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마스 오페라 ~사랑은 인페르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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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06, 2013 10:41에 작성됨.

※이 글은 극의 대본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한편의 오페라라고 생각하시며 읽으시면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느낌을 받으실 수도 있습니다.... 아마도?


코토리 : (나래이션) 미리 말해두겠습니다. 이 이야기는 두 소녀가 한 남자를 두고 나누는 뜨거운, 너무 뜨거워 서로를 불태우는 사랑의 이야기입니다. 희극도 좋고, 비극도 좋다지만, 이 이야기는 명백히 비극에 해당하겠지요. 달콤함이 도가 넘으면 쓴맛이 나고, 차가움이 극에 달하면 오히려 뜨겁듯이 아름다워야 할 사랑 이야기도 도가 넘어 무시무시한 지옥의 불길과도 같은 이야기가 되어버립니다... 그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 보실 생각이라면 각오를 굳혀주세요. 눈을 뜨셨다면 돌리지 말아주세요. 그것만이 가련한 두사람을 구원하는 일이겠지요. 그렇다면 지금부터 그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무대의 불이 꺼진다. 무대의 왼쪽 끝을 단 한줄기의 조명이 비춘다. 조명이 비춰지는 장소(길거리)에서 뛰쳐나오는 치하야. 춤추듯 우아한 동작으로, 그러나 약간은 어색한 느낌으로 오른쪽을 향해 나아간다.


치하야 :                 기본적으로는 외곬수라지만
때와 경우에 따라 변덕스러운거야
그런 유연함과 적응력을 잘 활용해서 모험을 하지
좋아하는 사람 에게는 싱긋싱긋하며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도 그럭저럭 대해주고

남에게는 상냥하고 집에서는 큰소리치며
세상살이 만큼은 능숙하지

기량과 재능만으로 가볍게 해 나갈 수 있는 일이 아니야
그러니까 남에게 보이지 않는 노력은 거의 백조 이상
분명 내가 최고야! 하지만 당신도 그럭저럭일지도
하긴 나와 비교하니까 좀 불리한거야
그야 출발선이 벌써부터 아득하게 멀어져 있어서
그리 간단히는 추월할 수 없으니까
어떤 의미로는 결정된 레이스인거야

짜고치는 승부가 아니라 정정당당... 당연하지!
(song : 나는 아이돌)


쥐어 짜내듯 노래하며 춤추지만 지나가던 사람들은 치하야를 쳐다보지 않는다. 여전히 단독조명. 노래가 끝나자, 치하야의 앞에 또하나의 조명이 켜진다.


유키호 : (흥분한듯이) 최고야! 치하야쨩! 이번 노래도 정말 멋졌어!

치하야 : (조금 씁쓸한듯이) 고마워. 하지만 여전히 아무도 날 봐주지 않네.

유키호 : (손을 잡아주며) 아직은 무명이여서 그런걸거야. 아이돌들은 다 길건 짧건 무명시절을 겪는다고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는걸!

치하야 : (조금은 밝은 표정) 응. 그런거겠지? 나, 앞으로도 열심히 할께. 열심히 해서 날 거둬주신 아저씨께도 은해를 갚고... 하기와라 가문에 도움이 되도록....

유키호 : (고개를 가로저으며) 그런건 신경쓰지 않아도 되. 치하야쨩은 노래가 좋은거지? 그러니까 다른 생각 말고 노래를 해줘. 나, 치하야쨩의 노래가 정말 좋으니까. 언젠가 모두들 다 알아줄거라고 믿으니까!

치하야 : (작게 미소지으며) 응. 고마워, 유키호.


유키호 퇴장. 다시 치하야의 단독조명. 유키호 앞에서 짓던 희미한 밝은 표정은 거짓말이라는듯 표정이 어두워진다.


치하야 : (무대를 보며 독백) 사고로 가족을 모두 잃고 하기와라 가문에 의탁하게 된지 벌써 10년... 어떻게든 은해를 갚아보고자 자신있는 노래로 도전했지만, 인기는 바닥. 유키호도, 아저씨도 신경쓰지 말라고 하지만, 나는 짐만 될 뿐이네.

치하야 : (슬픈 표정으로 고개를 떨군다) 외로워... 도움이 되지 못하는 자신이 한심해... 나는 어째서 이런 꼴이지? 어째서 내 노래는 사람들에게 닿지 않지?

치하야 : (결의를 굳힌 표정으로 고개를 든다. 하지만 여전히 슬픈 표정) 노래해야해. 내 노래가 다른 사람들에게 닿을때까지. 한번으로 안된다면 열번. 열번으로 안된다면 백번. 나에겐... 노래밖에 없으니까.

치하야 :                      우는 것이라면 쉽지만
슬픔에게는 흘러가지 않아
사랑한 것도 이 이별조차도
선택한 것은 나니까
무리를 떠난 새처럼
내일의 목적지 같은건 몰라
하지만 상처입고 피를 흘려도
언제나 마음 그대로
그저 날개짓 할거야
파랑새
혹시 행복이 가까이 있어도
저 하늘로 나는 날거야
미래를 믿고서
당신을 잊지 않아
하지만 어제로는 돌아가지 않아
(song : 파랑새)


치하야 퇴장. 무대가 거리에서 저택 안으로 바뀐다. 무대 전체에 조명. 하기와라 부녀가 서로 마주보며 앉아있다.


유키호 : (간절하게) 아버지, 치하야쨩을 좀더 도와줄 수 없나요?

유키호의 아버지 : (고개를 저으며) 유키호... 우리 집은 프로덕션이 아니란다. 치하야가 집안의 도움이 되고 싶다고 하고, 노래를 좋아하는듯 하니까 시키고는 있지만, 솔직히 나는 그애가 아이돌 일을 하는건 반대다.

유키호 : (실망한듯) 아버지...

유키호의 아버지 : (단호하게) 너도 알잖니. 치하야는 이제 내 딸이고, 네 자매야. 그런 아이가 아직도 집에 폐를 끼치고 있느니 하는 소리를 듣는건 괴로운 일이야. 이제 슬슬 아이돌 일을 그만두게 할 때도...

유키호 : (벌떡 일어나며) 그건 안되요! 지금의 치하야쨩에게 노래를 빼앗으면 어떻게 될지 짐작이 안되세요? 그건 절대 안되요!

유키호의 아버지 : (말없이 고개를 돌린다)

유키호 : (매달리며) 아버지... 딱 한번만 기회를 더 주세요. 치하야쨩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세요. 네? 부탁이에요...

유키호의 아버지 : (잠시 생각에 잠긴다) ... 알았다. 생각해볼테니, 이제 그만 방으로 돌아가라.

유키호 퇴장. 유키호의 아버지는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유키호의 아버지 : 여보세요. 타카기씨? 잠시 할 이야기가...


유 키호의 아버지 퇴장. 조명이 전부 꺼진다. 무대가 연습실로 보이는 방으로 바뀐다. 치하야 단독 조명. 치하야는 방의 중앙에서 음높이 연습을 하고 있다. 음이 매우 높이 올라갔을때, 어디선가 박수소리가 들려온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치하야. 조명이 하나 더 켜지며, 새로운 인물이 들어온다. 말끔한 수트차림의 호청년. 다정해보이는 얼굴과 여유가 엿보이는 걸음걸이가 인상적이다.


??? : (감탄한 어조로) 사장님이 대단한 아이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할만 한 실력인데? 목소리도 좋고.

치하야 : (경계하며) 실례지만 누구시죠?

??? : (살짝 웃으며) 앞으로 널 빛내줄 사람. 프로듀서라는 직업은 알고 있겠지?

치하야 :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끄덕인다)

??? : 원래라면 프로덕션도 아닌 이곳에서 아이돌을 키운다는건 없었던 일이지만, 사장님의 지인이 부탁한 모양이여서 말이야. 널 톱 아이돌로 만들어달라고.

치하야 : (조그맣게) 아저씨...

프로듀서 : 자, 언제까지 함께 할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잘 부탁해. 네 프로듀서로서, 널 반드시 톱 아이돌로 만들어줄테니까!

치하야 :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프로듀서.


장소가 바뀐다. 다시 길거리. 치하야는 노래를 부르고, 프로듀서는 그걸 코치한다. 프로듀서의 지시에따라 노래를 부른다. 저번과는 달리 꽤 자연스럽게 웃으며 노래하는 치하야.


치하야 :       나만이 지을수 있는 미소 엄청 매력적이죠?
나만의 비장의 포즈 깜찍&섹시
나만이 갖고 있는 목소리 전해지고 있나요?
나만의 퍼포먼스 감동을 주고 있나요?
노려라 아이돌 NO.1 힘낼게요, 예이!
(song : Megare!)


이 전과는 달리 치하야의 노래에 고개를 돌리는 행인들. 노래가 끝나자 박수도 흘러나온다. 처음 겪는 상황에 놀란듯 하지만, 기뻐보이는 치하야. 그런 치하야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프로듀서. 그런 프로듀서의 옆에 서있는 유키호도 열렬하게 환호한다.


프로듀서 : (흥분한듯) 좋아, 이런 기세로 하는거야. 치하야의 노래는 훌륭해. 감정표현이나 퍼포먼스에만 약간 신경쓰면 톱아이돌은 간단하지!

유키호 : (마찬가지로 흥분해서) 대단해요! 표정과 몸동작이 조금 바뀌었을 뿐인데 사람들이 모두 치하야쨩을 보고 있어요! 프로듀서씨는 대단하네요!

프로듀서 : 저건 순수하게 치하야의 기량이야. 아직 만족하긴 이르다고.


서로 치하야에 대한 이야기를 즐겁게 나누는 프로듀서와 유키호. 그 둘의 거리가 매우 가까워보인다. 치하야는 그런 그들을 바라본다. 아까까지만 해도 웃고있던 표정이 약간 흐려진다.


치하야 : (독백) 이상해... 왜 갑자기 가슴이 따끔거리는듯한.... 이상한 감정이 올라와. 어째서일까. 아까까지만 해도 무척 즐거웠는데. 노래가 끝나서인가? 환호가 끝나서인가? 그렇지 않으면... 프로듀서나 유키호를 봐서일까? 모르겠어. 왜 이런 감정이 들까?


치하야는 이내 고개를 저으며 프로듀서와 유키호를 향해 걸어간다. 둘은 치하야를 반긴다. 즐거운 분위기. 하지만 치하야의 표정은, 처음처럼 밝지만은 않다.


코토리 : (나래이션) 친한 친구이기만 했던 두사람의 사이에 끼어든 프로듀서. 아직은 자신의 감정을 깨닫지 못한 치하야. 자각없이 호감을 쌓아가고 있는 유키호. 이 둘의 감정은, 이제 막 불붙었을 뿐. 아직은 그 누구도 눈치체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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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짧게 끊기. 이런 느낌으로 괜찮을까요? 처음 시도해보는 방식이여서 괜찮은건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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