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라이브를 치르고 아이돌로써 은퇴한 지 어느새 3년.
난 프로덕션에서 나오고 일반인의 삶을 살며 대학에 다니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부사장으로 승진한 프로듀서 씨가 오랜만에 잠시 만날 수 있냐며 내게 전화를 걸었다.
약속 장소는 765프로덕션 본 사무소.
사무실 안에 들어서니 3년 만에 보는 프로듀서 씨가 날 반겨줬다.
오랜만에 만난 우리들은 서로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는데...
시호(21세) 「...네? 제가 프로듀서를요?」
P(현 부사장) 「이번에 새로운 아이가 한 명 더 프로덕션에 들어올 거거든. 커트라인에 걸려서 이번 오디션에는 탈락했지만, 그래도 좀 아쉬운 녀석이라 생각해서 말이야.」
내가 프로듀서를...?
시호 「근데 왜 저에게 이런 제안을 하시는 거죠?」
P 「초스타였던 아이돌 대선배가 자기 프로듀서라고 생각해 봐, 아이돌 입장에선 담당 프로듀서에게 신뢰가 안 갈 수가 없잖아. 그리고 네 냉정하고 계산적인 성격을 보면 이런 일도 꽤 잘 할 거 같아서 말이야.」
P 「그리고 리쿠한테 들었는데. 너, 학과 공부 손에 안 잡힌다면서 자퇴할까 고민하고 있었다며.」
시호 「두, 둘이 지금도 만나는 사이였어요?」
P 「아니, 며칠 전에 게임센터에서 우연히 만나서 얘기를 좀 나눴거든. 대학 생활이 많이 힘들어 보이던데, 시호.」
시호 「하아...」
오늘 저녁 메뉴는 피망을 잔뜩 넣은 볶음밥으로 할까...
P 「뭐, 어떻게 생각해? 넌 이미 이 분야에서 최고를 달성한 사람이잖아. 그러니 담당 아이돌한테 나는 모르는 여러 가지 방안을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
시호 「음...」
.
.
.
-며칠 뒤 765 사무소
시호 「......」 타닥타닥
시호 「코토리 씨, 이 서류 처리 다 끝났는데 어떻게 할까요?」
코토리 「에, 벌써? 그럼 일단 나한테 줘.」
코토리 (어떻게 신입 5일차가 나보다 일을 더 잘하는 거지...)
서류 작업도 다 마치고, 난 지금 시간을 확인했다.
오후 2시 39분, 곧 있으면 약속 시간인가.
시호 「...이제 슬슬 가봐야 하네. 코토리 씨, 전 극장에 일이 있어서 가볼게요.」
코토리 「아, 오늘 새롭게 들어온다는 아이돌? 첫 만남이야?」
시호 「네. 부사장님께 전해들은 게 없어서, 아직 얼굴이랑 이름도 몰라요.」
코토리 「...후훗, 날 P 씨가 생각나네. 하루카를 처음 만나려고 했을 때, 완전 긴장했었는데.」
시호 「긴장할 게 뭐가 있나요.」 휙
코토리 「어머, 거짓말은. 잘 갔다 와.」
시호 「...후우, 네.」
코토리 씨의 말대로 긴장된다.
내가 과연 담당 아이돌을 잘 커버할 수 있을까,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관계가 틀어져버리는 건 아닐까, 것보다 내가 이 일에서 뭐라도 해낼 수 있을까.
여러 질문들이 머리를 가득 채우고 날 긴장시켰다.
P 「여어, 시호. 왔구나.」
시호 「프로듀... 아, 아니지. 부사장 님.」
P 「그냥 편하게 프로듀서라고 해도 된다니까... 어쨌든 좀 늦었네.」
시호 「죄송합니다. 차가 밀리는 바람에...」
P 「아냐, 됐어. 녀석도 몇 분 늦었으니까.」
시호 「지금 기다리고 있는 건가요?」
P 「응. 지금 사무소에서 기다리고 있어.」
시호 「사무소...」
첫 담당 아이돌과 만나기 일보 직전.
극장에 오면서 잊어버렸던 긴장감이 슬슬 다시 상기되기 시작했다.
P 「첫 만남이라고 해도 긴장은 안 해도 돼. 그냥 ‘만나서 반갑습니다.’정도만 해도 되니까.」
시호 「아, 알겠습니다. 그럼 가볼게요...」
*프로듀서로서 첫 발을 내딛은 시호. 담당 아이돌의 이름과 타입(쿨, 청순, 파워풀)은?
+~3까지 주사위 중 ‘높은 값’으로.
하나미 「안녕하세요! 혹시 오늘 만나기로 한 담당 분이신가요?」
시호 「어어... 응.」 긁적
하나미 「이름은 사쿠라모토 하나미라고 합니다. 나이는 17살, 하나미라고 불러주세요!」
시호 「응. 난 키타자와 시호라고 해. 앞으로 네 프로듀스를 담당하게 됐어. 잘 부탁해.」
하나미 「네. 저야말로 잘 부탁드릴게요!」
‘첫 만남인데 어색해서 한 마디도 못하면 어쩌지.’라는 걱정이 무색해질 정도로 기운 넘치게 자기소개를 하는 그녀.
마음이 좀 편해진 나는 그녀의 앞에 앉아 여러 얘기를 해보기로 했다.
시호 「부사장님한테 들었습니다. 그분께 직접 스카웃 제의를 받았다고 하시던데요?」
하나미 「네. 오디션에서 떨어졌었는데, 그 때 면접관으로 계셨던 한 분이 제게 제의를 해주셨어요.」
하나미 「이 업계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는 765프로덕션, 그런 곳의 아이돌로 절 받아주겠다고 했으니 전 곧바로 응했죠!」
시호 「그렇군요. 혹시 스카웃을 받기 전에 연예 관련 일을 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하나미 「음... 아, 네. 드라마의 조연이나 백댄서 정도를 해본 적이 있어요.」
시호 「헤에, 그럼 무대가 처음은 아니겠네요.」
난 사무소에 들어오기 전 준비해뒀던 질문들을 하나씩 그녀에게 물어봤다.
명랑한 목소리, 밝은 표정, 작지만 의외로 꽤 많은 경험들.
여러 질문을 하면서 그녀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하니 프로듀... 부사장님이 오디션에서 탈락한 그녀를 왜 스카웃 했는지 알 것 같았다.
시호 「그럼 이제 마지막으로 물어볼게요. 혹시 아이돌로써 자신을 뽐낼 수 있는 무기가 있다면 뭐라고 생각하나요?」
하나미 「특기 말인가요? 아, 전 +~3」
시호 「노래 말인가요.」
하나미 「어릴 때부터 성가 학원을 다녔거든요. 평소에도 노래방에서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해요.」
시호 「그렇군요. 그렇다면...」
난 휴대폰을 꺼내 지금까지도 레이카 씨를 대표하는 곡인 FIND YOUR WIND를 재생했다.
시호 「이 음악 아시죠?」
하나미 「아아, 네, 알고 있어요! 정말 오랜만에 듣는 걸...」
전주가 흘러나오자마자 하나미 씨가 가사를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가사는 완벽히 알고 있는 모양이니, 이걸로 확인을 해보면 되겠지.
시호 「아까 노래가 특기라고 하셨으니까 한 번 그 특기를 보여주셨으면 좋겠어요.」
하나미 「...네? 지금 바로 말인가요?」 당황
시호 「걱정하지 마세요. 그냥 하나미 씨의 노래를 한 번 들어보고 싶을 뿐이니까요.」
하나미 (그렇게 말하면 더 떨리는데...)
시호 「완벽하게 할 필요는 없어요. 못 불러도 되니, 긴장 풀고 불러보시길 바래요.」
하나미 「네, 알겠습니다.」
시호 「좋아요. 그럼 준비되셨다면 바로 시작해보죠.」
1~33 : 뭔가 미묘하다.
34~66 : 확실히 재능이 보인다.
67~100 : 그냥 바로 데뷔하죠?
+~3까지 주사위 후 높은 값.
지금 정도의 기량이면 곧바로 무대 위로 올라가도 훌륭하게 잘 해낼 거 같다.
그럼 이제 남은 건, 내가 얼마만큼 이 아이를 서포트 해주느냐에 달려있겠지.
시호 「...정신 똑바로 차려야겠는 걸.」 소곤
하나미 「네? 무슨 말씀 하셨어요?」
시호 「그냥 혼잣말이었어요. 오늘은 여기까지 얘기하도록 하죠. 본 사무소에 남은 일이 있어서.」
시호 「내일 오후 1시에 다시 이곳에서 뵙도록 하죠. 내일부터 하나미 씨는 본격적으로 아이돌로써 첫 걸음을 내딛는 겁니다.」
하나미 「...네!」
그녀의 눈빛은 기대감에 가득 차 별빛처럼 반짝거렸다.
...솔직히 프로듀서가 되고 5일밖에 안 지나서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서긴 하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하나미 씨의 기대에 부응해야겠지.
코토리 「에에, 그렇게나 깐깐한 시호가 후한 평가를 내렸다고?」
시호 「조금 놀라웠어요. 오디션에 떨어졌다고 해서 평균 수준의 실력을 기대했었는데, 전혀 아니더라고요.」
코토리 「그렇구나. 흠, 시호가 그렇게 말하니 앞으로 하나미의 행보가 기대되는 걸.」
시호 「네. 저도 마찬가지에요.」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하나미 씨의 첫 아이돌 스케줄.
옛날에 내가 아이돌로 활동할 때처럼, 30분 단위로 시간을 조절해 시간을 스케줄을 짜나가고 있었다.
시호 (실력이 발군이긴 하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훈련은 받는 게 좋겠지.) 타닥
시호 (그리고 통과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가요 프로그램 오디션에 지원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거 같은데...) 타닥타닥
시호 「여보세요?」
하나미 『여보세요? 프로듀서 씨?』
시호 「하나미 씨, 무슨 일로 전화 걸었나요?」
하나미 『어어... 아까 사무소로 급하게 돌아가셔서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라는 말을 못했잖아요. 그리고 저도 몇 가지 궁금한 게 있어서 연락드려봤어요.』
시호 「아직 일하고 있는 중인데…」
하나미 『앗, 그렇군요... 죄송해요, 일하시느라 바쁘실탠데...』
앞으로 남아있는 서류가 얼마나 있는지 확인했다.
스케줄표 작성까지 생각한다면... 조금 시간을 내도 괜찮으려나.
하나미 『그럼 나중에 다시 전화 드릴─』
시호 「아니, 잠시 시간 낼 수 있어요. 이제 거의 다 끝나가서.」
시호 (잠시 하나미 씨랑 전화하고 올게요.) 꾸벅
코토리 (OK!) 척
시호 「질문이 있으시다고 했죠? 일에 대해서 물어보려는 건가요?」
하나미 『일에 대해서 궁금한 점도 있고, 그리고… ….』
난 사무소 바깥에서 하나미 씨와 전화를 이어나갔다.
앞으로의 스케줄은 어떻게 될 것인지, 연습생 기간은 얼마나 될 것인지, 라이브 외에 다른 일은 어떻게 진행되는 지 등, 하나미 씨는 여러 궁금한 점이 많았던 것 같았다.
하나미 『그럼 당분간은 레슨 위주로 스케줄이 이어지겠네요.』
시호 「얘기했듯이 하나미 씨의 노래 실력은 출중하긴 하지만, 그것만으로 라이브를 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지루하더라도 열심히 해주시길 바래요.」
하나미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시호 「또 다른 질문은 없나요?」
하나미 『네, 이번엔 그냥 궁금해서 하는 질문인데요.』
시호 「무슨 질문이죠?」
하나미 『프로듀서의 이름, 키타자와 시호... 혹시 옛날에 이 프로덕션에서 아이돌로 활동하셨던 분, 맞으세요?』
시호 「맞는데요.」
하나미 『역시! 동명이인이 아니었네요! 저, 옛날에 시호 씨의 광팬이었어요! 나오시는 드라마도 다 시청하고, 음반도 전부 구매하고, 팬사인회에서 사인도 받았었고...」
하나미 「지금도 시호 씨의 계속 노래를 듣고 있어요. 듣고 있으면 스스로 저한테 질문하게 되거든요.」
시호 「질문?」
하나미 「아이돌의 일이 힘든 걸 알면서, 이 정도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위해선 제가 생각하는 그 이상의 노력을 해야 하는 걸 알면서도 꼭 이 일을 하고 싶냐면서.」
하나미 「그럴 때마다 늘 ‘하고 싶다’라고 답해요. 정상에 오르면 그 풍경을 보고 싶으니까. 설령 오르지 못하고 떨어지더라도 내가 저지른 일이니까 후회는 안 할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시호 「그렇게 생각하진 않겠지만, 이 업계를 만만하게 보지 말아주세요. 조금이라도 뒤떨어진 모습을 보였다간 곧바로 추락하는 게 연예계입니다.」
하나미 「...알고 있어요.」
하나미 씨의 목소리에 각오가 가득 차있었다.
애초에 이곳 이전에도 여러 프로덕션에 지원해봤으니... 이 업계에서 최고가 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여러 번 떨어지면서 스스로 겪었을 것이다.
그나저나 3년이나 지났는데, 내가 아이돌 활동을 했었다는 걸 기억하는 사람이 있구나.
뭐... 나름대로 인기가 많았으니 당연하다곤 생각하지만, 막상 알아주니 좀 부끄러운 걸.
시호 「하나미 씨, 이제 남은 질문은 없죠? 슬슬 일하러 돌아가 봐야 되거든요.」
하나미 『아, 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호 「내일 저희 어디서 만나기로 했는지 기억하시죠?」
하나미 『극장 사무실에서 보기로 했었어요.』
시호 「맞아요. 그럼 전화 끊겠습니다.」
하나미 『네!』
『뚝─』
.
.
.
코토리 「얘기는 어땠어?」
시호 「하나미 씨가 각오를 보고 자만하지는 않는 것 같아서 조금 안심했어요.」
코토리 「그래? 자만하지 않는다니 다행이네.」
시호 「하지만 혹시 모르죠. 며칠 뒤라면 마음이 해이해질지도.」
코토리 「그럼 그 때마다 붙잡아줘야겠죠? 담당 프로듀서 씨?」
시호 「네.」
시즈카 「옆모습이 익숙해보였는데, 진짜 시호였네. 오랜만이야.」
시호 「어어, 시즈카구나.」
나와 비슷한 시기에 아이돌로써 마지막 무대를 치뤘었지만,
은퇴 후 일반인의 삶을 택했던 나와는 다르게 시즈카는 이 프로덕션에 남아 가수 겸 배우로써 활동하기로 했다.
그리고 현재, 시즈카는 3년 전의 명성을 그대로, 아니 전보다 더 유명해진 연예인이 되었다.
시즈카 「마지막 라이브 이후로 3년만인가, 근데 극장에는 무슨 일─」
시즈카 「...것보다 뭐야, 그 옷차림은?」
시호 「음? 아, 이거.」
시즈카 「혹시 아이돌 복귀?」
시호 「그런 거 아냐.」
난 시즈카에게 며칠 전 765프로덕션에 프로듀서로 취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즈카 「헤에, 어쩐지 사무실에 자리 하나가 더 생겨서 뭔가 했는데, 시호의 자리였구나.」
시호 「모르고 있었어?」
시즈카 「응. 그런데 다시 돌아왔으면 오랜만에 연락이라도 넣어주지.」
시호 「미안, 생각 못하고 있었어.」
시즈카 「흐음...」
시즈카는 문에 달린 조그마한 창틈으로 트레이닝 룸 안을 엿봤다.
시즈카 「저 아이가 담당?」
시호 「응. 이름은 사쿠라모토 하나미.」
시즈카 「하나미? 어디서 이름을 본 것 같았는데...」
시호 「한 달 전에 이 곳 오디션에 지원했던 사람이야.」
시즈카 「헤에, 다행히 붙었구나.」
시호 「오디션에선 떨어졌는데, 부사장님이 아까운 아이라면서 스카웃한 거야.」
시즈카 「그렇구나. 어떤 거 같아? 아이돌로써의 가능성은.」
시호 「들어온 지 얼마 안 돼서 아직은 더 지켜봐야겠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갖춘 아이라고 생각해.」
시즈카 「흐음.」
힘들었는지 천장을 바라보며 가만히 멍 때리고 있는 하나미 씨.
시즈카는 그런 하나미 씨가 귀여워보였는지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시즈카 「...아차, 나 촬영장 가는 길이었는데.」
시호 「늦은 거 아니야?」
시즈카 「괜찮아. 조금 아슬아슬해도 늦진 않을 거야. 그럼 난 가볼게.」
시호 「그래. 녹화 잘 하고 와.」
난 촬영장을 향해 출발하는 시즈카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겉보기엔 옛날이랑 달라 보이는 게 하나도 없는데, 뭔가 어른스러워보였다.
실력 있는 연예인의 품격인건가.
첫 데뷔 무대를 멋지게 치르기 위해, 오늘도 연습 중이었던 하나미 씨.
그런데 예정보다 곡이 일찍 완성됐다는 소식을 듣고 빠르게 스튜디오로 달려가 카세트테이프를 받아왔다.
하나미 「와아... 제 첫 솔로곡이라니...」 반짝
시호 「되게 기쁜 것 같은데요.」
하나미 「당연하죠! 데뷔일이 얼마 안 남았다는 느낌이 든단 말이에요!」
시호 「하나미 씨가 바라지 않아도 첫 데뷔일은 반드시 찾아올 거예요. 그러니 너무 들뜨지 마세요.」
하나미 「네. 그런데 곡 제작 의뢰하고 일주일 밖에 안 지났는데, 되게 빨리 완성됐네요.」
시호 「그건 확실히...」
내가 아이돌 시절 때 알고 있었던 작곡가 분이 한 분 계셨다.
그래서 그 분에게 담당 아이돌의 첫 솔로곡 제작이 가능한 지 물어봤었는데, 그분은 흔쾌히 수락. 그 분이 심심해서 제작해본 곡들 중 하나미 씨의 파워풀한 분위기와 어울릴 것 같은 곡이 있어서 그 곡을 어레인지 해달라고 요청했었다.
그렇게 완성된 작품이 바로 이 카세트테이프에 들어 있다.
하지만 곡의 뼈대가 갖춰져 있었고 실력 있는 작곡가라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너무 일찍 완성된 거 아닌가...?
시호 (좀 불안한데...)
하나미 「궁금하니 빨리 들어보죠!」 반짝
시호 「네. 한 번 감상해볼까요.」
하나미의 첫 솔로곡 퀄리티
+~3까지 주사위 후 평균값.
*이후 첫 데뷔 무대의 성공 여부 값에 영향을 줍니다.
@제목은 글쎄요. 로젠탈님이 highground라고 댓글 쓰셨는데, 로젠탈님 혹시 된다면 솔로 곡 제목을 highground로 써도 될까요?
@결과 : (73 + 78 + 41) / 3 = 64
『♩~♪♬! ♪♥』
하나미 「오오, 꽤 괜찮은 곡이네요.」
시호 「......」
하나미 「전 이 곡 마음에 들어요. 프로듀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시호 「흐으음...」 질끈
하나미 「...프로듀서 씨?」
아니다. 이건 뭔가가 부족하다.
확실히 곡에 살이 붙긴 했지만, 어레인지 전에 있었던 멜로디의 파워풀함이 희석된 느낌이다.
일반적인 사람이 듣는다면 그냥 ‘들을만한 노래’로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평가를 나쁘게 말한다면 ‘무색무취’.
어쩐지 불안한 낌새가 들더라니...
시호 「......」 곰곰
하나미 「프~로~듀~서~ 씨이이~! 듣고 계신 가요~?」
시호 「...하나미 씨는 이 노래 마음에 들어?」
하나미 「네? 네. 전 이 정도면 무난해서 괜찮다고 생각하는데요.」
시호 「이 업계에선 그 정도로 만족하면 안 되는 거예요.」 벌떡
하나미 「에?」
시호 「잠깐 나갔다 올게요. 시간이 걸릴 수도 있으니 제가 올 때까진 자율레슨입니다.」
하나미 「아, 알겠습니다!」
.
.
.
「그래서, 다시 돌아온 이유는?」
시호 「......」
이건 아니다 싶을 정도로 곡이 마음에 안 들어서 무턱대고 찾아오긴 했는데...
대체 어디서부터 얘기를 해야 하지...?
시호와 작곡가와의 협상
1~50 : 아무런 말도 못하고 나왔다.
51~75 : 작곡가가 제작해둔 곡 중 마음에 드는 곡 하나를 고르기로 했다.
76~100 : 하나미의 이미지에 어울릴만한 솔로곡을 다시 작곡하기로 했다.
+~3까지 주사위 굴리고 높은 값으로 결정.
@그럼 데뷔 솔로곡 제목은 하이그라운드(highground)로 하겠습니다. 로젠탈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어제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너무 피곤해서 쉬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저기요, 무턱대고 찾아오셔서 아무 말도 안하시면 뭐하자는 겁니까.」
시호 (아, 아니지, 정신 차려... 긴장할 필요도 없어. 그냥 요구 사항을 말하기만 하면 되는 거야. 응.)
시호 「...저기, 오늘 받은 곡에 대해서 할 말이 있어서 다시 돌아왔습니다.」
「네? 아아, 그 곡 말인가요.」
「키타자와 씨, 혹시 곡이 마음에 안 들어서 찾아오신 건가요?」 찌릿
시호 「ㄴ, 네.」 움찔
「분명히 곡 제작을 전적으로 저한테 맡긴다고 하셨죠? 그럼 저한테 불만을 토로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시호 「하지만─」
「애초에 키타자와 씨의 눈이 너무 높아요. 일반적인 사람들이 느낀다면 밝고 명랑한 곡이라고요?」
시호 「그건...」
「키타자와 씨, 당신을 아이돌 때부터 알고 지냈지만 당신은 너무… ….」 중얼중얼
.
.
.
시호 「......하아...」
결국엔 작곡가 분에게 내가 너무 눈이 높고 까다롭다는 말만 듣고 아무런 말도 못하고 그대로 나와 버렸다.
대체 왜? 왜 강하게 얘기하지 못한 거야?
아는 사람이라서? 옛날엔 카나나 시즈카한테 심한말도 했으면서!
...하나미 씨를 볼 면목이 없는 걸.
그래도 일단은 돌아가야겠지...
-765 극장 트레이닝 룸
시호 「미안해요, 하나미 씨.」
하나미 「가, 갑자기 사과를 왜 하세요?! 저한테 잘못한 것도 없으면서.」 당황
시호 「그게...」
하나미 「것보다 우리 빨리 연습하도록 하죠! 신곡도 받았으니, 안무도 짜야 되고 가사도 외워야 한다고요?」
시호 「네?」
그리고 다시 라디오로 향해 곡을 재생하는 하나미 씨.
내가 밖에 나가있는 동안 가사를 어느 정도 외웠는지 열심히 부르고 있었다.
『~♪』
하나미 「앗차, 가사 또 틀렸네...」
시호 「......」
하나미 「그러니까, 이 부분 가사가… ….」
하나미 씨는 받은 곡이 정말로 마음에 드는 건가...?
아니면, 마음에 안 들지만 열심히 하는 건가?
하나미 「~♪」 열심
시호 「......」
이유야 어찌됐든, 내가 이렇게 계속 뚱해있으면 안되겠지.
지나간 일은 되돌릴 수 없는 거야. 되돌릴 수 없다면, 불리한 상황에 적응해나가는 수밖에.
시호 「...하나미 씨, 잠시 환복하고 올게요.」
하나미 「네? 프로듀서가요?」
시호 「왜긴요, 레슨 안 할 건가요?」
하나미 「트레이너 씨는...?」
시호 「아아, 트레이너 씨는 다른 분들 보시느라 도저히 시간이 안될 것 같다 하셔서 말이죠. 그래서 앞으론 제가 하나미 씨의 트레이닝을 맡기로 했어요.」
하나미 「아아...」
하나미 「이, 이렇게요?」
시호 「손을 좀 더 높게! 그리고 발 위치도 달라요!」 버럭
시호 「될 때까지 다시 한 번 더!」 열정
하나미 「망했다...」 소곤
시호 「? 하나미 씨, 무슨 말 했어요?」
하나미 「아, 아무말도 안했는데요.」 삐질
여러모로 힘들었던 5일을 보내고 드디어 황금 같은 토요일.
바빠서 리쿠랑 어울릴 시간이 없었는데, 오랜만에 리쿠가 집에 틀어박혀 있어서 간만에 둘이서 점심도 먹을 겸 밖으로 나왔다.
리쿠 「......」 언짢
시호 「왜 그래? 표정이 안 좋아 보이는데.」
리쿠 「...누나는 주변 사람들 시선이 신경도 안 쓰이는 모양이네.」
시호 「뭐?」
난 그 말을 듣고 주변을 둘러봤다.
아아, 사람들... 다들 날 쳐다보고 있었구나.
이런 시선은 외출하면 흔히 겪어서 익숙해졌다.
시호 「그나저나, 사람들이 날 알아본 건가? 변장이 부족했나.」 ←선글라스, 모자 2종 세트
리쿠 「그게 아니라, 누나에게서 나오는 매력에 끌려서 그런 거라니까.」
시호 「무슨 의미야?」
리쿠 「그러니까, 누나는 이상적인 연인이라고 해야 할까. 남자라면 ‘저런 사람이랑 사귀었으면 좋겠는데.’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시호 「...그래?」 꼬옥
리쿠 「?! 누, 누나?!」
시호 「이러면 날 임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시선을 돌릴 거 아니야.」
(길티! 유죄! 커플 지옥!)
리쿠 「사람들의 시선이 무서워졌는데, 부탁이니까 제발 떨어져 줘...!」
시호 「왜? 누나가 오랜만에 동생 옆에 붙어있고 싶다는데.」
리쿠 「누나 알고 이러는 거지?」
시호 「글쎄? 누나는 잘 모르겠는 걸」 후훗
리쿠 「아아, 정말...!」 부끄
??? 「어라, 리쿠 아니야?」
시호 「음?」
리쿠를 부르는 여자아이 목소리.
순간 그 목소리를 듣고 화가 날 뻔 했지만,
목소리의 정체를 알자마자 분노는 당황으로 변했다.
시호 「하, 하나미 씨?」
리쿠 「앗, 누님. 여기서 만나다니 우연이네요.」
하나미 「그렇게 부르지 말라니까. ...어라? 프로듀서 씨도?」
리쿠 「에? 프로듀서 씨?」
.
.
.
-라멘 가게
리쿠 「헤에, 그럼 누나가 하나미의 담당 프로듀서?」
시호 「그렇긴 한데... 너, 하나미 씨를 이름으로 부른다?」
하나미 「제가 괜찮다고 했어요. 파트너니까.」
시호 「파트너?!」 벌떡
리쿠 「게임 친구 말하는 거야, 누나.」
시호 「아, 그, 그렇지? 크흠... 하긴, 당연히 그렇겠지...」 휴우
...딱히 리쿠에게 여친이 생긴 것 같아서 화를 낸 건 아니다.
그냥... 순간적으로 화났다.
리쿠 「그런데, 누님.」
하나미 「이름으로 부르라니까.」
리쿠 「하나미는 이번 오디션 떨어졌다면서. 혹시 거짓말 한 거야?」
하나미 「오디션에 떨어지긴 했는데, 면접관 중 한 명이 스카웃하셨어.」
리쿠 「다행이네. 되게 간절했었는데.」
하나미 「리쿠가 응원해준 덕분이지.」
리쿠 「아냐, 내가 뭘 했다고.」
시호 「......」 후르르릅
참아, 쟤네 둘은 아무 관계 아니니까.
그냥 친구니까. 응. 그러니 화내지 말고 참아.
.
.
.
(식사 후)
하나미 「제건 계산 안 해주셨어도 됐는데, 정말 감사합니다.」
시호 「아냐, 사쿠라모토 씨. 이런걸로 고마워 할 필요 없어.」
하나미 「네?(갑자기 성으로...?)」
시호 「그럼, 이만. 난 집에 일이 있어서.」
리쿠 「에? 누나 집에 일 없다면서─」
시호 「갑자기 생각났거든. 난 그럼 가볼게.」
리쿠 「뭐야, 오늘은 같이 놀기로 했으면서. 음... 그럼 난 어떻게 하지.」
하나미 「아, 그럼 나랑 같이 게임센터 갈래?」
리쿠 「오오, 그럼 그렇게 할까.」
하나미 「오오, 또 뽑았다!」
리쿠 「칫, 그럼 이번엔 내가 진 건가.」
하나미 「후후, 아직 한 참 멀었군요, 리쿠 군.」 히힛
리쿠 「흥! 두고보도록 해. 다음엔 내가 이길태니.」
시호 (어쩐지 리쿠 방에 인형이 많더라니...) 부우우
.
.
.
〈스티커 사진 촬영〉
하나미 「이거 넣어볼까?」
리쿠 「푸핫! 웃긴데, 이거!」 하하
시호 「......」 (-_-+)
하나미 「프로듀서 씨, 이거 어때요? 괜찮은 거 같죠?」
시호 「...응. 괜찮네.」 뾰루퉁
하나미 「그리고 내 머리 위에는... 잠깐, 누가 내 머리 위에 ‘바보’라고 써붙인거야?! 리쿠!」
리쿠 「왜? 맞는 말인데.」
하나미 「음, 그건 나도 동의해.」
하나미 「쳐 맞는 말!」 퍽
리쿠 「컥! 가, 갑자기 주먹을 날리면...」
시호 「......」
.
.
.
리쿠 「다음은 동전 노래방에 가볼까.」
하나미 「아, 가자!」
시호 「......」
뭐지, 리쿠랑 하나미.
그저 서로 친한 친구 사이일 뿐인데, 뭔가 두 사람이 가까운 걸 보니 보기가 싫다.
어째서?
「저 두 사람, 연인 같지 않냐?」
「그렇지? 부럽구만, 나는 여친 언제 생기려나~」
「바보, 만약 네가 여친이 생길 가능성이 있었다면 나랑 같이 게임하러 왔겠냐?」
「그건 맞지!」 하하
시호 「연인...!」 이글이글
애써 모르는 척하려고 했는데 말이야...!
설마 저 두 사람, 사귀고 있는 사이 아니야?
아까 하나미 씨가 점심 먹을 때 리쿠에게 ‘파트너’라고 했었지?
그냥 리쿠랑 연인 관계인게 부끄러워서 숨긴 걸 수도 있잖아?
하나미 씨, 조연이긴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에 출현도 했었고.
리쿠도 마찬가지야! 꼭 이런 부분에 대해선 거짓말 잘 치니까, 그리고 리쿠 정도의 얼굴이라면 여친이 있어도 이상하지는 않을...
시호 「......」
시호 「아, 아냐아냐... 심증 밖에 없잖아. 응응.」 끄덕
-그리고 저녁, 집으로 돌아가는 길
리쿠 「응. 좋아... 하는데.」
시호 「뭐...?」
리쿠 「왜, 내가 그 애 좋아하는 거 이상해? 누나가 보기에도 하나미 쨩 귀엽잖아. 순수하기도 하고...」 ///
시호 「......」 푸욱
하나미 「‘비밀 연애’를 하란 말이군요.」
시호 「아이돌로 데뷔하고 스캔들이라도 생기면 곤란하니까.」
하나미 「스캔들이요?」
시호 「하나미 씨, 소문이라는 건 말이야. 쉽게 조작되고 퍼질 수 있어.」
시호 「리쿠와 네가 카페에서 단지 만났을 뿐이라도, 너희 두 사람이 불륜한 관계일 수 있다는 소문이 쫙 퍼질 수 있다고.」
하나미 「그렇군요.」
마음 같아선 연애를 금지해서 논란이 생길 여지를 없애고 싶지만...
동생이 좋아하는 사람을 생각하며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누나라는 사람이 앞을 막을 수는 없잖아.
하나미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만약에 제가... 리쿠랑 사귀게 된다면...」 ///
시호 「.....」
하나미 「아, 아냐, 내가 리쿠랑 사귀어도 괜찮은 건가...?」 부끄
시호 「......」
하나미 「그, 그래도 나랑 리쿠랑 알고지낸지 꽤 되기도 했고, 리쿠도 옛날이랑은 다르게 나한테 호감을 가지고 있는 거 같기도 하고...」 히히
하나미 「...헛! 근데 만약 먼저 고백했다가 거절당하기라도 한다면...」 하와와
그냥 연애 금지 시킬까.
시호 「그런데 물어볼게 있는데, 리쿠는 왜 하나미 씨를 가끔씩 ‘누님’이라고 부르는 거야?」
하나미 「음... 지금은 장난으로 가끔씩 부르는데요. 왜 그렇게 불렀더라...」
하나미 「아, 기억 났다!」
.
.
.
-1년 전, 게임센터
하나미 「......」 로하이 찍기, 원투 찍기
하나미 (이 사람, 파훼법을 모르는 건가.) 마지막 공격
『K.O. YOU WIN』
하나미 「또 하시려나.」
리쿠 「......」 ←한 번 더
하나미 (대체 언제까지 하시려고...) ←8연승
(그렇게 30분이 지나고...)
리쿠 「으아아!」 샷건
하나미 (어이쿠, 좀 화났으려나...)
리쿠 「......」 벌떡
하나미 「?」
리쿠 「(대충 상대에게 게임 잘한다고 칭찬하는 말.)」
하나미 「아... 네, 죄송합니다.(화나긴 했구나...)」
리쿠 「칫, 한 번 더해요!」
하나미 「네?」
.
.
.
하나미 「거기서 10연승을 더 하고 나서야 리쿠가 포기했었고, 다음 날부턴 리쿠가 저보고 누님이라고 불렀죠.」
시호 「리쿠가 그렇게 한심한 면을 보여줬다니, 의외인데.」
하나미 「그래서 처음엔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좋은 친구라는 걸 알고... 그리고... 이런 감정까지...」 ///
시호 「자, 연습하러 가자.」 휙
하나미 「에? 아, 네!」
하나미 씨의 수줍은 모습을 볼 때마다 왜 질투가 나는 거지?
이유를 모르겠는걸. 난 모르는 거야. 모른다고.
시호 「시어터 2기생 인터뷰... 말인가요.」
P 「신입 아이돌들의 데뷔 무대가 한 달 채 안 남았으니까 말이야. 잡지사와 협업해서 ‘765 세컨드 스테이지’라는 특집을 편성하기로 했어.」
P 「여기, 담당 기자의 전화번호야. 이 사람이랑 얘기를 해서 일정을 조율하도록 해.」
시호 「네, 알겠습니다.」
P 「시호, 이번 인터뷰는 대중에게 처음으로 하나미의 이름을 알리는 인터뷰야. 잘 해보도록 해.」
시호 「...네!」
.
.
.
-인터뷰 당일
하나미 「앞으로 한 달 뒤에 관객 분들을 만날 수 있다니, 정말 꿈만 같아요!」
아리사 「그렇군요. 공감합니다!」 스슥
아리사 「그럼 마지막으로 한 달 뒤에 만날 관객 분들에게 하실 말씀이 있나요?」
하나미 「네. 열정, 생기, 환호의 사쿠라모토 하나미! 무대에서… ….」
시호 (인터뷰도 슬슬 마무리되는 것 같네.)
시호 (그럼 나도 준비해야겠지.)
아리사(23) 「이야, 오랜만이네요. 시호 씨.」
시호 「그러게요, 아리사 씨. 기자 일은 잘 되고 있는 것 같네요.」
아리사 「네! 아이돌에 이어서 두 번째 인생 직업을 찾은 것 같아요.」
은퇴 이후에 연예계 기자가 됐다고 해서 언젠간 만나겠구나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일찍 아리사 씨를 만나게 될 줄은 몰랐는걸.
아리사 「그럼, 서두는 여기까지하고 어서 협상을 시작해볼까요.」
시호 「네.」
하나미 씨의 인터뷰가 끝나고, 이젠 내 차례.
인터뷰에서 하나미 씨가 얘기한 걸 토대로 어느 부분을 강조해서 소개글을 써야할지 방향을 잡아야 한다.
그리고 이번 특집에서 하나미 씨를 얼마나 많이 노출시킬지도.
하나미 씨의 이름이 사람들에게 처음으로 알려지는 기회다. 이번 협상, 반드시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겠어.
잡지 페이지 협상 결과.
+~3까지 주사위 후 평균값.
*이후 첫 데뷔 무대의 성공 여부 값에 영향을 줍니다.
아리사 「일단 아리사는 이 정도 분량을 쓰려고 생각 중인데요.」
시호 「한 페이지인가요. 특집의 분량이 13페이지니...」
아리사 「네, 시어터 2기생 인원은 13명. 각각 한 페이지씩 나누면 충분할 거 같아요.」
시호 (마음 같아선 페이지 수를 더 늘리고 싶지만...)
아리사 「어떠세요? 한 페이지면 충분하겠죠?」
시호 「...네. 괜찮을 거 같네요. 그럼 다음은 내용 부분으로 넘어가죠. 우선 하나미 씨를 대표하는 키워드를 강조해서… ….」
아리사 「으음...」 슥슥
.
.
.
아리사 「좋아요. 그럼 이렇게 정하도록 하죠.」
시호 「네, 수고하셨습니다.」
분량은 한 페이지. 내용에 대해선 하나미 씨의 키워드인 ‘열정, 생기, 환호’를 강조해서 써주기로 얘기했다.
일반적으로 본다면 다른 아이돌과 같은 분량, 간단한 자기소개 정도의 내용을 써주기로 했으니, 데뷔를 앞둔 아이돌로썬 그럭저럭 만족할 만한 내용일 것이다.
그런데... 뭔가 찝찝하다.
시호 「하아...」
아리사 「자, 그럼 이제 기사 쓰러 가볼까.」
시호 「잘 부탁드릴게요.」
아리사 「걱정하지마세요. 하나미 쨩의 매력을 가득 담은 글을 써볼게요.」
시호 「......」
시호 「......」 타닥타닥
미사키 「난 먼저 가볼게. 시호도 늦지 않게 들어가 봐.」
시호 「네. 수고하셨습니다.」 타닥타닥
시호 「......」 지끈
(1시간 뒤)
시호 「.......」 타닥타닥
시호 「흐아암...」 기지개
드디어 마지막 서류까지 처리했다...
지금 시간은 9시 48분.
드디어 마지막 서류까지 마무리...
현재 시간은 9시 48분. 11시까지 남아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끝냈다.
일도 끝났으니, 집으로 돌아갈까.
시호 「」 주섬주섬
『특집, 765 세컨드 스테이지!』
시호 「...이건 챙겨갈까.」
자리를 정리하다가 손에 걸린 잡지.
인터뷰가 끝나고 일주일 뒤, 잡지가 발간됐지만 이번 특집으로 한 달 뒤에 있을 무대가 제대로 주목을 끌지는 못한 것 같다.
시호 「?」
『달칵─』
시호 「?」
시즈카 「퇴근시간인데 극장 사무실에 왜 불이 켜져 있나 싶었는데, 시호였구나.」
시호 「뭐야, 시즈카. 퇴근한 거 아니었어?」
시즈카 「퇴근하다가 탕비실에 가방을 두고 온 걸 깜빡했지 뭐야. 넌 이제 퇴근?」
시호 「그렇지.」
시즈카 「역시 프로듀서는 고생 많이 하는구나. 어제도 늦게 퇴근하지 않았어?」
시호 「그건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시즈카 「미사키 씨가 말해줬거든. 고생 많구나, 프로듀서는.」
시호 「하다보면 부사장님이 존경스러워진다니까. 어떻게 혼자서 52명을 케어하신건지...」
시즈카 「...참, 이렇게 만나기도 했는데, 혹시 시간 된다면 같이 마시러가지 않을래?」
1. 음... 내일은 쉬는 날이기도 하니, 같이 갈까.
2. 미안, 지금은 빨리 집에 돌아가서 쉬고 싶어.
먼저 2표.
시즈카 & 시호 「」 벌컥벌컥
시즈카 & 시호 「크아~!」
리오 「둘 다 잘 마시네~ 뭐, 나랑 언니를 넘으려면 아직 멀었지만!」 꺼흑
코노미 「리오, 너 얼굴 벌써 붉은데.」
리오 「에에? 무슨 소리야! 벌써 취했을 리가 없잖아!」 딸꾹
시즈카 & 시호 (취했구나.)
코노미 씨랑 리오 씨는 극장 근처에서 주점을 하고 있었구나.
이번 2기생 중 성인들이 자주 선배들을 만나러 간다고 했었는데, 여기에 들른다는 말이었나.
코노미 「너희들도 내일 쉬는 날이라고 너무 마시지 말 것.」
시호 「알겠습니다.」
코노미 「시호는 지금 프로듀서 일을 한다고 했었지? 극장에서.」
시호 「아, 네.」
코노미 「그 애가 우리 케어할 때, 혼자 고생하는 걸 뒤에서 많이 봤으니까. 지금은 부사장이었지?」
시호 「네.」
『달칵』 『띠링─』
+~3 「그러니까...! 어째서 거절당한 건데요~!」
치즈루 「워워, 손님들 있으니까 진정하고...」
코노미 「어머, 치즈루. 이번에도 또 그 애랑 같이 왔네.」
치즈루 「이런 식으로 찾아와서 죄송해요, 코노미 씨. 생맥주 한 잔 부탁할게요.」
코노미 「그래. 가득 담아줄게.」
시호 (저 사람은...)
①1~50 : 시어터 1기생
②51~100 : 시어터 2기생 (이름 지정)
주사위 후 먼저 2표.
*①로 결정될 시 주사위 값 2개 중 높은 값의 1의 자리 수에 따라 멤버 결정
(0~2 : 후카, 3~5 : 카오리, 6~9 : 레이카)
*②로 결정되면 2기생의 이름을 정하겠습니다.
아카마츠 나기사.
오디션 합격자 목록에서 이름을 본 적이 있어서 얼굴이랑 나이는 알고 있었지만, 이 사람의 자세한 부분은 모른다.
말로만 들었을 땐, 되게 청초하다고 들었는데...
소문일 뿐이었나?
나기사 「나쁜 녀석, 내 마음을 가지고 놀다니! 사람 마음 가지고 놀았다간 벌 받는다고!」 벌컥벌컥
리오 「그래그래, 고생했어~ 자, 한 잔 더 마셔.」 토닥토닥
나기사 「으으, 리오 씨이! 고마워요!」 으아앙
리오 「고맙긴 뭘. 하여튼 정말 나기사는 귀엽다니까?」 오구오구
시호 「이제 더 점검할 게...」
「프로듀서 씨, 슬슬 다음 분이 세팅 준비를 해야하는데.」
시호 「아, 네. 알겠습니다.」
여러 가지를 점검하고 신경쓰다보니 벌써 세팅 시간이 종료되었다.
난 수첩을 보고 빠뜨린 것이 있는지 확인했다.
...빠뜨린 건 없었다. 내일 오디션에서 최종 점검만 마치면 된다.
시호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내일 무대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프로듀서 씨도 수고했어요.」
.
.
.
무대 세팅을 마치고 오늘 남은 일은 없음.
현재 시간은 오후 4시... 부사장님이 오늘은 일찍 퇴근해도 된다고 했으니까, 가볼까.
P 「? 여어, 시호.」
시호 「부사장님.」
P 「무대 준비는 어떻게 됐어? 잘 됐어?」
시호 「완벽하게 준비했어요. 하나미 씨가 최고의 기량을 선보일 수 있도록.」
P 「‘완벽’인가. 뭐, 시호라면 당연히 철저하게 준비하겠지.」
P 「그럼 이제부턴 퇴근이지? 푹 쉬고, 내일 공연 힘내 봐.」
시호 「알겠습니다.」
만난 이후로 서로 멀뚱멀뚱 바라보고만 있고, 얘기를 하는 것 같지는 않은 거 같은데...
그렇게 두 사람은 1분 더 가만히 있다가 리쿠 쪽에서 먼저 얘기를 꺼내는 모습을 보였다.
리쿠 「」
하나미 「」 주섬주섬
하나미 「」
리쿠 「」
시호 「...?」
뭐지, 하나미 씨가 뭔가를 건네주고...
하나미 「」 다다다
리쿠 「」
시호 「...?」
영화 티켓(?) 같은 걸 건네주고 도망치듯이 달려가는 하나미 씨.
그리고 받은 걸 손에 쥐고 멍하니 하나미 씨의 뒷모습만 바라보는 리쿠.
뭐야, 두 사람... 데이트 하는 거 아니었어?
아니, 이상하잖아. 리쿠도 그렇고, 하나미 씨도 아예 맘먹고 꾸미고 나왔었는데...
혹시 하나미 씨... 부끄러워서 도망친 거야? 정말로?
시호 「하아...」
아리사 「...저기, 시호 씨. 질문이 있는데 말이죠.」 척
시호 「네... 뭔가요?」
아리사 「하나미 씨, 좋아하는 사람이 있던 건가요?!」 반짝
시호 「에?」
아리사 「하나미 씨를 인터뷰 때 처음 만나고 계속해서 하나미 씨 뒤를 미행해왔었는데─」
시호 「아니, 그때부터 미행했던 건가요?!」
아리사 「아까 상황은 뭐였나요?! 제가 잘못 본거 아니죠?! 하나미 씨가 남자아이를? 그리고 하나미 씨, 수줍은 표정을 짓고 도망쳤죠? 시호 씨는 알고 있는 거 있나요? 알고 있다면 몇 가지만 알려주세요!」
시호 「그건 좀...」
어어... 좀 피곤해질 거 같은데...
.
.
.
-시호의 집 (리쿠의 방)
리쿠 「......」
(몇 분 전 대화 내용)
하나미 「......」
리쿠 「......」
리쿠 「어... 그러니까, 하나미? 왜 갑자기 여기서 만나자고...」
하나미 「아, 그러니까... ...이거!」
리쿠 「이거는...?」
하나미 「내일 극장에서 데뷔 무대가 열리거든. 시, 시간 된다면 와줬으면 해서...」
리쿠 「그, 그렇구나... 내일 꼭 갈게.」
리쿠 「...저기, 하나미─」
하나미 「그, 그럼! 난 가볼게! 집에 일이 있어서 말이야! 이만!」 다다다
리쿠 「아, 잠깐만 얘기할 게...!」
리쿠 「...가버렸네.」
리쿠 「...으아아아!!! 진짜 부끄럽네!!」 이불킥
대체 뭘 기대하고 그렇게 꾸미고 나간 건데, 나란 녀석은?
그냥 줄 게 있다면서 평소 만나던 데서 만나자고 하나미가 얘기했을 뿐인데!
하나미가 데이트 하자고 했냐? 응? 으응?!
누나가 이런 모습 봤다면 무조건 웃었을 거라고!
“이렇게 만난 김에 모처럼 돌아다녀볼까?”
이게 그렇게 어려운 말이니, 평소엔 잘만 얘기하고 다녔으면서?!
리쿠의 그 표정, 오늘 고백했으면 무조건 성공이었단 말이야!
근데 왜 도망친 거야? 부끄러워서? 평소엔 잘만 얘기하고 다녔는데?!
정말 바본가? 나란 녀석은 정말!
(그리고 2시간 뒤...)
다음 상황
1~50 : 리쿠의 연애 상담을 들어주는 시호
51~100 : 하나미의 연애 상담을 들어주는 나기사
주사위 굴리고 먼저 2표.
시호 「그래도 리쿠가 하나미 씨를 좋아하는 건 맞잖아?」
리쿠 「......」
시호 「하나미 씨가 리쿠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리쿠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한 거잖아?」
시호 「좋아하는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어필하는 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
리쿠 「...그런가.」
리쿠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마음만 먹으면 두 사람을 연결시키는 건 아무 일도 아니다.
단지 하나미 씨는 아이돌이 될 몸, 연애를 금지시켜서 논란이 될 여지를 없애고 싶다.
시호 「그러니 너무 상심해하지마. 하나미 씨가 아무런 생각이 없다면, 하나미 씨가 네게 연심을 가지도록 노력해보라고.」
리쿠 「...응.」
그렇지만 두 사람이 어색한 관계가 되는 걸 바라지는 않는다.
연인이 되기 이전에 두 사람은 친구니까.
그래서 리쿠를 그냥 일으켜주기로만 했다.
시호 「그래서 내일 올 거야?」
리쿠 「응?」
시호 「라이브 티켓 받았다면서.」
리쿠 「아아, 무조건 갈 거야. 티켓도 있는데, 열혈팬 1호로써 반드시 가야지.」
라이브에 앞서서 마지막 점검.
기재들은 이상 없음. 어제 세팅도 완벽하게 끝마쳤기 때문에 문제없음.
이제 시뮬레이션을 해볼 시간이다.
시호 「점검은 다 끝났습니다. 이제 리허설로 넘어가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사쿠라모토 씨를 데려오도록 하죠.」
.
.
.
하나미 「......」
시호 「하나미 씨, 리허설이니까 너무 긴장하지 말았으면 하는데.」
하나미 「아, 네!」
시호 「만약 무대 위에서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얘기하도록 해. 즉시 수정할게.」
하나미 「알겠습니다.」
「액터 분! 리허설 시작하겠습니다. 올라와주세요.」
하나미 「네! 갈게요!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프로듀서 씨.」
시호 「그래. 잘 다녀와.」
리허설에서 보여준 하나미의 현 상태
+~3까지 주사위 후 평균값.
*이후 첫 데뷔 무대의 성공 여부 값에 영향을 줍니다.
잡지에 실린 특집 반응이 미지근해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정말로 예상대로 되니 마음이 아파졌다.
그래도 내 첫 라이브 때엔 이 정도도 안 모였으니...
시호 「......」
7년 전, 내가 14살 때.
첫 데뷔 무대를 앞두고 무대 뒤편에서 관객들이 얼마나 왔는지 이렇게 확인했었다.
그 때 느꼈던 분한 감정.
이름 없는 신인이니 당연히 사람이 많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었지만 막상 눈으로 마주하니 속으로 분했었다.
시호 「그 때는 내가 인기 있는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아련
난 그 곳에 서서 7년 전의 추억을 잠시 떠올렸다.
...하나미 씨한테 돌아갈까.
.
.
.
-대기실
하나미 「」 꿀꺽꿀꺽
하나미 「푸하...」
시호 「대체 물을 얼마나 마시는 거예요.」
하나미 「그게... 이유는 모르겠는데 계속 목이 말라서...」
시호 「하나미 씨, 긴장하고 있네요.」
하나미 「역시 그런 건가요.」
P 「긴장했어? 시호.」
시호 「아뇨. 후우... 연습한대로만 하면 돼요. 긴장할 필요는 없어요.」
P 「그렇게 말하면서 물통을 지금 몇 잔째 비우는 거야.」
시호 「이건 그냥... 갈증 때문에...」
P 「...자, 이거.」
시호 「사탕?」
P 「계속 그렇게 마셔대다가 본 공연 때 급해지기라도 하면 큰일 나잖아.」
시호 「하나미 씨, 이거 받으세요.」 휙
하나미 「어이쿠, 사탕?」
시호 「그렇게 마시다가 본 무대 때 화장실이라도 급해지면 안 되니까요.」
하나미 「아, 네. 잘 먹겠습니다.」 부스럭
하나미 「냠냠... 오, 엄청 달아!」
사탕을 입에 넣자마자 굳었던 표정이 조금 풀어지는 하나미 씨.
필요할 거 같아서 몇 개 챙기긴 했는데, 정말로 써먹을 줄이야.
감사합니다. 프로듀서 씨.
덕분에 하나미 씨의 긴장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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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프로덕션에서 나오고 일반인의 삶을 살며 대학에 다니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부사장으로 승진한 프로듀서 씨가 오랜만에 잠시 만날 수 있냐며 내게 전화를 걸었다.
약속 장소는 765프로덕션 본 사무소.
사무실 안에 들어서니 3년 만에 보는 프로듀서 씨가 날 반겨줬다.
오랜만에 만난 우리들은 서로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는데...
시호(21세) 「...네? 제가 프로듀서를요?」
P(현 부사장) 「이번에 새로운 아이가 한 명 더 프로덕션에 들어올 거거든. 커트라인에 걸려서 이번 오디션에는 탈락했지만, 그래도 좀 아쉬운 녀석이라 생각해서 말이야.」
내가 프로듀서를...?
시호 「근데 왜 저에게 이런 제안을 하시는 거죠?」
P 「초스타였던 아이돌 대선배가 자기 프로듀서라고 생각해 봐, 아이돌 입장에선 담당 프로듀서에게 신뢰가 안 갈 수가 없잖아. 그리고 네 냉정하고 계산적인 성격을 보면 이런 일도 꽤 잘 할 거 같아서 말이야.」
P 「그리고 리쿠한테 들었는데. 너, 학과 공부 손에 안 잡힌다면서 자퇴할까 고민하고 있었다며.」
시호 「두, 둘이 지금도 만나는 사이였어요?」
P 「아니, 며칠 전에 게임센터에서 우연히 만나서 얘기를 좀 나눴거든. 대학 생활이 많이 힘들어 보이던데, 시호.」
시호 「하아...」
오늘 저녁 메뉴는 피망을 잔뜩 넣은 볶음밥으로 할까...
P 「뭐, 어떻게 생각해? 넌 이미 이 분야에서 최고를 달성한 사람이잖아. 그러니 담당 아이돌한테 나는 모르는 여러 가지 방안을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
시호 「음...」
.
.
.
-며칠 뒤 765 사무소
시호 「......」 타닥타닥
시호 「코토리 씨, 이 서류 처리 다 끝났는데 어떻게 할까요?」
코토리 「에, 벌써? 그럼 일단 나한테 줘.」
코토리 (어떻게 신입 5일차가 나보다 일을 더 잘하는 거지...)
서류 작업도 다 마치고, 난 지금 시간을 확인했다.
오후 2시 39분, 곧 있으면 약속 시간인가.
시호 「...이제 슬슬 가봐야 하네. 코토리 씨, 전 극장에 일이 있어서 가볼게요.」
코토리 「아, 오늘 새롭게 들어온다는 아이돌? 첫 만남이야?」
시호 「네. 부사장님께 전해들은 게 없어서, 아직 얼굴이랑 이름도 몰라요.」
코토리 「...후훗, 날 P 씨가 생각나네. 하루카를 처음 만나려고 했을 때, 완전 긴장했었는데.」
시호 「긴장할 게 뭐가 있나요.」 휙
코토리 「어머, 거짓말은. 잘 갔다 와.」
시호 「...후우, 네.」
코토리 씨의 말대로 긴장된다.
내가 과연 담당 아이돌을 잘 커버할 수 있을까,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관계가 틀어져버리는 건 아닐까, 것보다 내가 이 일에서 뭐라도 해낼 수 있을까.
여러 질문들이 머리를 가득 채우고 날 긴장시켰다.
시호 「아냐, 정신 차리자.」
한 번 크게 심호흡을 하고 약속 장소인 765 시어터로 향했다.
P 「여어, 시호. 왔구나.」
시호 「프로듀... 아, 아니지. 부사장 님.」
P 「그냥 편하게 프로듀서라고 해도 된다니까... 어쨌든 좀 늦었네.」
시호 「죄송합니다. 차가 밀리는 바람에...」
P 「아냐, 됐어. 녀석도 몇 분 늦었으니까.」
시호 「지금 기다리고 있는 건가요?」
P 「응. 지금 사무소에서 기다리고 있어.」
시호 「사무소...」
첫 담당 아이돌과 만나기 일보 직전.
극장에 오면서 잊어버렸던 긴장감이 슬슬 다시 상기되기 시작했다.
P 「첫 만남이라고 해도 긴장은 안 해도 돼. 그냥 ‘만나서 반갑습니다.’정도만 해도 되니까.」
시호 「아, 알겠습니다. 그럼 가볼게요...」
*프로듀서로서 첫 발을 내딛은 시호. 담당 아이돌의 이름과 타입(쿨, 청순, 파워풀)은?
+~3까지 주사위 중 ‘높은 값’으로.
하나미 「안녕하세요! 혹시 오늘 만나기로 한 담당 분이신가요?」
시호 「어어... 응.」 긁적
하나미 「이름은 사쿠라모토 하나미라고 합니다. 나이는 17살, 하나미라고 불러주세요!」
시호 「응. 난 키타자와 시호라고 해. 앞으로 네 프로듀스를 담당하게 됐어. 잘 부탁해.」
하나미 「네. 저야말로 잘 부탁드릴게요!」
‘첫 만남인데 어색해서 한 마디도 못하면 어쩌지.’라는 걱정이 무색해질 정도로 기운 넘치게 자기소개를 하는 그녀.
마음이 좀 편해진 나는 그녀의 앞에 앉아 여러 얘기를 해보기로 했다.
시호 「부사장님한테 들었습니다. 그분께 직접 스카웃 제의를 받았다고 하시던데요?」
하나미 「네. 오디션에서 떨어졌었는데, 그 때 면접관으로 계셨던 한 분이 제게 제의를 해주셨어요.」
하나미 「이 업계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는 765프로덕션, 그런 곳의 아이돌로 절 받아주겠다고 했으니 전 곧바로 응했죠!」
시호 「그렇군요. 혹시 스카웃을 받기 전에 연예 관련 일을 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하나미 「음... 아, 네. 드라마의 조연이나 백댄서 정도를 해본 적이 있어요.」
시호 「헤에, 그럼 무대가 처음은 아니겠네요.」
난 사무소에 들어오기 전 준비해뒀던 질문들을 하나씩 그녀에게 물어봤다.
명랑한 목소리, 밝은 표정, 작지만 의외로 꽤 많은 경험들.
여러 질문을 하면서 그녀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하니 프로듀... 부사장님이 오디션에서 탈락한 그녀를 왜 스카웃 했는지 알 것 같았다.
시호 「그럼 이제 마지막으로 물어볼게요. 혹시 아이돌로써 자신을 뽐낼 수 있는 무기가 있다면 뭐라고 생각하나요?」
하나미 「특기 말인가요? 아, 전 +~3」
1. 노래가 특기입니다!
2. 춤이 특기예요!
*먼저 2표.
하나미 「어릴 때부터 성가 학원을 다녔거든요. 평소에도 노래방에서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해요.」
시호 「그렇군요. 그렇다면...」
난 휴대폰을 꺼내 지금까지도 레이카 씨를 대표하는 곡인 FIND YOUR WIND를 재생했다.
시호 「이 음악 아시죠?」
하나미 「아아, 네, 알고 있어요! 정말 오랜만에 듣는 걸...」
전주가 흘러나오자마자 하나미 씨가 가사를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가사는 완벽히 알고 있는 모양이니, 이걸로 확인을 해보면 되겠지.
시호 「아까 노래가 특기라고 하셨으니까 한 번 그 특기를 보여주셨으면 좋겠어요.」
하나미 「...네? 지금 바로 말인가요?」 당황
시호 「걱정하지 마세요. 그냥 하나미 씨의 노래를 한 번 들어보고 싶을 뿐이니까요.」
하나미 (그렇게 말하면 더 떨리는데...)
시호 「완벽하게 할 필요는 없어요. 못 불러도 되니, 긴장 풀고 불러보시길 바래요.」
하나미 「네, 알겠습니다.」
시호 「좋아요. 그럼 준비되셨다면 바로 시작해보죠.」
1~33 : 뭔가 미묘하다.
34~66 : 확실히 재능이 보인다.
67~100 : 그냥 바로 데뷔하죠?
+~3까지 주사위 후 높은 값.
시호 「......」 곰곰
난 가만히 앉아 그녀의 노래를 듣고 있었다.
뛰어난 발성과 성량, 그리고 표정관리.
게다가 본인은 모르는 거 같지만 무의식적으로 춤도 추고 있다.
시호 (어떻게 이 아이가 오디션에서 떨어진 거지?)
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재능이 뛰어난 아이였다.
.
.
.
하나미 「어, 어땠나요?」
시호 「대단했습니다. 흠잡을 곳 없었어요.」 박수
하나미 「가, 감사합니다!」
지금 정도의 기량이면 곧바로 무대 위로 올라가도 훌륭하게 잘 해낼 거 같다.
그럼 이제 남은 건, 내가 얼마만큼 이 아이를 서포트 해주느냐에 달려있겠지.
시호 「...정신 똑바로 차려야겠는 걸.」 소곤
하나미 「네? 무슨 말씀 하셨어요?」
시호 「그냥 혼잣말이었어요. 오늘은 여기까지 얘기하도록 하죠. 본 사무소에 남은 일이 있어서.」
시호 「내일 오후 1시에 다시 이곳에서 뵙도록 하죠. 내일부터 하나미 씨는 본격적으로 아이돌로써 첫 걸음을 내딛는 겁니다.」
하나미 「...네!」
그녀의 눈빛은 기대감에 가득 차 별빛처럼 반짝거렸다.
...솔직히 프로듀서가 되고 5일밖에 안 지나서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서긴 하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하나미 씨의 기대에 부응해야겠지.
코토리 「에에, 그렇게나 깐깐한 시호가 후한 평가를 내렸다고?」
시호 「조금 놀라웠어요. 오디션에 떨어졌다고 해서 평균 수준의 실력을 기대했었는데, 전혀 아니더라고요.」
코토리 「그렇구나. 흠, 시호가 그렇게 말하니 앞으로 하나미의 행보가 기대되는 걸.」
시호 「네. 저도 마찬가지에요.」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하나미 씨의 첫 아이돌 스케줄.
옛날에 내가 아이돌로 활동할 때처럼, 30분 단위로 시간을 조절해 시간을 스케줄을 짜나가고 있었다.
시호 (실력이 발군이긴 하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훈련은 받는 게 좋겠지.) 타닥
시호 (그리고 통과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가요 프로그램 오디션에 지원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거 같은데...) 타닥타닥
『~♪ ♬』
시호 「? 전화?」
전화상대
1~50 : P(부사장)
51~100 : 하나미
먼저 2표.
하나미 『여보세요? 프로듀서 씨?』
시호 「하나미 씨, 무슨 일로 전화 걸었나요?」
하나미 『어어... 아까 사무소로 급하게 돌아가셔서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라는 말을 못했잖아요. 그리고 저도 몇 가지 궁금한 게 있어서 연락드려봤어요.』
시호 「아직 일하고 있는 중인데…」
하나미 『앗, 그렇군요... 죄송해요, 일하시느라 바쁘실탠데...』
앞으로 남아있는 서류가 얼마나 있는지 확인했다.
스케줄표 작성까지 생각한다면... 조금 시간을 내도 괜찮으려나.
하나미 『그럼 나중에 다시 전화 드릴─』
시호 「아니, 잠시 시간 낼 수 있어요. 이제 거의 다 끝나가서.」
시호 (잠시 하나미 씨랑 전화하고 올게요.) 꾸벅
코토리 (OK!) 척
시호 「질문이 있으시다고 했죠? 일에 대해서 물어보려는 건가요?」
하나미 『일에 대해서 궁금한 점도 있고, 그리고… ….』
난 사무소 바깥에서 하나미 씨와 전화를 이어나갔다.
앞으로의 스케줄은 어떻게 될 것인지, 연습생 기간은 얼마나 될 것인지, 라이브 외에 다른 일은 어떻게 진행되는 지 등, 하나미 씨는 여러 궁금한 점이 많았던 것 같았다.
하나미 『그럼 당분간은 레슨 위주로 스케줄이 이어지겠네요.』
시호 「얘기했듯이 하나미 씨의 노래 실력은 출중하긴 하지만, 그것만으로 라이브를 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지루하더라도 열심히 해주시길 바래요.」
하나미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시호 「또 다른 질문은 없나요?」
하나미 『네, 이번엔 그냥 궁금해서 하는 질문인데요.』
시호 「무슨 질문이죠?」
하나미 『프로듀서의 이름, 키타자와 시호... 혹시 옛날에 이 프로덕션에서 아이돌로 활동하셨던 분, 맞으세요?』
시호 「맞는데요.」
하나미 『역시! 동명이인이 아니었네요! 저, 옛날에 시호 씨의 광팬이었어요! 나오시는 드라마도 다 시청하고, 음반도 전부 구매하고, 팬사인회에서 사인도 받았었고...」
하나미 「지금도 시호 씨의 계속 노래를 듣고 있어요. 듣고 있으면 스스로 저한테 질문하게 되거든요.」
시호 「질문?」
하나미 「아이돌의 일이 힘든 걸 알면서, 이 정도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위해선 제가 생각하는 그 이상의 노력을 해야 하는 걸 알면서도 꼭 이 일을 하고 싶냐면서.」
하나미 「그럴 때마다 늘 ‘하고 싶다’라고 답해요. 정상에 오르면 그 풍경을 보고 싶으니까. 설령 오르지 못하고 떨어지더라도 내가 저지른 일이니까 후회는 안 할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시호 「그렇게 생각하진 않겠지만, 이 업계를 만만하게 보지 말아주세요. 조금이라도 뒤떨어진 모습을 보였다간 곧바로 추락하는 게 연예계입니다.」
하나미 「...알고 있어요.」
하나미 씨의 목소리에 각오가 가득 차있었다.
애초에 이곳 이전에도 여러 프로덕션에 지원해봤으니... 이 업계에서 최고가 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여러 번 떨어지면서 스스로 겪었을 것이다.
그나저나 3년이나 지났는데, 내가 아이돌 활동을 했었다는 걸 기억하는 사람이 있구나.
뭐... 나름대로 인기가 많았으니 당연하다곤 생각하지만, 막상 알아주니 좀 부끄러운 걸.
시호 「하나미 씨, 이제 남은 질문은 없죠? 슬슬 일하러 돌아가 봐야 되거든요.」
하나미 『아, 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호 「내일 저희 어디서 만나기로 했는지 기억하시죠?」
하나미 『극장 사무실에서 보기로 했었어요.』
시호 「맞아요. 그럼 전화 끊겠습니다.」
하나미 『네!』
『뚝─』
.
.
.
코토리 「얘기는 어땠어?」
시호 「하나미 씨가 각오를 보고 자만하지는 않는 것 같아서 조금 안심했어요.」
코토리 「그래? 자만하지 않는다니 다행이네.」
시호 「하지만 혹시 모르죠. 며칠 뒤라면 마음이 해이해질지도.」
코토리 「그럼 그 때마다 붙잡아줘야겠죠? 담당 프로듀서 씨?」
시호 「네.」
『달칵─』
하나미 「갈아입고 왔습니다~!」
시호 「아, 오셨나요.」 ←트레이닝 복
하나미 「프로듀서까지 트레이닝복을...?」
시호 「네? 아아, 오늘 레슨은 트레이너 씨가 사정이 생기는 바람에...」
하나미 「...네?」
시호 「걱정마세요. 오늘은 트레이너 씨 대신에 제가 하나미 씨의 레슨을 지도할 태니, 바로 시작해보도록 하죠.」
하나미 「네, 네!」
하나미 (우와... 과거 슈퍼스타 시호 씨가 나랑 레슨을...)
시호 「그럼 몸부터 풀어보고 시작하도록 할까요.」
오늘 레슨의 성과
+~3까지 주사위 후 평균값.
*이후 첫 데뷔 무대의 성공 여부 값에 영향을 줍니다.
『♪~ ♬♩』
시호 「OK, 스톱. 일단 10분 정도 쉬도록 하죠.」
하나미 「네.」
댄스 레슨을 진행한지 5시간 째.
백댄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지금까진 내가 요구한대로 잘 따라오고 있었다.
아직은 춤에서 조금 미묘함이 느껴지긴 하지만, 첫날이니까.
하나미 「」 꿀꺽꿀꺽
시호 「하나미 씨, 첫 날인데 어떤 거 같아요. 할 만해요?」
하나미 「네. 아직까진 괜찮아요.」
시호 「할 만하다니 다행이네요. 전 잠시 나갔다 올게요. 10분 뒤에 다시 뵈죠.」
쉬면서 바깥 공기도 쐴 겸 트레이닝 룸 밖으로 나왔다.
그 때, 어디서 들어본 익숙한 목소리가 내 이름을 불렀다.
??? 「어라, 시호?」
시호 「음?」
난 목소리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목소리의 주인은 과거 나와 같이 아이돌 생활을 함께 했었던 동료였다.
+~3까지 시어터 멤버 중에서 지명.
높은 값으로 결정.
시호 「어어, 시즈카구나.」
나와 비슷한 시기에 아이돌로써 마지막 무대를 치뤘었지만,
은퇴 후 일반인의 삶을 택했던 나와는 다르게 시즈카는 이 프로덕션에 남아 가수 겸 배우로써 활동하기로 했다.
그리고 현재, 시즈카는 3년 전의 명성을 그대로, 아니 전보다 더 유명해진 연예인이 되었다.
시즈카 「마지막 라이브 이후로 3년만인가, 근데 극장에는 무슨 일─」
시즈카 「...것보다 뭐야, 그 옷차림은?」
시호 「음? 아, 이거.」
시즈카 「혹시 아이돌 복귀?」
시호 「그런 거 아냐.」
난 시즈카에게 며칠 전 765프로덕션에 프로듀서로 취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즈카 「헤에, 어쩐지 사무실에 자리 하나가 더 생겨서 뭔가 했는데, 시호의 자리였구나.」
시호 「모르고 있었어?」
시즈카 「응. 그런데 다시 돌아왔으면 오랜만에 연락이라도 넣어주지.」
시호 「미안, 생각 못하고 있었어.」
시즈카 「흐음...」
시즈카는 문에 달린 조그마한 창틈으로 트레이닝 룸 안을 엿봤다.
시즈카 「저 아이가 담당?」
시호 「응. 이름은 사쿠라모토 하나미.」
시즈카 「하나미? 어디서 이름을 본 것 같았는데...」
시호 「한 달 전에 이 곳 오디션에 지원했던 사람이야.」
시즈카 「헤에, 다행히 붙었구나.」
시호 「오디션에선 떨어졌는데, 부사장님이 아까운 아이라면서 스카웃한 거야.」
시즈카 「그렇구나. 어떤 거 같아? 아이돌로써의 가능성은.」
시호 「들어온 지 얼마 안 돼서 아직은 더 지켜봐야겠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갖춘 아이라고 생각해.」
시즈카 「흐음.」
힘들었는지 천장을 바라보며 가만히 멍 때리고 있는 하나미 씨.
시즈카는 그런 하나미 씨가 귀여워보였는지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시즈카 「...아차, 나 촬영장 가는 길이었는데.」
시호 「늦은 거 아니야?」
시즈카 「괜찮아. 조금 아슬아슬해도 늦진 않을 거야. 그럼 난 가볼게.」
시호 「그래. 녹화 잘 하고 와.」
난 촬영장을 향해 출발하는 시즈카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겉보기엔 옛날이랑 달라 보이는 게 하나도 없는데, 뭔가 어른스러워보였다.
실력 있는 연예인의 품격인건가.
시호 「다녀왔어.」
하나미 「기다리고 있었어요!」
첫 데뷔 무대를 멋지게 치르기 위해, 오늘도 연습 중이었던 하나미 씨.
그런데 예정보다 곡이 일찍 완성됐다는 소식을 듣고 빠르게 스튜디오로 달려가 카세트테이프를 받아왔다.
하나미 「와아... 제 첫 솔로곡이라니...」 반짝
시호 「되게 기쁜 것 같은데요.」
하나미 「당연하죠! 데뷔일이 얼마 안 남았다는 느낌이 든단 말이에요!」
시호 「하나미 씨가 바라지 않아도 첫 데뷔일은 반드시 찾아올 거예요. 그러니 너무 들뜨지 마세요.」
하나미 「네. 그런데 곡 제작 의뢰하고 일주일 밖에 안 지났는데, 되게 빨리 완성됐네요.」
시호 「그건 확실히...」
내가 아이돌 시절 때 알고 있었던 작곡가 분이 한 분 계셨다.
그래서 그 분에게 담당 아이돌의 첫 솔로곡 제작이 가능한 지 물어봤었는데, 그분은 흔쾌히 수락. 그 분이 심심해서 제작해본 곡들 중 하나미 씨의 파워풀한 분위기와 어울릴 것 같은 곡이 있어서 그 곡을 어레인지 해달라고 요청했었다.
그렇게 완성된 작품이 바로 이 카세트테이프에 들어 있다.
하지만 곡의 뼈대가 갖춰져 있었고 실력 있는 작곡가라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너무 일찍 완성된 거 아닌가...?
시호 (좀 불안한데...)
하나미 「궁금하니 빨리 들어보죠!」 반짝
시호 「네. 한 번 감상해볼까요.」
하나미의 첫 솔로곡 퀄리티
+~3까지 주사위 후 평균값.
*이후 첫 데뷔 무대의 성공 여부 값에 영향을 줍니다.
====================
70 + ??? + ??? + ??? + ??? = 결과
====================
@결과 : (73 + 78 + 41) / 3 = 64
『♩~♪♬! ♪♥』
하나미 「오오, 꽤 괜찮은 곡이네요.」
시호 「......」
하나미 「전 이 곡 마음에 들어요. 프로듀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시호 「흐으음...」 질끈
하나미 「...프로듀서 씨?」
아니다. 이건 뭔가가 부족하다.
확실히 곡에 살이 붙긴 했지만, 어레인지 전에 있었던 멜로디의 파워풀함이 희석된 느낌이다.
일반적인 사람이 듣는다면 그냥 ‘들을만한 노래’로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평가를 나쁘게 말한다면 ‘무색무취’.
어쩐지 불안한 낌새가 들더라니...
시호 「......」 곰곰
하나미 「프~로~듀~서~ 씨이이~! 듣고 계신 가요~?」
시호 「...하나미 씨는 이 노래 마음에 들어?」
하나미 「네? 네. 전 이 정도면 무난해서 괜찮다고 생각하는데요.」
시호 「이 업계에선 그 정도로 만족하면 안 되는 거예요.」 벌떡
하나미 「에?」
시호 「잠깐 나갔다 올게요. 시간이 걸릴 수도 있으니 제가 올 때까진 자율레슨입니다.」
하나미 「아, 알겠습니다!」
.
.
.
「그래서, 다시 돌아온 이유는?」
시호 「......」
이건 아니다 싶을 정도로 곡이 마음에 안 들어서 무턱대고 찾아오긴 했는데...
대체 어디서부터 얘기를 해야 하지...?
시호와 작곡가와의 협상
1~50 : 아무런 말도 못하고 나왔다.
51~75 : 작곡가가 제작해둔 곡 중 마음에 드는 곡 하나를 고르기로 했다.
76~100 : 하나미의 이미지에 어울릴만한 솔로곡을 다시 작곡하기로 했다.
+~3까지 주사위 굴리고 높은 값으로 결정.
그리고 어제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너무 피곤해서 쉬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저기요, 무턱대고 찾아오셔서 아무 말도 안하시면 뭐하자는 겁니까.」
시호 (아, 아니지, 정신 차려... 긴장할 필요도 없어. 그냥 요구 사항을 말하기만 하면 되는 거야. 응.)
시호 「...저기, 오늘 받은 곡에 대해서 할 말이 있어서 다시 돌아왔습니다.」
「네? 아아, 그 곡 말인가요.」
「키타자와 씨, 혹시 곡이 마음에 안 들어서 찾아오신 건가요?」 찌릿
시호 「ㄴ, 네.」 움찔
「분명히 곡 제작을 전적으로 저한테 맡긴다고 하셨죠? 그럼 저한테 불만을 토로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시호 「하지만─」
「애초에 키타자와 씨의 눈이 너무 높아요. 일반적인 사람들이 느낀다면 밝고 명랑한 곡이라고요?」
시호 「그건...」
「키타자와 씨, 당신을 아이돌 때부터 알고 지냈지만 당신은 너무… ….」 중얼중얼
.
.
.
시호 「......하아...」
결국엔 작곡가 분에게 내가 너무 눈이 높고 까다롭다는 말만 듣고 아무런 말도 못하고 그대로 나와 버렸다.
대체 왜? 왜 강하게 얘기하지 못한 거야?
아는 사람이라서? 옛날엔 카나나 시즈카한테 심한말도 했으면서!
...하나미 씨를 볼 면목이 없는 걸.
그래도 일단은 돌아가야겠지...
-765 극장 트레이닝 룸
시호 「미안해요, 하나미 씨.」
하나미 「가, 갑자기 사과를 왜 하세요?! 저한테 잘못한 것도 없으면서.」 당황
시호 「그게...」
하나미 「것보다 우리 빨리 연습하도록 하죠! 신곡도 받았으니, 안무도 짜야 되고 가사도 외워야 한다고요?」
시호 「네?」
그리고 다시 라디오로 향해 곡을 재생하는 하나미 씨.
내가 밖에 나가있는 동안 가사를 어느 정도 외웠는지 열심히 부르고 있었다.
『~♪』
하나미 「앗차, 가사 또 틀렸네...」
시호 「......」
하나미 「그러니까, 이 부분 가사가… ….」
하나미 씨는 받은 곡이 정말로 마음에 드는 건가...?
아니면, 마음에 안 들지만 열심히 하는 건가?
하나미 「~♪」 열심
시호 「......」
이유야 어찌됐든, 내가 이렇게 계속 뚱해있으면 안되겠지.
지나간 일은 되돌릴 수 없는 거야. 되돌릴 수 없다면, 불리한 상황에 적응해나가는 수밖에.
시호 「...하나미 씨, 잠시 환복하고 올게요.」
하나미 「네? 프로듀서가요?」
시호 「왜긴요, 레슨 안 할 건가요?」
하나미 「트레이너 씨는...?」
시호 「아아, 트레이너 씨는 다른 분들 보시느라 도저히 시간이 안될 것 같다 하셔서 말이죠. 그래서 앞으론 제가 하나미 씨의 트레이닝을 맡기로 했어요.」
하나미 「아아...」
하나미 「이, 이렇게요?」
시호 「손을 좀 더 높게! 그리고 발 위치도 달라요!」 버럭
시호 「될 때까지 다시 한 번 더!」 열정
하나미 「망했다...」 소곤
시호 「? 하나미 씨, 무슨 말 했어요?」
하나미 「아, 아무말도 안했는데요.」 삐질
뭔가 하나미 씨의 표정이 나빠진 것 같은데.
기분 탓인가.
시호 「아직 멀었어.」
여러모로 힘들었던 5일을 보내고 드디어 황금 같은 토요일.
바빠서 리쿠랑 어울릴 시간이 없었는데, 오랜만에 리쿠가 집에 틀어박혀 있어서 간만에 둘이서 점심도 먹을 겸 밖으로 나왔다.
리쿠 「......」 언짢
시호 「왜 그래? 표정이 안 좋아 보이는데.」
리쿠 「...누나는 주변 사람들 시선이 신경도 안 쓰이는 모양이네.」
시호 「뭐?」
난 그 말을 듣고 주변을 둘러봤다.
아아, 사람들... 다들 날 쳐다보고 있었구나.
이런 시선은 외출하면 흔히 겪어서 익숙해졌다.
시호 「그나저나, 사람들이 날 알아본 건가? 변장이 부족했나.」 ←선글라스, 모자 2종 세트
리쿠 「그게 아니라, 누나에게서 나오는 매력에 끌려서 그런 거라니까.」
시호 「무슨 의미야?」
리쿠 「그러니까, 누나는 이상적인 연인이라고 해야 할까. 남자라면 ‘저런 사람이랑 사귀었으면 좋겠는데.’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시호 「...그래?」 꼬옥
리쿠 「?! 누, 누나?!」
시호 「이러면 날 임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시선을 돌릴 거 아니야.」
(길티! 유죄! 커플 지옥!)
리쿠 「사람들의 시선이 무서워졌는데, 부탁이니까 제발 떨어져 줘...!」
시호 「왜? 누나가 오랜만에 동생 옆에 붙어있고 싶다는데.」
리쿠 「누나 알고 이러는 거지?」
시호 「글쎄? 누나는 잘 모르겠는 걸」 후훗
리쿠 「아아, 정말...!」 부끄
??? 「어라, 리쿠 아니야?」
시호 「음?」
리쿠를 부르는 여자아이 목소리.
순간 그 목소리를 듣고 화가 날 뻔 했지만,
목소리의 정체를 알자마자 분노는 당황으로 변했다.
시호 「하, 하나미 씨?」
리쿠 「앗, 누님. 여기서 만나다니 우연이네요.」
하나미 「그렇게 부르지 말라니까. ...어라? 프로듀서 씨도?」
리쿠 「에? 프로듀서 씨?」
.
.
.
-라멘 가게
리쿠 「헤에, 그럼 누나가 하나미의 담당 프로듀서?」
시호 「그렇긴 한데... 너, 하나미 씨를 이름으로 부른다?」
하나미 「제가 괜찮다고 했어요. 파트너니까.」
시호 「파트너?!」 벌떡
리쿠 「게임 친구 말하는 거야, 누나.」
시호 「아, 그, 그렇지? 크흠... 하긴, 당연히 그렇겠지...」 휴우
...딱히 리쿠에게 여친이 생긴 것 같아서 화를 낸 건 아니다.
그냥... 순간적으로 화났다.
리쿠 「그런데, 누님.」
하나미 「이름으로 부르라니까.」
리쿠 「하나미는 이번 오디션 떨어졌다면서. 혹시 거짓말 한 거야?」
하나미 「오디션에 떨어지긴 했는데, 면접관 중 한 명이 스카웃하셨어.」
리쿠 「다행이네. 되게 간절했었는데.」
하나미 「리쿠가 응원해준 덕분이지.」
리쿠 「아냐, 내가 뭘 했다고.」
시호 「......」 후르르릅
참아, 쟤네 둘은 아무 관계 아니니까.
그냥 친구니까. 응. 그러니 화내지 말고 참아.
.
.
.
(식사 후)
하나미 「제건 계산 안 해주셨어도 됐는데, 정말 감사합니다.」
시호 「아냐, 사쿠라모토 씨. 이런걸로 고마워 할 필요 없어.」
하나미 「네?(갑자기 성으로...?)」
시호 「그럼, 이만. 난 집에 일이 있어서.」
리쿠 「에? 누나 집에 일 없다면서─」
시호 「갑자기 생각났거든. 난 그럼 가볼게.」
리쿠 「뭐야, 오늘은 같이 놀기로 했으면서. 음... 그럼 난 어떻게 하지.」
하나미 「아, 그럼 나랑 같이 게임센터 갈래?」
리쿠 「오오, 그럼 그렇게 할까.」
시호 「어머, 다시 생각해보니 이미 어젯밤에 끝내뒀었지?!」 버럭
리쿠 & 하나미 「」 깜짝
시호 「하나미 씨. 지금부터 둘이서 게임센터에 갈 생각이었지? 나도 같이 가도 될까?」 이글이글
하나미 「아... 네.」
시호 「......」
아직 어린 아이를 돌보는 것이 어른의 의무.
딱히 다른 의도가 있는 건 아니다. 정말이다. 정말이라고.
1~33 : 쌍방향 연심
34~66 : 일방향 연심
67~100 : 그저 게임 친구일 뿐이었다.
+~3까지 주사위 후 중간값
리쿠 「오른쪽에!」 탕탕
하나미 「알고 있어!」 투두두두
하나미 「앗, 바로 앞에 조심!」
리쿠 「에? 아앗?!」
『탕탕탕─』
리쿠 「아아, 맞다. 나 2P였지 참...」
하나미 「정말, 체력도 없으면서 조심하라고.」
리쿠 「알겠습니다. 누님.」
시호 (리쿠가... 하나미 씨한테 누님이라고...) 부우
.
.
.
〈인형 뽑기〉
하나미 「오오, 또 뽑았다!」
리쿠 「칫, 그럼 이번엔 내가 진 건가.」
하나미 「후후, 아직 한 참 멀었군요, 리쿠 군.」 히힛
리쿠 「흥! 두고보도록 해. 다음엔 내가 이길태니.」
시호 (어쩐지 리쿠 방에 인형이 많더라니...) 부우우
.
.
.
〈스티커 사진 촬영〉
하나미 「이거 넣어볼까?」
리쿠 「푸핫! 웃긴데, 이거!」 하하
시호 「......」 (-_-+)
하나미 「프로듀서 씨, 이거 어때요? 괜찮은 거 같죠?」
시호 「...응. 괜찮네.」 뾰루퉁
하나미 「그리고 내 머리 위에는... 잠깐, 누가 내 머리 위에 ‘바보’라고 써붙인거야?! 리쿠!」
리쿠 「왜? 맞는 말인데.」
하나미 「음, 그건 나도 동의해.」
하나미 「쳐 맞는 말!」 퍽
리쿠 「컥! 가, 갑자기 주먹을 날리면...」
시호 「......」
.
.
.
리쿠 「다음은 동전 노래방에 가볼까.」
하나미 「아, 가자!」
시호 「......」
뭐지, 리쿠랑 하나미.
그저 서로 친한 친구 사이일 뿐인데, 뭔가 두 사람이 가까운 걸 보니 보기가 싫다.
어째서?
「저 두 사람, 연인 같지 않냐?」
「그렇지? 부럽구만, 나는 여친 언제 생기려나~」
「바보, 만약 네가 여친이 생길 가능성이 있었다면 나랑 같이 게임하러 왔겠냐?」
「그건 맞지!」 하하
시호 「연인...!」 이글이글
애써 모르는 척하려고 했는데 말이야...!
설마 저 두 사람, 사귀고 있는 사이 아니야?
아까 하나미 씨가 점심 먹을 때 리쿠에게 ‘파트너’라고 했었지?
그냥 리쿠랑 연인 관계인게 부끄러워서 숨긴 걸 수도 있잖아?
하나미 씨, 조연이긴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에 출현도 했었고.
리쿠도 마찬가지야! 꼭 이런 부분에 대해선 거짓말 잘 치니까, 그리고 리쿠 정도의 얼굴이라면 여친이 있어도 이상하지는 않을...
시호 「......」
시호 「아, 아냐아냐... 심증 밖에 없잖아. 응응.」 끄덕
-그리고 저녁, 집으로 돌아가는 길
리쿠 「응. 좋아... 하는데.」
시호 「뭐...?」
리쿠 「왜, 내가 그 애 좋아하는 거 이상해? 누나가 보기에도 하나미 쨩 귀엽잖아. 순수하기도 하고...」 ///
시호 「......」 푸욱
리쿠... 누나를 좋아하는 게 아니었니?
이 누나는... 리쿠를 믿었는데...
.
.
.
-다음 날 765 극장
하나미 「......」
시호 「......」 지그시
하나미 「으으... 네, 맞아요! 좋아해요! 좋아한다구요! 릿군을!」 ///
시호 「......」 푸욱
리쿠의 사랑은 분명히 나였을탠데...
게다가 일방향이 아니라 쌍방향...
누나로써는 기뻐해야하지만... 뭐지? 이 찝찝함은?!
하나미 「...이, 이제 됐나요?! 이런 거, 남들한테 말하기 부끄럽다구요...」///
시호 「으, 으응. 그렇겠지. 억지로 말하게 해서 미안해...」
하나미 「정말이지...」
하나미 「...리쿠한테는 비밀로 해주세요. 부탁할게요.」
시호 「아, 알겠어.」 끄덕
뭐, 두 사람이 서로 좋아한다면 말릴 이유가 없지...
그것보다...
시호 「...하나미 씨, 하나 얘기할게 있는데.」
하나미 「또 리쿠에 대한 질문은 아니겠죠?!」 부끄
시호 「뭐, 비슷하긴 한데. 귀 기울여 들어주길 바랄게.」 진지
하나미 「아, 네. 하실 말씀이 뭐죠?」
1. 너와 리쿠가 사귀는 건 별 상관 없지만, 들키지만 않게 해.
2. 둘이 친구처럼 지내는 건 상관없지만, 연애는 금지야.
먼저 2표.
시호 「아이돌로 데뷔하고 스캔들이라도 생기면 곤란하니까.」
하나미 「스캔들이요?」
시호 「하나미 씨, 소문이라는 건 말이야. 쉽게 조작되고 퍼질 수 있어.」
시호 「리쿠와 네가 카페에서 단지 만났을 뿐이라도, 너희 두 사람이 불륜한 관계일 수 있다는 소문이 쫙 퍼질 수 있다고.」
하나미 「그렇군요.」
마음 같아선 연애를 금지해서 논란이 생길 여지를 없애고 싶지만...
동생이 좋아하는 사람을 생각하며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누나라는 사람이 앞을 막을 수는 없잖아.
하나미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만약에 제가... 리쿠랑 사귀게 된다면...」 ///
시호 「.....」
하나미 「아, 아냐, 내가 리쿠랑 사귀어도 괜찮은 건가...?」 부끄
시호 「......」
하나미 「그, 그래도 나랑 리쿠랑 알고지낸지 꽤 되기도 했고, 리쿠도 옛날이랑은 다르게 나한테 호감을 가지고 있는 거 같기도 하고...」 히히
하나미 「...헛! 근데 만약 먼저 고백했다가 거절당하기라도 한다면...」 하와와
그냥 연애 금지 시킬까.
시호 「그런데 물어볼게 있는데, 리쿠는 왜 하나미 씨를 가끔씩 ‘누님’이라고 부르는 거야?」
하나미 「음... 지금은 장난으로 가끔씩 부르는데요. 왜 그렇게 불렀더라...」
하나미 「아, 기억 났다!」
.
.
.
-1년 전, 게임센터
하나미 「......」 로하이 찍기, 원투 찍기
하나미 (이 사람, 파훼법을 모르는 건가.) 마지막 공격
『K.O. YOU WIN』
하나미 「또 하시려나.」
리쿠 「......」 ←한 번 더
하나미 (대체 언제까지 하시려고...) ←8연승
(그렇게 30분이 지나고...)
리쿠 「으아아!」 샷건
하나미 (어이쿠, 좀 화났으려나...)
리쿠 「......」 벌떡
하나미 「?」
리쿠 「(대충 상대에게 게임 잘한다고 칭찬하는 말.)」
하나미 「아... 네, 죄송합니다.(화나긴 했구나...)」
리쿠 「칫, 한 번 더해요!」
하나미 「네?」
.
.
.
하나미 「거기서 10연승을 더 하고 나서야 리쿠가 포기했었고, 다음 날부턴 리쿠가 저보고 누님이라고 불렀죠.」
시호 「리쿠가 그렇게 한심한 면을 보여줬다니, 의외인데.」
하나미 「그래서 처음엔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좋은 친구라는 걸 알고... 그리고... 이런 감정까지...」 ///
시호 「자, 연습하러 가자.」 휙
하나미 「에? 아, 네!」
하나미 씨의 수줍은 모습을 볼 때마다 왜 질투가 나는 거지?
이유를 모르겠는걸. 난 모르는 거야. 모른다고.
시호 「시어터 2기생 인터뷰... 말인가요.」
P 「신입 아이돌들의 데뷔 무대가 한 달 채 안 남았으니까 말이야. 잡지사와 협업해서 ‘765 세컨드 스테이지’라는 특집을 편성하기로 했어.」
P 「여기, 담당 기자의 전화번호야. 이 사람이랑 얘기를 해서 일정을 조율하도록 해.」
시호 「네, 알겠습니다.」
P 「시호, 이번 인터뷰는 대중에게 처음으로 하나미의 이름을 알리는 인터뷰야. 잘 해보도록 해.」
시호 「...네!」
.
.
.
-인터뷰 당일
하나미 「앞으로 한 달 뒤에 관객 분들을 만날 수 있다니, 정말 꿈만 같아요!」
아리사 「그렇군요. 공감합니다!」 스슥
아리사 「그럼 마지막으로 한 달 뒤에 만날 관객 분들에게 하실 말씀이 있나요?」
하나미 「네. 열정, 생기, 환호의 사쿠라모토 하나미! 무대에서… ….」
시호 (인터뷰도 슬슬 마무리되는 것 같네.)
시호 (그럼 나도 준비해야겠지.)
아리사(23) 「이야, 오랜만이네요. 시호 씨.」
시호 「그러게요, 아리사 씨. 기자 일은 잘 되고 있는 것 같네요.」
아리사 「네! 아이돌에 이어서 두 번째 인생 직업을 찾은 것 같아요.」
은퇴 이후에 연예계 기자가 됐다고 해서 언젠간 만나겠구나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일찍 아리사 씨를 만나게 될 줄은 몰랐는걸.
아리사 「그럼, 서두는 여기까지하고 어서 협상을 시작해볼까요.」
시호 「네.」
하나미 씨의 인터뷰가 끝나고, 이젠 내 차례.
인터뷰에서 하나미 씨가 얘기한 걸 토대로 어느 부분을 강조해서 소개글을 써야할지 방향을 잡아야 한다.
그리고 이번 특집에서 하나미 씨를 얼마나 많이 노출시킬지도.
하나미 씨의 이름이 사람들에게 처음으로 알려지는 기회다. 이번 협상, 반드시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겠어.
잡지 페이지 협상 결과.
+~3까지 주사위 후 평균값.
*이후 첫 데뷔 무대의 성공 여부 값에 영향을 줍니다.
====================
70 + 64 + ??? + ??? + ??? = 결과
====================
@결과 : (38 +69 + 38) / 3 = 48(반올림)
아리사 「일단 아리사는 이 정도 분량을 쓰려고 생각 중인데요.」
시호 「한 페이지인가요. 특집의 분량이 13페이지니...」
아리사 「네, 시어터 2기생 인원은 13명. 각각 한 페이지씩 나누면 충분할 거 같아요.」
시호 (마음 같아선 페이지 수를 더 늘리고 싶지만...)
아리사 「어떠세요? 한 페이지면 충분하겠죠?」
시호 「...네. 괜찮을 거 같네요. 그럼 다음은 내용 부분으로 넘어가죠. 우선 하나미 씨를 대표하는 키워드를 강조해서… ….」
아리사 「으음...」 슥슥
.
.
.
아리사 「좋아요. 그럼 이렇게 정하도록 하죠.」
시호 「네, 수고하셨습니다.」
분량은 한 페이지. 내용에 대해선 하나미 씨의 키워드인 ‘열정, 생기, 환호’를 강조해서 써주기로 얘기했다.
일반적으로 본다면 다른 아이돌과 같은 분량, 간단한 자기소개 정도의 내용을 써주기로 했으니, 데뷔를 앞둔 아이돌로썬 그럭저럭 만족할 만한 내용일 것이다.
그런데... 뭔가 찝찝하다.
시호 「하아...」
아리사 「자, 그럼 이제 기사 쓰러 가볼까.」
시호 「잘 부탁드릴게요.」
아리사 「걱정하지마세요. 하나미 쨩의 매력을 가득 담은 글을 써볼게요.」
시호 「......」
시호 「......」 타닥타닥
미사키 「난 먼저 가볼게. 시호도 늦지 않게 들어가 봐.」
시호 「네. 수고하셨습니다.」 타닥타닥
시호 「......」 지끈
(1시간 뒤)
시호 「.......」 타닥타닥
시호 「흐아암...」 기지개
드디어 마지막 서류까지 처리했다...
지금 시간은 9시 48분.
드디어 마지막 서류까지 마무리...
현재 시간은 9시 48분. 11시까지 남아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끝냈다.
일도 끝났으니, 집으로 돌아갈까.
시호 「」 주섬주섬
『특집, 765 세컨드 스테이지!』
시호 「...이건 챙겨갈까.」
자리를 정리하다가 손에 걸린 잡지.
인터뷰가 끝나고 일주일 뒤, 잡지가 발간됐지만 이번 특집으로 한 달 뒤에 있을 무대가 제대로 주목을 끌지는 못한 것 같다.
시호 「?」
『달칵─』
시호 「?」
시즈카 「퇴근시간인데 극장 사무실에 왜 불이 켜져 있나 싶었는데, 시호였구나.」
시호 「뭐야, 시즈카. 퇴근한 거 아니었어?」
시즈카 「퇴근하다가 탕비실에 가방을 두고 온 걸 깜빡했지 뭐야. 넌 이제 퇴근?」
시호 「그렇지.」
시즈카 「역시 프로듀서는 고생 많이 하는구나. 어제도 늦게 퇴근하지 않았어?」
시호 「그건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시즈카 「미사키 씨가 말해줬거든. 고생 많구나, 프로듀서는.」
시호 「하다보면 부사장님이 존경스러워진다니까. 어떻게 혼자서 52명을 케어하신건지...」
시즈카 「...참, 이렇게 만나기도 했는데, 혹시 시간 된다면 같이 마시러가지 않을래?」
1. 음... 내일은 쉬는 날이기도 하니, 같이 갈까.
2. 미안, 지금은 빨리 집에 돌아가서 쉬고 싶어.
먼저 2표.
시즈카 & 시호 「」 벌컥벌컥
시즈카 & 시호 「크아~!」
리오 「둘 다 잘 마시네~ 뭐, 나랑 언니를 넘으려면 아직 멀었지만!」 꺼흑
코노미 「리오, 너 얼굴 벌써 붉은데.」
리오 「에에? 무슨 소리야! 벌써 취했을 리가 없잖아!」 딸꾹
시즈카 & 시호 (취했구나.)
코노미 씨랑 리오 씨는 극장 근처에서 주점을 하고 있었구나.
이번 2기생 중 성인들이 자주 선배들을 만나러 간다고 했었는데, 여기에 들른다는 말이었나.
코노미 「너희들도 내일 쉬는 날이라고 너무 마시지 말 것.」
시호 「알겠습니다.」
코노미 「시호는 지금 프로듀서 일을 한다고 했었지? 극장에서.」
시호 「아, 네.」
코노미 「그 애가 우리 케어할 때, 혼자 고생하는 걸 뒤에서 많이 봤으니까. 지금은 부사장이었지?」
시호 「네.」
『달칵』 『띠링─』
+~3 「그러니까...! 어째서 거절당한 건데요~!」
치즈루 「워워, 손님들 있으니까 진정하고...」
코노미 「어머, 치즈루. 이번에도 또 그 애랑 같이 왔네.」
치즈루 「이런 식으로 찾아와서 죄송해요, 코노미 씨. 생맥주 한 잔 부탁할게요.」
코노미 「그래. 가득 담아줄게.」
시호 (저 사람은...)
①1~50 : 시어터 1기생
②51~100 : 시어터 2기생 (이름 지정)
주사위 후 먼저 2표.
*①로 결정될 시 주사위 값 2개 중 높은 값의 1의 자리 수에 따라 멤버 결정
(0~2 : 후카, 3~5 : 카오리, 6~9 : 레이카)
*②로 결정되면 2기생의 이름을 정하겠습니다.
시어터 2기생의 이름 정하기
+~3까지 이름 쓰고 주사위
높은값으로 결정
아카마츠 나기사(赤松渚)
코노미 「자, 여기.」
나기사 「감사하무니다!」 혀 꼬임
치즈루 「아아, 이젠 내일 나기사가 숙취 때문에 고생해도 몰라요!」
시즈카 「아카마츠 씨... 였지?」
시호 「응. 아카마츠 나기사.」
시즈카 「고백했다가 차인 걸까나.」
시호 「그런 거 같은데.」
아카마츠 나기사.
오디션 합격자 목록에서 이름을 본 적이 있어서 얼굴이랑 나이는 알고 있었지만, 이 사람의 자세한 부분은 모른다.
말로만 들었을 땐, 되게 청초하다고 들었는데...
소문일 뿐이었나?
나기사 「나쁜 녀석, 내 마음을 가지고 놀다니! 사람 마음 가지고 놀았다간 벌 받는다고!」 벌컥벌컥
리오 「그래그래, 고생했어~ 자, 한 잔 더 마셔.」 토닥토닥
나기사 「으으, 리오 씨이! 고마워요!」 으아앙
리오 「고맙긴 뭘. 하여튼 정말 나기사는 귀엽다니까?」 오구오구
시즈카 「조용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저런 모습을 보이니까 의외인 걸.」
시호 「그러니까.」
.
.
.
-그리고 다음 날 극장 복도
『또각또각』
나기사 「좋은 아침이에요. 아오바 씨.」
아오바 「네. 좋은 아침이네요.」
시호 「......」
공손히 모은 손, 단정한 옷매무새, 품위 있어 보이는 걸음걸이...
어제 봤던 철없는 어른의 모습은 어디로 간 거야?
하나미 「나기사 씨, 되게 어른스럽죠.」
시호 「뭐?」
하나미 「늘 차분하시고 여유 있어 보이고, 예전에 휴게실에서 책 읽는 모습을 봤는데, 정말 영화의 여주인공처럼 보였어요.」
하나미 「아아, 나도 저런 어른이 되고 싶다...」
시호 「......」
「스피커 음량 조절 마쳤습니다.」
시호 「제대로 작동 되는지 확인해주세요.」
내일, 드디어 시어터 2기생들의 데뷔무대가 열리는 날.
하나미 씨는 컨디션 조절을 위해서 휴식, 난 극장에서 연출 준비에 한창이었다.
『번쩍─』
시호 「네. 확인했습니다.」
무대를 지켜보는 관객들은 사소한 부분에서 미묘한 느낌을 받는다.
공연자의 표정이나 성량 부분 외에도 조명, 스피커 음량, 곡 순서, 마이크 음질 등등등...
그러니 이런 부분을 철저히 점검해야만 한다.
공연자, 하나미 씨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서는.
무대 준비는
1~50 : 순조롭게 마무리 됐다.
51~100 : 『우당탕─』 시호 「?!」
먼저 2표.
.
.
마지막 백그라운드 모니터 테스트.
『번쩍─』
시호 「네. 문제없습니다.」
「알겠습니다.」
좋아, 이 정도면 되겠어.
음향 장비와 연출, 곡 순서까지 완벽해.
시호 「이제 더 점검할 게...」
「프로듀서 씨, 슬슬 다음 분이 세팅 준비를 해야하는데.」
시호 「아, 네. 알겠습니다.」
여러 가지를 점검하고 신경쓰다보니 벌써 세팅 시간이 종료되었다.
난 수첩을 보고 빠뜨린 것이 있는지 확인했다.
...빠뜨린 건 없었다. 내일 오디션에서 최종 점검만 마치면 된다.
시호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내일 무대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프로듀서 씨도 수고했어요.」
.
.
.
무대 세팅을 마치고 오늘 남은 일은 없음.
현재 시간은 오후 4시... 부사장님이 오늘은 일찍 퇴근해도 된다고 했으니까, 가볼까.
P 「? 여어, 시호.」
시호 「부사장님.」
P 「무대 준비는 어떻게 됐어? 잘 됐어?」
시호 「완벽하게 준비했어요. 하나미 씨가 최고의 기량을 선보일 수 있도록.」
P 「‘완벽’인가. 뭐, 시호라면 당연히 철저하게 준비하겠지.」
P 「그럼 이제부턴 퇴근이지? 푹 쉬고, 내일 공연 힘내 봐.」
시호 「알겠습니다.」
시호 「다녀왔습니다.」
리쿠 「어라, 누나. 일찍 왔네.」
시호 「? 리쿠, 어디 나가니?」
리쿠 「응. 아, 나 오늘 저녁 밖에서 먹으니까 걱정하지 마.」
시호 「몇 시에 들어올 건데.」
리쿠 「10시 안에는 들어올 거야. 앗, 벌써 시간이...」
시호 「급하면 데려다 줄...」
시호 「...?」
리쿠의 옷차림...
평소답지 않게 나름 꾸미고 나선다?
게다가 평소엔 아까워서 안 신고 다니는 신발까지...?
혹시...?
리쿠 「앞으로 25분인가... 아슬아슬하겠는데.」
시호 「자, 잠깐! 리쿠, 지금 급하지? 내가 데려다 줄테니까─」
리쿠 「에? 아, 아냐! 괜찮아. 아슬아슬하게 도착할 뿐이니까. 그럼 가볼게!」
시호 「그럼, 어디 가는지라도─」
『쾅─』
시호 「......」
뭐야뭐야뭐야?
평소엔 꾸미는 건 귀찮다고 안 꾸미던 리쿠는 어디 간 거야?
게다가 저렇게 급히 나가는 거 보면 약속이라도 있는 거 같잖아?
1. 따라나가본다.
2. 그냥 집에서 쉰다.
먼저 2표.
20대 사망원인 1위 못참지
@보나마나 데이트
평소에 하지 않는 짓을 하는 것, 냄새가 나.
데이트의 냄새가!
시호 「아까 나설 때 25분 남았다고 했었지...」
(구글 지도 ON)
시호 「옷차림을 보면 가까운 곳에 나서진 않을 것 같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특정할 수 있는 곳은... ...여기다!」
시호 「데이트라면 상대는... 당연히 하나미 씨겠지.」
시호 「」 멈칫
만약에 다른 사람이 상대라면?
시호 「그때는 죽여버리겠어.」
우와, 무섭네.
.
.
.
-시부야 거리
하나미 「」 두리번두리번
시호 (하나미 씨 발견.)
거리의 벤치에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는 하나미 씨.
아마도 리쿠를 기다리는 거겠지.
난 멀리서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약속 시간까진 5분정도 남은 것 같다.
시호 「그런데...」
아리사 「?」
시호 「왜 아리사 씨가 여기 계신 건가요?」
아리사 「아니, 하나미 씨를 미행하다가─」
시호 「미행이란 단어가 나온 순간부터 아웃이네요.」
아리사 「쳇. 여기서 하나미 씨의 담당 프로듀서에게 걸릴 줄 누가 알겠어요.」
어디서 많이 본 양갈래 머리 모양이라서 혹시나 싶었는데 역시였다.
그나저나, 데뷔하지도 않은 아이돌도 미행하고 다니다니... 기자인지 파파라치인지...
아리사 「걱정하지마세요. 하나미 씨의 사생활을 기사화 할 생각은 없어요. 이건 그냥 단순한 취미생활이니까요~」 므흐흐
시호 (걱정 돼...)
아리사 「참, 그나저나 시호 씨는 왜 여기에... 게다가 변장도 4중(안경, 마스크, 가발, 모자)으로 하고.」
시호 「...동생 감시.」 소곤
아리사 「네?」
시호 「그냥 잠시 산책을 나왔을 뿐이에요.」
아리사 「그렇군요. ...아, 누구랑 만났다.」
시호 「」 움찔
난 하나미 씨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정류장에서부터 달려왔는지 가쁜 숨을 쉬는 리쿠와 등을 두드려주는 하나미 씨.
거리가 멀고 사람이 많아서 당연히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은 들리지 않았다.
1~50 : 뭔가 건네받고... 끝?
51~100 : (어디론가 이동한다.) 시호 「따라가야 해!」 아리사 「저도!」
먼저 2표.
리쿠 「」
시호 (...두 사람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야...?)
만난 이후로 서로 멀뚱멀뚱 바라보고만 있고, 얘기를 하는 것 같지는 않은 거 같은데...
그렇게 두 사람은 1분 더 가만히 있다가 리쿠 쪽에서 먼저 얘기를 꺼내는 모습을 보였다.
리쿠 「」
하나미 「」 주섬주섬
하나미 「」
리쿠 「」
시호 「...?」
뭐지, 하나미 씨가 뭔가를 건네주고...
하나미 「」 다다다
리쿠 「」
시호 「...?」
영화 티켓(?) 같은 걸 건네주고 도망치듯이 달려가는 하나미 씨.
그리고 받은 걸 손에 쥐고 멍하니 하나미 씨의 뒷모습만 바라보는 리쿠.
뭐야, 두 사람... 데이트 하는 거 아니었어?
아니, 이상하잖아. 리쿠도 그렇고, 하나미 씨도 아예 맘먹고 꾸미고 나왔었는데...
혹시 하나미 씨... 부끄러워서 도망친 거야? 정말로?
시호 「하아...」
아리사 「...저기, 시호 씨. 질문이 있는데 말이죠.」 척
시호 「네... 뭔가요?」
아리사 「하나미 씨, 좋아하는 사람이 있던 건가요?!」 반짝
시호 「에?」
아리사 「하나미 씨를 인터뷰 때 처음 만나고 계속해서 하나미 씨 뒤를 미행해왔었는데─」
시호 「아니, 그때부터 미행했던 건가요?!」
아리사 「아까 상황은 뭐였나요?! 제가 잘못 본거 아니죠?! 하나미 씨가 남자아이를? 그리고 하나미 씨, 수줍은 표정을 짓고 도망쳤죠? 시호 씨는 알고 있는 거 있나요? 알고 있다면 몇 가지만 알려주세요!」
시호 「그건 좀...」
어어... 좀 피곤해질 거 같은데...
.
.
.
-시호의 집 (리쿠의 방)
리쿠 「......」
(몇 분 전 대화 내용)
하나미 「......」
리쿠 「......」
리쿠 「어... 그러니까, 하나미? 왜 갑자기 여기서 만나자고...」
하나미 「아, 그러니까... ...이거!」
리쿠 「이거는...?」
하나미 「내일 극장에서 데뷔 무대가 열리거든. 시, 시간 된다면 와줬으면 해서...」
리쿠 「그, 그렇구나... 내일 꼭 갈게.」
리쿠 「...저기, 하나미─」
하나미 「그, 그럼! 난 가볼게! 집에 일이 있어서 말이야! 이만!」 다다다
리쿠 「아, 잠깐만 얘기할 게...!」
리쿠 「...가버렸네.」
리쿠 「...으아아아!!! 진짜 부끄럽네!!」 이불킥
대체 뭘 기대하고 그렇게 꾸미고 나간 건데, 나란 녀석은?
그냥 줄 게 있다면서 평소 만나던 데서 만나자고 하나미가 얘기했을 뿐인데!
하나미가 데이트 하자고 했냐? 응? 으응?!
누나가 이런 모습 봤다면 무조건 웃었을 거라고!
(그리고 한쪽에선...)
-하나미의 방
하나미 「바보바보바보!」 퍽퍽퍽
하나미 「절호의 기회였는데 그걸 날려버리다니, 완전 바보!」 배게 : 살려줍메...
“이렇게 만난 김에 모처럼 돌아다녀볼까?”
이게 그렇게 어려운 말이니, 평소엔 잘만 얘기하고 다녔으면서?!
리쿠의 그 표정, 오늘 고백했으면 무조건 성공이었단 말이야!
근데 왜 도망친 거야? 부끄러워서? 평소엔 잘만 얘기하고 다녔는데?!
정말 바본가? 나란 녀석은 정말!
(그리고 2시간 뒤...)
다음 상황
1~50 : 리쿠의 연애 상담을 들어주는 시호
51~100 : 하나미의 연애 상담을 들어주는 나기사
주사위 굴리고 먼저 2표.
리쿠 「」 추욱
하나미 씨랑 만나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계속 쳐져있는 리쿠.
분위기만 보면 고백했다가 차인 사람처럼 보이는데...
...잠깐, 설마 하나미 씨가 찬 건가?
아니, 그럴 리가. 하나미 씨, 무조건 리쿠를 좋아했을탠데...
리쿠 「하아...」
시호 (한 번 얘기라도 들어볼까.)
시호 「리쿠, 무슨 일 있었던 거야? 아까부터 계속 땅이 꺼져라 한숨만 쉬는데.」
리쿠 「...누나는 연애, 해본 적 있어?」
이 반응, 무조건 하나미 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다.
시호 「해본적은 없지만... 고백은 건 많이 받아봤다고 해야 하나... 다 거절했지만.」
리쿠 「그렇겠지. 누나 되게 예쁘니까.」
리쿠 「...하아, 있잖아… ….」
난 소파에 앉아 리쿠의 말을 경청했다.
내용은 예상했듯이 거리에서 있었던 일.
리쿠는 혹시 자기가 괜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며 자책하고 있었다.
리쿠 「웃기지 않아? 나 혼자 행복회로 태우면서 하나미한테 계속 어필하고 있었다?」
리쿠 「정작 상대는... 나한테 아무 생각 없었는데 말이야...」
시호 「......」
아니, 그 상황은 무조건 부끄러워서 도망친거다.
만약 아예 생각이 없었다면 하나미 씨 쪽도 준비를 하고 나서진 않았겠지.
그리고 티켓을 주고 싶었다면 온라인 티켓을 보내줬겠지.
그 편이 가격도 싸고 입장도 편하니까.
이후 시호의 말
1. 그래도 하나미 씨를 좋아하는 건 맞잖아.
2. 아마 그거 도망친 거 아닐까?
먼저 2표.
리쿠 「......」
시호 「하나미 씨가 리쿠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리쿠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한 거잖아?」
시호 「좋아하는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어필하는 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
리쿠 「...그런가.」
리쿠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마음만 먹으면 두 사람을 연결시키는 건 아무 일도 아니다.
단지 하나미 씨는 아이돌이 될 몸, 연애를 금지시켜서 논란이 될 여지를 없애고 싶다.
시호 「그러니 너무 상심해하지마. 하나미 씨가 아무런 생각이 없다면, 하나미 씨가 네게 연심을 가지도록 노력해보라고.」
리쿠 「...응.」
그렇지만 두 사람이 어색한 관계가 되는 걸 바라지는 않는다.
연인이 되기 이전에 두 사람은 친구니까.
그래서 리쿠를 그냥 일으켜주기로만 했다.
시호 「그래서 내일 올 거야?」
리쿠 「응?」
시호 「라이브 티켓 받았다면서.」
리쿠 「아아, 무조건 갈 거야. 티켓도 있는데, 열혈팬 1호로써 반드시 가야지.」
하나미 씨, 내일은 좀 정신 바짝 차려야겠는데.
『♪~♬』
시호 「네. 확인했습니다.」
라이브에 앞서서 마지막 점검.
기재들은 이상 없음. 어제 세팅도 완벽하게 끝마쳤기 때문에 문제없음.
이제 시뮬레이션을 해볼 시간이다.
시호 「점검은 다 끝났습니다. 이제 리허설로 넘어가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사쿠라모토 씨를 데려오도록 하죠.」
.
.
.
하나미 「......」
시호 「하나미 씨, 리허설이니까 너무 긴장하지 말았으면 하는데.」
하나미 「아, 네!」
시호 「만약 무대 위에서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얘기하도록 해. 즉시 수정할게.」
하나미 「알겠습니다.」
「액터 분! 리허설 시작하겠습니다. 올라와주세요.」
하나미 「네! 갈게요!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프로듀서 씨.」
시호 「그래. 잘 다녀와.」
리허설에서 보여준 하나미의 현 상태
+~3까지 주사위 후 평균값.
*이후 첫 데뷔 무대의 성공 여부 값에 영향을 줍니다.
====================
70 + 64 + 48 + ??? + ??? = 결과
====================
God knows.
-재생 중 《HIGHGROUND!!!》-
하나미 「~♪」
무대 쪽에서 하나미 씨의 모습을 바라봤다.
평상시에도 기복이 거의 없는 하나미 씨였지만, 그래도 데뷔 첫 무대라 컨디션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그래도 지금 모습을 본다면...
시호 (딱히 문제는 없겠는 걸.)
본 무대에서도 이 정도만 보여준다면 성공적으로 무대를 끝마칠 수 있을 것이다.
잠재력을 100% 발휘하고 있다고는 말 못하지만...
「OK, 하나미 씨, 마이크 세팅은 이 정도면 될까요?」
하나미 「네. 본 무대에서도 이렇게 부탁드릴게요.」
무대 개막까지 앞으로 1시간.
이제 관객들이 입장할 시간인가.
시호 (관객들 얼마나 오셨으려나...)
한 번 궁금한데 가볼까.
아무리 재밌어도, 귀여워도, 품위있어보여도 관객이 없다면 말짱 도루묵.
+~3까지 주사위 후 평균값.
*이후 첫 데뷔 무대의 성공 여부 값에 영향을 줍니다.
====================
70 + 64 + 48 + 55 + ??? = 결과
====================
『드문드문...』
시호 「...반도 못 채운 거 같네.」
잡지에 실린 특집 반응이 미지근해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정말로 예상대로 되니 마음이 아파졌다.
그래도 내 첫 라이브 때엔 이 정도도 안 모였으니...
시호 「......」
7년 전, 내가 14살 때.
첫 데뷔 무대를 앞두고 무대 뒤편에서 관객들이 얼마나 왔는지 이렇게 확인했었다.
그 때 느꼈던 분한 감정.
이름 없는 신인이니 당연히 사람이 많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었지만 막상 눈으로 마주하니 속으로 분했었다.
시호 「그 때는 내가 인기 있는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아련
난 그 곳에 서서 7년 전의 추억을 잠시 떠올렸다.
...하나미 씨한테 돌아갈까.
.
.
.
-대기실
하나미 「」 꿀꺽꿀꺽
하나미 「푸하...」
시호 「대체 물을 얼마나 마시는 거예요.」
하나미 「그게... 이유는 모르겠는데 계속 목이 말라서...」
시호 「하나미 씨, 긴장하고 있네요.」
하나미 「역시 그런 건가요.」
P 「긴장했어? 시호.」
시호 「아뇨. 후우... 연습한대로만 하면 돼요. 긴장할 필요는 없어요.」
P 「그렇게 말하면서 물통을 지금 몇 잔째 비우는 거야.」
시호 「이건 그냥... 갈증 때문에...」
P 「...자, 이거.」
시호 「사탕?」
P 「계속 그렇게 마셔대다가 본 공연 때 급해지기라도 하면 큰일 나잖아.」
시호 「하나미 씨, 이거 받으세요.」 휙
하나미 「어이쿠, 사탕?」
시호 「그렇게 마시다가 본 무대 때 화장실이라도 급해지면 안 되니까요.」
하나미 「아, 네. 잘 먹겠습니다.」 부스럭
하나미 「냠냠... 오, 엄청 달아!」
사탕을 입에 넣자마자 굳었던 표정이 조금 풀어지는 하나미 씨.
필요할 거 같아서 몇 개 챙기긴 했는데, 정말로 써먹을 줄이야.
감사합니다. 프로듀서 씨.
덕분에 하나미 씨의 긴장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었어요.
나기사 『~♪』
하나미 「우와... 나기사 씨, 되게 아름다워요...」
시호 「그러네요.」
나기사 씨의 순서 다음이 하나미 씨의 순서.
그런데, 나기사 씨... 뒷사람에게 너무 부담 주는 거 아닌가요...?
퍼포먼스가 엄청난데...
하나미 「우으... 뭔가 더 긴장되기 시작했어요.」
시호 「괜찮아요. 마음만 먹는다면 하나미 씨도 충분히 해낼 수 있어요.」
하나미 「그...런가요...?」
시호 「네. 제가 장담할게요.」
난 주먹을 움켜쥐고 자신 있게 말했다.
하나미 씨는 관객들을 고조시킬만한 충분한 능력이 있다.
단지 무대가 처음이라 하나미 씨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고 있을 뿐.
무대 위에서 그 의심을 떨쳐낸다면 성공적으로 무대를 끝낼 수 있을 것이다.
.
.
.
『와아아──!!!』
나기사 『자, 이제 마지막이군요. 이 기세를 이어서 마지막까지 행진합시다! 여러분!』
시호 「...이제 마지막인가.」
그리고 타이밍 좋게 대기실의 문이 열렸다.
「하나미 씨, 무대 뒤쪽으로 이동하겠습니다.」
하나미 「네...!」
시호 「가죠. 하나미 씨.」
스태프의 안내를 받아 무대 뒤쪽으로 이동하는 하나미 씨.
나도 하나미 씨를 따라 같이 일어났다.
.
.
.
-무대 뒤
곡이 클라이막스에 돌입했다.
이제 나기사 씨의 순서가 끝나고 무대가 암전되면 곧바로 하나미 씨가 투입된다.
하나미 「하나... 둘... 셋... 넷...」
무대에 오르기 전, 마지막으로 동작을 점검하는 하나미 씨.
이상한 부분은 없었다. 무대에서 그대로 보여준다면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을 수 있다.
『와아아──!!!』
나기사 「......」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말없이 조용히 암전되는 무대.
이렇게 나기사 씨의 무대는 끝이 났다.
무대의 커튼이 닫히고 나기사 씨는 반대쪽으로 퇴장했다.
그리고...
「다음 순서, 입장해주세요!」
하나미 「가보겠습니다!」
시호 「열심히 해주세요!」
난 하나미 씨의 등 뒤를 강하게 밀어주었다.
‘2기생 모두가 이 날만을 위해 노력했다. 하나미도 예외는 아니었다.’
+~3까지 주사위
〈하나미의 무대 별점〉
확보 별점 : 70 + 64 + 48 + 55 + 38 = 275 → 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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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의 값 합산) / 100 + 2.75 = 최종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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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점 만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