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에 P는 되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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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12, 2014 18:58에 작성됨.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환생자 Y입니다.

벌써 이 세상에 환생한지 20년이 넘었군요.

신님께서 뭔가 만화 세상에 환생시켜준다고는 했지만, 손에서 불이 나오거나 영혼이 보인다던가 하는 것도 없고, 그런 소문이 들리는 것도 없고, 그냥 평범한 21세기에 환생했습니다.

다행이죠, 뭐. 저는 평범하고 조용하고 평화로운 걸 사랑하니까요.

네네. 환생씩이나 시켜준다는데 좀 화려하게 살면 안 되냐구요?

귀찮다구요... 그런 거...

어쨌든, 환생한 덕분에 어려서부터 제법 신동 소리를 듣고 자라 학교도 그럭저럭 좋은데 갔고, 학점이나 스펙도 모자랄 게 없으니, 좋은 여자 만나서 행복하게 살다 갈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거하게 차였습니다.

거하게 차였으니 술이나 마셔야죠.

 

그렇게 정신줄을 놓고 술을 입에 쏟아 붓고 있는데 이대팔 가름마를 한 얼굴 앞에 검은 8분음표를 하나 달고 다니면 어울릴 듯한 이상한 아저씨가 포차에 나타났습니다.

날 딱 보고 하는 말이

"팅, 하고 왔다!"

...네?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느낌이 들기는 하는데.. 팅? 팅? 어디서 들어봤더라...

취할대로 취해서 뭔가에 서명을 하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났더니 머리맡에 계약서가 있더랍니다.

2년 동안 프로덕션에서 일할 것. 아니면 위약금 백만엔. ...이게 법적으로 가능이나 한가요?

 

일단 가봤죠.

건물 창문에 덕테이프로 덕지덕지 765라고 써 있는 프로덕션에.

그 때까지만 해도 저는 여기가 어디인지 기억하지 못했답니다.

아침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양 눈 아래에 시꺼멓게 다크서클을 그리고 있는 불친절한 사무원씨가 사장실에 안내를 해주더랍디다.

이래저래 이야기를 해보니 조건도 나쁘지 않고 해서 계약은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죠.

그리고 사장실에서 나왔습니다.

누군가를 만났죠.

 

팅, 하고 저도 기억이 났습니다.

엉덩이까지 내려오는 긴 금색 머리카락. 옛날에는 금발모충이라고 별명으로 불렀었던듯한 기억이 나네요.

"안녕, 호시이 씨."

"..."

호시이 씨는 인사를 무시하고 소파에 누워 잡니다.

내가 [The Idolm@ster]의 P인가...

그렇게 생각했죠.

 

그리고 그게 순진한 생각이라는 걸 금방 깨달았습니다.

묘하게 아이돌들의 행동이 차가운 겁니다.

벌써 20년도 더 전의 이야기지만 애니마스에서 처음 P가 입사했을 때 765의 분위기가 이렇지 않았다는 건 어렴풋이 기억이 났으니까요.

눈 밑이 시꺼먼 사무원- 그러니까 코토리 씨한테 아이돌들의 행동이 왜 이렇게 차가운지 물어봤습니다.

 

"이전 프로듀서 때문에 그래요."

"무슨 일이 있었나요?"

"....사고로 죽었어요. 상대측의 졸음운전이었죠. 같이 타고 있었던 아이돌인 하루카는 지금 식물인간 상태로 후타미 병원에서 잠들어 있죠."

 

오 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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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점은 765공식 1차 라이브 끝난 직후.

교통사고로 프로듀서가 죽고 하루카가 식물인간이 된다.

그런데 당신이 765의 새로운 P가 되었습니다.

...많이 힘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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