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편

Colorful Tempo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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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06, 2013 14:17에 작성됨.

세상이 잿빛이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른다.

시력에 딱히 이상이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분명히 세상은 잿빛이다.

이상하지? 의사에게 보이면 나아지긴 하지만 말이야.

아. 갑자기 깜깜해졌다.

"허니~ 오래 기다리게해서 죄송합니다인거야~"

어둠이 물러갔다. 하지만 아직도 잿빛이다.

그러나 내 입가는 벌써부터 행복하다.

"왔어?"

"우우..허니가 괜찮다고 할때까지 뒤에서 끌어안고 있을래."

"안되지."

"꺄앗!"

아 이제 제대로 다 보인다.

"아핫?"

그제서야 조금은 때이르게 핀 벚꽃의 수줍은 분홍색도,

겨울의 끝을 알리는 초록빛 풀도,

오늘의 하늘이 우중출한 흐림이 아니라 반짝거리는 푸른색이란 것도,

내 눈 앞에 있는 노란빛 의사선생님의 귀여운 모습도.

모두 제대로 보인다.

더불어 세상이 반짝반짝거린다.





내가 미키를 처음 만난 건 765학원이 봄 고시엔에서 1라운드에

영혼까지 탈탈탈 털리고 난 저녁이었다.

1학년 투수에 불과했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제로.

담담했다. 어차피 제구력이 조금 나을뿐 야구에는 큰 소질은 없었으니까.

그걸 이미 알고 있는 나는 공부도 그다지 게을리하지 않았으니까.

나는 플랜B가 마련된 녀석이었기에.

선배들은 특타를 자청하고 훈련을 자청했지만 나는 그리 열혈이 아니므로

저녁을 먹고 가볍게 산책을 나섰다. 그리고 우연히 들어선 공원의 다리.

"아.........."

예쁘다. 예쁜 걸 떠나서 세상의 빛을 모두 흡수한 것처럼 반짝거린다.

그리고 울고 있다. 억지로 참은 것 같은 눈에서 물이 쏟아진다.

"흐으...흐으윽..."

나도 모르게 그 여자애에게 다가갔다. 중학생 정도 되는 체구.

머리 색깔을 보니 양아치가 분명했음에도. 나 하나 몸은 지키겠지.

"저기...괜찮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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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신사게시판에 꽂혔더니 독자분들이 저를

순애와는 180도쯤 떨어져 있는 능욕마신으로 모시더라고요.

순애 쓰면 되잖아라는 억하심정으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주인공은 현재 고2, 미키는 고1이며 첫 만남때는 1년 전이었습니다.

뭐 그냥 평범하게 주인공 하나 히로인 하나 보조히로인 세 명 쯤 있는

평범한 순애물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게시물은 에아노르님에 의해 2013-06-07 00:04:17 창작글판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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