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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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06, 2013 20:26에 작성됨.

"허니이~ 허니이~ 헤헤."

"미키 조금만 떨어지자 응?"

"시~이른거야~ 오늘 아직 충전을 못했단 말이야~"

".................."

765프로의 프로듀서 P와 아이돌 미키는 사무소 '공식' 연인이다.

"자자. 프로듀서 씨. 적당히 해 주세요, 미키도."

"후응...하루카가 그러라면 그러는거야!"

"................"

하루카의 제지에 둘은 마침내 떨어진다.

"자! 그럼 허니 미키는 일 다녀오는거야!! 열심히 할게!!!"

"그래. 오늘도 수고해. 차 조심하고."

"피이~ 미키는 아이가 아닌거야."

베에- 하고 혀를 내밀고 사무소를 나가는 미키의 뒷모습을 보면서

P는 피식 웃어보인다.

"중학생이면 아직 애지 뭐..."

문에서 돌아선 P와 하루카의 눈이 마주친다.

".............."

".............."




P와 하루카는 연인이었다.




"................" 

오늘도 일이 끝난 하루카는 전차를 타고 집으로 간다.

집이 멀어서 통근하는 아이돌이지만 전차 밖으로 보이는 석양은

눈물나도록 붉다.

"으...으으..."

온 힘을 다해 하루카는 자신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았다.

다리가 후들거린다. 오늘은 댄스 트레이닝 받은 날도 아닌데.

"크...크흡....."

간신히 터지는 것을 막았다. 전차의 유리에는 눈이 그렁그렁한

변장한 자신이 보인다. 주저앉아서 차마 마음껏 울지도 못하는 자신이.




"하루카~ 오늘도 수고했어~ 저녁은?"

"머..먹었어요. 에헤헤."

"그래. 피곤할 텐데 얼른 씻고 자렴."

"네~"

타닥.

겨우 집에 도착했다. 샤워도 끝났다. 완전히 혼자다.

혼자. 혼ㅈ..혼...호....

"흐...흐흑....흐흐흐흑........"

비로소 웃는 가면이 부숴진다. 이 작은 방 안에서 비로소 하루카의

진짜 모습이 보인다. 조금은 덜렁대지만 활발한 모두의 아이돌

하루카가 아닌 짧은 여름비 같은 첫사랑을 떠나보낸 평범한 소녀로.





그와의 연애는 비교적 순조로웠다.

하지만 연애는 하루카가 구워오는 초콜릿쿠키처럼 달콤하지만은 않았다.

사소한 의견충돌. 프로듀서와 아이돌의 관계였을때는 아무것도 아닌.

의견충돌은 어느 사이에 싸움이 되었고 종내에는 본말이 전도되어서

무심한 애인인 P에 대한 자신의 설움이 주제가 되어 있었다.





실수였다.

정말로 실수였다. 그냥 악에 받쳐서 제멋대로 내뱉은 말이었을 뿐이였다.

"하루카 그러니까!!! 하아...."

"하아? 지금 한숨 쉰 건가요 프로듀서? 맨날 야근야근!!"

"일을 하는 건 프로듀서로서 당연한 본분이잖아!"

"소리질렀어...."

"아..아니 그게 하루카..."

"한 번도 그런 적 없었는데....소리질렀어..."

"하루카..."

"이제 됐어요. 우리 헤어져요."

"................."




그런 대답을 기대하고 뱉은 말이 아니었다.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던 P의 표정이 한 순간 변한것도 기대 밖이었다.

"그게 좋겠다. 그동안 미안했다."라는 P의 선고와 함께

하루카의 마음은 산산조각나고 말았다.

그냥 미안하다는 말만 들으려고 했는데. 그러면 되는 거였는데.

 





"허니!!!!!!!!!!!"

이별은 곧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P와 헤어지고 나서 얼마 안 있어 새로운 후보생으로 들어온 호시이 미키.

후보생 주제에 다짜고짜 P에게 "미키는 그쪽이 프로듀서가 아니면 절대로 싫은거야!!"

라는 말과 함께 잠시 담당 공백 상태였던 P를 손쉽게 담당으로 만들었다.

이미 다른 여자 프로듀서에게 프로듀싱을 맡긴 하루카는 그냥 무시했다.

그러나 그냥 남자에 미X 양아치인 줄 알았던 미키는 무지막지한 포텐셜을 갖고

있었고 P의 성실함과 합쳐졌다. 결과는 사무소 최초의 A랭크 아이돌.

하루카가 거의 2년을 걸려 P와 쌓아올린 걸 미키는 겨우 1년만에 넘어섰다.

그리고 사무소에서 터뜨린 둘의 연애. A랭크가 되면 정식으로 연인이 되겠다는

약속을 했나보다. 말도 안 돼. A랭크는 그런 허접한 약속때문에 되는게 아닌데.





그래봐야 똑같이 실망할 줄 알았다.

그러나 미키는 P의 실수에도, 서운함에도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하루는 물었다. 섭섭하지 않냐고.

"후응? 미키는 다음날이면 다 잊어버리는거야. 아핫."

그 말에 하루카는 절망했다.

그녀는 별의 공주에게 영원히 왕자를 빼앗긴.....






"나는 머메이드...."

울던 하루카의 입에서 울음기 섞인 중얼거림이 나왔다.

열린 창문으로 차가운 바람이 하루카의 어깨를 스친다.

다시 진주 같은 눈물이 떨어진다.

"흐윽...흐으흑....프로듀서어...프로듀서어...."




그렇게 별을 질투한 태양의 눈물은 달이 되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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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미키적인 입장에서)해피엔딩.

마지막 문장은 태양(日)이 눈물을 흘리면 달(月)이 된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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