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였다면 이 갈림길에서 서로 인사하고 평범하게 헤어졌겠지만
오늘은 평소랑은 다르게 애달팠다.
뭔가 누군가가 망치로 내 가슴을 툭툭 건드리는 느낌이었다.
그 원인은... 난 잘 알고 있지만...
리쿠 「다음에도 시간 되면 또 만나자.」
하나미 「어어...」
손을 흔들며 뒤로 돌아서는 리쿠.
이대로라면 오늘 하루도 아무 일 없이 지나가버리게 된다.
아아, 이런 식으로 그에게 고백하지 못하고 지난 수없이 많은 날들.
오늘만큼은 옛날과는 다르게 용기를 내보기로 했는데...
정말? 이대로 끝낼 거야?
하나미 「...잠깐, 리쿠.」
리쿠 「응?」
리쿠를 멈춰 세우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입이 멋대로 움직여 리쿠를 불러 멈춰 세웠다.
내 쪽을 쳐다보는 리쿠, 난 그 시선 때문에 몸이 달아오르는 것 같았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저질러보자...!
하나미 「리쿠, 좋아해.」
리쿠 「......」
리쿠 「...에?」
하나미 「친구로써가 아닌, 한 명의 팬이 아닌, 이성으로써! 리쿠 너를 좋아해!」
리쿠 「!?」 ///
난 당황해하는 리쿠에게 다가가 손을 붙잡았다.
하나미 「게임 센터에서 널 처음 만났을 땐, 그냥 이상한 녀석이라고 생각했어.」
하나미 「하지만 너랑 계속 만나고 어울리면서 점점 너에게 호감을 가지기 시작했어.」
하나미 「그리고 지금 이 마음, 더 이상은 못 숨기겠어.」
리쿠 「하, 하나미? 하하... 장난이 심한데...」
하나미 「장난처럼 보여?!」 ///
리쿠 「...!」
하나미 「오늘 하루 종일 나한테 공주님이라고 불렀었지...? 그 공주님이 너랑 사귀고 싶대! 응?!」
아무런 꾸밈도 없이, 리쿠에 대한 내 감정을 그대로 리쿠 본인에게 전달했다.
리쿠도 당황했는지 아무 말 없이 나만 바라보고 있었다.
리쿠의 대답
1~50 : 그, 그럼... 사귈까?
51~100 : 잠깐 생각할 시간을...
먼저 2표.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어제 학교 수업 때문에 피곤했으니까, 지금 자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착각이 들었다.
하지만 조용한 골목길 속, 내게 정면으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때문에 이게 지금 현실이라는 걸 인지했다.
정말로? 하나미가 나한테 고백을 했어?
하나미 「...대답은?」
리쿠 「어어, 그게...」 긁적
오늘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내가 먼저 고백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야, 하나미는 아이돌이니까.
그런 그녀가 고작 일반인인 나로 만족할 리가 없을 태니, 차이더라도 언젠간 속 시원하게 고백하고 차이자고 생각했다.
하나미 쪽에서 내게 먼저 고백하는 건...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리쿠 「......」
하나미 「왜 대답을 안 해줘... 혹시... 내가 착각한 거야?」
리쿠 「아, 아냐! 그게 아니라...」
리쿠 「그... 잠깐만 생각할 시간을... 고백 받은 건 처음이라...」 ///
하나미 「...알겠어.」 휙
생각할 시간을 달라는 말에 하나미는 짧게 대답하고 반대편으로 걸어갔다.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하나미의 표정을 제대로 보지는 못했지만, 살짝 봤을 땐 화난 표정이었던 거 같았다.
...대답을 못해서 그런 거겠지. 아마도.
하지만 갑자기 하나미 쪽에서 고백하니 쉽사리 대답할 수가 없었다.
물론 난 하나미를 좋아한다. 하지만 그녀는 아이돌이다.
박물관에 전시된 유리 상자 속의 인형 같은 존재라는 말이다.
리쿠 「......」
시호 「어이, 리쿠.」
리쿠 「어...?」
내 옆에서 누나가 내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하나미는... 내가 혼자 멍 때리는 사이에 이미 가버린 것 같고...
시호 「뭐하고 있던 거야? 여기서 혼자 멍 때리면서.」
리쿠 「...아냐, 아무것도...」 휙
시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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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기사 「이 혈흔, 아직 근처에 있는 모양이네요.」
시즈카 「아무래도 그런 것 같군. 전원, 주목! 지금부터 이 근처를 샅샅히 수색하도록 한다.」
나기사 「범인은 흉기를 소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니 다들 주의하도록!」
「「넵─!」」
시즈카 「자네도 조심하게.」
나기사 「선배야 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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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호 (이 드라마 보면서 매번 느끼고 있지만, 역시 아카마츠 씨의 연기는 대단한 걸.) 사각사각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게 아닌, 드라마의 시청자들 모두가 호평을 내리고 있다.
현재 아카마츠 씨의 주가는 계속 상승 중.
현재 2기생 중 가장 큰 기대를 받는 아이돌이다.
나랑 하나미 씨도 얼른 뒤따라 가야...
...아니, 굳이 급하게 뒤따라 갈 필요는 없겠지. 언젠간 같은 위치에서 나란히 걸어갈 태니까.
아니면 더 높이 올라 갈 수도 있고?
『~♪』
시호 「?」 우물우물
이 시간에 전화?
카나나 시즈카가 이 시간에 전화할 일은 없을 탠데.
1~50 : 아리사 「여보세요? 아리사예요.」
51~100 : 코노미 「잠깐, 여기 정신없어서 그런데! 잠시 와줄 수 있어?」
먼저 2표.
시호 「뭐하고 있던 거야? 여기서 혼자 멍 때리면서.」
리쿠 「...아냐, 아무것도...」 휙
시호 (하나미 씨랑 연관된 걸까나.)
아리사 「...것보다, 시호 씨~」 므흐흐
아리사 「지난번 그 남자아이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아는 것 같던데, 혹시 조금이라도─」
시호 「」 뚝
하나미 씨와 리쿠의 연애.
리쿠를 향한 하나미 씨의 마음을 알았을 때, 난 하나미 씨에게 ‘타인에게 들키지 않도록’ 만나기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제 그것도 슬슬 힘들어지겠지.
하나미 씨의 주가는 계속 상승 중이고 팬들도 적지만 조금씩 늘어나는 중이니까.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몰래 만나는 것도 어려울 것이다.
「그나저나 의외네요. 하나미가 차일 줄이야.」
나기사 「그래도 기운차려서 다행이에요. 제가 도움이 된 거 같아 기쁘네요.」
「헤에, 근데 나기사 씨도 실연의 경험이 있을 줄이야.」
나기사 「」 푹
나기사 「...그 얘긴 더 이상 하지 말아주세요.」 어질
.
.
.
『~♪』
시호 「...네, 방금 되게 좋았네요.」
하나미 「하아하아... 감사합니다.」 송글송글
라이브까지 앞으로 6일.
지금 정도의 기량을 그 때에도 똑같이 발휘한다면 이번 무대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이다.
...레슨 개시 후 2시간 째. 아직 3시간이나 더 남았지만, 하나미 씨도 지친 것 같고, 솔직히 여기까지만 해도 충분할 것 같다.
시호 「무대 위에서도 그 정도의 기량만 뽐내주세요. 이 정도면 완벽하니 오늘은 여기까지 하도록 할까요?」
하나미 「하아... 아뇨, 더 해볼래요.」
시호 「더 할 건가요. 그럼 조금 쉬었다─」
하나미 「지금 바로, 계속 하고 싶어요.」
시호 「...좋아요. 그럼 계속해볼까요.」
하나미 「네!」
그 때 당시에는 길어보였던 2개월.
하지만 이번 무대를 위해 여러 가지를 준비하며 바쁘게 보내다보니 어느새 순식간에 2개월이 사라져버렸다.
막상 준비시간이 다 지나니 조금 시간이 모자라지 않았나 싶긴 했지만, 그래도 준비는 완벽하다.
드디어 하나미 씨의 새 출발을 알릴 무대가 열릴 시간이다.
하나미의 당일 컨디션
+~3까지 주사위 후 평균 값.
*이후 무대의 성공 여부 값에 영향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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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 23 + 89 + 82 + ??? =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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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미 「갚아주라고요?」
나기사 「네. 반드시 갚아야죠. 그것도 100배로!」 꽉
「우와, 나기사 씨 불타고 있어...」
하나미 「어어... 근데 갚는다고 해도 어떻게─」
나기사 「그 남자애가 자길 붙잡지 못한 걸 후회하게 만들어주면 되죠.」
하나미 「후회요...?」
나기사 「네. 누가 봐도 아름다운 여자가 돼서 그가 그 때 붙잡지 못한 걸 후회하도록 만드는 거예요.」
나기사 「그리고 그
가 다시 나랑 사귀어달라고 애원할 때, 시원하게 차버리는 거죠!」 반짝
하나미 「아... 네.」
나기사 「하나미 씨의 그 심정,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요. 저도 실연의 경험이 있으니...」
나기사 「그래서! 전 그가 후회할 정도로 노력했어요! 그리고 이 자리까지 올라와서 그에게 복수했죠!」 이글이글
「열정 너무 넘치는 거 아녜요? 나기사 씨...」
리쿠에게 차인 다음 날, 조금 우울해졌지만 나기사 씨 덕분에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최고의 자리에 올라가 그가 아래에서 날 우러러보도록 한다.’
만약이지만... 내가 톱스타가 된다면, 리쿠도 그 때 날 붙잡지 못한 걸 땅을 치며 후회하겠지.
그럼 내 우울한 기분도 좀 나아지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하나미 (정말... 어쩔 수 없구나. 나는.)
관객석에서 리쿠의 모습을 보자마자 우울했던 감정은 기쁜 감정으로 바뀌었다.
날 차놓고 내 무대를 보러왔다는 분노보단, 내 무대에 찾아와줬다는 기쁨.
그에게 복수해야겠단 마음보단, 지금 내 예쁜 모습을 봐줬으면 하는 마음.
그런 생각에 순간 내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하나미 (차였으면서... 분명히 화가 나야하는데, 왜 이렇게 와주니까 또 기쁜 건데.)
나기사 씨는 리쿠에게 ‘복수’할 것을 조언해줬지만, 아무래도 그렇게는 못할 것 같다.
난 다시 ‘도전’하겠어.
리쿠가 내게서 한 발자국씩 멀어진다면, 난 두 발자국씩 앞으로 걸어 갈 거야.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 리쿠가 날 바라보게 만들어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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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모토 하나미 - ‘프린세스 이즈 히어!’ 직캠 영상 (조회 수 : 5천)】
high_voltage : 압도적 감사 그리고 압도적 귀여움
reporter_arisa : 이 무대를 직접 본 내가 승자다.
ㄴsymphony : 극장에서 비슷한 분을 봐서 혹시나 싶었는데 정말 왔었군요?
ㄴyoshizawa58 : 근무 시간인데 너 어디있는거니.
stardom_relive : 765에 이런 애가 있었나?
ㄴhigh_voltage : 나기사랑 같은 날에 데뷔했는데요.
ㄴstardom_relive : ㅇㅎ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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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호 「......」
카나 「대단하지? 나도 처음에 보고 깜짝 놀랐어.」
시호 「믿기지가 않는데...」
시즈카 「지금 또 조회 수 오르는 거 같은데? 새로 고침 한 번 눌러 봐.」
시즈카의 말에 난 새로 고침을 눌러봤다.
정말로 조회 수가 500이 더 늘어나 있었다.
이 영상뿐만이 아니었다.
765 세컨드 시즌의 공식 카페에 있는 하나미 씨의 관련 글들의 조회 수와 댓글 숫자도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카나 「대성공이네! 잘 됐다, 시호!」
시호 「어어... 응.」 어버버
시즈카 「아직도 실감이 잘 안 되는 모양이네.」
『~♪』
시호 (어라, 문자...) 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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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신자 : 부사장님(P)
무대는 잘 마무리 된 거 같네.
내가 지난번에 내세웠던 목표치보다도 훨씬 더 높은 결과를 냈고.
축하의 말을 전하려고 이렇게 문자 보냈어.
슬슬 점심시간이기도 하고, 방금 극장으로 피자 10판 시켜뒀으니까 하나미랑 같이 맛있게 먹도록 해.
정말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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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사장님의 축하 문자.
난 그 문자를 받고나서야 이번 무대가 얼마나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는지 체감할 수 있었다.
고정팬층 100명 이상.
지금 그 숫자를 달성했다라고 한다면, ‘부숴버렸다’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숫자를 기록했다.
물론 단발성일 수도 있겠지만, 이번에 사람들에게 사쿠라모토 하나미라는 이름을 각인시켰다는 건 확실하다.
그나저나...
시호 (피자 10판을 나랑 하나미 씨보고 다 먹으라는 건가요...?)
물론 그런 말은 아니겠지.
『꼬르륵~~』
카나 「아... 헤헤, 오늘 아침 굶고 나와서...」 ///
시즈카 「그러고 보니 슬슬 점심시간이네.」
시호 「마침 잘 됐네. 부사장님이 이번 라이브의 축하 선물로 극장으로 피자 10판 주문해주셨는데, 같이 먹자.」
카나 「정말? 야호! 오늘은 시호랑 하나미 씨 덕분에 포식하겠네!」
765 세컨드 시즌의 첫 번째 스타인 아카마츠 나기사.
그 뒤를 잇는 두 번째 스타가 나타났다고, 이번 무대에서 나는 선언했다.
그리고 앞으로 사람들은 하나미 씨의 행보를 지켜보고 열광할 것이다.
하나미 「프로듀서 씨, 이거 어때요?」
시호 「오, 그것도 꽤 잘 어울리네요.」
하나미 「그쵸? 그럼 이것도 일단 찜해둘까...」
안경 하나를 고르는 데도 신중하게 고르는 하나미 씨.
뭐, 변장이긴 하지만 자기를 꾸미는 소품이니까. 고민이 될 수밖에 없겠지.
하나미 「흠... 딱히 ‘이거다!’라고 할 게 안 보이는 걸.」
시호 「천천히 골라보세요. 시간은 많으니까요.」
하나미 「네~」
저렇게까지 고민하는 걸 보면 시간 좀 걸리겠지.
하나미 씨의 선택을 기다릴 겸, 나도 매장을 천천히 둘러보기로 했다.
이왕 온 김에 둘러보다 마음에 드는 게 있다면 이번에 안경 바꿀까.
시호 「」 두리번두리번
시호 「...오, 이거.」
튀지 않는 색감에 마음에 드는 모던한 디자인.
꽤 마음에 들어서 이걸로 할까, 싶었는데...
시호 「우와, 1만 엔(한화 약 10만 원)...?」
내가 처음 안경 살 때 가격이 5천 엔(한화 약 5만 원)정도 됐던 걸로 아는데, 너무 비싼 거 아니야...?
시호 「으음...」
시호 「관두자... 지금 쓰고 있는 것도 꽤 마음에 드니까.」
하나미 「프로듀서 씨! 안경 골랐어요!」
시호 「어, 골랐... 그건 뭔가요?」
마치 협곡 바텀 라인에서 앞구르기를 하고 다닐 것만 같은 캐릭터의 안경...
아니, 안경이 아니라 선글라스라고 해야 하나?
하나미 「헤헤, 어떤가요?」 도야
시호 「......」
하나미 「...뭔가요, 그 ‘정말로 그걸로 할 겁니까’라는 표정은.」
시호 「아니, 그건 정말로 아닌 거 같은데요...」
하나미 「에에?! 왜요?」
시호 「밖에서 쓰고 다니기엔 너무 눈에 띄는 디자인이잖아요! 사람들 눈에 안 띄려고 변장하는 건데, 의미가 없어진다고요?」
하나미 「으음... 그래도 이게 가장 마음에 드는데...」 미련
시호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에요. 다른 걸로 결정하세요.」
하나미 「다른 것들은 디자인이 비슷비슷해서 쉽게 못 고르겠어요... 아, 혹시 프로듀서 씨가 결정해주실 수 있나요?」
시호 「제가요?」
본인 안경은 본인이 고르는 게 맞지만
하나미 씨한테 맡겼다간 또 이상한 디자인의 안경을 가져올 것 같아서 결국 내가 결정하기로 했다.
그렇게 결정한 무난한 디자인의 검은색 뿔테 안경.
『삑─』
「8천 엔(한화 약 8만 원)입니다.」
하나미 「우와, 비싸...」
참고로 이게 그나마 저렴한 안경이었다.
.
.
.
하나미 「」 두리번두리번
시호 「왜 그러세요?」
하나미 「안경만 썼을 뿐인데, 절 알아보는 사람이 없는 거 같아서요. 효과 되게 좋네요.」
시호 「그쵸? 여기에 헤어스타일을 바꾸거나 모자를 쓴다면 감쪽같이 변장할 수 있어요.」
하나미 「호오, 그렇군요.」
시호 「이왕 얘기가 나온 김에 다음엔 모자를 사러 가볼까요.」
하나미 「네, 좋아요.」
마침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백화점이 있으니 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렇게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고, 백화점으로 가다가...
리쿠 「순간 못 알아볼 뻔 했네. 뭐야? 그 안경은.」
하나미 「변장 용품. 길 걷다가 날 알아보는 사람들이 제법 생겨서 말이지.」
리쿠 「호오. 제법 인기 많아졌구나.」
하나미 「응. 그런데 넌 바로 알아보는구나. 아직 완벽하게 변장은 안 된 거 같네.」
리쿠 「뭐, 변장을 해도 못 알아보진 않을 거 같은데.」
리쿠 「내가 너랑 얼마나 오랫동안 지냈는데, 못 알아보는 게 이상하지.」
하나미 「헤헤, 그런가?」
시호 「......」
바쁜 스케줄 때문에 자주 만나지 못했을 탠데도 여전히 친해 보이는 두 사람.
직접 만나지는 못해도 계속해서 연락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얼핏 보면 친한 친구 사이 같아 보이면서도, 다르게 보면 연인 사이처럼 보이는 두 사람.
평소엔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지만, 갑자기 생각나니 두 사람의 관계가 궁금해졌다.
친구 사이? 아니면 정말로 연인으로 발전한 건가?
리쿠 「어이쿠, 약속 있었는데 깜빡할 뻔했네.」
하나미 「오랜만에 만나서 얘기하니까 좋았어.」
리쿠 「응. 나도 만나서 반가웠다. 그럼 나중에 보자!」
하나미 「시간 되면 연락할게!」
.
.
.
하나미 「~♪」
시호 「아까보다 더 들뜬 거 같네요, 하나미 씨.」
하나미 「리쿠랑 못 만난 지 꽤 됐으니까요. 문자로 얘기는 자주 했지만, 오랜만에 직접 만나니까 반가웠어요.」
시호 「...이건 궁금해서 물어보는 겁니다만, 혹시 리쿠랑 사귀는 중인가요?」
시호 「아까 리쿠랑 얘기할 때, 두 사람이 마치 연인처럼 보였거든요.」
순수하게 궁금해서 물어본 질문.
하나미 씨는 동요했는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웃으면서 대답했다.
하나미 「차였어요! 그것도 아주 단호하게요!」 헤헷
시호 「...네?」
예상하지 못한 대답.
고백을 하지 않았다거나 사귀고 있는 중이라는 답이 나올 줄 알았는데, 리쿠 쪽에서 하나미 씨가 차였다는 믿기지 않는 말을 듣고 순간 벙졌다.
시호 「죄, 죄송해요. 하나미 씨가 차일 줄은 몰랐는데... 아픈 부분을 건드린 거 같아서 죄송하네요.」 크흠
하나미 「사과할 필요 없어요. 프로듀서는 아무것도 모르셨잖아요.」
하나미 「그리고 한심해보일지도 모르지만... 저, 리쿠가 더 좋아진 거 같아요.」
시호 「에? 그래요?」
하나미 「네. ...그래서 시간이 지난다면 다시 고백할 거예요.」
하나미 「아무리 잊으려고 해도, 도저히 안 될 거 같더라고요.」 하하
시호 「흠, 그런가요.」
하나미 씨가 리쿠에게 다시 고백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조금 걱정이 됐다.
그야, 하나미 씨는 아이돌이고 프로듀서로써 담당 아이돌의 열애설이 터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니까.
그런데 하나미 씨의 말을 더 들어보니, 개인적으로 하나미 씨를 응원하고 싶어졌다.
프로듀서로서 응원은 못하지만, 하나미 씨가 리쿠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느껴지니까.
시호 「...한 번 열심히 해보세요.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랄게요.」
하나미 「네, 감사합니다!」
-한편, 765 본관
카나 「‘유닛 프로젝트’... 인가요.」
P 「응. 그리고 카나, 네가 이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면 좋겠어.」
카나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카나가 건넨 서류 봉투.
서류의 맨 처음에 적혀있는 제목은 ‘프로젝트 : 판타지아(fantasia)’였다.
난 계속해서 서류를 넘겨나갔다.
시호 「...멤버랑 멤버 수가 비어있는데?」
카나 「응. 그래서 물어봤는데, 내가 알아서 결정하라고 하셨어. 프로젝트의 책임자는 나라면서...」
시호 「흠, 그렇군.」
카나 「일단 멤버는 아카마츠 나기사 씨, 사쿠라모토 하나미 씨를 고정으로 두고 가고 싶어.」
시호 「그래서 나한테 얘기한 거구나.」
카나 「응. 그럼 당분간은 같이 일해야 할 거 같으니까.」
하나미 씨와 아카마츠 씨의 콜라보라...
확실히 메리트는 있어 보인다. 현재 시어터 2기생 중 잘 나가는 두 명의 유닛이라면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 쉬울 것이고, 아카마츠 씨의 실력도 출중하니 하나미 씨의 발목을 붙잡을 일은 전혀 없을 것이다.
게다가, 두 사람은 매일 점심마다 휴게실에서 같이 밥 먹을 정도로 친하기도 하고.
한 가지 걱정되는 점은 아카마츠 씨의 이름에 하나미 씨가 묻히는 건 아닌가 싶은데...
그리고 두 달 뒤, 카나의 유닛은 세상에 공개됐다.
유닛명 ‘스쿨 데이즈’.
리더인 아카마츠 나기사를 중심으로 한 트리오 유닛으로 데뷔하게 됐다.
데뷔와 동시에 발표된 앨범. 그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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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 데이즈 ─ 스쿨 스파클링』 【평점 : 5.0 / 4.7】
digel7474 : 귀, 귀여워...
brokenskechi : 훗, 고작 이런 MV로 내 심장을 멎게 할 순
└venti5492 : 갔네.
└polkamania: x를 눌러 조의를 표합니다.
symphony : 이제 하나미에서 여기로 갈아탑니다.
└sakuramoto_hanami : 저도 갈아타겠습니다.
└symphony : ...네?
└high_voltage : 공주 본인 등판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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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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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호 「역시 카나라고 해야 하나...」
카나 「나 말고 다른 프로듀서들도 힘냈으니까. 온전히 내 성과라고 할 수는 없지.」
시호 「그래도 이 프로젝트의 책임자는 너잖아. 대단한 성과야.」
카나 「헤헤, 과찬이십니다~」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완벽하게 데뷔한 스쿨 데이즈.
그리고 데뷔 3일 후, 카페 안에서 스쿨 데이즈의 노래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었다.
지금처럼.
『~♪』
시호 「이제 여름 때마다 카페에서 듣겠는 걸, 이 곡은.」
카나 「난 솔직히 이 곡 말고 다른 곡이 뜰 줄 알았는데 말이지.」
시호 「뜨긴 떴잖아. 이 곡에 비해 상대적으로 밀린 거지.」
카나 「맞는 말이지만... 아, 우리 영화 상영 시간 언제였지?」 ←같이 영화 보려고 만났음
시호 「4시 정각. 슬슬 출발하면 되겠네.」
카나 「좋아, 가자!」
「스쿨 데이즈가 낫지!」
「아니지, 당연히 우리 하나미 공주님이지!」
시호 & 카나 「」 멈칫
「저기... 일단 둘 다 진정 좀...」
뒷자리에서 들리는 말다툼.
영화관으로 출발하려고 일어난 나와 카나는 자연스럽게 다시 자리에 앉았다.
「너도 이번 데뷔 앨범 곡들 들어봤잖아? 들어봤으면 인정할 탠데?」
「인정은 한다! 그래도 귀여움으로 따지자면 나기사보단 역시 공주님 쪽이지!」
「그 그룹에 단장님 하나만 있는 건 아니지! 두 사람도 하나미 못잖게 귀엽다고!」
「하! 그 두 사람은 아직 공주님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해요, 이 사람아!」
시호 & 카나 「......」 쫑긋
스쿨데이즈의 팬과 하나미 씨의 팬.
양쪽 모두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하게 맞섰다.
「하아... 이대로 계속 토론해봤자 힘만 빼겠네.」
「어이, 료. 전직 아이돌인 네가 생각하기엔 어떤 거 같냐?」
「에? 내가...?」
「‘난 둘 다 좋다.’라는 싱거운 대답은 하지말도록.」
「아니 왜 내가 대답해야 하는 건데...」
「됐고, 네 선택은 어때?」
「흠...」
카나 (당연히 스쿨 데이즈...!)
시호 (하나미 씨를...!)
「뭐, 둘 다 훌륭하지만 굳이 하나를 고른다면...」
시호 & 카나 「......」
「난 스쿨 데이즈 쪽이려나.」
카나 (역시!)
시호 (큿!)
「거 봐! 료도 이쪽이잖아.」
「젠장... 료, 너한테 실망이 큰데.」
「난 애초에 둘을 비교하는 거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말했는데...」
뭔가 카나...
프로듀서가 되고 난 후에 깐족거리는 게 많이 늘어난 거 같은데.
전 프로듀서의 영향인가...?
시호 「그나저나 우리 프로덕션에서 최단 기록 아니야? 옛날의 류구코마치도 이정도로 빠르게 커지진 않았는데.」
카나 「나도 처음에 놀랐어. 자고 일어나니 랭킹 탑20 진입이라니, 꿈인 줄 알았다니까?」
시호 「...생각해보면 음원 랭킹은 아직 하나미 씨가 더 높잖아?」 ←10위
카나 「그렇지?」 ←16위
시호 (좋아, 아직 우리가 더 높다...!) 불끈
카나 「기다리고 있어. 금방 따라잡을 태니까.」 씨익
시호 「할 수 있다면?」 훗
영화관으로 가면서 카나와 나는 서로를 마주보며 의욕을 불태웠다.
‘스쿨 데이즈에게 절대로 뒤처지지 않겠다.’라는 생각.
그 때부터 카나는 내 경쟁자이자 자극제가 되었다.
리쿠 「누나?」
시호 「어라, 리쿠도 같이 있었구나.」
카나 「에? 리쿠라고?」
리쿠 「오랜만에 보네요. 누나한테 늘 소식 듣고 있어요.」
카나 「우와, 7년 동안 몰라보게 컸구나. 그땐 나보다 키 엄청 작았는데...」
시호 「두 사람도 영화 보러 온 거지?」
하나미 「네, 데이트 중이었어요~♪」
리쿠 「뭣?!」
시호 「...하아?」
리쿠의 한 쪽 팔을 껴안으며 어필하는 하나미 씨.
당황한 리쿠는 재빠르게 뿌리쳤다.
리쿠 「크흠! 그런 거 아니야! 애초에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
카나 「...헤에~ 리쿠, 능력 있는 걸~? 인기 아이돌을 여친으로 두고~」
리쿠 「그러니까 사귀는 사이 아니라니까요!」
카나 「숨길 필요 없어~ 적어도 나한테는 말이야~」 아라아라
리쿠 「으으...」
리쿠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진 않아 보인다.
방금 건 하나미 씨의 장난이었겠지.
하나미 「근데 프로듀서 씨는 무슨 영화 보러 온 거예요?」
시호 「‘수어사이드 스쿼드’ 보러 왔는데.」
하나미 「오오, 저희도 마침 그 영화 보러 왔거든요. 같은 상영관이겠네요.」
하나미 「어서 가죠. 이제 입장 시간이에요.」
신나보이는 표정의 하나미 씨, 시간이 조금 남았지만 얼마 안 남은 것처럼 걸음을 재촉했다.
우리 세 명도 하나미 씨의 뒤를 따라 상영관으로 향했다.
.
.
.
하나미 「그럼 저흰 가볼게요!」 바이바이
리쿠 「나중에 집에서 봐.」
시호 「그래. 저녁 먹고 들어올 거지? 늦지 않게 들어오도록 해.」
리쿠 「알겠어.」
영화관 밖으로 나오고 헤어지는 리쿠와 하나미 씨.
카나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내게 물어봤다.
카나 「시호, 정말로 저 두 사람 사귀는 거야?」
시호 「아니, 하나미 씨가 먼저 고백했는데 리쿠가 먼저 찼다고 해.」
카나 「에에?! 입장이 반대로 된 거 아니야?」
시호 「나도 처음엔 놀랐어. 하나미 씨가 차일 줄은... 그것도 리쿠가 말이지.」
카나 「흠, 그런데 시호 넌 담당 아이돌이 연애하는 건 안 말려?」
시호 「뭐... 개인적으론 응원하고 있다고 할까. 처음엔 좀 언짢았지만.」
카나 「헤에.」
한 번 차였지만 다시 리쿠에게 다가가보는 하나미 씨.
이번에는 예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것 같다.
리쿠는 좀 피곤해하는 것 같지만...
리쿠의 포기가 빠를지, 하나미 씨의 포기가 빠를지. 궁금해지는 걸.
시호 「카나 네가 보기엔 어때? 리쿠랑 하나미 씨.」
카나 「흠...」
1~50 : 좋지 아니한가.
51~100 : 지금 하나미가 연애하는 건 좀...
먼저 2표.
카나 「딱히 상관없잖아? 난 오히려 좋을 거 같기도 하고.」
시호 「오히려 좋다니?」
카나 「하나미의 지금 캐릭터라면 ‘이별’이란 키워드보단 ‘진심, 애정, 데이트’라는 키워드가 더 잘 어울리잖아.」
카나 「그런 의미에서 실제로 연애를 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거 같다고 생각해.」시호 「흠...」
확실히 지금 하나미 씨의 소녀스러운 캐릭터에는 묵직하고 어두운 단어보단 밝은 단어가 더 잘 어울린다.
실제로 하나미 씨의 그런 밝은 매력에 이끌린 사람들이 많으니까.
시호 「그래도 주변 시선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을 탠데.」
카나 「시호 너도 아이돌 시절 땐 프로듀서 씨 꼬셨잖─」
시호 「쓰읍! 어허, 그 얘기 금지!」 ///
P 「......」 긁적
시호(17) 「계속 좋아해왔어요. 저랑 사귀어주세요!」
P 「그게... 미안해. 나 지금 사귀는 사람이 있어서.」 하하
시호 「...네?」
시호 「그 때 내가 미쳤지, 미쳤어...」 하아
카나 「아하하... 어쨌든 그 땐, 주변 다른 사람들이 널 안 좋게 바라보지 않았잖아.」
시호 「그건...」
카나 「실제로 너와 프로듀서 씨의 열애설이 인터넷에 한창 떠돌 때, 그걸 좋게 바라보는 팬들도 적지만 있었고.」
카나 「그래서 난 딱히 상관없다고 생각해.」
시호 「...그렇구나. 조언해줘서 고마워.」
카나 「이런 걸로 뭘. 그나저나 하나미는 왜 차였대? 둘이 서로 싸우기라도 했어?」
시호 「그건...」
...그러고 보니, 하나미 씨가 차인 결과만 들었지 그 이유에 대해서 듣지 못했네.
시호 「미안, 나도 잘 모르겠어. 하나미 씨가 이유까진 말 안 해줬거든.」
카나 「칫, 차인 이유가 궁금했는데. 시호가 모른다면 어쩔 수 없지.」
시호 「나도 궁금하긴 하네. 리쿠가 하나미 씨를 왜 찼는지.」
내가 리쿠에게 하나미 씨를 좋아하냐 물어봤을 때, 리쿠의 얼굴은 붉게 달아올랐고 목소리는 떨렸다.
그 이후에도 리쿠는 하나미 씨에게 계속 호감을 가지고 있었고, 그건 하나미 씨도 똑같았다.
1~50 : 나중에 리쿠한테 물어볼까.
51~100 : 두 사람이 알아서 잘 하겠지.
먼저 2표.
...그냥 신경 쓰지 말도록 하자.
어차피 동생의 연애에 간섭하기도 싫고, 알아도 영양가 없는 정보니까.
무슨 사정이 있는 진 모르겠지만, 리쿠는 하나미를 그저 친구로 바라보기로 했다.
하지만 하나미 씨는 리쿠를 놓칠 생각이 없는 것 같으니까...
시호 (의외로 하나미 씨, 한 번 노린 건 끝까지 따라가는 유형이니까.)
카나 「자, 두 사람도 데이트하러 갔으니까 우리도 얼른 데이트 계속하자!」 덥석
시호 「우앗, 갑자기 왜 이래 카나.」
카나 「그냥. 저 두 사람을 보니 부러워서 나도 한 번 하나미를 따라 해보고 싶었다고 할까.」
시호 「카나 정도면 연인이라면 금방 만들 수 있을 탠데.」
카나 「음, 그런가...」
시호 「전 인기 아이돌을 싫어하는 남자는 아무도 없을 거 같은데.」
카나 「흐음...」 골똘
내가 프로덕션에 취직하고 8개월이 지났다.
처음엔 하나미 씨를 담당하면서 많이 허둥지둥 댔지만, 지금은 그런 실수가 많이 줄어들고 어느 정도 이 프로듀서란 직업에 익숙해졌다.
하나미 씨도 마찬가지.
데뷔 이전엔 노래를 잘하는 그저 평범한 소녀였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아이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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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 맞이 ─ 공주와 함께 달을.’ 라이브, 개최 확정 (기자 : 마츠다 아리사)】
digel7474 : 와! 오랜만에 무대!
└high_voltage : 오랜만에 765극장 가보겠네.
venti5492 : 신곡 기대해도 되는 건가?
└sakuramoto_hanami : ;)
└venti5492 : 이건 무슨 의미지?!
└symphony : 앨범 살 돈 마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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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호 「...잘 써주셨네. 감사합니다.」
난 아리사 씨가 쓴 하나미 씨의 라이브 홍보 기사를 보며 복도를 걷고 있었다.
기사의 반응을 보고 절로 지어지는 미소. 홍보는 제대로 됐으니 관객 수는 걱정 없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제 준비만 철저히 하면 평가는 5점 만점에─
765 프로덕션의 최고참 아이돌인 키노시타 히나타.
데뷔한지 거의 7년이나 됐지만 많은 인지도와 실력을 보유하고 있는 실력자.
내가 데뷔하기 이전에도 존경하던 아이돌이라 한 번쯤은 만나보고 싶었지만, 프로덕션 내에서도 얼굴조차 볼 기회가 없어서 그냥 희망사항으로만 남겨뒀었는데...
히나타 「보기 좋은 걸, 누가 안 보고 있어도 혼자 열심히 하는 모습이.」
하나미 「아, 네. 감사합니다.」 꾸벅
우와, 이럴 때 만나게 될 줄은 몰랐지...
팬심으로 터질 듯이 두근거리는 심장.
진정하자, 심장아...
하나미 「그, 그런데 히나타 씨는 여기 무슨 일로 오신 거예요?」
히나타 「그냥 복도에서 네 노랫소리가 들려서. 처음 듣는 곡인데, 신곡이야?」
하나미 「네. 이번 장월 맞이 라이브 때 공개할...」
히나타 「그렇구나. 그런데 시호는? 원래 연습할 땐 시호랑 같이 했었잖아.」
하나미 「아아,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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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나타 「에에, 시호가 지각이라니, 의외네.」
하나미 「그렇다고 계속 기다리기도 좀 그래서, 저 혼자 먼저 연습하고 있었어요.」
히나타 「아까 혼잣말을 들어보니 연습이 그리 순조롭진 않아 보이던데.」
하나미 「아하하... 사실은 솔로 레슨은 이번이 처음이라 말이죠...」
매번 레슨할 때마다 프로듀서 씨가 옆에서 봐줬으니까...
히나타 「...괜찮다면 내가 좀 도와줄 수도 있을 거 같은데.」
하나미 「네?」
히나타 「나도 이 노랜 몰라서 제대로 도와주진 못하겠지만, 그래도 음정 부분은 좀 알려줄 수 있을 거 같아.」
하나미 「그, 그럼 부탁드릴게요!」
히나타 「좋아. 일단 한 번 곡을 완창해볼래? 나도 일단 어떤 곡인지는 알아보고 싶거든.」
하나미 「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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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후
시호 「하아, 하아... 연락도 없이 늦어서 죄송해요...」 뻘뻘
『~♪』
하나미 「~♪」
히나타 「그래! 방금 그 느낌이었어!」
하나미 「네! 아까 느낌이 좋았어요!」
시호 「...히나타?」
하나미 「아, 프로듀서 씨. 오셨네요.」
휴대폰이 고장 나, 하나미 씨한테 연락도 못하고.
혹시 계속 기다리고 있을까봐 일이 끝나자마자 급하게 달려왔는데, 히나타가 하나미 씨의 연습을 도와주고 있었다.
하나미 「왜 이렇게 늦으셨어요? 연락도 없이...」
시호 「죄송해요. 연락을 하려고 했는데, 휴대폰이 방전 됐거든요.」
시호 「연습 도와주고 있었던 거야, 히나타?」
히나타 「혼자 연습하는 게 힘들어보여서, 옆에서 조언만 해줬어.」
시호 「그랬구나. 고마워.」
히나타 「조언만 해줬는데 뭘. 그럼 시호도 왔고, 난 먼저 가볼게.」
시호 「그래.」
히나타 「하나미, 이번 장월 맞이 라이브 기대하고 있을게.」
하나미 「네, 연습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꾸벅
히나타는 손을 흔들며 연습실을 나갔다.
시호 「자, 그럼 저희끼리 연습을 계속해볼까요. 히나타랑 어디까지 했나요?」
하나미 「보컬 레슨만 했어요. 댄스 레슨은 다음 레슨에서 하려고 했거든요.」
시호 「그럼 가사는 다 외웠겠네요. 일단은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창해보도록 하죠.」
그래서 오늘은 노래 쪽만 연습하려고 했는데...
히나타가 제대로 방향을 잡아줬는지, 아직은 부족하지만 곡의 첫 단추는 제대로 끼워놓은 상태였다.
시호 「기본적인 음정과 박자는 잘 익혀뒀군요. 잘했어요.」
하나미 「헤헤, 히나타 씨 덕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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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근데 뇌수가 흘러나오고도 살아있다구요?
복장 준비 완벽했고 티켓 전달까지 완벽, 만난 김에 어디 돌아다니자고 얘기하는 것까지도 완벽했다.
근데 그 이후 계획은 전혀 생각 안했잖아!
데이트 코스, 어디로 가야하지? 평소에 가던 곳으로 갈까... 아니, 그럼 평소 그대로잖아!
하나미 (으으... 어쩌지, 오늘따라 머리가 더 안 돌아가는 거 같아...)
.
.
.
-게임센터
하나미 (결국엔 평소 오던 데로 와버렸네...) 하아
리쿠 「흠, 주말인데 사람 많이 없는 걸. 뭐부터 할래? 역시 철권?」
하나미 「그럴까.」
(라고 말한 걸, 리쿠는 얼마 안가 후회하였다.)
리쿠 「아니, 누님, 제발 봐 주십쇼!」 에어쇼
하나미 「그러게 누가 쿠마하라고 했어?」 막장이지 붕권
리쿠 「거, 진짜 아프네!」
『K.O.』
리쿠 「」 샷건
하나미 「풉... 하하하!」
세트 스코어 5대0으로 완벽한 승리.
좀 봐주면서 했는데, 리쿠 예전보다 더 못해진 거 아니야?
리쿠 「으으, 한 판 더 해! 나 동전 바꾸고 올 태니까, 기다리고 있어.」 화남
하나미 「어어~ 다녀와~!」
하나미 (그래도 못 이기겠지만.)
「...어라? 저 사람...」
「음? 뭔데.」
「잠깐만 있어봐.」
「저, 혹시...」
하나미 「?」
「에? 설마 정말로 사쿠라모토 하나미 씨?」
하나미 「에? 아, 네. 맞는데요.」
「우와, 이렇게 만나다니 행운이네요! 저, 당신의 팬이에요!」
하나미 「네?」
나의 팬이라면서 말을 걸어준 모르는 사람.
날 알아봐준 것에 대해 순간 기뻐서 몸이 붕 뜨는 것 같았다.
아이돌로써 활동하고 어느덧 2달 째, 대단하진 않더라도 그래도 내가 뭔가를 해내고 있었구나...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악수 한 번만...」
하나미 「네, 물론이죠.」
「감사합니다! 앞으로의 활동도 기대할게요!」
하나미 「저야말로,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싱글
「저 사람 누구야? 유명인?」
「이번에 새로 데뷔한 아이돌. 되게 귀엽지 않아?」
「흠, 확실히...」
하나미 「......」
리쿠 「드디어 알아보는 사람이 생기셨네요. 공주님.」
하나미 「몸이 붕 뜨는 기분이었어.」
하나미 「그나저나, 아까 뭐라고 얘기했어? 공주님?」
리쿠 「왜, 맞잖아.」
하나미 「으으, 컨셉인 건 맞지만...」 ///
인터넷에선 ‘공주님’이라는 호칭이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는데,
왜 리쿠가 얘기하니까 부끄러운 거지...
.
.
.
-노래방
게임센터에서 리쿠를 신나게 두들겨(?) 패준 뒤, 다음 행선지는 노래방으로 정했다.
그나저나, 이 동선 완전히 평소랑 똑같잖아.
리쿠도 별로 부끄러워한다던가, 그런 건 없어 보이고...
리쿠 「먼저 부를래? 난 지금 생각해둔 곡이 없어서.」
하나미 「응. 그럼...」
혹시나 싶은 마음에 HIGHGROUND(내 데뷔곡)를 검색해봤다.
별로 인기 있는 곡도 아니니까, 당연히 없겠지 싶었는데...
하나미 (이게 왜 있지?)
라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손이 멋대로 시작버튼을 눌러버렸다.
흘러나오는 멜로디, 내 곡이 맞다.
리쿠 「헤에, 하이그라운드!」
하나미 「...친하니까 특별히 해주는 단독 공연이라고 생각해.」
리쿠 「이야, 공주님이 절 위해 단독 공연이라니 영광이네요.」
하나미 「.....」 ///
그러니까, 그 공주님이라는 말 그만하라니까...
리쿠 「오늘 재밌었네.」
하나미 「응. ...아, 내가 준 티켓 잃어버리진 않았지?」
리쿠 「당연하지. 지갑 안에 제대로 넣어놨었으니까.」
하나미 「...꼭 와줬으면 좋겠어.」
리쿠 「물론이지.」
하나미 「......」
결국엔 고백 같은 건 못하고 평소대로 만나서 놀았다.
분위기도 그냥 평범해진 것 같고...
지금 고백하면 장난친다면서 웃어넘기겠지.
그냥 오늘은 포기할까...?
1~50 : 포기한다
51~100 : 시도해본다.
주사위 후 먼저 2표.
EVERYTHING.
하나미 「응.」
평소였다면 이 갈림길에서 서로 인사하고 평범하게 헤어졌겠지만
오늘은 평소랑은 다르게 애달팠다.
뭔가 누군가가 망치로 내 가슴을 툭툭 건드리는 느낌이었다.
그 원인은... 난 잘 알고 있지만...
리쿠 「다음에도 시간 되면 또 만나자.」
하나미 「어어...」
손을 흔들며 뒤로 돌아서는 리쿠.
이대로라면 오늘 하루도 아무 일 없이 지나가버리게 된다.
아아, 이런 식으로 그에게 고백하지 못하고 지난 수없이 많은 날들.
오늘만큼은 옛날과는 다르게 용기를 내보기로 했는데...
정말? 이대로 끝낼 거야?
하나미 「...잠깐, 리쿠.」
리쿠 「응?」
리쿠를 멈춰 세우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입이 멋대로 움직여 리쿠를 불러 멈춰 세웠다.
내 쪽을 쳐다보는 리쿠, 난 그 시선 때문에 몸이 달아오르는 것 같았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저질러보자...!
하나미 「리쿠, 좋아해.」
리쿠 「......」
리쿠 「...에?」
하나미 「친구로써가 아닌, 한 명의 팬이 아닌, 이성으로써! 리쿠 너를 좋아해!」
리쿠 「!?」 ///
난 당황해하는 리쿠에게 다가가 손을 붙잡았다.
하나미 「게임 센터에서 널 처음 만났을 땐, 그냥 이상한 녀석이라고 생각했어.」
하나미 「하지만 너랑 계속 만나고 어울리면서 점점 너에게 호감을 가지기 시작했어.」
하나미 「그리고 지금 이 마음, 더 이상은 못 숨기겠어.」
리쿠 「하, 하나미? 하하... 장난이 심한데...」
하나미 「장난처럼 보여?!」 ///
리쿠 「...!」
하나미 「오늘 하루 종일 나한테 공주님이라고 불렀었지...? 그 공주님이 너랑 사귀고 싶대! 응?!」
아무런 꾸밈도 없이, 리쿠에 대한 내 감정을 그대로 리쿠 본인에게 전달했다.
리쿠도 당황했는지 아무 말 없이 나만 바라보고 있었다.
리쿠의 대답
1~50 : 그, 그럼... 사귈까?
51~100 : 잠깐 생각할 시간을...
먼저 2표.
리쿠 「......」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어제 학교 수업 때문에 피곤했으니까, 지금 자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착각이 들었다.
하지만 조용한 골목길 속, 내게 정면으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때문에 이게 지금 현실이라는 걸 인지했다.
정말로? 하나미가 나한테 고백을 했어?
하나미 「...대답은?」
리쿠 「어어, 그게...」 긁적
오늘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내가 먼저 고백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야, 하나미는 아이돌이니까.
그런 그녀가 고작 일반인인 나로 만족할 리가 없을 태니, 차이더라도 언젠간 속 시원하게 고백하고 차이자고 생각했다.
하나미 쪽에서 내게 먼저 고백하는 건...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리쿠 「......」
하나미 「왜 대답을 안 해줘... 혹시... 내가 착각한 거야?」
리쿠 「아, 아냐! 그게 아니라...」
리쿠 「그... 잠깐만 생각할 시간을... 고백 받은 건 처음이라...」 ///
하나미 「...알겠어.」 휙
생각할 시간을 달라는 말에 하나미는 짧게 대답하고 반대편으로 걸어갔다.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하나미의 표정을 제대로 보지는 못했지만, 살짝 봤을 땐 화난 표정이었던 거 같았다.
...대답을 못해서 그런 거겠지. 아마도.
하지만 갑자기 하나미 쪽에서 고백하니 쉽사리 대답할 수가 없었다.
물론 난 하나미를 좋아한다. 하지만 그녀는 아이돌이다.
박물관에 전시된 유리 상자 속의 인형 같은 존재라는 말이다.
리쿠 「......」
시호 「어이, 리쿠.」
리쿠 「어...?」
내 옆에서 누나가 내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하나미는... 내가 혼자 멍 때리는 사이에 이미 가버린 것 같고...
시호 「뭐하고 있던 거야? 여기서 혼자 멍 때리면서.」
리쿠 「...아냐, 아무것도...」 휙
시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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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기사 「이 혈흔, 아직 근처에 있는 모양이네요.」
시즈카 「아무래도 그런 것 같군. 전원, 주목! 지금부터 이 근처를 샅샅히 수색하도록 한다.」
나기사 「범인은 흉기를 소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니 다들 주의하도록!」
「「넵─!」」
시즈카 「자네도 조심하게.」
나기사 「선배야 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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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호 (이 드라마 보면서 매번 느끼고 있지만, 역시 아카마츠 씨의 연기는 대단한 걸.) 사각사각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게 아닌, 드라마의 시청자들 모두가 호평을 내리고 있다.
현재 아카마츠 씨의 주가는 계속 상승 중.
현재 2기생 중 가장 큰 기대를 받는 아이돌이다.
나랑 하나미 씨도 얼른 뒤따라 가야...
...아니, 굳이 급하게 뒤따라 갈 필요는 없겠지. 언젠간 같은 위치에서 나란히 걸어갈 태니까.
아니면 더 높이 올라 갈 수도 있고?
『~♪』
시호 「?」 우물우물
이 시간에 전화?
카나나 시즈카가 이 시간에 전화할 일은 없을 탠데.
1~50 : 아리사 「여보세요? 아리사예요.」
51~100 : 코노미 「잠깐, 여기 정신없어서 그런데! 잠시 와줄 수 있어?」
먼저 2표.
시호 「아리사 씨?」
의외의 인물.
아리사 씨한테 전화 올 이유가 딱히 없을 탠데.
시호 「무슨 일인가요. 아리사 씨가 먼저 저한테 전화를 하시고.」
아리사 「하나미 쨩에 대해서 말할게 있거든요.」
시호 「하나미 씨요?」
아리사 「오늘 우연히 거리에서…….」
아리사 씨가 내게 전해준 내용은 하나미 씨가 전에 만났던 남자아이랑 또 다시 만났다는 것.
그 남자아이는 당연히 리쿠겠지. 오늘 거리에서 만났었구나.
아리사 「분위기 좋았어요. 풋풋한 연인 아우라가 뿜어져 나왔다고요.」
시호 「헤에.」
아리사 「하나미 쨩의 연애 때문에 연락드린 거예요. 아이돌이니까, 혹시 관리하는 건가 싶었거든요.」
아리사 「아이돌에게 열애설은... 뭐랄까... 치명적이잖아요? 이미지에.」
시호 「그건 그렇죠.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시호 「뭐하고 있던 거야? 여기서 혼자 멍 때리면서.」
리쿠 「...아냐, 아무것도...」 휙
시호 (하나미 씨랑 연관된 걸까나.)
아리사 「...것보다, 시호 씨~」 므흐흐
아리사 「지난번 그 남자아이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아는 것 같던데, 혹시 조금이라도─」
시호 「」 뚝
하나미 씨와 리쿠의 연애.
리쿠를 향한 하나미 씨의 마음을 알았을 때, 난 하나미 씨에게 ‘타인에게 들키지 않도록’ 만나기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제 그것도 슬슬 힘들어지겠지.
하나미 씨의 주가는 계속 상승 중이고 팬들도 적지만 조금씩 늘어나는 중이니까.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몰래 만나는 것도 어려울 것이다.
시호 「흠...」
1. 일단은 계속 지켜본다.
2. 주의를 주는 수밖에.
먼저 2표.
지금은 두 사람이 사귀고 있다는 심증만 있을 뿐, 확실한 건 없다.
분위기는 연인 같아보여도 단순히 친구로서 만났던 걸 수도 있으니까.
정말로 연인끼리의 데이트였다면, 파파라치한테 들킨 게 문제가 좀 되겠지만...
지금은 하나미 씨랑 리쿠를 믿어보도록 하자.
.
.
.
리쿠 「......」
하나미가 먼저 내 쪽으로 손을 내밀어줬다.
그 손만 붙잡는다면, 하나미는 이제 내 거다.
그런데 너무 망설여진다. 내가 이 손을 붙잡아도 되는 걸까?
만약 그녀의 앞으로의 활동에 내가 걸림돌이 된다면? 그래서 하나미와 이별해야 한다면?
리쿠의 선택은?
1~45 : 방해가 되긴 싫으니 거절하자.
46~90 : 내 마음대로 할래. 될 대로 되라지.
91~100 : 일단은 유예.
먼저 2표.
너무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 것 같았지만...
한 가지, 이것만큼은 확실하다.
‘하나미는 모든 사람들이 알아주는 아이돌이 될 거다.’
그녀는 절벽 위의 꽃, 난 절벽 아래에 서있는 사람.
내게 있어서 하나미는 ‘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 꽃’과 같다.
리쿠 「......」 삑삑
『~♪(전화 연결음)』
하나미 「아, 리쿠.」
리쿠 「저기... 하나미, 말할게 있는데…….」
.
.
.
-다음 날 극장
시호 (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평소에는 지각을 잘 안 하던 하나미 씨.
오늘은 레슨 시간에 제때 맞춰오지 못했다.
게다가 미리 내게 늦는다고 말하지도 않고, 심지어 연락도 안 된다.
시호 (히나타 씨의 목격 증언에 따르면 극장 안에는 있는 거 같은데.)
시즈카 「? 어라, 시호.」
시호 「아, 시즈카. 물어볼게 있는데, 혹시 하나미 씨 못 봤어.」
시즈카 「하나미 씨? 아까 휴게실에서 목소리가 들은 거 같았는데.」
시호 「오케이, 고마워.」
하나미 씨, 농땡이 피우려는 건가요...?
시즈카의 말을 듣고 곧바로 휴게실 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시즈카의 말대로, 그곳에서 하나미 씨를 만날 수 있었다.
하나미의 상태
1~33 : 건드리면 울 거 같음.
34~66 : 축 쳐진 어깨, 힘없는 목소리.
67~100 : 평소랑 별 다르지 않음.
먼저 2표.
나기사 「안녕하십니까.」 꾸벅
하나미 「프로듀서 씨.」
시호 「여기 계셨네요. 레슨 시간 지각하고, 전화도 안 받아서 찾고 있었다고요.」
하나미 「네? 아, 휴대폰 꺼져있었구나... 죄송해요.」
배터리가 없는지 켜지지 않는 휴대폰을 들고 하나미 씨는 고개 숙여 사과했다.
시호 「시간이 꽤 지났으니 가도록 하죠. 환복 후 트레이닝 룸으로 오도록 하세요.」
하나미 「네.」
시호 「지각하셨으니 오늘 레슨은 기대해도 좋을 거예요.」
하나미 「아... 네.」
「그나저나 의외네요. 하나미가 차일 줄이야.」
나기사 「그래도 기운차려서 다행이에요. 제가 도움이 된 거 같아 기쁘네요.」
「헤에, 근데 나기사 씨도 실연의 경험이 있을 줄이야.」
나기사 「」 푹
나기사 「...그 얘긴 더 이상 하지 말아주세요.」 어질
.
.
.
『~♪』
시호 「...네, 방금 되게 좋았네요.」
하나미 「하아하아... 감사합니다.」 송글송글
라이브까지 앞으로 6일.
지금 정도의 기량을 그 때에도 똑같이 발휘한다면 이번 무대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이다.
...레슨 개시 후 2시간 째. 아직 3시간이나 더 남았지만, 하나미 씨도 지친 것 같고, 솔직히 여기까지만 해도 충분할 것 같다.
시호 「무대 위에서도 그 정도의 기량만 뽐내주세요. 이 정도면 완벽하니 오늘은 여기까지 하도록 할까요?」
하나미 「하아... 아뇨, 더 해볼래요.」
시호 「더 할 건가요. 그럼 조금 쉬었다─」
하나미 「지금 바로, 계속 하고 싶어요.」
시호 「...좋아요. 그럼 계속해볼까요.」
하나미 「네!」
하나미 씨, 평소보다 의욕 넘치는 걸.
뭔가 잘못 먹은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하지만 이번 무대를 위해 여러 가지를 준비하며 바쁘게 보내다보니 어느새 순식간에 2개월이 사라져버렸다.
막상 준비시간이 다 지나니 조금 시간이 모자라지 않았나 싶긴 했지만, 그래도 준비는 완벽하다.
드디어 하나미 씨의 새 출발을 알릴 무대가 열릴 시간이다.
하나미의 당일 컨디션
+~3까지 주사위 후 평균 값.
*이후 무대의 성공 여부 값에 영향을 줍니다.
==========
36 + 23 + 89 + 82 + ??? = (결과)
==========
하나미 「......」 명상 중
시호 「다녀왔습니다.」
하나미 「프로듀서 씨, 오셨네요. 세팅은 다 끝났나요?」
시호 「네. 이제 조금 뒤 리허설이 진행될 거예요. 준비해주세요.」
하나미 「알겠습니다.」
짧은 대화 후 다시 명상을 시작하는 하나미 씨.
잦은 심호흡과 떨리는 손. 긴장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난 그런 하나미 씨를 지켜보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 딱히 도움이 될 만한 말도 생각나지 않고, 긴장감을 조절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도 중요하니까.
『똑똑─』
「실례합니다. 리허설 준비가 다 됐는데요.」
시호 「네. 금방 가겠습니다.」
시호 「가죠, 하나미 씨.」
하나미 「네.」 벌떡
.
.
.
『~♪』
하나미 「~♪」
시작된 리허설.
오늘 하나미 씨의 상태는 나쁘지 않아보였다.
몇 가지 작은 실수가 보이긴 했지만, 눈에 띄지는 않았어.
「OK, 여기서 리허설 종료하겠습니다.」
시호 「수고하셨습니다.」
하나미 「수고하셨어요.」 하아
무대 뒤로 걸어오는 하나미 씨.
난 하나미 씨에게 물을 건네주고 아까 봤던 작은 실수들을 피드백했다.
시호 「그 외엔 달리 지적할 부분은 없어요. 본 무대에서도 잘 부탁드릴게요.」
하나미 「알겠습니다.」
어두운 무대 위, 난 무대에 홀로 서서 커튼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나와 프로듀서 씨 모두, 두 달 동안 이번 무대만을 위해 치열하게 준비해왔다.
무서워 할 필요 없다. 그동안 준비한대로만 하면 된다.
...리쿠는 왔을까나.
티켓도 줬는데, 왔겠지?
『번쩍─』 『스으윽─』
드디어 커튼이 열리고 무대 위의 조명이 켜졌다.
그리고 흘러나오는 음악.
음악의 인트로 부분이 진행되는 동안 난 관객석을 한 번 쭉 훑어봤다.
그리고 눈에 보인 한 사람.
하나미 (리쿠...!)
하나미가 리쿠를 보고 느낀 감정
1~50 : 분노
51~100 : 애정
먼저 2표.
하나미 「갚아주라고요?」
나기사 「네. 반드시 갚아야죠. 그것도 100배로!」 꽉
「우와, 나기사 씨 불타고 있어...」
하나미 「어어... 근데 갚는다고 해도 어떻게─」
나기사 「그 남자애가 자길 붙잡지 못한 걸 후회하게 만들어주면 되죠.」
하나미 「후회요...?」
나기사 「네. 누가 봐도 아름다운 여자가 돼서 그가 그 때 붙잡지 못한 걸 후회하도록 만드는 거예요.」
나기사 「그리고 그
가 다시 나랑 사귀어달라고 애원할 때, 시원하게 차버리는 거죠!」 반짝
하나미 「아... 네.」
나기사 「하나미 씨의 그 심정,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요. 저도 실연의 경험이 있으니...」
나기사 「그래서! 전 그가 후회할 정도로 노력했어요! 그리고 이 자리까지 올라와서 그에게 복수했죠!」 이글이글
「열정 너무 넘치는 거 아녜요? 나기사 씨...」
리쿠에게 차인 다음 날, 조금 우울해졌지만 나기사 씨 덕분에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최고의 자리에 올라가 그가 아래에서 날 우러러보도록 한다.’
만약이지만... 내가 톱스타가 된다면, 리쿠도 그 때 날 붙잡지 못한 걸 땅을 치며 후회하겠지.
그럼 내 우울한 기분도 좀 나아지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하나미 (정말... 어쩔 수 없구나. 나는.)
관객석에서 리쿠의 모습을 보자마자 우울했던 감정은 기쁜 감정으로 바뀌었다.
날 차놓고 내 무대를 보러왔다는 분노보단, 내 무대에 찾아와줬다는 기쁨.
그에게 복수해야겠단 마음보단, 지금 내 예쁜 모습을 봐줬으면 하는 마음.
그런 생각에 순간 내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하나미 (차였으면서... 분명히 화가 나야하는데, 왜 이렇게 와주니까 또 기쁜 건데.)
나기사 씨는 리쿠에게 ‘복수’할 것을 조언해줬지만, 아무래도 그렇게는 못할 것 같다.
난 다시 ‘도전’하겠어.
리쿠가 내게서 한 발자국씩 멀어진다면, 난 두 발자국씩 앞으로 걸어 갈 거야.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 리쿠가 날 바라보게 만들어보겠어!
하나미 「지금만큼은 나만을 바라봐줘!」
「「와아아──!!」」
→ 목표 : 고정팬층 100명 돌파 (성공)
-며칠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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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모토 하나미 - ‘프린세스 이즈 히어!’ 직캠 영상 (조회 수 : 5천)】
high_voltage : 압도적 감사 그리고 압도적 귀여움
reporter_arisa : 이 무대를 직접 본 내가 승자다.
ㄴsymphony : 극장에서 비슷한 분을 봐서 혹시나 싶었는데 정말 왔었군요?
ㄴyoshizawa58 : 근무 시간인데 너 어디있는거니.
stardom_relive : 765에 이런 애가 있었나?
ㄴhigh_voltage : 나기사랑 같은 날에 데뷔했는데요.
ㄴstardom_relive : ㅇㅎ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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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호 「......」
카나 「대단하지? 나도 처음에 보고 깜짝 놀랐어.」
시호 「믿기지가 않는데...」
시즈카 「지금 또 조회 수 오르는 거 같은데? 새로 고침 한 번 눌러 봐.」
시즈카의 말에 난 새로 고침을 눌러봤다.
정말로 조회 수가 500이 더 늘어나 있었다.
이 영상뿐만이 아니었다.
765 세컨드 시즌의 공식 카페에 있는 하나미 씨의 관련 글들의 조회 수와 댓글 숫자도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카나 「대성공이네! 잘 됐다, 시호!」
시호 「어어... 응.」 어버버
시즈카 「아직도 실감이 잘 안 되는 모양이네.」
『~♪』
시호 (어라, 문자...) 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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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신자 : 부사장님(P)
무대는 잘 마무리 된 거 같네.
내가 지난번에 내세웠던 목표치보다도 훨씬 더 높은 결과를 냈고.
축하의 말을 전하려고 이렇게 문자 보냈어.
슬슬 점심시간이기도 하고, 방금 극장으로 피자 10판 시켜뒀으니까 하나미랑 같이 맛있게 먹도록 해.
정말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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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사장님의 축하 문자.
난 그 문자를 받고나서야 이번 무대가 얼마나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는지 체감할 수 있었다.
고정팬층 100명 이상.
지금 그 숫자를 달성했다라고 한다면, ‘부숴버렸다’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숫자를 기록했다.
물론 단발성일 수도 있겠지만, 이번에 사람들에게 사쿠라모토 하나미라는 이름을 각인시켰다는 건 확실하다.
그나저나...
시호 (피자 10판을 나랑 하나미 씨보고 다 먹으라는 건가요...?)
물론 그런 말은 아니겠지.
『꼬르륵~~』
카나 「아... 헤헤, 오늘 아침 굶고 나와서...」 ///
시즈카 「그러고 보니 슬슬 점심시간이네.」
시호 「마침 잘 됐네. 부사장님이 이번 라이브의 축하 선물로 극장으로 피자 10판 주문해주셨는데, 같이 먹자.」
카나 「정말? 야호! 오늘은 시호랑 하나미 씨 덕분에 포식하겠네!」
765 세컨드 시즌의 첫 번째 스타인 아카마츠 나기사.
그 뒤를 잇는 두 번째 스타가 나타났다고, 이번 무대에서 나는 선언했다.
그리고 앞으로 사람들은 하나미 씨의 행보를 지켜보고 열광할 것이다.
「우와, 팬이에요!」
하나미 「하하, 감사합니다.」
「혹시 괜찮다면 사진 한 장 같이 찍어도 되나요?」
하나미 「네, 물론이죠.」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너무 많아졌다.
덕분에 본인도 일일이 팬들에게 반응해주느라 피곤해하는 것 같았고.
그래서...
시호 「변장 도구를 사러가도록 하죠.」
하나미 「변장 도구요...?」
(하나미의 생각 : 왕코 안경과 광대 가면, 피에로 복장 등등등...)
시호 「그런 우스꽝스런 분장일 리 없잖아요. 그냥 안경, 모자 같은 걸 써서 얼굴을 자연스럽게 가리는 거죠. 이렇게 말이죠.」 ←안경과 마스크.
하나미 「오오, 뭔 느낌인지 알겠어요.」
시호 「좋아요. 먼저 안경점으로 가볼까요.」
변장 도구를 사러가는 두 사람.
이후의 상황 +~2.
하나미 「프로듀서 씨, 이거 어때요?」
시호 「오, 그것도 꽤 잘 어울리네요.」
하나미 「그쵸? 그럼 이것도 일단 찜해둘까...」
안경 하나를 고르는 데도 신중하게 고르는 하나미 씨.
뭐, 변장이긴 하지만 자기를 꾸미는 소품이니까. 고민이 될 수밖에 없겠지.
하나미 「흠... 딱히 ‘이거다!’라고 할 게 안 보이는 걸.」
시호 「천천히 골라보세요. 시간은 많으니까요.」
하나미 「네~」
저렇게까지 고민하는 걸 보면 시간 좀 걸리겠지.
하나미 씨의 선택을 기다릴 겸, 나도 매장을 천천히 둘러보기로 했다.
이왕 온 김에 둘러보다 마음에 드는 게 있다면 이번에 안경 바꿀까.
시호 「」 두리번두리번
시호 「...오, 이거.」
튀지 않는 색감에 마음에 드는 모던한 디자인.
꽤 마음에 들어서 이걸로 할까, 싶었는데...
시호 「우와, 1만 엔(한화 약 10만 원)...?」
내가 처음 안경 살 때 가격이 5천 엔(한화 약 5만 원)정도 됐던 걸로 아는데, 너무 비싼 거 아니야...?
시호 「으음...」
시호 「관두자... 지금 쓰고 있는 것도 꽤 마음에 드니까.」
하나미 「프로듀서 씨! 안경 골랐어요!」
시호 「어, 골랐... 그건 뭔가요?」
마치 협곡 바텀 라인에서 앞구르기를 하고 다닐 것만 같은 캐릭터의 안경...
아니, 안경이 아니라 선글라스라고 해야 하나?
하나미 「헤헤, 어떤가요?」 도야
시호 「......」
하나미 「...뭔가요, 그 ‘정말로 그걸로 할 겁니까’라는 표정은.」
시호 「아니, 그건 정말로 아닌 거 같은데요...」
하나미 「에에?! 왜요?」
시호 「밖에서 쓰고 다니기엔 너무 눈에 띄는 디자인이잖아요! 사람들 눈에 안 띄려고 변장하는 건데, 의미가 없어진다고요?」
하나미 「으음... 그래도 이게 가장 마음에 드는데...」 미련
시호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에요. 다른 걸로 결정하세요.」
하나미 「다른 것들은 디자인이 비슷비슷해서 쉽게 못 고르겠어요... 아, 혹시 프로듀서 씨가 결정해주실 수 있나요?」
시호 「제가요?」
본인 안경은 본인이 고르는 게 맞지만
하나미 씨한테 맡겼다간 또 이상한 디자인의 안경을 가져올 것 같아서 결국 내가 결정하기로 했다.
그렇게 결정한 무난한 디자인의 검은색 뿔테 안경.
『삑─』
「8천 엔(한화 약 8만 원)입니다.」
하나미 「우와, 비싸...」
참고로 이게 그나마 저렴한 안경이었다.
.
.
.
하나미 「」 두리번두리번
시호 「왜 그러세요?」
하나미 「안경만 썼을 뿐인데, 절 알아보는 사람이 없는 거 같아서요. 효과 되게 좋네요.」
시호 「그쵸? 여기에 헤어스타일을 바꾸거나 모자를 쓴다면 감쪽같이 변장할 수 있어요.」
하나미 「호오, 그렇군요.」
시호 「이왕 얘기가 나온 김에 다음엔 모자를 사러 가볼까요.」
하나미 「네, 좋아요.」
마침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백화점이 있으니 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렇게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고, 백화점으로 가다가...
리쿠 「어, 누나.」
시호 「리쿠? 여기서 보네.」
하나미 「안녕!」
리쿠 「어어, 응. 하나미구나.」
리쿠의 반응
1~33 : 미적지근
34~66 : 시선 회피
67~100 : 평소랑 똑같은 리쿠
+~3까지 주사위 후 가장 낮은 값.
하나미 「변장 용품. 길 걷다가 날 알아보는 사람들이 제법 생겨서 말이지.」
리쿠 「호오. 제법 인기 많아졌구나.」
하나미 「응. 그런데 넌 바로 알아보는구나. 아직 완벽하게 변장은 안 된 거 같네.」
리쿠 「뭐, 변장을 해도 못 알아보진 않을 거 같은데.」
리쿠 「내가 너랑 얼마나 오랫동안 지냈는데, 못 알아보는 게 이상하지.」
하나미 「헤헤, 그런가?」
시호 「......」
바쁜 스케줄 때문에 자주 만나지 못했을 탠데도 여전히 친해 보이는 두 사람.
직접 만나지는 못해도 계속해서 연락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
아리사 「분위기 좋았어요. 풋풋한 연인 아우라가 뿜어져 나왔다고요.」
시호 「헤에.」
==========
시호 (그러고 보니, 예전에 아리사 씨한테 두 사람의 데이트 소식을 들었지...)
얼핏 보면 친한 친구 사이 같아 보이면서도, 다르게 보면 연인 사이처럼 보이는 두 사람.
평소엔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지만, 갑자기 생각나니 두 사람의 관계가 궁금해졌다.
친구 사이? 아니면 정말로 연인으로 발전한 건가?
리쿠 「어이쿠, 약속 있었는데 깜빡할 뻔했네.」
하나미 「오랜만에 만나서 얘기하니까 좋았어.」
리쿠 「응. 나도 만나서 반가웠다. 그럼 나중에 보자!」
하나미 「시간 되면 연락할게!」
.
.
.
하나미 「~♪」
시호 「아까보다 더 들뜬 거 같네요, 하나미 씨.」
하나미 「리쿠랑 못 만난 지 꽤 됐으니까요. 문자로 얘기는 자주 했지만, 오랜만에 직접 만나니까 반가웠어요.」
시호 「...이건 궁금해서 물어보는 겁니다만, 혹시 리쿠랑 사귀는 중인가요?」
시호 「아까 리쿠랑 얘기할 때, 두 사람이 마치 연인처럼 보였거든요.」
순수하게 궁금해서 물어본 질문.
하나미 씨는 동요했는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웃으면서 대답했다.
하나미 「차였어요! 그것도 아주 단호하게요!」 헤헷
시호 「...네?」
예상하지 못한 대답.
고백을 하지 않았다거나 사귀고 있는 중이라는 답이 나올 줄 알았는데, 리쿠 쪽에서 하나미 씨가 차였다는 믿기지 않는 말을 듣고 순간 벙졌다.
시호 「죄, 죄송해요. 하나미 씨가 차일 줄은 몰랐는데... 아픈 부분을 건드린 거 같아서 죄송하네요.」 크흠
하나미 「사과할 필요 없어요. 프로듀서는 아무것도 모르셨잖아요.」
하나미 「그리고 한심해보일지도 모르지만... 저, 리쿠가 더 좋아진 거 같아요.」
시호 「에? 그래요?」
하나미 「네. ...그래서 시간이 지난다면 다시 고백할 거예요.」
하나미 「아무리 잊으려고 해도, 도저히 안 될 거 같더라고요.」 하하
시호 「흠, 그런가요.」
하나미 씨가 리쿠에게 다시 고백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조금 걱정이 됐다.
그야, 하나미 씨는 아이돌이고 프로듀서로써 담당 아이돌의 열애설이 터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니까.
그런데 하나미 씨의 말을 더 들어보니, 개인적으로 하나미 씨를 응원하고 싶어졌다.
프로듀서로서 응원은 못하지만, 하나미 씨가 리쿠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느껴지니까.
시호 「...한 번 열심히 해보세요.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랄게요.」
하나미 「네, 감사합니다!」
-한편, 765 본관
카나 「‘유닛 프로젝트’... 인가요.」
P 「응. 그리고 카나, 네가 이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면 좋겠어.」
카나 「...네. 알겠습니다.」
시호 「유닛 프로젝트?」
카나 「어제 부사장님이 나한테 맡기셨거든.」
그리고 카나가 건넨 서류 봉투.
서류의 맨 처음에 적혀있는 제목은 ‘프로젝트 : 판타지아(fantasia)’였다.
난 계속해서 서류를 넘겨나갔다.
시호 「...멤버랑 멤버 수가 비어있는데?」
카나 「응. 그래서 물어봤는데, 내가 알아서 결정하라고 하셨어. 프로젝트의 책임자는 나라면서...」
시호 「흠, 그렇군.」
카나 「일단 멤버는 아카마츠 나기사 씨, 사쿠라모토 하나미 씨를 고정으로 두고 가고 싶어.」
시호 「그래서 나한테 얘기한 거구나.」
카나 「응. 그럼 당분간은 같이 일해야 할 거 같으니까.」
하나미 씨와 아카마츠 씨의 콜라보라...
확실히 메리트는 있어 보인다. 현재 시어터 2기생 중 잘 나가는 두 명의 유닛이라면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 쉬울 것이고, 아카마츠 씨의 실력도 출중하니 하나미 씨의 발목을 붙잡을 일은 전혀 없을 것이다.
게다가, 두 사람은 매일 점심마다 휴게실에서 같이 밥 먹을 정도로 친하기도 하고.
한 가지 걱정되는 점은 아카마츠 씨의 이름에 하나미 씨가 묻히는 건 아닌가 싶은데...
카나의 제안, 시호의 결정
1. 거절한다.
2. 수락한다.
먼저 2표.
카나 「알겠어. 그럼 나중에 대답해 줘.」
.
.
.
몇 시간 뒤, 극장에 도착한 하나미 씨와 함께 오늘 카나의 제안에 대해서 얘기해봤다.
하나미 씨는 처음엔 유닛으로 활동할 수 있다는 말에 조금 들떴지만, 이내 흥분을 가라앉히고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나온 대답은
하나미 「그냥 혼자 활동하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조금 의외의 대답이었다.
시호 「그렇군요. 이유는 뭔가요?」
하나미 「이유는... 나기사 씨의 실력 때문일까요.」
시호 「나기사 씨의 실력이라면 전혀 의심할 부분은 없을 탠데요.」
하나미 「그게 문제예요.」
아이돌로써 모든 면에 출중한 모습을 보이는 아카마츠 씨.
그에 비해 자기는 아카마츠 씨에게 뒤쳐진다는 것이다.
본인의 특기라고 생각하는 노래로도 나기사 씨에게 밀린다면 자기가 아카마츠 씨의 발목을 붙잡을 수 있다는 것.
시호 「하나미 씨, 지금 하나미 씨의 실력도 훌륭한 편이예요. 이제 자신의 실력을 의심하는 건─」
하나미 「지금 제 위치와 실력에 대해선 알고 있어요. 단지 제가 나기사 씨랑 같이 무대에 서는 건... 좀 부담될 뿐이에요.」
시호 「뭐, 그렇다면 알겠습니다.」
.
.
.
-몇 시간 뒤
카나 「에에? 불참할 줄은 몰랐는데.」
시호 「제안해준 건 고마워. 하지만 본인이 안 하겠다고 했으니까.」
카나 「할 수 없지. 하나미가 싫다면야...」
카나 「으으... 하나미 같은 아이는 흔하지 않은데...」
시호 (그건 그렇지.)
시어터 2기생들의 이름이 적힌 수첩을 바라보며 골똘히 생각에 잠긴 카나.
그리고 이내 뭔가 생각이 떠오른 듯 손가락을 튕기고 사무실을 나섰다.
이미 날개를 편 아카마츠 씨나 나기사 씨처럼 이번 2기생들 모두 잠재력만큼은 뛰어나니, 카나의 선택이 예상이 되진 않는다.
시호 「카나의 유닛, 잘 됐으면 좋겠네.」
유닛명 ‘스쿨 데이즈’.
리더인 아카마츠 나기사를 중심으로 한 트리오 유닛으로 데뷔하게 됐다.
데뷔와 동시에 발표된 앨범. 그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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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 데이즈 ─ 스쿨 스파클링』 【평점 : 5.0 / 4.7】
digel7474 : 귀, 귀여워...
brokenskechi : 훗, 고작 이런 MV로 내 심장을 멎게 할 순
└venti5492 : 갔네.
└polkamania: x를 눌러 조의를 표합니다.
symphony : 이제 하나미에서 여기로 갈아탑니다.
└sakuramoto_hanami : 저도 갈아타겠습니다.
└symphony : ...네?
└high_voltage : 공주 본인 등판ㅋㅋㅋㅋㅋㅋㅋㅋ
.
.
.
==========
시호 「역시 카나라고 해야 하나...」
카나 「나 말고 다른 프로듀서들도 힘냈으니까. 온전히 내 성과라고 할 수는 없지.」
시호 「그래도 이 프로젝트의 책임자는 너잖아. 대단한 성과야.」
카나 「헤헤, 과찬이십니다~」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완벽하게 데뷔한 스쿨 데이즈.
그리고 데뷔 3일 후, 카페 안에서 스쿨 데이즈의 노래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었다.
지금처럼.
『~♪』
시호 「이제 여름 때마다 카페에서 듣겠는 걸, 이 곡은.」
카나 「난 솔직히 이 곡 말고 다른 곡이 뜰 줄 알았는데 말이지.」
시호 「뜨긴 떴잖아. 이 곡에 비해 상대적으로 밀린 거지.」
카나 「맞는 말이지만... 아, 우리 영화 상영 시간 언제였지?」 ←같이 영화 보려고 만났음
시호 「4시 정각. 슬슬 출발하면 되겠네.」
카나 「좋아, 가자!」
「스쿨 데이즈가 낫지!」
「아니지, 당연히 우리 하나미 공주님이지!」
시호 & 카나 「」 멈칫
「저기... 일단 둘 다 진정 좀...」
뒷자리에서 들리는 말다툼.
영화관으로 출발하려고 일어난 나와 카나는 자연스럽게 다시 자리에 앉았다.
시호 「어이, 우리 가야하지 않아?」
카나 「그래도 궁금한 걸... 시호도 앉았잖아?」
시호 「그건...」
「너도 이번 데뷔 앨범 곡들 들어봤잖아? 들어봤으면 인정할 탠데?」
「인정은 한다! 그래도 귀여움으로 따지자면 나기사보단 역시 공주님 쪽이지!」
「그 그룹에 단장님 하나만 있는 건 아니지! 두 사람도 하나미 못잖게 귀엽다고!」
「하! 그 두 사람은 아직 공주님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해요, 이 사람아!」
시호 & 카나 「......」 쫑긋
스쿨데이즈의 팬과 하나미 씨의 팬.
양쪽 모두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하게 맞섰다.
「하아... 이대로 계속 토론해봤자 힘만 빼겠네.」
「어이, 료. 전직 아이돌인 네가 생각하기엔 어떤 거 같냐?」
「에? 내가...?」
「‘난 둘 다 좋다.’라는 싱거운 대답은 하지말도록.」
「아니 왜 내가 대답해야 하는 건데...」
「됐고, 네 선택은 어때?」
「흠...」
카나 (당연히 스쿨 데이즈...!)
시호 (하나미 씨를...!)
웃는 자는?
1~50 : 카나
51~100 : 시호
먼저 2표.
시호 & 카나 「......」
「난 스쿨 데이즈 쪽이려나.」
카나 (역시!)
시호 (큿!)
「거 봐! 료도 이쪽이잖아.」
「젠장... 료, 너한테 실망이 큰데.」
「난 애초에 둘을 비교하는 거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말했는데...」
.
.
.
시호 「스쿨 데이즈에 한 표라니...」 하아
카나 「너무 상심하지 마.」
카나 「상대가 나.잖.아?」 히히
시호 「......」 (-_-?)
뭔가 카나...
프로듀서가 되고 난 후에 깐족거리는 게 많이 늘어난 거 같은데.
전 프로듀서의 영향인가...?
시호 「그나저나 우리 프로덕션에서 최단 기록 아니야? 옛날의 류구코마치도 이정도로 빠르게 커지진 않았는데.」
카나 「나도 처음에 놀랐어. 자고 일어나니 랭킹 탑20 진입이라니, 꿈인 줄 알았다니까?」
시호 「...생각해보면 음원 랭킹은 아직 하나미 씨가 더 높잖아?」 ←10위
카나 「그렇지?」 ←16위
시호 (좋아, 아직 우리가 더 높다...!) 불끈
카나 「기다리고 있어. 금방 따라잡을 태니까.」 씨익
시호 「할 수 있다면?」 훗
영화관으로 가면서 카나와 나는 서로를 마주보며 의욕을 불태웠다.
‘스쿨 데이즈에게 절대로 뒤처지지 않겠다.’라는 생각.
그 때부터 카나는 내 경쟁자이자 자극제가 되었다.
‘높은 값’이 60이상일 경우 영화관에서의 이벤트 발동.
카나 「티켓 뽑았어?」 ←팝콘 사옴
시호 「응. 이제 올라가면 돼.」
카나 「영화라... 이렇게 보러온 건 꽤 오랜만이네.」
시호 「꽤 바빴으니까. 자, 가볼까.」
카나 「렛츠 고~!」
두 달만의 휴식이라 그런지 기운이 넘쳐 보이는 카나.
관람 준비를 마치고 우리는 상영관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런데, 그곳에서 뜻밖의 조합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하나미 「...? 어라, 프로듀서 씨?」
시호 「?」
하나미 「우와, 정말 프로듀서 씨였네요.」
영화관에서 우연히 만난 하나미 씨.
그리고 그 옆에 있던 사람은… ….
1~50 : 나기사
51~100 : 리쿠
먼저 2표.
시호 「어라, 리쿠도 같이 있었구나.」
카나 「에? 리쿠라고?」
리쿠 「오랜만에 보네요. 누나한테 늘 소식 듣고 있어요.」
카나 「우와, 7년 동안 몰라보게 컸구나. 그땐 나보다 키 엄청 작았는데...」
시호 「두 사람도 영화 보러 온 거지?」
하나미 「네, 데이트 중이었어요~♪」
리쿠 「뭣?!」
시호 「...하아?」
리쿠의 한 쪽 팔을 껴안으며 어필하는 하나미 씨.
당황한 리쿠는 재빠르게 뿌리쳤다.
리쿠 「크흠! 그런 거 아니야! 애초에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
카나 「...헤에~ 리쿠, 능력 있는 걸~? 인기 아이돌을 여친으로 두고~」
리쿠 「그러니까 사귀는 사이 아니라니까요!」
카나 「숨길 필요 없어~ 적어도 나한테는 말이야~」 아라아라
리쿠 「으으...」
리쿠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진 않아 보인다.
방금 건 하나미 씨의 장난이었겠지.
하나미 「근데 프로듀서 씨는 무슨 영화 보러 온 거예요?」
시호 「‘수어사이드 스쿼드’ 보러 왔는데.」
하나미 「오오, 저희도 마침 그 영화 보러 왔거든요. 같은 상영관이겠네요.」
하나미 「어서 가죠. 이제 입장 시간이에요.」
신나보이는 표정의 하나미 씨, 시간이 조금 남았지만 얼마 안 남은 것처럼 걸음을 재촉했다.
우리 세 명도 하나미 씨의 뒤를 따라 상영관으로 향했다.
.
.
.
하나미 「그럼 저흰 가볼게요!」 바이바이
리쿠 「나중에 집에서 봐.」
시호 「그래. 저녁 먹고 들어올 거지? 늦지 않게 들어오도록 해.」
리쿠 「알겠어.」
영화관 밖으로 나오고 헤어지는 리쿠와 하나미 씨.
카나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내게 물어봤다.
카나 「시호, 정말로 저 두 사람 사귀는 거야?」
시호 「아니, 하나미 씨가 먼저 고백했는데 리쿠가 먼저 찼다고 해.」
카나 「에에?! 입장이 반대로 된 거 아니야?」
시호 「나도 처음엔 놀랐어. 하나미 씨가 차일 줄은... 그것도 리쿠가 말이지.」
카나 「흠, 그런데 시호 넌 담당 아이돌이 연애하는 건 안 말려?」
시호 「뭐... 개인적으론 응원하고 있다고 할까. 처음엔 좀 언짢았지만.」
카나 「헤에.」
한 번 차였지만 다시 리쿠에게 다가가보는 하나미 씨.
이번에는 예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것 같다.
리쿠는 좀 피곤해하는 것 같지만...
리쿠의 포기가 빠를지, 하나미 씨의 포기가 빠를지. 궁금해지는 걸.
시호 「카나 네가 보기엔 어때? 리쿠랑 하나미 씨.」
카나 「흠...」
1~50 : 좋지 아니한가.
51~100 : 지금 하나미가 연애하는 건 좀...
먼저 2표.
시호 「오히려 좋다니?」
카나 「하나미의 지금 캐릭터라면 ‘이별’이란 키워드보단 ‘진심, 애정, 데이트’라는 키워드가 더 잘 어울리잖아.」
카나 「그런 의미에서 실제로 연애를 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거 같다고 생각해.」시호 「흠...」
확실히 지금 하나미 씨의 소녀스러운 캐릭터에는 묵직하고 어두운 단어보단 밝은 단어가 더 잘 어울린다.
실제로 하나미 씨의 그런 밝은 매력에 이끌린 사람들이 많으니까.
시호 「그래도 주변 시선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을 탠데.」
카나 「시호 너도 아이돌 시절 땐 프로듀서 씨 꼬셨잖─」
시호 「쓰읍! 어허, 그 얘기 금지!」 ///
P 「......」 긁적
시호(17) 「계속 좋아해왔어요. 저랑 사귀어주세요!」
P 「그게... 미안해. 나 지금 사귀는 사람이 있어서.」 하하
시호 「...네?」
시호 「그 때 내가 미쳤지, 미쳤어...」 하아
카나 「아하하... 어쨌든 그 땐, 주변 다른 사람들이 널 안 좋게 바라보지 않았잖아.」
시호 「그건...」
카나 「실제로 너와 프로듀서 씨의 열애설이 인터넷에 한창 떠돌 때, 그걸 좋게 바라보는 팬들도 적지만 있었고.」
카나 「그래서 난 딱히 상관없다고 생각해.」
시호 「...그렇구나. 조언해줘서 고마워.」
카나 「이런 걸로 뭘. 그나저나 하나미는 왜 차였대? 둘이 서로 싸우기라도 했어?」
시호 「그건...」
...그러고 보니, 하나미 씨가 차인 결과만 들었지 그 이유에 대해서 듣지 못했네.
시호 「미안, 나도 잘 모르겠어. 하나미 씨가 이유까진 말 안 해줬거든.」
카나 「칫, 차인 이유가 궁금했는데. 시호가 모른다면 어쩔 수 없지.」
시호 「나도 궁금하긴 하네. 리쿠가 하나미 씨를 왜 찼는지.」
내가 리쿠에게 하나미 씨를 좋아하냐 물어봤을 때, 리쿠의 얼굴은 붉게 달아올랐고 목소리는 떨렸다.
그 이후에도 리쿠는 하나미 씨에게 계속 호감을 가지고 있었고, 그건 하나미 씨도 똑같았다.
1~50 : 나중에 리쿠한테 물어볼까.
51~100 : 두 사람이 알아서 잘 하겠지.
먼저 2표.
어차피 동생의 연애에 간섭하기도 싫고, 알아도 영양가 없는 정보니까.
무슨 사정이 있는 진 모르겠지만, 리쿠는 하나미를 그저 친구로 바라보기로 했다.
하지만 하나미 씨는 리쿠를 놓칠 생각이 없는 것 같으니까...
시호 (의외로 하나미 씨, 한 번 노린 건 끝까지 따라가는 유형이니까.)
카나 「자, 두 사람도 데이트하러 갔으니까 우리도 얼른 데이트 계속하자!」 덥석
시호 「우앗, 갑자기 왜 이래 카나.」
카나 「그냥. 저 두 사람을 보니 부러워서 나도 한 번 하나미를 따라 해보고 싶었다고 할까.」
시호 「카나 정도면 연인이라면 금방 만들 수 있을 탠데.」
카나 「음, 그런가...」
시호 「전 인기 아이돌을 싫어하는 남자는 아무도 없을 거 같은데.」
카나 「흐음...」 골똘
-3개월 전 (바바&모모세 주점)
나기사 「그러니까아아아!!!」 ←취함
카나 「」 움찔
나기사 「어째서 또 찬 거냐고요! 이번엔 정말 느낌 좋았단 말이예요오~!!!」 쾅쾅
카나 「어어...」
리오 「자, 이거 마시고 기분 풀자?」
나기사 「간샤하브니댜!」 꿀꺽꿀꺽
카나 「......」
나기사 「크아... 역시, 난 솔로로 살래!! 커플들은 죄다 지옥행이야아!!」 광기
카나 「아하하...」
나기사 「프로듀서! 당신은 아직 솔로지! 그치?!?!」
카나 「다, 당연하죠...」
카나 「......」 덜덜
시호 「어어... 카나?」 툭툭
카나 「여, 역시... 지금 연애는 좀 아닌 거 같아...」
시호 「...?」
이유는 모르겠지만... 카나는 겁에 질린 표정을 하고 있었다.
뭐지...? 길거리에서 귀신이라도 본 건가?
처음엔 하나미 씨를 담당하면서 많이 허둥지둥 댔지만, 지금은 그런 실수가 많이 줄어들고 어느 정도 이 프로듀서란 직업에 익숙해졌다.
하나미 씨도 마찬가지.
데뷔 이전엔 노래를 잘하는 그저 평범한 소녀였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아이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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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 맞이 ─ 공주와 함께 달을.’ 라이브, 개최 확정 (기자 : 마츠다 아리사)】
digel7474 : 와! 오랜만에 무대!
└high_voltage : 오랜만에 765극장 가보겠네.
venti5492 : 신곡 기대해도 되는 건가?
└sakuramoto_hanami : ;)
└venti5492 : 이건 무슨 의미지?!
└symphony : 앨범 살 돈 마련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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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호 「...잘 써주셨네. 감사합니다.」
난 아리사 씨가 쓴 하나미 씨의 라이브 홍보 기사를 보며 복도를 걷고 있었다.
기사의 반응을 보고 절로 지어지는 미소. 홍보는 제대로 됐으니 관객 수는 걱정 없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제 준비만 철저히 하면 평가는 5점 만점에─
『쿵─』
카나 & 시호 「으앗!」
모퉁이를 돌다가 급한 일이 있는지 달리는 카나와 부딪쳐 넘어졌다.
카나 「아야야... 아앗, 시호 미안해. 급하게 회의실로 가봐야 해서.」
시호 「으으... 그래, 어서 가봐.」
카나 「그럼 이만!」 다다다
다시 일어나 회의실 쪽으로 달려가는 카나.
스쿨 데이즈 쪽도 바쁜가 보구나.
그 쪽은 프로듀서 3명이 같이 일하니까 여유가 있을 줄 알았는데, 인기 때문인가.
그나저나 점심시간인데도 회의라니, 되게 고생하는걸.
시호 「...?」
바닥에 떨어진 수첩.
자세히 보니, 카나가 매일 스케줄을 메모해두는 수첩이었다.
얼마나 급했으면... 떨어뜨리고 간 줄도 모르고.
1. 점심 먹고 전해주자.
2. 지금 전해주러 갈까.
먼저 2표.
급한 회의가 있는 거 같으니, 지금 찾아가면 폐가 될 수 있으니까.
.
.
.
-휴게실
「......」 꿀꺽꿀꺽
「푸하...」
하나미 「그렇게 많이 마셔도 괜찮은 거야? 에너지 드링크 지금 3캔 째라고?」
「괜찮아, 괜찮아... 난 카페인에 꽤 강하니까, 이 정도 마셔도 몸엔 별 문제 없어.」
하나미 「아무리 그래도...」
『달칵─』
시호 「」 ←도시락 들고 옴
하나미 「아, 프로듀서 씨. 안녕하세요.」
시호 「안녕하세요. 점심은 드셨어요?」
하나미 「네. 배부르게 먹었어요.」
시호 「아아, 그렇군요...」 물끄러미
「」 꿀꺽꿀꺽
시호 「......」
테이블 위에 놓인 빈 에너지 드링크 캔 2개.
그리고 캔맥주 마시듯 에너지 드링크를 들이키는 모습...
하나미 씨와 얘기하고 있었지만, 이 방에 들어오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잡힌 건 그 모습이었다.
「아... 안녕하세요, 키타자와 씨...」 몽롱
시호 「아, 네...」
졸린 눈으로 내게 인사하는 아이.
저 아이, 스쿨 데이즈의 멤버였지.
그러니까 이름이...
+~3까지 이름 결정.
주사위 굴리고 가장 ‘높은 값’으로.
하나미 「대체 어제 몇 시에 잔거야. 피곤하면 좀 자. 내가 나중에 깨워줄게.」
이로하 「아냐, 좀 있다가 나가봐야 하니까. 이동할 때 눈 붙이면 돼.」
스쿨 데이즈 멤버, 야마다 이로하.
유닛에 합류 후 많은 인지도를 쌓게 된, 유닛 창설의 수혜자 중 한 명이다.
하나미 씨랑은 서로 되게 친한 친구인 것 같다.
하나미 씨가 야마다 씨를 ‘로하 쨩’이라고 부르는 걸 보면.
『달칵─』
이로하P 「여어, 많이 기다렸지.」
이로하 「프로듀서 씨.」
이로하P 「회의 다 끝났어. 이제 출발하자고.」
이로하 「네.」
하나미 「잘 다녀와, 로하 쨩.」
이로하 「응. 열심히 하고 올게.」
담당 프로듀서를 따라 밖으로 나서는 야마다 씨.
그나저나 컨디션이 많이 안 좋아 보이는데, 괜찮을까.
.
.
.
점심 식사를 끝내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나보다 먼저 돌아와 일을 시작하고 있던 카나는...
카나 「~♪」 싱글벙글
시호 「기분 좋아보이네.」
카나 「아, 왔구나.」
시호 「배고파서 힘도 안 날 탠데 웃는걸 보면 뭔가 좋은 일이라도 있나 봐?」
『꼬르륵─』
카나 「...간신히 잊어버렸는데, 생각나서 배고파졌잖아. 책임져.」
시호 「아아... 미안. 나중에 샌드위치 갖다 줄게.」
카나 「오케이, 땡큐!」
시호 「...‘잘 가라, 여름 방학’?」
카나의 자리를 살펴보다 우연히 기획서 표지에 적힌 제목이 눈에 띄었다.
카나 「아, 이제 9월이 시작되니까─」
시호 「곧 있음 방학도 끝나겠구나.」
카나 「바로 그렇지!」 척
카나 「‘여름 방학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해보자’라는 주제의 라이브. 승인도 받았다고!」
시호 「호오. 그래서 그렇게 좋은 표정을 하고 있었구나.」
9월 초에 열리는 스쿨 데이즈의 라이브라...
아이러니하게도 하나미 씨의 장월 맞이 라이브도 9월 초에 열릴 예정.
카나 「...시호.」
시호 「?」
카나 「이번이 첫 번째 승부... 맞지?」 씨익
시호 「...프로듀서로썬 말이지.」 후훗
나와 카나는 자신만만하게 서로를 바라봤다.
카나에겐 유감이지만, 쉽게 뒤쳐질 생각은 없다.
그건 카나도 마찬가지겠지.
...한 달 동안 재밌겠는걸.
『부웅─』
이로하P 「...맞다. 까먹고 얘기 안 할 뻔했네.」
이로하 「?」
이로하P 「유닛 라이브 개최가 확정됐어. 날짜는 9월 2일.」
이로하P 「열심히 하자.」
이로하 「...네.」
하나미 「......」
하나미 「대체 언제 오시는 거지...」
레슨 지도를 해주시기로 했는데...
프로듀서 씨가 지각이라니, 흔치 않은 일인 걸.
현재 시각 오후 2시 반. 약속 시간에서 30분이 지났는데도 오지 않았다.
하나미 「어어... 일단 혼자 연습하고 있을까.」
스트레칭도 다 끝냈겠다, 난 혼자서 연습을 시작하기로 했다.
오늘 처음 받은 곡이라 곡의 가사와 안무, 박자 등을 거의 모르는 상황.
흠... 우선 가사부터 외워볼까.
.
.
.
-10분 뒤
『~♪』
하나미 「~♪」
하나미 「...으으, 아냐, 아니야!」
가사를 어느 정도 외우고 난 후,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창 해봤다.
그런데 계속 불러 봐도 내 노래에서 계속 미묘함이 느껴졌다.
하나미 「뭐가 문제지...? 음정 문젠가?」
「배에 힘을 더 줬어야지.」
하나미 「?」
「혼자 연습하고 있었어?」
조언자의 정체
1~50 : 시즈카
51~100 : 히나타
먼저 2표.
(일단은 둘 다 아이돌 대선배님이십니다.)
하나미 「어, 히나타 씨?」
765 프로덕션의 최고참 아이돌인 키노시타 히나타.
데뷔한지 거의 7년이나 됐지만 많은 인지도와 실력을 보유하고 있는 실력자.
내가 데뷔하기 이전에도 존경하던 아이돌이라 한 번쯤은 만나보고 싶었지만, 프로덕션 내에서도 얼굴조차 볼 기회가 없어서 그냥 희망사항으로만 남겨뒀었는데...
히나타 「보기 좋은 걸, 누가 안 보고 있어도 혼자 열심히 하는 모습이.」
하나미 「아, 네. 감사합니다.」 꾸벅
우와, 이럴 때 만나게 될 줄은 몰랐지...
팬심으로 터질 듯이 두근거리는 심장.
진정하자, 심장아...
하나미 「그, 그런데 히나타 씨는 여기 무슨 일로 오신 거예요?」
히나타 「그냥 복도에서 네 노랫소리가 들려서. 처음 듣는 곡인데, 신곡이야?」
하나미 「네. 이번 장월 맞이 라이브 때 공개할...」
히나타 「그렇구나. 그런데 시호는? 원래 연습할 땐 시호랑 같이 했었잖아.」
하나미 「아아, 그게...」
.
.
.
히나타 「에에, 시호가 지각이라니, 의외네.」
하나미 「그렇다고 계속 기다리기도 좀 그래서, 저 혼자 먼저 연습하고 있었어요.」
히나타 「아까 혼잣말을 들어보니 연습이 그리 순조롭진 않아 보이던데.」
하나미 「아하하... 사실은 솔로 레슨은 이번이 처음이라 말이죠...」
매번 레슨할 때마다 프로듀서 씨가 옆에서 봐줬으니까...
히나타 「...괜찮다면 내가 좀 도와줄 수도 있을 거 같은데.」
하나미 「네?」
히나타 「나도 이 노랜 몰라서 제대로 도와주진 못하겠지만, 그래도 음정 부분은 좀 알려줄 수 있을 거 같아.」
하나미 「그, 그럼 부탁드릴게요!」
히나타 「좋아. 일단 한 번 곡을 완창해볼래? 나도 일단 어떤 곡인지는 알아보고 싶거든.」
하나미 「네!」
.
.
.
-30분 후
시호 「하아, 하아... 연락도 없이 늦어서 죄송해요...」 뻘뻘
『~♪』
하나미 「~♪」
히나타 「그래! 방금 그 느낌이었어!」
하나미 「네! 아까 느낌이 좋았어요!」
시호 「...히나타?」
하나미 「아, 프로듀서 씨. 오셨네요.」
휴대폰이 고장 나, 하나미 씨한테 연락도 못하고.
혹시 계속 기다리고 있을까봐 일이 끝나자마자 급하게 달려왔는데, 히나타가 하나미 씨의 연습을 도와주고 있었다.
하나미 「왜 이렇게 늦으셨어요? 연락도 없이...」
시호 「죄송해요. 연락을 하려고 했는데, 휴대폰이 방전 됐거든요.」
시호 「연습 도와주고 있었던 거야, 히나타?」
히나타 「혼자 연습하는 게 힘들어보여서, 옆에서 조언만 해줬어.」
시호 「그랬구나. 고마워.」
히나타 「조언만 해줬는데 뭘. 그럼 시호도 왔고, 난 먼저 가볼게.」
시호 「그래.」
히나타 「하나미, 이번 장월 맞이 라이브 기대하고 있을게.」
하나미 「네, 연습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꾸벅
히나타는 손을 흔들며 연습실을 나갔다.
시호 「자, 그럼 저희끼리 연습을 계속해볼까요. 히나타랑 어디까지 했나요?」
하나미 「보컬 레슨만 했어요. 댄스 레슨은 다음 레슨에서 하려고 했거든요.」
시호 「그럼 가사는 다 외웠겠네요. 일단은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창해보도록 하죠.」
그래서 오늘은 노래 쪽만 연습하려고 했는데...
히나타가 제대로 방향을 잡아줬는지, 아직은 부족하지만 곡의 첫 단추는 제대로 끼워놓은 상태였다.
시호 「기본적인 음정과 박자는 잘 익혀뒀군요. 잘했어요.」
하나미 「헤헤, 히나타 씨 덕분이죠.」
『~♪』
(카나의 박수 소리에 맞춰 춤추는 스쿨 데이즈 멤버들.)
카나 「OK, 스톱! 다들 수고했어요. 오늘은 여기까지!」
「하아, 힘들었다~」 털썩
나기사 「푸하...」 꿀꺽꿀꺽
이로하 「......」
카나 「나기사 씨, 샤워하시고 30분까지 사무실로 와주세요.」
나기사 「네.」
「나기사 씨는 레슨 끝나자마자 일하러 가는 거야? 바쁘네요~」
나기사 「오늘 마지막 일정이예요. 끝나면 집에서 쉬어야죠.」
이로하 「연습 수고하셨습니다.」
카나 「아, 그쪽도 일정 있는 거 아니였어요? 지금 프로듀서 분 기다리고 있을탠데요.」
「에? ...아아! 맞다, 그랬었지!」 벌떡
「으앙, 난 샤워할 시간도 없겠네... 그럼 이만!」
이로하 「네... 몸조심하세요.」
이로하 「......」
다음 스케줄을 위해 서둘러 연습실을 나서는 세 사람.
그리고 연습실에는 나 혼자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이로하 「...조용한 걸.」
당연하지, 여기에 나 말고 아무도 없으니까...
이로하 「...오늘 했던 연습이나 더 할까.」
.
.
.
-1시간 뒤
『~♪』
(레슨실에 혼자 남아있는 이로하. 혼자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이로하 「......」
이로하 「...OK, 일단은 여기까지.」
이로하 (조금 쉬었다 할까.)
『달칵─』
이로하 「...?」
등장인물 중 무작위로 한 명 지정.
+~3까지 주사위 후 높은 값.
이로하의 댄스 구경에 빠진 리쿠!
@그보다 서술이 뭔가 뒤죽박죽인 듯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