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올렛.
유닛명은 시나올렛으로 결정된 모양이었다.
아마도 유닛명 후보 중에 있던 시나몬 바이올렛을 줄인 말이겠지.
그나저나, 이토록 좋은 반응이 나올 줄은 몰랐는데 말이지.
하긴, 아리사가 찍은 사진은 내가 봐도 꽤나 좋아 보였으니 어느 정도는 납득할 수 있다.
하지만 내 뇌의 한구석에서는 마치 나를 피사체로 한 사진과 나에 대한 소개가 이렇게 좋은 반응을 보이는 것을 납득할 수 없는 것처럼 이 상황이 자꾸만 어색하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좋은 반응에 대한 기대 위에 좋은 반응에 대한 우려가 서리처럼 내려앉아 따뜻했던 기대를 마음이 베일 것만 같은 차가운 걱정으로 덮어버린다.
내가 이 반응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잖아.
정말 열심히 노력한다고 해서 그게 가능할까?
...무섭다.
내가 한 일이 뭐가 있는 걸까.
나는 남들의 노력에 업혀가는 것이 아닐까.
이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것은 아리사다. 어떤 사진을 찍을지 생각하고 그 사진을 어떻게 찍어야 할 지 연구하고 또 자신이 생각한 대로 사진을 찍어낸 다음 자신이 가진 정보를 토대로 나를 다른 사람들에게 어필한 아리사가 이루어낸 일이지, 내가 한 일은 아니다. 아리사가 찍은 사진과 아리사가 쓴 글과 아리사의 노력이 없었다면 이런 일은 없었겠지.
그래도 아직은, 아직까지는 내가 할 수 있었던 게 아무것도 없었으니 다른 사람의 노력에 편하게 올라타는 것에 대한 핑계를댈 수는 있다. 하지만 이런 변명이 통하지 않게 될 날이 저 너머의, 그러나 가까운 미래에서 다가오고 있다.
그래서 무섭다.
내가 노력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노력이 보잘것없게만 느껴져서, 사람들의 앞에 서서 나를 보일 때 그 노력이 나를 보는 사람들의 손에 갈기갈기 찢겨져 흩어지고 부정당할 것만 같아서, 그런 우려가 자꾸만 자신감과 기대를 좀먹어가서, 그래서 걱정된다.
만약 내가 실패한다면, 나를 위해 애써준 다른 사람들의 노력을 부숴버리게 된다면, 나는 견뎌낼 수 있을까.
차라리 반응이 좋지 않았다면.
차라리 그랬다면 홀가분했을 텐데.
...쉬는 시간이 거의 끝났으니, 이제 그만 돌아가자.
교실로, 그리고 수업이라는 평범한 여학생의 일상으로.
그러면 이 걱정을 조금이나마 무시할 수 있을 것 같으니까.
내 생각이지만..아이돌이란 일은 불안함이 없을 수는 없어. 아무리 연습하고 준비해도, 실망시킬수도 있고 실망할지도 모르니까.
그래도 무대에 설 때는 불안 따윈 모른다는 듯, 뻔뻔하게 웃는 거야. 막이 내릴 때까지. 아이돌은 꿈을 노래하는 일이니까.
힘내. 이곳 사람들은 모두 네 편이니까.
[글쎄...]
[콘서트에 참여하면 SNS에 올린 사진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오히려 이게 남은 시간을 더 잘 활용하는 방법일 수도 있어.]
[그럼, 지금은 바쁘니 이만 끊을게. 세부 사항은 문자로 보내둘 테니 잘 생각해보고 연락해줘.]
"ㄴ, 네."
"어쩌면 좋을까?"
"나도 프로듀서랑 같은 의견이야."
"해 보면 좋겠다는 거야?"
"응. 오늘 당장 하는 것도 아니고, 페스티벌 하루 전에 하는 거잖아?"
"그렇긴 한데..."
긴장돼.
페스티벌에 많은 것을 걸었는데, 그 일 때문에 페스티벌을 망칠 것만 같아.
"네 각오를, 네 실력을 그 콘서트에서 시험해보라고."
"...뭐, 선택하는 건 너지만."
그래, 시험해 보는 것도 좋겠지.
하지만 약간은 두려워.
하지만 나는 힘내겠다고 다짐했어.
자, 그러니 두려움이라는 나약한 이유는 배제하고 나서 선택해보자.
최고의 컨디션으로 페스티벌에 임할지, 콘서트로 나를 시험해볼지.
# 미리 말씀드리자면, 페스티벌 당일에 진척도 주사위를 한 번 더 체크해서 진척도 주사위의 총합이 175를 넘으면 나쁘지 않은 결과, 200이 넘으면 좋은 결과입니다. (현재 23+97로 120)
관객 수는 세 개의 주사위를 던져서 가장 높은 값 x 가장 높은 콤마값으로 결정하게 될 텐데, SNS 반응이 좋았다는 앵커가 있으므로 콤마에는 최소 40이라는 보정을 주려고 합니다.
(참고로 큐트 노선을 유지하기 위해 상무와 협상을 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 관객 수는 3000명입니다.)
그리고 따로 주사위를 굴려서 나온 값을 5로 나누고 소수점을 버린 만큼 보정치를 드릴 예정이고요.
즉, 보정치 주사위 한 번, 진척도 한 번, 관객 수 세 번으로 주사위를 총 다섯 번 굴리게 되겠네요.
급조 수준으로 만들어진 룰이라 부족한 점이 있을지도 모르니 혹시라도 이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으신 게 있으시다면 자유롭게 이야기해주시길.
ex) 필요한 값이 너무 높다 / 다른 방법이 있다 등등...
#생각해보니까 앵커도 슬슬 시들해져서 꽤나 길게 쉬어도 될 것 같은데 말이죠. 아무튼 정신 복귀 완료.
[좋아, 해 보자. 최선을 다해서 한번 해 보는 거야.]
별 다른 말 없는 깔끔한 답장.
이제 내가 노력하는 일만 남았어.
"어디 가?"
이야기가 시들해져가던 찰나에 내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린이 묻는다.
"연습하러."
"연습인가... 뭐, 힘내라고."
"응!"
3일 뒤, 그럭저럭 레슨의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 정도라면 정말로 페스티벌 때 일주일 연습한 것 치고는 만족스러운 성과를 낼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관객 수는 또 다른 문제지만.
이렇게 내가 달라져 가는 것과는 별개로, 나를 둘러싼 환경 또한 달라지기 시작했다.
나를 알아본 학교 친구들이 계속 내 사진을 SNS에 올려서인지, 아직도 아리사가 올린 홍보물의 여파가 가라앉지 않아서 통 조용해지지를 않는다. 솔직히, 이쯤 되면 조금 조용해질 때도 된 게 아닐까 싶은데.
이것만이었다면 그나마 나았겠지만, 선생님들까지 나에게 관심을 가져, 수업시간에 괜히 나를 언급하거나 심지어 띄워주기까지 한다.
"카나하, 지금 어디 보냐? 스타가 됐다고 해서 게을러지면 안 된단다?"
지금 이 상황처럼.
조금이라도 좋으니까, 제발 예전처럼 조용해졌으면 좋겠어.
+1~3 (낮은 콤마) 아무튼, 학교에서 또 어떤 일이 생길까.
1. 아스카에게서 문자메세지가 온다.
2. 별로 안 좋은 소문이 있는 남자애가 접근해온다.
3. 자유 앵커.
1403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다음 날, 레슨실.
오늘도 나에게 주어진 일주일, 아니, 6일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최대한의 성과를 내고자 연습하는 중이었다.
결국 뻗어버렸지만.
"조금 늘었네."
"남은... 시간... 안에... 가능할까요...?"
"그건 두고 봐야겠지."
두고 봐야 한다, 라.
열심히 해 볼까.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거야?"
"조... 조금만 더 쉬고... 할게요."
그 전에, 일단은 휴식이 필요하다.
"너, 은근히 체력 약하네."
"그, 그런가요..."
일반인 수준이라고 생각하는데.
"좋아. 5분만 쉴까."
"감사합니다..."
레슨을 하다 말고 쉬고 있으니, 여러 가지 생각들이 떠오른다.
혹시나 실패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에서부터 무대 위에서 어떤 포즈를 지어야 할까, 하는 고민까지.
어떤 포즈가 멋있으려나.
"안녕하세요, 프로듀서 씨."
"실례하겠습니다. 카나하랑 잠시 이야기 좀 해도 될까요?"
"물론이죠. 마침 쉬고 있었어요."
레슨실에 난입한 프로듀서에 의해 나의 두루뭉술한 상념들이 깨져나갔다.
정말로 좋은 포즈가 생각날 것도 같았는데.
"안녕하세요... 프로듀서..."
"상태가 많이 안 좋아 보이네."
"녹초예요..."
그나저나, 프로듀서는 무슨 일로 나를 찾아온 걸까.
"어제 찍은 사진들 있지? 그 사진 중 몇 장과 함께 너에 대한 소개를 올리려고 하는데, 정작 중요한 걸 마츠다한테 안 말해 줬더라고."
중요한 것?
이걸 왜 나한테 말해주는 거지?
말해주지 않았다면, 말해주면 되잖아.
"그게 뭔데요?"
"유닛명."
아직 유닛명을 정하지 않은 모양이다.
하긴, 시간이 없었으니.
"그걸 왜 저한테..."
"유닛명에 대한 네 의견도 듣고 싶어서."
"참고로, 지금까지 나온 유닛명 후보는..."
+2~4 과연 어떤 이름들이 후보로 거론되었을까.
+5 그리고, 나는 어떤 의견을 낼까.
>>899 앵커는 조금 나중에 해결하겠습니다.
머리색인데여
엄밀히 따지자며는 조금 다르지만 이게 어감상 좋으니
"네 생각은 어때?"
"으음..."
무엇이 좋을까.
"신세계가 어떨까요?"
"신세계?"
아스카와 함께하는, 나의 새로운 세계.
"네."
"좋아, 생각해볼게."
"용무는 끝나셨나요?"
"네, 트레이너 씨."
이제 다시 연습 시작인가.
후우...
힘내자.
다음 날, 학교.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
앞으로 없어질지도 모르는 평범한 학생으로서의 시간.
평범한 학생으로 남게 될 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결단코 사양하고 싶다.
그 말은, 내가 결국 아이돌로서 실패한다는 뜻이니까.
그나저나, 오늘은 어째서인지 다른 애들이 나를 자꾸만 쳐다보는데, 어째서일까.
무언가에 대한 궁금함과 놀라움이 섞인, 그런 눈빛이 나에게 향한다.
어쩌면, 자의식 과잉일지도 모르지.
"카나하?"
"응?"
아까부터 나를 흘끔거리며 쳐다보던 반 친구 중 한 명이, 휴대폰의 화면을 나에게 보이며 말한다.
"이거, 너 맞아?"
화면에서 출력되고 있는 것은, 내가 찍은 사진과 나를 소개하는 조금 긴 글.
조금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사람들이 매우 좋은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
오늘 느꼈던 시선들의 원인은 이것이었던 것일까.
"맞는데?"
+2 같은 반 아이가 할 말은?
+3 다음에는 어떤 일이 생길까.
귀여운 카나하짱♡~
(수정 버전)
부담스러워.
"앞으로 더욱더 친하게 지내자, 귀여운 카나하쨩!"
"으, 응."
"귀여워어어어!"
와락, 하고 안겨버렸다.
나한테 이상한 시선을 보내던 애가 얘 하나만은 아니었으니, 앞으로 이런 일을 더 겪어야 할 수도 있는 건가.
"있잖아, 나 거기 한 번 가 봐도 돼?"
나에게 말을 걸어온 그 아이와 사소한 대화를 나누면서 튀어나온 한 가지의 부탁.
"거기라니, 어디?"
"너희 사무소!"
무슨 부탁을 하는 거야?
애초에 너, 나랑 별로 친하지도 않잖아.
그리고 프로덕션에서 그런 걸 허가해 주는지도 잘 모르겠고.
"미안. 그건 안 될 것 같아."
"아... 그래?"
설마 이게 목적은 아니었겠지.
수업이 시작되고 나서, 다시 쉬는 시간.
혹시 모를 방해를 피해서, 이번에는 교실 밖으로 나와 한적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어디, 검색을 해 볼까.
검색 결과는, 예상외.
지역 트렌드, 화제의 검색어 등에 당당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내 이름.
물론 당당한 것은 내 이름뿐, 나는 이 사실에 당당함이 아니라 곤혹스러움을 느꼈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 익숙하지 않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은 걸까?
다시 아리사의 SNS 페이지로 들어가, 나에 대한 소개를 찬찬히 살펴본다.
그러던 중, 눈에 띄는 것 하나.
유닛 데뷔 예정이라고 적혀 있는 설명에 쓰인 짧은 단어 하나.
+1~5 그 단어는 무엇일까.
네, 유닛명을 결정할 차례입니다.
아, 혹시나 해서 말하는 거지만... 마냥 밝지만은 않을 거랍니다, 이 창댓?
유닛명은 먼저 제시된 신세계, 아무르, 시나몬 바이올렛, 시나올렛의 4개에서 골라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므로 >>924는 앵커에서 제외...
유닛명은 시나올렛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유닛명은 시나올렛으로 결정된 모양이었다.
아마도 유닛명 후보 중에 있던 시나몬 바이올렛을 줄인 말이겠지.
그나저나, 이토록 좋은 반응이 나올 줄은 몰랐는데 말이지.
하긴, 아리사가 찍은 사진은 내가 봐도 꽤나 좋아 보였으니 어느 정도는 납득할 수 있다.
하지만 내 뇌의 한구석에서는 마치 나를 피사체로 한 사진과 나에 대한 소개가 이렇게 좋은 반응을 보이는 것을 납득할 수 없는 것처럼 이 상황이 자꾸만 어색하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좋은 반응에 대한 기대 위에 좋은 반응에 대한 우려가 서리처럼 내려앉아 따뜻했던 기대를 마음이 베일 것만 같은 차가운 걱정으로 덮어버린다.
내가 이 반응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잖아.
정말 열심히 노력한다고 해서 그게 가능할까?
...무섭다.
내가 한 일이 뭐가 있는 걸까.
나는 남들의 노력에 업혀가는 것이 아닐까.
이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것은 아리사다. 어떤 사진을 찍을지 생각하고 그 사진을 어떻게 찍어야 할 지 연구하고 또 자신이 생각한 대로 사진을 찍어낸 다음 자신이 가진 정보를 토대로 나를 다른 사람들에게 어필한 아리사가 이루어낸 일이지, 내가 한 일은 아니다. 아리사가 찍은 사진과 아리사가 쓴 글과 아리사의 노력이 없었다면 이런 일은 없었겠지.
그래도 아직은, 아직까지는 내가 할 수 있었던 게 아무것도 없었으니 다른 사람의 노력에 편하게 올라타는 것에 대한 핑계를댈 수는 있다. 하지만 이런 변명이 통하지 않게 될 날이 저 너머의, 그러나 가까운 미래에서 다가오고 있다.
그래서 무섭다.
내가 노력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노력이 보잘것없게만 느껴져서, 사람들의 앞에 서서 나를 보일 때 그 노력이 나를 보는 사람들의 손에 갈기갈기 찢겨져 흩어지고 부정당할 것만 같아서, 그런 우려가 자꾸만 자신감과 기대를 좀먹어가서, 그래서 걱정된다.
만약 내가 실패한다면, 나를 위해 애써준 다른 사람들의 노력을 부숴버리게 된다면, 나는 견뎌낼 수 있을까.
차라리 반응이 좋지 않았다면.
차라리 그랬다면 홀가분했을 텐데.
...쉬는 시간이 거의 끝났으니, 이제 그만 돌아가자.
교실로, 그리고 수업이라는 평범한 여학생의 일상으로.
그러면 이 걱정을 조금이나마 무시할 수 있을 것 같으니까.
적어도 잠깐 동안은.
+3 이제 어떤 일을 할까? 아니면, 어떤 일이 생길까?
그냥 평탄하게 나갈 걸 그랬나...
하교길에 같은 학교 학생에게서 들은 말.
"그, 그게..."
문제는, 나는 아직 변변찮은 사인이 없다.
사인도 좀 생각해봐야겠어.
일단, 이름을 적어주면 되겠지.
"여기요."
"감사합니다!"
팬...
벌써부터 팬이 생긴 건가.
실망시키면 어쩌지?
"그런 일이 있었어."
"벌써부터 팬이 생기다니, 꽤나 빠르네."
사무실, 린과의 대화.
난 지금 이 상황 때문에 걱정인데 말이지.
"있잖아, 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이, 이 상황이 너무 급작스러워서... 그래서 내가 잘 해낼 수 있을 지 모르겠어."
"내가 다 망쳐버리면 어쩌지?"
나의 불안함을 린에게 털어놓는다.
누군가가 이 불안감을 같이 져 줬으면 해서, 알아 줬으면 해서, 라는 이기적인 이유로.
+3 린은 나에게 어떤 말을 할까.
그래도 무대에 설 때는 불안 따윈 모른다는 듯, 뻔뻔하게 웃는 거야. 막이 내릴 때까지. 아이돌은 꿈을 노래하는 일이니까.
힘내. 이곳 사람들은 모두 네 편이니까.
며칠 후 정상화됩니다.
"아이돌이라는 일에 불안함이 없을 수는 없어. 아무리 연습하고 준비해도, 실망시킬 수도 있고 또 실망할지도 모르니까."
린도 이런 고민을 겪었겠지.
아니, 나보다 많이 겪었겠지.
"그래도 무대에 설 때는 불안 따위 모른다는 듯, 막이 내릴 때까지 뻔뻔하게 웃는 거야."
"왜...?"
어떻게 그럴 수 있는 건데?
"그것도 모르면서 아이돌이 되려고 한 거야?"
"아이돌은, 꿈을 노래하는 일이니까."
꿈을 노래한다.
꿈이 되어준다.
관객들에게 꿈을 선사해야 하는 아이돌이기에, 꿈 속에서 느껴지지 않는 고통처럼 자신의 힘든 모습을 숨겨버린다는 걸까.
린에게서 받은 답에, 살짝 부끄러워진다.
나는 아이돌을 얕보고 있었던 게 아닐까?
"힘내. 이곳 사람들은 모두 네 편이니까."
내가 침울해하는 모습을 보이자, 린이 위로의 말을 건넨다.
나의 편이라.
나도 여기 모인 사람들의 편이 되어줄 수 있을까.
되어야겠지.
"...응. 힘낼게."
너처럼. 그리고 다른 사람들처럼 꿈을 선사하며 같은 위치에 서기 위해서.
아니, 같은 위치를 넘어 앞으로 나아갈 각오로.
+2~3 이제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일은 축제에서 하는 콘서트!
받을 지 안 받을 지는 나에게 정하라는데...
"여보세요? 프로듀서?"
"프로듀서야?"
[카나하. 저기, 그게...]
현재 프로듀서는 아스카와 함께 로케 촬영을 가 있다.
그래서 린과 상담하고 있었던 것이고.
뭐, 그것 때문에 이른 아침에 몇 시간 동안 아스카와 붙어 있었고, 내일 돌아오니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로케 때문에 바쁠 텐데 어째서 연락한 걸까.
[갑작스럽게 일이 잡혔거든?]
일? 나한테 일이 잡혔다고?
"어, 어떤 일인데요?"
[축제에서 하는 콘서트야. 받을 지 안 받을 지는, 카나하가 결정해줘.]
"프로듀서가 뭐래?"
"일이 잡혔다는데? 받을 지 안 받을 지는 내가 결정하래."
"흐응..."
가뜩이나 시간이 없는데 이 일을 받는다면 내가 쓸 수 있는 시간이 더 짧아지게 된다.
하지만, 이 일을 통해서 내 인지도를 높일 수 있어.
어쩌지?
일단, 프로듀서의 생각을 물어보자.
"프로듀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3 프로듀서는 어떤 대답을 할까.
@연계로 인하여 단 4분 만에 앵커가...!
---
걸리는 건 에토 카나하의 맨탈체크인데... 콘서트에 데뷔공연까지... 무너지지 않고 잘 견딜 수 있으려나..
[콘서트에 참여하면 SNS에 올린 사진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오히려 이게 남은 시간을 더 잘 활용하는 방법일 수도 있어.]
[그럼, 지금은 바쁘니 이만 끊을게. 세부 사항은 문자로 보내둘 테니 잘 생각해보고 연락해줘.]
"ㄴ, 네."
"어쩌면 좋을까?"
"나도 프로듀서랑 같은 의견이야."
"해 보면 좋겠다는 거야?"
"응. 오늘 당장 하는 것도 아니고, 페스티벌 하루 전에 하는 거잖아?"
"그렇긴 한데..."
긴장돼.
페스티벌에 많은 것을 걸었는데, 그 일 때문에 페스티벌을 망칠 것만 같아.
"네 각오를, 네 실력을 그 콘서트에서 시험해보라고."
"...뭐, 선택하는 건 너지만."
그래, 시험해 보는 것도 좋겠지.
하지만 약간은 두려워.
하지만 나는 힘내겠다고 다짐했어.
자, 그러니 두려움이라는 나약한 이유는 배제하고 나서 선택해보자.
최고의 컨디션으로 페스티벌에 임할지, 콘서트로 나를 시험해볼지.
"나는..."
+1~5 나의 선택.
(+1은 주사위도 함께 돌려주세요. 현재 카나하의 레슨 진척도입니다.)
>> 964 하루에 20%씩이라니.... 그럼 쉴 시간 하루를 줍시다! ㅠㅠ
>> 965 "운명 입니다!"
레슨에 집중할께요.
남은 시간: 5일
나는 아직 내가 일을 받을 만한 아이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최고의 컨디션으로 페스티벌에 임하고 싶다. 최선을 다한 내 노력의 결과를 직접 경험하는 것으로 나 자신을 납득시키고 싶다. 성장하고 싶다!
"그래?"
고개를 살짝 움직이며 내 대답을 재차 확인하는 린.
"그래!"
나는 린이 나에게 한 말을 내 선택에 대한 자신감으로 채워, 그대로 린에게 돌려주었다.
나는 결정을 완료했고, 이 결정에 후회는 없어.
기껏 조언해준 프로듀서에게는 약간 미안하지만, 나는 콘서트 일을 거절하겠어.
이제 프로듀서에게 답장을 보내자.
"어?"
그런데 프로듀서에게 답을 보내기 위해서 휴대폰을 보니, 아스카에게서 나를 응원하는 문자가 와 있었다.
그것도 장문의 문자메세지가.
로케 때문에 바쁠 텐데, 언제 쓴 걸까.
나를 걱정하면서도 격려하고, 자신의 상황을 전하는 문자메세지, 아니, 편지.
고마워, 아스카. 좋아하는 사람한테서 이렇게 응원받으면 정말로 힘내버릴 수밖에 없잖아.
프로듀서에게 내 선택을 전하는 것보다 앞서 해야 할 일이 생겨버렸네.
자, 아스카에게 답장을 써 볼까.
송신.
아스카에게 답장도 보냈고, 프로듀서에게도 내 대답을 보냈으니 이제 프로듀서의 답을 기다리면서 린과 이야기를 나눠볼까.
"정말 괜찮겠어?"
"응. 아직은 내가 부족한 것 같아서, 일을 받는 건 내가 납득할 수 있게 되었을 때부터 시작하려고."
"나야 뭐 네가 그렇다면 딱히 말릴 생각은 없지만..."
+2 프로듀서의 답장 내용.
+3 앞으로 생길 일.
심지어, 선생님까지 나에게 관심가져서 정상적인 수업진행이 힘들정도..
전 정말로 쿨-카나하가 보고 싶었다고요.
(도야)
관객 수는 세 개의 주사위를 던져서 가장 높은 값 x 가장 높은 콤마값으로 결정하게 될 텐데, SNS 반응이 좋았다는 앵커가 있으므로 콤마에는 최소 40이라는 보정을 주려고 합니다.
(참고로 큐트 노선을 유지하기 위해 상무와 협상을 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 관객 수는 3000명입니다.)
그리고 따로 주사위를 굴려서 나온 값을 5로 나누고 소수점을 버린 만큼 보정치를 드릴 예정이고요.
즉, 보정치 주사위 한 번, 진척도 한 번, 관객 수 세 번으로 주사위를 총 다섯 번 굴리게 되겠네요.
급조 수준으로 만들어진 룰이라 부족한 점이 있을지도 모르니 혹시라도 이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으신 게 있으시다면 자유롭게 이야기해주시길.
ex) 필요한 값이 너무 높다 / 다른 방법이 있다 등등...
#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쿨과 한심함의 갭이 돋보이는 한 세트(?)
'저 갈매기 로봇, 어떻게 조종하는 걸까.'
수,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댓글은 사념만 남은 몸뚱아리가 작성한 겁니다.
[좋아, 해 보자. 최선을 다해서 한번 해 보는 거야.]
별 다른 말 없는 깔끔한 답장.
이제 내가 노력하는 일만 남았어.
"어디 가?"
이야기가 시들해져가던 찰나에 내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린이 묻는다.
"연습하러."
"연습인가... 뭐, 힘내라고."
"응!"
3일 뒤, 그럭저럭 레슨의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 정도라면 정말로 페스티벌 때 일주일 연습한 것 치고는 만족스러운 성과를 낼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관객 수는 또 다른 문제지만.
이렇게 내가 달라져 가는 것과는 별개로, 나를 둘러싼 환경 또한 달라지기 시작했다.
나를 알아본 학교 친구들이 계속 내 사진을 SNS에 올려서인지, 아직도 아리사가 올린 홍보물의 여파가 가라앉지 않아서 통 조용해지지를 않는다. 솔직히, 이쯤 되면 조금 조용해질 때도 된 게 아닐까 싶은데.
이것만이었다면 그나마 나았겠지만, 선생님들까지 나에게 관심을 가져, 수업시간에 괜히 나를 언급하거나 심지어 띄워주기까지 한다.
"카나하, 지금 어디 보냐? 스타가 됐다고 해서 게을러지면 안 된단다?"
지금 이 상황처럼.
조금이라도 좋으니까, 제발 예전처럼 조용해졌으면 좋겠어.
+1~3 (낮은 콤마) 아무튼, 학교에서 또 어떤 일이 생길까.
1. 아스카에게서 문자메세지가 온다.
2. 별로 안 좋은 소문이 있는 남자애가 접근해온다.
3. 자유 앵커.
아, 아직 한 표 더 남았어요!
알림음과 함께 아스카에게서 전해진 문자메세지.
마치 귀찮음이 더해진 일상에 찾아온 한 줄기의 광명 같다.
[학교인가?]
[응. 학교야. 왜?]
+2 아스카가 문자를 보낸 이유는 무엇일까.
너. 레슨에만 매달려서 너무 소원해졌단 느낌 들지 않아?
시들해진... 거군요...
그만큼 쉴 수 있으니 좋...
[네가 레슨에만 매달린 나머지 우리 둘의 관계를 엮은 실이 조금 풀어진 것 같다는 느낌, 받은 적 없어?]
확실히 레슨에 매달리느라 다른 사람들과 조금 소원해졌다고 느끼고는 한다.
하지만 그것은 너를, 너와 나를, 그리고 프로듀서를 위한 일이었다고.
...들리지도 않을,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변명일 것이 뻔한 자기합리화는 집어치우자.
집어치우고, 문자를 보내자.
알겠다고.
[알겠어. 어디서 만날까?]
[너의 시작의 계기가 된 만남의 장소는 어때?]
시작의 계기가 된 만남의 장소?
프로듀서를 처음 만난 곳을 의미하는 걸까.
만약 아니어도 나중에 다시 물어보면 되겠지.
[알았어. 좀 있다 보자.]
[그래. 조금 있다 보자, 카나하.]
+2 학교에 있을 때 또 다른 일이 일어날까?
+3 일어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3 일어나지 않는다면, 아스카와 나는 카페에서 어떤 이야기를 할까?
일없다
@1000댓 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