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p의 헌신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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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15, 2013 04:42에 작성됨.

사람의 가치는 그 사람이 죽었을 때 비로소 드러난다.

하루카의 장례는 거의 국장 수준으로 치뤄졌다. 사람이 모일만한 곳에는 모두 간이 분향소가 설치되었고 공중파방송에서는 아이돌 하루카의 특집프로그램을 줄이어 방영했다.

그녀가 운명을 달리한 765프로덕션 건물 앞에는 수만명의 팬들과 시민들이 꽃고 리본을 장식하고 하루카에게 조의를 표했다.

그리고 이 날만큼은 모든 인터네공간에서 하루카의 명복을 비는 글들로 넘쳤다.

그녀의 묘비에 새겨진 글은 하루카의 삶을 그대로 표현했다.

'그녀는 이세상 모든 것을 사랑했고 이세상 모두에게 사랑받았다.'













"하지만 나에게 사랑받지 못했지...."

P는 하루카의 묘비 앞에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해 하루카....난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어. 넌 죽었지만 미키는 살아야 하잖아. 그리고 765프로덕션도...모두도 너를 잃은 슬픔만 해도 힘든데 그것보다 잔혹한 진실을 알게 된다면....난 그걸 용납할 수 없었어."

하루카가 죽은 지 1년이 지난 날

765아이돌이 모두...아니 하루카를 제외하고 다 모여서 추모공연을 했다. 그리고 그 공연이 끝나고 미키가 P와의 결혼을 발표했다.

대외적으로는 크게 상심한 P를 미키가 헌신적으로 위로하고 지탱하다가 결국 서로를 사랑하게 되고 결혼까지 빠르게 진행하게 된걸로 알려져 있지만.....

"전혀 달라....미키는 이제 나없이는 1분 1초도 살아갈 수 없어. 내가 없으면 미키는 망가진 인형...마음이 텅빈 그저 팬들이 원하는대로 움직이는 마리오네트..."

"하루카 너라면 이해해주겠지? 만약 그날에 너가 미키를 죽였다면 내 대처방법은 같았을거야.....그것만은 이해해줬으면 좋겠어."

P는 하루카의 묘 앞에서 눈물을 보이지는 않았다. 그저 묘비에 묶인 커다란 리본을 쓰다듬으며 애써 미소를 띄웠다.

"허니이이이~~ 빨리 돌아가는거야~ 빨리 돌아가서 웨딩촬영을 하는거야~ 아핫☆"

미키의 말에 P는 정신을 차리고 하루카의 묘 앞에서 뒤돌아섰다. 그리고 미키 쪽으로 걸어갔다.

"미키...난..."

"허니 나 하루카에게 할 말이 있어....먼저 차에 시동걸고 기다리고 있었으면 좋은거야...."

"....그래 알겠어."


P는 미키를 위해 자리를 비켜주고 주차장으로 걸어갔다.

미키는 희노애락이 섞인 복잡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결심을 한듯 밤하늘에 빛나는 그 어떤 별보다 빛나는 미소를 지으며 하루카의 묘에 대고 말했다.

"멍청한 계집애"










차로 돌아간 척 하고 미키를 지켜보던 P는 순간 몸을 떨었지만 이내 뒤돌아서면서 다짐했다.



"망가진 인형이라고 하더라도 내가 지키겠어...내가 망가지더라도....이미 망가진 나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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