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끝났다.
크레딧이 올라간다.
영화는 역시 어두운 이야기였다.
주변 사람들에 의해 찢어진 두 사람의 사랑.
자기 스스로 부수려 했던 사랑.
하지만, 반쯤 부숴지고 갈기갈기 찢겨질지언정 포기하지 않아 지켜낼 수 있었던, 그런 사랑 이야기.
폭풍우 속의 촛불처럼 연약했지만 결국 사그라들지 않은, 그런 사랑 이야기.
어쩌면 내 이야기도 비슷하게 흘러갈지 모른다.
어쩌면 내 사랑은 사그라들어버릴 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나에게는 영화의 한 장면 한 장면이 한층 더 비극적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슬퍼했다. 그래서인지,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영화의 내용에 우는 것으로 보이겠지.
그렇지 않은데.
하지만 너는 울지 않았다.
너에게는 이 영화가 어떻게 보였던 걸까.
너도, 다른 사람들과 같을까.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 동행하는 게 어떨까요!"
"도, 동행?!"
"그렇습니다! 모처럼 없는 사적인 교류의 기회잖아요?"
"그런 김에... 므흐흐... 사진도 좀..."
"안 돼!"
"어째서인가요!"
서로 이야기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니 들리지는 않겠지.
"저 붉은 머리는... 어디선가 본 것 같군. 같은 길을 걸어가는 사람으로서 만난 것이 아닌, 길에서 잠깐 내려와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그 때 본 것 같아."
"니노미야랑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으니, 어디선가 마주쳤던 게 아닐까?"
"학생으로서의 일상이 중첩된 공간, 그 속에서 스쳐지나간 사람이었나."
니노미야는 잠깐 생각하는 듯 하더니, 이내 줄리아에 대해서 떠올린 듯 말을 이어나갔다.
"조금 놀랍군. 그곳에서 마주쳤을 때 받은 인상과는 정 반대야."
나도 동감한다.
첫 인상과 두 번째 인상과 세 번째 인상이 매우 판이했으니까.
이제 아리사에 대해서도 물어보자.
줄리아야 딱히 걱정하지 않았지만, 아리사는 걱정할 만 하니까.
"아리사는?"
"다른 한 명은... 글쎄. 나쁜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어딘가 위험해 보여."
정확히 꿰뚫어보았다. 놀랍다.
아리사가 조금... 위험해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아이돌 애호가면서 아이돌인, 특이한 애호가.
애호가로서의 욕망을 발산하는데 거리낌없어 조금 위험해보이는, 그런 애니까.
그래도 어느 정도의 선은 지키는 것 같으니 다행이다.
잠깐.
내가 아이돌이 되면, 나도...?
생각하지 말자.
"에헴! 에헴!"
"아리사?"
"무슨 일이지?"
나와 니노미야의 이야기가 끝날 무렵, 아리사가 무언가 할 말이 있다는 표정으로 다가와 헛기침을 했다.
"제가 줄리아쨩과 이야기를 해 봤는데 말이죠!"
내가 니노미야에게서 둘에 대한 첫인상을 듣는 동안 서로 의견을 취합한 모양이다.
아니, 줄리아의 될 대로 되라는 표정을 보아 한 쪽이 일방적으로 휘둘린 것 같다.
"더블 데이트는 어떤가요! 더블 데이트!"
"더블 데이트?"
더블 데이트라. 니노미야가 불편해하지 않을까.
"나는 딱히 상관없는데, 에토 너는 어떻지?"
의외로 불편하지 않은 모양이다.
"나도 상관 없어."
친구가 한 제안이기에 승낙하는 것도 있지만, 이러니 저러니 해도 친구들과 함께 있다는 것은 좋은 거니까.
사랑하는 사람과 단 둘이서만 있는 것도 좋지만, 조금 아쉽긴 해도 오늘은 이걸로 만족하자.
"그럼 이제부터 더블 데이트예요, 더블 데이트!"
"될 대로 되라지..."
개성 넘치는 헤어스타일을 한 사람이 세 명, 그것도 그 세 명이 전부 아이돌인 무리가 결성되었다.
나 혼자 일반인이라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이상하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오묘한 기분.
과연 나도 이 애들과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는 걸까.
"다음은 여기! 여기로 가 보죠!"
"우효오오! 두 아이돌쨩, 그리고 예비 아이돌쨩과의 더블 데이트라니! 이 아리사, 매우 신납니다!"
"원래 저런 사람인가?"
"뭐, 그렇지. 에토! 너도 빨리 오라고!"
"알았어!"
눈에 띌 만한 사람이 세 명이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블 데이트는 별 일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물론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는 했지만, 그 뿐.
그래서인지, 비교될 만한 처지에 있으면서도 비교되고 있다는 느낌은 딱히 들지 않는다.
오히려, 즐거울 뿐이다.
승리한 주인공, 아리사에게 좋은 데이트 코스를 소개해 줄 것을 요구한다.
패배에 낙심하고 있던 아리사는 어느세 눈을 빛내며 재미있는 공원을 안다고 데려가는데.
여기, 확실히 재미있다. 흙바닥은 누가 묻히기라도 했던 듯이 여기저기 파여있고, 연못의 오리는 뭘 얼마나 먹었는지 거위만큼 커다라며, 놀이터에선 어떤 여성이 아이들 앞에서 감미로운 노래를 불러주고 있다.
웃음짓는 아스카의 표정에 행복감이 차오를 때, 왠지 얼굴이 시커먼 중년 남성이 그녀들을 불러 세운다.
아리사의 계획은 이미 파탄났으니 더는 거론하지 않기로 하고, 지금은 아리사에게 볼 일이 있다.
그런 룰을 급작스럽게 추가한 대가는 치뤄줘야겠어.
"멋대로 그런 룰을 추가한 각오는 되어 있겠지."
"네에..."
물론, 나는 아리사처럼 이상한 요구가 아니라 간단한 요구를 할 생각이다.
사실, 조금 놀려볼지 생각하기는 했지만.
"벌로, 좋은 데이트 코스를 소개해주도록."
"네?"
내가 짐짓 점잔을 빼며 말하자, 아리사가 그걸로 충분하냐는 표정을 짓는다.
당연히 이걸로 충분하다.
아리사는 대체 뭘 생각했던 걸까.
"므흐흐... 그렇다면 좋은 곳이 있지요!"
방금 전까지도 패배에 낙심하던 아리사의 눈이, 갑자기 생기를 띈다.
저럴 때마다 불안해지는데.
"제가 아주 재미있는 공원을 알고 있습니다!"
"공원?"
"실망하지 않을 거라고요, 아스카쨩!"
공원이라.
아리사가 저토록 자신있게 재밌는 곳이라고 말하니 흥미가 동한다.
"그럼 안내해줄래?"
"분부대로 합죠!"
"뭐, 뭐지, 이 공원은?"
"어딘가 했더니, 여기구만."
"므흐흐흐..."
아리사가 우리를 데리고 도착한 곳은, 평범해 보이는 공원이었다. 단지...
"빛나는~ 스테이지에~ 서면~"
어떤 여성이 아이들에게 감미로운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 주고 있었고,
"뭐지, 저 오리는? 저렇게 커다랗게 자라나다니, 일반적인 오리로는 보이지 않는데."
거위로 착각할 정도로 큰, 아니, 뚱뚱한 오리가 아직 얼지 않은 연못에서 노니고 있었으며,
"이건...?"
"위험, 위험! 여긴 함부로 들어가면 위험하다고요, 카나하쨩!"
모래밭은 여기저기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었고, 그 구멍에서 나온 흙이 모래밭의 중앙에 커다란 산을 이루고 있었다.
"어때요? 재미있는 곳이 아닙니까!"
군데군데 이상한 곳이 많지만, 다른 공원에 비하면 재미있어 보이는 곳인 것 같다.
물론, 비교적으로 재밌는 곳이라는 이야기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이상하다. 어째서 이곳을 데이트 장소로 추천한 걸까.
"이상하지만, 재미있는 곳이군."
하지만 니노미야는 나와 조금 다르게 생각하는지, 공원의 모습을 보고 재미있어하며 웃음짓는다.
이게 정말로 재미있는 걸까?
그냥 조금 이상한 공원 같은데.
뭐, 니노미야가 행복해보이니 그걸로 된 거겠지.
"거기, 자네들!"
그렇게 니노미야가 행복감에 취해 있을 때, 우리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돌아본 곳에 있던 사람은 왠지 얼굴이 시커먼 중년 남성.
어째서 우리를 부른 것일까. 어째서 이런 공원에 중년 남성이 있는 것일까.
꼬리에 꼬리를 물고 피어나는 의문은, 이 공원은 위험한 곳이 아닐까? 하는 의문으로 귀결된다.
+1~3 중년 남성은 어떤 말로 대화를 시작할까.
1. 이거 이거, 누군가 했더니...
2. 오? 자네들...
잠을 세 시간 정도 잤더니 뭔가 상태가 안 좋은지 글 상태가 이상한 것 같네요...
1403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왠지 이를 갈고 있는 점원이 영화표를 두 장 준다.
커플용 이벤트에 당첨 됐다나
'드디어 이 창댓이 묻히는구나!' 하고 말이죠.
그런 일은 No More
니노미야에게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되는 귀여운 옷을 니노미야에게 골라준다.
"그, 그런 옷은 조금 부끄러운데."
당연히 그래야지. 왜냐면 이 옷을 골라준 것은 복수니까.
조금 전에 니노미야가 나에게 부끄러운 옷을 골라주었기에 하는 복수. 악의 없는 즐거운 복수.
"니노미야는 아이돌이잖아, 아이돌! 이런 옷은 자주 입으면서!"
"그, 그러는 너도..."
"난 아직 아니거든? 아직 될 지도 잘 모르고!"
잘 되었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애초에, 연습기간이 3주뿐이었으니까.
오디션을 본 다른 사람들은, 분명 몇 달, 몇 년을 연습해왔겠지.
내가 그런 사람들을 제치고 아이돌이 될 수 있을까.
만약 가능하다고 해도, 내가 그 사람들을 제쳐도 되는 걸까.
"아! 이 옷도 예쁘다!"
"그 복장은 나보다는 에토에게 더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에토, 네가 입어보는 것은 어때?"
부끄러워하기는.
사실 나도 이 하늘하늘한 옷은 조금 부끄럽지만, 뭐 어떤가. 내가 입을 것도 아닌데.
"자 자, 입어봐, 입어봐."
"으읏..."
난 이 옷을 입은 니노미야가 보고 싶다.
정말로.
근처에서 리얼충따위 죽어버리라는 듯한 오라를 내뿜는 점원이 있지만, 그런 점원 따위 신경쓰이지 않을 정도로.
"하는 수 없지."
그녀가 중얼거린다.
해냈다. 내 승리다.
"에토가 그렇게까지 말하니 이 옷을 사도록 하지."
"하지만, 나는 아직도 이 옷은 에토에게 더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있어."
"그러니, 네가 사지 않으면 나도 사지 않겠어."
니노미야가 저 옷을 입을 것을 보는 댓가가 저 옷이라면, 받아들여야겠지.
"알았어. 나도 살게."
내 말을 들은 니노미야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다.
당했... 나?
나는 니노미야에게, 니노미야는 나에게 서로 어울릴 거라고 생각한 옷을 골라주고 부끄럽다며 거절하는, 비슷한 흐름이 몇 번 정도 반복되었다.
덕분에, 니노미야와 나는 같은 옷만 세 벌을 사게 되었다.
자그만치 세 벌이다. 커플복만 세 벌.
"손님."
우리가 세 번째 옷을 고르고 얼마 안 있어, 점원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왔다.
그런데 이 점원, 우리가 즐겁게 쇼핑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이상한 오라를 뿜어대던 그 점원 같다.
"축하... 드립니다. 커플 이벤트에 당첨되셨습니다."
커플 이벤트?
우리가 그렇게 보였던 걸까, 아니면 포괄적인 의미의 커플을 말하는 걸까.
그나저나 방금 이빨 가는 소리가 들렸던 것 같은데, 착각인가?
"이 영화표는 저희 매장에서 증정해드리는 상품... 입니다, 손님."
"아, 감사합니다."
착각이 아니다.
이 점원, 분명 이를 갈았다.
"저희 매장을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왜 저 말이 당장 나가라는 말로 들리는 걸까.
"영화표라..."
뜻밖의 소득.
"지금 같이 영화 볼래?"
"영화 같은 문화생활은 오늘의 일정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었지만, 이렇게 별 수고를 들이지 않고 문화생활을 영위할 권리를 취득했으니 즐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역시 그렇지?"
일단 무슨 영화인지 확인해볼까.
+3 자, 이 영화표는 어떤 영화를 볼 수 있는 표일까?
엔딩 2분 전이 화끈했다고 한다...
@얼마전에 보고와서 그런지 둘이 볼만한 영화가 이거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금지된 갈망..
거짓된 희망..
을 다루는 영화
주인공은 서로를 사랑하는 두 여인
음음..
영화표에 나온 영화는, 처음 보는 영화였다.
이래서야 어떤 영화인지 알 수가 없다.
핸드폰이 있다면 검색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없으니까.
"이 영화는... 내가 알기로 두 여성이 서로를 갈망하나, 그 금지된 갈망에 의해 절망하고, 희망 속에 숨은 거짓에 유린당하고, 끝없이 절망하는 내용의 영화라고 들었는데."
그런 영화였나.
갑자기 좋았던 기분이 팍, 식어버린다.
좀 더 신나는 영화였다면 좋았을 텐데.
+2~3 이제 무엇을 할까?
아니면, 어떤 일이 생길까?
그러니 영화보자!
우선 근처의 카페에 들린다
일단 나중에...
어차피 글은 나중에 쓸 테니 지금 정할까요?
언제라도 보내주시길
우선, 카페로 가서 뭐라도 먹는 게 좋을 것 같다.
배가 고프면 영화에 집중하기 힘들 테니까.
"카페 갈래?"
"카페라, 단 둘이서 편안한 분위기에 취해있기 좋은 곳이군. 좋아, 마음에 들어."
니노미야와 단 둘이서 즐길 만한 카페라.
이 주변에 새로 생긴 카페가 꽤 좋다고 하던데, 그곳으로 가볼까.
"마음에 들어?"
"전체적인 조형에 밸런스가 있고, 조명과 인테리어의 색이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푸근하군. 마음에 들어."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다.
가격도 적당하니, 맛만 괜찮다면 자주 오는 것도 좋겠다.
맛은, 주문한 것이 나와야 알 수 있겠지.
"니노미야."
"왜 그러지?"
주문한 디저트가 나오기 전에, 니노미야에게 묻는다.
"영화, 볼 생각 있어?"
딱히 내키지 않는다면 안 봐도 상관없다는 뜻을, 그리고 나는 니노미야의 생각에 따르겠다는 뜻을 내포한 물음.
+1~3 그녀는, 어떤 대답을 할까.
1. 본다.
2. 보지 않는다.
"아무런 댓가 없이 받았다는 점도 있지만, 그 영화에는 이전부터 흥미를 가지고 있었으니까."
이윽고, 니노미야는 나에게 그 영화에 대한 조금 상세한 설명을 해 주었다.
이런 부분이 흥미롭다, 저런 부분의 평가가 좋다.
니노미야의 말을 듣고 있자니, 나도 점점 흥미가 생긴다.
니노미야가 말하는 동안 우리가 주문한 디저트가 나왔지만, 그녀는 영화 이야기에 빠져 디저트에는 관심조차 주지 않는다.
지금은 영화 이야기보다 먹어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최소한 먹으면서 이야기해야 하는 게 아닐까.
+2 다음에는 어떤 일이 생겨날까.
"저기, 니노미야?"
"왜 그러지?"
"신나게 이야기하는 도중에 미안한데, 일단 디저트부터 먹는 게 어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하지 않는가.
"내가 너무 떠든 것 같군."
"그래, 주문한 디저트가 나왔는데도 먹지 않는다면 손님으로서의 의무를 소홀히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
"그것이, 손님으로서의 책임이자 룰이니까."
"그, 그렇지."
역시 어렵다.
+2 다음은 어떤 일이?
#니노미야 양 대사 쓰기 싫어어어어어!!!!
영화는 역시 어두운 이야기였지만 두 사람의 사랑은 찢어지고 부서진 채로도 사라지지는 않는 내용이었다
크레딧이 올라간다.
영화는 역시 어두운 이야기였다.
주변 사람들에 의해 찢어진 두 사람의 사랑.
자기 스스로 부수려 했던 사랑.
하지만, 반쯤 부숴지고 갈기갈기 찢겨질지언정 포기하지 않아 지켜낼 수 있었던, 그런 사랑 이야기.
폭풍우 속의 촛불처럼 연약했지만 결국 사그라들지 않은, 그런 사랑 이야기.
어쩌면 내 이야기도 비슷하게 흘러갈지 모른다.
어쩌면 내 사랑은 사그라들어버릴 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나에게는 영화의 한 장면 한 장면이 한층 더 비극적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슬퍼했다. 그래서인지,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영화의 내용에 우는 것으로 보이겠지.
그렇지 않은데.
하지만 너는 울지 않았다.
너에게는 이 영화가 어떻게 보였던 걸까.
너도, 다른 사람들과 같을까.
"...영화, 어땠어?"
영화관을 나서자마자 니노미야에게 질문한다.
네가 이 영화를 어떻게 보았는지 궁금해하며.
+2 그녀는 어떤 대답을 할까.
그런 세계를 함께 지켜나가고자 상처 입으면서도 발버동 치는 두 사람의 모습은 정말 매력적이었어.
... 도, 도중에 눈물 짓던 네 옆얼굴도 매력적이었고 말이지.
훌룡하다
그녀가 본 것은, 내가 본 것과는 다른 것.
내가 본 것은 파멸로 치닫아가는 두 사람의 세계였지만, 그녀가 본 것은 그 세계를 지키려는 두 사람이었다.
그런 모습을 보았기에, 너에게는 이 영화의 결말이 슬픔이 아닌 매력으로 다가왔던 것일까.
그렇기에 울지 않았던 걸까.
그녀가 갑작스레 시선을 피하며 중얼거린다.
"...도, 도중에 눈물짓던 네 옆얼굴도 매력적이었고 말이지."
"내, 내 얼굴?"
부끄럽다.
너 나 할 것 없이 얼굴을 붉힌다.
매력적이라니. 니노미야가 나를 매력적이라고 해 주다니.
울고 있던 모습이라는 점이 조금 불만이다. 그녀에게는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데, 그런 모습을 보이다니.
하지만 기쁘다.
+2 이럴 때는 어떤 말을 하는 게 좋을까?
"고... 고마워... 에헷."
다시 흘러내릴 것 같은 눈물을 닦아내며 실없이 웃는다.
그런 나를 본 니노미야가 얼굴을 약간 붉힌 채로 말한다.
"너에게는, 슬픈 영화였나?"
"응."
"그렇군. 에토, 너에게는 그 세계의 슬픈 면이 보였던 것인가."
알아줬어.
"그렇... 지."
다시 한 줄기 눈물이 흐른다.
흘러내리는 눈물을 본 니노미야가, 내 눈물을 손가락으로 훑어내 닦아주었다.
"고마워."
"우는 모습이 매력적이긴 하지만, 친구의 눈물은 역시 마음이 편치 않군."
"...부끄럽네."
"...나도 부끄럽군."
다시금 얼굴을 붉힌다.
그녀는 친절하다.
그 친절함에, 착각해버릴 것만 같다.
+2~3 다음은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사실 이벤트 넣으려다 이상할 것 같아서 뺐...
그녀석 "하지만 키스신에서 빨개진 줄리아의 얼굴은 굉---장히 귀여웠어요! 아! 왜 극장은 사진 촬영이 안되는거람?"
카나하 "!?"
차라리 착각하고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별로 재미는 없었네."
"하지만 키스신에서 빨개진 줄리아의 얼굴은 굉~장히 귀여웠다고요! 아! 왜 극장은 사진 촬영이 안 되는거람?"
"너 같은 사람 때문이 아닐까..."
두 여성의 목소리가 들린다. 영화를 보러 왔던 다른 사람들일까.
약간 티격거리는 것 같으면서도 사이가 좋은 것 같다.
부럽다. 리얼충들이 죄다 죽었으면 좋겠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말일까.
그런데, 어딘가 익숙하다.
어?
어?!
"응? 갑자기 왜 그러는 거지, 에토?"
내 놀란 표정을 본 니노미야가 나에게 묻는다.
"에토?"
"...에토?"
내 이름을 들은 두 사람이 반응한다.
역시, 익숙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내가 생각한대로였다.
+3 이제 어떤 상황이 될까.
"제가 할 말이라고요! 카나하와 줄리아쨩이 친구 사이였다니!"
"친해진 지는 얼마 안 됐지만."
둘, 아니, 니노미야까지 셋은 꽤나 놀란 듯 싶다.
가장 놀라고 싶은 건 나다. 아이돌 친구가 셋이나 있다니.
"으으... 이런 줄 알았으면 줄리아쨩의 여러 가지 사진을 부탁했을 텐데!"
"뭔 소리야!"
"그나저나 의외네. 너 같은 애랑 아리사가 친구였다니."
"그건 또 무슨 말인가요옷!"
나에게는 줄리아와 아리사가 같은 프로덕션에 소속되어 있었다는 것이 더 놀랍다.
+1 줄리아와 아리사는 다른 갈 곳이 있을까? 없다면, 동행할까?
+2~3 아무튼, 이제 어떤 일이 생길까?
+4 맞다. 니노미야는 내 친구들을 어떻게 생각할까? 어떤 첫인상을 가졌을까?
그렇죠? 줄리아씨?
줄리아는 어디선가 봤던 것 같은 인상이라고 해서, 같은 학교라는 걸 알려주자 교내에서 마주쳤던 인상과 정 반대라며 놀란다.
아리사는 나쁜 아이로는 보이지 않지만, 어딘가 위험해보인다는데
야-Ho!
쿼, 퀄리티 높은 인양...
으윽, 압박감이...
니노미야에게 둘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작게 물어본다.
불편해하는 건 아닐지 염려하며.
"첫인상... 을 묻는 것인가?"
"응."
그녀 또한 작게 대답한다.
물론 둘은 꽤나 가까운 거리에 있었지만...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 동행하는 게 어떨까요!"
"도, 동행?!"
"그렇습니다! 모처럼 없는 사적인 교류의 기회잖아요?"
"그런 김에... 므흐흐... 사진도 좀..."
"안 돼!"
"어째서인가요!"
서로 이야기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니 들리지는 않겠지.
"저 붉은 머리는... 어디선가 본 것 같군. 같은 길을 걸어가는 사람으로서 만난 것이 아닌, 길에서 잠깐 내려와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그 때 본 것 같아."
"니노미야랑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으니, 어디선가 마주쳤던 게 아닐까?"
"학생으로서의 일상이 중첩된 공간, 그 속에서 스쳐지나간 사람이었나."
니노미야는 잠깐 생각하는 듯 하더니, 이내 줄리아에 대해서 떠올린 듯 말을 이어나갔다.
"조금 놀랍군. 그곳에서 마주쳤을 때 받은 인상과는 정 반대야."
나도 동감한다.
첫 인상과 두 번째 인상과 세 번째 인상이 매우 판이했으니까.
이제 아리사에 대해서도 물어보자.
줄리아야 딱히 걱정하지 않았지만, 아리사는 걱정할 만 하니까.
"아리사는?"
"다른 한 명은... 글쎄. 나쁜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어딘가 위험해 보여."
정확히 꿰뚫어보았다. 놀랍다.
아리사가 조금... 위험해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아이돌 애호가면서 아이돌인, 특이한 애호가.
애호가로서의 욕망을 발산하는데 거리낌없어 조금 위험해보이는, 그런 애니까.
그래도 어느 정도의 선은 지키는 것 같으니 다행이다.
잠깐.
내가 아이돌이 되면, 나도...?
생각하지 말자.
"에헴! 에헴!"
"아리사?"
"무슨 일이지?"
나와 니노미야의 이야기가 끝날 무렵, 아리사가 무언가 할 말이 있다는 표정으로 다가와 헛기침을 했다.
"제가 줄리아쨩과 이야기를 해 봤는데 말이죠!"
내가 니노미야에게서 둘에 대한 첫인상을 듣는 동안 서로 의견을 취합한 모양이다.
아니, 줄리아의 될 대로 되라는 표정을 보아 한 쪽이 일방적으로 휘둘린 것 같다.
"더블 데이트는 어떤가요! 더블 데이트!"
"더블 데이트?"
더블 데이트라. 니노미야가 불편해하지 않을까.
"나는 딱히 상관없는데, 에토 너는 어떻지?"
의외로 불편하지 않은 모양이다.
"나도 상관 없어."
친구가 한 제안이기에 승낙하는 것도 있지만, 이러니 저러니 해도 친구들과 함께 있다는 것은 좋은 거니까.
사랑하는 사람과 단 둘이서만 있는 것도 좋지만, 조금 아쉽긴 해도 오늘은 이걸로 만족하자.
"그럼 이제부터 더블 데이트예요, 더블 데이트!"
"될 대로 되라지..."
개성 넘치는 헤어스타일을 한 사람이 세 명, 그것도 그 세 명이 전부 아이돌인 무리가 결성되었다.
나 혼자 일반인이라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이상하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오묘한 기분.
과연 나도 이 애들과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는 걸까.
"다음은 여기! 여기로 가 보죠!"
"우효오오! 두 아이돌쨩, 그리고 예비 아이돌쨩과의 더블 데이트라니! 이 아리사, 매우 신납니다!"
"원래 저런 사람인가?"
"뭐, 그렇지. 에토! 너도 빨리 오라고!"
"알았어!"
눈에 띌 만한 사람이 세 명이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블 데이트는 별 일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물론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는 했지만, 그 뿐.
그래서인지, 비교될 만한 처지에 있으면서도 비교되고 있다는 느낌은 딱히 들지 않는다.
오히려, 즐거울 뿐이다.
+2~3 후훗, 이제 무슨 일이 있을까?
어라? 생각보다 길게 써졌네요.
데이트 코스는 과연(두근두근)
>> 369 에토가 아니라요...??
"느읏?!"
저 반응은 뭘까.
몰라줘서 충격받은 것처럼 보이는 저 표정은 또 뭘까.
"오락실은 좋으니까요!"
"이 아리사, 오늘은 줄리아쨩과 아스카쨩이 오락하는 모습을 셔터에"
"거기까지."
"아얏!"
줄리아의 적절한 제지가 매우 고마운 순간이었다.
"너, 다른 프로덕션의 아이돌한테도 그렇게 행동하면 안 되잖아?"
"그, 그렇지만 이런 기회는 좀처럼 없다고요..."
"에토쨩은... 아리사의 편인가요...?"
아리사가 주눅든 표정으로 나에게 묻는다.
치사해.
"으, 응. 나는 아리사 편이야."
줄리아보다는 아리사와 더 친하니, 어쩔 수 없다.
미안, 줄리아.
"에, 에토 너...!"
"사진은 빼고."
"느핫!"
하지만 도촬이라던가 그런 것은 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약간의 반박을 한다.
이런 말을 하는 나도 아리사에게 니노미야의 사진을 건넨 적이 있지만, 그건 대가였으니까.
그래, 대가였을 뿐이야.
"느으으으..."
아무튼 배신당했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는 건 그만해 줘, 아리사.
"어쩔 수 없네요오..."
"그렇다면 사진은 자제해드리겠습니다! 아, 장담은 못 하겠네요."
결국 어떻게든 찍겠다는 게 아닐까.
"아무튼, 이 오락실에서 대결을 개시하겠습니다!"
"대결?"
"갑자기 무슨 대결인데?!"
"호오, 대결인가?"
대결이라니, 무슨 대결이라는 걸까.
"격투 게임과 리듬 게임으로 더블 데이트 멤버끼리 결투! 누가 더 사이가 좋은지 이 대결을 통해 가려내도록 하겠습니다!"
데이트 멤버끼리? 나와 니노미야가 한 팀?
사실을 말하자면, 난 이 셋 중 아리사와 가장 사이가 좋다.
그런데 니노미야와 팀을 짜서 결투라니, 뭔가 이상한 기분이다.
"마음대로 결정하지 마, 아리사. 에토나 저 애 생각도 해야지."
나는 딱히 상관없지만, 니노미야가 조금 마음에 걸린다.
"사진찍히는 것은 사양이다만, 그렇다고 오락에 어울려주지 못 할 이유는 없지."
"아스카쨩...!"
니노미야가 나서다니, 약간 의외다.
리듬게임에서 치열한 승부 끝에 근소한 격차로 패배한 나와 니노미야는 다른 게임에서 동점을 이루어냈고, 결국 격투게임으로 승부를 결정짓기로 했다.
그래서 나는 지금...
"안 질 겁니다!"
"나도 마찬가지야!"
아리사와 대치중이다.
대전 상대를 바꿔가며 격투게임을 한 결과, 현재 전적 2승 2패.
이 격투게임 한 판이, 모든 것을 가른다.
"맞다. 지면 두 분은 얌전히 사진을 찍혀주셔야겠습니다!"
"그런 소리 없었잖아!"
"방금 추가한 룰이에요!"
"너, 애초에 사진 찍고 싶어서 이 대결을 제안한거지?!"
뒤에서 구경하던 줄리아가 어이없다는 듯 말한다.
"이거 이거, 들킨 모양이로군요!"
"그런 말을 하는데 안 들키겠냐?!"
"...이겨, 에토."
니노미야가 나를 응원한다.
사진찍히기는 싫었던 것일까.
이거, 진짜 질 수 없겠는데.
"최선을 다할게."
+1(주사위) 승리의 영광을 차지하는 것은 과연 누가 될까?
홀수: 에토 카나하
짝수: 마츠다 아리사
+2~3 다음에는 무엇을 할까!
다음은 다음은, 공원에서 산책해요, 765프로 근처에 있는
여름이라던지 가을이라던지. 겨울이면 최근 겨울 산책 풍미를 담아봐야...!
패배에 낙심하고 있던 아리사는 어느세 눈을 빛내며 재미있는 공원을 안다고 데려가는데.
여기, 확실히 재미있다. 흙바닥은 누가 묻히기라도 했던 듯이 여기저기 파여있고, 연못의 오리는 뭘 얼마나 먹었는지 거위만큼 커다라며, 놀이터에선 어떤 여성이 아이들 앞에서 감미로운 노래를 불러주고 있다.
웃음짓는 아스카의 표정에 행복감이 차오를 때, 왠지 얼굴이 시커먼 중년 남성이 그녀들을 불러 세운다.
독자분들의 원활한 창댓 참여 유도를 위해 작가님과 상의한 결과 본 작품에 삽화를 추가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작가님께서 하루 연재를 끝내시면 그날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1~3개 골라 그린 뒤 엔드카드처럼 올리려 합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별 거 없는 창댓'에 참여하여 주인공의 연애(?)와 아이돌 활동 중 생길 재밌고도 아이러니한 상황을 앵커로 다양하게 제시해 주세요! 여러분의 상상력이 하이라이트가 된답니다.
그리고 전 이번 앵커를 마지막으로 발판과 주사위 앵커를 제외한 모든 앵커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제 앵커를 제가 그리면 의미가 없으니까요. 물론 어제처럼 장기간 앵커가 달리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지만 말입니다.(...)
골뱅님 덕분에 이 창댓이 더 즐거워지겠군요!
"이겼다!"
겨우 이겼다.
내가 칭찬을 바라는 표정으로 니노미야를 쳐다보자, 그녀가 작게 웃음짓는다.
"잘 했어, 에토."
"맞아. 잘 했어."
분명 상대 팀이었을 줄리아마저 나를 칭찬한다.
이로써 아리사의 야망 막기, 대성공.
"우으으... 아리사의... 아리사의 원대한 꿈이!"
원대한 꿈? 사진 찍는 게?
"아리사."
아리사의 계획은 이미 파탄났으니 더는 거론하지 않기로 하고, 지금은 아리사에게 볼 일이 있다.
그런 룰을 급작스럽게 추가한 대가는 치뤄줘야겠어.
"멋대로 그런 룰을 추가한 각오는 되어 있겠지."
"네에..."
물론, 나는 아리사처럼 이상한 요구가 아니라 간단한 요구를 할 생각이다.
사실, 조금 놀려볼지 생각하기는 했지만.
"벌로, 좋은 데이트 코스를 소개해주도록."
"네?"
내가 짐짓 점잔을 빼며 말하자, 아리사가 그걸로 충분하냐는 표정을 짓는다.
당연히 이걸로 충분하다.
아리사는 대체 뭘 생각했던 걸까.
"므흐흐... 그렇다면 좋은 곳이 있지요!"
방금 전까지도 패배에 낙심하던 아리사의 눈이, 갑자기 생기를 띈다.
저럴 때마다 불안해지는데.
"제가 아주 재미있는 공원을 알고 있습니다!"
"공원?"
"실망하지 않을 거라고요, 아스카쨩!"
공원이라.
아리사가 저토록 자신있게 재밌는 곳이라고 말하니 흥미가 동한다.
"그럼 안내해줄래?"
"분부대로 합죠!"
"뭐, 뭐지, 이 공원은?"
"어딘가 했더니, 여기구만."
"므흐흐흐..."
아리사가 우리를 데리고 도착한 곳은, 평범해 보이는 공원이었다. 단지...
"빛나는~ 스테이지에~ 서면~"
어떤 여성이 아이들에게 감미로운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 주고 있었고,
"뭐지, 저 오리는? 저렇게 커다랗게 자라나다니, 일반적인 오리로는 보이지 않는데."
거위로 착각할 정도로 큰, 아니, 뚱뚱한 오리가 아직 얼지 않은 연못에서 노니고 있었으며,
"이건...?"
"위험, 위험! 여긴 함부로 들어가면 위험하다고요, 카나하쨩!"
모래밭은 여기저기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었고, 그 구멍에서 나온 흙이 모래밭의 중앙에 커다란 산을 이루고 있었다.
"어때요? 재미있는 곳이 아닙니까!"
군데군데 이상한 곳이 많지만, 다른 공원에 비하면 재미있어 보이는 곳인 것 같다.
물론, 비교적으로 재밌는 곳이라는 이야기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이상하다. 어째서 이곳을 데이트 장소로 추천한 걸까.
"이상하지만, 재미있는 곳이군."
하지만 니노미야는 나와 조금 다르게 생각하는지, 공원의 모습을 보고 재미있어하며 웃음짓는다.
이게 정말로 재미있는 걸까?
그냥 조금 이상한 공원 같은데.
뭐, 니노미야가 행복해보이니 그걸로 된 거겠지.
"거기, 자네들!"
그렇게 니노미야가 행복감에 취해 있을 때, 우리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돌아본 곳에 있던 사람은 왠지 얼굴이 시커먼 중년 남성.
어째서 우리를 부른 것일까. 어째서 이런 공원에 중년 남성이 있는 것일까.
꼬리에 꼬리를 물고 피어나는 의문은, 이 공원은 위험한 곳이 아닐까? 하는 의문으로 귀결된다.
+1~3 중년 남성은 어떤 말로 대화를 시작할까.
1. 이거 이거, 누군가 했더니...
2. 오? 자네들...
잠을 세 시간 정도 잤더니 뭔가 상태가 안 좋은지 글 상태가 이상한 것 같네요...
*(유키호! 아무 데나 땅을 파면 안돼!, 미키! 오리선생님을 존경한다고, 그렇게 먹이를 주면 어떡해!, 치하야씨의 노래는 언제나 좋네요.)
"쿠로이 사장..."
그 남성은 다짜고짜 개라느니, 삼류라느니 하는 소리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쿠로이 사장이라고 했지. 다른 프로덕션의 사장일까?
그런데, 왜 저런 말을 하는 거지?
"말이 조금 심한 것 같은데."
"호오, 이건 또 누구지?"
"뭐, 신경 쓸 필요 없나. 이런 삼류들과 어울리는 것을 보면 분명 이 삼류들과 동류일 테니까."
무례하다.
+2~3 저 망할 사람과 우리에게 이제 어떤 일이 일어날까.
@별개로 쿠로쨩 배문질문질~
이래도 앵커가 안 달리면 정말로 쉴 수 있어...
"참아주세요, 아스카쨩."
쿠로이라는 사람의 말에 발끈한 니노미야가 뭐라 하려는 순간, 아리사가 그녀를 제지하며 말했다.
"참아달라고? 그럼 어쩌자는 거지? 여기 계속 서서 저 사람의 말을 듣고 넘기기만 하려는 건가?"
"당연히 아니죠! 도망갈 겁니다!"
도망?
"도망친다고?"
"저 사람 상대해서 좋을 일 없으니까요."
"그렇지만, 저런 말을 듣고도...!"
"아리사 말이 맞아. 그냥 가자."
니노미야가 다시 발끈하자, 줄리아까지 나서서 아리사를 거든다.
가장 먼저 나설 것 같은 줄리아마저 동조하는 것을 보면, 아마 예전에도 이런 일이 몇 번 있었던 것이겠지.
"그래. 화내서 좋을 것 없잖아."
나 또한 줄리아와 아리사를 거들어 니노미야를 진정시킨다.
"그렇... 겠지. 감정을 내보인다는 것은 저 무뢰한이 원하는 일일 터, 자중해야겠어."
"그럼, 도망치도록 할까."
조금은 진정되었는지, 니노미야는 우리들의 말에 수긍했다.
표정은 아직도 화난 채였지만.
"거기, 패배한 개들끼리 모여서 무슨 작당이라도 하고 있는 건가?"
또 다시 예의 그 '개' 발언이 들려온다.
하지만 도망치기로 한 이상 신경 쓸 필요 없다.
아니, 역시 한 마디 정도는 해 주어야겠다.
공원에서 벗어나려는 셋을 뒤로하고, 무례한 남성의 앞에 선다.
"에토?"
"카나하쨩?"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지만 이 세레브한 나의 앞에 서다니, 배짱 좋군."
누군가에게 한 소리 하기 위해서 그 사람의 앞에 서는 일은 흔할 텐데, 그걸 가지고 배짱이 좋다니.
하, 거기에 자칭 세레브라니. 이 사람은 자신을 아주 대단하게 평가하고 있는 모양이다.
내가 보기에는 전혀 그렇지 않은데 말이다.
"초면에 죄송하지만,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더니 딱 그 꼴 같네요."
"뭣..."
볼 일은 다 봤으니, 이제 도망쳐 볼까.
뒤로 돌아서, 뛰기 시작한다.
나머지 세 명은 곧 따라오겠지.
좋아, 성공적으로 도망쳤어.
"카나하쨩."
"그런 말은 왜 한 거야?"
줄리아가 묻는다.
"그냥, 쏘아주고 싶었어."
"...별로 좋은 선택은 아니었어."
"미안."
이제 둘에게 물어볼까.
저 사람은 대체 누군지, 누구길래 다짜고짜 저런 말을 하는지.
"방금 그 사람은 누구지? 마치 전생에서부터의 원한이 쌓여 있는 것만 같은 사람이었다만."
니노미야가 나보다 먼저 둘에게 질문했다.
"쿠로이 그 인간? 우리 쪽 사장이랑 일이 있었다고 하던데, 난 잘 몰라."
원한 때문에 그런 태도를 보였던 건가.
대체 어떤 일이 있었길래?
아리사라면 알고 있지 않을까.
"아리사는 알고 있어?"
"유감스럽게도, 이 아리사마저 그 일은 모른답니다."
"알고 있는 것은 예전에 타카기 사장님과 쿠로이 사장 간에 큰 충돌이 있었고, 그로 인해 둘의 사이가 매우 틀어지게 되었다는 것 정도에요."
"그래..."
아리사도 잘 모르는 건가.
"카나하쨩."
아리사가 갑자기 심각해진 얼굴로 나를 불러온다.
"왜 그래?"
"조심해주세요. 그 사람이 무슨 짓을 할 지도 몰라요."
"아스카쨩도요."
"알았다. 조심하도록 하지."
조심하라니, 그렇게 위험한 사람이었던 건가.
아무튼, 그 쿠로이라는 사람 때문에 더블 데이트가 엉망이 되어버렸다.
+1~3 기분도 좋지 않은데, 아쉽지만 여기서 헤어질까?
1. 역시 그래야겠지.
2. 아니, 아직이야. 이 더러운 기분을 놀아서 보상받아야겠어.
여기서 헤어질 경우, 오디션 결과 통보일로 스킵합니다.
"자, 어두운 이야기는 그만하고 놀러 가자!"
"뭐? 에토, 지금 그런 말이..."
내 갑작스런 말에 니노미야는 당황한 것처럼 보였지만, 그녀는 이내 동감한다는 듯 살며시 웃으며 말했다.
"그런가. 그래, 그것도 좋겠군."
"맞습니다! 역시 이런 때일수록 놀아야죠!"
"무엇보다, 여러분을 좋은 데이트 장소로 안내해야 하는 아리사의 임무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요!"
"이번엔 또 어디로 가려고?"
모두의 표정이 조금씩 밝아져간다.
"어서 안내해 줘, 아리사."
내 표정도.
+3 아리사가 우리를 데려간 장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