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리 생일 기념] 이오리 「미키에게 강X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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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05, 2014 03:43에 작성됨.

정신을 차리니,

길에 누워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머리가 지끈지끈하다.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모를 리는 없지.

잠깐 생각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뭔가 축축한 느낌이 들었다.

의식을 돌려보니 눈물이 얼굴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오리 「아아...」


이오리 (어째서 이렇게 된 걸까.)

 

고개를 들어 주위를 본다.

인적이 드문, 햇빛도 들지 않는 골목길.

위험하니까 혼자서는 절대 이런 곳에 오지 않는다.

그래, 혼자서라면….

 


차가운 바닥에 오랫동안 누워 있어서 그런지,

사실은 팔 다리는 물론이고 온몸이 쑤시지만.

욱신거리는 배를 부여잡고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미키가 이 몸에 남긴 상처다.


이오리 「으……」

일어나기 위해 허리를 구부린 순간, 무심코 신음이 나왔다.

하지만 그런 통증보다도,

이오리 (가슴이…… 아파……)

뭔가 묵직한 것이 가슴 한 켠에 매달려 있는 듯하다.


이오리 「아, 드레스가 더려워졌어.」

자신의 꼴을 둘러보니 그야말로 엉망진창이다.

새하얀 눈처럼 빛나던 흰색 프릴 치마도 여기저기가 검게 물들었다.

아끼던 연보라색 상의는 미키가 자신을 타고 올랐을 떄의 흔적인지 여기저기 올이 나갔다.

아무래도 자신은 터무니없는 짓을 당한 것 같다.

이오리 「아끼는 옷이었는데.」

 


호시이 미키.
진지함이라고는 뭔지 모른다는 듯,
항상 제멋대로 설치고 다니는 동갑내기 소녀.

765프로는 구성원들끼리 대체로 친하지만,
또래 여자애들끼리 모인 만큼 당연히
약간 더 친하고 덜 친한 정도의 차이는 존재한다.


굳이 말하자면 미키와는 그렇게 사이가 좋은 편은 아니긴 했다.
전부터 티격태격 싸우는 일이 잦았으니까.

하지만 그래도 신뢰할 수 있는 동료였다.
그렇기에 이런 곳에도 전혀 의심 없이 따라왔던 것이고.

설마 이런 짓을 할 줄이야.


이오리 (하아……)

화는 나지만, 신기하게도 머리는 차갑다.

녀석은 대체 언제부터 그런 욕망을 품고 있었던 걸까.

 

이오리 (미키가 계획적으로 저지른 일은 아닐 거야.)

그녀는 나쁜 사람은 아니다.
단지 뭔가를 원하게 되면 그 마음을 갈무리하지 못할 뿐.

틀림없이 이번에도 충동적으로 저지른 일이다.
그 뒤의 일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자신은 미키를 두번 다시 예전처럼 대할 수는 없게 되겠지.


이오리 「…… 후, 미키, 각오하도록 하세요.」
이오리 「댓가를 치르게 해줄 테니까, 니히힛」

그렇게 허공에 대고 아무렇지 않은 척 허세를 부려 본다.
역시, 아무렇지 않을 리가 없다.


이오리 「쳇, 어째서 이 이오리 님이 이런 기분을 느껴야 되는 거야?」

 


그 녀석, 틀림없이 자기가 저지른 일에 쫄아서
다시는 사무소에 나오지 않게 될 거야.

그러니 지금 미키를 찾아내서,
되갚아줘야 한다.

사실은 미키를 다시 만나는 것이 두렵다.
하지만 다시 만나지 못하게 되는 것은, 더 두렵다.


이오리 「어디 보자…….」

휴대전화를 꺼내 든다.

삑. 삑.
미키의 위치를 찾는다.

지금까지 이 기능은 단 한 번도 쓴 적이 없었지만,
일이 이렇게 되고 보니 요긴하다.


항상 사무소 동료들의 위치를 추적하고 있는 건 아니다.
아무리 미나세라도 그건 불법이다.
무마할 능력이 없는 건 아니지만.

단지 지금 찾고 있는 건 업무용 핸드폰의 위치.


아이돌들은 당연히 개인용 핸드폰을 가지고 있다.
야요이는 휴대전화가 없긴 하지만…….

아이돌이 직접 방송국과 통화하거나, 사무소와의 연락을 할 경우에는 업무용 전화를 사용한다.

일하던 도중에 개인 핸드폰으로 문자 같은 걸 주고받고 있으면 아무래도 보기에도 좋지 않고, 우연히 팬들에게 전화번호라도 흘러나가게 되면 골치아프니까.

전화는 출근할 때 사무소에서 받아서, 퇴근할 때 놓고 들어간다.

……. 그게 원칙이지만 자신이 기억하기로는
미키가 사무소에 반납하고 퇴근한 적은 없다.

업무용 전화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서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원래라면 프로듀서와 사장만이 사용할 수 있어야 하겠지만,
아이돌들에게도 비밀번호는 알려져 있다.

 

이오리 「……좋아. 찾았어.」

미키는 아무래도 역 앞에 있는 주먹밥 전문점에 있는 것 같다.

옷매무새를 대충 정돈하고 큰 길로 나섰다.

다행히 누구의 관심도 받지 않았다.
대로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주위에는 별로 주의를 두지 않는다.
지금의 나에겐 다행스러운 일이다.


미키를 찾는 것은 쉬웠다.
그 특징적인 긴 금발은 멀리 있어도 눈에 띈다.

녀석은 주먹밥 집 앞에서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잔뜩 기대를 품고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이 눈꼴시었다.

나는 녀석이 눈치채지 못하게 뒤로 다가가서 조용히 말을 걸었다.

이오리 「야. 미키」
미키 「!?」

녀석은 움찔했다.


미키 「마, 마빡쨩?」


짝!

뒤돌아보는 동시에, 나는 뒤로 뻗었던 팔을 있는 힘껏 휘둘러 녀석의 뺨을 갈겼다.

미키는 반응할 새도 없이 뒤로 밀려나며 엉덩방아를 찧었다.
주위의 사람들이 깜짝 놀라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야, 저기, 미나세 이오리 아냐?」
「정말이다! 저기 쟤는 호시이 미키?」

……참나. 눈치들도 빠르군.

뒤로 나가떨어진 미키는 뺨을 부여잡고 잠시 멍하니 있었다.

아이돌에게 얼굴은 생명.
무슨 일이 있어도 가능하면 얼굴에는 상처를 입지 말아야 한다.

그 얼굴을 때린다니 언어도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있는 힘껏 뺨을 때린 것은,
내가 그만큼 화나 있다는 사실을 미키에게 전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미키 「마빡…… 쨩.」

이오리 「왜 맞았는지는 알지?」

미키 「……. 응. 아는 거야.」


자신의 잘못에서 눈을 돌리지는 않는다.
매번 티격태격하면서도 이 녀석을 미워할 수 없는 건,

이런 솔직한 점이 맘에 들어서기도 하다.


새하얀 볼은 순식간에 붉게 부어올랐다.


이오리 「일단 여기는 보는 눈이 많으니, 저쪽으로 가자.」

미키 「! 자, 잠깐-」

이오리 「뭐야, 할 말 있어?」 째릿

미키는 눈을 내리깔고 순순히 따라왔다.

 

이오리 「앉아.」

미키를 이끌고 간 곳은 인적이 드문 한적한 공터.

그녀는 무릎을 꿇고 정자세로 앉았다.


이오리 「미키.」

미키 「미안합니다인거야!」
미키는 그 상태로 허리를 꾸벅 숙였다.


이오리 「왜 그랬어?」

미키 「므…….」

말하기 곤란한 듯한 표정이다.
미키가 있었던 장소도 그렇고, 대충 이유는 예상이 간다.

하지만 그녀의 입으로 직접 듣고 꾸짖어 주고 싶었다.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의 말을 기다린다.


미키에게 당한 아랫배가 다시 욱신거린다.
무심코 손이 아랫배로 가 있는 것을 미키가 발견했다.

미키 「마빡쨩……. 지금도 아픈 거야?」

이오리 「……. 네가 그랬잖아? 많이 아팠어. 눈물까지 흘렸는걸.」

미키 「미안…….」
이오리 「응, 반성하고 있는 것 같네. 하지만 내가 물은 건 그게 아닌걸?」

미키 「…….」

다시 입을 다문다.

뺨은 아직도 빨갛다. 얼음찜질이라도 하지 않는다면 내일 일은 힘들어질지도.
괜히 질질 시간을 끌 필요도 없으니 내 쪽에서 먼저 선공을 건다.

이오리 「역 앞에서 전단지를 봤어.」

미키 「!」

이오리 「갖가지 진미를 넣은 특제 주먹밥 도시락. 이라더라」

당황한 표정이 역력하다.

역시 그런 거였을까.

 

이오리 「하아, 내 지갑은?」

미키 「여깄는 거야…….」


순순히 돌려 준다.
하긴 이 지경이 되었으니 돌려주지 않을 수도 없지.

지금부터는 설교 타임이다.

이오리 「미키, 여자애한테 복부는 소중한 곳이야?」
미키 「으……!」

이오리 「만약에 맞은 곳이 잘못돼서 하혈이라도 하면 어떻게 하려고 했어?」
이오리 「아기를 갖지 못하게 된다거나?」

미키 「!」 부르르

자신이 저지른 죄의 사악함에 스스로도 진저리를 치는 것 같다.


이오리 「저기, 난 그렇게 인색해 보이는 걸까?」
미키 「아닌…… 거야.」

이오리 「주먹밥이 비싸다고 해도, 나에게는 그렇게 부담될 정도는 아니야.」
이오리 「미키가 솔직하게 말했다면 사줬을 거라고 생각해.」

이오리 「그런데 갑자기 으슥한 곳으로 이끌고 가더니……」

미키 「으……」

찍소리도 하지 못하고, 재판을 받는 죄인처럼 안절부절못한다.
뭐, 죄인이 맞기는 하지만.


이오리 「나는 미키를 믿을 수 있는 동료라고 생각했다구?」
이오리 「키이잇-! 정말 믿을 수가 없어! 설마 동료에게 강도를 당하다니! 믿었는데! 」

이오리 「뺨을 때린 건 미안해. 많이 아팠지?」
이오리 「하지만 내 가슴은 그보다 더 아팠다구?」

미키 「마빡쨩…….」

미키의 큰 눈에는 숫제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이오리 (니히힛♪ 일단 실컷 설교야!)

뭐,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는 것 같으니까.
일단 울린 다음에,

주먹밥 가게에 가서,
한정판 특제 주먹밥을 사 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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