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베리움 채취를 시작합니다!
-나나가 외출에서 돌아올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300이며, 주사위를 던져서 나온 값을 합했을 때 300이 되면 나나가 귀가합니다!.
-중간에 일어날 상황은 대충 정해두었으니 주사위만 신나게 던지시면 됩니다.
-대칭수는 모두 110 취급입니다.
린이 가장 장갑이 두꺼워보이는 중장갑 하베스터에 올라탄 후, 일행은 곳바로 밖으로 나왔다.
새하얀 우사베리움 안개가 깔려있는 벌판 위에, 끝이 보이지 않는 하얀색 보석들이 자라나고 있는 광경은 제법 멋진 광경이었지만, 지금의 그녀들에게 그 광경을 즐길 여유는 없었다.
쾅! 쾅! 쾅! 쾅!
나오 : (휘파람)소리 한번 요란한데? 미오, 저것들이 뭘 쓰는건지 알 것 같아?
미오 : 으음~ 자주포 업 한 불핏으로 쏘는 거 아닐까? 하지만, 불핏이라고 보기엔 소리가 조금 더 묵직한 것 같긴 한데.......
카렌 : 그런게 구분이 가?
미오 : 대충은~아직 미숙해서 완벽하진 않지만. 어쨌거나, 밖의 녀석들이 무슨 생각인지는 대충 알 것 같아. 소닉월을 뭔가로 폭파시켜버린 다음에 모터바이크 팀을 투입해서 빠르게 내부를 진압할 생각일거야.
우즈키 : (거의 이해 못함)그렇구나.....그러면, 거기에 어떻게 대응할 생각이야?
미오 : 일단 나나씨가 미리 만들어 뒀다는 트랩들을 사용해서 들어오는 팀을 날려버려야지. 그 다음엔......
나오 : 마찬가지로 미리 만들어뒀다는 기관총 진지 가지고 드르륵 그어버리면서 버티는거야.
카렌 : 만일 그것도 뚫는다면?
나오 : 그때는 우리가 직접 린을 지키면서 싸워야지! 어짜피 나나씨가 돌아오면 다 끝날 일인데 뭐.
카렌 : 그건 그렇네.
[한편, 하베스터]
빈말로라도 넓다고는 할 수 없는 하베스터의 조종석.
린은 그 자리에 앉아 버튼을 누르며 우사베리움을 채취하고 있었다.
평소대로라면 밖에 있는 네사람과는 거의 항상 같이 다닐 정도로 네사람을 좋아하는 그녀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녀들과 떨어져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너무나도 감사하고 있었다.
린 : 하아.....역시 여기로 오길 잘 한것 같아. 저 먼 곳에서 뭔가 번적이는 것 같지만, 여기라면 안전할테니까........
스펙터의 포격으로 뚫린 구멍을 통해서, 많은 수의 우사베리움 서리범들과 연습생들을 태운 바이크가 돌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렇게 돌입한 이들의 대부분은 그들의 발 밑에서 일어난 폭발에 휘말려 하늘 높이 날아가고 말았다.
미오가 트랩을 작동시킨 것이다.
미오 : 오 예! 끝내주는 폭발이야! 최고야! 크으으! 이 맛에 폭파질 하는거지!
나오 : 기분 좋아할 시간 없어! 아직 남은 놈들 온다!
미오 : 알았어! 시마무─ 힘들어지면 얼마든지 말해! 바로 화염방사기 넘겨줄테니까!
우즈키 : 응!!
나오 : 카렌! 힘들면 말해! 건강해진 것 같다곤 해도, 절대로 무리하면 안되니까!!
카렌 : 알았어!
미오 : 온다! 쏴!!
콩볶는 듯한 소리가 울리면서, 우사베리움 밭은 다시 한번 지옥으로 변화했다.
폭발에 휘말리지 않아 무사하게 돌입하던 바이크 부대원들이 흉탄을 맞고 쓰러지고,
바이크 팀 이후에 돌입을 시작한 보병들도 4대의 기관총 진지가 쏟아내는 탄을 맞고 쓰러진다.
시체 위에 시체가 쌓이는, 무시무시하기 짝이 없는 광경이었지만, 죽었다 살아난 덕에 여러모로 정신줄을 놓은
네명은 흔들림 없이 사격을 계속했다.
미오 : 하아~ 오랜만에 엄청나게 쐈네. 이거 마셔 시마무─. 올때 받은 에너지 드링크야.
우즈키 : 고마워! 아, 린쨩한테도 가져다 주는게 좋지 않을까?
나오 : 방금 전 린한테 화상통신이 왔는데, 필요 없다고 하더라.
카렌 : 왠지 눈이 죽어있던데....정말로 괜찮은 걸까.....
미오 : 괜찮을거야. 시부린은 강하니까.
미오들이 멋대로 린이 괜찮을 것이라고 결론짓고 휴식을 취한지도 어느세 20분.
모터바이크의 소리는 커녕 사람이 달려오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기 때문에 우사베리움 밭은 놀라울 정도로 조용했다.
들리는 소리라곤 죽어버린 눈으로 자신의 데뷔곡을 흥얼거리는 린이 타고있는 하베스터가 만들어내는 우사베리움 채취음 뿐이었기에, 하베스터 호위 팀은 마음 편하게 휴식을 할 수 있었다.
PRRR! PRRRRR!
그때, 미오가 가진 화상 단말에서 누군가가 대화를 요청하고있음을 알리는 신호음이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미오가 황급히 화면을 확인해보니, 그 대화를 요청한 사람은 다름 아닌 나나였다.
미오 : 어라? 나나씨? 무슨 일이지?
삑!
<나나 : 여러분! 영상 잘 보이시나요?!>
미오 : 깜짝이야! 예! 잘 보여요! 무슨 일이에요?
<나나 : 다행이다....아직 무사해서....이게 아니지, ..지금 큰일났어요! 엄청나게 큰 일이요!>
나오 : 진정하세요! 무슨 일인데 그래요?
<나나 : 진정할 수가 없어요! 브라더후드 오브 캐럿에서 연락이 왔는데, 창고에서 정비중이던 리디머를 탈취당했다고 하잖아요!!>
폭발, 총성, 그리고 또 폭발.
지금껏 들린 것들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결코 못하진 않은 총성과 폭발음이 울려퍼진다.
총탄이, 미사일이, 로켓이 공중을 수놓는다.
하지만───
리디머 : Resistance is futile.
리디머에게는, 무엇하나 통하지 않는다.
마치 미오들의 저항을 비웃기라도 하는 것처럼 모든 공격을 직접 몸으로 받아내고도 상처하나 없는 모습으로, 리디머가 한걸음 한걸음 타이베리움 밭을 향해 진격한다.
미오 : 빌─어─먹─을─!!! 공격이 하나도 안 통하잖아!
나오 : 더럽게 튼튼하네! 카렌! 미사일 좀 줘!
우즈키 : 도대체 증원은 언제쯤 오는거야?!
카렌 : 오더라도, 저걸 어떻게 할 수는 있는거야....?
제 아무리 사기 충만한 병사라도 자신의 행동이 무의미해보이는 상황에 계속해서 마주친다면 그 투지가 꺾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것은 나오들도 마찬가지였다.
나나의 말을 믿고 버틸수 있는 한도까지 버텨보려고 노력하고는 있었지만, 저렇게 기스 하나 안 난 모습으로 걸어오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자기가 바보짓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오 : 젠장....여기서 졌다간 내일 일정에 트러블이 생길텐데.....
미오 : 나도. 게다가 이번 촬영은 특히 큰 일이라 절대로 빼먹을 수 없는데.....
카렌 : 너희들, 저게 다가오는데도 내일 일이 더 걱정인거야?
나오 & 미오 : 당연하지! 아이돌이잖아!
우즈키 : 직업의식 대단하네.....
말은 이렇게 하고 있었지만, 나오와 미오도 무섭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아니, 어느 누구보다도 깊은 절망감에 잠기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그녀들일지도 모른다.
한번 아이돌 뱃지를 빼았기면 재기하기 힘들다는 것은 네오 치바에서는 상식이기 때문이다.
나오 : 제에길......우즈키! 카렌! 너희는 린이 탄 벙커 하베스터에 타!
카렌 : 너희들은 어쩌고?!
미오 : 저놈들이 노리는 건 우사베리움하고 우리 아이돌 벳지야. 우사베리움 서리범들이야 나나씨가 돌아오면 브라더후드 오브 캐럿을 풀어서라도 어떻게든 할 테니까. 두사람은 안전한 곳에 가 있어. 우리가 시간을 벌어볼게.
우즈키 : 하지만, 너희를 버릴 수는 없어!
미오 : 시마무─.....
리디머 : I KILL!
철컹! 철컹! 철컹!
미오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와중에도 리디머는 결국 소닉월을 넘고 우사베리움 밭으로 진입했다.
절망감이, 미오들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나나 : 해냈어요!!>
나오 : 우와아아앗?!
미오 : 나나씨!?
<나나 : 해냈어요! 해냈다구요! 구두쇠 러시아 놈들이 드디어 체르노빌 사고때의 대금을 치뤘어요! 지금, 증원이 올거에요!!!>
[크로노 스피어, 작동 개시]
카렌 : 크로노......
우즈키 : 스피어.....?
미오 : 크로노스피어라고!? 게다가 이 소리! 도대체 뭐야! 뭐가 오려는거야!
나오 : 소리 보아하니 엄청난 중량일 것 같은데?! 우앗, 온다!!
그 순간, 일대가 어마어마한 빛에 휩싸였다.
[하베스터]
린(죽은눈) : 죽음이여. 죽음에 의한 폐막만이 유일한 구제..
Tod! Sterden Einz' ge Gnade!
이 독에 더럽혀지고 파먹힌 심장이 움직임을 그쳐, 꺼림직한 독도 상처도 흔적도 없이 사라지도록.
Die schreckliche Wunde, das Gift, ersterde, das es zernagt,erstarredas Herz!
이 벌어진 상처, 치료되지 않는 병소를 보거라.
Hier bin ich, die off'ne Wunde hier!
방울져 떨어지는 피의 물방울을, 전신을 순환하는 저주의 독을. 무기를 잡거라 검을 찔러라 깊게 깊게 자루까지 통과하도록.
Das mich vergiftet, hier fliesst mein Blut: Heraus die Waffe! Taucht eure Schwerte. tief,tief bis ans Heft!
자아 기사들이여.
Auf! lhr Helden:
죄인에게 그 고뇌와 함께 급소를 찌르면 지고의 빛은 자연히 그 위를 찬란하게 비출 것이다.
Totet den Sunder mit seiner Qual, von selbst dann leuchtet euch wohl der Gral!
창조.
Briah――.
인세계 종언변생.
Midgardr Volsunga Saga.
입광량이 적절히 조절되고 있었기 때문인지, 린은 전송된 물체가 무엇인지 똑바르게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린은 그것을 본 순간, 그녀 자신의 갈망에 조금이나마 자각을 가질 수 있었다.
어마어마한 질량을 가진 물체가 땅에 내려앉는 소리가 울려퍼짐과 함께, 두 눈을 똑바로 뜰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한 빛이 가라앉았다.
그리고, 그 빛의 격류가 가라앉은 그곳에 '그것'이 있었다.
올려다보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거대한 덩치를 자랑하는, 압도적인 크기와 압도적인 질량으로 자신의 존재를 주장하는 '그것 '이 있었다.
우즈키도, 카렌도, 나오도, 미오도, 심지어는 하베스터에 있던 린 조차도 그것의 모습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아냐(영상) : 따바리쉬(동무) 대금을 방금 전송했습니다.>
미오 : 아냐?! 왜 아냐가?!
<아냐 : 미오? 미오입니까? 게다가 다른 사람들도 있군요.>
미오 : 그래! 우리야! 이게 어떻게 된거야? 대금이라니?! 설마, 나나씨가 한 교섭이란게 이거야!?
<아냐 : Да. 체르노빌 원전 사태때의 대금을 갚으라고 하셔서 말이죠. 제가 직접 꺼내왔습니다.>
나오 : 세상에! 나나씨 진짜 최고야! 어떻게 이런걸.....!
카렌 : 감격하고 있을 때가 아냐! 저기 아나스타샤! 지금 그거 써도 되는거지? 지금 우리 상황이 무지 급하거든?
<아냐 : 문제없습니다! 언제든 사용 가능하도록 정비해놓은 거였으니까요! 타세요! 그리고, 저 덩치만 큰 고철덩어리한테 보여주는 겁니다! 소비에트의 기술력의 집결체! 붉은 군대 최강의 창, 사회주의의 방패! 테슬러 초중전차, 칼 마르크스 프로토타입의 힘을!!!
쿠구구구구구!!
그 말과 함께, 칼 마르크스 초중전차가 기동하기 시작했다.
탑승자를 보조하기 위한 AI가 기동하여 칼 마르크스의 시스템을 점검하고, 초중전차의 강인한 몸에 에너지를 공급하기 시작하자, 듣고있는 것 만으로도 압도될 것 같은 엔진음이 전장에 울려퍼지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보며, 미오와 나오는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미오 : 소비에트 만세에!!!
나오 : 이걸 내 두 눈으로 직접 보게되다니! 난 행운아야! 어서 타! 우즈키가 장전수! 내가 운전수! 미오가 포수야! 카렌은 밖에 잔류해서 보병들을 정리해줘! 보병들이 돌입하는게 보이니까!
카렌 : 알았어! 너희들도 힘내!
감격에 젖는 것도 잠시.
네명은 빠르게 냉정을 되찾고 각자의 위치를 찾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탱크를 맡은 세명이 각자 위치를 잡고, 조종을 시작하자, 칼 마르크스 초중전차의 AI의 목소리와 아냐의 통신, 그리고 나나의 통신이 동시에 그들을 반겼다.
[안녕하십니까. 메인 시스템, 전투 모드 기동합니다.]
<나나 : 들리시나요 여러분? 지금 저 리디머는 수리가 되다 말아서 전자기 방호가 완벽하지 않아요! 테슬라 캐논을 맞춘다면 리디머를 침묵시킬 수 있을지도 몰라요!>
<아냐 : 칼 마르크스 전차의 힘을 무시하면 안됩니다! 제 아무리 리디머라도 전자기 방호가 완벽하지 않다면 한방에 침묵시킬 수 있어요! 자, 가는 겁니다! 어머니 러시아의 분노를 쏟아부어요!! Ура!!!!!>
우즈키 : 장전완료! 언제든지 발사 가능해!!
나오 : 좋아! 의기양양해진 연습생 떨거지들한테 뜨거운 맛을 보여주자고! Ура!!
미오 : Ура!!!
칼 마르크스 초중전차의 등장에 위기를 느낀 리디머가 속도를 높이고, 초중전차를 향해 총구를 돌리지만, 무의미한 저항이었다.
리디머의 조종사가 칼 마르크스 전차를 조준했을 때, 나오, 미오, 우즈키는 이미 리디머를 쏠 준비를 마친 상태였으며, 리디머가 방아쇠를 당기기도 전에 칼 마르크스 전차는 하늘이 찢어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리디머를 향해 붉은 군 최강의 창을 꽂아넣고 있었으니까!
콰르릉!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소리와 함께, 마더 러시아의 분노가 전장을 가로지른다!
미오 : 그나저나 나옷치. 왜 일본인들이나 와패니즈들은 이름에 0이나 프로토타입 같은 걸 붙이는 걸 좋아할까?
나오 : 간지가 나잖아?
[하베스터]
린 :
무기도 말도 사람을 상처입힌다.
Et arma et verba vulnerant Et arma.
운명은, 경박한 운명은, 주었던 것을 곧바로 돌려달라고 요구한다.
Levis est fortuna id cito reposcit quod dedit ashnaal.[9]
운명은 그 자신이 맹목일 뿐만 아니라, 항상 돕는 자들의 눈을 멀게 한다.
Non solum fortuna ipsa est caeca sed etiam eos caecos facit quos semper adiuvat.
약간의 어리석음을 생각에 섞어라. 때때로 이성을 잃는 일도 바람직하다.
Misce stultitiam consiliis brevem dulce est desipere in loc.
먹어라, 마셔라, 놀아라. 사후에 쾌락은 없으니.
Ede bibe lude post mortem nulla voluptas.
밖의 상황이 어찌 돌아가든, 지금의 린에게는 아무래도 좋은 일이었다.
그녀의 감겨진 두 눈에 비춰지고 있는 것은 사바세계의 현상이 아닌, 더 고차원적인 무언가였으니까.
사방팔방 위아래앞뒤, 모든 방향에 올곧게 꺾인 직선을 지니고 평행선을 가지지 않은 정방형으로 형성된 일곱 면을 가진 정육면체이자 다섯 면으로 구성된, 이형의 기하학으로 조형된 상자와 같은 별이, 공간이, 우주가, 시간이 떠돌고있는 공간.
만물의 근원이 흘러나오며, 이 세상을 움직이게 만드는 원리 그 자체가 형상화된 공간.
무지몽매한 인간으로서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고, 표현하는 것은 더더욱 할 수 없는, 억지로 이름을 붙이자면
신좌라고 할 수 있울 만한 곳.
코즈에(?) : 후와아─? 린─?
그런 공간의 중심에, 작고 몽실몽실한, 잠자기 좋아하는 꼬마아이, 유사 코즈에가──
아니, 코즈에의 모습을 한 초월자가 있었다.
그녀의 배후에 펼쳐진 황혼이, 그녀의 전신에서 느껴지는 따스한 애정이 그녀야말로 자애로서 무한하게 존재하는 평행 우주를 끌어안는 여신이라고 고하고 있었다
그녀가 한 호흡 한 호흡 내쉴 때마다, 별이 소멸하고 별이 태어나고, 우주가 사라지고 우주가 태어나고 있었다.
찰나에도 미치지 못하는 짧은 시간만에 얼마나 많은 생명이 사라지고 얼마나 많은 생명이 태어났는지 모른다.
어둠이 판도를 넓히는가 싶더니 빛이 판도를 넓히고, 빛이 퍼지는가 싶더니 어둠이 다시 퍼진다.
어둠은 빛이 되고, 빛은 어둠이 된며 서로를 끌어안는 그 모습은, 그녀가 유출하는 이치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으리라.
코즈에(?) : 저기 린─. 어떻게 여기에 들어온거야─?
하지만 린에게는 코즈에의 말마저 들리지 않는다.
린은 그저, 차분하게 숨을 내쉬며 한음 한음 혼잣 말을 뽑아낼 뿐이었다.
린 : 난 이런 전개를 바라지 않았다. '특별'을 원했다. 그것을 진실로 원했다고 생각했다.
허나 다르단 말이지. 단연코 아니다!
아, 싫다. 인정 못해. 이런 형태의 '특별'은 용납 못한다!
코즈에 : 린─? 어디 아파─?
린 : 고로 부정해주마! 이런 현실따위 인정하지 않아! 당신에게 사랑을 했다 일상이여! 그 포옹에 도달할 때 까지 나유타의 끝까지 반복해 보이리――!
Atziluth.
유출.
미지의 결말을 본다.
Acta est fabula.
그 순간, 세계가 그녀의 색으로 덧씌워져──
코즈에 : 땟찌─.
딱콩!
───가는 듯 했으나, 코즈에(?)의 알밤 한방에 그것은 멈춰버렸다.
그리고, 린은 하베스터의 조종석에 앉아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테슬라 전차의 배터리 팩을 거의 다 사용했을 즈음, 침입자들의 파도도 잠잠해졌다.
레이더를 확인해보니, 도망치는 사람은 있어도 나오들을 향해서 오는 반응은 없었기에, 나오는 머리를 뒤로 젖히며 다른 사람들을 불렀다.
나오 : 레이더상에 적 반응 없음! 쉬자!
미오 : 오케이~ 하아, 재미있긴 해도 포를 계속 쏘는 건 역시 지치네. 시마무─는 괜찮아? 이런거 처음 해 보는 거라곤 안 믿어질 정도로 빠르던데.
우즈키 : 어쩨선지 하나도 안 힘들었어. 척 하면 척 하고 되던걸?
카렌 : 그거 어떤 의미로 재능 아냐? 해본 적은 없지만 포탄 장전이 쉬울 것 같진 않은데........
나오 : 안 쉽지. 아마 우즈키의 숨겨진 재능일거야. 우즈키 너, 네오 치바에 이사와도 잘 살지도 모르겠는걸?
우즈키 : 에에? 그럴리가 없어~.
미오 : 시마무─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한 건 좋은데, 이렇게만 쉬고 있으려니까 영 심심한데....나옷치, 나옷치 폰으로 라디오 수신 가능해?
나오 : 어디어디. 네오 치바 밖에서 산 거라 될지 모르겠네.....오, 된다!
<라디오 : 전부 다 날려버리고 싶은 당신! 그런 당신을 위한 완벽한 선택! 토그社의 불후의 명작! Nukem!!>
라디오를 키자마자, 요란한 소리와 함께 한 회사의 신제품 광고가 울려퍼졌다.
나오가 확성기를 핸드폰에 들이대자 그 광고는 탱크 내부 뿐만이 아니라 타이베리움 밭에도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라디오 방송에서 무기 광고를 하는 일 따위, 상식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우즈키도 카렌도 이미 네오 치바에 오염되어버린 탓인지 거기에 별 다른 의의를 재기하지 않았다.
미오 : 아아~ 저거 명작이지. 진짜 잘 만들었어. 폭발 크고, 소리 시끄럽고.
나오 : 너 저거 샀었던거야? 몰랐는데....
미오 : 안 말했으니까~ 그때 나옷치는 트라이어드 프리머스 일 때문에 바쁘기도 했었고.
[하베스터]
린 : 질문 ○○....과자 좋아하니? 이게 뭐야.........
린 : 랄까, 그 아래 질문! '그렇구나, 허허허.' ? 이건 질문조차 아니잖아......
미오의 입에서 튀어나온 자신들이 모르는 역사의 진실....일지도 모르는 음모론을 듣고, 네명의 입이 쩌억 벌어졌다.
네명의 반응을 보고 왠지 모를 만족감을 느끼면서, 미오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미오 : 어쨌거나, 할머니 말에 따르면 그 모든 건 브라더후드 오브 캐럿이 뒤에서 실을 당겼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고, 그 작전의 진정한 목적은 액화 우사베리움을 통해 인류를 더 높은 단계로 이끄는 거였다고 해.
카렌 : 액화....우사베리움?
나오 : 우사베리움이 협곡을 형성할 정도로 성장하면 액화 상태의 우사베리움이 생겨나곤 해. 불안정한 거라서 폭발한다거나 하면 주변의 우사베리움하고 공명해 대폭발이 되기도 하는 물질이지만. 어쨌거나, 그걸 통해서 인류를 높은 단계로 이끈다고?
미오 : 그래. 일부 핵 미사일의 탄두를 액화 우사베리움으로 바꾸고, 발사된 미사일들이 만들어낸 방사능을 먹은 우사베리움이 폭발적으로 성장해 지구를 덮고, 인류는 우사베리움의 힘으로 세로운 단계로 나아가는게 계획이었다는데....그 새로운 단계가 뭔지는 할머니도 제대로 설명 안 해주시더라고.
<린 : 새로운 단계라는게 그 '햣하!' 같은 거만 아니길 빌어. 제발.>
미오 : 크흐흠! 어쨌거나, 할머니는 자신이 그 계획에 참여하셨다고 말씀하셨어. 원래는 지하에 지으려던 미사일 기지를 예산 부족으로 지상에 짓는 바람에 들켜버리고, 후버 였던가 뭐였던가 하는 사람이 방해하는 바람에 위험했던 적도 있었지만, 주어진 임무는 모두 완수했다고 하더라고. 그렇게 해서 양측이 가지고 있던 핵탄두의 1/3 가량이 우사베리움 탄두로 바꿔치기 되었고, 브라더후드 오브 캐럿의 지원을 받은 R-14 수송함이 미사일 기지에 도착하여 발사 준비를 마치면 미국측에 심어 두었던 병력들이 쿠바를 자극해 핵전쟁이 일어나고, 브라더후드 오브 캐럿의 계획이 실행될 상황까지 갔어.
카렌 : 하지만, 결국 핵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잖아?
우즈키 : 마, 맞아. 분명히 10월 24일에 소련이 미사일을 철수 시켜서 종결된 걸로 아는데.......
<린 : 만일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인류는 멸망했거나, 멸망하지 않았더라도 지구인 전원이 너희들처럼 '햣하!'한 정신상태를 가지게 되는 비극이 일어났을지도 모르지.>
나오 : 린, 너 말에 은근 가시가 돋힌 것 같은데.....어쨌거나, 그건 결국 왜 중단된거야? 양측 최고지도부도 통제를 잃은 상태라 브라더후드 오브 캐럿 단독으로 봉기를 강행하는 것도 가능했을텐데......
미오 : 그게 있지, 봉기를 앞둔 상황에서 갑자기 나타난 파란 전화 박스에서 한쌍의 남녀가 나타나 브라더후드 오브 캐럿의 모든 보안을 뚫고서는 나나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나나씨가 '아직 인류는 우사베리움을 받아들이기엔 미숙하다.' 라면서 봉기를 중단했다는거야. 액화 우사베리움은 모두 회수되었고, 브라더후드 오브 캐럿의 지원이 사라져 봉쇄를 돌파할 수 없게된 소련이 GG를 쳐서 3차 세계대전은 일어나지 않게 된 거라나봐.
??? : 당신도 나나를 방해하러 온건가요?! 나나는....나나는 그저 혹시라도 살아있을지 모르는 동포들을 다시 만나고 싶을 뿐이에요! 그걸 위해서 낮은 가능성에라도 걸어보고 싶을 뿐이라고요! 당신이라면 알 거 아니에요! 이 우주에 나 혼자 남았다는게 얼마나 괴로운 일인지 알고 있을 거 아니냐고요!
??? : 물론 잘 알지. 그렇지만, 그거 알아 우사밍? 지금 네가 하려는 일은 선을 넘었어! 한번만 더 말할게. 당장 이 정신나간 짓을 멈춰. 멈추지 않겠다면.....난 진심으로 화를 낼 지도 몰라.
나오 : 아이고 맙소사! 하루에 세번씩이나 보팔 니나랑 만나다니! 오늘 하루는 완전 옴 붙은 날인가보네!
미오 : 이게 무슨 소리야! 소비에트의 명작 테슬러 탱크를 하루에 두번이나 날려먹게 생겼네!
카렌 : 계속해서 가까워지고 있어! 이대로 가다간 1분 후에 여기에 도착할 거야....!!
보팔니나B : 아까의 굴욕을 갚기 위해 나는 다시 돌아왔다! 인거에요 쨔식들아!!
<린 : 당신은 지금 아서왕과 싸우다가 팔이 잘렸고, 아서왕은 당신에게 "훌륭한 적이었으나, 이제 길을 비켜라!" 라고 말했다. 당신은 뭐라고 대답하겠는가? 1. 그냥 긁힌거야. 2. 언제부터 내 팔이 잘렸다고 생각한거지? 3. 난 원래 팔이 없었어.....뭐야 이게!>
절체절명.
지금의 그녀들이 처한 상황을 한 단어로 요약한다면 이 한단어로 요약이 가능하리라.
딱 한명, 이제 아무래도 좋다는 듯이 인성검사를 작성하고 있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그녀 또한 갑자기 다가온 죽음의 위기로부터 눈을 돌리고 있을 뿐이지, 위험한 상황인 것은 마찬가지.
우즈키 : 미오야! 아까 사용한 안티오크의 성스러운 수류탄 더 가지고있어?
미오 : 가지고 있을리가 없잖아! 설마 보팔 니나를 하루에 두번 이상 만나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고!
나오 : 하루에 한번 만나기도 힘든게 보팔 니나인데, 왜 세번이나....!
설마 하루만에 보팔니나와 두번 이상 마주치게 될 것이라고는 미오와 나오조차도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보팔 니나를 쓰러트릴 방법도 없는 상황.
하지만, 궁하면 통한다던가, 미오의 머리 속에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을 법한 방법이 떠올랐다!
미오 : 그래! 그 방법이 있지! 나오! 해치 좀 열어봐!
나오 : 으잉!? 뭔가 좋은 방법이라도 떠오른거야?
미오 : 그럼! 일단 해치를 열어!
나오 : 알았어!
해치가 열리고, 미오가 칼 마르크스 탱크에서 튀어나왔다.
그리고 탱크에서 튀어나온 미오는 그대로 뛰어내려 글록 17을 꺼내고선 카렌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린이 미오와 나오를 최악이라고 비난하기는 했지만, 미오의 선택은 결과만 보면 훌륭한 선택이었다.
기관총 진지의 기관총을 그대로 뜯어낸 카렌이 보팔 니나를 향해 기관총을 쏴갈기기 시작하자, 상대의 정체가 자기 망치를 맨손으로 깨부순 인간 같지도 않은 거라는 사실을 깨달은 보팔 니나가 패닉에 빠진 것이다.
우즈키 : 대단해! 그 병약했던 카렌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대단해!
나오 : 카렌이 이 정도로 우사베리움이랑 궁합이 좋을 줄이야! 저 녀석, 부모님 이전 대에 네오 치바에서 산 적이 있는 거 아냐!?
카렌 : 우우 베이베! 불타오른다! 난 이제 제어불능이야!!
보팔니나B : 보팔니나 살려! 인거에요!!!
미오 : 세상에, 나 저런거 처음봐! 그 보팔니나가 살려달라고 하고 있어!
카렌의 전투력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미오와 나오도 안티오크의 성스러운 수류탄 없이는 감히 대적할 생각을 품지 못하는 보팔 니나의 공격을 전부 보인다는 듯이 회피하고, 정확하게 기관총을 발사해 보팔니나의 움직임을 제한하며 보팔니나를 계속해서 궁지로 몰아넣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팔니나를 끝장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보팔 니나가 그만큼 무시무시한 생물이기 때문일테지.
철컥철컥!
카렌 : 오오 인류시여! 총알이 다 떨어졌군! 믿을 수 없어!
보팔니나B : 히야앗!? 지금 당장 쳐 도망가야 할 것 같은 거에요!
그때 상황이 바뀌었다.
카렌이 가지고 있던 기관총의 탄환이 전부 소진된 것이다.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한 것일까, 보팔 니나는 전력으로 등을 돌려서 도망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나 : 아─아─. 들려요 여러분? 지금, 나나가 쌀나라 것들한테서 뜯어낸 물건을 하나 보내줄게요. 사용해보고 평가 좀 부탁드려요~>
<린 : 엣, 잠깐만요. 쌀나라요? 그거 분명 미ㄱ....>
파직! 파직! 파지지지직!!!
카렌의 머리 위에서, 방전 현상이 일어나며 그 곳의 공간이 일그러지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리고, 공간을 일그러트리며 나타난 그것을 카렌이 받아든 순간───!
미오 : 세상에!
나오 : 오 XX 맙소사!
'그것'이 신성하고 위대한 모습을 드러냈다.
차갑고 무거운 반사광을 발하며, 야만적이고도 품위있는 존재감을 뿜어내는 그것이.
인류가 만들어낸 파괴의 정수이자, 사이버 데몬의 죽음인 그것이!
카렌의 팔에 안겨 그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카렌 : 죽음이 나를 감쌀지라도, 천사의 울림이 들리는 지경이군. 보라, 내가 이 천하제일의 무기를 찾았도다! 내 눈물이 다 흐를 지경이군. 찬양하라!!!
미오 : 그럼! 떨거지들이 모여봐야 떨거지지! 화염방사기 들어 시마무─! 뜨거운 맛을 보여주는거야!!
나오 : 미오 말이 맞아! 머리 나쁜 떨거지 X들한테 C랭크 아이돌의 힘을 보여주는 거야! 카렌! BFG 9000 탄약 얼마나 남았어!
카렌 : 한발!
나오 : 그 정도면 저 떨거지들한테 뜨거운 맛 보여주고 시작할 수는 있겠네! 가자 XX들아! 머리에 X밖에 안 들어찬 XX들을 XXX로 만들어주는거야!
일동 : 오!!!!
< 린 :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되버린 걸까.>
비록 적은 많았지만, 그 정도로는 정신나간 네명의 파괴수들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리고, 정신나간 네마리의 파괴마들을 보며, 린은 절망의 눈물을 쏟아냈다.
네명이 걱정되어서가 아니라, 이 모든게 끝난 후에 저 네명과 친구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자신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잠시 동안이지만, 린은 나나에 대하여 공포를 느꼈다.
린 자신이 기억하는게 맞다면 린 자신은 단 한번도 나나 앞에서 지금 여기서 일어난 일들을 잊고 싶다는 태도를 보인 기억은 없었다.
그런데, 어떻게 나나는 저렇게 핀 포인트로 린이 바라는 걸 알아낸 걸까.
린 : (혹시...하베스터 안에 뭔가가....? 아니, 아무렴 어때.)......예. 주세요.
하지만, 린은 그런 생각을 모두 망각의 저편으로 던져버렸다.
어짜피 이 정신나간 도시의 장이고, 외계 기술을 보유한 외계인이니, 뭘 해도 이상하지 않으리라.
그리고 무엇보다, 린은 지쳐버렸다.
이런 저런 태클을 걸며 정신나간 짓에 휘말리는 것에 지쳐버린 것이다.
그리고, 린의 대답을 들은 나나가 그럴 줄 알았다는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나나 : 좋은 생각이에요~ 하지만,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 처럼, 이 기억제거제를 사용하는거엔 큰 대가가 따른답니다?
린 : ............어떤 대가죠?
역시 대가가 있는 것일까, 하고 생각하며, 린은 나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속을 알 수 없는 미소를 짓고있던 나나가 요구한 대가는───
나나 : 한병당 5000MC 랍니다.
린 : 엣?
나나 : 한병당 5000MC 요. 이거, 제법 비싼 거랍니다?
린 : 아....예......(괜히 긴장했네.)
다행히도, 5000MC라는 린에게 있어서는 별 부담은 없을 정도의 돈이었다.
왠지 모르게 김이 빠진다고 생각하며, 린은 기억 제거제를 한개 주문했다.
미오 : 아쉽네~시부린들한테 네오 치바를 조금 더 보여주고 싶었는데. 어쩔수 없지. 내가 배웅해줄까?
나나 : 그럴 필요는 없어요~ 워프 패널을 사용하게 해줄테니까요. 원래는 나나 전용이지만, 린쨩들이 많이 힘드어 보이니까 특별히 허용하는 거에요?
린 : 감사합니다....그러면, 저희는 이만 돌아가 볼게요.
나나에게 5000MC를 건내고, 형언할 수 없는 색상의 액체를 받은 후, 린은 이만 가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더 이상 네오 치바에 머무르고 싶지 않은 것은 물론이거니와, 한시라도 빨리 이 정신가간 곳의 기억을 잊어버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우즈키 : 오늘 하루, 정말 재미있었어요! 나중에 또 한번 오고 싶어질지도~
카렌 : 그렇지? 다음에 한번 더 따라올까?
린 : ...............
하지만, 우즈키와 카렌은 린과 달리 이 정신나간 곳이 상당히 마음에 드는 듯 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린은 이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이를 어쩐다, 이대로 뒀다간 밖으로 나간 우즈키와 카렌이 햣하! 한 정신을 가진 네오 치바인 처럼 행동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특히 우즈키는 환각까지 보는 만큼, 그 위험도가 더욱 높다!
이 상황을 어찌 해결할까, 라고 고민하고 있는 린의 눈에 예의 영업용 미소를 지으며 예의 그 병을 두개 흔들고 있는 나나의 미소를 보았을때, 린이 나나는 이 모든걸 예상했을 거라고 생각한 것은 잘못된 생각이 아니리라.
19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미오 : 아! 질문 두개만 더 할게요!
나나 : 예! 뭐가 궁금한가요?
미오 : 나나씨가 지구에 왔을 때는 언제였고, 어디에 처음으로 발을 디뎠나요? 연도는 서력으로 대답해주세요!
나나 : 에에....서력으로....인가요?
미오 : 예!
나나 : 에에....나나의 기억이 맞다면, 분명 지구인 여러분들이 서력 1908년이라고 부르던 시기였고, 그때 떨어졌던 곳은.....퉁구스카였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카렌 : 퉁그스카 대폭발!? 저기, 나나씨. 나나씨 그때 나이...아니 연세가 어떻게 됬죠?
나나 : ?? 17세였답니다? 물론 우사밍 별 기준이지만요.
일동 : 에에엣.......
미오 : 오오! 진짜로 빌려주는 거구나! 시부린, 시부린은 어떤 하베스터를 몰고 싶어?
나나 : 아, 하베스터는 전부 1인승이에요! 평소에는 무인으로 운용하거나, 나나가 혼자 타고 채취하거든요!
나오 : 그러면, 린은 린이 원하는 하베스터에 태우는 걸로 하고, 또 하베스터에 탈 사람을 정할까?
린 : 나도 같이 가는 건 확정사항인 거구나......탄다면 최대한 튼튼한게 좋아. 나, 너희들처럼 싸울 수 있는 자신은 없으니까....
미오 : 알았어~ 카렌! 카렌은 어떻게 할거야? 시부린처럼 하베스터에 탈거야? 아니면......
카렌 : 난 나오를 따라갈게. 기왕 건강해진거, 최대한 움직여보고 싶거든.
린 : 카렌은 이미 나오랑 미오들 같아져 버린 것 같고....우즈키는 어떻게 할거야?
우즈키 : 나도 미오들이랑 같이 가게! 걱정마! 린쨩이 탄 하베스터는 내가 지켜줄거니까!
린 : 알았어.......(그래.....최소한 차량 안에 있으면 보지 않아도 될 테니까........)
-우사베리움 채취를 시작합니다!
-나나가 외출에서 돌아올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300이며, 주사위를 던져서 나온 값을 합했을 때 300이 되면 나나가 귀가합니다!.
-중간에 일어날 상황은 대충 정해두었으니 주사위만 신나게 던지시면 됩니다.
-대칭수는 모두 110 취급입니다.
>>+2 자, 주사위를!
새하얀 우사베리움 안개가 깔려있는 벌판 위에, 끝이 보이지 않는 하얀색 보석들이 자라나고 있는 광경은 제법 멋진 광경이었지만, 지금의 그녀들에게 그 광경을 즐길 여유는 없었다.
쾅! 쾅! 쾅! 쾅!
나오 : (휘파람)소리 한번 요란한데? 미오, 저것들이 뭘 쓰는건지 알 것 같아?
미오 : 으음~ 자주포 업 한 불핏으로 쏘는 거 아닐까? 하지만, 불핏이라고 보기엔 소리가 조금 더 묵직한 것 같긴 한데.......
카렌 : 그런게 구분이 가?
미오 : 대충은~아직 미숙해서 완벽하진 않지만. 어쨌거나, 밖의 녀석들이 무슨 생각인지는 대충 알 것 같아. 소닉월을 뭔가로 폭파시켜버린 다음에 모터바이크 팀을 투입해서 빠르게 내부를 진압할 생각일거야.
우즈키 : (거의 이해 못함)그렇구나.....그러면, 거기에 어떻게 대응할 생각이야?
미오 : 일단 나나씨가 미리 만들어 뒀다는 트랩들을 사용해서 들어오는 팀을 날려버려야지. 그 다음엔......
나오 : 마찬가지로 미리 만들어뒀다는 기관총 진지 가지고 드르륵 그어버리면서 버티는거야.
카렌 : 만일 그것도 뚫는다면?
나오 : 그때는 우리가 직접 린을 지키면서 싸워야지! 어짜피 나나씨가 돌아오면 다 끝날 일인데 뭐.
카렌 : 그건 그렇네.
[한편, 하베스터]
빈말로라도 넓다고는 할 수 없는 하베스터의 조종석.
린은 그 자리에 앉아 버튼을 누르며 우사베리움을 채취하고 있었다.
평소대로라면 밖에 있는 네사람과는 거의 항상 같이 다닐 정도로 네사람을 좋아하는 그녀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녀들과 떨어져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너무나도 감사하고 있었다.
린 : 하아.....역시 여기로 오길 잘 한것 같아. 저 먼 곳에서 뭔가 번적이는 것 같지만, 여기라면 안전할테니까........
콰아아아앙!!
나오 : 외벽이 날아갔어!?
미오 : 이런 젠장! 핏불이 아니라 스펙터였어! 조준이 거지 같아서 엉뚱한데 잘못 들었나봐! 으으으, 일생일대의 불찰이야!
햣하! 햣하아!
잘 자란 우사베리움이다! 가자!!
카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냐! 오토바이 팀이 와!
나오 : 그래!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쌍안경으로 보면서) 미오! 내가 폭파! 하면 폭파시켜! 알겠지?
미오 : 맡겨둬! 폭탄마 미오의 힘을 보여줄테니까!
우즈키 : 우린 뭘 하면 될까?!
나오 : 너희는 저기 기관총 진지에 붙어! 폭파한 다음에 오는 것들을 보이는 족족 쏴버려!
카렌 : 오케이!!
[하베스터]
다시 하베스터 안..
밖에서 폭음이 들리건 말건, 린은 우사베리움 채취 작업에 힘쓰고 있었다.
그녀의 시야에는, 밖의 일은 이미 보이지 않는 상태였다.
그녀는 지금, 그녀의 눈에만 보이는 한마리의 여우에게 설교를 듣고있었으니까.
여우 :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중생아 네 어디를 방황하고 있느냐.
린 : 그래....맞는 말이야.
스펙터의 포격으로 뚫린 구멍을 통해서, 많은 수의 우사베리움 서리범들과 연습생들을 태운 바이크가 돌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렇게 돌입한 이들의 대부분은 그들의 발 밑에서 일어난 폭발에 휘말려 하늘 높이 날아가고 말았다.
미오가 트랩을 작동시킨 것이다.
미오 : 오 예! 끝내주는 폭발이야! 최고야! 크으으! 이 맛에 폭파질 하는거지!
나오 : 기분 좋아할 시간 없어! 아직 남은 놈들 온다!
미오 : 알았어! 시마무─ 힘들어지면 얼마든지 말해! 바로 화염방사기 넘겨줄테니까!
우즈키 : 응!!
나오 : 카렌! 힘들면 말해! 건강해진 것 같다곤 해도, 절대로 무리하면 안되니까!!
카렌 : 알았어!
미오 : 온다! 쏴!!
콩볶는 듯한 소리가 울리면서, 우사베리움 밭은 다시 한번 지옥으로 변화했다.
폭발에 휘말리지 않아 무사하게 돌입하던 바이크 부대원들이 흉탄을 맞고 쓰러지고,
바이크 팀 이후에 돌입을 시작한 보병들도 4대의 기관총 진지가 쏟아내는 탄을 맞고 쓰러진다.
시체 위에 시체가 쌓이는, 무시무시하기 짝이 없는 광경이었지만, 죽었다 살아난 덕에 여러모로 정신줄을 놓은
네명은 흔들림 없이 사격을 계속했다.
[하베스터]
린 : (죽은 눈)좀 더 강하게~ 그래 강하게~ 그 곳을 향해~ 달려 나가자~
나오 : 좋아! 한숨 돌릴 수는 있겠네!
미오 : 쉴 수 있을때 쉬어두자. 왠지 예감이 영 좋지 않아. 뭔가 더 몰려올 것 같다고나 할까......
카렌 : 나도....지금 쉬어두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
나오 : 그러면, 2교대로 쉬자고. 나랑 카렌이 한조, 미오랑 우즈키가 한조로 해서 쉬자. 알겠지?
우즈키, 카렌 : 응!
미오 : 하아~ 오랜만에 엄청나게 쐈네. 이거 마셔 시마무─. 올때 받은 에너지 드링크야.
우즈키 : 고마워! 아, 린쨩한테도 가져다 주는게 좋지 않을까?
나오 : 방금 전 린한테 화상통신이 왔는데, 필요 없다고 하더라.
카렌 : 왠지 눈이 죽어있던데....정말로 괜찮은 걸까.....
미오 : 괜찮을거야. 시부린은 강하니까.
미오들이 멋대로 린이 괜찮을 것이라고 결론짓고 휴식을 취한지도 어느세 20분.
모터바이크의 소리는 커녕 사람이 달려오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기 때문에 우사베리움 밭은 놀라울 정도로 조용했다.
들리는 소리라곤 죽어버린 눈으로 자신의 데뷔곡을 흥얼거리는 린이 타고있는 하베스터가 만들어내는 우사베리움 채취음 뿐이었기에, 하베스터 호위 팀은 마음 편하게 휴식을 할 수 있었다.
PRRR! PRRRRR!
그때, 미오가 가진 화상 단말에서 누군가가 대화를 요청하고있음을 알리는 신호음이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미오가 황급히 화면을 확인해보니, 그 대화를 요청한 사람은 다름 아닌 나나였다.
미오 : 어라? 나나씨? 무슨 일이지?
삑!
<나나 : 여러분! 영상 잘 보이시나요?!>
미오 : 깜짝이야! 예! 잘 보여요! 무슨 일이에요?
<나나 : 다행이다....아직 무사해서....이게 아니지, ..지금 큰일났어요! 엄청나게 큰 일이요!>
나오 : 진정하세요! 무슨 일인데 그래요?
<나나 : 진정할 수가 없어요! 브라더후드 오브 캐럿에서 연락이 왔는데, 창고에서 정비중이던 리디머를 탈취당했다고 하잖아요!!>
나오 & 미오 : 에에에에에에에에?!!?
우즈키 & 카렌 : ????
우즈키 : 전혀. 뭔가 엄청날 것 같은 느낌이긴 한데......
나오 : 엄청난 걸 넘어서, 터무니 없는 거야. 이거, 위험하겠는데......
미오 : 내가 생각해도 그래. 이거, 잘못했다간 아이돌 자리에서 물러나게 될지도 모르겠어......
카렌 : ?! 엣, 잠깐, 너희 둘이 위험하다고 생각할 정도라고? 도대체 어느 정도로 위험한거야!?
우즈키 : 카렌?! 뭔가 위험을 판단하는 기준이 이상하지 않아?!
그렇게 말하는 우즈키 스스로도 나오와 미오가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사태가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던 것은 마찬가지였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던 두 사람이 저렇게 말 할 정도라면, 엄청난 일임은 분명했기 때문이다.
<나나 : 지금 탈취당한 리디머의 스펙을 보낼게요!>
그 말과 함께, 미오가 들고있는 단말에 거대한 3족 보행 병기의 모습과, 그 병기의 상세한 스펙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어마어마한 덩치와 그 위압감은, 네명의 전의에 심대한 타격을 입히기엔 넘치도록 충분했다.
<나나 : 예전에 닥터 때문에 봉기가 실패한 이후로 네오 치바 방위 병력으로 쓰려고 정비중이었는데....이런 식으로 털리다니.....나나의 실수에요.....>
나오 : 자책은 나중에 하고....어떻게 하죠? 지금 저희 장비로는 어떻게 해도 이길 방법이 없는데....
<나나 : 걱정 마세요! 지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 열심히 교섭중이니까요! 이 교섭이 성사되면 수리되다 만 리디머 정도는 처리 가능한게 올 거에요! 그때까지만 기다려주세요!>
우즈키 : 뭘 보내주실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믿어볼게요!
미오 : 앗! 그거 내 대사야!
철컹! 철컹! 철컹!
카렌 : 이야기하고 있을 때가 아냐! 저기 온다!!
[하베스터]
린(죽은눈) : 「Vorüber, ach, vorüber! geh, wilder knochenmann!」
아아 나는 바란다 부디 멀리, 사신이여 부디 멀리 가다오.
「Ich bin noch jung, geh, Lieber! Und rühre mich nicht an.」
나는 아직 늙지 않았다 삶으로 넘쳐있으니까 부디 부탁이야. 만지지말아다오.
「Gib deine Hand, du schön und zart Gebild!
아름답고 섬세한자여 무서워할것은 없다. 손을 내밀어라.
Bin Freund und komme nicht zu strafen.」
나는 그대의 친구이며 빼앗으러 온것이 아니기에.
「Sei guten Muts! Ich bin nicht wild,
아아 무서워마라 두려워마라 누구도 그대를 상처입히지 않아.
sollst sanft in meinen Armen schlafen!t」
나의 팔안에서 사랑스러운 자여 영원히 편안히 잠들도록하라.
「Briah――」
창조.
「Niflheimr Fenriswolf――」
사세계・흉수 변생.
멀리서 걸어오는 리디머의 모습을 보고 큰 혼란을 느낀 것일까,
린은 란코에게 빌린 게임에 나왔던 문구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System : 린은 큰 혼란에 빠졌다!
쾅! 콰광!! 쾅!
폭발, 총성, 그리고 또 폭발.
지금껏 들린 것들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결코 못하진 않은 총성과 폭발음이 울려퍼진다.
총탄이, 미사일이, 로켓이 공중을 수놓는다.
하지만───
리디머 : Resistance is futile.
리디머에게는, 무엇하나 통하지 않는다.
마치 미오들의 저항을 비웃기라도 하는 것처럼 모든 공격을 직접 몸으로 받아내고도 상처하나 없는 모습으로, 리디머가 한걸음 한걸음 타이베리움 밭을 향해 진격한다.
미오 : 빌─어─먹─을─!!! 공격이 하나도 안 통하잖아!
나오 : 더럽게 튼튼하네! 카렌! 미사일 좀 줘!
우즈키 : 도대체 증원은 언제쯤 오는거야?!
카렌 : 오더라도, 저걸 어떻게 할 수는 있는거야....?
제 아무리 사기 충만한 병사라도 자신의 행동이 무의미해보이는 상황에 계속해서 마주친다면 그 투지가 꺾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것은 나오들도 마찬가지였다.
나나의 말을 믿고 버틸수 있는 한도까지 버텨보려고 노력하고는 있었지만, 저렇게 기스 하나 안 난 모습으로 걸어오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자기가 바보짓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오 : 젠장....여기서 졌다간 내일 일정에 트러블이 생길텐데.....
미오 : 나도. 게다가 이번 촬영은 특히 큰 일이라 절대로 빼먹을 수 없는데.....
카렌 : 너희들, 저게 다가오는데도 내일 일이 더 걱정인거야?
나오 & 미오 : 당연하지! 아이돌이잖아!
우즈키 : 직업의식 대단하네.....
말은 이렇게 하고 있었지만, 나오와 미오도 무섭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아니, 어느 누구보다도 깊은 절망감에 잠기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그녀들일지도 모른다.
한번 아이돌 뱃지를 빼았기면 재기하기 힘들다는 것은 네오 치바에서는 상식이기 때문이다.
나오 : 제에길......우즈키! 카렌! 너희는 린이 탄 벙커 하베스터에 타!
카렌 : 너희들은 어쩌고?!
미오 : 저놈들이 노리는 건 우사베리움하고 우리 아이돌 벳지야. 우사베리움 서리범들이야 나나씨가 돌아오면 브라더후드 오브 캐럿을 풀어서라도 어떻게든 할 테니까. 두사람은 안전한 곳에 가 있어. 우리가 시간을 벌어볼게.
우즈키 : 하지만, 너희를 버릴 수는 없어!
미오 : 시마무─.....
리디머 : I KILL!
철컹! 철컹! 철컹!
미오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와중에도 리디머는 결국 소닉월을 넘고 우사베리움 밭으로 진입했다.
절망감이, 미오들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나나 : 해냈어요!!>
나오 : 우와아아앗?!
미오 : 나나씨!?
<나나 : 해냈어요! 해냈다구요! 구두쇠 러시아 놈들이 드디어 체르노빌 사고때의 대금을 치뤘어요! 지금, 증원이 올거에요!!!>
[크로노 스피어, 작동 개시]
카렌 : 크로노......
우즈키 : 스피어.....?
미오 : 크로노스피어라고!? 게다가 이 소리! 도대체 뭐야! 뭐가 오려는거야!
나오 : 소리 보아하니 엄청난 중량일 것 같은데?! 우앗, 온다!!
그 순간, 일대가 어마어마한 빛에 휩싸였다.
[하베스터]
린(죽은눈) : 죽음이여. 죽음에 의한 폐막만이 유일한 구제..
Tod! Sterden Einz' ge Gnade!
이 독에 더럽혀지고 파먹힌 심장이 움직임을 그쳐, 꺼림직한 독도 상처도 흔적도 없이 사라지도록.
Die schreckliche Wunde, das Gift, ersterde, das es zernagt,erstarredas Herz!
이 벌어진 상처, 치료되지 않는 병소를 보거라.
Hier bin ich, die off'ne Wunde hier!
방울져 떨어지는 피의 물방울을, 전신을 순환하는 저주의 독을. 무기를 잡거라 검을 찔러라 깊게 깊게 자루까지 통과하도록.
Das mich vergiftet, hier fliesst mein Blut: Heraus die Waffe! Taucht eure Schwerte. tief,tief bis ans Heft!
자아 기사들이여.
Auf! lhr Helden:
죄인에게 그 고뇌와 함께 급소를 찌르면 지고의 빛은 자연히 그 위를 찬란하게 비출 것이다.
Totet den Sunder mit seiner Qual, von selbst dann leuchtet euch wohl der Gral!
창조.
Briah――.
인세계 종언변생.
Midgardr Volsunga Saga.
입광량이 적절히 조절되고 있었기 때문인지, 린은 전송된 물체가 무엇인지 똑바르게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린은 그것을 본 순간, 그녀 자신의 갈망에 조금이나마 자각을 가질 수 있었다.
린 : .......집에 가고싶어.
쿠웅!!!
어마어마한 질량을 가진 물체가 땅에 내려앉는 소리가 울려퍼짐과 함께, 두 눈을 똑바로 뜰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한 빛이 가라앉았다.
그리고, 그 빛의 격류가 가라앉은 그곳에 '그것'이 있었다.
올려다보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거대한 덩치를 자랑하는, 압도적인 크기와 압도적인 질량으로 자신의 존재를 주장하는 '그것 '이 있었다.
우즈키도, 카렌도, 나오도, 미오도, 심지어는 하베스터에 있던 린 조차도 그것의 모습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아냐(영상) : 따바리쉬(동무) 대금을 방금 전송했습니다.>
미오 : 아냐?! 왜 아냐가?!
<아냐 : 미오? 미오입니까? 게다가 다른 사람들도 있군요.>
미오 : 그래! 우리야! 이게 어떻게 된거야? 대금이라니?! 설마, 나나씨가 한 교섭이란게 이거야!?
<아냐 : Да. 체르노빌 원전 사태때의 대금을 갚으라고 하셔서 말이죠. 제가 직접 꺼내왔습니다.>
나오 : 세상에! 나나씨 진짜 최고야! 어떻게 이런걸.....!
카렌 : 감격하고 있을 때가 아냐! 저기 아나스타샤! 지금 그거 써도 되는거지? 지금 우리 상황이 무지 급하거든?
<아냐 : 문제없습니다! 언제든 사용 가능하도록 정비해놓은 거였으니까요! 타세요! 그리고, 저 덩치만 큰 고철덩어리한테 보여주는 겁니다! 소비에트의 기술력의 집결체! 붉은 군대 최강의 창, 사회주의의 방패! 테슬러 초중전차, 칼 마르크스 프로토타입의 힘을!!!
쿠구구구구구!!
그 말과 함께, 칼 마르크스 초중전차가 기동하기 시작했다.
탑승자를 보조하기 위한 AI가 기동하여 칼 마르크스의 시스템을 점검하고, 초중전차의 강인한 몸에 에너지를 공급하기 시작하자, 듣고있는 것 만으로도 압도될 것 같은 엔진음이 전장에 울려퍼지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보며, 미오와 나오는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미오 : 소비에트 만세에!!!
나오 : 이걸 내 두 눈으로 직접 보게되다니! 난 행운아야! 어서 타! 우즈키가 장전수! 내가 운전수! 미오가 포수야! 카렌은 밖에 잔류해서 보병들을 정리해줘! 보병들이 돌입하는게 보이니까!
카렌 : 알았어! 너희들도 힘내!
감격에 젖는 것도 잠시.
네명은 빠르게 냉정을 되찾고 각자의 위치를 찾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탱크를 맡은 세명이 각자 위치를 잡고, 조종을 시작하자, 칼 마르크스 초중전차의 AI의 목소리와 아냐의 통신, 그리고 나나의 통신이 동시에 그들을 반겼다.
[안녕하십니까. 메인 시스템, 전투 모드 기동합니다.]
<나나 : 들리시나요 여러분? 지금 저 리디머는 수리가 되다 말아서 전자기 방호가 완벽하지 않아요! 테슬라 캐논을 맞춘다면 리디머를 침묵시킬 수 있을지도 몰라요!>
<아냐 : 칼 마르크스 전차의 힘을 무시하면 안됩니다! 제 아무리 리디머라도 전자기 방호가 완벽하지 않다면 한방에 침묵시킬 수 있어요! 자, 가는 겁니다! 어머니 러시아의 분노를 쏟아부어요!! Ура!!!!!>
우즈키 : 장전완료! 언제든지 발사 가능해!!
나오 : 좋아! 의기양양해진 연습생 떨거지들한테 뜨거운 맛을 보여주자고! Ура!!
미오 : Ура!!!
칼 마르크스 초중전차의 등장에 위기를 느낀 리디머가 속도를 높이고, 초중전차를 향해 총구를 돌리지만, 무의미한 저항이었다.
리디머의 조종사가 칼 마르크스 전차를 조준했을 때, 나오, 미오, 우즈키는 이미 리디머를 쏠 준비를 마친 상태였으며, 리디머가 방아쇠를 당기기도 전에 칼 마르크스 전차는 하늘이 찢어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리디머를 향해 붉은 군 최강의 창을 꽂아넣고 있었으니까!
콰르릉!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소리와 함께, 마더 러시아의 분노가 전장을 가로지른다!
미오 : 그나저나 나옷치. 왜 일본인들이나 와패니즈들은 이름에 0이나 프로토타입 같은 걸 붙이는 걸 좋아할까?
나오 : 간지가 나잖아?
[하베스터]
린 :
무기도 말도 사람을 상처입힌다.
Et arma et verba vulnerant Et arma.
순풍은 벗을 주고 결핍은 벗을 시험한다.
Fortuna amicos conciliat inopia amicos probat Exempla.
운명은, 경박한 운명은, 주었던 것을 곧바로 돌려달라고 요구한다.
Levis est fortuna id cito reposcit quod dedit ashnaal.[9]
운명은 그 자신이 맹목일 뿐만 아니라, 항상 돕는 자들의 눈을 멀게 한다.
Non solum fortuna ipsa est caeca sed etiam eos caecos facit quos semper adiuvat.
약간의 어리석음을 생각에 섞어라. 때때로 이성을 잃는 일도 바람직하다.
Misce stultitiam consiliis brevem dulce est desipere in loc.
먹어라, 마셔라, 놀아라. 사후에 쾌락은 없으니.
Ede bibe lude post mortem nulla voluptas.
밖의 상황이 어찌 돌아가든, 지금의 린에게는 아무래도 좋은 일이었다.
그녀의 감겨진 두 눈에 비춰지고 있는 것은 사바세계의 현상이 아닌, 더 고차원적인 무언가였으니까.
사방팔방 위아래앞뒤, 모든 방향에 올곧게 꺾인 직선을 지니고 평행선을 가지지 않은 정방형으로 형성된 일곱 면을 가진 정육면체이자 다섯 면으로 구성된, 이형의 기하학으로 조형된 상자와 같은 별이, 공간이, 우주가, 시간이 떠돌고있는 공간.
만물의 근원이 흘러나오며, 이 세상을 움직이게 만드는 원리 그 자체가 형상화된 공간.
무지몽매한 인간으로서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고, 표현하는 것은 더더욱 할 수 없는, 억지로 이름을 붙이자면
신좌라고 할 수 있울 만한 곳.
코즈에(?) : 후와아─? 린─?
그런 공간의 중심에, 작고 몽실몽실한, 잠자기 좋아하는 꼬마아이, 유사 코즈에가──
아니, 코즈에의 모습을 한 초월자가 있었다.
그녀의 배후에 펼쳐진 황혼이, 그녀의 전신에서 느껴지는 따스한 애정이 그녀야말로 자애로서 무한하게 존재하는 평행 우주를 끌어안는 여신이라고 고하고 있었다
그녀가 한 호흡 한 호흡 내쉴 때마다, 별이 소멸하고 별이 태어나고, 우주가 사라지고 우주가 태어나고 있었다.
찰나에도 미치지 못하는 짧은 시간만에 얼마나 많은 생명이 사라지고 얼마나 많은 생명이 태어났는지 모른다.
어둠이 판도를 넓히는가 싶더니 빛이 판도를 넓히고, 빛이 퍼지는가 싶더니 어둠이 다시 퍼진다.
어둠은 빛이 되고, 빛은 어둠이 된며 서로를 끌어안는 그 모습은, 그녀가 유출하는 이치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으리라.
코즈에(?) : 저기 린─. 어떻게 여기에 들어온거야─?
하지만 린에게는 코즈에의 말마저 들리지 않는다.
린은 그저, 차분하게 숨을 내쉬며 한음 한음 혼잣 말을 뽑아낼 뿐이었다.
린 : 난 이런 전개를 바라지 않았다. '특별'을 원했다. 그것을 진실로 원했다고 생각했다.
허나 다르단 말이지. 단연코 아니다!
아, 싫다. 인정 못해. 이런 형태의 '특별'은 용납 못한다!
코즈에 : 린─? 어디 아파─?
린 : 고로 부정해주마! 이런 현실따위 인정하지 않아! 당신에게 사랑을 했다 일상이여! 그 포옹에 도달할 때 까지 나유타의 끝까지 반복해 보이리――!
Atziluth.
유출.
미지의 결말을 본다.
Acta est fabula.
그 순간, 세계가 그녀의 색으로 덧씌워져──
코즈에 : 땟찌─.
딱콩!
───가는 듯 했으나, 코즈에(?)의 알밤 한방에 그것은 멈춰버렸다.
그리고, 린은 하베스터의 조종석에 앉아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린 : 아야! 어라? 꿈?
꽈릉!!
린 : 히익!?
그때, 밖에서 폭음이 들려왔다.
칼 마르크스 초중전차의 테슬라 캐논이 발사된 것이다.
린 : 아아.....이런 개꿈까지.....언제쯤 다 채취되는거야.......
[???]
코즈에(?) : 후아아....하마터면 글의 진행이 뒤틀릴 뻔 했어─.
코즈에(?) : 후아아─. 그러면─ 주사위를 던져줘─.
>>+1 주사위!
그나저나 아냨ㅋㅋㅋㅋㅋ 저 초중전차 외관은 IS-3 같은 느낌이 드는군요.
콰르릉!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소리와 함께 발사된 테슬라 캐논이 리디머에 명중하는 순간, 리디머가 크게 흔들렸다.
그리고, 테슬라 캐논의 발사가 멈추자, 결코 쓰러지지 않을 것 같았던 리디머가 서서히 고개를 떨구며 쓰러진다.
미오 & 나오 : Урааааааааааааааа!!!
우즈키 : 대, 대단해! 저 거대한게 한방에.....!
<아냐 : 소비에트의 기술력은 세계 제이이이이이일!>
<나나 : 소비에트의 기술력이라뇨! 아냐쨩네 할아버지가 몰래 들어와서 훔쳐간 거잖아요!>
카렌 : 어쨌거나, 잘 처리되서 다행이야.
나오 : 그래! 그리고 증원이 온다! 우즈키! 장전해!
우즈키 : 알았어!!
[하베스터]
린 : 이건.....『네오 치바 공인 인성검사』? 한번 풀어볼까.....?
>>+1 주사위!
전차는 현대 지상전의 제왕이라는 말처럼, 칼 마르크스의 전투력은 압도적이었다.
한번 주포를 발사할 때마다 연습생 떨거지들과 우사베리움 서리범들이 우르르 쓸려나가는 그 광경은 전차에 타고있는 세명과 밖에서 기관총 진지를 지키고있는 카렌을 전률시키기엔 충분했다.
우즈키 : 그나저나, 미오랑 나오는 어디서 전차 모는 법 같은 걸 배운거야?
카렌 : 나도 궁금해. 일본에는 이런 거 배울 수 있는 곳 따위는 없잖아?
미오 : 그야 물론 독학이지. 서점에 가 보면 이런 쪽 교본이 가득 진열되어 있다구?
카렌 : 엣, 잠깐, 그거 일단 군사기밀 같은 거잖아? 그런게 막 팔려도 되는거야?
나오 : 브라더 후드 오브 캐럿에게 불가능 한 건 거의 없어!
우즈키 : 그 브라더 후드 캐럿이라는 건 도대체 뭐야? 아까 나나씨도 말하던데.....
미오 : 굳이 말하자면, 나나씨가 만든 사조직 같은 거야! 네오 치바 최대의 무력집단이기도 하지!
우즈키 : 나나씨 굉장해! 근데, 이런거 막 말해도 되는거야?
나오 : 상관없어! 밖에 나가서 말해도 아무도 안 믿는데 뭐.
카렌 : 그것도 그렇네. 아. 나 탄약 다 떨어졌어. 다른 진지로 옮길게.
[하베스터]
린 : 질문 ○○.....눈 앞에서 박사가 누군가에게 납치당하려고 하고 있다. 어쩌지?
선택지가.......
1. 모른척 한다.
2. 지켜본다.
3. 과자를 사러간다.
4. 기타(자신이 생각하는 답을 쓰시오)
린 : .....뭐 이래!? 왜 '구한다' 같은 선택지는 없는 거야!
>>+1 주사위!
어차피 구하려 간다고 해도 구하려 간다는 소리는 죽이려 간다는 소리니까 꽝이 될 확률이 높겠지만....
테슬라 전차의 배터리 팩을 거의 다 사용했을 즈음, 침입자들의 파도도 잠잠해졌다.
레이더를 확인해보니, 도망치는 사람은 있어도 나오들을 향해서 오는 반응은 없었기에, 나오는 머리를 뒤로 젖히며 다른 사람들을 불렀다.
나오 : 레이더상에 적 반응 없음! 쉬자!
미오 : 오케이~ 하아, 재미있긴 해도 포를 계속 쏘는 건 역시 지치네. 시마무─는 괜찮아? 이런거 처음 해 보는 거라곤 안 믿어질 정도로 빠르던데.
우즈키 : 어쩨선지 하나도 안 힘들었어. 척 하면 척 하고 되던걸?
카렌 : 그거 어떤 의미로 재능 아냐? 해본 적은 없지만 포탄 장전이 쉬울 것 같진 않은데........
나오 : 안 쉽지. 아마 우즈키의 숨겨진 재능일거야. 우즈키 너, 네오 치바에 이사와도 잘 살지도 모르겠는걸?
우즈키 : 에에? 그럴리가 없어~.
미오 : 시마무─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한 건 좋은데, 이렇게만 쉬고 있으려니까 영 심심한데....나옷치, 나옷치 폰으로 라디오 수신 가능해?
나오 : 어디어디. 네오 치바 밖에서 산 거라 될지 모르겠네.....오, 된다!
<라디오 : 전부 다 날려버리고 싶은 당신! 그런 당신을 위한 완벽한 선택! 토그社의 불후의 명작! Nukem!!>
라디오를 키자마자, 요란한 소리와 함께 한 회사의 신제품 광고가 울려퍼졌다.
나오가 확성기를 핸드폰에 들이대자 그 광고는 탱크 내부 뿐만이 아니라 타이베리움 밭에도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라디오 방송에서 무기 광고를 하는 일 따위, 상식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우즈키도 카렌도 이미 네오 치바에 오염되어버린 탓인지 거기에 별 다른 의의를 재기하지 않았다.
미오 : 아아~ 저거 명작이지. 진짜 잘 만들었어. 폭발 크고, 소리 시끄럽고.
나오 : 너 저거 샀었던거야? 몰랐는데....
미오 : 안 말했으니까~ 그때 나옷치는 트라이어드 프리머스 일 때문에 바쁘기도 했었고.
[하베스터]
린 : 질문 ○○....과자 좋아하니? 이게 뭐야.........
린 : 랄까, 그 아래 질문! '그렇구나, 허허허.' ? 이건 질문조차 아니잖아......
본 상품은 불꽃놀이, 폭발, 철거, 폭발, 자기 방위, 폭발 등의 용도로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우즈키 : 생각해보니까, 네오 치바는 어느 날 갑자기 도쿄만에 나타난 섬인거지? 역사책엔 분명 1950년대 말에 갑자기 나타났다고 적혀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카렌 : 그렇지. 하지만, 지구에 도착한게 1908년인데, 도쿄만에 떠오른 건 50년대 말이라니, 그렇다면 그때까지는 어디에 네오 치바가 있었단 말야?
나오 : 그건 나나씨가 안 말해주셨으니까 나도 모르지....뭐, 지구에 도착한게 1908년이니까 그때부터 우주선을 중심으로 해저에서 네오 치바를 만들기 시작하셨던게 아닐까? 나나씨의 고향 기술력이라면 불가능할 것 같지도 않고.....
나오가 한 말은 거의 다 사실이었지만, 나오 자신도 자기가 사실에 가까운 추측을 한 것이라는 사실은 모르리라.
그 이야기가 끝나고 잠시동안 아무도 말이 없었지만, 미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미오 : 아, 이건 아까 이야기랑 별개의 이야기거든, 난 예전에 할머니한테서 상당히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나오 : 무슨 이야기인데?
미오 : 브라더후드 오브 캐럿에 대한 전설인데......아, 제법 황당한 이야기일지도 모르는데, 듣고싶어?
카렌 : 그야 당연하지. 지금 안 들으면 언제 듣겠어?
우즈키 : 맞아! 어서 들려줘!
나오 : 나도 어머니가 브라더후드 오브 캐럿의 일원이니까 듣고 싶긴 한데.....아, 이거 린한테도 들려주자. 자, 어서 말해.
<린 : 듣고싶지 않아!>
무선통신 너머로 린이 거절의 의사를 표했지만, 당연하다는 듯이 린의 의사는 묵살되었다.
린을 제외한 세명의 의사를 받아들여, 미오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미오 : 크흠! 그럼 말한다?
우즈키 : 쿠바 미사일 위기 말하는 거지? 물론 알고있는데, 그게 왜?
미오 : 만약에, 그 사건의 배후에 브라더후드 오브 캐럿이 있었다면.....미국도 소련도 나나씨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난 거였다고 하면, 믿겠어?
우즈키 : 엣, 잠깐, 뭐라고?
카렌 : 그게 무슨 소리야?!
나오 : 그런거였어?! 엄마는 미국까지 나나씨 손바닥 위였다는 이야기 안 해주셨는데?!
<린 : 아니 아니, 태클 걸 곳은 거기가 아니잖아?!>
네명의 반응을 보고 왠지 모를 만족감을 느끼면서, 미오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미오 : 어쨌거나, 할머니 말에 따르면 그 모든 건 브라더후드 오브 캐럿이 뒤에서 실을 당겼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고, 그 작전의 진정한 목적은 액화 우사베리움을 통해 인류를 더 높은 단계로 이끄는 거였다고 해.
카렌 : 액화....우사베리움?
나오 : 우사베리움이 협곡을 형성할 정도로 성장하면 액화 상태의 우사베리움이 생겨나곤 해. 불안정한 거라서 폭발한다거나 하면 주변의 우사베리움하고 공명해 대폭발이 되기도 하는 물질이지만. 어쨌거나, 그걸 통해서 인류를 높은 단계로 이끈다고?
미오 : 그래. 일부 핵 미사일의 탄두를 액화 우사베리움으로 바꾸고, 발사된 미사일들이 만들어낸 방사능을 먹은 우사베리움이 폭발적으로 성장해 지구를 덮고, 인류는 우사베리움의 힘으로 세로운 단계로 나아가는게 계획이었다는데....그 새로운 단계가 뭔지는 할머니도 제대로 설명 안 해주시더라고.
<린 : 새로운 단계라는게 그 '햣하!' 같은 거만 아니길 빌어. 제발.>
미오 : 크흐흠! 어쨌거나, 할머니는 자신이 그 계획에 참여하셨다고 말씀하셨어. 원래는 지하에 지으려던 미사일 기지를 예산 부족으로 지상에 짓는 바람에 들켜버리고, 후버 였던가 뭐였던가 하는 사람이 방해하는 바람에 위험했던 적도 있었지만, 주어진 임무는 모두 완수했다고 하더라고. 그렇게 해서 양측이 가지고 있던 핵탄두의 1/3 가량이 우사베리움 탄두로 바꿔치기 되었고, 브라더후드 오브 캐럿의 지원을 받은 R-14 수송함이 미사일 기지에 도착하여 발사 준비를 마치면 미국측에 심어 두었던 병력들이 쿠바를 자극해 핵전쟁이 일어나고, 브라더후드 오브 캐럿의 계획이 실행될 상황까지 갔어.
카렌 : 하지만, 결국 핵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잖아?
우즈키 : 마, 맞아. 분명히 10월 24일에 소련이 미사일을 철수 시켜서 종결된 걸로 아는데.......
<린 : 만일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인류는 멸망했거나, 멸망하지 않았더라도 지구인 전원이 너희들처럼 '햣하!'한 정신상태를 가지게 되는 비극이 일어났을지도 모르지.>
나오 : 린, 너 말에 은근 가시가 돋힌 것 같은데.....어쨌거나, 그건 결국 왜 중단된거야? 양측 최고지도부도 통제를 잃은 상태라 브라더후드 오브 캐럿 단독으로 봉기를 강행하는 것도 가능했을텐데......
미오 : 그게 있지, 봉기를 앞둔 상황에서 갑자기 나타난 파란 전화 박스에서 한쌍의 남녀가 나타나 브라더후드 오브 캐럿의 모든 보안을 뚫고서는 나나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나나씨가 '아직 인류는 우사베리움을 받아들이기엔 미숙하다.' 라면서 봉기를 중단했다는거야. 액화 우사베리움은 모두 회수되었고, 브라더후드 오브 캐럿의 지원이 사라져 봉쇄를 돌파할 수 없게된 소련이 GG를 쳐서 3차 세계대전은 일어나지 않게 된 거라나봐.
<린 : 누군진 몰라도, 그 둘에게 감사해야겠네......>
-그때의 두 사람
??? : 타임 로드!? 당신이 어쩨서 여기에?!
??? : 잠시 티타임 좀 즐기려다가 묘한 걸 봐버렸거든.
??? : 왜 여기에 온거죠?
??? : 길게 말하지 않겠어 당장 이 정신나간 짓거리를 멈춰.
??? : 당신도 나나를 방해하러 온건가요?! 나나는....나나는 그저 혹시라도 살아있을지 모르는 동포들을 다시 만나고 싶을 뿐이에요! 그걸 위해서 낮은 가능성에라도 걸어보고 싶을 뿐이라고요! 당신이라면 알 거 아니에요! 이 우주에 나 혼자 남았다는게 얼마나 괴로운 일인지 알고 있을 거 아니냐고요!
??? : 물론 잘 알지. 그렇지만, 그거 알아 우사밍? 지금 네가 하려는 일은 선을 넘었어! 한번만 더 말할게. 당장 이 정신나간 짓을 멈춰. 멈추지 않겠다면.....난 진심으로 화를 낼 지도 몰라.
??? : 으흑!
나오 : 재미있었고 말고.
카렌 : 아니아니, 세계가 멸망할 뻔 했던 이야기잖아. 재미있다기보단 무서운데.
우즈키 : 나도.....그나저나, 소련과 미국 양쪽 모두를 뒤에서 조종했다니, 브라더후드 오브 캐럿이라는 조직, 어떻게 된 조직일까......
<린 : 알아도 좋을 게 없는 조직 아닐까. 네오 치바의 진짜 모습처럼 말이야.>
미오 : 우왓, 시부린, 말에 가시가 박혀있어.
<린 : 이게 누구 때문이라고 생각해?>
나오 : 잡담 그만. 레이더에 반응이 있어. ........라고할까, 하나? 게다가 빨라?!
카렌 : 큰일이야!! 지금 쌍안경으로 둘러 보고 있다가 안 건데, 보팔 니나가 나타났어! 이쪽을 향해 달려오고 있는 것 같아!
나오 & 미오 : 뭐야!?
나오 : 아이고 맙소사! 하루에 세번씩이나 보팔 니나랑 만나다니! 오늘 하루는 완전 옴 붙은 날인가보네!
미오 : 이게 무슨 소리야! 소비에트의 명작 테슬러 탱크를 하루에 두번이나 날려먹게 생겼네!
카렌 : 계속해서 가까워지고 있어! 이대로 가다간 1분 후에 여기에 도착할 거야....!!
보팔니나B : 아까의 굴욕을 갚기 위해 나는 다시 돌아왔다! 인거에요 쨔식들아!!
<린 : 당신은 지금 아서왕과 싸우다가 팔이 잘렸고, 아서왕은 당신에게 "훌륭한 적이었으나, 이제 길을 비켜라!" 라고 말했다. 당신은 뭐라고 대답하겠는가? 1. 그냥 긁힌거야. 2. 언제부터 내 팔이 잘렸다고 생각한거지? 3. 난 원래 팔이 없었어.....뭐야 이게!>
절체절명.
지금의 그녀들이 처한 상황을 한 단어로 요약한다면 이 한단어로 요약이 가능하리라.
딱 한명, 이제 아무래도 좋다는 듯이 인성검사를 작성하고 있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그녀 또한 갑자기 다가온 죽음의 위기로부터 눈을 돌리고 있을 뿐이지, 위험한 상황인 것은 마찬가지.
우즈키 : 미오야! 아까 사용한 안티오크의 성스러운 수류탄 더 가지고있어?
미오 : 가지고 있을리가 없잖아! 설마 보팔 니나를 하루에 두번 이상 만나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고!
나오 : 하루에 한번 만나기도 힘든게 보팔 니나인데, 왜 세번이나....!
설마 하루만에 보팔니나와 두번 이상 마주치게 될 것이라고는 미오와 나오조차도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보팔 니나를 쓰러트릴 방법도 없는 상황.
하지만, 궁하면 통한다던가, 미오의 머리 속에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을 법한 방법이 떠올랐다!
미오 : 그래! 그 방법이 있지! 나오! 해치 좀 열어봐!
나오 : 으잉!? 뭔가 좋은 방법이라도 떠오른거야?
미오 : 그럼! 일단 해치를 열어!
나오 : 알았어!
해치가 열리고, 미오가 칼 마르크스 탱크에서 튀어나왔다.
그리고 탱크에서 튀어나온 미오는 그대로 뛰어내려 글록 17을 꺼내고선 카렌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카렌 : 엣, 잠깐, 왜 나한테 오는거야? 뭘 할 생ㄱ......
미오 : 용서해줘! 카렌!!
탕!
카렌 : 우오오오오☆
<린 : 카렌이 또 죽었어!?>
린의 분노에 가득찬 절규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카렌은 가슴에 난 바람구멍을 통해 피를 흘리며 실이 끊어진 꼭두각시 인형처럼 무너져내렸다.
그리고, 숨을 거둔 카렌을 짊어지고 미오는 근처에 있던 부활장치로 이동하였고, 부활장치의 기동음과 함께......
쾅!!!
카렌 : 오 예! 이예! 이 멈출 수 없는 폭력의 힘! 내가 아이돌이다! 내가 존X 아이돌이다!!
미오 : 그녀가 다시 돌아왔다! 카렌─프로옴 헤에에엘!!
나오 : 넌 최고야!
<린 : 너흰 최악이야! 빌어 쳐먹으으으으을!!!>
우즈키 : 린쨩! 진정해!!!
카렌 : 내가 돌아왔다! 어서 덤벼! 한판 뜨자!
보팔니나B: 기야아아아악!! 인간 같지도 않은게 또 다시 쳐튀어나온거에요!
린이 미오와 나오를 최악이라고 비난하기는 했지만, 미오의 선택은 결과만 보면 훌륭한 선택이었다.
기관총 진지의 기관총을 그대로 뜯어낸 카렌이 보팔 니나를 향해 기관총을 쏴갈기기 시작하자, 상대의 정체가 자기 망치를 맨손으로 깨부순 인간 같지도 않은 거라는 사실을 깨달은 보팔 니나가 패닉에 빠진 것이다.
우즈키 : 대단해! 그 병약했던 카렌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대단해!
나오 : 카렌이 이 정도로 우사베리움이랑 궁합이 좋을 줄이야! 저 녀석, 부모님 이전 대에 네오 치바에서 산 적이 있는 거 아냐!?
카렌 : 우우 베이베! 불타오른다! 난 이제 제어불능이야!!
보팔니나B : 보팔니나 살려! 인거에요!!!
미오 : 세상에, 나 저런거 처음봐! 그 보팔니나가 살려달라고 하고 있어!
카렌의 전투력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미오와 나오도 안티오크의 성스러운 수류탄 없이는 감히 대적할 생각을 품지 못하는 보팔 니나의 공격을 전부 보인다는 듯이 회피하고, 정확하게 기관총을 발사해 보팔니나의 움직임을 제한하며 보팔니나를 계속해서 궁지로 몰아넣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팔니나를 끝장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보팔 니나가 그만큼 무시무시한 생물이기 때문일테지.
철컥철컥!
카렌 : 오오 인류시여! 총알이 다 떨어졌군! 믿을 수 없어!
보팔니나B : 히야앗!? 지금 당장 쳐 도망가야 할 것 같은 거에요!
그때 상황이 바뀌었다.
카렌이 가지고 있던 기관총의 탄환이 전부 소진된 것이다.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한 것일까, 보팔 니나는 전력으로 등을 돌려서 도망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나 : 아─아─. 들려요 여러분? 지금, 나나가 쌀나라 것들한테서 뜯어낸 물건을 하나 보내줄게요. 사용해보고 평가 좀 부탁드려요~>
<린 : 엣, 잠깐만요. 쌀나라요? 그거 분명 미ㄱ....>
파직! 파직! 파지지지직!!!
카렌의 머리 위에서, 방전 현상이 일어나며 그 곳의 공간이 일그러지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리고, 공간을 일그러트리며 나타난 그것을 카렌이 받아든 순간───!
미오 : 세상에!
나오 : 오 XX 맙소사!
'그것'이 신성하고 위대한 모습을 드러냈다.
차갑고 무거운 반사광을 발하며, 야만적이고도 품위있는 존재감을 뿜어내는 그것이.
인류가 만들어낸 파괴의 정수이자, 사이버 데몬의 죽음인 그것이!
카렌의 팔에 안겨 그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카렌 : 죽음이 나를 감쌀지라도, 천사의 울림이 들리는 지경이군. 보라, 내가 이 천하제일의 무기를 찾았도다! 내 눈물이 다 흐를 지경이군. 찬양하라!!!
미오 & 나오 : BFG 9000!!!
철컥!
도망가는 보팔니나를 향해 신의 분노를 담은 총구가 그 방향을 돌리고,
정의의 가늠자와 대의의 가늠쇠가 보팔니나의 등을 정조준한다.
카렌 : 내 이유는 정확하고, 내 의지는 강하다.....!
구오오오오!
BFG 9000 의 힘의 근원인 탄생의 플라즈마 셀이 오라지게 큰 BFG9000의 몸에 에너지를 공급하기 시작한다!
아아, 마치 종말의 시작을 알리는 것 과도 같은 기동음이로다!
카렌 : .......그리고 내 총은 존나게 크고...아름답다!
콰아아앙!!
보팔니나B : 기야아아아아악!!!
그리고 섬광과 함께, 모든 것이 종말을 맞이했다.
플라즈마의 폭풍우가 쓸고 간 후 남겨진 것은 사정범위 내부에 들어있지 않던 우사베리움과 소닉 월 뿐이었다.
>>+1 (아마)마지막 주사위!
나오 : 오오,. 깔끔한게 보기 좋네.....랄까, 레이더에 반응! 게다가 많아?!
미오 : 어느 정돈데 그래?
나오 : 과장 좀 섞어서 적이 7! 공백이 3! 반복한다! 적이 7! 공백이 3!
카렌 : 그거, 엄청난거지?
우즈키 : 엄청난 수준이 아냐! 미오야! 우리 이대로 괜찮은거야?!
미오 : 그럼! 떨거지들이 모여봐야 떨거지지! 화염방사기 들어 시마무─! 뜨거운 맛을 보여주는거야!!
나오 : 미오 말이 맞아! 머리 나쁜 떨거지 X들한테 C랭크 아이돌의 힘을 보여주는 거야! 카렌! BFG 9000 탄약 얼마나 남았어!
카렌 : 한발!
나오 : 그 정도면 저 떨거지들한테 뜨거운 맛 보여주고 시작할 수는 있겠네! 가자 XX들아! 머리에 X밖에 안 들어찬 XX들을 XXX로 만들어주는거야!
일동 : 오!!!!
< 린 :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되버린 걸까.>
비록 적은 많았지만, 그 정도로는 정신나간 네명의 파괴수들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리고, 정신나간 네마리의 파괴마들을 보며, 린은 절망의 눈물을 쏟아냈다.
네명이 걱정되어서가 아니라, 이 모든게 끝난 후에 저 네명과 친구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자신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린 : 이 목소리는......
<나나 : 나나한테, 좋은 방법이 있어요!>
린 : 나나씨.....?
그때, 린에게 구원의 손길이 내려왔다.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자애로운 미소를 짓고있는 나나가, 하베스터의 화면에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손에는, 형언할 수 없는 색의 액체를 담은 작은 병이 쥐어져 있었다.
하지만, 그 감정은 얼마 가지 않았다.
어째서인지는 린 자신도 알 수 없었지만, 그 액체를 보면 볼 수록 린은 희망이 보이는 것 같다는 예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린 : 나나씨....그 액체는 도대체 뭐죠?
나나 : 린쨩 같이 네오 치바에 왔다가 트라우마가 생긴 사람들을 위한 약이랍니다! 이걸 조금만 마시면 네오 치바에서의 기억만 싹 지워져버려요! (작은 소리)원래는 기술 유출을 막으려고 사용하는 거지만요.
린 : 그런 기회주의스러운게 실제로 존재할 수 있단 말이에요?! 랄까 마지막 말! 무슨 소리에요!
나나 : 아무 것도 아니랍니다~ 어쨌거나, 이게 필요한거죠?
린 : ............
린 자신이 기억하는게 맞다면 린 자신은 단 한번도 나나 앞에서 지금 여기서 일어난 일들을 잊고 싶다는 태도를 보인 기억은 없었다.
그런데, 어떻게 나나는 저렇게 핀 포인트로 린이 바라는 걸 알아낸 걸까.
린 : (혹시...하베스터 안에 뭔가가....? 아니, 아무렴 어때.)......예. 주세요.
하지만, 린은 그런 생각을 모두 망각의 저편으로 던져버렸다.
어짜피 이 정신나간 도시의 장이고, 외계 기술을 보유한 외계인이니, 뭘 해도 이상하지 않으리라.
그리고 무엇보다, 린은 지쳐버렸다.
이런 저런 태클을 걸며 정신나간 짓에 휘말리는 것에 지쳐버린 것이다.
그리고, 린의 대답을 들은 나나가 그럴 줄 알았다는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나나 : 좋은 생각이에요~ 하지만,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 처럼, 이 기억제거제를 사용하는거엔 큰 대가가 따른답니다?
린 : ............어떤 대가죠?
역시 대가가 있는 것일까, 하고 생각하며, 린은 나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속을 알 수 없는 미소를 짓고있던 나나가 요구한 대가는───
나나 : 한병당 5000MC 랍니다.
린 : 엣?
나나 : 한병당 5000MC 요. 이거, 제법 비싼 거랍니다?
린 : 아....예......(괜히 긴장했네.)
다행히도, 5000MC라는 린에게 있어서는 별 부담은 없을 정도의 돈이었다.
왠지 모르게 김이 빠진다고 생각하며, 린은 기억 제거제를 한개 주문했다.
린 : .......그 전에, 라뇨?
나나 : 그 전에 집안 청소를 좀 해야겠네요~. 집 안에 도둑이 들어와있으면 맘 편히 쉴 수 없으니까요~
린 : 엣....설마.......
나나 : 그러면! 나중에 봐요!
그 말과 함께, 나나로부터의 통신은 끊어졌다.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 것일까, 도대체 어떤 정신 나간 물건이 나타날 것인가, 불안함을 느끼면서 린은 밖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번쩍!
카렌 : 꺄아아앗!? 하늘에 거대한 나나씨가!?
미오 : 아니아니, 저건 홀로그램이야! 그런데, 왜 갑자기?!
나오 : 게다가 화난 것 같아보이는데?! 이거 설마....!
하늘에, 거대한 나나의 모습이 나타났다.
미오의 말처럼 어딘가에서 쏜 홀로그램 영상이겠지.
그리고, 그 홀로그램 영상 나나는 미오들과 대치중인 폭도들을 향해서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나나 : 쫑알쫑알 시끄럽네 정말! 돈을 내고 우사베리움 채취하는 걸 허용했다고 했지 이 나나님의 우사베리움 밭에 멋대로 들어와 공짜로 채취해도 된다고 한게 아니라고 몇번을 쳐 말해야 알아듣겠냐! 이놈이고 저놈이고! 내 심기를 건드는 놈들은 몽땅 죽어버려!!!>
쿠고고고고고!!!
린 : 아이돌이 지을 표정이 아냣! 랄까, 뭐가 일어나고 있는거야 지금!
나나가 방송에는 내보낼 수 없는 흉악한 얼굴로, 난폭한 말을 내뱉은 직후, 뭔가가 땅에서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뾰족하고, 흉흉하기 짝이 없는 기둥들이, 우사베리움 밭에 우후죽순처럼 솟아오르고, 그 기둥들의 첨단에 붉은 빛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붉은 빛이 눈 뜨고는 못 볼 정도로 강해진 순간, 폭음과 함께 폭도의 무리들이 서있는 지면이 폭발했다.
린: 저게 뭐야!?
나오 : 오벨리스크 오브 캐럿! 나나씨네 집의 최종방위 병기야!
린 : 오벨리스크!? 그거 이집트에 있는 거 아니었어?!
미오 : 이름만 같은 거야! 이름만! 저게 나온 이상 우리가 할 일은 없어! 팝콘이나 먹으면서 구경하자고!
우즈키 : 저걸 봐 린! 하늘에서 무지개가 떨어져내리고 있어!!
린 : 아아아! 이젠 아무래도 좋아!!
사방 팔방에서 울려퍼지는 레이저 포격음과,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코러스가 되어 울려퍼지는 우사베리움 밭에서 지금까지 본 것 이상으로 난장판으로 돌아가는 상황을 보며, 린은 절규했다.
[채취 종료. 정제소로 이동합니다.]
사람의 마음은 모르는 하베스터의 AI가, 우사베리움 채취를 마쳤음을 알리는 음성을 내뱉으며 천천히 정제소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린 : 응. 외박한다는 말은 안 하고 왔으니까.
미오 : 아쉽네~시부린들한테 네오 치바를 조금 더 보여주고 싶었는데. 어쩔수 없지. 내가 배웅해줄까?
나나 : 그럴 필요는 없어요~ 워프 패널을 사용하게 해줄테니까요. 원래는 나나 전용이지만, 린쨩들이 많이 힘드어 보이니까 특별히 허용하는 거에요?
린 : 감사합니다....그러면, 저희는 이만 돌아가 볼게요.
나나에게 5000MC를 건내고, 형언할 수 없는 색상의 액체를 받은 후, 린은 이만 가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더 이상 네오 치바에 머무르고 싶지 않은 것은 물론이거니와, 한시라도 빨리 이 정신가간 곳의 기억을 잊어버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우즈키 : 오늘 하루, 정말 재미있었어요! 나중에 또 한번 오고 싶어질지도~
카렌 : 그렇지? 다음에 한번 더 따라올까?
린 : ...............
하지만, 우즈키와 카렌은 린과 달리 이 정신나간 곳이 상당히 마음에 드는 듯 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린은 이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이를 어쩐다, 이대로 뒀다간 밖으로 나간 우즈키와 카렌이 햣하! 한 정신을 가진 네오 치바인 처럼 행동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특히 우즈키는 환각까지 보는 만큼, 그 위험도가 더욱 높다!
이 상황을 어찌 해결할까, 라고 고민하고 있는 린의 눈에 예의 영업용 미소를 지으며 예의 그 병을 두개 흔들고 있는 나나의 미소를 보았을때, 린이 나나는 이 모든걸 예상했을 거라고 생각한 것은 잘못된 생각이 아니리라.
나나 : 더 사고 싶은가요? 린쨩?
린 : ............예. 두개 더 주세요.
그렇게, 린의 주머니에서 10,000MC의 추가 지출이 발생하였다.
리카 : 저기 저기 야스하언니~ 언니랑 칸나 언니는 나카사키 출신이지?
야스하 : 그렇긴 하지만....왜 갑자기 그걸?
리카 : 그냥~ 언니의 고향이 어땠는지 궁금해져서~
칸나 : 그러면, 한번 가 보지 않을래요? 러브 & 피스를 외치며 살기 좋은 곳이니까, 리카도 분명 마음에 들거에요.
야스하 : .....진심으로 하는 말씀이신가요? 뭐, 리카이 가고 싶다면 상관 없는데.....
리카 : 갈래 갈래!
칸나 : 라는데요?
야스하 : ...........어쩔 수 없네요......그러면 리카, 주말에 도쿄역 앞에서 만나죠. 아, 머리 보호할 만 한 것도 가져오는게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리카 : 머리를 보호해? 왜?
칸나 : 하늘에서 가끔씩 비 대신에 볼가 박사님이 떨어지거든요.
리카 : 엣?
-끝-
는 끝입니다.
신나게 주사위를 던져주신 아이커뮤 회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그나저나 결국 약효과에 부작용은 없었으려나...
나나 : 우사밍 별의 기술력이라면 부작용 없이 원하는 기억만 지우는 기회주의스러운 약을 만드는 건 쉬운 일이랍니다!
칸나/키바씨/야스하선배가 나가사키 '출신'이고요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작성하신 아스팔트 님도, 그리고 같이 하신 분들도 고생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