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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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5 프로덕션을 비롯한 모든 아이돌 마스터 세계관의 프로듀서로써 쓸 수 있습니다 (2016.12.24일자로 765에서 전 프로덕션으로 세계관 확대 후 다음 시즌으로 이전.)
가볍고 상식적인. 그러나 가끔씩 '살짝' 벗어나는 일상물을 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프로듀서 누구나가 참여할 수 있습니다. 프로듀서들 모두가 이 이야기에 들어와서 잔잔한 이야기를 혼자. 혹은 여러 명이 함께하는 식사와 함께 하는 걸로.
1인칭 독백도. 대본 형식도. 소설 대화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섞여도 아무 상관없고요!
종료 기간은 존재하지 않는. 영구히 진행되는 가상 기록물입니다.
단 하나의 조건이 있다면. 프로듀서 여러분이 실제로 먹어본 적 있는 음식만 쓰자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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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W "오늘도 편의점 햄버거..."
W "맛있으니 상관은 없지만..."우물우물
W "혼자 먹는 점심은 외롭네. 이제 뭘 하지...?"꿀꺽
W "내일까지는 학교를 안 가도 되지만, 심심하네..."(착각중)
헤에. 또 다시 월요일인가.
새어들어오는 빛에 자극받아 깨어나 시계를 보니 일곱 시 사십삼 분이다.
"아아. 펭소보다 한 십오 분쯤 일찍 일어난 느낌이네. 읏차!"
그리고 자다 일어나면 당연히 맞이해야 할 것이라는 듯이 허기가 찾아온다.
"으젯밤에 묵다남은 찬거리가 쪼깨 있을낀데. 아. 냉장고에 안 넣어놨는데 안 상했을라나......"
그리고 무심코 밥을 뜨기 전에 그 반찬의 냄새를 맡아본다.
다행스럽게도 밤 사이에 상하지는 않았다. 슬슬 더워지지만 아직은 건조하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일까.
"어후 다행이다. 아직은 안 상했네. 이거랑 먹으면 되긋다."
어제 저녁에 먹기 위해 참치와 다진야채를 고루 섞어 달걀물을 입혀 부친 참치전(?)이다.
참치전을 전자레인지에 시원스레 던져넣고 돌린 다음에 늘 그랬듯이 달걀을 두 개 부친다.
같이 끼는 반찬이 기름지든 그렇지 않든 상관없이 늘 내 찬에는 달걀 프라이가 올라온다.
"벌써 석 달가. 후루사토 마을에 갔다온 기. 아카바네 씨나 리츠코 양이라야 머 두 번째 방문이라캐도...... 그 때는 내가 진짜 아무긋도 모르는 막내였는데. 벌써 프로듀서 중고참이 되삤네."
달걀부침을 꺼내고 전자레인지에 있던 참치전도 꺼낸 다음. 갖은 밑반찬과 함께 밥을 먹는다.
꼭꼭 제대로 씹어먹어야겠지. 급하게 먹었다가 체해버려서 담당 아이돌들에게 쪽을 팔아버리면 그것도 그것대로 난감하다.
"아아. 처음에 스카웃당할 때가 생각나네. 정말로 입을 증장 맞출 돈도 음서가꼬 고마 청바지에 캐주얼하게 즉당히 깔끔한 선에서 챙기입고 가삤다가 편안하다는 소리를 듣고 계속 사복채림으로 출근해삐게 됐제. 마. 근데 우째서 바깥일을 할 때도 증장을 몬 챙기입고 댕기는데도 무례하다 소리 함 안듣고 잘 풀리는데. 이건 쪼깨 내도 신기하단 말이제..."
조금 긴 한 마디의 독백과 함께 식사를 끝내고 이를 닦고. 모든 채비를 끝냈다.
그리고 자동차에 시동을 걸고 오늘도 765 프로덕션으로 향한다.
W "내일이면 학교 가야 하는데, 가기 싫다..."
학교가 바로 근처에 있어서 참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전철을 타고 다니거나 버스를 타고 다녀야 했을 지도 몰라. 그런 귀찮은 일은 정말로 싫은데! 물론 걸어서 가는 것도 조금 귀찮긴 하지만, 그건 적어도 돈이 안 드니까! ...잠깐만, 그래도 버스나 전철에서는 적어도 냉방은 틀어 주잖아! 우리 집보다 낫네! 학교에서 먼 곳에 사는 게 더 좋은 건가...?
W "몰라... 더워... 어차피 휴일이니까... 등교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맞아, 휴일이잖아? 오늘은 분명... 어라? 며칠이더라?
W "......"깨달음
W "오, 오늘이 학교 가는 날?"
W "으아아아아아아! 늦었다!!"
망할망할망할망할!! 오늘이 휴일인 줄 알고 집에서 뒹굴고 있었다니! 뭐 이런 한심한 놈이 다 있지?! 방금 알아차리지도 못했으면 학교에서 연락이 올 때까지 몰랐을 거 아냐! 뛰자!
W "그래도 학교까지 대충 20분 거리니까, 뛰어가면 어떻게든 되겠지!"
W "이제 조금만 더 가면....!"
이제 조금만 더 가면 곧 학교다. 그리고 지각을 면할 수 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신나게 뛰었다.
??? "꺄아아아, 늦었다아아!"
W "으와아아아아아앗!"
??? "끼야아아아아아!"
- 우당탕쿵쾅!!!!!
...... 갑자기 모퉁이에서 뛰어나온 소녀와 부딪치지만 않았다면.
??? : "아야야야야야야야야...... ."
W : "으그으윽, 괜찮아?"
??? : "괘, 괜찮아요..... ."
난 일단 소녀를 일으키고 우선 지각하지 않기 위해 학교를 향해 뛰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소녀의 팔목을 잡아 챈 느낌이 들었지만, 소녀는 볼을 빨갛게 하고 조용히 따라온다.
W "후우, 다행이 지각은 면했네. 그런데 너도 같은 반일 줄이야."
??? "에헤헤헤헤헤헤헤..... ."
W "네 이름은 뭐야?"
??? "아, 저는...... ."
처음 독립 했을때만 해도 밥은 제대로 챙겨먹겠다 했건만 어느 순간 귀찮다느니 시간이 없다느니 하면서 결국 밖에서 사먹는게 편해져버렸다. 야요이가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엄청 혼내겠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모닝 세트를 받아들고 나왔다.
언제나 그렇지만 머핀은 참 짜다. 못 먹어줄 맛은 절대 아닐뿐더러 오히려 내 입맛에 맞는 편이지만 항상 먹고나면 생수 한병 사다가 먹고 싶은 맛이다.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그럼에도 씹어도 씹어도 씹히는 질긴 빵과 짭조름하면서 바삭하게 구워진 베이컨, 입안에서 부드럽게 사라지는 치즈와 계란이 어우러지면 금방 사라져 아쉽다고 느껴질 판이다.
후식으로 바삭바삭한 해시 브라운을 깨어 물면서 편의점에서 구강청결제 한 통을 사들고서는 커피 한 잔을 들고 사무소에 걸어갔다.
방송국은 학교가 아닐텐데. 다녀오겠습니다라는 인사가 맞는걸까..?
경쾌한 하루카의 인삿소리에 손을 흔들면서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동시에 슬슬 밥때라는 것도.
물론 방송국에는 밥집이 있었다. 하지만, 패스트푸드점같은 가벼운 곳은 아니다. 그러니 패스.
나가서 대상을 물색한다. 방송국 밖으로 발을 내딛자 녹아내려버릴 것 같은 햇빛이 나를 쪼아댄다.
세상이 전부 초록색이어서, 뭔가, 여기 앉아서 주먹밥이라도 먹고 싶은 기분인데...
아, 그렇게할까.
마침 눈이 들어온 편의점. 그래, 오늘은 가볍게 이걸로 할까.
점원 「2500원입니다~」
방금 점원분, 꽤나 귀여운 편이었지.
물건 계산하는 모습이 예뻐서, 단지 삼각김밥 두개랑 컵라면 하나만 산게 아까울 정도다.
그런데 밥먹다 스카우트해도 이상한 모양이고.
먹고나서라도 생각해볼까, 하면서 먹을 수 있게 편의점에 마려된 자리로 향했다
말그대로, 얼른 먹어버리기 때문에, 컵라면을 먼저먹어야 균형있게 먹을 수 있게 된다.
컵라면 2 젓가락에 삼각김밥 한입으로 하자.
컵라면은 역시 약간 덜 삶아진 맛이다. 하지만 충분히 매운 맛은 배여있고, 입안에서 매콤한 맛을 충분히 살려준다.
합격점으로 할까.
삼각김밥은 솔직히 말해 전주비빔같은 메뉴가 최상이다.
흰 밥 + 약간의 반찬일 경우, 편의점 삼각김밥의 수준상 상당히 함량이 낮아 맛을 즐기기 어렵다.
하지만, 애초에 모든 밥에 양념이 있는 경우는 맛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음, 한입 배어물자 충분히 김이 바삭한게 느껴진다. 김 모양이 상하지 않게 제대로 뜯었다.
꿀꺽,
자칫, 잘못 삼키면 기침하는 참사가 발생할 수 있지만.
한입 마지막 삼각김밥을 씹는다.
국물과 밥 알갱이가 한번에 섞인다. 꼬르륵거리던 배조차, 한방에 진정시킬 맛이다. 정말 맛있다.
맛있다고 생각하면서 먹었을 뿐인데, 어느새 내 앞에 널린건 맛있는 음식에서 포장지 쓰레기 더미만이 남았다.
흠, 자 이제 남는 시간에는, 저기 점원 아가씨한테 말이나 붙여볼까.
스카우트던가, 전화번호만이라도..
G "아. 점심 시간이라서 장어국에 밥 말아묵는데 왜?"
치하야 "장어국이요?"
G "응. 내 고향 음식이다 이기. 추어탕이라카는 것도 있기는 한데 비슷하제. 산초랑 계피랑 느가 묵기도 하고..."
치하야 "이해가 안 가지만요..."
G "이거는 밥을 말아놔서 무바라카기도 그렇고 참...... 담에 함 온나. 맥여 주그로."
치하야 "네. 프로듀서 씨."
G "치하야."
치하야"네."
G "밥은 잘 묵고 댕기나?"
치하야 "아......네."
G "단디 챙기묵도록 해라. 아이돌이라는 건 예뻐야 하는데 건강관리 안 하믄 한 방에 훅 간데이. 살 찌는것도 극증을 해야 하지만서도 너무 안 무도 안 예쁘데이."
치하야 "네."
W "후우, 다행히 지각은 면했네. 그런데, 너도 같은 반일 줄이야."
나는 아직 누가 같은 반인 줄 모른다. 오늘 처음으로 이 학교에 등교하는 전학생이기 때문이다. 전학 온 첫날부터 주말인 줄 알고 늘어져 있다니, 정말 큰일날 뻔 했어. 그나저나, 이 애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설마, 아니겠지.
W "네 이름은 뭐야?"
??? "아, 저는 타카츠키 아요이라고 해요!"
그냥 닮은 사람이 아니었다. 신이시여, 타카츠키 양이 제 옆에 있습니다!
W "호, 혹시, 지금 아이돌을 하고 있는...?
야요이 "네! 맞아요!"
신이시여, 정말 감사합니다. 천사와 같은 반이라니... 응? 잠깐만, 원래 처음 보는 동급생이 같은 반이라고 하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나?
야요이 "헤헤... 오랜만에 학교에 오는데, 지각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에요!"
W "오랜만...? 아이돌 일, 많이 바쁜 거야?"
야요이 "네... 공부할 틈도 없고... 요즘은 바빠져서 학교에 잘 나오지도 못 하고... 그래도 즐거우니 괜찮아요!"
일이 바빠서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 하는 모양이다. 하긴, 그녀는 꽤나 잘나가는 아이돌이니까.
아무튼, 반에 들어가서 전학생들이 늘 하는 그것, 자기소개를 대충 마치고 난 다음, 수업을 받았다. 응? 학교 안내 같은건 안 받았냐고? 그런 일은 만화나 소설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학교 시설들의 위치는 이미 대충 알아 둔 상태다. 지루한 수업이 끝난 후, 드디어 기다리던 점심시간이 왔다. 오늘은... 빵이나 먹어야지.
W "슬슬 할 일을 찾아봐야 할 것 같은데..."
요즘은 할 일도 없어서 심심하다... 재밌는 일 없으려나?
점원 "안녕히 가세요!"
재밌는 일이 생기면 좋겠는데... 심심한 건 정말 못 참겠다. 자, 계산도 끝냈고 배도 고프니까 이제 빵을 먹어볼까?
내가 산 빵은 평범한 크림빵이다. 이런 달달한 빵보다는 짭짤한 빵을 더 좋아하지만, 지금 가지고 있는 돈이 별로 없으니까... 별 수 없다. 일단 포장을 뜯고, 한 입 먹어 볼까?
W "역시 생크림은 별로야..."
텁텁한 빵을 씹자 그 사이에 똬리를 틀고 있던 크림이 내 입안을 습격했다. 윽, 달아. 차라리 과자나 사먹을 걸 그랬어. 짭쪼름한 맛과 그 바삭바삭한 식감... 아아, 거기에 밀크티를 곁들이면! ...하지만 이런 걸 생각해도 소용없지, 내가 지금 먹고 있는 건 크림빵이니까. 한 입 더 베어물었다. 아까보다는 조금 덜 단 것 같다. 천천히 빵을 씹자, 처음에 텁텁하다고 느꼈던 빵도 크림과 섞여 부드러워지면서 크림의 단맛을 한층 누그러뜨렸다. 꿀꺽, 하고 빵을 삼키자 배고픔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 같았다.
W "...점심시간도 끝나가네."
이제 슬슬 다음 수업 준비를 하러 가야겠네.
어쩔 수 없이 W를 프로듀서에서 아이돌들의 팬으로 역할 변경... 위쪽 글들도 수정해야겠네요...
그나마 먹은 것이라고는 아까 촬영을 시작하면서 신인 배우가 잘 부탁 드린다면서 돌린 떡 정도. 어릴 때만해도 떡이라고 하면 질색을 했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맛있게 먹게 된걸까. 생각해보면 참 신기하다.
미키 "허니~"
드디어 촬영이 끝난건가. 앞으로 이런날이 며칠씩 계속될거라니 생각만 해도 그 피로가 몰려오는 기분이었다.
I "수고했어. 힘들지 않았어?"
미키 "아핫☆. 미키적으로는 엄청 힘들었지만 허니가 옆에서 봐주고 있어서 괜찮았던거야."
잘 참아주었구나. 고마우면서도 미안한 기분도 들었다.
미키 "그건 그렇고 허니, 배고프지 않아? 이 근방에 주먹밥 전문점이 있는데 너무 맛있는거야."
시간은 벌써 저녁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 주먹밥 교도님이 추천하시는 곳인데 가지 않을 수 없지. 가기로 했다.
찾아간 주먹밥집은 생각보다 분위기가 좋은 곳이라서 하마터면 술집인가 하고 착각할 뻔 했다. 어디보자 메뉴가.. 스팸무스비라.. 평소 스팸을 좋아하지만 아침부터 베이컨에 해시브라운을 먹어댔으니 먹고싶지 않았다. 몇 번을 훑어내린 끝에 결국 뭔가 검소해 보이는 멸치볶음을 골랐다.
밥은 따뜻하면서도 잘 뭉쳐져 있어 입안에 넣으면 알알이 풀어졌다. 두 입째 먹으니 바삭바삭하면서 달콤한 멸치볶음이 들어왔다. 전에는 귀찮을 때면 멸치볶음에 밥 한그릇을 놓고 먹었었지. 밍밍하면서도 되지도 질지도 않은 밥은 멸치볶음은 요상한 조화를 이루면서 내 목으로 넘어갔다.
미키 "허니는 어떤거 먹어? 하나 줬으면 하는거야."
I "멸치볶음인데. 대신에 미키도 하나 줘."
미키 "이 주먹밥은 미키꺼인거야. 먹어버리다간 또 그만둬 버릴지도 모르는거야."
I "무서운 농담은 그만해줄래? 내가 주는게 있다면 미키가 주는거도 있는거야."
미키 "무우.. 그러면 하나만 줄게."
미키의 주먹밥은 치즈 날치알이었다. 한 입 베어물면 그 안에서 꼭 귀로 들리는 것 마냥 날치알이 톡톡 터졌는데 따뜻한 밥에 녹은 치즈가 느끼하게 뒤섞이면서 어떤 하나의 맛을 이루었다. 다음에 오게된다면 이거로 먹어볼까. 딱 나의 입맛에 맞는 것이었다.
I "이거 정말 맛있는데."
미키 "멸치볶음도 맛있는거야."
I "정말 맛있게 먹었네. 내일도 여기서 먹었으면 좋겠는 걸"
미키 "미키적으로는 이 곳의 메뉴를 전부 먹어봤으면 하는거야."
I "그거 좋은 생각인데. 그렇게 하자"
(* 허겁지겁 끝냈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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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수업이 끝나고, 집에 돌아왔다. 오늘 저녁은 간장이랑 기름에 밥을 비벼 먹어야 할 것 같다. 밥솥에서 밥을 꺼내... 꺼...내... 으아아아아아! 밥 하는 걸 깜빡했다!!
귀찮지만, 하는 수 없지. 편의점이나 가자...
집 주변 편의점이라고 해도, 가장 가까운 편의점이 학교보다 멀리 떨어져 있다. 걸어서 30분 정도 걸리니까 말 다 했지. 집에서 밥이 다 되기를 기다리는게 나았을 지도 몰랐을 지도 모르겠지만, 빈약한 식단보다 30분동안 걸어가야 할 지라도 조금 더 맛있는 것을 먹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밥이 없다는건 핑계일 뿐이다.
편의점에 도착해서 컵라면을 하나 산 나는 배가 엄청 고픈 상태였기 때문에, 편의점에서 바로 조리해 먹기로 했다.
1분... 2분... 에라 못참겠다!
면발이 아직 약간 딱딱하긴 했지만, 이것도 나름대로의 풍미(?)가 있네. 좋아, 다음부터는 이렇게 먹어야지.
약간 딱딱한 면발을 입안으로 끌어올리자 건더기와 국물이 같이 들어오면서 입 안을 데웠다.
W "앗 뜨거라..."
아니, 데운 것이 아니라 데인 거잖아, 이건! 그래도 대충 먹을 수는 있겠네. 아아, 이 면발, 국물의 맛이 잔뜩 배어든 면발이 나의 식욕을 한층 누그러뜨리는 것 같아... 평안해진다... 그래도 쉬고 있을 수는 없지. 빨리 다 먹고 가야겠다!
W "후르르릅"
W "그나저나 슬슬 생활비도 다 떨어져 가는데... 부모님이 돈을 보내주시는건 앞으로 일주일 뒤... 알바 자리라도 구해야 하는데..."
하지만 내 나이로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를 찾기는 좀 힘들겠지... 아니! 지금은 생각하지 말고 우선 이것부터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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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겨울나기 "W, 남자가 좋아, 아니면 여자가 좋아?"
W "무슨 소리야?"
겨울나기 "네 성별을 결정해야 해서 말이야."
W "나 남자 아니었어?"
겨울나기 "원래 설정은 그랬지만, 네 설정이 갈아엎어진 관계로 새로 설정해야 하거든."
W "...기타 자잘한 것들은 원래 설정대로 가면 되잖아?"
겨울나기 "그러면 재미없잖아? 네 원래 성격대로라면 학생인 너와 관련해서 내가 시나리오 짜기도 힘들고. 아, 다른 분들에게 맡기면 되겠네."
W "...무슨 소리야?"
겨울나기 "다른 분들이 너를 만나거나 봤을 때, 누구누구를 만났다거나 봤다고 할 거 아냐? 그때 여학생을 만났다고 하면 너는 여성인거고, 남학생을 만났다고 하면 너는 남성인거지!"
W "이 책임감 없는 작가놈이...!"
겨울나기 "왜? 이 편이 더 스릴있잖아?"
W "......"
문제 해결!
W "전혀 아냐! 그런 건 남한테 맡기지 말고 직접 설정하라고! 야! 작가!"
어...음... 염치없지만 부탁드려요. のヮの
이제 나는 뭘 써야하는가...
십 수 명의 여자아이들과 그 외에도 있는 직원들이 사용하는 물건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작아 보이지만 이 사무소의 건물과는 잘 어울릴법한 냉장고. 거기에 반찬을 조금씩 채우는 것이 나에게 있어서 남은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수당에 대해 묻는다면..... 일단 혼자 사는 남자가 만든 음식을 여자아이들이 우후꺄꺄 하면서 맛있게 먹는 모습이라고 해두자
평소에는 passion이란 단어의 현신같은 이탈리아 할아버지의 요리영상을 보면서 따라하는걸 좋아하지만, 오늘 만들건 무말랭이다
혹시나 이걸 들은 사람이 있다면 무말랭이보다 당신이 보는 영상의 그것이 아이돌 사무소에 어울린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 아이돌들 중 몇몇은 주먹밥을 일주일에 10끼 이상 먹는다거나, 체중증량중인 스모선수도 견제할 정도의 라면을 해치우는 아이돌도 있다
그런 특정 음식의 스페셜리스트들에게 같은 메뉴로 들이대는 건 실례가 될 수도 있기에, 그들의 식도락을 돕는 메뉴를 만들자는 게 목표지만, 사실 주먹밥과 라면은 간단한 만큼 심오해서 만족시킬 자신이 없는 게 더 크다
급탕실 한구석에 밀폐용기로 분류해둔 재료들을 하나하나 꺼내면서 어떻게 만들지를 생각한다. 어떻게 만들지 정하면서 재료들을 사지만, 우유부단한 성격 탓에 자고 일어나면 다시 고민하는 일이 태반이다
매운 무를 써서 양념을 덜할지, 집에서처럼 간장을 약간 넣은 물에 말린 무를 불릴지, 양념장에 단맛을 늘릴지 말지 등등 많은걸 서류작업 중에도 고민했고, 결국은 싱거운건 먹을 수 있어도 간이 센건 못 먹는다는 결론을 냈다
말린 무는 미리 불리긴 했지만, 아직 좀 부족하기에 좀 더 불리기로 하고, 고춧잎도 이제부터 불리고 그 동안 양념장을 만들자
일단은 마늘 세 개를 최대한 곱게 다지고, 잘 다진 뒤에는 그 위로 매실청을 여섯숫가락, 고춧가루 7숟가락, 참기름 3숟가락, 간장 4숟가락 넣고, 멸치액젓을 스을쩍 두른 뒤에 섞기 시작한다
섞으면서도 환기는 잘 되는지, 밀폐용기가 느슨해져서 푸딩에 냄새가 베지는 않을지에 대한 걱정이 스멀스멀 올라오지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손목을 돌리다보면 어느덧 양념장은 잘 섞여있다
슬슬 일을 마친 아이돌과 프로듀서들이 돌아오는 소리가 들려온다. 저 나이대의 여자아이들은 금세 우후꺄꺄한다. 낙엽 굴러가는거만 봐도 우후꺄꺄한다는 어든들의 말이 완전 틀린건 아닐지도 모른다
그 소리를 싫어하지는 않지만 남중-남고-군대 테크를 탄 식물성 플랑크톤계 모쏠남성이 거기에 적응하는데 걸린 시간과 과정을 생각하면 조금은 꺼려진다
프로듀서 분들은 아이돌들과 지낼 시간이 많다보니 빠르게 친해지지만, 나처럼 먼저 말도 못 거는 사무원은 기본 A클래스인 아이돌한테 얼어버린다
무도 이제 잘 불렸으니 이제 물기를 짜고 양념장이랑 섞어보자
물기를 왜 짜냐고? 안 짜면 금세 무에 남은 물때문에 무는 싱겁고 그릇에는 양념물이 흥건해진다. 참고로 처음 만들 때 직접 경험한 일이다
물기를 짠 뒤에 만들어둔 양념과 섞으면 끝. 만드는 과정만 보면 이보다 쉬운 게 어디있겠나 싶겠지만 무말랭이의 포인트는 무의 선택과 물기제거, 그리고 양념재료의 비율이기에 잘 만들고 손도 안대는 경우도 꽤 있다
앙념을 무치는데는 아무래도 맨손이 좋겠지만, 나 혼자 먹을 것도 아니니 비닐장갑을 쓰기로 한다
버무리는 동안 냉장고에 들락날락하는 몇몇 아이돌들이 말을 걸어준다
장난기어린 눈으로 보는 쌍둥이들이라던가, 내가 여성을 대하는 것 이상으로 남성에 면역력 약한 아가씨타입 아이라던가, 귀여움의 벡터가 묘하게 어긋나있는 왕자님 등등..........
보고 있자면 살아있음을 느끼지만, 막상 대화를 하자면 제대로 몇 마디도 건네지 못하는 성격이 두고두고 아쉬워진다
아직 고춧잎도 넣지 않았기 때문에 간을 봐달라는 명목으로 말을 걸기에도 조금은 애매하다
고춧잎은 한 번에 버무리면 으깨어지기 때문에 다 버무린 뒤에 통깨와 같이 넣고 다시 버무려주지만, 이럴 때 만큼은 가장 좋아하는 나물을 배제하고 싶어진다
어느정도 버무려진 것 같으니 맛을 보자..................
씹을 때 전달되는 꼬독꼬독한 식감은 역시 흰 쌀밥에 잘 어울릴 것 같다. 고춧잎 또한 불리는게 약간 부족한게 좋게 작용해서 쉽게 부서지지않고 입안에서 감기는 듯한 감촉을 남겨준다
다른 사무소의 아이돌 노래이지만 입은 말하기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가사에 경의를 표하고싶다
그 식감과 시간차로 전해져오는 양념장의 맛. 매운맛도 짠맛도 단맛도 약하지만, 그 걍약은 내 입으로 말하기 부끄럽지만 정말 적절하다. 이건 집에 가져가고 싶어진다
이거라면 주먹밥도, 라면도, 쌀밥에도 어시스트할 수 있는 좋은 포인트가드라고 할 수 있겠지
버무릴 때 설탕을 넣지 않았기에 하루정도 지나야 맛의 포텐이 터지겠지만, 일단은 완성되었으니 용기를 내서 간을 봐달라고 해보자
기본적으로 그레이드가 높은 아이돌인 이유도 있겠지만 여기 프로듀서들은 일 잡아오는 재주하난 대단하단 말이야... 천재적이야
그 유능함에 따라가지 못하는 신입따위는 지금처럼 직장에 남아 잔업을 마무리짓지 않으면 안될 상황에 처하게된다
이런 말을 하고는 있지만 직장이 직장이다보니 이 일을 잘 마무리지은 이후에 있을 주연들의 활약이 내심 기대되는건 어쩔 수 없다
이런저런 스테이지 위에서, 브라운관 안에서, 혹은 스크린에서
레슨이라는 땀의 비와 인기와 성공에 대한 부담감이라는 압박의 바람을 견디고 이겨내어
나비가 되고 향기가 되고 꿀이 되고 태양이 되며 꽃을 피우는 모습은 인간이라는 존재의 가능성의 총집합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혼자 남아서 늦은 시간의 면식을 즐기는 것이야말로 야근의 본질이 아니겠는가
이 냉장고는 언제봐도 수용인원을 초과한 엘레버이터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그 냉장고의 냉동실 구석에 고이 짱박아둔 오늘의 야식 재료들을 해동시키기 위해 꺼내본다
다행스럽게도 장난치기 좋은 재료들이 그 분위기메이커 듀오에게 들키지 않은 것 같다
갑작스러운 이야기지만 누군가와 함께 식사를 하는 경우에는 되도록이면 면을 피하려고 한다
면이라는 음식은 한번에 입 속으로 들어가는 작업이 힘든 음식이다
여기서 미처 입에 넣지못한 면을 마저 흡입하는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넣고 씹는다' 라는 일반적인 알고리즘과 달리 '넣고 빨아들이고 씹는다'라는 조금 긴 루틴을 거치게 된다
아무리 줄이려해도 어쩔 수 없이 나게되는 빨아들이는 소리, 오므라드는 입술
머리카락이 긴 사람에 한해서라면 면을 먹기위해 걷어올린 머리카락과 그 자리에 숨겨져있던 목선
이 모습은 가히 매력적이라는 표현을넘어 뇌쇄적이기까지하다
지금부터 만들 음식도 그 유래가 창부에게서부터 시작되었다고하니 대접하기 껄끄럽다
푸타네스카란게 이름만 거창하지 결국은 창부들이 남은재료를 긁어모아 만든게 그 시작이다
여러가지를 아는건 힘도 되지만 이런 잡지식은 역시 병이 된다
결론은 뭐 면식[面識]있는 사람과의 면식[麵食]은 꺼려진다는것이다
이건 아마 우리회사의 가희도 절대 안웃어 줄 것 같다. 반성하자
기름을 두른 팬에 손으로 있는힘껏 짓이긴 마늘을 익혀주고 향을 기다리자
마늘향이 위에 선전포고를 하기 시작할 때 앤초비와 잘게 썬 토마토, 그리고 이것저것을 넣고 익혀준다
이미 익혀둔 면을 넣고 잘 버무려주다 이젠 참을 수 없다 싶을 때 접시로 옮겨주자
면을 집게로 집어 휘휘 돌리고 접시 위에서 천천히 힘을 빼주면 왠만큼 플레이팅이 된다
플레이팅은 했지만 결국은 남자 한 명..... 아시아인은 역시 젓가락이다
젓가락으로 집어들자 토마토의 향과 고소한 향이 더블팀으로 달라붙는다. 빠져 나갈수도, 돌파할 수도 없이 주도권을 넘길 수 밖에
면을 빨아들이는 소리는 국을 마시는 소리와는 또 다른 방향으로 식욕을 연장시킨다
실수해서 면을 조금 과하게 익힌 탓에 씹는 맛이 조금 줄어들 것 같았지만 그 분야는 올리브가 커버해주니 이 또한 좋은 픽앤팝이라는 정신승리가 가능하다
토마토는 정말 좋은 재료이다. 앤초비의 비린내를 흡수해놓고서는 입속에선 언제 그랬냐는듯 다리를 저는 카이저소제가 따로없다
두오모가 보인다느니 여기가 피렌체라느니 미켈란젤로의 기분이라느니 하는 소리는 안 나오지만, 이걸 먹는걸로도 이미 지나간 생일을 축하받는 느낌이다
아무리 파스타라고 해도 젓가락으로 먹는지라 속도가 붙고 동작이 호쾌해진다
이런 기세라면 몇번이고 REST@RT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 쯤 되면 탄수화물의 실은 종적을 감춘다
조금 불은 면 탓에 생각보다 훨씬 포만감이 충족된다
생각보다 출근을 빨리하는 사람도 있기에 환기시키는동안 설거지도 하고 뒷정리도 해야한다
지금쯤이면 지하철을 타고 출근할 준비를하는 아이도 있었을텐데........
그러고보니 하고다니는 리본은 어떤 규칙으로 정하는걸까?
붉은계열의 리본이 머리속에서 춤추다 결국 다음은 아라비아따를 안들자는 결론이지만 뭐 됐나......
오늘은 근처 목욕탕에서 씻고 소파에 신세를 좀 져볼까
W "어으으으..."
- 20분 후...
W "부활!"
일어나도 할 게 없네. 으음... 뭐 하지? 아, 타카츠키 야요이에 대해서 검색해볼까? 유명한 아이돌인 것은 알지만, 정확히 어떤 아이돌인지는 잘 모르니까...
어디 보자... 765 프로? 야요이 말고도 다른 아이돌이 많네. 우와... 다들 유명한 아이돌이잖아?
좋아, 탐구 좀 해 볼까? 어디, 이 사람부터 검색해 볼까...?
흐음, 흐음... 그렇구나. 그런 사연이... 응? 이 노래, 내가 좋아하는 노래잖아? 이게 아이돌 노래였다니... 키사라기 치하야... 정말 노래 잘 부르는구나...
다음은 이 아이돌에 대해서 검색해볼까...?
나중에 공연하면... 가 볼까?
아아, 결국 인터넷하다가 너무 늦게 자 버렸네... 제 시간에 일어나긴 했지만...
W "후아아암..."
졸려... 일단 아침부터 먹고... 학교 가야지...
그냥 간장이랑 기름에 비벼먹으면 좀 그러니까... 이번에는 계란을 넣어먹어야겠네.
프라이팬에 대충 기름을 두르고, 데워지도록 조금 냅둬야지. 일단 밥부터 퍼 놔야겠어.
아, 다행이다. 밥은 하고 잤구나. 일단 밥은 여기 두고, 프라이팬이 잘 데워졌을테니, 계란프라이를 만들어 볼까?
치이이익...
자글자글자글자글...
아, 이 소리는 언제 들어도 좋다니까. 너무 오랫동안 익히면 노른자가 익어버릴 수도 있으니까, 조금만 더 있다가 밥 위에 올려야지.
...이번에는 노른자가 안 터져서 다행이야. 저번에는 노른자가 터져버려서 그냥 프라이로 만든 다음에 밥 따로 프라이 따로 먹었었지... 힘 조절이 문제인가?
이제 프라이의 한쪽 면이 익은 것 같으니까, 밥 위에 덮어 주고 간장과 기름만 넣으면 되겠네. 여기에 후추를 뿌려서 먹는 사람도 있는 것 같지만, 도대체 그걸 무슨 맛으로 먹는 걸까? 좋아, 다 찾았다. 그러면... 더도말고 덜도말고 한 스푼씩만... 좋아. 기름은 넣었고, 문제는 이 간장인데... 역시 다음부터는 작은 통으로 사야겠어. 너무 큰 통이라 양 조절이 힘들어... 앗. 아앗. 으아앗... 역시 조금 넘쳐버렸네. 들이부은 것도 아니고 조금 더 들어간 정도니까, 상관없겠지?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기름을 조금 더 넣어야겠어.
이제 계란프라이를 마구 해체하면서 잘 비벼주면... 완성! 빨리 먹고 학교 갈 준비나 해야겠다.
어디, 맛을 볼까...? 음, 밥은 잘 됐네. 역시 나야! 간장과 기름이 그럭저럭 잘 들어가서 간장의 맛이 너무 진하지도 않고, 너무 느끼하지도 않아. 약간 짜기는 하지만, 뭐 어때? 짠 거 좋아하는데.
아아, 이 프라이의 식감도 훌륭하고, 노른자도 밥 구석구석까지 잘 들어갔네. 이정도면 합격점이지. 자, 자. 빨리빨리 먹고 빨리 가야겠어, 안 그러면 이 편한 분위기에 눌려서 졸음이 더 몰려올 것 같아.
허억, 허억, 도착이다. 집에서 잠깐 졸아버려서 또 지각할 뻔 했네. 들어가 볼까?
왁자지껄
아, 선생님 아직 안 오셨네. 다행이다... 응? 타카츠키는 아직 안 온건가? 아니지, 아이돌 일이 바쁘다고 했으니까, 그것때문에 못 온 걸 거야. 흐음... 아이돌이라... 아이돌은 힘든 직업일까? 타카츠키는 어째서 아이돌이 된 걸까? ...됐어. 이런 걸 궁금해해도, 내가 물어볼 기회는 없을 거야.
동네 빵집에서 큼직한 도넛을 반으로 잘라 생크림을 짜고. 그 위에 녹인 초콜릿을 부어 만들어낸 평범한 간식거리다.
하루카 [프로듀서 씨? 웬 도넛을......]
G [그냥 동네 빵집에서 사 온 거야. 맛있는데 하나 먹어 볼래?]
하루카의 표정이 조금 미묘하다
하루카 [부우~ 그 정도는 저도 만들 수 있다구요?]
G [단골 가게라는 게 그렇지. 다음에는 하루카의 생크림 도넛을 한번 먹어보도록 할까~?]
하루카 [부디! 후회하지 않게 해 드릴게요!]
G [일단 너도 하나 먹어.]
하루카 [네에......]
도넛의 스펀지같은 감촉은 아마 이 생크림의 수분이 만들어 준 거겠지.
부드럽게 무너지는 촉감과 생크림과 초콜릿의 합작으로 만들어지는 달콤함.
입에 부드럽게 감겨들어온다.
하루카 [으음! 이거 정말로 맛있는데요?]
G [그러니까 내가 단골이 됐지!]
하루카 [흐음. 프로듀서 씨를 제 단골로 만들기 위해서는 더 노력해야겠네요.]
G [하하하하하하하!!]
오늘도 765 프로덕션은 평화롭다.
연예계쪽 회사는 어쩌면 휴일이 거의 없거나 할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도 않은가보다. 그런 것 치고는 신입주제에 휴일을 휴일답게 보내고 있다.
원래는 이게 당연한 일이겠지만 사적인 시간을 털어서까지 아이돌들을 체크하는 프로듀서들이나 사무원 선배를 보면 월급루팡이 된 기분이라 괜히 찝찝해진다
뭐 결국 나는 내 휴식을 여유롭게 즐기면서 내일을 위한 체력을 충전하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저 페이스를 따라가다가는 밥은 고사하고 혈관으로 포도당 강제주입 당하는 신세가 될 것 같단 말이지..............
결국 와버렸다. 휴일이다 보니 대단한걸 만들기는 좀 귀찮고 해서 적당히 끼니 때우기 좋은걸 만들자고 생각했지만 결국 바리바리 싸들고 있다
바리바리 싸들고 온 것 치고는 사무소에 있는 사람은 사무원 선배인 오토나시씨 혼자뿐이었다. 뭔가 힘이 쭉 빠질 것 같았지만 계란이 깨지면 그게 더 귀찮아진다
그래도 오토나시씨가 반겨주니까 기분이 좀 나아진다. 저번에 회식자리에서 보니까 노래도 엄청 잘하던데 저런 사람이 가수 안하고 책상앞에 있는건 인력낭비다. 포인트가드 하승진같은 꼴이다
그나저나 많이들 나가있을 가능성도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많이 나가있을 줄이야........ 재료도 많이 남을텐데 냉장고에 빈자리 있으려나..........
아무래도 이번에는 두 사람만 먹을 분량을 만들어야 될 것 같다. 가져온 재료의 양을 보면 아직까지 제대로 된 끼니를 못 챙겼다는 게 다행인건지.......
원래는 샌드위치라던가 역 앞에서 파는 간단한 토스트를 생각했지만 이렇게 된 이상 노선을 변경해야겠다. 나도 이제 아이돌에게 어울릴 음식정도는 만들어보기도 해야 하니 말이다
계란은 햇볕에 달궈진 본네트에서도 익을 정도로 열에 약하기 때문에 계란을 삶지 않는 이상은 약한 불 혹은 잔열을 이용하는게 좋다.
일단은 물을 끓이고 아스파라거스를 손질하자. 아스파라거스는 손질돼서 나온다고 해도 방치할수록 쓴맛이 강해지고 줄기부분이 질겨지기 때문에 바로바로 먹는 게 좋다. 바로 사온거긴 하지만 혹시 모르니 줄기부분 5센치 정도는 자르자
물이 끓으면 아스파라거스를 넣고 데친다는 정도로만 익혀준다. 아마 2분정도면 충분해 보인다. 그동안 큰 스뎅 그릇에 계란을 풀고 간을 약간 해주면 된다
아스파라거스를 꺼내면 끓는 물은 쓸 일이 없을 것 같지만 푼 계란을 큰 그릇 채로 냄비위에 올려 계란을 중탕할 것이다. 식빵도 굽고 아스파라거스에 베이컨도 말야줘야해서 신경 덜 써도 되는 꼼수를 부려부릴 뿐이다
식빵은 토스트기에 넣고 베이컨 슬라이스한 감자 아스파라거스 2개 순으로 올린 뒤에 말아주고 계란 한번 휘젓고 하나 만들고 또 계란 한 번 휘젓고를 반복이다.
말아준 걸 팬으로 구워주기 시작하면 식빵은 구워졌고 계란은 몽글몽글해지기 시작할 것이다. 접시위에 식빵, 식빵위에 스크램블에그를 올려주면 그럴 듯한 모양이 나온다
베이컨이 익었다 싶으면 수란도 만들어서 같이 내드리려고 했지만 기다리는 눈이 따갑다. 수란은 포기하자
아무리 잘 참는 사람이라도 냄새가 계속 나면 배가 고파지는 게 당연한데 이미 배고픈 사람에게는 더는 무리였겠지
화이트보드에는 이 시간까지 돌아올 사람이 없다고 적혀있어도 혹시나 일이 일찍 끝나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아직도 두 사람 뿐이다. 그럼 잘 먹겠습니다
에어컨 바람이 탕비실까지 들어오지는 않아서인지 스크램블은 다행히도 식지 않았다. 몽글몽글하지만 완전히 굳을 정도로 익히지는 않아서인지 씹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부드럽다
빵이 있어도 혹시 몰라 간을 세게 하지는 않았는데 부드러운 식감과 잘 맞을 정도의 간이 되었다. 계란은 완전히 익히지 않아도 되는 단백질이라 완전식품이라 부르는 것 아닐까 싶다
빵이 좀 타서 딱딱하지 않을까 했지만 스크램블에그의 수분 덕분에 좀 부드러워졌다. 그래도 구운 빵 특유의 고소함은 잘 남아있어서 맛있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서양식 식사다 보니 음료수는 오렌지주스가 어떨까 했지만 ‘미나세’라고 적인 포스트잇이 붙어있는건 왠지 손대기가 두렵다. 그냥 물이지만 뭐 상관없겠지
아스파라거스도 살짝 데쳐서 질기지 않아도 아삭함이 남아있고, 베이컨은 뭐 사기템이니 실수만 안하면 누구라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초반의 귀찮음만 지나가면 맛이 보장된 메뉴이다. 어쨌든 구운고기와 야채니까
그래... 이정도 만들었으면 잘 만들었다. 어쩌면 다들 외근으로 나가있던 덕분에 이런 메뉴도 만들어먹었으니, 레드오션인 이 업계에서도 휴일까지 바쁜 765 만세
오토나시씨도 꽤나 맛있으셨는지 계속 맛있다고 말씀해주시면서 음식을 먹고 있다. 포크로 스크램블에그를 떠서 오물오물 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름 그대로인 것 같아 속으로 조금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알을 먹는 작은새라는건 좀 이상하지만 넘어가자
스크램블 에그와 구운 식빵, 베이컨과 아스파라거스. 아무리 국내에서도 구하기 쉬워진 메뉴라고 해도 이국적인 재료들이다. 애초에 호텔 조식 같은 메뉴를 생각하고 만들었어도, 눈앞의 미인과 같이 먹고 있자니 태평양의 작은 섬에서 보내는 허니문같은 느낌이었다. 결혼은커녕 연애도 한 번 못해봤지만............... 와카루와..................
뭐 친구가 됐든 직장동료가 됐든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모습을 보면 흐믓해진다. 남이 먹는걸 보면서 멍때리고 있었지만 워낙 먹는 속도가 빠른탓에 먼저 다 먹고 계속 보고 있자니 이대로 어미새가 되어도 좋을 것 같다. 왜거기서 남편이 아니냐고? 모쏠의 DT력은 당신의 상상 이상이다
“오호~~~ 이거슨 데이트가 아닙니까 마미 대원?”
“그렇군요 그렇군요. 데이트네요 아미 대원!”
아............... 내 평화는 종언을 맞이했다
오늘은 소녀들의 꿈을 걷는자들이 그 꿈을 가꿔온 보금자리를 옮기는날... 이삿날이다
꿈없이 살아온 인생 20하고도 @년...... 그냥 흘러가는대로, 흥미가는대로 살아온 인생이기에 꿈을 먹고사는 아이돌은 다른행성 이야기일줄만알았다
하지만 인생의 탁류는 나를 그곳으로 흘려보냈고, 이제는 그 보금자리까지 방문하게 생겼다
오늘 이사하는 아이돌은 이 회사의, 아니 이 나라의 가희라 할 수 있는 키사라기씨다
솔직히 아이돌은 잘 몰라도 키사라기씨는 좀 알고있는게, 한 때 야구장에서 부른 국가가 엄청나게 화제가 된 적 있다
시구는 좀 어설프긴 했지만 국가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터가 선수보다도 신경썼다고할 정도였다
스토익하다 못해서 날카로웠던 시절도 있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쌍둥이들이나 아마미양 만큼은 아니더라도 밝고 잘 웃는다......
다만, 아직도 칼로리바를 맹신하는 경향이 남아있다. 그건 말그대로 칼로리의 덩어리일 뿐, 식사가 아니다
그런 이유로 오늘 제대로 된 식사를 하게 해 주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늙지도 젊지도않은 탓에 예비군 훈련이 좀 남아있다.
먼저 가시는 분들에게는 점심 많이 먹지말라고 당부를 하고 나머지 국방의의무를 (벌금을 피하려고) 다하고 이사하는 집으로 갔다
나름 조기퇴소에 점심시간 맞춰 갔건만 이사는 진작 끝나있고 뚝딱뚝딱 거리더니 테이블을 만들었다
이 인간들은 일하는 기계인가??
손없는 날이었으면 이미 밥먹고 해산했을 것이다. 없는 일을 만들어서 하는 덕분에 늦지는 않았지만 저사람들이 요리까지 잘 한다면 나 필요 없는건가?
보통 졸업식이나 이삿날처럼 새 시작을 맞이하는 날은 왠지 모르게 짜장면을 먹게된다지만, 힘쓴 사람이 많으면 삼겹살만한게 없다
몇명이나 올지 몰라서 명절때 전 굽는 대형 전기 팬을 준비했는데 어느새 등장한 은발씨 덕분에 @kg의 고기가 부족할까 걱정된다
뭐 이렇게 된 이상 키사라기씨의 냉장고에 넣어줄 야채도 구워버려야 될 것 같다
돼지기름이 꽤나 열을 받기 시작하면 고기를 올려보자 불판위에서 장대비소리가 들려올 것이다
처음보는 음식은 호기심의 소나기라면, 아는 맛 아는 냄새는 침샘의 호우주의보라 할 수 있다
이미 돼지비계를 두르긴 했지만 삼겹살 자체에서 나오는 기름이 어느정도 나오면 마늘이라던가 김치, 파절이, 콩나물무침 등을 올려주자
개인적으로는 쑥갓을 돼지기름으로 아주 빠르게 구워주는걸 좋아한다. 미나리보다 향은 약하지만 식감은 비슷하게 좋다
대부분의 고기가 그렇듯 삼겹살도 구울 때 1,2번만 뒤집어주는게 육즙도 많이남고 좋다.
이렇게 말은 하고 있지만 굽는 스타일도 라면레시피처럼 개인의 영역이기에 알아서 하기를 바란다
이제 익을만큼 익었으니 달려보자. 삼겹살이 요즘은 금겹살이라고 해도 이건 허겁지겁 먹어줘야 제맛이다
비계와 살고기가 겹겹이 쌓여서 만드는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육즙...... 몇번을 먹어봤고 여러 곳에서 먹어봤지만 결국 맛있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밖에 없었다
소금 쌈장 기름장 고추장 된장 새우젓 콩가루 그 어디에 찍어도 서로의 맛을 죽지도 죽이지도 않는다
어설픈 숯으로 그을음만 뭍어나고 안 익게 하는 것 보다 전기팬으로 굽는건 정답에 몇 배 가깝다
그냥 찍어 먹는것도 좋지만 역시 쌈을 싸는것도 좋은 접근이다
베이스로는 상추 배추 깻잎 중 아무거나 밑에 한 장, 같이 얹을 것으로는 마늘 고추가 있는데 둘 다 넣는게 식욕이 올라간다
그리고 다진마늘 쪽파 참기름 깨를 정도껏 넣고 섞은 쌈장(사실 막창집 소스가 거의 이거다)를 올려 입이 미어 터지도록 집어넣으면 다양한 식감이 입과 귀를 동시에 자극한다
오물오물 씹는 키사라기씨는 귀엽구나...... 시죠씨도 귀엽게 오물오물 씹고 있지만 그 기세와 속도에 차이가 좀 있다
한 분 제외하고 다들 어느정도 배를 채운 것 같으니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
면을 삶는동안 본가에서 가져온 물김치를 세팅하자. 이게 오늘의 냉면육수다
얇은 면은 금방 익고, 찬물로 헹굴 때 너무 힘껏 헹구면 안된다
헹군 소면을 그릇에 담고 물김치를 부어주면 끝이다. 이걸 어머니한테 배우긴 했지만 이정도로 깊은 맛이 안 나온다. 17번을 죽었다 깨어나도 안 될 것 같다
아까 나오기 전에 구운 삼겹살은 고추장으로 적당히 버무렸으니 남는다면 키사라기씨의 좋은 반찬이 될 것이다. 남는다면.......
여하튼 이 물김치 국수는 우리 집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일종의 한정판 메뉴이다. 며느리는 없고 그 집 아들도 완벽한 비법을 모른다
워낙 물김치 국물이 시원해서 그런지 별 양념이 없었는데도 입속의 기름기를 깔끔하게 씻어넘긴다
기분탓인가? 위가 리셋된 것 같다
국수를 호로록하는 키사라기씨도 귀엽구나...... 저 이 집 가정부로 살고싶습니다
국수를 후루룩후루룩 삼키는 시죠씨는 귀엽다. 다만 언젠가 배부르다는 소리를 하게 만들고 싶다는 도전정신이 먼저 불타오를 뿐이다
으어..... 엄청 먹었다. @kg의 삼겹살은 세 줄 남았고 소면과 물김치는 안가져왔나 싶을 정도로 동나버렸다
좀 피곤하지만 이렇게까지 잘 먹어준다면 기분이 좋다
이거 보는 대학생들은 mt에서 고기굽고 국끓여주는 선배들한테 잘해줘야 된다. 마늘만 싸서 멕이지 말고
돌아가는 길은 고기냄새가 고민되지만...... 뭐 됐나
곱배기에 토핑 추가를 해도 4500원인데. 양도 상당히 많고 맛도 좋았던. 그야말로 대학생 시절을 보내주기에 딱 좋은 음식이었다.
그 음식을 오랜만에 다시 먹는다.
타카네와 히비키가 같이 이 자리에서 먹게 되었다.
늘 먹던 대로 매운 맛. 곱배기. 치즈 토핑 추가.
밥을 볶아주는 아저씨와 계산을 해 주는 이모의 모습은 여전히 정겹다.
아직까지도 나를 기억해주시는 게 감사할 따름.
물이 철판 위에서 끓어오르는 소리가 들린다.
이제 철판을 긁어내고 밥을 볶는 것이리라.
소스와 밥과 야채와 해산물의 절묘한 믹스는 언제라도 나를 만족시켰다.
하릴없이 차후의 일에 대해 이야기하던 도중. 히비키가 이 음식 많이 맵지 않냐는 우려를 표해왔다.
그러고 보니 이 녀석들이 과연 매운 음식을 잘 먹을지는 걱정이었다.
매운 음식과는 거리가 먼 녀석들이었으니.
얼마나 지났을까. 다 볶아진 밥을 나누어 담고 치즈를 넉넉히 뿌려 전자레인지에 넣고 데우는 소리가 들렸다.
아아. 옛날 생각이 나는군. 어엿한 프로듀서가 되어서도 이 집 음식이 입에 맞다.
어른 입맛이 되기는 글렀을지도.
그렇게 생각하기를 2~3분여. 세 그릇의 철판볶음밥이 컵에 담겨져 나왔다.
역시나. 히비키와 타카네는 매운 맛이 주는 고통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계속 먹는 모습을 보니 어찌 보면 흐뭇했다.
맛있게 맵다는 말이 분명히 실존한다는 거겠지.
매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아저씨가 우리에게 음료수를 한 병씩 서비스로 주셨다.
예전부터 자주 와서 그러곤 했지.
밥 먹고도 출출해지면 가끔씩 오는 바람에 살이 쪄버리게 되기는 했지만 말이다.
어느새 식사가 끝났다.
히비키와 타카네는 매운 맛에 대한 고통을 어느 정도 호소하면서도 굉장히 만족스러워 하는 반응이었다.
이런 강렬한 중독성은 처음이라나.
추억이 묻어나는 곳이다.
대학가의 값싼 식당들은 대학가이길래 할 수 있는 장사를 멋지게 해낸다.
그리고 대학가의 밥집들은 대학 시절을 거쳐온 수많은 사람들에게 아련한 추억과 감동을 다시 한 번 선사할 수 있다.
''하아. 동네 편의점 노 브랜드 쿠키가 이렇게 맛있을 줄은.''
문득 오늘이 크리스마스 이브 전날. 성야의 초입임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스프라웃과 울고 웃고. 765 모두와 울고 웃고. 가끔은 다른 프로덕션 사람들이랑도 울고 웃었지.
400그램에 4000원이라는 믿기 힘든 가격의 초콜릿 쿠키는 꽤나 맛있다.
다시 한 번 네 개를 봉투 하나에 넣은 은박 포장지 하나를 꺼내 뜯는다.
탁구공만할까 싶은 직경의 쿠키에 초코칩이 몇 개 박혀있다.
한 입 베어문 쿠키가 혀에 닿는 순간 느껴지는 강렬한 초콜릿의 맛은 마치 텁텁하다는 착각마저 들게 한다.
하지만 그 강렬한 맛은 그저 행복을 가져다줄 뿐이다.
아아. 하루카에게 이 쿠키를 들켰다간 또 혼나려나. 굉장히 수준높은 쿠키인데 말이지......
다른 프로듀서들은 지금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을지. 성야와 성탄절 이틀 간 무엇을 누구와 함께, 또 어떻게 먹으며 즐길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