 모든걸 포기하고 있어. 아무것도 제대로 하려하지 않고 있다구."
치하야 "...그게 대체 무슨 말씀이시죠? 전 어디까지나 더 열심히 하기 위해서..."
야요이 "...치하야 씨, 그건 아니에요."
아즈사 "야요이 짱? "
치하야 "...타카츠키 양?"
나조차 예상못한 상황에서, 야요이 짱의 목소리가 흘러나왔으니, 치하야 짱이 보기에도 상당히 놀라운 이야기겠지.
야요이 "아즈사 씨의 말씀이 맞아요. 치하야 씨는 이전의 병원에서도, 그리고 지금도 결국 챗바퀴에 올라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어요."
치하야 "그건..."
야요이 "하루카 씨 때문이죠?"
치하야 "...그렇지 않아, 내가 이렇게 무리하게 된건 어디까지나 내 자기관리가 부족한 것 때문이야..."
야요이 "아니에요, 아니에요 치하야 씨."
야요이 "하루카 씨 때문이 맞아요, 그런거죠?"
야요이 "하루카 씨가 치하야 씨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 때문에 그런거잖아요."
착한 아이라고 모두에게 칭찬받는 야요이 짱, 허나 그녀 역시 집안에서는 장녀로써 잘못된 행동을 교정하기 위해 쓴 소리를 할 줄 아는 강단이 있는 아이다. 그 점을 나도, 눈 앞의 치하야 짱도 망각하고 있었던 와중에 들려온 그녀의 말은 아플 정도로 직설적으로 다가온다.
치하야 "...그만해."
야요이 "이런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잖아요!"
치하야 "그만하라고!" 쾅!
의자를 박차고 일어서 비틀거리며 뒷걸음을 치는 모습이, 못내 안타깝다. 결국 뒤의 벽에 기대 고개를 숙인 채 거친 숨을 몰아쉰다.
아즈사 "... "
야요이 "치하야 씨..."
치하야 "...타카츠키 양... 더 이상 말하지 말아줘... 나도 알고 있어... 알고 있다고..."
야요이 "...알고 계시다면-"
치하야 "하지만 그게 어때서?"
야요이 "네?"
치하야 "이 모든건 내 잘못, 내가 그녀에게 고통을 준 댓가야... 난, 나는... 그녀의 옆에 서 있을 자격이 없어..."
야요이 "윽... 그런 말을 하고 있는게 아니잖아요..."
아즈사 "치하야 짱, 자신을 몰아붙이지 마... 이전의 그 때처럼 또다시 자기 잘못이라고만 생각하면서 혼자 끌어안을 생각이야?"
치하야 "달라요... 그 때와 지금은 명백하게 다르다구요!"
치하야 "그래요, 그 때도 이런 식으로 모두에게 폐를 끼치고 혼자 앓고 있었죠, 하지만 모두가 나를 믿고 기다려 줬기에, 그리고 하루카가 그게 잘못됐다고, 아니라고 말해줬기에 돌아올 수 있었어요..."
치하야 "있었는데... 그랬는데 그런 하루카한테 난...!"
야요이 "치하야 씨의 잘못이 아니잖아요!"
치하야 "아냐... 아냐..."
치하야 "이번에는... 이번만큼은 내가 모든 것을 잘못한거야..."
치하야 "이런 내가 자연스럽게 아이돌 활동을 계속 할 자격도... 평온하고 무탈한 삶을 보낼 자격도... 하루카의 앞에 설 자격도 없어..."
치하야 "아이돌 활동은 고사하고... 일상생활마저 제대로 못하게 된 하루카를... 마지막의 마지막 벼랑에서 내몬 내가... 무슨 염치로 그럴 수 있다는거야...?"
야요이 "윽... 이 바보!" 벌컥!
철썩!
치하야 "...아..."
다른 사람도 아니고 야요이 짱이라, 동료들에게 얘기하면 열이면 열 뭔가 잘못 봤을거라고 웃어넘겼을 법한 일이 눈앞에서 벌어져 나 역시 할 말을 잃어버린다. 야요이 짱에게 뺨을 맞은 치하야 짱 역시 당황한건지 눈이 휘둥그레진 채 말을 잃는다.
* +1~3 야요이의 말
목소리가 갈라져 나와요. 노래를 부를 때도 이렇게까지 크게 소리친 적이 없었는데, 오늘따라 정말 해본 적 없는 일을 여러번 겪게 돼요.
치하야 "...타카츠키 양?"
야요이 "치하야 씨는 정말로 답답한 바보라구요! 왜 그렇게 자기 탓만 하는건가요? 왜 자꾸만 혼자 아파 하는건가요?"
아즈사 "야요이 짱..."
야요이 "하루카 씨가 치하야 씨가 이러는걸 원할거 같아요? 알면 어떤 얼굴을 할거 같아요? 다 알고 있잖아요! 그 때 그 일을 겪고도 모른다고 말할 셈인가요!"
치하야 "아냐... 그 때랑은 달라..."
야요이 "우스운 얘기 하지 말아요!"
아파요. 하루카 씨에 대해, 치하야 씨에 대해 생각할수록, 말할수록 더 가슴이 아파져요.
하지만 이대로 이야기가 끊어지면, 가슴 속에 영원히 묻혀버릴 이야기를, 다시는 꺼내지 못하게 될 이야기를 애써 쥐어짜 목을 넘겨 뱉어내요.
야요이 "치하야 씨는 하루카 씨가 그렇게 될 거라고 알고 있었나요? 아니잖아요! 이 일을 치하야 씨가 원했나요? 아니잖아요! 왜 자꾸 자기 탓만 하는거에요! 치하야 씨가 정말, 정말로 바랬던건!"
야요이 "그저, 그저 하루카 씨의 곁에 있고 싶었던 것 뿐이잖아요!!!"
눈 앞이 흐려져요. 저를 바라보는 치하야 씨도, 옆에 선 아즈사 씨도, 흐려서 보이질 않아요.
야요이 "... 왜 전부 자기가... 자기가 잘못했다고만 하는거에요..."
야요이 "좋아하는 사람 곁을 지키고 싶은게 그렇게... 그렇게 잘못인가요...?"
야요이 "...어째서... 으... 흑..."
이젠 안될거 같아요. 눈은 흐려지고 목은 잠겨들어가고 숨은 가팔라져서 더이상 생각조차 할 수가 없어요...
아즈사 "응, 그래그래, 진정하렴."
야요이 "흑...우우..."
치하야 "..."
부끄럽게도, 저는 결국 치하야 씨에게 그 무엇도 제대로 해주지 못했어요... 하루카 씨 죄송해요...
아즈사 "...치하야 짱?"
치하야 "...네"
아즈사 "얼굴, 괜찮니?"
치하야 "조금 놀랜것 뿐이에요."
치하야 "...타카츠키 양은?"
아즈사 "지쳐서 그대로 잠들어버렸다고 해야 할려나, 큰 문제는 아닐거라고 생각해. 다만 이대로는 택시라도 불러서 데리고 가야 할 것 같네."
치하야 "...죄송해요."
아즈사 "아니, 내가 미안하지."
치하야 "..."
아즈사 "야요이 짱이 한 말, 나도 공감하고 있단다. 이 일에 잘잘못을 따지기보단, 조금 더 자기자신이 원하는 일에 대해 다가가 보는건 어떨까 하는데."
치하야 "..."
아즈사 "...그리고, 너도 어느 정도는 생각하고 있는게 있을 거야, 하루카 짱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가에 대해서 말이지."
치하야 "...!"
아즈사 "네 탓이 아니야. 단지 너무 서로만을 생각한 나머지 어긋나 버린 것 뿐이라고, 서로가 다치는걸 너무 겁낸 것 뿐이라고, 나는 그렇게 생각한단다."
치하야 "...아즈사 씨를 속이는건 역시 처음부터 무리였네요..."
아즈사 "후훗, 이전부터 이런것만은 민감하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단다♪"
아즈사 "...야요이 짱의 말, 저 아이가 안하던 행동까지 해가며 하고 싶었던 그 말을, 조금만 더 머릿속에 담고 귀기울여주길 바랄께."
...
치하야 "..."
[좋아하는 사람 곁을 지키고 싶은게 그렇게 잘못인가요?]
[서로가 다치는걸 너무 겁낸 것 뿐이라고 생각한단다.]
치하야 "..."
아즈사 "...어머?"
P "...나오셨어요?"
아즈사 "프로듀서 씨? 여긴 어떻게..."
P "리츠코가 얘기해줬거든요."
아즈사 "아..."
P "야요이까지 같이 왔었던 거군요."
아즈사 "네, 이 앞에서 같이 만나서..."
P "야요이는... 자는 건가요? 제가 업을께요."
아즈사 "아, 감사해요."
P "..."
아즈사 "..."
타박 타박
아즈사 "치하야 짱과 있었던 일, 물어보지 않으세요?"
P "말하고 싶지 않다면, 억지로 물어보진 못하겠네요."
아즈사 "후훗, 궁금하시면서, 그렇게 걱정돼서 여기까지 오셔 놓고서."
P "..."
아즈사 "...조금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거에요."
아즈사 "안타깝게도 저 아이에겐, 이번 일은 조금 다를 지언정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P "..."
아즈사 "그럼에도, 그 경험 덕분이라고 표현해도 될런지 모르겠지만, 이번에도 일어설 거라고 믿어요."
아즈사 "치하야 짱은 강한 아이니까요."
P "...그런가요."
아즈사 "...야요이 짱이 잘 해줬어요."
P "...그렇군요."
타박 타박
아즈사 "...프로듀서 씨."
P "네."
아즈사 "...자신이 없어져요."
P "...그 말은?"
아즈사 "모두의 언니 노릇을 제대로 할 자신이 없어져가요."
아즈사 "방금 전에도, 결국 야요이 짱이 해준 말들이 아니었으면, 전 이번에도 어김없이 치하야 짱에게 수박 겉핥기 같은 단순한 설교밖에는 하지 못했을 거에요."
P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시는건가요?"
아즈사 "늘 그랬으니까요."
아즈사 "언제나 두루뭉실하게, 아무런 주장도 제대로 내뱉지 않고, 그저 자기 상관할 바가 아니라는 듯이 말이죠"
P "아즈사 씨."
아즈사 "언제나 헤매기만 하고 모두에게 방해만 되고 도움은 주지 못하는 저는..."
P "아즈사 씨."
아즈사 "..."
P "그런 말은 하지 말아 주세요."
아즈사 "..."
P "모두가 함께, 그것이 765 프로죠? 그런데 아즈사 씨가 혼자서 힘들어 하면서 그런 약한 말을 한다면, 저희들도 또 슬퍼질 거라구요?"
아즈사 "...그럴까요?"
P "네, 분명히."
P "그리고 하루카와 치하야가 괴로워 하는 모습에 함께 슬픔을 나눌 수는 있겠지만, 거기에 빠져서 덩달아 괴로워 하는건 그 아이들도 원하는 바가 아닐 거에요."
P "그러니까, 더 의지하면서, 모두 함께 나가도록 하죠. 저 두 사람이 저희 곁에 돌아올 때까지 자리를 지키고 기다리도록 하죠."
아즈사 "...그렇, 군요, 그런 거겠죠?"
P "네."
P "...그리고, 감사합니다." 꾸벅
아즈사 "엣..."
P "제가 지켜줬어야 할 두 사람에게, 제가 했어야 할 일을, 제가 하지 못했던 일들을, 아즈사 씨도, 야요이도, 다른 사람들이 모두 해주고 있어요."
P "저야말로 프로듀서로써 자격이 없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아즈사 "...후훗."
P "..."
아즈사 "프로듀서 씨, 그대로 돌려 드릴께요."
아즈사 "모두가 함께, 765 프로의 모두가 함께 헤쳐나가야 할 일을 너무 혼자서 머리 싸매고 고민하지 말아 주세요."
아즈사 "모두에게 조금씩 나눠서, 혼자선 하지 못할 일을 해결해 나가요."
아즈사 "그것이 동료, 그것이 765 프로니까요."
P "...그렇네요, 제가 방금까지 한 얘기들을 저 자신이 어기고 있었던 거군요."
아즈사 "그런거에요♪"
P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꾸벅
아즈사 "어머... 조금 부끄럽네요...//"
P "...그런..."
(잡담) ...이제 어찌해야 할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