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 경찰관이 비명을 지를 틈도 없이 자판기가 경찰서 유리 문을 깨고 안으로 날아왔다. 정문에서 들린 쨍그랑 소리는 경찰서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컸다. 당직 경찰관이 앉아 있던 자리를 덮친 자판기가 쿵 하고 바닥에 떨어진 소리가 울려 퍼질 때, P-800은 바닥에 있던 유리 조각들을 밟으며 다시 돌아왔다.
경찰관 : 뭐야??
아슬아슬하게 자판기를 피했던 그 경찰관은 곤봉을 휘둘렀다. 하지만 P-800은 그 당직자의 손목을 잡고는 그대로 비틀어버렸다.
경찰관 : 으아악!!
자리에 주저 앉아 오른손목을 부여잡은 경찰관을 뒤로 한 채, P-800은 곤봉을 집어들고 복도로 걸어갔다. 그의 시각 센서는 테이저 건을 든 경찰관 세 명을 감지했다.
어디서 얻어왔는지 안즈는 핀셋 두 개를 이용하여 유치장 문을 따내었다. 유치장 문을 연 안즈의 허리춤에 곤봉 세 개와 밧줄이 있는 것을 본 하루카는 어디서 그것들을 얻었는가에 대해서 의문을 표출하지 않았다.
후타바 안즈 : 잠깐. 저 복도로는 가면 안 될 것 같은데.
아마미 하루카 : 그럼 어디로 가야 하는 거야?
안즈는 말 없이 석면으로 덮인 천장을 가리켰다.
아마미 하루카 : 무리야! 그 좁은 틈으로는 못 가!
후타바 안즈 : 하아. 그럼 후문 쪽으로 가 봐야겠네.
초록색 출입구 표시가 있는 곳으로 달려간 두 사람은 칠흑같이 어두운 복도를 지나갔다. 앞이 안 보이는 가운데 쓰러진 경찰관들의 비명 소리를 들은 하루카는 귀를 막고 무작정 앞으로 달려나갔다.
아마미 하루카 : 으왓!
넘어진 하루카는 더듬더듬 바닥을 짚으며 기어나갔다.
후타바 안즈 : 으악!!
뒤따라 달려오던 안즈는 기어가던 하루카를 미처 못 본 결과 다리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후타바 안즈 : 으으. 하루카? 하루카지?
아마미 하루카 : 아야야.
바닥을 뒹굴던 두 사람은 경찰관의 비명소리가 점점 가까운 곳에서 들림을 알아차렸다.
후타바 안즈 : 이러고 있을 시간 없어.
재빨리 기어간 두 사람은 후문을 나서 도난 차량을 보관한 주차장에 도착했다. 파란색 1톤 트럭을 발견한 안즈는 숙련된 솜씨로 문을 딴 다음 엑셀러레이터와 클러치, 브레이크에 곤봉을 대고 밧줄로 고정했다. 안즈가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서야 하루카는 곤봉의 용도를 깨달았다. 키가 작은 안즈가 운전을 하기 위해서는 발판들 대신 고정된 곤봉들을 밟아야 했던 것이다.
아마미 하루카 : 안즈! 빨리! 빨리!
후타바 안즈 : 안즈도 최대한 빨리 하고 있다고? 정신 사납게 하지 마.
안즈가 트럭 시동을 걸려고 시도할 때, 정장 차림에 선글라스를 쓴 P-800이 나오는 모습을 하루카는 볼 수 있었다. 침착하게 안즈는 끊어놓은 전선 두 개를 맞부딪혔고, 스파크가 걸림과 함께 시동이 걸린 것을 확인한 안즈는 사이드 브레이크를 조작하고 클러치와 브레이크를 밟았다.
후타바 안즈 : 아. 벌써 발이 저리네.
안즈는 2단 기어를 넣은 상태에서 브레이크에서 엑셀러레이터로 발을 옮김과 동시에 서서히 클러치에서 발을 떼었다. 기어를 3단으로 바꾸고 얼마 안 가 4단으로 바꿀 때 쯤, 백미러를 통해 권총을 겨눈 P-800을 본 안즈는 급히 엑셀러레이터를 밟았다. 끼익 소리를 내며 1톤 트럭은 미끄러지듯이 주차장을 빠져나가 도로에 진입했다.
아마미 하루카 : 흐아......정말이지.
후타바 안즈 : 안즈. 오래 살기는 틀려먹은 것 같아.
P-800은 어떻게 추격할 것인가? : >>+1, >>+2
(두 앵커의 주사위 중 더 큰 숫자가 50 이상이면 1, 아니면 2)
1. 달려서 추격한다.
2. 지나가던 차를 뺏는다.
마늘 다지는 방망이를 들고 임전 태세에 들어간 하루카는 안즈가 소리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안즈는 짐칸에 올라가려던 P-800의 골반 부분에 막대형 사제 폭탄을 끼워 놓은 뒤였다. 짐칸 왼쪽으로 뛰어 내린 순간 하루카는 폭음을 들을 수 있었다. 귀가 먹먹해진 상태에서 땅바닥에 쓰러진 하루카의 눈에 보이는 것은 주택들의 창문들이 밝아지는 모습이었다.
아마미 하루카 : 으으...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자리에서 일어난 하루카는 차 반대편으로 갔다. 그 곳에는 폭발 때문에 상반신과 하반신이 분리된 로봇 한 대가 놓여 있었다.
아마미 하루카 : 안즈? 안즈!!
그 로봇 옆에는 피투성이가 된 후타바 안즈가 고꾸라진 채 미동도 하지 않고 있었다.
P-800은 기어올 것인가?(Y/N) : >>+1
어떤 엔딩으로 가시겠습니까? : >>+2, >>+3
(앵커에 달린 빨간 숫자의 합이 66 이하면 1, 133 이상이면 3, 나머지면 2)
1. 이케부쿠로 아키하 엔딩
2. 아마미 하루카 엔딩
3. 오토나시 코토리 엔딩
하루카가 P-800을 파괴하고 몇 개월 뒤에야 765 프로덕션에는 새로운 프로듀서가 입사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몇 개월 뒤에 프로듀서는 작곡가에게 주문했던 신곡을 가져왔다.
P : 이게 네 신곡이란다.
마침 보컬 레슨장에 있던 하루카는 트레이닝복 차림에 수건으로 땀을 닦고서 프로듀서에게 악보를 받았다. 프로듀서가 건네준 악보 상단에 I Want란 다섯 글자가 적혀 있는 것을 하루카는 볼 수 있었다. 과거를 되돌릴 수 없는 것처럼, 지우개로 지울 수 없는 펜으로 적힌 제목을 보면서 하루카는 안즈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후타바 안즈 : 믿기 싫으면 믿지 않아도 괜찮아. 어차피 몇 달 내로 내 말이 맞는지 틀리는지 알게 될 테니까.)
17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지하 1층으로 내려온 안즈의 눈에 띈 것은 하루카에게 걸윙 인사하는 야요이의 모습이었다.
타카츠키 야요이 : 고맙습니다!!
후타바 안즈 : 어라? 못 보던 목걸이 가방이네?
야요이를 본 안즈가 가리킨 것은 개구리 모양 목걸이 가방이었다.
타카츠키 야요이 : 하루카 언니가 생일 선물이라면서 사주셨어요!
식료품 코너 앞에 있는 판매대를 가리키며 야요이는 쾌활하게 말했다. 판매대에는 '학용품, 가방 염가 판매'란 간판이 걸려 있었다.
목걸이 가방 이름을 처음으로 제안할 사람 : >>+1
1. 아마미 하루카
2. 타카츠키 야요이
3. 후타바 안즈
제안할 이름 : >>+2
1. 베로쵸로
2. 미나세 이노리
3. 치하야 주머니
4. 개구리 히비키
5. 기타(>>+2)
아이의 이름도 아빠가 짓는.....
야요이가 멘 목걸이 가방의 이름을 정해주고 싶었는지 하루카는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아마미 하루카 : 토까찌쯔꾸찌떼라 부르는 게 어떨까?
하루카의 발언에 두 사람은 상당히 심드렁하게 반응했다.
타카츠키 야요이 : 우우...너무 길어요.
후타바 안즈 : 음...안즈, 하루카의 네이밍 센스에 참견하지는 않을래.
아마미 하루카 : 어라? 그렇게 이상한가? 하하하하.
후타바 안즈 : 그보다 윗층에 있는 저 변태한테 어떻게 도망갈까부터 생각해보는 게 맞을 것 같은데.
아마미 하루카 : 차에 두 번이나 치였는데도 멀쩡한 것 같은데 잘 도망갈 수 있을까나?
야요이가 두 사람을 떠날 이유가 생긴 것은 바로 그 때였다.
육류 코너 직원 : 자! 앞으로 15분 뒤면 할인 행사가 마감됩니다!
비록 육류 코너는 식료품 코너 귀퉁이에 위치하고 있었지만, 직원이 메가폰을 들고 말했기 때문에 야요이는 할인 마감이 머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육류 코너 직원 : 15분 남았습니다! 15분!
타카츠키 야요이 : 아!! 얼른 가야겠어요! 안녕히 계세요!!
P-800은 지하에 와서도 명함을 돌릴 것인가?(Y/N) : >>+1
후타바 안즈가 체포당한 곳 : >>+2
1. 지하 주차장
2. 모텔 로비
3. 길거리
P-800 : 765 프로덕션에 와 주시겠습니까?
왜냐하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온 P-800이 명함을 나눠주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복장이 워낙 별났기 때문에 하루카와 안즈는 멀리서 P-800을 알아볼 수 있었다. P-800을 교묘히 피해 가면서 세제나 기타 물자들을 구입한 안즈는 하루카의 돈으로 값을 치렀다.
아마미 하루카 : 이번 달 용돈을 거의 다 써 버렸네.
후타바 안즈 : 사느냐 죽느냐가 달린 문제에서 돈을 아끼다간 큰일 난다고.
아마미 하루카 : 그런 것 치고는 내 돈만 많이 쓴 것 같은데.
후타바 안즈 : 일단은 지하 주차장으로 가자.
안즈는 하루카의 의문에 답하는 대신에 지하 주차장으로 가는 통로를 슬쩍 바라보며 말했다. 눈동자만 굴려 시선을 돌렸기 때문에 순간적으로나마 안즈의 표정은 のヮの란 문자를 조합한 것처럼 보이게 되었다.
아마미 하루카 : 그리고 이 만화책들은?
후타바 안즈 : 사람은 생존 이외의 것도 생각할 수 있어야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응응. 이것들은 그런 의미에서 소중하다고 생각해.
계산대 앞에서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하루카에게 변명하던 안즈는 결국 산 물건들 중 무거운 것들이 든 봉지를 들었다.
아마미 하루카 : 으왓!(우당탕쿠당!)
지하 주차장으로 가는 문턱에 걸려 넘어진 하루카는 만화책들을 모두 땅바닥에 떨어뜨렸다. 앞서가던 안즈는 하루카를 돌아보고는 이상함을 느꼈다.
후타바 안즈 : 잠깐......
질주하는 P-800의 모습을 본 안즈의 낯빛은 창백해졌다. P-800의 이마를 가로지르는 상처를 스스로 꿰맨 자국도 보일 정도로 가까운 곳에 P-800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후타바 안즈의 대책 : >>+1
1. 미완성 사제 폭탄을 던진다.
2. 카트를 민다.
3. 만화책을 던진다.
아마미 하루카의 대응 : >>+2
1. 만화책을 던진다.
2. 재빨리 일어난다.
3. 기어 간다.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까지 온 P-800에게 하루카는 만화책을 던졌다. 바닥에 있던 만화책은 P-800의 가슴에 명중했지만, 그는 아랑곳 않고 하루카의 손목을 움켜쥐기 위해 손아귀를 뻗었다.
후타바 안즈 : 하루카!!
안즈는 왼손에 막대형 사제 폭탄을 들고 외쳤다.
후타바 안즈 : 도망 가!!
짧게 말한 안즈는 소프트 볼 투수가 공을 던지듯이 폭탄을 던졌다. 하지만 너무 약하게 던졌는지 사제 폭탄은 하루카의 치마폭에 착지했다. 폭사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에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진 하루카는 기괴한 아우성을 치면서 폭탄을 내치려고 몸부림쳤다.
아마미 하루카 : ......봐이!!
그 순간 P-800의 머리에 스파크가 이는 모습을 하루카는 볼 수 있었다.
아마미 하루카 : 엣?
오른팔을 뻗은 상태로 P-800은 우뚝 멈춰 섰다.
후타바 안즈 : 하아~
주저 앉아 있던 하루카는 안즈가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하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후타바 안즈 : 살았네. 당분간 저 녀석은 움직이지 못할 거야.
아마미 하루카 :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반쯤 넋 놓은 표정으로 하루카는 P-800을 가리키며 안즈에게 질문했다.
후타바 안즈 : I Want의 첫 부분을 불렀잖아?
아마미 하루카 : I Want??
하루카는 고개를 갸웃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치마 뒷 부분을 탈탈 털었다.
후타바 안즈 : 방금 외친 '봐이!' 말야.
아마미 하루카 : 내가 그런 이상한 노래를 부르게 된다고??
후타바 안즈 : 믿기 싫으면 믿지 않아도 괜찮아. 어차피 몇 달 내로 내 말이 맞는지 틀리는지 알게 될 테니까.
그렇게 말한 안즈는 하루카가 쏟아버린 물자들을 주섬주섬 챙기기 시작했다.
후타바 안즈 : 그나저나 진짜로 기능 정지 해버리는구나.
비닐 봉지에 모두 담은 안즈는 P-800을 올려다 보며 말했다.
후타바 안즈 : I Want를 끝까지 들려주면 CPU가 파괴된다 들었지만.
눈을 지긋이 감고 왼손으로 턱을 괸 안즈를 바라보던 하루카는 아까 자기가 들었던 비닐 봉지를 다시 들었다.
후타바 안즈 : 지금 우리에게는 무리겠지. 한 10분쯤 지나면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되니까 이 틈에 어서 도망가자.
안즈는 멈춘 P-800을 뒤로 하고, 하루카를 자기 은신처로 안내했다.
경찰서에 간 P-800은 다른 옷으로 갈아입은 상태인가?(Y/N) : >>+1
후타바 안즈의 은신처는 어디인가? : >>+2
1. 모텔 근처에 있는 뒷골목
2. 모텔 지하 탕비실
3. 모텔 바로 앞을 지나는 하수도
아마미 하루카가 후타바 안즈에게 할 질문 : >>+3
1. I Want란 노래는 대체 무엇인가?
2. P-800이 저렇게 I Want의 첫소절만 들어도 멈추는 원인
3. 미래의 자기 딸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인류를 구원하는가?
후타바 안즈 : 응? 왜?
안즈가 말한 은신처로 가는 길에 하루카는 멈춰 서서 안즈에게 질문했다.
아마미 하루카 : 내 딸과 미래 인류는 어떻게 저런 로봇을 상대로 싸워 이긴 거야?
후타바 안즈 : 네 후배뻘 아이돌인 야부키 카나가 부른 I Want를 오디오로 크게 틀었어.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그러면 로봇들은 작동을 멈추더라고. 그리고 그들이 멈춘 틈을 타 뉴제네레이션즈!!!가 노래를 부르면 적들은 고철덩어리가 되어버리곤 했어.
아마미 하루카 : 상당히 비현실적인 방법으로 승리를 거머쥐었구나.
후타바 안즈 : 하지만 그것이 실제로 일어날 미래야. 그럼 갈까?
안즈는 어떤 모텔 앞에 있던 맨홀 앞에 짐들을 내려 놓고 근처 골목에 숨겨둔 지렛대를 가져왔다.
아마미 하루카 : 설마 은신처라는게?
후타바 안즈 : 그 설마가 맞을 거야.
안즈는 지렛대로 맨홀 뚜껑을 연 뒤? 사다리를 통해 짐을 짊어지고 바닥으로 내려 갔다.
후타바 안즈 : 자. 이제 내려 오면 될 거야.
맨홀 뚜껑을 닫은 안즈는 무엇부터 할 것인가? >>+1
1. 물자들로 사제 폭탄이나 사제 총을 만든다.
2. 하수도를 통해 모텔 로비로 잠입한다.
3. 식사한다.
후타바 안즈와 아마미 하루카가 체포될 당시의 시간 : >>+2
1. 저녁 6시 쯤
2. 저녁 8시 쯤
3. 밤 10시 쯤
안즈는 랜턴을 켜고 말했다. 하루카가 다 내려온 것을 본 그녀는 사다리로 올라가 맨홀 뚜껑을 재빨리 닫았다.
아마미 하루카 : 어째서 내가 이런 곳에 와서 이 고생을......
다시 내려온 안즈는 비닐에서 물자들을 꺼내는 하루카를 잠깐 보더니 사 놓은 식료품 중 사탕을 집으며 말했다.
후타바 안즈 : 그럼 일단 밥부터 먹고 활동할까?
뾰루퉁했는지 볼을 부풀린 하루카는 소시지를 집어들고는 베어 물었다.
아마미 하루카 : 안 익히고 먹으니까 역시 맛없어.
후타바 안즈 : 사탕은 익힐 필요가 없으니까 괜찮겠지~
후타바 안즈가 핥은 사탕은 무슨 맛인가? : >>+1
1. 식초가 가미된 마다제스틴 사이다 맛
2. 쿠키 맛
3. 숙주나물 맛
4. 기타(>>+1)
후타바 안즈 : 읍? 으베엑!! 으벡!!
재빨리 사탕을 뱉어낸 안즈는 양손으로 입과 코를 가리고 뒹굴었다. 안즈의 얼굴은 새빨개졌고, 눈에서는 끊임없이 눈물이 나오고 있었다.
후타바 안즈 : 으엑!! 이게 뭐야!
아마미 하루카 : 와사비 맛 사탕이야.
후타바 안즈 : 어째서 이런 걸...으아아아아!!
입 안에 남아있던 와사비 성분이 코와 목구멍을 자극했는지 안즈는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목 놓아 소리 지르던 안즈는 끊임없이 기침을 하더니 주저앉아버렸다.
후타바 안즈 : 켈록! 켈록켈록!
안즈의 기침이 잦아들 때 쯤, 맨홀 구멍으로 새어들어오는 태양빛은 없어졌다. 도로 위에서 순찰차가 지나가는 소리가 들린 뒤에 안즈는 배수구를 가리키며 말했다.
후타바 안즈 : 일단은 밖으로 나가자.
아마미 하루카 : 밖으로 나가서 뭐 하려고?
후타바 안즈 : 정찰이라든가. 기습이라든가.
하루카는 그렇게 안즈를 따라가 배수구 속으로 들어갔다. 짧은 어둠을 헤치고 간 하루카는 안즈가 맨홀 위에서 뻗은 손을 잡고 모텔 안 로비로 올라왔다.
경찰들이 후타바 안즈와 아마미 하루카를 체포한 이유 : >>+1
1. P-800을 차로 치고 뺑소니
2. 모텔로 무단 침입
두 사람에게는 불운한 일이었지만, 하필이면 화장실에 갔다 온 모텔 주인이 그 광경을 목격했다. 시계가 9시 50분을 가리킬 때, 접수처로 간 모텔 주인은 수화기를 들었다.
아마미 하루카 : 그런데 왜 하필 여기로 온 거야?
후타바 안즈 : 우연히 오늘 새벽에 그 놈이 여기서 나오는 모습을 봤거든.
상황을 바꾼 것은 건물 밖에서 들리는 사이렌 소리였다.
아마미 하루카 : 사이렌 소리?
후타바 안즈 : 위험해! 소리가 이 쪽으로 모이고 있어!
은신처로 되돌아가기 위해 안즈는 복도 창문을 열고 뛰어 내리려 했다.
후타바 안즈 : 벌써? 별 수 없네. 안즈를 따라와!
그렇지만 1층에서 비추는 손전등을 본 안즈는 하루카를 이끌고 계단을 올라갔다.
아마미 하루카 : 으왓! 같이 가!
계단을 올라가 옥상으로 가려던 안즈는 철문을 걷어 찼다.
후타바 안즈 : 잠겼어!!
모텔 주인 : 이 도둑 놈들!
어느새 두 사람을 쫓아 온 모텔 주인과 경찰관 한 명은 복도를 가로막고 있었다. 결국 얌전히 끌려온 하루카와 안즈는 1층 로비에서 수갑을 차고 경찰차에 탑승했다.
후타바 안즈와 아마미 하루카는 경찰서에서 어떻게 도망갈 것인가? : >>+1
1. 경찰차를 훔쳐 타고 도망간다.
2. 뛰어서 도망간다.
3. 경찰서에서 보관한 도난 차량을 타고 도망간다.
P-800은 경찰서에서 무기를 챙겼는가?(Y/N) : >>+2
P-800 : 전 아마미 하루카 양의 프로듀서인데 면회할 수 있습니까?
커다란 선글라스를 쓴 그 남자는 무미건조한 말투로 질문했다. 눈을 비비고 시계가 자정을 가리키고 있음을 확인한 경찰관은 다음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경찰관 : 신분증 좀 보여주세요.
남자가 미동도 않는 것을 본 경찰관은 살짝 다그치되 조금은 완곡한 어조로 다시 요구했다.
경찰관 : 신분증을 보여주지 않으면 면회시켜 수 없어요.
그럼에도 양복 입은 남자가 우뚝 서 있는 것을 본 당직자는 단호하게 말했다.
경찰관 : 애당초 지금 시간은 면회 가능 시간도 아니니까 내일 다시 오세요.
길고도 짧은 침묵을 깨고, P-800은 입을 열었다.
P-800 : 다시 돌아오겠소.(I'll be back.)
잠에서 깬 사람은 누구인가? : >>+1
1. 후타바 안즈
2. 아마미 하루카
3. 둘 다 깨어 있었다.
조서를 작성하던 경찰관은 방을 떠날 것인가?(Y/N) : >>+2
경찰관 : 어?
당직 경찰관이 비명을 지를 틈도 없이 자판기가 경찰서 유리 문을 깨고 안으로 날아왔다. 정문에서 들린 쨍그랑 소리는 경찰서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컸다. 당직 경찰관이 앉아 있던 자리를 덮친 자판기가 쿵 하고 바닥에 떨어진 소리가 울려 퍼질 때, P-800은 바닥에 있던 유리 조각들을 밟으며 다시 돌아왔다.
경찰관 : 뭐야??
아슬아슬하게 자판기를 피했던 그 경찰관은 곤봉을 휘둘렀다. 하지만 P-800은 그 당직자의 손목을 잡고는 그대로 비틀어버렸다.
경찰관 : 으아악!!
자리에 주저 앉아 오른손목을 부여잡은 경찰관을 뒤로 한 채, P-800은 곤봉을 집어들고 복도로 걸어갔다. 그의 시각 센서는 테이저 건을 든 경찰관 세 명을 감지했다.
아마미 하루카는 어디 누워 있었는가? : >>+1
1. 유치장 바닥
2. 경찰서 사무실 의자
P-800은 배전기를 건드릴 것인가?(Y/N) : >>+2
정문에서 난 쨍그랑 소리는 유치장에 있는 사람들도 들을 수 있었다. 유치장 바닥에 자고 있던 하루카는 그 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 주변을 둘러 보았다.
아마미 하루카 : 뭐야?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웅성이는 소리와 비명 소리를 들은 하루카는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며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같은 시각, 심문 받으러 끌려간 안즈도 소란스러운 상황을 알아차렸다.
경찰관2 : 나가 봐야겠어.
사무실에 있던 두 경찰관 중 PC로 조서를 쓰던 경찰관은 동료들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경찰관2 : 잘 감시해.
그 다음 그는 후배로 보이는 경찰관에게 안즈를 잘 지키라 지시를 내린 뒤 문을 열고 나갔다. 다시 문을 닫으려고 신참 경찰관이 일어난 틈을 안즈는 놓치지 않았다.
경찰관3 : 으억!
수갑에 손을 묶인 안즈는 그 신참 경찰관에게 몸을 던졌다. 문에 머리를 부딪힌 그가 정신을 잃은 것을 확인한 안즈는 기절한 경찰관의 호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했다. 천장에 있던 형광등이 갑자기 꺼진 것은 안즈가 열쇠를 찾은 때였다.
후타바 안즈 : 배전기를 망가뜨린 건가?
유치장 전구가 나간 뒤, 아마미 하루카의 반응 : >>+1
1. 벌벌 떤다.
2. 안즈를 부른다.
3. 가만 있는다.
아마미 하루카는 누군가 다가오는 발소리를 들을 것인가?(Y/N) : >>+2
안즈가 심문하던 신참 경찰을 제압하고 있을 때, 하루카는 칠흑같이 어두워진 유치장 안에서 안즈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아마미 하루카 : 어째서 불이 꺼진 거야?
불러도 안즈가 올 리는 없음을 깨달은 하루카는 안절부절 못하며 유치장 안을 분주하게 돌아다녔다. 두리번두리번 거리는 하루카의 눈동자는 하루카의 심정이 어떠한지를 몸소 나타내주고 있었다.
아마미 하루카 : (어쩌지? 어쩌면 좋지?)
불안해하고 있던 하루카의 행동을 변화시킨 것은 유치장 복도 너머에서 뚜벅뚜벅 들리는 발소리였다.
아마미 하루카 : (누구지?)
아마미 하루카는 안즈의 이름을 부를 것인가?(Y/N) : >>+1
후타바 안즈는 막대기 세 개와 끈을 챙길 수 있을 것인가?(Y/N) : >>+2
후타바 안즈 : 하루카? 잠깐 기다려.
어디서 얻어왔는지 안즈는 핀셋 두 개를 이용하여 유치장 문을 따내었다. 유치장 문을 연 안즈의 허리춤에 곤봉 세 개와 밧줄이 있는 것을 본 하루카는 어디서 그것들을 얻었는가에 대해서 의문을 표출하지 않았다.
후타바 안즈 : 잠깐. 저 복도로는 가면 안 될 것 같은데.
아마미 하루카 : 그럼 어디로 가야 하는 거야?
안즈는 말 없이 석면으로 덮인 천장을 가리켰다.
아마미 하루카 : 무리야! 그 좁은 틈으로는 못 가!
후타바 안즈 : 하아. 그럼 후문 쪽으로 가 봐야겠네.
초록색 출입구 표시가 있는 곳으로 달려간 두 사람은 칠흑같이 어두운 복도를 지나갔다. 앞이 안 보이는 가운데 쓰러진 경찰관들의 비명 소리를 들은 하루카는 귀를 막고 무작정 앞으로 달려나갔다.
아마미 하루카 : 으왓!
넘어진 하루카는 더듬더듬 바닥을 짚으며 기어나갔다.
후타바 안즈 : 으악!!
뒤따라 달려오던 안즈는 기어가던 하루카를 미처 못 본 결과 다리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후타바 안즈 : 으으. 하루카? 하루카지?
아마미 하루카 : 아야야.
바닥을 뒹굴던 두 사람은 경찰관의 비명소리가 점점 가까운 곳에서 들림을 알아차렸다.
후타바 안즈 : 이러고 있을 시간 없어.
재빨리 기어간 두 사람은 후문을 나서 도난 차량을 보관한 주차장에 도착했다. 파란색 1톤 트럭을 발견한 안즈는 숙련된 솜씨로 문을 딴 다음 엑셀러레이터와 클러치, 브레이크에 곤봉을 대고 밧줄로 고정했다. 안즈가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서야 하루카는 곤봉의 용도를 깨달았다. 키가 작은 안즈가 운전을 하기 위해서는 발판들 대신 고정된 곤봉들을 밟아야 했던 것이다.
아마미 하루카 : 안즈! 빨리! 빨리!
후타바 안즈 : 안즈도 최대한 빨리 하고 있다고? 정신 사납게 하지 마.
안즈가 트럭 시동을 걸려고 시도할 때, 정장 차림에 선글라스를 쓴 P-800이 나오는 모습을 하루카는 볼 수 있었다. 침착하게 안즈는 끊어놓은 전선 두 개를 맞부딪혔고, 스파크가 걸림과 함께 시동이 걸린 것을 확인한 안즈는 사이드 브레이크를 조작하고 클러치와 브레이크를 밟았다.
후타바 안즈 : 아. 벌써 발이 저리네.
안즈는 2단 기어를 넣은 상태에서 브레이크에서 엑셀러레이터로 발을 옮김과 동시에 서서히 클러치에서 발을 떼었다. 기어를 3단으로 바꾸고 얼마 안 가 4단으로 바꿀 때 쯤, 백미러를 통해 권총을 겨눈 P-800을 본 안즈는 급히 엑셀러레이터를 밟았다. 끼익 소리를 내며 1톤 트럭은 미끄러지듯이 주차장을 빠져나가 도로에 진입했다.
아마미 하루카 : 흐아......정말이지.
후타바 안즈 : 안즈. 오래 살기는 틀려먹은 것 같아.
P-800은 어떻게 추격할 것인가? : >>+1, >>+2
(두 앵커의 주사위 중 더 큰 숫자가 50 이상이면 1, 아니면 2)
1. 달려서 추격한다.
2. 지나가던 차를 뺏는다.
후타바 안즈 : 이렇게 불철주야 일하는데 오래 살 수 있을 리 없잖아.
한편, P-800은 차도 한가운데 서서 차량의 흐름을 방해했다.
트럭 운전수 : 야! 너 죽고 싶어??
P-800은 바로 앞에 멈춰선 탱크로리 트럭에 다가가 오른쪽 문짝을 잡아 뜯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트럭 운전수 : 으악! 너 뭐야??
P-800 : 내려.(Get out.)
차에 올라타 운전수의 멱살을 잡은 로봇은 그대로 그를 내동댕이쳤다. 그러나 차를 빼앗았을 때, 안즈와 하루카는 이미 어디론가 가버리고 없어진 뒤였다.
후타바 안즈가 아지트에서 챙긴 물자로 만들 무기 : >>+1
1. 사제 폭탄
2. 사제 소총
3. 사제 권총
아마미 하루카는 무엇을 받을 것인가? : >>+2
1. 크로우 바
2. 쇠파이프
3. 기타(>>+2)
아마미 하루카 : 이건 오늘 오전에 썼던 방망이네?
후타바 안즈 : 이제 은신처로 돌아가기는 해야 할텐데.
그 순간, 휴대폰에서 나는 벨소리를 하루카와 안즈는 들을 수 있었다.
후타바 안즈는 아마미 하루카를 집으로 데려다 줄 것인가?(Y/N) : >>+1, >>+2
(앵커에 달린 주사위의 합이 90 이상이면 Y, 아니면 N)
수화기로 하루카가 들을 수 있었던 목소리는 자기 엄마의 목소리였다.
아마미 하루카 : 엄마? 응. 응......
점점 작아지는 하루카의 목소리를 들으며, 안즈는 하루카가 혼나고 있으리라 추측했다. 하루카가 전화를 끊자마자 안즈가 한 말은 다음과 같았다.
후타바 안즈 : 안즈 생각에는 너희 집에 P-800이 있을 거야.
아마미 하루카 : 어떻게?
후타바 안즈 : 글쎄. 딸을 스카우트 하고 싶은 프로듀서라 말하고 갔을 수도 있겠지. P-800은 목소리를 변조할 줄도 알고. 만약에 후자라면 너희 어머니는 이미......
안즈가 말끝을 흐리는 것을 들은 하루카의 안색은 새파래졌다.
후타바 안즈 : 미리 말해두지만 지금 당장 이 상태로 가는 건 안 돼.
아마미 하루카 : 하지만!
후타바 안즈 : 하루카. 네 마음은 알겠어.
하루카가 반문할 틈도 주지 않고 안즈는 계속 말했다.
후타바 안즈 : 어차피 언젠가는 맞붙어야 할 녀석이야. 하지만 이대로는 안 되니까, 무기를 충분히 준비해 둬야 해.
하수구 맨홀을 연 안즈를 보면서, 하루카는 마늘 다지는 방망이를 꾹 쥐었다.
P-800은 어디에 있는가? : >>+1
1. 집 안
2. 현관 앞
3. 도로 한복판
아마미 하루카는 어느 곳에 타게 될 것인가? : >>+2
1. 조수석
2. 뒷좌석
3. 짐을 싣는 곳
P-800은 무엇을 투척할 것인가? : >>+3
(단, 투척할 물건의 부피는 27세제곱미터를 넘을 수 없음)
아마미 하루카 : 짐칸에 타라고?
후타바 안즈 : 넌 짐칸에 숨어 있어.
그 말만 남기고 안즈는 곧바로 운전석에 곤봉들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아마미 하루카 : 저기. 안즈.
하루카는 얌전히 짐칸에 타는 대신 운전석 문 앞에 서서 안즈에게 말했다.
아마미 하루카 : 우리 집으로 가 줘서 고마워.
후타바 안즈 : 음. 뭔가 오해하고 있는 것 같은데, 안즈의 일은 그 로봇을 부수지 않는 한 끝나지 않아. 안즈는 빨리 일 끝낸 다음에 쉬고 싶은 것 뿐이라고.
발판에 곤봉을 단 안즈는 운전석 위에 올라탔다.
아마미 하루카 : 읏챠
한편, 하루카는 희미하게 미소를 지어보이더니 짐칸에 올라타려 했다.
아마미 하루카 : 으왓~!(우당탕 쿠당!)
올라타려다가 균형을 잃은 탓에 하루카가 짐칸에서 넘어진 소리를 들은 사람은 안즈였다.
후타바 안즈 : 하아~ 하루카. 앞으로도 괜찮을까나?
후타바 안즈는 P-800이 던진 명함에 찔릴 것인가?(Y/N) : >>+1, >>+2, >>+3
(세 앵커에 달린 주사위의 기하 평균이 33 이하면 Y, 그 이상이면 N)
후타바 안즈 : 기다리고 있었네.
운전석에 앉아 P-800을 노려보던 안즈는 망설임없이 사제 폭탄을 던졌다. P-800이 있던 곳이 폭발에 휩싸인 그 순간, P-800이 불구덩이에서 걸어나오는 모습을 안즈는 볼 수 있었다.
후타바 안즈 : 칫.
안즈는 오른손으로 사제 폭탄 하나를 집어들었다.
아마미 하루카 : 저게 P-800...
한편, 짐칸에 서 있던 하루카는 폭발을 견딘 P-800의 시각 센서와 눈이 마주치고 몸서리쳤다. 양복과 유기물로 된 피부가 모두 탄 P-800은 엔도스켈레톤이 드러난 채 사이보그 본연의 모습을 내보이고 있었다.
후타바 안즈는 P-800에게 돌진할 것인가?(Y/N) : >>+1
아마미 하루카는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 : >>+2
1. '봐이!' 소리를 지른다.
2. 짐칸에서 내린다.
3. 마늘 다지는 방망이를 집어든다.
오게 두어라! 방망이가 굶주렸다!
마늘 다지는 방망이를 들고 임전 태세에 들어간 하루카는 안즈가 소리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안즈는 짐칸에 올라가려던 P-800의 골반 부분에 막대형 사제 폭탄을 끼워 놓은 뒤였다. 짐칸 왼쪽으로 뛰어 내린 순간 하루카는 폭음을 들을 수 있었다. 귀가 먹먹해진 상태에서 땅바닥에 쓰러진 하루카의 눈에 보이는 것은 주택들의 창문들이 밝아지는 모습이었다.
아마미 하루카 : 으으...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자리에서 일어난 하루카는 차 반대편으로 갔다. 그 곳에는 폭발 때문에 상반신과 하반신이 분리된 로봇 한 대가 놓여 있었다.
아마미 하루카 : 안즈? 안즈!!
그 로봇 옆에는 피투성이가 된 후타바 안즈가 고꾸라진 채 미동도 하지 않고 있었다.
P-800은 기어올 것인가?(Y/N) : >>+1
어떤 엔딩으로 가시겠습니까? : >>+2, >>+3
(앵커에 달린 빨간 숫자의 합이 66 이하면 1, 133 이상이면 3, 나머지면 2)
1. 이케부쿠로 아키하 엔딩
2. 아마미 하루카 엔딩
3. 오토나시 코토리 엔딩
하루카는 안즈의 뺨을 때리면서까지 안즈를 정신차리게 하려 했다. 그렇지만 안즈는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안즈를 때리기를 포기하고 놓아줄 때 쯤, 하루카는 쇳덩이가 땅에 끌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P-800 : 아이돌, 해보시지 않겠습니까?
다리를 잃은 P-800은 기어오면서 하루카에게 말을 걸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하루카는 싸늘한 시선으로 P-800을 내리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아마미 하루카 : 넌 끝났어.(You are terminated.)
P-800의 청각 센서가 마지막으로 감지한 정보는 마늘 다지는 방망이를 든 하루카가 외친 '봐이!'였다.
아마미 하루카 : 하아...
털썩 주저 앉은 하루카는 게으르긴 했지만 자신을 지켜주었던 안즈의 눈을 감겨주었다. 자기 어머니가 무사한지 확인하기 위해 하루카가 집 안으로 들어간 직후, 경찰차 사이렌 소리는 거리의 정적을 깼다.
765 프로덕션 사무실에 있던 아이돌 : >>+1, >>+2, >>+3
1. 타카츠키 야요이
2. 하기와라 유키호
3. 미우라 아즈사
4. 키쿠치 마코토
5. 후타미 아미
하기와라 유키호 : 저기......소심한 성격을 고쳐보려고 여기 오게 되었는데요오오.
키쿠치 마코토 : 이 명함에 적힌 연락처를 보고 왔어요!
며칠 전부터 새로 입사했던 프로듀서가 행방불명됨과 동시에, 아이돌을 하겠다고 사무소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급증했기 때문이었다.
타카츠키 야요이 : 우와. 1주일 전만 해도 저랑 리츠코 씨 밖에 없었는데, 며칠 새에 이렇게 사람이 늘었어요!
후타미 아미 : 응~후~후~ 그게 다 명함을 나눠주던 프로듀서 오빠야 덕분이라궁~
타카츠키 야요이 : 그 변태 아저씨가 프로듀서인 줄은 몰랐어요.
타카츠키 야요이는 머리에 리본을 단 누나가 사준 목걸이 가방인 베로쵸로를 양손에 쥔 채 걱정하는 어조로 말했다.
미우라 아즈사 : 그 프로듀서 씨는 며칠째 행방불명이라는데 괜찮을까나?
코토리는 약 3일 전에 하기와라 유키호와 키쿠치 마코토처럼 명함을 받고 입사한 미우라 아즈사가 행방불명된 프로듀서를 볼 수 있었다.
오토나시 코토리 : 으으. 프로듀서가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는데.
갑자기 사람이 증가하여 업무량도 그에 따라 많아진 마당에 홀로 사무처리를 해야 할 처지에 놓인 코토리는 새로 들어온 사람들에게 프로필을 작성하게 하고는 작은 소리로 한탄했다.
오토나시 코토리 : 네. 들어오세요.
노크하는 소리를 들은 코토리는 밖에서 문을 두드린 사람에게 들어오라 말해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아마미 하루카 : 저기......
머리 위에 리본 두 개를 단 여자아이가 머뭇거리며 들어온 것을 본 코토리는 그 여자아이가 아이돌이 되고 싶어서 여기 왔으리라 짐작했다.
아마미 하루카 : 여기 아이돌이 되고 싶어서요.
그 말을 들은 사무원 코토리는 당분간 정시에 퇴근하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을 입 밖으로 내지 않으려 노력했다.
이로부터 몇 달 뒤에 타가기 사장이 새로운 프로듀서를 고용하고 나서야 코토리는 야근 횟수를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 끝 -
아마미 하루카 엔딩 중 일부분을 보시겠습니까?(Y/N) : >>+2
하루카가 P-800을 파괴하고 몇 개월 뒤에야 765 프로덕션에는 새로운 프로듀서가 입사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몇 개월 뒤에 프로듀서는 작곡가에게 주문했던 신곡을 가져왔다.
P : 이게 네 신곡이란다.
마침 보컬 레슨장에 있던 하루카는 트레이닝복 차림에 수건으로 땀을 닦고서 프로듀서에게 악보를 받았다. 프로듀서가 건네준 악보 상단에 I Want란 다섯 글자가 적혀 있는 것을 하루카는 볼 수 있었다. 과거를 되돌릴 수 없는 것처럼, 지우개로 지울 수 없는 펜으로 적힌 제목을 보면서 하루카는 안즈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후타바 안즈 : 믿기 싫으면 믿지 않아도 괜찮아. 어차피 몇 달 내로 내 말이 맞는지 틀리는지 알게 될 테니까.)
아마미 하루카 : 이런 느낌으로 부르면 될까나요?
안즈가 했던 말을 되뇌이며, 하루카는 가사를 소리내어 읽어보기 시작했다.
아마미 하루카 : 1, 2, 3! 봐이!!
2015년, 자기 집에 찾아온 사쿠라이 모모카에게 이케부쿠로 아키하는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케부쿠로 아키하 : 괄목해! 이것이 고성능 아이돌 로봇의 개량형! 스카P넷이야!!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사쿠라이 모모카 : 또 이상한 걸 만드셨네요. 얘는 머리에 스피커가 달려있는 것 같은데, 다른 로봇들과 뭐가 다른 건가요?
이케부쿠로 아키하 : 전파와 파동을 이용해서 다른 로봇들을 조종할 수 있어.
사쿠라이 모모카 : 아이돌과는 전혀 상관없는 기능이잖아요.
이케부쿠로 아키하 : 그리고 인공지능을 탑재해서 다양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지.
사쿠라이 모모카 : 인공지능이라니. 영화에 나오는 로봇들처럼 사람을 공격할 수도 있나요?
이케부쿠로 아키하 : 이론상으로는.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제어할 방안을 마련해놨으니까.
안경을 고쳐쓴 이케부쿠로 아키하는 CD 케이스 하나를 들어보였다.
사쿠라이 모모카 : I Want?
이케부쿠로 아키하 : 765 프로의 아마미 하루카가 10년 전쯤에 부른 노래야. 스카P넷이 다른 로봇을 조종할 때 송신하는 파동은 I Want의 음형을 거꾸로 뒤집어 놓은 형태거든.
사쿠라이 모모카 : 조금 더 쉽게 설명해주실래요?
이케부쿠로 아키하 : 이 노래로 스카P넷이 로봇들을 조종하는 것을 방해할 수 있어.
사쿠라이 모모카 : 그래도 그 기능을 쓸 일이 없었으면 좋겠네요.
이케부쿠로 아키하 : 아마 쓸 일은 없겠지.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