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였네요
>>547 아니에요. 모르고 적어서;; 니나 앵커는 포틴 님껄로.
>>548 그럴 수도 있죠. 실수는 누구나 하는 법
-------
두 분 말인가요...확실히 어려운 책도 읽으시며 꽤나 아시는 것도 많다고 생각해요.
단, 해괴한 언동이나 행동은 자제해주셨으면 하네요.
@아리스!
가까이서 보니, 시노 씨는 와인잔을 손에 들고 있었다.
와인잔 안에서 찰랑거리는 저 붉은 액체는, 아무리 봐도 와인 같다.
설마 사무실에서 술을 마시려는 걸까.
"그... 아스카랑 칸자키가 안 보여서요."
물어보기 전에 밑밥부터 깔아보는 게 좋겠다.
정말로 평판이 나쁘다면 대답에서 알 수 있겠지.
"우리들도 일이 있지만, 그 애들도 바쁘니까."
말투에서 적의나 경멸은 느껴지지 않는다. 아스카나 칸자키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불편해 보이지도 않고.
그럼, 물어볼까.
"역시 그렇겠죠?"
"그런데, 그 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보자... 아스카랑 란코라..."
"그 아이들은... 안주로 비유하자면 커피땅콩 같다고나 할까? 후후..."
"겉보기엔 거칠어 보이지만 의외로 달콤하고 귀여운 면이 있고, 좀 더 깊이 들어가면 고소하면서도 진지한 맛이 있어."
비유도 안주라니, 술을 정말로 좋아하는 모양이다.
그래도 일단은 좋은 평가가 나왔다.
다른 사람들도, 좋은 평가를 해 줄까.
"왠지 알 것 같네요."
"그렇지?"
일단, 편하게 한 잔 하실 수 있도록 자리를 피해드리자.
괜히 말동무로 잡혔다간 귀찮을 것 같기도 하고.
다음은, 니나에게 물어볼까.
아니, 우선 가까운 곳의 소파에 누워있는 시오미에게 먼저 물어보는 게 낫겠다.
"저기, 시오미?"
"슈코라고 불러, 슈코라고. 그런데 왜 불렀어?"
방금 자다 일어나서 졸릴 게 뻔한 사람한테 일부러 말을 늘여서 시간을 빼앗고 싶지는 않으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
"아스카랑 칸자키, 어때?"
"아스카랑 란코?"
"음... 뭐, 적당히 잘 하고 있다는 느낌? 이러나 저러나 그건 걔네 맘이니까 뭐라고 못 하겠고, 일은 잘 하는 듯하니까 별로 신경 안 써. 실적도 착실히 쌓아가고 있고."
"슈코쨩은 졸려서 낮잠 조금만 더 잘게~ 그럼."
역시 졸렸던 것인지, 시오미는 내 말에 빠르게 대답하고 다시 누워 잠을 청했다.
"알겠어. 졸렸을 텐데 미안해."
벌써 자는 것 같지만, 못 들었어도 상관은 없지.
다음은, 니나에게 물어볼까.
"니나?"
"왜 쳐 부르시나요?"
역시 이 말투는 적응이 안 된다. 익숙해질 때까지 시간이 좀 걸리겠어.
"어서 쳐 말해주세요! 존나게 궁금한거예요!"
내가 귀여운 외모와 말투의 괴리감에 잠깐 주저하는 사이, 니나가 예의 그 말투로 어서 말하라며 독촉해오기 시작했다.
정말로 적응이 안 돼.
"별 건 아니고, 아스카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려고."
니나는 내 질문에 고민하는 기색도 없이, 환한 얼굴로 대답했다.
"아스카 언니입니까? 란코 언니랑 같이 자주 놀아주는겁니다! 니나, 둘 다 존나게 좋아합니다!"
역시나 말은 조금 험해도, 나쁜 아이는 아닌 것 같다.
그 누가 자주 놀아줘서 좋아한다는 말을 이런 밝은 얼굴로 말하는 아이가 나쁜 아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신입 언니도 니나랑 놀아주실 겁니까?"
"응. 앞으로 같이 놀아줄게."
"신난다-! 입니다!"
귀여워라.
이제 타치바나에게 물어볼까.
"타치바나-"
"타치바나입니다."
갑자기 말허리를 잘렸다.
이렇게 느닷없이 말을 자를 애처럼 보이지는 않았는데.
"...죄송해요. 습관이 되어서."
습관?
"제가 가진 두 분에 대한 생각을 물어보시려는 거, 맞죠?"
타블렛만 만지고 있는 줄 알았는데, 주위 상황에도 신경 쓰기는 한 모양이다.
"응."
"그 두 분은... 어려운 책도 읽으시고 아시는 것도 꽤나 많다고 생각해요."
"그뿐이야?"
"네, 그뿐입니다."
내 질문에 대답한 뒤, 타치바나는 다시 타블렛으로 관심을 돌렸다.
친해지려면 시간이 조금 걸리겠어.
자, 그럼 이제
"흐응..."
이건 누구지?
언제 들어왔지? 대체 언제부터 내 뒤에 있었던 거야?
왜 이렇게 뚫어지게 쳐다보는 건데? 나한테 할 말이라도 있는 건가?
"아스카가 보여주는 웃는 표정이 너무 좋아. 가끔은 알아듣기 힘들지만, 그 알아듣기 힘든 말에서 느껴지는 아스카의 본심과 생각이 좋아. 말과 행동으로 자신은 세계에 반항한다고 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것을 관철해나가는 아스카가 좋아. 나는 그렇게 자신의 개성을 지켜나간다는 게 정말로 멋지다고 생각해. 그런 멋진 아스카가, 나는 좋아."
대충 얼버무리고 넘어갈 수도 있었겠지만, 어쩐지 의문의 여성이 발하는 기세에 눌려 솔직하게 말해버렸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들었겠지.
내가 내비친 본심이, 조금 부끄럽다.
"그래?"
내 이야기를 들은 의문의 여성은 재밌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 무언가를 말해주려는 듯 말을 꺼냈다.
"그런데, 그거 알아?"
"그렇게 어른인 것처럼 굴면서도, 사실 커피는-"
커피는?
"자, 잠깐, 린!"
갑자기 끼어든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 나에게 전해지던 말이 끊겨버렸다.
대체 커피가 어떻다는 걸까.
궁금해진다.
그나저나,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 것 같은데.
...설마.
"아, 아스카?"
퍼엉, 하고 얼굴이 달아오른다.
아스카의 얼굴도 마찬가지다. 내가 한 말을 모두 들은 거겠지.
창피하다.
+2 머, 먼저 말을 꺼낼 사람은... 누구일까. 나일까, 아스카일까.
+3 그, 어... 그... 무, 무슨 말을... 할까.
"뭐, 아스카도 아는 사람인 모양이니까 나도 괜찮아."
"맞다. 칸자키도―"
"란코는 아직 일이 남아있어서, 갈 수 없어."
칸자키가 프로듀서와 이야기하던 건 일 때문이었을까.
"그럼, 가볼까?"
"응!"
"출발하자고. 카페에서 이루어지는, 새로운 친교의 장을 위해."
우리들이 도착한 곳은 듣기 좋은 노래와 카페 특유의 분위기가 어울려 편안하게 어루만져주는 것 같은, 그런 카페였다.
린이라고 하는 쿨한 분위기를 가진 사람도, 다른 분위기를 가진 제각각의 사람들도 모두 포용해 줄 것 같은, 그런 카페.
그런 카페에 넷이서 모여 무언가를 홀짝이고 있자니, 카페의 편안한 분위기와 낯선 사람과 함께한다는 어색함이 혼합되어 약간 불편한 편안함이 만들어졌다.
그래서인지, 우리 넷 모두가 지금까지 별 말이 없었지만.
[승산이 없다고 해도 상관없어―]
노래가 바뀌었다.
"오."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바뀌자, 거기에 반응해서 감탄사를 흘리는 줄리아.
줄리아가 먼저 침묵을 깨다니, 살짝 의외다.
이 노래가 마음에 든 걸까.
"아일, 이네."
줄리아가 아는 노래인 모양이다.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것 같은, 그런 곡이네."
"좋네."
"내가 듣기에도 좋은 노래 같아."
우리들이 저마다의 감상을 남기며 노래를 듣고 있을 때, 줄리아가 말했다.
"칭찬, 고마워."
칭찬?
"이 노래, 내가 만들었거든."
만들었다?
그러고보니, 아리사한테서 줄리아는 곡을 직접 만들어 쓴다는 말을 들었던 것 같기도 하다.
"맞아, 너도 아이돌이라고 했었지. 그런데, 이 노래를 네가 만들었다고?"
"나 혼자서 만든 건 아니야. 내가 만들던 곡을 완성하는 걸 츠바사랑 미즈키가 도와줬거든."
"...츠바사는 도중에 자버려서 나랑 미즈키 둘이서 완성했다고 봐야겠지만, 그래도 츠바사를 위한 노래였으니 결국 셋이서 완성했다고 할 수 있겠지."
미즈키와 츠바사는 또 누굴까.
"츠바사라는 애는 이 노래를 부른 애겠고, 미즈키는 누구야?"
"있어, 좀 엉뚱한 애가."
엉뚱하다?
나중에 아리사한테 물어볼까.
"아무튼, 그 때는 셋이서 같이 불렀지만 애초에 츠바사를 위해 만든 곡이라, 프로듀서가 어찌어찌 솔로 앨범으로 냈다고 했는데 여기서 듣게 되니까 좀..."
1403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아, 치킨먹고싶다."
갑자기 치킨?
"너는 치킨 좋아해?"
분위기를 환기하려는 걸까.
조금, 어울려 주는 것도 좋겠다.
"네. 좋아해요."
"좋아! 이것만 끝내고 같이 먹으러 갈까?"
"네!"
그런데, 끝내야 한다고?
가져온 서류들을 펼치는 것을 보니 서류작업을 해야 하는 것 같은데, 양이 조금 많다.
이거, 시간 좀 걸리겠는데.
"자, 여기 서명하면 돼. 물론 꼼꼼히 읽어보는 거 잊지 말고."
"그렇게 말하셔도..."
잘 모르는 법률용어 투성이라고. 꼼꼼히 읽어봐도 뭐가 뭔지 알 수 있어야 서명을 하지.
"잘 모르겠지?"
"네."
"자, 이 문장은 회사와 너 간에..."
내가 모른다고 하자, 그는 친절하게 서류의 내용을 하나하나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생각한 것보다 시간이 세 배는 더 걸릴 것 같다.
"...할 수 있는 거야. 이해되지?"
"네."
알기 쉬운 설명이었다.
나처럼 잘 모르는 사람에게 여러 번 설명해줘야 했을 테니, 알기 쉽게 설명하는 데 익숙해진 것일까 싶다.
"그래서, 정말로 할 거야?"
"당연하죠!"
"좋아! 그럼 이 펜으로 여기랑 여기랑 여기에 서명해 줄래?"
왜 서류를 여러 개로 나눠서 여러 장에 서명하게 만든 걸까.
귀찮게.
"다 했어요."
"좋아! 346 프로덕션에 온 걸 환영해."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이제 궁금한 걸 물어볼까.
"저기..."
"치킨 먹으러... 응?"
"조금 전에, 일부러 저를 맡으셨다고 했는데..."
"아, 그거? 왜 그랬는지 궁금해?"
당연히 궁금하지.
"네."
+3 그는 어떤 말을 할까.
...라는게 상무님한테 말할 생각인 이유였고, 내 이유는..그 아스카가 이렇게까지 해 주는 아이는 어떻게 빛날지 궁금했기 때문이려나.
잠시 말을 멈추고 서류를 정리하던 그가, 말을 잇는다.
"라는 게 상무님한테 말할 이유였고, 내 이유는... 그 아스카가 이렇게까지 해주는 아이는 어떻게 빛날지 궁금했기 때문이려나."
"어떻게 빛낼 수 있을지 궁금했다는 말도 맞겠네."
아스카가 나를 생각해서 내 사정을 말해준 모양이다.
"자, 그럼 앞으로도 잘 부탁할게. 카나하."
"알겠어요."
"음..."
그런데, 뭐라고 불러야 하지?
"아차. 내 소개도 안 했네."
"내 소개는 치킨집에서 하기로 하고, 일단은 프로듀서라고 불러."
"네. 프로듀서... 씨."
"편한 대로."
"프로듀서."
>>+2~3 이제 어떤 일이...?
+1 주사위 굴려주세요.
"허억... 허억..."
갑자기 테스트가 시작되었다.
그래서... 지금 나는 이 꼴이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일단, 전체적으로 좋은 센스를 갖추고 있어요."
호평이다. 일단은.
"하지만..."
그럼 그렇지.
"부족해요.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연습의 부재로 인한 기본기 부족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기본기 부족이라..."
"허윽... 물... 좀..."
입 안에서 단내가 나는 경험은 처음이다.
아스카는 이런 트레이닝을 매일같이 하고 있는 거겠지.
"...체력은 그나마 좋은 것 같지만요."
"그렇군요."
힘들다. 물 한 병만 마실 수 있다면 정말 바랄 게 없겠다.
"자. 수고했어."
"감사... 합니다..."
프로듀서가 물을 건넨다.
시원하다.
아무 맛도 없는 물이지만, 지금은 그 어떤 음료수보다 맛있게 느껴진다.
"트레이너 씨. 카나하가 기본기를 어느 정도면 배울 수 있을까요?"
"빡세게 굴린다면, 꽤 빠르게 배울 것 같아요."
빡세게?
아무래도, 방금 지옥의 문이 열린 것 같다.
그나저나 물 한 병만 더 주면 정말 좋겠는데.
"또... 해야 할 일이 남았나요?"
+2 그의 대답은.
그렇지만 아스카와 다른 아이들이 슬슬 돌아올 시간이니까, 사무소에서 쉬면서 기다리는건 어때?
"하지만, 앞으로 같이 일하게 될 선배 아이돌들과 먼저 인사를 나눠야겠지?"
서류 작업, 기초 확인 다음은 인사인가.
선배 아이돌이라. 아마 프로듀서가 원래 담당하고 있던 아이돌 위주로 만나게 되겠지.
아스카와 칸자키는 알고 있지만, 다른 아이돌들이라. 누굴 만나게 될까?
아리사가 좋아할 만한 이야기거리가 하나쯤은 생기겠네.
+1~4 (1명씩) 내가 만나게 될 사람은...
@아스카랑 같은 시즈오카 출신에, 아이니까.... 아스카가 챙겨주지 않을까요?
>>+1~2
"내가 같이 들어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난 이제부터 아스카랑 란코를 데리러 가야 해서 시간이 좀 없거든. 미안해."
아스카와 칸자키는 일이 있는 모양이다.
나 혼자, 이곳에 들어가야 한다는 건가?
"괜찮아요."
사실, 안 괜찮다. 매우 긴장된다. 실수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밉보이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성격이 안 좋은 선배가 있지는 않을까. 선배와 후배 간의 위계질서 때문에 고통받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언제까지고 이곳에 멈춰 서 있을 수는 없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빵! 빵!
내가 사무실에 들어가자, 두 발의 폭죽이 나를 반겨주었다.
갑작스레 들린 폭죽 소리에 놀라 멍하니 있던 나에게, 인형옷을 입은 귀여운 아이가 말을 걸어온다.
"우와-! 드디어 신입이 온 거예요!"
"모두 신입을 열라게 축하하자고요!"
왠지 어린 아이의 입에서 나와서는 안 될 소리가 들린 것 같다.
아니, 착각이 아니잖아. 벌써부터 군기를 잡는 건가?
"슈코 언니! 쳐자빠져 자지 말고 슈코 언니도 신입을 맞이하세요!"
설마 원래 말투가 저런 아이인 걸까.
아리사라면 알고 있을 것 같아서 지금 당장 라인으로 아리사에게 물어보고 싶었지만, 참기로 했다.
"네가 새로 들어온 아이구나. 반가워."
다음에 말을 걸어온 것은 긴 머리의 성인 여성.
"나는 히이라기 시노. 그리고 저 아이는 이치하라 니나."
"같이 와인이라도 한 잔 했으면 좋겠지만, 아직은 이르겠지?"
"당연하죠... 저, 미성년자니까요."
이 사람, 술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설마 지금 취한 상태는 아니겠지.
보자, 아직 인사하지 않은 사람은... 저 쪽에 앉아서 타블렛을 사용중인 아이와 방금 니나가 깨운 슈코라는 사람뿐인가.
슈코라는 저 사람은 아직 잠이 덜 깬 듯 하니, 저 아이한테 말을 걸어볼까.
"안녕."
"안녕하세요."
내가 말을 걸자, 타블렛에 열중하던 그 아이는 내가 온 것을 눈치채지 못한 듯 살짝 놀란 다음 타블렛을 내려놓고 나에게 인사했다.
"죄송해요. 제가 먼저 인사드렸어야 했는데."
"타치바나 아리스입니다. 타치바나라고 불러주세요."
성으로 불러달라, 는 것을 보면 나와 거리감을 두고 싶어하는 거겠지.
예쁜 이름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름으로 부를 수 없다니 조금 아쉽다.
이제 남은 사람은 한 명.
내가 인사하기 위해 돌아보자, 그 쪽에서 먼저 선수를 쳐왔다.
"난 시오미 슈코! 잘 부탁해, 신입."
"아스카랑 란코와는 알던 사이라고 들었는데, 우리가 몰라서야 안 되겠지?"
자기소개를 하라는 걸까.
"우리도 각자 대강의 소개는 했으니, 이젠 네 차례겠지."
"자기소개를 쳐 하는거예요!"
나이 같은 것도 알려주지 않은, 정말로 간략한 소개였지만 말이지.
어차피 나도 간략하게 할 테니, 상관없나.
"에토 카나하입니다."
"오늘부로 아이돌이 되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내 인사가 끝나자, 신입이 어떤 사람인가가 궁금했는지 셋이서 나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간단한 질문 몇 개였기에, 대답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타치바나도 가끔씩 나를 쳐다보는 것으로 봐서 나한테 어느 정도의 관심은 가지고 있는 모양이지만, 어쩐지 나를 경계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어려운 아이 같아.
일단 프로듀서가 올 떄까지 소파에서 쉬고 있어야겠다.
이 소파, 꽤 편하네.
>>+2~3 이제 어떤 일이 생겨날까?
>>534 마침 둘러보던 차에 올라왔길래 길을 닦아놨습니다(미소)
>>+1 대신 난입할 사람!
선배들이 나쁜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아스카와 칸자키는 조금 특이하니까 혹시 평판이 나쁘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
커뮤니케이션을 겸해서 물어볼까.
+1 시노 씨의 평가는?
+2 시오미의 평가는?
+3 니나의 평가는?
+4 타치바나의 평가는?
난입 앵커는 이 뒤에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겉보기엔 거칠어 보이지만 의외로 달콤하고 귀여운 면이 있고, 좀 더 깊이 들어가면 고소하면서도 진지한 맛이 있어...
@ >>542 대사... 대사 정도는....! 이제 구경만 하는건 참을 수가... 없어!!! YO!!!!
>>541 앵커중독증...? D:
뭐, 적당히 잘 하고 있단 느낌? 이러나 저러나 그건 걔네 맘이니까 뭐라고 못 하겠고, 일은 잘 하는 듯하니까 별로 신경 안 써. 실적도 착실히 쌓아가고 있고. 슈코쨩은 졸려서 낮잠 조금만 더 잘게~ 그럼.
@부르는게 언니 맞을라나...헷갈리는걸
근데 543은 카나하에 대한 평가같은데욬
란코 언니도 알 수 없는 말 해대지만 모르는 거 가르쳐주는 거에요!
@니나 자리 여기가 맞나요? 없어서 적었는데
앵커 두번 적는데 다 겹쳤엌ㅋㅋㅋㅋㅋ (멘붕)
일단 앵커는 요시노님 걸로..
>>547 아니에요. 모르고 적어서;; 니나 앵커는 포틴 님껄로.
>>548 그럴 수도 있죠. 실수는 누구나 하는 법
-------
두 분 말인가요...확실히 어려운 책도 읽으시며 꽤나 아시는 것도 많다고 생각해요.
단, 해괴한 언동이나 행동은 자제해주셨으면 하네요.
@아리스!
"시노 씨."
"왜 부르니?"
가까이서 보니, 시노 씨는 와인잔을 손에 들고 있었다.
와인잔 안에서 찰랑거리는 저 붉은 액체는, 아무리 봐도 와인 같다.
설마 사무실에서 술을 마시려는 걸까.
"그... 아스카랑 칸자키가 안 보여서요."
물어보기 전에 밑밥부터 깔아보는 게 좋겠다.
정말로 평판이 나쁘다면 대답에서 알 수 있겠지.
"우리들도 일이 있지만, 그 애들도 바쁘니까."
말투에서 적의나 경멸은 느껴지지 않는다. 아스카나 칸자키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불편해 보이지도 않고.
그럼, 물어볼까.
"역시 그렇겠죠?"
"그런데, 그 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보자... 아스카랑 란코라..."
"그 아이들은... 안주로 비유하자면 커피땅콩 같다고나 할까? 후후..."
"겉보기엔 거칠어 보이지만 의외로 달콤하고 귀여운 면이 있고, 좀 더 깊이 들어가면 고소하면서도 진지한 맛이 있어."
비유도 안주라니, 술을 정말로 좋아하는 모양이다.
그래도 일단은 좋은 평가가 나왔다.
다른 사람들도, 좋은 평가를 해 줄까.
"왠지 알 것 같네요."
"그렇지?"
일단, 편하게 한 잔 하실 수 있도록 자리를 피해드리자.
괜히 말동무로 잡혔다간 귀찮을 것 같기도 하고.
다음은, 니나에게 물어볼까.
아니, 우선 가까운 곳의 소파에 누워있는 시오미에게 먼저 물어보는 게 낫겠다.
"저기, 시오미?"
"슈코라고 불러, 슈코라고. 그런데 왜 불렀어?"
방금 자다 일어나서 졸릴 게 뻔한 사람한테 일부러 말을 늘여서 시간을 빼앗고 싶지는 않으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
"아스카랑 칸자키, 어때?"
"아스카랑 란코?"
"음... 뭐, 적당히 잘 하고 있다는 느낌? 이러나 저러나 그건 걔네 맘이니까 뭐라고 못 하겠고, 일은 잘 하는 듯하니까 별로 신경 안 써. 실적도 착실히 쌓아가고 있고."
"슈코쨩은 졸려서 낮잠 조금만 더 잘게~ 그럼."
역시 졸렸던 것인지, 시오미는 내 말에 빠르게 대답하고 다시 누워 잠을 청했다.
"알겠어. 졸렸을 텐데 미안해."
벌써 자는 것 같지만, 못 들었어도 상관은 없지.
다음은, 니나에게 물어볼까.
"니나?"
"왜 쳐 부르시나요?"
역시 이 말투는 적응이 안 된다. 익숙해질 때까지 시간이 좀 걸리겠어.
"어서 쳐 말해주세요! 존나게 궁금한거예요!"
내가 귀여운 외모와 말투의 괴리감에 잠깐 주저하는 사이, 니나가 예의 그 말투로 어서 말하라며 독촉해오기 시작했다.
정말로 적응이 안 돼.
"별 건 아니고, 아스카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려고."
니나는 내 질문에 고민하는 기색도 없이, 환한 얼굴로 대답했다.
"아스카 언니입니까? 란코 언니랑 같이 자주 놀아주는겁니다! 니나, 둘 다 존나게 좋아합니다!"
역시나 말은 조금 험해도, 나쁜 아이는 아닌 것 같다.
그 누가 자주 놀아줘서 좋아한다는 말을 이런 밝은 얼굴로 말하는 아이가 나쁜 아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신입 언니도 니나랑 놀아주실 겁니까?"
"응. 앞으로 같이 놀아줄게."
"신난다-! 입니다!"
귀여워라.
이제 타치바나에게 물어볼까.
"타치바나-"
"타치바나입니다."
갑자기 말허리를 잘렸다.
이렇게 느닷없이 말을 자를 애처럼 보이지는 않았는데.
"...죄송해요. 습관이 되어서."
습관?
"제가 가진 두 분에 대한 생각을 물어보시려는 거, 맞죠?"
타블렛만 만지고 있는 줄 알았는데, 주위 상황에도 신경 쓰기는 한 모양이다.
"응."
"그 두 분은... 어려운 책도 읽으시고 아시는 것도 꽤나 많다고 생각해요."
"그뿐이야?"
"네, 그뿐입니다."
내 질문에 대답한 뒤, 타치바나는 다시 타블렛으로 관심을 돌렸다.
친해지려면 시간이 조금 걸리겠어.
자, 그럼 이제
"흐응..."
이건 누구지?
언제 들어왔지? 대체 언제부터 내 뒤에 있었던 거야?
왜 이렇게 뚫어지게 쳐다보는 건데? 나한테 할 말이라도 있는 건가?
+3 의문의 여성은 어떤 행동이나 말을 할까.
그럼 질문하는 너는, 란코와 아스카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려줄래?
@지나가던 찰나에 발판이 생성되서 앵커를 세트!
평가당했다.
"그럼 질문하는 너는, 란코와 아스카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려줄래?"
"니나도 존나게 듣고 싶은 거예요!"
내가 생각하는 아스카와 칸자키라.
"칸자키는 만난 적이 별로 없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말을 알아듣기 힘들다는 것만 빼면 좋은 아이라고 생각하고, 아스카는..."
"내가 아주,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야, 아스카는."
정말 좋아해서 곁에 없으면 죽어버릴 정도로.
"그래?"
+2~3 이제 누가 어떤 행동을 할까? 누가 어떤 말을 할까?
어떤 상황이 펼쳐질까?
좋아하는 점이라.
"아스카가 보여주는 웃는 표정이 너무 좋아. 가끔은 알아듣기 힘들지만, 그 알아듣기 힘든 말에서 느껴지는 아스카의 본심과 생각이 좋아. 말과 행동으로 자신은 세계에 반항한다고 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것을 관철해나가는 아스카가 좋아. 나는 그렇게 자신의 개성을 지켜나간다는 게 정말로 멋지다고 생각해. 그런 멋진 아스카가, 나는 좋아."
대충 얼버무리고 넘어갈 수도 있었겠지만, 어쩐지 의문의 여성이 발하는 기세에 눌려 솔직하게 말해버렸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들었겠지.
내가 내비친 본심이, 조금 부끄럽다.
"그래?"
내 이야기를 들은 의문의 여성은 재밌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 무언가를 말해주려는 듯 말을 꺼냈다.
"그런데, 그거 알아?"
"그렇게 어른인 것처럼 굴면서도, 사실 커피는-"
커피는?
"자, 잠깐, 린!"
갑자기 끼어든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 나에게 전해지던 말이 끊겨버렸다.
대체 커피가 어떻다는 걸까.
궁금해진다.
그나저나,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 것 같은데.
...설마.
"아, 아스카?"
퍼엉, 하고 얼굴이 달아오른다.
아스카의 얼굴도 마찬가지다. 내가 한 말을 모두 들은 거겠지.
창피하다.
+2 머, 먼저 말을 꺼낼 사람은... 누구일까. 나일까, 아스카일까.
+3 그, 어... 그... 무, 무슨 말을... 할까.
만약 안 되면 에토쨩이 말 거는 걸로
얼굴이 화끈거린다.
사실 그렇게 오랫동안 못 본 것도 아니잖아.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으, 응. 그렇네."
아스카도 영 멋쩍은 듯 하다.
그나저나, 아스카가 여기 있다는 것은... 설마 프로듀서도 여기 있는 걸까? 칸자키도?
재빨리 두리번거리며 칸자키와 프로듀서를 찾는다.
저기 있다. 둘이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어쩐지 이 쪽을 힐끔힐끔 쳐다보는 것 같다.
설마 이곳의 모두가 우리를 보고 있는 건 아닐까?
창피해창피해창피해창피해창피해창피해창피해창피해
이야기라도 해서 신경을 다른 곳으로 돌려야겠다.
"그... 커피는 무슨 말이야?"
신경 쓰여.
"벼, 별 거 아니야."
"응..."
머쓱해.
이상해.
어색해.
어떻게 해야 해?!
+3 다음 상황! 빨리! 이 어색한 상황만 아니면 돼!
만세! 구원자가 나타났다!
"이 근처에 잘 아는 카페가 있었는데, 같이 가볼래?"
카페라.
프로듀서와 치킨 먹으러 가기로 했는데, 어쩌지?
+1~3
1. 치킨이 좋을까?
2. 카페가 좋을까?
프로듀서에겐 미안하지만 지금은 이 흐름으로
"아스카도 갈 거지?"
"그래, 가도록 하지."
다른 사람들도 가는 걸까.
"세 명이서만 가는 거야?"
+2 그녀의 답변은?
"같이 가고 싶은 사람이라도 있어?"
"세 명이면 좀 그러니까..."
"그럼 같이 가고 싶은 사람과 같이 가면 어떨까. 친목도 다질 겸 해서."
같이 가고 싶은 사람이라.
생각나는 사람이 두 명 정도 있지만, 같은 소속의 아이돌도 아니고 내 친구를 데리고 가는 것은 역시 실례겠지.
"내 친구는 안 되겠지?"
"카나하의 친구인가. 나야 그 정보수집가만 아니라면 상관없다만, 린이 허락할지 모르겠군.."
"흐응― 친구란 말이지?"
+1 그녀는 허락할까, 허락하지 않을까.
오, 앵커가 안 달리네요. 이건 쉬어도 된다는 거겠죠?
"맞다. 칸자키도―"
"란코는 아직 일이 남아있어서, 갈 수 없어."
칸자키가 프로듀서와 이야기하던 건 일 때문이었을까.
"그럼, 가볼까?"
"응!"
"출발하자고. 카페에서 이루어지는, 새로운 친교의 장을 위해."
우리들이 도착한 곳은 듣기 좋은 노래와 카페 특유의 분위기가 어울려 편안하게 어루만져주는 것 같은, 그런 카페였다.
린이라고 하는 쿨한 분위기를 가진 사람도, 다른 분위기를 가진 제각각의 사람들도 모두 포용해 줄 것 같은, 그런 카페.
그런 카페에 넷이서 모여 무언가를 홀짝이고 있자니, 카페의 편안한 분위기와 낯선 사람과 함께한다는 어색함이 혼합되어 약간 불편한 편안함이 만들어졌다.
그래서인지, 우리 넷 모두가 지금까지 별 말이 없었지만.
[승산이 없다고 해도 상관없어―]
노래가 바뀌었다.
"오."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바뀌자, 거기에 반응해서 감탄사를 흘리는 줄리아.
줄리아가 먼저 침묵을 깨다니, 살짝 의외다.
이 노래가 마음에 든 걸까.
"아일, 이네."
줄리아가 아는 노래인 모양이다.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것 같은, 그런 곡이네."
"좋네."
"내가 듣기에도 좋은 노래 같아."
우리들이 저마다의 감상을 남기며 노래를 듣고 있을 때, 줄리아가 말했다.
"칭찬, 고마워."
칭찬?
"이 노래, 내가 만들었거든."
만들었다?
그러고보니, 아리사한테서 줄리아는 곡을 직접 만들어 쓴다는 말을 들었던 것 같기도 하다.
"맞아, 너도 아이돌이라고 했었지. 그런데, 이 노래를 네가 만들었다고?"
"나 혼자서 만든 건 아니야. 내가 만들던 곡을 완성하는 걸 츠바사랑 미즈키가 도와줬거든."
"...츠바사는 도중에 자버려서 나랑 미즈키 둘이서 완성했다고 봐야겠지만, 그래도 츠바사를 위한 노래였으니 결국 셋이서 완성했다고 할 수 있겠지."
미즈키와 츠바사는 또 누굴까.
"츠바사라는 애는 이 노래를 부른 애겠고, 미즈키는 누구야?"
"있어, 좀 엉뚱한 애가."
엉뚱하다?
나중에 아리사한테 물어볼까.
"아무튼, 그 때는 셋이서 같이 불렀지만 애초에 츠바사를 위해 만든 곡이라, 프로듀서가 어찌어찌 솔로 앨범으로 냈다고 했는데 여기서 듣게 되니까 좀..."
말꼬리를 흐리며 웃는 줄리아는, 어딘가 즐거워보였다.
+3 다행히도 어색한 분위기는 꽤나 사라진 것 같은데, 이제 어떤 일이 생길까.
전개가 꽤나 작위적이네요. 역시 상상력의 한계는...
에스프레소 한 잔 주세요.(비장)
>>581 이것이 아스카 스스로 죽으러 갈 지언정 남의 손에 죽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음료를 홀짝거리며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아스카가 '이건 아니야!'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으로 마시던 음료를 거칠게 내려놓았다.
"인간은..."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천성적으로 달디 단 것만을 찾게 되지. 그런 가운데 쓴 맛을 추구하는 것이야말로 자신, 아니 나아가 본능이라는 인류가 아직 떨쳐내지 못한 야성에의 반역이 아닐까."
단 음료가 싫었던 걸까.
"호오? 도전하려는 거야?"
"그래, 도전해주지. 단 맛이라는 유년기의 잔재에."
린은 무언가 알고 있는 모양이다.
"...하?"
줄리아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이고.
"여기, 에스프레소 한 잔 주세요."
어딘가 비장한 얼굴로, 아스카는 에스프레소를 주문했다.
왜 이렇게 멋져보이는 걸까.
"에스프레소? 고작 그거 시킨다고 그런 말을 한 거야?"
"모르는 소리. 에스프레소라는 물질, 그 물질에는 단 맛으로부터의 씁쓸한 졸업이라는 명예가 걸려 있어."
"아... 그, 그래...?"
줄리아가 어쩐지 떨떠름한 표정으로 이제 태클걸기도 지쳤다고 중얼거린 것은 기분 탓이겠지.
"에스프레소 나왔습니다, 손님."
"드디어 시련의 시간인가."
"네?"
"...그럼 맛있게 드십시오."
저 점원, 분명 아스카를 흘겨봤다.
어쩌면 저런 반응이 정상적인 반응일지도 모르겠지만.
"오늘은 설탕을 얼마나 넣으려나?"
재밌는 구경거리를 보는 표정으로, 린이 말한다.
설마 아스카, 쓴 걸 못 마시는 걸까.
+3 커피를 마신 아스카의 반응은?
하지만 나는 그런 너를 감히 아름답다 하리라
연속이라 안 되면 +1로
근데 5분만에 앵커가 다 차다니, 너무해요...
아스카의 입으로, 입에서 목으로 한 모금의 에스프레소가 넘어가며 우아한 목의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으흡."
정작, 그 다음 순간 아스카가 우아하기는 커녕 꺼림칙한 소리를 내며 눈에 띄게 당황하기는 했지만.
+2 아스카는 어떤 행동을 취할까.
P.S. 여기서 슬슬 바톤 터치.
에토 : "아스카 아직 졸업 못했구나."
린 : "역시.."
그리고는 새로운 세계가 나를 부르고 있다면서 화장실로 자연스럽게 간다. 그러나 옆에서 보면 살짝 떨고있던 것 같은데...?
"타치바ㄴ-"
"타치바나입니다."
"아"
"흐응..."
(큐피트였다고 한다)
@ 다시 바톤 터치!
물론 당당한 행동과는 달리 아스카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려, 쓴 맛을 견뎌내는 데 실패했다는 것을 우리에게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지만.
"잠깐... 나는 잠깐 나를 부르는 새로운 세계의 인도를 따라가도록 하지. 금방 돌아올 테니 염려하지는 마."
그런 말을 해도, 그렇게 새파랗게 질린 얼굴이라면 도망치는 것처럼 보일 뿐이라고.
그런데 아스카가 가는 저 곳, 화장실 아닌가?
아스카의 행동과 말투는 정말로 자연스러워서, 에스프레소의 쓴맛을 견디다못해 화장실로 가는 사람이라고는 전혀 상상되지 않았는데 말이지.
아스카의 옆에서 아스카의 몸이 살짝 떨리는 것을 보지 못했다면, 아스카의 표정을 보지 못했다면 정말로 속았을지도 모르겠다.
"이번에는 설탕을 얼마나 많이 넣으려나?"
"아스카, 쓴 걸 못 마시는구나..."
"뭐, 그렇지. 블랙 커피를 마실 때도 설탕을 엄청나게 넣은 후에야 마실 수 있었으니까. 최근에는 설탕의 양을 좀 줄이는 데 성공해서, 블랙 커피를 정복했다고 말했지만... 글쎄."
블랙 커피에 설탕을 넣는 순간부터 이미 블랙 커피가 아니지 않을까.
"그렇구만."
"그런데, 카나하는 쓴 거 잘 마시는 편이야?"
줄리아의 기습 질문.
+1 나의 답변.
+2~3 다음에 일어날 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