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서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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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17, 2014 12:40에 작성됨.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집을 나와 혼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지 어연 1년. 많다고는 할 수 없는 시간이지만 난생 처음 집을 떠나 혼자서 자립을 하는 나에겐 충분히 길게 느껴지는 그런 시간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막 어른이 되었다는 호기에 괜히 힘든 길을 걷는 것 같은 생각도 들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생활이기에 큰 불편은 겪고 있지 않고 있다.


다만 문제라면 문제랄까. 일자리를 구하기가 힘들다.


물론 요즘에 워낙 실업자가 많다느니 취업난 이라느니 했지만 막상 느끼는 건 역시 다르다고 할까.
이런 것을 느낄때마다 이전의 나는 상당히 우물안의 개구리였구나 하는 자조적인 생각도 든다. 만약 본가의 사람들이 지금의 나를 보면 깜짝 놀라 펄쩍 뛰겠지.


"후훗."


그런 생각을 하니 왠지 웃음이 나왔다.
아아, 그러고 보니 본가에 들리지 않은 지도 1년이나 지났구나. 부모님과 동생, 그리고 사용인들은 잘 지내고 있으려나.


보고싶네, 이것이 향수병이라는 걸까.


아니 겨우 시골에서 도시로 나와 자취를 시작했을뿐인데 향수병이라니. 나도 참 마음이 약하네. 하긴 그런 말을 자주 듣는 편이니까.


"팟! 하고 왔다!"
"응?"


그렇게 언제나 처럼 식재료를 사서 멘션으로 돌아갈 무렵. 별안간 큰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홍보라도 하는 걸까? 그런 생각에 살짝 고개를 돌려보니....


"거기 기모노를 입은 자네!"
"엣? 절 말씀하시는 건가요?"


왠 중년의 아저씨가 내 옆에서 이상한 포즈를 취한 채 서있었다.
에? 뭐야?
난생 처음 당하는 헌팅아닌 헌팅에 왠지 두근두근 거리는 마음을 살짝 집어 넣었다. 역시 도시! 시골이랑은 다르구나!


"자네 프로듀서가 되볼 생각이 없는가!"


.....프로듀서?
뜬금없다면 뜬금없달까.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한번 갸웃거리니 중년의 아저씨가 품속에서 명함을 한 장 꺼내었다.


"아, 너무 급했군. 나는 이런 사람이라네."
"765프로덕션....?"


들어본적 없는 회사다. 음, 프로덕션이라면 아이돌 회사라는 걸까.
것보다 아이돌 회사이면서 길거리 캐스팅으로 프로듀서를 구하다니, 뭔가 이상하다.


"아아 혼란스러운 것은 이해하네. 그런 의미에서 차 한잔이라도 마시며 얘기 좀 하지 않겠는가? 자네에게도 나쁜 일은 아닐 것일세."
"음, 좋아요."


보통 사람이면 그냥 무시하고 지나갈 법도 하지만 난생 처음 겪는 상황이 상당히 흥미로웠던 나는 그의 요구에 수락했다. 도시의 길거리 캐스팅은 전부 이런 걸까. 역시 도시! 란 느낌이 들었다.

 

몇 시간 뒤.
자신을 타카기 준이치로라고 소개한 남자는 자신의 처지를 설명하였다.
765프로덕션은 예상하다 싶히 그렇게 유명한 회사가 아니며 전체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인력난을 겪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아이돌들의 스케줄을 관리할 프로듀서.
왜 나인지에 대한 이유는 꽤나 우스웠는 데 본인의 말로는 팍! 하고 느낌이 왔단다. 도시의 사람들이 전부 이런 건지는 몰라도 꽤나 재미있는 사람이다.

 

"프로듀서인가요...."

"그렇다네 월급은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지면 평균은 된다네! 어떤가!?"


확실히 타카기 사장님이 제시한 월급은 그렇게 나쁜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프로듀서라 이런 중요한 일을 처음 보는 나에게 맡기에도 되는 걸까?


"그런 것을 걱정하는 건가! 걱정말게 나의 직감은 정확하니!"


정말로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타카기 사장님의 모습에 나는 결국 풉하고 웃음을 흘리며 긍정의 미소를 지었다.


"좋아요. 프로듀서가 되겠어요."


힘든일도 있었지만 역시 도시로 온 것은 후회할 선택이 아닌 모양이다. 본가에선 경험하지 못하는 일들을 매일 같이 경험한다.
그것이 너무나도 즐겁다.


"그럼 부족하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

 

"참 예의 바른 여성이로군."


기모노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것도 그렇고 자신이 먼저 말을 걸었긴 하지만 참으로 희안한 여성이다.
마치 메이지 시대의 귀족 여성 같달까? 아무튼 현대에선 보긴 힘든 여성임에는 틀림없었다.


"뭐, 이로써 한시름은 놨구만!"


뭐, 사람은 많고 희안한 사람은 많은 법이니까. 그렇게 타카기 사장은 생각하며 765프로덕션을 향해 발걸음을 돌렸다. 새 프로듀서가 온다는 것을 아이돌들에게 알릴 필요도 있고 여러 절차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새로운 프로듀서가 와서 일어날 엄청난 사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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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창작글이군요.

일단 생각나는 대로 끄적여본 글입니다.

그리고 제 취향이 절대적으로 반영된 글입니다. 주인공은 시골에서 왔으며 걸핏하면 '도시 사람들은 이런 건가!' 같은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남자입니다.

 

연재물이 될 수 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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