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만 되면 아이돌들이 우리 집에 찾아와 곤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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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28, 2014 19:23에 작성됨.

“쉬는 날만 되면 아이돌들이 우리 집에 찾아와 곤란합니다.”
“헤, 그렇군요.”
“그렇다고요. 아무리 프로듀서라도 성인남자인데! 한창 때의 여자애들이 찾아와서 스캔들이라도 나면 어떻게 합니까!?”
“그건 그렇죠.”
“역시 코토리씨! 알아주실 줄 알았습니다!”

환하게 웃으며 반응하는 남자에게 코토리라 불린 초록색 단발에 입술 밑 매력점이 잘 어울리는 미인은 한숨을 쉬며 반문했다.

“그래서, 그게 765 공통휴일 날 P씨가 저희 집에 찾아온 거랑 무슨 연관이 있는 건가요?”

그 질문에 P는 문 밖에서 팔짱을 끼며 어쩐지 뿜내는 표정을 지었다.

“역전의 발상이라는 것입니다. 평소에는 아이돌이 찾아왔으니 오늘은 제가 코토리씨를 찾아온 거죠! 참고로 핸드폰도 꺼나서 아이돌은 절 찾아오지 못합니다!”
“무슨 역전의 발상인지 모르지만 갑작스럽네요.”
“사랑은 언제나 갑작스러운 거랍니다!”
“안 열어줍니다.”
“죄송합니다.”

능글맞은 P의 태도에 코토리는 인터폰 너머로 한 번 더 한숨을 쉬더니 곧 문을 열어주었다.

“그렇다고 여자 혼자 사는 집에 갑자기 찾아오는 건 엄청나게 실례라고 행동하는데요.”

코토리는 그림 말하면서도 착실하게 차와 과자를 준비하러 부엌에 향했고, P는 그런 코토리의 뒷모습을 음흉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가볍게 입는 연두색 트레이닝핫팬츠에 얇은 반팔티를 입은 코토리의 모습은 굉장히 무방비하다고 볼 수 있었지만, 본인은 자각이 없는 것 같았다.

“유키호만큼 잘 타지는 않지만, 그래도 괜찮다면 드세요.”
“하하, 감사합니다. 코토리씨의 차는 유키호만큼 맛있다고요.”
“과찬이에요.”

센베가 든 접시를 가운데에 두며 차를 내려주자 P는 곧장 차를 마셨다. 그윽하고 좋은 차란 감상을 가지며 P는 나지막하게 웃었다.

“그래서, 뭐하려고 오신 건가요?”
“사실 크게 뭘 하고 싶지는 않아요. 맥주를 사왔으니 간단히 마시지 않겠습니까? 안주도 있다고요.”
“그 봉투가 그거였군요. 뭐, 좋아요. 휴일 날 할 일도 없었으니 나쁘지 않네요.”

어차피 할 일도 없었으니 어울려도 좋을 거라고 생각하며 코토리는 순순히 맥주캔을 받아 같이 마시기 시작했다.

“푸하, 휴일에 마시는 맥주는 역시 최고군요!”
“그렇죠! 안주도 챙겨놨구요! 이것이 어른들의 휴일이라는 거 아닙니까!”

여유롭게 보낼 수 있는 간만의 휴일을 집 안에서만 보내게 되었지만 또 그것이 편해서 좋다고 생각하는 직장인들이었다.
맥주를 벌컥벌컥 마시면서 P의 시선은 코토리의 대담하다 할 정도의 편한 복장으로 절로 눈이 가고 있었다. 하얗게 드러낸 말랑해보이는 허벅지, 맥주를 높이 들 때 드러나는 발판 소매 사이의 겨드랑이. 그 모든 것이 코토리 본인은 모르지만 P에게는 너무나 강한 자극이었다.
맥주를 마시다가 P는 문득 말했다.

“그 보다 슬슬 우리 둘 사겨도 좋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 말에 코토리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답한다.

“어머, 또 차이시게요?”
“대체 왜 안 된다는 겁니까!?”
“아이돌들이 상처 받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거든요.”
“제가 상처받거든요!? 거기다 질질 끄는 쪽이 애들에게 더 상처라고 생각하는데요!?”

P의 반박에도 코토리는 여유롭게 웃었다.

“그래도 지금은 안 돼요. 모두 중요할 때라고요. 모른 척 하지만 아이돌들의 시선 바뀌었다는 건 알잖아요?”
“알고 있죠. 프로듀서가 아닌 남자를 보는 눈이라는 걸. 그래서 더욱 코토리씨랑 연인이 되고 싶은 거라고요.”
“단순 연인을 만들어 아이들의 마음을 떼어놓으려는 거면 리츠코나 다른 여자도 좋잖아요.”
“하지만 제가 사랑하는 건 코토리씨라고요.”

그런 대화를 나누면서 둘은 차분하게 맥주를 마시며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고 있었다. 곧 코토리는 다리를 편하게 피며 뒤로 팔을 받치며 몸을 기울였다.

“하~지~만~ 역시 아이돌들이 저 때문에 울게 되는 건 보기 싫고~”
“거절 당하면 제가 우는데요?”
“남자의 눈물은 꼴싸나올 뿐이라고요!”
“그럼 받아줘요!”
“싫~어~요~”

그러면서 코토리는 쿡하고 웃었고, P는 그 모습이 너무나 귀엽다고 생각했다.

“계속 그렇게 거절해도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헤에~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까나~”

그리 도발하는 코토리를 노려보다가 P는 맥주 한 캔을 집어 들었다.

“맥주는 이게 마지막이네요.”
“에, 벌써요?”
“더 사와도 되지만 쉬는 타임이라 생각하고 마지막은 제가 마시죠.”
“치사하게! 제가 마실 거예요!”
“제가 사왔잖아요!”
“제가 집주인이잖아요!”

그리 다투다가 이내 P는 한숨을 쉬고서 맥주캔을 땄다.

“알았습니다. 그럼 공평하게 나눠마시죠.”
“그게 좋겠네요. 컵 가져올 게요-”
“그럴 필요 없습니다.”

그러고 P는 벌컥벌컥 맥주를 마셨고, 코토리는 거기에 놀라 급히 다가갔다.

“잠깐, 나눠 마신다면서 왜 혼자…… 읍!”

가까이 다가온 코토리의 어깨를 잡아 자신에게 당기더니 P는 그대로 몸을 기울여 입속에 있는 맥주를 코토리의 입으로 옮겨주었다.
시원한 게 장점인 맥주가 입 속에 있어 미지근해졌지만 코토리는 그것에 개의치 않고 같이 받아마셨다. 맥주 사이로 P의 혀가 은근슬쩍 침범해왔지만 그것까지 혀로 핥아 맥주를 남김 없이 마신다. 입술이 떼어졌을 때는 이미 발그레하게 얼굴이 붉어지며 숨결이 살짝 거칠어지기 시작한다.
가까이에서 서로를 마주보다가 이내 다시 거칠게 입술을 겹쳤고, P의 손이 아슬아슬하게 배를 드러낸 코토리의 상의 속으로 침범해갔다. 그렇게 술 사이에 쉬는 시간을 어른의 시간으로 보충해 가는 둘은 취기로 인한 열기를 풀어낸다.

 

“그러니깐 이런 관계인데 사귀는게 당연하지 않나요?”

P가 침대 위에 누워 자신의 옆에 팔을 베고 누운 코토리에게 투덜거리자 코토리는 능청스럽게 웃으며 말을 늘렸다.

“싫~다~니~깐~요~”
“정말 이상한 고집은!”

그리 따지지만 P의 표정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말로는 거절하고 있지만 사실 말뿐인 거절이다. 이미 자신의 모든 것을 받아준 코토리는 그저 아이돌들을 생각해 말로서 기정사실을 만들지 못할 뿐이었다.

“맥주 사러 가야하는데 옷을 입기 귀찮군요.”
“그럼 좀 더 누워있어요.”

그러면서 코토리는 웃으며 P의 목을 끌어안는다. 맨살을 부대끼지만 부끄러움보다는 따듯한 체온이 더 기분 좋았다.

“빨리 아이돌들을 톱 아이돌로 만들겁니다.”
“그럼 그 때는 P씨의 연인이 되도록할게요.”
“무슨 말입니까?”

그러고 P는 코토리를 돌아보며 웃었다.

“그 때는 청혼 할 겁니다. 받아들이시면 바로 신부라고요?”

그 말에 코토리도 밝고 아름다운 미소로 확답한다.

“후후, 알았어요. 그 때라면 당신의 신부가 되, 뭐.”

그러고 둘은 한 동안 침대에서 실실 웃기만 했다.
그 뒤 맥주를 다시 사와 마시고, 다시 어른의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 휴일은 평소와 같은 언제나의 휴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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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토리 팬픽을 쓸 때는 사랑으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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