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편

[아이마스x동방] 아이마스로 동방홍마향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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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22, 2013 23:40에 작성됨.

호시이 미키.
지나가기만 해도 사람들의 시선을 확 잡아끄는 아름다운 여자아이이자 요즘 가장 잘나가는 현역 여고생 아이돌.
그리고 아주 극소수의 사람들만 알고 있는 그녀의 뒷면은 아름다운 금발의 마녀이자 요즘 가장 잘나가는 이변 해결사.

“…라고 하지만, 이렇게 태평해서야 되겠니?”

“뭐 어때, 딱히 큰일이 일어난 것도 아니고. 미키의 일거리가 없다는 뜻은 평화롭고 살기 좋다는 뜻인 거야. 아후우….”

미키도 모르는 사이에 언제부터인가 미키의 정보통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별 볼일 없는 가십거리 주간지 기자 오토나시 코토리는 학교 옥상 위에 벌렁 드러누워 있는 미키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그러고 보니, 수업은?”

“그 선생님 수업은 재미없는 거야. 그리고 오늘 저녁엔 노래 불러야 하는걸. 체력보충을 위해서 이번 수업은 땡이라는 느낌?.”

“정말 태평하구나. 하아…. 오늘은 특종이 있지 않을까 해서 와봤는데 틀린 모양이네.” 

“미키,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해야 한다고 생각해.”

“…그 말을 미키쨩의 입에서는 듣고 싶지 않았어.”

“그건 무슨 뜻?”

“아, 아니. 아무것도.”

“흐응. 어쨌든 미키는 지금부터 잘 테니까 방해는 말아줬으면 하는 거야.”

말을 마친 미키는 교복 블레이저를 벗어 바닥에 정성스레 펴놓고는 그 자리에 벌렁 드러누웠다. 그 모습을 멍하니 보고 있던 코토리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하늘로 날아올랐다. ‘전통의 환상 신문쟁이’ 오토나시 코토리의 오늘 목표는 당연히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할 만한 대특종. 자리를 떠나기 전에 자고 있는 미키까지 카메라로 찍어둔 코토리는 곧 빙긋 웃으며 이내 사라져버렸다.



“…키.”

“무으….”

“미키!”

“자는데 방해하지 말고 그만 가는 거야…. 코토리이…….”

“미키! 당장 일어나지 못해!”

“에…? 히익?!”

한참 달콤하게 잠들어 있던 미키를 깨운 사람은 다름 아닌 아키즈키 리츠코. 미키의 담임선생님이었다. 그리고 미키의 거의 유일한 천적이기도 했다.

“리, 리, 리츠코!”

“씨는 어디간 거니?”

“…씨! 어떻게 여기에?”

“뻔하지. 교실에 없고 아이돌 일로 조퇴한 것도 아니라면 네가 있을 곳은 여기랑 양호실밖에 없잖니.”

“미, 미키의 패턴이 그렇게 단순했던 거야?”

“넌 절대 내 손에서 도망칠 수 없어.”

“그 발언, 여러 가지로 위험한 거야.”

“어쨌든! 지난 수업 땡땡이 친 이유가 뭐니? 아니, 굳이 묻지 않아도 알 것 같지만!”

“거, 거기에는 사정이 있었던 거야!”

“어떤 사정? 혹시 저녁에 아이돌 일이 있어서 그랬다거나, 수업시간에 꾸벅꾸벅 졸아서 열심히 수업하는 선생님께 폐를 끼칠 수는 없어서 아예 나와 버렸다거나, 지금 즉시 자지 않으면 죽는 병에 걸렸다거나 하는 건 아니겠지? 다 한 번 이상은 써먹은 수법이니까 말이야.”

“히끅.”

리츠코의 날카로운 반문에 미키는 놀란 나머지 딸꾹질을 시작했다.

“뭐하고 있니? 지금 당장 교실로 다시 들어가지 않고!”

“…네.”

미키가 비틀비틀 일어나 블레이저를 집어 드는 찰나, 오늘의 수업을 마치는 종소리가 울렸다. 그러자 우울한 표정이었던 미키는 순간적으로 표정을 활짝 펴며 소리쳤다.

“수업 끝! 그럼 내일봐, 리츠코…씨!”

“너어…. 내일까지 반성문 제출하도록!”

부리나케 달려 나가는 미키의 등을 향해 힘껏 소리치는 리츠코였지만, 그녀 자신조차 미키가 자신의 말을 들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있지…. 리츠코…씨가.”

“어머, 어머. 그랬었구나.”

미키에게 있어서 ‘악마 같은’ 리츠코에 비하면 가히 천사라고 할 수 있는 이 학교의 양호선생 미우라 아즈사는 방금 전 리츠코에게서 도망쳐온 미키의 말을 웃으며 들어주었다.

“하지만 리츠코 씨에게 너무 폐를 끼치면 안 된단다.”

“미키, 그다지 폐는 끼치고 있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거야.”

리츠코가 들으면 곧바로 분노를 사출시킬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며, 미키는 양호실 침대에 벌렁 드러누웠다. 

“한 시간만 있다 깨워줬으면 좋겠는데. 미키, 여기서 바로 스튜디오로 갈 거니까.”

“정확히 한 시간? 그땐 나도 퇴근할 테니, 그때 근처까지 태워줄게.”

“정말? 역시 아즈사인 거야! 고마워!”

“우후훗, 걱정말고 푹 자렴.”

“아, 혹시 리츠코…씨가 오면….”

“걱정하지 말고.”

“응!”

미키가 자리에 드러눕자마자 양호실 문이 벌컥 열리며 리츠코가 안으로 들어왔다.

“아즈사 씨, 미키 여기 있죠?”

“여기 있긴 한데….”

“역시! 미키!”

“자, 자. 리츠코 씨, 일단 진정하시고…. 네?”

“정말이지, 아즈사 씨는 미키에게 너무 무르잖아요!”

“하지만 미키도 저 어린 나이에 학업과 아이돌을 병행하니까 그건 감안해줘야 하지 않을까요.”

“아이돌은 몰라도 학업에 있어서는 그다지 열정적이지 않다니까요.”

“적어도 한 분야에 있어서는 잘하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리츠코 씨…. 네?”

“정말….”

리츠코의 기세가 수그러드는 것을 느끼며 이불에 얼굴을 파묻고 있던 미키는 아무도 모르게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리츠코가 아즈사에게 극도로 약하다는 것을 미키가 간파하고 있는 이상, 미키와 리츠코의 신경전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은 항상 미키의 차지가 되어가고 있었다.



다음날.
아이돌 일을 마치고 새벽이 되어서 집에 도착했던 미키는 시계 알람소리에 슬쩍 눈을 떴다.

“벌써 아침…?”

오늘은 개교기념일이니 조금 더 자도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기지개를 켜던 미키는 곧 주변이 아직 어둡다는 것을 깨달았다. 미키는 고개를 갸웃하며 알람 시간을 잘못 맞춰놨는지 확인했지만, 시간은 처음 설정해놨던 그대로였다.

“비라도 오는 거야?”

미키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을 향해 어기적어기적 걸어갔다.
그리고 창문 밖으로 집주변을 새빨갛게 뒤덮은 진한 안개를 볼 수 있었다.

“안개가 빨갛다니, 왠지 으스스한 거야.”

“으스스한 정도가 아니지! 이건 분명히 이변이야!”

“에엣?!”

어느새 자신의 코앞까지 날아온 코토리의 모습에 미키는 화들짝 놀라 뒤로 펄쩍 뛰며 자신의 미니 팔괘로를 코토리에게 겨누었다.

“어머, 놀라게 한 모양이네. 나야, 미키쨩.”

“코, 코토리…. 뭐야! 미키, 간 떨어질 뻔했던 거야!”

“미안, 미안. 그나저나, 이번에야말로 이변의 냄새가 풍기지 않니? 새빨간 안개라니, 이런 건 듣도 보도 못했어.”

“확실히 그건 미키도 마찬가지라는 느낌이지만…. 코토리, 상황설명 해줄 수 있어? 미키는 방금 일어나서 모르는 거야.”

“흐음…. 그러니까 날이 밝을 때부터 갑자기 붉은색의 안개가 끼기 시작했어. 안 그래도 독자적으로 조사해봤는데….”

“봤는데?”

“미키쨩, 집안에 들여보내주면 안되겠니? 여기서 이렇게 말하기도 그런데.”

미키는 그제야 코토리가 자신과 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고개를 끄덕이며 현관문을 열어주었다.

“휴우, 실례할게. 저 안개 뭐니, 정말. 기분 나쁜데다 숨도 잘 안 쉬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야.”

“코토리, 주스?”

“아, 주는 거니? 고맙게 마실게.”

코토리는 미키가 주는 주스 잔을 왼손으로 받아들고는, 오른손으로 자신의 수첩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자, 여기를 보렴. 여기가 미키쨩의 집, 여기가 미키쨩의 학교, 그리고….”

코토리가 간략하게 그리는 것은 이 동네의 약도였다. 약도를 다 그린 코토리는 곧 붉은 펜으로 선을 찍찍 그어나가기 시작했다.

“이 붉은 선이 바로 저 붉은 안개가 퍼져있는 지점이야.”

“에? 다 안개가 낀 게 아니야?”

“응, 내가 확인해 본 바로는 그래. 그리고 이 선을 연결해보면…. 자, 이 안개들은 모두 한 지점에서 뻗어 나온 거야. 그리고 끝은 제각각 학교, 편의점, 백화점 같은 주요 시설들로 이루어져있고.”

“그럼…. 저 선이 모여 있는 지점이 바로 안개가 시작되는 지점이라는 거야?”

“내 추측이 맞으면 그렇겠지.”

“그럼 저 지점에는 뭐가 있어?”

“얼마 전에 입주자가 생긴, 그 보라색의 대저택. 의도는 모르겠지만, 참 알기 쉬운 이변이네.”

코토리의 말을 들은 미키는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곧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

“왜 그러니? 뭔가 짐작 가는 거라도 있어?”

“보라색의 저택이라면…. 분명 들은 적이 있었던 거야. 미키가 아는 사람이 분명 그리로 이주했다고….”

“일단 그리로 가보는 게 어때?”

“무으…. 귀찮은데.”

“미키쨩, 이건 이변이야. 이변 해결사가 이변을 해결하지 않고 무얼 하겠다는 거니?”

“코토리.”

“응?”

“그렇게 특종에 목말라 있는 거야?”

“윽, 그, 그게 아니라! 난 여기 사는 주민 중 한 명으로서….”

“변명은 구차한 거야.”

“으윽, 어제부터 미키에게만은 듣고 싶지 않았던 말들을….”

“아후, 어쩔 수 없는 거네. 후딱 처리하고 돌아와서 자는 거야!”

미키는 곧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검은 모자와 빗자루를 들고 다시 밖으로 나왔다.

“빗자루 오랜만에 타보는데.”

“힘내, 미키쨩! 해결한 다음에 인터뷰 꼭 부탁해!”

“졸리지 않으면 그렇게 할게.”

목적지는 코토리가 말했던 보라색 저택. 미키는 집 밖으로 나와 빗자루를 타고 날아올랐다. 코토리는 정보를 더 수집하겠다는 명목으로 일찌감치 이탈하고, 미키 혼자서 보라색 저택에 도달했다.

붉은 안개에 둘러싸인 보라색 저택, 어딘가 초현실적인 광경에 미키는 한동안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다 곧 저택의 현관문으로 이동했다. 현관문은 친절하게도 잠겨 있지 않았기에, 미키는 문을 열고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저기…. 아무도 없는 거야?”

안에서 날아다닐 수도 있을 만큼 넓은 저택 안에는 미키의 말에 대답을 해줄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 미키는 고개를 갸웃하며 저택의 안쪽으로 걸어들어갔다.

“미키 말 좀 들어줘!”

“미키? 반성문이라도 제출하러 온 거니? 개교기념일인데도.”

저택 안을 들쑤시고 다닌 지 5분 남짓, 드디어 누군가 미키의 말에 응대를 해주었다. 미키가 소리가 들린 2층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그녀의 담임선생님 아키즈키 리츠코였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리츠코…씨? 옷이 그게 뭐야?”

그것도 메이드복을 입은.

“그, 그건 상관 말고! 여긴 어떻게 알고 들어온 거니?”

“안개를 따라 들어온 거야.”

“안개라면….”

리츠코의 말끝이 살짝 흐려진 것을 미키는 놓치지 않았다.

“리츠코…씨, 설마 이 안개랑 관련이 있는 거야? 아니, 있겠지? 안개는 이 집에서부터 뻗어 나왔고, 리츠코…씨가 여기에 있으니까.”

“미키가 상관할 일은 아니야.”

“아니, 충분히 상관할 일인 거야. 미키에게 있어서는.”

미키의 말에, 리츠코는 미키가 여기에 온 이유를 직감했다. 

“미키 너 혹시….”

“미키, 이변해결사인걸. 이번 사태를 미키는 명백한 이변으로 간주하는 거야.”

“하아, 그렇구나. 우연이라기엔 너무 난처한걸.”

“그리고 리츠코…씨가 저 붉은 안개와 연관이 있다면, 아무리 리츠코…씨가 메이드복을 입었다고 해도 미키는 리츠코…씨를 그냥 둘 수 없는 거야.”

“…메이드복 얘긴 그만 해주겠니.”

“어쨌든, 미키는 한 시라도 빨리 이 일을 해결하고 집으로 돌아가서 자고 싶으니까, 저 안개를 멈춰줬으면 좋겠는 거야.”

하지만 리츠코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미안하지만, 저건 어쩔 수가 없어. 아, 그래. 일주일만 참아주면 안되겠니?”

“일주일씩이나 저런 불쾌한 안개 속에서 살라는 건 말도 안 된다는 느낌?”

“역시 그렇게 생각하는 건가…. 그럼 어쩔 수가 없네. 아무리 상대가 미키라고 해도, 나 역시 물러설 수는 없는 일이니까.”

리츠코가 자신에게 무력을 행사할 것임을 직감한 미키는 주머니 속에 놔뒀던 미니 팔괘로를 꾹 움켜쥐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리츠코의 앞에 홀연히 나타나 자신을 향해 겨누어져 있는 수많은 나이프들을 보며 미키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어, 언제?”

“자, 이 ‘완벽하고 소쇄한 메이드’ 아키즈키 리츠코가, 그 동안의 사소한 원한까지 모두 담아 미키 널 이 집에서 쫓아내버릴 테니까 각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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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로코마만 쓰다 보니 뭔가 치고박고 하는 걸 쓰고 싶어서 질러봤습니다.
홍요영풍지성 스토리를 아이마스 캐릭터로 각색해서 끄적끄적
[이 게시물은 에아노르님에 의해 2013-06-07 00:05:01 창작글판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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