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제 벌은...]
P는 침을 꿀꺽 삼키며 모모카의 다음 말을 기다린다. 그러자, 지하실의 문을 쾅하고 여니 뭔가 비쳐보이는 속옷과 함께 커다랗지만 낡아빠진 곰인형을 들고 온 모모카가 모습을 보인다.
"오라버니는 저와 동침을 하는 것이에요-!!"
뭔가 엄청 흥분한 목소리와 표정으로 소리친다. 생각했던 것 보다 약하지만 충분히 위험하다. P의 여성공포증의 원인이자 지금은 단순한 공포의 대상인 모모카가 달려들어 붙는다면 아마 자신은 버티지 못할 것이다. 마코토 때처럼 다시 한 번 심정지가 일어날 것이다.
하지만 모모카는 그 딴 것 신경도 안 쓸 것 같다. 죽여서라도 같겠다는 생각은 아마 지금의 모모카에게 무척 잘 어울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는 침착하게 상황을 파악한다. 무척 위험한 상황이지만 거꾸로 말하면 지금 자신과 같이 자기 위해 창살의 문을 연다는 소리가 되지 않는가? 그렇다면 오히려 탈출의 기회가 더욱 커진다. 지금 자신의 몸을 옥죄는 것은 수갑 밖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1~50 수갑을 이용해서 모모카의 목을 조른다.
51~100 모모카에게 몸통박치기로 기절시킨 뒤 빠져나간다.
"오라버니랑 같이 자는 거라니, 정말 오랜만이네요~"
모모카는 그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기분 좋은 표정을 짓는다. 모모카가 뒤를 돌아서자, P는 심호흡을 길게 한 뒤에
"모, 모모카-!"
떨리는 목소리로 여동생의 이름을 부른다. 그 순간, 오랜만에 듣는 사랑하는 오라버니의 목소리로 자신의 이름을 불러준 것이 너무나도 기쁜 나머지 모모카는 밝은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그 순간, 눈에 보인 것은
"오라...!!"
"봄버-!!"
퍼억-!
P는 미식축구라도 하듯 모모카에게 달려들며 그대로 모모카의 복부를 향해 어깨를 부딪힌다. 장비도 없는 그것도 작은 체구의 여자아이는 비록 신장이 작지만 어느 정도 건장한 남성의 몸통 박치기를 받고 제대로 버티기 힘들다. 모모카는 그대로 순간적 호흡곤란과 함께 충격으로 인해서 철창에 쾅하고 부딪힌다. 머리가 부딪히고 뇌진탕에 걸려 그대로 풀썩 쓰러진다.
어쩌면 너무나도 잔인한 짓을 한 것이 아닐까, 생각도 들지만 이곳에서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P는 모모카를 내버려두고, 철창을 빠져나가 지하실의 문을 열고 지상으로 향한다.
한편, 그 시각 765 사무소는...
+1~5까지 765사무소의 상황과 함께 주사위. 콤마와의 값이 가장 큰 차이가 나는 것을 채택
765 사무소에서는 퇴원한 마코토와 미키가 겁에 질린 채 초조해하고 있다. 특히 눈 앞에서 P를 잃은 마코토의 증상이 너무 심각하다. 동공은 풀린 지 오래고, 손가락과 다리는 가만히 있지 못한 상태.
사실 며칠 더 입원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무리하게 퇴원한 것이다. 그것을 알지만 막지 못한 아카바네와 리츠코 또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P를 구하기 위해서는 무려 그 사쿠라이 대기업으로 쳐들어가야 한다. 문제는 그 사쿠라이 그룹의 영애인 사쿠라이 모모카. 그 아이는 대기업 346프로덕션의 아이돌이다. 만약 이 일이 잘못 되기라도 한다면 약소 사무소인 765사무소는 상당히 위기에 처해있을 수 밖에 없다.
문제는 그것말고도 또 있다. 사쿠라이 저택에 잠입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위험하다. 이오리가 미나세 가문의 사절이라던가 그런 것으로 잠입한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그 다음이다. 사용인은 항상 곁에 두어야 하며, 다른 아이돌들이 활개치며 돌아다닐 수 있는 상황을 만들기는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을 알고 있는지 이오리는 계속 신도와 자신의 아버님과 통화를 하며, 어떻게든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보통 일은 아니다.
"젠장..."
아카바네는 작게 신음소리를 내뱉는다.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지금 마코토와 미키의 정신 상태는 위험하다. 한 명은 자신의 눈 앞에서 납치 당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다른 한 명은 자신의 은인을 잃었다. 정신적 지주를 잃은 셈이다.
다른 아이돌들도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각자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그 시끄러운 후타미 쌍둥이들도 조용히 하고 있으며, 햄조 또한 얌전히 있다.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
달칵 끼이이익
정적을 깨고 사무소의 문이 열린다. 모두의 시선이 그 쪽으로 향해 갔지만...
"99nights~♪ 흐흐흥~♪ 아~ 오랜만의 녹음은 너무 재밌네요~"
녹음하러 갔다가 이 모든 사실을 아무것도 모르는 코토리와 마주쳤다. 병문안을 마치고, 녹음을 하러 간 것이다. 그러니 사무소의 상황을 알턱이 없다. 아카바네도 경황이 없어 연락을 취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사무소의 분위기가 어수선하다고 느낀 코토리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피요? 왜 그러세요, 모두?"
"아, 아무것도...아니...큰일이에요. P씨가..."
"피요? P씨? 아, 그러고 보니 방금 근처에서 P씨랑 닮은 사람을 봤어요. 환자복을 입었는데 손에 수갑이 채워져 있어서 정신병원 같은 곳에서 탈출한 것이 아닐까 싶었..."
코토리의 말에 마코토와 미키가 정신이 번쩍든다. 그리고는 마코토는 소파를 박차고 코토리의 어깨를 꽉 잡으며
"코토리씨!!"
"피, 피욧?! 마, 마코토쨩?! 어째서 여기에 있는거야?!"
"그것보다도 P씨가! P씨가 있었다고요?!"
당황해 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며
"으응...버스를 타고 오느라고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지만...지금쯤 병원에 있어야 할 P씨가 왜 여기에 있는 걸까 싶었지."
"거기 어디에요?!"
"녹음현장에서 사무소까지 오는 길에 보였던 크레이프 가게 앞에서...피요? 다들 왜 그래요?"
코토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마코토는 자리를 박차고 그 자리로 뛰어가기 시작한다. 이에 질세라 미키도 후들거리는 다리를 붙잡고 달려가기 시작한다.
"나도 같이 가는거야-!!"
"어, 어이-!! 기다려!!"
상황이 심각해진 것을 눈치챈 리츠코가 두 사람을 쫓아가고, 나머지 사람들도 쫓아가려는 찰나
"아, 프로듀서씨랑 나머지 아이들은 여기에 있어주세요! 제가 해결할게요!!"
"아, 응!"
리츠코는 아카바네에게 말을 남기고 쫓아가기 시작한다.
어떻게든 탈출에 성공한 P는 서둘러 765로 뛰어가고 있었다. 양쪽 손의 수갑은 어쩔 수 없고, 선글라스도 없는 상태이지만 지금 그 딴 것이 대수랴...어찌됐든 모모카 곁을 빨리 벗어나야한다.
"허억- 허억- 그, 그런데.......!!"
휙. 골목을 나서는 그는 침을 삼키며 식은 땀을 흘린다. 거리는 한산했다. 아무도 없었다. 마치 이 세계에서 자기만 남은 것 같은 기분...
"그리고 아까부터 느껴지는 이 기분..."
독사에게 노려지는 생쥐. 지금 P의 기분이다. 여성공포증으로 인해서 다른 사람들보다 신경이 예민한 P이다. 또한 평소 맥박이 약했던 그는 지금 맹렬히 뛰고 있다. 방금 전까지 뛰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이 기분은 말그대로 노려지는 느낌.
뭔가가 자신을 노리고 있다. 그래...
"모모카...!!"
으득 하며 이를 꽉 깨문다. 확실히 사쿠라이 가의 힘을 이용한다면 가능하다. 주위의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을 감시하게 만드는 것쯤은...
"너는 끝까지 나를 벗어나게 두지 않는 거냐...!"
그리고 다시 걸어가려는 찰나, 한 가게에서 문이 열렸다. P는 본능적으로 주춤 거렸지만 가게에서 나온 사람들을 보고 두 눈이 커다랗게 떠지고 말았다.
"여~ 잘 지냈어?"
"헤헤...우린 별로인데 말이야?"
미키를 괴롭혔던 양아치 팬 두 명이 모습을 들어냈다. 그리고 못 보던 남성이 카메라를 들고 히죽히죽 웃고 있다. 마치 자신이 여기에 올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말이다.
하지만 P는 그것보다도 다른 것에 생각이 미쳤다. 저 녀석들은 미키를 괴롭힌 녀석들이다. 미키를 괴롭게 만든 녀석들이다. 미키가 반짝이지 못하게 만든 녀석들이다...
P는 그 생각만이 몸을 가득 채우고 있다. 자신을 욕하는 것은 상관없다. 하지만 그 아이를, 미키를 욕 보이게한 저 자식들은 용납 못한다.
그리고 용서 안 한다.
"마침 기분도 별로 였는데 잘 됐네..."
P는 수갑을 찬 상태로 가볍게 통통튀면서 입을 열었다.
"덤벼, 새끼들아..."
"밟아!!"
카메라든 남성이 소리치자, 양아치 팬들이 P에게 달려들었다. P는 양손이 구속된 상태, 그러니 쉽게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이건 패널티 수준도 안 된다고!!"
P는 그대로 몸을 돌리면서 한 남성에게 돌려차기를 날렸고, 그 충격으로 남성이 넘어지면서 옆의 남성도 같이 넘어졌다.
이후 P는 난간을 발로 밟고 뛰어오르더니 그대로 양아치 넘어져 엎어져 있는 양아치 팬들의 뒤통수를...
"맛있으니까 괜찮아-!!!"
콰득 소리와 함께 내리 찍었다. 그렇다. 내리 찍었다. 바닥에 묻힌 남성들의 얼굴에서는 푸확하며 피가 터져나갔고, 그 모습을 찍던 카메라맨은 겁을 먹은채 뒷걸음 친다.
P는 가볍게 목을 흔들더니만
"나를 감시하라고 보낸 사람이 누구인지 말 안 하면 10대 때릴 거 11대로 늘리고, 말하면 10대 때릴 거 9대로 줄여주마."
"그, 그게...!!"
카메라맨은 우물쭈물하면서 가게 안으로 시선을 돌린다. 아무래도 가게 안에 있는 모양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P는 그대로 달려들어 카메라맨의 얼굴을 향해 드롭킥을 날린다.
역시나 퍼억하는 소리와 함께 미끌어지고, 카메라는 손에서 놓쳐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달아놔. 사쿠라이 이름으로."
그리고 P는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주사위 시간
1~20 위가 쓰라린 전개
21~40 위가 아픈 전개
41~60 위에 염증 생기는 전개
61~80 위에 구멍 생기는 전개
81~99 위가 녹아내리는 전개
100 작가 좀 죽이고 와도 될까요?
"흐음..."
가게는 평범한 패스트푸드 점...이어야 할 곳이었다. 점원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아무도 없고, 대신 근처의 테이블에는 우아하게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있었다. 입고 있는 옷하며 분위기까지, 패스트푸드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 여성을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쫙 둘러싸고 있다. 남자도, 여자도 다양한 사람들이 여성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여성은 우아하게 컵을 내려놓으며 차가운 미소와 함께 P를 노려본다.
"오랜만에 보는 구나, P"
"어머니...!!"
떨리는 손을 참아본다. 자신을 여성공포증으로 몰아넣은 실질적 원인 중 한 사람. 사쿠라이 히미코. 사쿠라이 P의 어머니이다. 히미코는 쓰고 있는 안경을 슬쩍 내리면서 계속 입을 열었다.
"그래서 기분은 어떻니?"
"상당히 엿...같네요..."
"호오..."
히미코는 P의 말에 재미있다는 듯이 웃으면서 컵을 들어올린다. 그러자, 옆에 있던 여성이 들고 있던 주전자에서 뜨거운 커피를 따른다. 그 모습을 P는 이상하게 여기기 시작했다.
커피나 홍차 같은 것은 항상 적정 온도를 유지하며 우아하게 마시던 인간이 저렇게 뜨겁게? 도대체 무슨 의미라도 있을까?
그러나 P의 생각이 마치기도 전에 히미코는 웃으면서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얌전히 나의 곁으로 다시 돌아와."
"..."
또 다시 자신들의 장난감이 되어라. 말하는 대로, 명령하는 대로, 그들이 움직이는 꼭두각시가 말이다.
P는 겨우 찾은 이 행복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어느 누가 그러랴? 움직이는 꼭두각시, 생각 없는 마리오네트가 될 바에야 분리해도 거절하겠다.
그렇게 말하기 위해서 숨을 들이키지만...
"아, 혹시라도 거절할 생각은 하지 마렴."
히미코의 말에 히미코의 의자 뒤에 있던 여자 보디가드들이 뭔가를 끌어오기 시작했다. 그녀의 모습을 본 P는 공포와 놀람에 두 눈이 크게 떠지고 말았다.
"리츠코씨!!!"
아키즈키 리츠코. P의 직장 상사.
그녀의 단정했던 머리는 잔뜩 헝클어지고, 한쪽 안경은 깨졌다. 맞았는지 한 쪽 볼은 붉게 부어있었고, 손은 뒤로 묶여 있는 상태. 입에는 손수건 같은 걸로 재갈까지 씌웠다.
그런 리츠코는 공포심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면서 P를 쳐다본다.
그녀가 어째서 여기에 있는 거지? 어째서 이런 곳에 있냐는 말이다...! P는 머리를 풀로 회전 시키지만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는다. P의 끙끙 거리는 이유를 알고 있는 히미코는 후훗하며 웃으며
"모모카를 통해서 너의 근무처를 알아냈지. 그리고 감시하던 중에서 왠 여자 셋이 뛰쳐 나오더라고? 검은 머리의 남자 같은 애랑 갈색 단발 머리의 여자애, 그리고 이 여자..."
마코토랑 미키! 설마...!
"마코토랑 미키에게 무슨 짓을 한거야!!!"
P는 참지 못하고 버럭 소리를 지르지만, 히미코는 여전히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아직은 아무 짓도 안 했어. 그렇지만 네 선택에 따라서 달라지겠지? 혹시 이 소리 들리니?"
"소, 소리?"
히미코가 귀에 손을 대며 소리를 듣는 척 하지만 P에게 들리는 소리는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히미코는 눈치채지 못한 P가 웃겼는지 풋하고 웃으며
"춥다고 난리인 꼬맹이가 두 명있구나-! 확실히 고기패티하고 같이 있으면 냄새도 많이 나겠네?"
"고, 고기 패티라니 무슨...!"
그 순간, P의 눈에 띄인 것이 있다. 커다란 냉장고. 그리고 그 냉장고 주변에 남성 한 명이 우뚝 서있다.
설마...!
"이 귀여운 아이들이 많이 춥나보네?"
힐끗. 히미코가 눈짓을 하자 냉장고 앞의 남성이 고개를 끄덕이고 냉장고 문을 열었다.
제발 아니어라, 아니어라, 아니어라! 심장이 쿵쾅쿵쾅 뛰고, 식은 땀이 흐른다. 동공은 크게 떨리고 몸은 부들부들 떨린다.
여성 공포증의 영향이 아니다. 공포심에 의해 떨리는 것이다. 설마...
그리고 남성이 꺼낸 것을 보자, P는...
"미키!!!!!! 마코토!!!!!!!!!!"
차갑게 얼어있어 제대로 눈도 뜨지 못한 자신의 아이들을 보며 오열짓기 시작한다.
P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미키와 마코토는 부들거리는 몸을 움직이며
"프, 프로듀서...?"
"프로듀서...차, 찾은 거야..."
냉장고 앞 남성은 두 사람의 머리끄덩이를 잡고 히미코의 다음 명령을 기다린다. 오히려 그것이 P의 분노를 건드리게 되고
"이 새끼, 뭐하는 짓이야-!!"
몸이 여성 공포증을 망각한 채 히미코를 향해 소리를 지른다. 히미코는 여전히 웃으면서
"어이쿠, 놀래라~!"
뜨거운 커피를 고의적으로 리츠코의 맨다리에 붓기 시작한다. 리츠코는 고통에 두 눈이 커다랗게 떠지면서 괴로운 신음 소리를 내뱉는다.
"으으으으읍-!!"
그러나 그 소리는 입에 물린 재갈에 묵히고 말았다.
"다, 당신!! 뭐하는 짓이야!!!"
P는 히미코에게 달려들려고 했지만 히미코는 커피를 리츠코의 머리 위로 올리더니
"다시 놀라게 하려는 거니, P?"
그리고 차가운 미소를 유지한다. P는 움찔거리지만 그래도 멈춰서서 으득하며 이를 간다.
그 모습이 재미있는지 히미코는 배를 잡고 깔깔 웃어댄 뒤
"자, 그래서...어떻게 할래? 얌전히 따라올거지?"
"...그 사람들...그 세 명을 무사히 풀어줘..."
P는 자신이 졌다는 것을 알게 되고, 어깨를 추욱 내린다. 하지만 히미코가 원하는 것은 P를 진정으로 꺾어내리는 것.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부탁합니다는?"
"..."
그러나 히미코가 눈치 채지 못한 것이 있다면, P는 이미 한 명의 프로듀서다. 아이돌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P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바닥에 머리를 박는다. 그리고 소리친다.
"저를 거두어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그래, 알겠어. 너는 다시 나의 것이 된 거야..."
히미코는 기분 나쁘게 웃고 뒤의 남성에게 시선을 돌린다. 남성은 고개를 묵직하게 끄덕이더니 잡고 있는 머리를 놓는다.
털썩하며 두 사람은 그 자리에서 쓰러지게 되고, 리츠코도 겁 먹은 눈동자로 P를 쳐다보지만 P는 여전히 도게자의 자세를 유지한다.
하지만 리츠코는 들었다. 그리고 보았다. P가 도게자를 하면서도 죄송하다고 하는 중얼거림을, 그리고 굵은 눈물들을...
한편, 그 시각 765프로덕션에서는 리츠코들의 상황도 모른 상태에서 그저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리츠코는 없지만 류구 코마치의 일을 해야하는 지라, 이오리, 아미, 아즈사는 하는 수 없지 촬영현장으로 향했고, 아카바네와 코토리만이 남은 아이돌들을 진정시키고 있다. 특히 야요이는 어린 나이에 꽤 큰 충격을 받았는지 계속 울고 있다.
타카기 또한 답답한지 사장실에서 조용히 있을 뿐이다. 일이 어쩌다가 이렇게 된 것일까...사쿠라이라는 이름을 봤을 때 의심을 했어야 했던건가? 아니면...
도저히 답을 찾지 못해 옛 친구이자 지금의 라이벌이었던 쿠로이에게 전화를 건다. 이 사람이라면 제대로 답변을 줄 수 있을까...
"후우..."
타카기가 괴롭게 한숨을 내쉬고 있던 도중 갑자기 바깥이 소란스럽다. 무슨 일인가 싶어, 바깥으로 나가 보니 아카바네를 한 여경이 제압하고 있었다.
여경은 귀여워보이는 외모와 체격과는 달리 살벌한 표정을 지으면서 아카바네를 벽으로 밀어붙히고, 수갑을 채운다.
"당신들을 납치 현행범으로 체포하겠습니다."
"다, 당신들이라니...오, 오토나시양?!"
"사, 사장님...!!"
코토리 또한 잘 생긴 경찰관에게 붙잡힌 채 수갑이 채워졌다. 남성 경찰관은 차가운 눈빛으로 코토리를 바닥에 눕히고, 타카기를 향해
"당신이 타카기 준지로 맞습니까?"
"마, 맞는데 무슨 일인가...!"
"당신들 765프로덕션 전원 사쿠라이가 장남 사쿠라이 P를 납치 및 세뇌 시켰다는 연락을 받고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얌전히 동행하신다면 저 사람들처럼 거친 수단은 쓰지 않겠습니다."
"그, 그게 무슨...!!"
그리고 고개를 돌리자, 아이돌들이 경찰들에 의해 눕혀져 수갑이 채워지고 있었다. 아카바네를 제압한 여경 또한 일어나서 타카기에게 향하더니
"자, 얌전히 잡히라고."
"사나에 선배, 제가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 사나에 선배는 나머지를..."
"히데오. 이미 처리할 건 다 처리했어. 그리고 보스를 잡는 것이 후배 앞에서 체면도 서잖아?"
두 경찰관의 잡담 사이에 낀 타카기는 그저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얌전히 손을 내밀었다. 예상외로 고분고분한 모습에 두 사람은 시큰둥하다는 듯하지만 수갑을 꺼내든다.
"사, 사장님!"
"진정하게, 아카바네군!"
"윽..."
오히려 아카바네에게 소리를 지르며 얌전히 수갑을 받으려는 찰나
"혹시나 해서 묻겠네. 신고한 사람의 이름을 알 수 있겠나?"
"하아? 그게 무슨..."
사나에라는 여경은 '이 인간이 뭐 잘못 먹었나?'하는 표정을 짓지만 헛기침을 한 번 쉬더니
"피해자의 여동생이 신고했습니다. 자, 사쿠라이 P는 어디있죠?"
사나에의 말에 타카기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나지막이 답했다.
"내 동료들이 데려올걸세..."
"동료?"
히데오는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별 거 아니겠지 싶어 그대로 타카기와 모두를 연행했다.
한편, 지금의 모든 대화는 타카기가 잡히기 직전, 전화를 끊지 않은 쿠로이 사장에게 모두 전해졌다.
"타카기 녀석...비열한 녀석이지만 납치를 벌일 놈은 아니야. 그보다도 사쿠라이라면 그 사쿠라이인가..."
흐음 하며 칵테일을 한 잔 비운 쿠로이는 씨익 웃는다.
"자네, 나한테 빚졌네, 타카기...765는 밉지만 그 아이돌들은 원석이니까 말이야...!!"
"그렇다면..."
우선 타카기를 돕겠다고 했으면 처음 할 일은 간단하다. 아이돌들의 신변 보호. 운이 좋게도 오늘 류구 코마치가 일하는 곳은 자신의 딸이 시이카도 함께 일하고 있다. 시이카가 당연히 몇 수는 위일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여기서 눈도장을 찍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쿠로이는 시이카의 경호원에게 전화를 건다.
[네, 사장님. 무슨 일이시죠?]
"그래, 시이카는 잘 하고 있겠지?"
[네. 아가씨는 이상 없습니다. 지금 765의 아이돌들과 대화를 하고 있습니다.]
"대화라고? 내가 그런 것을 허락한 적이 없는데..."
[아가씨께서 꼭 한 번 만나고 싶다고 하셔서...]
"흠..."
오히려 잘 된 일이다. 쿠로이는 시이카를 지키면서 765의 아이돌들도 지키라고 전한 뒤, 그녀들의 프로듀서인 아키즈키에게 자신에게 전화를 걸라고 명령했지만...
[아키즈키 프로듀서는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뭐...? 그럴리가..."
그 여성 프로듀서, 겉보기에는 그래도 언제나 성실하게 일했는데 자리에 없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그렇다면 분명 뭔가가 있겠...
쾅
"어이, 아저씨!!"
961프로, 쥬피터의 아마가세 토우마가 사장실의 문을 박차고 들어온다. 헉헉 대면서 숨을 고르고, 땀 범벅인 것이 심상치 않은 상황이라 판단된 토우마는 숨을 삼킨 뒤
"무슨 소란이냐, 토우마."
"크, 큰일 났어! 765네 아이돌들이 지금!!"
"뭐?!"
토우마의 말에 쿠로이도 사장실을 나간다. 사장실 앞에는 토우마의 동료인 후쿠토와 쇼타가, 각각 기절한 미키와 마코토의 상태를 살피느라 안절부절인 상태고, 리츠코는 근처의 의자에 몸을 기대고 있다. 망연자실 표정과 다리에 입은 끔찍한 흉터.
분명 뭔가가 있다고 판단한 쿠로이는 리츠코의 어깨를 꽉 붙잡는다. 그럼에도 리츠코는 별 미동도 하지 않는다.
"어떻게 된 것이냐, 애송이 프로듀서!"
"자, 잠깐, 아저씨! 그 사람 다쳤어!"
"애송이 프로듀서, 잘 들어라!!"
토우마의 만류에도 쿠로이는 버럭 소리를 치며
"지금 타카기를 포함한 너희 사무소가 무너지려고 하고 있어! 이것을 막아야 한다!! 어떻게 된 거지?! 무슨 일인지 말해라!! 너희 같은 원석을 썩히게 할 수 없어!!"
"...우, 우리 사무소가...무, 무너져...?"
그제야 리츠코는 고개를 들며 쿠로이를 쳐다본다. 쿠로이는 다급한 목소리와 표정을 지으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해 보거라, 애송아. 이 아저씨가 해결해주마."
그리고 시간이 흘러 그날 저녁. 유치장에서 765의 아이돌이 흐느끼고, 프로듀서가 그것을 어찌저찌 정리하는 동안, 타카기는 그저 조용히 생각에 잠긴다. 타카기의 그런 모습이 아카바네는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지금은 아이돌들이 더 문제다.
그렇게 아이돌들을 달래던 중
끼이익
"이, 이거 죄송하게 됐습니다, 765의 여러분들..."
"에...?"
"응?"
아까 전 자신들을 잡으러 왔던 사나에와 히데오가 유치장의 문을 열어주며 고개를 꾸벅 꾸벅 숙인다. 그 모습은 마치 사죄를 하려는 모습과 같았다.
당황해서 상황을 살피던 아카바네와 달리, 타카기는 여유롭게 일어나 두 사람을 보며
"말해주겠나? 내 동료가 데려온 것이 무엇인지..."
"도, 동료라면..."
아카바네가 상황 정리가 되지 않는 사이에 두 경찰 뒤로 낯 익은 등이 눈에 띄였다. 765의 라이벌인 961프로의 사장...
"쿠로이 사장님?!"
"위~ 오랜만만이군, 풋내기. 예상외로 유치장이 무척 잘 어울리네."
설마 타카기는 이 모든 것을 계산 했다는 건가? 그래서 그렇게 여유로웠고?
"쿠로이. 상황을 설명해주겠나?"
"일단 자네 소속의 류구 코마치는 전부 신변은 안전해. P라고 하는 사내를 찾으러 간 녀석들은 지금 병원에 입원중이고."
"세, 세 사람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가요?!"
아카바네가 다급하게 소리치지만 쿠로이는 헛기침을 한 뒤에
"그만. 말로 할 상황이 아니야. 그녀들에게는 풋내기가 가보도록 해. 아이돌들의 신변은 이 경찰들이 지켜주기로 했고 말이야."
쿠로이가 스윽 쳐다보자, 사나에와 히데오는 경례 자세를 취한다. 정말 든든하기 짝이 없는 조합이다. 그건 둘째치더라도
"그럼 이게 어떻게 된 것인지..."
"그 미친 사쿠라이 히미코가 벌인 짓이야."
"사쿠라이라...젊었을 적 우리를 그렇게 괴롭히고도 아직도..."
"그녀에게는 여흥이었겠지만. 어쨌든 난 내 능력을 힘껏 발휘해서 사쿠라이를 공격할 생각이네. 자네는 어떻게 할 거지?"
쿠로이가 손을 뻗으며 건네는 제안에 타카기는 씨익 웃으며
"나도 돕도록 하지!"
그 손을 맞잡는다.
쿠로이와 타카기가 모종의 준비를 하는 사이, 사쿠라이 가문에서는 P가 여동생에게 농락당하고 있었다. 아니, 이것을 농락이라고 비유하기에는 너무 무겁다.
"자, 오라버니~ 저 엄청 아팠답니다~?"
"으그그...!"
"뭐라고 말 좀 해보세요!!!"
퍼억
"커흐흑-!!"
"아아~ 그렇게 눈물과 침을 흘리시는 오라버니...내 발 밑에서 꿈틀 거리는 오라버니가 너무 귀여워요...!!"
그야말로 장난감 취급, 인형 취급. P의 사지를 뒤로 묶은 상태에서 입에 재갈을 씌운다. 입고 있던 옷도 전부 벗기고 옷이라고는 달랑 팬티 한 장만 입힌 상태에서 모모카는 P를 계속해서 장난감 취급을 당하고 있다.
하지만 P는 반항할 수도 없다. 만약 함부로 반항하면, 마코토와 미키, 그리고 리츠코까지. 모두 어떻게 될 지 장담 못한다. 그렇기에...
"자, 오라버니? 슬슬 다음 일과랍니다?"
모모카는 P의 재갈을 풀어주고 그 위로 자신의 맨 발을 내민다. 굴욕적이지만 P는 모모카가 하고 싶은 말을 잘 알기에 혀를 내밀고, 모모카의 발을 핥는다. 발가락 사이사이에 발등과 발바닥, 복숭아뼈까지...
"우후훗- 간지러워요, 오라버니~"
그렇게 말하면서 발을 치우지 않는다. 오히려 발을 더욱 들이대기 시작한다. P는 묵묵히 그녀의 발을 핥는다.
한참을 여동생의 발을 핥은 뒤 모모카가 발을 치우자, 이제야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모모카는 계속 흥분이 가득찬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들어주세요, 오라버니."
"뭘 하려는 거야. 치마까지 그렇게 올리고"
퉁명스럽게 따져보지만 문답무용. 모모카가 싸늘한 눈빛을 눈치챈 주위의 다른 메이드들이 P의 몸을 세우고 고개를 강제로 들게 만든다.
"크윽...뭐, 뭐하는 짓이야!?"
여성 공포증 탓에 몸이 떨린다. 금방이라도 정신을 잃을 것 같다. 하지만 참아야 한다. 견뎌야 한다. 아이돌들을 위해서...
그러나 그런 P의 각오를 짓밟기라도 하듯 모모카는 히죽히죽 웃으며 자신의 속옷을 살짝 내리더니
"'제거'라는 마킹이 필요하니까요."
"뭐, 뭐...!? 그, 그만, 우으읍!?"
P의 입은 모모카의 하반신에 막혀졌고, 곧이어 P의 얼굴은 노폐물로 뒤덮여졌다.
그 시각 일을 해보려던 미나세 회장은 업무를 보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신도. 일은 어떻게 되고 있지?"
"무사 진행 중입니다."
"그래. 잘하고 있어."
그 미웠던 사쿠라이를 일망타진할 기회다. 이런 기회 자주 오지 않는다.
하지만 그 생각은 상대도 같이 한 모양이다.
피윳
"응?"
"회장님?"
"방금 목에 뭔가가..."
회장이 뒷목에 손을 가져다댐과 동시에 회장의 시야가 땅으로 떨어진다. 정확하게는 회장의 목이.
떨어진 목은 바닥에 뒹굴었고, 잘려진 곳에서는 피가 뿜어져 나왔다.
"회장님!!!!!!!!!"
신도가 옆에 있었음에도, 미나세 회장은 어처구니 없이 목이 잘려 쓰러졌다.
+5다음 상황
@ -1 뒷목 잡고 쓰러지라고 해서 앵커대로 했어요. 살아있다는 말 한 마디도 없잖아요.
모모카가 P를 즐기는 한편, 히미코는 자신의 방에서 우아하게 차를 즐기고 있다. 그녀가 마시는 차는 P를 구타할 때 생겨난 피와 눈물. 그녀에게 있어서 그것은 정말 최고의 차다.
"후우...그래서, 임무는 무사히 맞췄지?"
달그락 거리며 잔을 내려놓자, 어둠 속에서 누군가가 나타났다. 새하얗고 아름다운 짧은 백발을 한 아름다운 미소녀. 그녀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히미코는 그녀의 뺨을 만지며
"정말 훌륭해. 이미 무너졌다고는 하지만 역시 KGB의 요원 다워!"
구 소련의 정부기관인 KGB는 이미 무너졌다. 그러나 그 혈통은 아직도 흐르고 있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그들만의 세계를 만들고 이따금 활동하기 위해 바깥으로 나온다. 그녀는 KGB 소속 암살자, 아냐스타샤 소위다.
"아냐스타샤, 너 덕분에 그 얄미운 미나세 회장을 죽이는 것이 가능했어. 그렇지만 아직도 P를 노리는 나쁜 녀석들이 많단다? 그러니 잘 알고 있겠지?"
아냐스타샤는 히미코의 말에 고개를 가볍게 끄덕인다. 일본어를 알아들을 수는 있어도 말할 수는 없다. 말하려고 하면 자신도 모르게 러시아 어가 튀어나오니까. 그러니 그녀는 행동으로 대답하는 것이 일상화 되어있다.
아냐스타샤의 대답에 흡족한 히미코는 그녀의 뺨을 계속 어루만지며
"성공만한다면 네가 원하는 '보수'를 줄 수 있어."
흘깃. 시선을 돌린다. 시선을 돌린 곳에는 감시카메라를 확인할 수 있는 여러 TV가 있었다. 그 TV화면에는 모모카와 노는 P의 모습이 찍히고 있지만 다른 TV에서는 갈색의 긴 머리의 여대생이 벽에 묶여 있는 상태로 축 쳐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것에 아냐스타샤는 주먹을 부르르 떨지만 히미코는 히죽히죽 웃으며
"걱정마. 아직 아무런 해코지도 하지 않았어. 그저 기절만 했을 뿐이야. 하지만 만약 네가 실패라도 한다면..."
히미코는 히죽히죽 기분 나쁘게 웃으며 P쪽을 향하더니
"새로운 장난감이 생겨날거야~ 알고 있지?"
그 말에 아냐스타샤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자신의 다음 임무를 향해 그림자 속으로 사라진다. 한편, 히미코의 탁자 위에는 아냐스타샤의 다음 임무이자 다음 사냥감의 사진이 올려져 있다. 우선 자신의 속을 썩이는 쿠로이쪽 부터 해결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제일 좋은 미끼...쿠로이 시이카의 사진이 올려져 있다.
한편, 그 시각...시이카는
"헤헤~ 그렇군요~!"
"정말-! 그렇게 웃을 이야기가 아니라고!"
류구 코마치의 멤버들과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토크쇼가 끝난 뒤, 류구 코마치와 시이카 넷이서 걸즈 토크를 이어서 하는 것이다. 류구 코마치는 모르는 사실이지만 지금 리츠코는 다리에 엄청난 화상을 입어 움직이기 힘든 상황이고, 미키와 마코토는 패스트 푸드 점 냉장고에 갇혀 있었기에 지금 병원에서 치료중이다.
그 사실을 전혀 모르는 류구 코마치 멤버들은 저마다 하고 싶은 이야기에 관해서 떠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 들어온 P에 의해서 생긴 여러 가지 일에 관해서는 몇 번을 얘기해도 지겹지 않을 화제거리일 것이다.
"그렇구나. 야요이쨩은 참 엉뚱한 아이인 것 같네?"
시이카의 말에 이오리는 김샌다는 표정으로
"말도 말라니까? 그 프로듀서가 뭐라고 말하지 않았으면 진짜 위험한 거 인줄 알았단 말이야."
"헤에...응? 잠시만?"
시이카의 가방 안에서 뭔가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
"응? 왜 그래, 시이카?"
이오리가 이상하다는 듯 질문하자, 시이카는 밝게 웃으며
"아냐, 아무것도."
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슬슬 난 일어나야 되겠어."
"어머...무슨 문제라도 있니?"
아즈사가 상냥하게 묻지만 시이카는 싱긋 미소 지으며
"아뇨, 아무것도. 자, 그럼 다음에 보자~"
"응~"
인사를 끝으로 네 사람은 헤어졌다.
961사무소로 돌아가는 도중, 시이카는 잠시 경호원에게 차를 세우게 하고 차 밖으로 나간다. 경호원이 서둘러 그녀를 따라 나서지만
"괜찮아요. 저한테 맡겨 주세요."
시이카는 싱긋 싱긋 웃으며 골목길로 향한다. 그리고 가방 속에서 아까 전부터 빛나던 것을 꺼낸다. 일종의 신호기. 호주에서 살다가 일본에 왔을 때, 일본에서 처음으로 사귄 친구의 옷에 부착한 발신 장치에 관한 것이다.
참고로 발신 장치는 일종의 브로치 형태로 친구도 장착하는 것을 허락했다. 왜냐하면 그 친구는...
"무슨 일이에요, 아냐스타샤?"
"...Извините. 시이카. 하지만..."
서글퍼하는 표정의 아냐스타샤. 그녀와는 정말 죽이 잘 맞는 친구 사이다. 외국에서 살다가 온 것도 그렇고, 아직 일본어보다도 다른 나라의 언어가 먼저 나오는 경우도 그렇고. 정말 잘 어울리는 친구 사이이다.
시이카는 그녀가 KGB 소속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일부로 퍼뜨릴 생각은 하고 있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KGB든 뭐든 그녀에게는 '아냐스타샤'라는 존재만 정립되니까.
"미안하다니, 뭐가 말이에요?"
"내...내 은인이 위험해..."
그렇게 말하며 아냐스타샤는 단검을 스르륵 꺼낸다. 그러나 시이카는 그 모습에 동요하지 않는다. 이렇게 될 것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으니. 그녀는 브로치를 건낼 때, 위험한 일이 아닌 이상 호출이 안 될 테니 말이다.
"그럼 나를 노리는 거에요?"
"..."
아냐스타샤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 모습에 시이카는 고개를 끄덕이며
"해보세요."
"?!"
아냐스타샤의 도전을 받아들인다. 때마침 울리는 시이카의 핸드폰. 시이카의 그것은 쿠로이의 전화였다. 위험하다는 것을 직감한 쿠로이는 시이카에게 도망치라고 전화를 날리지만...
"Извините...!! 시이카..."
아냐스타샤가 단검을 들고 시이카를 돌진하는 것이 먼저이다.
그리고 시이카는...
1~50 당연히 죽었음
51~70 살았지만 위험한 상태
71~90 가까스로 살음
91~99 가벼운 상처
100 오히려 압도
아냐스타샤의 단검이 시이카의 어깨에 박힌다. 시이카의 하얀 원피스는 붉게 물들어 버리고 가녀린 얼굴 또한 인상을 찡그리지만 아냐스타샤의 팔을 놓지 않는다.
"아빠, 고마워요-!!"
그리고 쿠로이에게서 배운 호신술로 엎어치기를 시도. 하지만 아냐스타샤는 시이카의 움직임을 읽고 옷 소매를 찢는 것으로 탈출했다.
"크읏?!"
"...시이카..."
아냐스타샤는 여전히 괴로워하는 표정을 지으며 단검을 고쳐잡는다. 적어도 한 번에 끝내주자. 그것이 그녀를 위한...자신의 최고의 호의니까 말이다. 하지만...
타앙-
"커헉...?!"
"어...?"
한 발의 총성. 그리고 무릎부터 쓰러지면서 입에서 피를 흘리는 아냐스타샤. 시이카는 그런 그녀를 넋놓은 표정으로 바라본다.
아냐스타샤는 앞으로 쓰러지면서 눈물을 흘렸고,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작게 중얼거렸다.
"........"
"아냐스타샤-!!!"
시이카는 쓰러지기 직전의 아냐스타샤를 받아 안으며 그녀를 일으키려고 한다. 하지만 그녀의 검은 옷은 왼쪽 가슴부터 붉게 물들어 가고, 그녀의 초점도 더 이상 빛을 발하지 않는다.
"....................."
퍼지지 않는 그녀의 작은 목소리, 짧은 말을 한 마디로 아냐스타샤의 호흡은 정지했다. 한편, 총을 쏜 시이카의 경호원은 시이카에게 다가오며 소리친다.
"아가씨, 괜찮으신가요?!"
"뭐하는 짓이에요...뭐하는 짓이냐고요!!"
시이카는 분노하며 총을 쏜 경호원에게 소리치지만 경호원은 오히려 담담하게
"아가씨를 지키라는 사장님의 명령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제 친구를...읏...!!"
"...가시죠, 아가씨. 친구분은 제가 모시겠습니다."
경호원은 자신이 죽인 아냐스타샤를 들춰 안고 시이카를 데리고 차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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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는 침을 꿀꺽 삼키며 모모카의 다음 말을 기다린다. 그러자, 지하실의 문을 쾅하고 여니 뭔가 비쳐보이는 속옷과 함께 커다랗지만 낡아빠진 곰인형을 들고 온 모모카가 모습을 보인다.
"오라버니는 저와 동침을 하는 것이에요-!!"
뭔가 엄청 흥분한 목소리와 표정으로 소리친다. 생각했던 것 보다 약하지만 충분히 위험하다. P의 여성공포증의 원인이자 지금은 단순한 공포의 대상인 모모카가 달려들어 붙는다면 아마 자신은 버티지 못할 것이다. 마코토 때처럼 다시 한 번 심정지가 일어날 것이다.
하지만 모모카는 그 딴 것 신경도 안 쓸 것 같다. 죽여서라도 같겠다는 생각은 아마 지금의 모모카에게 무척 잘 어울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는 침착하게 상황을 파악한다. 무척 위험한 상황이지만 거꾸로 말하면 지금 자신과 같이 자기 위해 창살의 문을 연다는 소리가 되지 않는가? 그렇다면 오히려 탈출의 기회가 더욱 커진다. 지금 자신의 몸을 옥죄는 것은 수갑 밖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1~50 수갑을 이용해서 모모카의 목을 조른다.
51~100 모모카에게 몸통박치기로 기절시킨 뒤 빠져나간다.
먼저 3표 받는 것 할게요.
모모카는 그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기분 좋은 표정을 짓는다. 모모카가 뒤를 돌아서자, P는 심호흡을 길게 한 뒤에
"모, 모모카-!"
떨리는 목소리로 여동생의 이름을 부른다. 그 순간, 오랜만에 듣는 사랑하는 오라버니의 목소리로 자신의 이름을 불러준 것이 너무나도 기쁜 나머지 모모카는 밝은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그 순간, 눈에 보인 것은
"오라...!!"
"봄버-!!"
퍼억-!
P는 미식축구라도 하듯 모모카에게 달려들며 그대로 모모카의 복부를 향해 어깨를 부딪힌다. 장비도 없는 그것도 작은 체구의 여자아이는 비록 신장이 작지만 어느 정도 건장한 남성의 몸통 박치기를 받고 제대로 버티기 힘들다. 모모카는 그대로 순간적 호흡곤란과 함께 충격으로 인해서 철창에 쾅하고 부딪힌다. 머리가 부딪히고 뇌진탕에 걸려 그대로 풀썩 쓰러진다.
어쩌면 너무나도 잔인한 짓을 한 것이 아닐까, 생각도 들지만 이곳에서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P는 모모카를 내버려두고, 철창을 빠져나가 지하실의 문을 열고 지상으로 향한다.
한편, 그 시각 765 사무소는...
+1~5까지 765사무소의 상황과 함께 주사위. 콤마와의 값이 가장 큰 차이가 나는 것을 채택
사실 며칠 더 입원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무리하게 퇴원한 것이다. 그것을 알지만 막지 못한 아카바네와 리츠코 또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P를 구하기 위해서는 무려 그 사쿠라이 대기업으로 쳐들어가야 한다. 문제는 그 사쿠라이 그룹의 영애인 사쿠라이 모모카. 그 아이는 대기업 346프로덕션의 아이돌이다. 만약 이 일이 잘못 되기라도 한다면 약소 사무소인 765사무소는 상당히 위기에 처해있을 수 밖에 없다.
문제는 그것말고도 또 있다. 사쿠라이 저택에 잠입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위험하다. 이오리가 미나세 가문의 사절이라던가 그런 것으로 잠입한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그 다음이다. 사용인은 항상 곁에 두어야 하며, 다른 아이돌들이 활개치며 돌아다닐 수 있는 상황을 만들기는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을 알고 있는지 이오리는 계속 신도와 자신의 아버님과 통화를 하며, 어떻게든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보통 일은 아니다.
"젠장..."
아카바네는 작게 신음소리를 내뱉는다.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지금 마코토와 미키의 정신 상태는 위험하다. 한 명은 자신의 눈 앞에서 납치 당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다른 한 명은 자신의 은인을 잃었다. 정신적 지주를 잃은 셈이다.
다른 아이돌들도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각자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그 시끄러운 후타미 쌍둥이들도 조용히 하고 있으며, 햄조 또한 얌전히 있다.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
달칵 끼이이익
정적을 깨고 사무소의 문이 열린다. 모두의 시선이 그 쪽으로 향해 갔지만...
"99nights~♪ 흐흐흥~♪ 아~ 오랜만의 녹음은 너무 재밌네요~"
녹음하러 갔다가 이 모든 사실을 아무것도 모르는 코토리와 마주쳤다. 병문안을 마치고, 녹음을 하러 간 것이다. 그러니 사무소의 상황을 알턱이 없다. 아카바네도 경황이 없어 연락을 취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사무소의 분위기가 어수선하다고 느낀 코토리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피요? 왜 그러세요, 모두?"
"아, 아무것도...아니...큰일이에요. P씨가..."
"피요? P씨? 아, 그러고 보니 방금 근처에서 P씨랑 닮은 사람을 봤어요. 환자복을 입었는데 손에 수갑이 채워져 있어서 정신병원 같은 곳에서 탈출한 것이 아닐까 싶었..."
코토리의 말에 마코토와 미키가 정신이 번쩍든다. 그리고는 마코토는 소파를 박차고 코토리의 어깨를 꽉 잡으며
"코토리씨!!"
"피, 피욧?! 마, 마코토쨩?! 어째서 여기에 있는거야?!"
"그것보다도 P씨가! P씨가 있었다고요?!"
당황해 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며
"으응...버스를 타고 오느라고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지만...지금쯤 병원에 있어야 할 P씨가 왜 여기에 있는 걸까 싶었지."
"거기 어디에요?!"
"녹음현장에서 사무소까지 오는 길에 보였던 크레이프 가게 앞에서...피요? 다들 왜 그래요?"
코토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마코토는 자리를 박차고 그 자리로 뛰어가기 시작한다. 이에 질세라 미키도 후들거리는 다리를 붙잡고 달려가기 시작한다.
"나도 같이 가는거야-!!"
"어, 어이-!! 기다려!!"
상황이 심각해진 것을 눈치챈 리츠코가 두 사람을 쫓아가고, 나머지 사람들도 쫓아가려는 찰나
"아, 프로듀서씨랑 나머지 아이들은 여기에 있어주세요! 제가 해결할게요!!"
"아, 응!"
리츠코는 아카바네에게 말을 남기고 쫓아가기 시작한다.
한편, P의 상태는...
+5까지 주사위 값이 가장 작은 것
"허억- 허억- 그, 그런데.......!!"
휙. 골목을 나서는 그는 침을 삼키며 식은 땀을 흘린다. 거리는 한산했다. 아무도 없었다. 마치 이 세계에서 자기만 남은 것 같은 기분...
"그리고 아까부터 느껴지는 이 기분..."
독사에게 노려지는 생쥐. 지금 P의 기분이다. 여성공포증으로 인해서 다른 사람들보다 신경이 예민한 P이다. 또한 평소 맥박이 약했던 그는 지금 맹렬히 뛰고 있다. 방금 전까지 뛰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이 기분은 말그대로 노려지는 느낌.
뭔가가 자신을 노리고 있다. 그래...
"모모카...!!"
으득 하며 이를 꽉 깨문다. 확실히 사쿠라이 가의 힘을 이용한다면 가능하다. 주위의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을 감시하게 만드는 것쯤은...
"너는 끝까지 나를 벗어나게 두지 않는 거냐...!"
그리고 다시 걸어가려는 찰나, 한 가게에서 문이 열렸다. P는 본능적으로 주춤 거렸지만 가게에서 나온 사람들을 보고 두 눈이 커다랗게 떠지고 말았다.
"여~ 잘 지냈어?"
"헤헤...우린 별로인데 말이야?"
미키를 괴롭혔던 양아치 팬 두 명이 모습을 들어냈다. 그리고 못 보던 남성이 카메라를 들고 히죽히죽 웃고 있다. 마치 자신이 여기에 올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말이다.
하지만 P는 그것보다도 다른 것에 생각이 미쳤다. 저 녀석들은 미키를 괴롭힌 녀석들이다. 미키를 괴롭게 만든 녀석들이다. 미키가 반짝이지 못하게 만든 녀석들이다...
P는 그 생각만이 몸을 가득 채우고 있다. 자신을 욕하는 것은 상관없다. 하지만 그 아이를, 미키를 욕 보이게한 저 자식들은 용납 못한다.
그리고 용서 안 한다.
"마침 기분도 별로 였는데 잘 됐네..."
P는 수갑을 찬 상태로 가볍게 통통튀면서 입을 열었다.
"덤벼, 새끼들아..."
"밟아!!"
카메라든 남성이 소리치자, 양아치 팬들이 P에게 달려들었다. P는 양손이 구속된 상태, 그러니 쉽게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이건 패널티 수준도 안 된다고!!"
P는 그대로 몸을 돌리면서 한 남성에게 돌려차기를 날렸고, 그 충격으로 남성이 넘어지면서 옆의 남성도 같이 넘어졌다.
이후 P는 난간을 발로 밟고 뛰어오르더니 그대로 양아치 넘어져 엎어져 있는 양아치 팬들의 뒤통수를...
"맛있으니까 괜찮아-!!!"
콰득 소리와 함께 내리 찍었다. 그렇다. 내리 찍었다. 바닥에 묻힌 남성들의 얼굴에서는 푸확하며 피가 터져나갔고, 그 모습을 찍던 카메라맨은 겁을 먹은채 뒷걸음 친다.
P는 가볍게 목을 흔들더니만
"나를 감시하라고 보낸 사람이 누구인지 말 안 하면 10대 때릴 거 11대로 늘리고, 말하면 10대 때릴 거 9대로 줄여주마."
"그, 그게...!!"
카메라맨은 우물쭈물하면서 가게 안으로 시선을 돌린다. 아무래도 가게 안에 있는 모양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P는 그대로 달려들어 카메라맨의 얼굴을 향해 드롭킥을 날린다.
역시나 퍼억하는 소리와 함께 미끌어지고, 카메라는 손에서 놓쳐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달아놔. 사쿠라이 이름으로."
그리고 P는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주사위 시간
1~20 위가 쓰라린 전개
21~40 위가 아픈 전개
41~60 위에 염증 생기는 전개
61~80 위에 구멍 생기는 전개
81~99 위가 녹아내리는 전개
100 작가 좀 죽이고 와도 될까요?
+6까지 가장 높은값으로 할게요!
가게는 평범한 패스트푸드 점...이어야 할 곳이었다. 점원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아무도 없고, 대신 근처의 테이블에는 우아하게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있었다. 입고 있는 옷하며 분위기까지, 패스트푸드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 여성을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쫙 둘러싸고 있다. 남자도, 여자도 다양한 사람들이 여성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여성은 우아하게 컵을 내려놓으며 차가운 미소와 함께 P를 노려본다.
"오랜만에 보는 구나, P"
"어머니...!!"
떨리는 손을 참아본다. 자신을 여성공포증으로 몰아넣은 실질적 원인 중 한 사람. 사쿠라이 히미코. 사쿠라이 P의 어머니이다. 히미코는 쓰고 있는 안경을 슬쩍 내리면서 계속 입을 열었다.
"그래서 기분은 어떻니?"
"상당히 엿...같네요..."
"호오..."
히미코는 P의 말에 재미있다는 듯이 웃으면서 컵을 들어올린다. 그러자, 옆에 있던 여성이 들고 있던 주전자에서 뜨거운 커피를 따른다. 그 모습을 P는 이상하게 여기기 시작했다.
커피나 홍차 같은 것은 항상 적정 온도를 유지하며 우아하게 마시던 인간이 저렇게 뜨겁게? 도대체 무슨 의미라도 있을까?
그러나 P의 생각이 마치기도 전에 히미코는 웃으면서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얌전히 나의 곁으로 다시 돌아와."
"..."
또 다시 자신들의 장난감이 되어라. 말하는 대로, 명령하는 대로, 그들이 움직이는 꼭두각시가 말이다.
P는 겨우 찾은 이 행복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어느 누가 그러랴? 움직이는 꼭두각시, 생각 없는 마리오네트가 될 바에야 분리해도 거절하겠다.
그렇게 말하기 위해서 숨을 들이키지만...
"아, 혹시라도 거절할 생각은 하지 마렴."
히미코의 말에 히미코의 의자 뒤에 있던 여자 보디가드들이 뭔가를 끌어오기 시작했다. 그녀의 모습을 본 P는 공포와 놀람에 두 눈이 크게 떠지고 말았다.
"리츠코씨!!!"
그녀의 단정했던 머리는 잔뜩 헝클어지고, 한쪽 안경은 깨졌다. 맞았는지 한 쪽 볼은 붉게 부어있었고, 손은 뒤로 묶여 있는 상태. 입에는 손수건 같은 걸로 재갈까지 씌웠다.
그런 리츠코는 공포심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면서 P를 쳐다본다.
그녀가 어째서 여기에 있는 거지? 어째서 이런 곳에 있냐는 말이다...! P는 머리를 풀로 회전 시키지만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는다. P의 끙끙 거리는 이유를 알고 있는 히미코는 후훗하며 웃으며
"모모카를 통해서 너의 근무처를 알아냈지. 그리고 감시하던 중에서 왠 여자 셋이 뛰쳐 나오더라고? 검은 머리의 남자 같은 애랑 갈색 단발 머리의 여자애, 그리고 이 여자..."
마코토랑 미키! 설마...!
"마코토랑 미키에게 무슨 짓을 한거야!!!"
P는 참지 못하고 버럭 소리를 지르지만, 히미코는 여전히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아직은 아무 짓도 안 했어. 그렇지만 네 선택에 따라서 달라지겠지? 혹시 이 소리 들리니?"
"소, 소리?"
히미코가 귀에 손을 대며 소리를 듣는 척 하지만 P에게 들리는 소리는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히미코는 눈치채지 못한 P가 웃겼는지 풋하고 웃으며
"춥다고 난리인 꼬맹이가 두 명있구나-! 확실히 고기패티하고 같이 있으면 냄새도 많이 나겠네?"
"고, 고기 패티라니 무슨...!"
그 순간, P의 눈에 띄인 것이 있다. 커다란 냉장고. 그리고 그 냉장고 주변에 남성 한 명이 우뚝 서있다.
설마...!
"이 귀여운 아이들이 많이 춥나보네?"
힐끗. 히미코가 눈짓을 하자 냉장고 앞의 남성이 고개를 끄덕이고 냉장고 문을 열었다.
제발 아니어라, 아니어라, 아니어라! 심장이 쿵쾅쿵쾅 뛰고, 식은 땀이 흐른다. 동공은 크게 떨리고 몸은 부들부들 떨린다.
여성 공포증의 영향이 아니다. 공포심에 의해 떨리는 것이다. 설마...
그리고 남성이 꺼낸 것을 보자, P는...
"미키!!!!!! 마코토!!!!!!!!!!"
차갑게 얼어있어 제대로 눈도 뜨지 못한 자신의 아이들을 보며 오열짓기 시작한다.
"프, 프로듀서...?"
"프로듀서...차, 찾은 거야..."
냉장고 앞 남성은 두 사람의 머리끄덩이를 잡고 히미코의 다음 명령을 기다린다. 오히려 그것이 P의 분노를 건드리게 되고
"이 새끼, 뭐하는 짓이야-!!"
몸이 여성 공포증을 망각한 채 히미코를 향해 소리를 지른다. 히미코는 여전히 웃으면서
"어이쿠, 놀래라~!"
뜨거운 커피를 고의적으로 리츠코의 맨다리에 붓기 시작한다. 리츠코는 고통에 두 눈이 커다랗게 떠지면서 괴로운 신음 소리를 내뱉는다.
"으으으으읍-!!"
그러나 그 소리는 입에 물린 재갈에 묵히고 말았다.
"다, 당신!! 뭐하는 짓이야!!!"
P는 히미코에게 달려들려고 했지만 히미코는 커피를 리츠코의 머리 위로 올리더니
"다시 놀라게 하려는 거니, P?"
그리고 차가운 미소를 유지한다. P는 움찔거리지만 그래도 멈춰서서 으득하며 이를 간다.
그 모습이 재미있는지 히미코는 배를 잡고 깔깔 웃어댄 뒤
"자, 그래서...어떻게 할래? 얌전히 따라올거지?"
"...그 사람들...그 세 명을 무사히 풀어줘..."
P는 자신이 졌다는 것을 알게 되고, 어깨를 추욱 내린다. 하지만 히미코가 원하는 것은 P를 진정으로 꺾어내리는 것.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부탁합니다는?"
"..."
그러나 히미코가 눈치 채지 못한 것이 있다면, P는 이미 한 명의 프로듀서다. 아이돌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P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바닥에 머리를 박는다. 그리고 소리친다.
"저를 거두어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그래, 알겠어. 너는 다시 나의 것이 된 거야..."
히미코는 기분 나쁘게 웃고 뒤의 남성에게 시선을 돌린다. 남성은 고개를 묵직하게 끄덕이더니 잡고 있는 머리를 놓는다.
털썩하며 두 사람은 그 자리에서 쓰러지게 되고, 리츠코도 겁 먹은 눈동자로 P를 쳐다보지만 P는 여전히 도게자의 자세를 유지한다.
하지만 리츠코는 들었다. 그리고 보았다. P가 도게자를 하면서도 죄송하다고 하는 중얼거림을, 그리고 굵은 눈물들을...
+5까지 이후 전개
주사위 값이 중간 값인 것 채택!!
@이래도 저래도 개판이라면 이판사판
리츠코는 없지만 류구 코마치의 일을 해야하는 지라, 이오리, 아미, 아즈사는 하는 수 없지 촬영현장으로 향했고, 아카바네와 코토리만이 남은 아이돌들을 진정시키고 있다. 특히 야요이는 어린 나이에 꽤 큰 충격을 받았는지 계속 울고 있다.
타카기 또한 답답한지 사장실에서 조용히 있을 뿐이다. 일이 어쩌다가 이렇게 된 것일까...사쿠라이라는 이름을 봤을 때 의심을 했어야 했던건가? 아니면...
도저히 답을 찾지 못해 옛 친구이자 지금의 라이벌이었던 쿠로이에게 전화를 건다. 이 사람이라면 제대로 답변을 줄 수 있을까...
"후우..."
타카기가 괴롭게 한숨을 내쉬고 있던 도중 갑자기 바깥이 소란스럽다. 무슨 일인가 싶어, 바깥으로 나가 보니 아카바네를 한 여경이 제압하고 있었다.
여경은 귀여워보이는 외모와 체격과는 달리 살벌한 표정을 지으면서 아카바네를 벽으로 밀어붙히고, 수갑을 채운다.
"당신들을 납치 현행범으로 체포하겠습니다."
"다, 당신들이라니...오, 오토나시양?!"
"사, 사장님...!!"
코토리 또한 잘 생긴 경찰관에게 붙잡힌 채 수갑이 채워졌다. 남성 경찰관은 차가운 눈빛으로 코토리를 바닥에 눕히고, 타카기를 향해
"당신이 타카기 준지로 맞습니까?"
"마, 맞는데 무슨 일인가...!"
"당신들 765프로덕션 전원 사쿠라이가 장남 사쿠라이 P를 납치 및 세뇌 시켰다는 연락을 받고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얌전히 동행하신다면 저 사람들처럼 거친 수단은 쓰지 않겠습니다."
"그, 그게 무슨...!!"
그리고 고개를 돌리자, 아이돌들이 경찰들에 의해 눕혀져 수갑이 채워지고 있었다. 아카바네를 제압한 여경 또한 일어나서 타카기에게 향하더니
"자, 얌전히 잡히라고."
"사나에 선배, 제가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 사나에 선배는 나머지를..."
"히데오. 이미 처리할 건 다 처리했어. 그리고 보스를 잡는 것이 후배 앞에서 체면도 서잖아?"
두 경찰관의 잡담 사이에 낀 타카기는 그저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얌전히 손을 내밀었다. 예상외로 고분고분한 모습에 두 사람은 시큰둥하다는 듯하지만 수갑을 꺼내든다.
"사, 사장님!"
"진정하게, 아카바네군!"
"윽..."
오히려 아카바네에게 소리를 지르며 얌전히 수갑을 받으려는 찰나
"혹시나 해서 묻겠네. 신고한 사람의 이름을 알 수 있겠나?"
"하아? 그게 무슨..."
사나에라는 여경은 '이 인간이 뭐 잘못 먹었나?'하는 표정을 짓지만 헛기침을 한 번 쉬더니
"피해자의 여동생이 신고했습니다. 자, 사쿠라이 P는 어디있죠?"
사나에의 말에 타카기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나지막이 답했다.
"내 동료들이 데려올걸세..."
"동료?"
히데오는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별 거 아니겠지 싶어 그대로 타카기와 모두를 연행했다.
한편, 지금의 모든 대화는 타카기가 잡히기 직전, 전화를 끊지 않은 쿠로이 사장에게 모두 전해졌다.
"타카기 녀석...비열한 녀석이지만 납치를 벌일 놈은 아니야. 그보다도 사쿠라이라면 그 사쿠라이인가..."
흐음 하며 칵테일을 한 잔 비운 쿠로이는 씨익 웃는다.
"자네, 나한테 빚졌네, 타카기...765는 밉지만 그 아이돌들은 원석이니까 말이야...!!"
+5까지 다음 전개. 가장 높은 주사위값과 낮은 값을 적절히 섞을 거에요!!
@그리고 책박사님 앵커. '어디에'라는 말이 없어서 위통스럽게 전개했는데 위통이었나요?
@생각치도 못해 놀라웠다.
@설마 하니 이런 일이 생길까봐 실종 신고 먼저 하려고 했는데..
@좋아요! 이래야 위통이죠
우선 타카기를 돕겠다고 했으면 처음 할 일은 간단하다. 아이돌들의 신변 보호. 운이 좋게도 오늘 류구 코마치가 일하는 곳은 자신의 딸이 시이카도 함께 일하고 있다. 시이카가 당연히 몇 수는 위일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여기서 눈도장을 찍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쿠로이는 시이카의 경호원에게 전화를 건다.
[네, 사장님. 무슨 일이시죠?]
"그래, 시이카는 잘 하고 있겠지?"
[네. 아가씨는 이상 없습니다. 지금 765의 아이돌들과 대화를 하고 있습니다.]
"대화라고? 내가 그런 것을 허락한 적이 없는데..."
[아가씨께서 꼭 한 번 만나고 싶다고 하셔서...]
"흠..."
오히려 잘 된 일이다. 쿠로이는 시이카를 지키면서 765의 아이돌들도 지키라고 전한 뒤, 그녀들의 프로듀서인 아키즈키에게 자신에게 전화를 걸라고 명령했지만...
[아키즈키 프로듀서는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뭐...? 그럴리가..."
그 여성 프로듀서, 겉보기에는 그래도 언제나 성실하게 일했는데 자리에 없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그렇다면 분명 뭔가가 있겠...
쾅
"어이, 아저씨!!"
961프로, 쥬피터의 아마가세 토우마가 사장실의 문을 박차고 들어온다. 헉헉 대면서 숨을 고르고, 땀 범벅인 것이 심상치 않은 상황이라 판단된 토우마는 숨을 삼킨 뒤
"무슨 소란이냐, 토우마."
"크, 큰일 났어! 765네 아이돌들이 지금!!"
"뭐?!"
토우마의 말에 쿠로이도 사장실을 나간다. 사장실 앞에는 토우마의 동료인 후쿠토와 쇼타가, 각각 기절한 미키와 마코토의 상태를 살피느라 안절부절인 상태고, 리츠코는 근처의 의자에 몸을 기대고 있다. 망연자실 표정과 다리에 입은 끔찍한 흉터.
분명 뭔가가 있다고 판단한 쿠로이는 리츠코의 어깨를 꽉 붙잡는다. 그럼에도 리츠코는 별 미동도 하지 않는다.
"어떻게 된 것이냐, 애송이 프로듀서!"
"자, 잠깐, 아저씨! 그 사람 다쳤어!"
"애송이 프로듀서, 잘 들어라!!"
토우마의 만류에도 쿠로이는 버럭 소리를 치며
"지금 타카기를 포함한 너희 사무소가 무너지려고 하고 있어! 이것을 막아야 한다!! 어떻게 된 거지?! 무슨 일인지 말해라!! 너희 같은 원석을 썩히게 할 수 없어!!"
"...우, 우리 사무소가...무, 무너져...?"
그제야 리츠코는 고개를 들며 쿠로이를 쳐다본다. 쿠로이는 다급한 목소리와 표정을 지으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해 보거라, 애송아. 이 아저씨가 해결해주마."
그렇게 아이돌들을 달래던 중
끼이익
"이, 이거 죄송하게 됐습니다, 765의 여러분들..."
"에...?"
"응?"
아까 전 자신들을 잡으러 왔던 사나에와 히데오가 유치장의 문을 열어주며 고개를 꾸벅 꾸벅 숙인다. 그 모습은 마치 사죄를 하려는 모습과 같았다.
당황해서 상황을 살피던 아카바네와 달리, 타카기는 여유롭게 일어나 두 사람을 보며
"말해주겠나? 내 동료가 데려온 것이 무엇인지..."
"도, 동료라면..."
아카바네가 상황 정리가 되지 않는 사이에 두 경찰 뒤로 낯 익은 등이 눈에 띄였다. 765의 라이벌인 961프로의 사장...
"쿠로이 사장님?!"
"위~ 오랜만만이군, 풋내기. 예상외로 유치장이 무척 잘 어울리네."
설마 타카기는 이 모든 것을 계산 했다는 건가? 그래서 그렇게 여유로웠고?
"쿠로이. 상황을 설명해주겠나?"
"일단 자네 소속의 류구 코마치는 전부 신변은 안전해. P라고 하는 사내를 찾으러 간 녀석들은 지금 병원에 입원중이고."
"세, 세 사람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가요?!"
아카바네가 다급하게 소리치지만 쿠로이는 헛기침을 한 뒤에
"그만. 말로 할 상황이 아니야. 그녀들에게는 풋내기가 가보도록 해. 아이돌들의 신변은 이 경찰들이 지켜주기로 했고 말이야."
쿠로이가 스윽 쳐다보자, 사나에와 히데오는 경례 자세를 취한다. 정말 든든하기 짝이 없는 조합이다. 그건 둘째치더라도
"그럼 이게 어떻게 된 것인지..."
"그 미친 사쿠라이 히미코가 벌인 짓이야."
"사쿠라이라...젊었을 적 우리를 그렇게 괴롭히고도 아직도..."
"그녀에게는 여흥이었겠지만. 어쨌든 난 내 능력을 힘껏 발휘해서 사쿠라이를 공격할 생각이네. 자네는 어떻게 할 거지?"
쿠로이가 손을 뻗으며 건네는 제안에 타카기는 씨익 웃으며
"나도 돕도록 하지!"
그 손을 맞잡는다.
+3 그 시각, P의 상태
+5 그 시각, 미나세 회장의 상태
쿠로이와 타카기가 모종의 준비를 하는 사이, 사쿠라이 가문에서는 P가 여동생에게 농락당하고 있었다. 아니, 이것을 농락이라고 비유하기에는 너무 무겁다.
"자, 오라버니~ 저 엄청 아팠답니다~?"
"으그그...!"
"뭐라고 말 좀 해보세요!!!"
퍼억
"커흐흑-!!"
"아아~ 그렇게 눈물과 침을 흘리시는 오라버니...내 발 밑에서 꿈틀 거리는 오라버니가 너무 귀여워요...!!"
그야말로 장난감 취급, 인형 취급. P의 사지를 뒤로 묶은 상태에서 입에 재갈을 씌운다. 입고 있던 옷도 전부 벗기고 옷이라고는 달랑 팬티 한 장만 입힌 상태에서 모모카는 P를 계속해서 장난감 취급을 당하고 있다.
하지만 P는 반항할 수도 없다. 만약 함부로 반항하면, 마코토와 미키, 그리고 리츠코까지. 모두 어떻게 될 지 장담 못한다. 그렇기에...
"자, 오라버니? 슬슬 다음 일과랍니다?"
모모카는 P의 재갈을 풀어주고 그 위로 자신의 맨 발을 내민다. 굴욕적이지만 P는 모모카가 하고 싶은 말을 잘 알기에 혀를 내밀고, 모모카의 발을 핥는다. 발가락 사이사이에 발등과 발바닥, 복숭아뼈까지...
"우후훗- 간지러워요, 오라버니~"
그렇게 말하면서 발을 치우지 않는다. 오히려 발을 더욱 들이대기 시작한다. P는 묵묵히 그녀의 발을 핥는다.
한참을 여동생의 발을 핥은 뒤 모모카가 발을 치우자, 이제야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모모카는 계속 흥분이 가득찬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들어주세요, 오라버니."
"뭘 하려는 거야. 치마까지 그렇게 올리고"
퉁명스럽게 따져보지만 문답무용. 모모카가 싸늘한 눈빛을 눈치챈 주위의 다른 메이드들이 P의 몸을 세우고 고개를 강제로 들게 만든다.
"크윽...뭐, 뭐하는 짓이야!?"
여성 공포증 탓에 몸이 떨린다. 금방이라도 정신을 잃을 것 같다. 하지만 참아야 한다. 견뎌야 한다. 아이돌들을 위해서...
그러나 그런 P의 각오를 짓밟기라도 하듯 모모카는 히죽히죽 웃으며 자신의 속옷을 살짝 내리더니
"'제거'라는 마킹이 필요하니까요."
"뭐, 뭐...!? 그, 그만, 우으읍!?"
P의 입은 모모카의 하반신에 막혀졌고, 곧이어 P의 얼굴은 노폐물로 뒤덮여졌다.
그 시각 일을 해보려던 미나세 회장은 업무를 보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신도. 일은 어떻게 되고 있지?"
"무사 진행 중입니다."
"그래. 잘하고 있어."
그 미웠던 사쿠라이를 일망타진할 기회다. 이런 기회 자주 오지 않는다.
하지만 그 생각은 상대도 같이 한 모양이다.
피윳
"응?"
"회장님?"
"방금 목에 뭔가가..."
회장이 뒷목에 손을 가져다댐과 동시에 회장의 시야가 땅으로 떨어진다. 정확하게는 회장의 목이.
떨어진 목은 바닥에 뒹굴었고, 잘려진 곳에서는 피가 뿜어져 나왔다.
"회장님!!!!!!!!!"
신도가 옆에 있었음에도, 미나세 회장은 어처구니 없이 목이 잘려 쓰러졌다.
+5다음 상황
@ -1 뒷목 잡고 쓰러지라고 해서 앵커대로 했어요. 살아있다는 말 한 마디도 없잖아요.
"후우...그래서, 임무는 무사히 맞췄지?"
달그락 거리며 잔을 내려놓자, 어둠 속에서 누군가가 나타났다. 새하얗고 아름다운 짧은 백발을 한 아름다운 미소녀. 그녀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히미코는 그녀의 뺨을 만지며
"정말 훌륭해. 이미 무너졌다고는 하지만 역시 KGB의 요원 다워!"
구 소련의 정부기관인 KGB는 이미 무너졌다. 그러나 그 혈통은 아직도 흐르고 있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그들만의 세계를 만들고 이따금 활동하기 위해 바깥으로 나온다. 그녀는 KGB 소속 암살자, 아냐스타샤 소위다.
"아냐스타샤, 너 덕분에 그 얄미운 미나세 회장을 죽이는 것이 가능했어. 그렇지만 아직도 P를 노리는 나쁜 녀석들이 많단다? 그러니 잘 알고 있겠지?"
아냐스타샤는 히미코의 말에 고개를 가볍게 끄덕인다. 일본어를 알아들을 수는 있어도 말할 수는 없다. 말하려고 하면 자신도 모르게 러시아 어가 튀어나오니까. 그러니 그녀는 행동으로 대답하는 것이 일상화 되어있다.
아냐스타샤의 대답에 흡족한 히미코는 그녀의 뺨을 계속 어루만지며
"성공만한다면 네가 원하는 '보수'를 줄 수 있어."
흘깃. 시선을 돌린다. 시선을 돌린 곳에는 감시카메라를 확인할 수 있는 여러 TV가 있었다. 그 TV화면에는 모모카와 노는 P의 모습이 찍히고 있지만 다른 TV에서는 갈색의 긴 머리의 여대생이 벽에 묶여 있는 상태로 축 쳐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것에 아냐스타샤는 주먹을 부르르 떨지만 히미코는 히죽히죽 웃으며
"걱정마. 아직 아무런 해코지도 하지 않았어. 그저 기절만 했을 뿐이야. 하지만 만약 네가 실패라도 한다면..."
히미코는 히죽히죽 기분 나쁘게 웃으며 P쪽을 향하더니
"새로운 장난감이 생겨날거야~ 알고 있지?"
그 말에 아냐스타샤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자신의 다음 임무를 향해 그림자 속으로 사라진다. 한편, 히미코의 탁자 위에는 아냐스타샤의 다음 임무이자 다음 사냥감의 사진이 올려져 있다. 우선 자신의 속을 썩이는 쿠로이쪽 부터 해결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제일 좋은 미끼...쿠로이 시이카의 사진이 올려져 있다.
+3 현재 시이카의 상황
+4 이후 전개!!
호랑이굴로 들어서고 있음
"헤헤~ 그렇군요~!"
"정말-! 그렇게 웃을 이야기가 아니라고!"
류구 코마치의 멤버들과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토크쇼가 끝난 뒤, 류구 코마치와 시이카 넷이서 걸즈 토크를 이어서 하는 것이다. 류구 코마치는 모르는 사실이지만 지금 리츠코는 다리에 엄청난 화상을 입어 움직이기 힘든 상황이고, 미키와 마코토는 패스트 푸드 점 냉장고에 갇혀 있었기에 지금 병원에서 치료중이다.
그 사실을 전혀 모르는 류구 코마치 멤버들은 저마다 하고 싶은 이야기에 관해서 떠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 들어온 P에 의해서 생긴 여러 가지 일에 관해서는 몇 번을 얘기해도 지겹지 않을 화제거리일 것이다.
"그렇구나. 야요이쨩은 참 엉뚱한 아이인 것 같네?"
시이카의 말에 이오리는 김샌다는 표정으로
"말도 말라니까? 그 프로듀서가 뭐라고 말하지 않았으면 진짜 위험한 거 인줄 알았단 말이야."
"헤에...응? 잠시만?"
시이카의 가방 안에서 뭔가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
"응? 왜 그래, 시이카?"
이오리가 이상하다는 듯 질문하자, 시이카는 밝게 웃으며
"아냐, 아무것도."
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슬슬 난 일어나야 되겠어."
"어머...무슨 문제라도 있니?"
아즈사가 상냥하게 묻지만 시이카는 싱긋 미소 지으며
"아뇨, 아무것도. 자, 그럼 다음에 보자~"
"응~"
인사를 끝으로 네 사람은 헤어졌다.
"괜찮아요. 저한테 맡겨 주세요."
시이카는 싱긋 싱긋 웃으며 골목길로 향한다. 그리고 가방 속에서 아까 전부터 빛나던 것을 꺼낸다. 일종의 신호기. 호주에서 살다가 일본에 왔을 때, 일본에서 처음으로 사귄 친구의 옷에 부착한 발신 장치에 관한 것이다.
참고로 발신 장치는 일종의 브로치 형태로 친구도 장착하는 것을 허락했다. 왜냐하면 그 친구는...
"무슨 일이에요, 아냐스타샤?"
"...Извините. 시이카. 하지만..."
서글퍼하는 표정의 아냐스타샤. 그녀와는 정말 죽이 잘 맞는 친구 사이다. 외국에서 살다가 온 것도 그렇고, 아직 일본어보다도 다른 나라의 언어가 먼저 나오는 경우도 그렇고. 정말 잘 어울리는 친구 사이이다.
시이카는 그녀가 KGB 소속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일부로 퍼뜨릴 생각은 하고 있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KGB든 뭐든 그녀에게는 '아냐스타샤'라는 존재만 정립되니까.
"미안하다니, 뭐가 말이에요?"
"내...내 은인이 위험해..."
그렇게 말하며 아냐스타샤는 단검을 스르륵 꺼낸다. 그러나 시이카는 그 모습에 동요하지 않는다. 이렇게 될 것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으니. 그녀는 브로치를 건낼 때, 위험한 일이 아닌 이상 호출이 안 될 테니 말이다.
"그럼 나를 노리는 거에요?"
"..."
아냐스타샤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 모습에 시이카는 고개를 끄덕이며
"해보세요."
"?!"
아냐스타샤의 도전을 받아들인다. 때마침 울리는 시이카의 핸드폰. 시이카의 그것은 쿠로이의 전화였다. 위험하다는 것을 직감한 쿠로이는 시이카에게 도망치라고 전화를 날리지만...
"Извините...!! 시이카..."
아냐스타샤가 단검을 들고 시이카를 돌진하는 것이 먼저이다.
그리고 시이카는...
1~50 당연히 죽었음
51~70 살았지만 위험한 상태
71~90 가까스로 살음
91~99 가벼운 상처
100 오히려 압도
+5까지 제일 큰 숫자
"아빠, 고마워요-!!"
그리고 쿠로이에게서 배운 호신술로 엎어치기를 시도. 하지만 아냐스타샤는 시이카의 움직임을 읽고 옷 소매를 찢는 것으로 탈출했다.
"크읏?!"
"...시이카..."
아냐스타샤는 여전히 괴로워하는 표정을 지으며 단검을 고쳐잡는다. 적어도 한 번에 끝내주자. 그것이 그녀를 위한...자신의 최고의 호의니까 말이다. 하지만...
타앙-
"커헉...?!"
"어...?"
한 발의 총성. 그리고 무릎부터 쓰러지면서 입에서 피를 흘리는 아냐스타샤. 시이카는 그런 그녀를 넋놓은 표정으로 바라본다.
아냐스타샤는 앞으로 쓰러지면서 눈물을 흘렸고,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작게 중얼거렸다.
"........"
"아냐스타샤-!!!"
시이카는 쓰러지기 직전의 아냐스타샤를 받아 안으며 그녀를 일으키려고 한다. 하지만 그녀의 검은 옷은 왼쪽 가슴부터 붉게 물들어 가고, 그녀의 초점도 더 이상 빛을 발하지 않는다.
"....................."
퍼지지 않는 그녀의 작은 목소리, 짧은 말을 한 마디로 아냐스타샤의 호흡은 정지했다. 한편, 총을 쏜 시이카의 경호원은 시이카에게 다가오며 소리친다.
"아가씨, 괜찮으신가요?!"
"뭐하는 짓이에요...뭐하는 짓이냐고요!!"
시이카는 분노하며 총을 쏜 경호원에게 소리치지만 경호원은 오히려 담담하게
"아가씨를 지키라는 사장님의 명령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제 친구를...읏...!!"
"...가시죠, 아가씨. 친구분은 제가 모시겠습니다."
경호원은 자신이 죽인 아냐스타샤를 들춰 안고 시이카를 데리고 차로 향한다.
+5까지 다음 전개 주사위
이후 제가 굴린 값과 가장 비슷한 값
그리고 죽은 눈이 된 미나미가 시이카와 함께 죽고.......;;;;;
코즈에게 일어났다가 다시 잔다고 한다.
사쿠라이 모녀 무기징역. 특수감옥.
나올 일말의 가능성도 없음
그것보다 앵커들은 또 왜 이렇게 폭주...
그러므로 인양
앵커는 우선 읽고 나서 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