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편

막대한 유산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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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03, 2013 03:37에 작성됨.


  야요이와 함께 오디션을 보았던 두 명의 소녀도 765프로에 합류했다. 갈색 머리에 분홍 리본이 잘 어울리는 아마미 하루카와, 슬렌더한 몸매의 키사라기 치하야가 새로 합류한  멤버였다.

  "그럼 하루카 씨랑 치하야 씨는 원래 아는 사이셨어요?"
  "응, 그게 원래는 다른 사무소 오디션에서 처음 만났는데, 자꾸 오디션에서 만나다 보니까 친해진 거야."
  "헤에- 어라? 그럼 그 동안 오디션에서는..."

  야요이에게 악의는 없었다.

   "전부 떨어졌어……."
   "에- 하지만 이상해요! 하루카 씨도 치하야 씨도 정말 예쁘고, 치하야 씨는 노래도 정말 잘 하시는데 떨어지다니!"

   악의는 없지만, 

  "아하하……. 그게 말이지, 너무 흔하다고……. 개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큿- 가슴 같은 건……. 상관없잖아아아아아! 장난하냐아아아아아악! 961프로오오오오오!“

  악의……. 없겠지?

  평소 드러내지 않았을 뿐이지, 야요이는 마음속으로는 자신도 언니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야요이가 두 사람과 금방 친해진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프로듀서 씨, 오늘도 일 없네요…….”
  “하하하, 어째설까? 일을 주겠다는 사람이 별로 없네.”

  톱 아이돌을 여럿 배출했던 옛 시절의 영광 같은 것은 이미 흔적도 없다. 지금 765프로덕션은 마치 모래성 위에 빌딩을 쌓아 올려야 하는 상황과도 비슷하다. 프로듀서는 함께 일했던 사람들의 연락처를 최대한 활용하며 잠시 쉴 틈도 없이 뛰어다니고 있지만, 그래도 얻어오는 일거리는 많다고 할 수 없다.

  "뭐, 그렇다고 놀고 있을 수는 없으니 오늘부터 공백기에는 댄스와 보컬 레슨을 시작하겠어. 평소에 연습을 착실히 해 두어야 나중에 랭크가 올라서도 헤매지 않을 수 있는 거니까."

  실력이 있다고 팬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실력없는 아이돌에게 팬은 붙지 않지 단순히 예쁘고 귀엽기만 한 아이는 넘쳐나니까, 프로듀서는 그렇게 말했다.

  "……. 그런데, 프로듀서."
  "응? 무슨 일이지, 치하야?"

  "레슨이라고 들었는데, 강사 분은 안 오시는 건가요?"
  "아아, 아직 사무소가 외부 강사를 초빙할 정도로 여유가 없어서, 일단 지금은 내가 진행할게. 치하야도 당분간만 좀 참아줘.“

  “하아….”

  처음에는 살짝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던 치하야는 레슨이 진행되면서 완전히 표정이 바뀌었다. 과연 업계 20년의 경력은 우습게 볼 것이 아니었는지. 프로듀서는 의외로 노래 실력이 뛰어났다. 그것뿐만이 아니라 반주도 직접 피아노로 쳐서 넣었다.

  "후아... 프로듀서 씨, 굉장하시네요..."
  "그러네. 저런 실력이 있으시니까, 혼자서 프로덕션을 재건할 생각을 할 수 있었을 거야.“
  프로듀서를 보는 치하야의 시선도 조금은 바뀐 것 같다.

  그렇게 두 달쯤 지나자 열심히 노력한 보람은 있었는지, 지역 케이블 방송에서 일거리가 몇 개쯤인가는 들어왔다. 그렇지만 모두 일회성 게스트로 부를 뿐이고,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일거리가 없다. 가뜩이나 나이가 들어 보이는 프로듀서의 얼굴에 요즘 주름살이 부쩍 늘어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사무소의 재정도 그리 넉넉한 편은 아닌 것 같았고, 보수로 받은 급료도 여섯 남매의 식비를 대야 하는 야요이 입장에서는 넉넉하지는 않았다. 성과제가 기본인데 받은 일이 별로 없으니 급료는 최저임금에 가까운 수준이다.

  보수를 그냥 자기 용돈으로 쓸 수 있는 하루카나 치하야는 그다지 심각한 표정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야요이는 그다지 여유가 없었다. 부모님 월급은 이런저런 빚을 갚고 나면 사실상 없는 거나 마찬가지고, 이제 학교에 들어가게 될 동생들도 있어서 지금까지보다 더 많은 돈이 필요한 점도 위기의 원인이 되었다.

   "우... 어쩌지...  이대로면..."
  따르릉!

   "아, 네! 타ㅋ.... 우우...  765프로입니다!"
  「보아하니 그쪽이 타카츠키 야요이 씨군요. 본인이 받을 줄은 몰랐는데, 마침 잘 됐습니다.」

   “네? 저 말인가요?”
  「그렇습니다. 그쪽이 해주셨으면 하는 일이 있습니다.」

  잠시 후, 야요이는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놀랍게도 상대는 야요이를 정확하게 지목해서 일거리를 주겠다고 제의했다. 그런데 바로 그 일거리가 문제였다.

  「당신과 비슷한 나이의 또래 여자애의 말동무가 되어 주면 됩니다. 일주일에 한 번만 찾아오면 되고요. 당신의 오프에 맞추면 되니 다른 일에 방해가 되지 않을 겁니다.」

  그야 어려울 것 없는 일이었다. 다른 아이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라면 야요이의 특기 분야였다. 남매가 여섯 명이나 되니 그만큼 싸울 일도 화해할 일도 많은 법이다.

  “그, 이건 프로듀서에게…….”
 「……. 그렇군요. 원래는 그에게 부탁할 생각이었습니다만, 이렇게 본인이 받은 이상, 그는 모르게 하는 것이 좋겠어요.」

  “네?”
  「타카츠키양, 제안을 하나 하죠. 당신의 프로듀서에게는 그냥 오프에 다른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고만 하는 겁니다. 그러면 다음 달부터 TBX에서 새로 시작하는 예능 프로그램의 진행역으로 765프로를 넣겠습니다. 그 외에 당신의 보수는……. 1회 10만엔 정도면 어떨까요.」

  야요이는 자신도 모르게 네, 하고 답하고 말았다.
[이 게시물은 에아노르님에 의해 2013-06-06 23:58:30 창작글판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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