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re my only shinin' 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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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19, 2013 17:28에 작성됨.

제가 그를 처음 만난 것은 고등학생때였습니다.

언제나 약간은 퉁명스럽고, 꼼꼼한 성격의 토모미가 들뜬듯한 모습으로 학교 강당으로 이끌어 간 순간. 그때가 첫 만남이었습니다.

일방적인 만남... 이었습니다. 무대와 관객석. 단 한사람의 '별(스타)'와 수많은 '관중' 들 중의 한 사람. 이것을 운명이라고 느낀 것은 아니었습니다. 상황상으로도, 심정으로도 저의 운명이란 그런 것이 아니었으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는 무척 찬란했습니다.
모든 것을 잊었다는듯 오랜 명곡을 열창하는 그, 그에게만 쏟아지는 조명과 환호.
이래도 자신을 보지 않겠느냐는 노랫소리는 관객석의 열기마저도 매료시키는듯 했습니다.

... 아무래도 선생님들의 허가를 받지 않았었는지 선생님들이 들이닥치자 후다닥 도망치는 모습은 희극적이기까지 했습니다만, 그 모습이 제 뇌리에 선명히 박히는 데에는 그 어떠한 방해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로도 저는 종종 그의 모습을 상기시키곤 했으니까요.

그는 그렇게 스쳐지나가는 인연이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내심 아쉬웠던 걸까요. 저는 그의 무대를 찾아다녔습니다. 학교에서의 공연. 길거리 공연. 졸업 공연 등등... 어째서인지 해매지도 않고 그의 무대를 계속 찾았습니다. 어느세 열성팬 다되었다며 웃는 토모미의 말에 멋쩍게 웃는 제가 있었습니다. 계속 미아였던 제가 있을 수 있는 장소. 그의 무대의 객석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관계도 그가 졸업함과 동시에 끝났습니다. 수많은 그의 팬들은 그의 졸없을 아쉬워했고, 저 또한 그랬습니다만 학창시절의 '아이돌' 이란 본래 그런 종류의 것입니다. 아쉬워한들 앵콜로 붙들어 놓을 수 없고, 흘러가는 시간속에서 열정은 추억이 되어 기억속 앨범 한켠을 장식할 뿐입니다. 저의 인생을 매료시켜줄 운명과 아이돌은 정 반대의 존재였습니다.

그렇다고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한정된 시간이었습니다만, 그와의 만남은 제 학창시절을 빛내주었습니다.

그는 그렇게 추억속의 아이돌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전문 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운명의 사람을 찾고 싶다는 생각은 여전했습니다만, 딱히 떠오르는 방안은 없었습니다. 그저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하면 드라마같은 운명이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막연하고 풋내나는 기대를 마음 한켠에 품어둘 뿐이었습니다.

── 별로 유쾌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토모미는 그런 저를 보고 어지간히도 '그'에게 빠졌었느나고 웃었습니다. 저는 그런 토모미를 바라보다가 본심을 털어놓았습니다.

토모미는 상당히 놀란 표정이 되었습니다. 그것이 이상해서 물어보았습니다만, 돌아오는 대답은 '아즈사 답지 않다' 라는, 생각지도 못한 것이었습니다.

나다움... 저는 주춤했습니다. 그런 저를 보며 토모미는 고교시절을 떠올려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별(스타)을 쫓는 모습'은 어디갔느나고 말해주었습니다.

갑자기 모든 것이 명확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기다린다니, 그런 소극적인 태도는 분명히 접었을 터였습니다. '그'를 쫓듯이 운명을 쫓는다면 언젠가는 찾을 수 있을텐데...

그는 그렇게 제 행동지침이 되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저는 운명을 찾기 위하여 무엇을 해야할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일단 눈에 띄어야 하며, 운명의 사람이 저를 선택하도록 어느정도의 위치에 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직업─ 거기까지 생각하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아이돌' 이라는 직업이 떠올랐습니다. 아이돌이 되면, 그래서 유명해지면 눈에 띄며 어느정도의 위치에 서게 됩니다.

... 생각해보면 노래나 춤을 전문적으로 배워본 적은 없지만...

"뭐, 한 5년쯤 하면 어떻게든 되겠죠?"

혼잣말을 하니 웃음이 흘러나옵니다. 노래도 춤도 어느정도는 할 줄 아니까.. 라는 변명같은 생각을 떠올리고 그 길로 아이돌 사무소를 찾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다행이도 사무소는 금방 찾을 수 있었습니다. 부모님의 반대가 있기는 했습니다만, 예전부터 제 고집을 알던 부모님은 금세 체념하고는 마음대로 하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저는 그렇게 765프로덕션의 아이돌이 되었습니다.

아이돌이 된 저는 아이돌로서 열심히 일했습니다... 라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TV에 나오는 아이돌들은 모두 빛나는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런 아이돌이 되기 위해서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무명생활을 반드시 거치게 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저희 프로덕션은 가난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홍보가 힘들었습니다.

그것이 불평인 것은 아니었지만요.

하여간 아이돌이 되고 나서 하게된 일은 방송에 나가는 것이 아닌, 춤과 노래등을 연습하는 일. 혼자서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먼저 들어와 있었거나 나중에 들어오게 된 동료들─  하루카쨩, 이오리쨩, 치하야쨩, 야요이쨩, 마코토쨩, 유키호쨩, 리츠코씨, 아미쨩, 마미쨩, 히비키쨩, 타카네쨩, 오토나시씨까지... 각각의 진지함과 빛을 가지고 있는 동료들과 함께 연습하고 진정한 아이돌로 거듭나기 위하여 노력했습니다.

... 그런데 사무원인 오토나시씨를 제외한 전원이 저보다 어리다니, 혹시 아이돌은 어릴때부터 시작했어야 하는걸까요?

저는 그렇게 모두와 함께 나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모두의 프로듀서로 일할 OOOO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가, 다시 제 앞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고교시절의 앳된 모습을 완전히 벗어던지고 당당한 모습으로 제 앞에 서있는 그.
객석과 무대가 아닌, 같은 사무실에서 만나게 된 그.
그는 저를 모르겠지요. 하지만 저는 그를 선명하게 알고 있습니다. 그 때문일까요? 왠지모르게 심장의 고동이 평소보다도 크게 들려옵니다.

그렇게 저와 그는 만나게 되었습니다.

스쳐지나가는 인연.
학교의 아이돌.
행동 지침이 되어준 사람.
그리고 이제는... 저의 프로듀서.
그는 무대에서 보여주었던 반짝임으로 저를 이끌어주었습니다.
길을 해매도, 큰 무대에 서게되어 긴장될때도, 기쁠때도, 아플때도.
그는 언제나 저의 곁에 있어주었습니다.
물론 그건 프로듀서가 된 그의 일이기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저는 그의 빛에 얼마나 구원받았는지...


"── 그런 그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마지막 곡을 부르겠습니다."



"부를 곡은, You're my only shinin' star─"



달이 물결 사이로 떠오르면 따듯한 밤이 은밀하게 찾아와요
지는 땅거미에 눈을 일부러 돌린채로 고백했어요
별과 같은 숫자의 만남 속에서
알고보니 그대가 있었어요

You're my only shinin' star
지금까지 계속 곤란하게 해서 미안해요
소중한 것, 그건 그대에요
언제나 곁에 있어 주세요 I love you

왠지 모르겠지만 이유도 없이 눈물이 흘러 내려요
이런때 우는 건 너답지 않아 라고 어깨를 감싸 안으며
부끄러워하는 웃음은 변함없네요
달빛이 우리 둘을 비춰요

You're my only shinin' star
그대는 분명 멈추지 않고 흘러가겠죠
별의 반짝임이 나를 감싸요
영원히 끝나지 않는 shootin' star

시간이 가져오는 신비한 두근거림을
쫓아서 여기까지 왔어요

You're my only shinin' star
지금까지 계속 곤란하게 해서 미안해요
소중한 것, 그건 그대에요
언제나 곁에 있어주세요 I love you


-

아즈사의 생일 축하 팬픽입니다.

왠지 모르게 얀얀한 것만 가득해서 대항심에(?) 훈훈물을 써보고자... 썼는데 잘 썼으려나 모르겠네요. 요즘엔 늘 대사형식의 글만 써서 필력이 참...

ps. 아즈사의 곡은 다 좋은 것 같아요. 물론
You're my only shinin' star 도 정말 좋은 곡입니다. 그렇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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