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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진행~P의 길을 걸어보자~ 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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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03, 2015 01:02에 작성됨.
[친밀도 업데이트가 있습니다]
아마미 하루카! 친밀도 455->505
키사라기 치하야! 친밀도 753->939
미우라 아즈사! 친밀도 493!
키쿠치 마코토! 친밀도 245->332
하기와라 유키호! 친밀도 321->368
미나세 이오리! 친밀도 337!
타카츠키 야요이! 친밀도 672->825
후타미 아미! 친밀도 179!
후타미 마미! 친밀도 390->520
아키즈키 리츠코! 친밀도 313->318
호시이 미키! 친밀도 281->422
가나하 히비키! 친밀도 18->208
시죠 타카네! 친밀도 89->211
=======================
3편은 본작의 오리지널 설정인 '아이돌 페스타' 경연입니다.
지금까지 쌓은 친밀도가 활용됩니다!
앵커: +1>페스타에는 유닛으로 출전하는가? (Y/N)
유닛 출전시 하루카,치하야,유키호/마코토,마미,야요이의 두 그룹으로 묶이며, 그렇지 않은 경우 단독 유닛 6인이 출장하게 됩니다.
심사점수는 (주사위X마커)에서 뒷자리 3자리를 취한 뒤(두자리뿐이면 두자리만 가짐)
-유닛인 경우, 유닛 내 친밀도의 평균
-개인인 경우, 개인의 친밀도
를 가산합니다. 치하야 정도라면 혼자 나서는 것이 유리하겠죠.
또한 류구코마치는 3인의 친밀도 평균+리츠코 점수를 가산합니다. 강적입니다.
덧붙여 3번의 페스에서 최종전에 당연히 프로젝트 페어리가 출장하며, 이들의 점수는 1000점에서 프로듀서와의 친밀도 점수 평균을 감산하고, 거기에 앵커의 주사위와 마커의 합을 한 번 더 뺍니다. 운에 따라서는 이길 수 있겠지요(치하야가 나서면 무조건 승리할 것 같은 점수입니다만 결과는 나와봐야 암).
주피터나 마왕엔젤의 경우 마주치기는 하지만, 마왕엔젤은 이미 데뷔한 지 조금 지났기에 신인 아이돌 축제인 페스타에는 참가 불가, 주피터는 남성부라 경쟁하지 않습니다. IU에서는 당연히 상대가 됩니다만...(그때는 마왕엔젤은 2천점에서 친밀도 고려 안 하고 던질 것)
대충 그런 설정이니까 우선 +1>의 앵커부터 시작해주세요.
덧붙이자면 사이사이에 프로듀스로 올라가는 친밀도도 당연히 영향을 받습니다... 잘 해보죠.
256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하루카와 치하야가 레슨실로 올라간 뒤, 나는 리츠코의 등 뒤로 다가가며 물었다.
P "뭘 하고 있는 건데?"
리츠코 "예선이나 결선에서 마주칠 면면들에 대한 분석자료요. 기존 오디션이나 방송에서 보여줬던 약점이나 강점 등에 대한."
P "그거 참 고맙구먼."
리츠코 "프로듀서에게 준다고는 안 했는데요?"
P "어이어이."
리츠코 "농담이예요."
리츠코는 웃으면서 말했다.
P "농담이라고 알고 있어도, 리츠코가 프로듀서로서 본격적으로 경쟁하겠다고 하면 내가 밀리니깐 말이지."
리츠코 "그건 너무 스스로를 과소평가하시는 것 같은데요. 가끔씩은 프로듀서 과거가 궁금해진다니까요."
P "내 과거라... 뭐, 조금 복잡하긴 했지만 아직은 신경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해."
리츠코 "흐응."
리츠코는 뭔가를 더 말하려는 눈치였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P "그보다 이번 대회의 강적은 누구라고 생각해?"
리츠코 "으음-. 역시 토고지의 레드 숄더라든가, 961의 프로젝트 페어리가 제일 난적이라고 생각해요. 신인 아이돌 페스타니까 신인만 나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이상의 적수는 현재로서는 없다고 생각하구요."
P "페어리..."
잠시 머뭇거리다, 과감하게 물어보기로 했다.
P "페어리 애들이 우리 프로덕션에 들어온다면 어떨까."
리츠코 "미키요? 미키는 들어온다, 가 아니라 돌아온다고 표현하셔야죠. 아니면 혹시-."
리츠코는 거기서 내 뜻을 눈치챘는지 안경을 고쳐쓰며 물었다.
리츠코 "프로듀서, 혹시 세 명 전부를 말씀하시는 거예요?"
코토리 "에엑~?"
가만히 있던 코토리 씨가 리츠코의 말에 놀라 소리쳤다.
코토리 "프로듀서? 진심이세요?"
P "...아니, 뭐.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 않을까... 합니다만."
리츠코 "분명 그 세 사람이 들어오면 꽤나 자극도 될테고, 신선한 부분도 있겠지만-."
리츠코는 거기서 나를 똑바로 올려다보며 물었다.
리츠코 "쿠로이 사장이, 그 세 사람을 놓아줄 거라고 생각하세요?"
P "그 부분이 관건이겠지. 쿠로이 사장의 입장에서는 페어리도 팻감 중 하나일 뿐일테지만 글쎄,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어."
코토리 "사장님과는 이야기해보셨나요?"
P "아뇨. 그것도 아직."
코토리 씨의 말에 내가 고개를 젓자, 리츠코가 말했다.
리츠코 "뭐, 프로듀서의 희망처럼 되려면 적어도 쿠로이 사장이 페어리의 세 사람이 필요없다고 판단해야할테고, 그러려면 이번 아이돌 페스타에서 그 애들이 1등을 못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되겠네요."
P "더해서, 그 1등의 자리는 우리 프로덕션에서 차지해야 하고 말야. 뭐, 리츠코의 분석이 맞다면 결국 이번 대결은 우리와 961, 토고지의 삼자대결이 되겠지만."
리츠코 "누굴 상대로 하든지간에 말이죠. 애초에 질 생각따위, 하지 않는다구요?"
P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리츠코와 나는 그렇게 말하고 잠시 웃었다.
P "하지만 확실히 코토리 씨 말씀대로 사장님과 이야기를 해 보아야겠군요, 영입 건은."
참고로 사장님은 벌써 퇴근하신 상태다. 요시자와 씨와 한 잔 하신다고 했는데.
코토리 "네. 너무 늦지 않도록 해 주세요, 프로듀서."
P "알겠습니다."
대화가 끝날 무렵, 하루카와 치하야가 돌아왔다.
하루카 "다녀왔습니다. 무슨 이야기 하고 계셨어요, 프로듀서?"
P "업무 이야기. 프로듀서들끼리니까 말야."
하루카 "헤에-."
내친 김에 한 번 두 사람에게도 물어볼까.
+1>페어리 3인조의 영입(미키의 경우 재영입)에 대해 물어본다(Y/N)
Y일 경우
+2>하루카의 반응(주사위 판정)
+3>치하야의 반응(주사위 판정)
N일 경우 곧장
+2>리츠코 친밀도 판정(마커와 주사위 중 낮은 쪽)을 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P "그럼 슬슬 나도 퇴근해볼까. 리츠코, 자료는 언제까지 줄 수 있지?"
리츠코 "이미 정리는 되어있어요. 지금 드릴까요?"
P "음, 그럼 집에서 좀 볼 수 있게, 부탁할까."
나와 리츠코의 대화를 듣던 치하야가 조용히 물었다.
치하야 "리츠코, 무슨 자료 이야기야?"
리츠코 "상대 아이돌들의 장단점에 대한 분석자료들."
리츠코의 말에 하루카가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하루카 "아, 프로듀서와 그 이야기를 했구나."
P "...무슨 이야기를 했을 거라고 생각한건데?"
하루카 "아뇨, 그냥 궁금해서요. 헤헤..."
P "녀석."
쓴웃음을 지으며 리츠코가 건네 준 자료를 받아든 나는 그것을 짐에 집어넣었다.
P "그럼 퇴근할까나. 코토리 씨도 가시죠."
코토리 "네."
사무실에서 나오자, 아직까지는 그래도 서늘한 밤의 공기가 느껴졌다.
P "그럼 다들 조심해서 들어가."
3인 "수고하셨어요~."
P "코토리 씨도 수고하셨습니다."
코토리 "네, 프로듀서."
네 명이 사무소를 떠나는 모습을 확인한 후에, 나도 집에 돌아갔다.
도착해서 씻고 곧장 자료를 확인하며 나는 경탄을 금치 못했다.
P "와, 리츠코 얘는 흥신소 직원이냐..."
일반적으로 찾을 수 있는 자료는 거의 모조리 검색되어 있는 그 모양을 보자니 최근의 바빴던 모습에 납득이 갔다.
P "페어리-, 도 있군."
미키의 프로필이라든가 하는 부분은 특히 상세했는데, 역시 같은 프로덕션이었던 때문인걸까. 좋아하는 음식에 주먹밥에 딸기 바바로아... 이건 중요한 부분이군.
히비키는 오키나와 출신에 애완동물이 많다는 것까지 적혀 있다. 방송에 나와 이야기했다고 적혀 있는데, 생각해보면 이누미니 햄조니 만나 본 동물도 좀 있었다. 최근에는 꽤 바쁜 모양인데, 제대로 관리하고 있으려나.
시죠 타카네의 경우 대부분의 프로필이 적혀 있지 않아 미키와 극단적으로 대조적이었다. 실제로 신비주의를 고수하고 있는 그녀인지라 차라리 내가 어지간한 기자들보다 더 잘 알 지경이다. 라멘을 좋아한다든가, 달을 바라보는 것을 즐긴다든가. 뭐, 라멘 쪽은 조금 중요할지도.
그런 생각을 하며 보다가, 시죠 가에 대해 적어둔 부분에 눈길이 갔다.
P '시죠 가에 대하여, -인가.'
교토의 유력 명문가라는 부분까지는 익히 알고 있다. 문제는 그 다음 구절이었다.
[-타케토리 이야기의 노부부와 관련된 가문이라는 소문이 있는 것 같다.]
리츠코가 '같다'라는 표현을 썼다면, 아마 정말로 소문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P '야네펠트. 요정. 시죠. 타케토리 이야기.'
묘한 키워드들이 그날 밤새 머릿속에서 빙빙 맴돌았다.
오늘은-. +1~3>
(주사위를 함께 던져주시기 바랍니다.)
+1~3>
1. 아침부터 일이다.(아이돌 6인(하루치하마코유키야요마미) 중 1명 택)
2. 레슨을 보내놓고 나니 일이 없다. 머리식힐 겸 좀 나갔다 와야지.
3. 내일이 예선 1차니까 모두의 상태 점검을.
P "그럼 오늘은 각자의 레슨 성과를 체크하겠어."
리츠코 "철저하게 체크할 테니까 각오하라구~."
모두의 앞에서, 리츠코는 안경을 치켜세우며 씨익 웃었다.
아미 "우와, 귀신 중사 떴다."
마미 "이건 위험한걸요, 아미 대원."
아미 "훗훗훗, 무르군요, 마미 대원. 이 몸은 이미 수라장을 거쳐온 몸...! 이제 와서 이 정도 고난에 쓰러지지 않습니DA!"
이오리 "바보야, 함부로 말하지 마!"
아미, 마미, 이오리의 이야기를 듣던 리츠코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리츠코 "그래, 이때까지 충분히 연습했으니까, 류구코마치부터 먼저 체크하자구. 프로듀서, 잘 봐주세요."
아즈사 "어머어머~. 우리가 제일 먼저? 부담되네요~."
이오리 "하아, 역시나."
리츠코의 말에 아즈사가 곤란한 표정으로 말했고, 이오리는 한숨을 쉬었다. 그래도 어지간히 익숙한 패턴인지, 세 사람은 곧장 무대처럼 포지션을 맞추어 섰다.
리츠코 "그럼 시작할게."
노래를 부르고 춤춘다는 것은, 말로 하면 쉽지만 실제 하려면 거의 처음에는 불가능한 작업에 가깝다. 몸은 몸대로 움직이면서 머리는 노래가사를 재생해 입으로 뱉어야 한다. 호흡조절도 힘들어지고, 한 쪽에 생각이 쏠리면 다른 쪽에서 반드시 문제가 생긴다.
그러니까-.
P '...연습을 얼마나 한 거야?'
류구코마치의 이 완벽한 퍼포먼스는, 무섭다.
실제 오디션을 상정했는지, 리츠코의 지시사항만이 간간이 들린다. 1차 예선이 아니라, 그 뒤까지 내다보고 있다는거군.
P "......"
문득 나머지 아이들을 보자, 모두 심각한 표정으로 굳어 있다. 페어리의 퍼포먼스를 볼 때도 이런 표정은 아니었는데.
이윽고 류구코마치의 퍼포먼스가 끝났다.
리츠코 "음, 좋아! 내일도 이 정도만 하면, 정말로 문제 없겠어."
아미 "아싸~!"
리츠코의 칭찬에 아미가 들뜬 목소리로 외쳤다.
이오리 "뭐, 완벽한 이 몸이니까 이 정도는 해야지."
아즈사 "다들 열심히 연습한 보람이 있었네~."
리츠코 "정말로 수고가 많았어요. 하지만 이제 시작이니까."
네 사람이 그렇게 그들만의 엔딩을 내려고 하는 분위기를 내고 있자 내가 딴죽을 걸었다.
P "...어이어이, 시작하는 거야 좋지만, 멋대로 오늘 일정 끝~, 같은 분위기를 내지 말라고."
리츠코 "아참."
리츠코의 반응에 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P "그럼 우리도 시작해야겠지?"
이후 6명의 퍼포먼스 체크가 이루어졌다.
가장 뛰어난 것은 치하야. 노력파답게 노래건 안무건 수준급이고 흐트러짐이 없다. 그 다음은 놀랍게도 야요이가 잘 했는데, 이건 재능인지 어떤지.
하루카도 꽤 노력한 모양인지 불안불안하면서도 잘 해냈고, 마미는 딱 기대한 만큼의 수준. 유키호는 여전히 호흡 조절이 문제긴 하지만, 그럭저럭 잘 해냈다.
문제는-.
P "...마코토, 너무 뻣뻣한데."
꽤나 기대했던 마코토가 여전하다는 것.
마코토 "하지만 이 노래, 아무래도 부끄럽다구요."
P "으음... 유키호가 아니라 네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은."
마코토 "프로듀서!"
P "아니, 미안."
마코토 "하아..."
덕분에 분위기가 이상해져서, 일단 체크는 거기서 멈추고 휴식하기로 했다.
+1>주사위 판정해서 친밀도/10 이상 나오면 마코토가 밖으로 나갑니다
마코토 "죄송해요, 프로듀서. 저, 잠시 생각을 정리하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P "...그래. 너무 늦지는 말고, 생각을 정리한 뒤에 이야기해보자."
마코토 "감사합니다. 저, 그럼 잠시 나갔다 올게요."
P "응."
유키호나 다른 아이들이 마코토를 걱정하는 소리가 들리고, 곧이어 사무실을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뭐어, 좀 커뮤니케이션이 별로였나. 반성, 반성.
자리에 앉아 좀 전의 대화를 반성하는 내게 리츠코가 다가왔다.
리츠코 "괜찮으세요, 프로듀서?"
P "음, 마코토에게 미안한 것 말고는 괜찮아. 아무래도 최근에 다른 애들 신경 쓰느라 소홀했을지도."
내 말에 리츠코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리츠코 "알면 좀 더 잘 해주세요. 아, 좀 전에 본 것, 체크해봤으니까 읽어보시구요."
P "오, 땡큐."
과연 리츠코.
생각해보면 약간 억지로 떠넘긴 느낌이긴 했지만 마코토의 데뷔곡은 마코토가 제일 잘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해서 준 거였는데 말이지. 만약에 정 안 되겠다면, 그건 내가 잘못 판단한 셈이겠지만.
일단 나머지 아이들을 불러다 리츠코가 본 것과 내가 본 것을 취합해 조금씩 정리해주었다. 그리고 모두와의 이야기가 끝난 뒤, 마코토가 오기를 기다리는데.
P "...안 오네."
그래도 고등학생이니까 미키처럼 이상한 사람에게 낚인다거나 하는 초유의 사태는 없겠지만, 어쨌거나 무슨 일이 있는지 모르겠으니까 불안하잖아.
코토리 "마코토쨩에게 연락해볼까요?"
내 중얼거림에 코토리 씨가 그렇게 묻자, 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P "제가 하죠."
업무상 핸드폰은 항상 들고 다닐 터다. 저장된 번호로 전화를 걸자, 한참이 지나 받긴 했는데-.
마코토 [프로듀서?]
P "응, 마코토. 너 지금 어디-."
마코토 [우와아앗, 죄송해요! 지금 조금 바빠서요!]
P "아니, 그래서 어디-."
마코토 [XX공원이예요! 프로듀서, 좀 도와주세요!]
P ".....?"
사정을 미처 묻기도 전에 전화가 끊겼다.
멍하니 전화기를 든 채 아이들과 코토리 씨의 얼굴을 쳐다보자, 리츠코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리츠코 "다녀오세요."
P "그래."
다행히 XX공원은 이 근처다. 나는 곧장 사무소를 나가 XX공원으로 향했다.
마코토 "우와아앗?!"
그야, 고양이에게 머리를 밟히고 놀라 자지러지는 목소리 같은 걸 내고 있으니 말이지.
히비키 "네코키치이~!"
그리고 그 고양이를 뒤쫓는 히비키가 있고.
P "...뭐하는거야?"
내가 중얼거리는 와중에 나무 위에서 네코키치라는 고양이가 길게 울었다.
네코키치 "냐아아아앙-."[나 잡으면 용치!]
고양이가 정말로 사람을 놀리는 광경을 실시간으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마코토 "아, 프로듀서! 오셨군요!"
P "...설명 좀 해 줄래? 이 상황."
마코토 "아, 네. 그러니까-."
마코토가 잠시 머리를 식히며 아이돌로서의 이미지를 고민하고 있는 와중에, 히비키가 공원을 열심히 뛰어다니는 걸 보고 괜히 이유를 물어봤다가 네코키치를 찾는 일에 휘말렸으며, 결국 네코키치를 여기까지 몰아오는 데 성공했지만 아직 잡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장황하게 했다.
P "그래서 전화를 받자마자 나한테 도와달라고 한 거냐?"
마코토 "프로듀서라면 어떻게 하실 수 있지 않을까 해서요."
P "...글쎄, 어떨지."
고양이는 꽤나 날랜 생물이니까.
P "그나저나 히비키, 오늘은 또 뭘 뺏어먹은거야?"
히비키 "으, 응?"
네코키치와 눈싸움을 하던 히비키에게 그렇게 묻자, 히비키가 나를 보더니 곧 눈을 돌렸다. 음, 하루카와 패턴이 비슷하군.
P "또 밥 만들었다가 맛있을 것 같다고 네가 먹었지?"
히비키 "우갸~! 어떻게 아는 거야!"
P "뭐랄까, 너, 패턴이 뻔하다고..."
날뛰는 히비키에게 그렇게 말해주고는, 나는 나무 위에서 이제 아예 자리를 잡은 네코키치를 쳐다보았다.
이제 어쩐다... +1>
1. 세 사람이 힘을 합쳐 포위해서 잡아본다.
2. 말(?)로 설득한다.
3. 먹이로 유인한다.
P "글쎄."
나는 조심스럽게 나무 아래로 다가가며 말을 이었다.
P "가출청소년에게 필요한 대응이라면 역시 설득일까."
마코토 "...네?"
P "뭐, 보고 있어."
그렇게 말해둔 뒤, 나는 나무 위의 네코키치를 보며 말했다.
P "어-이, 네코키치-."
고양이의 귀가 쫑긋, 하는 모습을 보곤 말을 이었다.
P "역시 히비키가 밥을 훔쳐먹은거냐."
네코키치 "냐~~앙." [그렇다냥.]
P "아무리 히비키라도 고양이 사료를 먹진 않았을테고... 히비키 특제 고양이밥, 같은 거지? 맞아, 히비키?"
히비키 "응."
P "밥을 뺏어먹은 건 히비키가 나빴지?"
히비키 "응..."
P "하지만 말야..."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P "요즘 히비키, 신인 아이돌 페스타 때문에 굉장히 바쁘지 않나?"
히비키 "조금."
P "그래. 같은 프로덕션은 아니지만 우리도 꽤 바쁘고. 헌데 그래도 가족을 생각해서 밥을 만들잖아. 훔쳐먹었지만."
히비키 "...훔쳐먹었다는 말 강조하지 말아줄래?"
네코키치 "냐냐~앙." [사실이잖냥.]
마코토 "......?"
마코토는 영문을 알 수 없어하는 듯했지만, 일단 가만히 우리를 보고 있었다.
P "아무튼 히비키도 반성하고 있을 테니까 그만하고 내려와. 집에 가야지?"
네코키치는 내 말에 한참을 이 쪽을 보다가, 훌쩍 뛰어내려 내 머리를 한 번 세게 밟은 뒤 히비키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히비키 "네코키치이~! 미안해! 집에 가서 새로 맛있는 밥 해줄게~!"
네코키치를 품에 안은 히비키를 보며 나는 밟힌 머리를 긁적였다.
P "음, 해결됐군."
마코토 "저기, 프로듀서..."
P "응?"
마코토 "동물과 말이 통하시는 거예요?"
P "글쎄, 그냥 진심은 통한달까, 그런 느낌으로 적당히 하니까 되더라고."
마코토 "하아...?"
나도 언제부터 이게 가능했던건지는 모르겠다. 아오키가하라에서 너무 놀았던 영향일지도.
P "아무튼 잘됐구나, 히비키."
히비키 "응, 고마워. 제법 괜찮은 녀석이구나, 765의 프로듀서!"
P "그거 고맙군. 그나저나..."
나는 슬며시 손을 내밀어 네코키치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P "너 말야, 가족이라면 가족이 바쁠 때 적당히 협조 좀 해 주라구. 자꾸 떼쓰지 말고."
네코키치 "냐우~웅." [몰랐다냥.]
P "그런가. 히비키, 신인 아이돌 페스타 때문에 바쁜 거, 이 녀석들에게 이야기한 적 없나보지?"
히비키 "응."
히비키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다가, 곧 움찔하며 말했다.
히비키 "하, 하지만 가족들에게 걱정을 끼칠 순 없잖아! 분명 큰 대회를 앞두고 긴장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약한 모습 보이면 이 녀석들이 걱정할 거고..."
P "뭐, 내 의견을 말하자면, 굳이 가족에게까지 너무 강한 척할 필요 없다구. 그래봤자 저렇게 서로 이해못하고 가출할 뿐이야."
히비키 "누, 누가 가출했다고 그래!"
P "...?"
히비키가 갑자기 발끈했다.
P "아니, 너네 동물 식구들 이야기거든...?"
그렇게 변명하는 내 귀에, 갑작스런 메일 착신음이 들렸다. 마코토의 것이다.
전화기를 꺼내 살핀 마코토가 나와 히비키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마코토 "저기, 그... 히비키?"
히비키 "응?"
마코토 "어, 아무튼 네코키치, 돌아와서 잘 됐네...?"
히비키 "응! 마코토랑 프로듀서 덕분이야!"
히비키가 고개를 끄덕이자 마코토가 나를 보며 말했다.
마코토 "그, 프로듀서, 우리도 이제 슬슬 돌아가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게..."
P "...리츠코야?"
마코토 "네. 빨리 와서 보충 레슨하라고..."
레슨이라는 단어에 히비키가 이제야 잊은 걸 떠올렸다는 듯 펄쩍 뛰었다.
히비키 "아참, 깜빡 잊고 있었다! 나도 오후에 합동 레슨이 있었는데! 미안, 프로듀서! 마코토! 나 먼저 돌아가볼게! 고마웠어! 안녕!"
순식간에 히비키는 자기 할 말을 마치고 사라져버렸다.
P "......우리도 갈까."
마코토 "네."
그렇게 우리는 뭔가 약간 맥이 빠진 느낌으로 사무실로 돌아왔다.
히비키 친밀도 계산이 있습니다 +1> 주사위, 마커 중 높은 쪽.
마코토 "어렵네요~."
사무실에 돌아오자마자 곧장 일대 일 미팅.
P "음, 처음부터 다시 가 볼까. 노래가사가 부끄럽다고 했었잖아. 그렇지?"
마코토 "네."
P "조금 돌려서 생각해보자구. 마코토는 여자아이잖아?"
마코토 "네."
P "사춘기의 여자아이는 어떻다고 생각해?"
마코토 "어떻냐고 물으셔도..."
P "미안, 질문을 잘못한 것 같군. 여자아이가 좋아하는 남자가 생겼다면, 어떤 식으로 대응할까? 여러 타입이 있겠지만."
마코토 "으음-. 고백을 못해서 망설인다?"
P "좋아, 하나."
마코토 "최대한 멋부려서 꾸미는 걸로 남자가 넘어오게 한다?"
P "상당히 접근한 것 같아."
마코토 "거기서 그러면-. 강제로 밀어붙인다?"
P "아무래도 그렇게 되면 또 좀 많이 나가는 셈이려나."
마코토 "으음-."
P "밀어붙이는 건 아니지만, 당신이 원한다면 언제라도, 일까?"
마코토는 여전히 고민하는 눈치다.
마코토 "조금 뭔가 감이 올 것 같기도 하구요."
P "핵심은 역시 화자 스스로는 보통의 여자라는 점 아닐까? 노래 가사를 보면, 녹여주겠다가 아니라 녹여'줘'라고 하고 말야."
마코토 "그러고보니, 그런 부분도 있네요. 언뜻 보기엔 눈치채기 힘든 부분인걸요."
P "가사 내용은 아무래도 선정적인 면이 있으니까 말이지. 하지만 그 디테일을 살릴 수 있다면 분명히 결과는 괜찮을거라고 생각하는데."
마코토 "으음~."
마코토는 곤란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몇 번이고 계속 가사카드를 읽었다.
결국 오히려 역효과인 것 같은 일대 일 미팅을 정리할 겸, 나는 마코토에게 제안했다.
P "뭐, 정 이해가 안 된다면 그냥 내키는대로 불러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걸. 안무도 그렇고, 동작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거든? 표현력이라든가 전환이 문제였을 뿐이야. 그러니까 말하자면-."
마코토 "말하자면요?"
P "너무 귀엽게라든가, 섹시하게라든가, 멋있게라든가, 의식하지 말고 그냥 되는대로."
마코토 "되는대로..."
P "그래서 아니다 싶으면 고치면 되잖아?"
마코토 "그러네요. 프로듀서도 계시니까."
P "그럼 바로 해 보자고."
마코토 "네."
그리하여 미팅의 결과, 일단 다시 한 번 해 보기로 했다.
100점 만점으로 마코토의 실력을... +1>
차라리 되는 대로, 라는 조언이 힘을 발휘했던 것일까. 분명 조금 전보다는 확실하게 나아졌지만-.
마코토 "무난한가요..."
내 평가에 시무룩해진 마코토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P "뭐, 마코토가 어떻게 생각할지는 몰라도, 지금도 나는 이 노래를 가장 잘 소화해낼 수 있는 건 마코토라고 생각하니까. 설령 누가 부르더라도, 마코토만큼은 안 될 거야."
마코토 "정말요?"
P "물론이지."
내가 힘을 주어 그렇게 말하자, 마코토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마코토 "...다시 한 번, 해 볼게요!"
P "그래. 내가 말한 것도 생각해보고."
마코토 "네, 프로듀서!"
결국 오후 내내, 우리는 연습을 반복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몇 번이고 계속된 연습 덕분일까, 조금은 더 나아진 것 같지만 여전히 깔끔하진 않았다.
개운하지 않은 상태로 연습을 마치고 사무실로 내려오며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P "일단 좀 나아진 것 같긴 한데-. 뭐, 일단 예선 1차니까, 괜찮으려나."
내 말에 마코토가 어두운 얼굴로 물었다.
마코토 "저기, 프로듀서... 혹시, 저만 예선에서 떨어지는 거 아닐까요."
+1>
1. 그럴지도.
2. 그건 모르는 거야.
3. 안 떨어질 거야.
마코토 "으음~. 그럴까요."
P "뭐, 그렇게 불안하다면 노래를 다시 들어가면서 좀 더 생각해보는거야. 노래를 부르는 사람의 마음이 어떨지."
내 말에 진지하게 고심하던 마코토는 이윽고 무언가를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마코토 "...네, 알겠습니다, 프로듀서! 집에 돌아가서 좀 더 생각해볼게요."
P "그래."
사무실로 돌아오자, 리츠코를 제외한 나머지 아이들은 모두 돌아가고 없었다. 마코토는 가방을 챙겼고, 나는 노파심에 마코토에게 말했다.
P "내일은 다같이 회장에 가야 하니까 혹시라도 너무 늦게까지 연습하진 말고, 열두 시 전까지는 취침하도록 해."
마코토 "네!"
마코토가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며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P "그럼 수고했어. 내일 보자."
마코토 "네!"
인사를 마치고 마코토가 돌아간 뒤, 사무실에서 리츠코가 내게 물었다.
리츠코 "어떨 것 같아요? 마코토."
P "글쎄, 할 수 있는데까지는 했어. 나머지는 본인 몫이고, 운이지."
내 말에 리츠코가 팔짱을 끼며 말했다.
리츠코 "으음-. 프로듀서가 운이라고 하니까, 굉장히 절박하다는 느낌이 드네요."
P "예선 1차를 통과하고 말고에 따라서도 아이돌 평가가 크게 달라져. 절박할 수밖에 없잖아?"
리츠코 "뭐, 그렇긴 하지만요."
P "그리고-. 치하야는 약간의 조언만 주면 혼자서 잘 하는 보기 드문 타입이고, 하루카는 치하야가 챙겨주고, 유키호나 마미는 안 그래보여도 필요할 땐 나를 찾고, 야요이는 왠지 챙겨주고 싶은 욕구를 부르는 타입인데, 그 때문에 마코토에 대해서 조금 소홀했던 것 같아. 솔직히 반성하고 있어."
내 말에 리츠코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리츠코 "그러게요. 뭐, 프로듀서가 노력했다는 건 알지만, 반성은 하셔야겠네요."
P "어이어이."
리츠코 "아무튼, 내일이네요-."
P "그러네. 내일은, 더욱 화이팅하자구."
리츠코 "네!"
우리는 프로듀서로서, 함께 내일을 향한 결의를 다졌다.
1차 예선은 여기까지의 친밀도를 바탕으로 해서 진행하겠습니다.
1차는 단체이니만큼 주사위와 앵커를 써서 커트라인을 정해야 할 것 같네요.
+2>어느 것으로 컷을 정할까요?
1. 주사위와 앵커의 곱
2. (주사위+앵커)*5
3. (주사위-앵커)*10
주사위 판정도 당연하다는 듯이 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정말로 낙승이네요(...)
P "와, 많구만~."
매년 신인이라는 아이들이 이렇게나 많다.
이오리 "뭐야, 프로듀서. 겁먹었어?"
P "설마."
하지만 그 중에서 눈빛이 살아있는 아이들은 얼마 없다. 우리 애들은-.
P "다들 여기서 돌아갈 생각 따위 없잖아?"
모두 "물론이죠!"
팔팔한 고등어 같군. 고등어 맛있지 좋아해.
P "좋아, 그럼 가자!"
모두 "네!"
보무도 당당하게, 765프로, 입성.
사람이 많다 보니 이미 서류심사에서 상당수가 갈린 모양인데, 우리는 이미 전원이 서류심사 합격을 통보받았다. 류구코마치나 하루카, 치하야처럼 데뷔가 빠른 아이들은 물론이고 야요이, 마미, 유키호, 마코토도 모두.
마코토 "그래도 조금 긴장되는데요-."
마코토의 말에 피식 웃었다.
P "뭐, 괜찮아. 별 일 없겠지."
여자 아이돌만 바글대서인지 유키호도 꽤 안정된 상태인 것 같다.
유키호 "하우우, 사람이 이렇게 많이..."
정정. 그렇게 안정적이진 않다.
P "뭐, 그래서 있는 예선이니까 말이야."
치하야 "괜찮아, 하기와라 씨. 최선을 다하기만 하면 돼."
치하야의 조용한 말에 나도 고개를 끄덕이며 거들었다.
P "치하야 말이 맞아. 모두 힘내자!"
모두 "네!"
+1>아이돌들이 차례대로 예선을 보는 동안 나는-
1. 주변을 탐색한다.
2. 얌전히 구경한다.
아니, 뭐, 돌아다녀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사람도 워낙 많고, 무엇보다도 하루카라든가 다른 아이들이-.
하루카 "잘 지켜봐 주세요!"
같은 이야기를 하면, 어쩔 수 없지.
리츠코 "어떤 것 같아요?"
P "무난하네. 다른 애들과 비교하자면 압도적이지만."
옆에 함께 선 리츠코의 물음에 그렇게 답했다.
실제로 걱정했던 하루카나 마코토, 유키호마저도 그 동안 많은 레벨업을 한 모양인지 다른 참가자들보다는 나았다. 하루카가 오디션장에 들어갈 때 발을 살짝 헛디디긴 했지만.
마미나 야요이도 그 귀여움과 활발함으로 무대를 장악하다시피 했고, 치하야는-.
치하야 "푸르른 새여-."
...음, 치하야의 노래에 다른 애들의 표정이 푸르게 변하고 있다.
류구코마치는 뭐, 거의 초대가수 레벨의 대우를 받고 있으니 말 다했고.
그 외라면 역시 프로젝트 페어리가 눈에 띄었고, 토고지의 레드 숄더 팀도 나쁘지 않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그렇다면 역시 경계할 만한 대상은 두 팀. 우리는 개인 6명에 단체 1. 자칫 잘못하면, 우리끼리의 경쟁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 외에 특기할 사항이라면 역시 이것.
심사위원 "다음은 호시이 씨."
미키 "네, 미키인거야~!"
프로젝트 페어리의 멤버 세 사람은, 개인과 단체 모두 출장하는 모양이었다.
P "리츠코, 저게 가능한 이야기인가..?"
리츠코 "...잠시만요."
잠시 얼이 빠져 있는 사이 리츠코가 열심히 룰을 뒤지더니, 한숨을 쉬며 말했다.
리츠코 "일단 금지조항은 없어요. 하지만 대개 퍼포먼스를 두 개 준비하는 것도 힘드니까, 단체와 개인, 동시출전을 하는 케이스는 없었죠. 아마 그것때문에 금지조항이 여태껏 없지 않았나 싶은데... 다만 성적이 좋다면, 홍보효과는 확실하겠네요."
P "단체 퍼포먼스와 개인 퍼포먼스를 한 무대에서 수행한다, 라."
결선에 만약 개인으로서의 세 사람과 단체로서의 페어리가 동시에 올라간다고 치면, 한 쪽이 기권할 수도 있고, 개인으로서 미키나 히비키, 타카네가 유닛 페어리를 이겨내고 톱 아이돌로 가는 발판을 다진다는 전개도 불가능한 건 아니다.
하지만 쿠로이 사장의 의도는 대체 뭐지? 설마 세 명을 진심으로 맞붙게 해서 셋 중 톱만을 남겨두겠다는 의도인가. 유닛 페어리로서 다른 경쟁자들을 제거하고, 결선에서는-.
P "...일단은, 어차피 우승이 목표인 만큼 확실히 해 내는 수밖에."
리츠코 "네."
유닛으로서의 페어리와 개인으로서의 미키, 히비키, 타카네... 양립이 불가능할 것 같은 구성이지만, 이거야말로 쿠로이 사장의 일종의 시험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P "자, 다들 수고했다. 오늘은 맛있는 거라도 먹으러 갈까?"
치하야 "아, 저는..."
하루카 "왜 그래, 치하야쨩. 오늘은 같이 가자~."
치하야 "...어쩔 수 없네."
치하야는 평소처럼 거절하려고 하다가, 하루카가 붙잡자 할 수 없다는 듯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P "그런데 어디로 갈까?"
+1>어디로 갑니까?
1. 고급 레스토랑
2. 패밀리 레스토랑
3. 타루키정(...)
는 이해하지 못하는 드립은 실패한 드립... 버로우
P "...레스토랑?"
마미 "응응, 초→고급인 곳으로!"
P "...어이, 잠깐."
아미와 마미의 갑작스런 제안에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 인원으로 초고급 레스토랑이라니, 월급으로 모자랄 거라고?
+1> 도움을-
1. 리츠코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회사 경비로 어떻게든-(주사위-마커>친밀도/10)
2. 이오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주사위+마커<친밀도/10)
3. 아무도 도와주지 않을 것이다. 세상은 비정하다.(그 외 나머지)
주사위 던져주세요.
===================================
당황한 내 시선을 눈치챈 건지 리츠코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리츠코 "아주 비싼 레스토랑이 아니라면 경비로 처리할 수 있지 않을까요? 뭐, 대신 2차 예선에서 잘 해야겠지만."
리츠코의 말에 아미와 마미가 귀여운 척하며 말했다.
아미 "릿~쨩~! 아미 열심히 할게!"
마미 "마미도! 절대로 우승할테니까!"
리츠코 "그래, 그래. 우승은 딱히 넘겨줄 생각 없지만, 최선을 다하라는 의미에서 한두 번 정도는 괜찮을 거라고 생각해."
리츠코는 나를 보며 덧붙였다.
리츠코 "최근 프로듀서가 일을 열심히 따오시고, 스폰서 쪽도 충실해서 예산 여유가 좀 있으니까."
P "으음."
그러니까 미시마 재벌의 돈으로 회식을 하게 되는 셈인가. 뭐, 나중에 어떤 이야기를 들을지 모르겠지만-.
P "좋아, 가자!"
전원 "오오-!"
그리하여 결국 아미와 마미의 제안대로 우리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1>레스토랑에서 해프닝이-
1. 있었다
2. 없었다
야요이 "헤에에~."
마미 "앗, 야요잇치 눈이 풀렸어!"
이오리 "...꽤 괜찮네?"
아미가 깜짝 놀라고, 야요이가 처음 봤다는 표정을 하며 눈에서 힘이 빠지고, 그 이오리가 괜찮다고 할 정도의 고급 레스토랑. 솔직히 지금 레벨에서는 꽤 과한 것 같기는 하다만.
리츠코 "...마, 막상 찬성하긴 했는데 이런 곳, 괜찮을까요."
P "뭐어, 좀 과한 면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데서 진짜 비싼 건 와인 같은 거고, 그걸 마실 수 있는 사람은-."
나는 그렇게 말하며 아즈사를 보았다.
P "나와 아즈사뿐이고."
아즈사 "어머~. 사주시게요?"
P "경비로 술은 곤란하지."
아즈사 "후훗."
나는 어깨를 으쓱한 뒤 말했다.
P "다들 들어가자."
그렇게 말하며 나는 앞장서서 들어갔다. 그런데 어쩐지 주차장에, 많이 본 듯한 차량이 보인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직원 "안녕하십니까, P님."
P "예. 자리는..."
직원 "물론 말씀대로 준비해두었습니다."
P "그럼 부탁하죠."
직원 "알겠습니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익숙하게 나아가는 내 뒤에서 아이들이 수군대는 소리가 들렸다.
아미 "사실 프로듀서, 엄청난 부자 아냐?"
이오리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그런 부자가 왜 프로듀서 같은 걸 하는데?"
마미 "뭔가 사연이 있다거나? 어둠의 세계에서 큰 돈을 벌었다가 손을 씻고-."
야요이 "어둠의 세계가 뭐예요?"
아미와 이오리, 마미의 말에 야요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 묻는 와중에 유키호 홀로 곤란해하며 말리는 소리.
유키호 "저, 저기, 억측은 안 돼..."
다 들린다, 이 녀석들아.
직원 "여기입니다."
직원이 안내한 방에는 열한 명의 자리가 이미 마련되어 있었다. 맨 끝에 상석, 그리고 나란히 마련된 자리.
P "자리잡고 앉도록 해."
그렇게 말하면서 나는 제일 끝에 자리를 잡았다.
한 쪽에는 리츠코, 치하야, 하루카, 마코토, 유키호.
반대편에는 아즈사, 마미, 아미, 이오리, 야요이.
P "혹시나 모를 사람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나는 간단히 식사예절을 설명했고, 설명이 끝나자마자 음식이 나오기 시작했다.
일단 식사를 시작하자 분위기가 누그러졌다.
마코토 "와, 이런 건 처음 먹어봐..."
야요이 "굉장히 독특한 맛이예요!"
아미 "비슷한 건 먹어본 적 있지만-."
마미 "뭔가 다른 것 같은데."
마코토와 야요이가 먼저 말문을 열고, 뒤를 아미와 마미가 잇는다.
이오리 "음, 정말 괜찮네."
유키호 "집에선 주로 화식(주:일식)을 먹지만, 이 요리에서도 장인의 느낌이 오네요오..."
이오리는 말할 것도 없고 유키호도 일단은 잘 사는 집 딸이었던가.
아즈사 "후훗, 프로듀서는 비싼 집을 많이 아시네요."
P "...뭐어, 친구가 돈이 많다 보니까."
리츠코 "그래서 경비를 쓴다고 하니까 바로 이런 데로 오셨어요?"
하루카 "프로듀서, 책략가시네요!"
아즈사와 리츠코, 하루카가 그렇게 말하는 가운데 유일하게 치하야만이 음식의 맛을 음미하는 듯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P "치하야, 어때?"
치하야 "...네?"
P "음식 맛 말이야."
치하야 "그렇군요. ...맛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겨우 예선을 막 치렀을 뿐인데 이런 식으로 괜찮은 것인지..."
P "괜찮아. 오늘은 애초에 너희들이 잘 하거나, 잘못했거나... 그런 것 때문에 온 게 아니니까."
내 말에 모두가 이 쪽을 바라보았다. 시선을 느끼며, 나는 하던 말을 계속 했다.
P "오늘 이런 곳에 데리고 온 이유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싶어서야. 모두가 함께 식사를 하는 경험은, 지난 두어 달간 없다시피했지?"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P "그리고 오늘의 예선-, 은, 아마도 다들 문제없으리라고 생각하지만, 앞으로 2차 예선, 그리고 결선까지 가게 되면 반드시 우리 중 누군가와 서로 겨뤄야 할 때가 올 거야. 그 때, 서로 동료임을 잊지 않도록 하고 싶다. 그게 내 생각이야. 식사를 같이 하는 건 그런 거니까. 모두가 가족처럼, 때로 경쟁상대가 될 때가 있더라도 무대가 끝나면 다시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사이가 끝까지 유지되길 바라."
내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미 "오라방~, 별 걱정을 다 하는구랴!"
마미 "그러게그러게~. 그건 당연한 거 아냐?"
야요이 "웃우~, 함께 하는 식사는 소중한 거예요!"
아미와 마미, 야요이는 여전히 긍정적.
유키호 "그렇군요, 함께 하는 식사..."
마코토 "응, 확실히 그런 느낌일지도."
하루카 "함께 과자를 먹거나."
아즈사 "학교에서도, 같이 도시락을 먹거나 하는 친구가 훨씬 친했지."
리츠코 "생각이 깊으시네요, 프로듀서."
전부 칭찬일색인 가운데 이오리와 치하야만이 말이 없다.
P "...뭐, 결국 중요한 건 너희들의 의지지만 말이야. 그래도,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어본다... 그것 자체도 중요한 면이 있다고 나는 생각해."
이오리 "...뭐, 그건 그럴지도 모르겠네."
이오리가 고개를 끄덕이는 가운데 치하야가 중얼거렸다.
치하야 "의지가 중요하다..."
P "뭐, 오늘은 즐기자고."
모두 "네!"
그 후, 별다른 문제 없이 식사를 했다. 간만에 온 곳이지만 역시 비싼 음식점은 다르다.
쿠로이 "아니, 이게 누구신가. 타카기의 개와 그 떨거지들 아니야~?"
P "...이런 데서 마주치다니 별일이군요."
쿠로이 "그러는 너희들이야말로 이런 고급 식당에 어쩐 일이지? 뭐, 모두라고는 말하지 않겠지만 이런 데에 딱히 어울리는 면면은 별로 없어보이는데. 아, 혹시 얄팍한 예선 통과를 자축하기 위해 무리한 건가?"
P "저희 돈 많습니다? 정말 축하하려면 이런 곳, 통째로 빌려도 괜찮아요."
물론 뻥이다.
쿠로이 "하하! 제법 그럴싸한 허풍을 치는구만. 뭐, 다음 주에 당장 너희들이 보일 모습을 생각하면, 용서해줄 수도 있지! 그럼, 수고하라고."
P "......"
쿠로이는 그렇게 말하고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이오리 "뭐야, 저 사람?! 엄청나게 무례하잖아!"
마미 "맞아! 너무해!"
아미 "너무해!"
이오리와 마미, 아미가 차례대로 외쳤다.
P "...일단 진정하고."
하루카 "쿠로이 사장...이죠?"
P "그래. 961프로의 사장이자 미키를 데려가서 타카네, 히비키 씨들과 함께 데뷔시킨 사람이지."
하루카의 물음에 대답하는 내게 치하야가 조용히 말했다.
치하야 "...역시, 별로 좋지 않은 느낌이예요."
아니, 뭐. 누구라도 저런 사람을 좋아할 것 같진 않지만.
P "뭐, 동감이야."
리츠코 "하지만 조금 전 이야기는 좀 신경쓰이네요."
P "으음."
리츠코의 말에 조금 전에 들은 말을 다시 생각해보았다. 다음 주에 너희들이 보일 모습을 생각하면 용서할 수 있다, 라고 했던가.
평범하게 생각하면 페어리 멤버들에게 질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저 양반이라면-.
P "신경은 써야겠지. 너희들도 마음의 대비는 해 둬. 한 조에 우리끼리 통째로 몰린다거나 하는 상황도 충분히 있을 수 있을테니."
마코토 "네?"
내 말에 마코토가 기가 막혀하는 가운데 유키호가 소심하게 중얼거렸다.
유키호 "그, 그, 그러면 저는..."
P "...뭐든 해 봐야 아는거지만, 일단은 내가 어떻게든 해 보도록 할 테니까 너희들은 푹 쉬고, 활동도 정상적으로 하고, 레슨도 열심히 받는거야. 알겠지?"
야요이 "네! 프로듀서, 저 힘낼게요!"
P "그래, 그런 기세야."
나는 야요이에게 고개를 끄덕인 뒤 말했다.
P "그럼 오늘은 이만 해산하도록 할까."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그 자리에서 해산을 선언한 뒤, 나와 리츠코, 아즈사, 이오리, 치하야는 함께 사무소로 이동했다. 나는 개인 차량이 사무소에 있고, 리츠코는 기존의 자료를 한 번 더 검토해본다고 했고, 이오리는 신도 씨가 마중을 나올 것이라고 했고, 치하야는 프로덕션에서 마련해 준 맨션이 근처에 있다. 아즈사는-.
P "결국 차를 얻어타는군."
아즈사 "우후훗, 편하잖아요."
혼자 내버려두면 어디로 빠질지 모르는데다 밤이니까, 뭐 괜찮은가.
그러니까 퇴근하는 내 차를 함께 타기 위해 사무소로 온 것이다.
아즈사 "그나저나 프로듀서-."
P "음?"
아즈사는 돌아가는 차 안에서 내게 물었다.
아즈사 "결국 쿠로이 사장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은 건가요?"
P "류구코마치의 기량이라면 그렇지. 하지만 나는 모두의 프로듀서니까, 신경은 써야지."
아즈사 "그 말은, 신경쓰이는 부분이 있다는 말씀이시네요~."
P "...오늘따라 날카롭구만."
그렇다. 쿠로이 사장의 로비 같은 부분은, 아무래도 이 바닥에서의 경험이 적은 나로서는 따라가기 힘들다.
그래도 역시나 어떻게든 해 봐야겠지.
아즈사 "후훗, 힘내세요."
P "아아. 고마워, 아즈사."
아즈사가 이렇게 말해주니까 말이야.
아즈사 "그럼, 내일 뵈어요~."
P "내일?"
아즈사 "프로듀서, 출근하실거잖아요?"
P "뭐, 일단은 그렇긴 한데..."
아즈사 "리츠코 씨가, 토요일까지는 레슨을 하자고 해서~."
P "...과연."
덧붙이자면 류구코마치를 제외한 나머지 아이들에게는 하루쯤 쉬어두라고는 말해두었는데, 아미가 온다면 마미도 오겠지.
P "그럼 내일 보자고."
아즈사 "네~."
그렇게 아즈사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나 최근에 휴일, 없었지 않아?
+1> 내일의 방침(주사위로 결정합니다. 주사위 던져주세요)
1. 갑자기 뻗는다(주사위가 100)
2. 혼자 업계를 탐색한다(주사위 60이하)
3. 마미와 함께 다닌다(주사위 60이상 100미만)
그냥 3으로 가겠습니다.
P "...진짜 왔네?"
마미 "안뇽안뇽~."
사장님도 코토리 씨도 없는데 오다니 리츠코 무섭다. 옛날 스승님이 생각난다.
P "다른 애들은?"
마미 "레슨!"
그렇게 말하는 마미는 게임 삼매경이다.
P "...재밌어?"
마미 "흐응-. 할 게 없어서 가져왔는데."
P "그러냐."
나는 문득 생각난 김에 마미에게 물었다.
P "나도 오늘은 돌아다닐건데... 여기 혼자 있느니 같이 갔다 올래?"
마미 "어딜 가는데?"
P "뭐, 심사관계자라든가."
마미 "만나주기는 해?"
P "글쎄다. 어제 봤던 쿠로이 사장 정도의 레벨이라면 만날 수 있겠지만."
마미 "흐-응."
마미는 내 말에 재미없다는 표정을 지은 뒤 조르듯 말했다.
마미 "그보다 마미랑 놀자! 응? 응?"
P "...놀다니, 뭘 하면서?"
마미 "글쎄에-. 그런 건 오빠가 더 잘 아는 거 아냐?"
P "미안하지만 그렇게 열심히 놀아보거나 한 적은 없어서."
내 말에 마미가 어깨를 으쓱하더니 말했다.
마미 "흐응-. 놀이공원, 이라든가?"
놀이공원, 인가.
+1>어떻게 할까?
1. 놀이공원으로 고!
2. 방송국으로 고!
P "그럼 가 볼까? 놀이공원."
내 말에 뜻밖이라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던 마미가, 곧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마미 "와이~!"
P "하지만 다른 애들에게는 비밀이야."
마미 "아미에게도?"
P "당연하지. 아미는 류구코마치와 또 이야기할거고 그러면 퍼지는 건 순식간이잖아. 그리고 나도 리츠코는 무섭다구."
내 말에 마미가 재미있다는 듯 웃었다.
마미 "응훗훗~. 오라방도 무서운 게 있구만."
P "원래 나쁜 사람보다 친한 사람이 화내는 게 더 무서워. 그럼 가 볼까."
마미 "라져~."
P "그럼 지금부터 우리는 외근을 나가는거다. 알겠나, 마미 대원?"
마미 "옛서! P대령님, 따르겠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근처 유원지로 향했다. 아, 옷은 출발 전에 빠르게 갈아입었다.
마미 "후와~."
주말이라 그런가 사람이 엄청 많군.
마미 "오빠, 오빠! 저거 타러 가자!"
P "아, 알았어."
롤러코스터를 고를 줄 알았더니 빙글빙글 도는 찻잔 같은 걸 고른 마미.
마미 "돌려라~, 돌려라~!"
P "오호."
그대로 힘껏 빙빙 돌렸더니, 제 몸을 가누지 못해 내 허리를 끌어안으며 마미는 배꼽이 빠지게 웃었다.
마미 "아하하하하! 역시 오빠야! 재밌어!"
P "그, 그러냐. 우욱."
...단숨에 어지러워서 기분이 나빠졌다.
마미 "다음은 저거!"
P "...으음."
범퍼카다.
마미는 계속 내 차를 집요하게 공격했고, 쿵쿵거릴 때마다 웃었다.
마미 "다음은 저거~!"
P "응?"
마미 "얼른, 얼른!"
P "아, 알았어."
이번에는 자이로드롭이다.
P "으음...!"
마미 "꺄아-아!"
몇 개인가의 놀이기구를 탄 뒤, 아이스크림을 사이좋게 먹으며 잠시 걸었다.
마미 "아~, 재밌네. 유원지는 오래간만-."
P "나는 근 몇 년만에 처음인 것 같은데. 어른이 된 뒤에는 올 일이 없었고."
마미 "그런 것치고는 무서워하거나 하지 않던데?"
P "스카이다이빙 같은 것도 해 봤으니까 놀이기구는 별 것 아냐."
마미 "오오~."
마미가 내 말에 씨익 웃었다.
마미 "하긴 오라방은 튼튼하지."
P "뭐 나보다 더 튼튼한 녀석들도 세상엔 제법 있지만서도."
내 말에 마미가 감탄하며 물었다.
마미 "헤에-. 오라방은 대체 프로듀서가 되기 전엔 뭘 한 거야?"
P "어릴 때는 그냥 운동 겸해서 무술이나 배우고, 자연보호 봉사활동 다니고. 좀 큰 뒤에는 친구 아버지 찾는 거 도와주고, 그러고 난 뒤에 대학에서 공부하고, 그랬지."
어디까지나 전부 사실입니다.
마미 "무술했구나. 마코찡도 가라데 잘 하는데."
P "으음, 마코토 집안은 가라데 도장을 한댔지. 마미네 아버지는 의사라고 하셨나."
마미 "응."
P "나중에 아프면 찾아가봐야 하나?"
마미 "흐응-. 오라방이라면 안 아파도 찾아가도 괜찮은데?"
P "......? 의사라고 하셨잖아."
마미 "하지만 우리 아빠니까."
P "뭐 하긴 나는 네 프로듀서니까 괜찮나."
내 말에 마미는 뭔가 불만인지 뾰로통해졌다.
마미 "뭐, 됐어. 다음엔 저거 타러 가자, 저거!"
P "아..."
마미가 가리키는 손가락 앞에는 절규계 어트랙션의 표준이라 할 만한 롤러코스터가 사람들의 비명을 쥐어짜내고 있었다.
P "그래, 뭐. 재밌게 타 볼까."
마미 "응응. 레츠→고!"
그렇게 말하며 마미는 내 오른팔을 꽉 껴안은 채 걸어가기 시작했다.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발을 움직였다.
그나저나 아직 어린애라 그런가, 팔에 가슴이 닿는 느낌이 들었는데 부끄러워하질 않네.
결국 저녁까지 놀고 돌아왔다. 아슬아슬하게, 트레이닝 종료보다 조금 일찍 들어올 수 있었다. 완전범죄일까?
마미 "얏호-."
아미 "어라, 마미~."
마미 "자자, 지금쯤 지쳐있을 류구코마치를 위해 오라방이랑 같이 보급품을 사왔다궁."
P "음료수와 과자지만."
탕비실 쪽에 쌓아둔 다과와 음료를 가리키며 말했다.
리츠코 "감사합니다. 잘 먹을게요."
아즈사 "어머어머, 후훗."
이오리 "...흥."
리츠코는 진지하게 고개를 한 번 숙인 뒤 과자를 먹기 시작했고, 아즈사는 웃으며 음료수를, 그리고 이오리는 특별히 산 100%과즙 오렌지 주스를 보곤 별 말 없이 받아들었다.
이오리 "제법 센스는 있네."
P "칭찬 고마워. 그나저나... 오버트레이닝하는 건 아니겠지?"
리츠코 "아직은 그렇게까지는 아니예요."
리츠코가 고개를 젓는 와중에 아미가 다 죽어가는 목소리를 연기하며 말했다.
아미 "히익, 오라바앙~. 귀신 중사가 우릴 죽이려 하고 있어, 살려줘어~."
리츠코 "누가 귀신이야, 누가."
아미와 리츠코의 대화에 쓴웃음을 지으며 내가 말했다.
P "...완성도를 높이는 것도 좋지만 아무튼 살살 하자고."
리츠코 "네, 네. 조심할게요."
아즈사 "후후, 하지만 함께 해서 조금 덜 힘든 것 같기도 하고~."
이오리 "기왕이면 완벽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데에는 나도 공감하니까."
마미 "흐음-."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던 마미가 나를 보며 말했다.
마미 "오라방."
P "응?"
마미 "마미도 좀 더 트레이닝을 해야 하지 않을까?"
P "객관적으로 아직 필요한 요소가 좀 있다고 할 수 있겠지."
마미 "그럼 같이 하자! 응? 응?"
생각해보면 딱히 거절할 이유는 없다.
P "뭐, 좋아. 류구의 트레이닝은 다 끝났으니까, 조금 볼까."
기꺼이 승낙하자 마미는 배시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미 "응! 그러면 먼저 가서 준비하고 있을게. 갔다올게, 아미!"
P "그래. 나도 이 쪽에서 준비해서 올라가마. 옷 갈아입고 기다려."
마미가 먼저 올라가버리자, 리츠코가 의아해하며 말했다.
리츠코 "...오늘따라 텐션이 높네요?"
P "음, 류구코마치가 열심히 하니까 자극을 받은 거겠지. 특히 아미라든가."
아미 "아미에게?"
P "그래. 쌍둥이니까 뭔가 알 것 같지 않아?"
그렇게 되물으며, 나는 아미 이마에서 조금씩 흘러내리는 땀을 살짝 닦아주었다.
아미 "흐으-응. 뭐,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P "음. 그럼 다녀올게."
아미의 대답에 웃으며 사무실을 나온 뒤, 나는 마미와 함께 레슨실에서 데뷔곡과 신곡을 연습했다.
+1>마미 친밀도 판정입니다. 주사위+마커(주사위는 놀이공원, 마커는 레슨)
어라, 어쩐지 나 요즘 쉬는 날이 없지 않아...?
리츠코 "그래서 어제 마미와 놀러가셨어요?"
P "......"
할 말이 없다.
P "그건 어디까지나 담당 아이돌의 원활한 관리를 위해서-."
리츠코 "네, 네. 변명하지 마시구요, 다음부터 그러지 마세요."
P "죄송합니다."
리츠코에게 한참을 쪼인 뒤, 겨우 풀려난 나는 자리로 돌아왔다.
+1, 2, 3, 4>오늘은 누구의 레슨을 봅니까?(마미, 야요이는 방송촬영을 갔음)
1-하루카 2-치하야 3-마코토 4-유키호
주사위 던지기로 가장 높은 앵커를 쓰겠습니다.
내 말에 하루카, 치하야, 마코토, 유키호 네 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한참이나 쳐다보았다. 그리고-."
하루카 "프, 프로듀서!"
하루카가 제일 먼저 손을 들었다. 어쩐지 나머지 세 사람의 얼굴에 낭패감 같은 게 스쳐지나간 것 같지만 넘어가자.
P "응? 왜, 하루카."
하루카 "오늘 제 레슨, 봐 주실 수 있을까요!"
P "응? 그래, 뭐. 한 번 볼까."
내 대답에 어쩐지 큿! 하는 소리가 들린 것 같은데, 기분 탓인가.
그래서 오늘은 하루카의 레슨을 맡게 되었다.
하루카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P "아아. 그럼 우선 기량을 체크해볼까?"
하루카 "네!"
하루카는 고개를 끄덕인 후, 내 앞에서 '태양의 젤러시'와 '소녀여 큰 뜻을 품어라!'를 불렀다.
+1>하루카의 실력은? (주사위 판정입니다)
P "어렵구만."
하루카 "으윽. 역시 그렇죠? 아하하하..."
하루카는 침울해져서 곧 암울한 어조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하루카 "네, 저는 치하야짱처럼 노래를 잘 부르지도 못하고 마코토짱처럼 춤을 잘 추지도 못하고 마미처럼 귀엽지도 않고..."
P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대충 알 것 같은데 말이지."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P "하루카, 이 가사가 어렵니?"
내 물음에 하루카는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하루카 "네? 아뇨. 평범하지 않나요?"
P "그렇지?"
하루카 "네. ...그런데 왜요?"
P "노래의 기술은 연습으로 배울 수 있는 것이지만, 가사를 이해하는 건 생각보다 쉽게 극복되는 문제가 아냐. 너희들의 노래는 내가 보기에 너희들에게 전부 잘 어울리는 노래지만 치하야나 마코토는 노래에 대해 내게 물으러 온 적도 있었어."
하루카 "....."
P "아이돌은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는 빛이 되는 존재... 노래를 몸으로, 목소리로 표현하는 법을 조금만 더 익히면, 금방 따라잡을 수 있어. 너무 걱정하지 마."
내 말에 하루카가 잠시 생각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하루카 "...네!"
P "그럼 연습해볼까. 우선 음정부터 한번 더."
하루카 "네!"
그 이후로 하루카는 나와 함께 음정이라든가 댄스, 그리고 종합연습을 열심히 반복했다.
하루카 "하우우우-."
P "좀 쉬고 하자."
하루카 "하, 하지만 조금만 더!"
P "프로듀서가 쉬라고 할 땐 쉬는거야."
하루카 "아, 헤헤, 그런가요?"
내 말에 멋쩍은 듯이 웃는 하루카에게 물을 건네주었다.
P "그래. 자, 물."
하루카 "감사합니다!"
물을 받아마신 후 하루카는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하루카 "그래도... 정말 다행이예요."
앉은 자리에서 땅을 보면서 하루카가 중얼거렸다.
P "뭐가?"
하루카 "프로듀서가 오신 뒤로부터 프로덕션의 모두가 활기가 넘치고, 막막했던 앞날이 환해지는 듯해서. 아, 물론 저도 마찬가지예요. 데뷔는 했지만 계속 무명이었는데, 지금은 다시 한 번 톱 아이돌을 꿈꿀 수 있게 되었어요."
P "그런가."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P "뭐, 내가 잘 하는 건 누군가를 빛나도록 돕는 일이니깐 말야. 예나 지금이나."
하루카 "후훗, 그런가요."
P "아직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너희와 함께 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라도 알 수 있어. 너희들은 빛날 수 있는 아이들이라고. 지금 이 업계의 어지간한 별들보다도 더."
하루카 "레온 씨라면요?"
P "...거기까지 가는데는 좀 걸리고."
내 솔직한 말에 하루카가 웃음을 터뜨렸다.
하루카 "거기선 '물론 뛰어넘을 수 있지!'라든가,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P "프로듀서라면 담당 아이돌들에게는 솔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만..."
하루카 "후훗, 그런가요. 하지만 왠지 안심이 되네요."
P "응?"
하루카 "남을 돕는 데 재능이 있고, 아이돌들에게 솔직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프로듀서께서, 우리가 빛날 수 있다고 하시니까, 왠지 조금."
하루카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P "그거 다행인걸. 그럼 이 기세로 좀 더 레슨할까?"
하루카 "네!"
텐션이 올라간 탓인가, 하루카는 여전히 자잘한 부분에서 실수가 있긴 했지만 전보다는 훨씬 멋진 모습을 보여주며 레슨을 마무리했다.
+1>언제나처럼 나오는 하루카 친밀도 상승치(주사위와 앵커 중 높은 쪽)
P "오늘은 2차 예선조가 발표되는 날이지..."
1차 예선에서 다들 합격해버렸기 때문에, 우리들 사이의 대결은 피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리츠코 "안녕하세요!"
P "오, 리츠코. 일찍 왔구나."
리츠코 "시험도 끝났고 오늘은 예선조 발표잖아요?"
P "그렇지. 나도 지금 기다리고 있는 중인데."
그 때 팩스가 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삐리리리-, 하는 소리와 함께 나온 서류를 코토리 씨가 받아들었다.
+1> 예선조의 상태는? (주사위 판정)
주사위 0 or 100 - 류구코마치를 제외한 모든 아이들이 한 조에 몰려 있다.
1~20 - 3명끼리 한 조다. (하루카 마코토 야요이 / 치하야 마미 유키호)
21~60 - 2명끼리 한 조다. (하루카 야요이 / 치하야 유키호 / 마코토 마미)
61~99 - 모두 다른 조다.
P "...네?"
코토리 씨가 떨리는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코토리 "이거... 직접 보시겠어요?"
P "네."
나는 불안한 마음을 애써 감추며 코토리 씨에게 다가가, 예선 편성표를 받아들었다. 그리고 죽 읽어내려간 후 리츠코를 불렀다.
P "...리츠코? 잠깐 좀 와 줄래?"
리츠코 "...네?"
P "너도 좀 봐."
이번에는 리츠코가 내 손에서 서류를 받아든 뒤, 읽어내려간 후, 멍하니 나를 쳐다보았다.
리츠코 "...전원, 다른 조?"
P "그것도 단체유닛만 따로 특별편성이 되어 있고."
그러니까 말하자면 원래 6개조 편성을, 유닛을 결성한 팀만 따로 분리하여 총 7개조로 재편, 유닛 페스를 따로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게다가 유닛은 여기서 결선이고, 방송에도 그대로 출연.
P "분명 우리에게 유리해지긴 했는데."
게다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개인 출장 6인이 모두 다른 조로 분산되어 있다. 야요이 쪽이 히비키, 치하야 쪽이 미키, 마미 쪽이 타카네가 함께 있다는 부분이 좀 걸리기는 하지만.
P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리츠코, 네 부담이 좀 더 커졌다고 생각하는데."
리츠코 "그러게요."
결국 류구코마치가 레드 숄더라든가 프로젝트 페어리 같은 강적을 깨부수지 않으면 안 되게 된 셈이다.
게다가 잘 따져보면 쿠로이 사장에게도 딱히 불리한 점은 없다. 물론 우리 애들이 저 멤버들에게 졌을 때의 이야기지만, 한 명이 방송에 2주 연속 출연가능할 수도 있다.
P "...설마 처음부터 노린 건가?"
리츠코 "네?"
P "이 바뀐 임시 룰에 따르면 페어리는 방송에 2주 연속 출연가능할 수도 있다고. 노출도가 생명인 아이돌로서는, 상당한 메리트라고 생각하는데."
리츠코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
P "...뭐, 우리 애들이 이겨버리면 문제는 해결되지만."
지나가듯이 던진 마지막 말에, 리츠코가 피식 웃었다.
리츠코 "자신만만하시네요, 프로듀서."
P "동료가 든든하니까 그래. 그럼, 사장님께 보고를 드려야겠군."
리츠코 "네!"
내 말에 리츠코는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가 모인 뒤, 간단하게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P "해서, 조금 상황이 바뀌었지만 방침은 크게 변화가 없다. 다만 류구코마치 쪽은 이번이 결선이니만큼 리츠코와 함께 신곡의 피로에 집중하게 될 거야."
리츠코 "뭐, 연습이 좀 더 몰리는 것뿐이니까 너무 걱정하진 마."
아미 "흐흥, 오히려 우린 잘 된 것 아닐까NA?"
이오리 "그러네. 한 곡에 더 집중한다면 훨씬 더 높은 완성도를 보일 수 있으니까."
P "음, 아미와 이오리의 말처럼 오히려 우리처럼 전력을 분산해서 각자 대응할 수 있는 편이 저 쪽보다 훨씬 유리하지. 물론 이것도 다 너희들의 실력을 믿기 때문에 하는 말이지만. 혹시나 해서 묻는 말인데-. 질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 있나?"
치하야 "그럴리가요. 누가 상대든 전력으로 맞설테지만, 특히나 우리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지리라곤 추호도 생각하지 않아요."
내 말에 모처럼 치하야가 기세좋게 대답했다.
P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이번 페스티벌의 우승자는 우리 프로덕션에서 나올거다. 961프로는 분명 강적이지만 못 이길 정도는 아니야. 그런고로, 다들 레슨 열심히 하자고!"
하루카 "네!"
하루카의 기세 좋은 대답과 함께 파이팅 소리가 울려퍼졌다.
모두가 레슨이나 자신의 스케줄에 맞춰 이동한 뒤, 나는 모처럼 혼자 생각에 잠겼다.
P '쿠로이 사장이 그렇게까지 녀석들의 재능에 절대적인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나. 심사위원을 매수한다-, 는 선택지도 있을 법하긴 하지만 어지간해선 그렇게까진 하지 않겠지.'
심사위원들이 자존심이 없는 것도 아니고 어지간해선 심사 자체에서는 공정성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음향설비 등에 손을 댈 가능성도 있겠지만 사람 자체에 손을 댈 정도로 막장은 아니-겠지?
P 'G사가 손을 대고 있으면 100% 장담은 금물이지만.'
적어도 지금 파악되는 바로는 직접적으로 저 쪽에서 행동에 들어간 적은 없다. 애초에 G사가 961과 접촉한 이유도 지금은 불명이다. 짚이는 쪽은-.
P '역시 시죠 타카네인가.'
비교적 행적이 명확한 가나하 히비키나, 아예 우리 프로덕션 소속이었던 미키와는 달리 타카네 쪽은 시죠 가문 자체가 미심쩍은 상태다.
그런 생각을 하는 도중, 코토리 씨가 이 쪽으로 다가와 찻잔을 건네 주며 말을 걸었다.
코토리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세요?"
P "아, 코토리 씨. 뭐 별 건 아니고, 조금 걸리는 부분이 있어서요."
코토리 "걸리는 부분요?"
P "쿠로이 사장이 어떤 남자인지 아십니까?"
코토리 "쿠로이 사장님...은, 그러네요. 어떤 일이든 철저한 기획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이랄까?"
P "으음."
코토리 씨의 친근한 태도가 섞인 설명도 마음에 걸리기는 하지만 일단 그 부분은 중요하진 않은 것 같다. 사장님과도 사연이 있었다고 하니 뭔가 있겠지만.
P "코토리 씨는 이번 페스의 조 편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죠?"
코토리 "제 생각을, 물어보시는 건가요?"
P "물론이죠."
코토리 "흐음-."
코토리 씨는 내 책상에 놓여 있던 이번 조 편성 관련 서류를 다시 한 번 읽으며 고개를 갸웃했다.
코토리 "제 생각을 말하자면, 이번 조 편성은 저희 프로덕션에 지나치게 유리하네요."
P "역시 그렇죠?"
쿠로이 사장이라면 철저한 기획 하에 일을 처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억지를 부려 세 사람을 개인과 유닛 동시출전을 시키는 부분부터 이번 조 편성에 이르기까지 뭔가 전부 이상하다.
모든 것이 우연의 일치일지도 모르겠지만-.
코토리 "그래서 거기에 대해 생각하고 계시는 건가요?"
P "네."
나는 고개를 끄덕인 뒤 식어가고 있는 차를 단숨에 털어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P "죄송하지만 잠시 나갔다 올 테니, 아이들이 와도 별 일이 없다면 기다리지 말고 먼저 퇴근하라고 전해주시겠습니까? 좀 늦을지도 모르겠네요."
코토리 "아, 네. ...어디로 가시는데요?"
P "그건... 저도 모르겠군요."
그 말을 뒤로 하고, 나는 사무실을 나왔다.
+1>그래서 어디로 가야 하나...
1. 961프로덕션 본사
2. 페스 주관 방송국 본사
3. 근처 호수공원
P "...어라?"
정처없이 떠돌던 발길이 멈춘 곳은, 이번 페스를 주관하는 방송국.
무의식중에, 여기로 온 것인가... 다행히 방송국은 어지간해서는 관계자임이 확실하다면 출입을 금지하지 않는다.
간단하게 소속을 밝힌 뒤, 출입증을 받아 내부로 들어왔다.
그럼 우선은, 조를 편성한 당사자를 만나보기로 할까.
P "엄정한 심사 결과요?"
담당 "그렇습니다. 1차 예선에서의 성적과 흥행요소를 고려해서 최대한 분산배치한 겁니다."
P "그럼 처음과는 달리 유닛과 개인을 분리한 이유는-."
담당 "아무래도 유닛과 개인은 무대 구성에서 큰 차이가 있으니까요."
P "누가 이의를 제기하기라도 한 건가요?"
담당 "내부 회의에서 그런 결론이 난 겁니다. 특별히 외부에서 이번 페스의 심사구성에 이의를 제기한 건 아니예요."
P "그렇습니까."
담당 "뭐, 이번 조 편성이 765 프로덕션에 유독 유리한 것 아니냐, 그런 문의가 오긴 했는데요."
P "혹시 961프로...?"
담당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거긴 아니예요. 쿠로이 사장님은 분명 업계에 영향력이 강하긴 하지만, 이번 페스에서는 유독 별다른 발언이 없어요. 페어리의 출전에 관해서는 조금 무리를 하시긴 했지만."
P "그런가요."
이렇게 말하는 경우 대개 거짓을 말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렇다면 최소한 이 구도 자체는 쿠로이 사장의 이익에 부합된다는 것일까.
P "아무튼 흥행을 기대하신다니 기대대로 잘 될 수 있도록 이쪽도 열심히 해야겠군요."
담당 "네, 모쪼록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P "저희야말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평범하게 인사를 마치는 것으로 이야기는 종료.
P '내부 회의, 라.'
내부자 중에 외부와 커넥션이 있는 사람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는 쪽이 더 이상한 것이 이쪽 업계지만, 일단 눈에 띄는 인사는 없다. 뒷조사를 하려고 해도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방송국 복도를 걷자니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1> 누구의 얼굴일까요? (히비키, 미키, 타카네 중 1)
P "어라, 미키? 방송국이라면, 일이야?"
미키 "응! 이제 마치고 돌아가는거야!"
P "호오-. 꽤나 열심인걸."
어쩐지 반짝반짝한달까 그런 느낌이 있는 듯 없는 듯.
미키 "응-. 무대 위는 재미있는거야."
P "그런가."
무대 위가 재미있다니 이 녀석도 역시 아이돌이군.
P "그보다 시간 여유 있어? 뭐라도 좀 사 줄까?"
내 말에 미키가 쉽게 낚였다.
미키 "우와! 뭐 사 줄 건데?"
P "음료수나 간식 정도...지만."
미키 "미키는 주먹밥이 좋은거야~."
P "알았다, 알았어."
고개를 끄덕이며 미키와 함께 방송국을 나온 뒤, 우리는 주먹밥을 사서 근처의 카페 야외 테라스에 앉았다.
미키 "음, 맛있당. 헤헤~."
P "주먹밥이 그렇게 좋냐?"
미키 "응! 미키는 주먹밥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거야!"
P "...그, 그래."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세계다.
미키 "흐흥~."
미키가 주먹밥 하나를 다 먹고 음료에 손을 뻗는 것을 보며 내가 물었다.
P "그보다 아이돌 페스 조 편성은 봤어?"
미키 "응. 치하야 씨와 한 팀이던걸."
P "팀은 보통 같은 편일 때 쓰는 단어 아니냐?"
미키 "그런 건 아무래도 좋은 거야~."
P "...뭐, 그래서 그 쪽 분위기는 어때?"
미키 "히비키는 매일 투덜거리고 있고, 시죠 씨는 잘 모르겠는걸."
P "...너네 유닛, 류구코마치와 무대에서 겨루는 거 아니냐?"
미키 "몰라~. 그런가?"
P "일단 너네 유닛이 콩가루인 건 잘 알겠다."
나는 라이벌 유닛의 참상에 한숨을 쉬었다.
미키 "아무튼 치하야 씨와 한 무대에 서니까, 열심히 할 거야."
P "으음, 뭐. 열심히 해라."
내 대답에 미키가 이 쪽을 빤히 쳐다보았다.
P "...왜 그래?"
미키 "프로듀서는, 치하야 씨를 좋아하는 것 아니었어?"
P "응?"
물론 훌륭한 아이돌이라고 생각하지만, 미키가 이야기하는 건 좀 다른 것 같은데...
P "치하야는 좋은 아이지. 일에도 열심이고, 스스로를 좀 과하게 채찍질하는 면이라든가 다른 사람을 쉽게 인정하지 않으려는 면 같은 단점도 있지만 노래를 듣는 사람에게 무언가 빛나는 것을 전해주고자 하는, 지극히 아이돌다운 면이 좋다고 생각해."
미키 "우~. 물론 치하야 씨는 노래도 잘 하고 노력도 많이 하지만, 미키가 묻는 건 그런 게 아닌데."
미키가 뚱한 표정을 짓자 나는 고개를 저었다.
P "...혹시라도 연애감정을 이야기하는 거라면 아직 생각 없어. 아니 뭐, 다들 이쁘긴 하지만 말이야~."
마지막은 일부러 가볍게 이야기했다.
미키 "헤에~. 나는 프로듀서랑 치하야 씨, 사귀는 줄 알았는데."
P "어딜 봐서?"
미키 "하지만 치하야 씨, 프로듀서랑 다른 사람들이 친한 모습 보이면 화내고."
P "그, 그런가..."
잘 모르겠다.
미키 "뭐, 하지만 프로듀서가 아니라고 하면 그런 거겠지."
P "뭐, 치하야는 그렇다 치고. 너는 어때?"
미키 "미키는~. 열심히 하고 있어요~."
P "...그러냐."
미키 "하지만 미키가 이렇게 말하면 히비키는 화내는걸. 매일매일 잠만 자면서 어디가 열심이냐고."
P "타카네는?"
미키 "시죠 씨는 가끔 말없이 사라져. 라멘집에서 발견할 때도 있지만, 매일 연습이 끝나면 어디론가 사라져버리니까 잘 모르겠어."
P "흐음... 너도 수고가 많구나."
내 말에 미키는 갑자기 눈을 동그랗게 떴다.
P "왜, 왜 그래?"
미키 "우와, 미키보고 수고가 많다고 하는 사람은 쿠로이 사장을 빼면 프로듀서가 처음인거야."
P "엑."
미키 "흐흥, 역시 프로듀서는 좋은 사람인 거야~."
P "아니, 쿠로이 사장과 엮인 상태에서 좋은 사람 취급을 받아도 그렇게 반갑진 않은데..."
미키 "프로듀서는 쿠로이 사장, 싫어해?"
P "그다지 좋은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 좋은 사람이면, 너희들이 이렇게 제각기 놀고 있는데 방치할 것 같진 않으니까."
미키 "...흐응."
미키는 고개를 갸웃했다.
미키 "그러고 보니 가끔 쿠로이 사장이 좀 뭐랄까, 무서운 느낌? 이 드는 사람과 이야기를 하는 걸 본 적이 있는 거야."
P "무서운 사람?"
미키 "응. 어딘지 모르게 지나가면 돌아보게 되는."
P "...그 이야기, 좀 더 자세하게 해 줄 수 있어?"
무언가, 걸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P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는 못 들어봤니?"
미키 "흐응-. 별로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르겠는거야."
P "그런가. 투자자라면 너희들 이야기가 분명 나올 것 같았는데."
나는 짐짓 그렇게 떠 보았다.
미키 "응-. 생각해보면 그 사람은 시죠 씨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P "그래서 관심 없어져서 넘겼구만?"
내 지적에 미키가 당황해서 고개를 저었다.
미키 "그, 그런 거 아닌거야. 그냥, 달이 어쩌고 데블? 이 어쩌고 하는 이상한 소리를 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넘긴거야."
P "데블... 그렇군. 근데 달은 뭐지?"
미키 "그건 잘 모르겠는거야."
P "그러냐. 뭐 상관없지."
타카네에 달, 그리고 데빌인가. 데빌 인자에 대해서는 짚이는 부분이 없지 않은 수준을 넘어서서 당사자를 알고 있으니, 그 쪽을 확인하는 게 빠를지도.
미키 "프로듀서는 뭐 아는 거 있어?"
P "대충은. 확실한 건 아니지만, 똑똑한 친구가 있어서 물어보려고."
거짓말은 안 했다, 거짓말은.
미키 "흐-응."
미키는 미심쩍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지만 곧 흥미를 잃었다는 듯 남은 주먹밥으로 눈을 돌렸다.
P "뭐 그건 그렇고."
미키 "......?"
주먹밥을 오물대는 미키를 보며 물었다.
P "슬슬 100일 정도 되어가던가. 765프로로 다시 돌아올 생각은 없어?"
미키 "으-음. 타카기 사장이 있으면 싫어."
P "어째서?"
미키 "쿠로이 사장이 말하던걸. 타카기 사장은 미키가 굉장히 사소한 이유로 프로덕션에서 마음대로 나가버렸다면서, 매일같이 미키나 가족들 험담을 한다고."
P "...매일같이 사장실에 들락거리지만 그런 이야기, 들어본 적 없는데."
미키 "그, 그리고 리츠코나 다른 사람들이 혼낼 것 같아."
P "그야-."
+1> 대사를 골라주세요
1. 혼내겠지.
2. 글쎄, 혼내려나...
3. 그럴 것 같긴 하지만, 내가 막아줄게.
P "뭐, 그렇게 되면 내가 막아줄게."
미키 "응?"
P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이 혼내면 내가 적당히 막아준다고."
미키 "...미덥지 않은거야."
P "이래뵈도 프로덕션 안에서는 나름 인망이 있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미키 "흐흥~."
저거, 100퍼센트 안 믿는 눈이다.
미키 "뭐, 마음만이라도 고마운거야. 하지만 역시, 리츠코나 치하야 씨의 잔소리라면 감수해야 할지도."
P "뭐 그렇게 생각한다면 오히려 다행일지도."
버틸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겠지만.
P "아무튼 쿠로이 사장 말은 어지간해서 다 거짓말이고, 뭣보다 미키 네 소속은 아직 765프로다. 언제라도 돌아와."
미키 "고마워, 프로듀서."
미키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미키 "-하지만 역시 지금은 안 될 것 같은거야!"
P "그런가. 할 수 없군."
나는 미키의 말에 아쉬운 척 그렇게 대답했다.
미키 "그럼 미키는 이제 가 볼게. 나중에 봐! 안녕!"
P "조심해서 들어가."
작별 인사를 마치고 미키는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P "...지금은 안 된다, 인가."
미키의 말을 되뇌이면서, 나는 미소를 지었다.
P "조금 성장한건가, 저 녀석도."
사무실에 복귀하자마자 +1>이 나를 찾았다.
+1>누구일까요?
(하루카 치하야 마코토 유키호 마미 야요이 리츠코 중 1)
P "오, 치하야. 레슨은 다 끝났...나?"
치하야 "네, 일단은."
치하야는 평소처럼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P "음, 그래. 무슨 일이야?"
치하야 "잠시 개인적으로, 상담할 게 있어서요."
P "개인적, 이라는 건-."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코토리 씨는 물론 계시고, 나머지는-. 아직 레슨이 안 끝났나. 평소에 제일 열심인 치하야가 제일 먼저 레슨을 끝내는 것도 별일이긴 한데, 그만큼 중요한 일일테지.
P "좋아. 언제쯤이면 될까?"
치하야 "프로듀서가 편하신대로."
P "으음."
잠시 시간을 확인해보았다. 아직 업무시간은 조금 남아있다.
P "길어지려나?"
치하야 "그렇게까지는..."
P "그럼, 지금 바로 갈까."
그렇게 말하며 일어서자, 치하야가 살짝 놀란 표정을 했다.
P "그럼 방금 다녀오자마자 죄송하지만 코토리 씨, 잠시 다녀오겠습니다."
코토리 "아, 네."
코토리 씨에게 그렇게 말하고, 멍하니 서 있는 치하야를 향해 말했다.
P "뭐 해? 가자."
치하야 "아, 네."
나와 치하야 두 사람은 그대로 사무소에서 나와 차에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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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미키의 친밀도 계산을 안 했네요.
+1>미키 친밀도(주사위)
치하야 "음, 그러니까-."
치하야가 가고 싶어한 곳은, 교외의 한 묘지였다.
중간에 흰 국화를 한 송이 산 치하야는, '키사라기 가의 묘'에 그 꽃을 바쳤다.
P "......"
치하야 "...궁금하지 않으세요?"
치하야의 물음에 선선히 대답했다.
P "일단 입사할 때 설명은 들었어. 네게 어릴 적에 죽은 동생이 있다는 것. 기일이 오늘이었나?"
치하야는 살짝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치하야 "이 즈음이면 한 번씩 와 보곤 해요. 평소에는 주말에 왔지만, 이번에는 조금 바빴으니까."
P "그건-. 음, 미안한걸. 일찍 알았다면 조정했을텐데."
치하야 "괜찮아요. 어차피 프로듀서도 바쁘셨으니까요."
P "내가 바쁜 것과-."
성묘가 무슨 상관인가, 라고 물으려고 하다가 입을 다물었다. 아마 이런 경우라면 '죽은 동생에게 나를 소개시켜주고 싶었다'같은 흐름이겠지.
치하야 "그래도, 오늘도 나가셨을 때는 아아, 역시 틀렸나, 했는데."
P "으음."
치하야는 보기 드물게 살짝 웃었다.
치하야 "그래서 말인데, 프로듀서-."
치하야가 말을 다 마치기 전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본 치하야는 눈을 돌려 묘비에 말을 걸었다.
치하야 "유우? 1년만이네. 오늘은 말이지, 내게 아주 소중한 분을 데리고 왔어. 지난번 데뷔 이후에 들어오신 프로듀서님이야."
이어지는 치하야의 나에 대한 소개는 꽤나 부끄러운 칭찬 일색이라, 여기서는 생략하기로 한다.
치하야의 이어지는 이야기를 듣고 있던 그 때, 귓가에 자동차 소리가 작게 들렸다.
딱히 오늘 이 시간에 굳이 성묘하러 오는 사람은 우리 정도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닌 모양이다.
치하야 "프로듀서?"
P "아, 응."
치하야 "간단하게 인사라도 해 주시겠어요?"
P "으음. 유우 군, 에게 말이지."
나는 머쓱해하며 묘지 앞으로 다가갔다.
P "그렇군. 올해부터 부족하나마 유우 군의 누나를 프로듀스하고 있는 P다. 하늘에서 보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유우 군의 누나는 꽤 잘 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노력할테니, 앞으로도 잘 부탁해. 뭐, 치하야는 유우 군을 생각하는 만큼 더 열심히 할 테니 별로 걱정하진 않아도 될 것 같지만, 신경은 쓰도록 하지."
어디선가 작게, 새소리 같은 것이 들린 것 같았다.
인사를 다 마치고 일어서자, 치하야가 묘지 입구를 본 채 굳어 있었다.
P "-다 끝났는데. 치하야?"
치하야 "아, 네..."
나는 멍하니 서 있는 치하야의 시선을 따라갔다.
멀리 입구 근처에 보이는 것은, 치하야와 많이 닮아 있는 여성이었다.
그 목소리에 치하야는 정신이 퍼뜩 든 것처럼 내 손을 잡았다.
P "치하야?"
치하야 "얼른 가죠, 프로듀서."
뭔가에 씌인 것처럼 내 팔을 잡아당기는 치하야에게 일부러 가볍게 말했다.
P "...손 안 잡아도, 갈 수 있는데."
치하야 "~~~~!!"
일부러 한 말에 치하야는 예상대로 반응해주었다. 음, 기쁘군. 치하야가 화들짝 놀라 손을 놓자, 이번에는 내가 치하야의 손을 잡았다.
치하야 "프, 프로듀서?"
P "아니, 안 잡아두면 날아가버릴 것 같아서 말이지."
치하야 "......"
P "도망가지 마."
내 말에, 치하야의 어깨에서 힘이 빠졌다. 그 모습을 확인하고, 나는 조심스럽게 치하야의 손을 놓았다.
P "그러면... 음, 765프로덕션에서 일하고 있는 P라고 합니다."
눈 앞의 여성에게 정중하게 명함을 건넸다.
여성 "프로듀서... 시군요. 안녕하세요. 치하야의 엄마입니다."
P "그럴 것 같았습니다."
나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P "성함이...?"
치구사 "치구사, 라고 해요."
P "오늘은 참배하러 오신 모양이군요."
치구사 "네. ...치하야가 없는 틈에 몰래 오려고 했는데."
P "...죄송하지만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치구사 "네. 실은, 이혼을 생각하고 있어서요. 유우에게는 먼저 말해야겠다, 라고 생각해서..."
P "그렇게 말씀하시는 걸 보니 아직 확고한 결심은 아니신 모양이군요."
일부러 흔들어본다. 감정이 요동칠 때에는 더 큰 요동을. 분출되지 않은 감정은 저주가 된다. 그것을 풀기 위해서는 벽을 깨어 안을 보아야 한다.
치구사 "하지만 이제는 지쳐서요... 치하야도 집에 없고."
치하야 "왜 거기서 내 이름이 나와요?"
치하야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치구사 "치하야..."
치하야 "엄마와 아빠는 나는 아무래도 상관없었잖아요.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싶어하는지, 어떤 마음으로 살았는지 아무 것도 신경쓰지 않았으면서!"
치구사 "...미안하구나, 치하야."
치하야 "대체 뭐가 미안하다는 거예요!"
이 쯤 해서 잠깐 끊는 게 좋겠지. 나는 치하야의 작은 어깨를 살짝 감쌌다. 치하야가 입을 다물었다.
P "...꽤 이야기가 많이 쌓인 것 같은데, 시간도 늦은 것 같으니 장소를 이동하면 어떨까요. 유우 군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이혼 같은 이야기는 조금 천천히 해 줘도 될 것 같습니다만."
치구사 "...네."
치구사 씨가 이윽고 고개를 끄덕이자, 나는 노파심에 덧붙였다.
P "덧붙여 이야기하자면, 굳이 이런 사생활에 참견하는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지만-. 경험상, 이런 문제는 지금 미리 풀어두지 않으면 나중에 반드시 다른 곳에서, 더 큰 형태로 터지더군요. 치하야의 어머니라면, 치하야를 위해서 조금..."
치구사 "알겠습니다."
치구사 씨는 꽤나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그녀와 나를 번갈아 보며, 치하야는 떨리는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치하야 "프로듀서..."
P "미안, 치하야. 일이 조금 커졌네."
그런 이야기를 끝으로 각자의 차에 오른다.
차 안에서, 나는 치하야에게 조용히 물었다.
P "화났니, 치하야."
치하야 "...잘 모르겠어요."
치하야는 꽤나 복잡한 표정이었다.
치하야 "유우가 죽은 뒤부터 부모님은... 아버지는 유우의 죽음을 어머니 탓으로 돌렸고, 어머니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아버지에게 계속 화풀이를 당하기만 했어요. 그리고 저는-."
P "치하야는?"
치하야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이윽고, 떨리는 목소리로, 치하야는 스스로를 붙잡는 주박을, 한 마디, 한 마디씩 뱉어냈다.
치하야 "...유우의 죽음은, 제가, 유우를 붙잡지 못했, 기, 때문... 이었, 으니...까..."
P "......"
치하야 "하지만, 일부러 그런 게 아닌데...!"
P "알아."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P "가족이 죽도록 일부러 내버려두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손쓸 수 없는 일이라면 몇 번인가 겪었지만.
나는 손을 내밀어,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한 치하야의 머리를 몇 번이고 쓰다듬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