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낭만적이지 않더라도 이건 운명이라고 할 수 있겠지.
시시껄렁한 운명론이지만, 이것이 정말 운명이라면 길에서 지나치는 것으로 시작한 이 인연은 분명 어디선가 다시 이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나는 그녀를 기억한다.
그녀의 옅은 표정, 그녀의 머릿빛, 그녀의 옷차림, 그녀의 눈.
내가 본 모든 것을, 마음 깊숙히.
"다녀왔습니다."
집에 돌아왔다.
아직도 나는 그녀를 생생히 기억한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그녀만을 생각하고 있을 수는 없다.
그녀의 생각은 잠깐 접어둔 다음, 방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운명을 붙잡기 위해서는 행동을 해야 하는 법.
시간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이상, 낭만적인 만남을 기대하며 놀고 있을 수만은 없다.
그녀를, 찾아나서자.
하지만, 어디서부터?
단서가 될 만한 것을 기억하려 애쓴다.
어제의 기억에 최대한 집중하여, 마음속에 기억한 그녀를 머릿속에 불러낸다.
그래, 그녀는 교복을 입고 있었다. 분명 교복이었다.
그 시간에 교복을 입고 돌아다니고 있었다는 것은, 하교 중이었다는 뜻이겠지.
학교가 끝나고 나서 얼마 안 된 시간이었으니, 분명 근처의 학교일 것이다.
닥치는대로 근처의 학교들을 찾아다니며 기웃거린다.
내가 남성이었다면 조금 수상하게 보였을 지도 모르겠으나, 다행히도 나는 여성이다.
아마도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으로 보이겠지.
친한 친구를, 남자친구를, 어쩌면 고백할 사람을 기다리는 것처럼.
"여기도 아닌가."
나 혼자서 모든 학교를 확인할 수는 없다.
게다가 학교를 기웃거릴 뿐, 안에 들어가서 확인할 수도 없으니 방법 또한 매우 부정확할 게 뻔할 터.
어떻게든 범위를 좁혀야 한다.
"하지만..."
문득, 친구에게 생각이 미친다.
친구가 나에게 보내준 사진은 잡지에 실린 사진을 찍어서 보낸 것이었다.
그렇다는 것은, 아스카는 모델 혹은 아이돌이라는 것이겠지.
만약 아이돌이라면, 친구는 아스카가 다니는 학교를 알고 있지 않을까?
내 친구는 아이돌 애호가니까.
애호가 치고는 특이한 녀석이지만.
[너, 아스카가 어느 학교에 다니는 지 알아?]
답장이 왔다.
예상대로였다.
멀지 않은 곳이다.
어서 가야 한다.
나에게는 시간이 없으니까.
일단 쉬는 시간을 노리자.
친구를 못 믿는 것은 아니지만, 그 때는 학생들이 밖으로 나올 테니 교복을 확인할 수도 있을테고, 또 외부인의 출입이 가능할지도 모르니까.
그녀를 만난다면...
첫눈에 반했다며 정중하게 고백해야겠다.
사실 조금 전까지도 운명이니 뭐니 했지만, 나는 그녀가 내 고백을 받아들이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생판 처음 보는 남에게, 그것도 동성에게 고백받는다니.
처음 보는 여성에게 고백받은 그녀는 어떤 생각을 할까? 어떤 표정을 지을까?
아마 나를 싫어할지도 모르겠다.
나를 혐오스러워할지도 모른다.
솔직히 무섭다.
하지만 나는 시간이 없으니까.
남들처럼 차근차근 쌓아나갈 시간 따위 없으니까.
내 친구가 내 여자친구가 되어 줄 수 있다고 했지만, 그것으로 살 수 있을 지는 모르니까.
그렇기에, 나는 인생의 마지막 날일지도 모르는 순간에 있을 운명적 거절을 위하여 고백하려 한다.
솔직히, 거절당하고 싶지 않다.
거절당할 것이 뻔한 고백 따위 하고 싶지 않다.
무엇보다도, 살고 싶다.
왜 하필 내가 이런 병에 걸린 걸까.
왜 하필 나일까.
웅성웅성
학생들이 나오고 있다. 쉬는 시간이 시작된 모양이다.
우울한 생각은 집어치우자.
+2 내가 사랑하는 그녀는 쉬는 시간에 밖으로 나올까?
+3 나왔다면, 나는 어떤 행동을 할까.
+3 나오지 않았다면, 나는 어떤 행동을 할까.
내가 뭘 쓰는 거야?!
1403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사람들이 지나간다.
+3
모든 외톨이들의 친구인 저밀도의 기체라고 불러줘.
첫눈에 반했다.
솔직히 너무한데요!?
기다리고 있었슴다
무언가가, 아니, 누군가가 내 눈길을 잡아끈다.
짧은 연보랏빛 머리카락의 무표정한 소녀가, 내 곁을 지나간다.
나에게 이런 일이, 그것도 길 한복판에서 일어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지만, 나는 그녀에게...
첫 눈에 반했다.
이런 경험은 좀 더 낭만적인 곳에서 겪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2~3 (주사위, 높은 수.)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 그녀를 기억한다...
마음 속 깊숙히..
언젠가 만날 때를 기다리며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잡는다.
-끝-
그렇죠 마유님?
그래, 낭만적이지 않더라도 이건 운명이라고 할 수 있겠지.
시시껄렁한 운명론이지만, 이것이 정말 운명이라면 길에서 지나치는 것으로 시작한 이 인연은 분명 어디선가 다시 이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나는 그녀를 기억한다.
그녀의 옅은 표정, 그녀의 머릿빛, 그녀의 옷차림, 그녀의 눈.
내가 본 모든 것을, 마음 깊숙히.
"다녀왔습니다."
집에 돌아왔다.
아직도 나는 그녀를 생생히 기억한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그녀만을 생각하고 있을 수는 없다.
그녀의 생각은 잠깐 접어둔 다음, 방으로 들어간다.
+1~3
1. 휴대폰을 확인합니다.
2. 자유 앵커(콤마가 가장 낮은 앵커).
모든 느낌을 모든 곳에 적자.
집안에 나뒹굴고 있는 잡지들
치우는 시늉이라도 할 겸 발로 툭툭 쳐대다 우연히 펼져친 페이지에 아니 세상에 그녀의 얼굴이
씻고 자라
"어으으으..."
왜 자고 일어나면 몸이 이상하게 무거운 걸까.
난 이 느낌이 정말 싫다.
빨리 정신차려야지.
+1 오늘 가야 하는 곳이 있었나...?
+2 가야 하는 곳이 어디였지?
+2 가야 하는 곳이 없다면, 나는 무엇을 할까.
죄, 죄송하지만 재앵커하겠습니다. 사무원이나 프로듀서는 안 시키려고 했었...
+1
@ 이쪽이 더 완벽하네요
주인공은 그래야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들으러.
"검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검사 결과... 그 병이 맞습니다."
"농담이시죠?"
나는 지금 '여자친구가 생기지 않으면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버리는 병'에 걸렸다는 확진 판정을 듣고 있다.
솔직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의사가 그렇다는데 어쩌겠는가.
게다가 찾아봤더니 있는 병이었고.
"그럼 얼마나..."
"발병일을 계산해봤을 때..."
"하루 남았습니다."
난 이제 죽었다.
부모님한테는 어떻게 말해야 할까. 친구들한테는?
일단 부모님한테는... 조금만, 조금만 있다 말하자. 친구들한테는...
한 명한테 말하는 걸로 충분하겠지.
[검사 결과 나왔어.]
[심각한 병이랍니까?]
이 녀석은 왜 친구사이에 자꾸 존대를 하는 걸까.
[하루 내에 예쁘장한 어자친구를 만들지 못하면 죽어버린다더라.]
[농담이시죠?]
[진담.]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실제로 있는 병이네요.]
[지금 장난치시는 중이라면 정말로 화낼 겁니다!]
찾아보고 온 걸까.
미안해.
하지만 나도 정말 장난이었다면 좋겠어.
[미안.]
[여자친구 후보는 있으신가요?]
[너?]
[장난치지 마시고요!]
"후보"로 따지자면 장난은 아니었지만.
[글쎄? 첫 눈에 반한 사람은 있지만, 이름도 몰라.]
[그럼 찾아서 냅다 고백하는겁니다! 정 안되면 제가 여자친구 흉내를 내 드리죠!]
말은 고맙다만, 효과가 있을까.
[그 여성분은 어떻게 생기셨죠?]
기억 속에서 그녀의 모습을 끄집어내어, 친구에게 글로 써서 전송한다.
[짧은 머리에 연보랏빛이라... 혹시...]
[자! 이 사진을 봐 주시죠! 이 사람인가요?]
[맞아. 어떻게 알았어?]
[제가 모른다면 누가 알겠습니까!]
+3 친구가 보내온 사진의 주인공은...
...아뇨, 절대로 시간끌려고 던진 앵커가 아닙니다. 믿어주세요. 어차피 늦은 시간이잖아요.
정답은 작성자분의 프로필 사진 밑에 당당히 있거늘
진짜 머리카락=단발
논리적으로 완벽하지 않은 비수렴적 생각의 결과입니다.
[연보랏빛 머리카락이라고 해서 조금 헷갈렸지만, 아마도 붙임머리를 말하신 거였겠죠.]
[아무튼, 다른 특징은 이 분을 지목하고 있었습니다!]
[이름은 니노미야 아스카!]
니노미야 아스카...
[이제 나이나 기타 정보를 말해드리겠습니다!]
[됐어.]
[왜요!]
[네가 그러면 한도 끝도 없으니까.]
절제라는 걸 좀 알아라.
[그나저나 조금 아쉽게 됐네요. 제가 아는 다른 연보랏빛의 단발머리를 가지신 여성분이었다면 좋았을 뻔 했는데.]
[왜?]
[아무것도 아닙니다! 신경쓰지 마시길!]
소개시켜 줄 수도 있었다, 같은 소리는 아니겠지.
[이제 궁금증은 풀리셨으니, 어떻게 하실 건가요?]
[살아야지.]
그거 말고 다른 수는 없으니까.
[하루만에 여자친구를 만드실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응원해 드리겠습니다!]
[고마워.]
[역시 정 안 되면 제가...!]
[그건 최후의 수단으로 하자.]
알고 싶은 것은 알았다.
최후의 수단도 생겼으니, 운명에 맡겨 볼까.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날만큼 운명에 맡기기 좋은 날은 없을 테니까.
+3 나에게 일어날 일 혹은 내가 할 행동
사실, 정말로 시간끌기용 앵커가 아니었습니다. 의외로 중요한 앵커였다고요?
그래, 분명 교복이었다. 그 시간에 교복을 입고 돌아다녔단 건 분명 근처의 학교에서 하교 중이었다는 거겠지.
닥치는대로 집 주변의 고등학교들을 찾아가본다.
전 작가님을 믿습니다.
진짜로요
일단 진행은 오후쯤에 다시 시작하도록 하고, 주인공의 성별을 정해주시기 바랍니다.
왜 지금 정하냐고요?
그야, 남성이 학교를 기웃거리는 것과 여성이 학교를 기웃거리는 것은 큰 차이가 있으니까요.
+1
아무튼 자러 가보겠습니다.
시간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이상, 낭만적인 만남을 기대하며 놀고 있을 수만은 없다.
그녀를, 찾아나서자.
하지만, 어디서부터?
단서가 될 만한 것을 기억하려 애쓴다.
어제의 기억에 최대한 집중하여, 마음속에 기억한 그녀를 머릿속에 불러낸다.
그래, 그녀는 교복을 입고 있었다. 분명 교복이었다.
그 시간에 교복을 입고 돌아다니고 있었다는 것은, 하교 중이었다는 뜻이겠지.
학교가 끝나고 나서 얼마 안 된 시간이었으니, 분명 근처의 학교일 것이다.
닥치는대로 근처의 학교들을 찾아다니며 기웃거린다.
내가 남성이었다면 조금 수상하게 보였을 지도 모르겠으나, 다행히도 나는 여성이다.
아마도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으로 보이겠지.
친한 친구를, 남자친구를, 어쩌면 고백할 사람을 기다리는 것처럼.
"여기도 아닌가."
나 혼자서 모든 학교를 확인할 수는 없다.
게다가 학교를 기웃거릴 뿐, 안에 들어가서 확인할 수도 없으니 방법 또한 매우 부정확할 게 뻔할 터.
어떻게든 범위를 좁혀야 한다.
"하지만..."
문득, 친구에게 생각이 미친다.
친구가 나에게 보내준 사진은 잡지에 실린 사진을 찍어서 보낸 것이었다.
그렇다는 것은, 아스카는 모델 혹은 아이돌이라는 것이겠지.
만약 아이돌이라면, 친구는 아스카가 다니는 학교를 알고 있지 않을까?
내 친구는 아이돌 애호가니까.
애호가 치고는 특이한 녀석이지만.
[너, 아스카가 어느 학교에 다니는 지 알아?]
답장이 왔다.
예상대로였다.
멀지 않은 곳이다.
어서 가야 한다.
나에게는 시간이 없으니까.
+2~3 나는 그 학교에 도착한 다음, 어떻게 해야 할까.
분명 학생들이 밖으로 나올테니 교복을 확인 할 수도 있고 외부인의 출입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친구를 못 믿는 것은 아니지만, 그 때는 학생들이 밖으로 나올 테니 교복을 확인할 수도 있을테고, 또 외부인의 출입이 가능할지도 모르니까.
그녀를 만난다면...
첫눈에 반했다며 정중하게 고백해야겠다.
사실 조금 전까지도 운명이니 뭐니 했지만, 나는 그녀가 내 고백을 받아들이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생판 처음 보는 남에게, 그것도 동성에게 고백받는다니.
처음 보는 여성에게 고백받은 그녀는 어떤 생각을 할까? 어떤 표정을 지을까?
아마 나를 싫어할지도 모르겠다.
나를 혐오스러워할지도 모른다.
솔직히 무섭다.
하지만 나는 시간이 없으니까.
남들처럼 차근차근 쌓아나갈 시간 따위 없으니까.
내 친구가 내 여자친구가 되어 줄 수 있다고 했지만, 그것으로 살 수 있을 지는 모르니까.
그렇기에, 나는 인생의 마지막 날일지도 모르는 순간에 있을 운명적 거절을 위하여 고백하려 한다.
솔직히, 거절당하고 싶지 않다.
거절당할 것이 뻔한 고백 따위 하고 싶지 않다.
무엇보다도, 살고 싶다.
왜 하필 내가 이런 병에 걸린 걸까.
왜 하필 나일까.
웅성웅성
학생들이 나오고 있다. 쉬는 시간이 시작된 모양이다.
우울한 생각은 집어치우자.
+2 내가 사랑하는 그녀는 쉬는 시간에 밖으로 나올까?
+3 나왔다면, 나는 어떤 행동을 할까.
+3 나오지 않았다면, 나는 어떤 행동을 할까.
내가 뭘 쓰는 거야?!
뭐긴 뭡니까 꿀잼 작품이지! 피스!!
그녀가 저기 있다.
다가가자.
그녀에게, 다가가자.
" "
" "
주변에서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린다.
어떤 이야기인지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오로지, 그녀만이 보일 뿐이다.
그녀에게 다가간다.
오로지 그녀의 목소리만이 들릴 뿐이다.
그녀에게 다가간다.
그녀가 고개를 돌린다.
그녀에게 다가간다.
생각했던 말은 모두 날아가고,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간다.
그녀에게 다가갔다.
"좋아합니다! 결혼해주세요!"
망했다.
진지한 고백이라고 해도 안 좋게 생각할 수 있을 텐데, 이런 어이없는 고백이라니.
얼굴이 뜨겁다.
도망가고 싶다.
+2 그녀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흥미롭네, 동성에게 결혼이라고 말하다니..
넌 결혼을 뭐라고 생각하고 있어?
...이런.
"인기 좋은데?"
웅성웅성
구경거리가 되어가는 것 같다.
거절이든 뭐든 좋으니 아무런 말이라도 해 줬으면 좋겠는데.
"어... 저기, 나는..."
매우 당황한 것 같다.
나라도 그렇겠지만.
타타타탓
어라?
어디갔지?
아, 저기 있구나.
그런데 언제 저기까지 갔을까?
"......"
도망쳤다?!
+2 어쩌지?! 쫓아갈까? 아니면 다른 행동을 할까?
다가가지 않는 게 좋겠죠..
우우...
그래, 도망칠 정도라면 쫓지 않는 것이 좋겠지.
다가가지 않는 게 좋겠지.
이 기분은 뭘까.
허탈함?
실망감?
두려움?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 몰아친다.
주저앉고 싶다.
+2~3 일어날 일 or 행동
정말로,,, 이 기분은...
+2~3
날카로운 분위기에 붉은색의 단발 머리가 인상적인 푸른 눈을 가진 여학생.
그녀석 나름대로 부끄러워서 도망친거라며.
>> 85 ... 분위기와 180도 다른 호탕한 캐릭터가 되어버렸네요 손수건 건네주는 캐릭터가... (...)
힌트는 작가님의 프로필 아래에...
"차인 거야?"
수근수근
"......"
부끄러움이 밀려온다.
창피해. 숨고 싶어.
이제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다.
내가 얼마나 이렇게 서있었던 거지?
내가 한 일을, 내가 왜 이곳에 서 있는지를 생각하니 다시 창피함이 밀려온다.
마침 복도는 비어있는 것 같으니, 이제 집에 가야
"자."
손수건?
나를 부르는 소리를 듣고 뒤를 돌아보니, 다소 인상적인 붉은 단발머리를 한 날카로운 분위기의 학생이 나에게 손수건을 건네고 있었다.
복장으로 봐서는... 여학생일까?
잘생겼다.
"감사... 합니다."
"너 진짜 대단하더라?"
"네?"
"뜬금없이 결혼하자고 대고백이라니! 너 말이야, 좀 재밌는데?"
생각해보니 우스웠는지, 붉은 머리의 그녀는 말을 마치자마자 웃음을 터트렸다.
많은 사람들이 내 고백을 보며 우스워했을 것을 생각하니 다시 얼굴이 달아오른다.
울음이 나올 것 같다.
"그렇게 기죽어있을 거 없어. 그 녀석, 부끄러워서 도망친 거니까."
"그런가요..."
"그래. 말하는 거랑은 다르게 부끄러움이 많다니까?"
"그나저나 좋은 구경 하게 해 줘서 고맙다, 야."
팍! 팍!
놀리는 걸까, 아니면 정말로 고마워하는 것일까.
어느 쪽이건 웃으면서 등을 두드리는 건 그만해줬으면 좋겠는데.
+3 이제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점점 가까이 가자...
처음은 그녀의 동아리..
보는 눈 있네
적어도 제대로 된 고백을 해야 해.
"손수건, 감사했어요!"
"눈빛이 좀 살아났네."
"이제 어쩔 거야? 쫓아가려고?"
"네!"
"좀 전에 오다가 봤는데, 그 녀석 지금 밖에 있더라?"
밖에? 어째서?
상관없다. 이제 내가 할 일은 정해졌으니까.
"감사합니다!"
"잘 해봐. 어디에서 봤나면 말이지..."
"허억... 허억..."
그녀를 쫓아간다.
다시 한 번 거절당하기 위해서.
제대로 거절당하기 위해서.
저기 있다.
+2 그녀가 지금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것 같은데, 내 착각인가?
+3 그녀가 혼자라면, 나는 어떤 말을 해야 할까.
+3 그녀가 혼자가 아니라면, 그녀와 같이 있는 사람은 나에게 어떤 말을 할까.
>>+1
그녀가 다른 사람과 같이 있다.
저 복장은... 고스로리?
...방금 날 쳐다본 것 같았는데?
"________"
"________"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걸까.
어라?
어? 어? 어어어?
왜 도망치는 거야?
왜 그녀의 손을 잡고 도망치는 건데?!
+1~3
1. 쫓아간다!
2. 포기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