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하의 귀여운 모습 모음집을 SNS에 살포한다!"
"...방금 내가 뭐라고 했는지 못 들었어?"
아, 화났다.
"이건 귀여움을 이용하는 게 아니야. 카나하의 귀여움을 널리 알리는 거다."
"그런가."
바로 납득했다.
설득하기 쉽네.
어째서 납득한 건지는 정말로 이해가 안 가지만.
그나저나, SNS에 올리는 것만으로 관심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올리는 건 그렇다 쳐요. 어디에 올리실 건데요?"
"아마 많은 사람들이 볼 만한 곳, 그리고 카나하의 매력을 어필했을 때 그곳을 자주 드나들던 사람들이 별다른 거부감을 갖지 않을 만한 곳이어야겠지. 생각해둔 곳이라도 있어?"
"우리 프로덕션의 공식 SNS는 무리일 것 같고, 내가 생각해둔 곳은..."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보여주는 게 낫다고 생각했는지, 프로듀서는 스마트폰을 꺼내 누군가의 SNS를 보여주었다.
"여기는 여러 아이돌들의 정보나 소개 등이 잘 올라와서 아이돌 애호가들이 많이 찾는 곳인데, 주로 신인 아이돌들에 대한 정보들이 올라오고는 해. 이런 곳에 올려서 카나하를 대중들에게 노출시킨다거나 우리 쪽 프로덕션의 다른 아이돌의 도움을 받아 카나하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알리고 또 그 아이돌의 인지도에 힘입어서 홍보 효과를 노리는 거야."
프로듀서의 설명을 들으니, 그럴듯하게 여겨진다.
그런데 이 SNS, 어딘가 익숙한데.
누군가가 떠오른다.
"프로듀서, 이곳은 누가 운영하는 거지?"
아스카도 나와 같은 사람을 떠올렸는지, 살짝 놀란 얼굴로 프로듀서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건 나도 잘 몰라. 일단 이메일을 보내서..."
"어쩌면, 우리가 아는 사람일지도 모르겠군."
"정말로?"
아이디에 대놓고 자기 이름을 영어, 그것도 대문자로 써놓았는데 모를 리가 있을까.
"그런 것 같아요. 잠깐 확인 좀 해 볼게요."
[아리사?]
[카나하쨩!]
[소식은 들었습니다! 346 프로덕션의 아이돌 둘과 함께 카페와 노래방이라니!]
[어째서 아리사를 부르지 않은 건가요!]
벌써 줄리아한테서 전해 들은 건가.
일단 아리사를 달래는 것은 나중으로 미뤄두고, 용건부터 해결하자.
[아리사,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뭔가요?]
일단 주소를 보내볼까.
[이거, 네 계정이지?]
[맞습니다! 아리사, 아이돌쨩들의 매력을 어필하기 위해서 만든 계정이죠! 카나하쨩도 올려드릴까요?]
부담스러워.
여기서부터는 프로듀서에게 맡기자.
"제 친구 계정이 맞네요."
"역시나 그랬던가."
"카나하 너, 능력 좋은데? 그런 친구도 두고."
정말로 능력 좋은 건 내가 아니라 아리사가 아닐까.
아이돌에, 아이돌 애호가에, 지금 알게 된 거지만 이런 일까지.
아무리 생각해도 아리사가 나보다 더 대단하잖아.
통화를 승낙한 아리사에게 전화를 걸고 프로듀서에게 넘겨주자, 프로듀서는 현재 내가 처한 상황을 간략히 설명하고, 홍보 목적으로 SNS를 이용하려 한다고 아리사에게 설명했다.
[네에에에에에!?]
돌아온 대답은, 아리사의 비명.
[그런 상황이라면 당연히 도와드려야죠!]
그리고 요청 승낙.
"고마워. 그럼 우리 쪽에서 필요한 사진들을 보낼 테니까..."
[자, 자자자자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사진을 보내주겠다는 말에, 아리사가 급하게 프로듀서의 말을 끊는다.
이제 아리사가 할 말은 뻔하지.
[사, 사진은, 사진은 제가 찍으면 안 될까요?!]
"아니. 전문 사진사에게 맡겨서 제대로 된 사진을 찍을 생각이야. 홍보에 쓸 사진이니까 제대로 찍어야지."
[이, 일단 제가 사진을 찍게 해 주세요! 어떤 사진을 사용할 지 결정하는 건 그 다음에 하셔도 괜찮잖아요!]
자신이 사진을 찍는 것을 조건으로 내세울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러지는 않네.
"알겠어. 지금 당장 사진을 찍으러 갈 수도 없고, 상무에게서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는 해도 지원을 최소화하면 그만큼 우리의 능력을 더 돋보이게 할 수 있다는 거니까, 일단 한 번 볼게."
[감사합니다! 그럼 지금 당장 만나죠! 어디서 만날까요!]
"...힘내, 카나하."
아리사의 텐션이 올라가자, 아스카는 곧 하이텐션의 아리사를 상대해줘야 할 나를 안쓰럽게 여긴 것인지 안쓰러운 눈빛과 함께 한 마디의 위로를 건네주었다.
고맙기는 한데, 뭔가 좀 그래.
아리사가, 에토의 매력이 돋보일 수 있는 장소들과 포즈들을 모은 파일을 들고 나온다.
*(+어떤 시간대에 어떤 장소에서 어떤 포즈를 취할 것인지 까지.)
아리사왈 에토의 생활패턴과 성격, 그리고 외형을 분석하여 최적의 장소와 포즈를 선별하였습니다.
또한 환경변수를 고려해 시간대도 같이 넣었습니다.
@ (앵커 아님) 0.5만이라.... 리트윗수 5천이상... 아니 2만 이상은 찍어놔야.... 관객이 5천명이 모일 여유분으로서 적당한데....
아무래도 카나하를 좀 더 제대로 보고 올까요... 첨부터 정주행해서....
>> 822 그런가요. 그래도 캐릭터 설정만은 확실히 알아두고 관계성을 전부 파악은 해놔야 .... 그래야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나는지라.
우리를 보자 밝게 인사하는 아리사.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걸로 보아, 혹시나 같이 온 다른 아이돌이 있나 찾고 있는 것 같지만, 아리사에게는 불행하게도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은 아리사와 나, 그리고 프로듀서뿐이다.
사실 프로듀서가 아스카에게 같이 가서 사진도 찍고 내 사진도 구경하지 않겠냐고 물어본 것으로 보아서 프로듀서는 아스카도 데려올 생각이었던 것 같았지만, 아리사가 부담스러웠던 것인지 아스카가 거절했기 때문에 데려올 수는 없었다.
좋은 구경이었을 텐데, 아쉽네.
"또 765의 아이돌이라고? 너, 재주 좋다? 혹시 내가 모르는 아이돌 친구가 두 명쯤 더 있는 거 아냐?"
"없어요. 그리고 새로 생긴 친구들이 우연히 아이돌이었을 뿐이라고요."
아리사와는 아이돌이 되기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지만.
"저를 알고 계신 모양이니 통성명은 필요없겠군요. 자! 그럼 이 자료들을 봐주시길 바랍니다!"
"아, 아리사? 이게 다 뭐야?"
"흐음. 준비는 철저히 해 온 모양이네."
철저한 수준을 넘은 것 같은데.
"우선, 카나하쨩의 매력이 돋보일 수 있는 장소들을 모아봤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제가 수집한 카나하쨩의 생활패턴과 성격에 대한 정보와 외형을 고려하여 최적의 장소와 포즈를 선별하였고 주변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이나 태양의 위치같은 환경적 요소까지 고려하여 최고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시간대와 그 시간대에 따라 이동할 수 있는 최적의 경로를 조사했지요!"
아리사가 나를 위해 이렇게까지 고생해 주었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그래도 역시 조금 지나쳤어, 아리사.
"그래서 말인데요, 어떤 사진을 찍으시려는 건가요? 귀여운 쪽? 멋진 쪽? 아니면 육감적인 쪽이라거나? 아, 물론 이 외에도 여러 컨셉의 사진을 어떻게 찍어야 할 지도 조사해왔답니다."
"귀여운 쪽이야."
"크으~ 뭘 아시는군요! 카나하쨩은 역시 귀엽죠! 사실 저한테도 카나하 쨩의-"
내 뭐?
"흠흠, 본인 앞에서 할 만한 이야기는 아니니 이건 나중에 따로 이야기하죠."
뭐?
"아무튼 이 아리사, 최선을 다해서 카나하쨩의 귀여운 모습을 찍도록 하겠습니다!"
귀여운 모습을 찍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자, 아리사의 텐션이 한계까지 치솟았다.
괜찮으려나, 이거.
첫 번째 사진은, 맛있는 디저트를 먹는 사진.
지금 내 앞에는 딱 보기에도 앙증맞은 데코레이션이 된 후르츠 타르트가 놓여 있다.
의욕으로 가득 찬 아리사는 카메라의 렌즈를 통해 나를 바라보더니, 이리저리 위치를 옮겨가며 피사체를 완벽하게 담아낼 수 있는 위치를 찾아내고 있었다.
"자! 준비됐습니다! 어서 드셔주세요!"
조정이 끝나고 난 다음 카메라에서 눈을 떼지 않고 말하는 아리사.
평상시의 카페였다면 실례가 됐을 행동이었지만, 카페 직원 분들에게는 미리 양해를 구해두었고 어째서인지 카페에 온 손님도 없었기에 다른 사람들에게 실례가 되지는 않았다.
이것도 아리사가 계산한 것일까.
"예쁘네."
눈 앞에 놓여진 귀엽게 장식된 후르츠 타르트를 바라보며 이것이 사진 촬영이라는 것을 잊으려고 애쓴다.
지금은 그저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는 거야.
사진 촬영이 뭐가 어때서. 자, 긴장하지 말자.
"앙."
작은 타르트를 손가락으로 살포시 받쳐들어 입가로 가져가, 부서지지 않게 조심스레 살짝 베어내어 입 안에 머금는다.
"으응~"
달콤하다.
입 안에서 느껴지는 타르트의 달콤함이 새콤달콤한 과육의 맛과 섞여 내 미각을 녹여내는 것만 같은 황홀함을 자아낸다.
한 입, 더 먹어볼까.
맛있는 시간이 끝나고, 후르츠 타르트는 약간의 부스러기만 남긴 채 모두 사라져버렸다.
아직도 입 안에 남아있는 새콤달콤한 여운에, 생글거리는 미소가 자연스럽게 퍼져나온다.
잠깐만.
사진은?
"아리사-"
사진이 잘 찍혔는지 물어보기 위해 아리사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황홀한 표정으로 굳어있는 아리사가 있었다.
"왜 그래?"
"카나하쨩...! 죄송해요!"
무엇을 사과하는 걸까.
무슨 잘못을 저질렀기에, 사과하는 걸까.
"한 장... 단 한 장밖에 찍지 못했습니다! 카나하쨩의 매력을 널리 설파하기 위해서, 그리고 제가 개인적으로 소장하기 위해서 여러 장을 찍어야 할 사진을! 단 한 장밖에 찍지 못했다고요!"
"지, 진정해. 왜 한 장만 찍은 거야?"
"그게, 카나하쨩이 황홀해하는 모습을 보니까, 저도 덩달아 황홀해져서... 무의식적으로 버튼을 눌러 사진을 찍지 못했다면 이 한 장마저..."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을 텐데.
"자, 이거 봐봐."
프로듀서가 자신의 휴대폰을 건네며 말한다.
화면에 나와 있는 것은, 타르트를 먹는 나의 모습.
나는 이 사진에 찍힌 내가, 나의 표정이, 나의 몸짓이 정말로 칭찬받을 만큼 좋은 것인지 잘 모르겠다.
정말로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걸까.
"내가 대충 찍은 사진도 이렇게 잘 나왔는데, 마츠다가 찍은 사진은 어떨 지 기대되네."
"당연히 기대하셔야죠!"
"참고로, 이 사진은 아스카한테도 보냈어."
"아, 아스카한테요?!"
살짝 부끄러워진다.
아스카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그 사진을 보고 좋아해줬을까.
"아스카 녀석, 안 따라온 걸 엄청 후회하던데?"
좋아해준 모양이다.
기쁘다.
"마츠다한테 맡기기를 잘 한 것 같아."
"칭찬은 고맙습니다만,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어요! 어서 다음 장소로 이동하죠!"
"그래. 가자. 안내해 줘, 아리사."
+3 두 번째 사진을 찍을 장소와 두 번째 사진의 컨셉은 과연 어떤 곳이고 어떤 컨셉일까.
두 번째 장소는 유람선.
상황은 바닷바람을 받으며 머리를 쓸어넘겨 쿨한 모습을 보이려다가 갈매기가 모자를 물고 가는 바람에 허둥대는 모습.
"이 갈매기 로봇을 이렇게 조정하면..."
"이런 겉보기에는 갈매기와 구분하기 힘든, 그것도 정말로 동작하는 로봇을 순식간에 만들어내다니! 역시 아키하쨩은 대단합니다! 제가 직접 만났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 그만. 나도 알겠으니까 거기까지만 해. 이래서 아스카가 안 따라오려고 한 거였나..."
"다 들립니다만."
갈매기가 모자를 물고 가는 모습은 아리사가 우리와 만나기 전에 프로듀서를 통해 이케부쿠로 아키하라는 아이돌의 도움을 받아 미리 만들어 놓은 갈매기 로봇을 통해서 연출하기로 했다.
그런데 사진 한 장 찍자고 바다에 와서 유람선까지 타다니. 이것도 상무에게 지원받은 거라고 하지만, 정말로 괜찮은 걸까.
그나저나 유람선을 탔는데 그 이유가 사진 몇 장을 찍기 위해서라니.
물론 그 덕분에 좋은 옷을 입고 유람선에 탈 수는 있었지만, 솔직히 조금 억울하다.
게다가 이 옷, 여름옷이라서 지금 엄청 춥다고.
"준비해주세요, 카나하쨩!"
"알겠어. 처음은 머리를 쓸어넘기는 거였지?"
추우니까 빨리 끝내야겠다.
유람선의 난간에 서서 저 너머를 바라보며 손으로 머리를 쓸어넘기는 포즈를 취하며 멋지게 보이기 위해 노력한다.
셔터 소리가 몇 번 들리자, 때마침 바닷바람이 불어와 내 머리를 사정없이 헝클어트리며 내가 쓰고 있던 모자를 잡아채어 공중으로 내던졌다.
내가 추운 바닷바람에 잠깐 움츠러들어 뒤늦게 모자를 잡기 위해 움직이자, 원래 지금 사용할 예정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다리고 있던 것처럼 갈매기 로봇이 날아와 내 모자를 채어갔다.
사진 촬영이 끝나고 아리사에게 어떻게 찍혔냐고 물어보니, 아리사는 나에게 잘 찍혔다고 말해주었다.
그러나, 프로듀서가 어느샌가 가져온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보니, 잘 찍히긴 잘 찍힌... 것 같았지만, 처음의 몇 장은 쿨해 보이는, 마음에 드는 사진이었으나 뒤로 갈수록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앞쪽의 쿨한 인상과는 멀어져 한심하게 보이는, 그런 사진이었다.
"이, 이런 사진으로 정말 괜찮을까?"
"괜찮고말고요! 쿨함과 한심함의 갭에서 나오는 매력과 카나하쨩의 한심한 표정에서 나오는 한심귀여움은 최고라고요!"
"동감이야. 잘 팔릴 것 같은 사진이었어, 카나하."
아리사가 방금 촬영한 사진들의 멋짐을 설파하자, 프로듀서도 아리사를 거들어 좋은 사진이라는 것을 나에게 납득시키려 했다.
"이, 일단 추우니까 오, 옷부터 좀 주세요."
"맞다! 담요, 담요!"
"저는 따뜻한 마실 것을 가져오겠습니다!"
@ 뒷골목으로 벽쿵을 해서 뭐 몰림당한 여성에 대해 표현하고 싶으신겐가~
p.s 근데 이 사진으로 괜찮을까요? 아무리봐도 저 멀리 가는거 같은데? 심지어 원래 목적이 "귀여운 사진을 찍는거라면서?"
뭔가 방향을 틀어버릴 만한 앵커가 필요할 거 같은데. 이거면 귀여움은 표현이 안 될걸;;;; 아리사같이 콩깍지가 씌인 사람들 제외하고. 일반인 기준으로는.... 가능할 리가 없잖아.... (두통)
.... 카나하가 지금 아이돌로서.... 데뷔를 .... 하고도.... 오랜 시간이 지난건가..?
지금 상황을 쭉 보니까 아무리봐도 아직 담당도 못정한 것 같은데요.
p.s "왜 아스카랑 하루라도 떨어지면 죽는지 알겠다... (두통)
그런 질병이었군.... (흰눈) + 거기다 아예 성격 같은건 딱히 정형화 된 틀은 없군요. 그렇다면 확실히 저는 손 못댈 듯!
@ 내용 정주행 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앵커를 작성해야할 지도 고민이 끝났네요!
아리사랑 줄리아 성격을 공부하고 2일 후부터 참여해야지.
p.s >> 878 개인의 관점입니다. 어차피 제가 참견을 해도 의미가 없어요. 작가님께서 쓰신다고 하면. 개인의 의견도 적을 수 없다면 앵커 자체를 하지 말라고 하시는 거랑 다를 게 없습니다. 선택은 어차피 작가님께서 순수하게 하시는 것이니까요. 작가님께서 그것(개인의 의견)에 휘둘리시거나 하는 것은 안 좋죠 여러모로.
이번 사진은 아스카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기에, 이번에는 아스카를 불러내어 함께 사진을 찍기로 했다.
"그런데, 사진을 찍으러 간 것은 꽤나 전일 텐데 왜 지금 온 거지?"
"므흐흐... 시간대가 맞지 않았기 때문이죠!"
"시간대? 어떤 사진을 찍으려는 거지?"
시간이라.
지금은 해가 저물어가는 시간인데, 이런 시간에 뒷골목에서 어떤 사진을 찍게 되는 걸까.
"이번 사진의 컨셉은 소위 말하는 '벽쿵'입니다! 저물어가는 황혼 속의 뒷골목,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카리스마 넘치는 압박과 그 압박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가련한 여성! 아아, 어서 사진을 찍고 싶습니다아아앗!"
벽쿵인가.
"그래서 내가 도와줘야 한다는 거로군. 프로듀서가 해 줘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은데."
"내가 이런 홍보용 사진에 나서는 건 좀 무리지. 게다가, 너와 함께 유닛을 결성하게 될 거라는 것을 감안하면 네가 가장 낫지 않겠어?"
"...확실히."
잠깐만, 아스카와 내가, 그런 상황을 연출한다고?
그런 사진을 찍는다고?
기대된다.
매우 기대된다.
"그럼, 촬영을 시작할까요!"
"조금만, 조금만 더 옆으로 가주세요. 네! 거기요! 딱 좋습니다!"
골목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통하는 골목의 입구, 그 틈으로 보이는 오렌지색의 하늘과 그 하늘을 물들여가며 저물어가는 해가 한 폭의 빛나는 그림처럼 펼쳐진 그곳. 그곳에서 벽을 등지고 서있는 내 앞에, 그녀가 서 있다.
그녀가 한쪽 팔을 뻗어 벽을 짚는다.
그녀가 내 쪽으로 살짝 다가온다.
그녀가, 다른 손으로 내 어깨를 잡으며 말한다.
"귀엽네, 카나하. 새빨개져서는."
내 심장이 미쳐버린 것만 같이 두근거린다.
내 마음도 미쳐버릴 것만 같다.
너 때문에, 너 때문에 정말로 미쳐버릴 것만 같아.
@ 저 장면이 어딘가에서 보인 마유라는 아이돌의 장면이 떠오른 건 기분탓이라고 생각해야지. 암 카나하는 큐트고 말고.
그나저나 새벽 2시에도 연재하신다니.... 대단하시네요. 아. 정주행 하다가 알아낸건데 새벽 6시에도 글을 쓰시는거 같던데...??
>> 883 호오오. 카나하 사진 포즈가 조만간 나오는 건가요. 기대가 되는군요 호호홋! 는 하루만에라면 무리하시는 것 같은데 천천히.....하셔....ㄷ...아냐 천천히 하시면 작가님께서 쉬시는건가!!!
>> 888 아 그랬나요.... 어쩔 수 없군요 저도 한 24시간 중에 잠자는 시간 제외하고 이 창댓을 아주 소중히 여겨야겠군요! 15분 간격으로 확인 해 보겠습니다! (꾸벅)
@ 언제나 독자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는 골뱅입니다. 오늘도 늦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반나절을 기다리게 해놓고서 왜 겨우 한장뿐이냐 하신다면 제 실력과 체력으로는 하루에 3장을 완성한다는게 무리였다고 밖에 해드릴 말이 없습니다.
나머지 두장인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쿨과 한심함의 갭이 돋보이는 한 세트(?)'와 '벽쿵'은 현재 저의 컨디션으론 도저히 완성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작가님의 연재에 영향을 드려선 안된다는 생각에 우선 이 한장으로 바톤을 넘긴 뒤 남은 그림은 주말에 올리려 합니다. 독자분들을 기다리게 한 주제에 약속도 못 지켜서 정말 죄송합니다!
1403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아스카가 에토에게-
"이렇게 된 이상, 에토의 귀여운 사진 모음집을 SNS에 살포한다."
- 프로듀서의 전략-
아스카 : 엣
---
미...미안 아스카.. 하지만.. 이것 밖에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어...
"...방금 내가 뭐라고 했는지 못 들었어?"
아, 화났다.
"이건 귀여움을 이용하는 게 아니야. 카나하의 귀여움을 널리 알리는 거다."
"그런가."
바로 납득했다.
설득하기 쉽네.
어째서 납득한 건지는 정말로 이해가 안 가지만.
그나저나, SNS에 올리는 것만으로 관심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올리는 건 그렇다 쳐요. 어디에 올리실 건데요?"
"아마 많은 사람들이 볼 만한 곳, 그리고 카나하의 매력을 어필했을 때 그곳을 자주 드나들던 사람들이 별다른 거부감을 갖지 않을 만한 곳이어야겠지. 생각해둔 곳이라도 있어?"
"우리 프로덕션의 공식 SNS는 무리일 것 같고, 내가 생각해둔 곳은..."
+3 프로듀서는 어느 곳을 생각해뒀을까.
그런데 왜 쓰고 나니까 적절한 SNS가 떠오르는 걸까요.
하지만 이 프로듀서가 제안할 만한 곳이 아니라는 문제점이...
그럼 어디를..
のヮの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보여주는 게 낫다고 생각했는지, 프로듀서는 스마트폰을 꺼내 누군가의 SNS를 보여주었다.
"여기는 여러 아이돌들의 정보나 소개 등이 잘 올라와서 아이돌 애호가들이 많이 찾는 곳인데, 주로 신인 아이돌들에 대한 정보들이 올라오고는 해. 이런 곳에 올려서 카나하를 대중들에게 노출시킨다거나 우리 쪽 프로덕션의 다른 아이돌의 도움을 받아 카나하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알리고 또 그 아이돌의 인지도에 힘입어서 홍보 효과를 노리는 거야."
프로듀서의 설명을 들으니, 그럴듯하게 여겨진다.
그런데 이 SNS, 어딘가 익숙한데.
누군가가 떠오른다.
"프로듀서, 이곳은 누가 운영하는 거지?"
아스카도 나와 같은 사람을 떠올렸는지, 살짝 놀란 얼굴로 프로듀서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건 나도 잘 몰라. 일단 이메일을 보내서..."
"어쩌면, 우리가 아는 사람일지도 모르겠군."
"정말로?"
아이디에 대놓고 자기 이름을 영어, 그것도 대문자로 써놓았는데 모를 리가 있을까.
"그런 것 같아요. 잠깐 확인 좀 해 볼게요."
[아리사?]
[카나하쨩!]
[소식은 들었습니다! 346 프로덕션의 아이돌 둘과 함께 카페와 노래방이라니!]
[어째서 아리사를 부르지 않은 건가요!]
벌써 줄리아한테서 전해 들은 건가.
일단 아리사를 달래는 것은 나중으로 미뤄두고, 용건부터 해결하자.
[아리사,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뭔가요?]
일단 주소를 보내볼까.
[이거, 네 계정이지?]
[맞습니다! 아리사, 아이돌쨩들의 매력을 어필하기 위해서 만든 계정이죠! 카나하쨩도 올려드릴까요?]
부담스러워.
여기서부터는 프로듀서에게 맡기자.
"제 친구 계정이 맞네요."
"역시나 그랬던가."
"카나하 너, 능력 좋은데? 그런 친구도 두고."
정말로 능력 좋은 건 내가 아니라 아리사가 아닐까.
아이돌에, 아이돌 애호가에, 지금 알게 된 거지만 이런 일까지.
아무리 생각해도 아리사가 나보다 더 대단하잖아.
"전화로 연결해 줄 수 있어?"
"한 번 물어볼게요."
[그것 때문에 내 프로듀서가 너랑 통화를 좀 하고 싶어 하는데, 괜찮아?]
+3 아리사의 대답은?
그냥 앵커로 해결할 걸 그랬나...
아이돌짱을 직접 홍보해줄 수 있다니!
[네에에에에에!?]
돌아온 대답은, 아리사의 비명.
[그런 상황이라면 당연히 도와드려야죠!]
그리고 요청 승낙.
"고마워. 그럼 우리 쪽에서 필요한 사진들을 보낼 테니까..."
[자, 자자자자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사진을 보내주겠다는 말에, 아리사가 급하게 프로듀서의 말을 끊는다.
이제 아리사가 할 말은 뻔하지.
[사, 사진은, 사진은 제가 찍으면 안 될까요?!]
"아니. 전문 사진사에게 맡겨서 제대로 된 사진을 찍을 생각이야. 홍보에 쓸 사진이니까 제대로 찍어야지."
[이, 일단 제가 사진을 찍게 해 주세요! 어떤 사진을 사용할 지 결정하는 건 그 다음에 하셔도 괜찮잖아요!]
자신이 사진을 찍는 것을 조건으로 내세울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러지는 않네.
"알겠어. 지금 당장 사진을 찍으러 갈 수도 없고, 상무에게서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는 해도 지원을 최소화하면 그만큼 우리의 능력을 더 돋보이게 할 수 있다는 거니까, 일단 한 번 볼게."
[감사합니다! 그럼 지금 당장 만나죠! 어디서 만날까요!]
"...힘내, 카나하."
아리사의 텐션이 올라가자, 아스카는 곧 하이텐션의 아리사를 상대해줘야 할 나를 안쓰럽게 여긴 것인지 안쓰러운 눈빛과 함께 한 마디의 위로를 건네주었다.
고맙기는 한데, 뭔가 좀 그래.
+2~3 ....아리사와 만나고 난 다음, 어떤 일이 생길까.
*(+어떤 시간대에 어떤 장소에서 어떤 포즈를 취할 것인지 까지.)
아리사왈 에토의 생활패턴과 성격, 그리고 외형을 분석하여 최적의 장소와 포즈를 선별하였습니다.
또한 환경변수를 고려해 시간대도 같이 넣었습니다.
..괜찮으려나..
아무래도 카나하를 좀 더 제대로 보고 올까요... 첨부터 정주행해서....
>> 822 그런가요. 그래도 캐릭터 설정만은 확실히 알아두고 관계성을 전부 파악은 해놔야 .... 그래야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나는지라.
주인공의 설정이 765프로 아이돌과 친분이 있는 346프로의 아이돌이라는 것과 아스카와 하루라도 떨어져 있으면 죽는다는(...) 것만 기억하시면 충분합니다.
우리를 보자 밝게 인사하는 아리사.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걸로 보아, 혹시나 같이 온 다른 아이돌이 있나 찾고 있는 것 같지만, 아리사에게는 불행하게도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은 아리사와 나, 그리고 프로듀서뿐이다.
사실 프로듀서가 아스카에게 같이 가서 사진도 찍고 내 사진도 구경하지 않겠냐고 물어본 것으로 보아서 프로듀서는 아스카도 데려올 생각이었던 것 같았지만, 아리사가 부담스러웠던 것인지 아스카가 거절했기 때문에 데려올 수는 없었다.
좋은 구경이었을 텐데, 아쉽네.
"또 765의 아이돌이라고? 너, 재주 좋다? 혹시 내가 모르는 아이돌 친구가 두 명쯤 더 있는 거 아냐?"
"없어요. 그리고 새로 생긴 친구들이 우연히 아이돌이었을 뿐이라고요."
아리사와는 아이돌이 되기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지만.
"저를 알고 계신 모양이니 통성명은 필요없겠군요. 자! 그럼 이 자료들을 봐주시길 바랍니다!"
"아, 아리사? 이게 다 뭐야?"
"흐음. 준비는 철저히 해 온 모양이네."
철저한 수준을 넘은 것 같은데.
"우선, 카나하쨩의 매력이 돋보일 수 있는 장소들을 모아봤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제가 수집한 카나하쨩의 생활패턴과 성격에 대한 정보와 외형을 고려하여 최적의 장소와 포즈를 선별하였고 주변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이나 태양의 위치같은 환경적 요소까지 고려하여 최고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시간대와 그 시간대에 따라 이동할 수 있는 최적의 경로를 조사했지요!"
아리사가 나를 위해 이렇게까지 고생해 주었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그래도 역시 조금 지나쳤어, 아리사.
"그래서 말인데요, 어떤 사진을 찍으시려는 건가요? 귀여운 쪽? 멋진 쪽? 아니면 육감적인 쪽이라거나? 아, 물론 이 외에도 여러 컨셉의 사진을 어떻게 찍어야 할 지도 조사해왔답니다."
"귀여운 쪽이야."
"크으~ 뭘 아시는군요! 카나하쨩은 역시 귀엽죠! 사실 저한테도 카나하 쨩의-"
내 뭐?
"흠흠, 본인 앞에서 할 만한 이야기는 아니니 이건 나중에 따로 이야기하죠."
뭐?
"아무튼 이 아리사, 최선을 다해서 카나하쨩의 귀여운 모습을 찍도록 하겠습니다!"
귀여운 모습을 찍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자, 아리사의 텐션이 한계까지 치솟았다.
괜찮으려나, 이거.
+3 처음으로 사진을 찍을 장소와 컨셉은...?
난간에 매달린 채 애처로운 눈빛으로 살려달라며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
>>+2
카나하짱의 아스카네 학교의 교복을 입은 사진도!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뿅가죽는 아리사와 아스카
구지구지구지구지구지구지구지구지구지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지금 내 앞에는 딱 보기에도 앙증맞은 데코레이션이 된 후르츠 타르트가 놓여 있다.
의욕으로 가득 찬 아리사는 카메라의 렌즈를 통해 나를 바라보더니, 이리저리 위치를 옮겨가며 피사체를 완벽하게 담아낼 수 있는 위치를 찾아내고 있었다.
"자! 준비됐습니다! 어서 드셔주세요!"
조정이 끝나고 난 다음 카메라에서 눈을 떼지 않고 말하는 아리사.
평상시의 카페였다면 실례가 됐을 행동이었지만, 카페 직원 분들에게는 미리 양해를 구해두었고 어째서인지 카페에 온 손님도 없었기에 다른 사람들에게 실례가 되지는 않았다.
이것도 아리사가 계산한 것일까.
"예쁘네."
눈 앞에 놓여진 귀엽게 장식된 후르츠 타르트를 바라보며 이것이 사진 촬영이라는 것을 잊으려고 애쓴다.
지금은 그저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는 거야.
사진 촬영이 뭐가 어때서. 자, 긴장하지 말자.
"앙."
작은 타르트를 손가락으로 살포시 받쳐들어 입가로 가져가, 부서지지 않게 조심스레 살짝 베어내어 입 안에 머금는다.
"으응~"
달콤하다.
입 안에서 느껴지는 타르트의 달콤함이 새콤달콤한 과육의 맛과 섞여 내 미각을 녹여내는 것만 같은 황홀함을 자아낸다.
한 입, 더 먹어볼까.
맛있는 시간이 끝나고, 후르츠 타르트는 약간의 부스러기만 남긴 채 모두 사라져버렸다.
아직도 입 안에 남아있는 새콤달콤한 여운에, 생글거리는 미소가 자연스럽게 퍼져나온다.
잠깐만.
사진은?
"아리사-"
사진이 잘 찍혔는지 물어보기 위해 아리사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황홀한 표정으로 굳어있는 아리사가 있었다.
"왜 그래?"
"카나하쨩...! 죄송해요!"
무엇을 사과하는 걸까.
무슨 잘못을 저질렀기에, 사과하는 걸까.
"한 장... 단 한 장밖에 찍지 못했습니다! 카나하쨩의 매력을 널리 설파하기 위해서, 그리고 제가 개인적으로 소장하기 위해서 여러 장을 찍어야 할 사진을! 단 한 장밖에 찍지 못했다고요!"
"지, 진정해. 왜 한 장만 찍은 거야?"
"그게, 카나하쨩이 황홀해하는 모습을 보니까, 저도 덩달아 황홀해져서... 무의식적으로 버튼을 눌러 사진을 찍지 못했다면 이 한 장마저..."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을 텐데.
"자, 이거 봐봐."
프로듀서가 자신의 휴대폰을 건네며 말한다.
화면에 나와 있는 것은, 타르트를 먹는 나의 모습.
나는 이 사진에 찍힌 내가, 나의 표정이, 나의 몸짓이 정말로 칭찬받을 만큼 좋은 것인지 잘 모르겠다.
정말로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걸까.
"내가 대충 찍은 사진도 이렇게 잘 나왔는데, 마츠다가 찍은 사진은 어떨 지 기대되네."
"당연히 기대하셔야죠!"
"참고로, 이 사진은 아스카한테도 보냈어."
"아, 아스카한테요?!"
살짝 부끄러워진다.
아스카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그 사진을 보고 좋아해줬을까.
"아스카 녀석, 안 따라온 걸 엄청 후회하던데?"
좋아해준 모양이다.
기쁘다.
"마츠다한테 맡기기를 잘 한 것 같아."
"칭찬은 고맙습니다만,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어요! 어서 다음 장소로 이동하죠!"
"그래. 가자. 안내해 줘, 아리사."
+3 두 번째 사진을 찍을 장소와 두 번째 사진의 컨셉은 과연 어떤 곳이고 어떤 컨셉일까.
아마 바톤 터치를 하기 전부터 작업하셔야 할 것 같은데요? 후후...
>>+1
바닷바람을 받으며 머릿결을 쓸어넘기며 쿨한 척을 하려다가, 갈매기가 모자를 물고 가는 바람에 허둥대는 모습.
(사실 훈련시킨 새여서 모든 게 계획대로였다 카더라.)
...당하는 사람은 그렇지만.
상황은 바닷바람을 받으며 머리를 쓸어넘겨 쿨한 모습을 보이려다가 갈매기가 모자를 물고 가는 바람에 허둥대는 모습.
"이 갈매기 로봇을 이렇게 조정하면..."
"이런 겉보기에는 갈매기와 구분하기 힘든, 그것도 정말로 동작하는 로봇을 순식간에 만들어내다니! 역시 아키하쨩은 대단합니다! 제가 직접 만났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 그만. 나도 알겠으니까 거기까지만 해. 이래서 아스카가 안 따라오려고 한 거였나..."
"다 들립니다만."
갈매기가 모자를 물고 가는 모습은 아리사가 우리와 만나기 전에 프로듀서를 통해 이케부쿠로 아키하라는 아이돌의 도움을 받아 미리 만들어 놓은 갈매기 로봇을 통해서 연출하기로 했다.
그런데 사진 한 장 찍자고 바다에 와서 유람선까지 타다니. 이것도 상무에게 지원받은 거라고 하지만, 정말로 괜찮은 걸까.
그나저나 유람선을 탔는데 그 이유가 사진 몇 장을 찍기 위해서라니.
물론 그 덕분에 좋은 옷을 입고 유람선에 탈 수는 있었지만, 솔직히 조금 억울하다.
게다가 이 옷, 여름옷이라서 지금 엄청 춥다고.
"준비해주세요, 카나하쨩!"
"알겠어. 처음은 머리를 쓸어넘기는 거였지?"
추우니까 빨리 끝내야겠다.
유람선의 난간에 서서 저 너머를 바라보며 손으로 머리를 쓸어넘기는 포즈를 취하며 멋지게 보이기 위해 노력한다.
셔터 소리가 몇 번 들리자, 때마침 바닷바람이 불어와 내 머리를 사정없이 헝클어트리며 내가 쓰고 있던 모자를 잡아채어 공중으로 내던졌다.
내가 추운 바닷바람에 잠깐 움츠러들어 뒤늦게 모자를 잡기 위해 움직이자, 원래 지금 사용할 예정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다리고 있던 것처럼 갈매기 로봇이 날아와 내 모자를 채어갔다.
그런데 저 갈매기 로봇, 어떻게 조종하는 걸까.
추워.
아차, 이럴 때가 아니다.
사진 촬영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2 사진은 잘 찍혔을까?
+3 어떤 사진이(사진들이) 찍혔을까?
그러나, 프로듀서가 어느샌가 가져온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보니, 잘 찍히긴 잘 찍힌... 것 같았지만, 처음의 몇 장은 쿨해 보이는, 마음에 드는 사진이었으나 뒤로 갈수록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앞쪽의 쿨한 인상과는 멀어져 한심하게 보이는, 그런 사진이었다.
"이, 이런 사진으로 정말 괜찮을까?"
"괜찮고말고요! 쿨함과 한심함의 갭에서 나오는 매력과 카나하쨩의 한심한 표정에서 나오는 한심귀여움은 최고라고요!"
"동감이야. 잘 팔릴 것 같은 사진이었어, 카나하."
아리사가 방금 촬영한 사진들의 멋짐을 설파하자, 프로듀서도 아리사를 거들어 좋은 사진이라는 것을 나에게 납득시키려 했다.
"이, 일단 추우니까 오, 옷부터 좀 주세요."
"맞다! 담요, 담요!"
"저는 따뜻한 마실 것을 가져오겠습니다!"
일단 나중에, 나중에 생각하자.
봄이라 날이 풀렸다지만, 그래도 춥다.
다음 사진은 따뜻한 곳에서 찍었으면 좋겠어.
+3 다, 으으, 다음 사진은 어, 어디서, 어느 장소에서 찍을까?
>>+1 장소
>>+2 컨셉
+1 장소
+2 컨셉
판정을 주십시오 작가님
정주행 안하시고 참여하시는 건 상관 없는데 적어도 이딴 말도안되는 전개로 몰아가려고 하지 마세요. 이게 무슨 행패입니까.
앵커가 뭐 이리 힘들죠?!
그러면 분위기 있는 뒷골목같은 곳으로
p.s 근데 이 사진으로 괜찮을까요? 아무리봐도 저 멀리 가는거 같은데? 심지어 원래 목적이 "귀여운 사진을 찍는거라면서?"
뭔가 방향을 틀어버릴 만한 앵커가 필요할 거 같은데. 이거면 귀여움은 표현이 안 될걸;;;; 아리사같이 콩깍지가 씌인 사람들 제외하고. 일반인 기준으로는.... 가능할 리가 없잖아.... (두통)
지금 상황을 쭉 보니까 아무리봐도 아직 담당도 못정한 것 같은데요.
p.s "왜 아스카랑 하루라도 떨어지면 죽는지 알겠다... (두통)
그런 질병이었군.... (흰눈) + 거기다 아예 성격 같은건 딱히 정형화 된 틀은 없군요. 그렇다면 확실히 저는 손 못댈 듯!
아리사랑 줄리아 성격을 공부하고 2일 후부터 참여해야지.
p.s >> 878 개인의 관점입니다. 어차피 제가 참견을 해도 의미가 없어요. 작가님께서 쓰신다고 하면. 개인의 의견도 적을 수 없다면 앵커 자체를 하지 말라고 하시는 거랑 다를 게 없습니다. 선택은 어차피 작가님께서 순수하게 하시는 것이니까요. 작가님께서 그것(개인의 의견)에 휘둘리시거나 하는 것은 안 좋죠 여러모로.
"정말로 내가 필요한 건가? 나의 필요성을 입증하게 될 일은, 어떤 일이지?"
이번 사진은 아스카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기에, 이번에는 아스카를 불러내어 함께 사진을 찍기로 했다.
"그런데, 사진을 찍으러 간 것은 꽤나 전일 텐데 왜 지금 온 거지?"
"므흐흐... 시간대가 맞지 않았기 때문이죠!"
"시간대? 어떤 사진을 찍으려는 거지?"
시간이라.
지금은 해가 저물어가는 시간인데, 이런 시간에 뒷골목에서 어떤 사진을 찍게 되는 걸까.
"이번 사진의 컨셉은 소위 말하는 '벽쿵'입니다! 저물어가는 황혼 속의 뒷골목,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카리스마 넘치는 압박과 그 압박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가련한 여성! 아아, 어서 사진을 찍고 싶습니다아아앗!"
벽쿵인가.
"그래서 내가 도와줘야 한다는 거로군. 프로듀서가 해 줘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은데."
"내가 이런 홍보용 사진에 나서는 건 좀 무리지. 게다가, 너와 함께 유닛을 결성하게 될 거라는 것을 감안하면 네가 가장 낫지 않겠어?"
"...확실히."
잠깐만, 아스카와 내가, 그런 상황을 연출한다고?
그런 사진을 찍는다고?
기대된다.
매우 기대된다.
"그럼, 촬영을 시작할까요!"
"조금만, 조금만 더 옆으로 가주세요. 네! 거기요! 딱 좋습니다!"
골목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통하는 골목의 입구, 그 틈으로 보이는 오렌지색의 하늘과 그 하늘을 물들여가며 저물어가는 해가 한 폭의 빛나는 그림처럼 펼쳐진 그곳. 그곳에서 벽을 등지고 서있는 내 앞에, 그녀가 서 있다.
그녀가 한쪽 팔을 뻗어 벽을 짚는다.
그녀가 내 쪽으로 살짝 다가온다.
그녀가, 다른 손으로 내 어깨를 잡으며 말한다.
"귀엽네, 카나하. 새빨개져서는."
내 심장이 미쳐버린 것만 같이 두근거린다.
내 마음도 미쳐버릴 것만 같다.
너 때문에, 너 때문에 정말로 미쳐버릴 것만 같아.
세 번째이자 마지막 사진 촬영이 끝났다.
...괜히 고생시키는 것 같아 죄송해지네요.
그런데 이거 왜 갑자기 참여하시는 분들이 늘어났죠?
#기쁘기도 한데 딴 여자한테 애교 부렸다는 말에 씁쓸하기도 한 복잡미묘한 표정을 짓는 아스카
@ 주인공의 사진은 오늘 안에는 올라옵니다! 간바리마스 할게요!!!
정말 좋습니다...
그나저나 새벽 2시에도 연재하신다니.... 대단하시네요. 아. 정주행 하다가 알아낸건데 새벽 6시에도 글을 쓰시는거 같던데...??
>> 883 호오오. 카나하 사진 포즈가 조만간 나오는 건가요. 기대가 되는군요 호호홋! 는 하루만에라면 무리하시는 것 같은데 천천히.....하셔....ㄷ...아냐 천천히 하시면 작가님께서 쉬시는건가!!!
>> 888 아 그랬나요.... 어쩔 수 없군요 저도 한 24시간 중에 잠자는 시간 제외하고 이 창댓을 아주 소중히 여겨야겠군요! 15분 간격으로 확인 해 보겠습니다! (꾸벅)
한가지 안사실....주인공, 여자였군요?! 이때까지 남잔줄 알았는데....크나큰 착각을....그런데, 카나하는 생김새가 치햐야랑 닯은 것 같네요. 물론 긴생머리 캐릭은 많지만...자꾸 머리속에서 치하야랑 매칭되네. 머리가르마가 비슷한가?
...작가님이 고통받고
앵커들이 만세부르고
골방님의 그림이 올라온다면!!! 바로 인양을 하는 것이군요. 후후....
#타르트
'달콤하다.'
@ 언제나 독자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는 골뱅입니다. 오늘도 늦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반나절을 기다리게 해놓고서 왜 겨우 한장뿐이냐 하신다면 제 실력과 체력으로는 하루에 3장을 완성한다는게 무리였다고 밖에 해드릴 말이 없습니다.
나머지 두장인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쿨과 한심함의 갭이 돋보이는 한 세트(?)'와 '벽쿵'은 현재 저의 컨디션으론 도저히 완성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작가님의 연재에 영향을 드려선 안된다는 생각에 우선 이 한장으로 바톤을 넘긴 뒤 남은 그림은 주말에 올리려 합니다. 독자분들을 기다리게 한 주제에 약속도 못 지켜서 정말 죄송합니다!
늘 그림 감사히 보고 있습니다
"그렇죠? 그렇죠?!"
프로듀서가 말했다.
능력 좋은 친구를 둬서 다행이네.
"이제 일만 잘 풀린다면 더할 나위 없겠군."
"그러게."
그러기 위해서는 나도 열심히 해야겠지.
+2~3 자, 이제 어떤 일이 생길까. 아니면, 어떤 일을 할까.
>>893 쉬엄쉬엄 하세요.
+1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