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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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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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창댓은 "한 학생의 별 볼일 없는 일상"에서 이어지는 창댓입니다.
전 창댓을 보고 오지 않으셔도... 무방하지는 않겠네요.
이 창댓에는 오리지널 캐릭터가 등장하니, 오리지널 캐릭터에 거부감이 있으신 분들은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아, 그리고 비밀 메시지같은 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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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15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나의 변명이 잘 먹혀들어갔는지, 사기사와 씨가 나에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후훗."
아스카는 그 말을 퍽 의미깊게 받아들인 모양이었는지, 팔짱을 끼며 뽐내듯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 사이가 좋지."
"네. 그건 조금 전에도 봐서 알겠습니다만, 어째서 아스카 씨가 더 좋아하시는 건가요."
타치바나의 말에, 아스카에게 어리광부렸던 일이 기억났다.
그것을 의식하자마자, 그 때는 없었던 부끄러움들이 서서히 모습을 나타냈다.
그 때는 왜 거리낌없이 아스카에게 달라붙었던 걸까.
"…그리고 카나하 씨는 제가 보는 앞에서 아스카 씨한테 달라붙으시더니 왜 지금 와서 부끄러워하시는 건가요."
"그, 그거야 지금은 다른 사람이 있으니까…"
+2~3 다음… 상황.
아리사 : 저, 저... 잊으신거 아니죠...?
나는 이야기가 점점 부끄러운 쪽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기 위해 주제를 다른 곳으로 돌렸다.
"그런데 사기사와 씨는 아스카와 해야 할 이야기가 있다고 하지 않으셨었나요?"
"아아, 그 일이라면… 이미 답을 얻었으니까요. 활동 방침 등에 대한 것은 아직 제대로 정해진 것이 없는지라 프로듀서 분들과도 이야기를 나눠봐야 하기에… 그에 앞서서 참고를 위해 저희의 유닛에 대한 아스카 씨의 생각이나 다른 분들의 생각을 들으려고 했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제삼자의 평가를 얻었으니 만족했다는 거겠지.
"생각해보니… 프로듀서와 할 이야기가 있었네요. 저는… 이만 가볼 테니 좋은 시간 보내시길."
"아! 저도 같이 가요!"
사기사와 씨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타치바나도 그녀를 따라 일어섰다.
방금 전까지도 다른 사람의 행동을 지적하던 사람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어린아이다운 목소리였다.
"흥."
두 사람이 떠나고 나서, 나는 과장스럽게 퉁명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불만을 표시했다.
"응? 설마 카나하 너, 아직도 내가 후미카 씨와 유닛 활동을 하는 것이 불만스러운 건가?"
"당연하지. 타치바나도 믿고 따르는 사람이잖아. 혹시라도 네가 홀려버리면 나는 어떻게 하라고?"
물론 정말로 불만을 털어놓는다기보다는 그저 연인끼리의 어리광에 불과했지만.
"내 심장을 가져간 사람이 그렇게 자신감 없이 말하니 내 심장이 마치 아무에게나 넘겨지는 물건 같잖나? 넌 충분히-"
[저기… 카나하쨩? 아스카쨩?]
아스카가 무언가 낯간지러운 말을 하고 있을 때, 내 휴대폰에서 아리사의 버림받은 강아지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 저… 잊으신거 아니죠…?]
아차.
끊은 줄 알았는데.
"미안! 잊고 있었어!"
"솔직하게 말하면 나도 아까부터 말이 없어서 잊고 있었다만."
[너무하잖아요! 무, 물론 방금의 대화를 기록하느라 정신이 없긴 했지만! 그래서그래서 카나하쨩은 아스카쨩한테 어떻게 달라붙은 거죠?!]
조금 전까지 침울해하고 있었던 아리사였지만, 아리사는 역시나 아리사.
그녀는 우리 둘의 이야기를 하면서 곧바로 텐션을 회복했다.
+3 다음 상황!
진짜 그랜드 남친 다 됐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스카 : ...아...
라고 하면서 곧 있을 촬영시간이 코앞이다.
서둘러 자리를 떠나는 아스카.
그런 아스카를 보면서 카나하는 아리사에게도 묻는다.
여러모로 아리스와 보내기로 한 시간도 유야무야되버렸고...
카나하 : 시간괜찮아? 만날 수 있을까?
그런 말을 들었던 것 같은데.
안 가봐도 괜찮은 걸까.
"…아, 이런."
아스카는 나 때문에 스케줄을 잊고 있었다면서, 급하게 떠날 준비를 시작했다.
분주하게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면 많이 급한 모양이었다.
그럼 그렇지.
"그럼 다녀오마!"
"응. 나중에 봐."
정적.
다른 사람들은 다 떠나버렸네.
나는 혼자 있기엔 너무 넓은 소파에 자리잡고 휴대폰을 향해 물었다.
"있어?"
[넵!]
다행이다.
아직 한 명은 있었구나.
"시간 괜찮아? 만날 수 있을까?"
타치바나와의 약속도 유야무야되어버렸기에, 나는 아리사에게 다른 스케줄이 있는지 물었다.
물론 아스카에게 물어볼 때와는 다른 의미로.
[어이쿠야, 이거 카나하쨩이 외로우신 모양이네요?]
"텅 빈 사무실에 혼자 있어 봐. 안 외롭나."
하지만 지금은 대화 상대가 있으니까 그럭저럭 덜 외롭다.
물론 직접 만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시간 돼?"
나는 재차 물었다.
과장을 조금 섞자면 사무실에서 멍때리기 싫은 일 없는 사람의 절규와도 같은 물음이었다.
+1~3 아리사는…
1. 다행히도 시간이 있었다.
2. 불행히도 시간이 없었다.
@2번해서 아리사가 다른사람 소개시켜주는것도 재밌을거 같긴 하지만...
"으으음… 글쎄? 딱히 계획한 게 없어서 어디서 만나야 좋을지 잘 모르겠네."
둘이서 만나기에는 카페가 가장 무난하겠지.
하지만 츠가와의 일 때문에 카페에는 가고 싶지 않은데.
츠가 때문에 카페에서 제대로 먹지도 못했으니까 식당이나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가볼까?
"선택하기 어렵네. 뭐 먹고 싶은 건 없어? 가고 싶은 곳이라던가?"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선택지가 나타나지 않아, 나는 선택을 아리사에게 맡겼다.
이런 쪽은 아리사가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으니 오히려 이 쪽이 가장 좋은 선택이었을지도.
+3 우리가 갈 곳은 어디가 될까.
일단 조금 진행.
"조금 먹긴 했는데 제대로 못 먹었어."
그 녀석만 아니었어도 타치바나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음식을 즐기는 좋은 시간을 보냈을 텐데.
[그럼 패밀리 레스토랑이라도 가실래요? 제가 살게요.]
"정말?"
오늘따라 유난히 지갑 사정이 좋기라도 한지 아리사는 대뜸 자신이 사겠다는 말을 꺼내왔다.
보통 이런 패턴이라면 정말로 지갑이 풍족한 날이거나 나한테 원하는 게 있거나, 둘 중 하나인데.
"괜찮겠어?"
[므흐흐… 괜찮은 게 당연하죠!]
+1~3 이 다음, 아리사는 어떤 말을 꺼낼까.
1. 대신 어떤 일이 있었는지 가르쳐주셔야 합니다?
2. 아, 그리고 다른 아이돌쨩도 한 명 데리고 가려고 하는데 괜찮으신가요?
1번쪽은 나중에 어떻게든 알게될게 아리사라고 생각하니...
"응? 다른 사람도 데리고 오려고?"
이미 약속이 잡혀 있었거나, 아니면 지금 생각해낸 거겠지.
아무래도 밥을 사주려는 이유가 나에게서 무엇을 알아내려는 목적 때문만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나야 괜찮지만, 누군데?"
[그건 만났을 때의 즐거움으로 남겨놓겠습니다!]
만나기까지의 기다림에 궁금증이라는 조미료가 뿌려지는 순간이었다.
아리사가 데려오려는 사람은 과연 내가 아는 사람일까, 모르는 사람일까.
765 프로덕션에서 아리사를 제외하고 친분이 있는 사람이라면 줄리아와 모치즈키의 단 둘뿐인데 말이지.
그것도 모치즈키는 잠깐 만나봤을 뿐이었고.
아무래도 다른 사람이려나.
"알았어. 약속 장소는 어디야?"
[어디냐면 말이죠…]
아리사가 알려준 곳에 도착해 창 안을 들여다보자, 창가 자리를 선점해둔 아리사가 눈에 들어왔다.
그녀가 말한 다른 아이돌이 없는 것을 의아하게 여기며, 나는 그녀가 있는 테이블로 가서 앉았다.
"오호? 생각보다 빨리 오셨네요?"
"버스 타고 왔으니까. 다른 사람은?"
"조금 전에 잠깐 나가셨습니다! 이야~ 그 사이에 카나하쨩이 도착할 줄은 몰랐는데 말이죠~"
잠깐 자리를 비운 건가.
"아! 저기 오시네요!"
그렇게 말하며, 아리사는 손가락으로 창문 밖을 가리켰다.
+1~3 (주사위, 낮은 수) 창문 밖으로 보인 사람은…
연보라색의 단발.
길게 자란 특징적인 옆머리.
창문을 지나가며 눈에 스친 그 모습은 이전에 기억에 남았던,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는 모습이었다.
어쩐지 닮았지만 분위기부터가 확연하게 달랐던 그녀.
…그리고 아리사의 부탁에 의해 내 팔을 뒤로 꺾어 나를 제압했던 그녀.
그녀, 이름 모를 765 프로덕션의 아이돌이 문을 열고 들어와, 우리가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아, 안녕하세요."
나는 그녀가 테이블까지 오기를 기다렸다가 그녀에게 인사했다.
하지만 그녀는 눈이 조금 커졌을 뿐, 그 외에는 전혀 변하지 않은 표정으로 테이블 앞에 서서 나를 말없이 응시했다.
"저, 저기요?"
"……핫."
내가 말을 걸자, 그녀는 그제서야 반응을 보였다.
눈썹이 조금 움직인 것 같았는데, 혹시 놀란 걸까.
"…아, 죄송합니다. 묘하게 닮은 부분들이 신기해서 무심코. ……흥미로워."
"이, 일단 계속 서계시지 말고 앉아주세요…"
처음 만났을 때도 생각했지만 이 사람, 역시 어딘가 엉뚱하다.
팔을 꺾인 기억 때문인지 조금 대하기 힘들기도 하고.
아리사는 어떤 생각으로 이 사람을 부른 걸까.
"얼굴은 서로 알고 계시죠? 그 때 만나셨으니까요. 그럼, 소개 들어가겠습니다! 이 쪽은 아리사의 절친한 친구이자 신인 아이돌! 카나하쨩입니다!"
"아, 안녕하세요. 에토 카나하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쪽은 저희 765 프로덕션의 아이돌중 한 명! 미즈키쨩!"
"안녕하세요. 마카베 미즈키라고 합니다."
얼떨결에 통성명을 하긴 했지만, 곤란하게도 할 이야기가 딱히 생각나지 않았다.
그저 메뉴판을 들여다보기만 할 뿐, 아리사에게 면목없게도 어색해하고 있을 뿐이었다.
+2~3 다음 대화 내용.
우선 주문도 할 겸 좋아하는 요리에 대해 물어보는 것으로 운을 띄우자.
일단 전에 팔을 꺽인것의 해명과 미즈키가 무표정인 이유라던가... 이것저것.
지금도 어색해 죽겠는데, 이 이야기를 꺼냈다간 정말 바닥까지 치달아버릴 게 분명하다.
그것도 그냥 바닥이 아니라 서리가 잔뜩 낀, 그런 바닥으로.
"저… 마카베 씨는-"
"아. 참고로 두 분 다 나이는 같으시니까 서로 편하게 말하셔도 돼요."
하지만 그렇다고 계속 조용히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에 겨우 말을 꺼내보았지만, 아리사가 내 말에 끼어들어 나는 그 말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네. 편하게 부르셔도 상관은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편하게 불러주셨으면 합니다. ……어서."
나이까지 같았다니.
나는 편하게 불러도 좋다는 말을 듣고 긴장을 조금 풀 수 있었다.
아마 아리사도 이걸 노린 게 아니었을까.
긴장을 풀어내고 용기를 내어 한 일은, 당연하게도 새롭게 소개받은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
"그럼 편하게 부를 테니 너도 편하게 불러줘. 마카베는 좋아하는 음식 없어?"
나는 끊긴 말을 재차 건넸다.
내가 하려고 했던 말은 주문도 할 겸, 좋아하는 음식에 관해서 묻는 말.
"커피 젤리일까요."
"커피 젤리?"
이런 답은 조금 곤란한데.
"저, 카나하쨩?"
좋아하는 음식에 관해 짧은 대화를 나누고 나서 어찌저찌 주문을 마친 우리가 아직 어색함이 남아있는 공기 속에서 음식을 기다리고 있을 때, 아리사가 나를 불렀다.
"그… 그 때의 일은 다 제 잘못이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말아주세요. 그 때 무리하게 부탁하지만 않았어도 지금보다는 나았을 텐데…"
이야기의 주제는 마카베와 나의 첫 만남에서 발생했던 그 일.
아마 자기가 이 어색함을 만들었다는 생각에 그 일을 사과하려고 하는 거겠지.
"미즈키쨩이 카나하쨩을 거칠게 다뤘던 것도 설명이 부족해서 그렇게 되어버린 거였어요. 다급하게 연락하느라 무턱대고 잡아두라고 했던 게 그렇게…"
"알아. 이해해."
나는 당연히 그녀를 이해해주었다.
정신 없었겠지.
거기에 갑자기 친구가 도망쳐버리니까 너도 모르게 다급해졌을 테고.
또 마카베의 엉뚱함을 조금 겪어보니, 어째서인지 그렇게 될 법도 했다며 혼자 이해해버린 것도 있고..
"면목 없습니다."
"괜찮아요."
이것보다 더 황당한 사람들도 경험해봤어.
더군다나 마카베가 날 골탕먹이려고 그랬던 게 아니었다는 걸 모르는 것도 아닌데 여기서 더 탓할 수는 없지.
그러니까 이 일은 나중에 다시 꺼내볼 수 있는 사진처럼 변하도록 기억 속에 남겨만 두자.
"다른 궁금한 점은 없으신가요?"
"다른 거?"
지금에서 야 알아챈 사실이었지만, 분명 편하게 말해도 된다고 했는데도 마카베는 나에게 존댓말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녀의 말투에서는 아리사의 말과 달리 정중한 느낌이 강했지만, 그래도 나이가 비슷한 사람에게서 존댓말을 듣는 것은 조금 거북스러웠다.
그렇지만
"네. 조금 전에 받았던 질문이 끊겨버려서, 어쩐지… 불편한 기분입니다. 다른 질문으로 이걸 풀어버렸으면 해서요."
"그래? 으음, 그렇다고 해도 별로 물어볼 만한 게 없는데… 으음… 아! 표정은 어때?"
"제 표정 말씀이신가요?"
"응."
무표정이지만, 감정이 없거나 옅은 것 같지 않은 내 또래의 소녀.
그런 무표정의 소녀가 내 앞쪽에 앉아 있으니, 자연스레 그녀의 표정에 얽힌 이야기들이 궁금해졌다.
"그것은 이 아리사가 대신 대답하도록 하죠!"
어느샌가 회복된 아리사가 대화에 끼어들더니, 마카베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의지가 아닌, 자연적인 포커페이스와 함께 풍부한 감정을 지닌, 아이러니한 사람.
그런 두 가지 매력이 세일즈 포인트가 되는 걸로 모자라 서로 상반되면서 만들어지는 그 갭에 팬들이 된 사람도 적지 않다나 뭐라나 하는 말로 시작된 그 이야기는 단순한 궁금증의 해결을 넘어 그녀에게 공감하게 만드는, 그런 이야기였다.
뭐, 궁금해졌다고는 해도 사실 반쯤은 할 말이 없어 무작정 꺼낸 이야기에 가까웠지만.
"그럼 다른 이야기를 해 볼까요!"
이 외에도 아리사는 마카베와 함께 아이돌 일을 하며 있었던 에피소드들을 나에게 말해주었다.
하나같이 어색함 따위는 저 멀리 치운 뒤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기 충분할 만큼 흥미로운 이야기들이었다.
+3 다음 상황.
꽤나 졸립네요. 아마 잘못 쓴 부분이 있을지도…
뭐어, 아무튼 안녕히 주무세요.
이 두사람이 이야기하는 건 그림으로도 볼 수 있으면 좋을지도..
그래도 만난 지 얼마 안 된 사람 앞에서 할 얘기는 아닌 것 같아 아리사에게 말하는 것은 다음 기회로 넘기려 하지만, 주인공의 표정이 일순간 어두워졌던 것을 캐치하는 미즈키.
살려주세요 동업자님... 으아아아아...
각자의 자리에 요리를 놓는 그 짧은 순간 동안 이어진 대화의 단절, 그 끊어진 고리는 즐거움 사이에서 우울한 무언가를 다시 떠올리게 하기 충분했다.
나는 츠가에 관한 일을 지금 아리사에게 말해도 될지 생각해보았다.
당연하게도 안 된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건 만난지 얼마 안 된 사람 앞에서 할 만한 이야기가 전혀 아니다.
돌려 말한다고 해도 분위기가 박살날 것이 뻔했다.
역시 아리사에게는 다음에 말하도록 하자.
"에토 씨. 방금 표정이 조금 이상했는데, 혹시 무슨 일이 있으신가요?"
생각을 끝내고 요리를 먹으려고 할 때, 마카베가 음식을 먹다 말고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했다.
아리사 또한 그 말을 듣고 나를 쳐다보았다.
"아, 아무런 일도 없는데?"
하마터면 체할 뻔 했다.
표정을 읽을 수 없는 사람이 남의 표정은 잘 보다니.
"거짓말은, 나쁜 겁니다."
그녀와 시선이 마주쳤다.
우리 셋은 음식을 먹는 것을 멈추고 기묘한 대치를 시작했다.
그냥 둘러댈 수 있으면 좋겠지만…
"카나하쨩. 카나하쨩은 뭘 숨기는 게 너무 서투르다니까요. 굳이 캐묻지는 않겠지만, 만약 하고 싶으신 이야기가 있다면 마음놓고 해 주세요."
그게 가능할 리가 없지.
+2 …어쩔까.
+3 다음 상황.
아리사라면 눈치 채주겠지.
나는 아리사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내가 겪은 일의 세부사항을 섞어 둘러대었다.
마카베는 츠가의 존재를 모르고 있을 테니 이 정도면 눈치채지 못하겠지.
들었던 이야기라는 변명은 흔했기에 나의 이야기라는 것까지는 알아챌 수도 있겠지만.
"그, 그거 큰 문제잖습니까! 따돌림이 일어나고 있었다니!"
"확실히 심각한 고민이로군요."
정말로 생각지도 못한 대답이었다. 설마 못 알아차릴 줄이야.
"그런 일이…! 아리사는 전혀 몰랐습니다…!"
네가 몰랐던 게 당연하지. 따돌림에 관해서 들었다는 말은 지어낸 거니까.
왜 여기서 갑자기 눈치가 나빠진 거냐고.
하아…
"아무튼 너희가 그런 상황에 처한다면 어떻게 할 거야?"
아리사에게는 나중에 사실대로 말해 주고, 일단은 두 사람의 대답을 들어볼까.
+2 마카베의 대답.
+3 아리사의 대답.
@'아리사'는 알아채지 못했다 이니까 미즈키는 눈치를 채도 상관없겠죠.
여론을 동정론으로 몰고 가서 따돌림의 주모자들을 일망타진!
먼저 대답한 사람은 마카베였다.
"성공하는 거라고. 더 이상 자신을 함부로 대하지 못 하도록 높은 곳에 올라서서 내려다보면 된다고. 안 그런가요? 에토 씨."
그렇게 말하고 나서, 그녀는 나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그녀의 손가락들이 서로 맞붙어 깍지를 끼며, 그녀의 입가에 자리잡았다.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하지만 어째서인지 진지하다고 생각되는 눈빛이 나를 향하고 있었다.
그녀의 무표정이 서늘하게 다가왔다.
끝맺음이 어딘가 이상했다.
어째서 '안 그런가요?' 라고 물어봤을까.
마치, 내가 한 이야기의 주인공이 나라는 것을 눈치챈 것 같잖아.
…설마, 정말로?
"글쎄. 그렇게 올라설 뿐이라면 단순한 보복에 지나지 않을까?"
그녀가 정말로 눈치챘다고 해도,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물론 그녀 또한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 알 수는 없겠지.
"저도 어느 정도는 비슷한 생각입니다. …사실 실제로 토쿠가와 씨께서 이렇게 말하셨던 것은 아니지만, 뉘앙스는 비슷했어요. 마츠다 씨는 에토 씨가 하신 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마카베가 묻자, 아리사는 고민하는 기색도 없이 곧바로 말했다.
"아리사라면 당연히 그 일을 공론화시킬 겁니다! 경찰과 매스컴의 힘을 빌리는 거죠! 일반적인 학생이라면 조금 무리겠지만 아리사가 그런 상황에 처한다면 아이돌이라는 위치를 이용해 그 일을 공론화하고 여론을 동정론으로 끌고 가서 그 따돌림의 주모자들을 일망타진해버릴 수 있으니까요!"
무리.
아리사의 말을 듣고 생각한 것은 이건 정말로 무리라는 것이었다.
아리사는 그런 쪽에 대해서 지식이 어느 정도 있으니 증거도 남겨놓고 그러겠지만, 나는 처리를 프로듀서한테 맡긴 지 오래인데다 증거도 없으니까.
…의견을 듣긴 했지만 별로 도움은 안 된 것 같다.
+2~3 다음 상황.
아리사하고 미즈키와 함께 평범한 일상이야기를 하면서 밥을 먹고 있는데 창 밖에서 익숙한 인영이 보인다.
금방 사라지긴했지만...
고개를 들어보니 미즈키가 '짜잔~마술의 신비~' 포즈를 하고 있어서 뭐라 해야할지 모르겠다
이야기가 끝나자 우리는 요리로 관심을 돌렸다.
"그건 그렇고 여기도 꽤 좋네. 자주 오기에는 조금 비싼데다 멀기까지 하지만…"
"덕분에 아리사의 지갑은 얇아질 예정이랍니다."
"괜찮은 거야?"
"네! 지금은 지갑 사정이 정말로 넉넉하니까요! 그렇지 않았다면 두 분을 데리고 와서 사드린다는 발상은 하지도 못 했을 거라고요."
최근에 있었던 공연 보조 일로 보너스라도 받은 걸까나.
일상적인 대화가 이어져나갔다.
한 가지 만 빼면, 정말로 일상적인 순간이었다.
창문 밖으로 누군가가 지나갔다는 것을 뺀다면.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분명 익숙한 사람이었던 것 같은데, 누구지?
…기분 탓이겠지.
우리들은 어느샌가 음식을 먹는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식사시간이 조용해져간다.
물을 마시기 위해 고개를 들고 손을 뻗는다.
"…에잇!"
갑자기 들려온 기합성, 그리고 무언가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깜짝 놀라 주변을 살펴보니, 마카베가 마술사들이 흔히 할 법한 포즈를 하고 있었다.
그녀가 한 일일까?
"후후, 저의 서프라이즈 마술에 깜짝 놀라셨슘니… 저도 놀라서 혀를 깨물어버렸습니다."
"자기 마술에 놀라는 마술사라니, 특이하네."
태연하게 말했지만, 서프라이즈 마술에 내 심장은 이미 통제 불능이었다.
나와는 반대로 들뜬 모습을 숨기지 않고 마카베에게 마술의 원리를 묻는 아리사가 눈에 띄었다.
"그런데 갑자기 웬 마술이야?"
"주의를 환기시켜 보고자 선보였습니다. ……쟈-쟌!"
그녀의 의도대로, 우리들은 그녀의 마술을 소재삼아 다시 이야기꽃을 피워나갔다.
이후 종업원에게서 식당 내에서 갑자기 큰 소리를 내고 연기를 피운 것에 대해 주의받았지만.
+3 다음 상황.
이 아니라니 >>+1
와오☆ 빠르네요!
왕도로 노래방이나 갈까라는 말이 나왔지만 사실상 좀 지쳐있기도 했기에 노래방은 무리.
그런말에 아리사는 극장에 또 놀러오지 않겠냐는 제안을 한다.
"글쎄? 생각 안 했는데? 지금 이 만남도 즉석에서 생각한 거였고."
"그럼 친목 도모의 왕도라고 할 수 있는 노래방은 어떻습니까!"
아이돌 셋이서 노래방이라.
분명 좋은 상황이겠지만 지금은 곤란하다.
"노래방도 나쁘진 않지만, 지금은 좀 피곤해서 그런 활발한 곳은 못 갈 것 같아. 미안."
아무래도 츠가와의 대치에서 의외로 체력을 많이 소모한 듯, 조금 피곤한 상태였으니까.
이렇게 앉아서 조용하게 이야기하는 정도는 괜찮지만 노래방에서 그러기는 좀 미안하지.
"그래도 여기서 헤어지엔 조금 아쉬운 면이 있습니다. 과연, 저희는 무엇을 하는 것이 좋을까요? ……골똘히."
"아! 기왕 여기까지 오신 거, 극장에 또 놀러오지 않으실래요? 그러면 피곤한 것도 싹 날아갈 거라고요!"
턱을 괸 채 눈까지 감고 고민하던 아리사에게서 다른 제안이 튀어나왔다.
"내가 가도 괜찮겠어? 난 외부인인데."
"그, 그건 아리사가 다 알아서 하겠습니다!"
아리사가 알아서 하는 것과는 별개로, 아무리 저번에 왔던 사람이라지만 외부인을 막 들이는 게 그다지 좋은 일처럼 여겨지지는 않을 텐데.
하지만 가보고 싶은 마음은 있다.
아리사가 극장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그리고 누가 무엇을 하는지는 많이 들었…
…듣고서 대부분은 까먹었지만, 그래도 남아있는 기억은 흥미로운 것들 뿐이었으니까.
그리고 저번에 갔을 때와는 달리 앞으로 있을 잡지 촬영에 대해 물어보거나 할 수도 있고.
+1~3 어떻게 하지?
1. 까짓거 가볼까.
2. 그래도 민폐잖아.
무엇보다도, 곧 있을 합동 라이브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으니까.
누가 나올지, 그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지도 알고 싶고.
"알았어. 가보자."
"야호!"
"그럼, 마저 먹도록 할까요. 음식을 남기면 천벌 받는다고요. ……오들오들."
극장으로 향하는 길에서, 나는 아리사에게 질문을 던졌다.
"저기, 아리사. 지금 극장에 누가 있는지 알아?"
"으음… 오늘은 다른 분들이 일이 좀 있으셔서 얼마 없어요. 그, 그렇다고 그걸 노리고 초대한 건 아니니까요!"
도둑이 제 발 저린 모양이다.
하지만 이미 가기로 한 이상 상관 없는 일. 따질 필요는 없지.
"그래서 지금 극장에 있는 분들은 프로듀서 씨랑…"
+1~3 (앵커당 한 명) 극장에는 과연 누가 있을까.
+1~2
"네. 프로듀서와 그 세 분이 남아 계실 거예요."
처음 듣는 이름들.
나는 앞으로 만나게 될 사람들의 이름을 곱씹어보았다.
코노미 씨라고 하는 걸 보면 세 명 중 한 명은 어른, 이라는 거겠지.
선배 한 명과 프로듀서 한 명이라.
그 두 어른이라면 내 상담을 제대로 받아줄 수 있으려나.
상담을 요청하려면 먼저 갑자기 찾아간 것 때문에 안 좋게 보이지 않아야 하겠지만.
"맞아. 너희 프로듀서는 어떤 사람이야? 저번에 갔을 때 못 봤던 것 같은데."
인도가 필요한 사람은 다른 사람을 인도하는 사람에게 끌리는 법.
다른 세 명도 궁금한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나는 아리사들의 프로듀서에 대해서 먼저 질문했다.
"프로듀서 씨 말인가요?"
"응."
"글쎄요? 뭐라고 해야 할까…"
"그 분은…"
+2~3 그녀들의 프로듀서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집이네요오
"처음 봤을 때는 분명 평범하게 좋은 분이셨는데, 52명이나 되는 아이돌들과 섞여가셔서 그런지 최근들어 점점 괴짜가 되어가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 사람에 대한 평가는 이상한 평가와 좋은 평가가 한데 섞인, 다소 이상한 평가였다.
"아마 과로 때문에 힘드셔서 더 그런 것 같아요. 그래도 일처리는 여전히 빠르고 정확하게 하시는데, 그걸 보고 있자면 정말 놀랍다니까요?"
"업무에 시달리시면서도 저희에게 친근하게 대해주시고 힘든 일이 있을 때는 도와주시는, 성실하신 직장인들의 귀감입니다. ……본받을 거라고."
그래도 칭찬이 훨씬 많은 걸로 비추어보면 꽤나 좋은 사람이겠지.
"내가 극장에 가면 싫어하시지는 않을까?"
하지만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사내에 다른 프로덕션의 아이돌을 들인다는 민감한 사항에는 어떻게 반응할지 모른다.
"당연히 아니죠! 오히려 흥미로워하실 걸요?"
나한테 흥미를 보일 거라니.
오히려 내가 흥미로워지는 답이었다.
어째서 나한테 흥미를 가진다는 걸까.
"에토 씨는 저희와 346 프로덕션의 합동 라이브에 나오실 분이니까요. 사쿠라모리 씨와 시라이시 씨, 두 분과 함께 346 프로덕션에서 선보이게 될 신인에 대해서 알게 되신 프로듀서가 에토 씨에 대해 궁금해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랬었지. 참.
그런 이유라면 흥미를 가지는 게 오히려 당연할지도 모르겠네.
"그 말대로! 프로듀서 씨는 카나하쨩에게 관심을 가지고 계시니 절대 방문을 싫어하지 않으실 겁니다! 오히려 좋아하시겠죠!"
적어도 한 사람에게는 내 방문이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좋은 일이라는 것은 꽤나 다행스러웠지만, 내가 모르는 사람, 그것도 다른 프로덕션의 프로듀서가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에 조금 묘한 기분이 들었다.
어딘가 쑥스러우면서도 간지러운, 그런 기분이.
"아, 물론 적을 알아야 이길 수 있다거나 그런 관심이 아니라 정말로! 순수한! 아리사의 것과도 같은! 직업적 호기심 때문이니까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으셔도 돼요."
멍하니 있던 나를 보며, 아리사가 말했다.
'적'이라니. 정작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말이지.
아무리 너희 프로덕션과 우리 프로덕션이 이익을 두고 서로 경쟁하는 사이라고 해도 서로를 적이라고 여긴다는 생각을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모르는 사람이 가득한 곳도 아니고 네가 있는 곳인데. 너에게서 줄곧 이야기를 들어온 곳인데 어떻게 적이라고 생각하겠어.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는 우리가 서로 '적'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네.
나와 아리사에게는 그저 선의의 경쟁 관계일 뿐인데.
+3 이제 어떤 일이 일어날까.
극장으로 가는 길에서, 아니면 극장에 도착하고 나서…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리가 극장에 거의 도착했을 때, 낯선 남성들이 어디선가 다가오더니 작업을 걸기 시작했다.
이런 상투적인 대사라니.
"죄송합니다. 가야 할 곳이 있어서요."
"흥미도 없고요!"
물론 승낙할 생각은 없었다.
"에이! 튕기지 말고! 좀만 놀자니까? 응?"
하지만 '나 불량하다'고 광고하는 듯한 옷차림의 그 남성들은 우리의 의사는 우리가 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끈덕지게 달라붙으며 곤혹스럽게 했다.
왜 요즘 자꾸 이런 사람들을 만나는 거냐고, 정말.
+3 다음 상황!
랄까나?
랄까나?
불량남1: 아 거 좀 작작 튕기고 같이 가자고!!
이러면서 카나하의 손목을 붙잡는다
몇 번이나 계속된 거절에도, 그 남성들은 끈질기게 말을 걸어왔다.
그것이 짜증난 나는 언성을 약간 높이고야 말았다.
"아 거 좀 작작 튕기고 같이 가자고!"
하지만 그것이 화근이 되어, 한 남성이 내 손목을 우악스럽게 붙잡았다.
아파.
"아, 아파요! 놔 주세요!"
나는 손을 움직여 손목을 빼내려 해 보았다.
하지만 빼내기는커녕 손을 제대로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힘으로 떨쳐버릴 수도 없는데, 어쩌지?
이러다가 더 큰 일이 벌어지면 어떻게 하지?
겨우 츠가의 일에서 벗어났는데, 곧바로 또 다른 일에 휘말려버리다니.
왜 오늘은 기분 좋게 놀 수 없는 건데.
왜…
"지금 뭐 하시는 건가요!"
"…경찰, 부를 겁니다?"
"경찰은 무슨! 너네도 떽떽거리지 말고 있어 좀!"
"같이 놀자는데 왜 자꾸 사람 귀찮게 만들어? 우리가 뭐 나쁜 짓 한다고 그랬어?"
내 일행이 남성을 멈추려고 했지만, 둘의 말은 그들에게 아무런 영향도 끼칠 수 없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우세를 믿고,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던지 상관하지 않으면서 우릴 압박할 뿐이었다.
"아야야…"
+3 …다음 상황!
세리카가 말을걸자 불량배들은 애는 꺼지라고 하면서 위협을하자... 어디선가 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이 나타나서 불량배를....이하생략.
@부자는 무서운 거에여...
보다 못한 아리사가 경찰에 신고하려 했지만, 곧바로 다른 남성이 아리사의 휴대폰을 빼앗아버렸다.
"내가 가만히 있으랬지!"
"으앗! 아리사의 휴대폰이!"
"마츠다 씨. 이건… 정말 곤란하게 된 것 같습니다. ……어쩌지."
"저, 저기…"
낯선 목소리.
목소리가 들려온 곳에는 양갈래머리를 한 여자아이 한 명이 서 있었다.
"세, 세리카쨩?!"
"하코자키 씨…?"
이 여자아이가 아리사와 마카베가 말했던 아이돌 중 한 명인 모양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위험한데.
이러다가 잘못 휘말리기라도 하면…!
"그, 그 사람을 놔 주세요!"
"하? 뭔 참견이야! 애는 꺼져!"
"꺄앗!"
그녀가 말리려고 하자, 불량배 중 한 명이 그녀를 때리려는 것처럼 팔을 치켜올렸다.
그 팔이 당장이라도 그녀를 내리칠 것만 같아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을 때, 어디선가 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이 튀어나와 불량배의 팔을 붙잡았다.
"넌 뭐야! 이거 안 놔?"
그리고는 본보기를 보이려는 것처럼 영화에서나 나올 것 같은 움직임으로 불량배의 팔을 붙잡은 채, 그대로 바닥에 처박았다.
"에이 씨!"
"가자!"
그 모습을 본 불량배들은 바닥에 엎어진 동료를 내버려두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 바람에 잡혀 있던 손목이 거칠게 내던져져 나는 균형을 잃고 넘어질 뻔 했지만, 아리사가 재빨리 달려와 나를 부축해준 덕분에 넘어지지는 않았다.
"가, 같이 가!"
바닥에 엎어진 불량배가 도망칠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아야…"
손목, 멍 들어버렸네.
"다친 곳은 없으시죠? 아가씨."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어안이 벙벙한 와중에, 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이 태연한 태도로 여자아이에게 말을 건넸다.
"네. 전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아뇨. 제 업무인데 감사하실 것까지는 없습니다. 그럼."
검은 양복의 남성이 돌아가고 나서, 우리는 그 여자아이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코자키 세리카, 13살.
내 생각대로 그 여자아이는 마카베와 아리사가 말했던 그 아이였다.
배가 고파서 편의점에 가서 간식을 사오던 도중 우리를 발견했다는데, 만약 그녀가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아마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구해서 무사히 빠져나왔겠지.
…아마도.
+3 다음 상황.
조금 졸립네요오.
평소보다 좀 못 쓴 느낌.
그리고 그런 그녀들을 그늘에서 지켜보는 정체모를 누군가가 있었다.
우리는 세리카를 데리고 극장으로 가면서, 잡담으로 기분을 풀었다.
조금 전의 불량배들은 이미 머릿속에서 잊혀진 지 오래였다.
손목의 멍만 뺀다면, 방금 있었던 일이 정말로 지워져 버린 것만 같을 정도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네! 쥬니올이라고 하는데요, 매우 똑똑한 아이랍니다!"
"참고로 아리사의 데이터베이스에 의하면 브리올의 종은 보더콜리랍니다! 세리카쨩은 대개 쥬니올과 함께…"
"좋겠다…"
"듣고 계신 건가요!?"
세리카 본인과 아리사, 그리고 마카베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세리카는 부잣집 아가씨로 꽤나 좋은 집에서 살고 있는 모양이었다.
부럽다.
나도 마당이 있는 집에서 강아지를 키우고 싶었지만, 집에 마당이 없는 건 둘째치고 부모님의 반대 때문에 결국 강아지를 못 키우게 되었는데.
역시 돈이 많아야 하는 건가?
"카나하 씨도 강아지 좋아하세요?"
"응. 귀엽기도 하고 멋지기도 해서 좋잖아?"
"에토 씨는 강아지를 좋아하시는군요. 과연…… 기억했다고."
"그럼 언제 한번 놀러 오실래요?"
"정말? 그래도 돼?"
"물론이죠!"
"하코자키 씨의 초대가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보장하겠습니다. 저도 하코자키 씨의 집에 놀러간 적이 있으니까요."
그건 그렇고 마카베는 세리카를 하코자키 씨라고 부르는구나.
나나 아리사에게 존댓말을 쓰는 것도 특이하지만, 이것도 꽤나 특이하네.
그렇게 잡담을 하는 사이, 우리는 극장에 도착했다.
"이걸로 카나하쨩도 두 번째 방문이로군요! 그럼 사양할 것도 없으니 어서 들어가죠!"
아리사의 말을 듣던 도중, 어째서인지 묘한 감각이 느껴졌다.
마치 누군가가 지켜보는 것 같은 감각.
나는 그 감각에 사로잡혀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아니, 잠깐만. 저기 나무그늘에 누가 있는 것 같은…
"뭘 멍하니 서 계신 건가요!"
"자, 잠깐만! 아리사! 내가 알아서 걸어갈 테니까 잡아끌지 마!"
"빨리 가자고요!"
…별 일 아니겠지.
+3 이제 극장 안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팬인가(낙관)
아리사가 부르자 돌아본 코노미는 방금 포스터에서 봤던 얼굴과 똑같은 얼굴을 하고있는 사람이 있어서 약간 당황햐한다.
한쪽 구석에 위치한 굿즈 판매대와 안내 데스크, 그리고 그 모든 공간이 아직 영업 중이 아니어서인지, 텅 비어 있었다.
자세히 보니, 텅 비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 장소를 한 사람이 지키고 서 있는 것이 보였다.
벽에 붙은 큼지막한 포스터를 보고 있는 여자아이.
조금 가까이 다가가서 포스터를 보니, 그 포스터의 내용은 이번에 개최하는 765와 346 프로덕션 합동 라이브, 그것도 거기서 나올 신인 아이돌의 무대에 관한 것이었다.
"안녕-"
나는 그 아이가 미라이일 거라고 짐작하며, 말을 걸려고 했다.
"코노미 씨!"
그러나 아리사가 나보다 빨리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그런데 코노미 씨라고?
이 사람이?
"뭐야, 아리사. 지금 왔… 우와앗! 깜짝이야!"
어른인지 아이인지 모를 그녀는 자기를 부르는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더니 깜짝 놀라 소리쳤다.
"포스터에 있는 애? 그럼 네가… 아니, 잠깐만! 얘가 왜 여기 있는 건데! 아리사 네가 데려온 거지?"
"지, 진정해주세요, 바바 씨. 여기에는 사정이 있습니다."
"마, 맞습니다!"
역시 괜히 온 걸까…
+2~3 이제 어떤 대화가 이어질까.
카나하 (아니, 당신한테 그런 말 듣고 싶지는 않은데요)
미즈키는 솔직한 아이였다.
어른의 이해심을 발휘한 것인지, 그녀는 다행히도 내 방문을 더 문제삼지 않았다.
"그나저나 츠무기랑 카오리와 같이 무대에 선다기에 좀 더 어른스러운 아이일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네?"
아니, 당신한테서 그런 말 듣고 싶지는 않은데요.
어른스러운 사람을 상상했더니 아이같은 사람을 만난 건 저도 마찬가지라고요.
그래도 어른은 어른이니까…
"아니, 당신한테 그런 말 듣고 싶지는 않은데요, 라는 표정을 지으면 안 됩니다. 바바 씨는 매우 어덜티한 여성이시라구요"
"뭐, 뭐?!"
마카베의 폭로에, 코노미 씨가 나를 무서운 얼굴로 쳐다보았다.
무서운 얼굴이라고 해도, 어린 애가 성내는 걸로 보이지만, 그래도 속은 어른이라 조금 무섭다.
"그래! 난 섹시하고 어덜티한 성인 여성이라고!"
어덜티… 는 정신적으로 어덜티하다고 쳐도 대체 어디가 섹시하다는 걸까.
"죄, 죄송해요."
"칫. 누군 좋아서 이렇게 쬐끄만 줄 알아?"
당연히 별로 좋지는 않겠지.
사실 어른이라고 자꾸만 강조하는 것은 일종의 트라우마 때문이 아닐까.
+3 다음 상황.
오, 오늘은 어딜 좀 갔다 와서 늦었네요오… (のヮの)
좋아, 벌이다. 뭐가 됐던 시어터에 온 손님이니까, 오늘은 미즈키 네가 책임지고 돌봐줘. 불만 없지?
"네…"
어찌 됐건 방금의 일은 실례가 되는 생각을 한 내 잘못이었기 때문에, 나는 죄송한 마음을 담아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그런데 있잖아?"
내 대답을 들은 코노미 씨는 팔짱을 낀 다음 따지는 듯한 어투를 유지하며 말했다.
나는 벌을 기다리는 심정으로 그녀의 책망하는 말을 기다렸지만, 의외로 코노미 씨가 타겟으로 삼은 사람은 내가 아니었다.
그녀는 마카베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생각해보니까 미즈키 네가 괜히 이 애 생각을 밖으로 꺼낸 거잖아?"
"저… 말인가요?"
어째서 갑자기 마카베에게 불똥이 튄 걸까.
잘못은 내가 저질렀고, 마카베는 그저 솔직히 말했을 뿐인데.
"좋아, 벌이야. 뭐가 됐던 시어터에 온 손님이니까, 오늘은 미즈키 네가 책임지고 돌봐줘. 불만 없지?"
내 죄책감이 더욱 깊어져가고 있을 때, 코노미 씨는 마카베에게 벌같지도 않은 벌을 준 다음 나에게 윙크하는 것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아무래도 코노미 씨는 화가 나서 마카베를 탓하려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그녀에게 나를 맡기려는 생각으로 말을 꺼낸 모양이었다.
다행스러운 의외의 상황에, 죄책감이 모두 흘러내려갔다.
"아. 그런 건가요. 그런 거라면, 전혀 불만 없습니다."
마카베도 그런 코노미 씨의 의도를 눈치챈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새삼스럽지만 에토 씨의 안내를 맡게 된 마카베 미즈키라고 합니다. 가 보고 싶으신 곳이 있으신가요?"
"아리사도 빠질 수 없죠! 이 아리사가 제대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우후훗. 기대되네요, 카나하 씨!"
마카베의 새삼스러운 자기소개와 함께, 무거운 분위기에 눌려 가만히 있던 아리사와 세리카가 입을 열었다.
나는 갑작스러운 가이드에 잠깐 고민하다가, 생리적인 사유로 답을 내놓았다.
"일단 화장실을 우선…"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조금… 그렇네.
나는 셋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화장실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러고보니 전에 극장에 왔을 때는 화장실까지 안내받지는 않았었지.
화장실 안으로 들어서자, 누군가가 세면대에서 손을 씻는 소리가 들려왔다.
세면대 쪽을 보니 한쪽 머리를 올려 묶은 여자아이가 보였지만, 우선은 내 일이 급했기에 나는 그녀에겐 나중에 인사하기로 하고 먼저 일을 보러 들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내가 막 그녀의 뒤를 지나치려는 순간, 나는 뒤돌아서는 그녀와 눈이 마주쳐버렸다.
"아! 미즈키다!"
내가 그 갑작스러운 조우에 놀라 굳어있을 때, 그 아이가 웃으며 말을 걸어왔다.
…그런데 이 아이, 지금 나랑 마카베를 착각한 건가?
"미즈키? 왜 그래? 미즈키가 이런 표정 짓는 거 처음 봐~"
어떻게? 아니, 그건 둘째치고, 어쩌지? 지금 인사하는 게 좋을까?
"부르셨나요?"
내가 고민하고 있을 동안, 언제 왔는지 내 뒤쪽에서 마카베가 튀어나오며 그 아이의 말에 대신 대답했다.
"우와아아앗?! 미즈키가 두 명?!"
"네. 미즈키입니다만."
오해를 풀 새도 없이 순식간에 일어난 일.
덕분에 어쩐지 재밌는 반응을 보게 되었지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안 되겠지.
+3 음… 이제 어떤 일이 일어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